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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경북 대학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여파로 초비상이 걸렸다. 이달 말까지 중국인 유학생들이 한꺼번에 입국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긴급 대책 회의를 잇달아 열고 공동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현재까지 대구 경북에는 확진 환자가 발생하지 않아 이번 대처가 최대 고비일 것으로 보인다. 12일 대구시와 경북도에 따르면 현재 대구 7개 대학에는 중국인 유학생 2207명이 재학하고 있다. 이 가운데 1397명이 이달 말 중국에서 입국할 예정이다. 경북 24개 대학에는 중국인 유학생 2002명이 재학한다. 입국 예정을 밝힌 학생은 1701명이다. 교육부는 5일 중국인 유학생 등을 14일간 자율 격리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이에 따라 대구 경북에서는 중국인 유학생 3098명이 입국 이후 대학별로 자율 격리 조치를 받는다. 경북도는 12일 오전 영남대에서 비상 대책 회의를 열었다. 중국인 유학생이 재학하는 영남대를 비롯해 대구대, 대구가톨릭대, 대구한의대, 경일대, 포항공대(포스텍), 동국대 경주캠퍼스, 안동대, 동양대, 김천대, 호산대 등 11개 대학 총장이 참석했다. 경산시 등 대학이 있는 지방자치단체 관계자들도 참석해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긴밀한 공조 체계를 구축하고 학생들의 건강 상태 정보를 모니터링해 공유하는 비상 연락망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북도는 대학 측에 중국인 유학생을 가급적 기숙사에 배정하고 자율 격리해 줄 것을 요청했다. 대학 사정이 여의치 않으면 대상자들의 감염 예방을 강화하고 개인위생 교육을 수시로 할 것을 협의했다. 이 지사는 “과도한 불안감이 생기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도는 이날 방역 물품 구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대학들에 마스크 3000개를 전달했다. 앞서 대구시는 6일 시청에서 권영진 대구시장과 경북대 계명대 등 대구지역 7개 대학 총장이 참석한 가운데 신종 코로나 대책 회의를 열었다. 이날 시는 시민행복교육국장을 팀장으로 하는 공동대응팀을 구성했다. 11일에는 지자체와 보건소가 참여하는 현장지원반 회의도 열었다. 시는 19일 중국인 유학생들에게 마스크와 소독제, 체온계 등을 배부할 예정이다. 의심 환자가 발생하면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할 수 있는 핫라인도 구축했다. 대학이 협조를 요청하면 보건소 직원을 파견할 방침이다. 각 대학도 매일 회의를 열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계명대는 25일까지 중국인 유학생들을 입국시키고 달서구 성서캠퍼스 내 기숙사 2개 동에 거주하게 할 계획이다. 바로 옆 계명대 동산의료원과 협력해 매일 건강 상태를 점검키로 했다. 경북대와 대구가톨릭대 대구대도 캠퍼스 내 기숙사에 중국인 유학생 전용 거주지를 마련한다. 자율 격리하면서 건강 상태를 매일 확인할 예정이다. 영남대는 중국인 유학생들이 이달 말까지 입국하도록 유도한다. 이후 자율 격리를 통해 스스로 건강 상태를 체크할 수 있도록 체온계와 마스크 등을 지급할 계획이다. 안동대는 중국인 유학생들의 입국 날짜를 26일로 정하고 공항에서부터 별도의 교통편을 이용해 대학으로 이송한다. 이후 교내 기숙사에 2주간 격리시킬 방침이다. 동국대 경주캠퍼스는 중국인 유학생에게 기숙사를 배정하고 입국하지 못한 학생들을 위한 온라인 강좌 수강 등의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대구한의대와 영진전문대 등 기숙사가 여의치 않은 대학은 학교 주변 빌라 등을 격리시설로 활용할 계획이다. 김천대와 동양대는 재학생들에게 양해를 구해 모든 기숙사에 중국인 유학생들이 2주간 머무를 수 있도록 조치할 예정이다. 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11일 오후 대구 달성군 화원읍 천내리 주택가. 폭 10m 정도인 골목은 대낮인데도 인적이 드물었다. 오랜 시간 버려진 것으로 보이는 폐공장이 눈에 들어왔다. 외벽은 세월을 견디지 못한 듯 무너져 내렸다. 어른 한 사람이 들어갈 정도로 뚫린 공간인데 안을 살펴보니 곳곳에 생활쓰레기가 나뒹굴었다. 반경 약 100m 거리에는 대구교도소가 보였다. 대구교도소는 1971년 여기에 자리를 잡았다. 1995년 달성군이 대구시에 편입된 뒤 성장을 거듭해 전국 최고 수준의 지방자치단체에 올랐다. 하지만 교도소 일대만 대구에서 가장 낡은 지역으로 남았다. 고도제한 등이 발목을 잡아 재개발 시계는 멈춘 상태다. 대구교도소가 내년 달성군 하빈면 감문리로 이전한다. 추진 소식을 들은 주민들은 크게 반겼다. 하지만 최근 교도소 이전 뒤 대지 활용(후적지)에 도시공원 대신 상당수 공공주택(아파트)을 조성하겠다는 사업 방향이 알려지자 지자체와 주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박모 씨(60)는 “50년간 교도소 때문에 피해를 안고 살았다. 쾌적한 환경에서 여생을 보낼 수 있다는 생각을 접었다”며 한숨을 쉬었다. 1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2011년 국토해양부(현 국토교통부) 중앙도시계획위원회는 법무부가 대구교도소를 개발제한구역인 달성군 하빈면 감문리 일대로 이전하겠다며 제출한 계획을 조건부 승인했다. 향후 후적지를 공익 범위에서 활용 가능한 시민공원 등으로 개발해야 한다는 게 조건이었다. 이후 달성군은 2013년 주민공청회에 이어 후적지 개발 용역을 진행했다. 주민 의견을 수렴해 문화광장과 교정박물관, 예술회관을 갖춘 도시공원으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담았다. 그러나 대구교도소가 새 터로 이전하면서 소유권을 갖게 된 기획재정부가 지난해 1월 당초 계획과 다른 구상을 밝히며 논란이 일었다. 국유재산 토지개발 선도사업 전국 11곳을 선정하며 대구교도소 후적지를 포함시켰다. 이 사업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사업 개발을 맡는다. 아파트 건립 등으로 거둔 수익으로 전체 부지를 개발하는 방식을 도입한다. 기재부와 LH는 최근 대구교도소 후적지 10만여 m² 가운데 3분의 1가량을 공공주택으로 개발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으며 갈등은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대구시와 달성군은 “절대 수용할 수 없다”며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주민들은 “동네 작은 공원 하나 얻으려고 수십 년간 피해를 감수한 게 아니다”며 목소리를 높인다. 시와 달성군은 기획재정부와의 협의가 여의치 않으면 교도소 후적지를 직접 매입해 개발할 방침이다. 이진하 대구시 도시계획정책관은 “후적지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달성군 발전을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하는 공공시설이 들어서야 한다. 후적지 용도는 현재 녹지이기 때문에 매입 자금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기재부는 토지개발 선도사업 방식이 아니라면 여력이 없기 때문에 도시공원도 조성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기재부 국유재산조정과 관계자는 “교도소뿐만 아니라 군부대 등 전국에 비슷한 시설로 피해를 본 지역이 많기 때문에 특정 지역의 주민 피해만 고려해 개발할 순 없다. 다른 지역 사업을 먼저 협의하면서 대구 지역과 상생하는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경북 경산시 진량읍에 있는 농업회사법인 ㈜한반도는 대추 생산과 가공, 유통을 원스톱으로 처리하고 체험 프로그램까지 운영한다. 특히 지역 농가 및 연구개발(R&D) 기관과 손잡고 수익 구조를 개선한다. 요즘 1차(생산), 2차(제조, 가공), 3차(유통, 체험관광, 서비스) 산업을 융합한 6차산업의 성공 모델로 꼽히고 있다. 이 회사는 원재료로 쓰는 대추를 지역 농가 150여 곳과 협약해 연간 140여 t을 구입한다. 현재 과자와 진액, 기능성 한약, 젤리 등의 대추 가공품을 생산하고 있다. 대기업 출신 마케팅 전문가 배강찬 대표가 직접 나서서 백화점과 온라인쇼핑 판매뿐만 아니라 중국 상하이(上海)와 홍콩 등 해외 수출길도 열었다. 한반도는 대구대 산학협력단, 한국한의약진흥원 등과의 기술 협력을 통해 다양한 제품을 연구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 덕분에 2016년 2억 원이던 매출은 2018년 7억3000만 원으로 증가했다. 이 기간 직원도 6명에서 12명으로 늘었다. 체험 프로그램 방문객은 연간 600명 이상이다. 경북도가 농업 경쟁력을 위해 도입한 융·복합 6차산업이 빛을 내고 있다. 도는 2015년부터 6차산업에 집중했다. 경북 농업이 생산 소득에 의존해서는 더 이상 성장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도는 농업을 기반으로 하는 6차산업에 도전하는 창업자에게 시설 및 장비 지원과 인증 농가 육성을 위한 교육, 판로 확대 등 다양한 지원책을 펴고 있다. 창업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면서 맞춤형 상담을 해준다. 성과는 구체적이다. 도입 첫해 88명이었던 6차산업 창업자는 지난해 말 기준 214명까지 증가했다. 6차산업 활성화는 농촌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 2015년 412명이던 6차 산업체 취업자는 지난해 기준 1135명으로 늘었다. 6차산업체는 지역 농산물의 안정적인 판매 기능을 도맡고 있다. 지난해 6차산업체가 구입한 농산물은 4만2691t으로 사업 초기인 2015년보다 6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경북지역 6차산업체의 총매출도 2015년보다 23.5% 증가한 2038억 원을 달성했다. 이 기간 농촌 체험관광객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농가들의 부수입도 증가했다. 경북도는 2023년까지 6차산업 창업자를 300명까지 늘리고 총매출 3000억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경북은 깨끗한 자연 환경을 갖춰 6차산업의 성장 속도가 빠르다. 농촌을 넘어 어촌, 산촌에서도 6차산업이 터를 잡고 매출을 늘릴 수 있도록 행정력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앞으로 경북 안동 하회마을을 찾아 스마트폰 등 모바일로 공공 와이파이(Wi-Fi)에 접속하면 마을의 유래와 역사, 풍수지리학을 포함한 관광정보를 실시간으로 받아볼 수 있다. 경북 안동시는 4월 말부터 지역 주요 관광지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이 같은 방식의 스마트 관광 안내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9일 밝혔다. 관광객들이 하회마을과 도산서원, 봉정사, 월영교, 경북독립운동기념관 등 안동 지역 관광지를 방문해 모바일로 공공 와이파이에 접속하면 자동으로 해당 관광지의 관련 정보를 받아볼 수 있는 방식이다. 외국인 관광객들을 위해 영어와 중국어, 일본어로도 정보를 제공한다. 지난달 문화체육관광부 관광거점도시로 선정된 안동시는 관광 활성화에 힘을 쏟고 있다. 시는 종합관광안내도와 안내표지판 전수조사를 실시해 표기 방법 등을 통일된 규격으로 바꾼다. 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 제9회 ‘영예로운 제복상’ 대상 수상자로 지난해 독도 소방헬기 추락 사고로 순직한 중앙119구조본부 영남119특수구조대 대원 5명이 선정됐다. 지난해 10월 31일 소방헬기가 응급환자를 이송하다 독도 인근 해상에서 추락해 김종필 기장(46·이하 당시 나이)과 서정용 검사관(45), 이종후 부기장(39), 배혁 구조대원(31), 박단비 구급대원(29·여)이 목숨을 잃었다. 희생자 유가족과 동료들은 “묵묵히 맡은 임무를 수행한 대원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목숨을 걸고 국민들을 위해 일하는 분들의 숭고한 정신을 잊지 말아 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사고직전 카톡에도 이송환자 걱정 한가득” ▼‘영예로운 제복상’ 大賞 영남119특수구조대 5인지난해 10월 31일 오후 9시 30분경 대구에 위치한 중앙119구조본부 영남119특수구조대에 출동 명령이 떨어졌다. 독도 인근에서 50대 선원의 손가락이 절단됐다는 신고였다. 김종필 기장(46·이하 당시 나이) 등 대원 5명은 소방헬기 ‘영남1호(EC-225)’에 탑승해 칠흑 같은 어둠이 깔린 바다로 출동했다. 독도에서 환자를 태운 헬기는 오후 11시 25분경 이륙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해상으로 추락했다. 헬기에는 소방대원 5명과 사고를 당한 환자, 동료 선원 등 7명이 타고 있었다. 박단비 구급대원(29·여)은 어릴 때부터 소방관을 꿈꿨다고 한다. 2018년 소방대원이 된 뒤에도 집에 로프를 가져가 연습할 정도로 열정이 가득했다. 어머니 이진숙 씨는 “사고가 났던 날 헬기에서 딸과 소방본부가 나눈 카카오톡 대화를 보니 환자에 대한 글로 가득했다. 우리 딸뿐 아니라 험지에서 목숨 걸고 나라를 위해 일하는 분 모두 기억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배혁 구조대원(31)은 대한민국 최고의 해난구조요원으로 꼽혔다. 해군해난구조대(SSU) 출신으로 천안함 폭침 당시 장병 구조 작업에 투입됐다. 소방대원이 된 뒤 2014년 경주 마우나오션 리조트 붕괴 사고와 지난해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유람선 침몰 사고 등 대형 재난 현장을 누볐다. 아버지 배웅식 씨는 “혁이는 누구보다 책임감과 사명감이 강한 아들이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서정용 검사관(45)은 안전한 항공업무 수행을 위해 늘 솔선수범했다. 동료였던 영남119특수구조대 이영민 구조대원은 “서 검사관은 쉬는 날에도 나와 헬기를 정비할 만큼 책임감이 대단했다. 몸을 아끼지 않고 정비하다가 다친 적도 많았다”고 떠올렸다. 김종필 기장은 2007년 공군 소령으로 예편해 중앙119구조본부에 입사했다. 350여 차례 사고 현장에 투입돼 항공구조전문가로 탁월한 역량을 발휘했다. 어떤 조종사보다 안전 운항을 늘 최우선으로 생각했다고 한다. 이종후 부기장(39)은 3000시간에 이르는 비행조종시간을 보유한 항공구조 전문가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조종사’란 신념으로 몸을 사리지 않았다. 영남119특수구조대 김정훈 구조대원(33)은 “김 기장은 뭐든 스스로 나서 늘 개선하고 보완하려 했고, 이 부기장은 내가 처음 소방헬기 교육을 받을 때 정말 열정을 가지고 친절히 알려줬다”고 회상했다.▼ 국민 위한 헌신-봉사… 수상자 명단 ▼○ 대상(상금 5000만 원)고 김종필 기장, 고 서정용 검사관, 고 이종후 부기장, 고 배혁 구조대원, 고 박단비 구급대원 (중앙119구조본부 영남119특수구조대)○ 영예로운 제복상(상금 각 2000만 원)김태근 소령(해군 627비행대대)김용필 준위(육군 항공작전사령부 항공정비여단 71항정대대)박종배 경감(인천지방경찰청 수사과 지능범죄수사대)신영환 경위(전북지방경찰청 고창경찰서 흥덕파출소)서왕국 지방소방장(인천시소방본부 영종소방서 119구조대)최문호 경장(중부지방해양경찰청 태안해양경찰서 1507함)○ 위민경찰관상(상금 각 1000만 원)고 이상무 경위(경남지방경찰청 김해중부경찰서 상동파출소)국승옥 경위(전북지방경찰청 익산경찰서 생활안전계)김양진 경위(부산지방경찰청 기장경찰서 일광파출소)○ 위민소방관상(상금 1000만 원)고 박찬희 소방령(소방청 운영지원과)동아일보와 채널A가 제정한 ‘영예로운 제복상’ 제9회 수상자가 선정됐습니다. 이 상은 열악한 근무 여건에도 국민 안전을 위해 자신의 몸을 던지는 군인과 경찰, 해양경찰, 소방공무원 여러분의 노력과 희생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각 소속 기관의 추천을 받아 외부 전문가로 구성한 심사위원단의 심사를 거쳐 수상자 15명을 결정했습니다.구특교 kootg@donga.com / 대구=명민준 기자}

#1. 6일 오전 대구시 달서구 죽전네거리 남쪽 코오롱하늘채 아파트. 주차장 진입로에서 약 10m 떨어진 곳에서 아파트 신축 공사가 한창이었다. 내년 3월에 지하 6층, 지상 30층(148채)이 들어선다. 지난해 6월 입주한 하늘채 주민들은 하루 종일 공사 소음과 먼지로 피해를 입고 있다고 한다. 공사 차량과 엉키면서 통행량이 증가해 주변 교통난도 심각해졌다. 하늘채 반경 100m 안에서는 오피스텔과 상가 등 3개 건물 공사가 동시에 벌어지고 있다. 주민 김모 씨(47)는 “쾌적한 새 아파트에서 산다는 행복이 금세 깨졌다. 동네 주변을 산책하기도 두렵다”고 말했다. #2. 같은 날 오후 죽전네거리에서 동쪽으로 약 100m 떨어진 곳. 지하 4층, 지상 47층 규모의 신세계 빌리브 메트로 뷰 공사장 인근의 도로와 주택은 곳곳에 균열로 위태로웠다. 틈은 어른 손가락이 들어가고 남을 정도로 벌어져 있었다. 공사장 뒤쪽 3층 상가는 건물이 한쪽으로 기울어졌고 벽면은 아예 무너진 상태였다. 바로 옆 아파트의 담장은 반대편 건물 외벽 도시가스 배관을 덮칠 듯 넘어가 있어서 아슬아슬해 보였다. 달서구는 최근 신세계 빌리브 아파트의 터파기 과정에서 이러한 피해가 발생했다고 판단하고 주변 안전이 확보될 때까지 공사 중지 명령을 내렸다. 또 주변 도로 지반 침하와 주택가의 정밀안전진단을 시행할 방침이다. 주민 김성현 씨(48)는 “이웃들 모두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있을 정도”라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대구 달서구 죽전·용산동 일대가 아파트 공사 난립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곳은 도시철도 2호선과 고속도로 나들목(IC), 대형할인점이 가까워 최근 재개발 재건축이 잇따르는 상황이다. 달서구에 따르면 현재 죽전네거리 동남쪽 약 1km 내에 아파트단지 8곳이 공사 중이다. 2023년까지 약 2300채가 들어설 예정이다. 거의 매일 공사 소음과 비산 먼지가 가득하다는 게 주민들의 하소연이다. 문제는 건축 허가를 앞둔 아파트단지가 더 있다는 것이다. 해당 주민들은 인근 지역의 공사 피해 사례가 곧 자신들의 일이 될 것이라며 불안에 떨고 있다. 용산네거리에서 동쪽으로 약 100m 떨어진 곳에는 지하 4층, 지상 44층 규모의 아파트(427채)가 대구시의 건축 심의를 앞두고 있다. 10m도 채 안 되는 거리에 살고 있는 10층짜리 빌라 주민들은 직격탄을 맞게 됐다며 안절부절못하고 밤잠을 설친다고 한다. 한 주민은 “바로 눈앞에 공사가 시작되면 주변 소음뿐 아니라 땅 꺼짐 현상으로 인해 주거 환경이 크게 나빠질 것”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공사 예정지 맞은편 또 다른 빌라 주민들은 남쪽 일조권이 침해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가까운 아파트 2곳의 주민 약 300명이 직접적인 피해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주민들은 대구시의 교통영향평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정모 씨(42)는 “평소 출퇴근 시간과 대형 음식점 때문에 교통지옥이 되는 큰 도로(달구벌대로) 방향으로 신축 아파트의 진입로가 생긴다고 들었다. 심각한 교통 정체가 불 보듯 뻔한데 어떻게 대구시의 교통영향평가를 통과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현재 추진하는 대구시 신청사가 2025년 죽전·용산동 일대 약 1km 거리에 들어서면 주변 유동 인구가 급증해 교통난이 가중될 것이라는 전문가의 분석도 나온다. 이 때문에 피해 주민들은 앞으로 이뤄지는 아파트 건축 심의 최종 과정에서 보다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달서구 관계자는 “죽전 및 용산네거리 아파트 공사로 인한 교통 환경 문제 민원이 갈수록 늘고 있는 실정이다. 앞으로 진행하는 건축 허가는 현장을 똑바로 예측하고 제대로 심의해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구시 건축주택과 관계자는 “향후 교통정책과 등과 협의해서 아파트 개발로 인한 주민들의 불편이 일어나지 않도록 세밀하게 심의를 진행하겠다. 이와 함께 지금 공사 중인 아파트 단지에 여러 문제가 일어나면 변경 심사 등을 통해 다시 따져 볼 것”이라고 말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내부 사정으로 일시적으로 영업을 중단합니다. 고객님의 양해 부탁드립니다.’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역 ‘북창동순두부’는 이미 셔터가 굳게 내려져 있었다. 지난달 24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17번째 확진자인 A 씨(38)가 이 식당을 들른 사실이 밝혀진 뒤 문을 닫았다. 근처 가게 직원인 장모 씨(20·여)는 “그 식당에 확진자가 다녀간 사실이 통보된 뒤, 주변 가게도 손님이 다 빠졌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싱가포르에서 귀국한 A 씨가 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5일 밝혔다. 이날 현지에서 감염된 A 씨가 12일 동안 버스와 고속철도(KTX), 택시 등을 타고 서울과 경기 구리시, 대구 등을 방문한 경로가 공개되면서 해당 지역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인천공항으로 입국… 서울과 대구 구리 들러 질병관리본부와 구리시 등에 따르면 17번째 확진자는 지난달 18∼24일 싱가포르에 머물다 24일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했다. A 씨는 공항철도를 타고 서울역에 온 뒤 역사 내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식사 뒤 A 씨는 낮 12시 40분경 KTX를 타고 동대구역으로 갔다. 택시로 갈아타고 대구 수성구 부모님 댁을 찾았다. 다음 날인 25일엔 자기 차를 몰고 북구에 있는 처가로 가서 머물렀다. 오후 9시경 동대구역에서 수서고속철도(SRT)를 타고 다시 서울로 왔다. 국방부에 따르면 17번째 확진자는 이날 해군 소속 군무원 가족과 식사를 했다. 하남시도 “하남시에 사는 4인 가족이 A 씨와 제3의 도시에서 접촉했다”고 밝혔다. 이들이 같은 가족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음 날인 26일. 구리시 자택에 머물던 A 씨는 오후에 열이 나 한양대구리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하지만 검사 결과, 단순 발열이란 진단과 함께 해열제를 처방받은 뒤 택시를 타고 돌아왔다. A 씨는 중국을 방문하지 않아 질병관리본부 지침상 관리대상이 아니었다. 별 차도 없던 A 씨는 이후에도 두 차례 병원을 찾았다. 다음 날인 27일 자택에 있던 A 씨는 인창동 삼성서울가정의원에서 진료를 받았다. 같은 건물 구리종로약국에서 약을 처방받은 뒤 귀가했다. 3일에도 A 씨는 수택동 서울아산내과의원에 들렀다. 당시 마스크를 썼던 그는 체온이 정상이었다고 전해졌다. A 씨는 이날 “감기약을 먹었더니 울렁거린다”며 수액을 맞았다고 한다. 그날 저녁. 17번째 확진자는 회사로부터 “콘퍼런스에 왔던 말레이시아인이 신종 코로나에 감염됐으니 유의하라”는 내용의 e메일을 받았다. 그는 다음 날인 4일 한양대구리병원 선별진료소를 찾았다. 이곳에서 A 씨는 확진검사를 받고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 북부지원으로부터 양성 판정을 통보받았다. 현재 경기 고양시 명지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병원, 마트 줄줄이 휴업… 지역사회 불안 17번째 확진자인 A 씨는 열흘 넘게 전국 각지를 돌아다녔다. 병원과 마트, 주유소 등 방문한 시설도 다양했다. 그도 12, 16번째 확진자처럼 ‘슈퍼 전파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5일 구리시가 A 씨 동선을 공개한 뒤 구리시는 크게 요동쳤다. 그가 다녀간 의원과 약국, 가게 등은 대부분 문을 닫았다. A 씨가 진료 받은 삼성서울가정의원은 ‘당분간 휴진합니다. 불편을 끼쳐드려 죄송합니다’라고 쓴 안내문을 입구에 붙였다. 인창동에 사는 조모 씨(72·여)는 “너무 무서워서 가까운 시장도 절대 가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구리시는 A 씨 이동경로의 소독을 확대하고, 관내 어린이집 157곳에 2주 동안 휴원을 권고했다. 경기도교육청은 구리시내 유치원과 초중고교 가운데 2월에 졸업식이나 개학 등을 할 계획이었던 학교는 3월로 일정을 연기하도록 했다. 부산시교육청은 대구에서 A 씨와 접촉한 친척 B 군이 다니는 부산 연제구 한 초등학교를 6, 7일 휴업한다고 밝혔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A 씨와 접촉한 B 군 어머니는 5일 발열 증세가 나타났다. 대구시는 “A 씨 이동경로를 파악해 방문 장소 소독을 실시하고 있다”며 “대구를 다녀간 지 열흘이 넘었다. 확진자와 접촉했어도 8일까지 증세가 없다면 감염되지 않았다고 봐도 될 것”이라고 밝혔다.김소영 ksy@donga.com·고도예 / 대구=명민준 기자}
대구 달서구는 보건복지부의 우수 지방자치단체 평가에서 대통령표창을 받았다고 5일 밝혔다. 달서구는 보건복지부가 최근 실시한 2018년 자활사업 추진 평가에서 자활근로, 자산형성 지원사업, 자활기금 활성화, 민관 협력체계 구축 등 4개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달서구는 지역 내 2곳의 자활센터에서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원예공예 도예 디자인 간병기술 바리스타(커피전문가)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지역 업체나 고용복지센터 등과 연계해 교육 수료생들이 관련 분야에 취업해 자립하도록 돕는다. 최근에는 바리스타 교육 수료생들이 직접 카페를 운영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사업단을 구성했다. 교육 참가자 사정에 맞춰 시간제 근로를 제안하는 등 취업 늘리기에 힘을 쏟고 있다. 달서구는 지난해 이 같은 자활사업을 통해 저소득층 870여 명이 자립하도록 지원했다. 이태훈 달서구청장은 “급증하는 복지 수요를 세밀하게 파악하는 한편 사각지대에 놓인 저소득층이 스스로 일어설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업을 발굴하겠다”고 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대구은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운영난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특별 대출을 실시한다. 국내 신종 코로나 발생 지역에서 사업을 하다가 피해를 입은 업체가 대상이다. 해외 업체와 수출입 거래를 하는 과정에서 신종 코로나 피해를 입었을 경우도 신청할 수 있다. 또 신종 코로나 발생 지역은 아니지만 방문객 감소 등으로 인해 어려움이 있는 숙박·음식업, 예술·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 교육 서비스업 등 간접 피해 업체도 대출이 가능하다. 대구은행은 업체당 최대 5억 원을 지원하고 해당 영업점의 판단에 따라 우대 금리를 적용할 계획이다. 또 대출 심사를 신속히 처리하기 위해 종합상담팀을 피해 기업에 파견해 현장 심사를 진행한다. 대출 기업이 향후 자금 부족을 이유로 상환의 어려움을 겪으면 유예 조치도 한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지역 대표 은행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마련한 조치”라고 말했다. 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대구경북의 인적 쇄신이 전체 총선 판도를 바꿀 것입니다.” “지역 사정을 잘 아는 참 일꾼을 뽑아야죠.” 4월 15일 치러지는 제21대 국회의원 선거를 바라보는 지역민 반응이 출렁인다. 물갈이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어느 때보다 높다는 게 지역 정치권의 판단이다. 그동안 TK(대구경북)는 보수색이 짙어 특정 정당은 ‘공천=당선’이란 인식이 컸다. 하지만 정권 교체와 경기 침체 장기화 등으로 그런 인식이 갈수록 옅어지고 있다. 혁신적인 공천 변화가 없다면 선거 패배로 이어진다는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이런 가운데 행정 경험을 갖추고 지역 현안을 잘 아는 공직자들이 잇달아 출사표를 내 관심을 모은다. 다방면으로 경험을 쌓은 여성들도 일찌감치 표밭 갈이에 나서 유권자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인물 경쟁력이 상당해 향후 판세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자유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가 TK의 공천 배제 비율을 다른 권역보다 높게 적용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도 지역 선거의 개혁 분위기를 확산시키고 있다. 제20대 총선은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이 TK 선거구 25곳 가운데 22곳에서 승리했다. 당 지도부는 인적 쇄신의 바람이 TK에서 일어나야 총선에 승산이 있다고 본다. 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는 5일부터 일반 유권자와 당원을 대상으로 현역 의원 컷오프(공천 배제)를 위한 사전 여론조사를 실시한다. 결과에 따라 지역 선거 판도가 크게 요동칠 것이란 예측이 상당하다.○ 개혁 적임자 내세운 공직자들 출사표 얼마 전까지 지방자치단체와 중앙 정부에서 행정 수행 능력을 인정받은 공직자들이 이번 총선에 대거 출마했다. 화려한 경력을 자랑해 즉시 전력감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상길 전 대구시 부시장은 최근 대구 북갑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행정고시 35회로 공직을 시작한 그는 대구시 정책기획관과 첨단의료복합단지추진단장, 기획조정실장, 행정안전부 지방재정정책관을 지냈다. 홍석준 전 대구시 경제국장은 대구 달서갑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는 제1회 지방고시에 합격해 대구시 산업지원기계금속과장, 창조산업국장, 미래산업본부장 등을 역임하면서 ‘경제통’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최근 출마의 변을 통해 “경제부터 정권까지 싹 다 갈아엎겠다”고 밝혔다. 김재수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대구 동을에 출마를 선언했다. 행정고시 21회 출신으로 2016∼2017년 농식품부 장관을 지냈다. 김장주 전 경북도 행정부지사는 영천-청도 출마를 선언하고 표밭을 누비고 있다. 영천이 고향인 그는 행정고시 34회 출신으로 한국정보화진흥원 부원장, 행정자치부 지방세제정책관 등을 역임했다. 김승수 전 대구시 행정부시장은 대구 북을에 출마한다. 경북도 기획조정실장과 대통령 기획비서관실 선임행정관 등을 지냈다. 정희용 전 경북도 경제특보는 고령-성주-칠곡 선거구에 도전한다. 나경원, 송언석 국회의원 보좌관을 거치며 정치 경험을 쌓았다.○ 여풍(女風)으로 혁신의 바람 일으킬까 현재 TK 현역 의원 23명 가운데 여성은 김정재 의원(포항 북)뿐이다. 이번 총선에서 여성 후보들이 선전해서 지역 정치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인선 전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장은 대구 수성을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표심 잡기에 여념이 없다. 섬세한 감성을 바탕으로 한 소셜미디어 홍보도 눈에 띈다. 그는 대구경북과학기술원장과 계명대 대외부총장, 경북도 경제부지사 등을 거치며 다양한 경력을 쌓았다. 이달희 전 경북도 정무실장은 대구 북을 예비후보로 뛰고 있다. 그는 한국당 대구시당과 경북도당 사무처장을 지냈다. 정순천 전 대구시의원은 대구 수성갑에 출마를 선언했다. 재선 시의원 출신으로 지역 사정에 밝은 편이다. 양금희 한국여성유권자연맹 중앙회장은 대구 북갑에, 강연재 변호사는 대구 북을에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현재 대구경북 예비후보 가운데 최연소(만 32세)인 함슬옹 예비후보는 경주에 출사표를 냈다. 경주여고와 이화여대를 졸업한 그는 한국당 청년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냈다. 장영훈 jang@donga.com·명민준 기자}

경북 포항 영일만항이 환동해 물류 및 관광 중심기지로 성장하고 있다. 항만 기반을 크게 확충하면서 물동량이 계속 늘고 있고 지난해 하반기 실시한 국제 크루즈선(관광유람선)의 시범 운항도 성공적이다. 3일 포항시에 따르면 지난해 영일만항 물동량은 11만9892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로 2018년 11만6145TEU보다 3.2% 늘었다. 2017년 14%, 2018년 12% 증가한 데 이어 3년 연속 늘고 있는 추세다. 2015, 2016년은 줄었지만 2017년 기점으로 베트남 태국 등 동남아 신규 항로가 생기면서 증가세로 돌아섰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우드펠릿(폐목재 가공품)과 냉동·냉장 화물이 다른 품목보다 늘었다. 주력 품목이었던 철강은 줄었고 자동차는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우드펠릿은 7500TEU로 2018년 2956TEU보다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시가 지난해 12월 항만 철도 준공을 앞두고 미리 물동량을 유치했기 때문이다. 특히 냉동·냉장 화물 등은 1050TEU로 2018년 150TEU보다 7배 증가했다. 2018년 3월 영일만항 배후단지에 들어선 ㈜포항국제물류센터 냉동 창고가 농수산물 등의 물동량 증가에 기여했다. 포항시는 영일만 항만 철도를 활용하면 우드펠릿을 많이 사용하는 강원권의 대량 화물을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항만 철도와 동해 중부선을 연계하면 강원 동해안권 화력발전소에 대량으로 우드펠릿을 공급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시는 올해 우드펠릿 물동량 목표를 지난해보다 3배 이상 늘린 2만4000TEU로 정했다. 냉동·냉장 화물 목표치는 2000TEU로 2배가량 높였다. 시는 크레인 없이 컨테이너 화물차를 승하선하는 선박과 자동차를 직접 운반하는 카페리가 영일만항에 접안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신규 항로 개설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이렇게 되면 철강뿐만 아니라 자동차 물동량도 동시에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영일만항의 전체 물동량 목표는 지난해보다 21% 증가한 14만5000TEU로 정했다. 시는 영일만항을 이용한 관광 활성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핵심 사업인 국제 크루즈선 정기 노선은 곧 출범한다. 지난해 12월 시범 운항한 포항∼블라디보스토크 노선은 비수기임에도 관광객 1255명을 유치했다. 사업성이 높다는 판단에 따라 올해 6월 일본 후쿠오카(福岡)에서 출발해 마이즈루(舞鶴)∼포항∼블라디보스토크를 4회 오가는 노선을 운항할 계획이다. 이 노선이 정착되면 매번 외국인 관광객 약 1000명이 8시간 포항에서 체류 관광을 즐길 것으로 보인다. 포항시는 힐링 및 첨단과학 체험을 주제로 전통시장을 둘러보는 관광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힐링 코스는 포항 호미반도와 오어사 둘레길, 경북수목원을 관광한다. 전통시장 코스는 죽도시장 흥해시장 북부시장 등에서 동해안 특산물을 즐기는 상품이다. 첨단과학 체험은 포스코역사관과 로봇융합연구원 포항가속기연구소 등을 둘러보는 코스다. 시는 9월에 환동해 크루즈선 시범 운항도 준비하고 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올해 8월 영일만항에 5만 t급 크루즈선을 접안할 수 있는 국제여객부두가 들어서면 국제노선을 다변화할 수 있다. 영일만항이 물류 관광 문화의 중심기지로 도약하면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의 확산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자치단체장, 지방 의원, 공무원 등이 해외 연수를 떠나 빈축을 사고 있다. 부부 동반으로 출국한 자치단체장도 있어 ‘관광성 외유’라는 비난마저 나오고 있다. 30일 충남도 등에 따르면 ‘충남 시군의회 의장협의회’는 28일 7박 9일 일정으로 오스트리아, 체코, 헝가리 등 유럽 3개국 연수를 떠났다. 연수단에는 15개 시군 의장 중 천안시와 금산군을 제외한 기초의회 의장 13명 등 27명이 합류했다. 전체 연수 비용은 약 1억 원으로 문화탐방 일정 등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수단에는 중국 우한에서 귀국하는 교민이 집단 격리되는 지역인 아산시도 포함됐다. 김영애 아산시의회 의장은 “예기치 못한 상황에 마음이 무겁다”고 밝혔으나 일정을 모두 소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산시민연대는 “우한 폐렴이 확산될 기미가 엄연히 존재함에도 외유성 연수를 강행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원창묵 강원 원주시장은 프랑스 만화도시 앙굴렘의 초청으로 제47회 국제만화페스티벌에 참석하기 위해 직원 6명과 함께 28일 출국했다. 원 시장 일행은 6박 7일 동안 만화페스티벌 참석과 앙굴렘 경관 견학에 이어 리옹 콩플뤼앙스 재생사업지, 파리 빛의 아틀리에 전시, 몽마르트르 언덕 도시 경관 견학 등의 일정을 소화한다. 출장 경비는 총 3400만 원으로 1인당 485만 원꼴이다. 원 시장이 출국하기 전인 27일은 원주에서 감염 의심 환자가 발생해 지역사회가 초긴장 상태였다. 원 시장은 “원주를 국제무대에 소개하고 창의도시의 빠른 정착과 그림책 산업화를 위한 발전 방향을 설정하는 데 소중한 기회가 될 것으로 확신해 참석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안병용 경기 의정부시장은 부부 동반으로 ‘국제 테니스장 조성사업’ 견학을 위해 26∼31일 호주 멜버른을 찾았다. 국제 테니스 경기를 관람하고 빅토리안아트센터, 성패트릭 성당, 크리켓 경기장, 축구 구장 등을 방문했다. 일정에는 절경이 펼쳐지는 남부 해안도로인 그레이트 오션로드 방문도 포함돼 있다. 연수에는 시 예산 1800여만 원이 투입됐고 의정부시 체육과장과 체육시설팀장 등 공무원 4명도 동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정부시 관계자는 “국제테니스장 조성사업 벤치마킹을 위해 진행된 것”이라고 말했다. 경북 칠곡군 의원 8명 등 15명은 29일 8박 10일 일정으로 호주와 뉴질랜드로 연수를 떠났다. 칠곡군의회 관계자는 “깊이 고민했지만 위약금 부담이 상당해 진행했다. 지역 대표 산업인 양봉산업 발전을 위해 꿀 생산 선진국으로 떠난 것”이라고 말했다.홍성=이기진 doyoce@donga.com / 원주=이인모 / 대구=명민준 기자}

“지방자치단체의 핵심 운영 가치는 ‘균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통해 대구 북구를 상생하는 경제도시로 만드는 게 최종 목표입니다.” 배광식 대구 북구청장은 30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낡은 산업단지와 미개발 지구를 조속히 재생시켜 지역 불균형 요소를 하나씩 제거해 나가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배 구청장의 구정(區政) 운영 철학은 ‘착안대국 착수소국(着眼大局 着手小局)’으로 압축할 수 있다. 이 구절은 ‘대국적으로 생각하고 멀리 보되 실행은 한 수 한 수 집중해 작은 성공들을 모아 나가는 것이 승리의 길’이라는 뜻의 바둑 용어다. 배 구청장은 북구 부구청장으로 일했던 2012∼2014년 미래 관점에서 지역 발전 계획을 구상했다. 현안에 밝아 2014년 구청장에 오른 뒤 실천 속도를 높이고 있다. 초선 때부터 지금까지 추진하는 2대 주요 사업은 ‘미래 북구’를 내다보는 착안대국의 마음으로 완성해가고 있다. 우선 북구 노원동 3가 일대의 제3산업단지에 도시재생을 추진해 4차 산업시대에 지역을 이끌 공단으로 개선한다. 2024년까지 3501억 원을 들여 일대 진입도로와 공원, 녹지 등 기반시설을 획기적으로 바꿀 계획이다. 이곳에 지식산업센터를 건립해 창조형 전략산업 육성지구와 안경·광학산업 고도화지구가 중심이 된 미래혁신산업단지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대구 도심의 마지막 미개발지로 균형 발전의 걸림돌이었던 검단들 일대에는 금호워터폴리스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118만3825m² 터에 금호강 수변공간과 연계한 산업·주거·상업·유통지구를 2023년까지 조성할 계획이다. 전자정보통신 메카트로닉스 신소재 등 미래 먹거리와 관련한 산업체를 유치하는 게 목표다. 주요 사업 외에 배 구청장은 현장 맞춤형 정책으로 지역 균형의 퍼즐을 완성하고 있다. 구정 정책에 하나씩 집중해 모든 성공을 노리는 착수소국을 떠올리게 한다. 북구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 소규모 기업과 스타트업(신생벤처)이 잘 성장할 수 있도록 찾아가는 기업 상담을 편다. 청년 인턴 사업 지원을 통해 소규모 기업의 인건비 부담을 줄여주고 신규 인력 채용 고민을 덜어줄 예정이다. 배 구청장이 내세운 ‘더불어 잘 살기’는 지역 균형 정책의 중요한 요소다. 공동 육아 나눔터와 장난감 도서관, 다함께 돌봄센터 등을 합친 통합가족센터 건립사업이 대표적이다. 이를 통해 모두가 행복한 복지 도시를 구현하는 게 목표다. 지역을 살기 좋은 안전한 고장으로 만들어 나가는 일도 중요하다. 팔거천이 있는 북구 읍내동과 태전동은 장마 때마다 물난리가 나서 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한다. 북구는 올해 말까지 사업비 254억9300만 원을 들여 재해 예방시설을 구축해 문제를 해결할 방침이다. 배 구청장은 미래 성장을 위한 관광산업에 각별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 11월 개장한 칠성시장 야시장은 한 달 만에 방문객 130만 명을 돌파하는 등 큰 인기를 얻었다. 인근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으로 속병을 앓았던 전통시장 상권에 신선한 활력을 불어넣은 모범 사례로 꼽힌다. 배 구청장은 “칠성시장 야시장은 기존 상인뿐만 아니라 새롭게 사업에 참여한 청년들에게는 희망을 주고 지역민과 관광객에게는 재미와 추억을 선사하는 공간이다. 세계적인 유명 야시장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관광 명소로 성장시키겠다”고 말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국방부가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이전을 공동 후보지인 경북 의성군 비안면과 군위군 소보면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29일 공개한 입장문에서 “이전부지 선정을 위한 주민투표에서 의성군 비안면의 참여율과 찬성률이 가장 높아 ‘의성군 비안면과 군위군 소보면’이 선정 기준에 따른 이전부지로 사실상 결정됐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이달 21일 실시한 주민투표의 참여율과 찬성률 합산 결과에 따르면 이전 후보지로 의성군 비안면이 89.52%, 군위군 우보면이 78.44%, 군위군 소보면이 53.20%로 나타났다. 선정 기준에 따르면 군위군 우보면의 점수가 높으면 단독 후보지인 군위군 우보면을, 의성군 비안면이나 군위군 소보면의 점수가 높으면 공동 후보지인 의성군 비안면과 군위군 소보면을 이전부지로 정한다. 이런 주민투표 결과에 불복해 ‘군위군 우보면 단독 유치’를 주장해온 군위군은 ‘국방부의 일방적 입장’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군위군은 “특별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국방부가 조속히 선정위원회를 열어 정상적인 법절차에 따라 추진해달라”며 “군민과 함께 국방부 결정을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군위군은 ‘군 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군위군수가 주민투표 결과를 충실히 반영해 22일 이전 단독 후보지 유치를 신청했다고 주장했다. 국방부는 군위군이 단독 후보지가 아닌 공동 후보지에 대한 유치 신청을 하지 않아도 공동 후보지 이전을 추진할 방침이다. 경북도 관계자는 “군위 지역의 격앙된 분위기가 누그러지면 국책사업 유치 등 다양한 대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대구=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딤프) 사무국은 다음 달 21일까지 자원봉사자 리더인 딤프지기 매니저 15명을 모집한다. 뮤지컬과 딤프에 관심 있는 만 18세 이상 남녀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자세한 내용 및 지원 방법은 DIMF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딤프지기 매니저는 올해 6월 26일부터 7월 13일까지 열리는 제14회 DIMF를 대비해 3월 준비 단계부터 활동한다. 축제 기간에는 영상과 디자인, 홍보, 번역, 티켓 운영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한다. 아시아 행사로 성장한 신인 배우 발굴 오디션인 제6회 DIMF 뮤지컬 스타와 전문교육 프로그램인 제6기 DIMF 뮤지컬 아카데미 등 사무국이 주관하는 여러 사업을 통해 폭넓은 현장 경험을 할 수 있다. DIMF 사무국은 매주 1회 전체 기획 및 아이디어 회의 때 딤프지기 매니저의 축제 기념품 개발과 소셜미디어 홍보 현장 운영 의견을 수렴해 축제 운영에 반영할 계획이다. 딤프지기 매니저는 소정의 활동비와 유니폼, 기념품의 혜택을 받는다. 사무국은 신규 직원 채용 시 딤프지기 매니저에게 가산점을 줄 계획이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대구시는 올해부터 신혼부부들에게 전세자금 대출이자를 일부 지원한다. 대구에 살고 있는 7년 차 이내 신혼부부가 대상이다. 주택도시기금 신혼부부 전용 전세자금을 대출했으면 신청할 수 있다. 시는 4월부터 전용 홈페이지 ‘우리둥지대구.kr’를 통해 접수한다. 필요한 서류 등 자세한 내용은 대구시 홈페이지 또는 우리둥지대구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시는 무자녀 0.5%, 한자녀 0.6%, 다자녀 0.7%가량의 대출금 이자를 최대 6년간 지원할 계획이다. 신혼부부 전용 전세자금대출의 원래 이자는 자녀수에 따라 0.7∼2.1%이다. 시가 이자를 지원하면 경제 부담이 줄거나 추가 대출이 가능해져 살림살이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자 지원은 6월, 12월 연 2차례 나눠서 이뤄진다. 4월에 신청해도 1∼3월 이자는 합산해 지원한다. 주택도시기금 신혼부부 전용 전세자금대출은 부부 합산 소득이 연 6000만 원 이하인 무주택 가정을 대상으로 보증 및 중도상환 수수료 없이 최대 1억6000만 원까지 낮은 금리로 빌려주는 상품이다. 농협과 신한은행 기업은행 국민은행 하나은행 등 시중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대구지역 5년 차 이내 신혼부부의 75%가량이 대출 이자를 지원받을 것으로 보인다. 첫출발하는 신혼생활에 보탬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설 연휴 기간 대구 경북에서 풍성한 문화 행사가 열린다. 대구시는 도심 주요 광장에서 다양한 민속 공연과 체험 행사를 마련한다. 대구시설공단은 24∼27일 동대구역 광장과 중구 국채보상공원, 2·28기념공원, 경상감영공원에서 활쏘기 굴렁쇠 팽이돌리기 윷놀이 제기차기 등 민속놀이 체험 행사를 연다. 26일에는 동대구역 광장에서 민속무용과 민요, 사물놀이가 어우러진 민속놀이 한마당공연을 한다. 26, 27일 2·28공원에서도 풍물놀이와 마술공연을 펼친다. 달성군 국립대구과학관은 24일부터 27일까지 상설전시관을 무료 개방하고 특별기획전 입장료를 50% 할인해준다. 설날인 25일은 휴관한다. 경북 주요 관광 시설은 귀성객과 관광객을 위해 통 큰 할인 혜택과 문화 행사를 진행한다. 영주 선비촌은 24∼27일 새해 윷점보기와 민속놀이 공연을 마련한다. 연휴 기간 관람료는 무료. 의성 조문국박물관은 설 당일을 제외한 연휴 기간 동안 윷놀이와 연날리기 등 민속놀이 체험공간을 운영한다. 또 관람객이 박물관에서 제공한 종이문구를 들고 박물관이나 사적지에서 인증 사진을 찍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면 의성쌀 기념품을 제공한다. 경주세계문화엑스포공원을 비롯해 대릉원과 김유신장군묘, 포석정, 무열왕릉 등은 설 연휴 동안 한복을 입은 방문객에게 무료입장 혜택을 준다. 안동 하회마을과 도산서원, 고령 대가야박물관, 상주박물관 등은 설날 당일 무료입장 혜택을 제공한다. 경주 황리단길 일대에서는 26일 오후 1∼3시 경주 국악 여행을 주제로 거리 공연이 펼쳐진다. 청도 한국코미디타운은 26, 27일 플리마켓 행사를 열고 방문객들을 맞는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대구 경북 통합 신공항 이전지가 주민투표를 통해 결정됐지만 사업 시작부터 후폭풍이 거세다. 주민투표로 경북 군위와 의성에 걸친 공동 후보지를 선정했지만, 군위군이 결과를 무시하고 독자 노선을 고집해 빨간불이 켜졌다. 22일 경북도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1일 마무리한 대구 경북 통합 신공항 이전지 선정 주민투표에서 군위군 소보면, 의성군 비안면 공동 후보지가 89.52점을 획득했다. 78.44점을 얻은 단독 후보지를 제치고 이전지로 뽑혔다. 단독 후보지와 공동 후보지 2곳으로 유치전에 뛰어든 군위군은 투표 전부터 단독 후보지인 우보면 유치에 주력했다. 투표 직전까지도 이런 뜻을 노골적으로 드러내 왔다. 개표 막바지 단계에서 사실상 공동 후보지 쪽으로 무게가 기울자 군위군은 최종 발표 직전인 22일 0시 ‘우보면 일대만 유치 신청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냈다. 이후 오전 2시경 국방부에 우보면에 대한 유치 신청서를 제출했다. 군위군은 군 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근거로 단독 신청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특별법은 “주민투표 완료 뒤 이전 후보지 지방자치단체장이 투표 결과를 충실히 반영해 국방부 장관에게 군 공항 이전 유치를 신청하도록 규정한다”고 돼있다. 실제로 군위군은 이번 투표에서 단독 후보지와 공동 후보지에 대한 찬반 의견을 동시에 취합해 결과적으로 주민 의사를 충실히 반영했다는 명분을 샀다. 군위군 주민들은 단독 후보지에 대해 찬성률 76.27%를, 공동 후보지는 찬성률 25.79%를 보였다. 의성군도 이날 오전 국방부에 공동 후보지에 대한 유치 신청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사실상 휴지 조각이나 다름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2017년 국방부가 법제처를 통해 진행한 특별법 유권 해석에 따르면, 후보지가 2개 이상 지자체에 걸쳐 있으면 한 곳의 단체장이 단독으로 유치 신청을 할 수 없다. 군위군이 공동 후보지로 함께 신청을 하지 않은 이상 의성군 단독으로 제출한 유치 신청서는 효력이 없다. 의성군 관계자는 “투표안을 정할 때부터 해당 법조항을 인지했고, 불리하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며 “국방부가 또 다른 해석을 내놓을 수도 있다. 할 수 있는 것을 끝까지 한다는 생각으로 신청서를 냈다”고 말했다. 의성군은 마지막 수단으로 소송까지 고려한다는 방침이다. 이전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대구시와 경북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날 오후 권영진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개항 목표 시점 등을 밝힐 예정이었다. 하지만 예측하지 못한 상황이 벌어지자 급히 취소하고 입장문만 공개했다. 권 시장과 이 지사는 입장문에서 “조만간 국방부 이전부지선정위원회의 심의 의결 등의 절차를 통해 최종 이전지가 확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대구 경북뿐만 아니라 타 시도에서도 편리하게 공항을 이용하도록 도로 철도 등 연결 교통망을 구축하겠다. 기존 대구공항 부지는 세계적인 도시로 만들기 위해 올해 국제 아이디어를 공모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군위군과 의성군의 갈등을 봉합할 대책은 담기지 않았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부지를 21일 주민투표를 통해 결정한다. 경북도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오전 6시∼오후 8시 군위와 의성에 마련한 투표소 39곳에서 주민투표를 진행한다. 단독 후보지인 군위군 우보면과 공동 후보지인 군위군 소보면·의성군 비안면 가운데 한 곳을 통합신공항 부지로 선정한다. 군위 주민은 단독 후보지와 공동 후보지에 대한 찬반을 묻는 투표용지 2장을 받아 기표한다. 의성 주민은 공동 후보지에 대한 찬반을 묻는 투표용지 1장에 의사를 표시한다. 두 후보지의 주민투표율 50%와 찬성률 50%를 합해 높은 지역으로 최종 결정한다. 경북도선관위는 오후 8시 투표가 끝나면 군위국민체육센터와 의성청소년센터에서 개표한다. 최종 결과는 밤 12시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앞서 16, 17일 진행한 사전 투표에서는 의성 투표율이 앞섰다. 의성은 유권자 4만8453명 가운데 3만1464명이 사전 투표에 참여해 투표율 64.96%를 기록하며 군위(52.06%·2만2189명 중 1만1547명 참여)보다 12.9%포인트 앞섰다. 이 때문에 의성 공동 후보지가 조금 앞섰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투표에 참여한 주민 상당수가 찬성에 표를 던졌을 가능성이 높다는 여론이 있다. 물론 속단하기는 이르다. 보통 사전 투표율보다 본투표율이 높게 나타난다. 최근 치른 2018년 지방선거에서 군위 투표율은 81.9%로 의성(74.2%)보다 앞섰다. 군위군과 의성군은 20일까지 막판 투표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홍보 경쟁을 벌였다. 군위군통합신공항추진위원회는 회원 40여 명을 8개 읍면별로 배치해 집집마다 찾아다녔고 전통시장 등지에서 홍보전을 펼쳤다. 통합신공항의성군유치위원회는 사전 투표율이 낮았던 의성읍과 봉양읍, 금성읍 등지에서 홍보 활동을 했다. 최종 결정을 위해 넘어야 할 큰 산은 바로 유치 신청이다. 군 공항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선정 부지 해당 지방자치단체는 국방부에 유치 신청을 해야 한다. 군위군 우보면 단독 후보지가 선정되면 군위군수가 단독으로 유치 신청서를 낸다. 하지만 군위군 소보면·의성군 비안면 공동 후보지가 선정되면 군위군수와 의성군수가 공동으로 유치 신청을 해야 한다. 공동 후보지가 선정되면 군위군이 유치 신청에서 발을 뺄 수도 있다는 소문이 있다. 실제로 두 지자체는 투표 전부터 심각한 마찰을 빚었다. 공동 후보지가 결정되면 유치 신청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는 분위기가 적지 않다. 두 지자체가 공항 유치에 사활을 거는 것은 지역에 미치는 경제적 효과가 상당하다는 분석때문이다. 통합신공항 건설 시 10조2000억 원의 생산부가가치 유발 효과와 5만3000개의 일자리가 생긴다는 한국교통연구원의 연구 결과가 있다. 경북도는 탈락 지역에 “대규모 항공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며 민심 달래기에 나섰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유치 신청이 순조롭다면 다음 단계인 이전부지 선정위원회 심의는 어렵지 않게 통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사업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시행자 지정과 합의각서 체결, 사업계획 수립 및 승인, 이전부지 보상, 실시계획 수립 등을 단계별로 추진한다. 김진상 대구시 통합신공항추진본부장은 “이전부지 선정 과정이 2년 정도 늦어졌지만 2023년 군 공항, 2024년 민간 공항 착공을 시작해 2026년 동시 개항을 목표로 빠르게 추진할 것”이라며 “세계적인 공항으로 발돋움하도록 착실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미국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2002년)에서 2054년 워싱턴 시민들은 범죄 걱정 없이 살아간다. 범죄를 저지를 사람과 범죄 시간, 장소까지 예측하는 최첨단 치안 시스템 ‘프리 크라임’의 보호 아래서다. 이 같은 상상을 대구지역 영상보안프로그램 개발 업체인 ㈜우경정보기술이 현실화시키고 있다. 대구 북구 우경정보기술은 지난해 말 인공지능(AI)과 폐쇄회로(CC)TV를 결합해 범죄 발생 가능성을 미리 알려주는 ‘시큐워처 하이부스(SECUWATCHER HI-VS)’ 프로그램 개발에 성공했다. 이 프로그램은 실제 범죄 상황이 담긴 영상물 수만 건을 빅데이터화해 CCTV 프로그램에 입력한다. 해당 장면과 유사한 상황이 CCTV에 실시간으로 촬영되면 범죄의 종류와 가능성을 AI가 분석한 뒤 경보를 울려 관제사에게 알려준다. 교통사고와 화재 등 각종 사고 상황 빅데이터도 입력돼 있어 사고 예측도 가능하다. 최근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블랙아이스 사고’까지 예측할 수 있다. 우경정보기술은 직원 55명에 불과한 중소기업이다. 출발은 미미했다. 대학에서 프로그래밍을 전공한 박윤하 대표는 CCTV 운영 업체 근무 경력을 살려 CCTV 운영체계를 구축해 주는 1인 기업을 2008년에 창업했다. 사업 분야를 전환한 것은 2012년. 박 대표는 “2011년 제정된 개인정보보호법으로 인해 사건 사고 이후 CCTV 영상 제공이 어려워졌다. 공공기관 근무자가 수사기관으로부터 영상 제공을 요청받았는데 영상에 담긴 사람의 얼굴과 차량 번호판, 가게 간판 등을 가리느라 격무에 시달리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밤낮으로 프로그램 개발에 매달려 2016년 우경정보기술의 주력 제품인 ‘시큐워처 포 CCTV’을 개발했다. 시큐워처 포 CCTV는 CCTV가 촬영하는 사람 얼굴과 차량 번호판, 가게 간판 등 개인정보 법에 저촉될 수 있는 모든 것을 자동으로 모자이크 처리한다. 한 달 넘게 걸렸던 일을 이 프로그램은 3시간 만에 해결할 수 있다. 2018년 말 조달청 나라장터 종합쇼핑몰에 등록해 공공기관 납품의 길을 텄다. 현재 대법원과 경찰청, 서울시 등 공공기관에서 이 프로그램을 쓰고 있다. 이 기술로 우경정보기술은 한국 대표 영상보안프로그램 개발 업체로 급성장했다. 2015년까지 30억 원 수준에 머물렀던 매출은 지난해 110억 원대로 올라섰다. 2017년에는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으로부터 표창을 받기도 했다. 두 번째로 개발한 시큐 페이스는 해외에서 더 주목 받는다. 시큐 페이스는 CCTV가 촬영한 사람의 얼굴을 인식해 지나간 사람 수와 사람의 연령, 감정 상태까지 분석할 수 있다. 지난해 시큐 페이스로 말레이시아 버스 시장에 진출해 100억 원대의 매출을 올렸다. 말레이시아인들은 버스 탑승 시 주로 현금을 이용하는데 버스운전사가 중간에 돈을 가로채는 일이 잦았다. 고심하던 버스 회사는 CCTV로 탑승객 수를 자동으로 셀 수 있는 시큐 페이스를 버스 2000여 대에 설치했다.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에 참가한 우경정보기술은 브라질 버스업체와 공급 계획을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계약이 성사되면 1000억 원대의 매출이 예상된다. 우경정보기술은 지역 인재 영입에도 적극적이다. 지역 출신 석·박사를 영입하기 위해 임금을 대기업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체력단련비와 취미생활비 제공 등 복지에도 노력을 기울인다. 사회공헌활동도 활발하다. 계명대와 대구소프트웨어고 등 지역 대학 및 고교와 연계해 학생 실습 활동을 제공한다. 시큐워처 하이부스를 통해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는 박 대표는 “올 상반기 지하 1층, 지상 7층 규모의 신사옥으로 이사하고 직원 수를 100여 명으로 늘릴 예정이다. 5년 안에 1000억 원대 매출 달성을 이뤄내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