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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천광암 논설주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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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4-10~2026-05-10
칼럼100%
  • [오늘과 내일/천광암]공무원 골프 해금(解禁)의 경제학

    MB 정부에서 고위공직을 맡았던 한 인사는 공무원 골프 금지에 얽힌 비화를 다음과 같이 전했다. 2009년 청와대행정관 향응수수 의혹이 터지고, 그해 3월 말 청와대가 100일 특별감찰에 들어가면서 공직사회에 골프 금지령이 떨어졌다. 당시만 해도 ‘얼마나 가겠느냐’는 것이 많은 이들의 생각이었다. 100일이 끝나갈 무렵 공직사회는 머지않아 해금령이 내릴 것이라는 기대에 부풀었다. 그해 8월 초로 예정된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제주도 방문을 앞두고 이명박 대통령이 함께 라운딩을 하는 방안도 실무 차원에서 추진됐다. 헛물을 켰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은 그해 7월 초. 제3차 민관합동회의에서 한 민간 참석자가 MB에게 “경기 활성화를 위해 공무원 골프를 풀어달라”고 건의했다. MB가 웃음 띤 표정을 보이자 참석자들은 ‘드디어 공무원 골프 해금령이 내리겠구나’ 하고 생각했다. 하지만 예상과 반대로 MB는 회의 직후 골프 금지령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주변에 밝혔다. MB와 부시 전 대통령과의 골프도 없는 일이 됐고, 전국 골프장에는 공무원들의 예약취소 전화가 줄을 이었다. 요즘 공직사회의 상황과 분위기가 이 무렵과 비슷하다. ‘새 정부가 들어선 지 100일이 넘었고, 현충일도 지났기 때문에 이제는 공무원 골프 해금령이 나오지 않겠느냐’는 희망 섞인 관측이 무성하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박근혜 대통령이 공무원 골퍼들에게 또 한번 ‘좌절’을 겪지 않게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4년 전 MB가 공무원 골프 금지령을 유지하기로 결정한 것은 글로벌 경제위기가 한창 진행되는 와중이었기 때문이다. 위기가 어디로 튈지, 얼마나 오래갈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에서 공직기강의 고삐를 풀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경제 상황이 그때와는 크게 다르다. 위기의 만성화로 국제교역이 위축되면서 내수 소비를 진작시키지 않고는 경기를 살리기 힘든 상황이다. 미국이나 일본처럼 중앙은행이 돈을 마구 풀어 경기를 부양할 수 없는 처지면, 구매력 있는 계층이 마음대로 돈을 쓸 수 있게라도 해줘야 한다. 혹자는 공무원이 박봉이라고 말할지 모르지만 지금과 같은 경제 상황에서는 잘릴 걱정하지 않고 매달 월급을 받을 수 있다는 보장보다 ‘두툼한 지갑’은 없다. 금리가 뚝 떨어지면서 정액지급방식인 공무원연금의 실질가치도 배 이상 높아졌기 때문에 은퇴 이후를 걱정할 필요도 없다. 주위를 아무리 둘러봐도 공무원 말고는 구매력 있는 계층이 잘 안 보인다. 은퇴한 금리생활자들은 정기예금 금리가 곤두박질치면서 원금을 뭉텅뭉텅 축내지 않고는 생활을 할 수 없는 형편이다. 자영업자들 중에는 전 직장에서 받은 퇴직금을 다 까먹으면 문을 닫아야 하는 시한부가 상당수다. 평균적인 회사원들은 언제 잘릴지 몰라서 안심하고 지갑을 열 수 없는 처지다. 혹시 ‘업자’들의 로비를 막기 위해 공무원 골프 금지가 필요하다고 누군가 주장한다면, 유치하도록 순진한 발상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정말 구린 만남이라면 구석진 주차장이나 은밀한 술집 같은 데를 놔주고 사방이 탁 트인 골프장을 선택하겠는가. 물론 부작용도 있겠지만 박 대통령이 강조하는 소통과 창조경제를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비용은 치를 수밖에 없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1968년 대법관 전원에게 골프채를 선물하면서 골프를 권했다고 한다. “골프를 하면서 시야를 넓히라”는 것이 이유였다. 공정성과 형평성을 위해 세상과는 담을 쌓고 살아야 할 것으로 생각되는 존재인 대법관이 시야를 넓혀야 하는 이유, 골프를 하면 시야가 넓어지는 이치는 무엇일까. 박 전 대통령의 ‘깊은 뜻’을 많은 사람이 모른다고 해도, 최소한 박근혜 대통령은 잘 알지 않을까.천광암 경제부장 iam@donga.com}

    • 2013-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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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과 내일/천광암]환공의 비극, 박근혜의 참사

    한비자에는 대형 인사 참사를 소개하는 유명한 글이 하나 실려 있다. 제나라 환공을 춘추시대 군주 중 최강자로 키운 명재상 관중과 관련된 이야기다. 관중이 늙고 병들어서 조정에 나올 수 없게 되자 환공은 그의 집으로 찾아가 인사 문제를 상의한다. “후임자로 누가 좋겠는가”라는 환공의 물음에 관중은 “부모보다 자식을 잘 아는 사람은 없고, 군주보다 신하를 잘 아는 사람은 없다(지신막약군·知臣莫若君)”며 대답을 피한다. 관중은 자신이 생각하는 적임자를 추천하는 대신 환공이 염두에 두고 있는 인물의 이름을 말하면 그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말하겠다고 한다. 환공은 포숙아, 수조, 개방, 역아, 습붕 순으로 후보자를 이야기한다. 관중은 앞의 네 명에 대해서는 각각의 이유를 들어 “불가하다”고 대답한다. 관중이 천거한 인물은 욕심이 적고 신의가 두터운 습붕이었다. 군신 간에 이런 문답이 있은 지 얼마 뒤 관중은 세상을 떠난다. 하지만 환공은 관중이 추천한 습붕 대신 수조에게 정사를 맡겼다. 그로부터 다시 2년이 지난 뒤 환공은 남쪽 국경지방으로 유람을 간다. 이 틈을 타 수조는 역아, 개방 등과 짜고 반란을 일으킨다. 환공은 작은 방에 감금돼 물도 한 모금 못 마시고 굶어 죽는다. 환공의 시신은 그가 죽은 뒤 3개월이 지나도록 방치돼, 구더기가 방 밖으로 기어 나왔다고 전해진다.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문 의혹 사건으로 마음이 가장 참담한 이는 아마 박근혜 대통령일 것이다. 한미동맹 60주년이라는 뜻깊은 시점에 일궈낸 다양한 방미 성과는 조금도 주목을 받지 못했고, 상승세를 타던 지지율 곡선도 급속히 곤두박질치고 있다. 독신 여성인 박 대통령으로서는 이런 종류의 추문이 자신의 주변에서 벌어졌다는 것 자체가 소름끼치게 싫은 일일 것이다. 하지만 윤창중 사태의 원인에 대해, 그를 조금이라도 겪어본 사람들은 부적절한 인물을 부적절한 자리에 앉힌 것이 발단이라고 입을 모은다. 요컨대 충분한 검증과 평판조회를 생략한 ‘나 홀로 인사’가 빚어낸 인사 참사라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과 비슷한 실수를 한 환공이 당한 수모와 비교해 보면 방미 성과에 먹칠을 당하고 국제적으로 망신살이 뻗친 정도는 오히려 가슴을 쓸어내려야 할 일인지 모른다. 박 대통령이 지금까지 ‘나 홀로 인사’를 고집해온 것은 ‘군주보다 신하를 잘 아는 사람은 없다’는 종류의 생각이 의식이나 잠재의식 속에 깊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관중 같은 현인이 환공의 물음에 이렇게 답변을 한 것은, 우선 군주의 체면을 세워준 뒤 자신의 할 말을 하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과거 정권에서 모든 대통령이 친인척 비리와 측근 비리를 뿌리 뽑겠다고 수도 없이 맹세했지만 매번 반복되는 이유가 뭐겠는가. 내 주변 인물은 내가 가장 잘 안다는 잘못된 믿음이 대통령들에게 있었기 때문이다. 중학생 아들을 키우는 필자는 불과 1, 2년 전까지만 해도 ‘부모보다 자식을 잘 아는 사람은 없다’고 믿어 왔다. 그런데 최근 몇 가지 일을 겪고 나서 생각을 바꿨다. 몇 달 전 아들의 반 친구 A 군에 대해 일부 학부모들 사이에 사소하지만 안 좋은 소문이 퍼진 적이 있다. 우리 부부는 평소 안면이 있는 A 군 부모에게 알려줄지 말지 고민하다가 끝내 용기를 내지 못했다. 결국 이 소문은 A 군 부모의 귀에도 들어갔지만 그때는 동네의 모든 학부모가 다 알고 난 다음이었다. 몇 달 뒤에는 우리 부부가 A 군 부모와 같은 일을 겪었다. 자식은 부모가 가장 모르고, 신하는 군주가 가장 모른다. 그래서 귀를 열어둬야 한다. 필자처럼 평범한 사람도 알게 된 이치를 박 대통령이 빨리 깨쳤으면 하는 바람이다.천광암 경제부장 iam@donga.com}

    • 2013-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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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과 내일/천광암]창조경제는 □□□□다

    발명왕 토머스 에디슨은 1200번이 넘는 실패를 거듭한 끝에 백열전구를 발명했다. 1879년 말 백열전구를 처음으로 대중 앞에 선보인 그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1200번 실패한 것이 아니다. 전구가 켜지지 않는 방법을 1200가지나 알아낸 것이다.” 그가 축전지를 발명할 때는 2만5000번이나 실패를 했다. 인류의 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상품치고 실패나 시행착오의 결과물이 아닌 경우는 드물다. 페니실린, 전자레인지, 껌 등은 실패가 없었으면 아예 세상에 등장할 수 없었던 것들이다. 백열전구 이후 인류의 밤 생활에 가장 큰 영향을 준 발명품인 ‘비아그라’ 또한 실패한 심장약 개발프로젝트의 부산물이다. 창업의 세계도 비슷하다. 최근 들어 국내 벤처 중 가장 성공적인 사례라고 손꼽을 수 있는 카카오가 대표적이다. 카카오의 전신은 2006년 설립된 아이위랩이라는 곳이다. 이 회사는 ‘부루’라는 서비스를 내놨지만 결과는 실패작이었다. 이어 2008년 내놓은 ‘위시아’ 서비스도 마찬가지였다. 부루와 위시아는 비록 연이은 실패작이었지만, 카카오톡이 크게 성공하는 밑거름과 자양분이 됐다. 우리나라처럼 실패자에게 가혹하고, 패자부활전을 허용하지 않는 분위기 속에서 카카오 같은 성공사례가 생겨난 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우리가 다른 나라에 비해 실패에 대해 유독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다는 사실은 국제적인 비교조사에서도 확인된다. 회계법인 언스트앤영이 지난해 주요 20개국(G20)의 성공한 청년기업가 10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자. ‘당신 사회에서는 사업 실패를 배우는 기회로 받아들이는가?’라는 것이 질문이었다. 한국에서는 “그렇다”는 응답이 24%에 불과했다. 20개국 중 이탈리아와 더불어 꼴찌였다. 중국은 그 비율이 54%였고, 미국과 브라질도 50%를 웃돌았다. 한국인들이 사업실패를 배우는 기회로 생각할 여유가 없는 이유는 단순하다. ‘낙오자’라는 낙인이 평생 물귀신처럼 쫓아다니기 때문이다. 사업실패가 곧 ‘경제적 사형선고’로 직결되는 사회에서 실패에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할 여유가 어디 있겠는가. 한국에서는 심지어 남의 실패까지도 평생 짊어지고 살아야 하는 일이 많다. 남이 빚을 못 갚으면 내가 대신 갚겠다는 금융계약, 즉 연대보증 이야기다. 한국에는 저축은행 할부금융사 보험사 등 제2금융권에서만 무려 200만 명이 연대보증의 올가미에 걸려 있다. 일본 등 몇몇 나라에도 연대보증제도가 있다고는 하지만, 우리처럼 사람을 ‘빚 지옥’에 몰아넣고 평생 숨통을 조여 가는 정도는 아니다. 금융당국이 제2금융권 연대보증제도 폐지방안을 추진 중인 것은 늦었지만 다행스러운 일이다. 금융당국은 원칙을 피해갈 수 있는 예외를 일절 허용해선 안 된다. 제2금융권보다 피해가 심각한 대부업계 등의 연대보증도 서둘러 뿌리 뽑아야 한다. 독버섯을 쓸어낼 때는 작은 홀씨 한 알도 남겨둬선 안 된다. 박근혜노믹스의 모토인 ‘창조경제’도 이와 무관치 않다. 창조는 원래 신의 영역이다. 불완전한 존재인 인간이 실패와 시행착오를 염두에 두지 않고 창조에 도전하는 것은 오만이다. 이런 까닭에 ‘창조경제’는 실패를 소중한 자산으로 여기는 사회, 구성원들에게 실패할 기회를 주고, 일곱 번 굴러 넘어져도 따뜻하게 손을 내밀어 주는 문화에서만 꽃필 수 있다. 우리를 지나친 성공강박증으로 몰아넣는 제도와 관행들이 남아있는 한 창조경제의 여린 싹은 절대 딱딱한 껍질을 뚫지 못할 것이다. 연대보증제도는 그저 하나의 작은 예다. 이런 ‘손톱 밑 가시’를 뽑아내는 일이 바로 주무장관도 모르고, ‘며느리도 모른다’는 창조경제의 실체가 아니겠는가.천광암 경제부장 iam@donga.com}

    • 2013-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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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소득 자영업자도 5월부터 세무조사

    국세청이 이르면 5월부터 전문직 종사자나 고소득 자영업자에 대한 대대적인 세무조사에 나선다. 국세청 관계자는 7일 “현금 거래가 많은 고소득 자영업자에 대해 올해 세무조사를 크게 확대할 것”이라며 “기초 자료 수집을 거쳐 상반기 중 조사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사 대상에는 △현금 거래가 많은 의사, 변호사 등 전문직 종사자 △유흥업소를 운영하거나 부동산 임대업을 하는 고소득 자영업자 외에 △불투명한 현금 거래가 많으면서도 세무조사의 사각지대로 남아 있는 악기나 미술품 거래상도 포함될 개연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 관계자는 “고가의 미술품과 악기가 현금으로 거래되는 경우가 잦아 세금 탈루 개연성이 높다”면서 “조사 직원들을 통해 거래 실태를 파악하겠다”고 말했다. 일부 음대 교수들이 학생들의 악기 구입을 대신해 주고 악기상에게 리베이트를 받는 행위에 대해서는 관련 제보를 중심으로 교수가 기타소득을 제대로 신고했는지 등을 확인할 예정이다. 한편 국세청은 고소득자나 기업의 역외탈세를 적발하기 위해 조세피난처 3곳(안도라, 지브롤터, 세인트빈센트그레나딘)과 지난해 정보교환협정을 맺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와 정보교환협정을 체결한 조세피난처는 17곳으로 늘었다. 최근 외국 언론이 재산도피자의 명단을 작성해 공개하겠다고 해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조세피난처인 버진아일랜드와는 2011년 조세정보교환협정에 가서명한 상태다. 정부 관계자는 “발효를 위한 절차를 최대한 빨리 밟겠다”고 말했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

    • 2013-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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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과 내일/천광암]왕초∼남덕우-신현확… 현오석

    ‘잘 살아보세’ 구호가 다시 등장했다. 경제부총리제는 5년 만에 되살아났다. 경제 분야 양대 요직인 경제부총리와 경제수석 자리를 옛 경제기획원(EPB) 라인이 모두 꿰찼다. ‘잘 살아보세’ 구호, 경제부총리, EPB는 모두 박정희노믹스를 이루는 골조였다. 박근혜노믹스가 박정희노믹스의 개정판임이 분명해진 현 시점에서, 경제부총리론을 이야기하려면 박정희 정권에서 가장 큰 족적을 남긴 3명의 부총리를 다시 떠올려 보지 않을 수 없다.장악력, 신임, 소신의 부총리들 #왕초 장기영 EPB 시절 경제 관련 중요한 의사결정은 부총리 집무실에 딸린 작은 회의실에서 비공식 경제장관회의를 통해 대부분 이뤄졌다. 장기영 부총리는 식전인 오후 6시경 회의를 소집하는 일이 많았다. 그는 장관들에게 토론을 하게 한 뒤, 자신은 적당한 핑계를 대고 자리를 떠 떡으로 요기를 했다(골치 아픈 현안이 있을 때는 미리 떡을 준비하라고 비서실에 지시를 해놓았다). 그리고 모든 참석자들이 배가 고파 녹초가 됐을 시간에 나타나 자신이 원하는 쪽으로 정책을 몰고 갔다. 이런 편법도 마다 않으면서 다른 장관들을 한 손에 장악했다. ‘왕초’라는 별명은 이래서 나왔다. #절대 신임 남덕우 뛰어난 경제학자였던 남덕우 부총리는 박 대통령의 각별한 신임을 받았다. 재무장관으로 5년, 경제부총리로 4년 3개월 재임했다. 그는 1978년 12월 총선 참패에 대한 ‘총대’를 메고 부총리직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불과 20일 만에 경제특보로 그를 다시 불러들였다. #소신파 신현확 신현확 부총리가 취임한 1978년 말 한국 경제는 심각한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었다. 다음은 내무부가 대통령에게 농촌주택개량사업에 대해 보고하는 자리에 그가 배석했을 때 벌어졌던 일이다. 브리핑 내용이 ‘개량사업 대상 주택 수는 3만 호’라는 대목에 이르자, 박 대통령은 신 부총리에게 “예산을 늘려 사업 대상을 9만 호로 확대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신 부총리는 “노(No)”라고 대답했다. 재정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이유였다.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답변에 어색해진 분위기 속에서 브리핑이 재개됐다. 박 대통령이 브리핑 중간에 다시 끼어들었다. “신 부총리, 9만 호는 많다 치고, 6만 호로 늘립시다.” 하지만 신 부총리의 대답은 또 한 번 “노”였다. 박 대통령은 무시무시한 눈빛으로 말없이 정면만 응시했다. 장기영 부총리 등의 사례를 보면 경제부총리의 성공 요건은 장악력, 대통령의 신임, 소신으로 요약된다. 현오석 부총리 후보자의 경우, 장악력에 대해서는 고개를 갸우뚱하는 시선이 많다. 대통령의 신임도 아직 물음표다. 인사청문 과정에서 제기된 각종 의혹 때문에 많은 흠집이 났고, 야당의 반대로 청문보고서 채택도 무산됐다. 청와대와 여당이 임명을 강행하려는 분위기여서 낙마 가능성은 낮다고 하지만, 임명장을 받아도 부총리로서 ‘영(令)’이 설지 걱정이다. 그렇다고 해서 성공한 부총리가 될 수 있는 길이 아주 막혀버린 것은 아니다.현 후보자, 두번 ‘NO’ 할수 있을까 박근혜 대통령은 약속 이행을 중시하고, 현안을 꼼꼼히 챙기는 스타일이다. 현 부총리의 장악력이나 추진력이 미흡해도, 대통령이 직접 주요 국정과제를 밀고 나갈 것이다. 복지공약이나 경제민주화 공약에 대해서는 여당은 물론이고 야당도 브레이크를 걸지 않고, 오히려 등을 떠밀 것이다. 이런 흐름이 도를 넘어서면 재정과 성장잠재력은 치명적인 손상을 입게 된다. 현 후보자가 지난해 11월 “대선 후보들이 당선되고 나서 공약을 실천한다고 할까 봐 더 걱정”이라고 말한 것도 이런 점을 누구보다 잘 알아서일 것이다. 두 번 “노” 할 수 있는 소신이 있다면, 훗날 나라곳간을 지켜낸 훌륭한 부총리라는 평가를 받게 될 개연성이 얼마든지 있다. 물론 임명장을 받은 이후의 이야기지만….천광암 경제부장 iam@donga.com}

    • 2013-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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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과 내일/천광암]에어프랑스에서 생긴 일

    ‘인천공항 7년 연속 세계 최고 공항상(賞)’, ‘대한항공 세계 최고 비즈니스클래스 항공사 선정.’ 필자는 이런 헤드라인이 박힌 신문기사를 읽을 때마다 ‘서비스가 좋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세계 최고까지야…’라고 속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작년 6월 말 에어프랑스 편으로 파리에 갔을 때 동행자 J가 겪은 ‘황당서비스’를 직접 지켜보며 생각을 바꿨다.서비스업 생산성 佛-日의 절반 비행기에서 내려 입국심사대를 향해 100m쯤 걸었을까. J는 문득 비행기 좌석에 스마트폰을 놓고 온 사실을 떠올렸고, 눈앞에 있는 항공사 서비스카운터에 사정을 설명했다. J는 비행기 문을 나선 지 5분이 채 안 지났기 때문에 스마트폰을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항공사 직원은 30분 넘게 시간을 끌더니 “입국심사대를 나가서 분실물센터로 가보라”고 등을 떠밀었다. J는 분실물센터에 다시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그곳에서 3시간 넘게 기다린 J에게 돌아온 대답은 “물건을 못 찾겠으니 돌아가서 공식으로 e메일을 보내고, 1주일 안에 연락이 없으면 잃어버린 줄 알라”는 것이었다. J에게 답장이 온 것은 2개월가량 지난 뒤였다. “물건을 찾았으니 공항에 직접 와서 찾아가라. 만약 올 수 없으면 배송료 15만 원을 입금하라”는 내용이었다. J가 비싼 비용을 치르고 두 달 만에 되찾은 스마트폰은 온통 긁힌 자국투성이로, 형편없는 중고품이 돼 있었다. 요즘은 항공사나 공항뿐 아니라 백화점 호텔 병원, 심지어 관공서조차도 한국만큼 친절하고 빠른 서비스를 하는 나라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게 된다. 비단 우리만의 평가일까. 올 초 일본의 톱스타 고유키(小雪)가 둘째아이 출산 후 서울의 한 산후조리원에서 몸조리를 해 한일 양국에서 화제가 됐다. 다음은 한 여성잡지가 첫 출산(도쿄의 한 병원)과 두 번째 출산 이후 외부에 모습을 드러낸 고유키를 묘사한 기사다. “초산 후 본지가 목격한 고유키는 가드레일에 기대다시피 해서 겨우 걸음을 뗐다. 표정도 시종 고통으로 일그러져 있었고 몸은 퉁퉁 부어 있었다. 발에는 굽 없는 신발을 신고 있었다. 하지만 (둘째를 출산하고 처음 모습을 드러낸) 이날은 굽 있는 부츠를 신고 경쾌한 걸음걸이를 뽐냈다. 몸매는 출산 전의 날씬한 상태를 완전히 회복했다. 경이로운 산후조리를 한 모양이다.” 에어프랑스와 고유키의 사례가 보여주듯이 한국은 당장이라도 서비스 강국이 될 수 있는 훌륭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 하지만 서비스업 생산성은 프랑스와 일본의 절반에 불과한 수준이다. 국내의 제조업과 비교해도 서비스업의 1인당 부가가치창출액은 제조업의 반밖에 안 된다. 1990년만 해도 제조업보다 44%나 높았던 서비스업의 생산성이 이 지경이 된 원인은 무엇일까. 규제 때문이다. 한국에서 서비스업이라는 범주에 속한다는 것은 금융 세금 전기료 임차료 등 모든 면에서 차별대우를 받는 천형(天刑)의 낙인이었다. 차세대 핵심산업인 소프트웨어나 영상산업의 경우 산업분류가 서비스업에 속한다는 이유로 오랫동안 정부 지원을 못 받다 보니 관련업계가 “우리를 제조업으로 분류해 달라”고 읍소하는 코미디 같은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박근혜노믹스, 규제 해제에 달려 이번 대선 때 경제와 관련된 가장 큰 공방은 노무현 정부와 이명박 정부 중 누가 더 한국 경제를 망쳐놨느냐 하는 것이었다. 10년간 내상(內傷)이 쌓이다 보니 한국경제는 지금 ‘고용 없는 성장’ ‘온기 없는 성장’ ‘저(低)성장’이라는 심각한 합병증을 앓고 있는 상태다. 3중의 합병증을 고칠 수 있는 유일한 치료법은 서비스업을 옥죄고 있는 대못과 가시를 뽑아내는 것이라고 국내외 경제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서비스 규제를 푼다고 요란한 소리는 냈지만, 흉내 내기에 그친 노무현 이명박 정부를 어떻게 뛰어넘느냐에 박근혜노믹스의 성패가 달려 있다. 최고의 친절과 세심한 돌봄으로 무장한 민간분야는 이미 세계 최강을 향해 날아오를 준비를 마친 상태다.천광암 경제부장 iam@donga.com}

    • 2013-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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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과 내일/천광암]물가동수 동결중수 알뜰석우

    이명박(MB) 정부 경제팀 수장들의 별명에는 물가와 관련된 것이 많다. 공정거래위원회 위상을 ‘경제검찰’에서 ‘물가검찰’로 바꿔 놓은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은 ‘물가동수’라는 닉네임을 얻었다. 전 세계가 무한 금리 인하 경쟁을 벌이는 와중에도 꿋꿋이 금리 동결 노선을 걸어 온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동결중수’, 알뜰주유소 정책을 떠맡아 추진해 온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에게는 ‘알뜰석우’라는 별칭이 붙었다.MB노믹스, 사상최악의 성장 이 점 하나만 봐도 쉬 짐작이 가듯, MB노믹스의 최우선 정책과제는 물가 안정이었다. 임기 5년 중 거의 4년을 물가와 씨름하는 데 보냈다. 경제학에는 ‘샤워실의 바보’라는 유명한 비유가 있다. 추운 겨울철 샤워실에서 대개 한두 번쯤은 다음과 같은 경험을 했을 것이다. 처음에는 얼른 따뜻한 물이 나오기를 바라는 조바심에 밸브를 뜨거운 물 쪽으로 한껏 튼다. 잠깐 찬물이 나오지만, 이내 너무 뜨겁다 싶은 물이 쏟아진다. 그러면 거의 반사적으로 밸브를 찬물 쪽으로 돌리게 된다. 하지만 이번에는 너무 찬 물이 나와서 밸브를 뜨거운 물 쪽으로 다시 돌리게 된다. 이런 식으로 찬물과 뜨거운 물 사이를 반복해서 오가게 된다. 그래도 서너 번의 시행착오를 거쳐 대개는 적정 온도를 찾게 된다. 하지만 MB노믹스는 적정 온도를 찾으려는 노력을 포기했다. 현 정권은 ‘747(경제성장률 7%,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 세계 7대 강국) 공약’을 내걸고 출범했다. 방향은 옳았지만 숫자는 무리였다. 그렇다 보니 대외 환경을 감안하지 않은 채 과도한 고(高)환율 드라이브를 걸었다. 샤워 밸브를 있는 힘을 다해 뜨거운 물 쪽으로 튼 셈이다. 고환율은 수개월이 지나지 않아 물가 상승과 민심 이반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샤워 꼭지에서 화들짝 놀랄 만큼 뜨거운 물이 쏟아져 나온 것. 이에 대한 반작용이 4년여에 걸친 물가와의 전쟁이었다. 트라우마가 얼마나 컸던지 임기 후반 4년은 경제 성장에는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샤워 밸브를 찬물 쪽으로 고정시켜 놓다시피 했다. 그 결과는 최근 경제성적표에 잘 나타나 있다. 한국 경제는 지난해 4분기까지 일곱 분기 연속 0%대 성장(직전 분기 대비 기준)을 했다. 성장률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70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외환위기 때보다도 처참한 성적표다. 작년 중반까지만 해도 경제정책 당국자들은 ‘상저하고(上低下高·상반기에는 성장률이 낮지만 하반기에는 올라간다는 뜻)’를 호언장담했지만 결과는 ‘상저하악(上低下惡)’이라고 하기에도 쑥스러운 수준이다. 성장률 저하는 청년실업 증가, 하우스푸어 양산, 중산층 붕괴, 자영업 대란 등 셀 수 없을 만치 많은 합병증을 낳고 있다. 경제가 성장하지 않기 때문에 일자리가 늘지 않고 임금은 깎이거나 제자리걸음이다. 기업 부문에서 가계 부문으로 넘어가야 할 돈이 고여 있다 보니 내수가 침체되고 경기가 더 위축되는 악순환이 깊어진다. 전형적인 ‘저(低)성장병’ 증상이다. 소득 자체가 생기지 않거나 늘지 않는데, 물가가 아무리 안정된다 한들 서민의 삶이 나아질 리가 없다.밀물은 모든 배를 뜨게 한다 한 달 뒤 닻을 올리게 될 박근혜노믹스가 MB노믹스의 실패를 답습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식어버린 성장 엔진을 점화시키기 위한 좀더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 지금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오가는 이야기들 속에는 그런 방안들이 전혀 안 보인다. 박 당선인의 주요 공약사항인 복지 확충은 반드시 해야 하지만, 성장과 양 날개를 이뤄야 한다. 성장 없는 복지는 지속 가능하지 않기 때문이다. 더구나 경제가 순탄하게 성장하고 좋은 일자리가 많이 만들어지면 복지공약 중 상당수는 저절로 불필요해질 수도 있다. 경제적 약자들이 궁핍의 나락으로 빠져들지 않게 막아주는 사회안전망(網)이 ‘그물의 경제학’이라면, 성장은 ‘밀물의 경제학’이다. “밀물은 모든 배를 뜨게 만든다(A rising tide lifts all boats)”고 한다.천광암 경제부장 iam@donga.com}

    • 2013-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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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근혜 차기정부에 바란다]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건전재정포럼 대표

    치열한 승부였지만 국민의 선택은 끝났다. 불안한 개혁보다 안정감 있는 변화, 계층 간 대립보다 국민대통합이 당면한 민생 경제의 위기를 극복하는 길이라고 국민은 판단했다. 이제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보수진영만 대표하는 반쪽 대통령이 아니라 모든 국민을 보살피는 민생대통령이 되겠다”라는 약속을 지킬 수 있도록 모두가 힘을 모아 줘야 한다. 우리 경제는 글로벌 경제위기 여파 등으로 지난 5년간 연평균 3%를 밑도는 저성장 속에서 극심한 청년 취업난과 자영업 불황을 겪어 왔다. 양극화가 심화돼 젊은층, 중산층이 희망을 잃어 가고 있다. 민생 경제의 위기다. 문제는 앞으로도 세계 경제 환경이 쉽사리 개선되지 않을 것이란 점이다. 따라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선거기간 중 약속한 복지공약들을 실천하기 위한 청사진 만드는 데만 몰두하지 말고 경제의 위기상황을 타개할 방안을 마련하는 일부터 착수하기 바란다. 먼저 성급한 경기 부양 카드를 꺼내기보다는 일본처럼 장기불황의 늪에 빠지지 않도록 성장잠재력을 키우는 데 주력해야 한다. 성장잠재력은 노동력, 자본투자, 생산성이 결정 요소다. 노동력 공급 확대를 위해서는 미취업 청년들을 기업이 필요로 하는 전문 인력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도록 제대로 훈련해야 한다. 기업 투자를 늘리려면 각급 관청에 세월 가는 줄 모르고 계류된 허가 서류부터 일제 점검하고, 수송·에너지 등 공공인프라 투자를 신속히 해결해 줘야 한다. 생산성 향상을 위해선 고용의 70%를 점하고 있는 서비스 분야의 생산성 저해 요소를 과감히 제거해야 한다. 공급자를 보호하기 위한 각종 정부 규제나 진입장벽을 과감히 줄이는 개혁 작업에도 착수해야 한다. 복지 확대는 재정건전성의 틀 안에서 추진하는 것을 대원칙으로 삼아야 한다. 대통령 당선인은 정부가 빚을 내서 복지를 확대하지 않겠다고 선언해야 한다. 대통령 임기 중에 국가부채의 증가 한도를 설정하고 그 테두리 안에서 복지프로그램의 착수 시기와 추진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 기존 예산의 삭감이나 징세행정 개선으로 도저히 해결되기 어려운 복지재원 규모에 대해서는 증세의 불가피성을 국민에게 설득하는 것도 지도자의 용기 있는 리더십이다. 경제민주화를 위한 각종 정책 공약들은 일자리 창출에 미치는 영향부터 먼저 따져 보고 추진해야 한다. 대기업의 경제력 남용, 불공정 행위는 철저히 규제해 중소기업이나 서비스 분야 자영업자들도 살 수 있게 해 줘야 한다. 그러면 청년들의 중소기업 취업 기피 현상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순환출자 규제와 금산분리 강화를 위한 규제는 글로벌 경쟁력과 일자리 창출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검토해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가계부채 문제가 금융위기의 뇌관이 되지 않도록 안전장치를 만들어야 한다. 가계부채의 60%를 점하는 주택담보대출은 1, 2년 후 일시 상환 방식에서 10∼20년 후 분할 상환 방식으로 바꿔 주고 대출 채권의 유동화를 제도적으로 지원해 줄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 또한 부동산시장 규제 시스템을 개혁해 1가구 1주택 소유 개념에 얽매여 있는 세제 및 건축규제를 전면 손질할 필요가 있다. 박근혜 정부는 대외 개방정책을 후퇴시키지 말고 더 적극적으로 추진해 동아시아 경제공동체 건설에 앞장서야 한다. 한국 경제는 수출 환경이 어려워진다고 내수 주도의 성장구조로 전환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중국시장에서 미래를 열어 나가야 한다. 끝으로 당면한 경제위기를 극복하면서 서민도 살리고 중산층을 육성하는 민생 대통령으로 성공하려면 선거 때 지지하지 않은 국민 계층과의 소통 능력을 높여야 한다. 이를 위해 우선 국회에서 ‘여야정 협의기구’를 만들고 대통령이 직접 참석해 설득하고 타협하는 관행을 정착시켜야 한다. 또 헌법기관인 ‘대통령 경제자문회의’를 청와대 내부기구화해서 대통령이 직접 운영해야 한다. 박 당선인이 국민통합을 통해 민생 경제를 살리는 성공한 대통령이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하면서 다음과 같은 냉엄한 사실을 강조하고 싶다. 선거는 ‘정치 논리’로 풀어야 승리할 수 있으나 경제와 일자리는 ‘경제 논리’로 풀어야 성공할 수 있다.}

    • 2012-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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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에서/천광암]반값등록금보다 급한 것

    조지 워싱턴, 앤드루 잭슨, 마틴 밴 뷰런, 재커리 테일러, 밀러드 필모어, 에이브러햄 링컨, 앤드루 존슨, 그로버 클리블랜드, 해리 트루먼 등 9명에게는 두 가지 공통점이 있다. 첫째 모두 미국 대통령을 지냈다. 둘째 대학 문턱을 밟지 못했다. 이들이 미국을 초강대국으로 성장시키고 수성(守城)하는 데 대학 졸업장이 없다는 것이 조금이라도 장애가 됐을까. 아니다. 워싱턴이나 링컨을 능가할 만한 대졸 출신 대통령이 서너 명만이라도 있다면 모를까. 어려운 집안형편 때문에 대학은 고사하고 학교 근처에도 못 가본 앤드루 존슨에게는 다음과 같은 일화가 있다. 그가 대통령에 출마했을 때 상대 후보는 “무학(無學)의 존슨을 대통령으로 뽑는다면 미국의 수치”라고 몰아붙였다. 그러자 존슨은 이렇게 응수했다. “그렇습니다. 저는 가난해서 학교를 다니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예수가 학교를 다녔다는 이야기도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멀리 미국의 사례를 들먹일 필요도 없다. 우리나라만 해도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학 교육을 받지 못했다. 그런데도 우리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 대학 졸업장을 중시한다. 고졸 출신은 임금과 승진 면에서 심한 차별을 받는다. 아니 채용 단계에서부터 높은 콘크리트 장벽이 가로막고 있다. 고졸이 찬밥 신세인 것은 대선공약에서도 마찬가지다. 박근혜, 문재인 두 유력 대선후보는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 대학등록금을 반값으로 낮추겠다고 공약했다. 하지만 고졸 출신이 차별받지 않는 사회를 만들 수 있는 공약은 눈에 띄지 않는다. 대선후보들은 비싼 등록금, 즉 ‘학비 인플레이션’이 우리 대학 교육의 가장 큰 문제인 것처럼 말하고 있지만 훨씬 더 구조적이고 심각한 문제가 있다. 너도나도 대학 졸업장에만 목을 매는 ‘학력 인플레이션’ 문제다. 우리나라의 대학 진학률은 이웃 일본과 비교하면 20%포인트가량이나 높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회원국 가운데서도 단연 선두권이다. 대졸자들을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는 일자리만 있다면 학력 인플레이션은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한국의 대졸자 취업률은 2005∼2009년 60%대에서 2010년 이후에는 50%대로 급격한 하강곡선을 그려왔다. 더구나 한국 경제가 본격적인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 조짐들이 여기저기서 나타나고 있어서, 대졸자들의 눈높이에 맞는 신규 일자리는 더 줄어들 것이다. 코미디 같지만 이런 와중에 중소기업들은 사람을 구하지 못해 아우성이다. 대학 졸업장이 일자리에 대한 눈높이만 높여 놓은 탓이다. 등록금이 반값으로 떨어지면, 필연적으로 대학 진학 희망자들이 늘어나게 된다. 이것은 보이지 않는 신의 손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는 것처럼, 예외가 있을 수 없는 경제학 법칙이다. 대졸자 일자리 시장이 좁아지는 가운데 반값등록금으로 인해 대학문이 넓어지면 우리나라 대학은 ‘깔때기’ 모양이 될 것이다. 대접에 바늘구멍 하나 뚫어 놓은 것 같은 깔때기 안에 젊은 세대를 마구 밀어 넣는 것이 이들을 진정으로 위하는 길일까. 더구나 대학 반값등록금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서는 매년 천문학적인 재원이 필요하다. 정치권이 이번 대선에 쏟아내 놓은 선심성 공약들을 이행하려면 예산 구조조정과 증세(增稅)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재정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정부가 빚을 내서 재원을 마련하다 보면 결국은 젊은 세대의 부담이 된다. 그런데도 유력한 대선후보들이 반값등록금을 마치 젊은 세대들에게 선심이라도 쓰듯이 공약하는 것은 눈속임이다. 고졸 출신이 LG전자 사장이 돼도 ‘신화(神話)’가 되지 않는 사회, 이력서 작성용 외에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취업스펙을 쌓는 데 대학 4년을 허송하지 않아도 되는 나라. 이것이 청년에게 진정으로 꿈을 주는 대한민국상(像)이 아닐까.천광암 경제부장 iam@donga.com}

    • 2012-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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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에서/천광암]남자가 정장을 살 때

    패션업계에는 신사복 정장이 가장 경기를 탄다는 속설이 있다. 경기가 좋아지면 아동복이 가장 먼저 팔리고, 다음에는 여성복, 그 다음에는 애완동물용품, 맨 나중에 신사복 순으로 매출이 오른다고 한다. 경기가 나빠질 때는 반대 순서다. 이 속설이 호사가들의 근거 없는 입방아인지, 현실에 뿌리를 둔 이야기인지 한 백화점의 매출을 통해 간단히 검증해 봤다. 지난해 신세계백화점의 매출증가율(전년 동기 대비)을 보면 아동복이 14.5%로 가장 높았고 이어 여성복 10.4%, 신사복 6.2% 순이었다. 올해 1∼10월 매출을 보면 소비경기가 내리막에 접어든 와중에도 아동복과 여성복은 6.7%와 2.2%씩 늘었다. 유독 신사복만 매출이 3.0% 줄었다. 신사복 정장이 불황을 심하게 타는 이유는 무엇일까. 영식님-일식씨-이식군-삼식놈(집에서 하루 한 끼도 안 먹으면 ‘님’, 한 끼 먹으면 ‘씨’, 두 끼 먹으면 ‘군’, 세 끼 먹으면 ‘놈’으로 불린다는 뜻)으로 압축되는 부권(父權) 추락현상이 소비생활에 고스란히 반영된 결과일까. 물론 그런 점도 없지 않다고 본다. 하지만 아무리 부권이 땅에 떨어졌기로서니 신사복 한 벌 못 얻어 입을 정도는 아닐 것이다. 한 대기업 임원 Y는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내 경우, 정장은 내년에도 입을 일이 있을지(잘리지 않고 회사에 붙어 있을지) 스스로에게 물어본 뒤 ‘예스’라는 답이 나올 때만 사 입는다. 내 친구들도 마찬가지다. 지금처럼 언제 잘릴지 모르는 살얼음 경기에 누가 무슨 배짱으로 정장을 사 입겠나.” 설령 자신이 구조조정 대상 0순위일지언정, 사실 그대로 가족에게 말할 만큼 무신경한 한국의 가장(家長)은 없을 것이다. 십중팔구는 가족에게 괜한 걱정 끼치지 않기 위해 “내가 우리 회사에서 제일 잘나가”라고 일단 큰소리치기 마련이다. 그러다 보니 부인이나 자식들은 남편 또는 아버지가 얼마나 위험한 벼랑 끝에 서 있는지 알 턱이 없고, 지갑 끈은 상대적으로 느슨해질 수밖에 없다. 아동복-여성복-신사복의 경기 민감도 차이는 여기에서 비롯됐을 터다. 신사복의 심각한 매출 부진이 시사하듯, 최근 기업 현장의 경기는 꽁꽁 얼어붙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과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 등 경제 각료들이 “지금이 바닥”이라며 사그라지는 경기 불씨를 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다하고 있지만 별무신통이다. 기업들은 “지금이 바닥인 것은 맞지만 내년은 바닥 아래 지하실”이라며 ‘경기바닥론’을 일축한다. 구조조정 태풍은 발달 중인 열대성저기압 단계다. SK커뮤니케이션즈 같은 대기업 계열사, 한국씨티은행 같은 글로벌 기업에서까지 희망퇴직 이야기가 나온다. 세계 1위 조선업체인 현대중공업마저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또 삼성, SK, LG의 주요 계열사들은 올해 예정했던 신규 투자의 규모를 줄이거나 집행시기를 늦추고 있다. 투자 축소는 대개 기업들이 감원에 앞서 하는 조치다. 중견·중소기업들의 사정은 대기업들보다 훨씬 절박하다. 그런데도 대선을 앞둔 정치권은 수십조 원이 드는 무상복지 공약과 재원 마련을 위한 증세(增稅) 공약을 무더기로 쏟아내고 있다. 그러면서 동시에 경제민주화로 포장된 반(反)기업 정서 조장과 기업 때리기에도 열심이다. 빛바랜 양복 안주머니에 사표 꽂고 다니는 아버지의 지갑을 털어 명품 옷과 백을 사겠다는 자식들. 그러면서도 “아버지 인생은 반칙 인생”이라고 삿대질하는 아들딸의 모습이 우리 정치권에 ‘오버랩’되는 것은 지나친 비약일까. P.S. 남편이나 아버지가 잠재적 구조조정 대상인지 구별하는 방법: 이번 주말에 백화점에 가서 근사한 신사복 한 벌 장만하자고 권해 본다.천광암 경제부장 iam@donga.com}

    • 2012-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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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에서/천광암]한일 불신 스와프

    국제 외환시장은 정글이고 전쟁터다. 수출업체와 수입업체가 무역을 위해 외환을 사고파는 곳이라는 설명은 현실이 아닌 교과서 속 이야기다. 외환시장에서 무역대금 결제를 위해 거래되는 외환은 3%에도 못 미친다. 외환시장을 활보하는 주역들은 헤지펀드 같은 금융투기 세력들이다. 이들은 웬만한 나라의 중앙은행쯤은 ‘찜 쪄’ 먹을 수 있는 자금 동원력과 초고성능 컴퓨터 시스템으로 무장했으며, 젊은 수학천재들을 직원으로 거느리고 있다. 전 세계 외환시장에서 거래되는 자금은 하루에 2조 달러를 웃돈다. 지난해 우리나라 연간 총수출액의 3.6배, 현재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의 6.2배에 이르는 규모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외환보유액을 많이 쌓는다고 해도 외환시장에서는 ‘안심’이라는 단어를 사용할 수 없다. 투기세력의 공세에 덜 흔들리려면 되도록 많은 나라의 외환당국과 끈끈한 동맹관계를 맺어두지 않으면 안 된다. 이런 점에서 보면 한일 통화스와프 570억 달러의 만기가 연장되지 않은 것은 한국에 큰 손실이다. 지금은 미국과 유럽이 돈줄을 거의 무제한으로 풀고 있어서 오히려 과다한 외화 유입을 경계해야 하는 상황이라 당장 문제가 될 가능성은 작다. 하지만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이 약해지거나 국제 경제 흐름이 바뀌어 외화가 유출되는 상황이 왔을 때 570억 달러는 천당과 지옥을 가를 수도 있는 돈이다. 그렇다면 “한국이 요청하면 통화스와프를 연장하겠다”며 거드름을 피우는 일본에 머리를 숙이면서 연장을 사정해야 했을까? 일본에는 ‘모리의 빈 벤토(도시락)’라는 고사가 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 사후(死後) 일본의 권력질서를 결정한 세키가하라 대(大)결전이 고사의 무대다. 당시 세키가하라에는 두 패로 갈린 일본 전역의 호족들이 총출동해서 패권을 겨뤘다.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이끄는 동군(東軍)과 이시다 미쓰나리가 이끄는 서군(西軍)의 총병력은 각각 8만 명 안팎. 병력 수에서는 어느 쪽도 절대적 우위를 차지하지 못했지만 지리적 요충을 선점한 서군이 전체적으로 보면 유리한 판세였다고 한다. 그러나 승리는 도쿠가와의 동군에 돌아갔다. 서군이 왜 패했는지를 한마디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앞서 말한 ‘모리의 빈 벤토’도 서군의 주된 패인 중 하나로 꼽힌다. 당시 서군의 주력에는 도요토미의 핵심 측근이었던 모리 가문의 병력도 포함돼 있었다. 모리군(軍)은 세키가하라 결전에서 도쿠가와의 배후를 치는 역할을 맡고 있었지만 전투가 시작된 이후에도 형세를 관망할 뿐 병마를 움직이지 않았다. 애가 탄 서군의 호족들은 거듭 출전을 재촉했지만 모리군의 대장은 “지금은 병사들에게 벤토를 먹이는 중”이라는 궁한 변명을 하면서 서군이 무너지는 것을 가만히 지켜봤다고 전해진다. 만약 이번에 한국 정부가 일본에 통사정을 해서 한일 통화스와프를 연장했다면 언젠가 세키가하라의 서군처럼 ‘모리의 빈 벤토’에 뒤통수를 맞게 됐을 가능성이 크다. 그 근거는 이렇다. 우선 일본은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한국의 지원 요청을 싸늘하게 거절한 전례가 있다. 자국 이익에만 관심이 있을 뿐 한국 경제의 안정 따위에는 아무 관심이 없다. 둘째, 일본의 국수주의 움직임 확산과 함께 독도를 둘러싼 양국의 갈등은 매년 고조되고 있다. ‘한일 통화스와프 중단’을 국내 정치용 포퓰리즘 카드로 쓰고 싶은 일본 정치인들의 유혹도 이에 비례해서 커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한국이 ‘해가 쨍쨍할 때 우산 뺏긴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이라는 식의 위안에 빠져 있을 여유는 없다. 한일 통화스와프의 공백을 보완할 대안을 찾지 않으면 비 오는 날 모리의 군문 앞에 다시 찾아가 다음과 같이 말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아무도 장담하지 못한다. “벤토는 다 드셨나요.”천광암 경제부장 iam@donga.com}

    • 2012-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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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에서/천광암]울고 싶은 대학 4년생, 그 후

    고도성장을 지속한 한국경제의 궤적에서 대졸 취업난이 사뭇 심각해진 것은 1990년대 중반쯤으로 기억된다. 1996년 10월 아직 올챙이티를 벗지 못한 기자는 서울에서 열린 한 취업박람회장을 찾았다. 박람회장 입구에 유독 지친 표정의 대학생 한 명이 보였다. 강릉대 전자공학과 4학년생 C였다. C는 나흘간 박람회장 2곳을 돌면서 지원서 20장을 받았다고 했다. 1장에 1시간 이상 줄을 서야 했기 때문에 녹초가 됐지만, 그래도 “채용박람회가 좋다”고 했다. 적어도 지방대생이라는 이유로 원서조차 못 받는 일은 없었기 때문이다. C의 분투기는 ‘울고 싶은 대학 4년생’이라는 제목으로 그해 10월 25일자 동아일보 1면에 큼지막하게 실렸다. 대형 권력비리사건이 줄을 이었고, 이런 종류의 연성(軟性)기사를 1면에 올리는 것 자체가 별로 흔치 않던 시절이다. 그런데도 1면의 절반을 차지할 만큼 파격적으로 C의 고생담이 소개된 것은, 앞서 이야기한 대로 이 무렵부터 대졸 일자리 문제가 한층 심각해졌기 때문이다. 이후 한국경제는 외환위기를 겪는 등 굴곡도 있었지만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국내총생산(원화 기준)은 2.7배로 늘었다. 산업분야에서는 삼성전자가 소니와 노키아를 누르고, 현대자동차가 닛산과 혼다를 제치는 기적 같은 일도 벌어졌다. 그러나 청년 일자리 사정은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다. 아니 심하게 나빠졌다. C는 비록 힘든 과정을 거쳤지만 졸업장을 손에 쥐기 전에 국내 양대 전자대기업 중 한 곳에 정규직으로 취업했다(지금도 이 회사에서 간부로 일하고 있다). 이에 비해 요즘은 4년 만에 졸업을 하고 유수의 대기업에 취업한다는 것은 제한된 소수만 누릴 수 있는 사치다. 취업에 필요한 스펙을 쌓기 위해서는 1년 안팎의 어학연수나 인턴근무가 필수이기 때문이다. 청년실업은 ‘이태백’ 등의 유행어를 낳는 수준을 넘어 세대문제로 비화했다. 이른바 ‘88만원 세대’(최저임금 수준의 비정규직 일자리나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어간다는 뜻)의 등장이다. 특히 대졸 취업난은 최근 들어 경기에 상관없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전문대 이상 고등교육기관 졸업자의 취업률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8, 2009년 각각 76.7%와 76.4%를 나타냈지만, 오히려 그 여진에서 벗어난 2010년 이후에는 50%대에서 맴돌고 있다. 대졸 취업난은 이제 경기 문제를 넘어 구조적인 문제가 됐다는 의미다. 이런 가운데 국제노동기구(ILO)는 최근 ‘절망적인 청년노동시장’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앞으로 5년간 청년실업이 각국 정부를 괴롭히는 심각한 문제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런데 앞으로 5년 동안 한국경제를 책임질 여야의 대권후보들은 어떤가. 제대로 된 해법을 제시하는 것은 고사하고, 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기본인식조차 없는 것으로 보인다. ‘88만원 세대’라는 신조어를 처음 만들어 낸 동명(同名)의 단행본은 20대를 향해 “토플 책을 덮고 짱돌(상징적인 의미)을 들라”고 촉구한다. 20대들은 “가진 돈도 없이 아르바이트를 통해 하루 벌어 하루 먹기 바쁜 우리에게 짱돌이 어디 있느냐”고 반문할지 모른다. 하지만 20대의 손에는 ‘신성한 한 표’라는 이름의 짱돌 660만 개가 쥐어져 있다. 20대여, 지금이야말로 여야 대선후보들을 향해 짱돌을 들 때다. 혜택은 기성세대가 보고, 비용은 20대가 치러야 하는 복지포퓰리즘 공약의 남발을 중단시켜야 한다. 그리고 무슨 산업을 어떻게 키워서, 몇 개의 일자리를 만들어 낼지 대선후보들이 진지하게 고민해서 답하게 만들어야 한다. 대통령 선거일까지는 앞으로 100일. 이 시간이 지나면 ILO가 경고하는 암울한 5년이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천광암 경제부장 iam@donga.com}

    • 2012-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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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에서/천광암]경제시계, 정치시계

    20세기가 낳은 천재 물리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시간이 상대적이라고 했다. 물체의 운동속도에 따라 빨리 흐르기도 하고 천천히 흐르기도 한다는 것이다. 영국의 랩가수인 DJ 베이더는 그의 곡에서 상대성이론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남자가 예쁜 여자와 한 시간을 함께 있으면 1분처럼 느껴질 것이다. 그러나 뜨거운 난로 위에 1분 동안 앉아 있으면 한 시간보다 길게 느껴질 것이다. 그게 상대성이다.” 최근 경제 이슈를 둘러싼 여야 정치권의 논란을 지켜보면서 “시간은 상대적”이라는 아인슈타인과 DJ 베이더의 통찰에 공감한다. 마치 우리나라에는 ‘정치시계’와 ‘경제시계’라는 두 개의 시계가 따로 있는 듯한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경제시계의 바늘은 속도 전쟁이라는 용어가 함축하듯 눈이 핑핑 돌아갈 정도로 빨리 가는 것이 특징이다. 새 기술의 TV를 개발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보면 경제시계의 바늘이 얼마나 빨라져 왔는지를 잘 알 수 있다. 경영학자들에 따르면 1954년에는 45년이 걸렸지만, 1999년에는 10년, 2009년에는 2년, 2010년에는 6개월로 짧아졌다. 스마트폰의 신제품 교체 주기는 2, 3개월에 불과하다고 한다. 1년 중의 절반을 해외에서 보낸다는 한 기업인은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생산시설이나 주요 시장이 해외에 있을 경우 정상적인 절차를 통해 관련 동향을 보고받고 대책을 마련해서는 ‘때’를 놓치게 된다. 최고경영자(CEO)가 현장에서 문제를 직접 접하고 현장에서 의사결정을 내리는 기업만이 지금의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경제시계에 비하면 한국의 정치시계는 바늘이 움직이는 속도가 한없이 느리다.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은 우리금융지주 민영화나 인천공항 지분 매각 등 주요 국책사업을 차기 정권으로 미뤄야 한다고 주장한다. 인천공항 지분 매각이나 우리금융지주 민영화의 방향 자체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본다면 또 다른 이야기일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은 정권 말이라서 논의를 다음 정권으로 넘겨야 한다는 논리는 분초 단위로 경쟁이 이뤄지는 글로벌 경제의 실상을 감안할 때 너무 한가한 소리로 들린다. 은행산업을 예로 들면 현재 한국의 은행들은 100년 만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기회를 맞았다. 국제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의 평가등급을 보면 요즘 신한 국민 산업은행의 신용등급은 골드만삭스 도이체방크 BNP파리바 UBS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투자은행들보다 높아졌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상상하기도 힘든 일이었다. 물론 우리 은행들이 잘해서라기보다는 외국의 경쟁 상대들이 유럽 재정·금융 위기 등으로 신뢰도에 큰 타격을 입으면서 벌어진 일이다. 그렇더라도 한국의 은행들이 상대적인 국제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임에는 틀림없다. 만약 이번 기회를 그냥 흘려보낸다면 우리 은행산업이 삼류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가 영영 안 올지 모른다. 인천공항 문제도 마찬가지다. 얼마 전 만난 경제부처의 한 장관급 공직자는 “인천공항이 각종 국제평가에서 1위를 휩쓸지만 지금 추가 투자를 하지 않으면 앞으로 몇 년 안에 순위가 뚝 떨어질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출자총액제한제도 등으로 대표되는 경제민주화 논란의 경우는 느리다는 수식어조차 적절치 않아 보인다. 출자총액제한제도는 1986년 도입된 이후 완화, 폐지, 부활을 반복하다가 2009년 용도가 다해 폐지된 제도다. 민주통합당이 이런 출자총액제한제도를 간판정책의 하나로 꺼내든 것은 딱한 일이다. 바늘이 앞으로 가지 못하고 제자리에서 까딱거리는 고장 난 벽시계를 연상시킨다.천광암 경제부장 iam@donga.com}

    • 2012-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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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금 경제계에선]철강 - 건설업계 ‘철근값 인하’ 氣싸움… ‘말발’ 센 철강 판정승

    ○…최근 철근 공급가격 인하를 놓고 벌어졌던 철강업계와 건설업계의 기(氣)싸움이 철강업계의 ‘판정승’으로 일단락.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철근을 생산하는 일부 철강업체는 6월 t당 철근 공급가격을 전월인 5월보다 1만 원 적은 82만5000원으로 책정했는데 이는 당초 건설업계가 2만5000원을 낮춰 달라고 요구한 것에 비하면 인하폭이 절반도 안 되는 수준. 철근 공급가격은 한 달에 한 차례씩 철강회사, 건설회사, 지식경제부, 국토해양부 관계자들이 모여 시장 상황 및 원료비, 환율 등을 고려해 결정. 이번에 건설업계는 “재개발과 대형 공사 진행으로 철근 출하량이 늘어 대폭적인 가격 인하가 필요하다”는 논리를 펼쳤지만 “원화 약세와 산업용 전력요금 인상 가능성, 중국산 제품의 저가 공세와 글로벌 경제 불안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큰 폭의 가격 인하는 어렵다”는 철강업계의 논리에 밀렸다는 후문. 철강업계는 6월 말에 열리는 회의에서는 철근 공급가격을 인상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다시 한 번 양측의 충돌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간 정책협의를 위해 매년 2, 3차례 열리는 시도경제협의회에 서울시가 세 번 연속 불참해 이런저런 뒷말이 나오고 있다고. 기획재정부는 4일 대전 통계교육원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활용 지원과 지역경제 활성화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시도경제협의회를 개최했으나 참석 대상 16개 광역지자체 가운데 서울시만 불참. 서울시의 불참은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앞두고 열린 지난해 7월과 올해 2월 열린 협의회에 이어 연속 세 번째. 일각에서는 박원순 서울시장 취임 후 한미 FTA와 공공요금 인상 문제를 둘러싸고 정부와 서울시가 갈등을 빚은 악연을 떠올리기도. 재정부 당국자는 “정부와 지자체 간 정책협의를 위해 마련된 자리인 만큼 서울시가 하반기 협의회 때는 참석해주면 좋겠다”고 언급.○…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6일부터 시작되는 삼성그룹 신입사원 하계수련대회의 마지막 날인 8일 이례적으로 ‘도전정신’을 강조하는 영상 메시지를 전달하기로 해 눈길. 이 회장은 이번 행사에 참석하지는 않고 “새로운 출발점에 선 신입사원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장래의 꿈과 목표를 세우고 끊임없이 도전하는 것”이라는 내용의 영상 메시지를 전달할 계획. 신태균 삼성인력개발원 부원장은 “신입사원 하계수련대회가 올해로 26회째를 맞는데 새로운 25년의 출발이라는 의미에서 특별히 격려 메시지를 전달하는 걸로 알고 있다”고 설명. ○…카카오톡이 무료통화 서비스(보이스톡)를 시작하자 이동통신사인 SK텔레콤과 KT가 강력히 반발하는 가운데 카카오톡의 ‘보이스톡 신청 동의서’ 내용이 톡톡 튀는 내용이어서 화제. ‘1. 보이스톡은 전화가 아니라 mVoIP(모바일인터넷전화) 데이터 통신망 기반의 실시간 음성대화 기능임을 알아둘게요’로 시작하는 동의서에는 ‘남친(남자친구)/여친(여자친구)에게 10시간 이상 계속 보이스톡 하자고 조르지 않겠습니다’ 등 장난스러운 내용들과 함께 ‘많은 데이터를 쓸 때에는 와이파이 등을 이용하고, 내가 가입한 통신망도 사랑할 거예요’라는 문장도 있다는 것. 한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무임승차해 우리 밥그릇을 빼앗겠다는 사람들이 ‘가입 통신망도 사랑해 달라’고 하니, 일부러 약 올리는 것 같아 더 불쾌하다”고 발끈. ○…최근 증권업계에 불어닥친 특허 분쟁에 대해 ‘지식재산권 보호’냐 ‘노이즈 마케팅’이냐를 두고 증권업체 간 신경전이 치열. SK증권은 올해 특허등록을 한 자사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주식 파수꾼’ 서비스 가운데 투자종목이 목표가격에 도달했을 때 푸시 알람을 해주는 기술 등을 도용했다며 2월과 4월 두 차례에 걸쳐 대우증권 우리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에 경고장을 발송. 경고장을 받은 일부 증권사는 “SK증권이 특허분쟁을 통해 자신들의 MTS를 홍보하려는 노이즈 마케팅을 쓰고 있다”며 “소송을 한다고 해도 대응하지 않는 게 차라리 낫다”고 불편한 심기. ○…LG생활건강이 최근 주요 온라인쇼핑몰에서 분유시장 진출 첫 작품인 액상분유 ‘베비언스 퍼스트밀’의 판매를 시작하면서 보도자료 한 장조차 배포하지 않아 눈길. LG생활건강은 “소비자의 반응을 살피는 시험판매 단계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지만 “대기업이 불과 4000억 원 규모인 분유시장에까지 손댄다는 비판을 받을까 조심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와. 한 경쟁업체 관계자는 “LG생활건강이 올해 초 분유시장 진출에 필요한 핵심 인력인 산부인과 영업팀을 기존 분유업체에서 스카우트하려 했으나 사정이 여의치 않자 상대적으로 영업력이 덜 필요한 액상분유부터 내놓는 쪽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

    • 2012-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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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금 경제계에선]경기보며 맥주… 관중에 손키스… 야구장 찾은 CEO들 “나도 광팬”

    ○…최근 국내 대기업 고위경영자들이 프로야구 경기장을 잇달아 찾으면서 산업계에서도 야구를 둘러싼 화제가 만발.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의 아들인 이재용 사장이 11일 서울 잠실야구장을 찾은 모습이 TV 전파를 타면서 주류업체 하이트진로는 “기대하지 않았던 광고효과를 보게 됐다”며 반색. 이 사장이 하이트진로 제품인 ‘맥스’를 마시며 경기를 관람하는 사진이 인터넷에 올라오자 일부 누리꾼은 “삼성의 황태자도 맥스를 마신다”며 관심을 보였다고. 또 한동안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을 자제하던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16일 한화와 두산 간의 경기가 열린 잠실야구장을 방문해 경영과 야구의 공통점에 대해 “둘 다 목숨 걸고 하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발신. 이날 김 회장은 한화 팬들이 ‘김승연’을 외치자 관중석을 향해 두 손으로 ‘키스를 날리는’ 등 여유를 보였는데 게임도 이준수의 결승 2타점 2루타에 힘입어 한화가 승리해 김 회장으로서는 야구장을 찾은 보람이 배가됐다는 분석. ○…정준양 포스코 회장이 15일 이 회사 홍보 베테랑인 김상영 포레카 사장에게 ‘회장 언론보좌역’을 겸직하게 하는 인사를 전격 단행해 눈길. 김 사장은 올 3월 정기 임원인사에서 홍보업무 등을 총괄하는 부사장급 CR본부장에서 물러나 포스코 계열 광고대행사인 포레카 사장으로 옮겼는데 당시 ‘형식은 승진이지만 내용은 좌천 성격이 짙다’는 분석이 우세. 이번에 김 사장이 두 달 만에 포레카 사장 겸 회장 언론보좌역으로 대(對)언론 업무에 복귀한 것은 최근 포스코 및 정 회장을 둘러싼 각종 악재성 보도에 더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리스크 관리 강화’ 차원이라는 분석. 한편 포스코 내부에서는 최근의 내우외환과 관련해 이구택 전 회장의 후임 회장 인선 당시 정 회장과 경쟁을 벌였던 윤석만 전 사장을 지원하는 일부 전현직 회사 관계자가 다시 움직이면서 ‘정준양 몰아내기’에 가까운 권력 암투 성격으로 치닫는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어 주목. 포스코 관계자들은 “정 회장도 그리 잘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두 사람과 관련해 쏟아지는 보도 가운데 실제 있었던 일과 달리 일방적으로 윤 전 사장에게 유리하고 정 회장에게 불리한 내용만 많은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이런 식으로 가다가는 자칫 회사 경영에까지 큰 부담을 주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하기도. ○…이명박 대통령이 이달 2일 불법사금융피해신고센터가 설치된 금융감독원을 방문하기 전 이 건물 1층 로비에 까치가 날아들어 직원들이 쫓아내느라 애를 먹었다는 후문. 1일 까치 두 마리가 열어놓은 창문을 통해 1층 금감원 로비 안으로 들어왔는데, 이날은 한 마리만 쫓아냈고 나머지 한 마리는 다음 날인 2일 이 대통령 도착 직전에 간신히 날려 보냈다는 것. 지난해 5월 금감원 방문 시 부산저축은행 사태 감독 부실과 직원 연루 의혹 등을 강하게 질타했던 이 대통령은 이날 격려의 말을 많이 했는데, 이를 놓고 한 금감원 관계자는 “길조로 알려진 까치가 날아든 덕분이 아니겠느냐”며 희색. ○…15일부터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고 있는 ‘월드 IT쇼(WIS)’에 삼성전자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를 전시하지 않자 뒷말이 무성. 이에 대해 일부 언론에서 올해 LG전자의 OLED TV가 1등 격인 대통령상을 받고 삼성 제품은 2등인 국무총리상에 내정되자 출품을 포기한 것이라는 등의 분석 기사가 나와. 삼성전자 측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심사 결과가 결정되기 전에 출품을 철회했으며 기술 유출이 우려돼 일반에 공개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곤혹스러운 표정이 역력. 삼성전자는 다음 달 출시 예정인 스마트폰 ‘갤럭시S3’도 전시 대상에서 제외. 이 때문인지 LG전자 임원들은 행사장을 대거 방문한 반면 삼성전자 임원들은 거의 모습을 보이지 않아 대조적인 풍경. ○…대한주택보증이 최근 법정관리에 들어간 풍림산업의 분양보증 대상 사업장 정보를 언론에 공개하지 않은 것은 국토해양부 측의 함구령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와. 대한주택보증 측은 “풍림산업 분양보증 대상지인 인천 부평5구역과 서울 금천구 한양재건축의 경우 각각 삼성건설과 현대건설이 공동 시공을 맡았다”며 “국토부가 업계 1, 2위인 현대건설과 삼성건설에까지 불똥이 튀지 않을까 걱정하더라”고 귀띔. 이어 “5·10 주택거래 정상화 방안 발표를 앞두고 가뜩이나 얼어붙은 건설경기에 찬물을 끼얹지나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라고 전언. ○…기획재정부가 최근 ‘중소기업 대출금리 인하펀드’ 등 중기 관련 대책들을 내놓는 배경을 놓고 일각에서 “재정부 기획조정실장 출신인 박철규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 때문이 아니겠느냐”는 추측을 제기. 중소기업 정책은 지식경제부와 중소기업청이 주로 맡아 재정부와는 업무 협조할 것이 별로 없지만 재정부 출신 이사장이 ‘친정’을 자꾸 바라보자 자연스럽게 중소기업 대책이 나오고 있다는 해석. 이에 대해 한 재정부 당국자는 “중소기업 육성을 주요 정책 과제로 삼고 있기 때문에 관련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지 누구 영향을 받았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억측”이라고 반박.}

    • 2012-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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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케나카 日 게이오대 교수 “한국, 다음 세대 생각한다면 FTA 확대해야…”

    “한국 정치인들이 다음 선거가 아닌, 다음 세대를 생각한다면 일부 반대와 혼란을 감수하더라도 한미,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을 실현시키는 것이 맞다.” 일본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 시절 금융·경제재정정책담당상 등을 지내며 ‘고이즈미 구조개혁’의 설계자로 불렸던 다케나카 헤이조(竹中平藏) 게이오(慶應)대 교수는 “한국이 포퓰리즘의 악순환에 빠지지 않기를 바란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고려대 일본연구센터와 동아시아문화교섭학회가 주최한 11일 학술대회에서 ‘대재난과 일본 경제사회’에 대해 주제발표를 한 다케나카 교수는 동아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동일본 대지진 이후 한국 국민이 보내준 따뜻한 성원에 모든 일본 국민이 마음으로부터 감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터뷰와 주요 강연내용을 일문일답 형식으로 소개한다. ―일본 전력생산의 30%를 담당하는 원자력발전소가 모두 가동을 중단했다. 주민들의 반대 때문에 발전 재개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 일본경제에 어떤 영향이 나타날 것으로 보나. “제조업체들이 안심하고 투자나 설비 확장을 하기 어려울 것이다. 전기 문제가 아니어도 일본은 가뜩이나 법인세율이 높고 노동규제가 많은 나라다. 이참에 전기 부족을 이유로 생산설비를 해외로 이전하는 기업들이 나올 것이다. 산업공동화가 우려된다.” ―최근 한국에서도 출간된 ‘일본 대재해의 교훈’이라는 공저를 보면 활용하기에 따라서는 일본경제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대목이 있던데…. “폐허 위에 새로운 도시를 만드는 것은 빈 도화지에 그림을 그리는 것과 같다. 기존 도시를 재개발하는 것보다 과감하고 대담한 발상을 할 수 있다. 1923년 도쿄(東京) 일대는 이번 지진보다 더 큰 재난을 겪었다. 당시 일본정부는 국내총생산(GDP)의 40%에 이르는 재원을 쏟아 붓는 대담한 부흥계획을 세웠다. 반대 때문에 일부 계획은 축소됐지만 ‘큰 그림’ 덕에 오늘날 도쿄의 골격이 만들어졌다.” ―일본경제의 향후 진로를 어떻게 보나. “민주당 정권이 들어선 이후 몇 가지 잘못된 경제정책을 폈다. 중소기업이 은행에 채무상환 연장을 요청하면 들어줘야 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신청이 이미 100만 건을 넘어서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정부가 구조조정 기업에 지원금을 줘 고용을 유지토록 하는 정책도 필요한 곳에 노동력이 공급되지 않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불량채권과 실업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않고 시간만 끄는 임시방편들이다. 지난 5년간 일본의 주가가 40%나 떨어진 것은 이 때문이다. 이런 정책들을 바로잡으면 일본경제는 다시 살아날 것이다.” ―한국에서는 일본의 정년연장 정책을 배워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나이가 들면 아무래도 생산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데, 급료와 대우를 생산성에 맞게 조정하면서 정년을 연장시켜야 한다.” ―세계적으로 포퓰리즘 현상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경제가 나쁘면 사회가 불안해지고, 불안이 커지면 포퓰리즘이 득세한다. 포퓰리즘은 재정을 악화시키고, 이것이 다시 사회불안을 고조시키는 악순환을 낳는다. 그리스가 대표적 사례이고, 프랑스도 이번 대통령선거로 그 가능성이 생겨났다. 일본도 이런 악순환에 빠져 있다. 세계적으로 보면 미국과 한국 정도가 악순환에 아직 빠지지 않았다. 여기에 한국경제의 강점이 있었다. 한국은 포퓰리즘의 악순환에 빠지지 않기를 바란다.” ―한-유럽연합(EU), 한미 FTA를 일본 기업들은 어떻게 보고 있나. “한국과 라이벌 관계인 일본 전자업체들에 FTA는 엄청난 위협이다. 글로벌 전자업체들의 경우 가격 1%를 놓고 사활을 건 경쟁을 벌이는데 FTA로 한국 전자업체들은 일본 업체들에 비해 15% 정도의 가격경쟁력 우위를 갖게 됐다.” ―한국경제에 대해 한마디 조언을 한다면…. “한국이 지난 십수 년간 이룩한 경제성과는 다른 나라와 비교할 때 뛰어난 수준이다. 물론 국내에서는 불만과 부작용이 있을 것이다. 성공에 도취해 변화를 거부하면 안 되지만 불만과 부작용을 너무 침소봉대(針小棒大)해서 길을 거슬러가도 실패한다. 너무 돋보기를 들이대지 말고 새처럼 멀리 봐야 한다.” 다케나카 교수는 최근 일본 내에서 “한국경제 시스템을 배워야 한다”는 이야기를 자주 강조한다. 그는 “한국이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글로벌 교육을 크게 강화하고 빅딜 정책을 통해 대기업들의 사업구조를 조정한 것이 지금 한국기업들의 경쟁력을 만들어 냈다”면서 “일본이 가장 배워야 할 대목”이라고 말했다.:: 다케나카 헤이조 교수는 ::―1951년생. 히토쓰바시(一橋)대 졸업―1987년 오사카(大阪)대 조교수―1990년 게이오(慶應)대 조교수―1996년 게이오대 교수―2002년 금융담당상·경제재정정책담당상―2004년 참의원 당선, 경제재정정책·우정민영화담당상―2005년 총무상·우정민영화담당상―2006년 게이오대 교수 복귀천광암 기자 iam@donga.com}

    • 2012-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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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금 경제계에선]“SK 3社 성공신화 확신한다”… 최태원 회장, 직원 분발 촉구

    ○…‘현장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최근 한 달 동안 그룹 본사 사무실 대신 서울 중구 을지로 SK텔레콤 T타워로 출근했던 최태원 SK 회장이 사내(社內) 게시판에 소회를 밝혀 눈길. 최 회장은 “무엇보다 의미 있는 성과는 SK하이닉스 인수라는 중대사를 성공적으로 완수한 것이다. 메모리반도체 세계 2위인 SK하이닉스와 함께 SK텔레콤은 앞으로 무형의 시너지를 구체화하면서 한층 가시적인 도약을 이루어낼 기반을 확보하게 되었다”고 자평. 지난해 10월 분사한 SK플래닛 직원들에게는 “구글 이전에 구글이 없었고, 애플 이전에 애플이 존재하지 않았다. SK플래닛 역시 이전에 존재하지 않았던 완전히 새로운 SK플래닛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당부. 최 회장은 “SK텔레콤, SK플래닛, SK하이닉스 3사가 ‘한마음 한 뜻’으로 성공 스토리를 만들어 기적과 같은 신화를 써내려 갈 것이라 확신한다”며 임직원들의 분발을 촉구. ○…다음 달 12일 개막하는 여수엑스포를 앞두고 때 아닌 임대용 아파트 확보 ‘전쟁’이 벌어져 현지 부동산업계가 희색. 여수엑스포에는 삼성, 현대자동차, LG, SK, 롯데, 포스코, GS 등 7개 기업이 전시관을 마련했는데, 행사 기간 호텔 등 숙소를 구하기가 쉽지 않자 기업들이 궁여지책으로 너도나도 아파트 장기임대를 알아보고 있다는 것. 기업전시관을 운영할 예정인 한 대기업 관계자는 “외국 협력회사 고위 관계자 등이 박람회를 찾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우리도 본사에서 적잖은 인원이 여수엑스포 기간 내내 머물러야 한다”며 “허름한 모텔도 하룻밤 숙박비가 10만 원 이상으로 오를 것으로 보여 아예 여수 시내 아파트 몇 채를 빌려 직원 숙소로 활용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 ○…지난해 물가대책회의의 단골 메뉴였던 전세가격 상승세가 주춤하면서 국토해양부의 담당 공무원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분위기. 전세 대책 마련에 야근은 기본이고, 거의 매일 비상대기를 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물가대책회의에 전세가격이 안건으로 올라오는 일조차 거의 없다는 것. 국토부의 한 사무관은 “가장 큰 ‘혹 덩어리’가 떨어져 나가면서 요즘 물가대책회의에선 ‘올라 올 안건 자체가 없는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온다”고 전언. ○…주로 한국은행 출신 인사들이 가는 자리였던 한국금융연수원장에 이장영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이 선임되면서 한은 직원들 간에 김중수 한은 총재에 대한 불만이 적지 않다고. 이번 인사를 앞두고 한 한은 임원이 지원 의사를 밝혔는데도 금감원 출신 인사에게 자리를 내준 데는 김 총재의 ‘무신경’도 원인이 됐다는 공감대가 일부 직원 사이에 형성돼 있다는 것. 금융계 관계자는 “한은 직원들은 퇴직 후 갈 자리가 많다는 점에서 금감원을 부러워하는 경향이 있다”며 “기존에 한은 몫이라고 생각했던 자리마저 금감원 인사가 차지하면서 박탈감이 심한 것 같다”고 귀띔. ○…정부가 사무실 밖에서도 일할 수 있는 스마트워크 환경 구축을 강조하면서 경제 부처 장차관 및 고위공무원 중심으로 태블릿PC 이용이 크게 늘고 있지만 태블릿PC 사용이 공무원 보안규정 위반이라는 지적이 나오자 당혹스러운 표정. 보안규정에 따르면 정부 보고서는 보안시스템이 설치된 컴퓨터에만 내려받을 수 있지만 태블릿PC에는 정부 보안시스템 설치가 불가능한 데다 정부 보고서를 외부 e메일을 통해 태블릿PC로 주고받는 것도 엄밀히 따지면 보안규정 위반에 해당한다는 것. 한 경제 부처 공무원은 “부처가 세종시로 이주하면 태블릿PC 의존도가 더 높아질 것”이라며 “보안규정을 바꾸든지, 보안시스템을 설치할 수 있는 태블릿PC를 자체 제작하든지 해야 할 것 같다”고 한마디. ○…지식경제부는 비리 취약 예산사업 특별관리, 자체 공직기강팀 신설, 비리 행위자에 대한 처벌 강화 등을 담은 ‘공직기강 강화대책’을 26일 발표. 이는 최근 지경부 서기관 등 2명이 산하 기관인 한국기계연구원 간부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기 때문이라고. 관가(官街)에서는 “지난해 소속 공무원들이 방사성폐기물관리공단으로부터 룸살롱 접대를 받은 사실이 드러나 곤욕을 치렀던 지경부 일부 공무원이 여전히 정신을 못 차린 것 같다”며 이번 대책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지켜보겠다는 반응. ○…공정거래위원회가 올 들어 면세점과 호텔들이 가격을 담합했다는 내용의 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호텔롯데와 호텔신라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자진신고를 한 것을 두고 다른 호텔들의 불만이 팽배. 공정위가 면세점 조사에 착수하자 호텔롯데가 먼저 담합 사실을 시인했고, 공정위 조사가 호텔 객실 및 연회 가격에까지 확대되자 이번에는 호텔신라가 먼저 “가격 정보를 공유했다”고 공정위에 고백했다고. 이는 맨 처음 담합 사실을 신고하는 기업에는 공정위가 과징금을 100% 면제해주기 때문. 호텔업계의 한 관계자는 “신라의 신고 이후 공정위가 롯데와 신라를 포함한 호텔 7곳을 추가로 조사했다”며 “두 업체의 ‘묘한 경쟁의식’ 때문에 다른 호텔에까지 불똥이 튀었다”고 푸념.}

    • 2012-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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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금 경제계에선]“파업 방송노조는 치외법권인가” 김영배 경총 부회장 작심 발언

    ○…김영배 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이 19일 일부 방송사 노조의 파업에 대해 “특권을 가진 사람들이 치외법권 지대에 머물러 있는 듯하다”며 강도 높게 비판해 눈길. 김 부회장은 이날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경총포럼 인사말에서 “KBS, MBC, YTN 등 언론노조의 파업은 목적에서나 절차에서나 적법 요건을 못 갖춘 불법 파업이고 노조 스스로도 그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고 지적. 그는 “(방송사 노조들이) 힘이 있는 노조이다 보니 (그에 대한) 대처가 신통치 않아 유감”이라면서 “대한민국 노사 관계를 위해 바로잡아야 하고 언론사는 사규에 따라 철저히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 경제계에서는 “방송사 노조의 파업에 대해 기존의 역학 관계상 갑(甲)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경제단체 인사가 강도 높게 쓴소리를 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어서 주목된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고. 경총 관계자는 “김 부회장이 미리 작심하고 발언을 준비한 걸로 안다”며 “대선을 앞두고 본격적인 협상 시즌이 다가오는 가운데 방송사들이 정치 이슈로 파업을 벌이는 일이 다른 민간 사업장에 끼칠 영향을 우려했던 것 같다”고 해석. ○…현대카드와 삼성카드 간 ‘표절 공방’이 사실은 매우 효과적인 ‘노이즈 마케팅’이었다는 분석이 나와 눈길. 두 회사가 내용증명까지 주고받으며 다투는 사이 논란의 대상이 된 상품들의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판매량도 덩달아 늘었다는 것. 논란의 주인공인 현대의 ‘제로카드’와 삼성의 ‘삼성카드4’는 전월 사용실적에 관계없이 무조건 할인을 해주는 상품인데, 서로 베꼈다고 주장하는 과정에서 해당 카드의 특징이 자연스레 알려진 것. 경쟁 카드업체 관계자는 “실제 의도와 상관없이 두 회사 모두 수십억 원의 마케팅 효과를 보게 됐다”며 부러운 눈길. ○…미국 제너럴모터스(GM)에 전기자동차용 2차전지를 공급하는 LG화학이 최근 GM 전기차 ‘볼트’의 판매 부진과 배터리 폭발 등 잇단 악재로 울상. LG화학은 GM 볼트의 배터리 납품 계약을 따내며 지난해 충북 오창공장을 준공하고, 미국에서도 미시간 주 홀랜드공장을 기공하는 등 쾌속 질주해 왔으나 이들 악재 때문에 갑자기 투자비용 회수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된 것. GM은 볼트를 올해 미국에서 4만5000대 팔겠다는 야심 찬 목표를 세웠지만 지난달 판매량이 2289대에 그칠 정도로 실적이 부진한 상황. ○…야근으로 악명 높은 기획재정부 예산실이 올해부터 야간심의를 중단하기로 선언했지만 예산실 공무원들은 시큰둥한 반응. 예산실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토요일과 휴일, 야간심의를 금지하자는 움직임이 일부 있었지만 흐지부지됐다”면서 “올해는 대선을 앞두고 예산을 편성하면서 고려해야 할 변수가 많아져 야간심의 중단이 공염불에 그칠 개연성이 높다”고 설명. 재정부에서는 박재완 장관이 야심 차게 추진한 ‘8-5제(오전 8시 출근, 오후 5시 퇴근)’에 대해서도 직원 설문조사 결과 약 70%가 반대했다는 후문. ○…삼성그룹 임직원들이 대학생 대상 직업과 진로 조언을 해주는 ‘Gift for you 삼성 직업 멘토링 시즌 2’에 고위 임원이 대거 참여해 눈길. 멘토 임직원 수만 지난해(1000명)의 5.8배(5817명)로 늘었고, 최치훈 삼성카드 사장, 김신 삼성물산 상사부문 사장, 윤진혁 에스원 사장 등 임원급 300여 명도 참가. 분위기가 달아오르면서 김순택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부회장)도 추가로 멘토를 자청하며 사내(社內)의 뜨거운 멘토링 열기를 반영. 멘토로 나선 삼성의 한 직원은 “멘토링을 신청한 대학생들의 절절한 사연을 보고 정신이 번쩍 들었다”며 “지난해 참여했던 다른 멘토에게 비법이라도 한 수 배워야 할 것 같다”고 한마디. ○…서울 여의도에 있던 금융위원회가 새 둥지로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를 사실상 확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금융업계에서 희비가 교차. 여의도에 대부분 포진한 증권사들은 금융위원회의 이전 결정에 겉으로 드러내진 않지만 크게 반기는 분위기. 반면 광화문 일대에 밀집해 있는 은행과 보험사들은 “가까운 곳에서 상전을 모시게 됐다”며 불편한 속내를 드러내. 한 금융권 관계자는 “올 연말 대선 이후 정권이 바뀌면 정부 조직이 개편될 수 있기 때문에 지금 금융위원회가 이전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주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다음TV’를 갑자기 공개한 이후 다음커뮤니케이션의 반응이 냉탕과 온탕을 오가 눈길. 공개 당일 다음 측은 “정 부회장이 다음TV를 공개한다는 사실을 사전에 연락받지 못했다”며 황당하다는 표정.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다음이 20일 제주 본사로 기자들을 초청해 다음TV를 공개함으로써 이벤트 효과를 극대화하려고 했는데, 정 부회장의 공개로 김이 빠진 것 아니냐”고 동정. 하지만 관련 뉴스가 여러 매체에 소개되면서 톡톡한 홍보효과가 나타나자 다음 측의 반응은 하루 만에 180도 달라져. 다음의 한 관계자는 “영향력 있는 유력인사가 직접 사용해 보고 입소문 마케팅까지 해주니 우리로서는 좋을 따름”이라고 희색.}

    • 2012-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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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금 경제계에선]이건희 회장 ‘새벽 출근’ 적절한 자극으로 군기잡기?

    ○…주로 매주 화·목요일에 서울 서초구 서초동의 삼성전자 사옥으로 출근하는 이건희 삼성 회장이 10일과 12일에는 평소보다 1시간 정도 이른 오전 6시 40분경 회사에 나오자 그 배경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나와. 삼성 내부에서는 이 회장의 이번 주 조기 출근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는 시각도 있지만 그의 치밀한 성격을 감안할 때 나름대로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우세. 업무역량이 뛰어난 임직원에 대한 인사 및 급여 상의 파격적 인센티브 제공과 함께 때로 적절한 자극을 통해 조직의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조직 경쟁력을 높여온 이 회장의 리더십 스타일을 감안할 때 전체 삼성 임직원들에게 글로벌 경쟁 시대에 긴장을 늦추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것. 이에 앞서 이 회장이 10일 지역전문가 출신 임직원들과 2시간 동안 점심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는 다 바꾸자”고 과거 이야기했던 배경이나 “주변에서 5년, 10년, 20년 뒤를 내다보지 않아 답답했다”는 등의 발언을 한 것도 이런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는 관측이 나오기도.○…하이트진로가 일선 영업조직에 “경쟁사에 대한 루머를 판촉에 활용하지 말라”는 내용의 공문을 내려 보내 그 배경을 놓고 주류업계가 설왕설래. 주류업계 일각에서는 “그동안 롯데주류의 ‘처음처럼’이 알칼리 환원수 유해성 논란에 휘말린 과정에 하이트진로가 개입했다는 ‘음모론’이 돌았던 것과 관련이 있지 않겠냐”고 추측. 하이트진로는 이 같은 풍설에 대해 “롯데주류 관련 루머는 한때 업계에 돌았던 ‘진로가 일본 자본으로 세워진 회사’라는 소문만큼이나 황당한 얘기”라며 “공문 발송은 경쟁업체가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정정당당하게 공정경쟁을 하자는 원칙을 강조한 것 뿐”이라고 일축. ○…한국무역협회와 대한상공회의소가 총선 결과가 나오기도 전인 11일 저녁 이에 대한 논평을 미리 발표해 눈길. 총선 핵심 쟁점 중 하나인 자유무역협정(FTA)을 적극 지지하는 무역협회는 이날 “19대 국회는 친기업정책을 펼쳐주기를 바란다”며 “추가적인 FTA 체결 및 발효를 통해 경제영토를 넓히는 데 적극 나서 달라”고 요청. 대한상의는 “규제완화와 감세,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 등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고 시장경제의 활력을 높이는 국회가 돼 주기를 기대한다”고 주문. 재계 일각에선 “최근 새누리당마저 좌클릭하는 상황에서 어떤 정당이 승리해도 정치권의 반기업 분위기가 크게 바뀌지 않을 것으로 경제단체들이 판단한 게 아니냐”는 반응.○…금융투자협회가 박종수 신임 회장 취임 이후 ‘출근시간 조정’을 놓고 내부 신경전을 벌여 눈길. 박 회장은 “회원사들은 8시 출근인데 협회가 9시 출근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며 출근 시간을 앞당길 것을 지시했으나 노조의 반발로 우선 팀당 1명씩 돌아가며 8시에 출근하기로 절충. 회원사들은 심의를 받으러 협회에 갔다가 협회 직원들이 출근할 때까지 기다린 경우가 많았다며 협회 출근시간 조정을 바라는 분위기. 이에 대해 금투협 관계자는 “그 대신 회원사들은 장이 끝나고 오후 5∼6시면 퇴근하지만 우리는 업무 특성상 오후 7시 넘어서까지 있을 때가 많다”며 “신임 회장이 취임한 뒤로 사무실 책상 사이에 세워진 가림막도 낮아지는 등 일하기가 더 팍팍해졌다”고 푸념.○…2011년 금융권 연봉을 분석한 기사(본보 10일자 B6면 보도)가 나간 뒤 조사 대상이 된 전체 54개 금융 회사 중 17위에 오른 신한캐피탈은 “연봉이 너무 높게 나왔다”며 곤혹스러운 표정. 신한캐피탈은 지난해 직원 평균 연봉이 6137만 원으로 신한금융그룹 내에서는 지주(9800만 원), 카드(6500만 원), 은행(6300만 원)에 이어 네 번째로 높다고. 신한캐피탈은 직원 평균 근속 연수가 7년 6개월로 비교적 젊은 직원이 많은 점을 감안하면 근속 연수가 14년 10개월인 은행, 9년인 카드에 비하면 임금이 낮지 않은 수준. 신한캐피탈 관계자는 “신한금융그룹 내 다른 계열사 직원들이 우리가 월급을 엄청 많이 받는 것으로 생각할까봐 신경이 쓰인다”며 “우리는 비정규직 직원이 적기 때문에 연봉에 착시 효과가 있다”고 주장. ○…한국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는 11일을 기준으로 인터넷TV(IPTV) 가입자 수가 500만 명을 넘었다고 12일 발표. 협회 관계자는 “2009년 1월에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3년 4개월이 걸렸다”면서 “IPTV 가입자가 국내 유료방송 중 가장 빨리 늘었다”고 설명. IPTV는 통신과 방송을 결합한 서비스로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는 각각 올레TV, BTV, 유플러스TV라는 이름으로 사업을 하는 중.○…휴대용멀티미디어플레이어(PMP) 제조업체인 아이스테이션이 최근 자본잠식으로 상장폐지 결정이 내려지자 PMP나 MP3플레이어를 주력으로 삼던 다른 업체들도 “남의 일이 아닐 수 있다”며 전전긍긍. 4∼5년 전 PMP는 중고교생들에게 최고의 선물 대우를 받으며 제조업체들도 좋은 시절을 누렸지만, 스마트폰과 태블릿PC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급격히 시장이 위축된 것. 업계의 한 관계자는 “스마트폰이 잘 나가는 게 걱정되긴 했지만, 우리가 이렇게 한순간에 휘청거릴 줄은 몰랐다”고 한숨.}

    • 2012-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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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금 경제계에선]‘현대車 옛 스승’ 미쓰비시車 “이젠 우리가 배울때”… 업계 “격세지감”

    ○…한때 ‘현대자동차의 스승’이던 일본 미쓰비시자동차가 최근 한국 자동차산업을 보는 눈이 상당히 달라지고 있어 눈길. 미쓰비시차는 5월 개막하는 2012 부산모터쇼에 해외조달 책임자를 파견해 한국산 부품 구매에 나설 예정이라고. 과거 미쓰비시차가 현대차에 기술을 전수하고 엔진 부품을 공급하던 것에 비하면 전세가 역전된 것. 또 미쓰비시 승용차의 한국 판매를 이달부터 재개하면서 최근 한국을 찾은 마쓰코 오사무 미쓰비시차 사장은 방한 기간에 현대차그룹의 핵심 부품업체인 현대모비스를 찾아 회사 현황 등을 면밀히 살펴보고 가기도. 자동차업계의 한 관계자는 “그토록 높은 벽으로만 느껴지던 일본 자동차업체가 이제는 한국차를 배우려는 것을 보면 격세지감이 느껴진다”고 촌평.○…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복지공약을 검증하겠다고 의욕을 보이던 기획재정부가 선거운동 기간 엄정중립을 유지해야 한다는 선거법 규정 때문에 사실상 손발이 묶였다고. 재정부는 지난달에 복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복지에 따르는 재정 소요 분석을 내부적으로 마무리했지만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선거법에 저촉될 수 있다고 해석하면서 발표를 못하고 있는 상황. 박재완 재정부 장관은 “선거를 앞두고 특정 공약을 검증한다고 하면 진정성을 의심받을 수 있다”고 한 발 물러섰지만 유권자에게 필요한 정보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기도.○…하이닉스반도체가 SK라는 새 주인을 맞아 SK하이닉스로 새롭게 출발한 출범식이 열린 26일 이 회사 임직원들은 행사 30여 분 전부터 경기 이천시 본사 체육관에 모여 행사 준비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는 후문.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김문수 경기도지사 등 귀빈들이 입장할 때 박수를 얼마나 오래 쳐야 하는지까지 치밀하게 준비했다고. SK하이닉스 임직원들은 다들 감격에 겨운지 열광적으로 박수를 치고 환호를 보냈는데, 이날 축사를 맡은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북한처럼 힘차게 박수를 쳐줘서 고맙다”는 농담을 하기도. ○…최근 삼성물산 건설부문(삼성건설)이 분양한 ‘래미안 한강신도시 2차’가 순위 내 청약 마감에 실패하자 김포 한강신도시에서 분양을 준비 중인 다른 대형 건설사도 덩달아 시름에 빠져. 롯데건설과 대우건설은 올해 한강신도시에서 각각 1136채, 944채의 대규모 분양에 나설 예정. 이들은 삼성건설이 경쟁사인데도 한강신도시의 ‘미분양 저주’를 풀어주길 바라면서 분양 선전(善戰)을 바랐지만 ‘완판’에 실패하자 적잖은 충격에 빠졌다는 것. 한 건설사 관계자는 “래미안이라면 한강신도시에서 성공할 줄 알았다”며 “앞으로 어떤 전략을 내세워야 분양에 성공할지 내부적으로 고민이 많아졌다”고 한마디.○…지난해 12월 부장급 이상의 인사를 끝낸 한국전력공사가 후속인사를 차일피일 미루면서 직원들이 사실상 복지부동 상태에 들어갔다고. 김중겸 한전 사장이 인사팀에서 가져온 후속 인사안에 대해 계속 퇴짜를 놓으며 보완을 요구하자 일각에서는 “외부 사장이 한전의 인사 시스템을 신뢰하지 못하는 게 아니냐”는 볼멘 목소리도 나오는 상황. 지난해 9월 취임한 김 사장은 한전 본사 직원들의 인사차트를 일일이 체크하며 장단점을 파악하는 등 공기업의 근본적인 개혁을 준비 중이라는 후문.○…KDB산업은행, 예금보험공사, 한국거래소 등 금융위원회 산하 또는 유관기관들은 5월 이른바 ‘김석동배 축구대회’를 앞두고 참가팀의 전력을 분석하느라 때아닌 정보전을 펼치고 있다고. 16개 팀이 참가하는 이 대회의 공식 명칭은 ‘금융위원장배 축구대회’이지만 금융권에서는 축구 마니아로 알려진 김 위원장을 의식해 ‘김석동배 축구대회’라고 부르고 있다는 것.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금융권이 원래 축구와는 거리가 있어 대회가 썩 달갑지만은 않지만 그래도 기관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인 만큼 준비를 안 할 수는 없다”고 전언.○…총선에 출마하기 위해 신한투자금융 최고경영자(CEO)직에서 물러났던 이휴원 전 사장이 새누리당 공천에서 탈락한 뒤 부회장으로 다시 출근하기 시작하자 그의 복귀를 두고 설왕설래. 이 부회장은 계열사 CEO가 물러나면 예우 차원에서 1년간 부회장을 맡기는 신한금융그룹 관례에 따라 내년 1월까지 부회장 직함을 유지할 수 있다고. 하지만 인맥이 두텁고 금융, 스포츠, 정치 등 다방면에 관심이 많은 그가 부회장 임기가 끝나기 전에 새 일을 찾을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은 실정.○…신동휘 전 CJ그룹 홍보실장(부사장급)이 이번 주 초 CJ제일제당 전략지원팀에서 대관(對官) 업무를 총괄하는 대외협력담당 임원에 보임돼 그 배경에 재계의 관심이 집중. 신 부사장은 대한통운 인수과정에서 삼성그룹과 불필요하게 각을 세웠다는 평가를 받고 지난해 6월 인사에서 실권 없는 한직인 CJ제일제당 미디어커뮤니케이션 담당으로 이동. 재계에서는 CJ가 신 부사장을 컴백시킨 것이 최근 이재현 그룹회장의 부친인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소송과정에서 드러난 그룹의 대외 영향력 열세를 보완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와.}

    • 2012-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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