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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개봉한 영화 ‘미쓰 홍당무’은 안면홍조에 걸린 여교사가 주인공이다. 그 주인공은 한마다로 매사에 자신감 없이 속만 태우는 인물로 그려진다. 시도 때도 없이 빨개지는 얼굴 때문에 학생들의 놀림감이 된다.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한테도 고백하지 못하고 망설인다. 비단 영화 속 얘기가 아니다. 실제 안면홍조 환자 절반가량이 평상 시 술에 취했다는 오해를 받는 등 사회 생활에서 불이익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대한피부과학회가 안면홍조 환자 700명을 설문한 결과 47%가 ‘술에 취했다는 오해를 받았다’고 답했다. ‘사회생활에 자신감이 없다’, ‘타인에게 놀림을 받았다’는 응답도 각각 33%, 32%에 달했다. 안면홍조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도 여전했다. 일반인 500명에게 안면홍조 환자의 사진을 보여주고 연상되는 이미지를 물었더니 81%가 ‘콤플렉스가 있어 보인다’고 답했다. △불편해 보인다 (77%) △스트레스가 있어 보인다(72%) △악수하고 싶지 않다(27%) 등 부정적인 답변도 많았다. 안면홍조는 호르몬 감소, 자외선 노출, 피부 염증, 스테로이드 약물 장기복용, 당뇨병, 비만 등이 주된 원인이다. 얼굴이 붉어지며 화끈거리는 증상이 2¤4분가량 지속했다가 사라지는데 하루에도 이런 증상이 여러 번 나타날 수 있다. 방치하면 만증 염증성 피부 질환으로 악화될 수 있어 조기에 전문가의 진단을 받는 게 좋다. 대한피부과학회가 10개 종합병원 피부과 진료 데이터를 집계한 결과 2014년 2512명이던 안면홍조 환자는 지난해 2970명으로 3년간 18.2% 늘었다. 환자 10명 중 7명(71%)이 여성이었다. 연령별로는 40, 50대가 52%나 됐다. 이미우 대한피부과학회 홍보이사는 “안면홍조 환자는 반드시 세안 후 보습과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해야 한다”며 “증상이 나타났을 때 전문의 상담을 통해 개별 피부 타입에 맞춘 치료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김호경기자 kimhk@donga.com}

세상이 뒤집히는 듯했다. 시야가 흐려지고 다리가 휘청거렸다. 길바닥에 주저앉아 한참 눈을 감고 있었다. 어지럼증이 사라진 뒤 급히 간 병원에선 고혈압 진단을 내렸다. 사업이 잘되지 않아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면서 끊었던 담배를 다시 피우고 평소보다 술을 자주 마신 게 화근이었다. 이때부터 지금까지 5년간 고혈압 약을 복용하고 있는 박모 씨(60)는 “당시를 생각하면 아직도 등줄기가 서늘해진다”고 말했다. 고혈압은 ‘침묵의 살인자’로 불린다. 꾸준히 관리하지 않으면 뇌출혈, 심근경색 등 치명적인 뇌·심혈관계 질환으로 이어져 결국 사망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17일 ‘세계 고혈압의 날’을 맞아 동아일보 취재팀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의뢰해 최근 10년간 고혈압 진료 인원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환자는 589만3693명(추정)으로 2007년 428만2032명보다 161만1661명(37.6%) 증가했다. 특히 남성 환자가 크게 늘었다. 2007년 192만6065명이던 남성 환자는 9년 만에 288만1504명으로 49.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여성 환자는 235만5967명에서 301만2189명으로 27.9% 늘었다. 남성이 여성보다 흡연, 음주 등 고혈압 위험 요인에 자주 노출되기 때문이다. 연령별로는 남녀 모두 50대가 되면서 환자 수가 급증했다. 50대 남성 환자는 10년 전보다 57.8%나 늘었다. 같은 기간 여성의 경우 40대 미만에서는 환자가 줄었으나 50대 이상에서는 20% 이상 증가했다. 특히 급속한 고령화로 인해 지난해 80세 이상 고혈압 환자 수는 2007년의 2배 이상이었다. 지역별로는 도심보다는 비도심 지역에서 환자가 많았다. 지난해 전국 17개 시도의 인구 10만 명당 고혈압 환자를 비교한 결과 강원도가 1만5874명으로 1위를 차지했다. 전남과 충남이 각각 1만4655명, 1만4064명으로 뒤를 이었다. 이에 반해 서울(1만1383명·10위) 경기(1만1002명·12위) 등 수도권과 다른 광역시는 고혈압 환자가 적은 편이었다. 인구 10만 명당 고혈압 환자가 가장 적은 지역은 광주(9353명)였다. 손일석 대한고혈압학회 부총무이사(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고혈압 환자가 늘어난 가장 큰 이유는 고령화”라며 “지역별 격차 역시 비도심에 사는 고령 인구 비율이 도심보다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나이가 들면 혈관이 좁아져 고혈압에 걸릴 위험이 커진다. 그뿐만 아니라 짜게 먹는 식습관, 잦은 음주, 흡연, 과도한 스트레스도 고혈압의 주된 원인이다. 손 교수는 “특히 30, 40대 환자들이 혈압 관리에 무관심한 경향이 크다”며 “건강한 중장년을 위해서는 30대부터 혈압 관리를 해야 하며, 특히 가족력이 있거나 흡연 중인 사람은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한국 남성에게 하루 커피 1잔은 근육량 감소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반면 여성이 하루 커피 3잔 이상을 마시면 비만 위험도가 1.6배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한림대춘천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김정현 박용순 교수팀에 따르면 하루 커피 1잔을 마시는 남성은 1잔 미만을 마시는 사람보다 근육이 감소하는 ‘근감소증’ 위험이 30% 낮았다. 하지만 커피를 더 많이 마신다고 해서 근감소증 위험도가 더 떨어지지는 않았다. 이는 연구팀이 2009∼2010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40세 이상 6906명의 커피 섭취량이 비만, 내장비만, 근감소증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다. 여성에게는 커피 섭취량과 근감소증 간 상관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반면 여성은 커피를 많이 마실수록 뚱뚱해질 가능성이 높았다. 하루 3잔 이상 커피를 마시는 여성은 커피를 마시지 않는 여성보다 비만과 내장비만 위험도가 각각 57%, 33% 높았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영양 연구(Nutrition research)’ 최근호에 게재됐다. 김 교수는 “국내에서는 커피에 당, 지방 등 첨가물질을 넣거나 칼로리를 증가시키는 믹스 커피를 과도하게 즐기는 경향이 있어 커피가 비만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국민 10명 중 1명이 하루 세끼를 모두 혼자 먹는 ‘혼밥족’인 것으로 조사됐다. 혼자 살고, 나이가 많고, 소득 수준이 낮을수록 혼밥족 비율은 높았다. 16일 이행신 대한의사협회 국민건강보험위원회 위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주최하고 대한의사협회가 주관한 ‘식품안전의 날 혼밥 심포지움’에서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하루 세 끼를 모두 혼자 먹는 국민 비율이 9%로 집계됐다. 이는 2013~2015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가한 성인 2만여 명의 답변을 분석한 결과다. 세끼 모두 혼자 먹는 비율은 여성(10.8%)이 남성(7.1%)보다 높았다. 1인 가구 중 세끼 모두 혼자 먹는 비율은 절반 이상(52.3%)이었다. 1인 가구 여성 10명 중 6명(61.9%)이 세끼를 모두 혼자 먹은 반면 1인 가구 남성 중 세끼를 모두 혼자 먹는 사사람은 10명 중 4명(40.2%) 수준이었다. 연령별로는 65세 이상 노인 4명 중 1명(25%)이 세끼를 혼자 먹었다. 여성 노인의 혼밥 비율은 32.7%나 됐다. 특히 혼자 사는 노인 10명 중 8명(76.5%)가 세끼를 모두 혼자 먹었다. 소득 수준이 낮을수록 세끼 모두 혼자 먹는 비율이 높았다. 1인 가구 중 소득 수준이 3단계 중 가장 낮은 ‘하’인 사람 10명 중 7명(66.1%)이 세끼 모두 혼자 밥을 먹었다. 문제는 혼밥이 건강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점이다. 세끼 모두 혼자 먹는 사람 10명 중 3명(34.7%) 이상이 비만이었다. 반면 세끼 모두 다른 사람과 함께 먹는 사람 중 비만인 비율은 24.9%에 그쳤다. 혼자 밥을 먹으면 나트륨을 더 많이 섭취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한 일일 나트륨 섭취량(2000mg)을 초과해 섭취하는 비율은 혼자 세끼를 먹은 사람은 34.3%였지만 세끼 모두 다른 사람과 식사하는 사람은 24.3%로 10% 포인트나 적었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앞으로 대형마트나 편의점에서 덜 짠 식품을 고르는 게 한결 수월해진다. 같은 종류의 가공식품끼리 나트륨 함량을 한눈에 비교할 수 있도록 한 ‘나트륨 함량 비교 표시제’가 19일 시행된다. 15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대형마트나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국수 △냉면 △라면(유탕면류) △햄버거 △샌드위치 등 5개 가공식품이 우선 적용 대상이다. 위반 시 과태료 최고 300만 원, 영업정지 최대 10일 처분을 받는다. 단, 음식점에서 판매하는 조리 식품은 나트륨 함량 비교 표시제 적용 대상이 아니다. 지금까지 국수, 냉면, 라면 등 가공식품은 1회 제공량 기준 나트륨 함량과 세계보건기구(WHO)의 하루 섭취 권장량(2000mg) 대비 비율만 표시했다. 하지만 제품마다 중량, 조리 방법이 달라 소비자가 실제 나트륨 섭취량을 비교하기 어려웠다. 이런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앞으로는 1회 제공량 기준 나트륨 함량은 물론이고 동일한 제품군의 평균 나트륨 함량(비교평균값) 대비 비율을 표시하도록 했다. 소비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비율을 숫자가 아닌 막대그래프로 나타낸 게 특징이다. 예컨대 그간 나트륨 함량이 1790mg인 신라면에는 ‘일일 권장량 대비 90%’라고만 표시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라면의 나트륨 비교평균값(1730mg) 대비 비율(103%)을 구한 뒤 이를 막대그래프의 해당 구간(90∼110%)을 색칠하는 방식으로 표시한다. 비율이 100% 이하면 같은 종류의 제품보다 나트륨 함량이 적고 100% 이상이면 반대로 나트륨 함량이 많다는 뜻이다. 좌정호 식약처 식품안전표시인증과장은 “향후 소비자와 제조업체의 의견을 수렴해 나트륨 함량 비교 표시제 적용 대상을 점차 늘려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직장인 김모 씨(31·여)는 지난달 생리 주기가 10일 이상 늦어지자 초조한 마음에 산부인과를 찾았다. 평소 업무가 많을 때에는 생리가 2, 3일가량 늦어지곤 했지만 이번처럼 늦었던 적은 없었다. 임신이나 다른 질환을 의심했지만 병원에서는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한 생리 불순이라고 했다. 여성의 생리 주기는 임신 능력뿐만 아니라 여성의 건강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다. 건강하지 않으면 주기가 불규칙해진다. 평균 생리 주기는 28일이고 기간은 2∼7일 정도다. 개인에 따라 주기가 더 길거나 짧을 수 있지만 주기가 21일 미만이거나 40일을 넘어가는 등 정상 범위를 크게 벗어나면 생리 불순이라고 진단한다. 생리 불순은 현대 여성에게 흔하게 나타난다. 여의도성모병원 가정의학과 송찬희 교수팀이 2010∼2012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19∼40세 여성 3194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14.3%가 생리 불순이었다. 생리 주기에 영향을 미치는 질환을 앓고 있거나 임신을 했거나 수유 중인 여성은 제외한 결과다. 이처럼 특별한 질환이 없는 여성의 생리 불순은 과도한 스트레스, 불규칙한 생활 습관이 주된 원인이다. 생리 불순을 예방하려면 우선 스트레스 관리와 건강한 생활 습관이 가장 중요하다. 하루 세끼를 골고루 챙겨 먹고 하루 7시간 이상 숙면하는 게 좋다. 규칙적인 운동도 생리 불순 예방에 도움이 된다. 단, 무리한 운동은 오히려 생리 불순의 원인이므로 주의해야 한다. 생활 습관을 개선했는데도 생리 불순이 지속된다면 호르몬 분비 장애, 다낭성 난소 증후군을 의심해봐야 한다. 다낭성 난소 증후군은 여성의 내분비 질환 중 가장 흔한 질환으로 생리 불순, 6개월 이상 생리를 하지 않는 무월경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 증상이 악화되면 불임, 자궁내막암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김용진 고려대구로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대부분 여성이 생리 불순 증상을 가볍게 여기고 넘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생리 불순이 오랫동안 지속된다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15년간 지적 장애인들에게 강제로 일을 시키고 임금을 착취한 악덕 사업주가 구속됐다. 상습적으로 피해자를 폭행하기도 했다. 고용노동부는 지적장애 2급인 A 씨와 B 씨에게 15년간 강제로 일을 시키고 임금을 지급하지 않은 충남 당진의 한 식품회사 대표 정모 씨(63·여)를 근로기준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했다고 14일 밝혔다. 정 씨는 두 피해자의 임금과 퇴직금을 단 한 푼도 지급하지 않았다. 정 씨가 체불한 15년치 임금과 퇴직금은 총 4억5000여만 원이다. 정 씨는 B 씨의 장애인연금 2000여만 원까지 가로챘으며 피해자들을 상습적으로 폭행하기도 했다. 이번 사건 신고를 접수한 고용노동부 천안고용노동지청은 마을 주민 등 참고인 탐문 조사와 지역 장애인 단체와의 협업을 통해 정 씨의 범죄 사실을 밝혀냈다. 정 씨는 수사 과정에서 폭행 사실에 대해 부인하며 반성하는 기미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승철 천안고용노동지청장은 “장애인 근로자에게 강제로 근로시키거나 폭행하고 임금을 지급하지 않는 행위는 중대한 범죄행위”라며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의 인권과 법적인 권리를 무시한 사업주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엄정히 수사·처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중국 서북부 사막에서 생겨난 황사가 베이징(北京)으로 불어와 11일 올해 두 번째 황사 경보가 발령됐다. 이 황사는 12일 한반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중앙기상대는 11일 오후부터 12일 오전까지 베이징, 톈진(天津), 네이멍구(內蒙古) 중동부, 지린(吉林) 서부, 랴오닝(遼寧) 서부, 헤이룽장(黑龍江) 서부, 산시(山西) 북부, 허베이(河北) 중북부에 황사 남색경보(낮은 단계)를 내렸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황사는 12일 새벽부터 국내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새벽부터 아침에는 서해 5도가, 오후부터 밤사이 중부 서해안과 수도권을 포함한 일부 내륙이 황사 영향권에 들 것으로 예측된다. 하지만 기상청은 기류와 비의 영향으로 지난주 한반도 전역에 내렸던 황사보다는 강도가 약할 것으로 내다봤다. 조은아 achim@donga.com·김호경 기자}

대통령 선거 사흘 전 지인들과 술을 마셨다. 대선으로 시작된 정치 이야기는 ‘최순실 씨(61) 국정농단 사건’으로 거슬러 올라갔다. 공교롭게도 이날 모인 지인 모두 이 사건에 연루된 인물들과 인연이 있었다. 최 씨 일가의 주치의로 알려진 이임순 순천향대병원 산부인과 교수(64·여)의 제자 A 씨, 박근혜 전 대통령 자문의였던 정기양 연세세브란스병원 피부과 교수(58)의 제자 B 씨, 청와대 의무실에서 근무했던 두 간호장교의 지인 C 씨까지. 금융회사를 다니는 지인 D 씨는 안종범 전 대통령 정책조정수석비서관(58)의 성균관대 교수 시절 제자였다. 다들 상대방의 인연을 흥미로워하며 평소 그들은 어떤 사람이었는지 물었다. ● ‘국정농단 사건’ 안주 삼은 술자리 D 씨는 “안 전 수석의 강의는 워낙 인기가 많아 수강신청 경쟁이 치열했다”고 전했다. C 씨는 청와대 의무실에 근무한 간호장교 2명 중 조여옥 대위는 선후배를 통틀어 실력이 뛰어난 ‘에이스’였다고 했다. 그는 조 대위가 ‘박 전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의혹’ 열쇠를 풀 인물로 주목받으면서 자신의 이름이 연일 언론에 대서특필되는 상황에서도 미국 연수에서 매우 우수한 성적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의사 지인들은 출신 대학이 달랐지만 자신의 스승에 대한 평은 같았다. ‘전공의가 감히 쳐다볼 수도 없는 높은 분’이라고 했다. A 씨는 복도에서 교수가 보이면 마주치지 않으려 일부러 오던 길을 되돌아간 적도 있다고 했다. 이 교수는 유명한 산부인과 여의사이자 학계에서도 영향력 있는 원로 교수다. 정 교수는 연세세브란스병원 피부과장이자 연세대 의대 피부과학교실 주임교수다. 그 다음은 내 차례였다. 난 국정농단 사건 당시 ‘비선 진료’ 의혹을 취재했다. 기사에 담지 못했던 이야기를 꺼냈다. 국내 최고 의사들의 거짓말이 주된 화두였다. 가장 생생한 기억은 지난해 말 이 교수와의 전화 통화였다. 당시 이 교수는 최 씨 일가의 주치의이자 우병우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50)의 아들을 받은 산파 의사로 알려지면서 두 사람을 잇는 연결고리가 아니냐는 의혹을 받았다. 하지만 그는 당당했다. 어디까지나 가까운 의사-환자 관계였을 뿐 자신은 국정농단과 무관하다고 했다. 워낙 유명한 산부인과 여의사다보니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얼마 안 가 상황이 달라졌다. 박 전 대통령 주치의였던 서창석 서울대병원장(56)이 박 전 대통령을 비선 진료한 의사 김영재 씨(57)와 부인 와이제이콥스메디칼 박채윤 대표(48·여)를 자신에게 소개한 사람으로 이 교수를 지목했기 때문. 해명을 듣고자 이 교수를 찾아갔지만 부재 중이었다. 대신 전화는 받았다. ―서 원장과 친분 있나. “학회 활동을 같이 했을 뿐 출신 학교가 달라 말을 터놓고 할 사이가 아니다.” ―서 원장과 통화한 적 없나. “잘 알지도 못하고 통화한 적 없다.” ―서 원장에게 박채윤 씨 소개했나. “나랑 관계없다. 제가 그 정도로 힘 있는 사람이면 이미 한 자리하지 않았겠나.” ● 국내 최고 의사들의 ‘거짓말’ 이 교수는 다음 날 2차례 전화통화에서도 모든 의혹을 부인했다. 그는 “제 실명까지 나와 환자 진료에 지장이 있다. 몇몇 언론사에 수정 요청을 했다”며 억울해했다. 마지막으로 “특검 수사에서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는 말까지 남겼다. 국회 청문회에 출석해서도 같은 말을 되풀이했다. 하지만 모두 거짓이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 수사 결과 이 교수는 서 원장에게 박채윤 대표를 소개한 것은 물론이고 잘 알지 못한다던 서 원장과 1년간 321차례 통화했다. 그는 최순실 씨의 부탁을 받고 서 원장에게 보건복지부 등 정부 요직 후보자 추천을 부탁했다. 또 대통령 주치의, 서울대병원장 선출에도 개입한 정황이 드러났다. 정기양 교수 역시 거짓을 말했다. 그는 국회 청문회에서 “박 전 대통령에게 리프팅 시술을 해주기로 계획한 적이 없다”고 말했지만 특검에 따르면 그는 2013년 당시 주치의였던 이병석 연세세브란스병원장(61)과 함께 박 전 대통령의 여름 휴가를 앞두고 ‘뉴 영스 리프트’ 시술을 하려고 계획했다. 이 시술은 김영재 씨가 개발한 안면 리프팅 실을 이용한 주름개선 시술이다. 각종 의혹에 침묵하다 뒤늦게 진실을 말한 인물도 있다. 서창석 서울대병원장이 그랬다. 그는 지난해 11월 말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와이제이콥스메디칼의 연구에 자신이 공동 연구자로 이름을 올린 사실이 드러나면서 불거진 의혹을 해명하는 자리였다. 당시 그는 여러 의혹에 적극 해명하면서도 와이제이콥스메디칼을 알게 된 경위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이임수 교수가 소개해준 것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넘겼다. 그러다 국회 청문회가 열리기 며칠 전 이 교수가 소개해줬다고 폭로했다. 국회 청문회에서 이를 두고 이 교수와 진실공방을 벌였다. 아마 서 원장은 이 교수를 비호하려다 오히려 자신이 궁지에 몰리자 폭로를 택했을 것이다. 서 원장은 이 교수에게 ‘빚’이 있었다. 자신을 대통령 주치의로 추천하고 서울대 병원장 선거에 출마하라고 독려한 인물이 이 교수였기 때문이다. 서 원장은 특검 조사에서 자신이 주치의 시절 이 교수가 대통령의 증상을 알려줬다며 “실제 주치의는 이임순이라고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그가 말한 진실은 ‘한줌’도 되지 않았다. 그는 줄곧 이 교수가 자신을 대통령 주치의과 서울대병원장이 되는 데 도움을 준 점, 자신이 이 교수의 부탁을 받고 정진엽 복지부 장관 등 각 부처 인사 후보자를 추천해준 사실은 함구했다. 사건에 대한 관심이 식은 뒤에야 특검 조사에서 모든 진실을 털어놓았다. ● ‘빽’이 통하는 사회 청산되길 술자리가 깊어가면서 우리는 누가 더 나쁜 사람인지 저울질해봤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권력자의 요구가 잘못됐다는 걸 알더라도 이를 거절할 수 있는 사람은 드물다. 그렇다보니 국정농단 사건이 드러나기 전에 저지른 행동에 대한 판단은 선뜻 내리지 못했다. 대신 갑론을박 끝에 거짓말을 했는지를 판단의 잣대로 삼기로 했다. 국정농단 사건 전모가 드러난 뒤에는 분명 잘못을 바로잡을 기회가 있었다. 청문회는 잘못을 인정하고 진실을 밝힐 마지막 기회였다. 조 대위는 청문회에서 진실을 말했기 때문에 저울질의 대상에서 제외됐다. 안 전 수석은 청문회에 불출석했다. 하지만 그의 의도와 상관없이 그가 꼼꼼히 남긴 메모가 사건의 진실을 밝히는 데 중요한 증거가 된 점은 인정해줘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결국 국회 청문회에서 거짓 증언을 한 이 교수와 정 교수가 가장 비도덕하다고 결론지었다. 이들은 잘못을 바로잡을 기회를 스스로 차 버리고 전 국민을 속였기 때문이다. 이 교수와 정 교수는 국회 위증 혐의로 기소돼 재판 중이다. 8일 특검은 이 교수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정 교수에게 징역 1년을 구형했다. 정년을 1년가량 앞둔 이 교수는 “집행유예 이상의 형을 받으면 연금이 절반으로 줄고, 불명예 퇴직해야 한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정 교수는 혐의를 끝까지 부인했다. 두 사람에 대한 선고는 18일이다. 술자리가 끝나갈 때쯤 이 교수의 제자 A 씨가 고민을 털어놓았다. 15일이 ‘스승의 날’인데 교수님을 찾아가 인사를 드려야 할지, 선물만 보내야 할지 난감하다는 내용이었다. “그런 사람을 뭘 챙기냐, 김영란법에도 어긋나는데”라는 성화에 그는 “알지 않냐”고 답했다. 비록 정년을 앞두고 있지만 교수님의 눈 밖에 나서 좋을 게 없다는 뜻이었다. 그만큼 의사 사회가 보수적이고 경직돼 있다는 것. 그 속뜻에 공감하면서도 출세하려면 실력보다는 ‘빽’이 중요하다는 현실에 길들여진 것만 같은 씁쓸함이 더 컸다.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된 이들 상당수는 국정을 농단하려는 의도는 없었다, 누군가의 부탁을 들어줬을 뿐이라고 변명했다. 누군가는 대개 권력에 가까운 사람이었다. 상대방은 그 부탁을 들어줘야 출세하고 자리를 보전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걸 알았을 것이다. 달리 말해 자신의 든든한 ‘빽’을 기대하고 부탁을 들어줬을 것이다. 이게 가장 먼저 청산해야 할 적폐가 아닐까. 새 대통령에게 기대를 건다.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손해를 무릅쓰고라도 국민연금을 미리 타서 쓰겠다고 신청하는 사람이 계속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후 수입원으로 국민연금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조기노령연금 신규 가입자는 3년 전의 절반 수준인 3만 명대로 떨어졌다. 8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조기노령연금 신규 가입자는 3만6164명으로 집계됐다. 2012년 7만9044명, 2013년 8만4956명으로 연간 8만 명대 안팎이던 신규 가입자는 2014년 4만257명으로 급감했다. 2015년 4만3477명으로 소폭 늘었다가 지난해 3만 명대로 더 떨어진 것. 조기노령연금은 정해진 나이보다 1∼5년 미리 연금을 타는 제도다. 실직이나 명예퇴직으로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의 노후 보장을 위해 도입됐다. 하지만 연금을 일찍 받는 대신 연금액이 줄어들어 일명 ‘손해 연금’으로 불린다. 연금을 1년 일찍 받을 때마다 6%씩, 최대 30%까지 감액된다. 조기노령연금 신규 가입자의 감소는 평균 수명이 늘면서 일찍 연금을 받기보다는 나중에 더 많은 연금을 타는 것을 선호하는 가입자가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입자가 늘면서 최근 보건복지부는 조기노령연금 수급자가 자발적으로 연금 수령을 중단하고 다시 연금 보험료를 낼 수 있도록 국민연금법을 개정했다. 이에 따라 9월부터는 조기노령연금 수급자도 국민연금에 재가입할 수 있게 된다. 지금은 조기노령연금 수급자가 중간에 마음이 바뀌더라도 연금 수령을 중단하고 국민연금에 재가입할 수 없다. 오직 연금을 받는 기간 중 새로 생긴 소득이 전체 국민연금 가입자의 평균 소득월액(2017년 기준 217만6483원)을 초과할 때에만 연금 지급이 자동으로 중단되고 재가입이 가능하다.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운동을 즐기는 직장인 김모 씨(59)는 겨우내 쉬던 배드민턴 동호회 활동을 지난달 다시 시작한 뒤 전에 없던 어깨 통증이 생겼다. 오랜만에 운동을 해서 생긴 근육통으로 여겼지만 3주가 지나도 통증이 가시지 않았다. 병원에서는 ‘오십견’이라고 진단했다. 날씨가 따뜻해지는 봄철, 어깨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늘고 있다. 운동, 야외 활동이 잦아지면서 갑자기 어깨를 무리하게 사용한 게 주된 원인이다. 대표적인 어깨 통증 질환인 오십견 환자는 3월부터 급증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오십견 환자(74만4330명)의 약 절반(37만3769명)이 봄철(3∼5월)에 발생했다. 오십견의 정확한 진단명은 ‘어깨의 유착성관절낭염’으로 어깨 관절 속 염증으로 관절막이 두꺼워지면서 어깨를 움직일 때마다 통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남성보다 여성 환자가 1.5배 더 많다. 특히 당뇨병 환자가 취약하다. 당뇨병 환자는 혈액 속 염증을 일으키는 물질이 일반인보다 5배 많기 때문이다. 환자 10명 중 8명이 50대 이상이지만 최근에는 스마트폰, 컴퓨터를 자주 사용하는 30, 40대 환자도 늘고 있다. 오십견 초기엔 어깨가 바늘로 찌르듯 아프다. 치료하지 않으면 세수, 머리 빗기, 옷 입기 등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을 정도의 통증으로 번진다. 나중에는 뒷목이 아프고 저려 목 디스크를 연상할 정도로 통증이 심해지기도 한다. 팔을 들 수 없거나 뒷짐을 질 때처럼 팔을 뒤로 젖히는 동작이 어렵다면 오십견을 의심해야 한다. 오십견은 조기에 발견하면 물리치료와 약물치료만으로 증상이 호전된다. 하지만 증상이 계속되거나 재발이 잦으면 수술이 필요하다. 신상진 이대목동병원 어깨질환센터장은 “어깨 통증을 단순한 근육통이라 가벼이 여겨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다”며 “어깨 통증이 있고 운동 범위가 감소하는 증상이 3개월 이상 지속되면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십견을 예방하려면 스트레칭을 꾸준히 하는 게 좋다. 어깨를 가볍게 올렸다 내리는 동작부터 팔 돌리기 순으로 점차 운동 범위를 넓혀 간다. 관절과 근육이 경직되지 않도록 보온에도 신경 써야 한다. 운동 전에는 체온을 따뜻하게 유지하고, 바람이 강하게 불 때는 바람막이 옷을 입는 게 좋다. 신 센터장은 “운동 전 자신의 어깨 상태를 점검한 뒤 이에 맞는 적절한 운동을 해야 한다. 중년들은 수영, 탁구 등 팔을 어깨 위로 올리는 운동보다는 맨손체조, 스트레칭이 더 도움이 된다”며 “옆으로 누우면 어깨 관절을 압박할 수 있어 바로 누워 자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자식이 부모를 모시는 게 당연시됐던 과거에도 수십 년간 아픈 부모를 모시는 자식들은 그렇게 흔하지 않았다. 특히 노환으로 거동이 불편한 부모를 모시고 살다 보면 ‘긴병에 효자 없다’는 말이 절로 나오는 세상이다. 부산에 사는 최명주 씨(65·여). 최 씨는 1976년 결혼한 뒤부터 지금까지 41년간 시어머니를 모시며 살고 있다. 살림집과 붙어 있는 1층 가게에서 장사를 하면서 가족의 생계를 꾸려가고 있는 최 씨는 손님이 없을 때면 수시로 2층으로 올라갔다. 시어머니의 안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오랜 투병 생활 속에 5년 전 치매 3급 판정을 받은 시어머니는 가족의 얼굴을 알아보지 못했고 수시로 집안 문을 모두 잠가 버리는 행동으로 가족을 지치게 했다. 그런 시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게 쉽지 않아 지치고 힘들 때면 한숨이 절로 나왔지만 최 씨는 마음을 다잡았고, 일상은 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를 더 제대로 모시고 싶어 직접 요양보호사 자격증까지 땄다. 최 씨의 지극정성 덕분이었을까. 시어머니의 증상은 한결 나아졌고 치매 등급도 3급에서 4급으로 호전됐다. 시어머니를 향한 극진한 사랑의 유전자는 자식들에게도 그대로 전해졌다. 최 씨를 보고 자란 세 자녀는 결혼한 뒤에도 틈틈이 최 씨와 할머니를 보러 집을 방문한다. 최 씨의 가족은 동네에서도 귀감이 되고 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최 씨는 8일 ‘제45회 어버이날’을 맞아 정부로부터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는다. 이날 국민훈장 목련장을 받는 정근량 씨(59·여)의 삶도 최 씨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대전에 사는 정 씨는 1984년 결혼 직후부터 지금까지 몸이 아픈 시어머니의 병 수발을 들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정 씨는 11년간 통장을 지내며 지역사회에서 궂은일을 도맡고 있다. 특히 명절이나 혹한기, 혹서기에는 동네 경로당과 혼자 사는 어르신의 집을 방문하며 ‘말벗’이자 ‘자녀’ 역할까지 대신한다. 16년간 장모를 친부모처럼 모신 조정현 씨(60)는 국민훈장 목련장을 받는다. 전북 익산에 사는 조 씨는 노인복지센터를 운영하며 50차례에 걸쳐 지역사회 어르신을 위한 행사를 진행하며 일상 속에서 효를 실천하고 있다. 국민훈장 석류장을 받는 김성헌 씨(76)는 25년간 뇌병변과 소아마비를 가진 여동생을 돌보고 있다. 뇌중풍(뇌졸중)으로 거동이 불편한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직전까지 10년간 매일 목욕을 시켜 드리며 정성스레 보살폈다. 그는 대한노인회에서 활동하며 자원봉사를 통해 지역사회 어르신의 삶 개선에도 기여하고 있다. 복지부는 8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어버이날 효사랑 큰잔치’ 행사를 열고 국민훈장 수상자 4명을 포함해 사회에 모범이 될 만한 ‘효행자’와 ‘장한 어버이’ 등 100명에게 훈장 및 표창을 준다. 수상자는 △국민포장 4명 △대통령표창 11명 △국무총리 표창 12명 △보건복지부 표창 69명이다. 정부는 1973년부터 어버이날 기념행사를 열고 정부 포상을 실시하고 있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초등학생 절반이 부모가 자신에게 관심을 주고, 함께 놀아줄 때 가장 사랑받는다고 느꼈다고 답했다. 7일 대한아동간호학회가 펴낸 ‘아동학회지’ 최근호에 실린 강경아 삼육대 간호학과 교수의 ‘초등학생이 경험하는 삶의 의미’ 논문에 따르면 초등학생 48.6%가 ‘자신이 사랑받고 있다고 느낀 경험’으로 ‘가족이 돌봐줄 때’라고 답했다. 자녀와 함께 놀아주고, 아플 때 간호해고, 안아주는 등 부모의 소소한 행동이 자녀에게는 큰 사랑으로 다가온다는 의미다. 이는 서울, 강원, 경기 지역 초등학교 4~6학년 학생 1600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다. 물질적 보상을 받을 때 자신이 사랑받고 있다고 느낀다고 답한 초등학생도 41.8%나 됐다. 구체적인 물질적 보상으로는 부모가 좋은 것을 사주거나 용돈을 받을 때 등이 대부분이었다. 엄마가 칭찬해주는 등 존중받을 때 사랑받고 있다고 느낀다는 초등학생은 9.6%였다. ‘내 삶에서 소중한 것’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초등학생 59%가 ‘부모나 친구 등 나와 밀접한 사람’을 꼽았다. △나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16%) △열심히 살아가는 것(16%) △주변 환경(9%)이 그 뒤를 이었다. 강 교수는 논문을 통해 “초등학생은 부모와 친구 등 가까운 사람의 애정, 조건없는 사랑과 칭찬이 중요한 삶의 의미로 여기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며 “최근 학교폭력,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가 커지는 현 상황을 고려할 때 초등학생의 삶의 의미를 중시하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열목어의 구애 행동이 오대산과 태백산 국립공원 계곡에서 카메라에 포착됐다. 깨끗한 물에서만 서식하는 열목어는 2012년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다. 환경부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지난달부터 오대산과 태백산 계곡에서 어류 모니터링 활동을 펼친 결과 산란을 위해 상류로 이동하는 열목어를 촬영했다고 7일 밝혔다. 열목어는 연어목 연어과 어류로 한 여름에도 수온이 20도를 넘지 않고 용존 산소가 풍부한 계곡에서 서식한다. 국내에서 강원 충청 경상도 일부 지역에서만 볼 수 있다. 4, 5월이면 산란을 위해 계곡의 상류로 이동한 뒤 암수가 짝을 이뤄 모래와 자갈이 많은 곳에서 알을 낳는다. 열목어를 촬영한 장소는 오대산 국립공원의 을수골계곡과 태백산 국립공원의 백천계곡이다. 을수골계곡은 국내 최대 열목어 서식지로 2015년 국립공원 최초로 열목어 특별보호구역으로 지정됐다. 백천계곡은 삼림이 잘 발달돼 태백산 국립공원 내에서 열목어가 서식하는 최적의 조건을 갖춘 곳으로 꼽힌다. 국립공원에서 열목어 등 야생생물으로 무단으로 포획하다 걸리면 자연공원법에 따라 3년 이하 징역, 3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삶과 죽음이 갈라서는 병원, 그 갈림길에서 인간의 생명을 구하는 의사의 삶은 너무나 매력적인 이야깃거리다. ‘종합병원’(1994년), ‘하얀 거탑’(2007년), ‘낭만닥터 김사부’(2017년)까지. 의학을 소재로 한 드라마가 끊이지 않는 이유다. 그런데 국내에서 그런 의사들의 삶을 그림으로 형상화해 대중적인 인기를 얻은 의학 만화는 아직 없었다. 그래서 나선 이들이 있다. ‘의생명과학 만화 연구회’ 회원들이다. 해부학 교수, 갓 군의관 복무를 마친 의사부터 전문 만화가, 의사 출신 벤처기업 대표까지. 직업과 나이는 제각각이지만 의학 만화를 그리는 이유는 같다. “어려운 의학 정보를 일반인에게 쉽게 전달하는 데 만화만 한 게 없습니다.” 만화를 사랑하는 의사와 과학자들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해부학 만화 그리는 ‘싸이’가 되고 싶다” “제 그림이 많이 형편없죠. 그림을 배운 적이 없거든요.” 의생명과학 만화 연구회 회장인 정민석 아주대 의대 해부학교실 교수(56)는 자신의 만화를 소개할 때 이렇게 말한다. 괜한 말이 아니다. 그의 그림 솜씨는 어린아이 수준이다. 하지만 기교가 없다 보니 그림 속 메시지는 매우 단순하고 명쾌하다. 서너 가닥밖에 남지 않은 머리카락. 50대 중반인데도 장난기 가득한 표정까지. 정 교수가 올 2월부터 동아일보에 연재하는 만화 주인공 ‘몸 지킬 박사’는 누가 봐도 정 교수를 똑 닮았다. 정 교수의 만화 인생은 올해로 17년째다. 학생들에게 해부학을 가르칠 때 쉽게 설명하고자 칠판에 그림을 그리던 게 계기였다. 우주만큼이나 복잡한 인체를 말이나 글로 설명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그림이 백 마디 말보다 효과적이었다. ‘이왕이면 만화를 그려볼까.’ 어릴 적 만화를 좋아하고 놀기 좋아했던 정 교수의 엉뚱함이 꿈틀댔다. 그는 의대 동기보다 졸업이 1년 늦었다. “공부를 안 해서 낙제를 한 번 했습니다. 낙제 한 번 한 게 다행일 정도로 무지 놀았습니다.” 정 교수의 첫 작품은 2000년 나온 해부학 학습만화였다. 하지만 전문적인 해부학 지식에 만화를 곁들여 설명하는 수준에 불과했다. “제가 봐도 화가 날 정도로 재미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두 번째 작품부터는 힘을 뺐다. 복잡한 해부학 지식은 줄이고 유머를 가미했다. 그때부터 정 교수는 지인과 술자리에서 나온 농담까지 틈틈이 메모하는 습관이 생겼다. 정 교수는 그림 실력은 자신 없어 하면서도 자신의 작품에 대한 자부심이 남달랐다. 남들과 다르기 때문이었다. 한때 자신은 글만 쓰고 전문 만화가에게 그림을 맡기기도 했다. 하지만 어느 만화에서 본 듯한 개성 없는 캐릭터가 성에 차지 않았다. “그 뒤부터는 무모하지만 용기를 내서 제가 직접 그립니다.” 그동안 모든 작업을 혼자 하던 정 교수에게 몇 년 전부터 ‘문하생’이 생겼다. 정 교수의 의대 제자이자 그의 장남인 정범선 씨(28·군복무 중)다. 아들 정 씨는 정 교수를 따라 해부학을 전공했다. 아직 공부할 게 많다 보니 틈틈이 아이디어를 내거나 정 교수의 작업을 돕는다. 취미로 시작한 만화가 이제는 직업이 됐다. 정 교수는 자신의 만화를 주제로 한 여러 편의 논문을 썼다. 올 1월에는 해부학 만화가 청소년과 어린이 교육에 효과적이라는 내용의 논문이 해외 학술지 ‘해부과학교육’ 표지 논문으로 실렸다. 자신의 모든 만화는 개인 홈페이지()에서 무료로 공개하고 있다. 영문판도 있다. 실제 그의 홈페이지는 미국 중국 일본은 물론이고 아프리카 국가들에서도 접속한다. 방문자 3명 중 2명이 한국인이며 해외 방문자를 다 합치면 1000명을 조금 넘는다. “제 목표는 해부학 만화를 그리는 해부학 교수가 한국에 있다는 걸 해외에 알리는 겁니다. 가수에 비유하면 훌륭한 가수보다는 단 한 곡이라도 좋으니 해외에서 알아주는 가수가 되고 싶어요. 마치 ‘싸이’처럼요.” “저보다 닥터 단감이 유명해지길 바라요” 삼성서울병원 이식외과 임상강사 유진수 씨(32)의 명함엔 이름 대신 ‘닥터 단감’이라는 글자가 크게 적혀 있다. 그의 필명이다. 유 씨는 의대 동기였던 이어진 씨(여수출입국관리사무소 의사) 등과 동아일보에 ‘닥터 단감’을 연재하고 있다. 유 씨가 의학 만화를 그리기 시작한 건 의대 졸업 후 환자를 보면서 느낀 갈증 때문이다. 환자는 정확하면서도 쉬운 의학 정보를 원했다. 하지만 여러 환자를 진료하는 의사가 환자 개개인의 모든 궁금증을 풀어주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 각종 의학 서적, 인터넷에 떠도는 정보는 많았지만 쉬운 정보는 부정확했고 정확한 정보는 너무 어려웠다. 그 간극을 메우고자 2012년 여름 의학 만화를 그리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잠잘 시간마저 부족한 인턴 시절 만화를 그리는 건 쉽지 않았다. 닥터 단감이라는 캐릭터는 2012년 여름 탄생했지만 충수돌기염(맹장염)을 주제로 한 첫 작품이 나오기까지는 1년 6개월이 더 걸렸다. 맹장염에 왜 걸리는지, 떼어내면 어떤 부작용이 있는지 궁금해하는 환자를 위해 그린 작품이었다. “지금 보면 많이 허접하지만 제 첫 작품이라 그런지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입니다.” 시작이 반이었다. 그는 틈틈이 만화를 그렸고 2015년 11월부터 1년간 의학 전문지 ‘정신의학신문’에 닥터 단감 시즌 1을 연재했다. 시즌 1을 마치고 시즌 2를 할지 말지 고민하던 유 씨에게 한 통의 e메일이 왔다. 반가운 이름이었다. 졸업 후 연락이 끊겼던 의대 동기 이어진 씨(32)였다. 이 씨는 의대를 졸업하고 남다른 길을 택했다. 그는 남극 세종기지에서 공중보건의사로 일했다. KAIST 미래전략대학원을 졸업한 뒤 지금은 여수출입국관리사무소 의사로 근무 중이다. 평소 유 씨의 만화를 챙겨 봤던 이 씨는 유 씨에게 “의사가 그리는 만화는 아직 많지 않으니 콘텐츠로서 가치가 크다”고 응원했다. 그 한마디가 동아일보에 닥터 단감 시즌 2를 연재하게 된 원동력이 됐다. 유 씨는 현재 이 씨와 공동 작업을 하고 있다. 이 씨가 대학원 동기 정지훈 씨(37·영어동영상교육 업체 ‘프랩하우스’ 대표)도 합류했다. 그림은 유 씨가 그리지만 소재와 내용 구성, 메시지 등 거의 모든 과정은 함께 결정한다. 지난달 말 군의관 복무를 마친 유 씨는 다시 메스를 들었다. 병원에 복귀하면 만화를 그릴 시간이 빠듯할 것 같아 닥터 단감 시즌 2 여러 편을 미리 그려뒀다고 했다. 당장 시간을 내기 힘들겠지만 여유가 생기면 다시 만화를 그릴 생각이다. 바쁜 와중에 까다로운 의학 만화를 꾸준히 그리는 이유를 물었다. “제 꿈은 사람들이 궁금한 의학 정보가 있으면 인터넷에 ‘닥터 단감’을 검색할 정도로 유명해지는 겁니다. 또 유치원 다니는 제 딸과 또래 아이들을 위한 의학 만화책을 내고 싶어요.” 유 씨의 만화는 블로그(), 닥터 단감 웹사이트()에서 무료로 볼 수 있다. 성공한 의학 만화 만들려 뭉친 동갑내기 3인방 강원 춘천시 하나내과의원 박성진 원장(내과 전문의), 박영수 원장(가정의학과전문의), 검진실장 신성식 씨는 진료 시간이 끝나면 가운을 벗고 병원 위층 사무실에 모인다. 이곳은 지난달부터 연재를 시작한 의학 웹툰 ‘초음파의 신’ 작업실이다. 이들은 직장 동료이자 1967년생 동갑내기 친구다. 박성진 원장과 박영수 원장은 의대 만화 동아리에서 같이 활동한 대학 동기이자 하나내과의원을 함께 운영하는 동업자다. 전문 만화가인 신성식 씨는 ‘의학 만화를 같이 그려보자’는 박성진 원장의 제안에 솔깃해 2010년 이 병원에 취직했다. 박성진 원장은 ‘만화 그리는 의사’로 의료계에선 꽤 알려진 유명 인사다. 그는 2000년 의약 분업으로 한창 의료계가 시끄러울 때 의협신문에 만평을 그렸고 이후 항생제를 주제로 그린 만화를 엮은 단행본 ‘만화 항생제’까지 펴냈다. 최근 연재를 시작한 ‘초음파의 신’은 시작부터 남달랐다. “제대로 된 의학 만화를 그려보고 싶었어요. 때마침 선배가 초음파 관련 만화를 그려 달라는 제안을 해 왔죠.” 그 선배가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소화기내과의 백순구 교수다. 하지만 박 원장이 보기엔 초음파를 주제로 한 의학 만화는 일반 독자들에게 그다지 매력적인 내용이 아니었다. 그래서 새로운 형식의 만화를 제안했다. 일반 독자들이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스토리에 공을 들이되 전문적인 의학 정보는 링크를 통해 백 교수의 유튜브 강좌에서 볼 수 있도록 하자는 아이디어였다. 초음파의 신은 우여곡절 끝에 외딴섬 진료소에 근무하게 된 사고뭉치 1년 차 내과 전공의가 서울 유명 대학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를 우연히 만나 성장한다는 내용이다. 준비에만 3년이 걸렸다. 스토리는 주로 박성진 원장이 담당했고 그림은 신성식 씨가 전담했다. 박영수 원장은 웹사이트 운영, 사전 취재 등을 도왔다. 웹툰 속 배경인 섬 진료소 취재를 위해 지난해 여름휴가를 내고 남해안 섬들을 답사하기도 했다. 네모난 컷에 그렸던 만화와 달리 모바일에서 보기 편하게 웹툰 형식으로 만들었다. 지난달에는 전용 웹사이트()를 열었다. 최소 100회 분량을 목표로 시작해 현재 3회까지 연재됐다. “국내에는 전문가와 협력해 만든 전문 만화 중 성공한 작품이 드물어요. 요리 만화 정도죠. 이번 작품이 국내에서 대중적으로 성공한 의학 만화가 되는 게 꿈입니다.” 환자에게 정확한 의학 정보를 알려주는 것은 병을 잘 고치는 것만큼 중요하다. 하지만 전문 용어로 된 의학 정보를 알기 쉽게 설명해주는 것은 덧셈을 갓 배운 아이에게 인수분해를 설명하는 것만큼 어렵다. 설명하는 의사와 듣고 있는 환자 모두 답답하기만 하다. 의사와 환자 간 신뢰가 쌓일 공간은 점점 좁아진다. 3년 전 회원 6명으로 시작한 의생명과학 만화 연구회는 현재 17명으로 회원이 늘었다. 이들의 노력이 의사와 환자 간 간극을 채워주는 밑거름이 되기를 바란다.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앞으로 매주 월요일 동아일보 건강면 ‘만화 그리는 의사들’ 코너에 육아 정보를 담은 ‘초보엄빠’가 새로 연재된다. 소아청소년과전문의 허진호 씨가 기획과 자문역을 맡고 부인 윤유정 씨가 그린 만화다. 현재 건강면에 연재 중인 ‘몸 지킬 박사’(정민석 교수) ‘닥터 단감’(유진수 이어진 정지훈 씨)에 이어 ‘초보엄빠’ 순으로 실린다.}
연일 낮 최고 기온이 30도에 육박하는 때 이른 더위로 식품 위생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달에는 대표적인 여름철 감염병인 비브리오 패혈증 첫 환자가 예년보다 1개월가량 빨리 발생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매년 6월부터 8월까지 바닷가 횟집, 고속도로 휴게소 등을 대상으로 실시하던 위생 점검과 식중독 예방 홍보를 이달부터 앞당겨 실시한다고 5일 밝혔다. 때 이른 더위로 식중독 발생 위험이 커졌기 때문이다. 가장 주의해야 할 음식은 생선회와 익히지 않은 어패류다. 식품을 날것으로 섭취하면 익혀 먹을 때보다 비브리오 패혈증, 식중독에 걸릴 위험성이 훨씬 높기 때문. 비브리오 패혈증은 환자 절반가량(48.9%)이 사망할 정도로 치명적이다. 간 질환자, 당뇨병 환자에겐 특히 위험하다. 앞서 이달 1일 질병관리본부는 비브리오 패혈증균의 활동 시기가 앞당겨졌다고 보고 비상방역 체계를 운영하기로 했다. 그동안 비브리오 패혈증 환자는 6, 7월에 첫 환자가 나왔다. 가장 이른 시기는 5월 9일(2012년)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법정 감염병으로 지정된 2001년 이후 처음으로 4월에 첫 환자가 발생했다. 이른 더위로 바닷물 온도가 예년보다 1도가량 올랐기 때문이다. 5일 기준 정부의 ‘식중독 예측지도’에 따르면 현재 전국 광역지방자치단체 중 인천 충북 대전 울산을 제외한 13곳은 식중독 ‘주의’ 단계에 접어들었다. 식품으로 인한 감염병을 예방하려면 조리 시 열이 잘 닿지 않는 음식 중앙부를 75도 이상(어패류는 85도)에서 1분 이상 완전히 익혀야 한다. 음식을 외부로 갖고 갈 때는 아이스박스에 넣어 보관해야 한다. 조리나 식사 전에는 반드시 세제로 손을 씻어야 한다.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연일 낮 최고 기온이 30도에 육박하는 때 이른 더위로 식품 위생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달에는 대표적인 여름철 감염병인 비브리오 패혈증 첫 환자가 예년보다 1개월가량 빨리 발생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매년 6월부터 8월까지 바닷가 횟집, 고속도로 휴게소 등을 대상으로 실시하던 위생 점검과 식중독 예방 홍보를 이달부터 앞당겨 실시한다고 5일 밝혔다. 때 이른 더위로 식중독 발생 위험이 커졌기 때문이다. 가장 주의해야 할 음식은 생선회와 익히지 않은 어패류다. 식품을 날것으로 섭취하면 익혀 먹었을 때보다 비브리오 패혈증, 식중독을 일으킬 위험성이 훨씬 높기 때문. 비브리오 패혈증은 환자 절반(48.9%)가량이 사망했을 정도로 치명적이다. 간 질환자, 당뇨병 환자에겐 특히 위험하다. 앞서 이달 1일 질병관리본부는 비브리오패혈증균의 활동 시기가 앞당겨졌다고 보고 비상방역 체계를 운영하기로 했다. 그동안 비브리오 패혈증 환자는 6, 7월에 첫 환자가 나왔다. 가장 이른 시기는 2012년(5월 9일)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16년 만에 처음으로 4월에 첫 환자가 발생했다. 이른 더위로 바닷물 온도가 예년보다 1도가량 올랐기 때문이다. 5일 기준 정부의 ‘식중독 예측지도’에 따르면 현재 전국 광역지방자치단체 중 인천 충북 대전 울산을 제외한 13곳은 식중독 ‘주의’ 단계에 접어들었다. 식품으로 인한 감염병을 예방하려면 조리 시 열이 잘 닿지 않는 음식 중앙부를 75도 이상(어패류는 85도)에서 1분 이상 완전히 익혀야 한다. 음식을 외부로 갖고 갈 때는 아이스박스에 넣어 보관해야 한다. 조리나 식사 전에는 반드시 세제로 손을 씻어야 한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어린 자녀를 키우는 여성 10명 중 9명은 실속 있는 소규모 돌잔치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첫째 자녀 때에는 돌잔치를 하더라도 둘째 자녀부터는 돌잔치 규모를 줄이거나 생략하는 경향을 보였다. 5일 육아정책연구소가 지난해 임신 중이거나 만 9세 이하 자녀를 키우는 기혼 여성 1202명을 조사한 결과 92%가 ‘작은 돌잔치를 하고 싶다’고 답했다. 돌잔치에 친척, 친구, 회사 동료까지 초대했던 과거와 달리 가족끼리 소규모로 자녀의 첫 생일을 축하하길 원하는 엄마가 많아진 것. 연구팀은 허례허식보다는 실속을 중시하는 ‘젊은 육아’ 경향이 반영된 결과로 보고 있다. 실제 자녀 돌잔치를 소규모로 진행하는 대신 비용을 아껴 가족 여행을 가거나 가족 사진을 찍는 젊은 부부가 적지 않다. 조사 대상자 10명 중 8명(76%)은 둘째 자녀부터 돌잔치 규모를 줄였다고 답했다. 돌잔치에 지출한 평균 비용은 첫째 자녀가 260만 원이었지만 둘째는 148만 원, 셋째는 95만 원으로 감소했다. 돌잔치를 하는 이유로는 ‘아이가 크면 기념이 될 것 같아서’라는 답변이 57%로 가장 많았다. ‘가족 친목 도모를 위해서(22%)’와 ‘아이 조부모가 해야 한다고 해서(9%)’라는 답변이 뒤를 이었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건강보험료 부과체계가 달라지면서 내년 7월부터 보험료가 오르는 직장인이 13만 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은 월급 말고도 건물 임대료, 이자, 배당 소득 등 각종 추가 소득이 연 3400만 원이 넘는 ‘부자 직장인’이다. 1일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2월 말 기준 월급 외 소득으로 연간 3400만 원 이상을 버는 직장가입자는 전체 직장가입자 1561만 명의 0.8% 수준인 13만 명이었다. 현재 직장가입자의 보험료는 월급의 6.12%다. 이 중 절반은 회사가 부담하기 때문에 실제로는 월급의 3.06%만 내면 된다. 월급 말고 소득이 있어도 연 7200만 원이 넘지 않으면 추가 보험료를 내지 않았다. 하지만 내년 7월부터 건보료 부과체계가 달라지면서 월급 외 소득이 연 3400만 원 이상이면 월평균 13만 원의 보험료를 더 내야 한다. 2022년 7월부터는 추가 보험료 부과 기준이 더 낮아진다. 월급 외 소득 2000만 원 이상인 직장가입자 26만 명(전체 직장가입자의 1.7%)이 월평균 11만 원을 더 내야 한다. 월급 말고는 소득이 없거나 연 2000만 원 미만인 나머지 직장가입자 98.3%의 보험료는 오르지 않는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정말 성매매 여성이 3년 전보다 줄었을까. 1일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2016년 성매매 실태조사’에 따르면 성매매 여성은 4402명으로 2013년(5103명)보다 13.7% 줄었다. 또 같은 기간 성매매 집결지는 44곳에서 42곳으로 2곳 감소했다. 하지만 여전히 서울 강남 유흥가에는 한 집 건너 성매매 업소가 수두룩한데 수치가 이상하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었다. 괜한 의심이 아니었다. 여가부는 성매매를 주된 목적으로 하는 업소가 10곳 이상 밀집된 지역만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였다. 변종 성매매 업소, 성매매를 뜻하는 ‘2차’가 가능한 유흥업소는 조사 대상이 아니었다는 말이다. 2004년 9월 성매매특별법이 시행되면서 변종 업소가 하나둘씩 생겨났다. ‘안마방’ ‘오피방’(오피스텔 성매매) ‘건마’(퇴폐 마사지) ‘키스방’ ‘립카페’ ‘귀청소방’ ‘출장만남’ 등까지 영업 방식도 다양하다. 인터넷을 통한 성매매인 ‘조건만남’도 활발하다. 성매매 중심지가 집창촌에서 이런 변종 업소로 이동한 건 오래전 일이다. 여가부 조사도 이런 사실을 뒷받침한다. 2015년 단속에 적발된 성매매 남성 10명 중 3명(30.7%)은 안마방에서 성매매를 했다. 조건만남(16.6%) 유흥업소(12.9%)가 그 뒤를 이었다. 집창촌 외부에서 이뤄지는 성매매가 훨씬 더 많은데 여가부는 여전히 집창촌만을 대상으로 한 결과를 실태조사라고 발표하고 있는 것이다. 여가부는 이번에 처음으로 청소년 성매매 실태를 조사했다. 이를 위해 3년 전(3억 원)보다 2억 원 늘어난 5억 원의 예산을 썼다. 하지만 조사 결과 대부분이 이미 알려진 내용인 데다 대책은 부실했다. 조건만남을 한 청소년의 74.8%는 온라인으로 성매매 남성을 구했다. 채팅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조건만남(60.8%)이 특히 많았다. 이런 앱 대다수(87.7%)가 성인 인증 없이 접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강력한 채팅 앱 규제가 필요한 이유다. 하지만 이날 여가부의 대책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이전부터 해오던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신고포상금제를 적극 홍보하겠다는 게 전부였다. 지난해 1∼11월 기준 신고포상금 건수는 231건으로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이날 기자가 가장 ‘유명’한 랜덤채팅 앱을 내려받은 뒤 프로필을 20세 여자로 입력하자 가입 10여 분 만에 조건만남을 하자는 쪽지가 100건이 넘었다. 이런 앱은 현재 317개나 된다. 여가부 관계자는 “변종 성매매 업소에 대해 조사는 했지만 이런 업소가 모두 얼마나 되는지 파악하기 힘들고 답변의 신뢰성 문제가 있어 공개하지 않고 내부 정책 자료로만 활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실태조사는 이번이 4번째다. 여가부는 3년 전에도 비슷한 이유로 조사 결과를 공개하지 않다가 여론에 떠밀려 뒤늦게 공개했다. 현실과 동떨어진 유명무실한 조사에 3년마다 수억 원을 쓰면서 변명만 늘어놓는 여가부에 성매매 정책을 맡겨도 될지 의문이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