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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가 13일(한국시간)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14년 시상식에서 최고 선수상에 해당하는 FIFA 발롱도르를 받았다. 2년 연속 수상이며 통산 세 번째다. 호날두는 FIFA 가맹국의 감독, 주장, 기자로 이뤄진 선거인단 투표에서 37.66%의 지지를 얻어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15.76%)와 마누엘 노이어(바이에른 뮌헨·15.72%)를 따돌리고 최고의 선수 자리에 올랐다. FIFA가 공개한 감독, 주장들의 1~3순위 투표에 따르면 주장들 대부분은 호날두를 지지했다. 투표에 참여한 182명의 주장 중 무려 100명이 호날두를 1순위로 지목했다. 반면 메시는 31명에게만 1순위 지지를 받았다. 메시는 감독들의 1순위에서는 노이어에게 밀리는 수모까지 당했다. 호날두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고른 지지를 받았다. 특히 이집트,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권에서는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2년 전 호날두에게 “최고 선수의 자격이 없다”며 비난했던 토머스 로시츠키(체코)도 호날두를 1순위를 꼽았다. 반면 네이마르 등 바르셀로나 동료들은 메시를 지지했다. 같은 면도기 회사 광고 모델이었던 기성용도 메시를 1순위로 선택했다. 독일 출신인 골키퍼 노이어는 골키퍼(알리 알 합시·오만)와 독일어권(마리오 프릭·리히텐슈타인) 선수들의 지지를 많이 받았다. 포르투갈과 아르헨티나의 주장인 호날두와 메시는 1~3순위에 자신들의 이름을 적지 않았다. 한편 브라질 월드컵 우승팀인 독일 대표팀의 주장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는 유일하게 1~3순위를 독일 선수들로 채웠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아시안컵 축구대회에 출전한 한국축구대표팀에서 중동 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는 6명이다. 조영철, 한국영(이상 카타르SC), 이명주(알아인), 이근호(엘자이시), 곽태휘(알힐랄), 남태희(레크위) 등이다. 공식 대회에 출전한 역대 대표팀 중 중동파가 가장 많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대표팀이 속한 조별리그 A조에는 오만, 쿠웨이트 등 중동 2개 팀이 속해 있다. 대표팀이 결승까지 진출하려면 중동팀을 3팀 더 만날 수도 있다. 중동 축구는 아시아 축구와는 다소 다르다. 5년간 카타르 리그에서 뛰고 있는 이정수(알사드)는 “선수 개개인이 빠르고 기술이 좋지만 대체로 조직력이 약해 한번 무너지면 속수무책이다. 다혈질인 선수도 많아 포기가 빠르다. 하지만 어떻게든 이기려고 하는 경향도 강해 이기고 있을 때는 일부러 쓰러지는 ‘침대 축구’가 나온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중동팀을 이기려면 중동 축구를 잘 아는 선수들이 필요하다. 하지만 오만과의 1차전에서 중동파는 조영철만 그라운드를 밟았다. 한준희 KBS해설위원은 “선수 개개인의 컨디션과 부상 유무가 영향을 끼친 탓도 있지만 오만을 깨기 위한 베스트 11을 가동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으로선 1차전 필승을 위해 손흥민(레버쿠젠) 등 유럽파 6명을 모두 선발로 투입할 수밖에 없었다는 얘기다. 아직 중동파가 유럽파를 넘기에는 부족한 면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13일 오후 4시 호주 캔버라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쿠웨이트와의 2차전에서는 좀 더 많은 중동파가 가동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단 오만전 결승골의 주인공 조영철과 이청용(볼턴), 김창수(가시와 레이솔)는 부상으로 출전이 어려워 대체 출전이 필요하다. 이런 가운데 슈틸리케 감독은 “11명만으로는 우승할 수 없다. 23명을 폭넓게 가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로선 이근호의 출전이 유력하다. 이근호는 A매치에서 기록한 19골 중 11골이 중동 팀들을 상대로 터뜨린 ‘중동 킬러’다. 공격적인 성향이 강하고, 빠른 돌파와 드리블이 장기인 이명주와 남태희의 선발 가능성도 점쳐진다. 호주에 골 득실 차(호주 +3, 한국 +1)에서 뒤진 한국은 쿠웨이트전에서 대량 득점으로 승리해야 호주를 제치고 조 1위로 올라설 수 있다.일본, 팔레스타인에 4-0 대승 한편 12일 열린 예선 D조 경기에서는 지난 대회 우승팀 일본이 팔레스타인을 4-0으로 대파하고 첫 승을 거뒀다. 같은 조의 이라크도 요르단에 1-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이번 대회에 참가한 16개 팀이 모두 예선리그 1차전을 마친 이날까지 각조 1, 2위로 예상된 팀들이 모두 승리를 거두며 이변은 일어나지 않았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10일 오만과의 1차전에서 승리한 뒤 울리 슈틸리케 대표팀 감독은 활짝 웃었다. 승리도 승리지만 구자철(마인츠)이 경기최우수선수(MOM)로 뽑혀 큰 걱정 하나를 덜었기 때문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오만전 직후 “구자철이 부진을 씻고 좋은 모습을 보였다”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구자철의 부활에 슈틸리케 감독이 칭찬을 아끼지 않은 것은 2차전에서 구자철이 선봉장을 맡아줘야 하기 때문이다. 13일 오후 4시 호주 캔버라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15 아시안컵 A조 2차전에서 쿠웨이트를 꺾으면 한국은 각 조 1, 2위가 겨루는 8강 토너먼트 진출을 위한 9분 능선을 넘게 된다. 반면에 1차전에서 호주에 1-4로 대패한 쿠웨이트는 2차전에서도 패하면 예선 탈락이 결정된다. 한국과 무승부를 기록해도 골 득실에서 불리해 8강 진출을 장담할 수 없다. 따라서 쿠웨이트는 한국전에서 호주를 상대로 할 때보다 공격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쿠웨이트가 첫 경기에서 크게 졌기 때문에 한국과의 경기에서는 밀집수비를 기본으로 하면서도 좀 더 공격 빈도를 높여 골을 노릴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한 위원은 “빠르고 돌파력이 뛰어난 남태희(레크위야)도 있지만 순간적인 슈팅 능력이 뛰어난 구자철이 쿠웨이트 수비를 충분히 흔들 수 있다”고 말했다. 구자철은 2011년 아시안컵에서 5골로 득점왕에 오르며 이미 슈팅 능력을 검증받았다. 이번 대회 오만과의 1차전 전반 46분 터진 조영철의 결승골도 구자철의 슈팅에 이어 나온 결실이었다. 구자철은 노련미와 패스, 수비 가담 능력에서도 뛰어나다. 오만전에서 구자철은 몇 차례 중거리 슈팅으로 촘촘한 오만 수비를 흔들었다. 슈틸리케 감독도 11일 “우리 공격수들이 공을 잡으면 상대 수비 8, 9명이 달려든다. 밀집수비에 침착하게 대응하다 허점을 노리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쿠웨이트는 상대적으로 오만보다는 수월한 상대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25위인 쿠웨이트는 93위인 오만보다 훨씬 약체로 평가된다. 호주전에서 교체 선수로 나선 유세프 나세르, 바데르 알무타와가 2차전에서는 선발로 뛸 것으로 전망된다. 두 선수는 모두 쿠웨이트의 핵심 공격수들이다. 나세르는 A매치 56경기 32골, ‘쿠웨이트의 박지성’으로 불리는 알무타와는 150경기 47골을 기록하고 있다. 한 위원은 “쿠웨이트가 공격적으로 나올수록 대표팀에는 오히려 골을 넣을 수 있는 기회가 된다”고 말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오만전에서 부상을 당한 선수들을 쿠웨이트전에 내보내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쿠웨이트전에서는 최전방에 조영철(카타르 SC) 대신에 이근호(엘 자이시)가, 오른쪽 공격수에는 이청용(볼턴) 대신에 한교원(전북)이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11일 호주 멜버른 렉탱귤러 스타디움에서 열린 C조 경기에서 우승 후보 이란은 바레인을 2-0으로 이겼다. 같은 조 경기에서 아랍에미리트는 카타르를 4-1로 이겼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모굴스키 간판스타’ 최재우(21·한국체대·사진)가 한국 스키 첫 올림픽 메달 가능성을 높였다. 최재우는 10일 미국 유타 주의 디어밸리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 시리즈 3차 대회 프리스타일 싱글 모굴 결선 2라운드에서 82.73점을 기록해 4위를 차지했다. 한국 스키 선수가 월드컵을 포함해 국제대회에서 4위에 오른 것은 최재우가 처음이다. 예선 4위(81.26점)로 16명이 겨루는 결선 1라운드에 진출한 최재우는 결선 1라운드에서 5위(79.97점)를 차지해 최종 6명이 오르는 결선 2라운드를 밟았다. 최재우는 이번 시즌 FIS 1, 2차 월드컵 시리즈에서는 각각 14위와 16위를 기록했다. 최재우는 2014년 소치 겨울올림픽에서 한국 프리스타일 스키 선수로는 처음으로 올림픽 결선 무대를 밟았다. 최재우는 “크게 긴장하지 않고 평소 연습하던 대로 경기에 나서자고 생각했다. 세계선수권대회(18∼19일·오스트리아)를 앞두고 열린 경기에서 좋은 성적이 나와 기쁘다”고 말했다. 한편 서지원(21·이화여대)은 11일 프리스타일 듀얼 모굴에서 8강까지 진출해 최종 6위에 올랐다. 월드컵 6위는 역대 한국 여자 스키가 거둔 최고 성적이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10일 오만과의 1차전에서 승리한 뒤 올리 슈틸리케 대표팀 감독은 활짝 웃었다. 승리도 승리지만 구자철(마인츠)이 경기최우수선수(MOM)선수로 뽑혀 큰 걱정 하나를 덜었기 때문이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오만전 직후 “구자철이 부진을 씻고 좋은 모습을 보였다”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구차철의 부활에 슈틸리케 감독이 칭찬을 아끼지 않은 것은 2차전에서 구자철이 선봉장을 맡아줘야 하기 때문이다. 13일 오후 4시 호주 캔버라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15 아시안컵 A조 2차전에서 쿠웨이트를 꺾으면 한국은 각 조 1, 2위가 겨루는 8강 토너먼트 진출을 위한 9분 능선을 넘게 된다. 반면 1차전에서 호주에게 1-4로 대패한 쿠웨이트는 2차전에서도 패하면 예선탈락이 결정된다. 한국과 무승부를 기록해도 골득실에서 불리해 8강 진출을 장담할 수 없다. 따라서 쿠웨이트는 한국전에서 호주를 상대로 할 때보다 공격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 한준희 KBS해설위원은 “쿠웨이트가 첫 경기에서 크게 졌기 때문에 한국과의 경기에서는 밀집수비를 기본으로 하면서도 좀더 공격 빈도를 높여 골을 노릴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한 위원은 “빠르고 돌파력이 뛰어난 남태희(레크위야)도 있지만 순간적인 슈팅 능력이 뛰어난 구자철이 쿠웨이트 수비를 충분히 흔들 수 있다”고 말했다. 구자철은 2011년 아시안컵에서 5골로 득점왕에 오르며 이미 슈팅능력을 검증받았다. 이번대회 오만과의 1차전 전반 46분 터진 조영철의 결승골도 구자철의 슈팅에 이어 나온 결실이었다. 구자철은 노련미와 패스, 수비 가담 능력에서도 뛰어나다. 오만전에서 구자철은 몇 차례 중거리 슈팅으로 촘촘한 오만 수비를 흔들었다. 쿠웨이트는 상대적으로 오만보다는 수월한 상대다. 국제축구연맹(FIFA)랭킹 125위인 쿠웨이트는 93위인 오만보다 훨씬 약체로 평가된다. 호주 전에서 교체 선수로 나선 유세프 나세르, 바베르 알모타와가 2차전에서는 선발로 뛸 전망이다. 두 선수 모두 쿠웨이트의 핵심 공격수들이다. 나세르는 A매치 59경기, 27골, ‘쿠웨이트의 박지성’으로 불리는 알모타와는 150경기 47골을 기록하고 있다. 한 위원은 “쿠웨이트가 공격적으로 나올수록 대표팀에게는 오히려 골을 넣을 수 있는 기회가 된다”고 말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11일 “오만전에서 부상을 당한 선수들을 쿠웨이트전에 내보내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쿠웨이트전에서는 최전방에 조영철(카타르SC) 대신 이근호(엘 자이시)가, 오른쪽 공격수에는 이청용(볼턴) 대신 한교원(전북)이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8강 토너먼트에서 한국이 속한 A조 1, 2위와 겨루게 될 B조에서는 우즈베키스탄과 중국이 각각 북한과 사우디아라비아를 1-0으로 격파하며 첫 승을 거뒀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모굴스키 간판스타’ 최재우(21·한국체대)가 한국 스키의 첫 올림픽 메달 가능성을 높였다. 최재우는 10일 미국 유타 주의 디어밸리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 시리즈 3차 대회 프리스타일 싱글 모굴 결선 2라운드에서 82.73점을 기록해 4위를 차지했다. 한국 스키 선수가 월드컵을 포함해 국제대회에서 4위에 오른 것은 최재우가 처음이다. 예선 4위(81.26점)로 16명이 겨루는 결선 1라운드에 진출한 최재우는 결선 1라운드에서 5위(79.97점)를 차지해 최종 6명이 오르는 결선 2라운드를 밟았다. 최재우는 이번 시즌 FIS 1, 2차 월드컵 시리즈에서는 14위와 16위를 기록했다. 최재우는 2014년 소치 겨울올림픽에서 한국 프리스타일 스키 선수로는 처음으로 올림픽 결선 무대를 밟았다. 최재우는 “크게 긴장하지 않고 평소 연습 하던 대로 경기에 나서자고 생각했다. 세계선수권대회(18~19일·오스트리아)를 앞두고 열린 경기에서 좋은 성적이 나와 기쁘다”고 말했다. 한편 함께 출전한 서명준(23·GKL)과 서정화(25·GKL)는 각각 20위, 27위를 기록했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여름에 타는 서핑. 녹색 그린에서 즐기는 골프. 그런데 서핑을 위해 겨울 바다를 찾고, 골프를 치기 위해 하얀 설원을 찾는 사람들이 있다. 남들이 생각지도 못했던 이색 스포츠를 즐기고 싶어 하는 마니아들이다. 이들에게 추위는 아무런 장애가 안 된다.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등 전문 선수들이 하는 겨울올림픽 스포츠를 즐기거나, 동호인이 아닌 반려견과 함께 겨울 산속을 누비는 사람들도 있다. 모두 추운 겨울을 특별하게 보내는 사람들이다. 새해 두 번째 해가 떠오른 2일 강원 양양군 기사문해수욕장. 슈트를 입고 후드를 두른 10여 명의 사람이 서핑을 즐기고 있었다. 전국에 한파가 몰아쳐 이날 강원도 일부 지역은 기온이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졌었다. 오후 2시 양양의 기온은 0도였지만 세찬 바닷바람에 기사문해수욕장의 체감온도는 그보다 훨씬 낮았다. 파도에 올라타려다 실패하기를 여러 차례. 간신히 몇 초 동안 보드 위에 올라 파도를 타는 듯했지만 이내 바닷속으로 고꾸라졌다. 그렇게 파도와 줄다리기를 한 지 2시간이 훌쩍 지나서야 하나둘씩 해변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파도타기라고 하면 하와이나 호주의 골드코스트부터 떠올려진다. 한여름 뜨거운 태양이 작열하는 그곳의 바다 위에서 젊은 남녀들이 보드 위에 올라타 묘기에 가까운 질주를 하는 것, 바로 그것이 서핑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그 대신 겨울에는 눈과 얼음 위에서 하는 스포츠가 단연 인기다. 매년 겨울 스키장과 스케이트장은 스키나 보드, 스케이트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붐빈다. 하지만 최근에는 추위와 맞서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두꺼운 겨울 외투를 입어도 어깨가 한껏 움츠러드는 차가운 겨울 바다에서 서핑을 하는 사람들도 그들 중 하나다. ▼ 겨울바다 위 서핑… “파도 많아 좋고, 사람 적어 좋고” ▼계절을 뛰어넘는다 패션디자이너 오애리 씨(28)는 요즘 겨울 서핑에 빠져 있다. 2007년 일본 여행 중에 서핑을 즐기는 친구들을 만나 처음 서핑을 알게 됐고, 2012년 12월부터 양양을 찾아 서핑을 배우기 시작했다. 삶의 새로운 활력소를 찾고 싶어서였다. 시간만 나면 서울에서 양양으로 달려가 서핑을 즐기는 오 씨는 “서핑은 자연과의 싸움이다. 파도 위에 오른다는 게 쉽지 않다. 내 맘대로 되지 않아 더 끌린다”며 “이젠 서핑을 하기 위해 돈을 벌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고 말했다. 파도가 좋은 양양은 겨울 서핑의 메카다. 여름엔 남쪽에서 불어오는 태풍으로 제주도 중문이나 부산 해운대가 서핑하기에 좋은 장소지만 겨울엔 동북쪽에서 내려오는 해류로 양양 일대의 파도가 가장 좋다. 특히 겨울에는 바람이 육지에서 바다로 불어 파도의 질이 더 좋아진다. 7년 전부터 양양에서 ‘블루코스트’란 서핑 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는 정형섭 사장(45)은 “최근 서핑 인구가 급격히 늘고 있다”며 “서핑 때문에 양양 근처로 이사 온 사람이 최근 2년 새 100명이나 된다”고 말했다. 서핑업계에 따르면 서핑을 경험한 사람은 전국적으로 약 5만 명이며 이 중 매주 서핑을 즐기는 사람은 1000여 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2013년 5월부터 서핑을 즐기고 있는 정규진 씨(34·패션디자이너)는 “사실 서핑은 365일 할 수 있는 스포츠다. 오히려 겨울엔 파도도 좋고 사람도 없어 맘껏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전신 슈트를 입고 부츠에 장갑, 후드를 두르고 서핑을 하면 겨울에도 전혀 춥지 않다. 스노보드나 스키를 탈 때 느끼는 추위 정도밖에 안 된다는 것이 정 사장의 말이다. 겨울 서핑을 즐기기 위해서는 보드 구입까지 포함해 100만∼200만 원이 든다. 장비는 최소 5년 정도 쓸 수 있다. 초보자도 2시간가량 교육을 받으면 혼자 바다에 들어갈 수 있다. 겨울 서퍼들은 보통 자신들을 ‘미쳤다’고 말한다. 박수진 씨(33·온라인기획)는 2013년 여름 서핑을 시작하며 인생이 바뀌었다. 그는 이제 주말만 되면 바다로 떠난다. 겨울에도 서핑을 안 하면 좀이 쑤셔 일이 안 되기 때문이다. 오애리 씨는 “서핑을 하다 보면 세상이 보인다. 요즘 세상에 쉽게 되는 게 없지 않나. 편안하게 맘먹고 파도를 기다리면 기회가 온다. 서핑을 하면서 사회생활에도 여유를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반려견과 함께 달린다 설원을 배경으로 한 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손님이 있다. 썰매를 끄는 개들이다. 때로는 인명 구조에 투입되기도 하고, 상금을 건 개 썰매 대회에서 주인공과 함께 우승을 향해 사투를 벌이기도 한다. 영화를 본 사람들은 한 번쯤 “나도 개 썰매를 타봤으면…” 하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개 썰매는 눈이 많이 내리는 캐나다와 미국, 러시아, 북유럽 등에서 오래전부터 사용돼 왔다. 교통수단으로 사용되던 개 썰매가 1932년 레이크플래시드 겨울올림픽과 1952년 오슬로 겨울올림픽에서 시범종목으로 채택돼 경기가 열리기도 했다. 최근 국내에서도 개 썰매를 즐기는 사람이 늘고 있다. 아직은 1000여 명에 불과하지만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매년 2월 경주 대회도 열린다. 겨울뿐 아니라 봄가을에는 바퀴를 단 썰매를 모는 대회가 열리고 있다. 홍현철 씨(50)는 1995년 회사 일로 러시아에 파견을 갔다가 우연히 개 썰매를 한 번 타 본 뒤 개 썰매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됐다. 2년 뒤 귀국하자마자 개를 사들여 개 썰매를 본격적으로 타기 시작했다. 홍 씨는 “귀국해서 개 썰매를 직접 몰기 위해 러시아에서 타는 방법과 개들을 어떻게 훈련시키는지에 대해 어깨너머로 배웠다”고 말했다. 개 썰매에 적합한 품종으로는 일반적으로 시베리안허스키, 알래스칸 맬러뮤트 등이 꼽힌다. 하지만 가정에서 키우는 일반적인 개도 썰매를 끌게 만들 수 있다. 홍 씨는 “체중이 20kg 이상이면 썰매를 끌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썰매를 타고 500m 정도의 거리를 이동하는 데 개 한 마리면 된다. 중요한 것은 훈련이다. 개가 어릴 때부터 썰매를 끌고 주인의 구령에 맞춰 방향 전환과 속도를 조절하는 훈련을 시켜야만 한다. 특히 개가 목줄에 익숙해지기 전에 먼저 하네스(마구)와 친해지도록 해야 한다. 홍 씨는 “목줄을 경험한 개들은 썰매 등 무엇인가를 끌고 가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개 썰매는 마차를 모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 마차는 채찍 등을 이용해 말의 속도 조절과 방향 전환을 한다. 개 썰매는 주인의 구령만으로 모든 것이 이뤄진다. 홍 씨는 “구령으로 개와 교감을 해야 하기 때문에 어렸을 때부터 체계적인 훈련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1년 이상 훈련을 통해 주인과 교감을 쌓으면 그때부터 썰매를 끄는 것이 가능해진다. 이때 개 썰매를 모는 주인의 체력은 필수다. 개와 함께 뛰고 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주인만 개 썰매를 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개들이 몇 번 얼굴을 익힌 사람이면 누구나 탈 수 있다. 홍 씨는 “가족들은 물론이고 지인들도 내 개들이 끄는 썰매를 타 본 적이 있다. 주인만 탈 수 있다면 교통수단으로 이용될 수 없다. 보통 개들이 친화력이 좋기 때문에 얼굴을 익히면 다른 사람도 쉽게 탈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썰매를 구하는 곳과 탈 수 있는 곳이 많지 않다. 썰매는 수입품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국내에서 수작업으로 제작한다. 제작 단가는 100만 원 정도이지만 경주용 썰매는 400만 원이 넘기도 한다. 홍 씨는 “도시에서 살다가 3년 전 전남 곡성으로 귀농했다. 귀농을 결심한 이유 중 하나가 개 썰매를 실컷 타보고 싶어서다”며 웃었다. 홍 씨는 개 썰매를 타기 좋은 곳으로 눈 쌓인 강변길이나 둔치를 추천했다. 개 썰매의 매력은 무엇보다 개와 교감을 통해 느끼는 쾌감이다. 홍 씨는 “내 구령에 맞춰 4마리의 개가 이쪽저쪽 방향을 틀어 질주할 때 느끼는 쾌감이 짜릿하다. 개들과 한 몸이 된다는 느낌이다. 손짓과 구령만으로 개와 교감을 느낀다는 것은 정말 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고 말했다. ▼ 눈밭 위 스노골프… “코스 짧고 홀인원 확률도 높아” ▼나는 체험이 좋다 눈 위에서도 골프를 친다. 많은 열혈 골퍼들이 겨울에도 골프를 즐긴다. 비수기인 겨울에는 그린피 인하 등 각종 이벤트를 여는 골프장이 많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골프를 칠 수 있다. 하지만 겨울 골프는 어느 정도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딱딱하게 얼어붙은 땅을 때리다가 다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낮은 기온에 찬 바람까지 부는 날에는 야외에서 꼬박 4시간을 버티는 것 자체가 고역이 되기도 한다. ‘스노골프’라는 게 생겼다는 말을 들었을 때 잊고 싶었던 기억 한 토막이 되살아났다. 몇 해 전 겨울 강원도의 한 골프장에서 친구들과 겨울 골프를 한 적이 있다. 그런데 1번홀 티샷 직후 하늘에서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서울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함박눈이었다. 문제는 우리 조에 ‘한국 골퍼’들만 있었다는 것. 무모하게도 만장일치로 “고(GO)”를 외쳤다. 4번홀쯤 되자 모든 사람이 상황이 여의치 않게 돌아간다는 걸 느꼈다. 무엇보다 친 공을 찾을 수 없었다. 흰 눈 속에 파묻히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6번홀에서 마침내 일이 터졌다. 내리막길에서 카트가 빙판길에 미끄러져 빙글빙글 돌며 내려온 것이다.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더이상의 진행은 무리였다. 결국 지프가 코스까지 들어와 우리 일행을 구출(?)해야 했다. 하지만 오리지널 ‘스노골프’는 ‘겨울 골프’와는 차원이 다르다. 말 그대로 눈 위에서 골프를 즐길 수 있도록 고안된 게 스노골프다. 이색 겨울 스포츠로 유럽과 캐나다, 아르헨티나 등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경기 가평군의 ‘아난티 클럽, 서울’은 한국에서 유일하게 스노골프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이 골프장은 자연 경관이 빼어나고 도전적인 홀이 많은 잣나무 코스(9홀)에서 3년째 스노골프를 운영하고 있다. 서울의 수은주가 영하 10도까지 떨어진 8일 스노골프를 경험하기 위해 이 골프장을 찾았다. 클럽하우스는 스노골프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이미 북적이고 있었다. 준비물은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만 추위를 막기 위해 옷을 더 두툼하게 입어야 했고, 골프화 대신 등산화를 신어야 했다. 또 흰 공보다는 눈에 잘 띄는 컬러 볼을 사용하는 게 필요했다. 1번홀(파5·327야드)에서 드라이버 티샷을 했다. 공이 어디에 떨어지는지, 혹시 잃어버리는 건 아닐지 걱정할 필요는 없었다. 캐디 외에 낙구 지점 부근에 공의 위치를 봐주는 또 한 명의 직원이 배치돼 있었기 때문이다. 많은 골퍼들이 잔디밭을 걸으며 마음의 안정과 함께 자유로움을 느낀다. 스노골프에서는 발밑에서 뽀드득뽀드득 하는 소리를 들으며 코스를 걸을 수 있다. 마치 눈 속 트레킹을 즐기는 느낌이었다. 잔디밭에서의 샷과 눈밭에서의 샷은 조금 다르다. 아무래도 거리가 줄기 때문에 코스 길이 역시 보통 때보다는 짧게 만들었다. 샷을 할 때마다 공중으로 떠오른 눈가루가 햇빛 속에서 반짝반짝 빛났다. 숨은 공 찾기 역시 색다른 재미다. 보통 골프에 페어웨이와 러프가 있듯이 스노골프 역시 잘 친 공인지 아닌지에 따라 차별을 뒀다. 페어웨이는 단단하게 다지고 얼린 눈으로 만들어져 공이 눈 속으로 파고들지 않는다. 런(run)도 있고, 공을 찾기도 어렵지 않다. 이에 비해 러프 지역에서는 두껍게 쌓인 눈 속으로 공이 깊숙이 들어가고 만다. 갯벌에서 숨구멍을 보고 조개를 잡듯 눈 속에 푹 파인 구멍을 손으로 헤집어 공을 찾아야 한다. 5번홀을 마치면 그늘집이 기다리고 있다. 이 골프장은 스카치위스키 ‘발렌타인’ 등을 생산하는 페르노리카 코리아와 업무 제휴를 맺고 있는데 그늘집에서는 발렌타인 위스키를 넣은 핫초코와 유자차가 인기다. 호호 불며 한 잔을 다 마시면 눈과 얼음 속에서 굳어졌던 몸이 다시 풀리는 느낌이 든다. 이 골프장의 스노골프는 9홀이 진행되는 동안 곳곳에서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했다. 2번 홀(파3·115야드)에서 홀인원을 하면 발렌타인 17년산 한 병을 준다. 스노골프의 그린은 대개 벙커 위에 만들어져 있고, 벙커의 형태대로 깔때기 모양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홀인원 확률이 높은 편이다. 이 골프장 박준용 차장은 “작년에 꽤 많은 골퍼들이 홀인원을 해 상품을 타 갔다”고 말했다. 7번홀(파4)에서는 임의로 그려놓은 티샷존에 공을 떨어뜨린 골퍼에게 발렌타인 로고 공을 증정한다. 색다른 체험을 할 수 있는 기회치고는 비용도 크게 부담스러운 편은 아니다. 주중, 주말 모두 10만 원이며 여기에는 9홀 그린피와 카트비, 점심 식사 이용권, 음료 이용권, 컬러 볼 3개 등이 포함된다. 캐디 피 6만 원은 별도다. 올해 스노골프는 이달 말까지만 운영되는데 이 기간에 매일 스코어 1, 2위를 차지한 골퍼들에게는 29일 ‘발렌타인 스노골프 챔피언십’ 출전 자격을 준다. 이 대회 우승자에게는 1000만 원 상당의 발렌타인 40년산 1병을 증정한다. 여기선 나도 올림픽 선수 이현수 군(19·군포 수리고)은 중학생 때인 2010년 밴쿠버 겨울올림픽 때 김호준(25·CJ)을 보고 스노보드 하프파이프를 시작했다. 한국에서 유일하게 출전한 김호준이 너무 멋있었단다. 바로 그 매력에 빠져들었다. 스노보드 하프파이프는 ‘수평 곡예비행’이다. 파이프를 반으로 자른 모양의 원통형 슬로프를 지그재그로 내려오며 점프, 회전 등의 기술을 펼친다. 겨울올림픽 종목이지만 일반인들이 즐기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고난도 기술을 요구해 부상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군은 밴쿠버 올림픽이 끝난 뒤 하프파이프에 매료됐고 요즘 강원도 성우리조트(웰리힐리파크)에서 지내고 있다. 하프파이프를 즐기는 사람들과 함께 리조트를 한 달 동안 빌려 매일 즐기고 있다. 하프파이프 슬로프를 개장하고 있는 곳은 성우리조트와 대명비발디파크밖에 없다. 120m 정도 되는 슬로프에서 묘기를 펼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이 군은 “솔직히 부상 위험이 높지만 하늘로 뛰어오르며 멋진 기술을 성공하면 말 그대로 하늘을 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큰 기술 3, 4개와 잔기술 4, 5개를 펼칠 수 있는데 하루 종일 기술 연마에 빠지다 보면 금세 해가 넘어간다. 요즘 성우리조트에는 하루 30∼40명이 하프파이프를 즐긴다. 선수 출신 강사가 많아 배울 수 있는 기회도 많다. 다만 워낙 어렵고 부상 위험이 높아 조심해야 한다. 고 3인 이 군은 중학생 때부터 스노보드 하프파이프를 즐기면서 대학도 스포츠계열에 지원해 정시 합격자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빗자루질’로 유명한 컬링을 즐기는 사람도 늘고 있다. 컬링은 쉽게 할 수 있는 종목이 아니다. 겨울올림픽, 겨울아시아경기 종목으로 알려져 있다. 배우기는 쉽지만 할 곳이 없기 때문이다. 경기장은 서울 태릉컬링장, 경북 의성컬링장 등 단 두 군데에 불과하다. 하지만 틈새를 공략해 즐기는 사람이 늘고 있다. 컬링은 2012년 세계여자선수권대회 4강 신화와 2014년 소치 겨울올림픽에서의 대표팀 선전으로 종목의 이름을 본격적으로 알렸다. 대표팀의 활약에 동호인들도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서울시컬링연맹 양재봉 전무이사는 “수백 명에 불과하던 동호인이 이제는 1300명 정도로 늘었다. 이들이 모여 리그 대회도 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월부터 컬링의 매력에 빠져 컬링 동호회에 가입한 박승배 씨(31)는 “처음에 빙판 위에서 무게중심을 잡는 것이 어렵지만 그것을 제외하고는 초보도 쉽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가의 장비도 필요 없다. 브러시와 신발만 있으면 즐길 수 있다. 이마저도 컬링장에서 빌릴 수 있다. 4, 5명이 함께 팀을 이루는 스포츠다 보니 새로운 인간관계를 맺기에도 적합하다. 보통 20대부터 40대까지 연령도 다양하고 남녀 성비는 7 대 3 정도다. 박 씨는 “소치 올림픽 뒤 컬링을 즐기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었다. 한두 번 체험하다 나오지 않는 사람도 있지만 꾸준히 나오는 사람이 더 많다”고 밝혔다. 컬링의 매력은 몸과 머리를 다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박 씨는 “컬링이 무슨 운동이 되느냐고 물을지 모르지만 운동량이 꽤 된다. 몸의 균형감도 좋아진다. 특히 머리싸움을 해야 하기 때문에 집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씨는 “대표팀과 실업팀이 컬링장을 함께 쓰는 관계로 동호인들은 보통 주말에 두 시간 정도밖에 사용할 수 없다. 그래도 한 달에 4, 5번씩 훈련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말했다.양양=양종구 yjongk@donga.com·가평=이헌재 / 김동욱 기자}

“이제 시작입니다.” 설렘과 희망이 가득한 표정이었다. 처음으로 경기에 나서 연기를 펼쳤다. 작은 실수들이 있었지만 200여 명의 팬은 그 어떤 때보다 크고 긴 박수를 보냈다. 심판들마저도 흐뭇한 표정으로 손뼉을 쳤다. 제69회 전국남녀 피겨스케이팅 종합선수권대회가 열린 8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 이 대회가 주목받은 것은 2003년 동계체육대회 이후 국내에서 자취를 감추었던 페어스케이팅이 다시 열렸기 때문이다. 비록 시범경기에 단 한 개조가 출전했지만 국내 페어스케이팅 경기가 열린 것은 12년 만이다. 한국 페어스케이팅은 1992년 세계선수권대회를 끝으로 국제대회에 나서지 못했다. 2003년 이후에는 선수도 남아있지 않았다. 파트너를 찾기가 쉽지 않은 데다 선수를 공중으로 들어올리는 등 곡예 같은 동작이 많아 상대적으로 위험하기 때문에 페어스케이팅을 하려는 선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 전 종목 출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8월까지 페어스케이팅 선수도 없었고 가르칠 코치도 없었다. 선수와 코치를 찾는 것이 급선무였다. 연맹은 지난해 9월 미국 플로리다에서 실시한 트라이아웃을 통해 페어스케이팅 2개 팀을 만들었다. 국내 남자 피겨 선수 층이 두껍지 않아 외국인 남자 선수를 영입했다. 이렇게 해서 결성된 팀이 정유진(16·정화여중)-루카 데마테(25·이탈리아), 최휘(17·수리고)-루이스 마넬라(20·브라질) 조다. 이날 첫선을 보인 팀은 정유진-루카 데마테 조였다. 최휘-마넬라 조는 마넬라의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했다. 불과 2개월 동안 호흡을 맞추고 출전한 대회였지만 정유진과 데마테는 환한 표정을 지었다. 정유진은 “너무 떨려 실수가 많았다. 하지만 이제 정말 페어스케이팅 선수가 된 것 같다”며 웃었다. 싱글 스케이팅 선수였던 정유진은 평창 겨울올림픽 출전을 위해 전향을 결심했다. 데마테는 지난 시즌 여자 파트너가 싱글로 전향하면서 새로운 파트너를 찾던 중 연맹의 트라이아웃에 지원했다. 세계선수권대회 5회 우승에 빛나는 독일의 알리오라 삽첸코-로빈 숄코비를 가르쳤던 잉고 슈토이어(49·독일)가 이들의 전담 코치를 맡고 있다. 그는 “정유진과 호흡이 잘 맞을 것이라 생각했기에 데마테를 내가 추천했다”고 말했다. 데마테는 “내 꿈은 평창 올림픽 출전이다. 국적을 바꿔서라도 출전하겠다”고 말했다. 연맹은 데마테와 마넬라의 귀화를 추진하고 있다. 한국 페어스케이팅에는 평창 겨울올림픽 개최국 자동출전권 1장이 주어진다. 이날 역시 시범경기로 열린 아이스댄스에는 이호정(18·신목고)-감강인(19·휘문고) 조가 출전해 눈길을 끌었다. 여자 싱글 유망주였던 이호정은 2년 전 발목 수술 뒤 피겨스케이팅을 그만뒀다가 지난해 9월 아이스댄스로 전향했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에스토니아에서 열린 탈린트로피에서 4위에 오르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이호정은 “우리도 이제 시작일 뿐이다. 한국 아이스댄스에서 새 역사를 쓰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고민 하나는 해결됐다. 주장 선임을 놓고 고심하던 울리 슈틸리케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은 7일 기성용(스완지시티)을 새 주장으로, 이청용(볼턴)을 부주장으로 뽑았다. 처음에는 구자철(마인츠)이 유력했다. 책임감이 강하고 리더십이 좋기 때문이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도 주장으로 뛰었던 구자철은 슈틸리케 감독이 최근 치른 3차례의 평가전에서도 주장 완장을 찼다. 하지만 구자철은 떨어진 경기력 때문에 앞으로의 경기에서 출전을 보장받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대표팀은 호주에서 9일 개막하는 아시안컵에 참가한다. 이날 캔버라에서 실시한 훈련에 앞서 슈틸리케 감독은 선수들의 의견을 물어 주장을 고르려고 했다. 하지만 선수들이 모두 침묵했다. 구자철은 스스로 주장 후보가 될 수 없다는 뜻을 밝혔다. 결국 슈틸리케 감독이 결단을 내렸다. 기성용은 슈틸리케 감독 취임 직후인 지난해 10월 파라과이 및 코스타리카와의 두 차례 평가전에서 주장으로 나선 적이 있다. 미드필더로 활약하며 대표팀의 공수 조절에 모두 관여하는 데다 감독의 전술을 잘 이해했기 때문이다. 기성용은 주장이 된 후 “구자철에게 과도한 비난이 집중되는 것이 많이 불편하다. 우승은 선수들이 모두 하나 될 때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기성용 출전 여부에 따라 대표팀의 경기력은 큰 차이를 보였다. 그가 뛰지 않았던 두 차례의 평가전에서 한국은 고전했다. 슈틸리케 감독으로서는 주장이자 대표팀 핵심 선수인 기성용의 몸 상태에 큰 신경을 쓰고 있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기성용이 부상으로 빠지면 힘들어진다”고 말했다. 대회가 코앞이지만 대표팀은 미완성 상태다. 슈틸리케 감독의 머릿속은 복잡하다. 이동국(전북) 김신욱(울산)이 빠진 상태에서 원톱 공격수 부재에 시달리고 있다. 수비수 출신인 슈틸리케 감독은 아직 최적의 수비 조합을 찾지 못했다. 첫 공식대회인 만큼 성적에 대한 압박감도 심하다. 주변에서는 55년 만의 우승을 기대하고 있다. 조별리그에서 맞붙는 오만, 쿠웨이트의 ‘침대 축구’ 대처법도 마련해야 한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은 ‘침대 축구’ 등 경기 지연 행위를 이번 대회에서 엄격하게 제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실제로 ‘침대 축구’가 사라질지는 지켜봐야 알 수 있다. 그러나 행복한 고민도 있다. 골키퍼 김승규(울산)와 김진현(세레소 오사카)이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잘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선택은 해야 한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55년이나 끊임없이 구애를 펼쳤지만 번번이 외면했던 아시안컵. 이번에도 축구국가대표팀이 상대할 팀들 모두가 결코 만만치 않다. 9일 호주 시드니에서 개막하는 아시안컵 축구대회 조별리그에서 한국은 오만, 쿠웨이트, 호주와 상대한다. 일단 이들부터 넘어야 한다. ○ 오만(10일 오후 2시 캔버라 스타디움) 오만은 다크호스로 불린다. 지난해 11월 1-3으로 패배를 안겼던 카타르를 상대로 한 달 만에 2-2 무승부를 이끌어낼 정도로 무섭게 성장했다. 공격력은 아시아 정상권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프랑스 출신인 폴 르갱 감독도 공격 축구를 선호한다. 한준희 KBS해설위원은 “오만은 아랍에미리트, 카타르와 함께 중동의 강호다. 전성기를 맞은 골잡이 압둘아지즈 알 마크발리는 경계 대상 1순위다”고 말했다. 빠른 발을 이용한 역습에 능한 아마드 알 호스니도 위협적이다. 공격에 비해 수비는 약하다. 수비진의 조직력이 완벽하지 않고 수비수들의 잇단 부상이 악재다. ○ 쿠웨이트(13일 오후 4시 캔버라 스타디움) A조 최약체인 쿠웨이트가 믿는 구석은 사령탑이다. 지난해 12월 튀니지 출신의 나빌 말룰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튀니지 대표팀 코치, 2013년 튀니지 대표팀 감독을 맡았고 최근까지 이근호가 뛰고 있는 엘 자이시(카타르)의 감독을 지낸 말룰 감독은 용병술이 뛰어나다. 주요 선수는 처진 공격수로 뛰고 있는 바베르 알모타와다. 한 위원은 “명실상부한 쿠웨이트의 핵심 선수다. 킥 능력은 물론이고 세트피스에서도 위협적이다. 패스도 뛰어나 동료들에게 기회를 잘 만들어준다”고 말했다. ○ 호주(17일 오후 6시 브리즈번 스타디움) 개최국 호주는 강력한 우승 후보다. 2011년 카타르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번에는 브라질 월드컵을 경험한 베테랑을 중심으로 유럽 리그에서 성장하고 있는 신예들까지 가세해 신구 조화가 돋보인다. 일본과 더불어 이번 대회 참가국 중 가장 강력한 미드필드를 자랑하고 있다. 한 위원은 “미드필드부터의 전방 압박이 좋다. 전체적으로 젊은 선수들의 기동력과 빠른 침투능력이 일품이다”고 했다. 팀 케이힐 등 베테랑들의 노련미도 장점이다. 다만 확실한 공격수가 없다는 것이 약점이다. 한 위원은 “지난해 11월 호주는 일본과의 평가전에서 1-2로 졌다. 경기를 유리하게 끌고 갔지만 결정적 한 방이 없었다”고 지적했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1993년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꾸라’는 신(新)경영을 선언한 뒤 야구, 럭비, 골프를 ‘삼성의 3대 스포츠’로 지정했다. 서울대 사범대 부설고 시절 럭비에 심취했던 이 회장은 1995년 삼성중공업 럭비팀을 창단한 이후 직접 팀을 찾아가 선수들을 격려하는 등 각별한 애정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럭비 사랑을 경영에도 접목해 럭비의 3대 정신인 인내와 협동, 희생을 강조했다. 이 회장의 이런 관심 속에 삼성중공업 럭비팀은 1996년부터 전국체전 10연패를 달성하는 등 눈부신 성과를 거뒀다. 역대 럭비 대표팀은 삼성중공업 출신들이 절반 이상을 차지해 왔다. 이런 삼성중공업 럭비팀이 20년 역사를 마감할 위기에 몰렸다. 팀 관계자는 “삼성중공업 실무진으로부터 해체 쪽으로 일이 진행되고 있다고 들었다. 일단 선수들과 재계약을 하지 않는 등의 방법으로 해체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해체 이유는 조선업계를 강타한 불황 여파로 보인다. 삼성중공업은 매년 15억 원 정도의 예산을 럭비팀에 지원해 왔다. 일단 소속팀 25명의 선수는 3월에 열리는 춘계대회 참가를 위해 훈련하고 있다. 한편 대한럭비협회는 6일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중공업 럭비팀의 해체 움직임을 중단해 달라고 호소했다. 국내 실업팀은 삼성중공업, 한국전력, 포스코건설 등 3곳밖에 없다. 박태웅 협회 사무국장은 “삼성중공업이 해체된다면 리그 운영이 불가능해진다. 럭비계 전체가 고사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어제 농구장 갔나 봐요?” “또 악플(악성 댓글) 달렸나요? ‘훈련’ 다 하고 ‘오후’에 ‘친구’들과 함께 갔는데….”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21·연세대)는 4일 서울에서 열린 프로농구 SK와 전자랜드의 경기를 보러 갔다. 7일 러시아 전지훈련을 떠나기 전 친구들과 보낸 마지막 휴식이었다. 농구장 이야기를 꺼내자 그는 대뜸 ‘악플’부터 걱정했다.○ “한때 운동 포기할까 생각하기도” 손연재는 국내 스포츠 선수 중에서 악플에 가장 많이 시달리는 선수로 꼽힌다. 2010년 시니어로 데뷔해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을 무렵부터 악플이 시작됐다. ‘피겨 여왕’ 김연아(25)와 그를 비교하는 기사가 나오면서 일부 김연아 팬들이 손연재를 비판했고 대한체조협회와의 불협화음, 소속사의 성적 표기 실수 등이 이어지면서 악플이 양산됐다. 이제는 근거 없는 악플을 넘어 인신공격까지 나오고 있다. 그는 언론 인터뷰도 사양할 때가 많다. 이유는 단 하나다. 좋든 나쁘든 자신과 관련한 기사가 나오면 악플이 달리기 때문이다. 상처도 많이 받았다. 그는 “지난해 인천 아시아경기 금메달을 딴 것에 대해서도 ‘심판을 매수했다’ 등의 악플이 달려 큰 상처를 받았다. 차라리 못생겼다고 말하면 좋겠다. 사실이 아닌 것으로 인해 욕을 먹는 것이 속상하다. 함께 노력했던 사람들마저 깎아내리는 것이 싫다”고 말했다. 그는 “예전에는 내가 이룬 것이 없어서, 실력이 없어서, 메달이 없어서 악플을 받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성적을 올리고, 실력을 키우고, 금메달을 따도 변한 것은 없었다. 내가 무슨 잘못을 그렇게 했으면 (사람들이) 이렇게 할까”라며 고개를 숙였다. 그래서 악플을 달 만한 여지를 만들지 말자고 생각했다. 친구도 안 만나고 인터뷰도 하지 않고, 밖에 나가지도 않았다. 하지만 자신을 그렇게 몰아가는 것이 더욱 고통스러웠다. 그는 “잘못된 의견에 반박하고 싶지만 일일이 대처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리듬체조를 포기할까 잠깐 생각하기도 했다. 하지만 오히려 내 뜻이 아닌 그들 때문에 포기하는 것이 싫었다. 이제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까지 1년 반 남았다. 얼마 남지 않은 선수 생활인데 경기에 집중하면서 남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며 미소를 지었다.○ “1% 가능성이라도 있으니 도전” 그의 마지막 목표는 올림픽 메달이다. 아시아경기 때와는 달리 올림픽 메달 전망이 밝은 편은 아니다. 리듬체조는 러시아의 벽이 높다. 2000년 이후 러시아 선수들이 거의 금, 은, 동메달을 휩쓸고 있다. 그도 러시아의 벽을 실감하고 있다. 녹록지 않은 현실을 잘 알고 있기에 그는 “아무리 잘해도 올림픽에서 메달권 밖에 머물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며 “그럴 때마다 푹 주저앉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절대 ‘포기’라는 단어를 입 밖에 꺼내지 않았다. 그 대신 ‘도전’이라는 표현을 썼다. 그는 “메달을 목에 걸든 걸지 못하든 남은 1년 반의 시간 동안 더는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완벽하게 준비해 스스로 만족할 수 있다면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좋을 것 같다.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니까. 1%의 가능성이라도 있으니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물론 메달을 따면 좋지 않을까 싶다”며 메달에 대한 욕심을 감추지 않았다.고양=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어제 농구장 갔나 봐요?” “또 악플(악성 댓글) 달렸나요? ‘훈련’ 다 하고 ‘오후’에 ‘친구’들과 함께 갔는데….”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21·연세대)는 4일 서울에서 열린 프로농구 SK와 전자랜드의 경기를 보러 갔다. 7일부터 러시아 전지훈련을 떠나기 전 친구들과 보낸 마지막 휴식이었다. 농구장 이야기를 꺼내자 그는 대뜸 ‘악플’부터 걱정했다. ●“함께 노력한 사람들마저 깎아내려 가슴 아파” 손연재는 국내 스포츠 선수 중에서 가장 많은 악플에 시달리는 선수로 꼽힌다. 2010년 시니어로 데뷔해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을 무렵부터 악플은 시작됐다. ‘피겨 여왕’ 김연아(25)와 그를 비교하는 기사가 나오면서 일부 김연아 팬들이 손연재를 비판했고 대한체조협회와의 불협화음, 소속사의 성적표기 실수 등이 이어지면서 악플은 양산됐다. 이제는 근거 없는 악플을 넘어 인신공격까지 나오고 있다. 그는 언론 인터뷰도 사양할 때가 많다. 이유는 단 하나다. 좋든 나쁘든 자신과 관련한 기사가 나오면 악플이 달리기 때문이다. 상처도 많이 받았다. 그는 “지난해 인천 아시아경기 금메달을 딴 것에 대해서도 ‘심판을 매수했다’ 등의 악플이 달려 큰 상처를 받았다. 차라리 못생겼다고 말하면 좋겠다. 사실이 아닌 것으로 인해 욕을 먹는 것이 속상하다. 함께 노력했던 사람들마저 깎아 내리는 것이 싫다”고 말했다. 그는 “예전에는 내가 이룬 것이 없어서, 실력이 없어서, 메달이 없어서 악플을 받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성적을 올리고, 실력을 키우고, 금메달을 따도 변한 것은 없었다. 내가 무슨 잘못을 그렇게 했으면 (사람들이) 이렇게 할까”라며 고개를 숙였다. 그래서 악플을 달만한 여지를 만들지 말자고 생각했다. 친구도 안 만나고 인터뷰도 하지 않고, 밖에 나가지도 않았다. 하지만 자신을 그렇게 몰아가는 것이 더욱 고통스러웠다. 그는 “잘못된 의견에 반박하고 싶지만 일일이 대처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리듬체조를 포기할까 잠깐 생각하기도 했다. 하지만 오히려 내 뜻이 아닌 그들 때문에 포기하는 것이 싫었다. 이제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까지 1년 반 남았다. 얼마 남지 않은 선수 생활인데 경기에 집중하면서 남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며 미소를 지었다. ●“유럽 선수들에게 나란 존재는 눈에 가시다” 그의 마지막 목표는 올림픽 메달이다. 아시아경기 때와는 달리 올림픽 메달 전망이 밝은 편은 아니다. 리듬체조는 러시아의 벽이 높다. 2000년 이후 러시아 선수들이 거의 금, 은, 동메달을 휩쓸고 있다. 그도 러시아의 벽을 실감하고 있다. 녹록치 않은 현실을 잘 알고 있기에 그는 “아무리 잘해도 올림픽에서 메달 권 밖에 머물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며 “그럴 때마다 푹 주저앉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절대 ‘포기’라는 단어를 입밖에 꺼내지 않았다. 대신 ‘도전’이라는 표현을 썼다. 그는 “메달을 목에 걸든 걸지 못하든 남은 1년 반의 시간 동안 더 이상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완벽하게 준비해 스스로 만족할 수 있다면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좋을 것 같다.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니까. 1%의 가능성이라도 있으니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물론 메달을 따면 좋지 않을까 싶다”며 메달에 대한 욕심을 감추지 않았다.고양=김동욱 기자creating@donga.com}

지난해 한국 축구는 바닥까지 추락했다. 브라질 월드컵 참패에 이어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역대 최하위인 69위까지 떨어졌다. 그만큼 2015년 한국 축구는 재도약이 절실하다. 축구대표팀 사령탑을 맡은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대표팀이 (국민에게) 즐거움을 주도록 노력하겠다”고 새해 목표를 밝힌 것도 한국 축구가 처한 위기 상황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슈틸리케 감독의 목표가 달성되기에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다.○ 쉽지 않은 아시아 정상 복귀 대표팀은 9일부터 호주에서 열리는 아시안컵을 앞두고 4일 사우디아라비아와 평가전을 치른다. 슈틸리케 감독은 “경기의 결과와 내용이 모두 우리에게 중요하다”며 각오를 다졌다. 한국은 55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호주의 시드니모닝헤럴드 등 해외 언론은 이란, 일본을 우승 후보로 꼽고 있다. 한국은 개최국 호주와 함께 4강권 정도로 거론되고 있다. 박문성 SBS 해설위원은 “어떤 팀도 쉽게 우승을 장담할 수 없다. 아시아 축구의 수준이 많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아시안컵을 마친 뒤에는 한국 중국 북한 일본이 출전하는 동아시아축구연맹 대회가 기다리고 있다. 대회 규모는 크지 않지만 한일전과 남북전이 기다리고 있다. 최근 급성장한 중국과도 대결해야 한다. 일본은 한국보다 한 수 위의 전력으로 평가받는 데다, 북한과의 경기는 언제나 경기 외적인 요소도 크게 작용하기 때문에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아시안컵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낸 뒤 동아시아축구연맹 대회에서도 부진할 경우 후유증이 생길 수밖에 없다. 다만 연말까지 이어지는 월드컵 예선은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보인다. 2차 예선이어서 상대 팀들이 상대적으로 약체인 데다 슈틸리케 감독 체제도 자리를 잡을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방심은 금물이다. 김대길 KBSN 해설위원은 “카타르는 2022년 월드컵 유치를 위해 아프리카 선수들을 귀화시키는 등 대대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중국, 태국 등 과거 한국에 위협이 되지 않았던 국가들도 자국 프로리그의 인기를 등에 업고 급성장 중이다”라고 말했다. ○ 험난한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우승 프로팀의 아시아 정상 탈환도 낙관하기는 어렵다. 올해 K리그에서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 나서는 팀은 전북, 수원, 서울, 성남이다. 네 팀 모두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탄탄한 기반을 갖춘 일본 프로팀, 막대한 자금을 앞세운 중국과 중동의 프로팀, 체격을 앞세운 호주 프로팀 모두 쉽지 않은 상대다. 지난해 우승은 호주의 웨스턴시드니가 차지했고, 한국은 2012년 울산이 정상에 오른 이후 우승컵을 손에 쥐지 못했다. 한국에서는 2006년 우승, 2011년 준우승 등 꾸준히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무대를 두드리고 있는 전북이 우승권에 근접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해설위원은 “전북을 제외하고 다른 팀들은 국내 리그와 아시아 챔피언스리그를 동시에 겨냥할 형편이 안 된다”며 “오히려 양쪽에 모두 신경 쓸 경우 체력 문제에 따른 선수 부족 현상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올해는 대표팀과 K리그 모두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내실을 다지는 데 주력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지난해 브라질 월드컵 실패의 원인은 조급한 감독 바꾸기였다. 3명의 감독이 바뀌고 그 과정에서도 준비가 미흡했다”며 “올해는 2018년 월드컵으로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결과에 연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슈틸리케 감독 역시 “한국 축구가 발전하려면 아시아라는 우물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올해 한국 축구가 아시아의 굴레를 벗고 세계로 나아가는 토대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김동욱 creating@donga.com·유재영 기자 }

추락하는 한국 축구를 붙잡아 준 날개들은 해외파들이었다. 2015년에도 기성용(26·스완지시티)과 손흥민(23·레버쿠젠)은 한국 축구의 자존심을 살려 줄 버팀목이 될 것이 확실하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 중인 기성용은 감독의 절대적인 신임을 얻고 있다. 기성용이 아시안컵 출전을 위해 대표팀에 차출되자 게리 멍크 스완지시티 감독이 “기성용의 활약은 환상적이다. 아시안컵 차출로 우리는 큰 손실을 입게 됐다. 그가 그리울 것이다”라고 말할 정도다. 팀에서 그의 입지를 위협할 선수도 없다.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20경기 중 19경기에 선발로 나섰고 풀타임을 18번 소화했다. 박문성 SBS 해설위원은 “스완지시티라는 팀을 넘어 리그 전체에서 주목받는 미드필더다. 올해도 입지나 가치가 더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하고 있는 손흥민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모두 11골(3도움)을 터뜨렸다. 그중 6골이 결승골이었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지금까지의 활약만으로도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건너간 선수들 중 최상급이다”라고 평가했다. 올해 안에 더 많은 몸값을 받고 명문팀으로 이적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두 선수 외에 주목받는 해외파 선수로는 김진수(23·호펜하임)가 꼽힌다. 한 위원은 김진수에 대해 “제2의 이영표로 불릴 만한 능력을 갖췄다. 스피드와 민첩성, 크로스 능력이 모두 좋다. 앞으로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 슈틸리케호에서 주목받고 있는 박주호(28·마인츠)도 기대할 만하다. 하지만 한 위원은 “냉정히 말해서 김진수와 박주호는 당장 빅클럽으로 갈 만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유럽 외의 리그에서는 카타르에서 뛰고 있는 남태희(24·레크위야)가 가장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 프랑스 리그에서 뛰었던 남태희는 현재 페이스대로 활약한다면 다시 유럽 진출을 노릴 만하다는 평가다. 반면 기성용 손흥민과 함께 해외파 ‘빅3’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이청용(27·볼턴)의 앞길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현재 잉글랜드 2부 리그인 소속팀에서 벗어나는 것이 급선무다. 두 해설위원 모두 “이청용의 기량은 나무랄 데 없으나 2부 리그에서 계속 뛰어서는 더 큰 기회를 맞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청용은 2월까지 열리는 겨울 이적 시장에서 이탈리아 독일 등의 팀으로 이적을 노리고 있다. 김보경(26·카디프시티) 구자철(26·마인츠) 지동원(24·아우크스부르크)은 현재 경기력이 크게 떨어진 상태다. 새로운 전기를 맞지 않는 한 이들은 올해도 힘겨운 상황에 처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새해에는 앞만 보고 달리는 일만 남았다. 희망가가 절로 나오는 썰매 지치기다. 봅슬레이 2인승 대표팀 원윤종(29)-서영우(23·이상 경기연맹)는 2014년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올해에는 더욱 빠르게 달릴 것을 다짐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소치 겨울올림픽에서 그토록 꿈에 그리던 올림픽 무대를 밟았다. 2014∼2015시즌 월드컵 1차 대회에서는 첫 톱10 진입에 성공한 데 이어 2차 대회에서는 역대 최고 성적인 5위를 기록했다.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 전까지 목표로 삼았던 5위 진입 목표를 일찌감치 달성했다. 낭보는 또 있었다. 국방부가 썰매 종목 선수들에게도 상무 입대의 기회를 열어줬다. 서영우는 내년 상무 입대가 가능해졌다. 모든 상황이 빠르게 좋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들은 훈련 강도를 더욱 높이며 매일 트랙을 연구하고 있다. 같은 대학 같은 학과(성결대 체육교육과)를 다녔지만 이들은 2010년 8월 대표선발전에 나설 때만 해도 서로 모르는 사이였다. 함께 태극마크를 달고 1년에 11개월을 함께 생활했다. 서영우는 형이, 원윤종은 동생이 없는 탓에 더욱 친형제 같은 사이가 됐다. 원윤종은 “이제 그냥 가족 같다. 서로의 생각도 비슷해지는 것 같다”며 웃었다. 지난해 12월 28일 경기 고양의 한 카페에서 이들을 만났다. 서울에 사는 원윤종은 서영우의 집과 가까운 이곳을 인터뷰 장소로 선택했다. 서영우는 “항상 동생을 먼저 생각해줘서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서영우는 원윤종 앞에 앉아본 적이 없다. 뒤에서 썰매를 미는 브레이크맨 역할이기 때문에 항상 썰매 안에서는 원윤종의 뒤에 앉는다. 서영우는 “윤종 선배는 경기는 물론이고 인생에서 저를 잘 이끌어줬다. 저는 뒤에서 윤종 선배를 팍팍 밀어주고 싶다”며 웃었다. 사실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메달을 따겠다고는 1년 전까지만 해도 감히 생각도 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 이들은 썰매 강국 선수들을 넘어 메달을 따겠다는 꿈을 꾼다. 원윤종은 “정말 자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썰매 강국과의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 평창 겨울올림픽까지 3년밖에 남지 않았지만 금메달까지 넘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서영우는 “예전에는 우리를 거들떠보지도 않던 썰매 강국 선수들이 이제는 우리의 훈련을 눈여겨보고 몰래 비디오 촬영까지 한다”며 웃었다. 새해 첫날부터 이들은 꿈을 향해 다시 뛴다. 국제대회 출전과 훈련을 위해 유럽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앞만 보고 가는 봅슬레이 경기처럼 정말 앞으로도 앞만 보고 갈래요. 그럼 메달도 우리 앞에 있겠죠.”고양=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오늘 정말 벼르고 나왔습니다.” 30일 삼성화재와 OK저축은행의 시즌 4번째 맞대결이 열린 경기 안산 상록수체육관. 경기 전 프로배구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은 미소를 지으며 농담처럼 한마디를 툭 던졌지만 승리에 대한 결연한 의지는 숨기지 못했다. 그럴 만도 했다. OK저축은행은 삼성화재에 천적과도 같은 팀이다. 이번 시즌 삼성화재에 유일하게 2패를 안긴 팀이다. 신 감독은 “오늘 이겨서 승점 3을 확보하면 우리가 정규리그를 우승할 확률이 높아진다. 꼭 이기고 싶다”고 말했다. OK저축은행 김세진 감독도 이날 경기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었다. 김 감독은 “쉽게 지지 않는 경기를 펼칠 것이다. 강한 서브로 상대를 흔들어 레오의 공격을 막아 내겠다”고 밝혔다. 자신감도 있었다. OK저축은행은 이날 경기 전까지 안방에서 9전 전승을 거둘 만큼 안방불패를 자랑했다. 1세트만 해도 OK저축은행의 작전은 잘 맞아떨어졌다. 강한 서브로 삼성화재의 수비를 흔들었다. 뻔히 보이는 레오의 오픈 공격은 OK저축은행의 블로킹에 막힐 때가 많았다. 1세트를 OK저축은행이 가져갔지만 2세트부터 삼성화재의 수비가 안정을 찾으며 분위기는 역전됐다. 삼성화재는 블로킹(12득점)에서 OK저축은행(5득점)을 압도했다. 공격 성공률(삼성화재 50.00%-OK저축은행 44.74%)도 높았다. OK저축은행은 믿었던 시몬마저 2세트에서 2득점에 그치는 등 힘 빠진 모습을 보였다. 2세트부터 내리 세트를 따낸 삼성화재는 3-1(19-25, 25-21, 25-13, 26-24)로 역전승을 거뒀다. 삼성화재 레오는 44득점, 시몬은 29득점을 기록했다. 이날 승리로 선두 삼성화재는 승점 44를 기록하며 승점 35에 머문 2위 OK저축은행과의 승점 차를 9로 벌리며 정규리그 우승에 한 발짝 다가섰다. 반면 안방에서 시즌 첫 패배를 당한 OK저축은행은 3위 대한항공(승점 31)에 쫓기는 상황이 되면서 부담을 안게 됐다. 한편 여자부 도로공사는 성남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인삼공사와의 경기에서 3-0(27-25, 25-18, 25-15)으로 이겼다. 4연승으로 10승 6패(승점 29)를 기록한 도로공사는 기업은행(승점 28)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안산=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말주변이 없어서요.” 진짜 그런 줄만 알았다. 중고교생 유망주들과의 인터뷰 때마다 느낀 것은 대부분 질문에 단답형 대답을 하거나 아예 대답을 못한다는 것이었다. 그만큼 그 나이 때 인터뷰는 부담스럽고 어렵다. 여자 쇼트트랙 ‘샛별’로 떠오른 최민정(16·서현고)과의 인터뷰도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28일 오전 서울 한국체대 빙상장에서 그를 만났다. 여자 쇼트트랙 ‘왕별’ 심석희(17·세화여고)와 함께 훈련 중이었다. 이날은 21일 국내에서 끝난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대회 뒤의 휴가를 끝내고 태릉선수촌으로 복귀해야 하는 날이었다. 다음 날부터는 입에 단내가 나는 훈련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도 그는 훈련을 쉬지 않았다. “힘들지 않으냐”고 물었다. 곧바로 답이 돌아왔다. “남들 쉴 때 같이 쉬면 뒤처져요.” 첫 번째 반전이었다. 그는 이번 시즌 심석희와 함께 월드컵 시리즈를 휩쓸고 있다. 이번 시즌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단 그는 출전한 모든 경기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경험만 쌓아도 된다는 기대를 넘어서는 성적이었다. 그의 활약에 주위에서는 심석희와 비교를 시작했다. 하지만 그는 “언니와 2년 넘게 주말마다 함께 훈련했어요. 선수촌에서 함께 방도 써요. 그런 말이 나올 때마다 신경 쓰지 않고 열심히 운동만 하려고 해요. 경기 때는 석희 언니나 저나 ‘마지막에는 실력대로 하지만 같이 성적을 내는 것이 우선이다’라고 얘기할 정도예요.” 고교생다운 정답을 말했다. 그러면서 진짜 사이가 좋은 이유를 귀띔해줬다. “제가 케이크 등 달콤한 빵을 엄청 좋아해요. 먹고 싶을 때마다 석희 언니가 빵을 사줘요.” 두 번째 반전이었다. 그는 6세 때 가족과 함께 참여한 겨울방학캠프에서 스케이트화를 처음 신었다. 초등학교 1학년 때 선수 생활을 시작했고 3년 뒤 전국소년겨울체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두각을 나타냈다. 선수 생활이 힘들 법도 했지만 그는 “재미있다”를 반복해서 말했다. “열심히 연습하면 그전에는 안 되던 것도 돼요. 내가 해냈다는 기분이 들어 기분이 좋아요. 연습이 그래서 좋아요.” 그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조금 늦게 답했다. 질문 뒤에는 “음…”이라고 운을 뗀 뒤 3∼5초간의 공백을 둔 뒤 대답했다. 그는 “생각을 정리해서 말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요. 혹시 남에게 오해를 사거나 실수를 할까 봐 신중하게 말하는 것뿐이에요.” 세 번째 반전이었다. 신중한 버릇은 책을 읽는 습관에서 비롯됐다. 외박을 마치고 태릉선수촌으로 들어갈 때면 항상 책을 사서 들어간다. 국제대회 때도 늘 책을 가지고 간다. 그는 책을 정말 좋아한다. 소설, 에세이 등 가리지 않고 읽는다. 이런 모습을 본 어머니는 쇼트트랙 말고 공부를 시킬걸 하는 생각도 든다. 책 읽는 습관은 자연스럽게 일지를 쓰는 습관으로 이어졌다. 그는 3년 전부터 매일 일지를 쓴다. 벌써 두꺼운 노트 10여 권이 쌓였다. 그는 “아무리 피곤해도 일지는 꼭 쓰고 잔다. 그날 경기와 훈련 내용 및 잘한 점, 못한 점 등을 적는다”고 말했다. 목표도 확고했다.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 금메달이다. “바로 앞의 목표를 잡고 그걸 이루기 위해 매순간 노력하면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다고 봅니다. 그렇게 하다 보면 금메달도 꼭 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인터뷰 뒤 ‘반전 소녀’의 매력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한국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뒤 첫 공식대회에 나서는 울리 슈틸리케 감독(60)이 은퇴를 만류하면서까지 대표팀에 승선시킨 선수가 있다. 마지막 대표팀 경기를 앞두고 있는 차두리(34·FC 서울)다. 2015 아시안컵(1월 9∼31일)에 출전하는 슈틸리케 감독에게 차두리는 ‘숨겨둔 칼’이다. 차두리는 지난달까지만 해도 대표팀은 물론 현역 은퇴까지 고려했다. 자신이 후배들의 길을 막고 있는 것 같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슈틸리케 감독의 간곡한 부탁으로 그는 대표팀 은퇴를 아시안컵 뒤로 미뤘다. 독일 출신인 슈틸리케 감독과 독일에서 오랫동안 활약했던 차두리는 선수단 내에서 가장 소통이 잘되는 사이다. 두 사람은 독일어를 통해 구체적인 전술은 물론 일상생활에 이르기까지 스스럼없이 이야기한다. 공식 통역이 있기는 하지만 축구선수 출신이 아니기 때문에 전술상의 미묘한 뉘앙스까지 전달하기에는 어려울 때가 있다. 이럴 때 차두리가 나서서 코칭스태프는 물론 선수들에게까지 정확한 내용을 전달한다. 대표팀 관계자는 “두 사람은 정서적, 문화적으로도 통하는 점이 많아 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고 전했다. 자연스럽게 차두리는 슈틸리케 감독과 선수들의 가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차두리로 대동단결’이라는 표현까지 나올 정도다. 차두리는 슈틸리케 감독의 전술에 있어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슈틸리케 감독은 전형적인 원톱 공격수 없이 대회에 나선다. 이 때문에 미드필더 등 2선 공격을 활용한 제로톱 전술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제로톱 전술만으로는 공격력을 극대화하기 어렵기 때문에 측면 윙백 수비수의 공격 가담을 통한 기습공격이 필수다. 이때 측면 수비수에게는 상대 진영 돌파에 이어 양질의 크로스를 올릴 수 있는 능력이 요구된다. 올해 측면 수비수로서 K리그 베스트 11에 뽑힌 차두리는 현역 수비수 중 최고의 돌파력과 크로스 능력을 지녔다고 평가된다. 차두리는 또 조직력을 바탕으로 한 독일 축구에 대한 이해도도 높기 때문에 슈틸리케 감독이 구상하는 기습공격의 핵심 역할을 담당하는 데 걸림돌이 없다. FC 서울은 차두리의 능력을 인정해 27일 차두리와의 계약을 2015년까지 연장했다. 김대길 KBSN 해설위원은 “슈틸리케호에서 감독과 선수단의 교량 역할 및 숨은 무기가 될 수 있는 차두리는 이번 대표팀 최고의 키 플레이어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은 “2014 브라질 월드컵에 나섰던 홍명보호는 고참과 신예의 조화에 실패한 측면이 있다”며 “첫 공식대회에 나서는 슈틸리케 감독으로서는 팀의 안정을 위해 소통이 잘되고 선수들이 잘 따르는 차두리가 꼭 필요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슈틸리케 감독이 차두리를 필요로 했던 만큼 차두리도 이번 대회 출전을 벼르고 있다. 차두리는 두 차례 아시안컵(2004, 2011년)에 나섰으나 우승컵을 들어올리지 못했다. 한국축구의 전설적인 스타였던 아버지 차범근도 1972년 태국 아시안컵에 출전했으나 준우승에 머물렀다. 한국은 이번 아시안컵에서 55년 만의 우승에 도전한다. 차두리는 대표팀의 우승을 이끌며 더할 나위 없는 대표팀 은퇴 무대를 마련하고자 한다. 첫 공식대회를 멋지게 장식하려는 슈틸리케 감독과 유종의 미를 거두고자 하는 차두리. 두 사람의 굳은 결의 속에 대표팀은 28일 호주에 입성했다. 한국은 내년 1월 4일 사우디아라비아와 평가전을 치른 뒤 1월 10일 오만과 아시안컵 조별리그 첫 경기를 치른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비디오 판독이 기대 이상의 성공을 거두고 있다. 미국프로야구 공식 홈페이지인 MLB닷컴은 28일 ‘리플레이가 2014년 야구를 긍정적으로 변화시켰다’는 제목의 시즌 결산 기사를 게재했다. 기사에 따르면 올해 정규시즌에서 1275건의 비디오 판독 사례가 나왔다. 두 경기당 한 차례 정도의 비디오 판독이 있었던 셈이다. 비디오 판독을 통해 원래 판정이 인정된 경우는 310건(24.3%)이었다. 또 352건(27.6%)은 비디오 화면으로 오심 여부를 확인할 수 없어 원래 판정을 유지한 사례였다. 반면 전체의 47.3%인 603건은 오심으로 확인돼 판정이 번복됐다. 포스트시즌에도 11건의 비디오 판독이 나와 4건(36.3%)이 번복됐다. 미국프로야구에서 비디오 판독은 올해 처음 도입됐다. 이런 결과를 토대로 MLB닷컴은 “매우 성공적이다”는 평가를 내렸다. 비디오 판독이 도입된 국내 프로스포츠도 비슷한 번복률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 후반기(7월 22일)부터 비디오 판독을 도입한 프로야구는 115회의 심판 합의판정(비디오 판독)이 나왔다. 이 중 47회의 판정(40.8%)이 번복됐다. 프로야구계는 오심으로 인한 피해가 크게 줄었다고 평가했다. 심판의 아웃과 세이프 판정은 번복할 수 없다는 규정 때문에 명백한 오심도 되돌릴 길이 없었던 답답함을 일정 부분 해소하게 된 것이다. 2007년 세계 최초로 비디오 판독을 도입한 프로배구도 이번 시즌 2라운드까지 총 218건의 비디오 판독 요청이 들어와 89건(40.8%)이 번복됐다. 배구계도 불필요한 오심 논란이 줄어들어 비디오 판독을 반기고 있다. 이에 따라 심판의 권위를 떨어뜨리고 경기의 박진감 등을 없앨 수 있다는 도입 초기의 우려는 말끔히 없어졌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