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새샘

이새샘 차장

동아일보 산업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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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정책과 시장에 대한 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부알못’과 ‘부잘알’ 사이, 보통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부동산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iamsam@donga.com

취재분야

2025-11-21~2025-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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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출 절벽 면세점들 “신규업체 개점 늦춰달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 정부의 한국 관광 금지 조치로 매출 급감을 겪고 있는 면세점들이 정부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30일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에 입점해 있는 면세점 5개사의 3월 1∼26일 매출은 전년 대비 15.9% 감소했다. 그중 20∼26일 중국인 매출은 전년 대비 약 42% 감소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감소 폭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시내 면세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사드 보복 직격탄을 맞은 롯데면세점의 경우 3월 1∼26일 중국인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0% 감소했다. 3월 20∼26일 중국인 매출은 40% 감소했다. 다른 면세점들도 매출 감소율이 20∼40%에 이른다.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 면세점 매출 감소율에 육박한다. 국내 면세점의 중국인 매출 비중은 약 64%, 매출액은 7조8000억 원(2016년 기준)에 이른다. 각 면세점들은 일본, 동남아시아 관광객을 유치하는 등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이들 국가 관광객은 규모나 1인당 구매액 등에서 중국인 관광객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메르스 사태 때는 언제쯤 상황이 끝날 거라는 예측이라도 가능했는데 지금은 앞이 안 보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상황은 더욱 심각해진다. 인천공항공사 제2터미널 면세점은 10월경 문을 연다. 12월이면 서울 시내 신규 면세점 3곳(현대, 신세계, 탑시티)이 추가로 생긴다. 매출이 전반적으로 감소한 상황에서 면세점 면적이 더욱 늘며 경쟁이 치열해지게 되는 셈이다. 이처럼 매출 감소가 현실로 나타나자 면세점들은 일제히 정부 대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한국면세점협회는 30일 인천공항공사에 면세점 임대료 인하를 요구하는 건의서를 제출했다. 앞서 21일에는 4개 정당의 정책위원회 의장실을 방문해 사드 사태 극복을 위한 업계 건의서를 제출했다. △특허기간을 현행 5년에서 10년으로 연장 △대기업의 면세점 특허권 갱신 허용 △면세점 특허 수수료 한시적 감면 △내국인 면세 한도 현행 600달러에서 1000달러로 한시적 상향 조정 등이 주요 건의 내용이다. 12월로 예정된 서울 시내 신규 면세점의 개점 시기를 늦출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관세법상 면세점 특허를 획득한 사업자는 특허 획득 시점부터 1년 내에 면세점을 열어야 한다. 지난해 12월 특허를 받은 면세점 4곳 중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은 올해 1월 문을 열었다. 다른 3곳은 12월 개점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2015, 2016년 새로 문을 연 기존 신규 면세점이 자리를 잡기도 전에 사드 보복이라는 위기가 왔다. 특수한 상황인 만큼 정부에서 운용의 묘를 발휘해 각 기업이 시장 상황에 따라 자율적 판단을 내려 개점 시기를 조절할 수 있도록 허용해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7-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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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잘 쉬어야 일 잘하죠”… 45일 휴가, 토일월 연휴, 공짜 숙소

    2년 차 직장인 함모 씨(27)는 지난해 말 강원 인제군으로 ‘짧은 휴가’를 떠났다. 그를 이끈 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라온 자작나무숲 사진이었다. 하얗게 솟은 자작나무와 어우러지는 설경(雪景)에 매료돼 찾게 됐는데 실제로 보니 훨씬 더 아름다웠다. 그 기억을 잊지 못해 그는 이달 초 연차를 내고 다시 인제군을 찾았다. 그는 “연차를 쓰는 데 제약이 없어 여행을 떠나는 데 심리적인 부담이 없다”며 “앞으로도 알려지지 않은 국내 여행지를 자주 많이 찾아다닐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내여행 활성화의 핵심은 휴가다. 일단 시간이 있어야 짐을 꾸릴 수 있다. 이를 위해 장시간 근로를 미덕으로 여기고 휴가를 비용으로 생각하는 문화부터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잘 쉬어야 일도 잘해… 바뀌는 휴가문화 29일 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장기 휴가, 집중 휴가제 등의 형태로 휴가문화 개선에 나서는 기업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휴가를 내고 여행을 떠나는 것이 단순히 노는 게 아니라 재충전을 통해 근무 성과를 높일 수 있다는 공감대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휴가를 직원을 위한 ‘투자’로 보는 것이다. SK텔레콤 직원들은 근무 기간에 따라 길게는 한 달 반가량 장기 휴가를 즐길 수 있다. 2002년부터 근속연수 10년 차에 45일, 15년 차에 15일, 20년 차에 45일의 ‘리프레시(Refresh) 휴가’를 떠날 수 있는 것이다. 휴가 기간에도 월급은 그대로 지급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신입사원도 눈치 보지 않고 2주 이상씩 장기휴가를 가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롯데하이마트는 ‘가족사랑연차’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임직원 가족 기념일에 연차를 사용하면 선물을 주는 것이다. ‘부모사랑연차’ ‘부부사랑연차’ ‘자녀사랑연차’ 등 대상에 따라 선물의 종류가 다르다. 연차를 2일 이상 써서 가족여행을 떠나면 콘도 등 숙박업소 이용료의 절반을 지원하는 ‘가족힐링여행연차’까지 있다. 신세계그룹은 매월 월요일 하루를 택해 연차 휴무를 준다. 주말을 포함해 2박 3일간의 짧은 휴가를 보장해주는 것이다. 2011년부터 운영하는 ‘리프레시 데이’ 제도로 백화점이나 마트 등 매장을 제외한 곳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이 쉬면서 국내로 짧은 여행을 떠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올해 경영 화두를 ‘가족친화경영’으로 삼고 휴가 장려 정책을 펼치고 있다. 2월부터 겨울과 여름휴가 기간에 국내 호텔의 객실을 임직원이 이용할 경우 회사가 숙박비 전액을 부담해 준다. 두산은 2008년부터 전 직원을 대상으로 ‘집중 휴가제도’를 권장하고 있다. 장마와 무더위로 업무 효율이 떨어지기 쉬운 7, 8월에 2주일의 휴가를, 겨울에는 크리스마스부터 연말까지 1주일의 휴가를 주는 것이다.○ 잃어버린 1억2000만 일 돌려주자 하지만 휴가를 적극 챙겨주는 기업들이 우리 사회에서 주류는 아니다. 여전히 장시간 근로를 당연시하고, 휴가를 가지 않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는 기업이 많다. 광고사에 근무하는 직장인 김모 씨(27)는 입사 후 2년 동안 연차휴가를 7일밖에 쓰지 못했다. 김 씨는 “사장은 언제든 휴가를 가라고 하는데, 정작 본인이 가지 않으니 아랫사람들도 눈치가 보여 휴가 가기가 어렵다”고 털어놨다. 실제로 한국의 연간 근로시간은 다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보다 훨씬 길지만 연차휴가는 오히려 짧다. 온라인 여행전문 사이트 익스피디아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 직장인들은 연차휴가 30일, 스웨덴 네덜란드 노르웨이는 25일을 받아 100% 쓰고 있다. 하지만 한국 직장인들은 15일 중에 7일밖에 쓰지 못했다. 소득만큼이나 휴가도 양극화되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법정공휴일 외에 연차를 별도로 보장받는 대기업들과 달리 중소기업의 경우 공휴일을 연차휴가로 대체하는 경우가 많다. 법정공휴일은 법률이 아닌 대통령령인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에 따라 결정된다. 엄밀히 말하면 공휴일은 관공서의 휴일일 뿐 근로기준법상의 휴일이 아니기 때문에 민간기업에 쉬라고 강제할 수 없다.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이모 씨(36)는 “공휴일에 연차휴가를 쓰고 나면 사실상 실제로 이용할 수 있는 연차는 2, 3일뿐”이라며 “대기업 다니는 친구들을 볼 때마다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휴가를 제대로 쓰지 못하니 직원들은 어쩌다 한 번 떠나는 휴가지로 해외를 선택한다. 7, 8월 여름 성수기에 휴가가 쏠리면서 성수기에 국내여행을 가면 교통 혼잡과 바가지요금 등을 겪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연차휴가 소진율을 단계적으로 100%까지 확대 △공휴일을 법률로 명시 △설·추석, 어린이날로 제한된 대체공휴일 확대 △학교 방학제도 개편과 휴가 연계 등을 통해 굳이 휴가철이 아니어도 상시적으로 휴가를 쓸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방법을 적극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최승묵 청운대 관광경영학과 교수는 “휴가를 자주 쓸 수 있도록 유도해 해외뿐만 아니라 국내여행을 가는 사람도 늘려야 한다”며 “구성원들에게 휴가를 충분히 보장해주는 회사들이 근무 분위기도 좋고 성과도 좋다는 인식이 확산돼야 한다”고 말했다.김재영 redfoot@donga.com·김재희·이새샘 기자}

    • 2017-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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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게 딱 맞는 제품, 인공지능이 추천해준다

    유통업체들이 잇달아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한 서비스를 내놓으며 본격적인 ‘R테크(Retail+Technology·유통과 첨단 기술의 결합)’ 경쟁에 나서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30일 시작하는 봄 정기세일부터 AI 기술을 접목한 개인화 마케팅 시스템을 선보인다고 29일 밝혔다. 백화점은 이를 위해 고객 분석 프로그램 ‘S마인드’를 자체 개발했다. 그동안 축적된 백화점 고객 500만 명의 구매 기록, 인적 정보 등 각종 데이터를 분석해 매일 1인당 100개씩 선호 브랜드를 산출해내는 프로그램이다. ‘S마인드’로 고객 선호 브랜드가 정해지면 관련 쇼핑 정보를 자동으로 백화점 애플리케이션(앱)에 띄워준다. 출산을 앞두고 있어 출산용품을 구매한 기록이 있다면 백화점 문화센터에서 여는 임산부를 위한 요가 강습 정보를 앱 구동 첫 화면에 띄워주는 식이다. 각 브랜드의 쇼핑 정보를 종합하는 ‘콘텐츠 매니지먼트 시스템’도 구축했다. 백화점은 물론이고 백화점에 입점한 각 협력사 직원들도 각종 이벤트, 할인 행사 등 쇼핑 정보를 시스템에 입력할 수 있다. 신세계백화점 한정석 고객기획팀 과장은 “머신러닝 기술을 적용한 서비스로 국내 유통업체 중에는 처음 시도된다. 아마존의 상품 추천 서비스나 넷플릭스의 콘텐츠 추천 서비스와 유사한 메커니즘”이라고 설명했다. SK플래닛 온라인 쇼핑몰 11번가도 챗봇(대화형 로봇) 기능을 도입한 대화형 상품 추천 서비스 챗봇 ‘바로’를 시작했다고 이날 밝혔다. 챗봇이 일대일 채팅으로 맞춤 상품을 추천하는 서비스다. 챗봇 바로는 “자취용 전기밥솥 추천해 줘”라고 말을 걸면 “용량이 작은 상품으로 보시는 군요”라며 말 속에 숨은 의도를 읽고 제품을 추천할 수 있다. 고객이 입력한 검색어의 표현이나 형태가 기존 데이터와 다르더라도 유사한 유형을 찾아 적절한 답을 하는 ‘워드 임베딩’ 기술이 적용됐다. 챗봇 바로는 앞으로 노트북, TV, 냉장고 등 가전, 디지털 제품 분야에서 전문 상담원을 보조하는 역할을 한다. 평일 업무 시간에만 가능했던 채팅 상담 서비스가 24시간 가능해졌다. 이현아 SK플래닛 컨버세이셔널커머스본부장은 “챗봇 바로 도입으로 24시간 ‘맞춤 쇼핑’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롯데닷컴은 3월부터 머신러닝 기술을 적용한 스타일 추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기존 이미지 검색 서비스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다. 이전에는 원하는 상품 이미지를 검색창에 일일이 입력해야 했다. 업그레이드 뒤에는 재킷을 살펴보다가 바로 해당 재킷과 유사한 제품 혹은 어울리는 스커트, 블라우스 등을 한꺼번에 추천받을 수 있다. 롯데백화점도 올해 12월 상용화를 목표로 ‘쇼핑 어드바이저’(가칭)를 개발하고 있다. IBM의 AI ‘왓슨’을 이용한 서비스로 현재 한글화 작업이 진행 중이다. 음성이나 문자메시지로 상품 추천, 매장 안내 서비스를 하게 된다. 실제 구매 데이터 외에도 최근 유행이나 트렌드 등도 분석 대상에 포함시켜 “요즘 비슷한 연령대 사이에서 이 옷이 유행이다” “요즘 드라마에 나와 인기를 끄는 스타일이 있다” 등 실제 백화점 직원 수준의 응대가 가능하게 할 계획이다. 백화점 측은 “백화점에 우선 도입한 뒤 그룹 내 유통 계열사로 서비스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7-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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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나리까지 불티… 쑥쑥 크는 ‘미세먼지 시장’

    주부 김소연 씨(38)는 26일 인터넷으로 공기청정기를 주문하려다 결국 포기했다. 모델에 따라 200만 원이 훌쩍 넘는 가격으로 ‘공기청정기계의 명품’이라고 불리는 스위스 브랜드 ‘아이큐에어’ 제품을 해외 구매 대행으로 사려 했지만 대부분 사이트에서 품절이 된 탓이다. 미세먼지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가격 대비 품질이 좋다’고 소문난 20만 원대 국산 제품은 온라인 쇼핑몰마다 ‘4월 첫째 주 이후 받아볼 수 있다’는 공지가 떠 있었다. 김 씨는 “건강에 직접 영향을 주는데 아무 제품이나 사서 쓸 수도 없어 기다리고만 있다”고 말했다.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27일까지 초미세먼지 특보는 85회 발령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44회 발령됐던 것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많다. 이처럼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면서 관련 제품 매출이 들썩이고 있다. 미세먼지 방지 기능을 앞세운 이색 제품들도 속속 등장하면서 ‘미세먼지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28일 롯데하이마트에 따르면 3월 1∼27일 공기청정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5% 늘었다. 옷의 먼지와 냄새를 제거하고 주름을 펴주는 의류관리기 매출은 90% 늘었다. 미세먼지 ‘특수’를 맞은 또 다른 제품은 의류건조기다. 옷을 세탁한 뒤 바깥에 너는 것을 기피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같은 기간 매출이 1200% 늘었다.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관심도 높다. 현대백화점은 13일부터 독일제 공기청정기 ‘나노드론’을 판매하고 있다. 백화점 측은 “한 대에 650만 원, 필터만 30만 원에 이르는 고가 제품이지만 하루 평균 문의 전화가 30통씩 온다”고 말했다. 외출 때 착용하는 황사 마스크 수요도 늘었다. 온라인 쇼핑몰 11번가의 3월(1∼27일) 마스크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68% 늘었다. 황사 마스크를 생산하는 유한킴벌리 측은 “올해는 아직 황사 발생이 없는데도 지난해 황사 발생 때만큼 마스크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 물량을 맞추기 위해 공장을 ‘풀가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세먼지를 잡는다고 알려진 식품도 덩달아 인기다. 온라인 쇼핑몰 옥션에 따르면 이달 1∼27일 브로콜리와 미나리의 판매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134%, 68% 증가했다. 감자(5%), 당근(7%), 상추·깻잎류(36%) 등 다른 신선식품보다 높은 증가율이다. 이진영 옥션 리빙레저실장은 “브로콜리는 호흡기 질환에 좋고, 미나리는 미세먼지로 산성화된 몸을 중화시켜 주는 효능이 있다고 알려지면서 최근 판매가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미세먼지 기피족’들을 겨냥해 미세먼지 방지 기능을 앞세운 아이디어 상품도 인기를 끌고 있다. 콧구멍 속에 필터를 끼워 마스크 대신 사용할 수 있는 ‘코 마스크’, 창문에 붙이면 실내로 유입되는 미세먼지를 걸러 준다는 ‘미세먼지 창문필터’ 등이다. 화장품 업체들도 ‘미세먼지 마케팅’에 나섰다. 머드팩 성분으로 세안 때 미세먼지를 흡착해 내거나, 피부를 보송하고 매끈하게 만들어 먼지가 덜 달라붙도록 하는 기능을 앞세운 제품이 많다. 에이블C&C가 ‘미샤’에서 내놓은 ‘니어스킨 더스트리스’ 라인은 3월(1∼27일) 매출이 전월 같은 기간 대비 2.8배 늘었다. 미샤 관계자는 “마스크를 쓰더라도 얼굴 피부는 공기 중에 그대로 노출되는 만큼 미세먼지 방어 기능이 있는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희 중앙대 교수(경제학부)는 “미세먼지라는 기존에 없던 이슈가 부각되며 새로운 수요가 창출되고 있다. 건강에 직결된 문제인 만큼 다른 소비는 줄이더라도 미세먼지 관련 제품의 소비는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새샘 iamsam@donga.com·박은서 기자}

    • 2017-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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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에서 다시 웃는 ‘K뷰티’… 중국發 사드 역풍 넘는다

    “일본에서는 볼 수 없던 화장품이다.” 한국의 대표적인 중저가 화장품 브랜드인 ‘미샤’는 2015년 일본에 ‘매직쿠션M’을 처음 선보였다. 쿠션은 파운데이션, 선크림 등 베이스 메이크업 제품을 스펀지에 흡수시켜 팩트 용기에 담은 제품으로 2008년 한국에서 처음 개발됐다. 첫해에는 13만5000개가 판매되는 데 그쳤지만 “이전에 없던 특이한 제품이다” “가격에 비해 품질이 좋다”는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같은 해 12월에는 일본 최대 화장품 평가 사이트인 ‘앳코스메’에서 액상 파운데이션 부문 2위에 올랐다. 지난해 200만 개가 넘게 팔리며 ‘빅 히트’를 쳤다. 한국 화장품 업계가 다시 일본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인한 중국의 반한(反韓) 분위기를 극복하고 수출 영토 확장을 위해 26조 원 규모(2015년 기준)의 일본 화장품 시장을 새롭게 공략하기 시작한 것이다. ○ 일본으로 다시 가는 K뷰티 27일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대(對)일본 화장품 수출액은 약 1억8265만 달러(약 2033억 원)로 역대 최고액을 기록했다. 2013년 이후 처음 성장세로 돌아선 것이다. 일본 내수 경기가 살아나고 혐한 기류가 완화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된다. 한국 화장품은 2006년경부터 한류 바람을 타고 일본에 속속 진출했다. 하지만 2012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독도 방문으로 혐한 감정이 커지고 엔화 대비 원화 강세 현상으로 가격 경쟁력이 낮아지는 등 악재가 겹쳤다. 수출액은 2013년부터 감소하기 시작했다. 반전의 계기가 된 것은 아이디어를 앞세운 신개념 제품이었다. 미샤의 또 다른 히트 상품은 입술에 바르면 색깔이 변하는 파란색 립글로스다. 강인규 미샤 해외추진팀 차장은 “일본 유통업체들은 비슷한 제품을 가져가면 ‘이미 잘 팔리는 제품이 있다’며 납품 자체를 거절하는 경우가 많다. 일본의 상품 카테고리에 없던 쿠션으로 시장을 공략하자 소비자들과 유통업체들이 먼저 미샤 제품을 찾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다른 기업도 일본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달팽이 크림’으로 유명한 ‘잇츠스킨’은 올해 2월 도쿄(東京)의 코리아타운인 신오쿠보에 일본 첫 단독 매장을 열었다. 잇츠스킨 측은 “지난해 10∼12월 일본이 전체 수출액의 26.6%를 차지하는 등 중국(31.7%)에 버금가는 매출을 내고 있다. 단독 매장을 통해 일본 소비자들과 접촉을 늘려갈 것”이라고 밝혔다.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업체 코스맥스는 한국 업체로는 처음으로 지난해 11월 일본 화장품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인 시세이도 그룹과 제품 공급 계약을 맺었다. 일본 기업은 해외 ODM 업체에서 제품을 납품받지 않는 것이 관행이었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BB크림, 쿠션 등을 유행시킨 한국은 세계 화장품 트렌드를 이끄는 나라가 됐다. 일본도 한국 화장품을 새롭게 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한류 의존 벗어나 ‘맞춤형’으로 승부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12월 도쿄의 대표적인 젊음의 거리인 하라주쿠에 ‘에뛰드하우스’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었다. 일본 특유의 메이크업 스타일에 맞춰 ‘하라주쿠 룩’으로 이름 지은 화보를 별도로 선보였다. 화사한 피부 표현을 좋아하는 일본 소비자를 위해 라벤더 컬러 쿠션 제품을 선보이는 등 ‘일본 맞춤’ 제품을 내놨다. 에뛰드하우스의 지난해 일본 매출은 전년 대비 34% 증가했다. 일본 특유의 유통 환경에 맞춘 진출 전략을 선보이기도 한다. 일본은 한국과 달리 중저가 화장품은 주로 버라이어티숍(화장품, 생활용품, 가구 등 다양한 품목을 한 매장에서 판매하는 일종의 잡화점)에서 판매된다. LG생활건강은 일본 대형 복합몰 ‘이온몰’을 통해 ‘더페이스샵’ 매장 200여 개를 운영하고 있다. 미샤도 2008년부터 버라이어티숍 위주로 진출했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 손성민 연구원은 “일본 화장품 시장은 글로벌 점유율이 10%에 육박하는 아시아 최대 시장 중 하나지만 그동안 한국 기업이 중국 시장에 집중하면서 일본 시장을 간과한 측면이 있다”며 “현재 일본 취업시장이 활발해지며 20, 30대 구매력이 높아지고 있어 현지화된 제품으로 공략한다면 성공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7-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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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4의 물결…’ 책 돌린 이원준 부회장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 하는 것은 롯데를 책임지고 있는 경영자들에게 가장 큰 화두가 될 것입니다.” 1일 롯데그룹 유통BU(비즈니스유닛)장으로 취임한 이원준 부회장(61·사진)이 최근 각 계열사 대표이사에게 책 ‘제4의 물결이 온다’(최윤식·최현식 저)를 선물하며 변화와 혁신을 강조하고 있다. 유통BU는 2월 롯데그룹 조직 개편으로 처음 생긴 조직이다.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코리아세븐 등 유통 및 소비재 관련 14개 계열사를 총괄한다. 이 부회장이 선물한 ‘제4의…’는 향후 4, 5년 동안 한국과 글로벌 경제가 겪게 될 부침을 각종 통계와 이론 등을 바탕으로 전망하고 있다. 인공지능(AI)이 미래에 갖는 중요성이 강조돼 있다. 이 부회장은 “책을 통해 미래에 대한 통찰과 전략을 엿볼 수 있다”는 추천사와 함께 책을 대표이사들에게 선물했다. 저자인 최윤식 아시아미래인재연구소장을 초청해 4월 7일 각 계열사 대표들이 참석하는 강연회까지 마련했다. 이 부회장은 최근 “유통에는 왕도가 없다. 현장에서 해법을 찾으면 최고의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며 분야별로 계열사 간 협의체도 신설했다. 커뮤니케이션, 경영전략 등 각 계열사의 분야별 실무진이 정기적으로 만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업무 효율을 높이고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 부회장은 취임 뒤 약 10일 동안 서울 각지에 흩어져 있는 14개 계열사를 직접 방문해 업무 보고를 받는 ‘도시락 미팅’도 가졌다. 이 부회장이 변화와 혁신을 강조하는 것은 롯데 유통 부문에 그만큼 ‘새로운 동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유통은 그룹의 핵심 사업부문이지만 최근 실적 악화로 고전하고 있다. 2015년 롯데쇼핑의 영업이익 1조 원대가 처음 무너진 뒤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이 몽니를 부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이라는 악재까지 만난 상황이다. 롯데 관계자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해부터 4차 산업혁명과 AI의 중요성을 꾸준히 강조해 왔다. 이 부회장의 최근 행보는 이 같은 혁신이 현업에 바로 접목될 수 있는 분야가 유통이며, 어느 때보다 경쟁이 치열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7-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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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격호, 롯데쇼핑 대표이사도 물러나

    롯데그룹의 창업주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95·사진)이 롯데쇼핑 대표이사에서 물러났다. 올해로 창립 50년을 맞는 롯데그룹의 ‘신격호 시대’가 완전히 막을 내린 것이다. 롯데쇼핑은 2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영중로 빅마켓 영등포점에서 제47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했다. 19일로 등기이사 임기가 만료된 신 총괄회장이 재선임되지 않으면서 신 총괄회장은 자연스럽게 롯데쇼핑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이날 주총에서는 강희태 롯데백화점 사장이 새로 등기이사로 선임됐다. 주총 직후 열린 이사회에서는 강 사장과 이원준 롯데그룹 유통BU(비즈니스유닛)장(부회장)을 롯데쇼핑 공동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이번 퇴임으로 신 총괄회장이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린 계열사는 롯데자이언츠, 롯데건설, 롯데알미늄만 남았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7-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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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동빈 “새 롯데의 원동력은 임직원”

    “새로운 롯데그룹의 원동력은 임직원들에 달려있다. 최첨단 기술개발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사람이 갖는 가치를 중시해야 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3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2017 롯데 HR(인사관리) 포럼’에 참석해 최근의 산업 환경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인재 육성을 강조했다. 지난해 11월 사장단회의, 올해 신년사에서 꾸준히 강조해온 변화와 혁신을 다시 한 번 언급한 것이다. 특히 올해는 포럼 개최 10회째를 맞아 한국인사조직학회와 공동 개최하고 외부 기업, 대학 등에 행사를 개방해 임직원 700여 명 외에도 외부 인사 100여 명이 참석했다. 롯데 관계자는 “기업문화 개선 및 조직 혁신이 그룹의 화두인 만큼 포럼 규모를 더욱 키우고 외부에도 롯데의 변화를 적극 알리기 위해 행사를 공개했다”고 말했다. 2008년부터 열린 롯데 HR 포럼은 롯데그룹 계열사 인사, 노무, 교육 담당자들이 모여 관련 이슈를 논의하는 자리다. 신 회장도 2011년부터 매년 참석해왔다. 이날 행사에서는 ‘새로운 가치를 위한 HR의 변화’를 주제로 데이브 울리치 미국 미시간대 교수가 특별 강연을 했다. 신 회장은 이날 포럼과 함께 열린 ‘롯데 딴짓 프로젝트’ 전시회에도 참석했다. 지난해부터 추진돼온 롯데 기업문화개선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롯데 임직원들이 ‘롯데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를 주제로 만든 다양한 미술 작품을 전시하는 행사다. ‘밸류챔피언 어워드’ 시상도 진행돼 롯데케미칼의 ‘우즈벡 수르길 프로젝트’가 대상을 수상했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7-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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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침대에서 젓가락까지… 호텔에서 만들어 팔아요

    여행지에서 묵은 호텔에서 몸을 포근하게 감싸던 샤워 가운, 머리를 누이기만 해도 ‘꿀잠’을 선사하던 푹신한 베개…. 여행에서 돌아와도 생각나는 ‘그 호텔 그 물건’을 가질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호텔업계는 최근 이런 수요에 답을 내놓기 시작했다. ‘호텔에서 만들었다’는 것을 앞세운 호텔 자체 브랜드(PB·Private Brand) 상품을 속속 선보이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품목이 호텔 객실에서 가장 큰 면적을 차지하고, 가장 오랜 시간 사용하는 침대와 침구다. 롯데호텔과 웨스틴조선호텔은 2013년부터 각각 침구 및 매트리스 PB인 ‘해온’과 ‘헤븐리’를 판매하고 있다. 이 중 ‘헤븐리’는 풀 세트를 구매할 경우 호텔 직원이 직접 집까지 배송하고 호텔처럼 세팅하는 ‘케어 서비스’를 제공해 입소문을 탔다.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매출이 200% 늘어나는 등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헤븐리’가 성공적으로 안착하자 지난해 9월에는 아예 호텔 자체 온라인 쇼핑몰을 구축하고 침구류는 물론이고 타월, 화장품, 꽃바구니까지 판매하고 있다. 더플라자도 지난해 자체 브랜드 ‘P 컬렉션’을 론칭하고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1월 더플라자의 객실에 사용하는 향기인 유칼립투스향을 바탕으로 한 디퓨저를 선보여 1년 만에 1500개를 판매했다. 호텔 객실에 비치된 것과 같은 품질의 호텔 가운, 더플라자 내 일식당 ‘무라사키’에서 사용하는 자작나무 수공예 젓가락도 PB 상품으로 잇달아 내놨다. 더플라자 관계자는 “모두 5만 원에서 10만 원대 초반 가격대다.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호텔에 온 기분’을 낼 수 있다는 점이 고객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호텔 PB가 인기를 끌자 외부 업체와 협업해 PB 제품을 외부 유통망으로까지 확대하는 곳도 등장했다. 워커힐은 3월부터 청정원과 함께 개발한 ‘청정원 워커힐호텔 장향양념’을 판매하고 있다. 워커힐호텔은 물론이고 롯데 신세계 현대 등 주요 백화점에서도 판매된다. 장향양념은 2013년 12월 특급호텔 최초로 독자적인 소스 제조법으로 특허를 받기도 한 양념이다. 원래는 호텔 내 숯불갈비 전문점인 ‘명월관’에서 조리된 음식으로만 맛볼 수 있었다. 워커힐은 이 외에도 연구개발(R&D) 부서를 별도로 두고 초콜릿, 김치, 보양음식 등 다양한 식품 PB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앞으로도 호텔 PB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호텔 입장에서도 새로운 고객을 끌어들이는 창구가 되기 때문이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최근 2, 3년 사이 호텔 수가 많이 늘어난 데다 2015년 메르스 사태와 2016년 청탁금지법(김영란법) 시행 등을 겪으며 경쟁이 치열해져 각 호텔이 더욱 넓은 고객층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호텔 PB 상품은 호텔 브랜드를 대중적으로 홍보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7-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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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유경 사장 ‘미래 비전 실험’ 연착륙

    정유경 신세계백화점부문 총괄사장(45·사진)이 진두지휘해 지난해 12월 문을 연 대구 신세계백화점이 개장 100일 만에 방문객 1000만 명을 돌파한 것으로 추산됐다. 신세계백화점은 “대구 신세계백화점 구매 고객 수가 15일 500만 명을 돌파해 총 방문객 수가 100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고 22일 밝혔다. 백화점업계에서는 별도의 집계 시스템을 갖추지 않은 매장의 방문객 수를 구매 고객 수의 2배 혹은 3배로 추산한다. 보수적으로 2배로만 추산해도 1000만 명을 넘겼다는 설명이다. 또 구매 고객 중 대구 외 지역 고객의 비율이 절반을 넘긴 것으로 집계됐다. 신세계백화점은 동대구복합환승센터라는 지리적 특성을 활용해 ‘전국구 백화점’을 지향하고 있다. 대구 지역만 백화점 매출이 늘어나는 현상도 벌어졌다. 지난해 12월 대구 지역 백화점 판매액은 9.4% 증가했고 1월에는 12.4% 늘어났다. 전국 백화점 판매액이 지난해 12월 0.5% 증가, 1월 2.5% 감소한 것과 대비된다. 대구신세계는 백화점의 미래에 대한 정 사장의 비전을 구현한 곳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정 사장은 당시 개장식에 공식 석상으로는 처음 모습을 드러내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백화점 9층에 대형 아쿠아리움을 만들고, 브랜드 간 경계를 없앤 화장품 편집매장 ‘시코르’ 등 기존 백화점에 없던 체험 공간을 갖춰 가족 단위, 여성 고객을 공략했다. 대규모 상품 판매 행사 대신 피아니스트 백건우 씨, 유니버설발레단 등을 초청한 문화 공연을 적극 개최했다. 신세계백화점 측은 “지난해 12월 ‘구치’를 시작으로 럭셔리 브랜드 매장이 잇달아 문을 열면서 고객당 구매액이 30% 증가하는 등 개점 초 매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개점 1년 매출 목표 6000억 원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신세계는 26일까지 구매액의 5%만큼 상품권을 증정하고 아쿠아리움 주중 입장권을 20% 할인하는 등 개점 100일 기념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피아니스트 유키 구라모토, 가수 성시경 등의 공연도 연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7-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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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뚝 솟은 수직도시… 120층엔 야외 테라스

    롯데그룹의 숙원 사업이었던 롯데월드타워가 다음 달 3일 정식 개장한다. 6년 3개월의 공사 기간 동안 총 4조2000억 원이 투입된 대규모 프로젝트다. 박현철 롯데물산 대표이사(부사장)는 21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1층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롯데월드타워가 대한민국 관광산업을 한 차원 끌어올리는 엔진으로 우뚝 서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월드타워는 “언제까지 고궁만 보여줄 수는 없다. 세계적 명소가 있어야 한다”는 신격호 총괄회장의 의지에 따라 추진됐다. 1987년 서울시로부터 현재의 롯데월드타워 부지를 구입한 지 30년 만에 마무리됐다. 높이 555m(지하 6층∼지상 123층)의 초고층 빌딩 공사 과정은 험난했다. 1998년 건축허가를 받았지만 건축 높이 제한에 걸려 한동안 공사가 중단됐다. 서울공항 비행기 이착륙 항로에 장애가 될 수 있다는 이유였다. 결국 부지 선정 23년 뒤인 2010년 6월 서울시 건축심의를 통과하면서 겨우 첫 삽을 뜰 수 있었다. 롯데월드타워 1∼12층은 금융센터, 메디컬센터, 피트니스센터, 갤러리 등으로 구성된 ‘포디움’, 14∼38층은 사무실 공간으로 구성된다. 42∼71층에는 호텔식 서비스를 제공하는 고급 주거공간인 ‘시그니엘 레지던스’가 들어선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2016년 개인 자격으로 70, 71층의 복층 레지던스를 분양받았다. 레지던스 분양가는 3.3m²(약 1평)당 7000만 원 선이다. 76∼101층은 롯데호텔의 6성급 브랜드인 ‘시그니엘 서울’이 쓴다. 최고급 객실인 로열스위트는 1박 요금이 2000만 원에 이른다. 최상부인 117∼123층은 전망대 ‘서울스카이’가 운영된다. 바닥을 투명하게 만든 118층 ‘스카이덱’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유리바닥 전망대로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120층 ‘스카이테라스’에서는 야외에서 직접 바람을 맞으며 전망을 즐길 수 있다. 최상층인 123층에는 라운지바인 ‘123라운지’가 운영된다. 개장 전날인 다음 달 2일에는 전야제 행사가 열린다. 롯데물산은 오후 9시부터 11분 동안 약 3만 발의 폭죽을 쏘아 올려 화려한 불꽃쇼를 연출할 계획이다. 롯데물산 관계자는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국민들에게 화합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한 행사”라고 설명했다. 폭죽과 함께 롯데월드타워 자체 조명도 활용해 타워 주변뿐만 아니라 서울 전역에서 불꽃쇼를 관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14년 롯데월드몰 개장 당시부터 발목을 잡았던 안전 논란은 이번 정식 개장을 앞두고도 부각됐다. 19일 오후 임직원 대상 초청 행사 중 서울스카이 엘리베이터가 멈추는 사고가 났다. 이 때문에 서울스카이 운영 시작 일자가 당초 22일에서 롯데월드타워 정식 개장일로 10여 일 미뤄졌다. 금영민 롯데물산 기술안전부문장은 “엘리베이터 자체가 아니라 엘리베이터 바깥쪽 도어의 센서 민감도가 높아 오작동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밀검사를 진행한 뒤 안전하게 운행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후폭풍으로 중국 관광객 감소가 가시화하면서 레지던스 분양률이나 호텔 예약률이 저조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정호석 롯데물산 기획개발부문장은 “사드 영향이 없지는 않겠지만 오픈 전부터 미국, 중동, 대만 등 지역 다변화 전략을 수립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레지던스와 사무실 공간의 경우 3월 중순부터 본계약을 체결하기 시작해 전체 계획에는 차질이 없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7-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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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면세점 매출 3월 셋째 주말 20~35% 줄어

    “이제부터가 진짜 ‘절벽’인가 싶습니다.” 21일 국내 면세점업계가 받아 든 주말 성적표는 처참했다. 중국 정부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반도 배치에 대한 보복으로 15일부터 자국 여행사의 한국 여행상품 판매 금지 조치를 시작한 뒤 첫 주말이었다. 롯데면세점은 18, 19일 이틀 동안 전체 매출이 지난해 3월 셋째 주 주말(19, 20일)에 비해 약 25% 감소했다. 특히 중국인 매출은 30% 줄었다. 같은 기간 신라면세점의 중국인 매출은 전년 대비 20% 이상 줄었다. 갤러리아면세점은 15∼20일 하루 평균 매출이 1∼14일 하루 평균 매출보다 20∼30% 감소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신세계면세점 매출도 전월 평균 대비 최대 35% 떨어졌다. 한국 관광 금지 조치가 발표된 이후 처음으로 매출이 감소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그간 우려해온 중국인 관광객 절벽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18, 19일은 아직 15일에 입국한 관광객이 출국하기 전 주말인데도 감소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앞으로가 더 문제”라고 말했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특정 면세점 브랜드를 기피하는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주부터 인천국제공항 면세품 인도장에서 원하는 고객에게 롯데면세점 로고가 새겨지지 않은 쇼핑백을 나눠주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자국 여론을 의식해 롯데 로고가 박힌 쇼핑백을 들고 귀국하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면세점 관계자는 “중국인 고객들이 면세품을 인도받은 뒤 다른 면세점 쇼핑백을 구해 바꿔 가는 경우가 많아 아예 로고가 없는 쇼핑백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면세업계는 중국인 관광객 급감을 대체할 소비층을 찾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우선적으로 내국인 관광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각종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롯데면세점은 퇴근 뒤 면세점을 찾는 내국인 고객을 위해 심야 시간대 방문 고객에게 적립금을 추가로 주고 있다. HDC신라면세점은 명품 브랜드 매장을 미리 온라인이나 전화로 예약한 뒤 방문하는 내국인 고객에게 브랜드별로 15∼40% 할인 혜택을 주는 예약 서비스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일본과 동남아시아 등 관광객 국적 다변화를 위한 상품 발굴에도 주력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2월부터 일본인 관광객 수는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 1월 일본인 관광객은 전년 동기 대비 13.1% 늘었다. 신라면세점은 올 1월 일본 온라인 여행사인 ‘라쿠텐 트래블’과 제휴를 맺고 일본인 개별관광객 유치에 적극 뛰어들었다. 동남아 취항 항공사와 양해각서(MOU) 체결도 추진 중이다. 21일 신세계면세점은 남이섬과 업무 협약을 맺고 동남아와 무슬림 개별 관광객 유치에 힘쓰겠다고 밝혔다.이새샘 iamsam@donga.com·박은서 기자}

    • 2017-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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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경배 “美-중동에 매장… 올해가 새 전환점”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54)이 18일로 취임 20주년을 맞았다. 서 회장은 20일 “아모레퍼시픽은 1945년 창업했지만 20년 전 다시 태어난 것이나 다름없다. 당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이 있었고, 그 결과 현재의 아모레퍼시픽으로 도약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또 “태평양 너머를 꿈꾼 창업정신을 계승하고, 현재의 여러 위기를 극복해 나가겠다”고 아모레퍼시픽그룹을 통해 밝혔다. 올해 신년사에서 경영 방침을 ‘처음처럼(Back to Basics)’으로 정한 것처럼 다시 한 번 초심을 강조한 것이다.○ “아모레퍼시픽은 20년 전 다시 태어난 회사” 1987년 태평양화학에 과장급 직원으로 입사한 서 회장은 입사 10년 만인 1996년 3월 18일 당시 태평양의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했다. 서 회장이 회사를 이끌기 시작한 1990년대 후반은 태평양증권, 태평양전자 등 계열사를 순차적으로 매각하는 등 회사가 전환점을 맞이하던 시기였다. 국내 화장품 산업이 수입 화장품에 밀려 사양산업으로 꼽히던 시절이었지만 서 회장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기업의 출발점이었던 화장품 산업에 매진했다. 레티놀 성분의 기능성 화장품을 앞세운 ‘아이오페’, 한방 화장품 연구의 결과물인 ‘설화수’ 등이 잇달아 히트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화장품 기업으로 거듭났다. 이 같은 성과를 기반으로 1996년 6462억 원이었던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연 매출은 2016년 6조6976억 원으로 약 10배로 성장했다. 영업이익 역시 약 21배로 증가해 지난해 처음 영업이익 1조 원 클럽에 들었다.○ 20년 동안 수출 181배 규모 성장 글로벌 사업 확대는 서 회장의 가장 큰 성과로 꼽힌다. 1996년 당시 94억 원이었던 수출액은 2016년 글로벌 사업 매출액 1조6968억 원을 기록하며 약 181배 규모로 성장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다시 한 번 전환점을 맞이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모레퍼시픽은 올 11월경 서울 용산의 옛 사옥 부지에 지상 22층, 지하 7층 규모 통합 신사옥을 완공한다. 14일에는 경기도 및 용인시와 업무협약을 맺고 기반시설 비용으로만 1630억 원을 투자해 2020년까지 기존 연구시설인 ‘성지관’과 ‘미지움’을 확장해 뷰티산업단지를 조성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또 기존의 글로벌 성장을 이끌었던 중화권 외 동남아시아와 미주, 중동 등으로 수출 영토 확장에도 나선다. 동남아시아 각 지역에 매장을 확대하는 한편 올해 여름에는 ‘에뛰드하우스’ 매장을 중동에, 하반기에는 ‘이니스프리’ 매장을 미주 지역에 열 예정이다.○ 20주년 기념식 대신 경영 철학 담은 책 펴내 아모레퍼시픽그룹은 별도의 취임 20주년 행사를 여는 대신 2월 서 회장의 경영 철학을 담은 책 ‘멀리 보려면 높이 날아라’(사진)를 출간했다. 책 속에는 서 회장의 어린 시절부터 클래식 음악과 독서를 즐기는 서 회장의 개인적인 면모, 서 회장이 아모레퍼시픽을 어떻게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켰는지 다양한 일화까지 담겨 있다. 책 말미에는 문학, 미술, 경영, 자기계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서 회장이 추천하는 책 목록을 담아 꿈을 찾는 청년들을 위한 길잡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했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7-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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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트 크기에 딱 맞춘 상자로… 감동까지 배달

    직장인 한송이 씨(34)는 1월 초 퇴근길에 현관문 앞에 놓인 커다란 상자를 보고 깜짝 놀랐다. 흡사 강아지 집으로 여겨질 만큼 컸기 때문이다. 알고 보니 자신이 여성복업체 한섬의 온라인몰 ‘더한섬닷컴’에서 주문한 코트였다. 상자를 열어 보니 코트의 실제 크기에 맞춰 제작한 상자에 옷걸이를 설치하고 포장재를 가득 채워 놓았다. 옷이 구겨지지 않도록 한 장치였다. 한 씨는 “꼼꼼하게 포장돼 있어 대우받는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최근 국내 유통업체들이 배송 서비스의 고급화 경쟁에 나서고 있다. 배송 서비스의 경쟁 포인트는 무료 배송으로 대변되는 가격 경쟁이나 당일 혹은 익일(다음 날) 배송이라는 속도 경쟁뿐이었다. 이제는 고객들의 기분까지 배려하는 수준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 고가일수록 고급스럽게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택배 서비스 고급화 경쟁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온라인 쇼핑몰을 직접 운영하는 패션업체들이다. 니트 하나에 수십만 원씩 가격표가 붙는 고가 제품들의 경우 온라인몰이라 해도 백화점과 유사한 고품질 서비스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더한섬닷컴은 제품을 배송할 때 6가지 규격의 상자를 이용한다. 제품 크기에 딱 맞추기 위해서다. 선물 포장처럼 안쪽과 바깥쪽 상자를 다른 재질로 만들고 리본까지 묶어 배송한다. 지난해 11월에는 고객 대상으로 현재 택배 서비스에 만족하는지 설문조사도 진행했다. 고객들은 ‘꼼꼼한 포장은 좋지만 좀 더 실용적이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많이 보내왔다. 더한섬닷컴은 이 결과를 반영해 올해 2월부터는 택배 상자 크기를 이전의 3분의 2 정도로 줄였다. 좀 더 가벼운 재질의 상자도 개발 중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에서 운영하는 온라인몰 ‘SI빌리지닷컴’도 별도로 제작한 박스를 사용하고 있다. 10만 원 이상 제품을 구입할 경우 비닐이 아니라 더스트백(천으로 된 의류 및 가방 보관용 주머니)에 넣어 보내준다. 제품을 구입해줘서 감사하다는 내용이 적힌 ‘감사 카드’도 동봉한다. 여유정 한섬 온라인비즈니스팀장은 “최근에는 고가의 명품 브랜드 제품을 해외 직구로 구매하는 고객이 많아져 배송 서비스에 대한 눈높이가 높다”고 말했다. 그는 “제품을 받아보는 순간의 만족도는 포장과 서비스의 질이 결정한다”고 덧붙였다. 실제 ‘매치스닷컴’ ‘마이테레사닷컴’ 등 해외 패션 온라인몰 중에는 선물 포장은 물론이고 손으로 직접 쓴 감사 카드를 함께 보내는 곳도 있다. ○ 빠른 배송은 기본, 만족도가 중요 서비스 고급화 움직임이 패션 분야에서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마트는 지난해부터 온라인몰 주문 고객에게 ‘안녕히 다녀오셨어요?’라는 문구를 넣은 봉투에 제품을 담아 배송하고 있다. 퇴근하고 문 앞에 놓인 택배를 보게 될 고객의 기분을 고려한 아이디어다. GS홈쇼핑은 홈쇼핑과 자사 온라인몰 GS샵 고객을 대상으로 특정 지역을 맡는 전담배송원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동일한 택배기사가 항상 방문하도록 해 고객과 친밀도를 높이기 위한 전략이다. 고객으로서는 집에 없을 때 택배를 보관할 장소를 매번 설명해야 하는 수고도 덜 수 있다. 전담배송원은 GS홈쇼핑이 직접 판매하는 것이 아닌 GS샵에 입점한 협력업체 제품까지 배달을 책임진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배송은 고객과 직접 만나는 유일한 접점이면서 만족도에 즉각적 영향을 끼치는 서비스이기 때문에 고급화 경쟁이 일어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7-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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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테슬라 1호 매장 첫 고객 정용진 “모델X 샀어요”

    15일 오전 9시 반 경기 하남시 스타필드하남 2층. 개장 시간 전이어서 한산한 쇼핑몰에 취재진 50여 명이 몰렸다. 이날 오전 10시 처음으로 문을 여는 테슬라 한국 1호 매장 때문이다. 미국의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한국 진출은 국내 자동차 업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개장 후 스타필드하남을 찾은 소비자들은 테슬라의 모델S 90D를 보고 신기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車 아닌 전자기기 매장 같은 분위기 1호 매장에는 한국 판매를 시작한 모델S 90D 빨간색과 하얀색이 1대씩 전시돼 있었다. 조수석 문에 손을 갖다 대니 안에 숨어 있던 손잡이가 스르륵 튀어나왔다. 내부 센터페시아는 17인치 터치스크린이 자리 잡고 있었다. 대부분의 편의기능을 터치스크린으로 조작하는 방식이었다. 매장에는 모델 S의 바퀴와 배터리 적재함, 모터 등으로 이뤄진 차체의 하부도 전시해 놓았다. 매장 직원은 “아직 한국에 들여오지 않은 모델S 100D는 여기에 배터리셀이 가득 들어간다. 90D는 셀 하나가 덜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벽에는 터치스크린 방식의 대형 TV 2대가 걸려 있었다. 화면을 손가락으로 누르면 모델S 90D의 연료소비효율, 주행거리, 예상 전기요금, 날씨나 도로 환경에 따라 주행할 수 있는 거리 등의 정보가 나타났다. 기존 국내 자동차 판매 매장에서는 볼 수 없는 방식이었다. 자동차 매장이라기보다는 스마트폰이나 첨단 전자기기 매장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모델X·모델3도 내년까지 출시 이날 매장을 찾은 첫 손님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었다. 정 부회장은 예고 없이 개장 1시간 전인 오전 9시경 ‘깜짝 방문’해 모델S 90D를 살펴봤다. 마침 매장을 점검하던 니콜라스 빌리저 테슬라 아시아태평양담당 부사장과 20분간 담소를 나눴다. 지난주까지 독일 유통박람회 등 해외 일정을 마치고 난 뒤 국내 첫 외부 일정이었다. 정 부회장은 빌리저 부사장이 미국 패션브랜드 코치의 아시아담당 대표로 있었을 때 친분을 쌓았다. 이미 모델S 국내 출시 전 개인적으로 미국에서 1대를 구입해 들여온 적이 있는 정 부회장은 테슬라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X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전 10시 개장 시간. 일반 소비자들이 매장에 들어와 차를 구경했다. 모델S 90D 실물 앞에서 “이렇게 생긴 차는 처음 봤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직원들은 소비자들에게 전기차의 장점을 세세하게 설명했다. 한 직원은 “기존 내연기관 차는 교체할 것도 많고 유지비도 많이 들지만 전기차는 다르다. 모델S는 워셔액, 브레이크 페달, 와이퍼, 타이어 정도가 소모품”이라고 말했다. 관심이 많은 배터리 문제에 대한 설명도 있었다. 매장 직원은 “테슬라에 탑재된 배터리셀의 수명은 약 15년이기 때문에 수명 걱정은 크게 하지 않아도 된다. 미국에서도 아직 수명이 다해 교체한 사례는 없다”고 말했다. 모델S 90D 2대를 이용한 고객 시승도 이날부터 시작됐다. 테슬라는 시승 예약을 한 고객들부터 순차적으로 시승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테슬라는 다른 모델도 곧 한국에 출시할 예정이다. 테슬라코리아 관계자는 “모델X는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미국 판매 가격이 3만5000달러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모델3는 내년에 한국 판매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하남=이은택 nabi@donga.com / 이새샘 기자}

    • 2017-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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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축구장 73개 넓이 뷰티산단… 아모레퍼시픽, 용인에 조성

    아모레퍼시픽이 2020년까지 경기 용인시 일대에 축구장 약 73개 넓이의 뷰티산업단지를 조성한다. 아모레퍼시픽은 14일 경기도 및 용인시와 ‘용인 뷰티산업단지 투자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날 오전 10시 진행된 체결식에는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남경필 경기도지사, 정찬민 용인시장이 참석했다. 용인 뷰티산업단지는 경기 용인시 기흥구 보라동, 처인구 이동면 일대 총 52만4000m²(약 15만8510평) 부지에 건립된다. 2020년 준공을 목표로 2018년 착공한다. 부지 조성 및 기반시설 비용으로 1630억 원이 투입된다. 아모레퍼시픽은 1992년 용인시 기흥구 보라동에 제1연구동인 성지관, 2010년 제2연구동인 미지움을 준공한 바 있다. 이번 뷰티산업단지는 기존 연구시설을 확장해 건립한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7-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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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Q매거진]韓 셰프, 미쉐린 가이드 프랑스 편서 ‘☆’을 따다

    1년 전, 세계적으로 권위를 인정받는 미식 평가서 ‘미쉐린 가이드’의 프랑스 편에 한국인 셰프가 별을 받으며 화제를 일으켰다. 한국인이 프렌치 레스토랑으로, 그것도 본토인 프랑스에서 별을 받은 건 처음이었다. 올해 2월, 2017년 가이드가 다시 발표됐고 셰프는 별 하나를 유지하며 한 번의 행운이 아닌, 프랑스가 주목하는 차세대 기대주로 자리를 굳혔다. 주인공인 이영훈 셰프를 프랑스 리옹에 있는 그의 레스토랑 ‘르 파스탕(LE PASSE TEMPS)’에서 만났다. 레스토랑에 들어섰을 때 셰프는 마침 스태프 식사를 막 끝내고 런치 서비스를 준비하려던 찰나였다. 넓지 않지만 장식이 절제되어 정갈하고 모던한 공간. 밝고 따스한 색깔의 나무 테이블 사이로 셰프가 인사를 건네왔다. 프랑스 현지에서 프렌치 요리로 미쉐린 스타를, 그것도 ‘한국인 최초’라는 수식어를 거머쥔 주인공은 시원시원하면서도 유쾌한 어조를 가지고 있었다. 반짝반짝 힘이 있는 눈빛을 마주하며 ‘르 파스탕’ 얘기부터 시작했다. ‘르 파스탕’은 이영훈 셰프의 첫 레스토랑이다. 한국에서 나고 자라고 한국관광대 호텔조리과를 졸업한 그는 리옹의 폴 보퀴즈 요리학교(폴 보퀴즈 셰프가 자신의 이름을 본떠 설립한 요리학교)로 유학을 온 것이 해외 경험의 시작이었다. 졸업 후 약 1년간의 준비 기간을 거쳐 2014년 4월에 레스토랑을 오픈했다. 2016년 2월에 미쉐린 스타를 획득했으니 오픈하고 1년 남짓 만에 평가단으로부터 인정을 받은 셈이다. ―‘르 파스탕’이라는 이름의 의미는…. “프랑스어로 ‘기분전환’이라는 의미이다. 음식으로 기분전환을 할 수 있는 장소가 되자는 뜻에서 그렇게 지었다.” ―다른 오너 셰프 밑에서 수련한 기간이나 해외 경험이 비교적 짧은 편이다. 학교 졸업 후 곧바로 자신의 레스토랑을 오픈한 계기는 무엇인가. “폴 보퀴즈 요리학교를 다니면서 폴 보퀴즈 레스토랑(미쉐린 별 3개를 유지하고 있는 리옹의 대표적인 레스토랑)에서 스타주(수련 요리사)를 병행했는데, 10년 넘게 근무한 수 셰프가 알자스 지방의 잘 알려지지 않은 호텔 레스토랑으로 이직하는 것을 보면서 나의 10년 뒤, 20년 뒤를 상상하게 됐다. 또 유럽에서 일본인 셰프의 프렌치 레스토랑이 인정받는 것을 보고 틈틈이 찾아가 맛을 보았는데, 한국인으로서도 도전하고 싶은 자극을 받았다.” ―낯선 이국 도시에서 첫 레스토랑을 오픈했다. 힘들었을 텐데…. “솔직히 ‘도전하라’고 권장하지는 못하겠다. 그만큼 쉽지 않았다. 한국인과의 교류나 이해도가 낮은 점도 극복해야 할 도전 과제 중 하나다.” 음식 산업으로는 ‘유럽의 수도’라고 불릴 정도로 리옹은 미식의 도시로 불린다. 프랑스 요리의 아버지, 살아 있는 전설, 키친의 교황 등 수식어만으로도 존재감이 남다른 전설적인 셰프 폴 보퀴즈를 낳은 도시이며 레스토랑 개수만도 2800여 개에 달한다. 이 중 70% 이상이 자체 브랜드를 내걸고 영업하고 있으며, 프랜차이즈 비중은 30%에도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2016년 미쉐린 스타를 받은 레스토랑은 17곳(3개 1곳, 2개 2곳, 1개 14곳)으로 그만큼 경쟁이 치열한 도시다. ―리옹을 선택한 이유는…. “유학을 와서 몇 년 있었던 곳이니만큼 시장도 잘 알고, 익숙한 도시라는 이유가 크다. 리옹이 미식의 도시라고는 하나 클래식한 편이다. 그만큼 변화가 필요한 시기라고 판단해 이곳에 새로운 변화를 던져보자고 생각했다.” ―솔직히 말해 달라. 학교에서도 요리 성적이 좋았나. ‘맛’에 대한 감각이 좋다거나 소질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 편이었나. “솔직히 말하겠다. 학교의 실습 평가에서 1등을 놓쳐본 적이 별로 없다. ‘맛’에 대한 기억이나 감각이 좋은 편이다. 음식의 간에 대해서도 많이 예민하다. 한 번만 맛보면 같은 맛을 잘 따라 한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프랑스에 와서 살면서 배운 음식이나, 다른 레스토랑에서 경험한 것들이 내가 가진 장점과 어우러져 좋은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2800개 레스토랑 중 새로운 또 하나의 레스토랑으로 도전할 때 콘셉트에 대한 고민이 많았겠다. “리옹 사람들은 리옹이 최고라고 생각한다. 파리보다 역사 깊은 미식 도시라는 자부심이 크다. 그만큼 미쉐린을 떠나서 유명한 레스토랑이 많다. 그래서 클래식한 요리로 도전할 필요는 못 느꼈다. 리옹 사람들도 리옹 음식은 조금 ‘무겁다’라고 표현하는데, 그래서 가벼움을 가미한 요리를 선보이고 싶었다. 이 점을 손님들이 알아준 것 같다. 내가 한국 사람이다 보니 아무래도 ‘맛’의 요소에 한국적인 면이 없지 않은데, 이런 특징이 맛보는 이들에게 ‘긍정적’으로 전달된 점이 중요하다고 본다. 이를테면 신맛이 나는데 그동안 경험해보지 못한 신맛에 사람들이 반응하기 시작했다. ‘이것은 어떻게 낸 신맛일까? 무엇을 썼을까?’ 하며 손님들이 궁금해하고 재미있어 한다. ‘정통이 아니다’가 아니라 ‘다르다’는 좋은 변화로 받아들였다.” ―‘한국적인 면이 없지 않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예를 든다면…. “시그니처 요리인 ‘멸치육수와 푸아그라’가 대표적이다. 팬에 구운 푸아그라 요리에 간장으로 맛을 낸 멸치육수를 부어 먹는 요리다. 김가루도 들어간다. 간을 맞추는 식재료로 간장을 즐겨 사용한다. 프랑스에서는 원래 소금 간 대신 재료 자체의 짠맛을 선호하는데, 나는 간장의 짠맛을 즐겨 가미한다. 처음부터 한국적인 요소를 많이 넣기보다는 하나 정도 보여주자는 생각이었는데 그 결과 탄생한 요리다. 지금 또 새로운 것을 구상 중이다. 이렇게 하나씩 새롭게 보여주다 보면 나중에는 한국적인 요소가 많이 가미된 코스 메뉴 하나를 따로 만들어서 선보일 수 있을 것 같다.” ―한국인과 프랑스인의 미각이 다른데 그들이 좋아할 맛의 밸런스를 얻기까지 시행착오는 없었나.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만한 음식의 간을 결정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고 불가능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만의 기준으로 모든 간이나 맛의 밸런스를 맞추고 있다. 그냥 나 자신을 믿고 가야 하지 않을까….” ‘르 파스탕’의 스태프는 총 8명. 1명을 제외하고 모두 한국인이다. ‘우리끼리 뭔가를 보여주자’는 각오가 있었다고 한다. 이국 땅 낯선 도시에서 경험도 없던 셰프가 한국인으로만 구성한 팀과 도전에 나선다는 것. 웬만한 자신감이 아니면 흉내도 내기 어려울 일이다. 당찬 셰프에게 ‘보상’처럼 미쉐린 별 하나가 주어졌고, 1년 후인 올해 미쉐린 스타 발표에서도 그 위상을 유지하는 쾌거를 이뤘다. ―지난 1년간 심리적 압박감은 없었는지…. “지난해 처음 받을 때에는 한 번 받았으니 그걸로 만족하자고 스스로를 다독였다. 기쁘면서도 걱정이 많았다면 올해는 손님들로부터 ‘르 파스탕, 잘한다. 가치가 충분하다’라는 말을 듣기 위해 더 노력해야겠다는 각오를 다지게 된다.” ―미쉐린 스타에 대한 현지 반응은 어땠나. “이렇게 관심이 높은지 나도 미처 몰랐다. 지난해 2월 1일에 발표가 났다. 2일에 출근을 하는데 동네 할아버지가 아침에 뉴스에서 봤다면서 다가와 축하 인사를 건네 왔다. 알랭 뒤카스, 장 프랑수아 피에주 등 2스타, 3스타 셰프들에게서도 축하 카드를 많이 받았다. 1스타를 받은 경험이 있는 인근 셰프들로부터는 진심 어린 격려도 많이 들었다. 스타를 못 받을 때의 충격에 굴하지 말고 하던 것을 그냥 열심히 하라, 너무 힘들게 애쓰지 말고 지금처럼 하라는 좋은 격려였다. 그들이 존중하는 미식 문화의 일원으로 환영받는 기분이었다.” 셰프를 인터뷰하던 날은, 마침 리옹에서 2년에 한 번씩 열리는 요리대회 ‘보퀴즈 도르’를 막 마친 시점이었다. 이영훈 셰프는 보퀴즈 도르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인 ‘전야제 디너’에서 카나페를 의뢰받아 요리했다. 전 세계의 내로라하는 셰프 180여 명이 한자리에 모여 각 코스를 여러 명이 맡아 요리하는 방식이다. 이런 시간을 통해 대선배부터 새로운 후배까지 서로를 위해 요리를 준비하고, 식사를 즐기며 전통과 관계를 다져간다. 그 안에 이제 갓 막내로 일원이 된 이영훈 셰프가 있었다. 어느새 런치 서비스 시간이 훌쩍 다가왔다. 셰프는 못다 한 얘기를 뒤로 하고 서둘러 한국어가 들려오는 주방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도전에 대한 책임, 관심에 대한 각오. 이런 것들로 매일이 분주할 테지만 이영훈 셰프에게는 이미 여러 가지 소망이 있었다. 한국에도 새로운 레스토랑을 열고 싶고, 리옹이 아닌 파리에서도 열고 싶고, 지금의 요리 가격보다 저렴하게 낮춰 동네 분들이 편하게 즐길 수 있는 동네 식당도 열고 싶다고…. 셰프의 유쾌하고 시원한 말투와 반짝이는 눈빛처럼 그의 소망이 시원하게 이루어지고 반짝이는 맛으로 세계와 소통하기를 희망한다.박홍인 바앤다이닝 편집장}

    • 2017-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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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친 선물사며 덤으로 ‘셀프 선물’ 사는 남성들

    화이트데이(3월 14일)를 앞둔 주말 남성 화장품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CJ올리브네트웍스의 드러그스토어 올리브영은 화이트데이를 앞둔 주말인 11, 12일 남성 화장품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5% 증가했다고 13일 밝혔다. 올리브영은 “여자친구 선물을 사기 위해 매장을 들렀던 남성 고객들이 본인의 화장품을 덤으로 구매하는 ‘셀프 선물’을 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도 파운데이션과 보디미스트 등 데이트 때 외모를 가꾸기 위한 제품의 매출이 늘었다. 쿠션형 파운데이션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4배, 보디미스트는 약 10배 신장했다. 스킨, 로션을 합친 올인원 제품도 매출이 약 2배 증가했다. 남성 고객들이 화이트데이에 씀씀이가 커진다는 점을 겨냥한 프로모션도 진행하고 있다. 올리브영은 14일까지 남성을 겨냥한 ‘츤데레 기프트’ 이벤트를 진행한다. ‘츤데레’는 겉으로는 퉁명스럽지만 무심한 듯 잘 챙겨준다는 일본어다. 남성 화장품 4종과 일부 초콜릿 제품을 50% 할인해 판매한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7-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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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Q매거진]단순히 음식 담는 용기? 나만의 개성있는 아이템!

    최근 몇 년 새 먹는 행위가 엔터테인먼트의 일종으로 부각되기 시작했다. TV와 온라인으로 ‘쿡방’(요리 방송)과 ‘먹방’(먹는 방송)을 본다. 집에서는 혼자 먹더라도 직접 요리한 ‘집밥’을 손수 차리고,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에서 외식을 할 때는 열심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후기를 남긴다. 여기서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식탁을 찍은 사진. 사진의 주인공은 음식이지만, 사실 사진의 분위기를 좌우하는 것은 바로 그릇과 식탁 스타일링이다. 그래서인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그릇스타그램’이라는 해시태그를 보는 것은 매우 흔한 일이 됐다. 경험과 체험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특정 물건을 소유하기보다는 라이프스타일 자체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밀레니얼 세대에게도 매일 먹는 밥상에 오르는 그릇은 단순히 실용적인 목적 이상의 물건이 됐다. 에르메스 같은 럭셔리 브랜드도 리빙 라인을 내놓으며 일상 속에서 럭셔리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즐기고자 하는 이들의 욕구에 대응하고 있다. 직접 해외 구매도 마다하지 않는 그릇 마니아들의 열기에 힘입어 미국과 유럽의 다양한 브랜드가 한국에 진출하고 있다. ‘무심한 듯 시크하게’ 올린 집밥 사진에서 식탁을 차린 이의 개성과 취향까지 유추해낼 수 있게 된 ‘#그릇스타그램’의 시대, 남들과 조금 다르게 식탁을 차리는 법을 알아보자. ‘믹스 앤드 매치’가 대세 식탁을 차릴 때 예전처럼 한 브랜드의 같은 라인으로 전체를 통일하는 것은 다소 촌스러운 방법이 됐다. 브랜드의 경계, 심지어는 동양과 서양 식기의 경계를 넘어 다양한 소재, 질감, 색깔을 섞어 믹스 매치를 하는 것이 요즘 트렌드다. 그릇만 매치하는 것이 아니라 식탁, 식탁보, 커틀러리(나이프, 포트 등 식사용 도구)까지 생각하면 머리가 복잡해진다. 가장 쉬운 방법은 밥그릇과 국그릇, 그리고 메인 요리와 반찬용 그릇을 각각 다른 분위기로 연출하는 것이다. 백자로 밥그릇과 국그릇을 맞췄다면, 반찬용 그릇으로는 청자를 배치해 포인트를 주는 식이다. 식탁보나 테이블매트의 경우에는 그릇 안에 들어간 문양 중 한 색깔을 가져와 비슷한 톤으로 매치하는 것이 안정감을 줄 수 있는 방법이다. 최근 2, 3년 새 인기를 끌기 시작한 유기는 그래서 더욱 반갑다. 전통 소재이지만 특유의 무게감과 묵직함이 오히려 젊은 세대들에게는 빈티지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수요가 늘면서 장인이 생산하는 그릇을 납품받아 유통업체에 공급하는 유기 브랜드도 생겨나고 있다. 최근 백화점 리빙 매장에는 유기 브랜드가 1, 2곳 이상 꼭 입점해있을 정도다. 신세계백화점의 박지연 테이블웨어 바이어는 “유기는 어떤 그릇과도 잘 어울리는데, 특히 ‘로얄코펜하겐’ 같은 유럽 도자기와도 궁합이 좋다”고 말했다. 기본 밥그릇과 국그릇은 유기로 배치하고, 메인 요리는 문양이 들어간 자기에 올리는 식으로 스타일링할 수 있다. 또는 유기 위에 문양이 들어간 그릇을 겹쳐 놓아 포인트를 줄 수도 있다. 로얄코펜하겐의 플로라 라인은 꽃을 모티브로 한 제품으로 특히 봄맞이 식탁 차림에 안성맞춤이다. 2012년 덴마크 디자이너 안냐 뱅 크라흐가 디자인한 제품으로 꽃이 막 피어나기 시작한 순간을 그릇 위에 담았다. 문양이 다양하면서도 크게 튀지 않아 세련된 상차림을 할 수 있다. 최근 1, 2년 새 급부상한 이탈리아 브랜드 ‘VBC까사’는 그릇에 레이스나 줄무늬를 음각으로 섬세하게 새긴 것이 특징이다. 그릇 자체에 장식성이 강한 만큼 화이트 컬러로 통일하고, 식탁보나 플라워 센터피스 등으로 포인트를 주면 특유의 빈티지한 느낌을 살릴 수 있다. ‘나만의 그릇’ 찾아 해외 중고 거래까지 국내 유통업체를 통해 구매하는 그릇에 만족하지 못하는 이들은 해외 직구와 중고 거래까지 눈을 돌리고 있다. 단종됐거나 국내에 수입되지 않는 제품을 소장하기 위해서다. 브랜드의 특정 디자이너나 특정 시기에 생산된 그릇만 모으는 마니아들도 생기고 있다. ‘하이디’ ‘예카’ 같은 테이블웨어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중고 거래나 공동구매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유럽 도자기 여행’ ‘북유럽 그릇 디자인’ 등 그릇 관련 도서도 출간돼 있다. 출판편집자 출신으로 잔만 2000여 점, 다구(커피, 차용 주전자나 접시류)는 1000점 이상 소장하고 있다는 그릇수집가 김세진 씨도 원래는 1970년대 미국에서 생산된 빈티지 밀크글래스 잔으로 그릇 수집을 시작했다. 김 씨는 “2000년대 초만 해도 가정에서 사용하는 그릇 브랜드가 매우 한정적이었는데 최근 몇 년 새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그릇 수집 ‘초심자’라면 역사가 오래된 브랜드에서 최근에 생산한 패턴부터 수집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실제 사용을 위해서 그릇을 수집할 경우, 세트로 구성된 그릇 중 하나가 파손되면 다시 구해 짝을 맞출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또 외국 브랜드를 구매할 때는 풀 세트로 구입할지 여부를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 서양의 1인 디너 세트는 잔, 잔받침(소서), 브레드 접시, 샐러드 접시, 디너 접시로 구성되는데 한국 식생활에서는 이 세트를 온전히 사용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김 씨는 “좋아하는 브랜드와 문양이 생겼다면, 그 문양의 잔을 먼저 구입해 실제 사용감과 색감은 어떤지, 자주 사용하게 되는지를 본 뒤 종류를 넓혀가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7-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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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커 대신 중동 관광객 모셔라”

    유통업계가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인한 중국인 관광객 감소 대책 마련에 나섰다. 중국 외 국가 관광객을 유치하고, 상권 활성화를 위한 프로모션도 진행한다. 갤러리아면세점은 한국의 무슬림 전문 여행사 2곳과 계약했다고 9일 밝혔다. 해당 여행사를 통해 무슬림 관광객들이 한국 관광을 올 때 갤러리아면세점과 여의도 일대를 방문하게 되는 것이다. 4월에는 관광객 유치를 위해 중동권 최대 규모 여행 박람회인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의 ‘아라비안 트래블 마트’에도 참가할 예정이다. 면세점이 있는 서울 영등포구 63빌딩 상층부 레스토랑 4곳은 지난해 하반기 한국관광공사의 할랄 레스토랑 인증인 ‘무슬림 프렌들리’ 등급을 획득했다. 할랄 식재료 수급, 전용 조리기구 비치 등 세부적인 운영 가이드라인도 마련했다. 중앙대, 순천향대병원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의료 관광 코스 개발에도 나선다. 갤러리아면세점 관계자는 “중동 고객의 구매력은 중국인보다 30% 높고 의료관광 등 한국 방문 목적이 다양해 ‘포스트 유커’로 각광받고 있다. 국내 거주 무슬림 유학생과 직장인 대상으로 63빌딩 투어를 진행하는 등 마케팅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의 도심형 아웃렛인 현대시티아울렛 동대문점은 개점 1주년 이벤트를 아웃렛 고객뿐 아니라 동대문 패션타운 전체 고객을 대상으로 개최한다고 9일 밝혔다. 중국인 관광객 감소로 매출 부진이 우려되는 동대문 상권 활성화를 위해서다. 동대문을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은 연간 70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먼저 19일까지 동대문 패션타운에서 쇼핑한 모든 고객을 대상으로 100% 당첨 스크래치 복권을 증정한다. 구매 품목이나 금액에 상관없이 동대문 일대에서 결제한 영수증을 제시한 고객 3000명이 대상이다. 아웃렛 상품권, 음료 교환권 등을 받을 수 있다. 동대문 상권 방문 고객에게 500만 원 상당의 가구 구매권, 황금 열쇠 등을 추첨으로 증정하는 경품 행사도 연다. 또 행사 기간 주말인 11, 12일과 18, 19일 차량번호에 0, 1, 3, 6 중 하나가 포함된 차량에 한해 누구든 5시간 동안 무료로 아웃렛에 주차할 수 있는 혜택도 제공한다. 장필규 현대시티아울렛 동대문점 점장은 “동대문 상권 전체는 중국인 고객이 많지만, 아웃렛은 내국인 매출 비중이 95%에 이른다. 아웃렛이 앞장선다면 내국인 고객 확대를 통한 지역 상권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7-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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