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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정상회담 3시간 전 12·3 비상계엄과 관련한 특검 수사에 대해 공격하는 발언을 쏟아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재명 대통령의 설명을 들은 뒤 “오해일 것이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에게 “정보당국로부터 들은 이야기가 있다. 한국의 교회 압수수색이 있었다고 들었다. 사실이라면 유감”이라며 특검의 압수수색에 대해 물었다.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대한민국은 친위 쿠데타로 부터 회복된지 얼마 안됐다. 국회가 주도하는 특검에 의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며 “미군을 직접 조사한 게 아니고 그 부대 안에 있는 한국군의 통제시스템을 확인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오해일 것이라고 확신한다”면서도 “하지만 소문이 존재하니 관련해 얘기할 것. 문제가 잘 해결될 것이라 믿는다”고 답했다.앞서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약 3시간 앞둔 시점에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한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 숙청이나 혁명(a Purge or Revolution)처럼 보인다”며 “우리는 거기서 사업을 할 수 없다”는 글을 올렸다.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새 정부가 잔혹하게 교회를 압수수색했다고 들었다. 심지어 우리 군 기지(미군기지)에 들어가서 정보를 수집하기도 했다고 들었다”고 답했다. 이는 주한미군과 한국 공군에 함께 사용하는 경기 평택 오산기지와 여의도순복음교회에 대한 특검의 압수수색을 가리킨 발언으로 해석됐다.워싱턴=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과거사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고 경제, 안보, 기술협력, 기후, 사회, 국민 간 교류 협력 문제를 다 팽개칠 필요는 없지 않겠습니까.” 이재명 대통령은 24일(현지 시간)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와의 한일 정상회담에서 과거사 문제가 제대로 논의되지 않았다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 “비난받더라도, 불충분하다고 비판받더라도 할 수 있는 것은 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 단체인 정의기억연대(정의연)는 한일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실용 외교라는 명분에 역사 정의가 가려졌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일본 도쿄에서 출발해 미국 워싱턴으로 향하는 대통령 공군1호기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한일 정상회담과 관련해 일각에서 문제를 지적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 또 지적당할 것도 각오했다”며 “일이라고 하는 게 한꺼번에 만족할 수준으로 완전하게 다 해결되면 가장 좋지만 언제나 상대가 있기 때문에 그런 일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다면 아무것도 하지 말자는 게 정치권에 많이 있는 풍조 중 하나”라며 “우리가 지금까지 한 일 중에 손해 본 것은 없다. 완벽하게 얻지 못했다고 일부 얻는 행위마저 하지 않으면 진척이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대일 관계도, 과거사 문제에 대해서도 약간의 진척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상호 간에 신뢰와 기대를 높였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도 수없이 한일 관계에 대해서는 이런 말씀 드렸다. 과거사 문제나 영토 문제 분명히 있고, 시정해야 된다”며 “소위 ‘투트랙’으로 가야 된다. 해결할 문제(는 문제)대로, 진취적으로 해나가야 될 문제대로 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일 정상회담에서 정상급 셔틀외교 재개에 합의한 이 대통령은 “첫술에 배부르려 하면 체할 수 있지 않겠느냐”며 “지금은 비록 적게 시작하지만 이해하는 폭이 넓어지면, 배려가 깊어지면 과거사 문제에 대해서도 훨씬 더 전향적 조치가 가능하다”고 했다. 이시바 총리와의 회담 분위기에 대해 “이시바 총리는 매우 우호적으로 우리 대한민국과 미국의 협상에 대해 많은 조언을 해줬다”며 “한국이 미국과 협상하는 데 있어서 어떤 점에 주의를 하면 어떤 이점이 있을 것이란 점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세부적으로 협조해 주기로 약속도 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23일 만찬에 나온 ‘이시바식 카레의 맛이 어땠느냐’는 질문에 “카레 맛은 비공개하기로 했다”면서 “기회가 되면 한번 드셔 보기를 바란다”며 웃었다.워싱턴=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이재명 대통령이 24일(현지 시간) 첫 방미 일정으로 재미동포들을 만나 “한미 동맹의 든든한 주역이었던 재미동포들이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가는 이 여정에 함께해 달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미국 워싱턴 시내 한 호텔에서 가진 재미동포 간담회에서 “군사동맹으로 시작된 한미 관계는 이제 경제동맹을 넘어 기술동맹을 아우르는 미래형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발전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재미동포 150여 명과 앤디 김 미 상원의원 등이 참석했고 대통령 부인 김혜경 여사는 흰 저고리에 분홍 치마의 한복 차림으로 함께했다. 이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에 대해 “72년 한미 동맹의 새 길을 여는 중요한 여정에 나서고 있다”며 “급격한 국제 질서 변화에 함께 대응하여 한미 동맹을 발전시켜 나갈 방안을 함께 모색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K팝을 소재로 한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를 언급하면서 “우리는 한미 양국 국민이 서로 신뢰의 마음을 나누며 서로를 더욱 풍요롭게 만드는 동맹의 새 역사를 목도하고 있다”며 “우리에게 익숙한 김밥, 라면은 더 이상 이제 한국인들만의 음식이 아니게 됐다. K콘텐츠의 힘이 미국인들을 환호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동포 사회의 빛나는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다양한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필요한 지원을 더욱 확대해 나가겠다”며 “오랜 과제인 복수 국적 연령 하향 문제를 해결하는 일에도 힘을 쏟겠다”고 약속했다. 현행법상 해외 국적 동포는 만 65세 이상일 경우에만 복수 국적이 허용된다. 또 “대한민국이 잘되어야 동포 사회도 잘되는 것”이라며 “동포 여러분이 대한민국 주권자로서 가장 중요한 일인 선거에 더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재외 선거 제도 개선에 노력하겠다”고도 했다.워싱턴=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 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첫 한미 정상회담을 열었다.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Oval office)에서 열린 정상회담에 이어 참모들이 배석한 채 업무 오찬을 겸한 확대 정상회담을 가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우리 양국 정상은 서로 잘 안다”며 “한국에서 추가적인 관세 협상에 대해 관심이 있다고 하는데 원한다고 다 줄 것은 아니지만 요청은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후속 관세 협상을 재개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에서 ‘마스가(MASGA)’ 프로젝트 등 조선업 협력과 미국산 무기 구입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조선업에서 상당히 성공적”이라며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 때 선박을 하루 한 척씩 생산했지만 이제 쇠퇴했다”며 “한국으로부터 선박을 구입하기도 하지만 한국과의 협력으로 미국 조선업이 부흥하는 기회를 갖게 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조선 분야뿐만 아니라 제조업 분야에서 르네상스가 이뤄지고 대한민국이 함께하길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이어 “평화를 지키는 역할을 넘어 평화를 만들어가는 ‘피스 메이킹(peace making)’ 역할이 정말 눈에 띈다”며 “가급적이면 유일하게 분단국가로 남아 있는 한반도에 평화를 만들어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만나고 북한에 트럼프 타워를 세워 저도 골프를 칠 수 있게 해달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과 저는 아주 두터운 관계를 갖고 있다”며 반색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을 3시간 앞두고 소셜미디어에 “한국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가. 숙청(purge)이나 혁명(revolution)처럼 보인다”며 “이를 용납할 수 없으며 그곳에서 사업을 할 수 없다”고 했다. 한국의 정치 상황을 이유로 경제·통상 관계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의 새 정부가 교회에 대한 매우 악랄한 압수수색(vicious raid)을 했다고 들었다. 그들은 심지어 우리 군 기지에 들어가 정보를 얻었다”며 “우리는 이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교회 압수수색은 채 상병 특검이 극동방송 이사장 김장환 목사,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 등을 압수수색한 것과 내란 특검이 ‘평양 무인기 침투’ 의혹을 수사하기 위해 경기 평택 오산공군기지를 압수수색한 것을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회담을 앞두고 한국이 관세 협상에서 합의한 3500억 달러(약 490조 원) 규모의 대미(對美) 투자펀드에 대한 세부 계획 제출 및 직접투자 증액과 함께 쌀, 소고기 등 농축산물 시장 개방을 추가로 요구해 왔다. 이에 앞서 이 대통령은 24일 미국 워싱턴으로 향하는 공군 1호기 기내간담회에서 관세 합의에 대한 미국의 추가 요구에 “합의를 그렇게 쉽게 뒤집거나 바꾸는 건 그리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우리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이 직접 발표했고 한국과 미국 대통령이 상호 승인해서 내용들이 정해졌는데 일방적으로 바꾸자고 하는 것을 쉽게 ‘바꾸자니까 바꾸겠습니다’ 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면서도 “최종적으로는 현실적이고도 합리적인 결론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행정부가 요구하고 있는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확대에 대해선 “우리로서는 쉽게 동의하기 어려운 문제”라면서도 “대신 주한미군의 미래형 전략화 등의 논의는 우리로서도 필요하다”고 밝혔다.워싱턴=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이재명 대통령의 적절한 대북 정책을 통해 (한반도 상황에) 조금 더 진전이 있었으면 좋겠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이 ‘피스 메이커(peace maker)’가 되면 저는 ‘페이스 메이커(pace maker)’가 되겠다.”(이재명 대통령) 25일(현지 시간) 미국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oval office)에 마주 앉은 트럼프 대통령과 이 대통령은 대북 정책에 대해 대화하며 이렇게 서로를 추켜세웠다. 취임 후 첫 한미 정상회담을 가진 트럼프 대통령과 이 대통령은 이날 대북 정책을 위한 한미 공조와 한미 조선업 협력에 대해 논의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다.● 트럼프 “김정은과 올해 만나고 싶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예정된 시간보다 30분 늦게 백악관 입구에 나와 이 대통령을 맞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차에서 내린 이 대통령과 5초가량 악수를 나눈 뒤 “우리는 훌륭한 회담을 가질 것”이라고 소리쳤다. 이 대통령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즐겨 매는 붉은 넥타이를 맸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벌 오피스에서 이 대통령과 마주 앉아 “한국에서 추가 관세 협상에 대해 관심 있다고 한다”면서 “원한다고 다 줄 것은 아니지만 요청은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관세 협상 타결의 핵심이 된 조선 협력을 거론하면서 “선박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눌 것”이라고 했다. 그는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 때 선박을 하루에 한 척 만들었다. 지금은 퇴색한 상황이다”면서 “한국과 협력을 바란다”고 했다. 또 “미국산 군사 장비 구매를 얘기하자”면서 B-2 폭격기의 성능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고의 군사 장비를 많이 구매할 것을 기대한다”고 했다. 그동안 관세 협상이나 정상회담 실무 협상에서 주요하게 논의되지 않았던 미국산 무기 구매에 대한 본격적인 압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해서도 “아주 두터운 관계를 갖고 있다”며 “김정은을 올해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 덕분에 북한과 한반도가 안정적이었다. 대통령께서 미국 정치에서 물러난 이후 북한에서 미사일 개발, 핵폭탄도 늘어났고 진전 없이 한반도 긴장도 늘어났다”며 “한반도 평화의 새 길을 열어주길 바란다”고 했다.● 트럼프 “주한미군 감축 안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미군을 감축할 것이냐’는 질문엔 “아니다”라며 “우리는 친구”라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에 주한미군 기지 부지 소유권을 요청할 수도 있다”고 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과의 대면을 3시간 앞두고 돌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한국에) 숙청 또는 혁명이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이를 용납할 수 없으며 그런 곳에선 사업을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한미 정상회담 전 오벌 오피스에서 열린 행정명령 서명식에서 기자들 질의에 “한국의 신정부가 교회에 대한 매우 악랄한(vicious) 압수수색이 있었고, 그들은 심지어 우리 군 기지에 들어가 정보를 얻었다”면서 “나쁜 말을 들었지만 사실인지 알아낼 것”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는 그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는 내란 특검이 ‘평양 무인기 침투’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경기 평택 오산공군기지를 압수수색한 사실 등을 거론한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3대 특검’을 포함한 한국의 정치 상황을 언급하며 경제·통상 관계와 연계하겠다고 경고한 것은 정상회담을 앞두고 협상판 흔들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대미 투자펀드나 한국의 농축산물 시장 개방 등 미국의 이익을 극대화하려 했다는 것. 이번 회담 직전까지 한미는 대미 투자와 농축산물 시장 개방 등을 두고 실무 협상을 벌였지만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 미국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을 중심으로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펀드의 구체적인 투자 계획과 직접투자 비중 확대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24일 워싱턴으로 향하는 기내 간담회에서 “(관세) 협상 결과에 대해 한국에 유리하게 된 것 아니냐는 미국 측의 시각이 분명히 있고, 조금 (합의 내용을) 바꾸자는 요구도 미국 부처 단위로 생겨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우리 입장은 이미 큰 합의를 미국 대통령이 직접 발표했고 한미 대통령이 상호 승인해서 내용들이 정해졌는데 일방적으로 바꾸자는 것을 우리가 쉽게 ‘바꾸자니까 바꾸겠습니다’ 할 순 없는 노릇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어 “일단 합의가 된 것을 쉽게 뒤집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워싱턴=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우선 김여정 부부장의 공식 발언에서 제가 위인 되기는 어렵겠다고 하는 것을 보고 위인 되기를 기대하나보다 이 생각이 얼핏 들었습니다.”이재명 대통령은 24일(현지 시간) 일본 도쿄에서 출발해 미국 워싱턴으로 향하는 대통령 공군1호기에서 “사람들의 말에는 저는 복선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부부장은 20일 이 대통령의 실명을 처음으로 언급하면서 “역사의 흐름을 바꾸어 놓을 위인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남북 관계 개선 구상에 대해서도 “마디마디가 망상이고 개꿈”이라고 했다.이 대통령은 이날 기내 간담회에서 “김 부부장의 그 성명을 보고 화가 나거나 전혀 그러진 않았다”며 “일부 표현에 너무 연연할 필요가 없다, 큰 흐름 중에 돌출 부분 정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비상계엄의 명분을 만들기 위해서 북한을 심히 자극했던 것 같은데, 북한으로서는 참으로 참기 어렵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도 한편으로는 한다”며 “그렇다고 그쪽 편을 드는 종북이라는 소리는 절대 아니다”고 했다. 이어 “국정을 하다 보면, 외교, 안보 정책을 판단하다 보면 상대의 입장이라는 것을 생각 안 할 수가 없다”며 “(윤석열 정부가) 안 그랬으면 변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기는 했는데, 그러나 그것도 있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제가 한때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 그래서 자연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말하지 않았느냐”며 “그냥 있는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외부 상황인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대북 대화 기조를 재차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김 부부장이든 김정은 위원장이든 그들의 입장이 있을 테니까, 그 입장을 고려해서 우리가 지향하는 바대로 강력한 국방력을 기반으로 해서 억제력을 기반으로 해서 대화하고 소통해서 군사적 충돌 위협을 최소화해야 한다”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최대한 확보해서 경제 안정도 누리고, 국민 불안도 줄이고, 충돌의 위험성도 줄이면 대한민국 국익에 부합하는 거 아니겠느냐”고 했다.워싱턴=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친중 아니냐? 외교에서 친중 혐중이 어디 있습니까. 대한민국 국익에 도움이 되면 가깝게 지내는 것이고, 국익에 도움이 안 되면 멀리하는 거죠.”이재명 대통령은 24일(현지 시간) 일본 도쿄에서 출발해 미국 워싱턴으로 향하는 대통령 공군1호기에서 ‘미국 일각에서 이 대통령이 친중 아니냐는 이미지가 있단 지적도 있다’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이 대통령은 “가까우냐, 머냐도 외교적 수단 중 하나 아니냐. 그래서 저는 천편일률적이지 않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외교의 기본은, 근간은 한미동맹이다”며 “우리가 자본주의 시장의 체제에 있기 때문에 이 가치와 질서, 시스템을 함께 하는 쪽과의 연합 협력이 당연히 중요하다. 한미일 안보 경제 협력이 당연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다고 중국과 절연할 거냐, 절연하고 살 수 있느냐”며 “절연 안 하는 걸 친중이라고 한다면 그런 의미의 친중이라면 해야 한다”고 말했다.이 대통령은 “어느 국가와 관계가 좋기 위해서, 어느 국가를 완전히 배제되거나 절연해서 적대적 관계로 전환할 필요는 없는 것”이라며 “근간은 한미동맹, 한미일 동맹이 매우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다른 중요한 국가의 관계를 단절하거나 적대화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이 대통령은 판단 기준에 대해 국익이고 국민의 삶의 조건이라며 “친중, 친북, 친러, 잘하면 친공, 공산주의 나올지도 모르겠는데, 그런 데 너무 연연하지 않으려고 한다”며 “대한민국은 특정 몇몇 국가와만 외교해서는 살 수가 없는 나라”라고 했다.워싱턴=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국정 지지율 하락에 대해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한다. 상당 부분이 거기에 영향을 받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정 지지율 하락 원인을 국민의힘 전당대회의 ‘컨벤션 효과’에서 찾은 것으로 풀이 된다. 한국갤럽 조사에선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 윤미향 의원 등 광복절 특별사면이 부정 평가 1위를 2주 연속 기록했다.이 대통령은 24일(현지 시간) 일본 도쿄에서 출발해 미국 워싱턴으로 향하는 대통령 공군1호기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기내 간담회에서 “물론 제가 하는 국정에 대해서 국민 일각에서 상당히 비판적 시각을 가진 것도 인정한다”며 “그러나 언제나 정치라고 하는 게 어떤 표현, 포장 이런 걸 잘해서 일시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는 것도 물론 의미 있지만 진짜 중요한 것은 대한민국이 좀 더 나은 나라로 바뀌고, 대한민국에 터 잡아 살아가는 우리 국민의 삶의 조건이 더 개선돼야 진짜 좋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결국은 국민 지지율로 최종 평가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6월 캐나다로 향하는 기내간담회에서도 “저는 언제나 공직을 시작할 때보다 마칠 때 지지율이 높았던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이 대통령은 “사실은 객관적으로 나타나는 국민의 지지도라고 하는 게 나쁘게 변하면 기분이 좋을리 있겠냐”고도 했다. 이어 “저라고 인기 끌기 위해서 적절히 포장하고 상대한테 막 퍼주고, 상대가 미사여구로 칭찬해 주고 그러면 인기는 올라가겠지만 국민이 골병들 것”이라고 했다. 이어 “예를 들면 조세 제도 개편 문제나 이런 것들도 사실은 그냥 세금 많이 내는 거 누가 좋아하겠느냐”며 “세금 없애주겠다고 하면 인기 있어서 결국 그러다가 나라 살림이 망가지기도 하지 않느냐. 그렇게는 할 수 없는 것”이라고 했다.이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당 대표가 ‘악수도 사람과 하는 것’이라며 국민의힘과 대립각을 세우는 것과 관련해 “정 대표 이야기를 제가 하기에는 부적절한 것 같다”며 “정 대표는 당 대 당으로 경쟁하는 입장”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양자를 다 통합해서 국민을 대표해서 국민의 입장에서 대한민국 전체를 지휘해야 할 입장이니까 좀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이 대통령은 야당과 대화에 대해선 “탄핵에 반대하는 그야말로 내란에 동조한 것 같은 정치인 지도부가 형성되면 용인할 것이냐 질문인데, 참 어려운 문제”라며 “대통령 입장에서는 그런 사람들이 뽑힌다고 하더라도 뽑은 사람들도 국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일단 거기에 대해서 나중에 어떤 법적, 정치적 제재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건 알 수 없는 일이고, 공식적인 법적인 야당의 대표가 법적인 절차를 거쳐서 선출되면 당연히 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이재명 대통령이 트럼프 행정부가 쌀, 소고기 등 농축산물에 대해서도 시장 개방을 요구하고 있다는 관측에 대해 “일단 합의를 그렇게 쉽게 뒤집거나 바꾸는 것은 그리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 우리 생각”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관세 협상 타결 당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은 미국과의 교역에 완전히 개방하기로 하고 자동차와 트럭, 농산물 등 미국산 제품을 받아들이겠다고 합의했다”고 밝혔지만 김용범 정책실장은 브리핑에서 쌀, 소고기 등은 추가 개방 대상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이 대통령은 24일(현지 시간) 일본 도쿄에서 출발해 미국 워싱턴으로 향하는 대통령 공군1호기에서 “지금도 관세 협상 결과가 대한민국에 유리하게 되는 거 아니냐고 생각하는 미국 측 시각이 분명히 있고, 좀 바꾸자는 요구도 미국의 각 부처 단위로 생겨나고 있기도 하다”며 “그러나 우리 기본적 입장은 그런 문제도 다 당시 함께 다 논의된 것이고 이미 큰 합의를, 미국 대통령이 직접 발표했고 한국과 미국 대통령이 상호 승인해서 그 내용들이 정해졌는데 또 일방적으로 바꾸자고 하는 것을 저희가 쉽게 ‘바꾸자니까 바꾸겠습니다’ 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싶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입장에서도 대한민국에 유리한 새 의제를 제기하거나 기존 합의를, 쉽지는 않지만 우리에게 유리하게 바꾸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이 대통령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외교에 있어서 여유가 좀 있던 것 같다. 그런데 국제 통상, 외교 안보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며 “지금은 과할 만큼 국가 중심, 자국 중심 시점이어서 우리 역시도 대한민국 국익을 지키기 위해서 노력해야 하는데, 과거보다 몇 배 더 노력 필요한 거 같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분명한 것은 대한민국도 하나의 주권 국가이고, 주권 국가에서 우리 주권자들, 국민이 기대하는 바를 충족시키진 못할지라도 최소한 실망하게 해드리진 않아야 한다는 책임감 갖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도 그리 무리하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기술에 대해 “자신이 어떤 방식으로 협상하는지, 협상의 기술, 거래의 기술에 다 써놨더라”라고 말했다.이 대통령은 23일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협상관련 조언도 받았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시바 총리는 매우 우호적으로 미국과 협상에 대해 많은 조언을 해줬다”며 “현장에서 특별히 제가 요청해서 자신들과 미국과의 협상 내용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알려주고, 또 한국이 미국과 협상하는 데 있어서 어떤 점에 주의를 하면 어떤 이점이 있을 것이란 점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세부적으로 협조해 주기로 약속도 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소인수 회담이 길어진 이유는 사실 대부분 미국과 협상 얘길 하느라 지연됐다”고 덧붙였다.워싱턴=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이재명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는 23일 정상회담을 가진 뒤 발표한 공동 언론발표문에서 “한일 관계 발전이 한미일 공조 강화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만들어 나가자”고 밝혔다. 한일 정상이 정상회담 합의를 공동 문서로 발표한 것은 17년 만이다. 일본을 방문한 이 대통령은 이날 도쿄 총리관저에서 이시바 총리와 113분간 정상회담을 갖고 “한일 양국이 미래지향적이고, 상호 호혜적인 공동의 이익을 위해 함께 협력해 나가야 한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두 정상은 셔틀외교 조기 재개와 미국의 관세 발효 등 새로운 경제·통상 질서에 따른 전략적 소통 강화, 수소·인공지능(AI) 등 미래산업 협력 확대 등에 합의했다.공동 언론발표문에는 “이시바 총리는 1998년 ‘21세기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을 포함해 역사 인식에 관한 역대 내각의 입장을 전체적으로 계승하고 있음을 회담에서 언급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시바 총리가 과거 식민 지배에 대한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가 담긴 ‘김대중-오부치 선언’ 등을 계승하겠다는 점을 문서로 재확인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회담에서 “오늘을 계기로 양국 정상의 셔틀 외교가 재개됐다”며 “이는 ‘민주 대한민국’의 복귀 후 한일 관계가 정상 궤도에 올랐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시바 총리는 “일본이 한국 대통령 취임 후 첫 정상회담 방문지가 된 것은 수교 이후 처음”이라며 “올해 환갑을 맞은 양국 관계가 새로운 힘을 얻어서 더욱 발전해 갈 것을 기대한다”고 했다.도쿄=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비슷한 입장을 갖고 있는 한국과 일본이 어느 때보다 협력 관계를 강화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재명 대통령은 23일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최근 통상 문제나 안보 문제 등을 두고 국제 질서가 요동을 치고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한국과 일본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발(發) 관세 전쟁과 미중 군사적 긴장 고조에 따른 미국의 국방비 지출 증액 요구의 타깃이 되고 있는 만큼 협력을 확대할 필요가 커졌다는 것. 이 대통령은 “한일 관계 발전이 한미일 협력 강화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만들어 가기로 했다”고도 강조했다. 이시바 총리는 한일 관계 개선의 중대 전환점이 됐던 1998년 ‘김대중-오부치 선언’ 계승 의지를 밝혔다. 이번 정상회담으로 문재인 정부에서 최악으로 치닫다가 윤석열 정부에서 복원된 한일 관계의 정상화가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7년 만에 한일 정상 공동문서 발표 이 대통령과 이시바 총리는 이날 113분간 이어진 정상회담 직후 2000자 분량의 ‘한일 정상회담 결과 공동 언론발표문’을 발표했다. 한일 정상회담은 이 대통령 취임 후 이번이 두 번째지만 한일 정상회담 결과가 문서로 발표된 것은 이명박 대통령과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이 있었던 2008년 4월 이후 처음이다. 이 대통령은 “1965년 한일 국교 정상화 이래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취임 후 첫 양자 방문 국가로 일본을 찾은 것은 제가 최초”라며 “한일 정상회담 뒤 결과를 공동 문서로 발표하는 것도 17년 만에 처음”이라고 말했다. 두 정상이 채택한 발표문에는 “이시바 총리는 1998년 ‘21세기의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을 포함해 역사 인식에 관한 역대 내각의 입장을 전체적으로 계승하고 있음을 언급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과거 한때 식민지 지배로 인해 한국 국민에게 다대한 손해와 고통을 안겨주었다는 역사적 사실을 겸허히 받아들이면서 이에 대해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 사죄를 했다’는 내용의 ‘김대중-오부치 선언’ 계승을 강조한 것. 이 대통령도 과거사 문제에 대해선 “너무 가깝다 보니 불필요한 갈등도 가끔씩은 발생하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어려운 문제는 어려운 문제대로 해결하고, 도저히 접근하기 어려운 것들은 충분한 시간을 두고 숙고를 하면서 협력할 수 있는 분야에 대해 협력해 가는 것이 양국 국민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한 우리 일본, 한국의 정치권이 할 일”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일본군 위안부·강제징용 피해자 문제와 일본 후쿠시마산(産) 농수산물 수입 문제 등 민감한 현안은 회담에서 구체적으로 다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위성락 대통령 국가안보실장은 “과거 문제를 어떻게 다루는 게 좋을까, 어떻게 다룸으로써 현재와 미래의 협력을 추동할 수 있을까 하는, 다소 철학적 인식과 기본적 접근에 대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시바, 트럼프 회담 경험 전해줘” 두 정상이 채택한 공동 언론발표문에는 정상급 셔틀외교 재개 등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한 5대 분야 합의가 담겼다. 이에 따라 이시바 총리는 10월 경북 경주에서 열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올해 일본이 의장국을 맡은 한일중 정상회의를 위해 이 대통령은 다시 일본을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 이시바 총리는 “경제, 안보 분야 관련해서는 현재 전략 환경하에 양국 간에 전략적 소통을 강화해 나가자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고 말했다. 2023년 윤석열 정부에서 9년 만에 재가동된 차관급 전략 대화를 이재명 정부에서도 이어가는 등 경제·안보 협력을 강화하기로 한 것. 또 수소, 인공지능(AI) 등 미래 산업 분야에서의 협력, 저출산·고령화 등 양국이 공통으로 직면한 사회문제 협력을 위한 당국 간 협의체 출범 등도 담겼다. 대통령실은 한미 정상회담을 앞둔 이 대통령이 이시바 총리와의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에 대한 논의에 상당 시간을 할애했다고 밝혔다. 위 실장은 “한일 정상은 회담과 만찬까지 약 3시간 30분 동안 다양한 주제의 대화를 나눴다”며 “상당한 시간을 대미 관계와 관세 협상에 할애했다”고 말했다. 이어 “주로 일본 측에서 일본의 경험과 그동안 느꼈던 점들을 우리에게 ‘도움말’ 형태로 이야기하는 방식이었다”고 설명했다.도쿄=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한국 라면을 좋아한다고 해서 출시된 모든 라면을 다 가져오려고 했지만 부피가 너무 커서 포기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23일 일본 도쿄 총리관저에서 이시바 총리와 가진 친교 만찬에서 이같이 격의 없는 농담을 주고받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이시바 총리는 만찬 메뉴로 ‘이시바식 카레’와 함께 이 대통령의 고향인 경북 안동을 상징하는 안동소주와 안동찜닭을 마련했다.24일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에 따르면 이 대통령과 이시바 총리는 만찬에서 둘 다 주류 정치인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역경을 딛고 국민들의 선택으로 이 자리에 오른 게 공통점이라고 이야기를 나눴다. 이시바 총리가 “밤늦게까지 사람들이 보내는 문자에 답장을 하느라 너무 바쁘다. 잠을 못 잔다”고 하자 이 대통령은 “나도 문자를 보내느라 바쁘지만 난 주로 일을 시키는 편”이라고 말해 서로 웃었다고 한다. 대화 도중 이시바 총리는 “이 대통령의 자전적 대담집을 읽었다. 서명을 해달라”고 했다. 이 대통령 내외와 이시바 총리 내외는 만찬 이후 따로 통역만 동행한 채 30분간 2+2 친교 행사를 이어갔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브리핑에서 “일본말로 화실이라고 하는데, 일본식 다다미방이 있는 곳에서 식후주를 하고 친분을 더욱 돈독히 했다”고 전했다.도쿄=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이재명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가 23일 두 번째 한일 정상회담 후 2000자 분량의 ‘한·일 정상회담 결과 공동언론발표문’을 발표했다. 이 대통령은 “1965년 한일 국교 정상화 이래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취임 후 첫 양자 방문 국가로 일본을 찾은 것은 제가 최초라고 한다. 한일정상회담 뒤 결과를 공동 문서로 발표하는 것도 17년 만에 처음이다”고 말했다.이날 공개된 발표문에는 특히 “이시바 총리는 1998년 ‘21세기의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포함해 역사인식에 관한 역대 내각의 입장을 전체적으로 계승하고 있음을 언급했다”고 담겼다. 일본의 사죄와 협력 확대 원칙이 담긴 1998년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언급한 것이다. 일각에선 이시바 총리가 식민지 지배에 대해 공식 사죄한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전 총리 이후 한일 관계 개선에 가장 적극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한일 셔틀 외교가 재개 됨에 따라 한일 관계 협력 비전을 담은 ‘이재명-이시바 선언’이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대통령실은 이날 “양국 정상이 경제, 사회, 문화, 환경 등 제반 분야에서 상호 이익이 되고 도움이 되는 실질적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양국 정상은 수소, 인공지능(AI) 등 미래산업 분야에서의 협력, 저출산·고령화 등 양국이 공통으로 직면한 사회문제 협력을 위한 당국 간 협의체 출범, 워킹 홀리데이 참가 횟수 확대 등 인적교류 활성화 방안 등에 논의했다.발표문에 5가지 합의 사항이 담겼다. 한반도 평화와 북한 문제 협력에 뜻을 모으기로 했다.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및 항구적 평화구축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재확인하고,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여 한미일 공조를 바탕으로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가 충실히 이행되도록 국제사회와 협력을 지속해 나가야 함을 확인했다. 특히 북한의 불법 사이버 활동이나 러북 간 군사협력의 심화에 대해 함께 대처해 나가야 할 필요성을 강조하는 내용도 담겼다. 이 대통령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및 항구적 평화 구축 의지를 재확인했다”며 “대북정책에 대한 긴밀한 공조를 지속하기로 했다”고 말했다.이시바 총리는 이 대통령에게 중국을 염두에 둔 듯 “힘 혹은 위력에 의한 일방적 현상변경 시도에 반대한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전했다.‘정상 간 교류 및 전략적 인식 공유 강화’도 포함됐다. 양 정상은 인도태평양 지역을 포함한 역내 전략 환경 변화와 최근 새로운 경제·통상 질서 하에서 양국 간에 전략적 소통 강화가 필요하다는 데에 인식을 같이하고 안보·경제안보를 포함한 각 분야에서 정상 및 각급 차원에서의 소통을 강화하기로 했다.미래산업 분야 협력 확대 및 공동 과제 대응도 발표문에 담겼다. 수소·AI 등 미래산업 분야 협을 더욱 확대하고 인구감소, 지방활성화, 수도권 인구집중 문제 등 양국이 공통으로 직면한 사회문제엔 당국 간 협의체를 출범하기로 했다.인적교류 확대는 한일 청년 교류에 초점을 맞췄다. 발표문에는 “한일 청년들이 서로의 문화·사회를 체험 및 이해할 수 있는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미래지향적 한일관계의 토대를 강화해 나가자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한일 워킹홀리데이 참여 횟수 상한을 기존의 총 1회에서 2회로 확대하기로 했다”고 담겼다. 또 양국관계의 긍정적인 기조 하에 올해 6월에 실시한 한일 양국 전용 입국심사대 운영을 이어가기로 했다.역내 및 글로벌 협력 강화을 위해선 “급변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흔들림없는 한일, 한미일 협력을 추진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에 공감하고 한일관계 발전이 한미일 공조 강화로도 이어지는 선순환을 계속 만들어 나가자”고 발표했다.이 대통령은 “저와 이시바 총리는 오는 10월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및 일본이 의장국을 맡은 한일중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서도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도쿄=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이재명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가 23일 두 번째 한일 정상회담 후 한일, 비핵화 의지를 재확인하고 대북정책을 긴밀히 공조하기로 뜻을 모았다. 한일 청년들이 서로 문화를 체험하고 이해하는 기회를 넓히기 위해 워킹홀리데이 참여 횟수를 확대하기로도 했다. 이날 양국 정상은 한일 셔틀 외교도 재개했다. 한일 정상의 공동발표 합의는 17년 만이다.이 대통령과 이시바 총리는 이날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약 1시간 50분가량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언론발표’를 공개했다.이 대통령은 “오늘을 계기로 양국 정상 간 셔틀 외교가 재개됐다”며 “민주 대한민국의 복귀 이후 한일 관계가 조속히 정상 궤도에 올라왔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격식에 얽매이지 않고 수시로 방문하고 대화하는 정상 간 셔틀 외교가 한일 외교의 새로운 모델로 정착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이 대통령은 “안보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구축 의지를 재확인하고 대북 정책에서 긴밀한 공조를 지속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시바 총리도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일한·일미한간에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말했다.이 대통령은 또 인적 교류 분야에 대해선 “1200만 교류 시대를 맞아 한일 청년들이 서로의 문화를 체험하고 경험하는 기회를 넓히기 위해 워킹 홀리데이 참여 횟수를 늘리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경제 분야에선 수소, 인공지능(AI) 등 미래 산업에서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고, 사회 분야에선 저출산 고령화, 수도권 집중, 농업, 재난 안전 등 양국이 직면한 공통 과제에 공동 대응할 필요성에 공감하고 해결 방안을 함께 모색하기 위해 당국 간 협의체를 출범시키기로 했다.이 대통령은 “정상회담 통해 저와 이시바 총리간 유대와 신뢰가 강하게 형성된 것처럼 이번 일본 방문이 양국 간 그리고 양국 국민 간 진정한 신뢰를 쌓는 새로운 여정이 시작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이시바 총리는 “지방활성화, 저출산, 고령화, 인구감소, 농업, 재난 등에 대한 과제가 많다”며 “이런 공동 과제에 대해 양국이 지혜를 공유하고 해법을 찾기 위해 양 정부의 협의체를 설치하는데 일치했다”고 밝혔다.앞서 확대 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특히 최근에는 통상 문제나 안보 문제 등을 놓고 국제 질서가 요동치고 있기에 가치 체제 이념에서 비슷한 입장 가진 한국 일본이 어느 때보다 협력관계 강화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시바 총리는 “일본과 한국의 관계 발전은 양국 관계뿐 아니라 이 지역 전체 이익이 된다”고 말했다.이 대통령은 24일 오전 일한의원연맹 소속 일본 정계 인사들을 만난다. 이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첫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한다.도쿄=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와의 한일 정상회담에서 “한일은 앞마당을 같이 쓰는 이웃 같은 관계”라고 강조했다. 이시바 총리는 “일본과 한국의 관계 발전은 양국 관계뿐 아니라 이 지역 전체 이익이 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과 이시바 총리와의 정상회담은 6월 17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계기의 만남 이후 67일 만이다.이시바 총리는 이날 일본 도쿄 총리관저에서 열린 한일 확대 정상회담에서 “평화와 안정은 거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실현되지 않는 것”이라며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으면 주어지는 것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과 한국의 관계 발전은 양국 관계뿐 아니라 이 지역 전체 이익이 된다 생각한다”며 “일한미 사이에서도 협력 강화하는 것도 대단히 중요하다. 이 대통령과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는 것을 대단히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미일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 된다.이시바 총리는 양자 회담 국가로 가장 먼저 일본을 찾은 이 대통령에게 감사를 나타냈다. 이시바 총리는 “한국 대통령이 취임 후 첫 일본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안다”며 “이 대통령이 일본을 이렇게 처음 방문해 준 것이 든든하다. 좋은 형식으로 앞으로 셔틀 외교를 실천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이시바 총리는 조현 장관을 지난달 29일 만났다고 언급했는데, 조 장관이 한일 정상회담을 건너뛰고 미국에 간 것을 이해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이 대통령은 한일 관계에 대해 “서로 많은 것들을 공유하고 있고 협력할 분야도 참으로 많지만 한편으로 너무 가깝다 보니 불필요한 갈등도 가끔은 발생한다”며 “사람들 관계처럼 국가 간 관계에서도 갈등적 요소를 보완할 수 있는 것이 얼마든지 있기 마련”이라고 했다.이 대통령은 또 “특히 최근에는 통상 문제나 안보 문제 등을 놓고 국제 질서가 요동치고 있기에 가치 체제 이념에서 비슷한 입장 가진 한국 일본이 어느 때보다 협력관계 강화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대미 통상 협상 등에서 한일 협력 의지를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이 대통령도 셔틀 외교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어느 때보다 한일간 대화소통 필요하고 협력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이 정말 많은 시기이기에 셔틀 외교를 포함해 관계 공무원들의 중첩적 대화 협력이 이뤄지길 바란다”며 “이시바 총리 말씀처럼 대한민국 대통령이 일본 방문을 처음하는 것은 그만큼 한일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생각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이 대통령은 “이시바 총리가 지방균형발전에 각별한 관심을 가진 걸로 아는데 다음 셔틀 외교 일환으로 한국을 방문하면 서울 아니라 대한민국 지방에서 뵀으면 좋겠다”며 “두 번째 뵙다 보니 아주 가까운 친구처럼 여겨진다”고 말했다. 양 정상은 1시간 동안 극소수 인사만 참석하는 소인수 회담과 확대 회담으로 이어지는 정상회담을 진행했다.도쿄=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재일동포 오찬 간담회에 참석해 “대한민국 대통령이 양자 방문국으로 첫 일본을 찾은 것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며 “뜻깊은 방문에 첫 공식행사로 동포 여러분을 뵙게 돼서 특히나 더 의미가 깊다”고 인사했다. 이 대통령은 과거 재일 교포 간첩 사건을 언급하면서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서 대한민국 국가 폭력의 희생 당한 피해자와 또 가족 여러분께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드리면서 공식적으로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고개 숙여 사과했다.이 대통령은 이날 일본 도쿄의 한 호텔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최근 80년 광복절을 맞이해서 순국선열의 숭고한 희생을 떠올렸을 때 특히 마음에 쓰였던 분들이 바로 재일 동포 여러분”라며 “도쿄의 중심지 곳곳에 동포 여러분의 치열했던 삶의 흔적이 오롯이 녹아 있는 것 같아 마음이 먹먹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1988년 서울 올림픽, IMF 외환위기 때도 역사적 고비마다 발 벗고 전국에 도움의 손질을 내밀어 주셨다”며 “언제나 빛나는 애국심을 발휘해 주신 동포 여러분의 애국심을 잊지 않고 꼭 기억하고 보답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직시해야 될 부끄럽고 아픈 역사도 있다”며 “위대한 민주화 여정 속에서 정말로 많은 재일 동포들이 억울하게 간첩 조작 사건의 피해자로 고통을 겪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과거 일본의 조선인 학살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아라카와(荒川) 강변에서 벌어진 끔찍한 역사, 그리고 여전히 고향 땅에 돌아가지 못한 채 일본 각지에 흩어져 있는 유골들의 넋을 결코 잊지 않겠다”며 “다시는 반인권적인 국가 폭력이 벌어지지 않는 나라다운 나라, 국민의 안전한 일상을 책임지는 부강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드린다”고 말했다.이 대통령은 이날 일본에 도착해 곧바로 1박2일 방일 일정을 시작했다. 이날 오후에는 이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의 소인수회담·확대회담이 예정돼 있다.도쿄=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25일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미 간 고위급 회동이 이어지고 있다. 외교·산업·통상 수장들이 동시에 미국을 찾은 데 이어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도 25일 이례적으로 한미 정상회담에 동행하기로 했다. 미국이 지난달 30일 타결한 관세 협상과 관련해 대미 투자, 농축산물 개방에 대한 새로운 요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양국이 막판 줄다리기에 들어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2일 오전 한미 정상회담 준비차 미국으로 출국했다. 김 장관은 이날 인천국제공항에서 출국길에 기자들과 만나 “마지막 1분 1초까지 우리 국익이 관철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정상회담 전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 장관 등을 만날 예정이다. 앞서 미국을 찾은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21일(현지 시간)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만났다. 조현 외교부 장관 역시 이날 미 워싱턴에 도착했다. 조 장관은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회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산업·통상 수장들이 한일 정상회담을 건너뛰고 동시에 미국을 찾아 고위급 실무회담에 나선 것이다. 외교 소식통은 “미국이 정상회담 전 한미 관세 협상에서 합의한 3500억 달러(약 490조 원)의 대미 투자펀드와 관련해 구체적인 투자 계획을 요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제시한 3500억 달러는 미국이 소유하고 통제하는(owned and controlled) 투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정부는 한국이 주도권을 쥔 1500억 달러(약 210조 원) 규모 ‘마스가(MASGA) 펀드’를 제외한 2000억 달러(약 280조 원)의 대미 투자펀드는 대부분 직접 투자가 아닌 대출과 보증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미국은 농축산물 개방에 대해서도 추가 요구를 내놓고 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미국이 농축산물 개방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은 맞고 협의가 진행 중”이라며 “우리는 기존 입장에 따라서 대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위 실장은 핵연료 재처리 기술 확보를 위한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에 대해 “정상회담을 계기로 진전을 만들어보겠다”고 했다. 또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 확대 등 미국의 ‘동맹 현대화’ 요구에 대해선 “한미 안보를 손상시키지 않아야 한다는 방향으로 의견 접근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세종=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25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 동행한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김용범 정책실장까지 대통령실 3실장이 모두 방미 길에 오르는 것이다. 위 실장은 22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강 실장이 미국에 가게 된다. 미국에서 협의할 별도의 일정이 있다”고 말했다. 강 실장은 안보실장, 정책실장과 달리 23, 24일 한일 정상회담 일정에는 동행하지 않고 곧바로 미국으로 건너간다. 통상 대통령이 순방 중에 비서실장이 국내에 남아 돌발 상황 대응 등 국정을 관리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이 대통령이 6월 16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1박 3일 일정으로 캐나다를 찾았을 때도 강 실장은 국내에 머물렀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강 실장의 역할에 대해 “미국 측과 커뮤니케이션 파트너를 맡을 것이다. 정무적인 역할”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집권 2기 이후 가진 정상회담은 대부분 미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오피스’에서 J D 밴스 부통령과 주요 장관은 물론이고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 스티븐 밀러 부비서실장 등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참모들이 참석한다. 이어 업무 오찬 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와일스 비서실장의 카운터파트인 강 실장도 정상회담에 동행해 총력전에 나서는 것. 2018년 3월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했을 때 임종석 비서실장이 동행한 전례가 있다. 당시 대통령실 관계자는 “UAE에서 외교 분야 고위직이 아닌 정무직을 담당하는 임 실장을 원했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한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 요구 가능성이 나오는 만큼 강 실장이 정무적인 대응을 뒷받침하기 위해 동행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끝까지 협상을 이어가는 스타일이라 마지막까지 돌발 변수에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25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과 오찬을 한 뒤 미 재계 인사들과의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행사에 참석한다. 또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초청 특강을 한 후에 간담회도 갖는다. 26일(현지 시간)에는 워싱턴 인근 버지니아주 알링턴 국립묘지를 찾아 헌화한 다음 필라델피아로 이동한다. 필라델피아에서 이 대통령은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26년 만에 서재필기념관을 찾는다. 이후 ‘마스가(MASGA)’ 프로젝트의 핵심 시설인 미국 필리조선소를 시찰한 뒤 귀국할 예정이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2주 전보다 8%포인트 하락한 57%를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21일 공개됐다.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 등에 대한 광복절 특별사면과 주식 양도소득세 기준 강화 논란 등이 영향을 미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18∼20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21일 발표한 8월 3주 전국지표조사(NBS·휴대전화 가상번호를 이용한 전화면접 100% 방식으로 실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해 “잘하고 있다”고 평가한 응답자는 57%였다. 직전에 발표된 8월 1주 차 조사에서 65%였던 긍정 평가가 2주 만에 8%포인트 떨어진 것. 부정 평가는 같은 기간 24%에서 33%로 9%포인트 상승했다. 민주당 지지율(40%)도 직전 조사(44%)보다 4%포인트 떨어졌다. 지역별로는 대구·경북(TK)에서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TK 지역 응답자 중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해 “잘하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30%로 직전 조사(54%)보다 24%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부정 평가는 같은 기간 33%에서 60%로 늘었다. 조 전 대표와 윤미향 전 의원 등이 사면·복권된 것에 대해선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이 54%로 절반을 넘었다. 연령대별로는 18∼29세에서 광복절 특사에 대한 긍정 평가(28%)가 가장 낮았다. 우상호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정치인 사면으로 가장 피해를 본 사람은 이 대통령”이라며 “피할 수 없다면 할 수밖에 없다고 해서 고뇌 어린 결단을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임기 중 조 전 대표 사면을 피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정무적 판단을 먼저 했다”며 “취임 초에 하는 것이 한다면 가장 바람직하다고 해서 사면을 결정했다”고 했다. 우 수석은 이 대통령에게 “정치인 사면을 하게 되면 대통령 지지율이 4∼5% 빠질 것이다. 감수하시겠느냐”고 물었다고 한다. 이에 이 대통령이 여름 휴가 중 연락해 “피해가 있더라도 해야 할 일을 하자”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2주 전 NBS 기준 역대 최저 지지율(16%)을 기록했던 국민의힘은 이번 조사에선 19%의 지지율을 보였다. 국민의힘 새 당 대표로 적합한 인물을 묻는 질문엔 20%가 조경태 후보를 꼽았고, 김문수 후보가 14%, 안철수 장동혁 후보가 각각 11%로 나타났다. 다만 국민의힘 지지층에선 장 후보(33%)와 김 후보(30%) 순이었고 안 후보(8%)와 조 후보(7%)는 10%를 넘지 못했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잇고 이를 넘어서는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를 만들고자 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21일 공개된 일본 요미우리신문 인터뷰에서 “한일 관계가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관계로 대전환되기를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1998년 김대중-오부치 선언에는 일본의 사죄와 협력 확대 원칙이 담겼다. 이 대통령이 23일 일본 도쿄에서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와 한일 정상회담을 갖는 가운데 ‘이재명-이시바 선언’의 추진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위안부 및 강제 징용 문제에 대한 기존 합의에 대해 “양국 정부 간 공식 합의라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며 “국가로서의 약속이므로 뒤집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전 정부에서 체결한 한일 과거사 합의를 뒤집지 않으면서 윤석열 정부의 한미일 협력 강화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메시지를 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시바 총리가 15일 제2차 세계대전 패전일 추도사에서 ‘반성’을 언급한 것에 대한 화답의 성격도 있다. 이 대통령은 한일 경제 협력에 대해 “한일은 지금까지의 협력 수준을 넘어서는 획기적인 경제 협력 관계를 만들어 나갈 필요가 있다”며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아 미래지향적 경제·통상 협력 관계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했다. 이날 이 대통령이 동아시아를 포함한 태평양 연안국들의 경제협력기구를 확고하게 만들자고 제안한 것을 두고 일본이 주도하는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에 속도를 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CPTPP는 일본을 주축으로 영국 캐나다 호주 싱가포르 등이 참여하는 경제동맹체다. 일각에선 한일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일본에선 환영하는 반응이 나왔다. 이시바 총리의 최측근이자 일한의원연맹 간사장인 나가시마 아키히사(長島昭久) 총리 보좌관은 새로운 한일 공동선언에 대해서도 “관계가 깊어진다면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은 전했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시게토쿠 가즈히코(重徳和彦) 정조회장은 이 신문에 “안심했다. 동아시아에서는 일한이 손잡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