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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가 배럴당 110달러를 돌파하며 오일쇼크가 실물 경제로 전이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중동 전쟁 장기화 우려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흔들리는 가운데 유가 급등이 환율과 물가를 자극해 한국 경제 전반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시장에서는 고유가 기조가 길어지면 물가 상승과 경기 둔화가 동시에 나타나는 이른바 ‘S(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의 공포’가 현실화될 것이란 우려까지 나온다.● 1970년대 오일쇼크 데자뷔 우려9일 국제유가가 장중 배럴당 110달러를 넘기면서 고유가 충격은 금융시장을 넘어 실물경제 전반으로 확산될 조짐이다. 원유 가격이 오르면 정유·석유화학 제품 가격이 상승하고, 운송비와 물류비가 늘어나 산업 전반 원가를 끌어올린다. 기업 비용 부담이 커져 투자와 고용이 위축되고, 가계도 소비를 줄여 경기가 위축된다. 특히 한국 경제는 원유를 100% 수입에 의존하고, 이 중 70% 이상을 중동 지역에서 들여오고 있어 이번 사태 영향이 더 크다. ‘유가 상승→경상수지 악화→환율 상승→수입·소비자물가 상승→경기 침체’ 악순환에 빠지면서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도 커질 수밖에 없다. 경기가 나쁘면 정부와 중앙은행은 보통 금리를 낮추거나 재정을 확대해 경기를 살리려 하는데, 물가가 동시에 오르면 오히려 금리를 올리거나 긴축 정책을 써야 한다. 정책 당국이 경기 부양과 물가 안정 중 어느 쪽도 하기 어려운 딜레마에 빠진다는 의미다. 유가 급등이 실물경제 충격으로 이어지는 흐름은 과거에도 나타났다. 1979년 이란 혁명을 계기로 발생한 ‘2차 오일쇼크’가 대표적이다. 지금처럼 지정학적 리스크가 현실화돼 중동 원유 공급이 급감했던 때다. 당시 배럴당 15달러였던 국제유가는 5개월 만에 39달러로 160% 급등했고, 그로 인해 국내 물가는 1980년에만 28.7% 치솟았다.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2007년 초 배럴당 60달러 수준이던 국제유가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 7월 150달러에 육박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 등 신흥국의 에너지 수요 증가와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가 겹쳐 원유 가격이 급등했다. 당시 유가 상승은 글로벌 물가를 자극했고, 소비와 투자 심리를 동시에 위축시키면서 금융위기와 맞물려 세계 경제에 큰 충격을 불러왔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이란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고유가 상황이 이어지면서 2차 오일쇼크와 비슷한 상황이 펼쳐질 것”이라며 “에너지 수급에 따른 스태그플레이션의 경우 운송비용 급증으로 수출과 내수 모두가 부진한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가 150달러 땐 韓 성장률 반 토막 전쟁이 길어질 경우 한국 경제에 추가 타격은 불가피하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올해 국제유가가 배럴당 150달러까지 상승할 경우 한국 경제성장률이 0.8%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연평균 60달러 대를 가정했을 때 내놓은 경제 성장률 전망치(1.9%)의 절반 가까이가 줄어드는 셈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최고 2.9%포인트 높아져 2022년(5.1%) 이후 4년 만에 고물가가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 한국 경제가 국제유가 충격에 더 취약해졌다는 점은 우려스러운 지점이다. 한국은 과거나 지금이나 원유 수입의 70% 이상을 중동에 의존하고 있다. 환경은 그대로인데 산업이 고도화, 선진화되면서 오히려 대외 변수에 취약해졌다. 반도체·석유화학·철강·자동차 등 에너지 사용 비중이 높은 제조업이 한국 경제의 중추라, 유가 상승이 산업 전반 및 수출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은 다른 나라보다 크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산업연구원에서 받은 ‘이란 사태 관련 주요 산업 영향 분석’에 따르면 국제유가가 10% 상승하면 석유제품·화학·비금속광물 등 에너지 사용 비중이 높은 산업일수록 생산비 부담이 크게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 유가 탄력성은 석유제품이 11.04%로 가장 높았고 화학제품(1.84%), 비금속광물 제품(0.82%) 등의 순이었다. 잠재성장률이 낮아진 점 역시 부담이다. 저출산 고령화, 생산성 둔화로 한국 경제의 잠재성장률은 2000년대 초반 5%대에서 지난해 1.8%까지 떨어졌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내수 등 경제 기초체력이 약해진 상태에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할 경우 내수 중심의 기업들이 받는 충격은 과거보다 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시점에서 정부가 유류세율 인하 폭을 확대하더라도 기름값 인하 효과는 50원 안팎에 그칠 것”이라며 “원유 공급처 다변화, 비축유 방출 등을 고민하는 동시에 사태가 길어지면 다양한 비상 정책을 실시해 실물 경제 충격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세종=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신무경 기자 yes@donga.com}

국제유가가 배럴당 120달러에 육박하자 정부가 1997년 유가 자율화 이후 29년 만에 석유 최고가격 지정제를 이번 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유류세 인하 폭 확대, 소비자 직접 지원 등 전방위 대책도 추진하기로 했다. 유가 급등의 충격이 실물경제 전반으로 확산할 조짐을 보이자 경제 안정을 위한 총력전에 나선 것이다.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1979년 2차 오일쇼크 때 전 세계를 강타한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이 재현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은 9일 청와대에서 비상경제점검회의를 주재하며 “이번 중동 지역 위기가 장기화될 경우 실물경제에 미치는 파장이 클 수 있다”며 “전방위적 수단을 통해 철저하고 치밀하게 대비해 달라”고 지시했다. 그러면서 “최근 과도하게 인상된 석유 제품 가격에 대해서는 최고가격 제도를 신속하게 도입하고 과감하게 시행해야 한다”며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인한 물가 부담이 서민들에게 가장 먼저, 가장 크게 돌아가는 만큼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석유 최고가격 지정제 도입을 신속히 추진하기로 했다. 김용범 대통령정책실장은 이날 “석유사업법에 근거해 이번 주 내 최고가격제가 시행될 수 있도록 고시 제정 등 관련 절차를 신속히 진행할 예정”이라며 “최고가격 지정은 2주 단위로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유류세 인하 폭을 확대하고 소비자를 직접 지원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소비자 직접 지원은 화물차·택시 등 운수업 종사자 유가보조금 확대, 저소득층 에너지 바우처 지원 등이 거론된다. 이날 여러 대책이 긴박하게 발표된 것은 국제유가 상승세가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을 키우는 것에 그치지 않고 생산과 소비, 투자 등 산업활동 전반을 위축시킬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이번 오일쇼크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할 경우 장기 저성장이 고착화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날 3거래일 만에 다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5.96% 하락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도 장중 1500원 선 돌파를 눈앞에 두며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 8일(현지 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이 한때 전 거래일 대비 30% 넘게 오른 119.48달러로 치솟은 탓이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최근의 흐름이 중동 정세 악화라는 외부 요인에서 비롯된 만큼 이런 조치만으로는 국내 기름값 상승 속도를 늦추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며 “최고가격 지정제 역시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의 불확실성으로 합리적인 상한을 설정하는 데 한계가 큰 만큼 운송비 지원 확대 등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세종=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미국으로부터 한국산 제품의 관세 인상이나 그와 관련된 관보 게재는 없을 것 같다는 반응을 들었다”고 8일 밝혔다. 김 장관은 이날 미국 방문을 마치고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며 기자들과 만나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에게 다음 주에 있을 우리 국회의 법 통과와 관련해 설명했다. 미국에서 아주 높이 평가했고, 고맙다는 반응을 보였다”며 이같이 밝혔다. 여야는 국회에 계류 중인 ‘한미 전략적 투자 관리를 위한 특별법안(대미투자특별법)’을 대미투자특위에서 9일까지 처리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12일 본회의에서 통과시킬 방침이다. 국회의 법안 통과 의지를 강조해 미국의 호의적인 반응을 얻었다는 얘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올해 1월 한국산 제품 관세를 15%에서 25%로 재인상하겠다고 발표하며 그 이유로 국회의 대미투자특별법 처리 지연을 들었다. 지난달 20일 미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 뒤 트럼프 행정부가 상호관세 대신 추진하는 15%의 글로벌 관세와 관련해서도 긍정적인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행정부는 무역법 제122조를 근거로 10%의 글로벌 관세를 부과했고, 조만간 15%로 올리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김 장관은 “경쟁국 대비 불리하지 않고 오히려 더 나은 대우를 받을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여지를 열어두고 왔다”고 했다. 김 장관은 미국의 쿠팡 투자사들이 한국 정부에 대한 무역법 301조 조사를 미국 정부에 청원한 점에 대해 “우리는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이라는 국내 법적 이슈로 맞춰 대응한다고 설명했다”며 “(러트닉 장관과) 서로 이해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장관은 5일(현지 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에서 열린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공장 준공식 참석을 계기로 캐나다 초계 잠수함 프로젝트(CPSP) 수주 지원 활동을 한 뒤 미국에서 6일 러트닉 장관과 회담을 했다.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지난달 세계 식량 가격이 6개월 만에 상승했다. 곡물과 유지류, 육류 가격이 오르면서 올해 1월까지 5개월간 이어지던 하락세가 멈췄다.8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의 2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전월보다 0.9% 오른 125.3으로 집계됐다. 세계식량가격지수는 2014∼2016년 평균 가격을 100이라고 할 때 곡물, 유지류, 육류, 유제품, 설탕 등 5개 품목군별로 국제 가격이 얼마나 오르고 내렸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품목별로 보면 곡물 가격지수가 108.6으로 전월 대비 1.1% 상승했다. 유럽과 미국 일부 지역의 한파 우려로 국제 밀 가격이 1.8% 오른 영향이다. 유지류 가격지수는 팜유·대두유·유채유 가격이 모두 오르며 3.3% 뛰었다. 육류 가격지수도 양고기와 소고기 가격 상승세로 0.8% 높아졌다. 반면 유제품(―1.2%)과 설탕(―4.1%) 가격은 하락했다.세계 식량 가격이 오르면서 국내 가공식품 등 먹거리 물가의 상승 압력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중동 전쟁의 여파로 국제유가가 치솟고 있는 데다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수입 농축수산물 가격도 오를 것으로 보인다. 올해 1월과 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0%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달부터 오름세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미국으로부터 한국산 제품의 관세 인상이나 그와 관련된 관보 게재는 없을 것 같다는 반응을 들었다”고 8일 밝혔다.김 장관은 이날 미국 방문을 마치고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며 기자들과 만나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에게 9일 예정된 국회의 대미투자특별법 통과와 관련해 설명했고,미국에서 높은 평가 및 공감대를 보였다”며 이같이 밝혔다. 여야는 국회에 계류 중인 ‘한미 전략적 투자 관리를 위한 특별법안(대미투자특별법)’을 9일까지 처리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김 장관은 국회의 법안 통과 의지를 강조해 미국의 호의적 반응을 얻었다는 얘기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올해 1월 한국산 제품 관세를 15%에서 25%로 재인상하겠다고 발표하며 그 이유로 국회의 대미투자특별법 처리 지연을 들었다.지난달 20일 미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 뒤 트럼프 행정부가 상호관세 대신 추진하는 15%의 글로벌 관세와 관련해서도 긍정적인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행정부는 무역법 제122조를 근거로 10%의 글로벌 관세를 부과했고, 조만간 15%로 올리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김 장관은 “경쟁국 대비 불리하지 않고 오히려 더 나은 대우를 받을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여지를 열어두고 왔다”고 했다. 한편 김 장관은 미국의 쿠팡 투자사들이 한국 정부에 대한 무역법 301조 조사를 미국 정부에 청원한 점에 대해 “우리는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이라는 국내 법적 이슈로 맞춰 대응한다고 설명했다”며 “(러트닉 장관과) 서로 이해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김 장관은 5일(현지 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에서 열린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공장 준공식 참석을 계기로 최대 60조 원 규모의 캐나다 초계 잠수함 프로젝트(CPSP) 수주 지원 활동을 한 뒤 미국에서 6일 러트닉 장관과 회담을 가졌다. 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한 상장사는 친환경 에너지 신사업에 진출하겠다며 주식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하지만 이는 주가를 띄우기 위한 거짓 계획이었다. 이 회사는 주가가 오르자 법인 자금 수십억 원을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사주 일가에게 빼돌렸다. 나중에 신사업의 실체가 없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주가는 3분의 1토막이 나고 상장 폐지됐지만, 사주는 빼돌린 자금을 전세금, 골프 회원권 구입 등에 사용하며 호화 생활을 누렸다. 국세청은 16억 원을 추징하고 사주와 법인을 검찰에 고발했다. 주식시장을 교란해 막대한 이익을 거두고, 소액 주주들에게 큰 피해를 입혀 온 세력들이 대거 적발됐다. 허위 공시로 시세 차익을 챙긴 세력부터 횡령으로 알짜 기업을 망친 기업 사냥꾼까지 방식은 다양했다. 5일 국세청은 지난해 7월부터 지난달까지 8개월간 주식시장 불공정 탈세자에 대한 세무조사를 집중 실시한 결과 탈루액 6155억 원을 확인했다. 이 중 2576억 원을 추징하고, 30건을 검찰에 고발 조치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주식시장에서의 불공정 행위들이 시장의 신뢰도 저하 및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며 “부당한 이익을 얻고도 정당한 몫의 세금은 부담하지 않은 탈세자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무조사 대상에는 허위 공시로 투자자를 속인 기업 9곳, 기업 인수합병 과정에서 차익을 노린 ‘기업 사냥꾼’ 관련 기업 8곳, 회사를 사유화해 소액주주의 이익을 침해한 지배주주 10곳 등이 포함됐다. 국세청은 허위 공시 기업들로부터 946억 원, 기업 사냥꾼 관련 기업에서는 410억 원을 추징했다. 회사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한 지배주주들로부터는 1220억 원을 거둬들였다. 임광현 국세청장은 “주가조작 등 불공정 탈세는 주식시장의 신뢰를 훼손하고 개미 투자자에게 피해를 전가하는 행위”라며 “국내 자본 시장이 질적 변화를 통해 생산적 금융의 거점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불공정 거래 관련 탈세에는 엄정 대응해 공정한 시장 질서와 조세 정의를 확립할 것”이라고 말했다.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미국과 이란 전쟁의 여파로 국제유가가 들썩이는 가운데 국내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이 L당 1800원을 넘어 약 3년 7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정부는 기름값 오름세가 국제유가 변동에 비해 너무 가파르다고 보고 1997년 이후 한 번도 활용하지 않았던 유류 최고가격 지정제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물가 안정을 위해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는 점에는 공감하면서도 시장을 왜곡할 수 있는 인위적인 가격 통제는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름값 급등에 李 “최고가격 지정” 지시5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기준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전날보다 L당 56.84원 오른 1834.32원으로 집계됐다. 전국 휘발유 평균 가격이 1800원을 넘어선 건 2022년 8월 12일(1805.86원) 이후 약 3년 7개월 만이다. 서울의 휘발유 평균 가격도 전날보다 46.52원 오른 1889.07원이었다. 이달 들어 5일 동안 전국 휘발유값은 141.43원(8.4%) 뛰었다. 국내 기름값이 오름세를 보이는 건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갈등이 고조되면서 국제유가의 변동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국내 정유사에 원유를 공급하는 7척의 유조선이 현재 봉쇄된 호르무즈 해협에 갇혀 있는 상황이다. 유조선 1척에 최대 200만 배럴 수준의 원유가 실려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국내 하루 원유 소비량에 해당한다. 국제유가 상승세는 통상 2, 3주의 시차를 두고 국내 기름값에 반영되는데 이번에는 석유류 공급 차질과 추후 가격 상승 등의 우려로 인해 가격이 선제적으로 오르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열린 임시 국무회의에서 “어려운 시장 환경을 악용해 매점매석이나 불합리한 폭리를 취하려는 시도에도 단호히 대응해야 한다”며 석유제품의 최고가격을 지정해 단기적인 가격 급등을 막고, 부당한 가격 인상에 대한 제재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이 지시한 최고가격 지정은 석유사업법에 따라 기름값이 급격하게 오르거나 내릴 때 정부가 유류 판매가의 최고액 또는 최저액을 정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인위적 가격 통제에 부작용 우려도 정부는 이날 오후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어 유류 최고가격 지정을 포함해 과도한 가격 인상을 방지할 대책을 논의했다. 산업통상부는 6일부터 불법 석유유통 위험군 주유소를 대상으로 월 2000회 이상 기획검사를 벌여 매점매석, 가짜 석유 판매 등을 점검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전국 주유소를 대상으로 가격 담합 등을 살펴본다. 정부는 이날 원유와 가스에 대해 자원안보 위기경보 4단계 중 가장 낮은 ‘관심’ 단계를 발령했다. 원유에 대해 위기경보가 발령된 건 처음이다. 정부는 과거 기름값을 직접 결정하는 방식으로 통제하다가 1997년부터 가격을 자율화했다. 이후 정부가 최고가격을 지정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과거처럼 상시적으로 통제하는 게 아니라 일시적 변동을 막으려는 취지인 만큼 적용 기간, 방식 등에 대해 내부 검토를 거쳐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고가는 지역별, 유종별로 정해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국내 기름값 인상이 가팔랐던 건 맞지만 가격 통제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했다. 김태환 에너지경제연구원 석유정책연구실장은 “지난달(이란 사태 전)에도 국제유가가 오름세였는데 그런 부분이 반영돼 가격이 오른 측면도 있다”고 봤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부 교수는 “최고가격 지정은 부작용도 상당할 것”이라고 했다. 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미국과 이란 전쟁의 여파로 국제유가가 들썩이는 가운데 국내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이 L당 1800원을 넘어 약 3년 7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정부는 기름값 오름세가 국제유가 변동에 비해 너무 가파르다고 보고 1997년 이후 한 번도 활용하지 않았던 유류 최고가격 지정제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물가 안정을 위해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는 점에는 공감하면서도 시장을 왜곡할 수 있는 인위적인 가격 통제는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름값 급등에 李 “최고가격 지정” 지시5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기준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전날보다 L당 56.84원 오른 1834.32원으로 집계됐다. 전국 휘발유 평균 가격이 1800원을 넘어선 건 2022년 8월 12일(1805.86원) 이후 약 3년 7개월 만이다. 서울의 휘발유 평균 가격도 전날보다 46.52원 오른 1889.07원이었다. 이달 들어 5일 동안 전국 휘발유값은 141.43원(8.4%) 뛰었다.국내 기름값이 오름세를 보이는 건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갈등이 고조되면서 국제유가의 변동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국내 정유사에 원유를 공급하는 7척의 유조선이 현재 봉쇄된 호르무즈해협에는 갇혀 있는 상황이다. 유조선 1척에 최대 200만 배럴 수준의 원유가 실려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국내 하루 원유 소비량에 해당한다.국제유가 상승세는 통상 2, 3주의 시차를 두고 국내 기름값에 반영되는데 이번에는 석유류 공급 차질과 추후 가격 상승 등의 우려로 인해 가격이 선제적으로 오르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열린 임시 국무회의에서 “어려운 시장 환경을 악용해 매점매석이나 불합리한 폭리를 취하려는 시도에도 단호히 대응해야 한다”며 석유제품의 최고가격을 지정해 단기적인 가격 급등을 막고, 부당한 가격 인상에 대한 제재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이 지시한 최고가격 지정은 석유사업법에 따라 기름값이 급격하게 오르거나 내릴 때 정부가 유류 판매가의 최고액 또는 최저액을 정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인위적 가격 통제에 부작용 우려도정부는 이날 오후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어 유류 최고가격 지정을 포함해 과도한 가격 인상을 방지할 대책을 논의했다. 산업통상부는 6일부터 불법 석유유통 위험군 주유소를 대상으로 월 2000회 이상 기획검사를 벌여 매점매석, 가짜 석유 판매 등을 점검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전국 주유소를 대상으로 가격 담합 등을 살펴본다. 정부는 이날 원유와 가스에 대해 자원안보 위기경보 4단계 중 가장 낮은 ‘관심’ 단계를 발령했다. 원유에 대해 위기경보가 발령된 건 처음이다.정부는 과거 기름값을 직접 결정하는 방식으로 통제하다가 1997년부터 가격을 자율화했다. 이후 정부가 최고가격을 지정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재경부 관계자는 “과거처럼 상시적으로 통제하는 게 아니라 일시적 변동을 막으려는 취지인 만큼 적용 기간, 방식 등에 대해 내부 검토를 거쳐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고가는 지역별, 유종별로 정해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국내 기름값 인상이 가팔랐던 건 맞지만 가격 통제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했다. 김태환 에너지경제연구원 석유정책연구실장은 “지난달 (이란 사태 전)에도 국제유가가 오름세였는데 그런 부분이 반영돼 가격이 오른 측면도 있다”고 봤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부 교수는 “최고가격 지정은 굉장히 엄격한 시장 통제 행위라 부작용도 상당할 것”이라고 했다. 정부의 가격 통제로 정유업체나 주유소들이 손실을 보면 이를 재정으로 보전해줄 수 있도록 한 법 규정 역시 추후 논란이 될 여지가 있다.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한 상장사는 친환경 에너지 신사업에 진출하겠다며 주식 투자자를 끌어 모았다. 하지만 이는 주가를 띄우기 위한 거짓 계획이었다. 이 회사는 주가가 오르자 법인 자금 수십억 원을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사주 일가에게 빼돌렸다. 나중에 신사업 실체가 없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주가는 3분의 1토막이 나고 상장 폐지됐지만, 사주는 빼돌린 자금을 전세금, 골프 회원권 구입 등에 사용하며 호화 생활을 누렸다. 국세청은 16억 원을 추징하고 사주와 법인을 검찰에 고발했다.주식시장을 교란해 막대한 이익을 거두고, 소액 주주들에게 큰 피해를 입혀온 세력들이 대거 적발됐다. 허위 공시로 시세 차익을 챙긴 세력부터 횡령으로 알짜 기업을 망친 기업 사냥꾼까지 방식은 다양했다.5일 국세청은 지난해 7월부터 지난달까지 8개월간 주식시장 불공정 탈세자에 대한 세무조사를 집중 실시한 결과 탈루액 6155억 원을 확인했다. 이 중 2576억 원을 추징하고, 30건을 검찰 고발 조치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주식시장에서의 불공정 행위들이 시장의 신뢰도 저하 및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며 “부당한 이익을 얻고도 정당한 몫의 세금은 부담하지 않은 탈세자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세무조사 대상에는 허위 공시로 투자자를 속인 기업 9곳, 기업 인수합병 과정에서 차익을 노린 ‘기업 사냥꾼’ 관련 기업 8곳, 회사를 사유화해 소액주주 이익을 침해한 지배주주 10곳 등이 포함됐다. 국세청은 허위 공시 기업들로부터 946억 원, 기업사냥꾼 관련 기업에서는 410억 원을 추징했다. 회사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한 지배주주들로부터는 1220억 원을 거둬들였다.임광현 국세청장은 “주가조작 등 불공정 탈세는 주식시장 신뢰를 훼손하고 개미 투자자에게 피해를 전가하는 행위”라며 “국내 자본 시장이 질적 변화를 통해 생산적 금융의 거점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불공정 거래 관련 탈세에는 엄정 대응해 공정한 시장 질서와 조세 정의를 확립할 것”이라고 말했다.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이란 공습이 중동 정세를 뒤흔드는 가운데 올해 1월 베네수엘라 작전에 이은 과감한 군사 행동의 이면에는 글로벌 에너지 패권을 둘러싼 미중 경쟁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란산 원유의 최대 수입국인 중국의 ‘에너지 숨통’을 조여 조달 구조에 균열을 내고, 원유·가스 자급 기반을 갖춘 미국의 전략적 우위를 강화하려는 계산이 깔렸다는 것이다.● 이란 공습, 중국 ‘저가 원유 전략’에 직격타트럼프 행정부는 이란 공습의 명분으로 안보를 내세우고 있지만 실질적인 노림수는 중국의 에너지 조달 구조를 압박하는 데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세계 최대 산유국이자 액화천연가스(LNG) 수출국인 미국은 중동발 공급이 흔들릴수록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선다. 반면 중국은 이란, 베네수엘라 등 제재 대상 산유국으로부터 국제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원유를 들여와 제조업 원가 경쟁력을 유지해왔다. 이란의 원유 생산과 수출이 차질을 빚을 경우 중국의 ‘저가 원유 전략’ 자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지난해 4월 열린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 청문회에 따르면 2024년 중국의 하루 평균 원유 수입량은 약 1110만 배럴에 달한다. 이 가운데 약 140만 배럴, 전체의 13% 가량이 이란산으로 추산된다. 중국은 이란 해상 원유 수출 물량의 80% 이상을 사들이는 최대 고객이기도 하다. 게다가 중국이 들여오는 원유의 약 3분의 1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다. 미국의 공습 이후 이란 혁명수비대가 단행한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될 경우 원유 수입 단가 상승으로 중국 정유·석유화학 업체들의 비용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중국은 이미 베네수엘라산 원유 수입에서도 타격을 입은 상태다. 올해 1월 미국이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 축출에 나서면서 하루 평균 약 27만 배럴의 베네수엘라 원유 수입이 중단됐다. 미국의 제재를 받는 이란과 베네수엘라에서 값싼 원유를 조달해오던 중국의 원유 수급 계획이 미국의 두 차례 군사 작전으로 사실상 무너진 셈이다. 미국 에너지연구소(IER)는 최근 보고서에서 “이란·베네수엘라 변수로 중국의 저가 원유 조달 구조가 흔들리고 미국 대비 전략적 열세에 놓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동 해상 리스크 확대… 美 중심 에너지 질서 재편 신호 이번 사태의 파장은 원유에 국한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이란은 러시아에 이어 세계 2위 수준의 천연가스 매장량을 보유한 국가다. 미국의 공습으로 이란의 가스전이 막대한 타격을 입거나, 중동 주요 LNG 생산국의 수출 물량 대부분을 담당하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될 경우 중동산 가스의 해상 운송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실제로 2일(현지 시간) 이란의 드론 공격으로 세계 최대 LNG 생산시설인 카타르의 라스라판 단지와 메사이이드 산업단지가 가동을 멈추면서 유럽과 아시아의 LNG 가격이 50% 가까이 급등했다. 중동발 리스크가 원유를 넘어 글로벌 LNG 시장 전반으로 확산될 우려를 보여주는 장면이다. 이런 이유로 미국의 알래스카 LNG 개발 사업이 대안 공급원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온다. 이 프로젝트는 알래스카 북부 노스슬로프 가스전을 개발해 약 1300km 길이의 가스관을 통해 남부 항만으로 운송한 뒤 이를 아시아 시장에 수출하는 구상이다. 총 사업비만 400억 달러 이상으로 추산된다. 막대한 초기 투자비와 수익성 논란으로 장기간 답보 상태였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이란 공습 이후 중동산 가스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이 공급 다변화에 나설 경우 알래스카 LNG 개발 사업의 전략적 가치가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며 “결국 미국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자국 이익”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이란 공습이 단순한 군사적 긴장을 넘어 글로벌 에너지 질서 재편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고 예상한다. 미국은 2010년대 초 셰일가스 혁명 이후 세계 최대 LNG 수출국으로 올라섰고, 원유 역시 전 세계 최대 생산 국가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에너지 공급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가격과 물량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미국의 영향력이 국제 사회에서 확대될 것”이라며 “에너지가 미국과 치열한 패권 경쟁을 진행 중인 중국을 견제할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이재명 대통령이 27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아파트를 매물로 내놨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이 대통령이 “다주택자는 물론이고 주거용이 아닌 투자·투기용 1주택자도 보유보다 매각이 유리한 상황을 만들겠다”고 공언한 가운데, 직접 주택을 매각하면서 투기용 1주택자에 대한 고강도 대책을 예고했다. 청와대 강유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이 분당구 아파트를 오늘 부동산에 매물로 내놨다”며 “퇴임 후 거주 목적의 1주택 소유자였지만 부동산 시장 정상화의 의지를 국민께 몸소 보여주겠다는 의도”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김혜경 여사와 공동 소유하고 있는 경기 성남시 수내동 양지마을 금호1단지 전용면적 164㎡(약 60평)를 29억 원에 매물로 내놨다. 해당 단지의 같은 평형 매물은 지난해 9월 최고가인 29억7000만 원에 거래됐으며 최근 호가는 29억 원대 중반에서 31억 원대까지 형성됐다. 이 대통령은 1998년 이 아파트를 3억6000만 원에 매입해 29년째 보유 중이다. 이 대통령은 X(옛 트위터)에 “셋방살이 전전하다 IMF(외환위기) 때 평생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산 집”이라며 “공직자로서의 책임을 다하자 싶어 판 것”이라고 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초고가 주택은 선진국 수도 수준의 상응하는 부담과 규제를 안게 될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미거주 1주택자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 다주택자 종합부동산세 인상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이재명 대통령이 본인의 경기 성남시 분당구 아파트를 27일 매물로 내놓은 것은 부동산 시장을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강조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전날에는 투자·투기용 1주택자를 겨냥해 “정책 수단을 총동원하겠다”며 강도 높은 규제를 예고하기도 했다. 다주택자 종합부동산세 인상, 미거주 1주택자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축소 등 보유세 부담 증가와 추가 대출 규제를 강화하는 전방위 압박 카드가 동시에 가동될 가능성이 커지는 모습이다.이날 청와대는 이 대통령이 분당 아파트를 매물로 내놓은 조치가 부동산에 몰린 자금을 금융시장으로 이동시키는 소위 ‘머니무브’를 이어가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집을 판 돈으로 상장지수펀드(ETF) 투자나 다른 금융 투자에 넣는 게 경제적으로 이득이라고 생각한 걸로 보인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1998년 분당 양지마을 금호1단지 전용면적 164㎡ 아파트를 김혜경 여사와 공동명의로 3억6000만 원에 매입해 29년째 보유해 왔다. 청와대 강유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이 아파트를 전년 실거래가 및 현재 시세보다 저렴하게 매물로 내놓았다”고 했다. 정부의 강도 높은 부동산 규제 정책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통령은 전날 X(옛 트위터)에서 “통상적 주거는 적극 보호하되 주택을 이용한 투자·투기는 철저히 봉쇄되도록 설계할 것”이라고 했다. 규제의 방향은 보유세 부담 증가가 중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먼저 양도소득세에 적용되는 장특공제 조정이 검토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X에서 “비거주 1주택도 주거용이 아닌 투자·투기용이라면 장기 보유했다고 세금 감면을 해주는 건 이상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현행 장특공제는 집을 팔 때 1주택자는 보유 및 거주 기간에 따라 각각 최대 40%씩, 총 80%까지 양도세를 깎아주는 제도다. 다주택자는 최대 30% 공제한다. 장특공제에서 보유 요건을 대폭 축소하거나 다주택자를 배제할 경우 집을 사고 거주하지 않으면 공제 혜택을 받기 어렵다. 공시가격 현실화율이나 공정시장가액비율을 높이는 방안도 있다. 현행 주택 보유세는 공시가격에 공정시장가액비율을 곱해 과세 기준을 정한다.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 현실화율은 시세의 약 69% 수준. 이를 끌어올리거나, 윤석열 정부 당시 95%에서 60%로 낮아진 공정시장가액비율을 단계적으로 상향하면 보유세 부담은 곧바로 커진다. 다주택자 종합부동산세율 인상, 기본공제 한도 축소도 논의 대상이다. 대출 규제 역시 강화된다. 금융당국은 실거주하지 않는 주택에 대한 담보인정비율(LTV)을 낮추고 다주택자의 대출 만기 연장을 더 까다롭게 제한할 방침이다.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한국은행이 반도체 수출 증가세를 고려해 26일 올해 한국 경제가 2%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1% 성장한 지난해보다 성장률이 높아진다는 긍정적 전망이다. 하지만 반도체를 비롯한 정보기술(IT)에 쏠린 성장, 가파른 주가 상승,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의 부작용으로 이른바 ‘K자형 양극화’ 현상이 더욱 심화할 것으로 우려됐다. 뚜렷한 금리 인하 및 인상 명분이 없는 가운데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기준금리를 연 2.5%로 6회 연속 동결하면서 6개월 뒤에도 현 금리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 성장률 2% 중 0.7%는 반도체 몫한은이 이날 공개한 올해 성장률 전망치(2.0%)는 잠재성장률(약 1.8%)을 0.2%포인트 가량 웃도는 수준이다. 한은의 지난해 11월 기존 전망치(1.8%)보다도 높다. 성장률 전망치를 높인 가장 큰 요인은 반도체 수출 호조다. 한은은 반도체 가격 상승을 반영해 올해 연간 경상수지 흑자액이 1700억 달러(약 243조 원)에 이를 것으로 봤다. 지난해 기록한 역대 최대 규모의 경상수지 흑자(1231억 달러)보다 크다. 한은은 반도체 수출이 높은 증가세를 이어갈 경우 올해 성장률이 2.2%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도체 호황은 기본적으로 한국 경제에 호재이지만, 한편으로는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 2.0% 중 반도체 등 IT 제조업 기여분은 0.7%에 달한다. 그만큼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뜻이다. 한편으로는 한국 경제가 반도체에 지나치게 의존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한은은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올해보다 0.2%포인트 낮은 1.8%로 전망했다. 내년 반도체 수출 증가세가 올해만 못할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양극화 심화 원인으로 반도체 등 IT 중심 성장세와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한 주가 상승 이익, AI 기술 활용 격차 등 3가지를 꼽았다. 이 총재는 “앞으로 한국의 양극화 문제는 더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 구조조정 등을 통해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실제로 분배를 보여 주는 지표는 나빠지고 있다. 이날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소득 격차 지표인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지난해 4분기(10∼12월) 5.59배로 1년 전(5.28배)보다 커졌다. 5분위 배율이 커졌다는 것은 상위 20%-하위 20% 소득 격차가 확대됐다는 의미다. 4분기 기준 지표가 1년 전보다 악화한 건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19년 이후 처음이다. ● 기준금리 6회 연속 2.5% 동결 한은 금통위는 이날 기준금리를 연 2.5%로 동결하면서 “물가 상승률이 목표 수준(2%) 근처에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경제 성장은 예상보다 양호한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은 기준금리가 당분간 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은 금통위원 7명이 각자 3건(총 21건)씩 6개월 뒤 기준금리를 예측한 점도표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연 2.50%로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16건으로 가장 많았다. 0.25%포인트 인하 예상은 4건이었고, 0.25%포인트 인상 전망은 1건에 불과했다. 금리를 올리기에는 양극화로 성장 온기를 느끼지 못하는 계층에 타격이 우려되고, 내리기에는 주식 및 부동산 시장에 풀린 유동성을 관리하기가 쉽지 않다는 게 통화정책 당국의 고민이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법인 대표 A 씨는 법인 자금을 빌려 쓴 뒤 장기간 돌려주지 않았다. 세무 당국은 이를 대표 개인의 소득으로 보고 종합소득세 수억 원을 부과했지만, A 씨는 본인 명의 재산이 없다는 이유로 납부를 미뤄왔다. 하지만 A 씨의 실거주지는 부산의 고급 주거지였고, 배우자 명의로 상당한 소비가 이뤄진 정황도 확인됐다. 세무 당국은 실거주지에 대한 현장 수색에 착수한 결과 화장실 세면대 수납장에서 5만 원권 현금다발이 담긴 김치통을 발견했다. 결국 수색 현장에서 현금 2억 원을 압류했고, A 씨는 수색 2주 뒤 남은 체납액 3억 원을 모두 냈다.국세청이 재산을 은닉한 채 세금을 내지 않고 호화 생활을 이어온 고액 체납자 124명으로부터 총 81억 원 상당의 금품을 압류했다. 김치통에 숨겨둔 현금 2억 원을 비롯해 골드바 등 각종 고가 자산이 대거 포함됐다. 국세청은 내부 수장고에 보관 중인 압류 물품 500여 점을 다음 달 공매에 부치는 등 체납 세금 징수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26일 국세청은 고액 체납자 124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11월부터 현장 수색을 실시한 결과 총 81억 원 상당의 금품을 압류했다고 밝혔다. 이중 현금은 13억 원에 달했고, 황금열쇠나 금두꺼비와 같은 물품도 다수 확보됐다. 박해영 국세청 징세법무국장은 “지난해 11월 ‘고액 체납자 추적 특별 기동반’을 출범시켜 고액 체납이 발생하는 경우 신속하게 재산을 파악하여 체납자가 빼돌리기 전 선제적으로 압류하고 숨긴 재산에 대한 수색을 강화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고액 체납자들의 재산 은닉 방식은 다양했다. 체납자 B 씨는 부동산을 처분해 상당한 양도차익을 거뒀지만, 10억 원이 넘는 양도소득세를 내지 않았다. 이후 가족에게 현금을 증여하고 일부 자금을 현금으로 찾은 사실이 확인돼 세무 당국의 추적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세무 당국은 B 씨가 전 배우자 주소지에 재산을 은닉한 정황이 있다고 보고 B 씨의 주소지와 전 배우자 주거지를 동시에 수색했다. 수색 과정에서 B 씨의 딸이 가방을 들고 외출하려 했고, 확인 결과 가방 안에서 5만 원권 현금다발 1억 원이 발견됐다. 이어 전 배우자 주거지 내부에서도 5만 원권 현금 6000만 원을 추가로 찾아내 총 1억6000만 원을 압류했다.체납자 C 씨 역시 양도소득세 수억 원을 체납해 조사 대상에 올랐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의 고급 아파트에 거주하며 해외여행을 반복하는 등 고액 소비가 이어진 사실이 확인된 결과다. 현장 수색 결과 안방 금고에서 황금 두꺼비 1점(순금 40돈)과 골드바 6점(각 10돈), 황금 열쇠 2점(각 10돈) 등 총 151돈 상당의 순금과 현금 600만 원을 발견해 압류했다. 국세청은 체납 세금 환수를 위해 압류 물품을 공개 매각할 계획이다. 내부 수장고에 보관 중인 500여 점 가운데 1차 공매 물품 166점은 3월 6~10일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전시한 뒤 11일 경매에 부친다. 명품 가방·지갑 35개, 고급 시계 11개, 예술품 9점, 와인 등 고급 주류 110병 등이 대상이다. 2차 공매는 326점을 대상으로 3월 20~24일 전시 후 25일 입찰을 진행한다. 입찰은 PC와 스마트폰을 통해 가능하다.박 국장은 “국세청은 앞으로도 고액·상습 체납자에 대해 신속한 현장 수색을 실시해 징수 성과를 제고하고, 조세 정의를 실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중국발 공급 과잉과 장기 업황 부진에 시달려 온 국내 석유화학 업계의 첫 사업재편안인 ‘대산 1호 프로젝트’가 정부 승인을 받고 본격화된다. HD현대와 롯데케미칼은 충남 서산시 대산 사업장을 하나로 통합하고, 6000억 원씩 총 1조2000억 원을 출자해 재무구조 개선에 나선다. 정부는 최대 2조1000억 원 이상 맞춤형 금융·세제 지원 패키지를 가동해 사업 재편을 뒷받침하기로 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대산 1호 프로젝트는 석화산업 재도약의 이정표이자 선례가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대산 프로젝트는 지난해 8월 정부가 발표한 ‘석유화학산업 재도약 추진방향’에 따른 첫 사업 재편 승인이다. HD현대오일뱅크·HD현대케미칼·롯데케미칼은 지난해 11월 대산 석화단지 내 사업장 통합 계획을 제출했고, 이달 23일 산업통상부 사업재편심의위원회 승인을 받았다. 이에 따라 롯데케미칼은 대산 사업장을 물적 분할한 뒤 HD현대케미칼과 합병해 올해 9월까지 신설 법인을 설립한다. 신설 법인은 양 사가 5 대 5 지분으로 운영하며, HD현대케미칼의 모회사인 HD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이 총 1조2000억 원을 증자해 재무구조를 보강한다. 시설 통합 및 생산 효율을 높이기 위해 롯데케미칼은 연내 110만 t 규모의 나프타분해시설(NCC) 가동을 중단한다. 양 사 중복·적자 설비는 단계적으로 축소된다. 그 대신 고탄성 플라스틱 등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바꾼다. 정부는 2조 원대 금융 투입으로 사업 재편 연착륙을 지원한다. 설비 통합과 고부가 전환을 위해 현대케미칼에 최대 1조 원의 신규 자금을 공급한다. 기존 차입금 중 최대 1조 원은 영구채로 전환해 부채 비율을 낮춘다. 영구채는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되기 때문에 재무구조 개선 효과가 크다. 사업 재편 기간인 2028년까지 약 7조9000억 원에 달하는 협약 채무 상환은 유예된다. 단기 유동성 위기를 넘기지 못해 사업 재편이 무산되는 사태를 막겠다는 취지다. 이런 금융 지원책은 한국산업은행 등 채권단 협의를 통해 확정될 예정이다. 박상진 산은 회장은 “1조 원의 신규 자금 공급 규모 중 약 4300억 원을 산은이 전담할 것”이라며 “채권단이 협조해 주기를 간절히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제 지원도 병행된다. 기업 분할·합병 과정에서 발생하는 취득세와 등록면허세를 75∼100% 감면하고, 설비 가동 중단 및 자산 매각 등과 관련된 과세 이연 기간을 확대하는 등 법인세 부담을 낮춘다. 기업결합 심사 기간은 120일에서 90일로 단축하고, 그 대산 석화단지 내 전기요금은 4∼5% 인하할 방침이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이날 서울 KOTRA에서 열린 석화 사업 재편 승인 기업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서 “대산 1호 프로젝트의 이행을 밀착 지원하면서 여수, 울산 등 다른 주요 산단의 사업 재편이 속도감 있게 추진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중국발 공급 과잉과 장기 업황 부진에 시달려온 국내 석유화학 업계의 첫 사업재편안인 ‘대산 1호 프로젝트’가 정부 승인을 받고 본격화된다. HD현대와 롯데케미칼은 충남 서산시 대산 사업장을 하나로 통합하고, 6000억 원씩 총 1조2000억 원을 출자해 재무구조 개선에 나선다. 정부는 최대 2조1000억 원 이상 맞춤형 금융·세제 지원 패키지를 가동해 사업 재편을 뒷받침하기로 했다.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대산 1호 프로젝트는 석화산업 재도약의 이정표이자 선례가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대산 프로젝트는 지난해 8월 정부가 발표한 ‘석유화학산업 재도약 추진방향’에 따른 첫 사업재편 승인이다. HD현대오일뱅크·HD현대케미칼·롯데케미칼은 지난해 11월 대산 석화단지 내 사업장 통합 계획을 제출했고, 이달 23일 산업통상부 사업재편심의위원회 승인을 받았다.이에 따라 롯데케미칼은 대산 사업장을 물적 분할한 뒤 HD현대케미칼과 합병해 올해 9월까지 신설 법인을 설립한다. 신설 법인은 양사가 5대 5 지분으로 운영하며, HD현대케미칼의 모회사인 HD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이 총 1조2000억 원을 증자해 재무구조를 보강한다. 시설 통합 및 생산 효율을 높이기 위해 롯데케미칼은 연내 110만 t 규모의 나프타분해시설(NCC) 가동을 중단한다. 양사 중복·적자 설비는 단계적으로 축소된다. 대신 고탄성 플라스틱 등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바꾼다. 정부는 2조 원대 금융 투입으로 사업 재편 연착륙을 지원한다. 설비 통합과 고부가 전환을 위해 현대케미칼에 최대 1조 원의 신규 자금을 공급한다. 기존 차입금 중 최대 1조 원은 영구채로 전환해 부채비율을 낮춘다. 영구채는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되기 때문에 재무구조 개선 효과가 크다.사업재편 기간인 2028년까지 약 7조9000억 원에 달하는 협약 채무 상환은 유예된다. 단기 유동성 위기를 넘기지 못해 사업재편이 무산되는 사태를 막겠다는 취지다. 이런 금융 지원책은 한국산업은행 등 채권단 협의를 통해 확정될 예정이다. 박상진 산은 회장은 “1조 원의 신규 자금 공급 규모 중 약 4300억 원을 산은이 전담할 것”이라며 “채권단이 협조해주기를 간절히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세제 지원도 병행된다. 기업 분할·합병 과정에서 발생하는 취득세와 등록면허세를 75∼100% 감면하고, 설비가동 중단 및 자산매각 등과 관련된 과세 이연 기간을 확대하는 등 법인세 부담을 낮춘다. 기업결합 심사 기간은 120일에서 90일로 단축하고, 대산 석화단지 내 전기요금은 4~5% 인하할 방침이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이날 서울 KOTRA에서 열린 석화 사업재편 승인 기업 최고경영자(CEO)간담회에서 “대산 1호 프로젝트의 이행을 밀착 지원하면서여수, 울산 등 다른 주요 산단의 사업재편이 속도감 있게 추진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신규 원전이 들어서는 지역 주민들의 전기요금을 ‘생산 원가’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달 이재명 정부가 전임 정부 시기 확정된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의 신규 대형 원전 2기 건설을 계획대로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가운데 사업 추진 과정에서 지역 주민의 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서울대 원자력정책센터는 24일 서울대에서 ‘원자력 지속가능성에 대한 원자력전문가포럼(NEXFO·Nuclear Experts Forum) 워크숍’을 개최했다. NEXFO는 원자력 산업의 미래 정책과 기술 개발 방향 등을 제시하기 위해 2018년부터 연간 두 차례의 워크숍을 열고 있다. 이날 ‘원전 산업 재도약을 위한 공론화 방향’을 주제로 발표에 나선 박석빈 NEXFO 연구위원은 “원전 수용 지역 주민에게 원전 생산 원가 수준으로 전기요금을 부과하는 방안은 주민의 경제적 부담을 줄여주므로 원전 수용성을 높이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중장기적으로는 원전을 지자체가 소유·운영하면서 주민들과의 이익 공유를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런 제안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극복해야 할 장애물도 적지 않다. 박 연구위원은 “특정 지역 주민에게만 차별적 전기요금 혜택을 제공하는 것은 평등의 원칙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며 “전기요금 산정 방식 개편, 지원 대상 지역의 명확화 등도 풀어야 할 숙제”라고 설명했다. 이날 워크숍에서는 한미 원전 협력의 긍정적인 전망도 제시됐다. 이광석 NEXFO 연구위원은 “한미 원자력 협력의 분위기는 그 어느 때보다 밝다”며 “기술, 제도, 외교 차원의 통합적 접근으로 국내 원자력 산업이 글로벌 리더로 도약할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신규 원전이 들어서는 지역 주민들의 전기요금을 ‘생산 원가’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달 이재명 정부가 전임 정부 시기 확정된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의 신규 대형 원전 2기 건설을 계획대로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가운데 사업 추진 과정에서 지역 주민 반발을 최소화 하기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서울대 원자력정책센터는 24일 서울대에서 ‘원자력 지속가능성에 대한 원자력전문가포럼(NEXFO·Nuclear Experts Forum) 워크숍’을 개최했다. NEXFO는 원자력 산업의 미래 정책과 기술개발 방향 등을 제시하기 위해 2018년부터 연간 두 차례의 워크숍을 열고 있다.이날 ‘원전 산업 재도약을 위한 공론화 방향’을 주제로 발표에 나선 박석빈 NEXFO 연구위원은 “원전 수용 지역 주민에게 원전 생산 원가 수준으로 전기요금을 부과하는 방안은 주민의 경제적 부담을 줄여주므로 원전 수용성을 높이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중장기적으로는 원전을 지자체가 소유·운영하면서 주민들과의 이익 공유를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말했다.다만 이런 제안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극복해야 할 장애물도 적지 않다. 박 연구위원은 “특정 지역 주민에게만 차별적 전기요금 혜택을 제공하는 것은 평등의 원칙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며 “전기요금 산정 방식 개편, 지원 대상 지역의 명확화 등도 풀어야할 숙제”라고 설명했다. 이날 워크숍에서는 한-미 원전 협력의 긍정적인 전망도 제시됐다. 이광석 NEXFO 연구위원은 “한미 원자력 협력의 분위기는 그 어느 때보다 밝다”며 “기술, 제도, 외교 차원의 통합적 접근으로 국내 원자력 산업이 글로벌 리더로 도약할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새롭게 부과될 글로벌 관세의 유효 기간인 150일 안에 무역확장법 232조와 무역법 301조에 따른 조사를 마무리하고 관세 ‘정밀 타격’에 나설 것을 시사하며 전 세계를 상대로 한 통상 압박 수위를 높였다. 상호관세 등을 대체할 수단이 충분하다는 점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한국 정부는 “미 측과 우호적인 협의를 이어나갈 것”이라며 기존 합의를 존중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다만 기존에 체결한 투자 합의 등의 근거가 위법 판결을 받은 만큼, 향후 대미 투자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행할지를 두고는 고심하는 모습이다.● 베선트 “5개월 뒤 122조 필요 없게 될 것”베선트 장관은 22일(현지 시간) CNN 인터뷰에서 “무역법 122조는 영구적 조치라기보단 일종의 가교”라며 “그 기간 무역확장법 232조와 무역법 301조 관세 조사가 완료된다”고 밝혔다. 또 “5개월 뒤엔 122조가 더는 필요 없게 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미 동부 시간으로 24일부터 15%의 글로벌 관세를 전 세계에 부과할 방침이다. 이 같은 조치는 최대 150일 동안 적용된다. 이후에도 관세를 유지하려면 의회 승인이 필요하다. 베선트 장관의 발언은 150일 안에 무역확장법 232조와 무역법 301조 적용을 위한 조사를 마무리할 경우 새로운 법적 근거를 통해 그 이후에도 관세 연속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주장으로 풀이된다.무역확장법 232조는 국가안보 위협을 이유로 특정 산업에 품목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 ‘슈퍼 301조’로도 불리는 무역법 301조는 미국 기업에 대한 불합리하고 차별적인 조치 등에 대응해 특정국을 대상으로 관세 부과 권한을 준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중국을 대상으로 고율 관세를 적용한 법적 토대이기도 하다. 한국에 부과되던 15%의 상호관세가 사라졌지만, 글로벌 관세가 이를 상쇄한 데다 무역확장법 232조와 무역법 301조에 따른 관세 위협이 더해진 셈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23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업무보고에 참석해 “미국 연방대법원 판결로 불확실성이 커진 것이 사실”이라며 “상황 변화에 적극 대응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윤철 “‘슈퍼 301조’ 조사 대비 자료 준비”정부는 지난해 11월 미국과 맺은 무역합의는 차질 없이 이행할 방침이다. 구 부총리는 “대미투자특별법 통과에 차질이 빚어지면 미 측에서 무역합의를 이행하지 않는다고 오해할 가능성이 있고, 이게 긍정적으로 작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절차대로 진행되는지를 미국에서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지난해 대미 무역 흑자 규모가 495억 달러(약 71조7000억 원)에 달하는 만큼 301조에 따른 조사 대상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대해 구 부총리는 “301조에 따른 구체적인 조사가 진행되면 미국에 (한국이) 불공정하지 않다는 자료를 준비 중”이라며 “(농산물 시장 개방이나 고정밀지도 반출 등) 비관세 장벽 문제 역시 그간 미국과 적극 논의해왔고, (지속해서) 설득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민관 합동 대응도 병행된다. 이날 오전 ‘민관합동 대책회의’를 주재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정부는 국익 극대화라는 원칙을 기반으로 한미 관세 합의를 통해 확보한 이익 균형이 훼손되지 않고 우리 기업에 미칠 영향이 최소화되도록 미 측과 우호적 협의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통상 불확실성 확대에도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은 지난해보다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재경위 업무보고에서 “양호한 소비심리 등을 바탕으로 내수가 회복되고 반도체 경기 호조에 힘입어 수출 증가세도 이어지면서 성장률이 지난해보다 상당 폭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새롭게 부과 될 글로벌 관세의 유효 기간인 150일 안에 무역확장법 232조와 무역법 301조에 따른 조사를 마무리하고 관세 ‘정밀 타격’에 나설 것을 시사하며 전 세계를 상대로 한 통상 압박 수위를 높였다. 상호관세 등을 대체할 수단이 충분하다는 점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한국 정부는 “미 측과 우호적인 협의를 이어나갈 것”이라며 기존 합의를 존중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다만 기존에 체결한 투자 합의 등의 근거가 위법 판결을 받은 만큼, 향후 대미 투자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행할지를 두고는 고심하는 모습이다.● 베선트 “5개월 뒤 122조 필요 없게 될 것”베선트 장관은 22일(현지 시간) CNN 인터뷰에서 “무역법 122조는 영구적 조치라기보단 일종의 가교”라며 “그 기간 무역확장법 232조와 무역법 301조 관세 조사가 완료된다”고 밝혔다. 또 “5개월 뒤엔 122조가 더는 필요 없게 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미 동부 시간으로 24일부터 15%의 글로벌 관세를 전 세계에 부과할 방침이다. 이 같은 조치는 최대 150일 동안 적용된다. 이후에도 관세를 유지하려면 의회 승인이 필요하다. 베선트 장관의 발언은 150일 안에 무역확장법 232조와 무역법 301조 적용을 위한 조사를 마무리할 경우 새로운 법적 근거를 통해 그 이후에도 관세 연속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주장으로 풀이된다.무역확장법 232조는 국가안보 위협을 이유로 특정 산업에 품목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 ‘슈퍼 301’조로도 불리는 무역법 301조는 미국 기업에 대한 불합리하고 차별적인 조치 등에 대응해 특정국을 대상으로 관세 부과 권한을 준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중국을 대상으로 고율 관세를 적용한 법적 토대이기도 하다.한국에 부과되던 15%의 상호관세가 사라졌지만, 글로벌 관세가 이를 상쇄한 데다 무역확장법 232조와 무역법 301조에 따른 관세 위협이 더해진 셈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23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업무보고에 참석해 “미국 연방대법원 판결로 불확실성이 커진 것이 사실”이라며 “상황 변화에 적극 대응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윤철 “‘슈퍼 301조’ 조사 대비 자료 준비”정부는 지난해 11월 미국과 맺은 무역합의는 차질 없이 이행할 방침이다. 구 부총리는 “대미투자특별법 통과에 차질이 빚어지면 미 측에서 무역합의를 이행하지 않는다고 오해할 가능성이 있고, 이게 긍정적으로 작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절차대로 진행되는지를 미국에서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한국은 지난해 대미 무역 흑자 규모가 495억 달러(약 71조7000억 원)에 달하는 만큼 301조에 따른 조사 대상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대해 구 부총리는 “301조에 따른 구체적인 조사가 진행되면 미국에 (한국이) 불공정하지 않다는 자료를 준비 중”이라며 “(농산물 시장 개방이나 고정밀지도 반출 등) 비관세 장벽 문제 역시 그간 미국과 적극 논의해왔고, (지속해서) 설득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민관 합동 대응도 병행된다. 이날 오전 ‘민관합동 대책회의’를 주재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정부는 국익 극대화라는 원칙을 기반으로 한미 관세 합의를 통해 확보한 이익 균형이 훼손되지 않고 우리 기업에 미칠 영향이 최소화되도록 미 측과 우호적 협의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통상 불확실성 확대에도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은 지난해보다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재경위 업무보고에서 “양호한 소비심리 등을 바탕으로 내수가 회복되고 반도체 경기 호조에 힘입어 수출 증가세도 이어지면서 성장률이 지난해보다 상당 폭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