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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를 신설된 ‘당 최고 수위’ 직책인 ‘노동당 위원장’에 추대하고 당 정치국 위원 선거를 실시하는 등 인사 및 조직 개편을 단행한 뒤 36년 만의 당 대회를 마쳤다.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7차 당 대회 나흘째인 9일 폐막식 연설에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를 노동당 위원장으로 높이 추대할 것을 엄중히 제의한다”고 밝혔다고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조선중앙TV는 또 “노동당 규약과 당 최고지도기관 세칙에 따라 김정은이 당 중앙위 위원, 정치국 위원, 정치국 상무위원, 당 중앙군사위원장으로 높이 추대됐다”고 전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김정은의 할아버지인 김일성은 1949년 북조선노동당과 남조선노동당이 합당해 창당한 노동당의 위원장을 맡았다. 67년 만에 부활시킨 자리를 맡으면서 김일성 시절에 당을 중심으로 국가를 운영하던 방식을 따라 사회주의 1인 독재 체제를 강화하겠다는 의도를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또 의사결정 핵심 권력기구인 정치국 상무위원에 김정은과 함께 김영남 상임위원장,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등 기존 3명 외에 박봉주 총리와 최룡해 당비서가 추가됐다. 또 정무국을 신설하는 조직 개편으로 김정은의 당 장악력을 높였다. 북한은 앞서 당 대회 사흘째인 8일에는 “핵 기술을 끊임없이 발전시켜 핵무기의 소형화, 다종화를 높은 수준에서 실현하고 핵 무력을 질량적으로 강화해 우리 조국을 ‘동방의 핵 대국’으로 빛내어 갈 것”이라고 주장해 핵 개발 의지를 분명하게 드러냈다. 김정은은 폐회사에서 “김일성-김정일주의 기치를 높이 들고 사회주의 위업 완성과 세계의 자주화를 위해 힘차게 싸우자”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9일 자비르 무바라크 알사바 쿠웨이트 총리를 접견한 자리에서 “북한이 최근 당 대회에서도 핵보유국을 주장하면서 핵무기 고도화에 대한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며 “북한의 핵개발 의지를 꺾기 위해서는 북한이 핵 옵션을 포기할 수밖에 없도록 하는 국제적 환경을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당 대회에 대해 박 대통령이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윤완준 zeitung@donga.com·장택동·황인찬 기자}
북한이 7차 당 대회에서 단행한 조직 개편은 이번 당 대회의 목적이 집권 5년 차를 맞은 김정은의 장기집권을 위한 체제 공고화에 있음을 분명하게 드러냈다. 북한 조선중앙TV는 9일 당 대회에서 당의 의사결정 권력기구인 정치국 위원 19명과 후보 위원 9명을 선출했다고 보도했다. 당 대회 전 정치국 위원은 12명, 후보 위원은 7명이었다. 북한은 최상위 권력기구인 당 정치국 상무위원도 3명에서 5명으로 늘렸다. 정치국 소속 위원이 22명에서 33명으로 대폭 늘어난 것이다. 일본 교도통신은 당 중앙위원회가 정무국을 신설했다고 보도하면서 비서국 인사를 발표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비서국이 폐지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정부는 북한의 이런 당 조직 개편을 김정은의 1인 독재를 강화하기 위한 당 장악력 확보 작업으로 봤다. 외형적으로는 김일성 시대처럼 노동당이 이끄는 정상적인 사회주의 운영 체제를 복원시킨 것처럼 과시하면서 실제로는 김정은 유일 체제를 뒷받침할 핵심 그룹인 정치국을 대폭 확대한 것이다. 김정일 시대에 의사결정 기구 역할이 유명무실했던 정치국은 김정은 집권 이후부터 기능을 회복했다. 김정은의 고모부인 장성택과 이영호 군 총참모장 숙청 등 주요 결정도 정치국 회의와 확대회의에서 이뤄졌다. 신설된 정무국 역시 김정은이 수령으로서 당에 대한 장악력을 높이기 위한 기구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비서실 역할을 하던 서기실과 권력 엘리트 인사와 통제를 담당하는 당 조직지도부의 일부 기능을 흡수한 김정은의 ‘수족’과 같은 기구일 수 있다는 것이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북한이 예고했던 ‘최고 수위(首位)’는 노동당 위원장이었다. 북한은 7차 노동당 대회 나흘째인 9일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를 노동당 위원장에 추대했다. 북한이 1949년 김정은의 할아버지 김일성이 맡았던 노동당 위원장 자리를 67년 만에 부활시켜 김정은의 시대를 선포한 것이다.○ 김일성 따라 하기의 절정 통일부에 따르면 1949년 6월 24일 북조선노동당과 남조선노동당이 제1차 전원합동회의를 열어 합당해 노동당을 창당했다. 김일성이 위원장에, 박헌영과 허가이가 부위원장에 올랐다. 따라서 김정은의 ‘최고 수위’ 직책을 노동당 위원장으로 정한 것은 바로 67년 전 김일성을 본받아 당을 최우선으로 앞세워 체제를 통제하는 ‘선당(先黨) 정치’를 선전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주민들에게 ‘잘나갔던 김일성 시대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려는 의도에서다. 김정은은 이번 당 대회를 ‘김일성 사회주의 따라 하기’로 포장했다. 당 대회에서 제시한 국가전략 목표도 ‘김일성-김정일주의에 따른 사회주의 경제강국 건설’이었다. 정영태 통일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1960년대 김일성 시대는 북한에 가장 풍요로웠던 시절”이라며 “김정은이 당시 김일성과 같은 지도자임을 북한 주민들에게 선전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김정은은 당 대회 사업 총화에서 북한이 “세계질서를 구축하는 책임 있는 핵보유국”이라며 “사회주의를 통해 평화로운 새 세계를 건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냉전 시대에 김일성이 강조했던 ‘쁠럭 불가담(비동맹 운동)’까지 강조해 김정은을 사회주의를 복원하는 세계적인 지도자로 각인시키려는 의도를 나타낸 것이다. 정부 당국자는 “다른 사회주의는 망했지만 자신들만은 사회주의 강국으로 승리해 세계를 바꾸겠다는 건 허황된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김일성 시대의 지나친 자원 소진이 결국 1990년대의 국제적 고립 속에서 극심한 식량난을 겪으며 고난의 행군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김정은이 자신의 시대를 선포하는 당 대회에서 ‘김일성 따라 하기’에 의존한 것은 아직 김정은 브랜드의 리더십이나 비전을 보여주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결과로 보인다. 새로운 직책을 만들면서도 3대 세습에 정통성을 기댈 수밖에 없는 한계를 보여줬다는 것이다.○ 김영남의 건재, 최룡해의 재부상 당 핵심 권력기관인 정치국 상무위원에는 현 정치국 위원인 최룡해와 박봉주가 추가로 임명됐다. 기존 정치국 상무위원은 김정은을 비롯해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등 3명이었다. 이수용 외무상은 당 정치국 위원으로 선출됐다. 김정은 여동생인 김여정은 당 정치국 위원으로 선출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 대회를 앞두고 전문가들은 고령의 김영남이 물러나고 최룡해가 상무위원으로 승격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김영남이 건재를 과시하는 ‘노장청’의 조화를 유지했다. 지난해 지방 농장으로 좌천당했던 최룡해는 명실상부한 김정은 체제의 최측근 실세로 부활했다. 박봉주까지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임명한 것은 김정은이 내세운 5개년 경제발전 전략 목표 달성의 책임을 맡기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정은은 7일 당 중앙위 사업총화에서 “나라의 전반적 경제사업을 내각에 집중시키고 규율과 질서를 엄격히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7차 당 대회에서 내놓은 국가전략은 △핵 및 대외정책 △ 대남정책 △경제발전의 세 갈래다. 정부 소식통은 9일 “김정은이 핵보유국 지위를 토대로 한 대외관계 개선을 주장했지만 한국 정부와 국제사회가 보기에는 ‘나 홀로 노선’을 가겠다는 ‘김정은식 고립주의’를 선언한 것”이라며 “김정은 정권이 안팎으로 어려움에 처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당 대회 이후 “핵보유국 지위에 도달했으니 미국이 한미 연합 군사연습을 중단하면 핵실험을 더는 하지 않겠다는 ‘핵실험 모라토리엄’을 주장하고 나설 것”으로 예상한다. 이를 고리로 미국에 평화협정과 주한미군 철수 등을 주장하면서 협상을 진전시킬 의도를 갖고 있다는 얘기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노리는 건 비핵화 협상이 아닌 핵군축 협상”이라고 지적했다. 김정은이 7일 주장한 핵 선제 불사용, 핵 비확산 노력 원칙을 되풀이하면서 미국 중국 러시아 프랑스 영국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국(P5)과 같은 공식 핵보유국 지위를 미국에 요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이 조만간 비공식 뉴욕 채널이나 공식 경로로 미국에 협상을 제의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대북 소식통은 “북한이 김일성 시절 주장했으나 한동안 공식적으로 꺼내지 않았던 주한미군 철수를 김정은이 꺼낸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제재 압살 책동이 계속된다며 5차 핵실험 등 도발을 계속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김정은이 주장한 남북 군사당국 간 대화와 협상 언급에 대해 정영태 통일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그냥 던져본 말이 아니라 북한이 당 대회 이후 실제로 회담을 제의해 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은 오래전부터 비방 중상 중단을 이유로 남북 정치군사 회담을 시도해왔다”며 “당 대회 이후 김정은 체제를 공고화하려는 시점에 김정은을 비판하는 대북 심리전 방송과 대북 전단이 북한에 제일 아픈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한국이 대화에 응하지 않으면 군사적 도발을 벌일 가능성도 있다. 북한 매체들이 9일 보도한 당 대회 결정서에는 자신들의 연방제 통일 노력을 거부하면 “통일대전(大戰)”을 벌이겠다는 주장도 포함됐다. 김정은이 사회주의 경제강국을 달성하겠다며 경제발전 5개년 전략을 내놓은 데 대해서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지속되는 상황인 만큼 목표 달성을 위한 주민 동원 체제를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따라 해외자본 투자 및 인프라 유치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북한 노동신문은 9일 “5개년 전략 수행 기간에 식량 문제, 먹는 문제를 반드시 풀고 인민들에 대한 식량 공급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지시한 8일의 당 대회 결정서 내용을 전했다. 7일 김정은의 사업 보고 당시엔 포함되지 않았던 내용이다. 5년이라는 시한을 정해 놓고 북한 주민들을 마음대로 부려먹겠다는 속셈이 깔린 것이다. 정부 당국자는 “당 대회 이후 제재 속에서 주민의 노동력을 착취하는 이런 동원 체제가 북한 주민들의 불만을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7차 노동당 대회 이틀째인 7일 ‘개혁·개방 없는 핵 고수’를 강조하면서 ‘군사적 긴장 상태 완화를 위한’ 남북 군사회담을 제의한 것은 전형적인 대남 평화공세로 풀이된다. 북한은 나아가 “북남(남북)관계의 현 파국 상태는 대화와 협상을 통해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며 “여러 분야에서 각이한 급의 대화와 협상을 적극 발전시켜 출로를 함께 열어나가자”고 제의했다. 특히 심리전 방송과 전단(삐라) 살포 중단을 요구한 것은 군사회담 제안 목적을 분명히 보여준다.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한 지난해 8·25합의 때처럼 올해 1월 북한의 핵실험 이후 재개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김정은은 당 대회 중앙위원회 사업총화(결산) 보고에서 “지금처럼 북남 군사당국 간 의사통로가 완전히 차단돼 있고 서로 총부리를 겨눈 첨예한 상태가 지속된다면 언제 어디서 무장충돌이 벌어질지 모르며 그것이 전쟁으로 번지는 것을 막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남북 군사당국 회담의 필요성을 언급한 김정은은 “회담이 열리면 군사분계선 일대에서의 충돌 위험을 제거하고 긴장 상태를 완화하는 것을 비롯하여 호상 관심사로 되는 문제들을 포괄적으로 협의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실질적인 핵보유국으로 대남 군사 협상을 좌지우지하겠다는 의도를 내비쳤다고 분석했다. 군 관계자는 “핵 소형화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보유 등 대남 핵 우위를 바탕으로 대화(평화) 공세를 적극 펼치되 한국이 응하지 않으면 추가 핵실험의 명분으로 삼고 협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이 같은 화전양면 전술의 최종 목적은 그들 방식의 ‘연방제 통일’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또 김정은은 당 대회에서 연방제 방식의 통일을 실현하기 위해 남북이 공동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밝히면서 이를 위해 군사적 긴장을 완화할 수 있는 군사회담을 제안했다. 김정은은 또 연방제 통일을 비롯해 김일성 시대 때 나온 통일 원칙 및 방안인 “조국통일 3대 헌장을 일관하게 틀어쥐고 통일의 앞길을 열어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통해 한국 내 친북세력을 부추겨 통일담론에 대한 남한 내 이념대결을 조장하는 효과도 노릴 수 있다는 것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김정은은 남북 군사회담을 대남 평화공세의 핵심 수단이자 연방제 통일 논의의 테이블로 활용하려는 계산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방제 통일안은 김일성이 수상 시절이던 1960년에 처음 제안했다. 김일성은 고려민주연방공화국 방안의 전제조건으로 반공법 국가보안법 폐지와 공산당 합법화, 정전협정의 평화협정 전환과 주한미군 철수, 자주 평화 민족 대단결을 내세웠다. 김정은은 이번에 주한미군 철수도 주장했다. 이처럼 김정은이 내놓은 통일 관련 주장은 김일성 시대 주장을 되풀이한 ‘김일성 따라하기’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김정은은 통일에 대해 “평화적 방법과 비평화적 방법이 있을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만일 남조선 당국이 천만부당한 ‘제도 통일’(흡수 통일)을 고집하고 끝끝내 전쟁의 길을 택한다면 정의의 통일대전으로 반통일 세력을 무자비하게 쓸어버릴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런 대화 공세는 미국과의 평화협정 협상을 위한 분위기 조성용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과 비핵화 협상이나 평화협정 논의를 추진하려면 한국과의 화해 무드 조성이 필요하기 때문에 평화 공세를 시작했다는 얘기다. 북한은 과거부터 북-미 간 평화협정과 남북 간 ‘화해와 불가침 및 교류·협력에 관한 합의서(남북 기본합의서)’ 접근이라는 투 트랙 평화공세를 펼쳤다. 이번에도 남북 기본합의서상 불가침 합의를 이행하는 차원의 군사회담을 제안하면서 동시에 북-미 간 평화협정 논의를 선전하고 나설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윤완준 기자}
전문가들은 김정은의 7일 당 중앙위원회 사업총화 발언의 핵심 포인트는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공식적으로 주장한 ‘김정은식 핵 독트린’이라고 봤다. 김정은이 올해 신년사에서부터 7차 당 대회에서 보여주겠다고 주장했던 ‘휘황한 설계도’는 결국 개혁 개방이나 경제 발전의 실질적 청사진이 아니라 국제사회의 요구를 거슬러 핵보유국으로 인정받는 것을 전제로 국가를 운영하겠다는 의도였던 셈이다. 정부 당국자는 이날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결코 인정할 수 없다”며 “북한이 핵을 포기할 때까지 한국과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와 압박이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 핵 선제 사용 않겠다면서 핵 공격 위협 김정은은 “책임 있는 핵보유국 지위”를 재차 강조하면서 △핵무기 선제 불사용 △핵 확산 방지 의무 이행 △세계의 비핵화를 위한 노력이라는 3가지 원칙을 핵 독트린으로 제시했다. 이에 정부 당국자는 “김정은의 이런 주장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고, 외신들은 “종잡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북한 조선중앙방송 등 라디오 방송들은 7일 이명수 총참모장이 당 대회 토론에서 언급한 내용을 공개했다. “(김정은이) 명령만 내리면 원수들의 정수리에 핵 뇌성(폭발음)을 터칠(터뜨릴) 것”, “서울 해방 작전, 남반부 해방 작전을 단숨에 결속하고(끝내고) 미국이라는 땅덩어리 자체를 지구상에서 완전히 없애버릴 것”, “청와대를 두들겨 팰 타격 수단이 이미 실전 배치됐고 미국 본토를 겨눈 핵 타격 수단이 항시적 발사 대기 상태” 등 무분별한 핵 위협을 했다. 김정은이 공식 석상에서 ‘비핵화’라는 표현을 처음 썼지만 정부 당국자는 “핵보유국인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핵 없는 세상’을 강조한 것을 본떠 자신들도 핵보유국임을 바탕으로 한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당국자는 “전 세계가 비핵화하기 전까지는 북한의 비핵화는 없다, 즉 비핵화 의지가 없다는 주장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 핵무력 강화 주장하면서 “주한미군 철수” 김정은은 “제국주의의 핵 위협과 전횡이 계속되는 한 경제-핵 병진 노선을 항구적으로 틀어쥐면서 자위적인 핵무력을 질량적으로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정은이 경제-핵 병진 노선이 ‘항구적 전략’이라고 주장한 것은 처음이다. 다시 말해 북한 체제가 존속하는 한 핵개발을 포기하지 않을 것임을 36년 만에 열린 북한 최대 행사인 당 대회에서 선언한 것이다. 김정은이 조건으로 단 “제국주의의 핵 위협과 전횡”은 국제사회의 북핵 포기 압박,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가리킨다. 또 장창하 북한 제2자연과학원장은 “실용위성들을 더 많이, 더 높이, 더 통쾌하게 쏴올리겠다”고 밝혀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은 “미국은 핵 강국의 전열에 들어선 우리 공화국(북한)의 전략적 지위와 대세의 흐름을 똑바로 보고 대조선(대북)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여야 하며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고 남조선(한국)에서 침략 군대와 전쟁 장비를 철수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에는 “정치 군사적 도발과 전쟁 연습을 전면 중지하라”고 요구했다. 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도발로 시작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고립을 택하겠다는 태도가 당 대회를 통한 대외 메시지인 셈이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7일 진행한 당 중앙위원회 사업 총화(결산) 보고에 참석한 주석단에 지난해 급부상한 50대의 조용원 당 조직지도부 부부장이 자리를 잡았다. 특히 차관급에 해당하는 부부장으로서는 매우 이례적으로 주석단의 좋은 자리를 차지해 눈길을 끌었다. 북한 조선중앙TV가 이날 방영한 영상에는 김정은이 앉는 주석단 두 번째 줄에 조용원(58세 추정)이 앉았다. 주석단에는 김정은을 포함해 당 대회 집행부로 선출된 39명의 핵심 엘리트들이 앉았다. 하지만 집행부 명단에도 없던 조용원이 주석단을 차지한 것이다. 조용원 오른쪽에는 최부일 인민보안부장(한국의 경찰청장)이 앉았다. 김정은 뒷줄에는 당 부장(장관급)들이 앉는데 이 자리에 차관급인 조용원이 앉은 것이다. 더군다나 조용원은 김정은이 부르자 바로 옆으로 가 귀엣말로 뭔가 지시를 받는 모습도 포착됐다. 김정은을 그림자처럼 수행하는 최측근 실세임이 입증된 것이다. 정부 당국자는 “김정은의 지시를 받은 뒤 김정은에게서 잘 보이는 자리에 앉으려 최부일과 자리를 바꾼 것 같은 정황도 포착됐다”며 “김정은의 비서 역할을 하고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당 대회 마지막 날 권력 엘리트 교체가 예정돼 있어 조용원의 당 부장급 승진 가능성도 점쳐진다. 조용원은 지난해 황병서(79회)에 이어 김정은 수행 횟수 2위(43회)로 급부상했다. 올해에는 수행 횟수 1위(16회)에 올랐다. 황병서와 김여정이 각각 7회로 2위다. 한편 이수용 외무상이 집행부에 포함돼 와병 중인 강석주를 대신해 당 국제담당 비서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개혁·개방을 외면하고 경제·핵 병진 노선을 바탕으로 핵보유국 지위를 주장하면서 남북 군사회담을 제의하는 대남 평화공세를 본격화했다. 국제사회가 강조해 온 핵 포기를 거부하면서 한국에는 “통일의 동반자”라는 명목으로 적극적으로 대화의 손을 내미는 이중적인 모양새를 취한 것이다. 김정은은 7일 당 대회 중앙위원회 사업 총화(결산) 보고에서 김일성의 고려민주연방공화국 창립 방안(연방제)에 따른 통일을 실현하기 위해 남북이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북 심리전 방송과 대북 전단 등 비방 중상을 중단해야 한다”며 “군사적 긴장 상태를 완화하고 조선반도(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우선 북남 군사당국 사이의 대화와 협상이 필요하다고 인정한다”고 밝혔다. 연방제 통일을 위해 남북 군사당국 회담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 셈이다. 조선중앙TV는 이런 김정은의 보고 내용을 8일 오후 3시(한국 시간 오후 3시 반)부터 3시간여 ‘특별중대방송’ 형식으로 녹화 중계했다. 그러나 김정은의 지위, 노동당 규약 개정 등 당초 6일에 예고했던 당 대회 안건의 진행 여부 및 결과 등에 대한 추가 발표는 없었다. 핵 개발에 대해선 “핵보유국의 지위를 견지하는 원칙을 지켜야 한다”며 “제국주의의 핵 위협과 전횡이 계속되는 한 경제 건설과 핵 무력 건설을 병진시킬 데 대한 전략적 노선을 항구적으로 틀어쥐고 자위적인 핵 무력을 질량적으로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정은이 공식 석상에서 ‘핵보유국 지위’를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김정은은 북한이 “책임 있는 핵보유국”이라며 “적대 세력이 핵으로 자주권을 침해하지 않는 한 먼저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며 국제사회 앞에 지닌 핵전파(핵확산) 방지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고 세계의 비핵화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핵 보유 인정을 전제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핵 없는 세상’을 본뜬 ‘김정은식 핵 독트린’을 발표한 것이다. 경제 분야에선 1987년 제3차 7개년 계획 이후 처음으로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을 제시했다. 대외경제 확대와 시장경제 요소가 일부 포함된 경제정책의 전면 확립 의사를 밝혔지만 전체적으로 ‘사회주의 경제강국’을 강조해 개혁·개방과 거리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정부 당국자는 “김정은이 당 대회에서 휘황한 설계도를 보여주겠다고 했지만 정작 구체적 비전이나 개혁·개방 의지를 찾을 수 없다”고 평가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핵위협을 하면서 대화를 제의한 것은 진정성 없는 선전공세로 앞뒤가 안 맞는 모순”이라며 “정부는 북한과의 대화에서 비핵화가 최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고 말했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북한이 1980년 이후 36년 만인 6일 7차 노동당 대회를 열어 본격적인 김정은 시대를 선언했다. 당 대회 안건에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를 “최고 수위에 높이 추대할 데 대하여”가 있다고 북한 조선중앙TV가 이날 행사 개막 13시간 만인 오후 10시(한국 시간 오후 10시 반)에 녹화 중계 형식으로 보도했다. 하지만 주요 외국 대표단이 참석하지 않은 가운데 북한은 당 대회를 취재하라며 초청한 외신기자 120여 명의 당 대회장 출입을 허용하지 않고 200m 떨어진 곳에 세워 둬 외신으로부터 ‘그들만의 셀프 대관식’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2011년 12월 김정일 사망 이후 집권 5년 차를 맞은 김정은의 이날 당 대회 개회 선언과 보고는 육성으로 중계됐다. 양복에 넥타이 차림으로 나선 김정은은 “올해 반만년 민족사의 특이할 대사변인 첫 수소탄 시험(핵실험)과 광명성 4호(장거리 미사일) 발사의 대성공을 이룩해 주체조선의 존엄과 국력을 최상의 경지에서 빛냈다”고 주장했다. 이날 김정은의 오른쪽에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왼쪽에는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이 자리해 건재를 과시했다. 김정은은 당 대회에 당 대표자 3467명이 참석했다고 밝혔다. 앞서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1면 전면에 실은 사설에서 “이제는 우리나라(북)의 지위가 완전히 달라졌다”며 “정치사상 강국, 청년 강국, 수소탄까지 보유한 천하무적의 군사강국, 주체의 우주강국”이라고 주장했다. 조선중앙통신도 당 대회 준비 성과를 선전하면서 ‘핵 공격 능력 강화’를 김정은의 치적으로 가장 앞세우는 우상화 작업에 주력했다. 그동안 과시적으로 선전했던 핵탄두 공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관련 시험들을 “당 대회의 가장 큰 선물”이라고 주장했다. 당 대회에 앞서 주민들의 잠을 줄여가며 진행한 ‘70일 전투’를 선전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자력자강의 새로운 만리마 속도”라는 구호도 내놓았다. 만리마 속도는 북한이 1956년 3차 당 대회에서 내놓은 경제발전 5개년 계획을 2년 앞당기기 위해 주장한 천리마운동의 새로운 버전이다. 북한이 당 대회 이후에도 주민들을 계속 집단 동원하겠다는 의도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6일부터 평양에서 열린 북한 7차 노동당 대회는 집권 5년 차인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자신의 유일독재 장기집권 시대를 여는 데 초점을 맞췄다. 조선중앙TV는 이날 노동당을 가리켜 ‘김정은의 당’이라는 선전 문구를 처음으로 썼다. 할아버지(김일성)-아버지(김정일)의 유훈통치에서 벗어나 홀로 서겠다는 모습을 내비친 것이다. 조선중앙TV는 이날 7차 당 대회의 안건으로 △당 중앙위원회 사업 총화(결산) △중앙검사위 사업총화 △당 규약 개정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를 최고 수위에 높이 추대할 데 대하여 △노동당 중앙기관 선거를 제시했다. 첫날 당 중앙위 사업 총화를 하고 마무리한 만큼 당 규약 개정 등 나머지 안건은 당 대회 기간에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당 핵심 엘리트의 운명은?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이날 김정은이 일어서서 당 대회 개회 선언을 하는 동안 주석단에 앉아 지켜봤다. 이에 따라 두 사람의 건재 가능성이 예상된다. 하지만 상당수의 핵심 엘리트는 당 대회 중앙기관 선거를 거치면서 물갈이될 가능성이 있다. 원로들이 퇴진하고 여동생 김여정을 비롯한 ‘신진 김정은 친위세력’이 득세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김정은이 자신의 시대를 공언하기 위해선 김일성의 주체사상, 김정일의 선군사상 같은 수준의 새로운 노선과 사상이 필요하다. 김정은 덕분에 핵보유국이라는 새로운 지위에 올랐다고 주장하면서 노동당 규약을 개정해 핵 보유를 명시할 가능성도 그만큼 크다. 조선중앙통신은 “핵강국 우주강국을 통해 강성국가 건설의 최전성기를 더욱 힘차게 열어 나갈 수 있게 됐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북한이 대회 기간 핵강국, 경제-핵 병진노선을 바탕에 깔고 경제발전 5개년 계획 등 중·장기 경제 비전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다만 개혁 개방으로의 극적인 정책 전환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나온다.○ 사회주의 번영 내세워 주민들 계속 쥐어짤듯 김정은은 개회사에서 “우리 당과 혁명 발전에 뚜렷한 자욱을 남기는 역사적인 대회로 주체혁명 위업의 종국적 승리를 앞당기기 위한 총진군대회로 되리라는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당 대회는 영광스러운 김일성·김정일주의 당의 강화 발전과 사회주의 위업의 완성을 위한 투쟁에서 새로운 이정표를 마련하는 역사적인 계기로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정은은 또 “7차 당 대회에서는 인민이 이룩한 경험을 총화하고 사회주의 대번영기를 이루기 위한 혁명 전진 방향을 제시하게 된다”고 이번 대회 개최 방향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노동당은 영원히 필승불패라며 사회주의 건설 대번영기를 계속 열어나가야 한다”며 “당에 대한 충정과 애국 열의로 7차 당 대회를 승리자의 대회, 영광의 대회로 악랄한 압살 책동을 부수자”고 말했다. 김정은이 당 대회를 열고 집권 5년의 각종 성과를 선전했지만 성과의 실체가 없는 ‘쇼’였음을 방증하는 대목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를 포장하기 위해 김정은은 경제개발 중·장기 계획 등을 내놓은 뒤 “이 길이 사회주의와 강성대국의 최후 승리를 위한 길”이라고 강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 대회 이후에도 강성대국에 이를 때까지 만리마 속도를 내세우며 주민들을 계속 쥐어짜는 움직임이 이어질 것이라는 얘기다.○ 김정은 유일독재 정당화할 새 지위는 북한이 대회 기간 김정은 시대 본격화를 정당화할 새로운 지위를 부여할 가능성도 있다. 조선중앙TV는 대회 안건으로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를 최고 수위에 높이 추대할 데 대하여’를 적시했다. 김정은 집권을 공식화한 2012년 4월 당 대표자회에서 김정은은 노동당 총비서나 국방위원회 위원장이 아닌 제1비서, 제1국방위원장으로 추대됐다. 김정일이 김일성 자리였던 국가주석에 오르지 않고 국방위원장에 올랐듯이 김정은도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자리는 건드리지 않은 것. 이때 김정일이 ‘영원한 총비서’로 추대된 만큼 총비서 직함 추대 가능성도 높지 않다고 정부 당국자는 말했다. 이 당국자는 “김일성이 가지고 있었으나 1966년에 사라진 노동당 중앙위원회 위원장 자리를 당 대회에서 부활시킬 수도 있다”고 전했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통일부가 제작을 지원한 영화 ‘샬레(Chalet)’가 1일 폐막한 제25회 애리조나 국제영화제에서 최우수 외국영화상을 받았다. ‘샬레’는 이번 행사에서 아시아 영화로는 유일하게 장편 경쟁 부문에 초청됐다. 이 작품을 연출한 박소진 감독은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의 벌집촌(쪽방이 다닥다닥 이어진 곳)에서 같은 방을 시간제로 나눠 쓰는 남한 여성과 탈북 남성의 이야기를 통해 남북 주민이 서로 이해하고 소통해 가는 과정을 그렸다. ‘샬레’는 지난해 5월 통일부의 ‘2015 통일 영화 제작 지원 공모전’ 중·장편 부문에서 금상을 받았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북한 고려항공이 평양∼태국 방콕 간 노선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4일 “지난주를 끝으로 고려항공의 평양∼방콕 정기운항 노선(선양 경유)이 중단된 것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방콕 현지 언론은 태국 정부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를 이행하는 과정에서 북한 여객기 운항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하지만 태국 정부가 항공기 운항 금지 조치를 내린 것이 아니라 고려항공 측이 먼저 중단했다는 점에서 다른 배경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달 5일 중국 저장(浙江) 성 닝보(寧波)의 북한 식당 종업원 13명이 집단 탈출한 것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종업원들이 경유한 동남아 국가에 대해 여러 추정이 나왔지만 대북 소식통은 4일 “태국을 경유해 한국에 온 것이 맞다”고 말했다. 북한이 이들의 탈출에 협조한 태국 정부에 대한 일종의 보복 조치로 노선을 닫았을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박근혜 대통령이 2일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지지를 이끌어낸 것은 북한에 직접적인 압박이 될 것으로 보인다. 36년 만에 열리는 북한의 노동당대회(6일)를 앞두고 5차 핵실험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북한의 오랜 우방인 이란마저 북핵 폐기를 지지했기 때문이다. 로하니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 직후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한반도나 중동에서 핵무기가 없어지는 것이 기본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 이행과 한반도 평화통일을 강조한 박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화답이다. 당초 예상보다 더 직접적으로 북핵 반대 의사를 밝힌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채택된 ‘한-이란 포괄적 파트너십에 관한 공동성명’에서도 “핵무기 개발은 절대 안보를 강화할 수 없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명시했다. 물론 ‘중동에서’라는 표현으로 이란이 지역 내 핵보유국인 이스라엘을 겨냥한 측면도 없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동성명에서 “이란은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한국민의 열망에 대한 지지를 표명한다”고 명문화한 것은 이란이 ‘한국 주도의 통일’에 이견을 달지는 않았다고 해석될 정도로 한국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발사에 대해서는 논의되지 않았다. 구체적인 대북 제재 방안에 대해서도 언급이 없었다. 로하니 대통령의 발언과 공동성명에는 ‘북한’이 구체적으로 적시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한국과의 경제협력이 중요한 이란이 북핵 문제에 관해 한국을 배려하는 발언에 그친 것이라는 지적도 없진 않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북한이 비핵화를 하지 않으면 북한과 관계를 끊는 식의 실질적 행동으로 옮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이란이 북한과의 끈끈한 관계를 완전히 저버리기 어려웠다는 현실적인 측면이 어느 정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미국은 북한이 이란으로부터 핵무기 개발을 위한 우라늄 농축 기술을 이전받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봐 왔다. 이란과 북한은 1983년 탄도미사일 개발을 위한 상호지원협정을 체결한 뒤 미사일 개발 분야 등에서 적극적으로 협력해왔다. 북한은 1997년까지 노동2호 등 옛 소련의 스커드미사일 수백 기를 개량해 이란에 수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란은 2002년 비밀 우라늄 농축시설이 폭로된 이후 오랫동안 경제 제재를 받으며 어려움을 겪었다. 북한이 잇따른 핵실험으로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고 있는 것과 비슷한 경험을 했다. 그럼에도 북한-이란 관계를 고려할 때 로하니 대통령의 ‘한반도 핵개발 핵무기 반대’ 발언은 북한의 외교적 고립을 더욱 심화시키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는 “북한으로서는 무척 속이 쓰릴 것”이라며 “로하니 대통령의 발언은 북한이 아무리 좋게 해석하려 해도 외교적 부담이 되는 메시지”라고 지적했다. 핵 문제로 미국과 각을 세우던 이란이 핵 개발을 반대한다고 한 것은 북한에 뼈아픈 메시지라는 것이다. 정부가 이란과 북한의 차이를 인정하면서도 ‘압박과 협상’을 통해 핵 문제를 해결한 이란의 사례에 주목하고 있는 이유다. 북한과 함께 반미를 외쳤던 미얀마는 협력으로 돌아섰고, 쿠바도 미국에 문을 열었다. ‘혈맹’인 중국마저 대북 제재에 동참하면서 북한 외교는 사면초가 형국이다. 당장 북한은 한-이란 정상회담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나섰다. 그만큼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점을 역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 단체 아리랑협회가 운영한다는 매체 ‘메아리’는 이날 “미국이 시키는 대로 고분고분 대이란 제재에 가담했던 박근혜가 이란 인민 앞에 핵 공조 동냥 바가지를 내들었다가 어떤 망신을 당하게 될 것인지는 뻔하다”고 비난했다. 테헤란=장택동 will71@donga.com / 윤완준 기자}
북-중 접경지역인 중국 지린(吉林) 성 창바이(長白) 현에서 조선족 목사가 숨진 채 발견돼 현지 공안당국이 수사에 나섰다. 숨진 목사가 1993년부터 창바이 현에서 탈북자 구호활동을 해왔으며 피살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지면서 북한이 연관된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복수의 대북 소식통은 1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북한 국가안전보위부가 개입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 소행으로 밝혀질 경우 북-중 간 외교문제로 비화될 수도 있다. 지난해 초에도 지린 성 옌볜(延邊)조선족자치주의 허룽(和龍) 시에서 국경을 넘어온 북한 병사에 의해 조선족 주민 4명이 살해돼 중국이 북한에 항의했다.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창바이 현 장백교회의 한충렬 목사가 지난달 30일 오후 8시경 외곽의 한 야산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중국 공안은 한 목사의 시신을 수습해 정확한 사망 원인과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 한 목사는 이날 오후 지인의 전화를 받고 급히 나갔다가 오후 5시 예배가 시작됐는데도 교회에 나타나지 않아 가족들이 공안에 실종 신고를 했다고 한다. 한 소식통은 30일 오후 3, 4시경 현장 근처에서 두 명의 남자가 한 목사로 추정되는 남자를 만나는 것을 봤으며 남자 2명은 후에 북한으로 넘어가는 것을 본 목격자도 있다고 전했다. 이들이 만난 남성은 숨진 한 목사로 추정된다. 한 대북 소식통은 한 목사가 30일 오후 2시경 창바이 현 18다오커우(道口)의 사형장 근처에서 살해당한 뒤 야산으로 옮겨졌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북한 보위부원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한 목사를 살해하고 그의 소지품을 모두 가져갔다”고 말했다. 한 목사의 목에는 예리한 칼자국이 선명하게 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인권운동가 A 씨는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일반적인 살인 사건이 아니고 북한에 비밀 교회 조직을 운영해오던 인물을 북한 국가안전보위부가 찍어서 살해한 사건”이라고 말했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 소행 여부를 확인 중으로 북한 보위부가 저질렀을 가능성이 없지는 않지만 아직 확인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외교부는 최근 163개 재외공관에 전문을 보내 북한의 테러 가능성에 대비해 현지 선교사 등 우리 국민의 신변 안전에 주의할 것을 지시했다. 지난달 중국 북한 식당 종업원이 집단 탈출해 한국에 들어온 이후 북측이 해외 주재 한국대사관에 대한 사진 촬영에 나선 데다 납치·테러 위험을 경고하는 첩보가 입수된 데 따른 것이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 윤완준 기자}
북한이 ‘대성공’이라며 대대적으로 선전했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가 실제로는 공중 폭발로 미사일 동체가 조각 난 ‘실패’였던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달 세 차례 시도했던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무수단’ 발사가 공중 폭발 등으로 실패한 가운데 SLBM 역시 폭발해 체면을 구긴 사실이 뒤늦게 드러난 것이다. 1일 군 관계자에 따르면 북한이 지난달 23일 발사한 SLBM(북극성·KN-11)은 당초 30km를 비행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조각난 SLBM 중 한 덩어리만 30km를 날아갔던 것으로 확인됐다. 공중 폭발 시 두세 조각으로 깨졌고 이 중 가장 멀리 날아간 파편이 30km까지 갔다는 설명이다. 군 관계자는 “한미 탐지 자산으로 분석한 결과 기술적 결함으로 폭발한 것이 명백하다”며 “의도적인 폭발은 분명히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북한은 SLBM 발사 다음 날 “계단열(단) 분리에 성공했다”며 SLBM 실전 배치를 위한 모든 단계의 기술을 확보한 것처럼 선전했지만 실제로는 단 분리가 되지 않았던 사실도 드러났다. 수중 잠수함에서의 미사일 사출(고압가스를 이용해 물 밖으로 밀어내는 것)과, 물 밖으로 나온 미사일 엔진 점화, 초기 비행 등 SLBM 일부 기술은 확보했지만 1단 로켓과 탄두의 분리, 핵기폭장치 작동에는 실패했다는 얘기다. 또 다른 군 관계자는 “단 분리나 기폭장치 작동은 김정은이 육안으로 확인할 수 없는 만큼 처벌이 두려웠던 북한 기술자들이 ‘다 성공했다’고 허위로 보고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손효주 hjson@donga.com·윤완준 기자}

북한이 다음 달 6일 7차 노동당 대회를 앞두고 5차 핵실험을 강행할 움직임을 보이자 전 세계가 한목소리로 강력한 대북 경고에 동참하고 있다. 특히 북한의 우방인 중국과 러시아가 대북 압박의 선봉에 서 눈길을 끌고 있다. 북한이 28일 무수단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두 발의 발사에 실패한 것은 김정은의 조급함과 성과를 내지 못하면 숙청하는 경직된 리더십이 맞물린 결과라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과 러시아도 5차 핵실험 만류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29일 오전 베이징(北京) 외교부 청사에서 양자 회담을 한 뒤 북한을 향해 “무책임한 추가 도발을 삼가라”고 경고했다. 양국은 전날 베이징에서 열린 ‘아시아 교류 및 신뢰구축회의(CICA) 외교장관회의’에서 최초로 북한 핵실험을 비난하는 코뮈니케(공동선언문) 채택을 주도한 데 이어 이틀째 북한을 압박하는 모양새다. 왕 부장은 “현재 한반도는 ‘고위험기’에 놓여 있으며 우리는 각방(각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 2270호를 전면적으로, 완전하게, 어김없이 집행하고 (이것이) 조선의 추가적인 핵미사일 개발 추진을 막는 절실하고 근본적인 작용을 해야 한다고 인식한다”고 말했다. 라브로프 장관도 “우리는 북한이 새로운 무책임한 조치들을 자제해야 한다는 점에서 완전히 동의했다”고 말했다.○ 유엔과 미국도 전방위 압박 공세 유엔 안보리는 28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북한의 잇단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하기 위한 ‘비공식 협의(informal consultations)’를 갖고 북한을 규탄하는 언론성명을 채택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명 내용은 이르면 29일 공개될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회의는 미국이 안보리의 4월 의장국인 중국에 요청해 이뤄졌다. 유엔 관계자들은 “북한이 무수단 IRBM으로 추정되는 발사체 2발을 발사한 것이 사실상 실패로 끝났지만 발사 그 자체가 기존 안보리 결의들을 위반한 것이란 안보리 이사국들의 강한 공감대가 있었다”고 전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부장관은 28일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유엔 대북제재 결의 이행 외에도 북한에 집요한 압박을 가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해외 북한 노동자의 송금 차단, 불법 활동 외교관 추방, 노동당 행사 초청 거부 등을 거론했다. 미국은 북한의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를 24시간 감시해 공격 전에 충분히 경보를 발령할 수 있는 자동추적 컴퓨터 시스템을 비밀리에 개발해 시험 중이라고 미 군사 전문매체 디펜스원이 28일 전했다.○ 무리한 리더십이 낳은 비극 연이은 실패에도 북한이 무수단 IRBM 발사에 나선 배경에 대해 한 정부 당국자는 “7차 노동당 대회에서 과시할 ‘핵 강국’ 치적이 다급한 김정은이 무리한 리더십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연이은 실패로 김정은의 치적 과시에 차질이 생기자 초조해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고 말했다. 성과를 내지 못하면 숙청당하는 ‘김정은 공포통치’ 시대인 만큼 미사일통제부대인 전략군의 김낙겸 사령관 등 권력엘리트들도 곤혹스러운 처지일 것으로 보인다.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은 “김낙겸의 공개 행보가 뜸하다”며 “미사일 발사 책임자들이 숙청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KN 계열 및 스커드(단거리)와 노동(준중거리)은 물론이고 ICBM급 장거리 미사일을 성공적으로 발사했던 북한이 유독 무수단 미사일만 실패를 거듭한 이유에 대해선 두 가지 가설이 제기된다. 우선 도입한 지 너무 오래돼 오작동이 발생했을 수 있다. 시험발사 부족으로 성능 검증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관측도 있다.주성하 zsh75@donga.com·윤완준 기자 /뉴욕=부형권 특파원}

7차 노동당 대회(5월 6일)를 앞두고 5차 핵실험을 예고한 북한이 28일 강원 원산 일대에서 무수단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사진)을 2차례나 잇달아 발사했지만 모두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고 군 당국이 밝혔다. 북한은 태양절(김일성 생일)인 15일에도 같은 곳에서 무수단 미사일을 처음으로 발사했지만 몇 초 만에 공중 폭발했다. 군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40분경과 오후 7시 26분경 강원 원산 일대에서 무수단 미사일이 각 1기씩 이동식발사차량(TEL)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됐다. 오전에 발사된 미사일은 발사 수 초 만에 비정상적인 궤도로 비행하다 추락했다고 군 당국은 전했다. 군 관계자는 “공중 폭발은 아니고 몇백 m가량 비행하다 추락했다”고 말했다. 오후에 다시 발사된 미사일은 10여 초간 수 km 상공으로 상승하다 공중 폭발했다. 무수단 미사일의 첫 발사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무리하게 2, 3차 발사를 시도하다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당 대회를 앞두고 주일미군과 미국령인 괌 앤더슨 기지의 타격 능력을 과시하기 위한 추가 발사에 나설 것으로 군은 보고 있다. 한편 이날 통일부는 다음 달 6일 열리는 북한의 7차 노동당 대회에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 우상화가 최고조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이)김정은을 할아버지 김일성과 아버지 김정일 수준까지 격상시켜 ‘김정은 시대 본격화’를 선전하고 장기 독재집권 체제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통일부는 ‘김정은 강성대국’이라는 신조어가 처음 등장한 것에 주목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윤완준 기자}
7차 노동당 대회(5월 6일)를 앞두고 5차 핵실험을 예고한 북한이 28일 강원 원산 일대에서 무수단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2차례나 잇달아 발사했지만 모두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고 군 당국이 밝혔다. 북한은 태양절(김일성 생일)인 15일에도 같은 곳에서 무수단 미사일을 처음으로 발사했지만 몇 초 만에 공중 폭발했다. 군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40분경과 오후 7시 26분경 강원 원산 일대에서 무수단 미사일이 각 1기씩 이동식발사차량(TEL)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됐다. 오전에 발사된 미사일은 발사 수초 만에 비정상적인 궤도로 비행하다 추락했다고 군 당국은 전했다. 군 관계자는 “공중폭발은 아니고 몇 백 m가량 비행하다 추락했다”고 말했다. 오후에 다시 발사된 미사일은 10여초 간 수 ㎞ 상공으로 상승하다 공중폭발했다. 북한은 무수단 미사일의 첫 발사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무리하게 2,3차 발사를 시도하다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당 대회를 앞두고 주일미군과 미국령인 괌 앤더슨 기지의 타격 능력을 과시하기 위한 추가 발사에 나설 것으로 군은 보고 있다. 하지만 무수단 미사일의 잇단 발사 실패로 중대 결함 가능성이 제기된다. 군 당국자는 “옛 소련제 R-27미사일의 추진체를 키우고, 엔진을 개량해 만든 무수단 미사일의 취약성이 노출된 것”이라고 말했다. 7차 당 대회를 앞둔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는 또다시 체면을 구긴 셈이다. 한편 이날 통일부는 다음 달 6일 열리는 북한의 7차 노동당 대회에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 우상화가 최고조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김정은을 할아버지 김일성과 아버지 김정일 수준까지 격상시켜 ‘김정은 시대 본격화’를 선전하고 장기 독재집권 체제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통일부는 ‘김정은 강성대국’이라는 신조어가 처음 등장한 것에 주목했다. 2월에는 김정은의 얼굴을 태양에 겹쳐 놓은 우상화 이미지(태양상)가 나오는 등 이를 본격 선전할 것으로 통일부는 내다봤다. 윤상호군사전문기자ysh1005@donga.com윤완준기자 zeitung@donga.com}
북한이 다음 달 6일 7차 노동당 대회를 연다고 27일 공식 발표했다. 북한 노동신문은 이날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이 당 7차 대회를 5월 6일 평양에서 개회할 것을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1980년 6차 당 대회 이후 무려 36년 만에 북한 김정은 정권이 당 대회를 개최하는 것이어서 의도가 주목된다. 국가정보원은 이날 비공개로 열린 대북 현안 관련 국회 정보위원회 간담회에서 “5차 핵실험은 김정은 지시만 있으면 언제든 가능한 상태로 유지하고 있다. 김정은 지시만 남았다”고 보고했다. 또 “북한은 1월 4차 핵실험 당시 5차 실험 준비까지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이번 당 대회를 통해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 맞서 핵 보유를 정당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당 대회 동향과 관련해 국가정보원은 “6일부터 3, 4일간 평양 4·25문화회관에서 당 대회가 진행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북한은 당 대회에 참가할 의결권이 있는 당 대표자 2000명과 의결권이 없는 방청자 3000명을 선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다음 달 5일까지 평양에 모일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은 간담회에서 “중국 러시아 사절단 초청 동향이 보이지 않는다”고 보고했다. 국정원은 또 “북한은 당 대회에서 김정은의 장기 집권 기반 강화를 도모할 것으로 본다”고 보고했다. 국정원은 그러면서도 “당 대회를 앞두고 전시성 건설 비용 마련을 위한 상납을 강요하고 주민들을 밤낮없이 강제로 차출하면서 북한 주민들이 ‘먹고살기도 힘든 이때에 핵무기가 무슨 소용인가. 김정은이 폼만 잡고 있다’는 불만을 얘기하고 있다”고 전했다.윤완준 zeitung@donga.com·고성호 기자}

북한이 해외에서 입항 금지가 내려진 선박들을 다른 나라에 팔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가정보원은 27일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 간담회에서 “북한에 대한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이행을 위한 각국의 동참으로 대외 경제 활동에 제재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이같이 보고했다고 한 정보위원이 전했다. 북한이 경제 제재의 탈출구를 찾기 위해 몸부림을 치는 셈이다. 북한은 특히 △제제 대상 단체 및 개인의 명칭 변경 또는 가명 사용 △수출입 서류를 위조한 수출 금지·통제 품목의 밀거래 △위장 계좌 개설과 인편을 통한 현금 수송 등 각종 불·편법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고 한다. 국정원은 “대북제재가 장기화될 경우 북한의 경제 및 대외활동에 심대한 차질을 초래해 체제 전반에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또 중국과 아랍에미리트(UAE) 등 해외 북한 식당 20여 곳이 방문객 급감 등으로 영업을 중단하거나 폐업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새누리당 이철우, 더불어민주당 신경민 간사가 전했다. 국정원은 중국 저장(浙江) 성 닝보(寧波)의 류경식당 북한 종업원 20명 중 13명이 한국으로 집단 탈출한 사건과 관련해 “당시 북한으로 소환 지시를 받은 지배인이 종업원들의 의사를 일일이 확인한 뒤 한국행을 결행한 것”이라고 보고했다. 나머지 7명은 가족을 생각해 북한으로 돌아갔다는 것이다. 이는 망명을 모의하던 일부 종업원이 막판에 탈출하지 않고 남겠다고 변심하자 종업원 13명이 급히 탈출했다는 본보 보도(4월 12일자 A10면)를 확인한 것이다. 이를 두고 나온 ‘4·13총선을 앞둔 북풍 공작이 아니냐’는 지적을 국정원은 일축했다. 또 국정원은 북한의 15일 무수단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발사와 관련해 “추진계통 이상으로 폭발해 실패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대외적 위신을 회복하고 당 대회(5월 6일) 성과를 내세우기 위해 문제점을 보완해 추가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했다. 북한이 23일 실시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에 대해선 “최근 일련의 발사 가운데 가장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하면서도 “다만 기술적으로 성공하는 데까지는 3, 4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SLBM의 기술적 소스는 러시아라고 밝히면서도 그 출처는 정부 간 기술 이전이 아니라 밀거래된 것으로 추정했다. 한편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미국에 여러 대화 제안을 했지만 미국이 모든 것을 거부하고 전쟁 연습으로 대답해 마지막 기회마저 놓쳐버렸다”며 “대북 적대정책을 끝내지 않으면 핵 불세례를 각오하라”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이 대북 적대정책을 계속 고집하면 우리는 부득불 자위적 대응 조치를 강화해 나가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혀 5차 핵실험의 명분을 쌓는 작업을 이어갔다. 국정원은 또 다음 달 6일 열리는 북한 7차 노동당 대회에는 6차 당대회와 달리 중국 러시아 사절단이 참가할 동향을 보이지 않는다고 보고했다. 이에 대해 “내세울 만한 경제 성과가 마땅치 않고 미래 비전을 제시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고성호 sungho@donga.com·황형준·윤완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