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승훈

전승훈 기자

동아일보 콘텐츠기획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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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럽연합 vs 러시아 빅매치 돌입

    모스크바가 유럽연합(EU)의 동진(東進) 정책에 제동을 걸고 있다. EU로 기울고 있는 옛 소련 위성국가(CIS·독립국가연합)들을 다시 러시아의 영향력 아래로 끌어모으기 위한 크렘린의 역습이 거세다. EU는 2009년 5월부터 우크라이나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몰도바 벨라루스 조지아(옛 그루지야) 등 옛 소련에서 분리된 6개 국가와 자유무역, 비자 면제, 경제 협력을 토대로 하는 ‘EU 동부 파트너십’ 프로그램을 추진해 왔다. EU는 11월 리투아니아에서 열리는 EU 정상회의에서 이 국가들과 자유무역협정(FTA) 성격의 동맹협정을 체결할 계획이디. 이러한 유럽의 동진은 러시아의 지정학적 패권주의를 자극했다. 러시아는 2010년 카자흐스탄, 벨라루스와 함께 출범시킨 ‘3국 관세동맹’의 확대를 밀어붙이고 있다. 2015년 옛 소련 국가들을 정치 경제적으로 통합하는 ‘유라시안 연합(EEU)’을 결성해 EU에 대항하겠다는 것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꿈이다. 러시아는 탈(脫)러시아를 꿈꿨던 옛 소련 국가들을 상대로 군사, 에너지, 무역 보복을 통한 전방위 압박을 가하고 있다. 아르메니아의 세르지 사르키샨 대통령은 지난달 3일 모스크바를 방문했다. 11월 EU와의 FTA 체결 발표를 앞둔 시점에서 그는 “EU와의 관계를 끊고 러시아가 추진하는 관세동맹에 가입하고 유라시안 연합에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올해 6월부터 아르메니아와 영토 분쟁을 벌이는 아제르바이잔에 10억 달러어치의 군사무기를 제공하겠다며 아르메니아에 압력을 넣었다. 결국 아르메니아는 러시아로부터 군사적 보호를 받기 위해 관세동맹에 합류하겠다고 굴복했다. 하지만 유럽 경제권과의 통합을 원하는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압박에도 버티고 있다. 7월 말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에게 옛 소련권 관세동맹에 가입할 것을 촉구했으나 거절당했다. 러시아는 바로 다음 날부터 무역 보복에 나섰다. 우크라이나의 대표적 제과업체인 로셴의 초콜릿, 사탕, 과자에 대해 ‘위생상의 이유’를 들어 수입 금지 조치를 내렸다. 세르게이 이바노프 크렘린 행정실장은 1일 “우크라이나가 EU로 기울 경우 러시아와의 항공우주 산업, 조선, 원자력 분야 협력이 중단돼 러시아와의 교역에서 최소 120억 달러를 잃게 될 것”이라고 재차 경고했다. 6월 EU와 FTA 협상을 마친 몰도바도 러시아의 보복을 받고 있다. 지난달 2일 드미트리 로고진 러시아 부총리는 EU에 접근하는 몰도바에 대해 “영토 분쟁을 겪고 있는 지역인 트란스니스트리아의 통제를 상실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러시아는 지난달 11일에 몰도바산 와인에 대해서도 수입을 금지시켰다. 친EU 행보를 보여온 조지아도 주력 상품인 포도주와 광천수의 러시아 수출 길이 막혔다. 러시아의 전방위 압력은 역효과를 불러오기도 했다. 러시아의 맹방인 벨라루스도 러시아의 보호무역주의에 불만을 터뜨렸고 러시아는 보복 조치로 벨라루스산 돼지고기 수입을 금지하고 9월 석유 수출분의 25%를 줄였다. 프랑스의 일간 르몽드는 “러시아는 지정학적 패권을 경제적 이익보다 우선시하는 나라”라며 “옛 소련 국가를 놓고 EU와 러시아 간의 거대한 게임이 시작됐다”고 보도했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3-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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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反유로화… 反이민… 유럽은 지금 ‘극우열차’

    유럽 재정위기의 여파 속에서 치러진 각국 선거에서 ‘반(反)유로화’를 내건 포퓰리스트 극우정당이 약진을 거듭하고 있다. 이들 정당은 유로존 재정위기 탈출 정책에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29일 치러진 오스트리아 총선에서는 반(反)이민 정책을 내세우고 유로존 구제금융에 반대하는 자유민주당(FPO)이 21.4%의 득표율로 제3당을 차지했다. 유로화 반대를 기치로 내건 억만장자 기업인 프랑크 슈트로나흐(81)가 이끄는 ‘팀 슈트로나흐’도 5.8%를 득표해 원내 진출에 성공했다. 이번 총선에서 가장 큰 이목을 끈 하인츠크리스티안 슈트라헤 자민당 당수(44)는 ‘네 이웃을 사랑하라. 그 이웃이 오스트리아인이라면’이라는 구호로 민족주의 정서를 자극했다. 그는 “모든 것이 유럽연합(EU)에 집중되고 있다. 우리만의 국가와 문화, 정체성을 원한다”며 반EU 슬로건을 활용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오스트리아 유권자 중 거의 3분의 1이 반유로 정당에 투표한 것은 유로존에 대한 경고”라고 보도했다. 반면 현 집권 대연정인 중도좌파 성향의 사회민주당(27.1%)과 중도우파 인민당(23.8%)의 합계 득표율은 50.9%로 간신히 과반을 얻었다. 두 당이 집권 연정을 처음 시작한 1945년 이후 최악의 성적이다. 사민당 당수인 베르너 파이만 총리는 인민당과 대연정을 이어갈 계획이지만 협상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유로존 위기 이후 민족주의를 자극하면서 유럽 통합에 반대하는 극우정당 대다수는 선거를 통해 소수파에서 벗어나 원내 제3당의 위치로 뛰어올랐다. 프랑스의 국민전선(FN), 영국독립당(UKIP), 네덜란드의 자유당(PVV), 핀란드의 진짜핀란드인당(TF), 그리스 황금새벽당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지난달 22일 독일 총선에서 유로존 해체를 주장한 ‘독일을 위한 대안(AfD)’은 득표율 4.8%를 얻어 원내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단기간에 급성장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이들이 내년 유럽의회 선거에서 20% 이상을 차지한다면 유로존 추가 구제금융과 EU의 각종 통합정책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 영국에서는 “내년 유럽의회 선거에서 극우당인 영국독립당이 보수당, 노동당을 제치고 영국을 대표하는 제1당이 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프랑스의 집권 사회당(PS)과 제1야당 대중운동연합(UMP)도 “내년 3월 지방선거, 5월 유럽의회 선거에서 극우정당 FN에 제1, 2당 자리를 내줄 수도 있다”며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구제금융이 필요한 국가 중 좌파 정당이 약진한 곳도 있다. 지난달 29일 치러진 포르투갈 지방선거에서는 중도우파 성향의 집권당이 참패했다. 이날 개표 결과 페드루 파수스 코엘류 총리가 이끄는 집권 사회민주당은 22%를 득표하는 데 그쳐 제1 야당인 사회당의 득표율 38%에도 못 미쳤다. 이번 선거는 포르투갈이 2011년 780억 유로(약 113조626억 원)의 구제금융을 받은 이후 처음으로 치러진 지방선거로, 집권당의 긴축정책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만이 그대로 드러났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3-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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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냥 노는 실업자 더이상 복지 없다”

    영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구직 활동이나 공공근로를 하지 않는 장기 실업자에게는 복지 혜택을 주지 않기로 했다. 조지 오즈번 영국 재무장관은 30일 맨체스터에서 열린 보수당 연례회의에서 ‘조건부 실업급여 지급 프로그램’을 포함한 복지체제 개편안을 발표했다. 구직에 나서지 않고 정부가 주는 돈에 기대어 실업 생활을 이어 가는 이들이 더는 없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일할 수 있게 돕기’로 이름 붙여진 이 개편안에 따라 내년 4월부터 장기 실업자들은 일주일에 30시간의 공공근로를 하거나 매일 구직센터를 찾거나 직업훈련을 받아야만 실업급여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장기 실업자들은 이 규칙을 한 차례 어기면 4주 치에 해당하는 230파운드(약 40만 원)의 복지 혜택을 받을 수 없다. 두 차례 위반하면 3개월 치를 받지 못하게 된다. 공공근로에는 쓰레기를 치우고 노인들에게 제공할 음식을 만들거나 자선단체에서 봉사하는 활동 등이 포함된다. 문맹, 알코올의존증, 정신적인 문제로 노동이 불가능한 사람은 교육훈련이나 약물 중독 치료 센터에 다녀야 한다. 오즈번 장관은 “실업자들이 어떤 일이든 하지 않으면 복지 혜택을 받을 수 없을 것”이라며 “사람들이 일자리로 돌아가게 만들기 위한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집권 보수당은 최근 야당인 노동당에 밑돌던 지지율을 따라잡기 시작했으나 반(反)이민 우파 세력과 극우파인 영국독립당(UKIP)의 ‘우향우’ 압력을 강하게 받고 있다. 지난해부터 추진되는 보수당 정권의 ‘복지 수술’에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전통적 지지층을 붙잡아 두려는 정치적 목적도 깔려 있다. 영국 정부의 공식 실업 통계에 따르면 1년 전보다 2만7000명 증가한 46만9000명이 2년여간 실업 상태에 있다. 영국은 심각한 경기 후퇴 국면을 벗어나 서서히 회복되고, 실업률도 최근 7.7%로까지 낮아졌지만 장기적인 실업률은 여전히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3-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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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케냐 테러범 ‘사과’ 받아낸 英 네살배기

    “어린이가 살아 있다면 데리고 나가도 좋다.” 21일 케냐 나이로비 웨스트게이트 쇼핑몰. 테러범들이 쇼핑몰 내 슈퍼마켓에 모인 인질들을 향해 이렇게 말한 순간 한 엄마가 용기를 내 손을 들었다. 영국 버크셔 출신으로 나이로비에 거주하는 영화감독 앰버 프라이어 씨(35)였다. 그녀는 딸(6) 아들(4)과 함께 쇼핑몰을 찾았다가 테러범이 쏜 총알에 다리를 다쳐 인질로 붙잡혔다. 그녀가 인질범으로부터 탈출 허가를 받고 몸을 추스르던 찰나 아들이 박차고 일어났다. 네 살배기 꼬마 엘리어트는 테러범을 향해 “당신은 나쁜 사람이야, 우리를 풀어줘”라고 외쳤다. 그러자 복면을 쓴 테러범은 엘리어트와 누나에게 초콜릿을 건네며 “우리를 용서해줘, 우린 괴물이 아니야”라고 말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24일 나이로비 쇼핑몰 테러 현장에서 무장괴한에 맞서 사과까지 받아내고 탈출한 용감한 영국 꼬마 이야기를 보도했다. 당시 테러범은 프라이어 씨에게 케냐인과 미국인들을 공격하려던 것일 뿐 영국인은 공격 대상이 아니었다고 양해를 구하더니 이슬람으로 개종을 권유하기도 했다고 한다. 이 사건이 보도된 뒤 인터넷에서는 엘리어트 가족의 사진이 화제를 모았다. 사진 속 초록색 티셔츠를 입고 있는 엘리어트의 손에는 테러범에게 받은 초콜릿 봉투가 들려 있다. 한편 우후루 케냐타 케냐 대통령은 24일 “테러 인질극이 끝났다”고 밝혔다. 이번 테러로 사태를 진압하던 군경 6명을 포함해 67명이 사망하고 170여 명이 다쳤다. 외국인은 한국인 여성 강모 씨(38·여)와 영국인 6명, 프랑스 캐나다 네덜란드인 등 18명이 숨졌다. 케냐 군경은 테러범 5명을 사살하고 11명을 체포했다. 케냐 적십자사는 현재까지 집계된 사망자 외에도 50여 명이 실종 상태라고 밝혔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3-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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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佛 파리 향수전문매장 ‘세포라’ 9시 이후 영업금지, 왜?

    프랑스 파리 샹젤리제 거리에 있는 화장품 향수 전문판매 매장인 '세포라'는 늦은 밤까지 환하게 불을 켜고 손님을 맞는다. 이곳을 찾는 손님은 연간 600만 명으로, 한해 에펠탑 관광객 숫자와 맞먹을 정도다. 그런데 파리 지방법원이 23일 '세포라'에 대해 밤 9시 이후 심야 영업을 금지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매일 8만 유로(1억1600만 원)의 벌금을 내야 한다. 유럽 경제위기 속에서 프랑스 정부가 경기 활성화와 실업 대책에 필사적인 노력을 하는 상황에서 내려진 '심야영업' 금지 판결에 르피가로, 월스트리트저널 등 국내외 언론이 주목했다. 이번 소송은 프랑스의 노동조합총연맹(CGT) 등 노조 단체들이 18개월 전부터 심야 영업을 하던 대형 소매업체들을 상대로 낸 본보기 소송 중의 하나다. 대형 노조단체의 파리지부로 구성된 '클릭P'는 법정에서 애플, 유니클로, 모노프리, 카지노, 갤러리 라파예트 등 굴지의 제조업체 및 유통업체와 맞붙여 잇달아 승소했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럭셔리 브랜드인 루이뷔통 그룹(LVMH) 소유인 '세포라'의 샹젤리제 본점은 평일에는 자정까지, 금요일과 토요일에는 새벽 1시까지 영업을 한다. 23일 파리 지방법원의 재판정에는 이 회사의 직원 50명이 증인으로 출두했다. 이들은 "밤에도 일하고 싶다"며 "회사와의 동의 하에 50%의 야근 수당과 100%의 휴가 보상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세포라 측은 보도 자료를 내고 "오후 9시 이후에 20%의 매출이 발생하며, 58명의 직원들이 야근조에서 근무하고 있다"며 "심야 영업이 금지되면 45명 이상의 직원을 해고할 수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2001년 개정된 프랑스 노동법에 따르면 오후 9시부터 오전 6시까지의 야간 근무는 "경제적 활동의 연속성과 사회적 필요가 있을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허용된다"고 규정돼 있다. 에릭 쉬레르 프랑스기독교노총(CFTC) 관계자는 "야근은 노동자들이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을 줄여 노동자들의 권익을 침해한다"며 "심야 영업은 법원의 판결대로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세포라 측은 "어쩔 수 없이 1주일 뒤부터는 밤 9시에 문을 닫아야 하겠지만, 이 사건에 대해 고등법원에 항소하겠다"고 밝혔다.파리=전승훈 특파원raphy@donga.com}

    • 2013-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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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르켈, 대처를 넘다

    22일 실시된 독일 총선에서 집권 여당인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이 압승을 거둬 앙겔라 메르켈 총리(59)가 3선 연임에 성공했다. 옛 동독 출신으로 2005년 독일 최초의 여성 총리, 최연소 총리에 올랐던 메르켈 총리는 2017년까지 총리직을 수행하면 유럽에서 최장수 여성 총리(12년 재임)가 된다. 지금까지 유럽에서 가장 오랫동안 집권한 여성 최고위 지도자는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11년 재임)다. 독일 집권 여당의 압승에도 불구하고 연정 파트너인 친(親)기업 성향의 자유민주당(FDP)이 득표율 4.8%에 그쳐 원내 의석 배정 기준인 5%에 미달했다. 과반 확보에 실패한 현재의 보수 연정은 해체되고, 메르켈 총리는 사회민주당(SPD)을 포함한 야당과 대연정 협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발표된 개표 예비 결과에 따르면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집권 기민-기사당 연합은 41.5%를 얻어 311석의 의석을 확보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독일 통일 직후인 1990년 실시된 총선 이후 집권당이 확보한 가장 높은 득표율이다. 이번에 기민-기사당이 얻은 의석은 전체 630석 중 과반인 316석에서 5석이 부족했다. 야당인 사민당의 득표율은 25.7%, 좌파당은 8.6%, 녹색당은 8.4%로 집계돼 각각 192석, 64석, 63석의 의석을 차지했다. 총선 막판 변수였던 반(反)유로화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은 4.7% 득표로 의석 배정 기준을 넘지 못했다. 이날 총선 투표율은 73%로 4년 전 총선(70.8%) 때보다 2%포인트 이상 올라갔다. 메르켈 총리는 “앞으로 4년을 독일을 위한 성공적인 기간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3-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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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르켈 EU 조정자 ‘따뜻한 보수’ vs EU통합 반대 ‘차가운 보수’ 대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영국의 마거릿 대처 전 총리를 뛰어넘는 유럽 최고 여성 지도자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이달 9일 노르웨이 총선에서 승리한 보수당의 에르나 솔베르그 대표도 다음 달 노르웨이 여성으로서는 두 번째로 총리에 취임할 예정이다. ‘노르웨이의 메르켈’로 불리는 솔베르그 대표는 자신이 이끌던 보수 야당을 집권당으로 올려놓았다. 유럽에서 여성 정치인들의 득세는 1980년대 초 이후 30여 년 만에 재현되고 있다. 1979년 영국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총리에 오른 ‘철의 여인’ 대처 전 총리는 민주적으로 선출된 유럽 최초의 여성 수반이었다. 노르웨이의 그로 할렘 브룬틀란 전 총리도 1981년부터 10년간 총리를 지냈다. 영국의 가디언은 식료품점 딸(대처)과 목사의 딸(메르켈)로 태어난 두 여성이 이공계 과학도 출신이라는 점, 우파 여성 정치인으로 남성 중심의 정계에서 뛰어난 지도력을 발휘했다는 점에서 닮았다고 보도했다. 강경 보수 노선을 유지했던 대처 전 총리와 달리 메르켈 총리는 ‘따뜻한 보수주의자’로 평가받고 있다. 또 대처 전 총리는 유럽 통합에 강력히 반대했으나 메르켈 총리는 유럽연합(EU)의 조정자 역할을 맡아 왔다. 타르야 할로넨 전 핀란드 대통령도 2000년부터 2012년까지 핀란드를 이끌었던 여성 지도자다. 덴마크에서도 2011년 9월 총선에서 헬레 토르닝슈미트 총리가 좌파연정의 승리를 이끌며 덴마크 첫 여성 총리로 취임했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3-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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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로존 위기에 빛난 ‘엄마 리더십’… 유럽의 여제로 서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이번 총선에서 압승을 거둔 것은 유럽연합(EU)에서 능숙한 조정자 역할을 하면서 안방인 독일에서도 경제 안정과 복지정책을 선도했기 때문이다. 이번 독일 총선은 유럽 최악의 재정위기 속에서 실시됐다. 유럽의 재정위기에서 재정 분담 비율이 가장 높았던 나라가 독일이다. 그렇지만 독일의 실업률은 현재 통일 이후 최저 수준인 6.8%를 기록하고 있고 무역수지도 사상 최대 규모의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메르켈 총리는 총선 전부터 “독일 경제와 유럽을 동시에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메르켈 총리는 2005년 첫 집권 당시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60년 만의 최악의 경기침체 속에서 사회민주당(SPD)과의 대연정으로 독일 경제를 살려내 강한 신뢰감을 얻었다. 두 번째로 집권했던 2010년에는 유로존 재정위기가 닥쳤다. 메르켈은 그리스 스페인 등에 긴축재정을 압박할 때 너무 단호한 태도를 보여 ‘나치’에 비유되기도 했다. 남유럽 재정 부실 국가의 분담액 증액 요구에 맞서 독일 납세자들에게 큰 부담을 지우지 않은 것이 총선에서 압도적 지지로 이어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바이에른 주 파사우대의 하인리히 오베르로이터 교수(정치학)는 “메르켈의 성공은 유럽의 위기 속에서 총리가 독일의 이익을 위해 일하고 있다는 인상을 강력하게 심어준 데 있다”고 평가했다. 독일에서 메르켈 총리의 별명은 ‘엄마’의 애칭인 ‘무티(mutti)’다. 어떤 상황에서도 냉철하고 침착하게 실타래를 풀어나가는 리더십을 뜻한다. 메르켈은 이번 총선에서 ‘원전 폐기’ ‘어머니연금제’ 같은 야당이 추진할 법한 정책들을 재빠르게 수용해 이슈를 선점하기도 했다. 2011년 3월 일본 원전 사고 직후 28%까지 치솟았던 녹색당의 지지율이 총선에서 8%대로 추락한 것은 정부의 원전 폐기 결정으로 녹색당의 존재감이 무력해졌기 때문이다. 이제 메르켈은 명실상부한 유럽 ‘여제(女帝)’의 자리에 올랐다. 전후 독일 총리 중 3선에 성공한 사람은 콘라트 아데나워, 헬무트 콜 전 총리와 메르켈 등 3명뿐이다. 독일 시사주간 슈피겔은 “이번 총선의 압승으로 메르켈은 단순한 독일의 지도자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메르켈은 총선 기간에 유권자의 눈치를 보느라 유로존 지원 대책에 대해서는 극도로 말을 아꼈다. EU의 주요 현안 논의가 독일 총선 기간에 ‘올 스톱’될 정도였다. 유럽 각국의 국민들은 유럽 제1의 경제대국 독일의 총선 결과를 마치 자국의 총선처럼 목매고 기다렸다. 투표 결과가 나오자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엔리코 레타 이탈리아 총리도 “유럽의 승리”라며 일제히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1949년 창당 이후 매번 ‘킹메이커’ 역할을 맡아 정부에 참여했던 집권연정 파트너 자민당(FDP)은 처음으로 5% 미만 득표로 원내 진출에 실패했다. 이에 따라 메르켈 총리는 사민당 등과 새로운 집권 연정 협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메르켈 총리는 이날 “이미 사민당 당수와 접촉했다”며 대연정 협상이 시작됐음을 확인했다. 메르켈 총리는 우선 유럽중앙은행(ECB)이 주도하는 ‘은행동맹’을 완성해 유동성 위기를 근절하는 대책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독일 정부는 그동안 독일의 재정 부담이 큰 유로본드, 부채상환기금 창설 등은 불가하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사민당은 유로화 지역의 부채 해소에도 긍정적 태도를 보이는 등 ‘친(親)유럽통합’ 정책을 표방하고 있다. 23일 유럽 증시가 일제히 상승세로 출발한 것은 독일이 총선 후 유로존 위기 탈출을 위한 정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23일 “긴축을 요구해왔던 보수 연정이 자민당의 추락으로 해체된 투표 결과를 보며 유럽인들은 독일이 적극적인 경기부양과 실업 해소 대책 마련에 나설 ‘대연정’ 구성에 대한 기대를 보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3-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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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특한 ‘초과 의석’ 배분에… 598석 뽑는 獨총선, 당선의원은 630명

    독일은 총선을 통해 지역구 299석, 주별 정당명부식 비례대표 299석 등 총 598석의 연방하원 의원을 선출한다. 22일 총선에서 뽑힌 의원 수가 원래 의석보다 32명이 많은 630명으로 늘어난 것은 독일의 독특한 의석 배정 방식 때문이다. 유권자들은 총선에서 두 장의 투표용지에 투표한다. 제1투표는 지역구 의원, 제2투표는 정당에 투표한다. 제2투표에서 5% 이상 또는 지역구 의석 3석 이상을 차지한 정당에 대해 득표율에 따라 배분하기 때문에 의석 변화가 생긴다. 각 정당의 득표율에 따라 배분받는 의석 수는 16개 주에 다시 배분된 뒤 각 주에서의 정당 득표율에 따라 다시 나눠진다. 한 정당 소속의 출마자들이 A주에서 차지한 지역구 의석수가 득표율에 따른 배분 의석수보다 많다면 ‘지역구 당선자 우선’ 원칙에 따라 지역구 당선자 모두에게 의석이 주어진다. 이 같은 초과 의석이 전국적으로 1994년 16석, 1998년 13석, 2002년 5석, 2005년 16석, 2009년 24석이었다. 초과 의석은 대체로 다수 득표 당에 돌아간다. 이번 선거에서도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 기민·기사당이 42% 이상을 득표할 것으로 예상되자 초과 의석까지 싹쓸이하면 56년 만의 단독 과반 정부가 탄생할 것으로 기대됐으나 현실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헌법재판소는 지난해 7월 “직접선거 원칙을 위배하는 것”이라며 다수당에 몰아주는 초과 의석수를 15석 이하로 줄이도록 명령했다. 한편 독일 연방의회 상원은 16개 주의 대표로 구성돼 있다. 상원의원은 투표로 선출하지 않고 각 주정부 각료나 파견 공무원으로 구성된다. 현재 연방 상원의원은 61명이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3-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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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탈루냐 이어 스코틀랜드도 “독립만세”

    “스코틀랜드의 독립을 쟁취할 일생일대의 기회입니다. 내년 9월 18일 투표에서 ‘예스’라고 말합시다!” (앨릭스 새먼드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 21일 영국 스코틀랜드 자치정부의 주도(州都)인 에든버러에서 영국으로부터 분리독립을 요구하는 대규모 거리행진이 벌어졌다. 내년 9월 18일로 예정된 스코틀랜드 독립 여부를 묻는 주민투표를 1년 앞두고 벌인 시위였다. 스코틀랜드 분리독립 운동단체인 ‘예스 스코틀랜드’는 이날 거리행진에 2만 명가량이 참석했다고 주장했으나 경찰은 8300명으로 추산했다. 시위 참가자들은 스코틀랜드의 전통 의상인 킬트를 입고 전통 악기인 백파이프를 불며 “스코틀랜드의 재산을 스코틀랜드인에게로!” “웨스트민스터(영국) 정부는 이제 그만!” 등 구호를 외쳤다. 최근 유럽 각국이 분리독립 시위로 몸살을 앓고 있다. ○“우리 돈으로 가난한 지역 부양 그만” 11일에는 스페인에서 2014년 분리독립 투표를 주장하는 카탈루냐 주민 40만 명이 ‘인간사슬’ 시위를 벌였다. 2014년은 공교롭게도 스코틀랜드의 독립항쟁을 그린 영화 ‘브레이브하트’의 실제 주인공 윌리엄 월리스의 죽음에 자극받아 벌인 전투에서 잉글랜드에 대승을 거뒀던 배넉번 전투 700주년이 되는 해다. 또 카탈루냐가 1714년 스페인 국왕 펠리페 5세에게 항복한 지 300주년이 되는 해다. 벨기에 북부 플랑드르 지방의 정당인 ‘신(新)플랑드르 연대’는 2014년 5월 총선에서 승리하면 완전 분리독립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유럽의 재정위기가 이런 유럽의 분리독립 바람을 부채질했다. 스페인 카탈루냐, 벨기에 플랑드르, 이탈리아 북부 지방은 자신들이 번 돈으로 가난한 지방을 부양하는 현실을 타개하려고 ‘분리독립’을 외치고 있다. 스코틀랜드는 영국(잉글랜드)보다 경제력에서는 뒤지는 상태. 하지만 200억 배럴(약 3조1780억 L) 상당의 북해유전을 독자 개발한다면 지금보다 더 부유한 국가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부유한 벨기에 플랑드르-伊북부도 가세 실제로 이들이 분리독립을 쟁취하기 위해선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영국 정부는 특히 스코틀랜드가 독립하면 금융시스템의 리스크를 감당하지 못해 결국 은행권 붕괴로 위기에 처한 아이슬란드나 키프로스의 전철을 밟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뉴욕타임스도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와 뱅크오브스코틀랜드 등 주요은행이 영국 시스템에서 분리하는 건 어려운 작업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2008년 금융위기 때 영국 정부가 구제금융을 지원하는 대가로 두 은행의 지분을 각각 80%, 40% 보유했기 때문이다. 또한 독립 시 북해유전의 소유권과 스코틀랜드를 모항으로 하는 트라이던트 핵 잠수함 부대의 처리문제를 두고 영국 정부와 커다란 마찰을 빚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금융-軍운용 등 분리독립 ‘산 넘어 산’ 스페인 카탈루냐 주의 부채는 국내총생산(GDP)의 21%에 이르는 420억 유로로 스페인 전체 주 가운데 가장 많다. 지역 최대 언론인 엘파이스는 “카탈루냐 주가 독립한다면 당장 지불정지를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벨기에도 네덜란드어를 쓰는 북부 플랑드르와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남부 왈롱지역 간의 격차가 심각해 ‘국가해체’가 논의되고 있다. 하지만 GDP의 87%에 이르는 공공부채를 해결할 방안이 없어 ‘분리’보다는 ‘공존’을 통해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독일 주간 슈피겔은 분리주의 열풍에 대해 “유럽 재정위기 속에서 국내 책임은 피하고, 유럽연합(EU) 회원국의 혜택을 누리려는 ‘이기주의자의 시간’이 도래했다”고 분석했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3-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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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총리자리 지킬 메르켈, 누구 손 잡게될까

    2010년 유로존 부채위기 이후 처음으로 치러지는 22일 독일 총선을 하루 앞두고 유럽 각국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사진)의 3선 연임이 기정사실화된 가운데 최근 8년간 긴축으로 일관해왔던 독일 집권연정의 대(對)유럽 정책에도 변화가 올지 주목된다. 독일 일간지 빌트가 여론조사기관인 INSA에 의뢰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여당인 기민·기사당의 지지율은 38%, 연정 파트너인 자유민주당(FDP)은 지지율 6%를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집권연정의 지지율 합계 44%는 사민당(28%) 좌파당(9%) 녹색당(8%) 등 3개 야당의 지지율 합계 45%보다 1%포인트 낮지만 이 구도대로라면 정권이 바뀌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여론조사기관인 포르자의 여론조사에서는 연립여당과 야권의 지지율이 45%의 박빙 승부로 예상됐다. 독일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지역 총생산량의 30%를 차지하며 실질적으로 유럽연합(EU)을 이끌고 있는 국가. 그러나 메르켈 총리가 EU의 최대 현안인 청년실업 대책을 비롯해 EU의 은행동맹 결성, 자동차 배기가스 규제협상안, 세르비아와 터키의 EU 가입 협상안 등 주요 유럽현안 결정을 독일 유권자들의 눈치를 보느라 모두 총선 이후로 미뤘다. 또한 독일 헌법재판소도 총선 이후로 유럽중앙은행(ECB)의 무제한 국채매입(OMT)에 대한 결정을 연기한 상황이어서 독일 총선은 전 유럽 국가들로부터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현재 독일 총선에서 마지막 남은 변수는 기민·기사당의 연정 파트너인 자민당의 정당 득표율이 5%를 넘길지다. 총선을 불과 1주일 앞두고 15일 남동부 바이에른 주에서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자민당은 3.3%를 득표해 의회 입성에 실패했다. 독일 선거법에서는 정당 득표율 5% 미만의 정당에는 의석 배정을 금지한다. 반면에 유로존 탈퇴를 주장하는 신생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의 막판 돌풍이 거세다. 올해 4월 창당 이후 줄곧 2∼3%에 머물렀던 AfD는 18일 INSA의 여론조사에서 처음으로 5%를 얻어 의석 확보 기준을 통과했다. 우파 포퓰리즘에 영합하는 AfD의 약진은 지지층이 겹치는 보수 집권연정의 과반 의석 확보를 위태롭게 하고 있다. 여론조사기관인 포르자의 만프레트 귈너 대표는 “AfD가 단순한 반(反)유로를 넘어 극우 표심을 끌어 모아 득표율 5%를 넘길 수 있다”고 말했다. AfD가 의석을 확보하면 독일 내부에서 반유로 정서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만일 자민당이 이번 총선에서도 득표율이 5% 밑으로 떨어진다면 메르켈 총리는 AfD와 연정을 꾀하기보다 2005∼2009년 집권 1기 때처럼 제1야당인 사민당과 대연정 협상을 벌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대연정이 탄생할 경우 볼프강 쇼이블레 재무장관을 포함한 메르켈 내각의 변화가 불가피하며, 유로존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메르켈이 주도해왔던 긴축정책에 변화가 올 것”이라고도 예상했다. 다니엘라 슈바르처 독일국제안보협회 유럽연구센터장은 “독일이 총선 이후 긴축정책에서 벗어나 사회간접자본 교육 복지 연구사업 등에 투자를 활성화한다면 독일뿐 아니라 유럽 전체 경기에도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3-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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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이란 정상 34년만에 만날까

    미국과 이란의 대통령이 30여 년 만에 처음으로 대면할 가능성이 제기돼 시리아 화학무기에 이어 이란 핵문제도 외교 협상으로 해결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다음 주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총회에서 만날 가능성이 있다고 15일 보도했다. 양국 정상이 대면하는 것은 1979년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과 무하마드 리자 팔레비 이란 국왕이 만난 이후 처음이다. 이란 전문가이자 전미 이란계 미국인협회 트리타 파르시 회장은 “양국 지도자의 만남은 시리아 화학무기 해법을 담은 ‘제네바 합의’ 이행에 커다란 정치적 압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파르시 회장은 “양국 정상이 만나더라도 ‘양측에 진술 거부권을 주기 위해’ 정식 회담 형식이 아닌, 복도에서 우연히 만나는 쪽으로 조율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미국 ABC방송의 시사 프로그램 ‘디스 위크’에 출연해 로하니 대통령과 최근 서한을 교환하고 핵 문제에 관한 의견을 나눴다고 밝혔다. 두 정상이 어떤 형태로든 대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이란이 교훈으로 삼아야 하는 것은 이런 문제를 외교적으로 해결할 여지가 있다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영국 외교부도 15일 윌리엄 헤이그 외교장관과 무함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교장관이 이달 유엔총회 기간에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시리아 내전에서 화학무기가 사용돼 수백 명의 목숨을 앗아갔다는 유엔 조사단의 보고서가 16일 발표됐다. 안보리의 한 관계자는 “매우 광범위한 증거를 확보했다. 보고서 상세 내용을 보면 화학무기 공격 주체가 어느 세력인지 누구나 짐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15일 프랑스 TF1 TV에 출연해 이번 시리아 화학무기 폐기에 대한 합의는 “중요한 진전”이라고 평가하면서도 “군사력을 동원한 해법도 남겨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16일 파리에서 로랑 파비위스 프랑스 외교장관, 존 케리 미 국무장관, 헤이그 영국 외교장관과 함께 시리아 화학무기 폐기에 대한 유엔 결의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파리=전승훈·워싱턴=정미경 특파원 raphy@donga.com}

    • 2013-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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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민국 자유 지킨 佛용사 잊지 않을 것”

    해군사관학교 생도와 해군 장병으로 구성된 ‘2013년 해군 순항훈련전단’이 14일(현지 시간) 프랑스 셰르부르 항에 들러 6·25전쟁에 참전한 프랑스인들을 초청해 보은 행사를 열었다. 한국형 구축함 대조영함(5500t급)과 군수지원함 화천함으로 구성된 훈련전단은 생도 140여 명을 포함해 승조원 630여 명을 태우고 훈련에 들어간 후 여섯 번째 항구인 셰르부르 항에 입항했다. 훈련전단은 4일간 방문 일정 중 첫날인 이날 밤 셰르부르 항 입항 기념식에서 6·25 참전 용사와 가족들을 초청해 감사와 존경을 표시하는 행사를 개최했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3-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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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리아 화학무기 내년 상반기 폐기”

    시리아 화학무기 참사 해결 방안을 논의해온 미국과 러시아는 내년 중반까지 시리아 화학무기를 완전히 제거하기로 14일 합의했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12∼14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회담을 열고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은 일주일 내 화학무기 보유 현황을 완전히 공개하는 한편 11월까지 국제 사찰단을 입국시키고 내년 중반까지 해체를 완료한다’는 내용의 ‘시리아 화학무기 제거 프레임워크(기본틀)’를 발표했다. 양국은 이날 공개한 4쪽 분량의 합의문에서 “시리아 보유 화학무기의 규모와 위치 등에 대한 합의에 이르렀다”며 “화학무기금지기구(OPCW)의 정해진 절차에 따라 폐기와 검증 과정을 밟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제거 대상에는 화학무기의 재료가 되는 화학약품, 생산 및 혼합 공정, 화학무기 발사 시스템, 연구개발(R&D) 공장 등이 모두 포함된다. 올해 11월까지 사찰단의 초기 현장조사를 마치고 생산 및 혼합기기를 폐기하며 내년 상반기까지는 공장 폐쇄 등 제거 절차를 완료한다. 또 화학무기 해체는 OPCW의 감독 아래 시리아가 아닌 외부에서 처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데 합의했다. 양국은 시리아가 100t 분량의 화학무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시리아 내 45곳에 화학무기 시설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미 국무부 관리는 밝혔다. 그러나 가장 큰 관심사였던 시리아의 화학무기 해체 불이행 시 제재에 관한 구체적 합의가 없어 ‘반쪽짜리 합의’라는 비판이 나온다. 양국은 “시리아가 화학무기 해체를 거부하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평화 파괴 행위에 대한 군사제재를 명시한 유엔헌장 7장에 따라 조치를 취한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조치인지는 합의문에 담겨 있지 않다. 라브로프 장관은 “회담에서 군사력 사용이나 자동 제재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 불이행은 차후 유엔 안보리가 다룰 문제”라며 미국의 군사행동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미국의 군사 개입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14일 발표한 성명에서 “시리아 화학무기 처리에 관한 제네바 합의를 환영한다”며 “그렇지만 아사드 정권에 계속 압력을 주고자 미국은 군사태세를 유지할 방침이다”라고 밝혔다. 조지 리틀 국방부 대변인도 “미 해군 함정들이 공격준비 태세를 해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적어도 내년 중반까지 화학무기 폐기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미국이 무력행동에 나설 가능성은 희박하고 의회의 반대 기류도 강하다는 점에서 사실상 공습 계획은 물 건너갔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외교적 해법을 줄곧 강조해온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이번 합의로 시리아의 화학무기 추가 사용을 막고 내전을 끝낼 정치적 해법의 길을 열었다”며 합의안을 환영했다. 알리 하이다르 시리아 국민화해부 장관은 15일 “ 러시아 친구들 덕에 시리아가 전쟁을 피하게 됐다”며 “시리아의 승리”라고 자평했다. 영국 프랑스 독일도 지지 의사를 밝혔다. 반면 시리아 반군의 주축인 자유시리아군 셀림 이드리스 사령관은 “합의안의 어느 부분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시리아 정권의 화학무기 사용에 대한 응징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협상을 통해 러시아는 중동에서 새로운 중재자로 떠올랐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13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이란 핵 문제를 둘러싼 국제사회의 대(對)이란 제재가 풀릴 수 있도록 러시아가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워싱턴=정미경·파리=전승훈 특파원 mickey@donga.com}

    • 2013-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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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화학무기 포기하겠다”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12일 러시아가 제안한 중재안에 따라 화학무기를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아사드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국영방송 러시아24의 다마스쿠스 특파원과 인터뷰에서 “시리아는 화학무기를 국제사회 통제 아래에 두겠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위협은 이번 화학무기 포기 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며 러시아가 제안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은 러시아24를 통해 나온 소식을 전하며 “시리아와 러시아는 시리아군이 화학무기 공격에 책임이 있다는 것을 부인했다”라고 덧붙였다. 러시아가 시리아로 하여금 4단계에 걸쳐 화학무기를 폐기할 것을 제안하는 중재안 세부 계획을 만들어 미국 측에 전달했다고 12일 러시아 일간지 코메르산트가 보도했다. 러시아는 △시리아가 먼저 화학무기금지기구(OPCW)에 가입하고 △화학무기 저장고 및 생산 시설에 대해 공표하며 △이 시설들에 대한 OPCW 전문가 사찰을 허용하는 한편 △전문가들과 언제 어떻게 화학무기를 폐기할지 협의하는 절차를 밟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시리아 화학무기 참사를 조사했던 유엔 조사단은 화학무기 사용 세력이 아사드 정권이라고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미국 외교 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11일 이번 조사 내용에 정통한 유엔 관리 3명을 인용해 “조사단은 아사드 정권이 독가스 참사에 책임이 있음을 보여주는 풍부한 증거들을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조사단은 16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조사 결과 보고서를 제출한다. 보고서는 아사드 정권이 독가스로 국민을 살해했다고 직접 지목하진 않았지만 로켓 부품, 토양 및 혈액 샘플 등의 조사 결과를 근거로 시리아 정부에 책임을 묻기에 충분한 정황 증거를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러시아는 시리아에 첨단 군사무기를 공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고정밀복합체 지주회사의 알렉산드르 데니소프 사장은 소규모 군사·산업시설 등을 보호하기 위해 만든 공중방어 시스템인 판치르-S1(나토명 SA-22) 24대를 시리아에 공급할 것이라고 12일 이타르타스통신에 밝혔다. 군사행동 이전에 외교적 해결 노력을 우선하겠다고 밝힌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11일 “외교 협상에 걸리는 시간, 외교 실패 시 군사행동에 나서는 시기 등에 대한 구체적인 시간표는 없다”고 밝혔다. 미국 상하원도 시리아 군사개입에 대한 표결을 다음 주 이후로 미루고 스위스 제네바에서 12, 13일 열리는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의 회동 결과 등을 지켜보기로 했다. 한편 시리아 사태 중재에 나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노벨평화상을 수여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프라우다 등 러시아 언론은 12일 세르게이 콤코프 러시아교육재단 이사장이 노르웨이 노벨평화상위원회에 푸틴 대통령을 후보로 추천하는 서한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최근 프랑스에서도 푸틴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대하기 위한 서명 운동이 시작됐다고 덧붙였다.워싱턴=정미경·파리=전승훈 특파원 mickey@donga.com}

    • 2013-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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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현대 취직해 K팝 고향서 사는게 꿈”

    “한국어 과목 수업설명회를 좁은 교실에서 마련해서 죄송합니다. 이렇게 많이 오실 줄 알았으면 큰 교실을 잡았어야 했는데…. 이제 프랑스 고교도 글로벌 시대의 강국으로 떠오른 한국의 언어와 문화를 정규수업 시간에 배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1일 오후 4시 프랑스 파리 7구에 있는 빅토르 뒤리 고등학교의 한 교실. 필리프 투르니에 교장이 교실을 가득 메운 100여 명의 학생과 학부모 앞에서 한국어 정규 교과 수업 설명회를 열었다. 프랑스 고교에서 한국어 수업은 2011년 보르도의 프랑수아 마장디 고교, 2012년 루앙의 카미유 생상스 고교에서 잇달아 시작됐다. 파리의 명문인 빅토르 뒤리 고교에서도 2년 전부터 파리 주변 지역 학생들이 모두 신청할 수 있는 한국어 ‘연합강좌’를 개설했다. 처음엔 민간단체인 한불언어문화교육자협회가 강사를 초빙해 시범 실시했던 수업이었지만 학생들이 몰리자 올해 파리교육청이 직접 예산을 지원해 정규과목으로 개설한 것이다. 특히 올해엔 보르도대 출판부가 고교용 한국어 교과서를 출판하기도 했다. 한류 붐을 타고 전 세계적으로 한글 배우기 열풍이 일어나고 있지만 프랑스처럼 고교생들이 대입수능시험인 바칼로레아에서 ‘제3외국어’ 선택과목으로 한국어 시험을 치를 수 있는 정규 교과 과정을 개설한 나라는 찾기 힘들다. 케이팝 팬이라고 밝힌 루시 양(17·생엘리자베스고 3년)은 “멋진 음악과 잘생긴 남자들이 많은 한국은 내겐 천국과 같은 곳”이라며 “대학에서도 한국어를 전공해 삼성이나 현대 같은 글로벌 기업에 취직해 꼭 한국에서 살고 싶다”고 말했다. 파리에서 남서쪽으로 30km 떨어진 오르세의 블레즈파스칼 고교에 다니는 아드리안 드릴르 군(17)도 이날 설명회에 참석했다. 딸과 함께 온 학부모 알렉상드르 콜린카 씨(43)는 “한국은 6·25전쟁의 폐허에서 놀라운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이뤄낸 대단한 정신력을 가진 나라”라며 “요즘 모두가 중국을 바라보고 있지만 미래 한국의 잠재력이 크기 때문에 딸에게 한국어를 배우라고 권유했다”고 말했다. 프랑스에서 중학교부터 배우는 ‘제2외국어’로 자리 잡은 일본어, 중국어는 바칼로레아의 선택이 아닌 필수과목으로 시험이 치러진다. 이부련 주프랑스 한국교육원장은 “제3외국어 과목으로 한국어 수업이 개설된 것은 장차 제2외국어가 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이라고 평가했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3-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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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40년대 印尼 식민통치중 즉결처형… 네덜란드 68년 만에 공식사과-배상

    네덜란드 정부가 1940년대 인도네시아 식민통치 기간에 자국 군인들이 독립운동을 진압하면서 자행했던 즉결 처형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식민 통치 종식 68년 만이다. 티에이르트 더 즈반 주인도네시아 네덜란드 대사는 12일 자카르타 네덜란드 문화원에서 열린 학살 희생자 추모식에서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네덜란드는 지난달에는 즉결 처형을 당한 피해자 유족들에게 1인당 2만 유로(약 2884만 원)의 배상금을 전달했다. 최근 영국 네덜란드 등이 제국주의 시절의 만행에 대해 반성과 보상에 나서는 것은 전쟁범죄를 부인하고 배상 책임을 회피하는 일본과 대비되고 있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3-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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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전 오염수탓 팔-다리 3개? 佛주간지 日 풍자만평 파문

    프랑스의 한 주간지가 2020년 올림픽 개최지로 도쿄가 선정된 것과 관련해 후쿠시마(福島) 원전 오염수 유출을 빗대 팔과 다리가 3개인 스모 선수가 겨루는 내용의 풍자만평(사진)을 실었다. 일본 정부는 즉각 반발했다. 프랑스의 폭로전문 주간지 르카나르 앙셰네는 11일 한 명은 팔이 3개, 한 명은 다리가 3개인 스모 선수 두 명이 경기하는 만평을 게재했다. 두 사람 모두 손가락과 발가락 일부는 잘려 나간 상태였다. 안구가 밖으로 빠져나오고 갈비뼈가 보일 정도로 비쩍 마른 흉측한 모습의 스모 선수 뒤로는 전신 방호복을 입은 심판 두 명이 앉아 있다. 역시 방호복을 입고 경기를 중계 중인 캐스터는 웃는 얼굴로 “훌륭하다. 후쿠시마 덕분에 스모가 올림픽 종목으로 채택됐다”고 말하고 있다. 또 다른 그림은 별도의 기사 없이 ‘올림픽 수영장은 이미 지어져 있다’는 제목 아래 방호복을 입고 방사선 측정기를 손에 든 두 명이 수영장에 서 있는 모습을 그렸다. 이에 대해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은 12일 기자회견을 열고 “재해를 당한 사람들의 마음에 상처를 주고, 오염수 문제에 대해 잘못된 인상을 심는 부적절한 보도”라고 비판했다. 그는 “매우 유감스럽다”며 프랑스 주재 일본대사관을 통해 이 만평을 실은 주간지 측에 항의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에도 공영방송 프랑스2가 일본 축구 국가대표 가와시마 에이지(川島永嗣) 선수의 팔을 4개로 만든 합성사진을 방송하고 진행자가 “후쿠시마의 영향이 아니냐”고 말했다가 일본대사관의 항의를 받고 사과했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3-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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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바마 “시리아 중재안 성공 불확실… 군사 압박 병행”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시리아가 화학무기를 포기하는 조건으로 서방이 군사개입을 하지 않는다는 러시아의 중재안이 논의되는 동안에는 시리아에 대한 군사개입을 유보하겠다고 10일 밝혔다. 그러나 중재안이 실패할 경우에 대비해 시리아 정권에 대한 군사행동 압박을 병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후 9시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대국민 연설에서 “미국의 군사적 압박과 러시아의 협조 덕분에 무력 사용 없이 화학무기 위협을 제거할 수 있는 고무적인 신호들이 나타나고 있다”며 “외교적 해결책이 논의되는 동안 상·하원의 군사개입 결의안 표결을 연기해 줄 것을 의회 지도부에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지만 중재안의 성공을 예상하는 것은 이르다”며 “외교적 노력이 실패하면 대응할 수 있도록 미군에 군사행동 준비태세를 유지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또 오바마 대통령은 “우리가 행동하지 않으면 시리아 정권과 다른 독재자들이 화학무기 등 대량살상무기(WMD) 사용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며 “국제법을 무시하며 핵무기 개발을 추진하는 시리아의 동맹국 이란을 더 대담하게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북한을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다. 15분에 걸친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은 연설 시작 10분이 지난 뒤에야 러시아 중재안을 처음 언급하는 등 외교적 노력보다는 군사행동의 필요성에 초점을 맞췄다. 이에 앞서 존 케리 국무장관도 하원 군사위원회에 출석해 “러시아의 중재안을 그리 오래 기다리지는 않을 것”이라며 “중재안은 신속하고 진정성이 있어야 하며 검증이 가능해야 한다”는 3대 조건을 제시했다. 유엔은 오바마 연설에 앞서 오후 4시 긴급 안전보장이사회 회의를 열어 러시아 중재안을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돌연 회의가 취소됐다. 미국과 영국의 동의하에 프랑스가 내놓은 결의안에 러시아가 반발했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시리아 정부가 화학무기 프로그램을 외부에 공개하고 국제 감시하에 두되 이행하지 않으면 사후 군사제재에 나선다’는 프랑스의 결의안에 대해 군사개입 가능성 자체를 배제해야 한다는 태도를 보였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성명에서 “어떤 경우에도 미국 등 서방의 군사개입은 배제돼야 한다”고 밝혔다. 파이낸셜타임스는 11일 “러시아가 모처럼 평화조정자로 국제사회의 주도권을 장악하고 미국과도 협력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그렇지만 결의안 내용을 놓고 프랑스와 힘겨루기에 들어가면서 러시아의 ‘외교적 승리’는 오래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새로운 돌파구의 가능성은 케리 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의 12일로 예정된 스위스 제네바 회동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두 장관은 시리아의 화학무기 폐기를 위한 구체적인 협상을 벌이고 유엔 안보리 재소집 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다. 미 상원은 공화당과 민주당 의원 8명의 주도로 ‘유엔을 통한 외교적인 노력이 실패했을 때 군사개입에 나선다’는 수정 결의안 마련에 나섰다. 시리아 정부는 이날 러시아 중재안에 대해 “화학무기 시설을 공개하며 생산을 중단할 준비를 마쳤다”며 전폭적인 수용 입장을 밝혔다. 다만 실제적으로 포기할지는 미지수다. 워싱턴포스트의 외교전문 블로거인 맥스 피셔는 10일 “시리아의 약속은 ‘북한식 지연 전술’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BBC는 “시리아가 화학무기를 숨기려고 하면 현실적으로 이를 막을 방법이 없다”고 분석했다.워싱턴=정미경·파리=전승훈 특파원 mickey@donga.com}

    • 2013-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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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 “시리아 화학무기 유엔 통제” 중재안에 美 “긍정적”

    서방의 공습을 피하기 위해 시리아의 모든 화학무기를 유엔 통제하에 두고 파기하자는 러시아의 중재안에 국제사회가 일제히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이로써 시리아 사태가 서방의 군사 개입에서 외교적 해결로 ‘출구’를 찾는 국면으로 급속히 전환되고 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9일 모스크바를 방문한 왈리드 알무알림 시리아 외교장관과의 회담을 마치고 “시리아의 화학무기를 국제사회의 통제에 맡겨 모두 파기할 것을 촉구하고 ‘화학무기금지협약(CWC)’에 가입하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무알림 외교장관은 “시리아 국민의 생명과 국가의 안보를 걱정하는 국가 지도부의 입장에서 러시아의 제안을 환영한다”고 즉각 화답했다. 반면 시리아 반정부 연합체인 시리아국민연합(SNC)은 공식 웹사이트에 올린 성명에서 “정치적 술책”이라며 반대의 뜻을 밝혔다. 시리아 공습에 대한 의회 표결과 국민 반대 여론에 부닥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의 중재안에 대해 ‘잠정적’이라는 단서를 달면서도 긍정적(potentially positive)으로 평가했다. 그는 9일 CNN CBS 등 6개 방송사와의 개별 인터뷰에서 “러시아와 시리아의 제안은 확실히 긍정적인 발전”이라며 “현실적이라면 미국의 공습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우리는 지금까지 이런 종류의 제스처를 보지 못했다”며 무력 사용 위협이 “재미있는 대화”를 이끌어 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그는 “우리는 끝까지 추궁할 것”이라며 “교묘하게 시간을 끌어 당면한 압력을 피하려는 지연 전술은 원하지 않는다”고 경계했다. 차기 대선 주자로 유력한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도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야생동물 밀거래 방지 행사에 참석해 “시리아 정권이 화학무기를 즉각 국제적 통제 아래 내놓는다면 중요한 발걸음이 될 것”이라고 연설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시리아의 화학무기를 유엔의 감독지대로 옮겨 파괴하자는 제안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반 총장은 ‘유엔 감독지대 설치’가 시리아 사태에 대한 안보리 회원국 간 대립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로랑 파비위스 프랑스 외교장관은 10일 프랑스가 시리아 화학무기를 국제 감시하에 두고 폐기할 것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유엔 안보리에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영국의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도 각각 “흥미로운 제안” “커다란 진전”이라며 긍정 평가했다. 중국의 훙레이(洪磊) 외교부 대변인도 10일 러시아의 중재안을 지지했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시리아가 화학무기를 유엔 통제하에 신속하게 파기할 것인지에 대한 의심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교장관과 회담한 뒤 회견에서 ‘시리아가 공습을 피할 방법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 “다음 주까지 모든(every single bit) 화학무기를 국제사회에 내놓아야 할 것”이라며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고 그렇게 할 수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의 중재안 제시로 상황이 급반전되자 미 상원은 시리아 공습 결의안을 토론에 부칠 것을 결정하는 절차표결을 당초 11일에서 그 이후로 연기하기로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10일 오후 9시 백악관 집무실에서 대국민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파리=전승훈·워싱턴=신석호 특파원 raphy@donga.com}

    • 2013-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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