박영민

박영민 기자

동아일보 광주호남취재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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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관심을 가지려고 합니다. 전북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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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27~2024-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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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새만금, 이차전지 등 신산업 중심 개편 거론

    정부가 현 계획을 전면 재검토하고 2025년 12월까지 새로 수립하려는 새만금 기본계획이 이차전지 소재 업체와 같은 첨단 산업체들이 입주할 산업용지를 늘리는 ‘신산업 중심 개발’ 방향으로 재편될 것이라는 관측이 정부 내에서 나왔다. 30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달 2일 전북 군산 새만금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이차전지 투자 협약식에서 새만금 산단에 투자한 기업인들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새만금에 투자하고 싶지만 산업용지가 부족하다. 농·생명 권역의 농업용지를 산업용지로 바꾸면 좋겠다”고 건의했다. 이후 국토교통부 산하 새만금개발청이 기획재정부와의 예산 협의에서 “기본계획 변경 예산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정부는 불필요한 예산 낭비를 줄이기 위해 새만금 사회간접자본(SOC)에 대해 필요한 것만 남기겠다는 입장이다. 국토부는 기존 새만금 SOC 사업 중 새만금 국제공항 사업 등의 적정성과 경제성을 내년 6월까지 재검토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재검토 결과에 따라 (일부 SOC) 사업이 무산될 가능성도 없다고는 할 수 없다”고 했다.새만금 30년 ‘표류’… 농지→경제특구→재생에너지 기지→재검토 [새만금 개발 전면 재검토]尹정부, 신산업 산단 조성안 구상리조트-테마파크 휴양도시도 거론정권 바뀔때마다 개발 계획 변경… “이번엔 제대로 될까” 우려 나와 정부가 새만금 개발사업의 ‘빅 픽처’(큰 그림)를 다시 그리겠다고 나서면서 당장 새만금국제공항과 일부 도로 건설에 빨간불이 켜졌다. 새만금 사업은 국내 역사상 최대 간척 사업으로 2050년까지 서울 여의도 면적의 140배가 넘는 409㎢ 규모의 땅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정부는 새만금 사업 원점 재검토를 통해 2025년 12월 말까지 기본계획을 다시 내놓을 계획이다. 최근 이차전지 산업을 중심으로 대규모 기업투자가 유치되면서 이에 맞는 인프라를 조성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며 신산업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하지만 1991년 첫 삽을 뜨고 30여 년 간 정권이 바뀔 때마다 개발 방향이 바뀐 새만금이 다시 기로에 서게 되면서 정치에 이용당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토부, 새만금 국제공항 등 SOC 적정성 재검토 국토교통부가 새만금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중에서 적정성 검토에 들어가는 사업은 새만금국제공항과 새만금 인입철도, 지역 간 연결 도로다. 새만금국제공항은 문재인 정부 때인 2019년 정부의 국가균형 발전 프로젝트로 선정돼 예비타당성조사가 면제되면서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하지만 지난해 국토부 사전타당성 조사에도 비용 대비 편익(B/C)이 0.503에 그쳤고, 약 1.3km 떨어져 걸어서 20분 안팎 걸리는 군산공항이나 차로 1시간 반 거리(143km)인 전남 무안공항과 수요가 겹쳐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미 착공해 공사가 진척된 신항만 건설 사업이나 새만금∼전주고속도로 사업 등은 재검토 대상이 아니다. 하지만 내년도 예산이 대폭 삭감돼 사업이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토부 관계자는 “올해 예산으로 진행되는 절차가 있기 때문에 완전 중단은 아니지만 일정이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정권 따라 표류했던 새만금 개발 정부가 SOC뿐만 아니라 새만금 기본계획 자체에 대한 재검토에 나서면서 일각에서는 이번엔 사업이 제대로 진행될지에 대한 우려도 벌써 나온다. 실제로 노태우 정부 때 새만금을 농업 식량생산기지로 만들기 위해 100% 농지로 추진됐다. 이후 김영삼 정부는 대중국 교두보로, 김대중 정부는 환황해 경제권의 생산 교육 물류 전진기지로 활용하려 했고, 노무현 정부 들어 새만금을 산업 관광단지 등이 조성될 수 있는 복합단지로 개발하기 위해 농지 비중을 72%로 줄였다. 이명박 정부 때는 농지 비중을 낮추고 ‘동북아 경제중심지’를 앞세웠다가 박근혜 정부 시기에는 한중일 경제협력특구에 초점을 맞춰 기본계획을 바꿨다. 문재인 정부는 재생에너지 전진기지로 새만금을 조성하겠다는 내용으로 2021년 2월 기본계획을 바꿨다. 현 정부는 이차전지에 역점을 두고 있다. 30일 새만금개발청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기업 투자를 활성화하고 편안하게 기업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유연한 구조를 수립한다는 틀 아래 새만금 개발 계획을 재검토할 예정”이라고 했다. 새만금개발청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새만금 국가산업단지는 31개 기업에서 6조6000억 원 투자를 유치했고, 이 중 16곳가량이 이차전지 관련 기업이다. 정부 관계자는 “이차전지 소재 업체들은 큰 공장을 필요로 하고, 용수를 많이 쓴다”며 “넓은 산업용지와 용폐수 처리 기반시설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했다. 재산세나 취득세 감면 등 기업 혜택을 확대할 수 있는 방안도 발굴한다. 리조트나 테마파크 등 사람들이 찾고 즐길 수 있는 기능을 강화하는 안도 거론된다. 전문가들은 산업구조 변화 등에 발맞춰 개발계획을 수정할 수 있지만, 이 과정에서 정치 논리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확한 근거 없이 정치적 논리가 개입돼 사업이 무산되거나 예산이 크게 삭감되는 것은 불필요한 갈등을 촉발할 수 있어 국가 전체로 봐도 효용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전주=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 2023-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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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만금 SOC 예산 78% 삭감한 1479억 배정

    정부가 내년도 예산안에서 새만금국제공항과 철도, 도로 등 새만금 관련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비용을 대폭 삭감하며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도 새만금 관련 SOC 사업 전반의 적정성을 재검토하기로 하면서 내년으로 예정됐던 새만금국제공항 착공은 사실상 불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파행 사태로 비판 여론이 거세진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29일 전북도에 따르면 이날 국무회의를 통과한 정부 예산안에서 새만금 SOC 관련 예산은 1479억 원만 반영됐다. 기존 예산(6626억 원) 대비 78% 삭감된 수준이다. 특히 새만금국제공항은 부처 반영액 580억 원 중 11%인 66억 원만 배정됐다. 국토부 측은 “이번에 설계비와 설계보상비 등만 포함됐고 공사비는 편성되지 않았다”며 “이대로라면 새만금국제공항의 내년 착공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국토부도 별도의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새만금 SOC 사업이 적정한지를 점검한다. 국토부는 이날 “새만금 SOC 사업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있어 이날부터 공항, 철도, 도로 등 새만금 관련 SOC 사업의 필요성과 타당성, 지역균형발전 효과 등을 연구 용역한다”고 밝혔다. 임상규 전북도 행정부지사는 이날 “새만금 사업은 국가 계획에 따라 추진하는 사업인데, 재정 당국이 잼버리를 구실로 예산을 하루아침에 날려 버렸다”며 반발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동서·남북 도로 건설에 드는 예산이 많았는데, 이 사업이 완공돼 앞으로 투입 예산이 추세적으로 줄어든다”고 했다. 해양수산부는 내년 후쿠시마 오염수 대응 예산으로 7319억 원을 편성했다. 지난해(5240억 원)보다 약 40% 증가했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에 대응해 연근해 방사능 오염수 유입 감시를 위한 조사 지점도 확대(52개→165개)한다. 생산단계의 수산물에 대한 방사능 검사도 8000건에서 4만3000건으로 늘린다. 내년도 수해 대응 예산은 6조3000억 원으로 올해보다 24.3% 증가했다. 댐 10개를 새로 만드는 등 치수 인프라를 확대하는 데 쓰인다. 제2의 ‘오송 지하차도 참사’를 막기 위해 침수도로 자동차단시설을 2배 늘리고, 6개 도심 지역에 빗물이 빠져나가는 길(빗물저류시설)을 신설한다.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전주=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세종=송혜미 기자 1am@donga.com}

    • 2023-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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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학농민혁명 기록물… 세계유산 등재 기념식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과 정읍시는 29일 덕천면 동학농민혁명기념공원에서 ‘동학농민혁명 기록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기념식’을 연다. 올해 5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216차 유네스코 집행이사회’에서는 4·19혁명 기록물, 동학농민혁명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가 결정됐다. 4·19혁명 기록물과 동학농민혁명 기록물은 대한민국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한 역사적 사건에 대한 기록이다. 기념식에서는 문화재청이 유네스코 인증서를 기념재단에 전달하고 인증패를 전북도와 정읍시에 수여한다. 송재영 명창이 창작 판소리 ‘녹두장군 전봉준’ 중 한 대목을 부르고 김지수 서예가가 축하 퍼포먼스를 펼친다. 이어 정읍시립국악단의 창무극 ‘천명’을 선보인다. ‘동학농민혁명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와 세계화’를 주제로 학술대회도 열린다. 기념재단은 흩어져 있는 동학농민혁명 자료들을 한데 모아 재단 홈페이지를 통해 누구나 볼 수 있도록 체계화한다. 동학농민혁명 130주년을 맞는 내년에는 국제 학술대회와 특별전시회 등을 열 예정이다.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관계자는 “동학농민혁명이 자랑스럽고 명예로운 세계 역사의 한 페이지가 됐다”며 “혁명 정신과 가치를 알리고 관련 기록을 외국어로 번역, 보급하겠다”고 말했다.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

    • 2023-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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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번엔 하천 산책로… 성폭행하려 여성 풀숲 끌고간 40대 검거

    전북 전주시에서 하천변을 산책하던 여성을 성폭행하려 한 4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관악구 등산로 폭행 살인 사건으로 국민 불안이 큰 가운데 유사 범죄가 다시 발생한 것이다. 전주완산경찰서는 24일 산책 중인 여성을 뒤따라가 덮친 뒤 성폭행하려 한 혐의(강간미수)로 A 씨(47)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A 씨는 23일 0시경 전주시 완산구 삼천 인근에서 산책 중이던 30대 여성을 풀숲으로 끌고 가 성폭행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동아일보가 입수한 사건 당시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산책로를 걷던 B 씨를 10여 m 뒤에서 따라가던 A 씨가 갑자기 달려가 덮치는 모습이 담겼다. A 씨는 B 씨를 산책로 옆 풀숲으로 끌고 갔지만 B 씨가 강하게 저항하며 빠져나와 추가 범행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B 씨는 크게 다치진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B 씨의 신고를 받고 수사에 나선 경찰은 사건 발생 14시간 만인 23일 오후 2시경 A 씨를 거주지에서 붙잡았다. A 씨의 거주지는 사건 발생 장소에서 도보로 약 30분 거리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 당시 A 씨는 흉기 등을 갖고 있진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가 ‘제정신이 아니었다. 성폭행 의도는 없었다’며 범행을 부인하고 있지만 피해자 진술과 당시 정황 등을 고려했을 때 구속의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삼천변은 평소 주민 산책로로 많이 이용되는 곳이다. 24일 산책로에서 만난 한 시민은 “밤에는 풀이 우거진 곳을 지날 때는 무섭다는 생각도 들었다. 산책하기도 불안해 빨리 집으로 가려 한다”고 말했다.전주=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

    • 2023-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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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천마리 반딧불이의 향연… 무주에 생명의 빛이 뜬다

    어려운 처지에도 열심히 공부해 뜻을 이뤘을 때 사용되는 사자성어 ‘형설지공(螢雪之功)’에는 반딧불이가 등장한다. 중국 학자 차윤(330∼400)이 반딧불이의 또 다른 이름인 개똥벌레 수십 마리를 명주 주머니에 넣어 그 빛으로 책을 읽었다는 데서 유래한다. 반딧불이는 과거 흔히 볼 수 있었고 우리 삶에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곤충이었다. 하지만 도시화·산업화에 따른 개발 여파로 희귀종이 된 지 오래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보호받는 반딧불이를 다음 달 2∼10일 전북 무주군에 가면 두 눈에 담을 수 있다. 무주군이 1997년 무분별하게 파헤쳐진 지구 환경을 복원·보전하고 환경의 소중함을 일깨우기 위해 처음 개최한 ‘반딧불축제’가 올해로 27번째를 맞았다. 이번 축제는 ‘자연 특별시 무주로의 힐링 여행’을 주제로 ‘반디의 빛으로 희망을 노래하다’를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었다.● 축제에서 배우는 환경 보호 반딧불축제는 관람객이 환경을 보호해야 하는 이유를 스스로 깨닫도록 돕는다. 인위적으로 만든 구조물에서만 볼 수 있었던 반딧불이를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삶의 현장에서 직접 만날 수 있다. 서식지를 찾아가 걸으며 깜깜한 밤하늘을 노란 불빛으로 수놓는 반딧불이를 눈에 담고 추억을 쌓은 ‘반딧불이 신비 탐사’, ‘가족과 함께하는 1박 2일 생태탐험’, ‘반디별 소풍’은 청정 지역 무주에서만 체험할 수 있는 행사다. 이들 프로그램에 참여하려면 축제 홈페이지에서 사전 예약해야 한다. 사전 예약 시작과 동시에 토·일요일에 이뤄지는 일정이 마감된다. 무주군은 예약을 못 한 관람객을 위해 자연 속에서는 아니지만 축제장에 만들어진 ‘반딧불이 주제관’에서 살아있는 반딧불이를 볼 수 있도록 배려했다. 환경축제로서의 정체성을 담은 ‘국제 반딧불이 심포지엄’도 열린다.● 방문객 눈높이 맞춤 프로그램 이번 축제에서는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프로그램을 늘렸다. 어린이와 청소년, MZ세대들이 참여하는 ‘전국 청소년 치어리딩 페스티벌’과 ‘전국 청소년 끼 페스티벌’이 새롭게 방문객을 맞는다. 키즈데이인 9월 5일에는 어린이들을 위한 뮤지컬 ‘알라딘’ 공연과 풍선 및 모래예술, 비눗방울 공연 등 주요 방문객의 눈높이에 맞춘 프로그램을 대거 선보인다. 환경파괴범 가족과의 한바탕 물총 싸움을 비롯해 신나는 댄스 공연과 버블버블 물총 대첩, 코스프레 이벤트에 참여하면 막바지 더위를 날리며 추억을 쌓을 수 있다. 집라인과 해먹, 목재 놀이기구 등 전통과 생태환경을 주제로 한 친환경 플레이 존과 빛과 물, 모래 등을 활용한 놀이터, 반디 이동식 도서관도 운영한다.● 전통 불꽃부터 미래 불꽃까지 이번 축제에서는 과거의 불꽃놀이와 미래의 불꽃놀이를 한꺼번에 만날 수 있다. 2, 3, 8, 9일 무주읍 남대천에서는 전북도 무형문화재(2016년) ‘무주 안성 낙화놀이’와 ‘반디 드론 라이팅 쇼’ ‘디지털 불꽃놀이’ ‘남대천 별빛 다리 미디어 파사드’ 등이 펼쳐진다. 숯과 소금, 쑥을 넣어 만든 낙화봉이 강물 위에서 타들어 가며 내는 ‘타닥타닥’ 소리와 진한 쑥의 냄새는 지친 몸에 쉼을 선사한다. 김범수, 윤도현밴드, 이찬원, 홍진영 등 인기 가수의 공연도 진행된다. 황인홍 무주군수는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축제를 위해 열심히 준비했다”며 “바가지요금 없는 축제, 일회용품 없는 축제, 안전사고 없는 축제 등 ‘3무(無) 축제’를 만들어 방문객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겠다”고 말했다.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

    • 2023-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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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번엔 산책로… 전주서 여성 풀숲 끌고간 40대 체포

    전북 전주시에서 하천변을 산책하던 여성을 성폭행하려 한 4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관악구 등산로 폭행 살인 사건으로 국민 불안이 큰 가운데 유사 범죄가 다시 발생한 것이다.전주완산경찰서는 24일 산책 중인 여성을 뒤따라가 덮친 뒤 성폭행하려 한 혐의(강간미수)로 A씨(47)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A 씨는 23일 0시경 전주시 완산구 삼천 인근에서 산책 중이던 30대 여성을 풀숲으로 끌고 가 성폭행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동아일보가 입수한 사건 당시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산책로를 걷던 B 씨를 10여 m 뒤에서 따라오던 A 씨가 갑자기 달려와 덮치는 모습이 담겼다. A 씨는 B 씨를 산책로 옆 풀숲으로 끌고 갔지만 B 씨가 강하게 저항하며 빠져나와 추가 범행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B 씨는 크게 다치진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B 씨의 신고를 받고 수사에 나선 경찰은 사건 발생 14시간 만인 23일 낮 2시경 A 씨를 거주지에서 긴급 체포했다. A 씨의 거주지는 사건 발생 장소에서 도보로 약 30분 거리에 위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 당시 A 씨는 흉기 등을 소유하고 있진 않았다.경찰 관계자는 “피의자가 ‘제정신이 아니었다. 강간 의도는 없었다’며 범행을 부인하고 있지만 피해자 진술과 당시 정황 등을 고려했을 때 구속의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삼천변은 평소 주민 산책로로 많이 이용되는 곳이다. 24일 산책로에서 만난 한 시민은 “밤에는 풀이 우거진 곳을 지날 때는 무섭다는 생각도 들었다. 산책하기도 불안해 빨리 집으로 가려 한다”고 말했다.전주=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

    • 2023-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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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랑스인 소리꾼이 들려주는 판소리는?

    문화재청 국립무형유산원은 30일 ‘외국인의 시선으로 보는 판소리의 미학’을 주제로 ‘책마루 문화 프로그램 인문학 강연’을 진행한다고 23일 밝혔다. 전북 전주에 있는 국립무형유산원 소공연장에서 진행되는 이번 강연은 카메룬계 프랑스인 소리꾼 마포 로르가 강연자로 참여한다. 우리나라에서 국악을 배우고 있는 로르는 이날 강연에서 그의 삶을 소리꾼의 길로 이끈 판소리의 매력과 의미, 소리꾼이 되는 과정에서 겪었던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참여를 희망하는 이들은 29일까지 책마루 누리집 또는 전화로 신청하면 된다. 강연은 무료다. 1인당 4장까지 신청 가능하며, 170명까지 신청할 수 있다. 강연 당일 현장 접수도 한다. 안형순 국립무형유산원장은 “9월 1일 개막하는 무형유산 종합축제인 ‘2023 무형유산축전’을 앞두고 외국인의 마음을 사로잡은 판소리의 아름다움과 무형유산의 미래 가치를 함께 이야기하고 나누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

    • 2023-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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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명나는 고창농악으로 스트레스 날려보세∼”

    전북 고창 농악보존회는 25일부터 사흘간 성송면 농악전수관에서 ‘제18회 고창굿 한마당’과 ‘제4회 꽃대림 축제’를 개최한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행사에서는 농악을 비롯한 16개의 공연 프로그램이 이어진다. 7개의 체험·먹거리 부스가 마련돼 전통과 현대,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축제로 진행된다. 25일 첫날에는 고창굿 한마당 및 축제 당산 만들기, 고창농악 상설 굿판, 한마당 난장, 미디어아트로 피어나는 소망의 꽃대림 등이 펼쳐진다. 둘째 날에는 꽃대림 축제 핵심 콘텐츠인 버라이어티 연희 쇼가 예정돼 있다. 나도 굿쟁이 버스킹, 풍장굿, 부산민속예술보존회의 동래지신밟기(부산무형문화재 제4호), 풍장굿 크로싱 콘서트, 니나노 콘서트, 날꽃대림파티 등을 선보인다. 줄다리기, 오방돌기 등 참가자들이 한데 어우러질 수 있는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구재연 고창농악보존회장은 “고창의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고창농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힘, 농악의 정성스러움과 흥겨움 등이 한데 어우러지는 축제가 될 것”이라며 “스트레스를 날리고 마음의 풍요를 가득 채워 가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호남우도농악에 속하는 고창농악은 영광, 무장(고창), 장성, 함평지역에 발달한 영무장농악의 계보를 잇고 있다. 1998년 전북도 무형문화재로 지정됐다.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

    • 2023-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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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맨발로 걷는 황톳길… 산들바람에 무더위 싹 가셔요”

    “산새와 매미 울음소리에 시원하게 흐르는 계곡물 소리가 한데 어우러져 걷는 내내 귀가 즐거웠어요.” 19일 전북 장수군 번암면 ‘방화동 생태길’ 입구에서 만난 김모 씨(44·여)는 “울창한 숲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이 무더위를 잊게 했다”고 말했다. 여름휴가를 맞아 두 자녀와 함께 온 김 씨는 “경사가 완만해 아이들도 힘들지 않게 걸을 수 있었다”며 “지인들에게 꼭 한번 걸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고 했다. ‘방화동 생태길’ 내 황톳길을 걷던 최모 씨(43)는 “부모님 모시고 생태길 입구에 있는 휴양시설에서 숙박하고 가볍게 산책했다”며 “부모님이 맨발로 황톳길을 걸으며 너무 좋아하셔서 덩달아 기분이 좋았다”고 밝게 웃었다. 장수읍과 번암면 일원의 ‘방화동 생태길’이 산림청이 선정한 ‘걷기 좋은 명품 숲길 20선’에 최근 이름을 올렸다. 산림청은 올 4월 중순부터 7월 초까지 누구나 무리하지 않고 편안하게 걸을 수 있는 숲길을 공모했다. 13개 광역시도의 38개 길이 응모했다. 서류심사와 현장평가, 종합평가를 거쳐 자연경관이 뛰어나고 생태적·역사적·문화적 가치가 높은 20곳을 선정했다. 명품 숲길 20선에 호남권에서는 유일하게 이름을 올린 방화동 생태길은 장수읍 장안산군립공원 주차장에서 방화동 가족휴가촌까지 왕복 10km다. 덱, 흙, 자갈이 골고루 섞여 있어 걷는 재미가 있다. 경사가 완만해 어른이나 아이도 걷기 좋다. 왕복하는 데 3시간 정도 걸린다. 맑은 계곡을 따라 걷다 보면 도토리를 입에 물고 돌과 나무 위를 뛰어다니는 다람쥐를 쉽게 볼 수 있다. 운이 좋다면 하늘다람쥐, 담비 등 멸종위기종도 만날 수 있다. 피톤치드를 뿜어내는 참나무 군락지에는 산림욕장이 있어 걷다가 지친 몸을 누이고 쉬어갈 수 있다. 계곡을 따라 이어진 방화동 생태길을 걷다 보면 윗용소(龍沼)와 작은 용소라는 이름이 붙여진 깊은 물웅덩이를 만날 수 있다. 깊이를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물색이 짙다. 윗용소 바위 위에는 조선시대 장수 현감을 지냈던 이가 새긴 것으로 전해지는 바둑판이 있어 탐방객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계곡 중간중간 설치된 징검다리는 지친 발을 물에 담그고 쉬기에 좋다. 방화동 생태길에서는 기암절벽을 따라 110m를 쉼 없이 떨어지는 ‘방화폭포’도 볼 수 있다. 인공폭포인 방화폭포는 오전 10시∼낮 12시, 오후 2∼4시 물줄기를 쏟아낸다. 장수군 관계자는 “방화동 생태길은 계절에 따라 색다른 모습을 만날 수 있어 탐방객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며 “생태길 주변 숲의 동식물에 대한 정보와 이야기 등을 들을 수 있는 숲 해설 프로그램도 인기 있다”고 말했다.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

    • 2023-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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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크·흙·자갈·황톳길 걸으며 힐링…명품 숲길 장수 방화동 생태길

    “산새와 매미 울음소리에 시원하게 흐르는 계곡물 소리가 한데 어우러져 걷는 내내 귀가 즐거웠어요.”19일 전북 장수군 번암면 ‘방화동 생태길’ 입구에서 만난 김모 씨(44·여)는 “울창한 숲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이 무더위를 잊게 했다”고 말했다. 여름휴가를 맞아 두 자녀와 함께 온 김 씨는 “경사가 완만해 아이들도 힘들지 않게 걸을 수 있었다”며 “지인들에게 꼭 한번 걸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고 했다.‘방화동 생태길’ 내 황톳길을 걷던 최모 씨(43)는 “부모님 모시고 생태길 입구에 있는 휴양시설에서 숙박하고 가볍게 산책했다”며 “부모님이 맨발로 황톳길을 걸으며 너무 좋아하셔서 덩달아 기분이 좋았다”고 밝게 웃었다.장수읍과 번암면 일원의 ‘방화동 생태길’이 산림청이 선정한 ‘걷기 좋은 명품 숲길 20선’에 최근 이름을 올렸다.산림청은 올 4월 중순부터 7월 초까지 누구나 무리하지 않고 편안하게 걸을 수 있는 숲길을 공모했다. 13개 광역시·도의 38개 길이 응모했다. 서류심사와 현장평가, 종합평가를 거쳐 자연경관이 뛰어나고 생태적·역사적·문화적 가치가 높은 20곳을 선정했다.명품 숲길 20선에 호남권에서는 유일하게 이름을 올린 방화동 생태길은 장수읍 장안산군립공원 주차장에서 방화동가족휴가촌까지 왕복 10㎞다. 데크, 흙, 자갈이 골고루 섞여 있어 걷는 재미가 있다. 경사가 완만해 어른이나 아이도 걷기 좋다. 왕복하는데 3시간 정도 걸린다.맑은 계곡을 따라 걷다 보면 도토리를 입에 물고 돌과 나무 위를 뛰어다니는 다람쥐를 쉽게 볼 수 있다. 운이 좋다면 하늘다람쥐, 담비 등 멸종위기종도 만날 수 있다. 피톤치드를 뿜어내는 참나무 군락지에는 산림욕장이 있어걷다가 지친 몸을 누이고 쉬어갈 수 있다.계곡을 따라 이어진 방화동 생태길을 걷다 보면 윗 용소(龍沼)와 작은 용소라는 이름이 붙여진 깊은 물웅덩이를 만날 수 있다. 깊이를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물색이 짙다. 윗 용소 바위 위에는 조선시대 장수 현감을 지냈던 이가 새긴 것으로 전해지는 바둑판이 새겨져 있어 탐방객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계곡 중간중간 설치된 징검다리는 지친 발을 물에 담그고 쉬기에 좋다.방화동 생태길에서는 기암절벽을 따라 110m를 쉼 없이 떨어지는 ‘방화폭포’도 볼 수 있다. 인공폭포인 방화폭포는 오전 10~12시, 오후 2~4시까지 물줄기를 쏟아낸다.장수군 관계자는 “방화동 생태길은 계절에 따라 색다른 모습을 만날 수 있어 탐방객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며 “생태길 주변 숲의 동식물에 대한 정보와 이야기 등을 들을 수 있는 숲 해설 프로그램도 인기”라고 말했다.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

    • 2023-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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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지사 “여가부 노력 아쉬워” 여가부 “책임의식 부족 동의못해”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의 파행에 대해 대대적인 감사를 앞두고 행사 준비를 총괄해 온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서로 책임을 떠넘기며 ‘네 탓’ 공방을 벌이고 있다. 잼버리 사태를 둘러싼 전 정부와 현 정부 책임론을 주장하는 여야 간 공방도 가열되고 있다. 잼버리 조직위원회와 집행위원회가 출범한 2020년 7월부터 여성가족부는 장관이 조직위원장을, 전북도는 도지사가 집행위원장을 각각 맡아왔다. 14일 김관영 전북도지사는 “문제가 된 음식과 의료, 화장실 (위생), 해충 (방제) 등은 조직위의 업무”라며 “여가부가 좀 더 많은 노력을 기울였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라며 여가부에 책임을 돌렸다. 반면에 여가부는 “책임 의식이 부족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여야도 각각 ‘전 정권 책임론’과 ‘현 정권 책임론’을 주장하며 치받았다.● 여가부 ‘유체 이탈’ 브리핑 조민경 여가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김현숙) 장관은 (잼버리) 조직위원장으로서 대회가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한 것에 대해서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있다”면서도 “책임 의식이 부족했다는 지적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여가부 책임론’에 선을 그었다. 지난해 10월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잼버리 관련 우려가 제기되자 “(여가부가 폐지돼도) 제가 꼭 책임지고 (전북도에) 잘 이관되도록 하겠다”고 한 김 장관의 답변이 여가부의 책임 의식 부족을 보여준 것 아니냐는 질의에 대한 반박이었다. 여가부는 조직위원회 소관 예산 870억 원 가운데 상당액이 운영비고 시설비는 일부였다는 지적에 대해선 “예산 편성과 사용에 대해선 감사원 감사에서 짚어질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태풍 ‘카눈’ 북상에 따라 대원들이 조기 철수하면서 추가 소요된 예산을 묻는 질문에도 “추후 답하겠다”고 밝혔다.● 전북도지사 “파행 알려진 건 SNS 발달 때문” 김 지사는 이날 오후 전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잼버리 파행에 대해 “개최지 도지사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마음의 상처를 입은 국민께도 깊이 사과드린다”면서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이어진 질의응답에선 여가부를 지목해 질타를 쏟아냈다. 김 지사는 “이번에 문제가 된 음식과 의료, 화장실 (위생), 해충 (방제) 등은 명확하게 조직위원회의 업무”라며 “(조직위원회의) 사무총장과 기획부장 등을 여가부 직원들이 맡았기 때문에 여가부 장관이 관심을 기울였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김 지사는 1000억 원이 넘는 예산을 들이고도 준비가 부족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예산도 여가부 장관의 승인을 거쳐 여가부 출신인 사무총장 지휘 아래 집행됐다”며 “권한이 아닌 부분에 대해 (전북도가) 책임지라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답했다. 그는 잼버리를 지렛대 삼아 새만금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따냈다는 비판에 대해선 “허위사실”이라며 “새만금 SOC는 잼버리 유치 이전인 2014년 9월 새만금 기본계획에 이미 반영된 사업”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기존 매립지 대신 공유수면(갯벌)을 잼버리 부지로 선정하고 매립공사에 농업관리기금 1846억 원을 끌어들였다는 지적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김 지사는 대회 초반부터 부실 운영 문제가 불거진 원인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발달하면서 (대원들이) 부모에게 보낸 사진이 금방 이슈화됐다”거나, 화장실 위생 문제에 대해 “영국 (잼버리) 대표단이 철수를 정당화하려고 부각했을 수 있다”고 안이하게 평가한 것도 논란이 됐다. ● 대통령실, 현 정부 책임론에 “적반하장” 정치권은 잼버리 파행을 둘러싼 ‘남 탓’ 공방을 이어갔다.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는 1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최소한 이 정부 들어 있었던 준비 부족에 대해 인정하기 바란다”며 “국정조사 필요성이 충분하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잼버리 부실 사태에 대해 제대로 된 백서를 기록하고 교훈을 남기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반면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매립도 되지 않은 새만금에 잼버리를 유치하자고 주장했던 민주당, 잼버리 준비 기간 6년 중 무려 5년을 날려 버린 문재인 정부, 일선에서 예산을 집행하며 조직위 실무를 맡았던 전북도 등 민주당의 책임이 훨씬 더 엄중한 것을 알 수 있다”고 반박했다. 대통령실은 ‘정부 책임론’을 제기한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해 강하게 반박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문 전 대통령이 잼버리 관련 글을 올려 현 정부를 비판했다’는 질문에 “한 신문이 오늘 사설에서 ‘적반하장이고 후안무치’라고 썼다”며 “그런 평가를 유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은 전날 페이스북에 “사람의 준비가 부족하니 하늘도 돕지 않았다”며 현 정부 책임론을 제기한 바 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전주=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 2023-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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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지사 “여가부 노력 아쉬워” 여가부 “책임의식 부족 동의 못해”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의 파행에 대해 대대적인 감사를 앞두고 행사 준비를 총괄해 온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서로 책임을 떠넘기며 ‘네 탓’ 공방을 벌이고 있다. 잼버리 사태를 둘러싼 전 정부와 현 정부 책임론을 주장하는 여야 간 공방도 가열되고 있다. 잼버리 조직위원회와 집행위원회가 출범한 2020년 7월부터 여성가족부는 장관이 조직위원장을, 전북도는 도지사가 집행위원장을 각각 맡아왔다. 14일 김관영 전북도지사는“문제가 된 음식과 의료, 화장실(위생), 해충(방제) 등은 조직위의 업무”라며 “여가부가 좀 더 많은 노력을 기울였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라며 여가부에 책임을 돌렸다. 반면에 여가부는 “책임 의식이 부족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여야도 각각 ‘전 정권 책임론’과 ‘현 정권 책임론’을 주장하며 치받았다.● 여가부 ‘유체 이탈’ 브리핑 조민경 여가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김현숙) 장관은 (잼버리) 조직위원장으로서 대회가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한 것에 대해서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있다”면서도 “책임 의식이 부족했다는 지적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여가부 책임론’에 선을 그었다. 지난해 10월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잼버리 관련 우려가 제기되자 “(여가부가 폐지돼도) 제가 꼭 책임지고 (전북도에) 잘 이관되도록 하겠다”고 한 김 장관의 답변이 여가부의 책임 의식 부족을 보여준 것 아니냐는 질의에 대한 반박이었다. 여가부는 조직위원회 소관 예산 870억 원 가운데 상당액이 운영비고 시설비는 일부였다는 지적에 대해선 “예산 편성과 사용에 대해선 감사원 감사에서 짚어질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태풍 ‘카눈’ 북상에 따라 대원들이 조기 철수하면서 추가 소요된 예산을 묻는 질문에도 “추후 답하겠다”고 밝혔다.● 전북도지사 “파행 알려진 건 SNS 발달 때문” 김 지사는 이날 오후 전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잼버리 파행에 대해 “개최지 도지사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마음의 상처를 입은 국민께도 깊이 사과드린다”면서 고개를 숙였다.하지만 이어진 질의응답에선 여가부를 지목해 질타를 쏟아냈다. 김 지사는 “이번에 문제가 된 음식과 의료, 화장실 (위생), 해충 (방제) 등은 명확하게 조직위원회의 업무”라며 “(조직위원회의) 사무총장과 기획부장 등을 여가부 직원들이 맡았기 때문에 여가부 장관이 관심을 기울였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김 지사는 1000억 원이 넘는 예산을 들이고도 준비가 부족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예산도 여가부 장관의 승인을 거쳐 여가부 출신인 사무총장 지휘 아래 집행됐다”며 “권한이 아닌 부분에 대해 (전북도가) 책임지라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답했다. 그는 잼버리를 지렛대 삼아 새만금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따냈다는 비판에 대해선 “허위사실”이라며 “새만금 SOC는 잼버리 유치 이전인 2014년 9월 새만금 기본계획에 이미 반영된 사업”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기존 매립지 대신 공유수면(갯벌)을 잼버리 부지로 선정하고 매립공사에 농업관리기금 1846억 원을 끌어들였다는 지적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김 지사는 대회 초반부터 부실 운영 문제가 불거진 원인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발달하면서 (대원들이) 부모에게 보낸 사진이 금방 이슈화됐다”고, 화장실 위생 문제에 대해선 “영국 (잼버리) 대표단이 철수를 정당화하려고 부각했을 수 있다”고 안이하게 평가한 것도 논란이 됐다. ● 대통령실 “현 정부 책임론에 ‘적반하장’” 정치권은 잼버리 파행을 둘러싼 ‘남 탓’ 공방을 이어갔다.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는 1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최소한 이 정부 들어 있었던 준비 부족에 대해 인정하기 바란다”며 “국정조사 필요성이 충분하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잼버리 부실 사태에 대해 제대로 된 백서를 기록하고 교훈을 남기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반면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매립도 되지 않은 새만금에 잼버리를 유치하자고 주장했던 민주당, 잼버리 준비 기간 6년 중 무려 5년을 날려 버린 문재인 정부, 일선에서 예산을 집행하며 조직위 실무를 맡았던 전북도 등 민주당의 책임이 훨씬 더 엄중한 것을 알 수 있다”고 반박했다. 대통령실은 ‘정부 책임론’을 제기한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해 강하게 반박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문 전 대통령이 잼버리 관련 글을 올려 현 정부를 비판했다’는 질문에 “한 신문이 오늘 사설에서 ‘적반하장이고 후안무치’라고 썼다”며 “그런 평가를 유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은 전날 페이스북에 “사람의 준비가 부족하니 하늘도 돕지 않았다”며 현 정부 책임론을 제기한 바 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전주=박영민기자 minpress@donga.com김준일기자 jikim@donga.com}

    • 2023-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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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잼버리 전현 책임자 11명중 “파행 우리 탓” 답변은 ‘0명’

    “여성가족부에 대해 과잉 지탄이 가해지고 있어서 말씀드리기 어렵다.”(2020년 7월 잼버리 조직위원회 첫 구성 당시 이정옥 전 여가부 장관) “행정안전부가 구체적인 책임을 지기는 어렵다고 본다.”(행사 준비가 한창이었던 기간 행안부 차관을 지낸 A 씨) 동아일보는 11일 막을 내린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의 파행 원인을 묻고 재발을 막기 위한 백서(白書)를 쓰기 위해 10∼13일 잼버리 준비와 운영에 참여한 관계기관의 전현직 책임자 11명을 인터뷰했다. 이 가운데 본인이나 소속 기관에 책임이 있다고 답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취재팀이 인터뷰를 시도한 대상은 잼버리 조직위원회 소속 5개 기관(여가부, 행안부, 문화체육관광부, 한국스카우트연맹, 더불어민주당 김윤덕 의원)을 비롯해 집행위원회를 맡은 전북도, 대통령실, 국무조정실 등 총 8개 기관이었다. 김현숙 여가부 장관과 강태선 한국스카우트연맹 총재는 통화가 성사되지 않았다. 수차례 전화와 문자에도 응답하지 않았다. 문체부와 행안부, 대통령실, 국무조정실은 “답하기 곤란하다”며 자세한 답변을 거부했다. 잼버리 공동조직위원장인 김 의원은 “지금 시점에선 답하기 적절치 않다”며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지만 13일 기자회견에서 “힘이 센 기관이 일선 공무원을 희생양 삼기 위한 감찰 시도로는 본질을 규명할 수 없다”며 국회 국정조사를 제안했다. 김관영 전북도지사는 “잼버리 행사의 컨트롤타워는 (전북도가 아닌) 조직위원회였다”고 답했다. 일각에선 이처럼 아무도 책임지거나 반성하지 않는 현실이 잼버리 행사를 ‘3000억 원짜리 관재(官災)’로 전락시켰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용모 건국대 행정학과 교수는 “중앙 부처와 전북도가 모두 책임 규명 과정에서도 ‘남 탓’으로 일관한다면 앞으로 잼버리 사태의 재발을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前여가장관 “과잉지탄” 前행안차관 “책임못져” 前총재 “잘못없다” 반성 없는 ‘파행 잼버리’갯벌 부지 선정 책임자들 침묵조직위 2인→5인 위원장 변경뒤 책임소재 모호… 서로 네 탓만총리 주재 회의도 2차례 그쳐잼버리 조직위원회는 여가부 장관을 중심으로 5명이 공동 위원장을 맡았다. 전북도지사는 집행위원장을 맡았고, 세계스카우트연맹 역시 의사결정에 관여했다. 예산과 인력 등을 총괄한 여가부와 기반 시설을 담당한 전북도 외에도 여러 기관을 참여시킨 이유는, 폭염 등 재난안전 관리는 행정안전부가 맡는 식으로 전문성과 책임감을 발휘해 행사를 성공시키라는 취지였다. 하지만 실제로는 서로 일을 떠넘기다가 행사가 파행으로 흐르자 책임을 피하기 급급했다. 행사에 관여한 전·현직 관계자들은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이런 인식을 그대로 드러냈다.● ‘갯벌 야영장’ 선정-점검 책임자들 “난 잘못 없다” 잼버리 행사는 2015년 9월 전북 부안군 새만금을 국내 후보지로 정한 것부터 ‘첫 단추’를 잘못 끼웠다는 비판이 많다. 기존 매립지 대신 갯벌을 부지로 정하면서 매립 공사에만 3년이 소요됐고, 다른 행사 준비도 줄줄이 지연됐다. 부지 선정 당시 언론 인터뷰에 따르면 김윤덕 의원이 ‘새만금에 유치하자’는 의견을 처음으로 냈고, 송하진 당시 전북도지사가 이를 적극 추진해 한국스카우트연맹이 확정했다. 이와 관련해 2012년 2월부터 2020년 2월까지 한국스카우트연맹을 이끈 함종한 전 총재는 “(나는) 사실 새만금을 찬성하지 않았는데 여러 사람이 밀어붙여서 결정됐다”며 “내가 잘못한 건 하나도 생각나는 게 없다”고 말했다. 송 전 지사는 여러 차례 취재팀의 전화와 문자메시지에 답하지 않았다. 김 의원도 13일 기자회견에서 부지 선정과 관련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2017년 8월 잼버리 유치가 확정된 이후에라도 정부가 현장의 문제점을 파악했다면 세계스카우트연맹에 부지 변경을 신청해볼 여지가 있었다. 하지만 주무 부처인 여가부가 홈페이지에 공개한 장관 일정에 따르면 전임 장관 4명 중 새만금을 방문한 사람은 정영애 장관뿐이었다. 정현백 전 장관은 잼버리 파행에 대해 “기가 막혀서 말이 안 나온다”면서도 본인이나 여가부의 책임에 대해서는 “다음에 필요할 때 이야기하겠다”고 했다. 진선미 정영애 전 여가부 장관은 연락이 닿지 않았다.● 복잡한 의사결정 구조에 총리도 ‘총괄’ 역할 손 놔 복잡한 의사결정 구조의 문제도 행사 준비가 막바지에 이른 올해 초부터 본격적으로 드러났다. 행사 개막을 불과 6개월 앞둔 올 2월까지 야영장 전기·통신 설비 진행률이 5%에 그쳤다. 샤워장과 급수대는 3월에야 설치하기 시작했다. 잼버리 행사 준비에 참여했던 한 공무원은 “여가부와 한국스카우트연맹, 전북도 사이에서 의사소통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당초 2인 체제(여가부 장관, 김 의원)였던 조직위는 2월 행안부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한국스카우트연맹 총재가 위원장으로 추가된 5인 체제로 바뀌었다. 하지만 책임 소재는 오히려 더 불명확해졌다. 대표적인 게 폭염 대책이다. 행사 시작 후 참가자 사이에서 온열질환이 속출하면서 폭염 대책이 부실을 드러냈지만, 안전 대책을 맡은 행안부도 책임을 피하기 바빴다. 전직 행안부 차관 A 씨는 “(행안부) 자치행정과 소속 십수 명이 전국 상황을 챙겨야 한다”며 “(잼버리에 대해) 행안부가 구체적인 책임을 지기는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문체부는 태풍 ‘카눈’이 북상하자 K팝 공연 장소를 급하게 바꾸고 아이돌 그룹을 무리하게 섭외했다는 논란에 대해 “대원들의 안전을 위해 날짜를 바꾼 것”이라고 해명했다. 대통령실과 국무조정실도 다양한 관계 기관의 업무를 조율하는 역할에 소홀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통령실은 “대회를 원만하게 마무리한 후 그때 논의해도 늦지 않다”며 언급을 피했지만, 내부적으론 전북도의 책임이 크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근혜 문재인 윤석열 대통령은 모두 잼버리 행사와 관련해 ‘정부의 적극 지원’을 약속해 왔다. 잼버리 사업예산 1171억 원 중 잼버리 조직위원회가 870억 원(75%), 전북도가 265억 원(22%), 부안군이 36억 원(3%)을 집행했다. 지자체 탓만 하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국무조정실은 2021년 4월 국무총리가 위원장인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정부지원위원회’를 꾸렸지만 회의는 같은 해 11월과 올 2월 두 차례만 열렸다. 국무조정실 측은 “(파행 책임 등은) 추후 말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김소영 기자 ksy@donga.com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부안=박영민기자 minpress@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사지원 기자 4g1@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 2023-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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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밋빛 기대가 잿빛으로… ‘남탓’ 잼버리 사태 엄정 책임 물어야[기자의 눈/박영민]

    “어쩐디야. 애들한테 미안해서….”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참여 대원들이 모두 떠난 후 텅 빈 야영장을 바라보던 인근 주민은 기자에게 안타까운 목소리로 말했다. 전북 부안군 새만금 내 여의도 면적 3배 부지에 설치됐던 2만5000여 개의 알록달록한 텐트는 8일 태풍 ‘카눈’ 북상으로 대원들이 조기 철수하며 순식간에 사라졌다. 일부 자재만 벌판에 덩그러니 남았다. 2017년 8월 아제르바이잔 바쿠 콩그레스센터에서 “새만금 코리아”라는 발표와 함께 관계자들이 환호했을 때만 해도 상상하지 못했던 결말이었다. 전북 발전의 전환점이 될 것이란 도민들의 장밋빛 기대는 잿빛으로 변했다. 전북 도민들은 잼버리 유치를 누구보다 열렬하게 환영하고 공들여 준비했다. 그만큼 실망과 아쉬움도 컸다. 한 주민은 “새만금에서 아이들이 행복한 시간을 보내기만 바라며 앞장서 화장실과 샤워장을 청소했는데 미안하고 허탈한 마음뿐”이라고 했다. 일각에선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성공적으로 끝났다”는 자화자찬성 평가도 나온다. 또 정치권에선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지’를 두고 낮뜨거운 공방이 한창이다. 잼버리 조직위원회에 포함된 정부와 지자체 간에도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이다. 한 부안군 주민은 “잘못을 인정하고 책임지려는 사람은 없고 다들 남탓만 하고 있다”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정치권이 모두 변명하며 빠져나가고 나면 잼버리 대원들의 고생과 주민들의 상실감, 추락한 국격은 어디서 보상받아야 하느냐”고 했다. 지금 필요한 건 국민 감정을 달래기 위한 희생양이 아니다. 조직위원회를 비롯해 여성가족부, 행정안전부, 문화체육관광부, 전북도, 부안군 등에 대한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조사를 통해 잘잘못을 가리고 책임을 물어야 제2의 새만금 잼버리 사태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다. 이르면 이번 주 시작될 감사원 감사가 그 시작이 되길 바란다. ―부안에서박영민 사회부 기자 minpress@donga.com}

    • 2023-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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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돕고 싶어요” 글 올리자 잼버리로 온정의 손길 쏟아져

    “아이들이 군산에 와 있는 시간만큼은 즐겁고 행복했으면 합니다. 힘듦을 모두 날려버리고 좋은 추억만 남기고 가기를 바랍니다.” 남상천 씨(54)는 9일 오후 5시경 전북 군산시 임피면 호원대 기숙사 다산관에 얼음 생수 1000병, 이온 음료 600병을 옮겨놓은 뒤 흐르는 땀을 훔치며 이같이 말했다. 남 씨는 페이스북 페이지 ‘군산스토리 군산우물’의 총괄 매니저를 맡고 있다. 군산우물은 매년 여름 군산 지역 주요 거점에서 더위에 지친 시민에게 무료 얼음 생수를 나눠주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내 모임이다. 그는 “물을 일일이 나눠줄 수도 있지만 그런 모습이 좋아 보이지는 않더라”면서 “입구에 놓으면 지나다니면서 필요할 때 먹을 수 있지 않겠냐”며 웃었다. 남 씨가 생수와 이온 음료를 놓고 온 호원대 기숙사에는 제6호 태풍 ‘카눈’의 북상으로 야영장에서 조기 철수한 ‘2023 새만금 제25회 스카우트잼버리’에 참여했던 이집트와 에콰도르 스카우트 대표단 250명이 머물고 있다. ●“너무 맘이 아프다. 돕고 싶다”군산우물이 잼버리 참가 대원에게 생수와 이온 음료를 제공하게 된 것은 한 회원이 잼버리가 시작된 1일 “너무 마음이 아프다. 얼음물 가져다 주면 안 될까요”라며 올린 글이 기폭제가 됐다. 운영진은 긴급 논의를 벌였고, 2일 페이스북 페이지에 취지를 설명한 모금 글을 올렸다. 다음 날 아침 계좌를 확인한 남 씨는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400만 원이 넘는 성금이 모였다. 군산우물은 이 돈을 종잣돈 삼아 4일부터 7일까지 지역 연계 프로그램 참여를 위해 군산에 오는 400명의 스카우트 대원에게 매일 얼음 생수 1000병과 이온 음료 600병을 지원했다. 6, 7일에는 잼버리가 열리는 부안군 새만금 야영장을 직접 찾아가 환자들을 돌보는 클리닉과 119구급대에게 생수 2140병과 이온 음료 등 2200병을 전달했다. 이들의 선행 소식이 전해지면서 잼버리 대원을 돕겠다는 손길이 이어졌다. 8일 현재 1082만 원이 모였다. 잼버리 대원의 부실 급식 소식을 전해 들은 뒤에는 멀리 아프리카 작은 나라 나미비아에서 온 스카우트 대원 29명에게 치킨 30마리, 피자 30판을 선물했다. 남 씨는 “국내에 대사관이 있는 나라들은 부실 급식 소식을 듣고 간식 등을 지원했지만 일본에만 대사관이 있는 나미비아는 지원이 없었다는 소식을 듣고 간식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나미비아 대사관 측은 군산우물에 감사의 의미로 ‘패’를 전달하고 싶다는 의견을 전해왔다.● 2017년 시작해 현재까지 45만 병 나눔군산우물의 ‘생수나눔’은 2017년 뙤약볕에서 폐지를 줍는 할머니에게 한 시민이 생수 1병을 건네는 모습을 목격한 회원이 이를 페이스북 군산스토리에 올리면서 시작됐다. 57명이 십시일반으로 돈을 모아 군산 시내 24곳의 거점 점포 앞에서 물을 나눠줬다. 이듬해인 2018년에는 무료 생수 제공 규모가 더 커졌다. 생수 나눔에 힘을 보태는 사람들이 늘면서 무료 생수를 나눠주는 거점을 늘렸다. 올해는 129명이 후원에 참여해 38곳에서 6월 20일부터 생수를 나눠주고 있다. 이들 거점은 나눔에 동참하는 후원회원의 점포 앞이다. 회원 대부분이 자영업에 종사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가게 앞이 무료 생수 나눔 장소가 됐다. 군산우물이 상온 상태의 생수를 각 거점에 매일 배달하면 각자의 가게에서 얼음으로 얼려 직접 산 아이스박스에 넣어 제공한다. 이들의 나눔에는 대형식음료 업체 대리점을 운영하며 저렴한 가격에 물을 공급하는 대표가 있어 가능했다. 김정헌 군산우물 홍보이사는 “(잼버리) 참가 아이들에게 너무 늦게 (물을) 들고 간 것은 아닌지 미안하다”며 “아이들이 즐겁고 행복한 기억만을 갖고 돌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

    • 2023-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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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존 매립지 두고 갯벌 메워… 1846억 쓰고도 ‘진흙탕 야영장’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행사장이 열악했던 이유를 추적해 보면 ‘첫 단추’라고 할 수 있는 부지 선정부터 잘못됐다는 결론에 이른다. 새만금 내 기존 매립지 대신 공유수면(갯벌)을 부지로 정한 탓에 매립공사에 3년간 1846억 원을 쏟아붓고도 나무 한 그루 없는 진흙탕에 야영장이 만들어졌다. 9일 취재팀이 분석한 잼버리 관련 회의록에는 정부와 전북도 관계자들이 청소년 참가자들의 안전보다 새만금 개발을 우선시한 정황이 그대로 기록돼 있었다.● 기존 매립지 두고 ‘갯벌 메워 개최’ 강행 전북 부안군 새만금 3권역 관광레저용지가 잼버리 개최 후보지로 정해진 건 2015년 9월이었다. 송하진 당시 전북도지사가 “백지의 땅에 세계 청년들의 꿈과 희망을 무한대로 그려 넣을 수 있다”며 한국스카우트연맹을 설득한 끝에 새만금이 다른 후보지였던 강원 고성군을 제치고 국내 후보지로 정해졌고, 2017년 8월 세계스카우트연맹이 이를 확정했다. 문제는 그다음부터다. 당시 새만금 내에는 신시∼야미 관광레저지구(6.3㎢) 등 매립한 지 10년 이상 지나 나무가 자랄 정도로 안정화된 부지가 여럿 있었다. 하지만 전북도는 매립되지 않아 갯벌과 다름없는 8.84㎢를 개최지로 밀어붙였다. 새만금 개발 비용이 불어나고 예상보다 진척이 느려지자 매립 비용을 한국농어촌공사의 농지관리기금으로 충당하기 위해서다. 기존 관광레저용지였던 이곳을 농업용지로 바꾸면서까지 이를 강행했다. 매립공사에 투입된 예산 1846억 원은 잼버리 사업비 1171억 원의 1.6배에 달한다. ‘최적의 개최지’를 먼저 정한 게 아니라 새만금 일대 개발을 위해 잼버리를 끌어들였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매립공사는 2020년 1월 착공해 지난해 12월에야 마무리됐다. 부실시공 논란을 빚은 샤워장 등 영지 시설을 올해 3월에야 짓기 시작한 것도 부지가 완성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여기에 부지가 농업용지인 탓에 평지로 조성돼 배수가 원활하지 않았다. 바닷물이 완전히 빠지지 않아 나무를 심을 수 없었고, 물을 억지로 퍼낼 간이펌프를 조달하는 데만 2억5000만 원을 더 썼다. 부지 매립을 담당한 한국농어촌공사 측은 “매립 (착수) 당시엔 침수 문제가 이렇게 심각할지 예상하지 못했다. (땅을) 콘크리트로 완전히 메우지 않는 이상 물이 빠지는 데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며 부지의 문제점을 시인하면서도 “간이펌프를 설치해 침수 문제는 상당히 해결했다고 본다”고 해명했다.● “잼버리 목적은 숙원인 공항, SOC 해결” 정부와 전북도가 성공적인 행사 개최보다 개발을 우선시한 정황은 여러 회의록에서 드러난다. 2017년 12월 6일 제19차 새만금위원회 회의에서 당시 이낙연 국무총리는 잼버리 부지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께서 선거 중에 공공매립을 말씀하셨는데 속도가 나지 않아서 고심했다”며 “농지기금을 써서 부지를 일단 매립하고 그다음에 관광레저지구로 돌린다거나 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처음부터 용지 변경은 농지관리기금을 타내기 위한 ‘위장’이었던 셈이다. 추가적인 예산 확보가 어려운 공공매립보다 농지관리기금을 활용하는 쪽으로 방향을 튼 것이다. 전북도는 개발 목적을 숨기지도 않았다. 2017년 11월 전북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 회의에서 당시 김대중 도의원은 “잼버리를 하려는 목적은 숙원사업인 공항이나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을 해결하기 위해서다”라고 말했다. 최병관 전북도 기획조정실장(현 행정안전부 지방재정경제실장)은 잼버리 유치의 목적에 대해 “새만금을 좀 더 속도감 있게 개발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환경단체는 정부와 전북도가 개발 이익을 위해 청소년을 희생양으로 삼았다고 지적했다. 김나희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 홍보국장은 “새만금 매립 명분을 얻기 위해 전 세계를 상대로 사기극을 벌였다”라며 “특히 농업용지가 아닌 걸 알면서도 1846억 원의 농지관리기금을 내준 건 그 자체로 배임 범죄다”라고 지적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부안=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

    • 2023-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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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 16일 전북 익산서 ‘NS 푸드페스타’ 개최

    전북 익산시에서 다음 달 15, 16일 국내 최대 규모의 상금을 내건 식품 문화축제 ‘NS 푸드페스타(Foodfesta)’가 열린다. 익산시와 NS홈쇼핑이 공동 주관하는 이번 행사는 2008년도부터 해마다 하림그룹 유통 전문기업 NS홈쇼핑 주관으로 서울에서 개최하다가 지난해부터 익산에서 열리고 있다. 올해 행사는 기간을 이틀로 연장해 익산시 함열읍 다송리 하림 퍼스트키친 일대에서 진행된다. 요리경연대회와 쿠킹클래스(다문화가정, 일반 시민), 식품콘퍼런스(푸드테크의 미래 전망 등)가 이어진다. 요리 경연에는 일반 진출자 70팀, 영셰프챌린지 20팀, 익산 미식 식당전 10팀 등 총 100팀(2인 1팀)이 참가한다. 익산 볼거리, 맛거리, 즐길 거리를 활용한 미식 투어를 비롯해 취업박람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축제 관계자는 “음식·식품 문화를 선도하는 NS 푸드페스타의 익산 개최는 지역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하는 모범 사례를 제시했다”며 “대한민국 대표 ‘K푸드 축제’로 식품산업의 새로운 비전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

    • 2023-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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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잼버리 3만7000명, 8개 시도 128곳 숙소에 분산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참가자 전원이 8일 오전부터 전북 부안군 새만금 야영장을 떠나 서울 경기 등 전국 8개 광역단체로 철수했다. 정부와 잼버리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대만 대표단을 시작으로 156개국 3만7000명의 대원이 45인승 버스 1014대를 통해 야영장을 떠났다. 오후 7시경 마지막으로 체코 대표단이 새만금을 떠나면서 8일 동안 대원들이 울고 웃었던 야영장은 텅 비게 됐다. 체코 대표단이 오후 10시경 서울의 숙소에 도착하면서 약 13시간의 호송 작전이 마무리됐다. 스카우트 대원들은 서울, 경기, 인천, 대전, 세종, 충북, 충남, 전북 등 8개 광역단체에서 마련한 128곳에 분산배치됐다. 가장 많은 1만3568명이 경기에 둥지를 틀었고 인천(3257명), 서울(3133명)에도 많은 대원이 머물게 됐다. 특히 수도권 숙소 부족으로 새만금 인근 전북 지역(5541명)과 충남(6274명)에도 상당수 인원이 배치됐다. 경찰은 헬기 4대, 순찰차 등 273대를 동원해 하늘과 땅에서 대원들의 안전한 이동을 지원했다. 숙소가 급하게 마련되는 과정에서 지방자치단체와 대학 일부가 혼란을 겪기도 했다. 조직위는 “대원들을 대부분 1∼2인실에 수용하겠다”고 했지만 대전과 세종 등지에선 3∼4인실을 이용하는 대원도 적지 않았다. 식사 준비가 늦어져 빵 등 간편식을 제공한 시설도 있었다. 수도권의 한 대학 관계자는 “정부가 비용 정산방법도 밝히지 않은 채 8일 오전 갑자기 기숙사를 제공하라고 해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스카우트 대원들은 11일까지 각 지역에서 관광 및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한 뒤 이날 오후 7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 열리는 폐영식을 겸한 K팝 콘서트에서 모든 일정을 마무리하게 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휴가 마지막 날인 8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스카우트 대원들의 이동과 문화 행사 관련 보고를 받는 등 잼버리 상황을 점검했다. 윤 대통령은 “정부는 잼버리가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대원들과 대표단이 안전과 건강을 유지하고 대한민국에 더 좋은 이미지를 갖고 떠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고 이도운 대변인이 전했다.대원들 “새만금 밖 잼버리 기대”… 대학기숙사 등 숙식준비 비상3만7000명, 버스 1014대로 이동야영지서 1시간 넘게 걸어 탑승8개 시도로 분산… 숙박난은 없어“철수 아쉽지만 K팝 폐영식 기다려” “야영지에서 철수 버스를 타려고 1시간 넘게 걸어왔어요.” 볼리비아인 스테파 베니코 군(17)은 8일 전북 부안 새만금의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장을 떠나며 이렇게 말했다. 156개국 3만7000명의 잼버리 대원이 버스 1014대를 통해 일제히 떠나다 보니 자국 버스를 찾는 데만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린 것이다. 자기 몸통보다 큰 가방을 2개나 든 베니코 군은 “오전 5시에 일어나서 퇴영 준비를 하다 보니 눈물이 났다”며 “이곳에 오기 위해 3년 넘게 준비했는데, 이렇게 떠밀리듯이 새만금을 떠나니 아쉽다”고 말했다. 전 세계 스카우트 대원들이 8일 서울 경기 등 8개 지역으로 철수했다. 제6호 태풍 카눈의 한반도 북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예정보다 나흘 빠른 철수가 진행된 것이다. 조직위는 당초 오전 10시경 철수를 시작해 약 6시간 만에 완료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숙박지 배정이 늦어지면서 오전 9시에 첫 철수를 시작한 지 약 13시간 만인 오후 10시경 철수가 마무리됐다.● 각국 대원들 “새만금 밖 잼버리 기대” 스카우트 대원들은 많은 인원이 함께 먹고 잘 수 있는 대학 기숙사, 기업 연수원 등에 집중적으로 배치됐다. 정부 관계자는 “호텔, 홈스테이 등도 검토했지만 잼버리의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세계스카우트연맹의 요청이 있었고, 식중독 등 관리감독의 어려움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수도권뿐만 아니라 충청권까지 대원들을 분산배치하면서 우려했던 숙박난은 발생하지 않았다. 새만금을 떠나 주로 도심지에 마련된 새로운 숙소에 도착한 대원들은 들뜬 모습이었다. 스위스 대표단은 이날 오후 3시경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에 도착해 밝은 모습으로 배정된 기숙사 방으로 향했다. 일부는 취재진에게 밝은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대원 일부는 방 배정을 기다리며 큰 음악을 틀고 춤을 추며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스위스 대표단의 지도자인 코라이아 씨(23)는 “아직 서울에서의 일정을 전달받지 못했지만 기대가 되고, 특히 K팝 스타들이 출연하는 폐영식이 가장 기대된다”고 말했다. 인천의 한 숙소에 도착한 오스트리아 국적의 줄리아나 씨(24)는 “아이들이 아침부터 새만금을 떠나며 무척 아쉬워했지만 인천은 큰 도시라 어떤 프로그램을 해도 새롭고 즐거울 것”이라고 말했다.● “식재료 부족한데” 대학 초비상 다만 전날(7일) 정부의 조기 철수 발표 후 하루 만에 3만7000명의 숙소가 정해지는 과정에서 일부 혼란이 생기기도 했다. 한국외대 관계자는 “8일 아침 기숙사 방을 구해 달라는 연락을 급하게 받고 하루 종일 밥도 못 먹고 있다”며 “어느 국가 인원이 몇 명 온다는 내용도 너무 늦게 통보되는 등 어려움이 많았다”고 말했다. “1∼2인실에 대부분 배정하겠다”는 정부의 발표와는 달리 다인실이 배정된 단원들도 적지 않았다. 대전보건대 기숙사에 배치된 베트남 대원 200명 중 150명은 3인실 숙소를 사용했다. 세종에선 4인실을 사용하는 국가들도 적지 않았다. 대학 기숙사들은 식사 제공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세종대는 당장 준비된 식재료가 없어 구청이 제공한 컵라면과 김밥을 단원들에게 제공했다. 동양미래대는 도시락을 주문해 대원에게 제공하기도 했다. 세종대 관계자는 “방학이라 기숙사 식수인원이 100인분도 안 되는데, 내일부터 갑자기 300인분을 준비해야 해야 한다”며 “최대한 불편함이 없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부안=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부안=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대전=이정훈 기자 jh89@donga.com}

    • 2023-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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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12일만 버티게 해달라, 공무원 수백명 날아갈판”

    “현장에서 담당 공무원이 ‘이유를 막론하고 (잼버리 행사가 진행되는) 12일 동안만 버티게 해 달라’라고 하더군요. ‘공무원 수백 명이 날아가게 생겼다’라면서요. 개영식까지 한 달도 채 안 남은 시점이었습니다.” 전북 부안군 새만금에서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야영장 공사 하청을 맡은 A업체 관계자는 지난달 공사 현장에서 잼버리 담당 공무원에게 황당한 말을 들었다고 했다. 당시 기록적인 장마로 야영장이 거대한 ‘진흙밭’으로 변하는 등 문제가 심각해진 시점이었다. 그는 8일 동아일보에 “현장 관계자들은 난리가 나서 비 오는 날에도 밤늦게까지 작업을 하고 있는데, 뉴스에선 ‘준비가 잘되고 있다, 문제없다’고만 말하니 어이가 없었다”고 말했다. 새만금 지역이 잼버리 개최지로 최종 선정된 건 2017년 8월이다. 올해 8월 행사가 개최되기까지 꼬박 6년이라는 시간이 있었다. 그런데 동아일보가 조달청 나라장터 홈페이지에 올라온 잼버리 관련 공사 발주 현황을 분석한 결과 본격적인 공사는 행사가 2년도 채 남지 않은 2021년 11월부터 시작됐다. 샤워장과 급수대 설치 공사는 행사를 넉 달 남짓 앞둔 올해 3월에야 시작됐다. 정부가 6년이란 시간이 있었음에도 뒤늦게 준비에 착수해 ‘펄밭 참사’를 막지 못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참여자들이 이용할 필수 시설도 당초 계획보다 모자라게 마련된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새만금개발청이 밝힌 초기 계획에 따르면 영지에는 샤워장 417동, 급수대 278개가 들어설 계획이었다. 하지만 야영지에 실제로 마련된 건 샤워장 281동(67%), 급수대 120개(43%)다. 각각 초기 계획의 절반 안팎 수준만 설치된 것이다. 행사 초기 위생 불량 문제가 지적됐던 화장실도 관리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게 배치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잼버리 사태의 책임 소재를 규명하기 위해 여성가족부 등을 대상으로 한 감찰도 검토되고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국가신인도의 문제가 걸린 만큼 최선의 수습을 다 한 뒤 철저한 리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대통령실의 다른 핵심 관계자는 “12일 잼버리 폐막식 때까지는 최선을 다해 지원에 집중할 것”이라며 “감찰 관련 사항은 언급 않는 게 관례”라고 말을 아꼈다. 국무총리실 산하 국무조정실도 전북도 등 지자체의 예산 배정과 집행, 사업 진행 경과 조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샤워기-급수대, 당초 목표 절반도 안돼… 화장실, 1명이 10곳 관리 샤워기, 5000개 필요한데 1650개…급수대, 278개의 43% 120개 설치화장실 납품업체 “2곳당 1명 필요”…조직위, 불결 논란에 뒤늦게 증원폐기물 처리-해충 구제 대응도 늦어 전북 부안 새만금에서 열린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는 행사 초기부터 샤워장과 화장실, 급수대 등 필수·위생시설이 열악해 논란이 됐다. 동아일보 취재 결과 잼버리 야영장에 마련된 샤워장과 급수대 수는 당초 목표의 절반 안팎 수준이며, 그 안에 설치된 ‘샤워기 수’로 보면 목표의 3분의 1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전반적인 준비 과정을 되짚어 보면, 정부와 전북도가 부실한 계획과 늦장 준비로 ‘뻘밭 참사’를 불러온 것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샤워기 5000개 필요한데… 1650개만 설치 새만금개발청은 2016년 ‘2023 세계잼버리대회 유치 실천 방안 연구용역’ 보고서를 내놓았다. 사실상의 ‘초기 마스터플랜’에 해당하는 이 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정부는 야영장에 샤워장을 총 417동 세운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8일 잼버리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영지 내에 실제로 마련된 샤워장은 281동(67%)뿐이었다. 샤워장이 아닌 ‘샤워기 수’로 보면 문제가 더 심각하다. 초기 계획에선 1동당 샤워기를 12개 설치해 약 5000개의 샤워기를 확보하기로 했지만, 실제 설치된 샤워기는 목표치의 33%인 1650개에 불과하다. 급수대 역시 278개를 설치하겠다는 당초 목표 대비 43%인 120개를 설치하는 데 그쳤다. 잼버리 조직위원회가 야영장 내 샤워장과 급수대 설치공사 업체를 선정한 건 잼버리 개막까지 불과 4개월여를 앞둔 3월 중순이었다. 정부가 늦장을 부리다 뒤늦게 샤워장 조성에 착수하면서 준비가 미흡해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조직위 관계자는 “7월 장마가 길어지며 샤워장을 설치하는 데 시간이 부족했던 건 맞다”면서도 “세부 운영 계획을 세우며 상황에 맞게 수량을 조정한 것으로, 시간이 없어 적게 만든 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늦장’ 의혹이 제기되는 건 샤워장뿐만이 아니다. 당초 ‘K팝 콘서트’ 공연 등이 예정됐던 무대 설치 용역은 6월 중순이 돼서야 업체가 확정됐다. 공사 중 발생한 건설 폐기물을 처리할 업체는 개막 5일 전인 지난달 27일에야 정해졌고, 결국 행사장 곳곳에 폐기물이 쌓여 있는 채로 잼버리가 시작됐다.● 1명이 화장실 10개 청소… 임기응변 잼버리 잼버리 행사 초기 위생이 불량했던 화장실은 수량 자체는 충분했지만, 화장실을 청소하고 관리하는 데 배정한 인원이 턱없이 부족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화장실 354개를 관리하는 데 배정된 인원은 70명이었고, 그나마도 오전, 오후로 나뉘어 투입돼 1명이 화장실 10개를 관리해야 했다. 잼버리 야영장에 이동식 화장실을 납품한 업체 관계자는 “통상 유지보수와 관리(청소) 계약을 함께 맺는데, 조직위는 납품과 유지보수 계약만 체결했다”며 “청결 상태를 유지하려면 화장실 2곳당 1명 정도를 배치해야 한다”고 전했다. 조직위는 불결한 화장실이 큰 논란이 된 후인 3일에야 추가 인력 100명을 부랴부랴 투입했다. 잼버리 참여자들의 온몸을 ‘화상벌레’ 등에 물린 상처로 가득하게 만든 것도 조직위의 준비 부족과 무관치 않다. 습지 특성상 대규모 해충 번식이 예상되는 상황이었지만 조직위는 해충 기피제를 충분히 준비하지 않았다. 상처투성이가 된 참여자들의 다리 사진 등이 논란이 된 후에야 부랴부랴 후원을 받아 해충기피제를 참여자 1명당 1개씩 배부했다. 130억 원의 예산이 책정된 야영장 시설 공사도 철저한 계획보다는 그때그때 ‘임기응변’ 위주로 이뤄진 정황이 드러났다. 공사에 참여한 한 업체 대표는 “행사를 20일 남짓 앞두고 야영장 내부 길 곳곳이 차가 다닐 수 없을 정도로 진흙탕이 됐고, 예정에 없던 자갈 포장 공사를 추가로 해 줬다”고 말했다. 진흙밭 위에 텐트를 치기 위해 플라스틱 팰릿을 깔기로 한 것도 원래 계획에 없었지만 하청업체의 제안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장관석 기자 jks@donga.com부안=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김소영 기자 ksy@donga.com}

    • 2023-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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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풍, 한반도 관통 비상… 잼버리 ‘새만금 철수’

    제6호 태풍 카눈의 여파로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참가자들이 8일부터 전북 부안군 새만금 야영장에서 조기 철수한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민간의 총력 대응 속에서 각종 악재를 극복해 가던 잼버리 대회가 ‘태풍’이라는 암초를 만난 것이다. 김성호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7일 오후 긴급브리핑을 열고 “태풍이 내습할 경우 전라북도가 영향권에 들어 잼버리 영지 운영에 어려움이 예상돼 이 같은 (조기 철수) 계획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에 잼버리 참가 156개국 3만6000여 명은 8일 오전 10시부터 버스 최소 1000대를 이용해 새만금 야영지를 떠나 서울, 경기 등으로 순차 이동할 계획이다. 이들은 호텔, 대학 기숙사, 기업 연수원, 공공시설 등에 분산 배치돼 12일 퇴영까지 4박 5일 동안 머물 예정이다. 정부는 수도권에 우선 배치할 계획이지만, 숙박난이 가중되면 충북과 강원 일부 지역에 철수 인원이 머물 가능성도 있다. 김 본부장은 “비용은 정부가 전적으로 부담하고 지자체도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각국 대원들은 정부와 지자체가 마련한 관광 및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12일 폐막까지 활동을 이어가게 된다. 인사혁신처와 행안부는 참가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이날 전 부처에 ‘영어 능통자 총동원령’을 내리기도 했다. 1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개최될 예정이던 K팝 공연은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여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은 ‘사실상 잼버리가 중단되는 것 아닌가’라는 지적에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지자체와 영외 프로그램을 개발 중이기 때문에 잼버리가 더 넓어지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7일 오전 태풍 북상에 따른 잼버리 참가자들의 안전 확보를 위한 ‘컨틴전시 플랜’(비상대응 계획)을 점검했다. 태풍 ‘카눈’은 9일 밤부터 한반도에 영향을 끼치다 10일 오전 남해안에 상륙해 태풍이 북한으로 빠져나가는 11일 새벽까지 강한 비를 뿌릴 것으로 예상된다. 건물 간판이 날아갈 수 있는 수준인 초속 15∼25m의 강한 바람도 예상된다. 정부는 7일 오후 6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2단계를 가동하고 위기 경보 수준을 ‘관심’에서 ‘경계’로 상향했다.3만6000명 버스 1000대로 수도권 이동… 기숙사-연수원 등 숙박 잼버리, 오늘 새만금 야영장 철수156개국 참가 단원 ‘철수 작전’비용은 정부 부담… 지자체도 분담서울시 “수도권만으론 수용 한계”… 尹대통령, 비상대책반 가동 지시 “조금만 더 버티면 정상화될 수 있었는데, 정부와 전북도민의 마음을 하늘이 몰라주는 것 같다.”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참가 단원들의 전북 부안군 새만금 야영장 조기 철수가 결정된 7일 전북도 고위관계자는 이 같은 아쉬움을 토로했다. 전 부처와 지방자치단체뿐 아니라 기업, 종교계, 일반 시민들이 합심해 각종 악재에 대응하고 있었는데, 제6호 태풍 카눈의 영향으로 파행 운영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3만6000여 명 8일부터 수도권으로 정부와 잼버리 조직위원회, 세계스카우트연맹의 조기 철수 결정에 따라 8일부터 대대적인 새만금 철수 작전이 진행된다. 156개국 3만6000여 명의 대원과 지도자들은 8일 오전 10시부터 순차적으로 야영장을 떠난다. 미국, 영국 등 5일부터 새만금 야영지를 조기 퇴소한 단원들을 제외한 인원들이다. 정부는 버스 1000여 대를 동원해 대원들을 서울, 경기 등 수도권으로 이동시킬 예정이다. 이동 간 안전을 위해 국토교통부와 경찰, 소방 당국의 인력이 투입될 계획이다. 김성호 행정안전부 재난안전본부장은 7일 브리핑에서 “6시간 정도면 모두 야영장을 벗어날 것으로 예상하지만 현장 사정에 따라 철수 소요 시간은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야영장에 남아 있던 잼버리 대원들이 모두 철수함에 따라 8일 오후부터 새만금 야영지는 더 이상 운영되지 않는다. 대회가 끝난 뒤 당초 계획에 따라 철거될 예정이다. 철수부터 12일 각국 대표단 출국 전까지의 활동 비용은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부담한다. 정부 관계자는 “비용은 정부가 전적으로 부담한다는 책임을 갖고 진행하는데, 지자체가 부담하는 부분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도권으로 철수한 단원들은 12일 귀국 전까지 서울, 경기 등 지자체가 마련한 관광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청와대, 국립중앙박물관, 국립민속박물관 관람 등을 준비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잼버리 비상대책반을 가동해 스카우트 학생들에 대한 컨틴전시 플랜을 차질 없이 시행하라고 지시했다고 대통령실 김은혜 홍보수석이 전했다. 한 총리를 반장으로 한 비상대책반은 11개 부처 장관과 서울시장, 전북도지사 등으로 구성됐다. 윤 대통령은 “비상대책반을 중심으로 스카우트 대원들의 수도권으로의 수송, 숙식, 문화체험프로그램 등에 만전을 기해 줄 것”을 당부했다.● 철수 인력 수용 수도권 숙박난 우려 정부와 조직위는 당초 개최지 인근인 전북 지역의 대학 기숙사, 공공시설 등으로 참석자들을 철수시키는 방안과 수도권행 등 2가지를 놓고 막판 고심을 거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세계 각국 대표단의 의견, 수용 시설 확보 여부, 출국 계획 등을 고려해 수도권으로 철수 지역을 결정했다. 전북도 관계자는 “대원들을 끝까지 개최지가 품어야 한다는 의견이 강했다”라며 “하지만 전북의 시설에 대원들을 수용하면 태풍 피해 발생 시 정작 전북 주민들이 대피할 곳이 부족해진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말했다. 조기 철수론은 태풍 카눈의 북상과 한반도 상륙 전망이 나온 6일부터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7일 오전 호주가 태풍 여파로 조기 철수를 발표하면서 각국 대표단의 추가 퇴소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했다. 결국 정부, 전북도, 대회 조직위 등은 7일 오전 긴급 대책회의를 통해 전격 철수 결정을 내렸다. 정부는 철수 인원의 숙소 구하기에 집중하고 있다. 서울시는 긴급 업무 연락을 통해 강남, 송파, 강서, 서초, 노원 등 자치구에 한 번에 1000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시설물 섭외에 나섰다. 일부 지자체는 호텔, 공공시설, 기업시설 등으로 충분치 않다는 판단에 홈스테이에 참여할 주민들을 모집하다 취소하기도 했다. 하지만 3만6000여 명의 스카우트 단원들이 머물 숙소가 충분치 않다는 지적도 있다. 5일 가장 먼저 서울로 조기 퇴영한 영국 대표단(4500명)은 250여 명이 연회장 한 곳에서 잠을 청하는 등 숙박난을 겪었다. 한 광역지자체 관계자는 “서울시가 1차 조사를 진행했는데, 각종 숙소에 1만5000명을 수용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며 “하지만 중앙정부는 단체 숙식이 가능한 대학, 연수원 등을 우선 검토하고 있어 수용 가능 인원이 이보다 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도 “수도권만으로는 현실적으로 모두 수용이 쉽지 않고, 충북 강원 등도 나서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부안=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김예윤 기자 yeah@donga.com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 2023-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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