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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창수 GS 회장(사진)이 임직원들에게 기술 변화 시대에 대한 신속한 대응을 주문했다. 허 회장의 주문에는 과거의 경직된 사고방식으로는 다가올 혁신에 제대로 대처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GS는 서울 강남구 GS타워에서 허 회장과 허진수 GS칼텍스 회장 등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경영진 등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올해 마지막 임원 모임을 개최했다. GS는 분기마다 허창수 회장이 주관하는 임원 모임을 열어 허 회장의 메시지를 임직원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허 회장은 이 자리에서 “우리는 지금 다양한 혁신기술이 서로 결합해 변화를 만들고 파괴적 혁신이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가속의 시대’를 경험하고 있다”며 “시장의 변화에 따라 신속히 전략을 수정하고 자원을 배분할 수 있는 전략적 유연성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 회장이 언급한 ‘가속의 시대’라는 표현은 2002년 퓰리처상을 수상한 미국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의 최근 저서 ‘늦어서 고마워’에 나온 말이다. 프리드먼은 기술 발전과 세계화, 자연환경이 폭발적인 속도로 변화를 거듭하는 최근의 시기를 가속의 시대라고 표현했다. 허 회장은 이날 북핵 리스크와 기술 혁신을 가장 큰 잠재적 위협 요소로 언급했다. 그는 “최근 북핵 문제를 포함한 지정학적 리스크로 정치 경제적 불안정성이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또 “변화 예측이 어렵고 속도가 빠를수록 그에 민첩하게 대응하는 역동적인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최근 GS의 각 계열사는 새로운 미래 먹거리를 찾고 기존 사업은 강화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GS홈쇼핑은 GWG(Grow with GS)라는 스타트업 투자 프로그램을 만들어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시너지 효과를 이끌어 내고 있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보령 LNG(액화천연가스) 터미널을 올 1월부터 가동해 연간 300만 t의 LNG 저장 및 공급 능력을 갖췄다. 허 회장은 “새롭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지금 우리가 잘하는 분야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고, 미래 먹거리 창출에도 과감하고 지속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영 활동에서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점도 언급했다. 허 회장은 “일상적인 경영 활동부터 주요 투자 의사 결정까지 원칙을 준수하고 기본을 실천하는 문화가 뿌리내려야 고객과 시장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당부했다. 또 “안전은 어떤 것과도 타협할 수 없는 기본 중의 기본”이라며 건설 분야를 염두에 둔 주문도 덧붙였다.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정책을 염두에 둔 듯한 발언도 있었다. 허 회장은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가는 노력도 함께 해야 한다”고 말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조현준 효성 회장(49)이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섬유전시회에 참석해 직접 현지 고객들을 만나고 기술 개발을 강조했다. 회장 취임 뒤 첫 해외 전시회 참가지를 중국으로 택해 중국 시장에 공을 들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17일 효성은 조 회장이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섬유전시회 ‘인터텍스타일 상하이 2017’에 참석했다고 밝혔다. 효성은 이 전시회에서 18개 고객사와 함께 부스를 세우고 자사 스판덱스(신축성을 가진 합성섬유의 일종) 브랜드 크레오라 출시 25주년을 기념해 만찬도 열었다. 현장을 찾은 조 회장은 직접 부스에서 현지 중국 고객사 관계자들과 마주 앉아 상담하고 설명도 했다. 이 자리에서 조 회장은 현장 직원들에게 “현장에서 느낀 고충과 고객의 목소리가 기술 개발, 품질 혁신의 출발점이 된다”며 고객 중심의 자세를 강조했다. 또 “혼자 가면 빨리 가지만 함께 가면 멀리 간다는 말이 있듯, 중국을 비롯해 전 세계 고객과 함께 성장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지난해 4300억 달러(약 486조8000억 원) 규모의 세계 최대 섬유시장이다. 스판덱스 분야에서 2010년부터 세계 정상에 오른 효성은 올해 중국 취저우(衢州) 공장을 증설하는 등 중국에 공을 들이고 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SK와 중국 최대 석유기업 시노펙이 합작한 중한석화가 설립 4년 만에 자체 이익으로 7400억 원 규모의 재투자를 단행한다. 최태원 SK 회장의 첫 대규모 중국 프로젝트가 비로소 결실을 맺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17일 SK이노베이션은 자회사 SK종합화학과 시노펙이 세운 중한석화가 연간 생산량을 기존보다 36% 늘리는 투자를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투자는 SK나 시노펙이 자금을 출연하는 것이 아니라 중한석화가 그동안 창출한 자체 이익으로 재투자를 결정한 것이다. 중한석화는 총 7400억 원을 들여 생산공장 공정 개선에 착수해 2020년 마무리지을 예정이다. 새로 공장을 건설하는 대신 기존 설비를 효율화하고 새 장비를 장착하고 비효율 요소는 제거한다. 개선작업이 끝나면 중한석화의 연간 화학제품 생산량은 현재의 220만 t에서 300만 t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제품별로는 에틸렌이 110만 t, 폴리에틸렌이 90만 t, 폴리프로필렌이 70만 t, 기타 제품이 30만 t이다. 플라스틱의 원료인 에틸렌은 비누, 자동차, 폴리염화비닐(PVC) 등 산업 전 분야에 쓰여 ‘산업의 쌀’로 불린다. 현재 중국에서는 에틸렌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관련 산업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중국의 에틸렌 및 관련 제품 자급률은 60%에 불과하다. 이번 투자로 SK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으로 인한 ‘차이나 리스크’ 등 주변의 우려도 씻게 됐다. 중한석화는 SK종합화학과 시노펙이 2013년 10월 각각 35 대 65 비율로 총 3조3000억 원을 투자해 세웠다. 이는 한중 수교 이후 최대 규모의 석유화학 합작 프로젝트다. 이를 성사시키기 위해 2006년부터 직접 중국을 오간 최 회장은 올해도 7, 8월 연이어 중국을 찾아 시노펙 관계자, 현지 시(市) 정부 관계자를 만나 사업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최근 SK종합화학을 비롯한 화학업체들은 ‘슈퍼 사이클’이라 불리는 호황에 올라타 있다. 원래 슈퍼 사이클은 반도체 업계에서 쓰이는 말이다. 석유화학의 핵심 제품인 에틸렌은 올해 들어 가격이 계속 뛰고 있다. 6월만 해도 t당 920달러(약 104만 원)였지만 이달 1304달러(약 147만 원)로 뛰었다. 미국 텍사스 석유화학지대를 허리케인 하비가 강타하면서 미국에서만 1800만 t 규모의 생산 차질이 벌어진 것이 한 이유였다. 한국 기업들은 이 타이밍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은 공장 증설 등을 통해 생산을 늘렸다. 한화케미칼도 중국 시장의 PVC 수요 증가 등으로 3분기(7∼9월) 매출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은 “이번 투자는 SK와 시노펙 사이에 강한 의지와 신뢰가 있어 가능했다. 향후 중국 화학사업 확장에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한화의 방산계열사 한화테크윈, 한화지상방산, 한화시스템, 한화디펜스가 17∼22일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열리는 서울국제항공우주 및 방위산업전시회(서울 ADEX 2017)에 참가한다. 한화는 북핵과 미사일에 대응하는 위성용 영상레이더, 전술 지대지 유도무기 등 첨단 장비를 전시할 예정이다. 2년마다 열리는 국내 최대 방산전시회인 ADEX에는 올해 32개국 386개 업체가 참가한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내달 삼성 등 5대 그룹 경영진과 만난다. 올 6월 4대 그룹 경영진을 만나 스스로 변화할 것을 주문했던 김 위원장은 이번 2차 간담회에서 대기업을 더 강하게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16일 대한상공회의소와 공정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내달 2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에서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롯데의 전문경영인을 만난다. 김 위원장이 먼저 재계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취임 이후 가맹사업, 대규모 유통업, 하도급 분야의 갑을관계 개선 대책을 의욕적으로 내놓았다. 대기업 정책에 대한 공정위의 방향을 시장에 충분히 알렸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대기업에 “자율 상생 방안을 찾아 달라”고 강조해 왔다. 그러나 공정위 내부에서는 대기업이 김 위원장의 주문에도 ‘액션’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보는 기류가 강하다. 올해가 가기 전에 간담회 일정을 다시 잡은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4대 대기업 외에 롯데가 새로 포함된 것 역시 공정위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라는 평가다. 공정위 관계자는 “공정위 입장을 다시 한 번 설명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은 최근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퇴진 의사를 밝힌 뒤라 누가 참석할지 불투명하다. 현대차는 정진행 사장, SK는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LG는 하현회 사장 등 6월 회동에 참석했던 경영인들이 다시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황각규 롯데지주 사장이 참석할 가능성이 크다. 한 재계 관계자는 “총수 재판이나 실적 부진으로 내부 사정이 어려워서 적극적인 개혁 조치에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은택 nabi@donga.com / 세종=김준일 기자}
주말에 카메라를 들고 경복궁 옆 서촌마을을 찾았다. 골목에 자리 잡은 오래된 책방과 명소, 옛날 가옥들은 경복궁 돌담과 어울려 고즈넉한 정취를 자아냈다. 예전에는 반대편에 있는 삼청동도 종종 갔지만 지금은 안 간다. 그곳에 자리 잡고 있던 친숙한 풍경들은 대기업의 프랜차이즈 상점, 유명 커피브랜드에서 만든 대형 카페로 대체된 지 오래다. 역사와 아름다움, 공공성은 사라지고 영악한 자본주의의 건축물이 생겨났다. 현재 문재인 대통령의 청와대 이전 안을 그리고 있는 승효상 씨는 건축의 공공성을 강조하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건축가다. 그는 문 대통령과 부산 경남고를 함께 다녔으며 당시 문과 수재는 문재인, 이과 수재는 승효상이라는 말이 돌았다고 한다. 이 책에는 원래의 기능과 목적을 잃고 변질된 요즘 건축에 대한 안타까움이 묻어난다. 건축은 원래 사람을 보호하고 안정된 생활을 해 나갈 수 있도록 삶의 기반 역할을 해야 하지만 요즘은 아니다. 일부 정치인에게 건축은 임기 내 치적을 자랑하는 도구이고, 건물주에게 건축은 임대료 상승으로 차익을 챙기는 부 증식의 수단이다. 그러한 건축물들의 공통점은 거대하고, 빈 공간을 남기지 않고, 주변의 자연, 환경, 역사와 단절됐다는 것이다. 서울시청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가 건축가들 사이에서는 대표적인 예로 통한다. 이 건물이 서울의 어떤 역사와 의미를 담았는지, 동대문의 어떤 이야기를 담았는지 보는 사람들은 알 수가 없다. 다행히 최근 일각에서는 이에 대한 반성과 새로운 시도도 엿보인다.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앞 신촌 명물거리는 원래 버스, 택시, 승용차들이 몰리는 ‘교통지옥’이었지만 이를 대중교통 전용거리로 바꾸고 주말에는 도로를 막아 보행자들에게 내줬다. 오래된 책방이나 골목을 허물거나 대형 건물을 짓는 대신, 이를 보존하고 동네 명소로 발전시키려는 움직임도 있다. 그러한 곳들에는 사람들이 모여들어 서로 사회적인 관계를 맺고 삶의 이야기를 쌓아나간다. 승 씨는 “개인이나 특정 집단이 사용하는 건축물이 아니라 도시민 모두가 사용할 수 있는 빈터나 길가에 도시의 본질이 있다”고 썼다. 사람이 어떤 건물을 짓느냐에 따라 그 안, 그 주변에 사는 사람들의 생활과 삶도 변한다. 사람을 위한 건축, 사람을 위한 도시가 늘었으면 한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LG화학이 내년 준공 예정인 폴란드 브로츠와프 전기차 배터리 공장의 생산능력을 2배로 상향 조정했다. 본격적으로 다가올 전기차 시장의 주도권을 잡고 유럽 주요 완성차 업체들에 공급을 늘리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13일 로이터와 일렉트렉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LG화학은 전날(12일) 주요 외신들에 리튬이온 배터리 공장 운영 계획을 밝혔다. LG화학이 2015년 건설을 시작한 폴란드 공장은 기공식 당시 연 생산량이 5만 팩(전기차 5만 대분)으로 발표됐다. 하지만 이날 LG화학은 이를 10만 팩으로 늘려 잡았다고 밝혔다. LG화학의 현재 연 전기차 배터리 생산량은 한국의 오창 공장을 비롯해 미국 홀랜드 공장, 중국의 난징 공장 등을 합해 28만 팩 규모다. 유럽은 주요 자동차 업체들이 전기차 생산 경쟁을 벌이고 있는 시장이다. 독일의 폴크스바겐과 BMW를 비롯해 볼보 등 주요 업체들이 전기차를 생산 중이다. 쉐보레의 전기차 볼트EV에도 LG화학은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LG화학은 폴란드 공장을 유럽 전기차 배터리 전진기지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웅범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 사장은 “우리는 폴란드 공장을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의 메카로 만들 것이다. 유럽 최대 규모의 전기차용 리튬 배터리 공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공장을 전기차 배터리 생산의 허브로 만들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신은 LG화학이 기본 소재부터 모든 공정을 현지 공장에서 진행할지 아니면 일부 부품은 수입해 조립하는 식으로 할지 불확실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공장에 지어질 연구개발 센터에는 자동화, 전자, 화학, 정보통신 등 다양한 분야에서 400여 명의 엔지니어가 고용될 것이고 공장 전체로는 2500여 명의 고용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최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 집계에 따르면 올 1∼8월 LG화학은 배터리 공급량 기준으로 세계 3위(2686MWh·메가와트시)를 기록했다. 1위는 일본의 파나소닉(5659MWh), 2위는 중국의 CATL(3155MWh), 4위는 역시 중국의 BYD(2372MWh)였다. 5위는 삼성SDI(1409MWh)였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한국과 미국이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을 시작한 가운데 양국 재계가 기존 FTA의 이익균형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를 공동 발표했다. 10일(현지 시간) 전국경제인연합회와 미국상공회의소는 미국 워싱턴 미국상의회관에서 제29차 한미재계회의 총회를 개최했다. 한국에서는 허창수 전경련 회장을 비롯해 조양호 한진 회장, 류진 풍산 회장과 삼성전자, SK, 현대자동차 등 주요 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미국은 마이런 브릴리언트 미국상의 수석부회장, 에드 로이스 하원 외교위원장, 마크 리퍼트 전 주한 미국대사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한미 FTA의 보호를 촉구하는 한미재계회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양측은 “한미 FTA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이를 지지했으며 발효 5년이 된 지금도 강력히 지지한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FTA 때문에 미국이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는 “한국에 대한 미국의 쇠고기 등 농산물과 항공우주장비 등 공산품 수출은 FTA 발효 뒤 두 자리 혹은 세 자리 증가율을 보였다”고 반박했다. 또 “미국에 의한 한미 FTA 폐기 위협으로 양측 재계는 심각한 혼란을 겪었으며, 양국 안보를 위해 중차대한 시점에 FTA를 분열시키는 것은 지정학적 파문을 더 크게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한국경제연구원은 한미 FTA 강화가 양국 모두에 이익을 가져올 것이라는 보고서를 11일 냈다. 연구원은 양국이 제조업 관세율을 0%로 철폐할 경우 한국의 대미 수출은 현재보다 156억3000만 달러, 미국의 한국 수출은 379억9000만 달러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또 1차산업의 관세까지 철폐하면 미국의 한국 수출은 428억9000만 달러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SK종합화학이 미국 최대 화학기업 다우케미칼의 폴리염화비닐리덴(PVDC) 사업부문을 인수했다. 앞서 올해 다우의 에틸렌아크릴산(EAA) 사업도 인수한 SK종합화학은 사업구조 확대에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11일 SK이노베이션의 화학계열 자회사 SK종합화학은 다우의 PVDC 사업 인수계약(SPA)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PVDC는 고부가 포장재 소재 중 하나다. 수분이나 산소로부터 내용물의 부패, 변형을 막는 데 탁월해 냉장육이나 냉동육, 소시지 등의 포장재 원료로 쓰인다. 또 현재 세계적으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SK종합화학은 구체적인 인수가격을 공개하지 않고 공시기준인 980억 원(자기자본비율의 2.5%) 미만이라고만 밝혔다. SK종합화학은 다우의 PVDC 사업 브랜드 SARAN 상표권과 미국 미시간의 생산설비, 제조기술, 지적자산 일체를 넘겨받게 됐다. 이번 인수 건으로 SK종합화학은 패키징(포장) 화학소재 분야에서 더욱 다양한 제품군을 갖추게 됐다. 김형건 SK종합화학 사장은 “차세대 성장 주력 분야인 고부가 포장재 사업과 자동차용 소재를 중심으로 기술력 확보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연구개발과 인수합병 등 다양한 방법으로 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고 덧붙였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복지사로 일을 하면서 최고의 복지는 결국 일자리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 생각이 저를 ‘전주비빔빵’을 만드는 사회적기업으로 이끌었다.” 전북 전주시 완산구 전주빵카페(㈜천년누리)에서 지난달 19일 만난 장윤영 대표(46)는 낭랑한 목소리로 복지사에서 기업가로 직업을 바꾼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그는 불혹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굽 높은 캔버스화, 검은 버킷햇(벙거지) 차림이 잘 어울리는 소녀 같은 모습이었다. 전주비빔빵은 전주를 찾는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고 명물이 됐다. 전주비빔빵은 비빔밥으로 유명한 전주의 특색을 살려 돼지고기 콩나물 표고버섯 당근 등 비빔밥의 고명으로 쓰이는 15가지 재료를 무농약 고추장으로 버무려 우리밀로 만든 빵(개당 2800원)이다. 비빔밥 향이 나면서 아삭하고 쫄깃한 식감이 특징이다. 전주빵카페는 노인복지관이 노인 일자리를 위해 만든 사회적기업이다. 처음엔 장사가 잘되지 않았다. 복지관을 통해 자문에 응하던 장 씨가 2015년 대표로 합류했다. 장 씨는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사회복지사 출신이다. 지금의 전주빵카페를 일궈내기까지 장 씨는 ‘투사’에 가까운 나날을 보냈다. 지금이야 입소문을 탄 덕에 월 매출이 1억∼2억 원을 오가지만 초창기인 2013년만 해도 월 매출이 500만 원을 넘지 못했다. 재료비와 임차료를 제하고, 직원 한 명당 그래도 최소 월 140만 원 이상씩 주고 나면 실적은 매번 적자 행진이었다. 매일 해도 안 뜬 오전 4시에 출근했다가 어둑어둑한 오후 10시에 퇴근해 파김치가 돼 쓰러지는 장 씨를 보곤 가족들은 “돈도 안 되는데 왜 그런 일을 하냐”며 말렸다. 악전고투를 하면서도 장 씨가 전주빵카페를 밀고 온 것은 고된 노력이 일자리로 이어지는 보람 때문이었다. 장 씨까지 총 6명으로 시작한 전주빵카페는 지난해 13명으로, 올해는 25명으로 식구가 늘었다. 직원들 대부분은 인근 지역에 사는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이다. 청각장애인도 5명 있고, 자식을 부양하는 어르신도 있다. 장 씨는 장사가 잘돼 매출이 늘면 이를 이윤으로 남기지 않았다. 일자리를 늘렸다. 연 매출 10억 원을 바라보는 지금도 장 씨의 월급은 200만 원 남짓에 그친다. 이렇게 아낀 돈은 고스란히 올해 직원 12명을 더 늘리는 데 쓰였다. 가게 살림을 도맡은 실장에게는 자신보다 100만여 원 더 많은 월급을 준다.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설립 취지를 고집하느라 기계도 추가로 들이지 않고 있다. 자동으로 밀가루 반죽을 만들어주는 반죽기가 이곳에는 1대뿐이다. 더 구입하면 생산량도 늘리고 인건비도 절감할 수 있지만 장 씨는 “기계가 늘면 일자리는 줄어든다”며 수작업을 고집한다. 장 씨는 “인공지능과 자동화가 발전할수록 자본을 가진 대기업은 미래에 고용을 감축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장 씨는 “좀 느리고 미련해 보이지만 여러 명이 조금씩 나눠 벌고 행복하게 일하는 사회적기업이 결국 일자리 대안이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전주빵카페는 SK의 계열사 SK이노베이션이 후원하고 있다. 올해는 현대백화점도 이 빵집을 지원해 현대백화점에도 매장이 생길 예정이다. 올 7월 문재인 대통령과 대기업 총수들의 청와대 ‘호프미팅’ 때 최태원 SK 회장이 이 집 빵을 한 꾸러미 챙겨갔지만 사전 조율이 안 돼 문 대통령에게 대접하지는 못했다.전주=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한화가 미국 수도 워싱턴 한복판에서 ‘K9 자주포’ 등 우리 군의 주요 무기 실물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9일(현지 시간) 한화는 미국 방산전시회(AUSA 2017)에 한화그룹 통합 부스를 열고 미국 중남미 시장 진출을 목표로 국산 무기들을 전시했다. AUSA는 미 국방 조달 분야 최대 전시회로 연방정부 전체 조달의 70%를 차지한다. 육군협회가 매년 주관하며 미국뿐만 아니라 독일 영국 이스라엘 등 세계 각국에서 600여 주요 방산기업이 참가한다. 한화는 K9 자주포를 비롯해 대공유도무기 ‘비호복합’, 통합 경계감시체계 ‘퀀텀아이’ 등을 미국에서는 처음 실물로 공개했다. 한화는 “수십 t에 이르는 실제 장비를 한국에서 미국까지 수송함으로써 현지 시장 진출 의지를 강하게 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시된 장비는 태평양과 대서양을 배로 건너 미국에 도착한 뒤 트레일러에 실려 고속도로로 전시장까지 운송됐다. 워싱턴 시내에 태극기를 부착한 K9 자주포가 이동하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한화는 8일 방산계열 대표이사들이 한국전 참전 기념공원에 있는 참전용사 기념비를 찾아 미군의 희생을 추모하는 헌화 행사를 가졌다. 행사에 참석한 버나드 샴포 한화 부사장(전 미 육군 제8군사령관)은 “굳건한 한미동맹의 기반에서 방위산업이 발전할 수 있었다. 한화의 방위사업이 성장할수록 동맹도 굳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는 “2025년까지 방산부문 매출을 12조 원으로 끌어올려 국내 1위를 넘어 글로벌 10위권 방산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한국 주요 대기업들의 중국 현지 법인이 지난해 사상 최대로 늘어났지만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 여파 등으로 올해는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8일 기업정보 분석업체 재벌닷컴에 따르면 국내 자산규모 상위 30대 그룹의 중국 현지 법인은 지난해 말 753개로 집계됐다. 재벌닷컴은 이전 집계 결과와 비교했을 때 사상 최대 규모라고 밝혔다. 한국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 뛰어들기 시작하면서부터 중국 현지 법인 설립도 매년 크게 늘어왔다. 중국은 해외 기업들이 중국에 법인을 세울 경우 대부분 중국 현지 법인과 ‘5 대 5 합작’ 형식으로 설립하도록 하고 있다. 기업별로는 삼성, 현대자동차, LG, 농협, CJ, 현대백화점, OCI, 영풍은 2015년보다 중국 법인이 늘었다. 반면 SK, 포스코, GS, 두산, 한진, LS, 금호아시아나, 미래에셋, 효성, 하림 등은 같은 기간 오히려 줄었다. 현대중공업, 신세계, KT, 대림, 대우조선해양, KT&G, 한국투자금융은 기존 수준을 유지했다. 최근 중국에서 마트사업 철수를 결정한 롯데그룹은 2013년 중국 법인이 81개, 2014년에는 84개였으나 2015년에 다시 82개로 줄어든 뒤 지난해엔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올해는 한국과 중국의 외교 갈등으로 중국 법인이 상당수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롯데와 신세계가 중국에서 사업 상당 부분을 철수할 예정이고 다른 기업들도 기존 사업을 줄이려는 분위기다. 재벌닷컴은 “매년 증가세를 보였던 중국 법인이 올해 처음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중국 상황과는 무관하게 30대 그룹은 해외 법인을 점차 늘려가는 추세다. 30대 그룹의 전체 해외 법인 수는 지난해 말 3332개로 나타났다. 미국 법인은 2013년 374개에서 지난해 473개로 늘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애플의 신작 아이폰8와 아이폰8 플러스가 이달 27일경 국내에 상륙한다. 최근 배터리가 부풀어 오르는 등의 악재가 이어져 출시에 대한 기대감은 다소 낮아진 분위기다. 8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애플코리아는 27일 국내 이동통신 3사를 통해 아이폰8 시리즈 예약 판매에 들어갈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식 출시는 내달 3일로 점쳐진다. 한국은 아이폰8 3차 출시국으로 분류돼 당초 이달 중순 출시가 유력했지만, 추석 연휴 등이 겹쳐 일정이 다소 늦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과 일본, 중국 등 1차 출시국에는 이미 지난달 22일 출시됐다. 출고가는 아이폰8가 699달러(약 80만 원), 아이폰8 플러스가 799달러(약 92만 원)로 부가세까지 포함하면 100만 원 안팎에서 최저가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아이폰은 출시될 때마다 매장 앞에 장사진이 생기며 이목을 끌었지만 이번에는 분위기가 다소 차갑다. 아이폰8 플러스 모델이 대만, 일본, 중국, 캐나다, 그리스에서 팽창하는 사례가 벌어졌고, 애플 본사 차원에서도 조사에 착수했기 때문이다. 6일(현지 시간) 애플은 최근 세계 각국에서 아이폰의 배터리가 팽창하며 디스플레이가 부풀어 튀어나오는 현상에 대해 “주시하고 있다”는 공식 성명을 낸 바 있다.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7 사태처럼 발화까지 이어진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으나 유사 사례가 이어지며 파장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국내에는 연말 출시 예정인 아이폰X(텐)을 기다리는 고객이 많은 데다 아이폰8 시리즈가 디자인과 기능 면에서 전작 아이폰7 시리즈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도 악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북한이 개성공단을 임의로 재가동했다는 소식에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은 답답한 심정을 호소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개성공단에 영영 빗장을 걸어 잠그겠다는 ‘시그널(신호)’을 보낸 것 아니겠느냐는 우려도 나왔다. 8일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은 현지 상황을 파악하지 못해 전전긍긍하는 분위기였다. 공장시설의 주인인 우리 기업에는 아무런 사전 협의나 통보조차 없었다. 개성공단에서 의류공장을 가동했던 정기섭 에스엔지 대표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설비를 다시 가동했다는 사실보다는 북한이 이를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더 불안하다. 임의로 시설에 손댔다는 것은 사실상 공단 재개 가능성을 완전히 접었다는 것으로 해석할 여지가 많다”고 말했다. 북한이 공단 빗장을 완전히 걸어 잠그면 우리 입주 기업들은 현지에 있는 기계, 시설, 생산 장비를 고스란히 잃는다. 김서진 개성공단 비상대책위원회 상무는 “아직 정부로부터 아무런 설명을 듣지 못했다. 기업들의 걱정이 많고, 일단 사실 확인부터 필요하다는 전화가 많이 걸려오고 있다”고 말했다. 위원회는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에서 비공개로 대책회의를 열고 입장을 정리한 뒤 정부에 관련 대책 마련을 촉구할 예정이다. 한편 북한의 대외선전매체인 ‘조선의 오늘’은 8일 한국 정부를 겨냥해 “북남협력 사업의 상징으로 남아 있던 개성공업지구 운영마저 전면 차단하고 그 무슨 제재를 떠들어대는 괴뢰들이 이제 와서 공업지구 문제와 관련하여 어쩌구저쩌구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비난했다.이은택 nabi@donga.com·신나리 기자}

“최근 자동차 산업이 급변하고 우리도 많은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만도 인디아’가 시장 다변화와 제품 개발의 전진기지가 될 것이다.”(정몽원 한라그룹 회장) 한라그룹의 자동차부품 계열사인 만도가 ‘인도의 실리콘밸리’라 불리는 인도 벵갈루루에 제2연구소를 세우고 본격 연구에 들어갔다. 이곳은 만도의 정보기술(IT)과 소프트웨어(SW) 역량을 접목해 다양한 자동차 부품 기술을 개발하는 연구 허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만도는 5일 벵갈루루에서 정 회장과 성일모 만도 수석사장 등 회사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인도 제2연구소 개소식을 열었다고 8일 밝혔다. 수도 뉴델리에서 남쪽으로 약 2200km 떨어진 벵갈루루는 인도 IT 산업의 중심지이자 ‘21세기를 이끌어갈 세계 10대 첨단과학도시’ 등으로 꼽히는 지역이다. 벤츠와 마힌드라 마힌드라, 보쉬, 콘티넨탈 등 자동차 관련 업체뿐 아니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삼성, LG 등 전자정보통신업체들이 이곳에 여럿 포진하고 있다. 만도 관계자는 “인도에서 IT 경험이 풍부한 현지 연구원을 확보하고, 인공지능(AI) 기반의 자율주행 알고리즘 개발·검증과 자동화 등에 힘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만도는 2005년 인도 델리에 만도인도연구소(MSI)를 설립해 전자 소프트웨어 설계, 검증 등의 연구를 해왔다. 만도는 현재 150여 명 규모인 인도 현지 연구 인력을 2020년까지 500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만도는 4일에도 인도에서 인도합작법인(MAIL) 진출 20주년 기념식을 열었다. 이 자리에는 정 회장과 만도 관계자뿐만 아니라 인도 기업 관계자 등 2000여 명이 참석했다. 정 회장은 “만도 인도법인은 회장 취임 해인 1997년 설립된 뒤 많은 부침을 겪었으나 지금은 모두가 자랑스러워할 기반을 단단하게 구축했다”고 말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SK이노베이션은 ‘인간 위주의 경영을 통한 수펙스(SUPEX) 추구’라는 SK그룹의 경영원칙에 따라 임직원 개개인이 자발적이고 의욕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SUPEX는 혁신을 의미하는 SK의 경영 이념이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 정유화학사업 등 기존의 안정적인 비즈니스 환경을 벗어나 다양한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주어진 환경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발전을 추구하는 인재를 선발하고 있다. 획일화된 스펙과 면접을 통한 선발이 아닌 ‘라이트 피플(Right People)’이라는 새로운 선발방식을 도입했다. 2015년부터 스펙 최소화의 일환으로 서류전형에서 어학성적, 자격증, 해외연수, 업무인턴 경험 등의 입력란을 없앴다. 서류전형에서 자기소개서의 비중을 높이고 면접에서는 직군 별로 필요한 자질과 역량은 물론 직무적합성까지 파악하도록 했다. SK이노베이션 조직문화 혁신도 회사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우선 승인 절차와 형식을 파격적으로 개선했다. 품의서와 통보서를 폐지하고, 모든 의사소통은 e메일로 진행한다. 또 해외 출장을 가기 전 작성했던 출장 품의서와 출장 복귀 후 의무적으로 작성해 온 출장 보고서를 전면 폐지했다. 지난 몇 년간 ‘즐겁고 신나는 일터 만들기’를 추진해온 SK이노베이션은 ‘빅 브레이크(Big Break)’ 개념을 도입해 휴가 문화 확장에도 나섰다. SK이노베이션이 지향하는 빅 브레이크란 근무일 기준 5∼10일(휴일 포함 시, 최대 14일) 이상 회사업무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는 긴 휴가를 의미한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앞으로 미래 경영환경에서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기업문화를 획기적으로 바꿔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1월 신입사원들에게 ‘행복한 성공’을 당부했다. 신입사원과의 대화는 최고경영진이 직접 신입사원들과 소통하는 행사로 고 최종현 SK 선대 회장으로부터 시작돼 38년째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는 “사람을 키우듯 나무를 키우고 나무를 키우듯 사람을 키운다”는 SK의 인재경영 철학이 담겨 있다. 1973년 시작된 장학퀴즈는 SK 인재경영의 상징이다. SK는 고교생 퀴즈 프로그램인 장학퀴즈의 단독 후원사로서 45년째 함께하고 있으며, 최근엔 한국 최장수 TV프로그램으로 인증 받기도 했다. 최종현 선대 회장은 1974년 사재를 출연해 한국고등교육재단을 설립해 지속적인 인재양성의 기반을 마련했다. 그는 “재단이 제공한 혜택은 SK가 아니라 국가와 사회에 돌려 줄 수 있도록 해 달라”며 후원기업인 SK에 대한 일체의 홍보나 대가 요구 없이 오로지 5년간 박사 학위를 받도록 지원했다. 1999년 한국고등교육재단 2대 이사장으로 취임한 최태원 회장은 인재양성의 범위를 국내로 한정하지 않고 아시아 등 글로벌로 확장했다. 국제학술사업으로 아시아연구센터 지원사업을 시행해 아시아 7개 국가 17개 기관에 연구지원 센터를 설립했으며, 16개 국가 127개 기관에 805명의 학자가 참여하는 국제학술교류 지원사업으로 만들었다. SK그룹은 올해 대졸신입 2100명을 포함해 경력사원 등 모두 8200명을 뽑기로 했다. 어려운 경영환경에도 불구하고 지난해보다 소폭 늘었다. 2012년부터 미국에서 SK글로벌 포럼을 개최해 나라 안팎을 돌며 인재발굴에 나서고 있다. SK의 경영철학과 기업문화의 근간인 ‘SKMS(SK Management System)는 이해관계자의 행복을 강조하고 있다. 이해관계자의 행복에는 고객, 주주 등도 있지만 기업의 구성원도 한 축이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해 “리더와 구성원이 패기를 갖추고 자율적인 실천의지로 솔선수범하면서 역량을 극대화해야 하고, 이를 통해 회사와 사회 등 이해관계자의 행복을 키워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SK는 채용 이후에도 핵심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다양한 역량강화 및 인재육성 프로그램을 도입 운영하고 있다. SK의 인재양성 체계는 ‘일을 통한 육성’에 방점을 두고 있다. 기본적으로 구성원 스스로가 역량을 강화하고 경력을 관리할 수 있도록 회사는 구체적인 직무체계를 제시하고 직무이동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핵심인재를 키우기 위해서는 HIPO(High Potential) 그룹이라는 핵심인재 풀을 선발해 장차 최고경영자(CEO)로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직무체계를 경험할 장치를 마련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올해 1월 개봉해 인기를 끈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일본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에는 환상적인 장면이 나온다. 호수마을 이토모리의 밤하늘에 각양각색의 불꽃이 터지는 장면이다. 남녀 주인공 다키와 미쓰하는 그날부터 엇갈린 운명 속으로 빠져든다. 불꽃은 사람의 마음과 감성을 흔드는 마법을 가졌다. 이달 30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도 2017 서울세계불꽃축제가 열린다. 여기도 영화처럼 불꽃의 매력에 빠진 두 사람이 있다. 한화 불꽃프로모션팀 화약부문에서 축제를 기획한 문범석 차장(44)과 디자인을 총괄한 윤두연 대리(33)다. 22일 서울 중구 한화빌딩에서 두 사람을 만났다. “불꽃은 종합예술이에요. 캔버스 대신 밤하늘에, 붓 대신 폭약과 조명 음악으로 그림을 그리는 일이죠.”(문 씨) 올해는 불꽃으로 삶의 환희와 서울의 이모저모를 보여줄 예정이다. 윤 씨는 “광화문, 이태원 등 서울의 명소를 다양한 불꽃으로 그렸다”고 말했다. 배경음악도 가수 김건모의 ‘서울의 달’로 시작한다. 2000년부터 매년 해온 불꽃축제를 좀 더 다르게 만들기 위한 시도도 있었다. 초창기에는 불꽃만 쐈지만 지난해에는 내레이션과 스토리텔링(이야기)을 넣었다. 올해는 영상을 더할 예정이다. 윤 씨는 “피날레(마지막 장면)가 달라진 것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까지는 금빛 불꽃이 쓰였다. 윤 씨는 올해 이를 새하얀 백색 불꽃으로 바꿨다. 그는 “순백의 느낌을 전달하고 더 강렬한 느낌을 주기 위해 반짝이는 화이트 불꽃으로 변화를 꾀했다. 압도당하는 느낌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라보면 예쁜 불꽃이지만 이를 디자인, 기획하고 현장에서 다루는 일은 그리 낭만적이지 못하다. 오히려 인명 사고의 위험, 변수가 늘 도사리고 있어 전쟁터나 다름없다. 문 씨는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이라며 “특히 바람은 커다란 위험 요소”라고 말했다. 그는 “예를 들어 300m 상공으로 올라가 터지는 불꽃이 바람에 날려 자칫 다른 곳으로 가서 터지면 대형 사고가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법적으로 바람이 초속 10m 이상으로 세게 불면 축제를 취소해야 한다. 윤 씨도 머리를 쥐어짜며 고민을 했다. 그는 “가장 어려운 점은 리허설을 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명, 음악은 시험해 볼 수 있지만 불꽃은 당일 한 번만 터뜨린다. 때로는 의도한 것과 다른 모습으로 터질 때도 있다. 그래도 불꽃을 쏠 수 있으면 다행이다. 윤 씨는 “폭우가 쏟아져 지방축제를 접은 적도 있다”며 “몇 달간 준비했는데 비에 젖은 화약에서 시커먼 물이 빠져나오는 모습을 망연자실하게 지켜봐야 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이 처음부터 불꽃에 일가견이 있었던 건 아니었다. 2000년 입사한 문 씨는 원래 로켓추진제 연구와 개발업무를 담당하다 2008년부터 불꽃축제를 맡았다. 산업디자인을 전공한 윤 씨도 “입사 전까지 화약에 대해서는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에는 지방축제에서 5분, 7분 분량의 작은 불꽃을 담당했는데 처음 내가 디자인한 불꽃이 상공에서 터졌을 때 가슴이 벅차 눈물을 흘릴 뻔했다”고 말했다. 30일 축제를 보러 올 시민들을 위한 관람 팁도 빼놓지 않았다. 윤 씨는 “노랫말을 불꽃으로 표현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배경음악으로 쓰인 악동뮤지션의 노래 가사가 ‘별 하나 있고’로 시작하는데 정말 별이 하나씩 뜨는 걸 눈여겨보면 재밌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도시바가 낸드 플래시 메모리 사업을 SK하이닉스가 포함된 한미일 연합에 매각하겠다고 21일 공식 발표했다. 인수에 실패한 웨스턴디지털(WD)이 소송전을 벌이며 매각작업을 흔들고 있지만 도시바 측은 소송과 상관없이 매각을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계약을 서두르고 있다. 21일(현지 시간) 도시바는 홈페이지에 전날 열린 이사회 결의 결과를 발표했다. 도시바는 “베인캐피털 컨소시엄에 도시바 메모리 지분을 양도하고 주식양도계약을 체결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또 “도시바는 안정적인 사업 실현을 위해 3505억 엔(약 3조5250억 원)을 재출자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도시바가 밝힌 인수자금은 2조 엔(약 20조2000억 원)이다. 베인캐피털과 SK하이닉스가 보통주와 대출을 합쳐 6000억 엔(약 6조600억 원)을 낸다. 이 중 상당액을 SK하이닉스가 부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애플, 델 등 미국 기업 4곳이 의결권 없는 우선주 형태로 4000억 엔(약 4조400억 원)을 낼 예정이다. 주요 거래은행은 6000억 엔가량을 대출해준다. 8개월 동안의 혼란 끝에 매각처를 선정한 도시바는 정식 계약을 서두르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이날 “이르면 오늘 중이라도 계약을 맺을 것”이라고 전했고 NHK는 “며칠 안에 계약을 체결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도시바는 각국의 반독점 심사를 거쳐 내년 3월 말까지 매각 절차를 마쳐야 상장 폐지를 피할 수 있다. 일단 결정은 내렸지만 매각전이 완전히 끝난 건 아니다. WD는 한미일 연합의 승리가 전해진 20일 도시바가 WD와 공동 운영 중인 욧카이치 공장의 일부 시설에 단독으로 투자한 것이 계약 위반이라며 국제상업회의소(ICC) 국제중재법원에 중재를 신청했다. WD는 5월에도 ICC에 도시바를 상대로 메모리 사업 매각 금지 중재신청을 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매각과 직접 관련이 없는 소송이지만 이 타이밍에 제기한 것은 도시바를 견제하려는 의미가 강한 것이다. 연이은 소송으로 상황이 수렁에 빠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캘리포니아법원에도 WD가 도시바를 상대로 낸 사업 매각 중단 소송이 진행 중이다. 이에 대해 도시바는 “WD가 매각 중지 소송을 철회하지 않더라도 매각 절차를 완료할 수 있다. WD의 중재신청에도 불구하고 매각 계약에 따라 양도를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한 재계 관계자는 “단기간에 끝날 소송은 아니고 최종까지 ICC와 캘리포니아법원의 판단을 지켜봐야겠지만 인수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각국에서 통과해야 하는 반독점 심사도 남았다. 심사가 장기화할 가능성도 있다. 메모리 동종 업체인 SK하이닉스가 인수자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NHK는 “일본 기업이 관련된 인수합병 사례에서는 중국이 심사를 예상보다 늦게 한 경우도 있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최종 계약까지는 아직 거쳐야 할 절차가 많이 남아있어 마음을 놓을 수 없다”고 말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도쿄=장원재 특파원}
SK하이닉스가 참여한 한미일 연합이 일본 도시바(東芝)메모리의 최종 사업인수자로 선정되면서 하이닉스가 단숨에 세계 2위 낸드플래시 업체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도시바는 낸드플래시를 세상에 처음으로 내놓은 반도체 분야의 세계적인 기업이자 현재 삼성전자에 이어 낸드플래시 점유율 세계 2위다. 20일 NHK,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도시바는 이사회를 열고 이달 13일 매각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한미일 연합과 메모리 부문 매각 계약을 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미국 사모펀드 베인캐피털이 이끄는 한미일 연합에는 SK하이닉스를 비롯해 델, 시게이트, 도시바홀딩스 등이 참여했으며 후발주자로 애플까지 가세했다. 총 매각 금액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반도체 업계에서는 약 2조 엔(약 20조2500억 원)에 연구개발 투자금 4000억 엔(약 4조520억 원)을 추가한 규모로 추산하고 있다. 한미일 연합은 49.9%의 지분을 확보하고, 도시바와 일본계 자금이 50.1%를 확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시바는 내년 3월까지 현재의 채무를 다 해소해 주식 상장 폐지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인수조건을 내건 것으로 전해졌다. 매각이 순조롭게 성사되면 한미일 연합과 도시바는 서로 재무구조, 고객관리 등 계약 세부사항 조율에 착수한다. 이후 미국 일본 중국 등 각국에서 반독점심사 등을 거쳐 대금 지급 등 매각 절차가 완료된다. 도시바 채권단은 내년 3월을 데드라인으로 통보한 상태다. 올 초부터 직접 인수전을 이끈 최태원 SK 회장은 이날 국내에 머무르며 관련 사안을 보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도시바의 30년 기술 노하우를 SK하이닉스가 흡수한다면 전례 없는 성장을 기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SK하이닉스 주가는 역대 최고치인 8만700원을 찍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