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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9일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됐던 금미305호가 123일 만에 풀려났다. 정부는 석방 대가가 없다고 했지만 석방 협상에 참여했던 선박대리점 대표는 석방금을 줬다고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9일 “현지 시간으로 9일 오전 9시(한국 시간 오후 3시)경 선장 김대근 씨 등 한국인 선원 2명을 포함한 금미호 선원 43명이 소말리아 해적의 본거지인 하라데레 항에서 선박과 함께 풀려나 공해상으로 이동 중”이라고 발표했다. 한국 청해부대의 요청에 따라 인근 해역에서 작전 중이던 핀란드 군함 1척이 금미호로 향해 두 선박은 10일 오전 3시경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금미호는 근거지인 케냐 몸바사 항으로 들어갈 예정이다. 몸바사 항까지 도착하는 데는 하루 이틀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소말리아 해적들은 지난해 10월 9일 새벽 기습적으로 금미호를 납치한 후 선원들의 몸값을 요구하며 케냐에 있는 해운사 관계자와 협상을 벌여왔다. 해적들은 납치 초기 몸값으로 67억 원 정도를 요구했다가 6억 원으로 낮췄다.한 외교소식통은 “해적들이 요구한 몸값을 받을 가능성이 없고 더는 인질들을 먹여 살릴 방법이 없어 풀어준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케냐에서 선박대리점을 운영하며 금미호 석방 협상에 참여했던 김종규 대표(58)는 “금액을 구체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석방금을) 주긴 줬다”고 다른 얘기를 했다.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부산=윤희각 기자 toto@donga.com}
아프가니스탄 파르완 주 차리카르 시 한국 지방재건팀(PRT) 기지가 8일 오후 7시 반쯤(현지 시간) 휴대용로켓 RPG-7 5발의 공격을 받았다. 당시 기지 안에는 한국군 277명, 민간인 57명, 경찰 35명 등 모두 369명이 머물고 있었으나 인명과 시설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외교통상부 당국자는 9일 “포탄 3발은 기지 내 식당 인근 공터에, 2발은 기지 밖에 떨어졌다”며 “아프간 측과 공동으로 현장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아프간 반군 무장세력인 탈레반의 연계 여부에 대해 “누구의 소행인지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이번 공격은 김관진 국방부 장관이 차리카르 기지에 주둔하며 PRT 경호 임무를 수행하는 ‘오쉬노부대’를 방문한 지 7시간 만에 발생했다. 김 장관은 이날 오전 10시 반 부대를 방문해 두 시간가량 머물다가 아랍에미리트로 이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장관의 방문과 공격 사이에 연관성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차리카르 PRT 기지는 지난해 5월 공사를 시작해 14일 개소식을 앞두고 있다. 기지는 지난해 6월과 이달 20일에도 각각 4발과 2발의 로켓포 공격을 받았다. 외교부 당국자는 “개소식은 연기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정부가 소말리아 해적 처리와 관련해 소말리아 인접국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9일 “우리 선박이 또다시 해적에게 납치될 경우 생포한 해적을 계속 국내로 압송하기는 힘들기 때문에 MOU 체결국에 넘겨 수사, 재판, 처벌까지 맡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는 상대국에서 해적 문제에 직접적으로 개입하길 원치 않거나 경제적 지원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어 구체적 내용은 협의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6자회담에서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의미 있는 태도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미국이 중국 의존적인 대북정책에서 탈피해 러시아를 지렛대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리처드 블랭크 미국 육군전쟁대 전략연구소 교수(사진)는 3일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산하 태평양포럼에 기고한 글에서 “중국의 이해관계가 북한의 체제 유지에 맞춰져 있는 한 향후 6자회담이 열린다 하더라도 곧바로 교착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미국은 중국에서 벗어나 러시아를 중요한 ‘아시아 플레이어’로 인정하는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블랭크 교수는 “미국은 아프가니스탄, 중동, 군축 문제 등에서는 러시아와 협력을 중시하면서 유독 동아시아에서는 러시아와의 협력에 침묵해 왔다”며 “최근 북한의 도발 사태를 논의하기 위해 관련국에 특사를 보낼 때도 러시아는 제외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이 러시아와 협력을 강화한다면 북한에는 이제 러시아의 보호막 아래 있을 수 없다는 메시지를 줄 수 있고, 중국에는 유일한 북한 지지 국가라는 부담을 지울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이어 “과거 미국이 대북 협상에서 러시아를 적극 활용하지 못한 것은 쿠릴 열도를 둘러싼 러시아와 일본의 껄끄러운 관계 때문이었다”며 “러시아의 협력을 이끌어내려면 러시아와 영토 분쟁 중인 일본을 설득하는 작업이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동아일보가 올 하반기 출범하는 종합편성(종편) 방송채널 사용사업자로 선정되면서 동아방송 강제폐방 31년 만에 다시 방송사업에 진출하게 됐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해 12월 31일 전체회의를 열고 종편채널 사용사업 승인을 신청한 6개 법인 중 ㈜채널에이(최대주주 동아일보), ㈜제이티비씨(중앙미디어네트워크), ㈜씨에스티브이(조선일보), ㈜매일경제티브이(매일경제신문) 등 4개사를 승인했다. 보도전문채널 사업자로는 5개 신청 법인 중 ㈜연합뉴스TV(연합뉴스) 1개사를 선정했다. 방통위는 지난해 12월 23∼31일 종편 및 보도채널 사업자 승인 심사를 했으며, 미리 발표한 절대평가 원칙에 따라 총점 1000점 만점에 800점 이상을 받은 예비사업자들을 모두 선정했다. 종편은 보도와 드라마 등 지상파와 같은 편성을 하는 케이블 채널로, 이번에 처음 사업자를 선정했다. 보도채널은 YTN처럼 프로그램의 80% 이상을 뉴스로 편성하는 채널이다. 이번에 선정된 종편 사업자들이 올 하반기부터 방송 서비스를 공식 개시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지상파 중심의 미디어 영상 산업 구도에 큰 변화가 올 것으로 보인다. 동아일보의 채널A는 방송통신 융합 기술을 적극 활용한 콘텐츠 및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개발함으로써 디지털 미디어 산업을 선도하고, 영국 BBC와 미국 디즈니 컴캐스트 등과의 제휴를 통해 글로벌 미디어 기업으로 도약할 준비를 하고 있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종합편성채널 사업자 채널A (동아일보) jTBC (중앙미디어네트워크) CSTV (조선일보) MBS (매일경제신문)○ 보도전문채널 사업자 연합뉴스TV (연합뉴스)}

종합편성채널이 올 하반기 출범하게 되면 국내 미디어 지형에 획기적인 변화가 몰아닥칠 것으로 전망된다. 지상파가 독과점해 왔던 국내 방송 산업 구도에 4개의 종편 채널이 가세하면서 콘텐츠 산업의 경쟁력이 강화되고 이를 토대로 글로벌 미디어 기업을 육성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다수의 종편 채널의 재정적 기반이 될 국내 방송광고 시장이 그만큼 확대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나온다. 또 신생매체인 종편 채널의 조기 정착을 위해서는 채널 배정 등에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종편 채널은 보도와 교양, 드라마, 영화, 오락 등 모든 장르의 프로그램을 케이블망을 통해 방송하게 된다. 기존 케이블 채널이 특정 전문분야 프로그램만을 편성할 수 있는 것과 달리 종편 채널은 장르의 구분 없이 다양한 콘텐츠를 시청자에게 선보일 수 있다. 종편 채널의 등장으로 기대할 수 있는 효과는 지상파 독과점 해소와 미디어 산업의 효율성 극대화 등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케이블, 위성,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인터넷TV(IPTV) 등 다양한 뉴미디어가 출현하고 양방향 데이터 방송, 주문형비디오(VOD) 등 다양한 융합형 부가서비스가 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방송 산업에서 지상파의 지배력은 여전히 높다. 지난해 6월 AGB닐슨미디어리서치가 케이블TV 가입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 106개 채널 중 지상파 채널의 시청점유율은 52%에 이른다. 지상파 계열 케이블 채널 14개까지 합치면 지상파의 점유율은 65.68%를 차지한다. 전문가들은 다양한 콘텐츠 제공 능력을 갖춘 종편이 등장하면 지상파 프로그램에 대한 의존을 낮추고 지상파에 집중된 여론 조성 기능을 분산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종편 채널의 성공 여부는 지상파와 차별화된 새로운 내용과 포맷의 프로그램을 선보일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종편 채널의 등장으로 방송 시장에서 건전한 경쟁이 벌어지면 국내에서도 글로벌 미디어그룹이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 하주용 인하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종편 선정을 계기로 방송시장에 자본력을 확충하고 프로그램 제작 기반을 확대해 장기적으로 글로벌 미디어기업을 키우는 동력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종편 채널의 등장으로 국내 콘텐츠 산업은 한 단계 도약하고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지만 일각에서는 다수의 종편 사업자 등장으로 국내 미디어 시장에 과열 경쟁 양상이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종편 도입 등을 통해 현재 8조1000억 원 규모인 방송광고 시장을 2015년 13조2000억 원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잡았지만 광고 시장 파이가 그만큼 커질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전문가들은 시장 환경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종편 선정사들이 시장에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박천일 숙명여대 언론정보학부 교수는 “종편 채널의 시장 조기 정착을 위해서는 채널번호 지정 등에서 일정 수준의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2010년 3월 미국과 러시아의 새로운 핵무기 감축 협정이 중대한 돌파구를 마련했다. 2010년 1월 구글은 중국 시장에서 철수하겠다고 선언했다. 이 두 움직임은 아무런 관련이 없어 보이지만 실제로는 미국 정부가 미국 다국적기업을 향해 총공격 신호나팔을 분 결과다. 미국은 이미 전면적인 승리를 거두었고 앞으로 중국 부동산시장과 금시장은 중국 투자자들의 워털루전투가 될 전망이다. 미국은 앞으로 12∼15년간 번영기를 맞을 것이다. 중국인의 한 사람으로서 나는 이러한 상황을 독립적 사고력이 부족한 민족이 맞은 비극적 결말이라고밖에 말할 수 없겠다.” -최윤식(미래학자) 추천》 중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미국에 대적할 만한 경제 주체로 떠올랐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2027년 중국이 미국을 추월해 세계 1위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과연 중국은 곧 미국을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인가. 저자는 이런 전망이 중국인들의 자기도취적인 현실인식일 뿐이라고 일갈한다. 올 6월 중국에서 발간돼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이 책의 원제는 ‘납치된 중국 경제’. 저자는 “미국이 만들어 놓은 시나리오에 조종당하고 있는 한 중국은 글로벌 경제에서 위협적인 존재가 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현재 중국은 땅과 물이 심각하게 부족하다. 식량 공급에 필요한 농경지는 공장을 짓는 데 쓰이고 수자원은 공장을 유지하는 데 투입된다. 중국 농업에서 인공종자가 본격 도입되면서 천연종자를 사용했을 때보다 10배 이상 물이 많이 소비된다. 반면 자국 농업을 철저히 보호하는 미국은 농가에 보조금을 지급하며 전 세계에 미국 농산물을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고 있다. 구조적으로 중국의 미국에 대한 식량 의존도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 돼지고기를 많이 소비하는 중국은 돼지고기 사료인 대두를 미국에서 절반 이상 수입하고 있다. 저자는 미국이 대두 수출 가격을 올리면 간단하게 중국에서 인플레이션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한다. 대두 가격이 오르면 돼지고기 가격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 미국 의류시장에서 멕시코산 의류의 점유율은 2003년 10%를 차지했으나 2005년 2%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에 중국산 의류의 미국시장 점유율은 25%에서 63%로 급상승했다. 중국이 미국 의류시장을 점령할 수 있었던 것은 멕시코보다 임금이 낮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앞으로 임금이 더 낮은 국가가 언제든지 중국을 대체할 수 있다는 뜻도 된다. 석유화학, 섬유, 철강, 기계 등의 분야에서 중국은 미국시장의 많은 부분을 확보했지만 이는 모두 저임금 전략에 힘입은 것이다. 저자는 “중국 경제는 여전히 산을 낀 곳에서는 산을 이용해서 먹고살고, 강을 낀 곳에서는 강을 이용해서 먹고사는 인해전술을 펴고 있다”고 지적한다. 중국 경제의 양적 성장에서도 불구하고 미국이 시장주도권을 쥘 수 있는 것은 글로벌 경제의 흐름을 읽고 주도하는 월스트리트의 두뇌들이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경제학 교수나 금융계 종사자가 아니라 주식을 사고팔아 큰돈을 번 주식 부자다. 그러나 저자는 이 책에서 단순히 투자포인트만 알려주지 않는다. 장기적 안목에서 중국 경제와 미국 경제의 상호 연관성을 분석하고 달러, 석유, 금, 원자재 상품의 가치가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 예측하는 법을 가르쳐준다. 중국 경제와 미국 경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우리나라로서는 이들 경제대국이 구사하는 시장전략과 정책 방향에 눈길이 갈 수밖에 없다.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교보문고 광화문점 삼환재에서 이 서평의 스크랩을 제시하고 해당 책을 사면 도서교환권(1000원)을 드립니다. 1주간 유효합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은 신문유통원 산하 신문유통 직영센터를 올해 말로 폐지하고 내년부터는 신문사 자율의 유통 협의체를 통해 간접 지원하는 체제로 전환하기로 했다고 27일 밝혔다. 이성준 한국언론진흥재단 이사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전국 22개 신문유통 직영센터를 폐지하는 대신 지방과 배달소외지역 등에 신문을 수송하는 비용 일부를 지원하고 주요 고속도로와 지방 대도시에 신문을 임시로 쌓아두는 신문적환장을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신문유통 사업은 2006년 노무현 대통령 시절 배달망이 미흡한 지역의 신문 유통을 지원한다는 취지로 도입했으나 유통센터가 대도시에 몰리는 문제가 발생하고, 정부가 예산을 투입해 신문 배달을 지원하는 것은 언론의 비판을 무디게 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신문유통 사업에는 지난 5년간 1000억 원이 투입됐지만 직원과 배달원의 임금, 운영경비 등으로 660억 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특히 신문유통원 22개 직영센터의 경우 누적 적자가 101억 원에 이르고 있다. 신문유통센터는 현재 직영 22개와 민영 716개 등 총 738개가 운영되고 있다. 민영센터는 신문사 지국들이 공동으로 운영하고 정부가 사무실 임차금, 컴퓨터 집기 등을 지원하고 있다. 재단은 직영센터는 올해 말로 폐지하고 민영센터는 신문사, 문화체육관광부 등과 함께 민영 유통 협의체 준비위원회를 구성해 향후 운영 방안을 결정하기로 했다.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을 지낸 이병기 서울대 전기공학부 교수(59·사진)가 종합편성 및 보도전문 채널사용사업 승인 심사위원장에 선임됐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23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방통위 청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 교수를 위원장으로 하는 심사위원단이 오늘부터 30일까지 종편 및 보도채널 승인 심사에 들어간다”며 “심사는 심사위원회 재량에 따라 31일까지 하루 연장될 수 있다”고 밝혔다. 심사위원단은 이 심사위원장을 포함해 방송, 경제·경영, 회계, 법률, 기술, 시민단체, 기타 등 7개 분야에서 평균 2명씩 모두 14명의 전문가로 구성됐다. 심사위원들은 경기 양평군 강상면 화양리 한국방송광고공사 연수원에서 합숙하며 심사를 한다. 이 심사위원장은 심사에서 채점에 참여하지 않고 나머지 심사위원 13명의 채점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 심사위원장은 2008년 3월 민주당 추천으로 방통위원에 임명됐으나 임기를 1년 남겨둔 올해 2월 사임했으며 현재 국제전기전자학회(IEEE)의 통신학회(ComSoc) 회장을 맡고 있다. 한편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오후 성명서를 내고 “이 교수를 종편 심사위원장으로 임명하는 것은 야당이 추천했던 전 상임위원(이 교수)을 내세워 종편사업자 선정 및 종편사업 실패에 대한 공동 책임의 핑계를 대기 위한 꼼수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 교수는 애초 방통위원 임명 당시 ‘통신 전문가’로 특화돼 통신 분야에서만 활동해 온 사람”이라며 “통신 분야와 동떨어진 신생 방송사업자 선정을 위한 심사위원장으로 임명한 것은 최시중 위원장의 꼼수정치의 산물”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민주당 전병헌 정책위의장도 당 고위정책회의에서 “방송과 언론의 중요한 지형을 바꿀 수 있는 종편 심사위원장에 통신 분야 전문가를 선정한 것은 책임 전가용 인사”라고 주장했다.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방송통신위원회는 17일 청와대 업무보고에서 △스마트시대 기반 조성 △시장 선진화 △이용자 친화적 환경 마련 등 3대 과제를 제시했다. 방통위는 올해 주요 성과로는 올해 말로 예정된 종합편성 및 보도전문 채널 사업자 선정을 통해 방송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세계 최초 지상파 3차원(3D) 실험방송 실시 등 차세대 방송통신 기술 역량을 강화한 점을 꼽았다. ▽3대 핵심 전략=스마트시대를 선점하기 위해 향후 2년간 차세대 스마트TV 핵심기술 개발에 200억 원을 투입하는 등 방송통신 미래 서비스 전략 분야에 3000억 원이 집중 투자된다. 올해 전국적으로 6만6000곳이었던 와이파이(Wi-Fi) 존을 내년 16만5000곳으로 2.5배로 늘려 안정적인 무선인터넷 환경을 제공할 계획이다. 콘텐츠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케이블, 위성 등 유료방송의 소유 및 권역 규제는 완화된다. 방송통신시장 선진화를 위해서는 KBS의 공적서비스 확대와 경영효율화를 추진하고 방송법 IPTV법 등을 포괄하는 통합방송법을 제정하기로 했다. 또 한글 인터넷주소 사용이 가능한 한글 국가도메인 서비스를 개시할 계획이다. 이용자 친화적 환경을 마련하기 위해 스마트워크 시범사업을 통해 보급형 모델을 개발하기로 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용을 촉진하기 위해 이용자 맞춤형 실시간 검색기술, 정보의 신뢰성을 분석하는 기술 등 차세대 소셜플랫폼 구현 기술 연구를 강화할 계획이다. ▽지상파 다채널방송서비스(MMS)와 방송광고 논란=업무보고에서 지상파 MMS 도입 검토 방안은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의 파워포인트 설명 자료에는 포함됐지만 최 위원장은 언급하지 않고 지나갔다. 최 위원장은 광고총량제, 중간광고 등에 대해서는 “제도 개선에 대해 논의를 시작하겠다”며 “시청자 보호와 매체 간 균형발전을 고려하며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지상파 방송사가 요구하고 있는 MMS, 광고총량제 등을 허용할 경우 광고가 지상파에 몰리면서 유료방송 시장이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방통위의 ‘방송사업자 재산 상황’에 따르면 지난해 방송광고 시장에서 지상파 3사와 지상파 계열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는 2조1748억 원(77%)의 수입을 올려 비지상파 계열 PP의 5019억 원(18%)보다 4배 이상으로 많았다.광고총량제는 1일 광고 총시간은 규제하되 프로그램별 광고 비율은 방송사 자율에 맡기는 제도로 시청률이 높은 시간대에 광고가 집중되면서 시청률 과당경쟁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방통위 고위 관계자는 “광고총량제는 도입을 하더라도 유료방송에 먼저 도입한 후 시장 상황을 봐가며 지상파 방송에 도입할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지상파 중간광고는 2007년 옛 방송위원회 시절 도입을 의결했지만 반대 여론에 부닥쳐 무산된 바 있다. 또 MMS를 도입하더라도 새 채널의 활용과 운영 방식에 대해서는 국민적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는 “지상파 방송은 국민의 재산인 주파수를 할당받아 한시적으로 사용하는 수탁사업자일 뿐”이라며 “신규 채널을 지상파 방송의 재산으로 당연시하는 자세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또 방송학자들은 현재 독립제작사에만 허용된 제작협찬을 지상파로 확대할 경우 방송사와 외주사의 수직적 구조가 더욱 고착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고 있다. 현재 독립제작사는 61%가 10명 미만의 제작인력으로 유지될 정도로 영세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방송광고 규제 완화는 매체 간 균형발전 차원에서 추진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하고 있다.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방송통신위원회가 내년 지상파 방송에 중간광고와 광고총량제, 다채널방송서비스(MMS)의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외주 제작사의 제작 역량을 확보하기 위한 협찬제도를 지상파에 확대 적용하며 지상파의 외주 제작 편성 비율(현재 35∼40%)도 하향 조정할 방침이다. 이는 모두 지상파의 숙원으로, 방통위의 정책 초점이 지상파에 맞춰진 게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17일 이명박 대통령에게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방송통신 2011 핵심 과제’를 보고했다. 방통위는 “현재 8조1000억 원 규모인 국내 광고시장을 2015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1% 수준인 13조2000억 원으로 확대하기 위해 (중간광고 허용 등) 방송광고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회적 합의를 거치지 않은 채 이를 추진할 경우 지상파 3사의 시장 독과점을 심화시키고 무분별한 시청률 경쟁으로 프로그램의 질적 저하를 초래할 것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MMS는 기존 1개 채널이 사용하던 주파수를 쪼개 최대 4개 채널까지 전송하는 디지털 기술로, KBS를 중심으로 지상파들이 ‘코리아뷰’를 구축해 20여 개 채널을 내보내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증가한 채널은 공익적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또 방통위는 내년 종합편성 및 보도전문 채널의 성공적인 방송 개시를 위해 경쟁상황을 지속적으로 평가하고 규제 수준을 정비하기로 했다.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다채널방송서비스(MMS) ::디지털 전환 압축 기술을 활용해 기존 1개 채널이 사용하던 주파수를 쪼개 4개 채널까지 전송하는 서비스.:: 광고총량제 ::1일 광고 총시간은 규제하되 프로그램별 광고는 방송사 자율에 맡기는 제도.:: 중간광고 ::프로그램 중간에 흐름을 끊고 삽입되는 광고. 1974년 이후 지상파방송의 중간광고는 허용되지 않고 있다.}

새로 출범하는 종합편성(종편) 및 보도전문 방송채널 사업자는 이달 30일 또는 31일 발표된다. 방송통신위원회가 8일 확정한 ‘종편·보도 채널 승인 심사계획안’에 따르면 사업자 선정을 위한 심사위원회는 이달 23일부터 30일까지 운영된다. 동아일보가 추진하는 종편 ‘채널A(가칭)’는 8일 승인에 필요한 사업계획서 및 관련서류를 모두 제출했다. 채널A는 방통위가 정한 일정에 따라 1일 사업계획서 본문과 별첨자료를 제출한 데 이어 7일과 8일 이틀에 걸쳐 각종 부속서류 제출을 완료했다. 제출 서류는 3단 캐비닛 12개 분량으로 총 12만 쪽에 이른다. 채널A의 기본 ‘청사진’에 해당하는 사업계획서 본문은 △방송의 공적책임·공정성·공익성 실현계획 △방송프로그램의 기획·편성 및 제작계획 △경영계획 및 전략 △재정적 능력 △방송시설설치계획 △방송발전을 위한 지원계획 등을 구체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부속서류는 사업계획서 본문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176가지 세부계획과 각종 입증자료로 구성돼 있다. 방통위가 이날 의결한 심사계획안에 따르면 심사위원은 해당 분야 박사학위 소지자, 조교수 이상, 전문자격증(변호사 공인회계사 등) 소지자 등의 자격요건을 갖춰야 한다. 2000년 이후 신청법인 또는 지분 5% 이상 구성주주사에 근무했거나 신청사업자의 사업계획서 작성에 관여한 경우 등은 심사위원으로 참여할 수 없다. 방통위는 심사위원회 구성 인원과 절차, 운영 방법 등도 확정했지만 심사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위해 선정자 발표 때까지는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사업계획서 및 관련서류 접수를 마감한 방통위는 15일까지 국세청 금융위원회 등 관계기관에 신청법인 및 주요 주주의 법령 위반 여부에 관한 의견 조회를 끝낼 계획이다. 김준상 방통위 방송정책국장은 “30일 심사가 완료되면 바로 그날 방통위 의결을 거쳐 사업자를 발표할 계획이며 심사위원회 재량에 따라 심사 기간은 하루 연장될 수 있다”며 “올해 내 사업자를 선정 발표하겠다는 당초 약속을 지키겠다”고 말했다.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시청자가 스토리와 캐릭터에 자연스럽게 감정이입을 할 수 있어야 좋은 드라마입니다.” ‘올인’ ‘히트’ 등의 인기 드라마를 연출한 유철용 감독(47)은 3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동아미디어센터 21층 인촌라운지에서 열린 미디어리터러시 교육 다섯 번째 강의에서 “최근 드라마는 1000명 중 1명에게 생길까 말까 한 일들을 소재로 다루면서 최고의 갈등구조를 만들어 낸다”며 “억지스러운 설정의 드라마는 시청자에게 순간적인 자극을 줄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장기적으로 공감대를 형성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시청률 표가 마치 성적표처럼 받아들여지는 요즘 드라마 제작 환경이 안타깝다”며 “좋은 드라마는 시청률 외에 다른 잣대로도 평가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유 감독은 “최근 병원, 경찰 등 전문화된 소재를 다룬 외국 드라마가 국내 시청자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며 “한국 드라마도 소재를 다양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점점 글로벌화되는 국내 시청자의 눈높이에 맞추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드라마는 코믹, 스릴러 등 전공분야가 다양한 작가 5∼10명이 유기적 협업체제를 갖춰 대본을 쓴다”며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특성화된 작가들이 모여 자신의 장점을 발휘해가며 대본을 만드는 시스템이 정착돼야 한다”고 말했다. 유 감독은 “연출자의 역할은 문자화된 대본을 이미지로 옮기는 작업”이라며 “연출자는 자신의 오감과 경험, 지식을 총동원해 어떤 각도와 관점에서 드라마를 찍을지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종합편성채널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동아일보가 드라마에 대한 시청자의 올바른 이해와 분석을 위해 마련한 미디어리터러시 교육은 총 8회에 걸쳐 매주 금요일 오후 2시에 진행된다. 10일에는 드라마 ‘허준’ ‘주몽’ ‘올인’ ‘종합병원’ 등을 집필한 최완규 작가가 ‘작가, TV 밖으로 나오다’를 주제로 강의에 나선다.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동아일보(사장 김재호)는 1일 방송통신위원회에 ‘종합편성(종편) 방송채널 사용사업계획서’를 제출했다. 동아일보의 종편 채널 이름은 가칭 ‘채널에이(Channel A)’로 정해졌다. 동아일보의 종편 컨소시엄 대표이사는 SBS 사장과 부회장을 지낸 안국정 동아일보 방송설립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이 맡는다. 동아일보는 이날 오후 2시 방통위에 캐비닛 2개 분량의 사업계획서를 포함한 승인 신청 서류를 제출했으며 부속서류는 보정 기간 마감일인 8일까지 제출할 계획이다. 채널에이는 지난 90년 동안 언론·교육·문화 사업에 전념해온 동아일보가 최대 주주로 참여했으며 업종 규모 지역별로 골고루 구성된 법인과 개인 주주로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이날 종편 채널은 동아일보를 비롯해 조선일보 중앙일보 매일경제신문 한국경제신문 태광그룹이, 보도 채널은 연합뉴스 머니투데이 서울신문 CBS 헤럴드미디어가 사업계획서를 제출했다. 방통위는 이달 중 심사위원회 구성·운영 방안 등이 포함된 ‘승인 심사계획’을 의결하고 관계기관 의견조회, 시청자 의견청취, 심사위원회 구성·운영 등을 거쳐 최종 승인대상 법인을 선정할 계획이다. 김준상 방통위 방송정책국장은 “연내 종편 및 보도채널 선정을 마무리한다는 방통위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며 “사업자들이 제출한 자본금 규모와 주주 구성 등 향후 심사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은 선정 시까지 공개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말했다.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 종편 방송사명은 ‘채널A’ ▼동아일보가 추진하는 종합편성채널의 방송사명으로 잠정 결정한 ‘주식회사 채널에이(이하 채널A)’에는 다양한 의미가 함축돼 있다. 채널A의 ‘A’는 동아일보의 영문 이름(The Dong-a Ilbo)에 들어 있는 알파벳 ‘a’에서 따온 것으로, Asia(아시아)와 Ace(으뜸), All(모든)을 상징한다. ‘A’에는 놀랄 만큼 참신한(Amazing) 프로그램과 정확한(Accurate) 보도로 언제나(Always) 시청자 편에 서는 방송을 만들겠다는 꿈도 담겨 있다. 채널A의 영문 약호인 ‘CH.A’는 ‘아시아의 콘텐츠 허브(Content Hub in Asia)’라는 동아일보 종합편성채널의 비전을 함축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다양한 창작집단과 협력해 창의적인 콘텐츠를 생산하는 ‘창조 공간(Creative House)’이란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채널A의 브랜드 이미지(BI)에 사용된 채도 높은 파란색은 종합편성채널의 밝은 미래를 상징한다. 오른쪽으로 확장되는 모양의 디자인은 동아미디어그룹이 글로벌미디어그룹으로 도약하는 모습을 형상화했다. 또한 한국의 콘텐츠 산업이 세계무대로 뻗어나가는 데 채널A가 견인차 역할을 하겠다는 포부도 표현하고 있다. 고딕 타입의 직선 이미지에는 부당한 압력에 굴하지 않고 공정한 보도를 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이종식 기자 bell@donga.com}

동아방송(DBS) 출신 방송인들이 29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폐방 30년 기념행사를 열고 동아방송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겼다. 동아방송은 1963년 4월 25일 개국한 뒤 1980년 11월 30일 군사정권에 의해 강제 폐방되기까지 18년간 신방 겸영의 전형을 통해 한국 방송 저널리즘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 동아방송 출신 방송인들의 모임인 ‘방송 동우회’가 주최한 이날 행사에서 참석자들은 “동아일보가 (연말에 심사 결과가 나올) 종합편성채널을 통해 ‘격조 높은 민족의 방송’을 지향했던 동아방송의 정신을 계승해 나가기 바란다”고 말했다. 행사에는 동아방송 출신 기자, PD, 성우, 아나운서 등 방송인과 동아일보 전현직 임직원을 비롯해 150여 명이 참석했다. 폐방 당시 동아방송 보도국장이었던 윤양중 일민문화재단 이사장(79)은 기념사에서 “동아방송은 방송의 모델이 될 만한 혁신적 프로그램을 많이 만들었다”며 “종편을 통해 동아방송이 부활하는 날이 빨리 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현두 서울대 명예교수(73)는 건배사에서 “1960, 70년대 방송사가 여러 개 있었지만 동아방송만이 유일하게 ‘정신’을 갖고 있는 방송이었다”며 “동아방송은 동아일보의 저널리즘 정신을 훌륭히 구현했다”고 말했다. 김재호 동아일보 사장은 인사말에서 “동아방송은 연간 청취율 34%를 기록하는 등 국민으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다”며 “동아일보는 종편을 통해 방송 허가를 새로 따려는 게 아니라 빼앗긴 방송을 다시 찾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이날 동아방송의 부활을 기대하는 ‘우리의 다짐’ 성명서를 발표했다. 안평선 한국방송인회 상임부회장(73·전 동아방송 제작부장 대우)이 대독한 성명서에서 동아방송 출신 방송인 일동은 △정부는 1980년 당시 군사정권이 강제로 빼앗은 동아방송을 조속히 복원하라 △동아일보사는 동아방송의 재건을 통해 더 많은 독자와 시청자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종합미디어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라 △동아방송 출신들은 새로운 동아방송의 탄생과 발전에 격려와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고 다짐했다. 동아방송의 인기 음악 프로그램 ‘탑튠쇼’를 진행했던 최동욱 라디오서울코리아 대표(76)는 “동아방송은 다른 방송이 시도하지 않는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과감하게 선보였다”며 “동아일보의 종편 채널도 창의적인 프로그램을 많이 내놓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폐방 당일 고별특집방송의 마지막 프로그램인 ‘안녕히 계십시오 여러분’을 송지헌 아나운서와 함께 진행했던 이숙영 아나운서(53)는 “청취자에게 마지막으로 ‘792kHz HLKJ DBS였습니다’라고 말할 때 솟구치는 눈물을 참아야만 했다”며 “동아방송처럼 사랑받는 방송이 강제로 문을 닫아야 하는 현실이 부당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앵무새 사건’으로 옥고를 치렀던 이윤하 전 동아방송 국장대우 부국장(78)은 “지금도 ‘동아방송은 위대한 방송이었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며 “동아일보가 방송을 통해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기 바란다”고 말했다.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 주요 참석자강순규 TU미디어 상무, 강현두 서울대 명예교수, 김벌래 홍익대 교수, 김영일 BBS 불교방송 사장, 김유주 한국신문방송인클럽 부회장, 김을동 미래희망연대 국회의원, 김인호 전 동아일보 광고국장, 김일수 전 동아일보 편집부국장, 김화중 전 동아방송 기술부 차장, 노한성 파라다이스 감사, 박웅 전 연극협회 이사장, 박창래 어린이재단 대표, 백환기 전 동아방송 정경부 기자, 가수 서유석 씨, 송지헌 이숙영 아나운서, 신행식 전 KBS 심의팀 심의위원, 심완구 전 동아방송 편성운행부 차장, 안평선 한국방송인회 상임부회장, 오승룡 한국성우협회 명예이사, 윤양중 일민문화재단 이사장, 이명득 전 동아일보 시설본부 국장, 이병대 대한언론인회 부회장, 이상만 전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이사장, 이윤하 전 동아방송 국장대리, 탤런트 장미자 전원주 씨, 장영수 전 KBS 미디어 감사, 장한성 한국방송인회장, 정창기 한국방송인회 부회장, 작곡가 정풍송 씨, 정학철 언론중재위원회 감사, 최동욱 라디오서울코리아 대표, 최동호 세종대 이사장(이상 가나다순), 고경선 고은정 김세한 김수일 김태연 설영범 손정아 신성호 안경진 유민석 유해무 이영민 이정은 장광 장춘순 전윤희 진성만 전 동아방송 성우}

“여기는 동아방송 DBS입니다. 동아의 첫 뉴스를 전해드리겠습니다.”1963년 4월 25일 오전 5시 30분 동아방송이 쏘아올린 첫 전파는 뉴스와 함께 시작했다. 동아방송 뉴스는 ‘격조 높은 민족의 방송’을 표방한 동아방송의 색깔을 가장 선명하게 드러낸 분야였다.동아일보는 1963년 신년호에서 동아방송 설립의 필요성을 “정보의 정선(精選)을 위해서는 높은 경륜과 도덕적 안목을 가진 언론의 세련된 평가작업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김상만 전 동아일보 명예회장은 “동아일보의 방송화, 방송의 동아일보화에 목표를 뒀다”고 말할 정도로 동아방송은 뉴스와 정보의 올바른 전달에 뿌리를 두고 출발했다.동아방송 뉴스는 방송계에서 태풍의 눈으로 등장했다. 당시 관영방송 KBS는 정부 기관의 발표문을 알리는 ‘관보’ 성격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MBC, CBS 등 민영방송은 뉴스보다 오락 프로그램에 치중했다.동아방송은 개국 때부터 정시(定時) 뉴스를 하루 15회 내보내는 과감한 편성에 나섰다. MBC와 RSB(TBC의 전신)가 각각 1961년, 1964년 개국 때 하루 8회와 13회의 뉴스를 내보냈던 것에 비하면 동아방송의 뉴스는 절대적으로 많았다. 개국 1년이 채 안 된 1964년 2월 동아방송은 하루 17회로 정시 뉴스를 늘렸다.다른 방송사는 동아방송 뉴스를 피해가는 전략을 택해야만 했다. 동아방송 뉴스가 시작한 지 11일 만에 MBC는 정시 뉴스에서 50분대의 시간전 뉴스로 바꿨다. 동아방송보다 1년 늦게 출범한 RSB는 아예 시간전 뉴스로 출발했다. 시간전 뉴스를 내보냈던 CBS는 30분대 뉴스로 전환하는 등 동아방송 뉴스가 몰고 온 연쇄반응은 엄청났다.동아방송은 1969년 10월 ‘DBS 뉴스쇼’라는 혁신적인 뉴스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매일 아침 8∼9시 생방송된 이 프로그램에는 동아일보의 정치 경제 사회 부장, 논설위원이 돌아가며 진행자로 나서 뉴스와 전화 인터뷰, 특파원소식 등을 전했다.‘DBS 뉴스쇼’를 기획했던 박정하 당시 뉴스부장(82)은 “원고지에 기사만 쓰던 기자를 진행자로 기용하는 것은 큰 모험이었지만 기자의 분석력을 살린 뉴스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기자가 실수라도 할까 봐 걱정했지만 금방 적응하고 매끄럽게 진행해 인기 프로그램이 됐다”고 말했다.강현두 서울대 명예교수는 “기자들이 펜 대신 마이크를 잡은 ‘DBS 뉴스쇼’는 방송 저널리즘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며 “국내 앵커맨 시스템의 효시로 평가받을 만한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1964년 2월 등장한 ‘라디오 석간’은 ‘뉴스는 엄숙해야 한다’는 통념을 깨뜨렸다. 매일 오후 9시 방송된 ‘라디오 석간’은 한 명의 진행자가 단조롭게 뉴스를 전해주는 것에서 벗어나 남녀 진행자가 서로 주로 받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뉴스와 뉴스 사이에는 음악이 삽입됐다. 주요뉴스는 현장취재 방식으로 기자의 내레이션과 함께 배경음, 인터뷰 내용 등을 추가해 현장 분위기를 생생하게 전달했다. ‘라디오 석간’은 뉴스의 현장성과 엔터테인먼트적 요소를 동시에 살린 독특한 포맷이었다. ‘라디오 석간’이 성공을 거두자 같은 해 10월부터 동일한 포맷으로 오전 7시에 ‘라디오 조간’을 시작했다.동아방송은 대형 사건사고를 신속하게 취재하며 ‘큰 뉴스에 강하다’는 이미지를 구축했다. 1967년 충남 구봉광산 낙반사고 때 지하에 8일간 묻혀 있던 생존 광원의 육성을 파이프를 통해 청취자에게 전달했고 1968년 북한 무장공비 침투사건에서 생포된 김신조를 단독 인터뷰했다. 1970년 서울 와우아파트 붕괴사고 때는 국내 방송사 중 유일하게 전일 보도체제를 가동했다.개국 9개월 만인 1964년 1월 동아방송은 미국 케네디우주센터의 새턴로켓 인공위성 발사 실황을 생중계했다. 최창봉 당시 방송부장(85)은 미국 위성발사 실황을 중계하게 된 배경을 이렇게 말했다.“발사 며칠 전 외신을 통해 발사 실황이 로스앤젤레스를 통해 일본 오키나와 미군기지에 단파로 중계된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부랴부랴 주한 미국대사관에 부탁해 고성능 단파 수신기를 빌려왔죠. 미국에 이민 간 아나운서를 케네디우주센터로 급파해 중계방송에 들어갔습니다. 서울 스튜디오에서 서울대 공대 교수의 해설을 곁들여 장장 3시간 동안 발사 실황을 생중계했습니다.”청취자들은 신속 정확한 보도에 박수를 보냈지만 정권의 실정(失政)도 서슴없이 지적하는 동아방송에 대해 정부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1964년 한일국교정상화 반대 시위가 격화되자 정부는 6월 3일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바로 다음 날 동아방송 뉴스실에 경찰이 들이닥쳤다. 최창봉 방송부장, 고재언 뉴스실장, 이윤하 편성과장, 조동화 제작과장, ‘앵무새’ 프로그램의 김영효 담당PD와 집필자였던 이종구 외신부장은 연행됐다.매일 오후 9시 55분부터 5분간 방송한 ‘앵무새’는 부조리한 사회 현상을 날카롭게 지적하는 칼럼 프로그램이었다. 부장급 기자가 쓴 원고를 당찬 여성 성우의 목소리에 실어 내보냈다.앵무새 사건 관련자 6명은 반공법과 특정범죄처벌에 관한 임시특별법 등의 위반혐의로 계엄보통군법회의에 구속 송치됐다. 방송 내용과 연관해 방송인들이 투옥된 것은 국내 방송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앵무새 사건은 장장 5년에 걸친 법정투쟁 끝에 1969년 7월 서울 고등법원에서 전원 무죄가 확정됐다.당시 구속됐던 이윤하 편성과장(78)은 “표면적으로는 ‘앵무새’ 프로그램이 구속 사유였지만 사실은 뉴스를 비롯한 동아방송의 전반적인 논조가 사회 비판적 성격이 강해 정부에는 눈엣가시였다”고 말했다.정부의 긴장관계가 계속되면서 동아방송과 동아일보 기자들은 테러와 협박에 시달렸다. 1964년 6월 공수특전단 장교들이 동아일보에 들이닥쳐 기자들에게 폭언과 협박을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1965년 9월 변영권 당시 동아일보 편집국장 대리의 자택 일부가 폭파됐는가 하면 동아방송 조동화 제작과장이 괴한에게 납치돼 구타를 당하고 최창봉 방송부장에게 협박전화가 걸려 왔다. 그러나 물리적 압박에 굴하지 않고 진실만을 보도하는 동아방송의 보도정신은 더욱 굳게 자리 잡았다.정진석 한국외국어대 명예교수는 “동아방송 뉴스는 내용적으로 형식적으로 한 시대, 아니 여러 시대를 앞서간 선구적 방송 저널리즘이었다”고 말했다.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獨 차붐-베트남전 등 ‘세계의 현장’ 생생하게 전해 ▼장기기획시리즈 ‘DBS 리포트’ “경기 시작 서너 시간 전부터 관중이 밀려들기 시작합니다. 많은 사람이 기자를 보고 한국인임을 알고 ‘차붐’ ‘차붐’ 합니다. 장내 아나운서가 차범근 선수를 ‘붐근 차’라고 소개하자 스탠드에서는 큰 환성이 터져 나옵니다. 그럼 경기를 끝낸 차범근 선수의 얘기를 들어보겠습니다.”1979년 11월 10일 한국인 최초로 유럽 프로축구 무대를 밟은 차범근 선수의 활약상이 동아방송 ‘DBS 리포트’의 전파를 탔다. 이종구 동아방송 기자는 그해 8월 독일 축구 무대에 화려하게 데뷔한 차 선수를 취재하기 위해 현지로 날아갔다. 이 기자는 차 선수가 소속된 프랑크푸르트 팀과 보르시아 팀의 경기를 직접 관람하며 차 선수가 그라운드를 질주하는 모습과 경기장을 찾은 한국 교민들의 반응을 생생하게 전했다.동아방송의 마이크는 세계의 현장을 누볐다. ‘DBS 리포트’는 동아방송의 대표적인 해외 취재 프로그램이었다. 1963년 개국부터 1980년 폐방 때까지 18년 동안 계속된 장수 프로그램으로 초반에는 국내 심층취재에 주력하다 1976년부터 무대를 세계로 넓혔다. 매일 20분씩 30회 단위로 하나의 주제를 다루는 국내 방송 사상 보기 드문 장기기획 시리즈였다.‘유럽 속의 한국인’ 편을 담당했던 이종구 기자는 ‘축구 대명사 독일의 차범근’ 외에 ‘오스트리아 태권도 사범’ ‘프랑스의 한국 화가’ ‘독일 광부’ 등을 취재해 1979년 11월 2∼30일 연속 방송했다. 1976∼80년 ‘DBS 리포트’가 다룬 주제만 45개였고 ‘남미아리랑’ ‘인도대륙을 가다’ ‘불타는 검은 대륙’ 등이 특히 좋은 반응을 얻었다. 1977년 12월 방송한 ‘아메리카 이민 80년’은 제5회 한국방송대상과 방송윤리위원회상을 동시 수상했다.동아방송은 1960년대 후반 긴박하게 전개된 베트남전쟁을 취재하기 위해 베트남에 기자를 파견했다. ‘월남현지르포’ ‘월남현지보고’ ‘월남특집 시리즈’ ‘월남소식’ ‘월남통신’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파병 국군의 전투 상황, 가족의 육성편지 등을 전했다.1965년 베트남 취재를 갔던 박미정 당시 국방부 출입기자(76)는 “총알이 날아다니는 전장에서 취재 테이프만은 꼭 품에 안고 있었다”며 “테이프는 곧바로 도쿄특파원을 통해 서울로 전달했다”고 말했다.이 밖에 1963년 존 F 케네디 미국 대통령이 암살되자 동아방송은 추도 프로그램을 긴급 편성했으며 1965년 국내에 거의 알려지지 않은 ‘로디지아 독립과 흑인분규’ 프로그램을 제작해 넓은 국제적 안목을 보였다.동아방송이 이처럼 해외 취재에 앞설 수 있었던 것은 도쿄 워싱턴 런던 등에서 활동하는 동아일보 특파원의 협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동아방송은 1964년부터 도쿄, 부에노스아이레스, 파리 등에 자체적으로 특파원을 파견했으며 세계 각지에 20여 명의 통신원 네트워크를 구축했다.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미디어 융합시대의 새로운 窓이 열리다▲}
1963년 개국해 1980년 군사정권에 의해 강제 폐방된 동아방송의 프로그램이 국가기록물로 영구 보존된다.국가기록원은 “동아일보가 보관 중인 동아방송 프로그램 356편을 국가기록물로 공식 수집해 보존하는 절차를 완료했다”고 28일 밝혔다.국가기록원에 보존되는 동아방송 프로그램은 총 127시간 분량으로 ‘DBS 리포트’ ‘풍물삼천리’ ‘정계야화’ ‘DBS 초대석’ 등 1960∼70년대 사회상을 보여줄 수 있는 귀중한 자료가 대거 포함됐다. 동아일보는 2008년 창간호 지면과 일장기 말소 사건 지면에 이어 이번에 동아방송 프로그램까지 국가기록물로 보존되면서 국내 언론사로는 유일하게 신문과 방송 분야에서 모두 국가기록물을 보유하게 됐다.국가기록원은 5월 동아방송 프로그램의 역사적 가치를 인정해 동아일보에 국가기록물 보존을 먼저 제의했으며 동아일보는 디지털 복제 프로그램을 사본 형태로 제공키로 했다. 원본 릴테이프는 동아일보에서 계속 보존 관리하게 된다. 국가기록원은 7월 동아일보 안산서고를 방문해 보존 목록 실사 작업을 벌였고 8월 전문가 8명으로 구성된 수집대상 선정위원회를 열어 보존 목록을 최종 결정했다. 동아일보가 제공한 동아방송 프로그램은 최근 국가기록원 중앙영구기록물관리시스템(CAMS)에 정식 등록됐으며 시청각기록물 전문 서고로 이관됐다. 동아일보는 이번에 국가기록물로 보존된 자료를 포함해 동아방송의 다양한 콘텐츠를 종합편성채널 프로그램 개발에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정미경 기자 창간 90주년…미래의 약속▲2010년 4월2일 동아뉴스스테이션}
방송통신위원회는 26일 전체회의를 열어 올해 말로 허가기간이 만료되는 KBS, MBC, SBS 등 지상파 3사에 3년 기한으로 재허가를 연장하기로 의결했다. 방통위가 방송법상 최장 5년까지 가능한 재허가 기간 가운데 3년만 부여한 것은 방송사들의 공적의무 이행이 미흡하다는 평가에 따른 것이다. 김준상 방통위 방송통신정책국장은 “지상파 3사는 스포츠 중계권 분쟁, 케이블TV와의 재송신 분쟁 등으로 시청권 침해가 우려되는 상황을 초래해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으며 디지털 전환 등에 대한 사업계획도 미진했다”고 말했다. 방송사들은 재허가 조건으로 2012년 상반기까지 방송보조국 디지털 전환을 완료해야 하며 내년 3월까지 디지털TV 수신환경 개선을 위한 구체적 이행계획을 제출해야 한다. 방통위는 SBS의 경우 매년 기부금 공제 후 세전이익의 15%를 공익재단에 출연하고 실적을 보고하도록 했다. KBS에 대해서는 수신료 인상안 의결이 이뤄질 경우 방통위가 제시하는 검토 의견을 고려해 별도로 제시하게 될 시행계획 이행을 의무화했다. 이 밖에 방통위는 권고사항으로 △지상파 3사의 시청권 보장 및 침해방지 노력 △방송언어 순화 심의제 내실화 등을 제시했다.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김인규 KBS 사장은 이사회가 광고를 현행대로 유지하면서 수신료를 1000원 인상하기로 의결한 것에 대해 “수신료 인상을 통해 KBS의 공영성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22일 밝혔다. 김 사장은 서울 여의도 KBS 신관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금처럼 낮은 수신료와 비공영적 재원 구조로는 공영방송의 독립성을 지키기 어렵다”며 “수신료 수입 증가분 2092억 원을 디지털 전환 사업, 지상파 디지털 플랫폼 ‘코리아뷰’ 구축, 지역방송 강화에 각각 1056억 원, 201억 원, 131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5200명인 KBS 인력은 2014년까지 4200명으로 줄이겠다는 구조조정 방안도 제시했다.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KBS가 밝힌 투자계획과 자구노력이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김민기 숭실대 언론홍보학과 교수는 “NHK가 수신료를 10% 인하하고 고강도 구조조정을 하는 것과 대조적으로 KBS가 단순히 재원 규모를 늘려 공영성을 높이겠다고 하는 것은 조직 이기주의에 불과하다”며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KBS가 단지 두 해 동안 필요한 디지털 전환 비용 마련을 위해 수신료를 인상하겠다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KBS는 2012년 말까지 디지털 전환 작업에 5500억 원 정도가 필요한 것으로 추산한다. 학계와 시민단체 등에서 제기해온 1TV, 2TV, 수신료, 광고 수입의 분리 회계를 통한 투명성 확대 요구에 대해 KBS는 “수입을 분리해 회계할 수는 없지만 수신료 수입에 대해 투명성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류한호 광주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선진국에서는 세금 항목 하나에 대해 구체적으로 어디에 사용했는지가 다 공개되는 만큼 분리 회계는 법적인 것을 떠나 KBS가 당연히 해야 할 의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아직 결정도 안 된 ‘코리아뷰’ 사업에 201억 원을 투자하기로 한 것에도 비판이 일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KBS로부터 이사회 의결안을 전달받으면 60일 이내에 검토 의견서를 첨부해 국회로 보내게 된다. 의견서는 KBS 인상안에 대해 ‘동의’ ‘부동의’ 정도의 간단한 의사 표시를 할 수도 있고, 세부적인 수정 내용을 담을 수도 있다. 이상학 방통위 방송정책과장은 “여러 쟁점이 있는 만큼 방통위 검토 기간은 60일을 꽉 채울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방통위 의견과 함께 국회로 넘어온 인상안은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를 거쳐 본회의에서 의결돼야 한다. 인상안은 내년 초 임시국회부터 논의될 가능성이 높다. 국회 처리 전망은 매우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장인 한나라당 정병국 의원은 22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KBS에 변화를 줄 제도적 장치 없이 수신료만 올리는 것은 아무런 의미도 명분도 없다”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문방위 소속 민주당 최문순 의원도 “준조세 성격의 수신료 인상은 신중해야 한다”며 “민주당 의원들은 인상에 반대할 것”이라고 말했다.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시청자가 TV를 보는 눈은 뛰어납니다. 최근 늘어나고 있는 ‘자기복제식’ 드라마는 시청자가 용납하지 않아요. 전달자가 시청자를 왕으로 모실 때 좋은 콘텐츠가 나옵니다,” 19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동아미디어센터 21층 인촌라운지에서 열린 시청자 미디어리터러시 교육 세 번째 강의에 강연자로 나온 운군일 감독(58)은 “드라마를 만드는 사람들도 열심히 발로 뛰면서 소재를 발굴하는 저널리스트적 감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교생 일기’ ‘사랑이 꽃피는 나무’ ‘황금신부’ 등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감동적인 ‘무공해’ 드라마를 주로 만들어온 그는 “감독생활 33년 동안 꼼꼼히 신문 기사를 스크랩하며 드라마 소재를 찾아왔다”며 “드라마 소재가 고갈됐다는 것은 핑계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온 가족이 시청하기 낯 뜨거운 드라마가 양산되는 것은 작가, PD들이 머리로만 드라마를 만들기 때문”이라며 “머리, 발, 가슴이 삼위일체로 균형을 이룰 때 좋은 드라마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운 감독은 “2007년 베트남 이주여성을 소재로 한 ‘황금신부’를 기획했을 때 방송가에서는 ‘다문화 드라마가 되겠느냐’는 반론이 많았다”며 “그러나 드라마는 재미 이상의 시의성과 유익성을 갖춰야 한다는 판단하에 드라마를 만들었고, 결과적으로 해외에 20억 원어치 수출하고 중국 베트남 등 4개국에서 작품상을 받는 등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드라마를 기획하거나 극본을 쓸 때는 ‘시청자가 이 드라마에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상상하고 실험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종합편성채널을 준비하고 있는 동아일보가 시청자의 올바른 드라마 이해와 분석을 위해 마련한 미디어리터러시 교육은 총 8회에 걸쳐 매주 금요일 오후 2시에 마련된다. 26일에는 ‘천국의 계단’ ‘아스팔트 위의 사나이’ ‘로드 넘버원’ 등을 연출한 이장수 감독이 강사로 나선다.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