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4년 12월경 뇌출혈 증세를 보였던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대변인 등을 지낸 통합진보당 천호선 대변인은 3일 한 방송 인터뷰에서 “2004년 12월 고이즈미 준이치로 당시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앞둔 노 전 대통령이 갑자기 ‘어, 호선 씨. 내가 말이 이상해’라며 말이 느리고 발음이 부정확해졌다”면서 “나중에 알아보니 미세한 뇌출혈을 일으켰다”고 말했다.당시 대통령의전비서관이던 천 대변인은 “노 전 대통령의 뇌출혈은 (주변 참모들에게) 탄핵보다 더한 충격이었다. 한일 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에서 정말 비상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는 생각까지 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노 전 대통령은 2004년 3월 12일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뒤 5월 14일 헌법재판소가 소추안을 기각할 때까지 권한을 정지당한 바 있다. 그해 12월 일본 가고시마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노 전 대통령은 고이즈미 총리와 북핵 문제, 한일 자유무역협정(FTA), 과거사 문제 등을 논의했다.이승헌 기자 ddr@donga.com}

범야권이 미국 광우병 발생을 계기로 다시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서고 있다.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를 위한 ‘1차 촛불’, 2011년 11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반대 ‘2차 촛불’에 이어 현 정부 들어 세 번째 대규모 촛불집회다. 광우병위험감시국민행동, 한미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범국본) 등 진보성향 사회단체는 2일 오후 7시 서울 청계광장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중단 범국민 촛불집회’를 개최했다. 문성근 민주통합당 대표대행, 정동영 상임고문, 심상정 통합진보당 공동대표 등 야당 정치인도 대거 참석한 이날 집회에는 1500여 명(경찰 추산·주최 측 추산 3000여 명)이 모였다. 문 대행은 마이크를 잡고 “도대체 어떻게 이 나라가 이 모양 이 꼴이 됐는지 기가 막힌다”며 “즉각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중단하고 검역 주권을 회복할 것을 정부에 요구한다”고 말했다. 정 고문은 “2008년 촛불을 들었지만 정권 심판을 못했다. 그러나 아직 끝나지 않았다. 대선에서 반드시 민주정권을 세우기 위해 오늘 이렇게 모였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해적기지’ 발언 논란을 일으켰던 통진당 비례대표 후보 ‘고대녀’ 김지윤 씨도 발언대에 올라 “오늘 우리가 든 촛불은 정부의 언론장악, 비정규직 문제, 제주 해군기지 건설을 막기 위해 아름답게 타올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이날 청계광장 주변에 53개 중대 3500여 명의 경비병력을 배치했다. 이에 앞서 경찰은 이날 오후 집회 사회를 맡으려던 ‘반값등록금넷’ 정책팀장 김동규 씨를 자택에서 체포해 연행했다. 주최 측은 “경찰이 촛불집회를 방해하려는 의도”라고 반발했지만 경찰은 지난해 10월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김 씨의 행방을 쫓아왔다며 촛불집회와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이날 집회는 충돌이나 연행자 없이 오후 10시경 모두 마무리됐다. 지방에서도 동시다발적으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가 열렸다. 부산지역 사회단체들은 이날 오후 부산 서면 태화쥬디스 앞에서 촛불집회를 열었고 민생민주경남회의는 오후 6시 반 경남 창원시 의창구 정우상가와 오후 7시 진주시 경상대 정문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범야권의 세 번째 촛불집회는 무엇보다 정부가 미국의 광우병 젖소 발견 이후에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에 신속히 대처하지 못해 자초한 측면이 있다. 범야권으로서는 광우병 논란을 계기로 4·11총선에서 제대로 터뜨리지 못한 반(反)MB 정서와 정권심판론을 대선 정국에서 재점화하겠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일부 보수단체와 누리꾼은 정부의 대응에 문제가 있지만 과도한 선동은 안 된다고 비판했다. 보수우파 정치단체인 국민행동본부는 성명을 내고 “자칭 진보세력은 광우병 선동을 중단하라”며 “미국산 쇠고기 안전성 여부에 대한 판단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12월 대선을 앞두고 반정부 여론을 만들어 보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어버이연합도 “일부 불온세력이 ‘촛불시위’까지 거론하며 국민을 선동하는 데 깊은 우려를 표시한다”고 밝혔다.이승헌 기자 ddr@donga.com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고현국 기자 mck@donga.com }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최근 대선 출마와 관련해 주변 인사들에게 “고민이 거의 끝나가고 있다. 곧 어떤 식으로든 내 생각을 밝히고 설명할 계기를 갖추겠다”고 말한 것으로 1일 알려졌다. 안 원장 주변에선 부친(안영모 부산 범천의원 원장)이 지난달 30일 언론 인터뷰에서 “(출마하더라도) 절대 (민주당) 경선은 안 한다”고 밝힌 것과 맞물려 사실상 대선 출마 카운트다운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복수의 안 원장 측 인사들은 1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안 원장이 요즘 측근들에게 대선 행보에 대해 ‘나를 조금 더 믿고 기다려달라’는 메시지를 주고 있다”며 “그동안 자신이 밝혔던 원칙과 기준을 갖고 돌이킬 수 없는 수준의 마지막 고민에 들어간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안 원장이 글이든 말이든 조만간 직접 입장을 밝힐 수 있다”고도 했다.안 원장은 요즘 자신이 각종 저서와 강연에서 밝힌 ‘결단의 3원칙’ 등을 언급하며 대선 출마에 대한 주변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고 한다. 안 원장은 2010년 3월 서울대 강연에서 직업을 바꿀 때의 3대 원칙으로 △과거는 잊고 △주변의 평가에 너무 연연하지 말며 △미래의 결과에 미리 욕심을 내지 말 것 등을 제시한 바 있다.안 원장 핵심 측근들은 4월 초부터 정치 행정 경제 외교안보 등 분야별로 전문가들을 잇달아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원장이 지금까지 각 분야 전문가들을 만나 의견을 청취한 것을 바탕으로 대선 자문그룹 구성을 위한 후속 조치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총선 후 다시 잠행에 들어갔던 안 원장이 최근 대선 출마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하고 나선 것은 ‘이해찬-박지원 연대’로 민주통합당이 내홍을 겪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5·4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이 ‘담합’과 ‘거짓말’ 논란으로 시끄러워지면서 결과와 무관하게 야권 지지층의 시선이 다시 한 번 자신에게 쏠릴 계기가 마련됐기 때문이다.대선주자로서 잠재적 경쟁자인 문재인 민주당 상임고문이 ‘낙동강전투’에 이어 ‘이-박 연대’로 연타를 맞고 휘청거리는 것도 그의 결심을 앞당기는 요인으로 작용한 듯하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총선 때 조용히 있을 것 같던 안 원장이 선거가 여야 박빙 승부로 관심을 모으자 잇달아 대학 특강에 나서면서 ‘총선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등 타이밍을 놓치지 않았던 것과 비슷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새누리당 내부에서 ‘박근혜 대세론’을 견제하겠다며 경선 후보 출마 선언이 잇따르면서 대선 정국이 앞당겨진 것도 안 원장을 자극했을 수 있다.이승헌 기자 ddr@donga.com}
얼마 전까지 박근혜 안철수 문재인 등 주요 인물만 회자됐던 2012년 대선판이 다른 대선주자들의 잇따른 출마 선언으로 명실공히 다자구도로 재편되고 있다. 30일 현재까지 대선 출마를 직간접으로 피력한 여야 주자는 새누리당에서 5명, 야권에서 6명 등 총 11명. 역시 여야 11명이 대권을 향해 격돌했던 1997년 이후 15년 만에 ‘11명 다자대결’이 마련된 셈이다. 당시 새누리당의 전신인 신한국당은 ‘9룡’으로 불리던 주자들이 격돌한 끝에 이회창 후보를 탄생시켰고, 야권에선 김대중 후보가 자민련 김종필 총재와 DJP 연합을 성사시키는 드라마를 연출했다. 당초 예상보다 구도가 복잡해지면서 이번 대선은 어느 때보다 다양한 변수가 등장하며 결과를 점치기 어려운 상황을 연출할 것이라는 전망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현재 대선 출마선언의 주 진원은 새누리당이다. 총선 승리를 이끈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을 지금 흔들지 못하면 ‘박근혜 1인 독주’가 더욱 굳어질 것으로 판단한 김문수 경기도지사, 정몽준 전 대표,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 등이 잇따라 박 위원장을 비판하며 출마 의사를 밝혔다. 10일 출마를 선언할 예정인 이재오 의원은 연일 박 위원장에 대한 초강경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아직 ‘11명’에 이름을 올리지 않은 김태호 정두언 의원의 출마설도 들린다. 처음엔 “화석화된 대세론보다는 약간의 긴장이 경선 흥행에 도움이 된다”며 다른 주자들의 등장을 팔짱끼며 지켜봤던 박 위원장 측도 최근 상황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이해찬-박지원 역할분담론’으로 내홍을 겪고 있는 민주통합당도 5·4원내대표 경선을 기점으로 대선 레이스에 불이 붙을 듯하다. 무엇보다 새누리당에 대선 경선의 흥행 주도권을 넘겨줘선 곤란하다는 공감대와 위기감이 형성돼 있다. 한 핵심 관계자는 “대선을 앞두고 야당이 시끄러워야 하는데 지금은 오히려 새누리당이 ‘장사’를 하는 형국”이라고 우려했다. 문재인 상임고문, 손학규 전 대표, 김두관 경남도지사, 정동영 정세균 상임고문의 본격 활동 개시는 물론이고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출마 여부에 대한 입장 정리도 조만간 가시화할 가능성이 높다. 대선 정국이 가열되면서 주요 변수를 놓고 여러 후보 간에 합종연횡이나 초당적 이해관계 결합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당장 대선후보 경선방식을 놓고 민주당은 물론이고 새누리당 일각에서 박근혜 위원장을 겨냥해 완전국민경선제 도입을 주장한 게 그 신호탄이다. 대선주자가 많아지면서 본선에 본격 등장하는 네거티브 캠페인 소재들을 당내 경선 단계부터 마구잡이식으로 터뜨릴 우려도 없지 않다. 김용철 부산대 행정학과 교수는 “주자 난립이 유권자들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는 것은 좋지만 경쟁의 원칙과 질서가 무너져 진흙탕 싸움으로 변질될 수도 있음을 정치권이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승헌 기자 ddr@donga.com}

《 대선 정국이 다시 요동치고 있다. 총선 후 더욱 단단해진 ‘박근혜 대세론’에도 불구하고 여야 대선주자 11명이 출사표를 냈거나 출마를 예고하며 다자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대선을 7개월여 앞둔 시점 치고는 꽤 많은 편이다. 벌써 각 주자는 자신만의 콘텐츠와 메시지를 가다듬기 시작했다. 동아일보는 기업이 시장분석을 할 때 사용하는 SWOT(Strength, Weaknees, Opportunity, Threat·강점, 약점, 기회, 위협) 기법의 틀로 각 주자들의 장단점과 정치적 환경을 분석했다. 》○ 박근혜, 신뢰의 정치인 vs 포용력 부족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최대 강점은 ‘원칙과 신뢰’란 정치 브랜드다. 박 위원장은 고집스러울 만큼 한 번 내놓은 말이나 약속은 상황 변화가 있다고 해도 번복하지 않는다. 이명박 대통령이 추진한 세종시 수정안 반대가 대표적이었다.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의 후광도 빼놓을 수 없는 자산이다. 박 위원장의 강점은 양날의 칼이기도 하다. 원칙주의는 포용력과 융통성이 부족하다는 이미지로, 견고한 지지층은 ‘표의 확장성’이 떨어진다는 약점으로 연결된다.4·11총선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새누리당의 승리를 이끌며 탄탄해진 당 안팎의 입지는 박 위원장에게 기회다. 새누리당은 총선을 기점으로 인물과 정책 모든 면에서 사실상 ‘박근혜당’으로 탈바꿈했다. 반면 ‘박근혜 대세론’에 맞선 비박(非朴·비박근혜) 진영의 집중 공격과 여권 분열 가능성은 상존하는 위협 요인이다. ‘여당 내 야당’ 역할을 하며 이명박 정부와 거리 두기를 해 왔지만 ‘정권발 악재’는 박 위원장이 안고 가야 할 과제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 문재인, 친노그룹 지원 vs 脫노무현 미흡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에게 ‘노무현의 남자’라는 별칭은 강점이다.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실장이라는 사실과 ‘충직’ ‘성실’ 등의 이미지를 기반으로 총선에서 낙동강 전투를 지휘하며 유력 대선주자 반열에 오를 수 있었다. 그 이미지가 유력한 주자 반열에 오른 후로는 앞으로 나아가려는 그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문 고문도 그동안 수차례 “참여정부보다 잘할 수 있다”며 ‘탈노무현’을 외쳤다. 하지만 아직 구체적인 성과로 보여준 게 없어 선언적 구호에 머물고 있다. 민주당의 5·4 원내대표 경선과 6·9 전당대회는 그에게 기회가 될 가능성이 현재로선 다소 높아 보인다. 사실상 지지한 ‘이해찬-박지원 역할분담론’이 ‘대안 부재론’으로 연결되며 대세로 굳어진다면 대선후보 경선에서 당권파의 지원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경선 결과가 반대로 나온다면 최대의 위기가 기다릴 수도 있다.이승헌 기자 ddr@donga.com ○ 안철수, 새 정치 기대감 vs 국정능력 의문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강점은 크게 3가지다. 의대 교수→성공한 벤처기업가→대학교수로 직업을 바꾸며 보여준 자기혁신적 성취가 첫 번째다.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원순 시장에게 후보직을 양보하며 얻은 ‘배려’ ‘희생’에 안철수재단 설립으로 추가한 ‘나눔’은 안 원장만의 정치적 자산이다. 여기에 성공을 위해 ‘한눈팔지 않고 열심히 살았다’는 청교도적 이미지까지 겹쳐 ‘안철수 신드롬’을 만들어냈다. 현실정치 경험이 없다는 것은 강점이자 약점이다. 기성 정치에 물들지 않았다는 게 강점이라면, 고도의 정치력이 요구되는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부호도 따라다닌다.민주통합당 5·4 원내대표 경선이 그에게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결과에 따라선 ‘안철수식 정치’에 대한 기대치가 급등할 수 있다. 하지만 그 후에도 대선 출마를 놓고 머뭇거린다면 ‘권력 의지가 없다’는 비판을 초래하며 위협적 상황을 자초할 수도 있다.이승헌 기자 ddr@donga.com ○ 김문수, 서민적 이미지 vs 대중성 부족김문수 경기지사는 노동운동 경험, 택시 운전 등으로 쌓인 서민적 이미지가 강점이다. 지사로서 보여준 추진력과 행정 경험도 다른 후보와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반면 중앙정치 무대에서 멀어진 탓에 전국적인 인지도가 낮고 대중성도 부족한 편이다. 대선 승리를 위해선 수도권 공략이 절실하다는 여권 내 공감대가 경기지사에 두 번 당선된 김 지사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러나 4·11총선에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김문수계’가 대거 낙선해 당내 기반이 약해졌다. 몇 번의 말실수에 따른 구설도 부담이 될 수 있다.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 손학규, 행정-정무 경험 vs 정통성 논란손학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은 4선 의원, 경기지사, 보건복지부 장관 등을 지내 정무 및 행정 경험이 뛰어나다. 이념성향도 중도보수와 중도진보를 아우른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한나라당 출신’이란 정통성 논란에 휘말릴 수 있고, 인지도는 높으나 지지율이 낮은 것이 약점이다. ‘이해찬-박지원 연대’가 불발에 그치고 이를 추인했던 문재인 상임고문이 타격을 받거나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향후 검증 과정에서 약점을 드러낸다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 반면 야권 대선후보 경쟁구도가 ‘안철수 대 문재인’으로 굳어지면 손 고문은 도약의 기회를 잡기 힘들다.이유종 기자 pen@donga.com ○ 정몽준, 글로벌 리더 vs 재벌 2세 꼬리표정몽준 전 새누리당 대표의 강점은 높은 인지도와 대중성이다.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현대중공업을 초우량 기업으로 키워낸 경영능력, 국제무대 활동으로 ‘글로벌 리더’ 이미지를 가진 것도 강점이다. 그러나 재벌 2세로 서민과 거리감이 있다는 인상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닌다. 4·11총선에서 정 전 대표는 새누리당의 취약지인 서울에서 무난히 승리를 거둬 수도권에서의 경쟁력을 보여줬다. 현대그룹 최고경영자(CEO) 출신인 이명박 대통령의 임기 말 인기가 하락하면서 기업인 출신 정치지도자에 대한 회의감이 확산된 것은 불리한 환경이다.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 김두관, 이장출신 知事 vs 정치경험 부족김두관 경남도지사는 시골마을 이장부터 군수, 장관까지 지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인간적인 매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 빼어난 친화력은 큰 강점. 친노(친노무현)그룹에 속하지만 핵심 인사가 아니라서 비노(비노무현)그룹의 거부감도 적다. 반면 중앙정치 경험이 부족하고 대선주자로서는 인지도가 상당히 떨어진다. 같은 친노그룹의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최근 ‘이해찬-박지원 연대’에 휘말리는 등 정치적 미숙함을 드러낸 것은 김 지사에게 기회다. 그러나 그의 출마선언은 2010년 지방선거에서 “도지사 임기를 채우겠다”고 한 약속을 어기는 결과를 초래한다. “당적을 갖지 않겠다”는 약속은 2월 민주당 입당으로 이미 깼다.이유종 기자 pen@donga.com ○ 임태희, 검증된 전문성 vs MB맨의 한계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은 여권 내 대표적인 관료 출신 정치인으로 전문성이 검증된 테크노크라트라는 게 강점이다. 대통령실장으로 국정 전반을 관리해 본 경험도 그에게 플러스 요인이다. 하지만 현 정부 들어 ‘MB 맨’으로 ‘정치적 낙인’이 찍힌 것은 단점이다. 임 전 실장은 2007년 대선 당시만 해도 중립이었지만 이젠 옛날 일이 됐다. 당 정책위의장, 고용노동부 장관, 대통령실장 등을 지내 정책 대결 시 상대적으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다. 하지만 새누리당 경선 과정에서 MB 정부와의 선 긋기가 공론화된다면 별다른 기회를 잡지 못할 수도 있다.이승헌 기자 ddr@donga.com ○ 정세균, 화합형 리더십 vs 무색무취 이미지정세균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은 화합형 리더십의 소유자다. 그는 당 대표 시절에도 반대 의견을 가진 지도부 인사들을 끝까지 설득해 큰 마찰 없이 안건을 관철시키곤 했다. 당 대표를 2번이나 지냈으면서도 대선주자 지지율이 1%대를 벗어나지 못한 건 약점이다. 무색무취한 이미지 탓이라는 평가도 있다. 정 고문은 4·11총선에서 새누리당 홍사덕 후보를 꺾고 ‘정치 1번지’ 종로에서 당선됐다. 호남 의원 출신 중 유일하게 서울에서 당선돼 ‘호남 대표 대선주자’로 발돋움할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이해찬 당 대표-박지원 원내대표 역할분담론’이 관철되면 당내 입지가 줄어들 수도 있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 이재오, 뛰어난 추진력 vs 당내기반 약화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은 민주화운동가 출신으로 청렴하고 서민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다. 어떤 어려움에도 굴하지 않고 돌파하는 추진력과 집요함도 강점으로 꼽힌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의 2인자라는 굴레와 당내 투쟁에서 쌓인 강성 이미지는 극복해야 할 약점이다. 이 의원은 4·11총선에서 ‘나홀로 선거 운동’을 통해 5선 고지에 올라섰다. 2007년 대통령선거에서 이 대통령을 당선시켰던 전국 조직 상당 부분을 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측근들이 대부분 공천에서 탈락해 원내에서 단기필마 신세가 됐다. 친박(친박근혜) 진영의 불신과 경계감도 매우 크다.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 정동영, 진보세력 지지 vs 지난 대선 패자정동영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은 MBC 앵커 출신으로 전국에서 인지도가 높다. 통일부 장관 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장을 지내 남북관계에 밝다는 이미지도 있다. 2007년 집권 여당의 대선후보로 나서 큰 표 차로 패한 건 약점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국회 통과 때 보여준 비타협적 강성 이미지도 부담이다. 한진중공업 사태 등 노동 및 사회적 약자 문제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 진보세력의 지지를 얻고 있다. 특히 20, 30대 젊은층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새누리당 텃밭인 서울 강남을에서 떨어졌고 민주당이 친노(친노무현)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입지가 좁아진 건 위협 요소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이해찬-박지원 연대’를 계기로 민주통합당 유력 대선주자인 문재인 상임고문(사진)의 정치적 리더십이 다시 시험대에 오르며 야권의 대선 방정식도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이-박 연대’의 축인 문 고문이 이를 둘러싼 당내 논란과 당대표 및 원내대표 경선 등을 어떻게 조율해내느냐에 따라 야권 대선 지형에 큰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문 고문은 총선 국면에서 이정희 통합진보당 공동대표를 만나 여론조사 조작 파문을 조율하는 등 중요한 순간마다 해결사로 나섰으나 정작 자신이 주도한 ‘낙동강전투’에선 사실상 패배했다. 총선 직후 당내에서 ‘문재인 리더십’에 대한 의구심이 적지 않게 제기돼 오던 시점에 5·4원내대표 경선을 앞두고 ‘이-박 연대’ 파문이 터진 것. 일각에서 원내대표 경선이 민주당의 대선 시계를 좀 더 앞당겼다는 말은 그래서 나온다. 문 고문은 적극 지지하던 이-박 연대에 대해 27일 “이상적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한발 물러선 뒤 침묵을 지키고 있다. 28일에는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을 찾아 총선에서 자신을 도운 봉사자들과 노무현 전 대통령을 기념해 조성한 ‘대통령의 길’을 걸으며 숨을 골랐다. 문 고문 주변에선 그가 이번 주부터 ‘이-박 연대’의 불가피성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총선 당선자들과 수시로 접촉해 ‘친노(친노무현)-비노’ 프레임의 위험성을 역설하면서 자연스럽게 그런 주장을 펼 것이란 얘기다. 한 측근은 “문 고문이 원내대표 경선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진정성을 갖고 토론할 의향이 얼마든지 있다”고 전했다. 그만큼 ‘이-박 연대’는 문 고문에게 ‘피할 수 없는 카드’이고 ‘엎질러진 물’이라는 논리다. 동시에 원내대표 경선 결과와 상관없이 ‘이-박 연대’ 논란 자체가 대선주자로서 문 고문의 위상과 리더십에 상처를 줄 것이란 관측도 있다. 박지원 최고위원이 원내대표 경선에서 이기더라도 ‘이-박 연대’ 반대파에선 ‘담합’ ‘무감동 공천에 이은 무감동 경선’ 등의 주장으로 공세를 펼 것이고, 문 고문에겐 ‘상처뿐인 영광’만 남을 수도 있다. 5·4원내대표 경선 이후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본격적으로 다시 움직일 것이란 전망이 민주당 일각에서 나오는 것도 ‘문 고문의 시련’과 무관하지 않다. 원내대표 경선이 진흙탕 싸움이 될 경우 안철수로 상징되는 새 정치에 대한 수요가 커질 게 뻔하기 때문이다. 문성근 대표대행은 29일 기자간담회에서 안 원장이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참여하라고 거듭 요구했다. 손학규 전 대표, 김두관 경남지사 등도 5·4원내대표 경선을 대선 행보의 중요한 분기점으로 설정했다. 유럽을 방문 중인 손 전 대표는 5월 2일 귀국하면 ‘이-박 연대’를 비판하며 대선 행보를 구체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6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김한길 당선자와 손잡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문재인 대항마’를 자처해온 김 지사로선 문 고문의 당내 위상이 흔들린다면 곧바로 대선 출마를 선언하는 등 치고 나올 가능성도 있다.이승헌 기자 ddr@donga.com}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12월 대선에 대비해 당을 정비하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경쟁적으로 자중지란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총선에서 예상 밖의 승리를 거둔 새누리당은 무기력증에 빠져 있다. 다음 달 15일로 예정된 전당대회에서는 대표 및 최고위원 5명을 새 지도부로 선출해야 하는데, 후보 등록일(5월 4일)을 일주일여 앞둔 26일 현재까지 출마 의사를 밝힌 후보가 1명도 없다. 예전 같으면 전대 출마 선언이 줄을 잇고, 주요 후보 간에 일찌감치 치열한 경쟁구도가 짜여야 했을 시기다. 이는 당을 맡겠다고 나서야 할 중진들이 당의 ‘오너’인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낙점만 기다리며 서로 눈치만 보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친박(친박근혜) 진영 일각에서 당 대표와 원내대표 등 주요 당직에 대한 교통정리를 시도하다가 당내 분란만 낳았고, 박 위원장이 25일 공개적으로 ‘정쟁(政爭)’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보내자 당 전체가 더욱 위축된 분위기다. 당의 핵심 관계자는 “박 위원장이 ‘전대에 개입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는데도, 스스로 결정을 못하고 머뭇거리는 중진들의 태도를 보면 ‘제왕적 총재’가 주요 당직을 임명하던 과거와 다를 게 없다”고 지적했다. 민주통합당은 원내대표 경선을 앞두고 여러 후보가 나섰지만 ‘담합’ 논란에 휩싸였다. 친노(친노무현) 좌장 격인 이해찬 전 국무총리와 호남을 대표하는 박지원 최고위원이 각각 당 대표와 원내대표를 맡기로 합의하자 당 전체가 들끓고 있는 것. 화합을 명분으로 최대 계파들이 자리를 나눠 갖는 ‘담합’ 시도라는 것이다. 여기에 정치권 밖의 진보성향 원로그룹인 ‘희망2013·승리2012 원탁회의’가 이해찬-박지원 투톱 체제를 실제로 제안했는지 여부를 놓고 진위 논란이 일기도 했다. 친노와 비노, 당대표와 원내대표 후보들이 동시에 뒤엉키는 형국이다.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미국에서 6년 만에 광우병이 발생해 미국이 줄기차게 요구해온 국내 쇠고기시장의 완전개방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한국이 2008년 ‘30개월령 미만’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허용한 이후로 줄기차게 추가 개방을 요청해 왔다.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2일 의회에 제출한 무역장벽 보고서에서 “쇠고기 수입 위생조건의 완전한 적용을 위한 협의를 조만간 한국 정부에 요청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광우병이 발견돼 당분간 우리 정부에 압력을 가하기는 힘들어졌다. 통상교섭본부도 그동안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신중히 처리하겠다”며 추가 개방 요구에 난색을 표했다. 일각에서는 광우병이 발생하면 곧바로 검역중단 조치가 취해지는 캐나다산과 달리 미국산에 대해선 ‘긴급한 조치’를 위한 구체적 규정이 없는 만큼 수입위생조건 재협상을 통해 캐나다산처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대선을 앞둔 정치권에서는 미국 광우병 발생을 계기로 쇠고기시장 개방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당장 여야는 25일 정부의 즉각적 조치를 촉구했다. 새누리당 이상일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정부는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이 확인될 때까지 국민의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통합당 정책위는 “당장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중단하고 수입위생조건 강화를 위한 재협상을 통해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

이 정도면 거의 정치무상이다. 2007년 대선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만드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우며 기세등등하던 ‘MB 선거대책위원회’ 핵심 멤버들이 5년 임기가 끝나기도 전에 각종 의혹에 휘말리거나 정치적으로 좌절하며 흔적마저 사라지고 있다. 4·11총선에서 떨어져 야인 생활을 하고 있는 게 그나마 다행이라는 자조 섞인 한숨이 들릴 정도다.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속했던 선대위 최고의사결정기구 ‘6인 회의’ 멤버의 절반은 모진 시련을 겪고 있다. 박희태 전 국회의장은 2008년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으로 임기 도중 물러나는 불명예를 감내해야 했고, 이 대통령 친형인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은 7억 원 차명계좌 의혹 등으로 떠밀리듯 19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정계를 은퇴했다. 이 대통령을 제외하고 6인 회의 멤버 중 정치적으로 그나마 살아남은 이는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이 유일하다. 공식 선대위 멤버는 아니지만 이 대통령의 대학 친구로 선대위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했던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은 세무조사 무마 등 청탁을 대가로 거액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상태다.6인 회의가 MB 선대위의 머리였다면 ‘허리’에 해당한 주요 팀장들의 운명도 어둡기는 마찬가지. 선대위 후보메시지팀장으로 이 대통령의 각종 정치적 표현을 실무 관리했던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은 이국철 SLS그룹 회장에게서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아 구속됐다. 선대위 네트워크팀장으로 정치권 밖에서 이 대통령 지지세력을 끌어 모았던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도 최시중 전 위원장처럼 ‘파이시티’ 개발사업 관련 의혹 등을 받고 있다. 선대위 정책기획팀장으로 일하며 ‘MB노믹스 디자이너’로 통한 곽승준 대통령직속 미래기획위원장 정도가 아직도 현역에서 활동 중인 몇 안 되는 인물이다. 곽 위원장은 24일 일부 언론에서 CJ그룹 이재현 회장으로부터 고가의 술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았으나 보도자료를 내고 강력 부인했다.선대위 공동대변인이었던 박형준 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과 나경원 전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아예 새누리당 공천을 받지 못했다. 무소속 출마해 참패한 박 전 수석은 23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제 자연인으로 돌아와 평상심도 찾고 그동안 못 봤던 책도 보겠다”고 심경을 밝혔다. 선대위 공보특보 출신으로 정권 초반 ‘MB의 입’으로 활약했던 이동관 전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도 총선 낙천 후 주로 지인들과 산행을 하며 조용히 지내고 있다.이승헌 기자 ddr@donga.com}
김문수 경기지사의 출마 선언으로 대선정국이 앞당겨진 가운데 대선 예비후보 등록이 23일 시작됐다. 이날 오후 6시 현재 행정고시를 준비한다고 밝힌 박광수 씨(46)만 등록했다. 2007년 17대 대선에서 등록 첫날 15명이 몰린 것과 대조적이다. 이번 대선부터 예비후보 등록 시 대선후보 등록 기탁금 3억 원의 20%인 6000만 원을 내도록 한 규정이 일부 작용한 듯하다. 17대 대선에선 기탁금 5억 원을 정식 후보로 등록할 때만 냈지만, 이번 대선에선 선거 참여 기회를 넓힌다는 취지로 기탁금을 3억 원으로 낮춘 대신 후보자 난립을 막기 위해 기탁금의 20%를 미리 내도록 했다. 17대 대선에선 186명이 예비후보로 등록했지만 정작 6%인 11명만 나중에 정식 후보로 등록했다. 대선에 출마한 후보는 15% 이상 득표율을 올리면 기탁금과 선거비용 전체를 보전받고, 10% 이상 15% 미만을 득표하면 전체 금액의 절반을 보전받게 된다. 대선 예비후보 등록은 이날부터 11월 24일까지 할 수 있다. 예비후보자는 △선거사무소 설치 및 간판 현판 현수막 게시 △명함 배부 △어깨띠 착용 △전화를 통한 지지 호소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공고한 수량 범위 내에서 1종의 홍보물 발송 등의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이승헌 기자 ddr@donga.com}

○ 김두관 경남지사 “盧 뛰어넘자” 타이밍 고심김두관 경남지사 측은 22일 통화에서 “우선 도정에만 전념한다. 특별하게 달라진 게 없다”면서도 “(대선 출마 가능성은) 열려 있다. 출마 여부는 6월 민주통합당의 전당대회 이후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그러나 김 지사 주변에서는 “이미 대선 출마 결심을 굳혔다. 지사직 사퇴 시점과 방법을 고심하고 있다”는 말이 나돌 정도로 출마 선언에 가까이 다가선 분위기다. 다만 지사직 사퇴에 따른 ‘말 번복’에 대해 정치적인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얘기다. 김 지사는 2010년 6월 지방선거 당시 “임기 중 당적을 갖지 않겠다”고 선언했으나 2월 민주통합당에 입당했다.김 지사는 전·현직 기초단체장 모임인 ‘머슴골’의 지지를 바탕으로 6월쯤 대학교수들이 주축이 된 싱크탱크 ‘참여민주연대’를 출범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인생과 도지사 경험을 정리하는 내용의 책도 출간한다. 최근에는 서울에 개인 사무실도 개설한 것으로 알려졌다.김 지사가 대선 출마를 선언할 경우 같은 친노(친노무현)그룹의 대선주자인 문재인 상임고문과의 차별화를 이뤄내는 것이 숙제다. 김 지사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국민이 원하는 것은 ‘노무현 비욘드(노무현을 뛰어넘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이유종 기자 pen@donga.com ○ 문재인 민주당 상임고문 “文風, 盧風보다 세져라”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은 ‘낙동강 전투’에서의 상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민주당의 유력 대선 주자다.총선에서 부산·경남에서 3석을 건진 데 대해 문 고문 스스로 “아쉬운 점도 있지만 희망을 봤다”고 긍정 평가한다. 대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서도 “무겁고 신중하게, 하지만 가급적 빨리 결정하겠다”며 말을 돌리지 않고 있다.총선과는 판이 전혀 다른 대선을 치르기 위해선 ‘노무현 바람’ 외에 ‘문재인 바람’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당 안팎에서 많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실장으로서 보여준 ‘충직’ ‘신뢰’가 지금까지 문 고문의 정치적 자산이었다면, 이젠 자신만의 스토리와 브랜드가 절실하다는 것.문 고문과 가까운 한 친노(친노무현) 인사는 “역대 대통령은 물론이고 박근혜, 안철수, 김두관 등 여야 주요 대선 주자는 자신만의 스토리가 있다. 심지어 이명박 대통령도 ‘샐러리맨 신화’라는 스토리를 갖고 있다”며 “문재인만의 강점과 이야기를 빨리 끄집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문 고문은 본격적인 대선 행보를 앞두고 24일 노무현재단 이사장직을 그만둘 것으로 알려졌다. 주변에선 ‘노무현의 그림자’로 국한된 자신의 정치적 둘레를 넓히려는 시도로 보고 있다. 19일 민주당 당선자 대회에서 당의 정책 노선에 대해 “당이 폭넓게 지지받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기존 보수, 진보를 뛰어넘어야 한다”고 말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은 듯하다.이승헌 기자 ddr@donga.com ○ 안철수 서울대 융기대학원장 “정치 감당? 아직 고민중”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여전히 “대선 출마를 놓고 고민 중이며 결심이 선다면 직접 밝히겠다”는 태도다. 한 측근은 22일 “안 원장이 일각의 대선 출마 결심설에 대해 17일 e메일로 ‘서울대 강연(3월 27일) 등에서 직접 밝혔던 것에서 크게 달라진 게 없다’고 말했는데 지금도 상황은 같다”고 전했다. 안 원장은 서울대 강연에서 “사회 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정치도 감당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안 원장은 당분간 학교 일에 집중하며 잠시 숨을 고를 듯하다. 총선 후 예상보다 빨리 대선 정국이 당겨지는 등 정치권이 요동치고 있지만 자신의 스케줄에 따라 대선 출마 결심을 가다듬고 이를 밝힐 최적의 타이밍과 방식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주변에선 1학기가 끝나는 6월 이후 안 원장만의 방식으로 출사표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연초에 내려다 미룬 자전 에세이집 발간, 대학 특강, 안철수재단의 활동과 관련한 기자회견 등을 계기로 대선 출마를 전격 선언할 수도 있다.이와 함께 안 원장 주변에선 출마 시 외곽 지지 조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온·오프라인 네트워크 확충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지난해 ‘청춘콘서트’ 참여 학생들을 주축으로 구성된 ‘청년당’이 대표적이다. 트위터에서 안 원장을 적극 옹호하는 ‘안철수를 사랑하는 모임’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용자 그룹도 향후 얼마든지 ‘안철수 원군’으로 바뀔 수 있는 세력들이다.이승헌 기자 ddr@donga.com ○ 손학규 민주당 상임고문, 대선 위해 총선도 불출마민주통합당 손학규 상임고문은 6월 9일 전당대회 이후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 측근은 22일 통화에서 “4·11총선 불출마는 대선 출마를 염두에 둔 것”이라며 “전당대회 이후 당에서 대선 후보 선출 일정이 확정된다. 이후 출마 선언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손 고문은 전당대회 직후 싱크탱크인 동아시아미래재단을 중심으로 한 대선 캠프를 본격적으로 꾸릴 것으로 보인다. 7월에는 각종 경제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해법을 담은 책도 낼 예정이다. 최근에는 박지원 민주당 최고위원과 만나 비노(非盧)그룹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하기도 했다.손 고문은 22일 10박 11일 일정으로 네덜란드와 스웨덴, 핀란드, 영국, 스페인 등 유럽 5개국 방문길에 올랐다. 노동, 복지, 교육, 보건 등의 정책현장을 주로 찾는다. 모교인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한반도 평화와 동북아의 미래’를 주제로 특강도 한다. 손 고문 측은 “실무 능력이 강하다는 점을 부각시킬 것”이라고 했다.이유종 기자 pen@donga.com ○ 정동영 민주당 상임고문 “또 한번 걸어가 봐야겠다”2007년 여당 대선 후보였던 정동영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은 4·11총선에서 서울 강남을에 출마했다가 패배하면서 일단 대선행 교두보 마련엔 실패했다는 게 중론이다. 한 측근은 22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신봉자인 새누리당 김종훈 후보를 꺾어 이명박 정권 심판론의 선봉에 서고 ‘정동영이 강남 중산층에 먹힌다’는 메시지를 주려 했는데, 뜻대로 안됐다”며 씁쓸해했다.현재 정 고문은 강남을 지역에서 낙선인사를 하며 향후 행보를 위해 민심을 듣고 있다. 총선 직후 “또 한번 걸어가 봐야겠다”며 조심스럽게 대선 출마 가능성을 시사한 그는 22일에도 “12월(대선)에 못 이기면, 상상만으로 끔찍하구나”라고 트위터에 글을 올렸다.정 고문은 당분간 ‘좌클릭’ 행보를 이어가며 다른 대선 주자들과의 차별화를 꾀할 듯하다. 그는 지난해 한미 FTA 논란과 부산 한진중공업 노사갈등을 계기로 당내에서 가장 좌파적인 목소리를 내며 시선을 끄는 데 성공했다는 얘기를 듣는다.이승헌 기자 ddr@donga.com ○ 정세균 민주당 상임고문 “내 목표는 당권 아닌 대선”4·11총선 때 ‘정치 1번지’인 서울 종로에서 5선에 성공한 민주통합당 정세균 상임고문은 조만간 대선 도전을 공식화할 계획이다. 정 고문은 22일 통화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독주를 막기 위해선 민주당에서 경쟁력을 갖춘 후보가 많이 나와야 한다. 나도 그중 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주변에선 ‘지금은 당 대선 후보보다 당 대표가 중요하다’며 당권을 권유하지만 당 대표는 더는 나의 목표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정 고문은 자신의 싱크탱크인 ‘국민시대’를 대선 캠프로 전환하기 위한 정비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분수경제론’을 바탕으로 한 경제 공약 등을 구체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기업과 부자가 먼저 잘살게 되면 그 혜택이 아래로 떨어져 서민들이 잘살게 된다는 ‘낙수경제론’에 대비되는 것으로, 서민·중산층을 잘살게 해 그 힘이 분수처럼 위로 솟아올라 경제 전체의 성장을 이끌어야 한다는 것이다.정 고문은 당내 최대 계파인 친노 진영 내에 우군이 많지만 대선 후보 지지율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는 게 걸림돌이다.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 이회창 前 선진당 대표, ‘참된 보수’ 4번째 도전 채비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가 4번째 대권 도전을 위한 채비를 하고 있다. 4·11총선 참패 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선진당 정비가 마무리되는 대로 ‘참된 보수’를 앞세운 대권 구상을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일각에서는 다음 달 20일쯤 열릴 전당대회 직전에 이 전 대표가 대선 출마를 선언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당 관계자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이 나아갈 방향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면서 자신의 대선 진로를 함께 언급하는 게 자연스러운 수순”이라고 말했다.당내에서도 이 전 대표의 대권 도전 공론화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전대 준비위원장인 박상돈 전 의원은 20일 “당의 존립을 위해 당내 유력한 자산인 이 전 대표와 이인제 비대위원장의 대선 도전을 조속히 공론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1997년 대선에서 보수표 분열을 불러온 이 위원장과의 당내 역할에 대한 정리도 필요하다.이 전 대표는 1997년, 2002년 한나라당 후보로 나서 각각 김대중, 노무현 후보와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2007년엔 대선을 한 달여 앞두고 무소속으로 출마해 355만여 표(15.1%)를 득표했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여야가 아닌 ‘제3후보’를 표방하며 2007년 대선에 출마했던 문국현 전 창조한국당 대표가 대선 출마를 고민 중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게 “창당은 하지 말라”고 조언했다.현재 주로 중국에 머물며 경영자 교육사업을 하고 있는 문 전 대표는 18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안 원장이 출마하더라도 절대 당은 만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너무나 이질적인 사람들이 당에 들어와서 굉장히 상황을 복잡하게 만든다”며 “이미 지지 세력이 있는 만큼 창당이 아니라 국민운동으로 발전시키면 된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지난해부터 안 원장과 친분이 있는 법륜 스님 등을 통해 안 원장에게 이런 조언을 전했다고 밝혔다.문 전 대표는 “창당을 하면 당이라는 ‘성’ 안에 갇히게 된다. 이 시대에 필요한 건 스마트하고 유연한 정당”이라며 “박원순 방식도 있고, 안철수 방식이 새로 나올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무소속을 유지하면서 범야권 후보로 나선 박원순 서울시장처럼 기존 정치권에 기대지 않는 방식을 구상해 보라는 것이다.안 원장의 대선행보 시기에 대해서는 “9월에 나오면 조금 위험하겠지만 6, 7월에만 나온다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대선 후보로서 검증이 안 됐다는 정치권 일각의 주장에 대해선 “도덕적으로 그 양반(안 원장)을 심판할 사람은 한국에 거의 없다”며 “국회의원, 장관 등 정치인 경험이 없다고 하는데 여태까지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일자리 문제 하나 해결 못한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부패한 정당을 이끌었던 사람들이 대한민국 2.0 시대에 있었다면 안 원장은 대한민국 4.0을 만드는 데 앞장설 수 있다”며 대선 후보로서 사실상 지지 의사를 밝혔다.유한킴벌리 대표를 지내며 안 원장처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했던 문 전 대표는 2007년 9월 회사를 그만두고 대선에 도전해 5.8%(4위)를 득표했다.이승헌 기자 ddr@donga.com}

총선 후 여야 대선주자들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양자대결 구도에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사진)을 앞섰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르고 있다. 총선 직후 실시된 조사인 만큼 ‘선거의 여왕’임을 다시 과시한 박 위원장에게 유리한 측면이 있지만, 본격적인 대선행보 여부와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는 안 원장의 고민은 더 깊어질 수밖에 없다.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가 총선 직후인 12, 13일 전국 19세 이상 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선주자 간 양자대결 조사에서 박 위원장(47.9%)이 안 원장(44.8%)을 3.1%포인트 앞선 것으로 16일 나타났다. 리얼미터 양자대결 조사에서 박 위원장이 안 원장을 앞선 것은 처음이다. 한국갤럽이 11일 총선 직후 19세 이상 투표 참여자 800명에게 실시한 조사에서도 박 위원장(45.1%)은 안 원장(35.9%)을 9.2%포인트 차로 제쳤다.이런 가운데 한 매체가 16일 안 원장이 총선 전 야권 중진을 만나 대선 출마 결심을 밝혔다고 보도해 정치권이 시끄러웠다. 이 매체에 따르면 안 원장은 지난달 중순 한 야권 중진 인사를 만나 대선캠프 합류를 요청하면서 “(대선) 준비를 많이 해왔으며 물러서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는 것. 이에 대해 안 원장 측은 “기사에서 거론된 야권 중진이 누구냐”고 언론에 되묻는 등 보도내용을 부인했다. 안 원장의 측근인 강인철 변호사는 이날 통화에서 “사실과 맞지 않는 보도”라고 일축했다. 또 다른 안 원장 측 인사는 “총선 패배 후유증을 앓고 있는 야권 인사들이 안 원장을 빨리 정치판으로 불러내 야권에 정치적 동력을 불어넣기 위해 안 원장의 뜻을 확대 해석한 것 같다”고도 했다. 안 원장과 가장 가까운 정치권 인사로 꼽히는 민주통합당 김효석 의원도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금 상태에서 안 원장이 대선에 나올 것이라고 단정하는 것 자체는 좀 이르다”고 말했다.정치권은 다양하게 반응했다. 안 원장이 총선 전 대학 특강 등을 통해 사실상 정치행보에 시동을 건 상황에서 이번 논란을 계기로 대선에 대한 생각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는 요구가 적지 않았다.민주당 정세균 상임고문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안 원장이 민주당에 들어와 잠재적인 대선후보들과 경쟁하는 게 좋다”고 말했고, 박지원 최고위원은 “안 원장을 돕는 사람들에게서 몇 차례 만나자는 제안을 받아본 적은 있다. 정치는 본류에 들어가서 하는 게 좋다”고 밝혔다. 이종걸 의원은 “대선을 앞두고 안 원장은 현재 야권의 가장 큰 대안”이라며 “당에서도 총선 실패와 멀리 있으면서도 콘텐츠를 갖춘 안 원장에게 (정치 입문의) 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 이한구 의원은 “안 원장이 대학을 순회하며 젊은 사람들 위로는 열심히 하는데 정작 문제해결 능력이 있는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모르겠다”고 꼬집었다.정작 안 원장은 당분간 움직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총선 이후 정국 유동성이 커진 만큼 여의도의 추이를 지켜보며 결심을 위한 ‘최적의 타이밍’을 고를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너무 늦지도 않으면서 ‘검증 기간’이 지나치게 길지 않은 시점이 될 듯하다.한 관계자는 “안 원장 주변에서도 지나친 장고(長考)에 따른 ‘안철수 피로감’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이승헌 기자 ddr@donga.com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

《19대 국회는 초반부터 달아오를 듯하다. 원 구성부터 가을의 국정감사까지 모든 국회 일정이 12월 대선과 맞물려 돌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여야 대결은 시작됐다. 동아일보는 ‘불꽃 승부’가 예상되는 여야 라이벌을 소개하는 ‘19대 국회 맞수’ 시리즈를 연재한다. 첫 번째 맞수는 충청권의 친박(친박근혜) 좌장인 새누리당 강창희, 야권 최고의 기획통인 민주통합당 이해찬 당선자다.》■ ‘충청 친박 좌장’ 강창희총선 후 새누리당 강창희 당선자(대전 중)가 언론의 주목을 받는 이유는 8년의 와신상담 끝에 6선이라는 ‘화려한 부활’에 성공해서만은 아니다. 충청 지역의 대표적인 친박(친박근혜)계 인사인 데다 몇 안 되는 ‘생환 중진’으로 향후 대선 국면에서 큰 역할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강 당선자와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의 인연은 탄핵 역풍이 거셌던 2004년 17대 총선 직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몇몇 중진과 함께 52세의 재선 의원이던 박 위원장을 당 대표로 내세우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처음엔 손사래를 쳤던 박 위원장도 “이렇게 나라가 어려운데 아버지(박정희 전 대통령)라면 어떻게 판단하셨겠느냐”라는 그의 말에 마음을 움직였다고 한다. 2006년 지방선거, 2007년 대선후보 경선, 18대 총선 공천심사 등 주요 국면마다 그는 수면 위아래를 오가며 박 위원장을 도왔다. 대선후보 경선 때는 박 위원장이 먼저 그에게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중부권은 확실히 책임지겠다”는 말로 고사하긴 했지만 강 당선자에 대한 두터운 신임과 함께 ‘중원 확보’를 위한 그의 잠재적 역할을 예상케 하는 대목이다. 2007년 4월 대전 지역 국회의원 보궐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최고위원직을 사퇴했던 그는 이르면 5월 열릴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물망에 오르고 있다. 충청 출신으로 ‘킹 메이커’ 역할에 제격이란 점에서다. 하지만 군 출신인 그에게 ‘신군부의 막내’라는 꼬리표는 걸림돌이다. 2006년 지방선거 승리 직후 ‘포스트 박근혜’를 뽑는 전당대회에서도 5공 인사라는 공격을 받았다. 이번 총선에서 드러난 박 위원장의 취약점을 보완하려면 ‘수도권의 젊은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그는 국회의장 후보로도 거론된다. 강 당선자는 자신의 거취에 대해 “아직 말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대선 국면에서 자유선진당 등 범보수 연대에 대해선 “역할이 주어진다면 앞장설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주 서울을 찾아 당 고위 인사들을 두루 만난다. 중앙정치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서란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 ‘野 최고 기획통’ 이해찬 야권의 시선이 다시 ‘대장 부엉이’ 이해찬 당선자에게 쏠리고 있다. 총선 패배→한명숙 대표 사퇴→임시 지도부체제와 전당대회→대선후보 선출…. 12월 대선까지 숨 가쁘게 이어질 정치 이벤트와 각종 변수에 대처하기 위해선 ‘이해찬의 기획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번에 당내 최다선인 6선 고지를 밟은 그는 자타가 공인하는 야권 최고의 전략기획통. 큼지막한 안경을 즐겨 써 지인들로부터 ‘대장 부엉이’로 통하는 그는 같은 이름의 팬 카페도 갖고 있다. 이 당선자는 지난해 말부터 ‘한명숙 대표, 문재인 대선후보’ 구도를 주장해 왔고, 총선 전까지는 이 구도가 민주통합당에 정석처럼 통했다. 총선 후 한 대표가 사퇴하고 문재인 상임고문도 ‘낙동강 전투’에서 부상당하면서 그 구도 자체가 흔들리자 다시 그의 전략에 기대려는 사람이 야권에 많다. 공천 실패 등 한명숙 지도부의 총체적인 전략 부재로 총선이라는 ‘밥상’을 걷어찬 만큼, 베테랑 전략통에 대한 당내 갈증이 어느 때보다 많은 것도 사실이다. 이 당선자는 총선 후 참모들에게 “이 정도 성적이면 연말 대선에서 충분히 해볼 만하다. 특히 수도권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냈다”며 대선전략 구상에 들어갔다고 한다. 한 핵심 관계자는 “문 고문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손학규 전 대표 등 범야권 대선주자들이 상처 입지 않고 경쟁할 수 있도록 판을 짜는 게 이 당선자 스스로 생각하는 당면 과제”라고 말했다. 이 당선자는 총선 전까지 베이스캠프로 활용했던 재단법인 ‘광장’을 정국 분석을 위한 싱크탱크로 전환하는 등의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당선자는 새누리당이 총선에서 약진한 충청권을 공략하는 역할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세종시 첫 국회의원으로서 세종시 출범으로 인한 경제적 성과를 충청권으로 확산시켜 대선 민심을 다잡으려는 전략도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당선자가 선거 기간 “이해찬이 당선되면 일자리가 늘어난다”고 외친 데 이어 총선 다음 날인 12일 “명품 세종시를 완성하겠다”고 약속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이승헌 기자 ddr@donga.com}

정치권이 총선에서 나타난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부분적인 ‘여론 굴절 현상’을 두고 고민에 빠졌다. 많은 후보는 SNS 관심도 추이와 선거 결과가 비슷했으나 일부 후보는 반대로 나타났다. 특히 민주통합당 김용민 후보의 ‘막말 논란’에 대해 SNS에선 ‘상관없다’는 의견이 더 많았으나 투표함을 열어 보니 부정적 여파가 컸다. ‘SNS 여론 굴절’의 1차적 원인은 SNS 사용자의 약 70%가 서울 수도권과 일부 대도시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총선은 전국에서 치러지지만 SNS 선거 여론의 70%는 수도권에서 나온다는 것. SNS 사용 연령층의 약 70%가 2040세대라는 점도 한몫했다. 다시 말해 SNS 정치 관련 여론의 절반은 수도권과 대도시의 2040세대에서 생산되거나 유통된다는 것. 이들 계층이 주도하는 이슈에 대한 반대 의견은 SNS에서 묻히기 일쑤다. ‘나는 꼼수다’(나꼼수) 등에 대한 이슈가 대표적이다. 이 때문에 주요 이슈를 놓고 일부 지역의 실제 여론과 SNS 여론 간에 괴리가 발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디컴 서영준 부사장은 15일 “김용민 후보의 막말에 대해 서울보다 강원 충청권 여론이 더 나빴던 것은 이 지역 유권자들이 SNS와 별 상관이 없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대통령선거 과정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벌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SNS를 놓고 새로운 형태의 디지털 디바이드(Digital Divide·정보기술 활용 여부를 놓고 벌어지는 계층 갈등)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대선은 총선과 달리 소수의 대선후보에 대한 전국 단위 선거다. 지난해 10·26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SNS 여론이 실제 결과와 비슷했던 것은 ‘서울에서 치러진 일대일 선거’였기 때문이다. SNS에 더 민감한 야권의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 총선에서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멘토로 활동했던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15일 “트위터는 수도권과 대도시, 2040세대에서 힘이 있지만 그 밖의 지역과 세대에서는 힘이 약하다”며 “12월을 위해서 트친(트위터 친구) 늘림과 오프라인 네트워크 강화 및 다지기가 필요하다”고 자신의 트위터에서 주장했다. 새누리당도 대선 체제로 개편하며 SNS 전담 팀을 두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이승헌 기자 ddr@donga.com}

범야권 대선주자들이 총선 후 각개약진 행보에 들어가는 형국이다. 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가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13일 사퇴하는 등 유동성이 커지면서 당이 대선 체제로 조기 돌입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당 내홍이 길어지면 “결국 대선후보 중심으로 뭉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 손학규 전 대표는 총선 당일 저녁부터 사실상 대선 모드로 전환했다. 손 전 대표는 개표가 진행되던 11일 저녁 측근들과 대선캠프 구성 문제를 논의한 데 이어 12일 자신의 트위터에서 “국민은 역시 무섭다. 국민의 속마음을 찾아가야 한다. 이제 시작이다”라고 선언하며 대선 행보에 시동을 걸었다. 그는 자신의 옛 지역구(경기 성남 분당을)에 출마한 김병욱 후보가 낙선하는 등 총선 성적은 시원치 않았지만 조만간 당 안팎의 손학규계를 총동원해 대선캠프 구성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3선 고지를 밟은 김동철 신학용 의원, 불출마한 정장선 의원, 대구 수성갑에서 고배를 마신 김부겸 최고위원 등이 그를 도울 것으로 보인다. 정세균 전 대표도 ‘정치 1번지’ 종로에서의 승리를 발판으로 다시 대선주자 반열에 오르내린다. 이번 총선에서 대거 원내에 입성한 친노(친노무현)계의 지지를 기대하는 그는 내리 4선을 기록한 호남권 지지를 받는 수도권 중진이란 점을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일각에선 당내 경선 흥행을 위한 ‘페이스메이커’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도 있지만 총선을 계기로 목표치를 상향 조정했다. 2007년 대선후보였던 정동영 고문은 서울 강남을에서의 패배로 보폭이 더욱 줄어들었다. 새누리당 텃밭에서 40%에 가까운 득표율로 나름 선전했지만 대선행보의 도약대로 삼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게 중론. 그는 선거 후 낙선인사를 하며 트위터에 “또 한 번 걸어가봐야겠다”며 연말 대선을 향한 의지를 내비쳤다. ‘낙동강 전투’에서 사실상 패배한 문재인 상임고문은 당분간 부산에서 지역기반 다지기에 주력하며 대선행보를 준비할 듯하다. 그는 13일 “선거 결과에 아쉬움이 매우 크지만 그 가운데서도 희망을 볼 수 있다. 우리가 할 일은 그 희망을 키워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성근 최고위원 등 ‘낙동강 전투’에 참여했던 후보들과 친노계가 문 고문을 지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재인 대안’을 자처하는 김두관 경남지사도 12일 민주당을 강력 비판한 성명을 낸 것을 시작으로 물밑 행보에 착수했다. 김 지사는 이미 대선 관련 사무실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선 이후 몸값이 다시 올라간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당분간 학교 일에 전념하며 숨고르기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 관계자는 13일 “안 원장도 총선 결과와 의미를 분석하며 행보를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실상 범야권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지만 새누리당의 승리로 끝난 총선 결과를 보고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를 화두 삼아 다시 장고에 들어갔다는 것. 통합진보당 노회찬 대변인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야권 돌아가는 형국을 봐가며 (대선 출마를) 결정하면 대권주자의 자격이 없다”며 “안 교수가 자신이 탈 배를 정하고 배를 탈 시간도 정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안 원장 주변에선 정국 분석, 홍보 등 정치활동에 필요한 참모조직 구성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진 정치행보와 관련해 강인철 변호사, ‘시골 의사’ 박경철 씨 등 측근과 안랩(옛 안철수연구소)의 일부 실무진이 안 원장을 도왔다.이승헌 기자 ddr@donga.com}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4·11총선의 최전선이었던 ‘낙동강 전투’에서 저조한 성과를 거두면서 야권 대선구도가 복잡해지고 있다. 문 고문은 자신이 지원한 부산·경남 지역에서 최대 두 자릿수 승수를 올려 대선행 교두보를 마련하려 했으나, 정작 부산에선 사실상 자기 혼자 당선되는 데 그쳐 한계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특히 ‘선거의 여왕’으로 복귀한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의 대항마로서는 역부족임을 여실히 보여줬다. 이에 따라 총선 직전 잇따른 대학 특강과 ‘유튜브 메시지’로 정치 행보에 시동을 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사진 왼쪽)에 대한 러브콜이 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문 고문이 상처를 입으면서 야권 지지층이 자연스레 제2의 ‘안철수 신드롬’을 기대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진보 성향 논객인 진중권 동양대 교수도 자신의 트위터에서 “이제 안철수가 나올 때라고 본다. 안철수 vs 문재인”이라고 말했다. 안 원장이 야권의 대선 레이스에 합류해 문 고문과 경선 레이스를 벌여야 ‘박근혜 대세론’과 겨뤄볼 만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안 원장이 총선 이틀 전 유튜브를 통해 ‘투표율 70% 이상 나오면 미니스커트를 입고 춤추며 노래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정작 젊은층이 기대만큼 투표하지 않자 ‘안철수 효과가 예전 같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장기간의 모호한 태도와 지나친 신비주의가 역효과를 냈다는 말도 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안 원장이 정치를 하겠다면 더 이상 머뭇거리거나 애매한 표현으로 피로감을 유발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안 원장 주변에선 총선 직후 정치권의 스포트라이트가 박 위원장에게 쏠려 있는 데다 한동안 민주당이 총선 책임론으로 시끄러울 것인 만큼, 숨고르기를 한 뒤 나설 시점을 고르지 않겠느냐는 예상이 많다. 그동안 안 원장의 행보를 봤을 때 빨라야 다음 달이 될 듯하다. 문 고문과 함께 영남의 야권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김두관 경남도지사(사진 오른쪽)는 12일부터 치고 나섰다. 김 지사는 이날 이례적으로 논평을 내고 “지난 4년간 정부 여당의 국정운영을 심판하고자 하는 국민의 열망은 뜨거웠지만 국민은 새누리당을 제대로 심판하지 못한 야당을 먼저 심판했다”며 “부산·경남 지역에서도 야권이 기대했던 의석수를 얻지는 못했다”고 비판했다. 2월 자신이 입당한 민주당의 전반적인 선거 전략과 특히 ‘낙동강 전투’를 지휘한 문 고문을 겨냥한 것이다. 김 지사는 “이번 선거 결과는 국민이 정부 여당뿐만 아니라 야당에도 성찰과 혁신을 요구하고 있음을 보여줬다”며 본격화할 대선 레이스에서 당 혁신을 위해 분명한 목소리를 낼 것임을 시사했다.이승헌 기자 ddr@donga.com}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전도사를 자처하는 새누리당 김종훈 후보가 ‘한미 FTA 반대론자’인 민주통합당 정동영 후보를 누르고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김 당선자는 2006년 노무현 정부에서 한미 FTA 협상 한국 측 수석대표로 나섰고 이명박 정부에선 통상교섭본부장으로 협상을 최종 마무리했다. 그는 강대국 중심의 치열한 국제통상의 협상장과 야당의 격렬한 공격이 이어진 국회에서 꿋꿋이 소신을 펼쳐 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런 행보와 함께 그의 매서운 눈매, 각진 얼굴 때문에 ‘검투사’란 별명을 얻기도 했다. 김 당선자는 공직을 떠난 직후 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정치에 대해 “이념도 무상, 정치도 무상”이라고 표현한 적이 있다. 야당 정치인들이 한미 FTA를 놓고 노무현 정부 때와 정반대 태도를 취한 점을 꼬집은 것이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
19대 국회는 역대 최고의 ‘강성 국회’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주장과 개성이 매우 강한 정치인이 대거 국회에 입성했다.민주통합당 송호창 당선자(45·경기 과천-의왕)는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시위 때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해 곱상한 외모와 함께 강성 발언으로 유명해졌다. 지난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선 박원순 시장의 대변인으로 뛰었다. 경기 군포의 이학영 당선자(50)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와 재벌개혁을 주장해온 강성 중의 강성이다. 반(反)유신민주화민족해방을 목표로 결성된 비밀단체인 ‘남민전(남조선민족해방전선준비위원회)’의 활동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1979년 최원석 전 동아건설 회장의 집을 털었던 전력이 있다.민주당 비례대표 후보들의 경우엔 ‘투쟁력’에 초점을 맞춰 공천했다는 평가가 많다. 은수미 당선자(48·3번)는 1990년 박노해 백태웅 씨와 함께 ‘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사로맹)’을 결성해 ‘조명혜’라는 가명으로 활동하다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민주당은 ‘비정규직 문제 전문가’여서 영입했다고 밝혔지만 그를 중심으로 17대 총선 직후 열린우리당이 추진했다 접었던 국가보안법 폐지에 다시 나서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있다.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사업 반대 시위를 벌여온 장하나 당선자는 해군기지 건설 반대를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이번 총선의 특징 중 하나는 4년 전 18대 총선에서 낙선한 ‘탄돌이’ 중 상당수가 귀환했다는 점이다. 탄돌이는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역풍에 힘입어 17대 총선에서 금배지를 달았던 열린우리당 초선 의원 108명을 일컫는 표현. 18대 총선에서 이들 중 무려 73명이 떨어졌지만 이번에 10여 명이 원내에 재입성했다. 민주당이 ‘열린우리당 시즌2’로 불리는 또 다른 이유가 될 듯하다. 서울에선 민병두(동대문을) 정청래 후보(마포을) 등이, 경기에선 김태년(성남 수정) 김현미 후보(고양 일산서) 등이 다시 금배지를 달았다.탄돌이의 귀환을 바라보는 정치권의 시선은 복잡하다. 이들이 17대 국회 개원 직후부터 ‘선명한 개혁’을 외치며 기성 질서를 무시한 채 좌충우돌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기 때문. 이들은 당선되자마자 당내 실용주의 노선을 공개 비판했다. 한 초선 의원이 공개석상에서 중진 의원을 가리키며 “군기를 잡겠다고 하면 귀를 물어뜯겠다”고 한 것은 아직도 회자될 정도다. 열린우리당 중진들 중에선 108명의 초선을 ‘108 번뇌’로 부르며 일부러 피해 다니는 이들조차 있었다. 탄핵풍에 힘입어 당선됐지만 노 전 대통령의 인기가 급락하자 상당수가 열린우리당 해체에 참여해 손가락질을 받기도 했다. 박영선 최재성 의원 등 ‘탄돌이 동문’은 이번에 3선 고지를 밟아 어느덧 핵심 중진으로 성장했다.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
지난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발화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위력은 이번 총선에서도 여지없이 발휘됐다. 주요 지역구 후보들은 대부분 트위터 등 SNS 채널을 통해 유권자들과 소통하며 접촉면을 넓혔다. 주요 정치적 결정도 SNS를 통해 밝혔다. 여야 대선 주자들도 SNS를 핵심 홍보 수단으로 활용했다. 부산 사상에서 승리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1월 트위터를 처음 시작했지만 선거기간에는 주요 메시지와 일정을 트위터로 알리고 유권자들과 실시간으로 이야기를 주고받는 ‘트위터 달인’이 됐다. 동아일보가 미디컴과 함께 지난달 11일부터 이달 10일까지 한 달간의 트위터 추이를 분석한 결과 문 후보가 언급된 트윗은 18만2200건이었다. 새누리당 박근혜 선거대책위원장은 전국 유세에 치중하느라 트위터를 활용한 홍보 활동은 상대적으로 적었지만 트위터에서 자주 언급되면서 SNS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했다. 같은 기간 박 위원장은 71만2000여 건에서 거론됐다. 전국적 관심 지역구에선 여론조사의 흐름이 SNS에서도 비슷하게 이어졌다. 1일부터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되기 직전인 4일까지의 트위터를 분석했을 때 여론조사상 초박빙 지역이던 서울 서대문갑 구로갑 영등포을 등에선 트위터에서도 여야 후보 간 관심도가 엇비슷했다. 구로갑의 경우 새누리당 이범래 후보가 774건, 민주당 이인영 후보가 876건 언급된 식이었다. 광주 서을에서도 이 기간에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1542건)와 통합진보당 오병윤 후보(1805건)가 SNS에서 엇비슷한 관심을 받았다. 막말 논란과 함께 선거 막판 최대 이슈로 부상한 민주당 김용민 후보(서울 노원갑)는 당의 사퇴 요청마저 SNS로 뚫어낼 정도로 SNS를 적극 활용했다. 김 후보는 사퇴 압력이 정점에 오른 5, 6일 트위터를 통해 “계속 가겠다” “국회의원 하려고 나선 게 아니다” 등의 메시지를 확산시키며 지지층 결집에 성공했고, 결국 민주당이 사퇴를 더 거론하지 못하도록 하는 데 성공했다. 김 후보는 지난달 14일 뒤늦게 민주당 공천을 받고 정치에 뛰어들었지만 지난 한 달 동안 무려 100만400여 건의 트윗에서 거론될 정도로 막강한 영향력을 과시했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