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종호

한종호 기자

동아일보 스포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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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철강, 조선 등 중후장대 산업을 취재합니다. 묵직한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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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5-11-05~2025-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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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머스크, 로보택시 시범운행 영상 공유…“22일 공개 예정”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10일(현지 시간) 자신의 X(옛 트위터)에 로보택시 시범운행 영상을 공유했다. 로보택시 서비스 출시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이날 테슬라 주가가 5% 넘게 급등했다.이날 공개된 영상에는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의 한 도심에서 주행하는 로보택시 모습이 담겼다. 차량은 좌회전 도중 행인을 마주치자 속도를 줄였고 행인이 다 지나간 후에 다시 출발했다. 머스크는 로보택시 공개 일정에 대해 “잠정적으로 이달 22일 공개할 예정”이라며 “날짜는 추후에 변경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공장의 라인 끝에서 고객 집까지 자율주행해서 가는 최초의 운행은 오는 28일에 시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머스크 CEO는 최근 CNBC와의 인터뷰에서 테슬라가 10~20대 정도의 로보택시를 투입해 소규모로 로보택시 서비스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보택시에는 테슬라의 새로운 운전 보조 시스템 완전자율주행(FSD) 기능이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 초기 서비스 모델로는 내년에 생산할 미래형 사이버캡이 아닌 모델 Y가 사용될 예정이다.이날 테슬라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5.67% 오른 326.09달러로 마감했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머스크 사이 갈등이 격화된 5일 하루 만에 14% 급락한 뒤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한종호 기자 hjh@donga.com}

    • 2025-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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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젠 K전구체”… 배터리 업계 脫중국 가속

    10일 준공한 전남 광양시 포스코퓨처엠 전구체 공장에서는 중고등학교 화학 수업시간에 배웠던 생소한 금속들이 은색 돔 안에서 새로운 형태로 탈바꿈하고 있었다. 배터리를 구성하는 세 가지 원소, 즉 ‘삼원계’로 불리는 니켈(Ni), 코발트(Co), 망간(Mn)이 화학 반응을 통해 전구체로 변하는 과정이다. 전구체가 고온에서 리튬(Li)과 결합하면 전기차 등 첨단 산업에 들어가는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양극재가 된다. 노수진 포스코퓨처엠 광양전구체공장장은 “양극재의 성능을 결정하는 것이 바로 전구체”라며 “얼마나 강력하고 오래가는 배터리가 될 것인지는 전구체 공정에서 판가름 난다”고 했다.● 중국에 빼앗긴 전구체 시장 탈환이 목표 포스코퓨처엠이 율촌산업단지에 조성한 2만2400m²(약 6800평) 크기 신공장은 총 10개 라인에서 연간 전구체 4만5000t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전기차 50만 대분의 배터리를 만들 수 있는 규모다. 포스코퓨처엠은 이 공장에서 생산한 전구체를 광양·포항 양극재 공장을 비롯해 제너럴모터스(GM)와 캐나다에 세운 양극재 합작법인에 공급할 계획이다. 엄기천 포스코퓨처엠 사장은 준공식에서 “이번 광양 전구체 공장 준공으로 포스코퓨처엠은 원료부터 반제품, 양극재에 이르는 자급 체제를 완성했다”고 밝혔다. 최근 국내 양극재 기업들은 앞다퉈 전구체 공장 투자를 늘리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 흐름 속에서 원료 자급 체제를 구축하고 중국에 빼앗겼던 기술 주권을 되찾기 위해서다. LG화학이 고려아연과 설립한 한국전구체주식회사(KPC)는 1월부터 울산에서 전구체 공장 가동을 시작했다. 엘앤에프와 LS그룹의 합작법인 LS-엘앤에프배터리솔루션(LLBS)도 전북 새만금에 전구체 공장을 설립해 5월부터 시운전에 돌입했다.● “미국 IRA 대중 규제가 한국에 기회”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국내 삼원계 전구체 수입의 90%가량이 중국산이다. 현재 국내 양극재 업계는 전구체와 원료 대부분을 중국 수입분에 의존하고 있다. 과거 값싼 인건비와 원료 조달력을 앞세운 중국산에 밀려 국산 전구체 사업이 쪼그라든 결과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이 대중국 규제 수위를 높이면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올해부터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라 외국우려기업(FEOC) 규정을 적용받아 중국 기업이 생산하거나 중국산 금속·화합물로 제조된 전구체는 세액공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에 따라 셀 제조사들은 중국산 전구체와 원료를 회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포스코퓨처엠이 광양 전구체 공장 설립을 결정한 배경에도 고객사의 요구가 있었다. 광양 공장에서 생산하는 전구체는 전량 IRA 규정에 부합하는 원료들을 활용해 만들어진다. 한동수 포스코퓨처엠 광양양극소재실장은 “그동안 중국산 전구체에 의존하다시피 했던 배터리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며 “이번 공장 준공이 국산 전구체가 양적으로 팽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철완 서정대 스마트자동차학과 교수는 “2020년대 초반 정부가 중국산 전구체 수입 관세 유예를 허용해 주면서 국내 생산 기반 자체가 사라졌었다”며 “전구체는 최고 품질의 양극재 개발을 위해서 반드시 내재화해야 하는 핵심 기술인 만큼 중국과의 격차를 따라잡기 위해 산학연 단계부터 국가 배터리 전략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했다.광양=한종호 기자 hjh@donga.com}

    • 2025-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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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인화 “철강 생존위기… 지속 가능한 성장 고민할때”

    미국발 관세 인상과 내수 침체라는 ‘이중고’에 처한 철강업계가 26번째 철의 날 행사를 열었다. 장인화 한국철강협회 회장(포스코 회장·사진)은 9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 호텔에서 열린 철의 날 기념행사에서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 확대와 글로벌 공급 과잉 등 시대적 요구 속에서 오늘의 생존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고민할 때”라며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내 철강업계는 그동안 중국발 공급 과잉과 국내 건설경기 둔화 등의 악재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최근 수입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관세를 50%로 인상하며 수출 여건까지 악화됐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철강은 ‘산업의 쌀’이자 국가 안보를 좌지우지하는 핵심 산업”이라며 “미국의 철강 관세 등 현안에 총력 대응하고 중장기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철의 날은 1973년 6월 9일 포스코 포항제철소 용광로에서 첫 쇳물이 생산된 것을 기념해 2000년부터 기념식이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장 회장과 안 장관을 비롯해 이희근 포스코 사장, 서강현 현대제철 대표 등 철강업계 관계자 300여 명이 참석했다. 철강 산업 발전에 기여한 유공자 32명 포상도 이뤄졌다.한종호 기자 hjh@donga.com}

    • 2025-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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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항공-아시아나 탑승 마일리지, ‘1대1 합병’ 유력[자동차팀의 비즈워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하나의 항공사로 날아오르기까지는 아직 숙제가 남아 있습니다. 바로 ‘마일리지 합병’입니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 마일리지를 어떻게 묶어 낼지에 대한 밑그림을 12일까지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해야 합니다. 고객들의 이해관계가 직접 얽혀 있다 보니 통합 방식을 두고 셈법이 복잡한 상황입니다. 탑승으로 적립한 마일리지는 ‘1 대 1 전환’ 방식이 유력하게 거론됩니다. 탑승 마일리지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가 정한 도시 간 비행거리에 따라 적립되는데요. 공통 기준이 있는 만큼 항공사별로 적립률에 큰 차이가 없습니다. 양사가 동일한 통합 비율을 적용해도 잡음이 크지 않을 테죠. 선례도 있습니다. 2011년 미국 유나이티드항공과 콘티넨털항공 합병, 2008년 미국 델타항공과 노스웨스트항공 합병, 2004년 에어프랑스와 네덜란드 KLM 합병 당시에도 탑승 마일리지는 1 대 1로 합쳐졌습니다. 문제는 신용카드 사용과 호텔·렌터카 이용 등으로 쌓이는 제휴 마일리지입니다. 항공사별로 마일리지 가치가 달라 동일한 통합 비율을 적용하기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통상 시장에서 책정하는 1마일당 가치는 대한항공 15원, 아시아나 11∼12원 수준입니다. 대한항공이 양사 간 동일한 통합 비율을 고수하다가는 자사 고객에 대한 역차별 논란에 휩싸일 것이 불보듯 뻔합니다. 그렇다고 너무 낮은 비율을 제시하면 아시아나항공 이용자들의 반발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대한항공은 컨설팅 업체를 통해 마일리지 가치를 면밀히 분석해 최적의 전환 비율을 정할 방침입니다. 최근 항공사들은 마일리지 ‘다이어트’에 여념이 없습니다. 마일리지는 회계상 부채로 인식됩니다. 대한항공 입장에선 시장가치가 상대적으로 낮은 아시아나 마일리지를 최대한 소진해야 2026년 출범하는 통합 법인의 몸이 가벼워지는 것이죠. 아시아나항공의 잔여 마일리지 가치는 약 1조 원에 달합니다. 아시아나항공은 올 4월 국내 항공사 최초로 국제선 마일리지 항공편을 도입했습니다. 통합 전에 소비자 불만을 줄이기 위해 여러 수단을 찾는 모양새입니다. 짠맛이 부족하면 싱겁고, 단맛이 지나치면 물립니다. 대한항공이 절묘한 ‘마일리지 황금 비율’ 레시피를 찾을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립니다.한종호 기자 hjh@donga.com}

    • 2025-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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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항공-아시아나 마일리지 통합 ‘황금 비율’ 고심…1대1 전환되나[자동차팀의 비즈워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하나의 항공사로 날아오르기까지는 아직 숙제가 남아 있습니다. 바로 ‘마일리지 합병’입니다.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 마일리지를 어떻게 묶어낼지에 대한 밑그림을 12일까지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해야 합니다. 고객들의 이해관계가 직접 얽혀 있다 보니 통합 방식을 두고 셈법이 복잡한 상황입니다.탑승으로 적립한 마일리지는 ‘1대 1 전환’ 방식이 유력하게 거론됩니다. 탑승 마일리지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가 정한 도시 간 비행거리에 따라 적립되는데요, 공통 기준이 있는 만큼 항공사별로 적립률에 큰 차이가 없습니다. 양사가 동일한 통합 비율을 적용해도 잡음이 크지 않을 테죠. 선례도 있습니다. 2011년 미국 유나이티드항공과 콘티넨탈항공 합병, 2008년 미국 델타항공과 노스웨스트항공 합병, 2004년 에어프랑스와 네덜란드 KLM 합병 당시에도 탑승 마일리지는 1대 1로 합쳐졌습니다.문제는 신용카드 사용과 호텔·렌터카 이용 등으로 쌓이는 제휴 마일리지입니다. 항공사별로 마일리지 가치가 달라 동일한 통합 비율을 적용하기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통상 시장에서 책정하는 1마일당 가치는 대한항공 15원, 아시아나 11~12원 수준입니다. 대한항공이 양사간 동일한 통합 비율을 고수하다가는 자사 고객에 대한 역차별 논란에 휩싸일 것이 불보듯 뻔합니다. 그렇다고 너무 낮은 비율을 제시하면 아시아나항공 이용자들의 반발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대한항공은 컨설팅 업체를 통해 마일리지 가치를 면밀히 분석해 최적의 전환 비율을 정할 방침입니다.최근 항공사들은 마일리지 ‘다이어트’에 여념이 없습니다. 마일리지는 회계상 부채로 인식됩니다. 대한항공 입장에선 시장가치가 낮은 아시아나 마일리지를 최대한 소진해야 2026년 출범하는 통합 법인의 몸이 가벼워지는 것이죠. 아시아나항공의 잔여 마일리지는 약 1조 원에 달합니다. 아시아나 항공은 올 4월 국내 항공사 최초로 국제선 마일리지 항공편을 도입했습니다. 통합 전에 소비자 불만을 줄이기 위해 여러 수단을 찾는 모양새입니다.짠맛이 부족하면 싱겁고, 단맛이 지나치면 물립니다. 대한항공이 절묘한 ‘마일리지 황금 비율’ 레시피를 찾을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립니다.한종호 기자 hjh@donga.com}

    • 2025-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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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AI “필리핀에 FA-50 12대 추가 수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3일 필리핀 국방부와 FA-50(사진) 추가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4일 밝혔다. 2014년 1차 계약을 체결한 지 11년 만이다. 계약 규모는 항공기와 후속 군수지원을 포함해 7억 달러(약 9753억 원) 규모로 2030년까지 항공기 12대를 납품하는 조건이다. FA-50은 KAI와 록히드마틴이 공동 개발한 다목적 전투기로 고등훈련기 T-50을 개조한 모델이다. 필리핀은 2014년 3월 FA-50 12대를 도입한 바 있다. FA-50의 현지 개량형 FA-50PH는 현재 필리핀 공군의 핵심 전력 중 하나로 꼽힌다. 추가로 도입될 FA-50PH 12대는 공중급유기능을 탑재해 항속거리를 늘렸고 능동위상배열레이더(AESA), 공대지·공대공 무장 등을 장착해 탐지 및 타격 능력도 개선됐다. KAI는 “기존에 도입한 FA-50PH에 대한 안정적인 후속지원이 운용 신뢰성 확보로 이어져 추가 계약이 성사됐다”며 “특히 방위사업청, 공군, 국방기술진흥연구소, 외교부, 필리핀 현지 공관 등 정부와 군, 기업이 원팀으로 이뤄낸 성과”라고 설명했다. 앞서 FA-50PH는 2017년 필리핀 정부군과 반군 간의 ‘마라위 전투’에서 성공적으로 작전을 수행했다. 지난해 8월에는 호주 다윈기지에서 열린 ‘피치 블랙 2024’ 연합공중훈련에 참여해 우수한 기동 성능을 선보였다. KAI는 2023년 5월 말레이시아와 18대 공급 계약을 체결한 것에 이은 이번 2차 계약으로 동남아 시장에서 FA-50의 경쟁력을 입증받았다고 평가했다. FA-50은 지금까지 필리핀, 인도네시아, 태국, 이라크, 폴란드, 말레이시아 등 6개국에 140대 이상 수출됐다.한종호 기자 hjh@donga.com}

    • 2025-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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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세 25%→50%… 더 높아진 미국發 ‘철의 장벽’

    글로벌 경기 침체 속 미국발(發) ‘철의 장벽’이 현실화됐다. 건설 경기 둔화로 국내 수요마저 쪼그라든 상황에서 대미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철강업계는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으로 수입되는 외국산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의 관세율을 기존 25%에서 50%로 높이는 포고문에 3일(현지 시간) 서명했다. 무역확장법 제232조를 근거로 추가 관세 인상을 단행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전에 부과된 관세는 해당 산업이 지속적인 건전성을 갖고 예상되는 국방 수요에 필요한 생산 가동률을 갖추도록 하진 못했다”며 “인상된 관세는 해외 국가들이 미국 시장에 저가의 과잉 생산된 철강 및 알루미늄을 수출해 미국의 산업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것을 더 효과적으로 차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25%의 고율 관세로 타격을 입은 국내 철강업계는 2차 관세 폭탄으로 더 큰 피해를 볼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철강 제품의 대미 수출 비중은 13.06%로 일본(11.45%), 중국(9.95%)을 넘어 가장 높았다. 국내 철강업계로선 가장 큰 수출 시장의 진입 장벽이 비현실적으로 높아진 셈이다. 높아진 수출 장벽이 세계 경제 전반에 연쇄적인 충격을 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당장 미국 수출길이 막힌 중국산 저가 철강 제품들의 공습은 동남아시아 등 신흥 시장까지 번질 것으로 보인다. 유럽연합(EU) 등 기타 시장이 미국을 따라 무역장벽을 높일 가능성도 있다. 한국 철강업계 1·2위인 포스코그룹과 현대제철은 약 8조5000억 원을 공동 투자해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일관제철소를 건설해 현지 생산으로 돌파구를 찾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해당 제철소가 상업 생산을 시작하는 2029년까지는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 등을 통해 자구책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이다. 미국 내에서 철강 원자재를 쓰는 연계 산업 역시 관세 부담을 같이 떠안게 됐다. 만성적인 철강 공급 부족 문제를 안고 있는 미국은 일정 물량을 외부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관세 인상에 맞춰 미국 철강사들이 가격을 올릴 가능성도 있다. 자동차 제조사를 비롯해 알루미늄을 소비재로 가공하는 업체까지 수익성 악화에 직면할 수 있고, 결국 가격 부담은 소비자에게 전가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철강·알루미늄 관세 협상은 새 정부의 대미 통상 협상에서도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민동준 연세대 신소재공학과 명예교수는 “철강이 가지는 국가 기간 산업으로서 상징성에 주목해야 한다”며 “새 정부가 장기 전략을 마련하지 못하면 제조업이 뿌리를 둔 지역 경제까지 피해가 확산될 것”이라고 지적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한종호 기자 hjh@donga.com}

    • 2025-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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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YD 폭탄세일-GM 투자선회… 끝모를 전기차 캐즘[자동차팀의 비즈워치]

    미국 테슬라를 제치고 세계 전기차 제조사 1위 자리를 꿰찬 비야디(BYD)가 이달 말까지 중국 현지에서 전기차 가격을 최대 34% 내리기로 했습니다. 예상보다 더딘 수요 회복 속도에 승부수를 던진 겁니다. BYD가 신호탄을 쏘아 올리자 지리자동차와 체리자동차도 두 자릿수 할인율을 선언하며 참전했습니다. 당장 출혈이 불가피해도 장기적으로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의지가 엿보입니다. 다만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자칫 치킨게임으로 치닫지는 않을지 우려됩니다. 2010년대 스마트폰 시장에서 LG전자, 소니, 블랙베리 등 저마다 특화된 기능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던 제조사들의 존재감이 희미해지고 애플과 삼성만이 살아남았던 것처럼 말입니다. 중국 업체들이 자국에서 소화하지 못한 물량을 해외로 밀어낼 가능성도 있습니다. BYD와 지리는 이미 한국을 비롯해 유럽, 동남아시아, 중남미 등 다양한 시장에 진출해 있습니다. 처치 곤란 재고에 골머리를 썩이는 건 국내 상황도 매한가지입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달 27일부터 4일간 간판 전기차 아이오닉5를 생산하는 울산1공장 2라인의 문을 닫았습니다. 5월 한 달간 아이오닉5를 최대 600만 원 할인하는 행사까지 진행했지만 재고 소진량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결국 라인을 임시 폐쇄한 겁니다. 미국과 유럽의 일부 완성차 업체는 내연기관에 더 힘을 주고 있습니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뉴욕주 버펄로에 있는 토나완다 엔진 공장에 8억8800만 달러(약 1조2000억 원)를 투자해 6세대 V8 엔진 생산을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당초 전기차 구동장치 생산을 위해 3억 달러를 투자하려던 계획을 선회한 것입니다. 독일 폭스바겐그룹도 600억 유로(약 93조4000억 원)를 내연기관차에 투자하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내연기관차와 전기차 사이에서 ‘징검다리’ 역할을 수행할 하이브리드차 투자에 집중하는 전략도 눈에 띕니다. 볼보는 2027년부터 4년간 차세대 하이브리드 모델 13종을 출시하기로 했습니다. 도무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속 ‘각자도생’에 나선 완성차 업체들. 도대체 전기차의 시대는 언제나 올는지, 업계도 예상하기가 참 어려운가 봅니다.한종호 기자 hjh@donga.com}

    • 2025-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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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상 속 선박 기술’ 광고로 친근한 이미지 구축

    배우 김우빈을 모델로 내세워 제작한 HD현대의 디지털 광고가 공개 3주 만에 조회 수 1000만 회를 돌파하며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영상 속 김우빈은 초대형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을 타고 바다에서 드라이브를 즐기거나 미래 첨단기술이 적용된 원유 운반선을 주차장에 세우는 등 HD현대의 선박 기술을 일상 속에 담아내고 있다. 또 친환경 이중 연료 추진 컨테이너선으로 와인을 직접 수입하고 잠수함으로 바다에 뛰어든 효녀 심청을 살려내는 등 재미있는 설정을 통해 ‘중후장대’ 산업의 보수적인 이미지를 벗어나 친숙한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이번 광고의 묘미는 뛰어난 전달력과 감동 있는 스토리다. 이와 더불어 각각의 에피소드마다 HD현대가 보유한 기술력을 녹여내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선박 기술을 이해하기 쉽게 보여준 것이 특징이다. 주연 배우인 김우빈은 올 1월 경제적으로 어려운 환자들의 치료비를 지원하기 위해 서울아산병원에 1억 원을 기부한 바 있다. 이러한 따뜻한 선행의 이미지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남자다우면서 쾌활한 이미지와 잘 어우러져 긍정적인 메시지를 유쾌하게 전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우빈의 선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4년 저소득 청소년을 돕기 위해 익명으로 기부를 시작한 이후 서울아산병원을 통해 소아암 환우들을 지원하는 등 소외된 계층을 위해 11년째 나눔을 이어오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산불, 수해 등 국가적 재난이 발생할 때마다 기부 행렬에 동참했고 현재까지 김우빈의 누적 기부액은 11억 원이 넘는다. 이번 영상을 기획한 HD현대 관계자는 “HD현대가 가진 세계 최고의 조선 기술을 친근하게 알리기 위해 이번 광고를 기획했다”며 “영상을 본 임직원들이 글로벌 1위 조선사의 일원으로서 자부심을 느끼게 된 것에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해당 영상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흥행했으며 실제 영상에는 “조선업 광고가 이렇게 유쾌할 줄 몰랐다” “입사하고 싶어졌다” 등의 댓글이 이어지기도 했다.한종호 기자 hjh@donga.com}

    • 2025-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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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산기업 유일 ‘DJSI 코리아’ 편입

    한화시스템은 매년 협력사와 동반성장을 거듭하며 상생 경영을 지속하는 한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도 적극 실천하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올 1월 국내 방위산업 회사 중 유일하게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DJSI) 코리아’에 신규 편입됐다. 세계 최대 금융정보 제공기관인 S&P글로벌은 국내 상장사 시총 상위 기업 200곳 중 ESG 경영활동이 우수하다고 평가되는 기업들을 DJSI 코리아로 분류한다. 한화시스템은 적극적인 기후변화 전략 수립, 이사회 규정 개정을 통한 경영진 책임 의식 제고, 협력사 소통 등의 행보를 높게 평가받았다. 한화시스템의 상생 경영 성과는 국내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 10월 한국ESG기준원(KCGS)이 발표한 ‘2024년 ESG 등급 평가’에서 통합 A 등급을 획득했으며 같은 해 12월에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주관하는 ‘2024 공정거래 자율 준수 프로그램’ 등급 평가에서 AA 우수 등급을 달성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지난해 12월에는 산업통상자원부와 대한상공회의소 주관으로 열린 제31회 기업혁신대상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을 받았다. 기업혁신대상 시상식은 매년 경영혁신과 ESG 실천에 앞장선 국내 기업 중 모범 사례를 발굴해 포상하는 행사다. 지난해에는 21곳이 이름을 올렸으며 방산 기업 중에서는 한화시스템이 유일하게 수상 대상으로 선정됐다. 한화시스템은 이 외에도 매년 협력사들과 다양한 소통 활동을 펼치고 있다. 100개 내외의 협력사가 참여하는 ‘상생협력 실무자 간담회’가 대표적이다. 지난달 온오프라인으로 진행된 간담회에서는 올해 한화시스템의 동반성장 경영 계획에 대한 공유와 협력사 ESG 강화를 위한 지원 방안 등이 논의됐다.한종호 기자 hjh@donga.com}

    • 2025-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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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사 1병영 프로젝트’로 14년간 군부대 지원

    동국제강그룹은 16일 자매결연 부대인 육군 제2신속대응사단과 ‘1사 1병영’ 행사를 열고 위문금 3000만 원을 전달했다고 29일 밝혔다. 동국제강그룹과 제2신속대응사단은 1984년 자매결연을 통해 처음 인연을 맺었다. 이후 2012년 당시 사장이었던 장세욱 부회장의 주도하에 1사 1병영 프로젝트로 관계를 발전시켰다. 1사 1병영 프로젝트는 민간 기업과 군부대가 자매결연을 하고 매년 다양한 지원을 지속하는 프로그램이다.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전달한 누적 위문금은 총 3억3000만 원에 달한다. 연도별로 부대 상황에 따라 TV·헬스 기구·심장제세동기 등의 위문품을 전달하기도 했다. 장세욱 동국제강그룹 부회장과 동국홀딩스·동국제강·동국씨엠 임직원 20여 명은 이날 경기도 양평에 있는 제2신속대응사단 본부를 직접 방문했다. 이날 행사에는 동국제강그룹 3사에서 신청한 팀별 멘토와 멘티도 함께 참석했다. 회사와 부대 간 교류를 선후배 간 교류로 한 단계 확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사단 본청에서는 위문금 전달식을 진행했다. 제2신속대응사단은 위문금을 장병 복무 여건 개선에 활용할 계획이다. 장 부회장은 “국가안보에 기여하는 군인들의 헌신에 항상 감사하는 마음”이라며 “일회성 후원보다 지속적 관심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인연을 지속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국제강그룹은 자매결연 부대였던 2사단 노도부대가 2021년 제2신속대응사단으로 재창설될 때도 기부를 지속했다. 2023년 6월 동국제강(현 동국홀딩스)이 분할 출범한 후에도 교류를 이어오고 있다.한종호 기자 hjh@donga.com}

    • 2025-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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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L로보틱스, ITS 아태총회서 주차 로봇 ‘파키’ 시연

    HL그룹은 자사의 로봇 솔루션 전문기업 HL로보틱스가 개발한 자율주행 주차 로봇 ‘파키’가 ‘2025 지능형 교통 체계(ITS) 아시아태평양총회’에 초청받았다고 28일 밝혔다. 파키는 세계 최초의 실내 자율주행 주차 로봇이다. 이번 단독 시연에서는 HL로보틱스가 독자 개발한 통합 로봇 관제 시스템(SMS)을 탑재한 파키의 최신 업그레이드 버전이 처음 공개될 예정이다. 파키의 SMS는 소프트웨어 통합과 3차원(3D) 기반 주차장 모니터링은 물론이고 배터리 상태를 점검하고 고장을 진단하는 것까지 일괄적으로 관제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이를 통해 단순 로봇 제어를 넘어 현장의 운영 효율을 높이고 안전과 신뢰를 극대화했다는 것이 HL로보틱스의 설명이다. 김윤기 HL로보틱스 대표이사는 “파키가 도심 교통 문제 해결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아태총회 회원국인 한국을 대표해 ITS 협회와 적극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ITS 아태총회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대 규모의 지능형 교통 체계 전시·학술대회다. ITS 아태총회는 30일까지 경기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올해는 아태지역 20개국의 장차관급 인사와 각계 전문가 등 1만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한종호 기자 hjh@donga.com}

    • 2025-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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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친듯이 오른 전기료에 47년 돌린 공장 첫 적자… 더는 못버텨”

    “전기 값이 미친 듯이 올라 적자를 봤습니다. 더 오르면 이제 공장 문을 닫을 수밖에 없어요.”27일 인천 서구 경인주물공단에서 자동차 부품 주물업체를 운영하는 장용환 부천주물 대표(54)는 지난해 3억 원의 적자를 냈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 회사가 경영 악화로 적자를 낸 건 1977년 설립된 이래 47년 만에 처음이라고 했다. 부천주물이 납부하는 전기요금은 2021년 kWh당 129원이었지만 지난해 202원으로 56.6% 올랐다. 상대적으로 값싼 심야 시간대나 주말 등 전기요금도 112.0%나 급등한 탓에 야간, 주말 조업도 부담이 된다고 했다. 장 대표는 “지난해 전력비 인상분만 3억 원으로 적자 규모와 맞아떨어진다”며 “우리뿐만 아니라 업계 전체가 전기요금 때문에 신음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대기업도 비슷한 처지다. 국내 2위 철근업체 동국제강은 7월 22일부터 한 달간 인천공장 가동을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철강업계 불황이 지속되는 와중에 평시 대비 전기료가 20% 할증되는 하절기(6∼8월)가 다가오면서 창립 53년 만에 처음으로 공장 셧다운에 들어가는 것이다. ● 막 내린 염가(廉價) 전력 시대낮은 전기료는 오랜 기간 국내 산업 경쟁력의 생명선이었다. 1960년대 중화학공업 육성 차원에서 비롯된 저렴한 전기요금 정책은 포스코, LG화학 등 국내 제조업이 세계 일류 수준으로 성장하는 토대가 됐다. 그러나 역대 정권의 ‘에너지 포퓰리즘’으로 인해 주택용 전기료 인상이 상당 기간 정체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한국전력의 누적 적자와 부채가 천문학적으로 불어나자 당국이 이를 메우기 위해 산업용 전기요금을 대신 빠르게 인상하기 시작한 것이다. 한전에 따르면 국내 산업용 전기료는 2021년 kWh당 105.5원에서 2024년 168.2원으로 59.4% 급등했다. 반면 같은 기간 주택용은 109.2원에서 156.9원으로 산업용보다 15.7%포인트 낮은 43.7% 상승했다. 이에 따라 2023년부터는 산업용 전기료가 주택용보다 비싸지는 역전 현상까지 나타났다. 한전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원료비 인상 등의 영향으로 누적 적자가 커지면서 전기요금을 인상할 수밖에 없었다”며 “가정용(주택용)보단 인상 여력이 있다고 판단해 산업용 전기요금을 (상대적으로 더 많이) 올렸다”고 설명했다.이런 급격한 산업용 전기료 인상은 국내 산업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한국의 산업용 전기료는 190.4원으로 중국(129.4원), 미국(121.5원)보다 높았다. 국내 제조사 300곳 가운데 70% 이상이 전기료 상승으로 심각한 악영향을 호소했다. ● 산업 경쟁력 갉아먹는 전기료 폭탄비싼 전기료를 감당하지 못하는 기업들의 해외 이전도 늘고 있다. 동박 제조사 SK넥실리스는 국내보다 전기료가 더 싼 말레이시아에 신규 공장을 구축했다. 한국수출입은행과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국내 설비투자 대비 해외직접투자(FDI) 비중은 2015년 21.8%에서 2024년 39.1%로 높아졌다. 유승훈 서울과기대 미래에너지융합학과 교수는 “원가주의 채택 방침이 지켜지지 않으면서 한국 산업용 전기료가 미국과 중국보다 더 비싸졌다”며 “주력 산업의 해외 이전이 우려된다”고 했다.산업용이 아닌 일반용 전기료가 적용되지만, 전력 사용량이 많은 인공지능(AI) 스타트업들도 높은 전기료에 발목을 잡히고 있다. AI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엘리스그룹의 김재원 대표는 “일반용 전기요금도 2년 만에 40% 넘게 올랐다”며 “400억 원 넘게 투자해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마련했는데 정작 급등한 전기료 때문에 AI 학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전기요금 인상이 한국의 산업 경쟁력에 주는 충격은 미국 대비 2배 이상, 독일과 일본 대비 1.5배 수준이다. 정은미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한국은 철강, 화학, 시멘트 등 전력 다소비 업종 비중이 높아 경쟁력 저하가 더 심각하다”고 지적했다.인천=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한종호 기자 hjh@donga.com}

    • 2025-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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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날개 단 K방산… 창원산단 “K2-K9용 포신 내년 40% 증산”

    22일 경남 창원 현대위아 2공장에선 모래색으로 도색을 마친 K9 자주포 포신들을 최종 검수하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이 포신들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공장으로 옮겨져 K9 자주포에 장착된 뒤 이집트 땅을 밟을 예정이다. 이날 2400평 규모 공장 곳곳에선 K9 자주포용 포신과 K2 전차용 포신을 가공 선반 위에서 고속으로 회전시키며 깎고 다듬는 작업이 분주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8개월이면 ‘뚝딱’… 폴란드 매료시킨 작업 속도현재 현대위아가 생산 능력을 집중하고 있는 건 폴란드 1차 수출 물량이다. 포신을 제작하는 데 사용되는 철강 원자재의 무게만 5t에 달한다. K9 자주포에 탑재되는 포신의 무게가 2.2t임을 고려하면 절반 넘게 깎아내야 하는 셈이다. 원통 모양의 원자재가 포신의 외형을 갖추는 데 6개월, 실사격 검증과 도색 과정까지 더하면 포신 한 대를 제작하는 데 8개월가량이 소요된다. 최창열 현대위아 특수생산실장은 “미국 등 경쟁국들이 포를 깎는 데만 36개월이 걸리는 것과 비교하면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라며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소진된 재래식 무기 공백을 빠르게 메워야 하는 폴란드가 한국을 택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라고 강조했다. 생산 속도를 뒷받침한 것은 기술력이다. 원자재에 고압의 절삭유를 분사하며 포열을 뚫는 공정은 고도의 기술력을 요한다. 약 8m 길이의 포신이 휘지 않게 바로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오차 범위가 0.1mm를 넘어선 안 된다. 포탄 속도와 사거리를 높이기 위해 포신 내부에 나선형 강선을 새기는 과정도 거친다. 최 실장은 “열변형이 가해지지 않도록 속도를 조절하는 한편으로 냉각도 병행해야 하므로 까다로운 공정”이라며 “며느리가 와도 안 가르쳐 줄 핵심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빅4 수주 100조 원 ‘눈앞’… 창원산단에도 활기 세계 각지에서 지정학적 갈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주요국들이 방위비를 증액하며 신속한 납기 능력과 가성비를 갖춘 K방산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소위 ‘빅4’로 불리는 국내 방위산업 4사(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LIG넥스원, 현대로템)가 쌓아둔 수주잔액은 100조 원을 목전에 뒀다. 이들의 잇따른 해외 대형 프로젝트 수주는 창원산단 전반에도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포신을 공급하는 현대위아뿐만 아니라 볼트 등 단순 부품을 제작하는 협력사들까지 공급망에 속한 기업들이 덩달아 호황기를 맞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 실장은 “회사가 1980년대 방산 사업을 시작한 이래 가장 바쁜 시기를 보내고 있다”며 “올해 포신 생산량은 지난해 대비 25% 정도 늘었고 내년에는 이보다 40%를 더 확대할 계획”이라고 했다. 현대위아는 늘어난 생산량을 감당하기 위해 최근 공장 내에 포신 가공 선반을 추가로 도입하기도 했다. 향후 전망도 밝다. 현대로템은 9조 원 규모의 폴란드 2차 수출 계약을 앞두고 있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달 인도와 K9 자주포 추가 수출 계약을 체결하는 등 유럽뿐 아니라 중동·아프리카·동남아시아까지 수출시장을 넓히고 있다. 최기일 상지대 군사학과 교수는 “프랑스 등 유럽의 전통 방산 선진국뿐 아니라 튀르키예 같은 신흥국까지 무기 개발에 뛰어들며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며 “전차와 자주포 등 지상화력장비에 치중된 수출 포트폴리오를 무인지상차량(UGV)이나 다족보행로봇 등 최첨단 무기 체계까지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한종호 기자 hjh@donga.com}

    • 2025-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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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신 하나 8개월이면 뚝딱! 폴란드 매료시킨 K방산…창원산단 활기

    22일 경남 창원 현대위아 2공장에선 모래색으로 도색을 마친 K9 자주포 포신들을 최종 검수하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이 포신들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공장으로 옮겨져 K9 자주포에 장착된 뒤 이집트 땅을 밟을 예정이다. 이날 2400평 규모 공장 곳곳에선 K9 자주포용 포신과 K2 전차용 포신을 가공 선반 위에서 고속으로 회전시키며 깎고 다듬는 작업이 분주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 8개월이면 ‘뚝딱’…폴란드 매료시킨 작업속도현재 현대위아가 생산 능력을 집중하고 있는 건 폴란드 1차 수출 물량이다. 포신을 제작하는 데 사용되는 철강 원자재의 무게만 5t에 달한다. K9 자주포에 탑재되는 포신의 무게가 2.2t임을 고려하면 절반이 넘게 깎아내야 하는 셈이다. 원통 모양의 원자재가 포신의 외형을 갖추는 데 6개월, 실사격 검증과 도색 과정까지 더하면 포신 한 대를 제작하는 데 8개월가량이 소요된다. 최창열 현대위아 특수생산실장은 “미국 등 경쟁국들이 포를 깎는 데만 36개월이 걸리는 것과 비교하면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라며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소진된 재래식 무기 공백을 빠르게 메꿔야 하는 폴란드가 한국을 택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라고 강조했다.생산 속도를 뒷받침한 것은 기술력이다. 원자재에 고압의 절삭유를 분사하며 포열을 뚫는 공정은 고도의 기술력을 요한다. 약 8m 길이의 포신이 휘지 않게 바로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오차범위가 0.1mm를 넘어선 안 된다. 포탄 속도와 사거리를 높이기 위해 포신 내부에 나선형 강선을 새기는 과정도 거친다. 최 실장은 “열변형이 가해지지 않도록 속도를 조절하는 한편 냉각도 병행해야 하므로 까다로운 공정”이라며 “며느리가 와도 안 가르쳐 줄 핵심 기술”이라고 강조했다.현대위아는 화포 제작에서 수출까지 하는 체계종합사로 거듭나기 위해 방산 사업영역을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81mm 박격포·105mm 자주포를 경량화해 전투용 차량에 탑재하는 ‘차량탑재형 화포체계’가 대표적이다. 대드론방어체계(ADS)와 원격사격통제체계(RCWS) 등 차세대 방산 기술 개발에도 속도를 높이고 있다.● 빅4 수주 100조 원 ‘눈앞’…창원산단에도 활기세계 각지에서 지정학적 갈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주요국들이 방위비를 증액하며 신속한 납기 능력과 가성비를 갖춘 K방산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소위 ‘빅4’로 불리는 국내 방위산업 4사(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국항공우주산업(KAI)·LIG넥스원·현대로템)가 쌓아둔 수주잔고는 100조 원을 목전에 뒀다. 이들의 잇따른 해외 대형 프로젝트 수주는 창원산단 전반에도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포신을 공급하는 현대위아뿐만 아니라 볼트 등 단순 부품을 제작하는 협력사들까지 공급망에 속한 기업들이 덩달아 호황기를 맞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 실장은 “회사가 80년대 방산 사업을 시작한 이래 가장 바쁜 시기를 보내고 있다”며 “올해 포신 생산량은 지난해 대비 25%정도 늘었고 내년에는 이보다 40%를 더 확대할 계획”이라고 했다. 현대위아는 늘어난 생산량을 감당하기 위해 최근 공장 내에 포신 가공 선반을 추가로 도입하기도 했다.향후 전망도 밝다. 현대로템은 9조 원 규모의 폴란드 2차 수출 계약을 앞두고 있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달 인도와 K9 자주포 추가 수출계약을 체결하는 등 유럽뿐 아니라 중동·아프리카·동남아시아까지 수출시장을 넓히고 있다.최기일 상지대 군사학과 교수는 “프랑스 등 유럽의 전통 방산 선진국뿐 아니라 튀르키예 같은 신흥국까지 무기 개발에 뛰어들며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며 “전차와 자주포 등 지상화력장비에 치중된 수출 포트폴리오를 최첨단 무기체계까지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창원=한종호 기자 hjh@donga.com}

    • 2025-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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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스코, LNG 전용선 도입… 안정적 운송체계 구축

    포스코그룹이 액화천연가스(LNG) 전용선을 도입했다.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그룹 차원의 안정적 에너지 운송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23일 전남 목포시 HD현대삼호에서 그룹 최초의 자체 LNG 전용선인 ‘HL포르투나호’ 명명식을 개최했다고 25일 밝혔다. 포르투나는 라틴어로 ‘행운’을 뜻한다. HL포르투나호는 전장 299m, 폭 46.4m, 적재 용량 17만4000m³급 LNG 운반선으로 북미산 LNG 운송에 최적화된 사양을 갖췄다. 이 선박 한 척에 실리는 천연가스는 대한민국 전체가 12시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또 LNG를 주 연료로 사용하는 이중연료 시스템과 운송 중에 증발한 가스를 다시 냉각해 연료로 재활용하는 고효율 재액화 설비를 탑재해 국제 환경 규제에도 대응할 수 있다. 전용선은 27일 인도 후 시운전을 거쳐 하반기(7∼12월)부터 글로벌 LNG 트레이딩에 투입될 예정이다. 2026년부터 미국 루이지애나에서 선적을 개시해 포스코인터내셔널의 북미 장기계약 LNG 물량 운송을 담당한다. 포스코그룹은 이번 전용선 도입으로 가스전 생산부터 도입, 저장, 발전에 이르는 ‘LNG 밸류체인’을 구축하게 됐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미얀마, 호주 등에서 가스전 개발 사업을 하고 있으며 지난해 전남 광양에 93만 kL(킬로리터) LNG 터미널을 준공했다.한종호 기자 hjh@donga.com}

    • 2025-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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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中견제에… 글로벌 선사들 선박 발주, 중국→한국 선회 이어져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국 조선업 견제를 본격화하면서 글로벌 선사들이 ‘차이나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발주처를 한국으로 옮기는 모양새다. 국내 조선사들이 이 같은 반사이익을 활용해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조선·해운 전문지 트레이드윈즈에 따르면 세계 6위 컨테이너 선사인 일본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ONE)는 HD현대중공업과 1만6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액화천연가스(LNG) 이중연료 컨테이너선 12척 건조계약을 마무리하는 단계다. 일본 선사가 한국 조선사에 컨테이너선을 발주하는 것은 2023년 이후 처음이다. ONE는 당초 중국 조선소와 협상 중이었으나 미국의 항만 수수료 부과 방침을 의식해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하반기(7∼12월)부터 중국산 선박을 운영하는 해운사에 입항 수수료를 부과하고 매년 단계적으로 인상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세계 5위 컨테이너 선사인 독일 하파크로이트도 LNG 추진 이중연료 컨테이너선 추가 물량 발주를 두고 자사의 선박을 건조했던 중국 뉴타임스조선, 양쯔장조선과 한국 조선업체를 저울질하고 있다. 선사가 인도받은 선박에 큰 문제가 없는데도 추가 발주 물량을 다른 업체로 돌리는 것은 조선업계에서 이례적인 일이다. 최근 미국의 강력한 중국 견제 정책은 중국과의 컨테이너선 수주 경쟁에서 밀리고 있던 한국의 뒷배가 되고 있다. 지난해 연간 11.4%에 그쳤던 국내 조선 업계의 컨테이너선 글로벌 점유율은 지난달 기준 38.2%까지 올랐다. 반면 86.6%였던 중국의 점유율은 51.2%로 떨어졌다. 그간 중국 조선사들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컨테이너선 부문에서 점유율을 높여가자 국내 조선사들은 LNG 운반선과 LNG 추진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위주로 수주 전략을 수정했다. 이런 와중에 미국과 러시아, 카타르 등에서 LNG 생산 프로젝트가 본격화되고 글로벌 탈탄소 흐름과 함께 친환경 선박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며 슈퍼사이클에 올라탄 상황이다. 지금의 호재를 장기간 지속시키려면 수주 선종을 다양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용환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미중 통상마찰이라는 우호적인 대외상황 속에 한국 조선업에 기회가 온 것”이라며 “LNG선에 치중된 포트폴리오를 상선 중에서도 부가가치가 높은 초대형 컨테이너선, 초대형 유조선 등까지 재구성하는 계기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했다.한종호 기자 hjh@donga.com}

    • 2025-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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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항공-아시아나 1분기 최대 매출… LCC는 고전, 일부 적자 전환

    국내 항공사들의 실적 희비가 극명하게 갈렸다. 대형항공사(FSC)들이 1분기(1∼3월) 기준 사상 최대 매출을 올리는 사이 저비용항공사(LCC)들은 적자 전환하는 등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고환율이 지속되며 항공기 리스 비용 부담이 커진 데다 급성장하는 화물 시장 수요를 따라잡지 못한 결과로 풀이된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1분기 매출액은 각각 3조9559억 원, 1조7430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3.5%, 6.7% 증가했다. 반면 LCC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줄었다. 제주항공의 매출액은 3847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5559억 원) 대비 30.8% 줄었다. 또 326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지난해 1분기 761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던 티웨이항공도 적자로 돌아섰고, 진에어는 영업이익이 40.8% 줄어든 583억 원에 그쳤다. 업계에서는 항공사 규모별로 실적이 갈린 주요인으로 고환율 장기화를 꼽는다. 통상 항공기 리스 비용은 글로벌 업체에 달러로 지급하기 때문에 환율이 오를수록 회사의 부담이 커진다. 고환율 국면에선 FSC 대비 직접 구매해 운용하는 항공기 비중이 작은 LCC가 상대적으로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올해 1분기 기준 원-달러 평균 환율은 1453원으로 전년 동기(1328원) 대비 125원 상승했다. 지난해 말부터 잇따른 항공사고도 LCC에 악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안전성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오며 소비자들의 기피 현상이 일부 있었고 항공사들이 정비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항공기 가동 시간을 감축하며 수익성도 저하됐기 때문이다. 제주항공은 올 1분기 운항 편수를 전년 동기 대비 14% 감축했다. 사업 다각화 여부도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화물사업부 매출이 실적을 뒷받침했다. 미국의 관세 정책이 본격적으로 시행되기 전에 재고를 비축해 두려는 수요가 급증한 탓이다. 아시아나항공의 1분기 화물사업 매출은 370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 늘었다. 화물사업부 매출은 이전부터 FSC에 효자 노릇을 해왔다. 대한항공은 과거 여객 사업이 부진했던 코로나 팬데믹 당시에도 반도체, 의약품, 전자제품 등 고부가가치 화물을 실어 나르며 실적을 방어했다. 대한항공 화물사업부의 매출 비중은 2021년 기준 76.5%에 달한다. 최근 중국발(發) 이커머스 시장이 성장하면서 화물 운송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어 화물사업 전망은 당분간 밝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국내외 항공사가 한국 공항을 통해 실어 나른 화물의 총량은 총 439만5306t으로 2023년 대비 11% 증가했다. 이휘영 인하공전 항공경영학과 교수는 “대형항공사와 달리 여객 사업에 치중된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LCC는 유가·환율·금리 등 조절 불가능한 외부 변수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며 “LCC도 수익성이 높은 중장거리 노선까지 사업을 다변화하고, 화물전용기 도입을 고려하는 등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한종호 기자 hjh@donga.com}

    • 2025-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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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아 EV9, 獨매체 비교평가서 볼보 EX90 제쳐

    기아의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V9(사진)이 글로벌 자동차 전문 매체들이 시행한 동급 차종 간 비교평가에서 우위를 점하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18일 기아에 따르면 EV9 GT라인은 최근 독일 자동차 전문 매체 ‘아우토 빌트’가 실시한 볼보 EX90 트윈 모터 사륜구동 모델과의 비교 평가에서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 EV9은 EX90보다 낮은 모터 최고 출력에도 더 빠른 가속 성능을 구현했다. 실주행 전비(전기차 연비)는 약 20% 높았다. 배터리 용량 10%에서 80%까지 걸리는 충전 시간도 24분으로 EX90(32분)을 앞섰다. EV9의 가격은 EX90에 비해 2만 유로(약 3150만 원) 이상 저렴하다. 앞서 다른 자동차 전문 매체 ‘아우토 차이퉁’도 메르세데스벤츠 EQS SUV(450 4매틱), 아우디 Q8 e-트론(55 콰트로) 등과의 비교 평가에서 EV9 GT라인을 1위로 선정했다.한종호 기자 hjh@donga.com}

    • 2025-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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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호타이어 화재’ 광주 유해물질 고통… “석탄보다 더 많이 뿜어”

    “분진, 연기, 냄새로 아직도 목이 아픕니다.” 18일 오후 광주 광산구 금호타이어 공장 인근에 사는 이승길 씨(68)는 통증을 호소했다. 공장 화재 이후 퍼진 연기를 들이마셨다는 이 씨는 대화 도중 연신 ‘목이 아프다’며 생수를 들이켰다. 이어 “주차된 차들에 화산재 같은 분진이 내려앉아 잘 지워지지도 않는다”고 했다. 화재 발생 31시간 만에 큰 불길은 잡혔지만, 매연과 분진이 광주 전역으로 퍼져 주민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석탄보다 열에너지 많은 타이어, 31시간 만 진화 18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전 7시 11분경 광주 광산구 금호타이어 2공장에서 발생한 화재 주불이 약 31시간 40분 만인 이날 오후 2시 50분경 진화됐다. 국가소방동원령이 해제된 오후 3시 기준 진화율은 95% 수준이다. 소방 당국은 2공장 내부 생고무와 화학약품을 혼합하는 정련공정 라인의 예열장치(오븐)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한 가운데 정확한 원인을 조사 중이다. 전날 고무, 타이어 등 인화성 물질이 가득한 공장에 불이 붙자 커다란 불길과 검은 연기가 겹쳐 공장 일대는 한때 재난 지역을 방불케 했다. 화재 신고 5분 만인 17일 오전 7시 16분 현장에 도착한 소방대원들은 초기 진화에 실패했다. 소방 당국은 오전 10시경 국가소방동원령을 발령하고 소방관 462명, 장비 168대를 투입했다. 이 과정에서 공장에서 대피하던 20대 근로자 1명이 추락해 조선대병원 신경외과에서 척추 골절 수술을 받았다. 소방관 2명도 부상을 입었다. 인근 아파트 4개 단지 주민 212명이 대피했다. 1974년 설립된 이 공장은 타이어를 연간 1200만 개 생산하는 등 금호타이어 국내 생산의 약 45%를 차지한다. 공장엔 타이어 제작용 고무 20t과 각종 화학물질이 있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타이어는 같은 무게의 석탄보다도 더 많은 열에너지를 가지고 있다. 석탄 1kg은 2만7200kJ(킬로 줄·열량 단위)의 열에너지를, 타이어는 3만7600kJ의 열에너지를 가진다. 이에 따라 불이 붙은 타이어는 다량의 연기와 강한 열을 내며 화재 진압도 어렵다. 금호 공장 화재 주불 진화가 31시간 이상 걸린 이유다. 이영주 경일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타이어 고무가 대량으로 있어 대형 화재로 번진 것”이라며 “타이어의 원재료인 고무 및 합성수지 등은 가연성이 높은 물질로, 연소 시 다량의 유독가스와 연기, 열이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암-호흡기 손상 가능성도… “주민 모니터링 필요”화재와 동시에 뿜어져 나온 유해 물질과 매연에 일대 주민들은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대피소의 주민 69명은 두통(35명), 목 통증(5명), 눈 통증(2명), 호흡곤란(2명), 근육통 등 기타(20명) 증세로 구호센터 의료지원반에서 치료를 받았다. 정신적 고통(트라우마)을 호소하며 심리 상담을 받은 이들도 61명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주민들의 호흡기 손상 등에 대한 추적 관찰과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광주 아주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방진 마스크 등을 쓰고 외출할 수 있도록 안내해야 한다”고 했다. 임종한 인하대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는 “연기를 마신 공장 근로자와 인근 주민들에게 발생할 수 있는 질환에 대해 지속적으로 안내하고 건강 진단 등을 진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내외 연구에서 타이어 연소 시 나오는 유해물질은 다양한 질환을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충남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한창우 교수팀이 2023년 3월 12일 발생한 한국타이어 대전 공장 화재 사건을 분석한 결과 주민들의 상기도 감염, 폐질환, 편두통, 두드러기 및 홍반 등의 피부질환 발생이 증가했다. 미국 환경보호청(EPA) 조사에 따르면 폐타이어 연소로 인한 대기 오염 물질이 암, 돌연변이, 선천적 기형, 유산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한편 이번 화재로 광주공장 가동이 전면 중단되자 금호타이어는 재고를 상당량 비축해 뒀고 곡성공장 등으로 생산지를 재배분할 수 있어 공급에 당장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한종호 기자 hjh@donga.com}

    • 2025-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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