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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에 참전한 고 김일수 하사(현 계급 상병)의 동생 영환 씨(75)는 지난해 12월 자신을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국유단) 관계자”라고 소개하는 사람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형의 신원이 확인됐다”는 말에도 불구하고 영환 씨는 보이스피싱이라고 생각하고 곧바로 전화를 끊었다. 스무 살의 나이에 입대한 뒤 생사를 알 수 없는 형의 신원이 70년 만에 밝혀졌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었기 때문. 국유단의 거듭된 전화 끝에 4일 형의 신원 확인 사실을 알게 된 그는 “형이 70년이 지나서 유해로 돌아오는 것만으로도 살아오는 것만큼 기쁘다”고 말했다. 7일 국유단에 따르면 지난해 고인의 유해는 참호에서 머리뼈, 하체 부위의 일부만 남아 있는 상태로 수집됐다. 현장에선 숟가락과 전투화, 야전삽 등 다수 유품도 함께 발견됐다. 신원 확인은 성(姓)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이는 ‘金(김)’이 적힌 숟가락을 단서로 삼아 2018년 시료 채취를 실시한 동생 영환 씨의 유전자정보(DNA)를 대조, 분석해 가능했다고 국유단은 설명했다. 당시 영환 씨는 길에서 홍보 현수막을 본 자녀의 권유로 시료 채취를 하게 됐다. 김 하사는 9사단 30연대 소속으로 6·25전쟁 중 가장 치열한 접전이 있었던 시기인 1952년 10월 백마고지에서 중국군 공격에 10일가량 방어 작전을 펼치던 중 적 포탄 공격에 의해 전사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부터 강원 철원 비무장지대(DMZ) 내 백마고지 일대에서 유해 발굴이 이뤄진 뒤 전사자 신원이 확인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국방부는 유족들과 협의를 거쳐 귀환 행사와 안장식을 거행할 예정이다. 군은 2018년 9·19남북군사합의에 따라 2019년 4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DMZ 내 화살머리고지 남측 지역에 대한 유해 발굴 작업을 통해 약 3000점의 유해와 10만1000여 점의 유품을 발굴했다. 지난해 9월부터는 110일 동안 백마고지에서 총 37점의 유해와 8000여 점의 전사자 유품을 수집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착륙장치가 고장난 상황에서도 무사히 동체(胴體) 착륙에 성공한 F-35A 스텔스기 조종사 A 소령에게 격려 난(蘭)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서욱 국방부 장관도 7일 서신을 보내며 A 소령을 격려했다. 군 통수권자인 문 대통령은 5일 공군항공우주의료원에 입원해있던 A 소령에게 난과 함께 “위급한 상황에서 살신성인 모범을 보이고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음에도 침착하게 조치한 A 소령을 격려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서 장관도 이날 A 소령에게 보낸 격려 서신에서 “A 소령이 무사히 착륙했던 그 순간을 지금도 생생히 기억한다”면서 “일촉즉발의 상황을 지켜보며 무사귀환만을 간절히 바랐다”고 적었다. 이어 “착륙하는 순간까지도 ‘과연 이것이 최선의 선택인지, 가족들을 다시 볼 수는 있을지’ 고뇌와 함께 아내와 어린 아들의 모습이 머리 속에서 떠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평소부터 혹독한 훈련을 통해 최고의 조종 기량을 구비하였기에 가능한 일이었으며 투철한 군인정신과 용기, 살신성인의 표상으로 역사에 길이 남을 것”이라고 했다. 또 “A 소령이 다른 선택을 했더라도 장관은 그 결정을 전적으로 존중하고 신뢰하였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 장관은 “우리 군은 A 소령이 자랑스럽다”는 말로 서신을 마무리했다. 이날 서 장관은 서신과 함께 A 소령에게 벨트와 부부가 착용할 수 있는 시계 등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들에 따르면 A 소령이 장비 고장을 인지한 뒤 공군서산기지에 비상착륙할 때까지의 66분은 긴박한 상황이었다. 착륙장치인 랜딩기어 3개가 모두 작동하지 않은 데다 조종사에게 산소공급도 이뤄지지 않았고 통신까지 두절됐기 때문. A 소령은 4일 오전 11시 45분경 비행 중 계기판에 문제가 생긴 것을 감지했다. ‘쿵’하는 소리가 들려 엔진기기를 점검하자 조종간과 엔진만 정상이었고 나머지 장비들은 작동하지 않았다. F-35A는 탑재된 모든 센서의 정보가 하나로 융합된 첨단 전투기로 항공전자계통 이상이 발생하면서 착륙장치인 랜딩기어를 포함한 사실상 모든 전자계통 장비가 작동하지 않았던 것이다. 전투기의 네비게이션이라 할 수 있는 항법장치도 되지 않아 A 소령이 전투기 위치를 인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공군은 전했다. 전투기가 추락해 내륙에 떨어지는 상황을 막기 위해 그는 해안선을 따라 이동하면서 동체착륙을 결심했다. 기지와의 통신이 되지 않자 A 소령은 ‘백업 통신’을 직접 작동시켜 비상착륙을 알린 뒤 서산기지로 날아갔다. 동체착륙은 비행기의 동체를 직접 활주로에 대 착륙하는 방식으로, 마찰열에 의한 화재발생에 대비해 공중에서 연료를 최대한 비워야하고 전투기를 최대한 수평으로 유지한 채 속도를 줄여 활주로에 닿게 하는 고난도 조종기술이 필요하다. 신옥철 공군참모차장(중장)도 6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동체 착륙과 관련해 “조종사가 교관자격이 있고 비행스킬이 높은 편”이라며 “정신상태도 훌륭하다”고 했다. 공군은 F-35A가 비상착륙하기 전 서산기지 활주로에 소방차를 동원해 특수거품을 깔아 동체와 활주로의 마찰을 최소화했다. 특수거품과 A 소령의 조종기량 덕분에 기체 손상도 거의 없었다고 공군은 전했다. A 소령도 큰 부상을 입지 않고 사고 사흘 만인 이날 퇴원했다. 이번 동체착륙은 F-35A가 한국을 포함한 해외에 판매된 이후 첫 사례로 기록됐다. 대당 약 1000억 원인 F-35A는 지난해까지 40대 국내도입이 완료될 예정이었으나 마지막 4대가 국내로 들어오지 못한 상황이다. 미 공군 조종사들이 텍사스 공군기지에 출고돼있는 F-35A 4대를 공중급유를 통해 한국으로 조종해야하는데 휴가 일정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등으로 비행 일정이 조정된 탓이다. 다만 마지막 F-35A 4대의 도입은 이달 중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최근 주한미군 기지 등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이 증가하는 것과 관련해 “주한미군 기지와 장병들에 대한 더욱 철저한 방역 관리를 위해 주한미군과 긴밀하게 협력하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참모회의에서 “주한미군 기지 인근의 주민들과 주한미군 출입 영업장 및 시설의 방역을 강화하는 특별한 대책을 선제적으로 마련하라”며 이같이 말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의 이런 지시는 최근 주한미군 확진자 수가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전날(6일) 주한미군사령부에 따르면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3일까지 전국 미군기지에서 근무하는 장병, 군무원 및 가족 등 관계자 가운데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은 682명이다. 이들 중 해외입국 인원 1명을 제외한 나머지가 모두 국내 감염사례다. 이는 주한미군이 코로나19 확진자 집계방식을 주 단위로 바꾼 지난해 11월 9일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3일 기준 주한미군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3027명이다. 캠프 험프리스가 있는 평택에서 지난달 29일 이후 열흘 째 계속해서 세 자릿수 확진자가 나오는 것도 미군기지 확진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방역당국은 주한미군 기지 인근 상업시설의 방역패스를 강화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주한미군 기지 내 집단감염은 관할 지역사회 전파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미군과의 공조체계 방안도 적극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북한이 5일 동해상으로 쏜 탄도미사일 추정 발사체는 극초음속미사일로 밝혀졌다. 지난해 9월 28일 시험 발사한 극초음속미사일 ‘화성-8형’보다 비행거리가 크게 늘었고, 비행 속도도 극초음속에 해당하는 음속의 5배가 넘어 요격이 거의 불가능한 대남 전략무기의 전력화가 임박한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 비행 속도·변칙 기동 등 극초음속미사일 성능 제대로 구현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6일 “5일 중앙위 군수공업부와 국방과학 지도간부들이 참관한 가운데 극초음속미사일 시험 발사가 진행됐다”며 “미사일은 발사 후 분리되어 극초음속 활공비행전투부(탄두부)의 비행 구간에서 초기 발사 방위각으로부터 120km를 측면기동하여 700km에 설정된 표적을 오차 없이 명중했다”고 전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참관하지 않았다. 군 안팎에선 100일 전 발사한 화성-8형보다 상당한 기술적 진보가 있음이 입증됐다는 분석이 많다. 지난해 9월 발사된 화성-8형의 비행 속도는 음속의 2∼3배, 비행거리는 450여 km(추정)에 그쳐 군은 ‘초보적 단계’로 평가했다. 하지만 이번엔 한미 탐지자산에 포착된 비행 속도가 음속의 5배가 넘었고, 비행거리도 700km에 달해 극초음속미사일의 성능을 온전히 발휘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장영근 항공대 교수는 “연료량과 엔진 추력을 최대한 높여서 목표로 삼은 비행 성능을 구현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요격망을 회피하는 능력도 한층 고도화됐다. ‘극초음속 활공비행전투부가 측면기동을 했다’는 북한의 주장은 탄두부가 음속의 5배 이상으로 목표 고도에서 수평비행을 하면서 좌우로 기동했다는 의미다. 낙하 단계에서 탄두부가 상하좌우로 수시로 비행궤도를 바꾸게 되면 지상에선 탐지 및 요격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탄두부의 변화도 주목되는 대목이다. 화성-8형의 탄두부는 날렵한 글라이더 형태였지만 이번엔 원뿔에 가깝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전문연구위원은 “글라이더 탄두부가 극초음속의 속도를 내지 못하자 원뿔 형상으로 비행 성능을 향상시킨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탄두부를 다양화한 ‘화성-8형 개량형’일 수 있다는 얘기다. 군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이 쏜 탄도미사일은) 다양한 한미 정보자산으로 탐지됐고 대응이 가능하다”면서도 “(사거리 등) 비행 제원은 정밀 분석 중”이라고 말했다. 우리 군이 탐지한 비행거리(500여 km)보다 200km나 더 멀리 날아갔다고 북한이 주장하면서 정확한 탄착 지점을 놓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남한 끝단까지 기습 핵타격력 과시북한이 동해로 쏜 극초음속미사일의 비행거리를 남쪽으로 돌리면 거의 정확히 남한 최남단(전남) 지역에 닿는다. 전술핵을 실어서 한미 요격망을 돌파해 남한의 끝자락까지 기습 핵타격을 할 수 있음을 과시한 것. 북한이 이날 ‘5개년 계획의 전략무기 부문 최우선 5대 과업 중 가장 중요한 핵심과업’으로 극초음속미사일을 콕 집은 만큼 추가 테스트 및 실전 배치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비행 속도 및 사거리를 최대한 늘려서 중국의 둥펑(DF)-17에 맞먹는 성능을 완성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는 분석도 나온다. 군 소식통은 “한층 고도화된 극초음속미사일에 김정은이 개발을 지시한 전술핵이 장착될 경우 대남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며 “과거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개발 능력을 과소평가하다 허를 찔린 전례가 반복되지 않도록 군이 개발 동향 파악과 대응책 마련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북한이 5일 새해 첫 미사일 도발에 나선 것은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기의 국방력 강화를 과시하는 동시에 대북 제재를 고수하는 한미를 겨냥한 압박성 무력시위로 풀이된다. 미사일이 발사된 자강도 일대는 지난해 9월 극초음속미사일 ‘화성-8형’을 최초 시험발사한 곳이다. 당시 자강도 룡림군에서 발사된 화성-8형은 약 450km를 비행한 뒤 해상에 낙하했다. 그다음 날 북한은 발사 장면을 공개하며 ‘성공’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비행속도가 음속의 2배 정도로 통상 음속의 5배가 넘는 극초음속미사일의 성능엔 미치지 못해 군은 초기 시험으로 판단했다. 이 때문에 4개월 만에 ‘화성-8형’의 재발사를 시도했거나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와 같은 KN 계열의 미사일을 쐈을 개연성이 제기된다. 군 소식통은 “40∼50km의 정점고도로 400여 km를 비행한 뒤 추적 레이더에서 사라져 낙하 단계의 저고도 변칙 기동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미 요격망을 돌파할 수 있는 ‘저고도 변칙 기동’은 북한 신형 미사일의 전형적 특징이다. 군은 추가 분석을 통해 최종 사거리를 500km 이상으로 보고 있다. 북한의 도발 직후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동해선 강릉∼제진 철도 건설 착공식’에서 “북한도 대화를 위해 더욱 진지하게 노력해야 한다”며 “남북이 함께 노력하고 신뢰가 쌓일 때 어느 날 문득 평화가 우리 곁에 다가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기 마지막까지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해 북한의 도발에 맞대응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북한이 새해 벽두부터 무력시위에 나선 것은 김 위원장이 지난해 12월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밝힌 ‘국방력 강화 계획’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당시 김 위원장은 “불안정해지고 있는 한반도의 군사적 환경과 국제 정세의 흐름은 국가 방위력 강화를 더욱 힘 있게 추진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무기 개발에 속도를 낼 것임을 시사했다. 김 위원장 생일(8일)을 앞두고 국방 부문 성과를 홍보하려는 속셈도 엿보인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북한이 2월 김정일, 4월 김일성 생일 등 중요한 정치적 기념일의 길목에서 국방 부문 성과를 홍보하고자 신형 무기를 시험 발사했을 수도 있다”고 했다. 외교부는 5일 노규덕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와 통화하고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새해 첫날 탈북민 A 씨(30)가 민간인통제선부터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월북(越北)하는 과정에서 무려 10차례나 그 모습이 우리 군 감시장비(사진)에 잡혔지만 군이 A 씨를 잡을 기회를 모두 놓쳤다. A 씨가 철책을 넘는 상황은 군 폐쇄회로(CC)TV에 그대로 찍혔지만 군은 엉뚱한 시간대를 되돌려봤다. 상황을 바로잡을 기회조차 얻지 못한 것. 문재인 대통령은 5일 “경계작전 실패는 있어서는 안 될 중대한 문제”라며 “이런 상황이 반복되는 점에 대해 군은 특별한 경각심과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경고했다. 합동참모본부의 이날 조사 결과 발표에 따르면 A 씨는 1일 오후 6시 36분경 최전방경계부대(GOP) 철책을 기어올랐다. 철책에 달린 감지센서(광망) 경보가 울림에 따라 6분 뒤 군 초동조치조가 현장에 도착했다. 하지만 A 씨는 4분여 만에 3m 높이의 이중 철책을 넘고 사라진 뒤였다. 그 대신 철책 인근에는 A 씨의 발자국과 점퍼에서 빠진 깃털 등이 있었지만 초동조치조는 이를 확인하지 못했고, “이상 없음”으로 자체 종결했다. 상부에 보고도 하지 않았다. CCTV에는 A 씨의 모습이 5차례나 찍혔지만 군은 광망 경보 직후 이를 돌려볼 당시 A 씨를 확인조차 못 했다. 장비에 기록된 시간과 실제 시간이 4분 34초나 차이가 났기 때문. 군은 영상 저장 장비 녹화시간 입력 시 실제 시간과 4분 정도 오차가 있어 매일 두 차례씩 ‘동기화’ 작업을 해야 한다. 하지만 이날 이런 매뉴얼을 지키지 않았다. 그렇다 보니 결국 월책으로 경보가 울린 시점이 아닌 그 4분 전 영상까지만 봤고 A 씨가 담긴 영상을 보지 못한 것이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이번 실패를 시스템의 문제로 보느냐는 질의에 “사람의 잘못”이라고 답했다. 다만 서 장관은 “안타까워서 병사들이 어떤 일을 했는지 일일이 다 확인을 했는데 나름대로 노력을 했다”고 덧붙였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북한이 5일 단거리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동해로 쐈지만 군은 사거리와 비행궤도 등을 분석중이라면서 관련 내용을 함구했다. 이를 두고 기존과 다른 비행패턴을 보이는 등 발사 과정에서 특이동향이 파악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군 소식통은 “미사일의 비행 도중 한미 당국의 추적 레이더에서 사라진 정황이 있어 정밀 분석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새해 첫 신형 미사일의 테스트 과정에서 뭔가 문제가 발생해 제 거리를 날아가지 못했을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북한이 이날 단거리 발사체를 쏜 자강도는 지난해 9월 28일 극초음속미사일인 ‘화성-8형’을 최초 시험발사된 곳이기도 하다. 당시 자강도 룡림군 일대에서 발사된 화성-8형은 약 450여km를 비행한 뒤 해상에 낙하했다. 발사 다음날 북한은 발사 사진을 공개하며 ‘성공’이라고 발표했지만 비행속도가 음속의 2배 정도에 그쳐 음속의 5배가 넘는 극초음속미사일의 초기 시험으로 군은 판단했다. 이번에 4개월만에 ‘화성-8형‘의 재시험을 시도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또한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과 같은 KN 계열의 미사일의 성능 테스트 개연성도 제기된다. 북한이 새해 벽두부터 무력시위에 나선 것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말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4차 전원회의에서 밝힌 ‘국방력 강화 계획’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회의에서 “날로 불안정해지고 있는 한반도의 군사적 환경과 국제정세의 흐름은 국가 방위력 강화를 더욱 힘 있게 추진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올해도 무기 개발에 속도를 낼 것임을 시사했다. 김 위원장 생일(8일)을 앞두고 국방 부문 성과를 홍보하려는 속셈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북한이 2월 김정일·4월 김일성 생일 등 중요한 정치적 기념일의 길목에서 국방 부문 성과를 홍보하고자 신형 무기를 시험발사 했을 수도 있다”고 했다. 3월 한미 연합훈련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북한이 한반도 정세 흔들기에 나섰을 가능성도 있다. 대화 테이블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사전작업이라는 것.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지난해 9월부터 북한이 미사일 시험발사를 자위권이라고 포장하고 도발을 이어가는 모습이 두드러진다”며 “궁극적으로는 대화 재개 시 핵보유국 지위를 주장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당분간 저강도 도발을 이어가면서 대내적으로는 자력갱생에 집중하는 ‘병행 전략’을 들고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교부는 이날 노규덕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와 통화하고 향후 대응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북한이 대화를 통해 평화와 협력을 만들어가려는 우리의 노력에 진지하게 호응해 나올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탈북민 A 씨가 1일 월북(越北)할 당시 그를 북한에서 넘어온 귀순자로 착각한 22사단의 ‘오판’이 청와대까지 보고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선 부대가 1차적으로 잘못된 판단을 했고, 그 판단이 그대로 최상부까지 보고되면서 정부가 A 씨 검거 등을 위한 위기 대응 ‘골든타임’을 놓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일선 부대의 안일한 근무태세, 월북자를 귀순자로 오판한 무능, 청와대까지 보고가 이어졌지만 오판을 걸러내지 못한 ‘필터링 실패’가 더해지면서 국가 위기 관리에 허점을 드러냈다는 것이다. 군은 이번 사태를 ‘경계작전 실패’로 결론 내리고 5일 조사 결과를 발표한다.○ 22사단의 ‘오판’… 합참도 대응 실패에 책임4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일선 부대는 A 씨를 1일 오후 9시 20분경 비무장지대(DMZ) 내 보존 감시초소(GP) 보급로 일대에서 열상감시장비(TOD)로 포착했다. 22사단은 그가 귀순자일 것 같다고 판단했고, 이러한 판단은 오후 9시 반이 지나 합참에 이어 청와대 위기관리센터까지 보고됐다. 국가안보실에 소속된 위기관리센터는 국가 위기 상황을 체계적이고 신속하게 관리하는 ‘컨트롤타워’다. 합참의 작전 지휘를 받던 부대는 당시 ‘귀순자’ 검거작전까지 준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군은 이미 3시간 전 철책을 뛰어넘던 A 씨를 놓친 데 이어 군사분계선(MDL)에서 불과 수백 m 떨어진 곳에서 A 씨를 포착했지만 특별한 의심 없이 귀순자로 판단해 그를 잡을 기회를 또 놓쳤다. ‘월북’ 대응이 필요한 순간, 정반대인 ‘귀순’ 상황을 가정해 오히려 대응에 차질까지 빚어졌다. 현장에 급파된 합참 전비태세검열실 조사 결과 사건 당일 철책을 감시하는 전방 폐쇄회로(CC)TV에는 A 씨가 철책에 접근해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왔다 갔다 하는 장면도 두세 차례 촬영됐다. 군은 이러한 사전 징후를 확인조차 못했고 A 씨는 2020년 11월 귀순 당시와 같은 지역에서 같은 방식으로 오후 6시 40분경 유유히 철책을 타고 넘어갔다. 정부 소식통은 “현장 조사 결과 감시요원들의 부주의와 경계 소홀 요소가 파악됐다”고 인정했다. 군은 지난해 2월 북한 남성이 동해상을 헤엄쳐 온 ‘오리발 귀순’ 사건 후 군의 감시 태세 수위를 확 끌어올리겠다고 했다. 당시 군은 이 남성을 CCTV로 10여 차례나 포착하고도 6시간 넘게 전방지역을 활보하는 것을 막지 못했는데 이번에도 또 감시에 실패했다. 군은 A 씨의 월책(越柵) 당시 감지센서(광망) 경보가 작동함에 따라 신속조치반을 보냈지만 현장에 찍힌 발자국도 발견하지 못했다. 신속조치반은 철책 훼손이 없다는 이유로 ‘이상 없음’으로 보고하고 철수했다.○ 특이 동향 없는 北… A 씨 신변 이상 없는 듯우리 당국은 A 씨 신변과 관련해 북한 내부에서 아직 특이 동향은 포착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는 4일 “보통 북한 국경에서 상황이 발생하면 급박한 상황이 전개되고, 이러한 상황이 우리 측 감시망에 포착될 때가 많다”면서 “아직 그런 동향은 없었던 걸로 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현재로선 A 씨의 신변에 이상이 없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북한은 새해 첫날 발생한 이번 월북 사건과 관련해 나흘째 특별한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앞서 2020년 7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린 것으로 의심되는 탈북민이 다시 입북(入北)했을 당시 북한 매체는 “개성시에서 악성 비루스(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되는 월남 도주자가 (탈북) 3년 만에 불법적으로 분계선을 넘어 귀향하는 비상사건이 발생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북한이 코로나19 유입을 막기 위해 사실상 국경 ‘봉쇄령’을 내린 상황 속에서 A 씨에 대한 북한의 대응 소식이 전혀 들리지 않자 일각에선 “A 씨가 위장 귀순한 남파공작원 아니냐”는 의혹이 여전히 제기되고 있다. 다만 정부 당국은 4일 “A 씨의 대공 혐의점은 없다”며 기존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1일 강원 고성지역에서 최전방 철책을 넘어 월북한 남성은 2020년 11월 초 같은 지역으로 월책 귀순한 탈북민 A 씨로 확인됐다. 동일인이 1년여 만에 똑같은 수법으로 같은 지역 내 군사분계선(MDL)을 유유히 넘나들 만큼 최전방 경계태세가 해이해지고 경찰 등 관계기관의 탈북민 관리도 큰 허점을 드러냈다는 비판이 거세다. 군 관계자는 3일 브리핑에서 “1일 정오경 민통선 지역 내 폐쇄회로(CC)TV에 찍힌 월북자의 인상착의가 2020년 11월에 귀순한 30대 초반의 A 씨와 거의 동일하다”며 “현재까지 대공 용의점은 없는 걸로 안다”고 말했다. A 씨는 지난해 12월 30일 이후 연락이 두절됐다고 한다. 그는 2020년 11월 초 22사단 예하 최전방 경계부대(GOP)의 3m 높이 철책을 뛰어넘어 월남한 지 14시간 만에 아군에게 발견됐다. 당시 그는 체중 50여 kg에 왜소한 체격으로 귀순 직후 합동조사에서 기계체조 경력이 있다고 진술했다. A 씨의 월북 직후 군은 서해 군 통신선으로 우리 국민 보호 차원의 대북통지문을 두 차례 보냈고 북한은 “수신을 잘했다”는 취지로 답변했다고 한다. 이후 A 씨의 신병 확보 등에 대해 구체적인 답변은 오지 않은 상태라고 군은 전했다.南北을 제 집 드나들듯… 경찰, 작년 월북 징후 알고도 수사 안해 철책 넘어 왔던 귀순자가 철책 월북30대 초반 탈북민 A 씨는 2020년 11월 귀순한 지 13개월 만인 1일 강원 고성 최전방경계부대(GOP) 철책을 뛰어넘어 유유히 북한으로 향했다. 월남(越南)했을 때와 동일한 방식과 경로로 다시 월북(越北)한 것. A 씨가 사실상 남과 북을 ‘제 집 드나들듯’ 오간 사실이 확인되면서 군의 최전방 경계태세와 신변보호 대상인 탈북민 관리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 동시에 나온다. A 씨가 귀순한 지 1년여 만에 다시 월북하면서 “간첩 활동을 위해 위장 귀순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당국은 일단 “대공 혐의점은 없다”고 밝혔다. ○ 남파공작원 의혹…당국은 “대공 혐의점 없어” A 씨가 1일 군사분계선(MDL)을 넘어간 직후 군 열상감시장비(TOD)에는 점으로 표시된 북한군 3명이 북측 지역에서 포착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방역에 엄격한 북한이라 ‘소동’이 있을 법한데 별다른 징후는 확인되지 않았다. 북한군 총성도 울리지 않았다. A 씨는 월북 전 신변보호 담당관에게 중국, 러시아 등 주변국을 여행하는 방법도 문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상황을 근거로 A 씨가 남한에서 간첩 활동을 하기 위해 귀순했고, 월북 일자까지 북측과 맞춘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다. 군은 이와 관련해 3일 “아직 A 씨의 대공 혐의점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거듭 밝혔다. 정부 고위 관계자도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A 씨는) 중요한 정보를 알 만한 위치에 있지도 않았고, 특이 동향이 (우리 당국에) 보고된 적도 없다”면서 “(귀순 직후 받은 합동조사 당시) 진술 불일치 등 특이점도 없었다”고 했다. 일각에선 험한 지형의 동부전선 일대를 넘나들었다는 사실을 근거로 A 씨가 민간인이 아닌 남파공작원이란 추측도 쏟아졌지만 당국자는 “북한에서 훈련받은 군인이란 사실도 확인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부 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7월 통일부 산하 탈북민 정착기관인 하나원을 수료한 A 씨는 정착 과정에서 향수병 등으로 적응에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사회에 대한 불만을 주변에 토로했다고도 한다. 서울 노원구에 거주하며 청소용역원으로 일한 A 씨는 남한 정착 후 경제적 상황도 여의치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우리 당국은 일단 경제적 상황이나 향수병 등 신변 문제로 월북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지난해 6월 A 씨의 월북 징후를 두 차례 포착했지만 내사 요건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추가 수사를 벌이진 않았다. 북한으로 되돌아간 A 씨의 신변과 관련해선 아직 특이 동향이 포착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 철책 부근 족적 남았는데 ‘귀순자’ 오판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A 씨의 월북 직후 군과 경찰, 정보당국은 월북 가능성이 있는 탈북민을 4명으로 좁히고, 그중 A 씨를 특히 유력한 인물로 지목했다. A 씨가 지난해 12월 30일부터 연락이 닿지 않았기 때문. 당국은 A 씨의 휴대전화가 1일 강원 고성 일대에 있었던 것으로 최종 확인되면서 그가 월북한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월북 직전 민간인통제선 폐쇄회로(CC)TV 등에 포착된 A 씨는 2020년 귀순 당시와 유사한 인상착의를 한 채 태연하게 초소 등을 살폈다. 지형지물에 익숙한 행동을 보인 것. 당국은 북한에서 기계체조 경력이 있었다고 진술한 A 씨가 귀순 때와 유사한 방식으로 월북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50kg가량의 왜소한 체격인 그는 귀순 당시 감지센서(광망)가 달린 GOP 철책에 하중을 최소화하면서 철책과 철책 사이 설치된 철주(기둥)를 이용해 3m 높이의 철책을 손쉽게 넘었다. 월책(越柵) 직후 눈이 쌓인 철책 주변엔 A 씨 족적도 일부 남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월책이 유력했던 정황이 현장에 있었음에도 이날 오후 6시 40분경 A 씨가 넘은 철책 광망이 울려 현장에 출동했던 초동조치반은 철책만 확인한 뒤 ‘이상 없다’고 결론 내렸다. 철책에서 북쪽으로 1km가량 떨어진 GP 보급로 일대에서 A 씨를 처음 인지할 당시 22사단은 그가 북한에서 넘어온 귀순자라고 오판까지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유채연 기자 ycy@donga.com}

강원 동부전선 최전방 철책을 넘어 우리 국민으로 추정되는 1명이 1일 월북(越北)한 것으로 드러났다. 월책 당시 그는 군 과학화경계시스템에 포착됐지만 해당 부대는 이를 3시간가량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지난해 2월 북한 남성의 ‘오리발 귀순’ 이후 11개월 만에 동일한 22사단에서 ‘월책 월북’ 사건이 발생하면서 대비태세를 강화하겠다던 군의 공언이 또다시 무색해졌다는 비판이 나온다. 2일 군에 따르면 22사단은 1일 오후 9시 20분경 신원 미상의 A 씨를 비무장지대(DMZ) 내 감시초소(GP) 좌측 보급로 일대에서 열상감시장비(TOD)로 포착했다. 22사단은 후속 조치 과정에서 오후 6시 40분경 A 씨가 최전방경계부대(GOP) 철책을 넘는 장면이 폐쇄회로(CC)TV에 찍혀 있는 사실을 확인했다. A 씨가 GOP 철책을 넘은 뒤 3시간가량 경계가 뚫린 상황을 몰랐고 월북을 막지도 못한 것이다. A 씨는 북쪽으로 수백 m 떨어진 군사분계선(MDL)을 오후 10시 40분경 넘어갔다. A 씨의 생사는 확인되지 않았다. 군은 2일 오전 서해 군 통신선을 통해 우리 국민 보호 차원의 대북통지문을 발송했다.철책 감지센서 작동해 조치반 출동…훼손 흔적없자 사단 보고없이 종결노크-월책-오리발 귀순 이은 ‘구멍’현재까지 월북자 생사확인 안돼…北, 2년전 서해선 방역 내세워 사살 1일 강원도에서 발생한 월북(越北) 사건은 전방 폐쇄회로(CC)TV와 철책 감지센서 등이 제대로 작동했음에도 근무 태세 및 초동조치 부실로 3시간 남짓한 골든타임을 놓친 인재(人災)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2012년 ‘노크 귀순’과 2020년 ‘월책 귀순’, 지난해 ‘오리발 귀순’ 사건이 벌어진 22사단에서 또다시 경계 실패가 드러나면서 대북 감시망의 최전선인 군 전방 경계시스템의 허점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꼴이 됐다. 이번 사건은 서욱 국방부 장관이 새해 첫날 한반도 전역 대비태세를 점검하면서 21사단 최전방경계부대(GOP) 대대장에게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도록 임무수행을 해주길 바란다”고 주문한 당일 벌어졌다.‘작전통’ 사단장까지 앉혔지만 11개월 만에 경계 실패군 당국은 1일 신원 미상의 A 씨가 오후 6시 40분경 GOP 철책을 넘었다는 사실을 약 3시간 뒤인 오후 9시 20분경 파악했다. A 씨가 GOP 철책을 넘어 비무장지대(DMZ) 내 우리 군 감시초소(GP) 보급로 일대에서 배회하는 걸 포착한 뒤에야 이를 알게 된 것. 이 지점으로부터 남쪽으로 1km 정도 떨어진 철책 CCTV 영상을 되돌려본 결과 A 씨의 월책 장면은 상당히 선명하게 찍혀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A 씨가 철책을 넘을 당시 감지센서(광망)도 작동했다. 현장에 신속조치반이 출동했지만 경보가 울린 시간대의 감시장비 영상을 GOP 근무자들이 정확히 살펴보지 않은 상태에서 철책에 훼손 흔적이 없었다는 이유로 ‘이상 없음’으로 상황을 종료했던 것이다. 당시 조치 상황은 사단이나 연대에도 보고되지 않고 마무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철책을 넘은 4시간 뒤인 오후 10시 40분 A 씨는 군사분계선(MDL)을 넘었다. 군 관계자는 “경보가 울리자마자 감시장비 영상들을 상황실에서 제대로 되돌려 봤으면 A 씨가 MDL을 넘기 전에 충분히 신병을 확보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2020년 11월엔 체조 선수 경력을 지닌 북한 남성이 GOP 철책을 넘었지만 광망이 작동하지 않아 14시간 반 동안 그의 신병을 확보하지 못해 논란이 됐다. 지난해 2월 북한 남성이 오리발을 착용하고 동해를 헤엄쳐 귀순했을 때도 CCTV로 10차례나 그를 포착하고도 6시간 넘게 전방지역을 활보하는 것을 막지 못했다. 험준한 산악지형과 길게 뻗은 해안을 함께 경계하는 22사단은 경계 실패가 끊이지 않아 지휘관의 ‘무덤’으로 불린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 12월 중순 합동참모본부 작전1처장 등을 역임한 작전 전문가 이승오 소장을 22사단장에 임명했지만 불과 11개월 만에 재발한 경계 실패를 막지 못했다. 9·19 군사합의로 병력 철수한 GP 유유히 통과이번 월북 사건은 2018년 9·19 남북군사합의에 따라 병력을 철수시킨 ‘369GP’ 일대에서 발생했다. 당시 남북은 상호 1km 이내에 근접한 GP 11개를 우선 철수하면서 이 GP는 병력과 장비를 철수하되 원형을 보존했다. A 씨가 열상감시장비(TOD)에 포착된 GP 보급로 일대는 북한군 GP와 500여 m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군 안팎에선 GP에 병력이 있었다면 월북을 방지할 수 있었을 것이란 지적이 나왔다. 군은 사건이 벌어진 다음 날인 2일까지도 A 씨의 생사를 확인하지 못했다. 앞서 북한은 2020년 9월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 북측 해상에서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을 사살할 당시 해당 조치가 ‘국가 비상 방역규정’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합참 관계자는 “월북 이후 (북측 지역에서) 미상 인원 4명이 식별됐다. 월북과 직접적 관련성이 있는지는 확인 중”이라고 전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해군의 한 군무원은 선정적인 사진 속 여성의 특정 신체 부위를 확대해 부하 직원에게 보여줬다. 체육활동 중에는 자신의 밭으로 직원들을 데려가 산책을 시키기도 했다. 그는 성희롱 등으로 10월 해임 처분됐다. 올해 육해공군에서 실시한 34건의 내부감사 결과, 위 사례처럼 비위가 적발된 15건에 대해 경고 및 징계 조치가 내려진 것으로 확인됐다. 아직 감사나 징계가 진행 중인 건도 있어 징계 건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9일 국민의힘 강대식 의원이 각 군 본부 감찰실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공군의 한 비행단장(준장)은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96개월간 가족수당 192만 원을 부당 수급해 경고 조치됐다. 모친의 주민등록지를 형에게 옮기고도 수당 변경 신청이 누락된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채 수당을 계속 받아 왔던 것이다. 공군의 한 준위는 후배 부사관들에게 동료 준위의 이삿짐을 나르게 했다. 사무실에서 휴가 사실을 전한 장교(중위)에게는 “미친 것 아니냐”고 말하는 등 상관 모욕까지 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군의 한 여성 군무원(6급)은 바쁘다는 이유로 부대원에게 창고 관리 등 자신의 업무를 떠넘긴 뒤 부대 대령과는 2개월 동안 휴게실에서 하루 2시간 이상 사담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군무원은 부대원 전원을 대상으로 8회에 걸쳐 100여 개 내용으로 상부에 무고성 신고를 한 사실도 드러났다. 육군의 한 여단장(대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에 따른 회식 금지 기간에 음주를 한 사실 등이 적발돼 보직 해임됐다. 강 의원은 “군이 일신해서 기강을 다잡아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국가보훈대상자 8만여 명의 부상, 질병 데이터가 국가보훈처 내부 전산망에 등록돼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보훈예산 추계 시 근거가 되는 상이(傷痍) 데이터가 제대로 구축돼있지 않은 것. 해당 데이터는 보훈대상자 지원정책의 근거도 되는 만큼 점검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9일 국민의힘 윤주경 의원이 보훈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보훈대상자 8만2391명의 상이기록(부상부위, 질병종류 등)이 상이판정시스템에 등록돼있지 않았다. 전체 상이인원 11만9530명의 약 69%에 달하는 인원의 상이기록이 미등록된 것. 상이판정시스템은 기존 수기로 작성된 상이인원의 검사소견, 상이등급 등 개인정보를 전산화시키기 위해 2012년 7월 도입됐다. 상이등급 판정 및 재판정 시에도 근거가 되는 이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지난해까지 38억 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상이판정시스템에 정보가 등록돼있지 않을 경우 상이인원에 대한 정확한 통계가 확인되지 않아 보훈예산 추계 등 정책 추진에 혼선이 빚어질 수 있다. 윤 의원은 “시스템에 등록돼있지 않은 인원이 재신검(신체검사)을 요청하려면 보훈지청의 수장고에서 상이기록을 확인해야한다는 구시대적 행정낭비가 발생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보훈처는 “보훈대상자에 대한 보상 부분은 이미 전산데이터로 관리되고 있어 문제가 없다”면서도 “상이인원에 대한 기본 데이터가 전산화된다면 더 정확한 예산 추계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또 “모든 상이인원의 데이터를 전산화하기 위해 관련 용역예산을 확보하겠다”고 덧붙였다. 윤 의원은 “처음부터 제대로 된 시스템을 만들어 데이터를 저장해왔다면 이 같은 이중 예산소요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여야 후보들이 잇따라 모병제 공약을 발표한 가운데 우리 군이 모병제를 도입할 경우 2040년 상비군 병력 규모가 10만 명 이하로 줄어들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2025년 이후 병역자원이 급감하면서 올해 기준 50만 명의 20%수준으로 상비군 규모가 쪼그라들 수 있다는 것이다. 국방부 산하 연구기관인 한국국방연구원(KIDA)의 조관호 책임연구위원은 최근 KIDA 홈페이지의 ‘국방논단’에 기고한 ‘미래병력운용과 병역제도의 고민’에서 이같은 분석 결과를 내놨다. 이 글에서 그는 미국, 영국 등 모병제 시행국 사례를 한국의 인구구조에 적용할 경우 2040년 상비군 병력 규모는 10~20만 명이지만 그 시기 입대기준이 되는 20세 혹은 20~24세 인구규모를 감안하면 10만 명 이하로 산출된다고 주장했다. 2020년 33만 명이던 20세 남성인구가 2025년에는 23만 명, 2040년엔 절반도 안 되는 41%에 불과한데다 모병제 국가들의 20세, 20~24세 남성인구 기군 병력비율이 각각 35~60%, 7~12%인 점을 반영한 결과라고 조 연구위원은 설명했다. 그는 현 징병제를 유지해도 병역자원 급감에 따라 2040년엔 상비군 규모가 30만 명 대 중반으로 머물 것으로 예측했다. 또 “안보위협과 군사력 소요대비 운영이 가능한 병력규모가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고 지원상황에 따른 병력규모와 군사력 운용의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이 모병제 전환을 어렵게 하는 가장 큰 이유”라고 지적했다. 대안으로는 현 병역제도 틀 안에서 모병제 성격을 강화해 숙련병을 확보하는 ‘지원병’ 제도를 제시했다. 이는 현재 운용중인 임기제부사관(구 유급지원병) 제도를 리모델링한 제도다. 입대 전 3~4년의 계약을 맺고 하사 수준의 처우를 받으면서 계약만료 이후 부사관 장기선발 기회 등을 부여하는 방안이다. 다만 KIDA는 올해 현역병 4323명에 대해 지원병 지원의향을 조사한 결과 18개월 복무기준 월 200만 원을 지급할 경우 응답자의 25%가, 월 300만 원일 경우 46%가 지원의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징집병을 15만 명 규모로 줄이되 전투부사관 5만 명을 증원하는 선택적 모병제를 제안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는 징집병을 줄이는 대신 전문부사관을 군 병력의 50%까지 늘리는 준모병제를 공약했다. 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는 2030년대부터 상비군 30만 명 규모의 전면적인 모병제를 실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부승찬 국방부 대변인은 27일 정례브리핑에서 대선 후보들의 모병제 공약에 대한 질의에 “특정 대선후보의 공약 내용을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 한다”면서도 “병역제도 개편 논의는 특정 병역제도에 대한 도입 여부가 중심이 아닌 한반도 안보 상황을 고려한 상비군 충원 가능성과 군사적 효용성 등이 기준이 돼야 한다는 게 국방부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밝혔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지난해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에 개방됐던 북한 해안포 포문의 상당수가 여전히 열려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9·19남북군사합의를 위반하고 있는 것. 그럼에도 23일 국방부는 내년도 업무보고에서 “9·19합의를 충실히 이행함으로써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에 대한 군사적 뒷받침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에 북한의 위반 행위를 군이 방치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NLL 일대에 해안포 포문을 여전히 개방해 놓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열려있던 해안포 포문의 상당수를 그대로 방치하고 있는 것. 북한이 실전 운용 중인 해안포는 200여 개로 알려져 있다. 2018년 9·19합의 이후에도 간헐적으로 포문을 열고 닫아온 북한은 상·하반기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나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 피격사건 등 남북관계가 악화된 시점마다 개방 규모를 늘리며 군사적 긴장감을 고조시켜왔다. 9·19합의문 1조 2항은 ‘해안포와 함포의 포구·포신 덮개 설치 및 포문 폐쇄 조치를 취하기로 하였다’고 명시하고 있다. 9·19합의 위반이지만 군은 내부적으로 북한의 포문 개방을 시설물 관리 차원으로 해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습기제거나 환기를 위한 개방이라는 것. 하지만 상당수 포문이 계속 개방돼있는데도 군이 이러한 해석을 근거로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아 합의 위반을 방치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거 군은 2018년 9·19합의 이후 남북실무접촉이 이뤄질 때만 해도 수차례 해안포 포문 폐쇄를 북한에 요청한 바 있다. 이에 북한은 해당 장비를 운용하고 있지 않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후에도 북한은 지속적으로 포문을 열고 닫으면서 기만행위를 지속해왔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형님 유해를 조금 더 빨리 찾았더라면 돌아가신 형수님의 한을 풀어드릴 수 있었을 텐데….” 결혼 직후 6·25전쟁에 참전했다 1950년 전사한 박동지 이등상사(사진)의 남동생 박희만 씨(69)는 형의 유해가 확인됐다는 소식에 울먹이며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23일 경기 파주시 동패동에 있는 유족 자택에서 181번째로 신원이 확인된 박 이등상사에 대한 ‘호국영웅 귀환행사’를 거행했다. 전사 후 71년간 임야에 묻혀 있던 고인이 마침내 가족 품으로 돌아가게 된 것이다. 1928년에 태어난 박 이등상사는 4남 4녀 중 장남으로 스무 살이 되던 해에 결혼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참전했다. 고인은 국군 제1사단 12연대 소속으로 참전해 1950년 7월 3일부터 이틀 동안 벌어진 경기 수원 북방전투 중 전사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박 이등상사의 유해는 9년 전인 2012년 한 시민의 제보를 토대로 수습됐다. 발굴 현장에서는 60mm 박격포탄과 수류탄이 함께 발굴됐고 고인의 좌측 대퇴골 부위의 일부 유해와 전투화 밑창, 버클 등 유품이 함께 발견됐다. 하지만 유전자 분석 기술의 한계로 당시엔 신원이 확인되지 않다가 올해 실시된 검사에서 뒤늦게 신원이 확인됐다고 한다. 유해발굴감식단은 뒤늦게나마 고인의 신원이 확인될 수 있었던 건 유족이 유전자 시료 채취에 적극 동참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고인의 동생과 조카 등 유족들은 2006년과 2013년, 올해까지 세 차례에 걸쳐 유전자 시료 채취에 참여했다. 다만 고인의 아내는 불과 2년 전 92세를 일기로 별세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샀다. 부인은 생전 남편이 돌아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군복을 입은 고인의 사진을 걸어놓고 매일 기도하며 평생을 살았다고 한다. 유해발굴감식단은 이날 행사에서 유족에게 신원확인통지서와 호국영웅 귀환패, 유품 등이 담긴 ‘호국의 얼 함(函)’을 전달했다. 유해발굴감식단 관계자는 “유해를 발굴해도 누구의 유해인지 알 수 있는 전사자 위치 정보나 단서가 대부분 없기 때문에, 유가족의 시료를 확보해야만 유해와 유가족 유전자 검사를 통해 신원 확인이 가능하다”면서 적극적인 시료 채취 동참을 호소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유엔군사령부가 20일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비무장지대(DMZ) 방문이 정전협정에 위배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치인의 DMZ 방문을 두고 유엔사가 공식 입장을 내며 조사 방침을 밝힌 건 이례적이다. 유엔사는 22일 “20일 3사단 관측소(OP)에서 민간인의 DMZ 내 무단활동이 허용된 사실을 인지했다. 유엔군사령관은 이번 사건 조사와 함께 DMZ 내 정전협정을 위반하는 행위가 재발하지 않도록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후보 일행이 방문한 3사단 OP는 DMZ 내에 위치한 유엔사 관할 구역이다. 유엔사는 전투복 야전상의와 군사경찰 완장을 착용한 윤 후보 일행의 복장과 함께 사전승인을 받지 않은 일부 인원의 DMZ 출입을 문제 삼았다. 유엔사는 DMZ 관할권이 유엔사에 있다는 정전협정 10조를 언급하며 “사단(3사단)은 이러한 법적 지시를 따르지 않았다. 유엔사 승인 없이 민간인이 군복을 입고 DMZ에 들어갈 수 있도록 허용함으로써 필요 이상의 위협을 가했다”고 했다. 유엔사는 우발 상황 방지를 위해 DMZ 내 민간인의 군복 착용을 금지하고 있다. 다만 군복을 입은 정치인들의 DMZ 방문에 유엔사가 공식 대응한 적은 없다. 2012년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군복을 착용하고 동일한 OP를 방문했을 때도 이를 문제 삼지 않았다. 게다가 윤 후보와 같은 날 전투복을 입고 DMZ 내 6사단 OP를 방문한 박병석 국회의장에 대해 유엔사가 대응하지 않은 것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 유엔사 관계자는 “윤 후보 방문에 대한 언론 질의가 있어 답을 한 것”이라며 “정치적 목적은 없다. 이전에도 정전협정 위반 시 해당 부대에 이를 알려왔다”고 전했다. 논란이 되자 윤 후보와 동행했던 국민의힘 한기호 의원은 “국방부의 사전 허락을 받았고 유엔사 관계자와도 조율된 일정”이라고 했다. 정부 소식통은 “윤 후보 일행 중 일부가 사전승인을 받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조아라 기자 likeit@donga.com}

문재인 정부에서 채용된 군무원 임용대기자가 매년 수백 명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는 군 문민화 기조 등을 담은 ‘국방개혁 2.0’에 따라 군무원 채용을 확대하고 있지만 정작 뽑은 군무원의 상당수가 자리가 없어 장기간 무보직 상태로 방치되고 있는 것.21일 국민의힘 윤주경 의원이 국방부와 각 군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공채로 선발된 군무원 5544명 중 무보직자(임용대기자)는 785명에 달했다. 이 중 육군은 621명으로, 2018년부터 매년 육군에서만 200∼900명의 임용대기자가 발생하고 있다.이 같은 군무원 임용 적체는 매년 심화되고 있다. 2019년엔 육군에서 966명의 임용대기자가 발생했고, 이 중 7명은 합격 후 578일 뒤에야 보직을 받았다. 여기에 1년 이상 대기한 인원도 40명에 달했다.현재 군은 국방개혁 2.0과 문민화 기조에 따라 2018년 3만4000명 수준이던 군무원을 내년까지 5만5000명으로 증원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상비병력 감축에 따라 비(非)전투 분야에 민간 인력을 충원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2018년 934명이던 군무원 선발인원은 지난해와 올해 2729명, 5544명으로 훌쩍 늘었다.임용 적체로 인해 취업 커뮤니티 등에서는 “지난해 발령을 못 받고 대기 중인데 아르바이트로 버티는 게 힘이 든다”는 등의 임용대기자들 불만도 제기되고 있다. 한 대기자는 “장기간 보직을 못 받고 자발적으로 임용을 포기하는 인원도 있다”고 전했다. 2019년부터 육군의 임용포기자는 매년 100명 이상이었다. 윤 의원은 “군이 정확한 군무원 소요에 대한 확인 없이 채용에만 급급하다 보니 대기 인원들에게 피해를 주고 국가적 낭비까지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이에 대해 육군은 “2018, 2019년은 부대 개편과 편제 조정이 활발하게 이뤄진 시기로 일부 인원의 임용이 지체됐다”면서 “정원 대비 결원, 예상 손실, 승진 공석 등을 고려해 채용 인원을 결정하고 있으며 대부분 6개월 내에 임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국산 경공격기 FA-50 조종사인 최준상 대위(27·학사 138기·사진)가 공군 최고의 명사수인 올해의 ‘탑건(Top Gun)’에 선정됐다. 공군은 제8전투비행단 소속 최 대위가 대통령상과 공군전우회장상을 수상했다고 21일 밝혔다. 최 대위는 10월 실시된 ‘2021년 공군작전사령부 공중사격대회’에 참가해 총 1000점 만점에 955점을 얻었다. 특히 ‘공대공 요격’ 부문에서 만점을 획득하는 등 우수한 전투 기량을 선보였다는 것이 공군의 설명이다. 2017년 6월 임관한 그는 주 기종인 FA-50 280여 시간을 포함해 총 460여 시간의 비행시간을 보유하고 있다. 그간 F-15K나 KF-16 등 미국산 전투기종에서 탑건이 배출됐다. 2014년 사격대회에 처음 시범 참가한 국산 경공격기에서 탑건이 나온 건 처음이다. 국산 초음속 고등훈련기인 T-50 플랫폼을 기반으로 개발된 FA-50은 최대 음속의 1.5배 속도로 비행하고 정밀 유도무기도 탑재가 가능하다. 최 대위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함께 준비한 편조원들과 응원해준 대대원들, 완벽한 항공기를 지원해준 정비·무장요원들 덕분”이라면서 “전술 연마와 영공 방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사격대회에선 좌성호 소령(37·공사 56기)이 공중기동기 분야 공중투하 부문에서, 최덕근 소령(진)(31·학사 129기)이 탐색구조 부문에서 각각 최우수 조종사로 뽑혔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성범죄 혐의로 재판을 받던 부사관이 육군 구치소에서 극단적 선택으로 숨을 거뒀다. 앞서 이예람 공군 중사 성추행 사망사건의 2차 가해 혐의로 구속 기소됐던 부사관에 이어 또다시 군 수감시설 내 사망 사건이 발생하면서 피고인에 대한 부실한 관리감독이 논란이 되고 있다. 20일 군에 따르면 대구의 한 육군 부대 미결수용실에 수감 중이던 A 상사는 전날(19일) 오후 5시 40분경 수용실 내 샤워실에서 의식이 없는 상태로 발견됐다. 민간병원으로 응급 이송된 그는 이날 오전 9시경 숨졌다. 4월 한 여군 중위의 숙소에 침입한 혐의로 불구속 수사를 받던 A 상사는 군사경찰 조사 과정에서 2009년 미제로 남아있던 군내 성폭행 미수사건의 가해자로 지목돼 6월 구속된 뒤 재판을 받아왔다. 군사경찰은 당시 범행 현장에서 수집된 유전자(DNA) 정보를 토대로 A 상사를 범인으로 지목했지만 그는 혐의를 전면 부인해왔다. A 상사는 방어권 행사가 원천 차단당하고 있다며 재판부를 변경해 달라는 기피신청서도 제출했지만 기각됐다. A 상사의 변호인은 “20일 오후에 재판이 예정돼 있었다”며 “재판부의 불공정으로 계속적인 항의와 이의신청을 했지만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자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군 수용시설에서 사망 사고가 발생한 건 7월 공군 B 상사가 서울 용산구 국방부 옆 건물 미결수용실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지 5개월 만이다. 군의 허술한 피고인 관리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육군 관계자는 “부대 내 미결수용실에는 24시간 관리감독이 이뤄지고 있으나 샤워실은 인권보장 차원에서 실시간 관리가 어려운 측면이 있다”면서 “수용실 인원 관리를 포함해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라고 전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국방부 보통군사법원이 고 이예람 공군 중사를 성추행한 혐의(군인 등 강제추행치상 등)로 구속 기소된 장모 중사에게 17일 징역 9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죽음을 오로지 피고인의 책임으로 돌릴 수는 없다 해도 추행으로 인한 정신적 상해가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된 주요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앞서 국방부 검찰단은 10월 8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장 중사에게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구형량보다 낮은 형량이 선고된 건 장 중사가 이 중사에게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듯한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을 특가법상 보복 협박으로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문자메시지는) 사과의 의미를 강조해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하지만 유족은 이날 재판부에 “가해자가 죽겠다고 하는데 어떻게 그게 협박으로 안 들리느냐”고 강하게 항의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