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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조 원대 유사수신 사기범 ‘조희팔’의 최측근으로 중국 도피 중 지난달 중국 공안에 검거된 강태용 씨(54)가 다음 주 국내로 송환된다. 검찰은 다음 주에 강 씨를 중국에서 김해국제공항을 통해 입국시킨 뒤 사건을 수사 중인 대구지검으로 압송하기로 하고 중국 공안당국과 출발 공항 등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26일 알려졌다. 출발 공항은 상하이(上海)와 난징(南京)을 저울질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두 곳 모두 강 씨가 불법체류 혐의로 구금된 중국 장쑤(江蘇) 성 우시(無錫) 시에서 가까운 국제공항이다. 검찰은 상하이 푸둥(浦東)국제공항에서 오후에 출발하는 대한항공을 이용해 김해공항으로 데려오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푸둥공항에서 오후에 김해공항으로 향하는 대한항공은 오후 2시 10분에 출발해 오후 4시 50분에 도착하는 KE5892편이 유일하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전년도 인사평가를 기준으로 그 다음 해에 직원에 따라 차등 지급하는 업적연봉이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첫 판결이 나왔다. 통상임금은 시간외수당과 연차수당을 산정하는 기준이 되는 만큼 이번 대법원 판례와 유사한 형태로 업적연봉 제도를 도입해 놓고 통상임금에 포함시키지 않고 있는 기업에 대한 소송이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26일 한국GM(옛 GM대우) 직원 강모 씨 등 1024명이 “업적연봉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해 달라”며 낸 임금 소송에서 근로자 손을 들어 줬다. 한국GM은 2000∼2002년 연봉제를 도입하면서 호봉에 따라 일률적으로 지급하던 상여금을 업적연봉으로 바꿨다. 전년도 인사평가에 따라 해당 연도에 지급할 업적연봉을 산정한 뒤 12분의 1로 나눠 매월 지급하는 방식인데, 월 기본급의 700%는 전 직원에게 지급하되 개별 평가에 따른 인상분을 월 기본급의 100% 범위에서 차등 지급해 왔다. 직원들은 회사가 업적연봉 등을 통상임금에서 빼고 시간외 수당 등을 산정하자 소송을 냈다. 쟁점은 업적연봉이 ‘정기적이고 일률적으로 지급되는 고정적인 임금(통상임금)’에 해당되는지였다. 1심은 업적연봉이 인사평가에 따라 최대 월 기본급의 100%까지 차이 나고, 휴직자에겐 지급하지 않으므로 고정적인 임금이라고 보기 어려워 통상임금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업적연봉이 전년도 인사평가를 기준으로 미리 결정돼 해당 연도 인사평가와는 무관하게 산정되고, 정해진 금액이 변하지 않고 12개월로 나뉘어 매월 지급되므로 정기성·일률성·고정성을 모두 갖춘 통상임금이라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업적연봉이 지급 연도의 인사평가 결과와는 상관없이 정기적·일률적·고정적으로 지급되는 통상임금이라는 2심 판결을 받아들였다. 대법원은 2심에서 통상임금으로 인정했던 귀성 여비, 휴가비, 개인연금보험료 및 직장단체보험료에 대해선 “지급일에 해당하는 기간에 재직하지 않는 근로자에게는 지급하지 않아 고정성이 없다”며 이 부분은 다시 재판하라며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2002년 16대 대통령 선거 불법자금 수사를 지휘하며 ‘국민 검사’로 불렸던 안대희 전 대법관(60·사법연수원 7기)이 조세범죄 수사와 판결 경험을 담은 해설서 ‘조세형사법’ 개정판을 출간했다. 안 전 대법관이 부산고검장으로 재직하던 2005년 펴낸 저서를 근간으로 최근 10년 동안 진화한 조세 범죄 추세와 수사기법, 새로운 판례 등을 새로 정리했다. 이번 개정판은 검찰 출신 대법관으로 검찰과 법원을 아울렀던 안 전 대법관의 법조 경륜이 담긴 조세법 실무지침서다.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지냈던 조일영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와 윤대진 대전지검 서산지청장이 공동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안 전 대법관은 “조직적이고 치밀해져가는 조세포탈 처벌과 방지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조동주기자 djc@donga.com}
현경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76)이 2012년 19대 총선을 앞두고 불법정치자금 10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검찰에 소환돼 15시간 동안 조사를 받았다. 현 부의장은 줄곧 혐의를 부인했지만 검찰은 돈을 건넸다는 사업가 황모 씨(57·여)의 진술과 여러 정황에 신빙성이 있다고 보고 이번 주 안에 신병처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의정부지검 형사5부(부장 권순정)는 21일 오전 9시 현 부의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황 씨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1000만 원을 받았는지 등을 조사했다고 23일 밝혔다. 황 씨는 검찰에서 19대 총선을 이틀 앞둔 2012년 4월 9일 제주 갑 새누리당 후보였던 현 부의장 선거사무소로 측근을 보내 5만 원 권으로 1000만 원을 현 전 부의장에게 건넸다는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 씨는 현 부의장에게 돈을 건넨 일시와 방식, 전달책의 제주도행 항공편 내역 등까지 구체적으로 기록해둔 것으로 전해졌다. 소환 통보를 받은 현 부의장은 해외 출장을 이유로 주말에 검찰에 출석했으며, 조사 과정에서 “당시 선거 유세 때문에 사무실에 없었고 황 씨 측근은 만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현 부의장은 제주 갑 지역에서 16대 국회의원을 지냈지만 17~19대 총선에서 현 새정치민주연합 강창일 의원에게 세 차례 패했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원로 조언그룹인 ‘7인회’ 소속이다. 검찰은 이번 주 안에 현 부의장의 신병처리와 기소 여부 등을 결정할 방침이다. 현 부의장에게 돈을 건넸다고 진술한 황 씨는 박 대통령 이종사촌 형부 윤석민씨(77)와 제갈경배 전 대전지방국세청장(56)에게도 돈을 건넨 정·관계 브로커다. 이들은 황 씨에게 돈을 받은 혐의로 구속돼 현재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황 씨도 2008년 경남 통영 아파트 인허가 로비를 주도한 혐의로 수배되자 2013년 검찰에 자수해 징역 2년 6개월 형을 선고받고 현재 의정부교도소에 수감 중이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이슬람국가(IS) 근거지인 시리아에서 10월 한 달에만 70명이 한국에 들어와 난민 신청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올해 1∼9월 시리아 난민 신청자가 200명인 점을 감안하면 단기간에 수가 크게 늘어난 것이다. 반면 시리아 난민 신청자의 사후관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20일 법무부에 따르면 시리아 난민 신청자는 2011년까지 3명에 불과했지만 올해 말까지 누적 인원으로 1000명을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2012년 이후 해마다 146∼295명씩 신청을 했고, 올해 1∼10월 270명이 추가돼 누적 신청자가 918명에 이르고 있다. 특히 10월에 신청이 급증한 배경에 대해 정부 당국 안팎에선 “IS 요원이 난민을 가장해 입국했을 우려가 있다”는 의견과 “한국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졌기 때문”이란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시리아 난민 신청자는 항공편을 이용해 입국하는데, 대부분 현지 브로커에게 돈을 주고 항공편과 비자를 확보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난민 업무를 담당했던 법무부 관계자는 “비행기를 타고 정식 비자를 받아 입국하는 시리아인을 조사해보면 정작 비자 발급 절차도 제대로 모르는 사례가 많다”며 “브로커를 살 정도면 어느 정도 재력이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입국에 주로 이용하는 단기상용비자는 국내 소재 기업 초청만 있으면 발급되는데, 최근 이집트인들이 국내에 서류상 회사를 세우고 가짜 난민을 끌어온 사례가 검찰에 적발되기도 했다. 한국에 와 난민 신청을 하면 국내 어디든 원하는 곳에서 심사가 끝날 때까지 체류할 수 있다. 공항에서 입국비자 목적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하면 입국을 불허하고 고국으로 돌려보내기도 한다. 하지만 시리아는 내전을 겪고 있어 당사자가 난민 심사에 회부해 달라고 요청하면 대부분 받아들여진다. 시리아 난민 신청자는 심사 기간도 짧다. 보통 난민 신청에서 최종 결정까지 평균 1년 3개월 정도 걸리지만 시리아 출신은 수개월 내에 처리된다. 내전 탓에 모국으로 돌아가기 어려운 만큼 심사가 까다롭지 않기 때문이다. 또 지난해부터 ‘인도적 체류 허가’의 문턱도 낮아졌다. 지난해 전체 허가자의 93%(539명 중 502명), 올해 1∼10월 허가자의 75%(178명 중 134명)가 시리아 출신이다. 인도적 체류 허가를 받으면 난민처럼 기초생활수급 대상자에 준하는 경제적 지원 등을 받지는 못하지만 합법적으로 한국에 머물 수 있다. 인도적 체류 허가조차 받지 못한 시리아인은 전체 신청자의 1%에 불과하다. 문제는 난민 신청자나 인도적 체류 자격으로 국내에 머무는 외국인에 대한 관리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는 점이다. 난민 신청자는 6개월마다, 인도적 체류자는 1년마다 전국 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 체류 연장 허가를 받는다. 이때 범죄 경력이 없으면 별도의 검증절차 없이 대부분 연장을 허가한다. 인도적 체류의 경우엔 사실상 ‘영주권’이나 다름없는 셈이다. 성향을 파악할 수 있는 심층면접 등은 인력 부족 등의 이유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전체 난민 신청자는 2010년 423명에서 지난해 2896명, 올해 1∼10월 4349명으로 폭증했지만 관련 인력은 전국적으로 30명에 불과하다. 법무부 관계자는 “충실한 난민 심사를 하려면 인력 충원이 가장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갤럽이 17∼19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 70%는 ‘우리나라에서도 테러가 일어날 수 있다’고 답했다. 정부의 테러 대응 능력이 ‘별로 없다’ 또는 ‘전혀 없다’고 답한 이들도 전체 응답자의 61%나 됐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불법 폭력시위에 제공되는 용품을 사전에 적극 압수수색해 (피해를) 사전에 방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 김수남 검찰총장 후보자(56·사법연수원 16기·사진)는 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지난 주말 서울 도심 대규모 집회 같은 불법 폭력시위가 재발되지 않도록 쇠파이프나 각목 등 위험 물품을 사전에 색출해내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인사청문회에서는 지난 주말 불법과 폭력으로 얼룩진 민중총궐기대회에 대해 여야 의원들의 질의가 집중됐다. 여당 측에서는 이번 시위를 폭동으로 규정하고 형법상 소요죄를 적용해 강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소요죄는 ‘다중이 집합해 폭행 협박 또는 손괴를 한 자’를 징역이나 금고 1∼10년 또는 벌금 1500만 원 이하에 처해야 한다. 반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위반은 징역 6개월 이하 또는 50만 원 이하의 벌금·구류·과료에 그쳐 대부분 처벌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게 현실이다. 여당 의원들은 이번 시위 과정에서 중상을 입은 백모 씨(68)가 경찰의 물대포에 맞아 쓰러진 뒤 다른 시위자에게 깔려 부상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인터넷상에 돌고 있는 시위 장면 동영상에는 백 씨가 쓰러진 직후 ‘빨간 우비’를 입은 남성이 백 씨의 몸 위를 덮치는 듯한 장면이 나온다. 이에 야당 의원들은 백 씨에게 물대포를 쏜 경찰관을 과잉 진압으로 수사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여야는 다소 온도차가 있지만 불법 시위세력을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는 데엔 뜻을 함께했다. 김 후보자는 2014년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재직할 때 실행한 ‘불법 시위사범 삼진아웃제’를 언급하며 “합법 집회는 철저히 보장하되 불법 폭력집회는 엄단하겠다”고 말했다. 삼진아웃제는 집시법 위반으로 5년 안에 세 번째 적발되면 벌금형 약식기소 대신 정식 재판에 넘긴다는 것으로 서울중앙지검이 처음 시작한 이후 올해부터 전국 검찰청에서 확대 실시되고 있다. 국회 법사위는 24일까지 김 후보자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퇴사한 직원이 차린 경쟁업체를 상대로 대규모 디도스(DDos) 공격을 벌인 어린이집 회계프로그램 업체 임원과 스무살 해커가 재판에 넘겨졌다. 수원지검 안산지청은 경쟁업체 홈페이지를 마비시킬 목적으로 디도스 공격을 의뢰한 어린이집 회계프로그램 업체 임원 주모 씨(50·여)와, 주 씨 지인에게 의뢰를 받아 디도스 공격을 감행한 한모 씨(20) 등 해커 2명을 기소했다고 18일 밝혔다. 주 씨는 직원이었던 안모 씨 등이 회사를 나가 새 업체를 차리자 지인에게 150만 원을 건네며 디도스 공격을 해줄 해커를 찾았다. 주 씨의 의뢰를 받은 한 씨 등은 2013년 4, 6월 두 차례에 걸쳐 좀비PC 2000대 이상을 동원해 안 씨 업체의 사이트를 마비시켰다. 디도스 공격을 감행한 해커 한 씨는 고교 시절 악성코드 프로그램을 직접 개발해 아프리카TV 유명 인터넷 개인방송 진행자들의 컴퓨터를 해킹한 뒤 노출 사진을 빼내 이를 빌미로 돈을 요구한 적이 있을 정도로 컴퓨터에 능통했다. 이들은 어린이집들이 안 씨 업체 홈페이지 회계프로그램에 한 달 실적을 등록하는 월말이나 월초를 노려 집중 공격했다. 안 씨는 “전에 근무했던 회사가 무리한 실적을 요구하며 부당한 수수료 조건을 내걸기에 함께 퇴사한 직원들끼리 조그만 업체를 차렸는데 그 이후 각종 민사소송을 걸더니 디도스 공격까지 감행했다”며 “전형적인 ‘갑’의 횡포”라고 주장했다. 올해 스무 살인 해커 한 씨는 범행 당시 고교 3학년에 불과했다. 한 씨는 직접 개발한 악성코드 프로그램을 활용해 이름 주민등록번호 등 1억 건이 넘는 개인정보를 빼내고, 13세 여자 초등학생이 쓰는 컴퓨터를 해킹해 하드디스크를 삭제하겠다고 협박한 뒤 음란 사진 촬영을 강요한 혐의 등으로 구속돼 징역 1년6개월을 선고받고 교도소 수감 중에 이번 범행이 추가로 드러나 또 다시 재판을 받게 됐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요즘 초등학생들 사이에선 ‘4당 3락’이란 말이 유행입니다. 초교 6학년생이 4년 앞선 고1 과정을 공부하면 원하는 대학을 가고, 3년 앞선 중3 과정을 공부하면 떨어진다는 뜻입니다.” 경기 오산시 양산초교 한아인 학생 등 9명은 17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강당에서 열린 제2회 어린이 헌법토론대회에서 국가가 사교육을 통한 과도한 선행학습을 규제하지 않아 학생의 기본권을 침해했는지를 두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실제 헌법재판관 수와 똑같은 9명으로 구성된 어린이 재판관들은 자주색 법복을 입고 “선행학습은 과도한 경쟁 분위기를 조장해 학생들의 행복추구권을 박탈한다”, “선행학습은 헌법이 보장한 개인의 자유라 국가가 규제해선 안 된다” 등 합헌과 위헌 의견으로 나뉘어 갑론을박했다. 헌재가 주최하고 동아일보와 교육부가 후원한 이번 대회에서는 전국 초등학교 27개 팀이 참가한 예선을 통과해 올라온 8개 팀이 어린이 실생활에 밀접한 주제를 놓고 토론 대결에 나섰다. 각 팀은 △학교에서 휴대전화를 일괄 수거했다가 하교할 때 돌려주는 학칙 △부모의 자녀 휴대전화 검사 △교육부의 초교 한자 교육 재개 △초등생 아르바이트 금지 조항 등 스스로 정한 주제를 놓고 다양한 의견을 개진했다. 이날 대상은 초등학교 교사가 학생들의 일기장을 검사하는 관행이 사생활의 비밀과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지를 놓고 토론을 벌인 충북 청주시 직지초교 팀에 돌아갔다. 유지민 어린이 재판관 등 9명은 “선생님이 볼까 봐 일기에 솔직한 마음을 못 쓰고 일기장을 두 개 쓰기도 하는데 이는 명백한 양심의 자유 침해”라는 주장과 “초등학생이 무슨 비밀이 그렇게 많은 거냐. 일기 검사는 헌법 제31조가 보장하는 교사의 가르칠 권리에 해당한다”는 주장으로 나뉘어 열띤 토론을 벌였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가두시위를 하는 과정에서 4분간 도로를 불법 점거했더라도 통행을 현저히 곤란하게 했다면 일반교통방해죄가 성립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17일 일반교통방해 혐의로 기소된 임모 씨(24·여)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임 씨는 2012년 6월 16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쌍용차 비상대책위원회 등이 주최한 걷기대회에 참여했다가 500여 명과 함께 서소문 고가차로 옆 3차로 도로(충정로역∼시청역 방향)를 무단 점거하고 행진해 교통을 방해한 혐의를 받았다. 임 씨 일행이 도로를 무단 점거한 시간은 4분이었다. 법원은 이 집회에 참가했다가 재판에 넘겨진 이들에게 재판부마다 각기 엇갈린 판결을 내렸다. 도로를 점거한 시간이 짧아도 명백히 불법 행위로 차량 흐름을 현저히 방해한 만큼 유죄라고 판결한 재판부가 있는 반면 다른 재판부는 시간이 너무 짧아 차량 통행을 일시적으로 방해한 것뿐이라며 무죄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하급심 판결이 엇갈리자 대법원은 7월 “단지 시간이 짧다는 이유만으로 통행이 불가능해지지 않았다고 볼 수는 없다”며 유죄 판결을 한 이후 일괄적으로 형사처벌을 하도록 판결하고 있다. 임 씨도 1, 2심에선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대법원에서 유죄 취지 판결을 내리면서 다시 재판을 받게 됐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지난 주말 서울 도심에서 벌어진 대규모 폭력 시위로 인한 피해가 속출하면서 정부가 강력한 대응에 나섰다. 불법 폭력 행위자는 물론이고 시위 주도 세력에 대해서도 형사처벌뿐 아니라 손해배상 책임을 철저히 묻기로 했다. 상습적인 ‘불법 시위꾼’에겐 재산과 급여 압류 등으로 이어지는 민사소송이 훨씬 고통스러운 대응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불법 시위 민사소송, 대부분 국가 승소 정부는 경찰에게 폭력을 휘둘러 다치게 하거나 공용 물건을 파손한 시위자와 더불어 불법시위를 주도한 단체 대표 등을 상대로 소송을 낸다. 2009년 경기 평택 쌍용차 노조 공장 점거 시위 관련 단체와 개인을 대상으로 14억여 원을 청구한 이후 액수를 불문하고 피해 발생 시 그에 따른 민사상 책임을 묻고 있다. 법원은 폭력 등 불법 행위로 경찰이 인적·물적 피해를 입은 경우 대체로 배상 책임을 인정하고 있다. 2006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시위 과정에서 공권력을 훼손한 시민단체를 상대로 경찰이 손해배상을 청구해 5230만 원을 받아낸 이후 24건의 민사소송에서 20건을 승소했다. 국가 승소 판결에서 법원은 직접 불법 행위를 저지른 시위자뿐 아니라 이를 주도하고 선동한 단체의 지휘부에 대해서도 연대책임을 지웠다. 나머지 4건은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라 거의 모든 민사소송에서 이긴 셈이다. 사전에 허가받지 않은 구역을 불법 행진하려는 시위대를 저지하기 위해 경찰이 도로를 일부 통제하는 행위도 합법이라는 게 대법원 판례다. 이번 ‘11·14 시위’에 대한 손해배상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재판은 올해 4월 18일과 5월 1일 벌어진 세월호 참사 1주년 시위 관련 사건이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시위는 약 2000개의 단체가 참여해 2개월에 걸쳐 벌어진 반면 1심 재판이 진행 중인 세월호 시위는 소수 단체에 의해 단기간에 진행돼 책임자 규명이 상대적으로 수월한 편이다. ○ 책임 소재 규명 어려울 수도 14일 집회처럼 참가 단체가 많을 경우 피해는 크지만 책임 소재를 묻기가 어려운 게 현실이다. 법원이 불법 행위와 피해 간에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을 경우 쉽게 책임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폭력 시위자가 복면 등으로 얼굴을 가려 카메라로 채증을 했더라도 신원 확인이 쉽지 않다. 정부로서는 폭력 시위자가 시위 주도 단체 소속인지, 단체로부터 불법 시위 지시를 받았는지 등도 입증해야 한다. 2008년 5, 6월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를 명분으로 열린 촛불시위는 부상 경찰 치료비 및 경찰버스 등 기물 파손 손해액만 5억 원이 넘지만 시위 참가 단체가 1838개나 돼 손해배상이 인정되지 않았다. 국가가 광우병국민대책회의 등 3개 단체를 상대로 소송을 냈지만 법원은 피해가 이 단체들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단정하기 어렵고, 집회 주최 측이 불법 시위를 직접 지시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 등으로 국가 패소 판결을 내렸다. 이 소송은 국가의 항소로 2심이 진행 중이다. 불법 시위를 벌였더라도 경찰의 진압 과정에서 피해를 입었다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법원은 2011년 한미 FTA 반대 시위 당시 도로를 불법 점거했다가 경찰의 물대포에 직접 맞아 고막이 터지거나 뇌진탕을 입었다며 소송을 낸 피해자들에게 국가가 80만∼120만 원씩 배상하도록 했다. 광우병 촛불시위 때 도로를 불법 점거하고 누워 있던 참가자들이 진압 과정에서 다쳤다면 손해의 60%를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도 있다. 국가의 과잉 진압에 대한 책임을 물은 것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지난 주말 불법 시위로 발생한 경찰 장비 파손 등 국가 손해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책임자들에게 끝까지 손해배상 책임을 물어 평화적 시위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조동주 djc@donga.com·배석준 기자}
부장판사 승진을 앞둔 대법원 판사가 여성 판사들이 있는 내부 회식 자리에서 성차별적인 취지의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져 여성 판사들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대법원 재판연구관 A 씨는 10일 경기 고양시 일산 사법연수원에서 신임 부장판사 연수를 마치고 열린 만찬에서 “부장판사로 승진했을 때 여성 배석판사가 오면, 문제가 되지 않을 정도의 성추행을 해 남자판사로 배석을 바꾸고 밤새 일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13일 알려졌다. 부장판사는 통상 두 명의 배석판사와 함께 재판을 진행한다. A 판사는 직장 후배들을 힘들게 하는 상사를 뜻하는 은어인 ‘벙커’(모래밭을 뜻하는 골프 용어)가 될 가능성이 높은 부장판사를 뽑는 투표가 장난삼아 진행될 때 농담조로 이런 발언을 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실은 회식 자리에 있었던 여성 판사가 이틀 뒤인 12일 여성 판사 인터넷 커뮤니티에 익명으로 글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글을 본 여성 판사들은 A 판사의 발언이 술자리 흥미를 돋우기 위한 취지였다고 해도 성희롱과 성차별의 여지가 있다며 반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A 판사는 논란이 불거지자 여성 판사들에게 이메일로 사과의 뜻을 전했다고 한다. 대법원은 A 판사의 발언 내용과 구체적인 경위 등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그에 합당한 조치를 할 방침이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부인의 부동산 사기 분양에 공범으로 지목돼 재판을 받아온 가수 송대관 씨(70·사진)가 무죄 확정판결을 받았다. 대법원 3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12일 충남 보령시 남포면 일대 땅에 대규모 리조트를 짓는다며 캐나다 교포 양모 씨에게 토지 분양금 명목으로 4억1400만 원을 받고도 갚지 않은 부인의 사기 행각에 가담한 혐의(사기)로 기소된 송 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1심은 송 씨가 사기 분양임을 알면서도 양 씨에게 투자금을 받고 개인 빚을 처리하는 데 썼고 돈을 갚을 의사가 없었다고 보고 징역 1년 2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분양 사기가 송 씨 부인 단독으로 이뤄졌고, 투자금 유치가 사기였음을 알았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주범인 부인도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지만, 자수를 하고 피해금을 갚은 점이 감안돼 2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고 풀려났다. 대법원은 송 씨가 2009년 9월 양 씨의 남편에게 음반 제작비 명목으로 1억 원을 빌린 뒤 갚지 않은 혐의도 무죄로 판단했다. 평소 송 씨와 양 씨의 친분관계, 선물 기증 내역 등으로 봤을 때 송 씨가 양 씨 남편에게 받은 돈은 빌린 게 아니라 찬조금 형식으로 증여받은 것으로 여겼다는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2일 대법원이 세월호 이준석 선장(70)에게 살인죄를 인정해 무기징역을 확정했다. 지난해 세월호 참사 당시 희생된 경기 안산 단원고 2학년 학생들(250명·실종자 4명 포함)이 생존해 있었다면 수능을 치르고 있을 시간이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소영 대법관)는 이날 세월호 선원 15명에 대한 상고심에서 이 선장에게 살인죄를 인정해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을 만장일치로 확정했다. 재난사고에서 총괄 책임자가 마땅히 해야 할 구조의무를 하지 않아 발생한 인명피해에 대해 ‘부작위에 의한 살인죄’를 처음 인정한 판결이다. 대법원은 “이 선장이 세월호의 총책임자로서 절대적인 권한을 갖고 당시 상황을 지배하고 있었는데도 퇴선 명령 없이 승객들을 버리고 탈출한 행위는 승객들을 물에 빠뜨려 익사시킨 것과 다름없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이 선장이 조타실 방송 장비로 손쉽게 승객들에게 퇴선 명령을 내릴 수 있었는데도 승객 안전에 철저히 무관심한 채 혼자 살겠다며 탈출했고, 탈출 후에도 아무런 구조조치를 하지 않고 신분을 속인 채 해경구조함에 숨어 있었던 건 선장의 역할을 고의적으로 전면 포기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세월호와 교신하던 진도VTS가 승객들의 탈출 여부를 판단해 달라고 한 요청을 무시한 행위도 감안됐다. 이 선장의 행위가 단순히 승객들의 사망을 예측한 수준을 넘어 ‘승객들이 죽어도 상관없다’는 마음에서 비롯돼 미필적 고의가 성립한다고 본 것이다. 세월호 사건을 수사했던 검사는 “사건을 수사할수록 이 선장에 대한 일말의 동정심도 사라질 만큼 그는 승객 안전에 철저하게 무관심했다”며 “대법원이 이 선장의 살인죄를 인정한 게 희생자의 넋을 조금이나마 위로해줄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 선장과 함께 살인죄로 기소된 강원식 1등 항해사(43), 김영호 2등 항해사(48), 박기호 기관장(55) 등 3명은 다수 의견으로 살인죄를 인정하지 않았다. 이들이 이 선장의 명령 없이 독자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지위에 있지 않았다고 봤다. 이에 대해 박보영 김소영 박상옥 대법관은 “강원식 김영호 항해사는 사고 당시 이 선장과 함께 조타실에 있으면서 선장을 대행해 구조조치를 지휘할 의무가 있었다”며 살인죄를 인정해야 한다는 소수의견을 냈다. 이날 대법정에는 세월호 리본이 그려진 노란 점퍼를 맞춰 입은 세월호 유가족 30여 명을 포함해 방청객이 몰리면서 180석이 일찌감치 메워졌다. 단원고 학생 유가족이 주로 거주하는 경기 안산 지역 관할 법원인 수원지법 안산지원 법정에는 대법원 재판 상황이 실시간으로 중계됐다. 단원고 2학년 8반이었던 이재욱 군의 어머니 홍영미 씨는 “아이들이 하늘에서 친구들에게 힘을 주고 있을 거라 생각한다”며 눈물을 흘렸다. 장남을 잃은 김모 씨(46)는 안산지원에서 TV 화면으로 재판을 지켜본 뒤 “아침에 학생들이 수험장에 가는 걸 보고 울컥했다. 우리 아들도 시험 잘 보라고 도시락 싸줘야 하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조동주 djc@donga.com·신나리 / 안산=박성진 기자}
부인의 부동산 사기 분양에 공범으로 지목돼 재판을 받아온 가수 송대관 씨(70)가 무죄 확정판결을 받았다. 대법원 3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12일 충남 보령시 남포면 일대 땅에 대규모 리조트를 짓는다며 캐나다 교포 양모 씨에게 토지 분양금 명목으로 4억1400만 원을 받고도 갚지 않은 부인의 사기행각에 가담한 혐의(사기)로 기소된 송 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1심은 송 씨가 사기분양임을 알면서도 양 씨에게 투자금을 받고 개인 빚을 처리하는 데 썼고 돈을 갚을 의사가 없었다고 보고 징역 1년2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분양 사기가 송 씨 부인 단독으로 이뤄졌고, 투자금 유치가 사기였음을 알았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주범인 부인도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지만, 자수를 하고 피해금을 갚은 점이 감안돼 2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고 풀려났다. 대법원은 송 씨가 2009년 9월 양 씨의 남편에게 음반 제작비 명목으로 1억 원을 빌린 뒤 갚지 않은 혐의도 무죄로 판단했다. 평소 송 씨와 양 씨의 친분관계, 선물 기증 내역 등으로 봤을 때 송 씨가 양 씨 남편에게 받은 돈은 빌린 게 아니라 찬조금 형식으로 증여받은 것으로 여겼다는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조동주기자 djc@donga.com}
국민 개인을 식별하는 고유개인정보인 주민등록번호가 공공에 유출됐는데도 바꿀 방법이 없는 현행 주민등록법이 헌법에 위반되는지를 두고 공개변론이 열렸다. 포털 사이트나 인터넷 거래사이트 등이 해킹을 당하면서 가입자 개인정보가 대거 유출되는 사고가 수차례 발생함에 따라 주민등록번호를 바꿔달라고 국가에 요청했다가 거절당한 강모 씨 등이 낸 헌법소원에 대해 국민 견해를 듣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12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는 국가가 부여한 주민등록번호를 바꿀 수 있는 규정을 적시하지 않은 주민등록법 제7조 제3항과 제4항이 개인정보 자기결정권 등을 침해하는지를 두고 치열한 논쟁이 벌어졌다. 헌법소원을 낸 강 씨 측은 주민등록번호가 그 자체에 생일과 출신지 등 개인정보를 담고 있고, 다른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연결자(key data) 역할을 하기에 개인이 스스로 강하게 통제할 수 있어야한다고 주장했다. 주민등록번호가 인터넷에 유출된 상황에서는 개인 식별기능이 사실상 무력화 됐음에도 변경에 대해 아무런 규정이 없는 현행법은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는 논리다. 위헌론 측 참고인으로 나선 이경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현행 주민등록번호 생성 체계대로라면 2100년이면 한계가 온다며, 무작위 번호로 생성되고 개인이 번호를 변경할 수 있는 새로운 제도를 시행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주민등록번호 뒷번호 7자리 중 첫 번째가 출생연대와 성별 번호인데 1,2번이 1900년대 출생 남녀, 3,4번이 2000년대 남녀, 5,6번이 외국인 1900년대 남녀, 7,8번이 외국인 2000년대 남녀, 9,0번이 1800년대 남녀로 돼있기에 2100년이 되면 더 이상 쓸 수 있는 번호가 없다. 이 교수는 “주민등록번호 변경으로 예상되는 혼란은 허가제 등 안전한 절차를 마련하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관할 부처인 행정자치부 측은 변경 규정이 없는 건 입법 정책으로 충분히 해소할 수 있는 사안이라며 헌법재판의 대상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제도가 처음 생겼을 때는 조세와 병역 등 국민에 대한 의무 부과가 주된 목적이었지만 이젠 참정권 행사, 교육권, 사회적 약자 배려 등 국민의 기본권 보장을 위해 주민등록번호 제도가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안 없이 변경을 허용하면 심각한 사회혼란을 야기할 거라고도 우려했다. 행자부 측 참고인 김상겸 동국대 법학과 교수는 “개인정보보호법이 개정되면서 민간부문의 주민등록번호 수집과 이용이 금지돼있고 제한적인 목적에만 허가돼 있으므로 유출에 따른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조동주기자 djc@donga.com}
검찰이 범정부 사정(司正)기관 태스크포스팀(TFT) 형식으로 1년 동안 꾸려온 정부 방위사업비리합동수사단을 서울중앙지검 산하 특별수사부로 정식 직제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10일 확인됐다. 합수단의 정식 직제화는 혈세 낭비와 국방력 약화로 이어지는 방산비리를 지속적으로 수사해 뿌리 뽑겠다는 박근혜 정부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전국 검찰의 특수수사를 총괄 지휘하는 대검찰청 반부패부(부장 윤갑근 검사장)는 21일 출범 1년을 맞는 합수단이 향후 각종 방산비리를 안정적으로 수사하려면 한시적인 TFT 대신 정식 직제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정부에 제출했다. 법무부는 정부기관 직제를 관할하는 행정자치부와 구체적인 개편 방안을 협의 중이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폐지 이후 검찰 특수수사의 중심으로 자리 잡은 서울중앙지검 3차장 산하에 특수부 1개 부서를 신설해 편입시키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 생기는 특수부 명칭은 방산비리 전담부서 색채가 나게 짓기보다는 ‘특수5부’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김수남 검찰총장 후보자가 다음 달 2일 정식 취임한 후 인사와 함께 새 부서를 공식화하고 초대 부장을 임명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대검 중수부 폐지 이후 주요 현안이 있을 때마다 TFT 형식으로 전국 각지의 검사를 파견받아 수사팀을 꾸려왔다. 방산비리처럼 장기적인 수사를 위해선 정식 직제화가 필수라는 게 검찰 내 다수 의견이다. 합수단장을 맡고 있는 김기동 검사장도 1년 가까이 본래 직책인 대전고검 차장 업무는 사실상 거의 하지 못했다.조동주 djc@donga.com·변종국 기자}
이명박 정부 시절 역점 사업이었던 4대강 살리기 일환으로 추진된 4대강 수질검사용 ‘로봇물고기’ 개발 사업에 참여한 국책연구기관 수석연구원이 뇌물 1억 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 4대강 사업이 환경오염을 불러일으킨다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예산 57억 원을 들여 도입한 로봇물고기가 불량품 일색이었던 데에는 이 같은 납품 비리도 한몫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원지검 안산지청 형사3부(부장 홍기채)는 2013년 3월 로봇물고기라 불리는 생체모방형 수중로봇 개발사업을 맡아 관련 업체 두 곳에서 1억 원의 뇌물을 챙긴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로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소속 수석연구원 A 씨를 구속했다고 9일 밝혔다. A 씨는 로봇물고기 납품업체가 생산기술연구원에 보내지도 않은 시제품을 직접 검수한 것처럼 속여 가짜 물품검수증을 작성한 뒤 생산기술연구원이 업체에 9000만 원을 지급하도록 한 혐의(업무상 배임, 사기)도 함께 받고 있다. 검찰은 A 씨가 가짜 물품검수증을 써준 시점과 1억 원을 받은 시점이 비슷해 두 범죄 행위가 관련이 있다고 보고 수사 중이다. A 씨가 1억 원을 받은 업체 두 곳과 가짜 물품검수증을 써준 업체가 서로 다른 곳이지만 복잡한 거래 구도로 이뤄지는 프로젝트 특성상 이들 업체 간에도 연관성이 있다는 게 검찰의 시각이다. 로봇물고기는 지난해 7월 감사원 감사 결과 9대 중 7대가 고장 난 상태였다. 생산기술연구원 등이 달성했다고 발표했던 성능 관련 7개 목표 항목 중 3개가 발표 수치에 현저히 못 미쳤고, 나머지 4개는 기기 고장으로 확인조차 불가능했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1974년 ‘울릉도 간첩단 사건’에 연루돼 징역형을 선고받았던 피해자들이 재심 끝에 41년 만에 무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이인복 대법관)는 1974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돼 옥살이를 했던 박모 씨(80) 등 5명이 청구한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9일 밝혔다. 울릉도 간첩단 사건은 중앙정보부가 1974년 울릉도에 거점을 두고 간첩활동을 하거나 이를 도왔다는 명목으로 전국에서 47명을 잡아들이면서 불거진 공안조작 사건이다. 이 사건으로 3명이 사형, 20여 명이 10년 이상의 중형에 처해졌다. 박 씨는 간첩단 핵심 인물을 울릉도 자택에 숨겨주고 공작금을 은닉·운반한 혐의 등으로 징역 10년형을 선고받았다. 이미 고인이 된 서모 씨는 동해상에서 남파간첩과 남파공작선의 접선을 도운 혐의 등으로 무기징역에, 다른 피해자 3명도 징역 1년 집행유예 3년~징역 7년에 처해졌다. 당시 이들이 영장 없이 불법으로 연행돼 폭행과 협박 등 가혹행위를 당했다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조사 결과에 따라 법원은 2013년 8월 재심 개시 결정을 내렸다. 재심을 맡은 재판부는 박 씨 등이 불법 구금된 상태에서 고문과 가혹행위를 당하며 한 진술은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해 무죄를 선고했다. 재심청구인 5명 중 3명은 이미 세상을 떠난 상태라 유족이 대신 소송을 진행해왔다.조동주기자 djc@donga.com}
북한을 동경해 밀입북했다가 28일 만에 남한으로 추방된 50대 남성에게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이 확정됐다. 이 남성은 과거 미국에서 불법 체류하던 중 뉴욕의 주유엔 북한대표부를 찾아가 망명을 요구했다가 거절당해 한국으로 강제 추방됐었다.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북한에 몰래 들어갔다가 추방당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마모 씨(53·무직)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8일 밝혔다. 평소 북한을 동경해온 마 씨는 지난해 11월 28일 새벽 중국 지린(吉林) 성 허룽(和龍) 시 충산(崇善) 진에서 폭 20m가량의 두만강 얼음 위를 건너 함경북도 무산군 흥암리에 들어갔다가 북한 국경수비대에 붙잡혔다. 마 씨는 당시 “남한에서는 나를 정신병자로만 치부하고 자유를 구속하기에 북한에서 살기 위해 왔다”고 입북 경위를 밝혔다. 마 씨는 북한 당국의 조사 과정에서 자신이 다녔던 대구지역의 초중고교와 대학교, 자신이 복무했던 군부대, 수감 생활을 했던 대구구치소, 숙식했던 노숙인 재활시설 등의 위치를 약도로 그려주며 자신의 가치와 ‘충성심’을 피력했다. 하지만 그는 입북 28일 만인 지난해 12월 26일 북한에 의해 남한으로 되돌려 보내졌다. 북한은 인도주의를 내세우며 마 씨를 보냈지만 실상은 그의 이용 가치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마 씨는 법정에서 “두만강에서 얼음을 지치고 있는데 북한 경비원이 총을 겨누며 위협해 강제로 북한으로 끌려갔다”고 항변했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2007년 제작된 일본 영화 ‘그래도 내가 하지 않았어’는 지하철에서 성추행범으로 몰린 주인공 남성이 자신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벌인 기나긴 법정 투쟁을 그렸다. 이 주인공은 결국 유죄 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영화와 똑같은 상황이었던 이모 씨(29) 사건의 결말은 달랐다. 사건은 지난해 9월 12일 서울 지하철 1호선 구로역에서 역곡역으로 가던 전동차에서 발생했다. 퇴근시간대인 오후 7시 40분경 이 씨는 구로역에서 내리는 인파에 밀려 잠시 승강장으로 내렸다가 다시 전동차에 올랐다. 만원 지하철이라 승객들이 우르르 몰리는 대로 몸을 맡길 수밖에 없었다. 잠시 후 한 경찰이 나타나 이 씨의 손목을 움켜잡으며 ‘성추행범’으로 지목했다. 이 씨가 전동차에 다시 타는 과정에서 20대 여성 A 씨의 엉덩이에 성기를 대고 밀었다는 것이다. 당시 잠복 중이던 경찰은 이 씨의 거동을 눈여겨보다 이 씨를 현행범으로 붙잡았고, 이를 피해자인 A 씨에게 알려주며 신고를 권유했다. 이 씨는 억울함을 호소하며 무죄를 주장했다. 하지만 1심에서 징역 4개월을 선고받았다. 피해자 진술에 신빙성이 있고 경찰이 현장을 목격했다는 이유에서였다. 이 씨가 범행을 극구 부인하며 반성하지 않는 점도 고려됐다. 이 씨는 “피해자는 범인 키가 165∼167cm 정도라고 진술했는데 내 키는 177cm로 10cm나 차이가 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 씨가 마른 체형에 구부정한 자세라 실제 키보다 작은 인상을 준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씨의 항소심 국선변호를 맡은 이동진 변호사는 피해자 A 씨의 1심 법정 진술에 주목했다. A 씨는 “처음 경찰 조서를 쓸 때 ‘엉덩이를 스치는 느낌이 들었다’고만 적었는데, 경찰이 ‘이러면 너무 약하다’며 성기로 밀었다는 부분을 쓰라고 해서 그렇게 적었다”고 진술했다. 성추행을 했다는 남자의 얼굴도 A 씨가 직접 목격한 게 아니라 경찰이 이 씨를 지목한 데 따른 것이었다. 이 변호사는 만원 지하철에서 이 씨가 A 씨의 엉덩이에 성기를 들이미는 걸 경찰이 직접 목격했다는 진술에도 의구심을 가졌다. 2심 재판부는 혼잡한 지하철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가피한 신체접촉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이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A 씨가 성추행을 당했다고 생각하게 된 건 경찰의 예단이 개입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대법원 1부(주심 고영한 대법관)는 2심의 무죄 판결을 확정했다고 6일 밝혔다. 이 변호사는 “지하철 성추행 사건의 경우 경찰이 피해자에게 사실보다 더 강력한 진술을 유도하는 사례가 많다”며 “이번 사건은 A 씨가 현장에서 느낀 점을 과장 없이 그대로 진술한 덕분에 이 씨의 무죄가 입증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