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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9000명 (유료) 관중 예상합니다.” 15일 수원과의 프로축구 K리그1 28라운드 경기(인천축구전용경기장)를 앞둔 인천 관계자는 13일 올 시즌 최다 관중 동원을 내다봤다. 이전까진 최다 기록이 안방 개막전에 모인 7160명. 경기까진 아직 이틀이나 남았지만 좌석 예매율이 기존보다 3배 이상으로 뛰자 흥행을 기대하는 마음이 커진 것이다. 인천 관계자는 “러시아 월드컵에선 문선민이, 아시아경기에선 김진야가 주목받으면서 이번 주말 경기에 관심이 높아졌다”며 “이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활용해 다양한 홍보 활동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리그가 9월 A매치(국가대표 간 경기) 휴식기를 마치고 15, 16일 재개한다. 9월 두 번의 A매치가 모두 매진되는 등 국내에 불고 있는 축구 열기가 이번 주말 K리그로도 이어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단 각 구단의 표정은 밝다. 러시아 월드컵 독일전 승리부터 시작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우승, ‘벤투호 1기’의 성공적인 9월 데뷔전까지 국가대표가 국내의 축구 열기를 끌어올리면서 덩달아 K리그 예매율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FC서울 관계자는 “이번 여름에는 1만8000여 명의 관중이 가장 많은 관중이었는데 이번에는 2만 명 이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포항과의 ‘동해안 더비’를 앞두고 있는 울산 구단 관계자 또한 “집계가 가능한 이벤트석은 거의 다 매진됐다”면서 “이를 볼 때 1만 명 관중 동원도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지금의 분위기가 ‘반짝 특수’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과거 K리그의 인기를 견인하던 월드컵 효과가 2010년 이후 사실상 자취를 감췄기 때문이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당시 경기당 관중 수는 1만5289명으로 전년도(7142명)보다 두 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한일 월드컵이 열렸던 2002년에는 대회가 끝난 직후인 7월에 리그가 개막했는데 당시 기록한 경기당 관중(1만5839명)은 역대 최고 기록. 독일 월드컵이 열린 2006년 그해의 관중 수(경기당)는 전년도보단 줄었지만 2008년까진 꾸준히 증가했다. 문제는 2010년 이후부터다. 2012년 경기당 관중이 처음으로 1만 명 이하로(6767명) 떨어진 이후부턴 7000명 전후를 유지했고, 2014년 브라질 월드컵 효과는 거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축구계의 한 관계자는 “지금 우리가 목격하듯 축구를 향한 팬들의 열기만큼은 크다. 다만, 2000년대 중반 이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비롯해 그 열기가 빠져나갈 통로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손흥민(토트넘), 이승우(베로나) 등 최근 구름 관중을 몰고 다니는 해외파 선수가 빠지면 지금의 열기가 동시에 사라져버릴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국제대회에서 맹활약했던 K리거를 중심으로 구단별로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해야 한다. 무엇보다 승부에만 집착하지 않는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보여줄 때 팬들은 경기장을 찾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상처받았을 누군가에게 사과의 말을 전하고 싶다.” 한국과의 11일 평가전을 앞두고 인종차별 논란을 일으켰던 칠레 축구대표팀의 디에고 발데스(24·모나르카스·사진)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전한 말이다. 그는 8일 한국 축구 팬의 사진 촬영 요청에 양쪽 눈가를 당기는 포즈를 취했다. 이는 ‘눈이 찢어진 동양인’이란 뜻의 아시아인 비하 행동이다. “누군가를 공격하려는 의도는 아니었다”는 그의 해명에도 성난 국내 여론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사과의 글이 올라간 게시물에 국내 축구 팬의 비난 댓글이 쏟아졌고, 결국 발데스는 몇 시간 만에 해당 SNS를 비공개로 전환했다. 10일 공식 인터뷰에서 레이날도 루에다 칠레 감독이 이번 논란에 관한 국내 취재진의 질문에 “축구에 관한 질문만 해 달라”며 답변을 거부해 성난 민심은 더 거세졌다. 남미 축구 선수의 인종차별적인 행위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6월 한국에서 열린 20세 이하(U-20) 월드컵 8강전(우루과이-포르투갈)에선 우루과이의 페데리코 발데르데가 골을 넣은 뒤 눈을 찢는 골 세리머니를 해 물의를 빚었다. 경기 후에도 발데르데를 비롯해 우루과이 선수 7명은 라커룸에서 손가락을 눈 옆에 댄 상태로 단체 사진을 찍어 물의를 빚었다. 그해 11월 A매치(평가전)에서도 콜롬비아의 에드윈 카르도나가 기성용에게 같은 동작을 취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카르도나에게 5경기 출전금지에 2만 스위스프랑(약 2300만 원)의 벌금 징계를 내렸다. 하지만 이번 논란은 경기 중에 일어난 일이 아니라서 FIFA 징계가 나오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올해 마지막 메이저 테니스 대회인 US오픈 남자 단식에서 우승을 확정한 노바크 조코비치(31·세르비아)는 라켓을 던진 채 그대로 코트에 ‘대(大)’자로 드러누웠다. 그곳은 2년 전 결승전(US오픈) 패배와 함께 긴 부진의 시작점이 된 미국 뉴욕의 빌리 진 킹 내셔널 테니스 센터였다. 2만3000명이 넘는 관중은 두 번째 ‘조코비치 시대’ 개막을 예감하듯 박수와 환호성을 보냈다. 10일 조코비치는 남자 단식 결승에서 후안 마르틴 델 포트로(30·아르헨티나)를 3-0(6-3, 7-6, 6-3)으로 완파하며 우승 상금 380만 달러(약 42억8300만 원)의 주인이 됐다. 대회 전 6위였던 세계랭킹도 3위로 끌어올렸다. 반면 2009년(US오픈)에 이어 생애 두 번째 메이저대회 우승을 노렸던 세계 3위 델 포트로는 이 패배로 랭킹이 한 계단 하락했다. 메이저대회로 따지면 조코비치의 14번째 우승이었다. 이로써 조코비치는 1990년대 테니스 스타이자 자신의 우상이었던 피트 샘프러스(47·미국)와 함께 메이저대회 최다 우승 공동 3위에 이름을 올렸다. 1위는 로저 페더러(37·20회), 2위는 라파엘 나달(32·17회)이다. 특히 윔블던(7월)에 이어 메이저 2연승이라 그 의미가 더했다. 그가 한 해 두 개 이상의 메이저대회를 제패한 것은 2011년(호주오픈, 윔블던, US오픈)과 2015년(호주오픈, 윔블던)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 최근 2년간 조코비치는 팔꿈치 부상과 가정 불화설 등에 시달리며 극강의 모습을 잃었다. 그사이 세계랭킹이 20위권 밖으로 밀리는 치욕도 겪었다. 올해 1월 정현과의 호주오픈 16강전에서도 충격의 패배를 당했다. 박용국 NH농협은행 스포츠단장은 “조코비치가 다시 본연의 무결점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다”며 “30대 후반으로 접어든 페더러와 무릎 부상이 발목을 잡고 있는 나달의 현 상황을 고려하면 조코비치가 다시 세계 테니스 패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벤투호’ 첫 경기에서 빛난 별은 남태희였다. 한국 축구대표팀(A대표팀)과 코스타리카의 친선 경기가 펼쳐진 7일 오후 경기 고양종합운동장. 전반 34분 코스타리카의 중앙 수비진을 뚫고 돌진하던 남태희를 상대 선수가 잡아끌며 넘어뜨렸다. 주심은 곧바로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키커로 손흥민이 나서자 만원 관중은 그의 이름을 목청껏 외치며 응원했다. 하지만 주장 완장을 찬 손흥민의 발을 떠난 공은 오른쪽 골대를 맞혔다. 떠들썩하던 경기장은 순간 정적에 휩싸였다. 하지만 그 정적은 채 ‘1초’를 넘기지 않았다. 집중력을 잃지 않고 골문으로 쇄도한 이재성이 침착하게 골을 터뜨렸다. 남태희는 후반 33분 측면 돌파에 이어 중앙으로 파고들며 수비수 두 명을 제치고 강슛을 날려 추가골을 뽑았다. 이날 공격형 미드필더로 깜짝 선발 출전한 남태희는 골도 골이지만 경기 내내 경기장 곳곳을 뛰어다니는 엄청난 활동량으로 대표팀의 엔진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 부름을 받지 못했던 남태희는 이날의 플레이로 한국 대표팀의 새 지휘봉을 잡은 파울루 벤투 감독(사진)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벤투 감독 체제 아래 첫 경기에 나선 한국이 이재성과 남태희의 골에 힘입어 코스타리카에 2-0 완승을 거뒀다. 코스타리카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32위로 57위의 한국보다 25계단 높은 강호였으나 세대교체 실험에 나선 탓인지 날카로운 면모는 보여주지 못했다. 한국이 경기를 지배했다. 이날 현장 판매분(총 3만6127명)까지 모두 동이 났다. A대표팀 경기가 매진된 것은 2013년 10월 서울월드컵경기장(수용인원 6만5000여 명)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친선 경기 이후 처음이다. 벤투 감독은 4-2-3-1 전술을 들고나와 최전방에 지동원을 세운 뒤 수비수들의 측면 돌파에 이은 공격을 전개했다. 풀백으로 출전한 홍철과 이용이 오버래핑을 통해 전방 깊숙이 공격에 가담했다. 여기에 좌우 측면 공격수로 나선 손흥민과 이재성은 수시로 위치를 바꿔가며 공격을 펼쳤다. 중원에서는 월드컵 도중 부상을 입었던 기성용의 부활이 눈에 띄었다. 기성용은 이날 여러 차례 장기인 정확한 롱패스를 구사했다. 전반 하프라인에서 남태희를 겨냥한 정확한 롱패스를 보내 결국 페널티킥을 유도해 냈다. 벤투 감독은 경기 후 “기성용이 계속 대표팀에서 뛸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고 믿음을 보였다. 손흥민도 중앙과 측면을 가리지 않고 뛰면서 대표팀의 구심점 역할을 했다. 벤투 감독은 후반 들어 아시아경기 금메달의 주역인 황의조 이승우 황인범을 차례로 기용하며 골고루 테스트했다. 벤투 감독은 “우리가 좋은 경기력을 보였고 만족스러웠다. 90분 내내 경기를 지배하는 것을 목표로 했는데 수비도 잘했고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하는 역습도 좋았다. 공격 찬스를 만드는 과정에도 내가 요구한 것을 선수들이 잘 이행했다”고 평가했다. 벤투호는 11일 오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칠레를 상대로 두 번째 평가전을 치른다. 고양=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날개 달고 다시 날아오르자!” 6일 오후 7시경 독일 노스트라인베스트팔렌주 보훔시 루르슈타디온(보훔 안방구장) 옆 한 레스토랑. 이청용(30)과 그의 에이전트인 인스포코리아 윤기영 대표는 재도약을 위한 다짐을 주고받았다. 이청용이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 2부 리그 보홈과 2019년 6월 30일까지 계약(1년 연장 옵션 포함)을 체결한 직후의 저녁 자리였다. 윤 대표는 “(이)청용이는 그간 전 소속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크리스탈팰리스에서 경기를 많이 뛰지 못한 데다가 러시아월드컵 최종 명단에서 떨어지는 등 마음고생이 심했다”며 “독일 2부 리그 진출은 청용이가 다시 자신감을 되찾고 제2의 축구 인생을 살기 위한 도약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청용은 6월 말 크리스탈팰리스와의 계약 만료 이후 2개월여간 “유럽무대에 남겠다”는 일념으로 새 팀을 찾아나섰다. 이번에 새 둥지를 튼 보훔은 과거 김주성(1992~1994년)과 정대세(2010~2012년)가 뛰었던 곳으로 한국 축구 팬에겐 익숙한 팀이다. 독일 무대는 취업비자 발급이 어려운 EPL, 팀별 비유럽 선수(Non-EU) 쿼터(3명)가 장벽으로 작용하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와는 달리 아시아 선수들의 진입이 한결 수월하다. 거기에 먼저 이 무대를 밟은 한국인 선수들의 족적이 후배 선수들의 진출을 돕는다. 윤 대표는 “앞서 한국인 선수가 뛴 적이 있었던 만큼 제바스티안 쉰트칠로츠 보훔 최고경영자(CEP)는 이청용을 눈여겨보고 있었고 다른 한국인 선수 에이전트를 통해 연락을 취했다”며 “‘A매치(국가대표팀 경기) 연간 75% 출전’ 등 까다로운 취업비자 발급 조건이 있는 EPL이나 아시아 선수 영입엔 소극적인 프리메라리가보다 독일 무대의 문은 넓고 그래서 한국인 선수에게 유럽 무대 진출의 교두보가 되곤 한다”고 말했다. 이청용의 합류로 독일 2부리그엔 기존 박이영(장크트파울리) 서영재(뒤스부르크)에 이어 7~8월에 입성한 이재성(홀슈타인 킬)과 황희찬(함부르크)까지 총 5명의 한국인이 이름을 올렸다. 7일 축구 이적 전문사이트 트랜스퍼마르크트에 따르면 한국은 오스트리아(17명) 미국(8명) 프랑스(7명)에 이어 덴마크와 함께 이 리그에 가장 많은 선수를 배출한 국가 공동 4위를 기록했다. 1992년 황선홍(1992~1993년·부퍼탈 SV) 차두리(2002~2009년·빌레펠트 등) 등 한국의 유명 선수도 거쳐간 독일 2부 리그는 유럽의 웬만한 중위권 리그 수준을 넘어선다는 평가를 받는다. 20대 초중반의 이재성 황희찬은 향후 1부 리그 진출이나 더 큰 유럽 리그 진출을 꿈꾸며 이 무대를 선택했고, 서른을 넘긴 이청용은 반전의 발판을 찾기 위해 이 무대를 찾았다. 이청용은 “좋은 클럽에 와서 입단하게 되어 기쁘다”며 “새 마음가짐으로 국내 팬에게 좋은 소식 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김재형기자 monami@donga.com}

‘벤투호 1기’가 첫발을 내디딘다. 포르투갈 출신 파울루 벤투 감독(49·사진)이 지휘봉을 잡은 한국 축구대표팀이 7일 오후 8시 경기 고양종합운동장에서 북중미의 강호 코스타리카와 첫 번째 평가전을 치른다. 이날 경기에선 벤투 감독이 한국에 이식하려는 ‘축구철학’을 엿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벤투 감독은 3일 대표팀을 소집한 뒤 4-3-3 전술을 기반으로 빠른 공수전환과 미드필더의 폭넓은 활동량을 강조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우승으로 한껏 고조된 분위기를 이어나갈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국제축구연맹(FIFA) 순위가 한국(57위)보다 25계단 높은 코스타리카(32위)는 한국과 상대 전적 3승 2무 3패로 박빙을 이루고 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입국장 문을 나오는 순간 번쩍 터지는 카메라 플래시 세례에 그는 쑥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6일 오전 8시경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59)이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에서 베트남을 사상 첫 4강으로 이끈 그는 휴가를 보내기 위해 모국으로 돌아왔다. 베트남 축구 역사를 다시 쓴 그의 주변에는 50명 넘는 취재진이 몰렸다. 박 감독은 “특별하게 한 것도 없는 데 이렇게 아침 일찍 맞이해 주셔서 대단히 감사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또 “작은 성적을 거뒀는데 거스 히딩크 감독님과 비교하는데 부담스럽다. 혼자 힘으로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선수들이 베트남 축구에 발자취를 남겼다고 생각한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지난해 10월 25일 베트남 사령탑에 부임한 그는 1월 아시아축구연맹 23세 이하 챔피언십 준우승에 이어 아시아경기 4강 신화까지 1년 안 되는 짧은 기간에 탁월한 지도력을 펼쳤다. 이런 성과로 박 감독은 베트남에서 유명 인사가 됐다. “베트남 방송에 자주 보도되는 건 알고 있다. 길에 나가면 베트남 국민들이 감사 표시를 한다.” 그는 이번 대회 4강전에서 한국과 맞붙은 데 따른 심적인 스트레스도 털어놓았다. “솔직히 엄청 부담됐다. 내가 한국 사람이고 한국팀을 만나서이기도 하지만 결과에 따라 다양한 스토리가 나올 수 있었다. 경기에 앞서 한국이 절대 못 넘을 벽은 아니라고 선수들에게 강조했는데 너무 긴장을 했다.” 박 감독은 한국에 1-3으로 패한 뒤 크게 실망했다. 박 감독의 에이전트를 맡고 있는 DJ매니지먼트의 이동준 대표는 “한국 경기에서 첫 실점, 첫 패배를 했다. 조국을 상대해 말은 안 했지만 그 충격이 엄청 크게 느껴졌다”고 전했다. 메달은 획득하지 못했지만 박 감독은 베트남에 돌아간 뒤 큰 환대를 받았다. 이 대표는 응우옌쑤언푹 베트남 총리가 아시아경기 메달리스트와 박 감독 등을 관저로 초대해 격려한 자리에서의 일화를 소개했다. 총리는 30분 정도의 축사에서 메달리스트에 대해선 1분만 칭찬하고 나머지를 축구대표팀 얘기만 했다는 것이다. 총리는 수시로 축구대표팀에 문자를 보내 선전을 기원하고 축하를 보내기도 했다. 아시아경기 대표팀 귀국 카퍼레이드 땐 하노이경찰국이 “축구대표팀이 국민들의 열광적인 반응에 혹 봉변을 당할 수 있으니 카퍼레이드는 5명만 허용하겠다”며 축구대표팀 카퍼레이드를 축소하기까지 했다. 박 감독이 아시아경기 때 선수들에게 발 마사지를 해준 게 화제가 되기도 했다. “나는 유튜브를 잘 못 본다. 그게 기삿거리가 될지 몰랐다. 원래 의무실에 자주 가서 부상자를 확인한다. 그날 의무진이 한 명밖에 없어 손이 모자라 직접 해줬는데 그 선수가 찍어서 동영상을 올렸다. 스태프면 선수들을 위해 뭐든 해야 하는 것 아니냐.” 박 감독은 월 2500만 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계약 조건이 동남아 국가의 다른 축구대표팀 감독보다 턱없이 적다는 사실이 보도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박 감독은 “선수들과 즐겁고 행복하게 생활하고 있다. 현재 상태에 만족하며 일하고 있다”고 전했다. ‘민간 외교관으로 한국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는 얘기에 박 감독은 “축구라는 작은 걸 가지고 그런 역할이 되겠는가. 베트남 축구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나는 대한민국 사람이라는 걸 잊지 않고 있다. 태극기를 향해선 늘 예를 갖춘다”는 말로 답했다. 박 감독은 11월 열리는 동남아시아선수권대회(스즈키컵)에서 우승을 노리고 있다. 이 대회에 대비하기 위해 10월 17일부터 10일간 경기 파주 축구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전지훈련을 할 예정이다. “가면 갈수록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부담도 되지만 걱정한다고 될 건 아니다. 즐기면서 도전해야 한다.” 베트남을 뜨겁게 달군 박항서 매직의 ‘시즌 3’가 벌써부터 개봉을 준비하고 있다. 인천=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남자 축구(23세 이하) 금메달 획득의 파급효과가 한국축구대표팀(A대표팀)의 평가전으로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5일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7일 경기 고양종합운동장(수용 인원 3만5000명)에서 열리는 코스타리카와의 경기 예매율은 80%를 넘어섰다. 5일 기준으로 3000여 석만이 남았다는 것이 축구협회 관계자의 설명이다. 1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수용 인원 4만 명)에서 열리는 칠레와의 경기 또한 현재 70%를 넘어서는 예매율을 보여 두 경기 모두 당일에는 팬들이 관중석을 가득 메울 것으로 보인다. 축구협회는 이런 열기의 원동력에 아시아경기 금메달 획득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정섭 축구협회 마케팅 팀장은 “보통 판매 개시일과 경기 당일에 티켓 판매가 가장 많은데 이번에는 한국과 일본의 아시아경기 결승전이 열린 1일과 그 다음 날인 2일에 예매율이 정점을 찍었다. 특히 러시아 월드컵 이후 첫 평가전인 코스타리카 경기 티켓은 그 주말에 전체 판매량의 절반가량이 팔렸다”고 설명했다. ‘숙적’ 일본과의 결승에서 얻은 금메달이라 더 팬들의 관심을 끌었다는 분석이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예전에 (김)진현이가 하던 역할인데 지금은 (송)범근이가 하고 있네요.” 골키퍼 송범근(21·전북)이 미니게임 훈련에 파란색 조끼를 입고 최종 수비수로 필드에 서자 이를 본 대한축구협회의 한 관계자가 전한 말이다. 대표팀 합류 때부터 몸이 좋지 않았던 윤영선과 앞선 훈련에서 가벼운 부상을 당한 황희찬을 대신해 송범근이 다른 역할을 맡은 것이다. 그렇게 송범근은 ‘넘버3’ 골키퍼로서 A대표팀의 첫발을 뗐다. ‘벤투호 1기’의 3일째 소집 훈련이 진행되던 5일 경기 파주 축구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 올해 대표팀 수문장으로 맹활약한 조현우(27·대구·사진)는 없었다. 앞서 출전한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에서 당한 왼쪽 무릎 부상에 발목을 잡힌 것이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이틀간 조현우의 몸 상태를 점검한 결과 여기서 ‘더 악화시킬 필요가 없다’는 의무팀의 의견을 반영해 9월 평가전 명단에서 조현우를 제외하고 송범근을 대체 발탁했다”고 설명했다. 조현우는 당분간 쉬다 소속팀 대구 FC를 통해 정밀 검진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조현우 없이 진행된 이날 훈련에서는 김승규(28·빗셀 고베)가 주도적으로 수비라인을 통솔하며 ‘넘버1’ 수문장 역할을 톡톡히 했다. 현재 대표팀 골키퍼엔 그를 제외하면 김진현(31·세레소 오사카)과 송범근이 있다. 코스타리카(7일)와 칠레(11일) 평가전의 선발 수문장은 김승규의 몫이 될 것이란 전망이 쏟아진다. 전날 4-3-3 전술 다듬기에 무게를 뒀던 벤투 감독은 이번엔 그 전술을 기반으로 ‘공수전환’과 ‘골 결정력 강화’ 훈련에 집중했다. 훈련장 한쪽에선 세르지우 코스타 수석코치의 지휘 아래 김민재 김영권 이용 김문환 등 수비수들이 상대 공격수의 볼을 빼앗아 미드필더에게 안전하게 공을 전달하는 훈련을 30분가량 진행했다. 다른 쪽에선 필리프 코엘류 코치가 손흥민, 황의조, 황희찬, 이승우 등을 스리톱 형식으로 배치해 수비에서 긴 패스가 왔을 때와 공격형 미드필더들이 짧은 패스를 줄 때를 가정해 골망을 가르는 훈련에 집중했다. 각 훈련별로 벤투 감독의 코치진은 명확히 역할을 분담해 시간 낭비 없이 딱 ‘70분’에 맞춰 훈련을 마무리했다. 이날 훈련 직전 파주 NFC에서 열린 대한축구협회와 교보생명의 공식파트너 재계약 행사가 끝나고 이승우(20·베로나)는 “코치진이 섬세하게 지도해 크게 만족하고 있다”며 “벤투 감독님의 훈련 방식에 빨리 녹아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손흥민(26·토트넘) 또한 “(벤투 감독은) 선수들이 어떻게 플레이할지 큰 그림을 정확히 그렸고 열정이 넘친다”며 “그런 (벤투) 감독님의 첫 경기이기도 하고, 최근 분위기가 오른 국내 축구의 흐름을 이어 나가기 위해 9월 평가전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파주=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4백 수비에 빌드업(공격 전개)을 중시하는 ‘벤투호’의 축구 색깔을 엿볼 수 있었다. 4일 경기 파주시 축구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 “짧게 줘!” “(페널티)박스 안에는 세 명이 들어가.” 정보 노출을 꺼려 초반 30분만 공개된 이날 한국축구대표팀 훈련에서 20여 분은 ‘10 대 10 미니게임’이었다. 양 팀 선수가 한 명씩 부족해 완전히 틀이 갖춰지진 않았지만 최후방엔 4명의 수비수를 두고 최전방 공격수로는 3명을 앞세웠다. 얼핏 봐도 4-3-3에 가까운 전술이었다. 김승규(빗셀 고베)와 김진현(세레소 오사카) 등 양 골키퍼는 매번 윙백이나 중앙수비수에게 짧은 패스로 공을 돌려 공격 전개의 기점 역할을 했다. 공격 시엔 좌우 측면 공격수 모두 페널티박스 안으로 들어가 총 세 명의 공격수가 득점 상황에 가담했다. 모두 파울루 벤투 감독(49)이 즐겨 쓰는 전형과 공격 방식이었다. 벤투 감독은 애초 한국 사령탑을 뽑는 면접 때부터 “한국에는 발 기술이 좋은 골키퍼가 있다. 그를 시작점으로 세밀하게 빌드업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벤투 감독은 포르투갈 사령탑 시절(유로2012, 브라질 월드컵)에도 득점력이 좋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루이스 나니를 좌우 측면 공격수로 배치했다. 이날 손흥민(토트넘)을 비롯해 아시아경기 금메달의 주역 8명도 파주 NFC에 짐을 풀었다. 이 중 황인범(아산 무궁화FC)과 김문환(부산)은 이날 생애 처음으로 성인 대표팀 훈련에 참여하며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을 위한 치열한 생존 경쟁에 첫발을 내디뎠다. 황인범은 “(아시아경기 우승 당시) 이게 끝이 아니라 이제 시작이구나라고 생각했다”며 “(A대표팀 생존이) 쉽지 않다는 걸 잘 안다. 파주 NFC에 계속 오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각오를 전했다. 김문환은 “첫인상이 중요하기 때문에 제게 굉장히 중요한 시간이다”며 “간절한 마음으로 뛰겠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축구협회는 이날 “10월과 11월 A매치 평가전 상대로 우루과이와 파나마, 우즈베키스탄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이 세 팀과의 평가전은 우루과이(10월 12일) 파나마(10월 16일) 우즈베키스탄(11월 20일) 순으로 열린다. 이로써 이미 확정돼 있던 코스타리카(7일)와 칠레(11일), 호주(11월 17일)와의 경기를 포함해 벤투호의 올해 하반기 친선 6경기가 모두 정해졌다. 대한축구협회는 “호주 브리즈번에서 열리는 호주와 우즈베키스탄전을 제외하고 파나마와 우루과이전은 국내에서 열리며 정확한 장소와 시간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파주=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금메달을 목에 건 손흥민(26·토트넘)이 3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입국장에 들어서자 환호성과 플래시 세례가 쏟아졌다. 비가 오락가락하는 우중충한 바깥 날씨와는 달리 공항 안 한국 축구대표팀(23세 이하) 귀국 현장은 뜨거웠다. 팬 수백 명은 축하 글이 담긴 피켓을 들고 “(손)흥민 짱!” “빛(황)의조”를 외치며 ‘2연패’의 위업을 달성한 선수들을 열렬히 환영했다. 주요 국제 대회 때마다 아쉬운 성적에 굵은 눈물을 흘리다가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금메달을 획득하며 활짝 웃었던 손흥민은 ‘국가와 국민’부터 얘기했다. 포토존에서 금메달을 깨무는 세리머니로 팬들의 성원에 화답한 손흥민은 “대한민국 유니폼을 입고 (첫) 우승을 하게 돼 기쁘다. 국민들의 성원에 감사하다”며 “축구 선수로서의 목표는 이게(금메달) 전부가 아니다.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소속 팀인 토트넘에 돌아가서도 최고의 선수로 우뚝 서겠다는 각오였다. 이번 대회에서 손흥민의 투혼은 빛났다. 뒤늦게 합류해 조별리그 첫 경기를 뛰지 않았지만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경기 후 최소 48시간 휴식)에 어긋나는 2일 간격의 조별리그는 물론이고 16강부터 결승까지 6경기에 출전해 매번 다리에 경련이 일 정도로 뛰었다. 토트넘에서도 빡빡한 스케줄을 소화한 손흥민은 “중고교 이후 이렇게 (많이) 뛰어본 건 처음이다”라며 “(주장인) 내가 피곤해하면 다른 선수에게 악영향을 미칠 것 같아 더 땀 흘리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대표팀에서 첫 주장 완장을 찬 손흥민은 이어 “이번 우승에 만족하지 않고 한국 축구를 위해 더 열심히 뛰겠다”는 남다른 사명감을 전했다. 우승을 이끈 대표팀 김학범 감독(58·사진)은 와일드카드로 선발된 세 명(손흥민, 황의조, 조현우)에게 공을 돌렸다. “(와일드카드 선수가) 이번만큼 고생한 적은 없는 것 같다. 후배들 앞에서 솔선수범하고 다독거리며 제가 봐도 안타까울 정도로 온 힘을 다했다.” ‘한일전을 앞두고 어떤 말을 했나’라는 질문엔 “‘일장기가 우리 태극기 위에 올라가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김 감독은 이번 대회 목표인 아시아경기 2연패를 달성해 2020년 도쿄 올림픽까지 지휘봉을 계속 잡을 것으로 보인다. ‘인맥 논란’에 휘말렸다가 대회 9골로 맹활약한 황의조(26·감바 오사카)도 이날 한결 밝은 표정으로 취재진 앞에 섰다. 황의조는 “(논란이 일던) 처음부터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며 “빡빡한 경기에 체력이 바닥났지만 정신력으로 완성한 우승이었다”고 말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한국 축구가 처음으로 숙명의 라이벌 일본과 아시아경기 금메달을 다툰다. 2014 인천 아시아경기에 이어 2연패를 노리는 한국은 1일 오후 8시 30분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축구 결승에서 일본을 만난다. 풍부한 경험을 지닌 손흥민(26·사진), 황의조(26), 조현우(27) 등을 앞세운 한국이 선수 전원을 21세 이하로 구성한 일본의 패기를 잠재울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아무도 일본이 그 시간에 훈련 한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결승전을 하루 앞둔 인도네시아 보고르.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로부터 약 60km 떨어진 이곳의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1일 오후 8시 반 사상 최초의 아시아경기 축구 한일 결승전이 열린다. 역대 성인 대표팀 간 한일전은 78번(한국 41승 23무 14패), 23세 이하 대표팀 간 한일전은 15번(6승 4무 5패) 열렸지만 월드컵은 물론이고 올림픽과 아시아경기 대회를 통틀어 결승에서 두 팀이 맞붙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양 팀은 31일 훈련 장소로 지정된 보고르 시내 외곽의 페르시카보 스타디움에서 마지막 훈련을 했다. 한국은 현지 시간 오후 4시부터 5시 반까지 패싱 훈련 등을 진행했다. 잇단 연장 혈투를 치르느라 선수들이 거의 탈진 상태까지 이른 한국 팀은 베트남과의 4강전을 치른 지 사흘 만에 다시 경기에 나서야 한다. 김학범 한국 아시아경기 감독은 선수들의 체력 안배를 위해 하루 전인 30일에는 필드 훈련을 생략하고 수영장과 웨이트 트레이닝 장소에서 간단히 몸 풀기를 한 뒤 하루 동안 휴식을 취했다. 일본은 당초 한국이 훈련을 마친 뒤인 오후 6시부터 1시간 반 동안 훈련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일본은 전날 밤늦게 갑자기 일정을 바꿔 오전 11시부터 낮 12시 반까지 훈련을 진행했다. 조명 문제 때문이라고 했지만 한국 대표팀 관계자들은 일본이 훈련을 끝내고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모습을 보고서야 일본의 훈련 일정이 변한 것을 알게 됐다. 사실상 비공개 훈련을 한 것이다. 한국도 이날 훈련을 15분간만 공개하긴 했지만 일본은 아예 훈련 시간을 급하게 바꿔 혹시라도 있을지 모를 전력 노출을 원천 봉쇄하는 모습을 보였다. 통상 경기 하루 전 실제 경기 시간대에 맞춰 몸을 풀며 신체리듬을 조절하는 것과도 다른 모습이었다. ○ 현실과 미래 사이 김학범 한국 감독은 “모든 것을 기울여 좋은 결승전이 될 수 있도록 약속드리겠다”면서도 “선수들이 너무 업(up)돼서 덤빌까 봐 걱정이다”라고 했다. 한국 선수들에게 이번 경기가 갖는 무게감과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김민재 등 한국 선수들은 “농담이지만 지면 비행기에서 뛰어내리겠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일본의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은 “결승에 올라와 기쁘다. 한국은 매우 강한 상대다. 그러나 준비를 잘했기 때문에 자신 있다”고 했다. 하루 전 모리야스 감독은 “양국은 서로 자극을 주고받으며 아시아 축구에 기여하고 있다. 아시아 최고의 대회라고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번 아시아경기를 앞두고 한국은 손흥민 황의조 조현우 등 와일드카드를 합류시켰다. 아시아 최고 선수로 꼽히는 손흥민(26)뿐만 아니라 러시아 월드컵을 통해 한국의 대표 수문장으로 거듭난 조현우(27), 또 대표팀 발탁 초기 ‘인맥 논란’에 휩싸였다가 대회 9골로 국내 대형 스트라이커 탄생을 알린 황의조(26) 모두 병역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거기에 이승우(20)와 황희찬(22)까지 이번 대표팀 주축 선수 모두 군 미필자다. 이들 모두 최근 파울루 벤투 국가대표팀 감독의 9월 A매치(성인대표팀 경기) 소집 명단에 함께 이름을 올린 만큼 이번 한일전에는 한국 축구의 실질적인 에이스가 상당수 포함돼 있다고 볼 수 있다. 대표팀 대부분의 선수에게 금메달은 꼭 필요한 현실적인 목표다. 반면 일본은 이번 대회에 출전하는 대표팀에 단 한 명의 와일드카드도 합류시키지 않았다. 이번 대회에는 23세 이하 선수들이 출전할 수 있지만 일본 대표팀은 전원 21세 이하 J리거 및 대학 선수들로 구성됐다. 이와사키 유토(20)와 스기오카 다이키(20), 엔도 게이타(21) 등 공수에 걸쳐 20세 전후의 젊은 유망주를 핵심 선수로 배치했다. 일본은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서의 선전을 목표로 어린 선수들로 하여금 좀 더 많은 경험을 쌓게 하면서 장기적인 조직력을 키워가는 데 더 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정점의 한국, 개선되고 있는 일본, 체력이 변수 한국이 전체 참가 팀 중 이번 대회 최강의 공격력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한국은 이번 대회 6경기를 치르면서 17골, 5실점했다. 9골, 2실점을 기록한 일본의 2배 가까운 득점력이다. 9골을 몰아 넣은 황의조의 폭발적인 활약과 3골을 기록한 이승우의 상승세가 무섭다. 한국의 약점으로는 강한 공격력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수비와 미드필드에 있다. 아직 어린 선수들이라 K리그 등에서도 출전 경험이 상대적으로 많지 않은 데다 오랫동안 손발을 맞춘 팀이 아니기 때문에 조직력이 가다듬어졌다고는 할 수 없다. 이런 약점은 조별리그 말레이시아전이나 8강 우즈베키스탄전에서 드러났다. 주축 선수들을 빼거나 일부 선수를 교체했을 때의 전력차 및 경기의 기복이 예상보다 심했다. 한국은 이런 점을 강한 공격력으로 상쇄해 왔다. 일본은 조별리그에서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에 0-1로 패하며 예상보다 약체로 평가되기도 했으나 결국 결승까지 진출했다. 일본 특유의 짧은 패스를 중심으로 한 축구를 구사한다. 2 대 1 패스를 중심으로 수비 뒤쪽 공간으로 파고드는 플레이가 강점이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일본은 스리백을 기반으로 특유의 점유율 축구를 구사하고 있다. 조별리그에선 베트남전 패배를 비롯해 완성되지 않은 경기력을 보였지만 토너먼트를 거치면서 조직력이 되살아났다”며 “왼쪽 윙백을 보는 엔도가 공격 전개의 시발점이 되는 경우가 많고 그의 오버래핑 능력이 돋보인다. 특히 돌파력과 슈팅력이 뛰어난 이와사키의 파괴력이 한국이 주의해야 할 대상”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이 고비마다 강적들을 상대하며 연장 혈투를 치르고 올라온 데 비해 일본은 연장전 없이 결승까지 올라 상대적으로 체력에서 여유가 있다. 일본으로서는 전반을 버틴 뒤 후반을 노리는 전략을 세울 수 있다. ○ 손흥민과 이와사키 이번 아시아경기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선수는 단연 손흥민이다. 영국의 BBC와 미국의 CNN이 모두 손흥민의 병역 문제를 주요 기사로 다루는 등 그의 병역 문제 해결 여부가 세계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손흥민의 몸값은 최근 몇 년 새 폭등했다. 국제스포츠연구센터(CIES)는 최근 손흥민의 이적 시장 몸값을 9980만 유로(약 1284억 원)로 평가했다. 지난해보다 400억 원 이상 뛰었다. 몸값이 1000억 원이 넘는다는 손흥민이지만 이번 우승으로 병역 문제를 해결한다면 주가가 더 올라갈 것이라는 평가가 많다. 하지만 패한다면 여러 복잡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손흥민은 이날 “얼마나 중요한 경기인지 알고 있다. 일본도 결승에 올라올 자격이 있는 팀이지만 우리는 승리에 굶주려 있다. 눈빛을 보면 준비가 돼 있는지 아닌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의 동료 벤 데이비스가 경기 때마다 “굿 럭(Good Luck)” “베스트 럭(Best Luck)” 등 응원 메시지를 전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토트넘은 2023년까지 손흥민과 재계약을 했다. 손흥민이 군 입대를 위해 조기 귀국한다면 토트넘의 전력에도 손실이 불가피하다. 손흥민은 이번대회에서 침투 패스에 주력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이번 대회 팀 내 가장 많은 득점인 4골을 넣은 이와사키가 주목받는다. 2014 일본 전국고교선수권 최우수선수(MVP) 출신으로 J리그 교토 상가에서 뛰고 있다. 스피드를 자랑하는 그는 키 172cm로 한국의 이승우(173cm)와 비슷한 체격이다. 이와사키는 4-2-3-1 포메이션을 주로 구사하는 일본의 왼쪽 측면으로부터 중앙으로 침투하며 공격을 펼친다. 중장거리슛 모두 위협적인 면이 있다. 한국으로서는 이와사키 및 엔도, 하쓰세 료 등의 측면 공격을 저지해야 한다.보고르=김배중 wanted@donga.com / 김재형 기자}

양국의 특급 골잡이 황선홍(한국)과 미우라 가즈요시(일본)가 출전했던 1994 히로시마 아시아경기 남자 축구 8강전. 2-2로 팽팽히 맞선 후반 추가 시간, 연장전으로 넘어갈 뻔한 순간에 황선홍은 극적으로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이를 침착하게 성공시켜 한국의 준결승 진출(최종 4위)을 이끈 황선홍은 그 대회서 총 11골로 역대 대회 최다골 기록을 남겼다. 이 경기는 아시아경기에서 펼쳐진 역대 한일전 중 최고로 손꼽히는 명경기다. 이 경기를 포함해 한국은 그동안 아시아경기에서 일본과 7번 만나 6승(1패)을 거뒀다. 아시아경기에는 2002년 부산 대회부터 23세 이하(U-23) 연령 제한이 도입됐다. 아시아경기 축구는 부산 대회 이전까진 A매치(국가대표팀 간 경기)로 분류됐다. 한국과 일본이 부산 대회 이전까지 6번 맞붙어 한국이 5승 1패를 기록했다. 1998년 방콕 대회 조별예선에서 한국이 2-0으로 이긴 것이 부산 대회 이전 양국의 마지막 대결이었다. 이후에는 2014년 인천 대회 8강에서 한 차례 맞붙어 한국이 1-0으로 이겼다. 아시아경기에서 한국은 1994년 히로시마 대회 이후 24년간 진 적이 없다. 1982년 뉴델리 대회 조별예선에서 1-2로 진 것이 유일한 1패다. 하지만 아시아경기를 넘어 U-23 대표팀 전체 전적은 15경기를 치러 6승 4무 5패로 호각을 이루고 있다. 최근 세 경기만 놓고 보면 한국이 2승 1패로 우세를 보인다. 하지만 마지막 경기인 2016년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한국은 2-0으로 이기다가 막판에 내리 3골을 허용해 역전패당한 쓰라린 기억을 안고 있다. 그동안 한국이 아시아경기에서 통산 4회 우승을 차지한 데 비해 일본은 우승 1회, 준우승 1회를 차지했다. 일본은 2002년 부산 대회 준우승과 2010년 광저우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하면 한국은 각종 기록을 다시 쓰게 된다. 한국 축구 사상 처음으로 아시아경기 2연패 기록을 쓰게 되고 1970년 방콕(미얀마와 공동 우승), 1978년 방콕(북한과 공동 우승), 1986년 서울, 2014년 인천 대회에 이어 통산 5번째 우승을 차지하게 된다. 이란과 함께 공동으로 지녔던 역대 최다 우승국(4회) 타이틀도 단독으로 바뀌게 된다. 황의조가 황선홍이 갖고 있던 단일 대회 최다골 기록을 경신하느냐도 관심을 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아시아경기 최초의 한일 축구 결승전.’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과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이 이끄는 일본 대표팀이 1일 오후 8시반 인도네시아 자와바랏 보고르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아경기 남자 축구 금메달을 놓고 맞붙는다. 역대 성인 대표팀 간 한일전은 78번, 23세 이하 대표팀간 한일전은 15번(1992년 이후 올림픽, 2002년 이후 아시아경기) 열렸지만 월드컵은 물론 올림픽과 아시아경기 대회를 통틀어 결승에서 두 팀이 맞붙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으로서는 아시아 최강의 자리를 놓고 겨뤄온 일본과 많은 것을 놓고 경기를 치른다. ●현실과 미래 사이 이번 아시아경기를 앞두고 한국은 손흥민 황의조 조현우 등 와일드 카드를 합류시켰다. 아시아 최고 선수로 꼽히는 손흥민뿐만 아니라 러시아월드컵을 통해 한국의 대표 수문장으로 거듭난 조현우(27), 또한 대표팀 발탁 초기 ‘인맥 논란’에 휩싸였다가 대회 9골로 국내 대형 스트라이커 탄생을 알린 황의조(26) 모두 병역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거기에 이승우(20)와 황희찬(22)까지 이번 대표팀 주축선수들 모두 군 미필자다. 이들 모두 최근 파울루 벤투 성인대표팀 감독(49)의 9월 A매치(국가 간 경기) 소집 명단에 함께 이름을 올린만큼 이번 한일전에는 한국 축구의 실질적인 에이스들이 상당히 포함되있다고 볼 수 있다. 대표팀 대부분의 선수들에게 금메달은 꼭 필요한 현실적인 목표다. 반면 일본은 이번 대회에 출전하는 대표팀에 단 한명의 와일드카드도 합류시키지 않았다. 이번 대회에는 23세 이하 선수들이 출전할 수 있지만 일본 대표팀은 전원 21세 이하 선수들로 구성됐다. J리거 및 대학 선수들로 구성됐다. 이와사키 유토와 스기오카 다이키(이상 20), 엔도 게이타(21) 등 공수에 걸쳐 20대 전후의 젊은 유망주를 핵심 선수로 배치했다. 일본은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서의 선전을 목표로 어린 선수들로 하여금 좀 더 많은 경험을 쌓게 하면서 장기적인 조직력을 키워가는 데 더 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물론 한국 대표팀도 와일드 카드 3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젊은 선수들로 구축되어 있다. 와일드 카드가 합류했다고 해서 미래 세대의 경험 축적이라는 면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선수 구성만으로 보면 눈앞의 문제를 해결해야할 한국의 우승 의지가 더 강하게 드러났다고 볼 수 있다. 우승하면 한국은 각종 기록을 다시 쓰게 된다. 한국 축구 사상 처음으로 아시아 경기 2연패 기록을 쓰게 되고 1970년 방콕(미얀마와 공동 우승) 1978년 방콕(북한과 공동 우승), 1986년 서울, 2014년 인천 대회에 이어 통산 5번째 우승을 차지하게 된다. 이란과 함께 공동으로 지녔던 역대 우승국(4회) 타이틀도 단독 최다 우승국으로 바뀌게 된다. 황의조가 11골로 황선홍이 갖고 있던 단일 대회 최다 골 기록을 세울지도 관심이다. ●정점의 한국, 개선되고 있는 일본…체력이 변수 한국이 전체 참가 팀 중 이번 대회 최강의 공격력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한국은 이번 대회 6경기를 치르면서 17골 5실점 했다. 9골 2실점을 기록한 일본보다 두 배 가까운 득점력이다. 특히 두 번의 해트트릭을 비롯해 9골을 몰아넣은 황의조의 폭발적인 활약과 3골을 기록한 이승우의 상승세가 무섭다. 한국의 약점으로는 강한 공격력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수비와 미드필드에 있다. 아직 어린 선수들이라 K리그 등에서도 출전 경험이 상대적으로 많지 않은 데다 오랫동안 손발을 맞춘 팀이 아니기 때문에 조직력이 가다듬어졌다고는 할 수 없다. 한국의 이런 약점은 조별리그 말레이시아 전이나 8강 우즈베키스탄 전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주축 선수들을 빼거나 일부 선수를 교체 했을 때의 전력차 및 경기의 기복이 예상보다 심했다. 한국은 이런 점을 강한 공격력으로 상쇄해 왔다. 일본은 조별리그에서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에게 0-1로 패하며 예상보다 약체로 평가되기도 했다. 그러나 일본은 토너먼트를 거치면서 점 점 더 조직력이 좋아지는 모습을 보이며 결국 결승까지 진출했다. 일본은 특유의 짧은 패스를 중심으로한 축구를 구사한다. 2대1 패스를 중심으로 수비 뒷공간으로 파고드는 플레이가 강점이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일본은 스리백을 기반으로 특유의 점유율 축구를 구사하고 있다. 조별리그에선 베트남전 패배를 비롯해 완성되지 않은 경기력을 보였지만, 토너먼트를 거치면서 조직력이 되살아났다”며 “왼쪽 윙백을 보는 엔도가 공격 전개의 시발점이 되는 경우가 많고 그의 오버래핑 능력이 돋보인다. 특히 돌파력과 슈팅력이 뛰어난 이와사키 유토의 파괴력이 한국이 주의해야 할 대상”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은 4강 전에서 포백을 구사했다. 베트남과의 4강전에서 황의조 이승우 황희찬 등 공격수들을 집중배치한데 이어 미드필더진도 주로 공격성향의 선수들을 배치하며 강공을 펼쳤던 김 감독은 일본전에서도 선제 득점을 위해 초반부터 강공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일본은 체력적인 면에서 한국보다 여유가 있다. 한국이 고비마다 강적들을 상대하며 연장 혈투를 치르고 올라온 데 비해 일본은 연장전없이 결승까지 올라 상대적으로 체력에서 여유가 있다. 일본으로서는 전반을 버틴 뒤 후반을 노려볼 전략을 세울 수 있다. ●손흥민과 이와사키 유토 이번 아시아경기에서 가장 주목 받고 있는 선수는 단연 손흥민이다. 한국이 1승을 거둘 때마다 손흥민 관련 속보는 해외 스포츠 뉴스의 단골 메뉴였다. 영국의 BBC와 미국의 CNN이 모두 손흥민의 병역 문제를 주요 기사로 다루었다. 한국이 말레이시아에 패했을 때는 손흥민이 군대를 가야할지 모른다는 전망이 쏟아지더니 결승에 가까워 질수록 손흥민의 병역문제 해결이 가까웠다는 보도가 늘어나고 있다. 손흥민의 몸값은 최근 몇 년새 폭등했다. 국제스포츠연구센터(CIES)는 최근 손흥민의 이적 시장 몸값을 9980만 유로(약 1284억 원)으로 평가했다. 지난해 보다 400억 원 이상 뛰었다. 몸값이 1000억 원이 넘는다는 손흥민이지만 이번 우승으로 병역 문제를 해결한다면 주가가 더 올라갈 것이라는 평가가 많다. 하지만 패한다면 여러 가지 복잡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손흥민은 “나도, 동료도 특별한 각오가 필요 없을 만큼 중요한 상황이다”며 “여기까지 와서 (우승을) 못 하면 바보”라고 전의를 불태웠다.손흥민은 이번 대회에서 자신에게 집중되는 수비를 이용해 상대적으로 생기는 빈 공간으로 침투 패스를 찔러주는 도우미 역할을 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이번 대회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서 사우디아라비아와의 8강전 골을 포함해 팀 내 가장 많은 득점인 4골을 넣은 이와사키 유토가 주목 받는다. J리그 교토상가에서 뛰고 있는 2014 일본 전국 고교선수권 최우수 선수(MVP)출신이다. 스피드를 자랑하는 그는 손흥민과 비슷하게 측면 공격수로 뛰어난 자질을 보이고 있다. 키 172cm로 한국의 이승우(173m)와 비슷한 체격인 이와사키는 4-2-3-1 포메이션을 주로 구사하는 일본의 왼쪽 측면으로부터 중앙으로 침투하며 공격을 펼친다. 중장거리슛 모두 위협적인 면이 있다. 한국으로서는 이와사키 및 엔도 게이타, 하츠세 료 등의 측면 공격을 저지해야한다. 일본은 한국과의 결승전을 앞두고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열세 지만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거듭 밝혔다. 일본의 모리야스 감독은 “한국은 확실히 강한 팀이다. 우리에게 힘든 경기가 될 것이다. 하지만 있는 힘을 다해 부딪힐 것이다. 양국은 서로 자극을 주고 받으며 아시아 축구에 기여하고 있다. 아시아 최고의 대회라고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아시아경기 축구 한일전, 역대 전적은? ▼ 양국의 특급 골잡이 황선홍(한국)과 미우라 가즈요시(일본)가 출전했던 1994 히로시마 아시아경기 남자축구 8강전. 2-2로 팽팽히 맞선 후반 추가 시간, 연장전으로 넘어갈 뻔한 순간에 황선홍은 극적으로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이를 침착하게 성공시켜 한국의 준결승 진출(최종 4위)을 이끈 황선홍은 그 대회서 총 11골로 역대 대회 최다 골 기록을 남겼다. 이 경기는 아시아경기에서 펼쳐진 역대 한일전 중 최고로 손꼽히는 명경기다. 이 경기를 포함해 한국은 그동안 아시아경기에서 일본과 7번을 만나 6승(1패)을 거뒀다. 아시아경기에는 2002년 부산 대회부터 23세 이하(U-23) 연령 제한이 도입됐다. 아시아경기 축구는 부산 대회 이전까진 A 매치(성인 대표팀간 경기)로 분류됐다. 한국과 일본이 부산 대회 이전까지 6번 맞붙어 한국이 5승 1패를 기록했다. 1998년 방콕 대회 조별예선에서 한국이 2-0으로 이긴 것이 부산 대회 이전 양국의 마지막 대결이었다. 이후에는 2014년 인천 대회 8강에서 한 차례 맞붙어 한국이 1-0으로 이겼다. 아시아경기 대회에서만 보면 한국은 1994년 히로시마 대회 이후 24년간 진 적이 없다. 1982 뉴델리 대회 조별예선에서 1-2로 진 것이 유일한 1패다. 하지만 아시아경기를 넘어 U-23 대표팀 전체 전적을 따지면 한국과 일본은 15경기를 치러 6승4무5패로 호각을 이루고 있다. 최근 세 경기만 놓고 보면 한국이 2승1패로 우세를 보였다. 하지만 마지막 경기인 2016년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한국은 2-0으로 이기다가 막판에 내리 세 골을 허용해 역전패당한 쓰라린 기억을 안고 있다. 그동안 한국이 아시아경기 대회에서 통산 4회 우승을 차지한데 비해 일본은 우승 1회 준우승 1회를 차지했다. 일본은 2002년 부산 대회 준우승과 2010년 광저우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은 특이하게도 공동 우승 두 번을 차지했다. 1970년 방콕 대회에서 미얀마, 1978년 방콕 대회에서 북한과 공동 우승했다. 당시에는 아시아경기 대회에 승부차기 제도가 도입되지 않았을 때였다. 1978년 방콕 대회 때 남북한은 전후반과 연장전을 모두 득점 없이 끝낸 뒤 남한 주장 김호곤과 북한 주장 김종민이 공동으로 시상대에 올라 함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일본 J리그 감바 오사카 팬들은 누구보다 한국과 일본의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아경기 남자 축구 결승 결과를 흥미롭게 지켜볼지 모르겠다. 9월 1일 결승에서 일본과 맞붙는 한국에는 감바 오사카에서 뛰고 있는 황의조(사진)가 9골로 득점 선두를 질주하며 맹활약하고 있기 때문이다. 감바 오사카 구단은 29일 한일전 결승 대결이 성사된 직후 구단 공식 트위터에 ‘일본이 준결승에서 이겨 금메달을 놓고 황의조가 있는 한국과 대결한다. 어느 쪽을 응원해도 좋지 않을까’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일본 대표팀뿐 아니라 소속 팀 선수인 황의조에게도 성원의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일본 언론은 “한국이 금메달을 따고 황의조가 병역 혜택을 받으면 그가 더 큰 무대로 가기 위해 J리그를 떠날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감바 오사카로서는 부담을 느낄 만한 보도다. 감바 오사카는 30일 현재 팀 순위 17위로 강등권에 머물고 있어 팀 전력의 핵심인 황의조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지난해 6월 2년 계약으로 성남에서 감바 오사카로 이적한 황의조는 올 시즌 컵대회를 포함해 14골(리그 9골)을 뽑아내며 득점 순위 공동 8위에 올라가 있다. 황의조 의존도가 높은 만큼 감바 오사카는 한국 대표팀 차출을 꺼렸지만 김학범 한국 대표팀 감독의 끈질긴 설득으로 태극마크를 달게 됐다. 일본 대표팀에는 감바 오사카에서 황의조와 한솥밥을 먹고 있는 하쓰세 료(21·수비수)도 있다. 황의조는 “아시아경기에 오기 전에 (감바 오사카) 동료들이 하쓰세에게 ‘결승에서 황의조를 만나면 양보하라’는 농담까지 했다”고 말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베트남은 굉장히 안정적인 팀이 됐다. 조별리그부터 5경기 무실점으로 왔다. 공격으로 나올 때는 굉장히 빠른 속도로 나온다. 한 템포 빠른 다이내믹한 경기가 필요하다고 본다. 모든 걸 쏟아붓겠다.”(김학범 한국 감독) “한국도 연장전까지 했고 우리도 연장전까지 했다. 기술적인 면이 부족해 체력이 필요한 조직력으로 대응하는 우리는 그런 부분이 염려가 된다.”(박항서 베트남 감독) 비주류의 인생을 살아온 두 사람이 결국 정상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마주쳤다. ‘잡초’ 김학범(58)과 ‘쌀딩크’ 박항서(59)다. 29일 오후 6시 인도네시아 자와바랏 보고르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남자 축구 준결승전에서 마주 선다. 김 감독은 독종이었고 잡초처럼 끈질겼다. 서울 출신으로 일찍 부모를 여읜 김 감독은 “숙소에서 먹여주고 옷(유니폼)도 주기에” 운동을 시작했다. 서울 후암초등학교 5학년 때였다. 강릉농공고와 명지대를 졸업하고 1984년 실업팀 국민은행에 입단해 1991년 말까지 활동했으나 태극마크는 한 번도 달지 못했다. 은퇴한 그는 국민은행 퇴계로지점에서 은행원으로 일하며 ‘예금모집 실적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축구에 대한 갈증을 풀지 못해 국민은행 코치로 지도자의 길을 걷기 시작한 그는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23세 이하(U-23) 대표팀 코치를 맡았다. 명지대에서 학사, 석사, 박사(운동생리학·2006년 취득) 학위를 따내며 축구계에서 드문 ‘박사 지도자’ 타이틀을 달았다. 휴식기에는 사비를 털어 남미와 유럽에서 선진 축구를 독학하는 열정을 보였다. 호통과 지옥훈련으로 유명했던 그에게는 잉글랜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다혈질 명장 알렉스 퍼거슨에 빗댄 ‘학범슨’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박 감독은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히딩크호’의 수석 코치로 이름을 알렸다. 폴란드와의 첫 경기 당시 선제골을 넣은 황선홍(전 서울FC 감독)이 박 감독에게 달려가 안긴 것은 지금까지 회자되고 있다. 선수들과 격 없이 지내며 동기 부여를 하는 능력이 탁월했다. “잘하는 선수를 더 잘하게”하기보단 “못하는 선수를 일취월장시킨다”는 평가가 따랐다. 박 감독은 2002 월드컵 직후 그해 열린 부산 아시아경기 대표팀의 감독직을 맡았지만 3위에 그치며 대표팀 사령탑에서 내려왔다. 축구계 관계자는 “당시 박 감독은 ‘보스’보단 ‘보좌관’ 이미지가 강했다”며 “고집도 약간 세 나쁘게 평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국내에서 저평가된 측면이 있다”고 했다. “더 내려갈 곳이 없었다. 해외에서 다시 시작하고 싶었다”는 것이 박 감독의 심정이었다. 선수들의 발을 직접 마사지해 주는 등 박 감독의 ‘파파(아버지) 리더십’은 베트남을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챔피언십 준우승에 올려놓으며 다시 꽃피었다. 쌀 주산지인 베트남의 히딩크라는 뜻에서 ‘쌀딩크’라는 별명도 얻었다. 박 감독은 “대한민국을 사랑하지만 베트남 감독으로서 책임과 의무를 다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김 감독은 “서로를 너무 잘 알고 있다”며 “조현우 장윤호 등 컨디션이 좋지 않은 선수들이 있다. 끝까지 지켜보고 출전 명단을 정하겠다”고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김 감독은 말레이시아와의 경기에서 선수들의 체력 안배를 위해 일찍 로테이션을 가동했다 집중 비난을 받았고, 박 감독은 모든 경기에서 지나치게 전력을 쏟아부어 체력 안배에 신경 쓰지 않는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비슷한 듯 다른 두 감독이 4강 골목에서 마주친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한국 축구의 간판 손흥민(26·토트넘)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에서 금메달과 인연을 맺지 못하면 곧바로 병역 문제와 직면한다. 현재 손흥민의 입대 연기 사유로 알려져 있는 ‘국외 거주’로는 만 27세까지만 입대 연기를 할 수 있다. 그 마지노선인 2019년 12월까지 1년 4개월여가 남은 상황이라 손흥민에겐 이번 대회가 병역 특례를 받을 수 있는 마지막 대회다. 국가대표로 올림픽에서 동메달 이상을 기록하거나 아시아경기에서 금메달을 딸 경우 병역 특례가 주어진다. 손흥민에겐 군 복무를 K리그에서 해결할 기회도 사실상 없다. 동북고를 중퇴(최종 학력 중졸)한 손흥민은 4급 보충역(사회복무요원) 대상자다. 현역 입영 대상만 입단할 수 있는 K리그1의 상주 상무(국군체육부대)나 K리그2 아산 무궁화(경찰청)에 들어가려면 고졸 검정고시를 통과해야 한다. 두 팀마저도 만 27세까지만 지원할 수 있는 데다 지원 시점에 해당 선수가 K리그 소속(6개월 이상)이어야 가능하다. 토트넘과의 계약이 2020년까지인 손흥민에게 그 조건을 맞추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2011년 AS모나코 시절 박주영이 그랬던 것처럼 독일 영주권(5년 이상 체류)을 획득한 뒤 만 37세까지 병역을 미루는 방법도 있다. 손흥민은 2009년 11월 독일 분데스리가 함부르크에 입단한 이후 레버쿠젠(2013년 3월)을 거치는 동안 5년 넘게 독일에 머물렀다. 문제는 영주권을 획득해도 해외 거주의 명확한 사유가 있어야 연기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거기에 2011년 프랑스 영주권을 획득해 입대를 연기하자 국내 비난 여론에 시달렸던 박주영의 사례는 손흥민에게 큰 부담이다. 박주영은 우여곡절 끝에 2012 런던 올림픽 동메달로 병역 특례 혜택을 받았지만 그 후에도 스포츠 스타 병역 논란 때마다 거명되는 불명예를 떠안았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주요 경계 대상은 최전방 공격수 자비킬로 유린보예프와 공격형 미드필더 이크로미온 알리바예프이다.” 한국축구대표팀이 23일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남자축구 이란과의 16강 전에서 공수의 조직력이 돋보이는 원(One)팀의 모습을 보이며 2-0 완승을 거둔 것이 남은 ‘금메달 여정’에 파란불을 켜는 긍정적인 신호였다. 조직력은 한국이 꿰맞춰야 할 마지막 퍼즐로 지적됐었다. 여기에 이승우(20·베로나)가 이번 대회 첫 골을 신고하면서 에이스 손흥민(26·토트넘)의 공격 부담은 줄고, 한국의 공격 옵션도 늘었다. 이날 대회 5호 골을 기록하며 자신감을 올린 황의조의 골 행진도 매섭다. 김대길 KBSN 해설위원은 “(조별리그에서)뭔가 나사가 풀린 듯한 모습을 보인 한국축구가 제 궤도를 찾은 것 같다”며 “우즈베키스탄만 넘으면 한국의 우승 행보에 ‘큰 산’은 모두 넘어서게 되는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이 27일 8강에서 만나는 우즈베키스탄은 올 초 열린 2018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강호다. 당시 우승 멤버가 대거 포함돼 조직력이 잘 갖춰져 한국과 함께 우승후보로 꼽힌다. 홍콩과의 16강전에서 각각 골을 기록한 유린보예프(23)와 알리바예프(24)는 한국이 경계해야 할 주의 인물 1순위다. 주로 4-2-3-1 전술의 원 톱 자리에 서는 유린보예프는 큰 키(186cm)와 정확한 골 결정력으로 이번 대회에서 팀 내 최다인 4골을 기록하고 있다. 홍콩전에서 ‘원더골’을 보여준 알리바예프의 킥 능력도 경계 대상이다. 와일드카드로 합류한 그는 이번 대회에서 3골을 넣었다. 중원에선 AFC 23세 이하 챔피언십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오딜존 함로베코프(22)가 책임지고 있다. 태극전사들은 24일 인도네시아 자와바랏주 치카랑 인근 브라질리언 사커 스쿨 브카시 그라운드에서 45분 동안 회복훈련을 하며 8강전을 준비했다. 이란전 후반에 고질병이던 무릎 통증을 호소하며 교체로 나간 수문장 조현우(27·대구)는 병원 진료를 위해 이날 훈련에선 빠졌다. 한편 한국여자축구대표팀은 24일 홍콩과의 8전에서 5-0 대승을 거두고 준결승에 올랐다. 한국은 25일 북한-일본의 승자와 28일 준결승전을 치른다.김재형기자 monami@donga.com}
첫 선발 출전이었지만 화려했다. 이승우(20·베로나)가 난적 이란과의 대결에서 수비수 세 명을 제치고 그림 같은 추가골을 터뜨리며 한국의 아시아경기 8강 진출에 힘을 보탰다. 23일 인도네시아 치카랑 위바와무크티 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이란의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16강전. 지면 곧바로 탈락하는 토너먼트 경기를 앞두고 걱정이 많은 경기였다. 앞서 부진한 경기력을 보였던 김학범호는 이날 이승우 선발 카드를 처음 꺼내 들었다. 그동안 개인기는 뛰어나지만 체력과 수비능력에서 의문부호를 달고 다녔고 감기 몸살로 컨디션 난조까지 겹쳤던 이승우는 이번 대회 처음으로 선발로 나섰다. 후반 10분. 상대 문전에서 공을 잡은 이승우는 측면에서 중앙으로 침투하며 이란의 수비수들을 제치는 그림 같은 개인기를 발휘한 뒤 화려한 오른발 슛을 성공시켰다. 이승우 외에 손흥민(26·토트넘) 등 베스트 멤버를 가동한 한국은 이란에 모처럼 2-0 완승을 거두었다. 이란은 수비에 무게중심을 둘 것이란 예상과는 달리 경기 초반부터 한국 수비진을 매섭게 몰아쳤다. 평균 나이 20.25세로 한국(22.05세)보다 어린 이란은 체격 좋고 패기 넘치는 선수들을 앞세워 공격에 집중했다. 경기는 치열한 기 싸움으로 이어졌다. 한국은 전반에만 경고 한 장을 포함해 파울 6개를 기록하며 막아섰다. 이란 또한 6개의 반칙(경고 한 장)을 저질렀다. 전반 31분에는 황인범의 반칙에 발끈한 이란 선수들이 한국 선수들을 밀치면서 2분여간 양 팀 선수들이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한국은 황의조(26·감바 오사카)의 선제골로 팽팽하던 균형을 깼다. 전반 40분 상대 왼쪽 측면에서 김진야가 밀어준 공을 황인범이 왼발 슬라이딩 패스로 황의조에게 전달했고 황의조는 이를 침착하게 오른발로 마무리했다. 기세가 꺾인 탓인지 이란은 전반같지 않은 후반전을 보냈다. 한국이 경기를 주도하는 가운데 간간이 나오는 이란의 역습 또한 전반만큼 날카롭지 않았다. 4-3-3 전술의 오른쪽 윙포워드로 나선 에이스 손흥민은 중앙을 넘나들며 해결사보단 플레이 메이커 역할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승리로 손흥민은 2008년 아시아축구연맹(AFC) 16세 이하 챔피언십 결승전(1-2 패) 이후 10년간 따라다니던 이란전 무승(1무 5패)의 징크스를 깼다. 한편 한국은 이날 홍콩을 3-0으로 꺾은 우즈베키스탄과 27일 8강전에서 만나게 됐다. 기분 좋게 8강에 올랐지만 이란전 후반에 부상으로 교체된 골키퍼 조현우가 경기에 나설 수 있을지가 큰 변수다. 우즈베키스탄은 올해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우승 멤버 15명이 포함된 강팀이다. 홍콩과의 16강전까지 13득점에 무실점 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김재형 monami@donga.com / 치카랑=김배중 기자}

한국 축구의 에이스 손흥민(26·토트넘)이 오랜 숙제였던 이란전 첫 승에 도전한다. 현역 아시아 최고 선수로 불리는 손흥민이지만 그동안 ‘난적’ 이란만 만나면 고개를 숙였다. 연령별 대표팀에서 이란과의 경기에 출전해 승리를 맛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이란과의 첫 대결이었던 2008 아시아축구연맹(AFC) 16세 이하 챔피언십 결승에서는 1-2로 졌다. 성인대표팀에서도 그는 이란과 다섯 번 경기(출전 경기 기준)를 치러 1무 4패를 기록 중이다. 손흥민이 이란을 상대로 골을 터뜨린 적은 없다. 23세 이하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의 주장 손흥민은 23일 오후 9시 30분(한국 시간) 인도네시아 치카랑에서 열리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16강전에서 이란을 만난다. 그는 “이란은 모든 연령대에서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상대를 의식하기보다 우리의 경기력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20일 키르기스스탄과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대회 첫 골을 터뜨리며 득점 감각을 끌어올린 그는 경기 후 동료들에게 이번에는 꼭 이란을 꺾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와일드카드(24세 이상 선수)로 대회에 참가 중인 그는 후배들에게 “16강부터 약한 팀은 짐을 싸서 집에 가게 된다. 지면 모든 것이 끝이다”라고 강조했다. 이란전에서 왼쪽 측면 공격수로 나설 전망인 손흥민은 자신이 집중 견제에 시달릴 때 최전방 공격수 황의조(감바 오사카) 등에게 패스로 득점 기회를 만들어줄 능력이 있다. 그는 연계 플레이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동료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고 있다. 대표팀 관계자는 “손흥민이 주장으로서 단체 미팅과 포지션별 미팅을 실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와일드카드 선수가 없는 이란은 20명의 선수 중 7명이 10대로 구성된 ‘패기의 팀’이다. 탄탄한 체격 조건을 앞세운 끈끈한 수비와 빠른 역습이 강점인 이란은 침투 패스와 측면 돌파로 한국을 공략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민첩하고 개인기가 좋은 왼쪽 윙어 가예디 메디(20)의 공격이 매섭다. 미드필더 메디하니 모하마드 메디(21)는 팀 공격의 조율사 역할을 하며 공격형, 수비형 미드필더를 모두 소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메디는 이번 대회 1골을 기록 중이다. 역대 아시아경기 이란전 상대 전적(3승 2무 4패)과 토너먼트에 대한 부담감 등으로 한국수비진이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다. 대표팀은 수비 리더인 중앙 수비수 김민재(전북)가 경고 누적으로 이란전에 나올 수 없다. 황현수(FC서울) 정태욱(제주) 등으로 구성된 중앙 수비진은 민첩성이 떨어진다는 약점이 있다. 이 때문에 와일드카드인 골키퍼 조현우(27·대구)가 수비진 전체를 적극 조율해야 한다. 골키퍼는 수비의 최후방에 있기 때문에 수비 간격 조절 등을 구두로 지시할 수 있다. 조현우는 “후배들이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경기 중에도 따끔한 말을 많이 하겠다”고 말했다. 16강전부터는 정규시간과 연장전에서 승부를 내지 못하면 승부차기에 돌입한다. 조현우는 “(승부차기) 훈련을 굉장히 많이 했기 때문에 자신 있다. 승부차기를 하게 된다면 내가 (상대의 슈팅을) 막아서 승리하는 상황이 올 것이다”라고 말했다.정윤철 trigger@donga.com·김재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