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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성장을 지속한 한국경제의 궤적에서 대졸 취업난이 사뭇 심각해진 것은 1990년대 중반쯤으로 기억된다. 1996년 10월 아직 올챙이티를 벗지 못한 기자는 서울에서 열린 한 취업박람회장을 찾았다. 박람회장 입구에 유독 지친 표정의 대학생 한 명이 보였다. 강릉대 전자공학과 4학년생 C였다. C는 나흘간 박람회장 2곳을 돌면서 지원서 20장을 받았다고 했다. 1장에 1시간 이상 줄을 서야 했기 때문에 녹초가 됐지만, 그래도 “채용박람회가 좋다”고 했다. 적어도 지방대생이라는 이유로 원서조차 못 받는 일은 없었기 때문이다. C의 분투기는 ‘울고 싶은 대학 4년생’이라는 제목으로 그해 10월 25일자 동아일보 1면에 큼지막하게 실렸다. 대형 권력비리사건이 줄을 이었고, 이런 종류의 연성(軟性)기사를 1면에 올리는 것 자체가 별로 흔치 않던 시절이다. 그런데도 1면의 절반을 차지할 만큼 파격적으로 C의 고생담이 소개된 것은, 앞서 이야기한 대로 이 무렵부터 대졸 일자리 문제가 한층 심각해졌기 때문이다. 이후 한국경제는 외환위기를 겪는 등 굴곡도 있었지만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국내총생산(원화 기준)은 2.7배로 늘었다. 산업분야에서는 삼성전자가 소니와 노키아를 누르고, 현대자동차가 닛산과 혼다를 제치는 기적 같은 일도 벌어졌다. 그러나 청년 일자리 사정은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다. 아니 심하게 나빠졌다. C는 비록 힘든 과정을 거쳤지만 졸업장을 손에 쥐기 전에 국내 양대 전자대기업 중 한 곳에 정규직으로 취업했다(지금도 이 회사에서 간부로 일하고 있다). 이에 비해 요즘은 4년 만에 졸업을 하고 유수의 대기업에 취업한다는 것은 제한된 소수만 누릴 수 있는 사치다. 취업에 필요한 스펙을 쌓기 위해서는 1년 안팎의 어학연수나 인턴근무가 필수이기 때문이다. 청년실업은 ‘이태백’ 등의 유행어를 낳는 수준을 넘어 세대문제로 비화했다. 이른바 ‘88만원 세대’(최저임금 수준의 비정규직 일자리나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어간다는 뜻)의 등장이다. 특히 대졸 취업난은 최근 들어 경기에 상관없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전문대 이상 고등교육기관 졸업자의 취업률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8, 2009년 각각 76.7%와 76.4%를 나타냈지만, 오히려 그 여진에서 벗어난 2010년 이후에는 50%대에서 맴돌고 있다. 대졸 취업난은 이제 경기 문제를 넘어 구조적인 문제가 됐다는 의미다. 이런 가운데 국제노동기구(ILO)는 최근 ‘절망적인 청년노동시장’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앞으로 5년간 청년실업이 각국 정부를 괴롭히는 심각한 문제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런데 앞으로 5년 동안 한국경제를 책임질 여야의 대권후보들은 어떤가. 제대로 된 해법을 제시하는 것은 고사하고, 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기본인식조차 없는 것으로 보인다. ‘88만원 세대’라는 신조어를 처음 만들어 낸 동명(同名)의 단행본은 20대를 향해 “토플 책을 덮고 짱돌(상징적인 의미)을 들라”고 촉구한다. 20대들은 “가진 돈도 없이 아르바이트를 통해 하루 벌어 하루 먹기 바쁜 우리에게 짱돌이 어디 있느냐”고 반문할지 모른다. 하지만 20대의 손에는 ‘신성한 한 표’라는 이름의 짱돌 660만 개가 쥐어져 있다. 20대여, 지금이야말로 여야 대선후보들을 향해 짱돌을 들 때다. 혜택은 기성세대가 보고, 비용은 20대가 치러야 하는 복지포퓰리즘 공약의 남발을 중단시켜야 한다. 그리고 무슨 산업을 어떻게 키워서, 몇 개의 일자리를 만들어 낼지 대선후보들이 진지하게 고민해서 답하게 만들어야 한다. 대통령 선거일까지는 앞으로 100일. 이 시간이 지나면 ILO가 경고하는 암울한 5년이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천광암 경제부장 iam@donga.com}

20세기가 낳은 천재 물리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시간이 상대적이라고 했다. 물체의 운동속도에 따라 빨리 흐르기도 하고 천천히 흐르기도 한다는 것이다. 영국의 랩가수인 DJ 베이더는 그의 곡에서 상대성이론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남자가 예쁜 여자와 한 시간을 함께 있으면 1분처럼 느껴질 것이다. 그러나 뜨거운 난로 위에 1분 동안 앉아 있으면 한 시간보다 길게 느껴질 것이다. 그게 상대성이다.” 최근 경제 이슈를 둘러싼 여야 정치권의 논란을 지켜보면서 “시간은 상대적”이라는 아인슈타인과 DJ 베이더의 통찰에 공감한다. 마치 우리나라에는 ‘정치시계’와 ‘경제시계’라는 두 개의 시계가 따로 있는 듯한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경제시계의 바늘은 속도 전쟁이라는 용어가 함축하듯 눈이 핑핑 돌아갈 정도로 빨리 가는 것이 특징이다. 새 기술의 TV를 개발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보면 경제시계의 바늘이 얼마나 빨라져 왔는지를 잘 알 수 있다. 경영학자들에 따르면 1954년에는 45년이 걸렸지만, 1999년에는 10년, 2009년에는 2년, 2010년에는 6개월로 짧아졌다. 스마트폰의 신제품 교체 주기는 2, 3개월에 불과하다고 한다. 1년 중의 절반을 해외에서 보낸다는 한 기업인은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생산시설이나 주요 시장이 해외에 있을 경우 정상적인 절차를 통해 관련 동향을 보고받고 대책을 마련해서는 ‘때’를 놓치게 된다. 최고경영자(CEO)가 현장에서 문제를 직접 접하고 현장에서 의사결정을 내리는 기업만이 지금의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경제시계에 비하면 한국의 정치시계는 바늘이 움직이는 속도가 한없이 느리다.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은 우리금융지주 민영화나 인천공항 지분 매각 등 주요 국책사업을 차기 정권으로 미뤄야 한다고 주장한다. 인천공항 지분 매각이나 우리금융지주 민영화의 방향 자체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본다면 또 다른 이야기일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은 정권 말이라서 논의를 다음 정권으로 넘겨야 한다는 논리는 분초 단위로 경쟁이 이뤄지는 글로벌 경제의 실상을 감안할 때 너무 한가한 소리로 들린다. 은행산업을 예로 들면 현재 한국의 은행들은 100년 만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기회를 맞았다. 국제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의 평가등급을 보면 요즘 신한 국민 산업은행의 신용등급은 골드만삭스 도이체방크 BNP파리바 UBS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투자은행들보다 높아졌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상상하기도 힘든 일이었다. 물론 우리 은행들이 잘해서라기보다는 외국의 경쟁 상대들이 유럽 재정·금융 위기 등으로 신뢰도에 큰 타격을 입으면서 벌어진 일이다. 그렇더라도 한국의 은행들이 상대적인 국제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임에는 틀림없다. 만약 이번 기회를 그냥 흘려보낸다면 우리 은행산업이 삼류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가 영영 안 올지 모른다. 인천공항 문제도 마찬가지다. 얼마 전 만난 경제부처의 한 장관급 공직자는 “인천공항이 각종 국제평가에서 1위를 휩쓸지만 지금 추가 투자를 하지 않으면 앞으로 몇 년 안에 순위가 뚝 떨어질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출자총액제한제도 등으로 대표되는 경제민주화 논란의 경우는 느리다는 수식어조차 적절치 않아 보인다. 출자총액제한제도는 1986년 도입된 이후 완화, 폐지, 부활을 반복하다가 2009년 용도가 다해 폐지된 제도다. 민주통합당이 이런 출자총액제한제도를 간판정책의 하나로 꺼내든 것은 딱한 일이다. 바늘이 앞으로 가지 못하고 제자리에서 까딱거리는 고장 난 벽시계를 연상시킨다.천광암 경제부장 iam@donga.com}

○…최근 철근 공급가격 인하를 놓고 벌어졌던 철강업계와 건설업계의 기(氣)싸움이 철강업계의 ‘판정승’으로 일단락.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철근을 생산하는 일부 철강업체는 6월 t당 철근 공급가격을 전월인 5월보다 1만 원 적은 82만5000원으로 책정했는데 이는 당초 건설업계가 2만5000원을 낮춰 달라고 요구한 것에 비하면 인하폭이 절반도 안 되는 수준. 철근 공급가격은 한 달에 한 차례씩 철강회사, 건설회사, 지식경제부, 국토해양부 관계자들이 모여 시장 상황 및 원료비, 환율 등을 고려해 결정. 이번에 건설업계는 “재개발과 대형 공사 진행으로 철근 출하량이 늘어 대폭적인 가격 인하가 필요하다”는 논리를 펼쳤지만 “원화 약세와 산업용 전력요금 인상 가능성, 중국산 제품의 저가 공세와 글로벌 경제 불안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큰 폭의 가격 인하는 어렵다”는 철강업계의 논리에 밀렸다는 후문. 철강업계는 6월 말에 열리는 회의에서는 철근 공급가격을 인상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다시 한 번 양측의 충돌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간 정책협의를 위해 매년 2, 3차례 열리는 시도경제협의회에 서울시가 세 번 연속 불참해 이런저런 뒷말이 나오고 있다고. 기획재정부는 4일 대전 통계교육원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활용 지원과 지역경제 활성화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시도경제협의회를 개최했으나 참석 대상 16개 광역지자체 가운데 서울시만 불참. 서울시의 불참은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앞두고 열린 지난해 7월과 올해 2월 열린 협의회에 이어 연속 세 번째. 일각에서는 박원순 서울시장 취임 후 한미 FTA와 공공요금 인상 문제를 둘러싸고 정부와 서울시가 갈등을 빚은 악연을 떠올리기도. 재정부 당국자는 “정부와 지자체 간 정책협의를 위해 마련된 자리인 만큼 서울시가 하반기 협의회 때는 참석해주면 좋겠다”고 언급.○…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6일부터 시작되는 삼성그룹 신입사원 하계수련대회의 마지막 날인 8일 이례적으로 ‘도전정신’을 강조하는 영상 메시지를 전달하기로 해 눈길. 이 회장은 이번 행사에 참석하지는 않고 “새로운 출발점에 선 신입사원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장래의 꿈과 목표를 세우고 끊임없이 도전하는 것”이라는 내용의 영상 메시지를 전달할 계획. 신태균 삼성인력개발원 부원장은 “신입사원 하계수련대회가 올해로 26회째를 맞는데 새로운 25년의 출발이라는 의미에서 특별히 격려 메시지를 전달하는 걸로 알고 있다”고 설명. ○…카카오톡이 무료통화 서비스(보이스톡)를 시작하자 이동통신사인 SK텔레콤과 KT가 강력히 반발하는 가운데 카카오톡의 ‘보이스톡 신청 동의서’ 내용이 톡톡 튀는 내용이어서 화제. ‘1. 보이스톡은 전화가 아니라 mVoIP(모바일인터넷전화) 데이터 통신망 기반의 실시간 음성대화 기능임을 알아둘게요’로 시작하는 동의서에는 ‘남친(남자친구)/여친(여자친구)에게 10시간 이상 계속 보이스톡 하자고 조르지 않겠습니다’ 등 장난스러운 내용들과 함께 ‘많은 데이터를 쓸 때에는 와이파이 등을 이용하고, 내가 가입한 통신망도 사랑할 거예요’라는 문장도 있다는 것. 한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무임승차해 우리 밥그릇을 빼앗겠다는 사람들이 ‘가입 통신망도 사랑해 달라’고 하니, 일부러 약 올리는 것 같아 더 불쾌하다”고 발끈. ○…최근 증권업계에 불어닥친 특허 분쟁에 대해 ‘지식재산권 보호’냐 ‘노이즈 마케팅’이냐를 두고 증권업체 간 신경전이 치열. SK증권은 올해 특허등록을 한 자사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주식 파수꾼’ 서비스 가운데 투자종목이 목표가격에 도달했을 때 푸시 알람을 해주는 기술 등을 도용했다며 2월과 4월 두 차례에 걸쳐 대우증권 우리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에 경고장을 발송. 경고장을 받은 일부 증권사는 “SK증권이 특허분쟁을 통해 자신들의 MTS를 홍보하려는 노이즈 마케팅을 쓰고 있다”며 “소송을 한다고 해도 대응하지 않는 게 차라리 낫다”고 불편한 심기. ○…LG생활건강이 최근 주요 온라인쇼핑몰에서 분유시장 진출 첫 작품인 액상분유 ‘베비언스 퍼스트밀’의 판매를 시작하면서 보도자료 한 장조차 배포하지 않아 눈길. LG생활건강은 “소비자의 반응을 살피는 시험판매 단계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지만 “대기업이 불과 4000억 원 규모인 분유시장에까지 손댄다는 비판을 받을까 조심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와. 한 경쟁업체 관계자는 “LG생활건강이 올해 초 분유시장 진출에 필요한 핵심 인력인 산부인과 영업팀을 기존 분유업체에서 스카우트하려 했으나 사정이 여의치 않자 상대적으로 영업력이 덜 필요한 액상분유부터 내놓는 쪽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

○…최근 국내 대기업 고위경영자들이 프로야구 경기장을 잇달아 찾으면서 산업계에서도 야구를 둘러싼 화제가 만발.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의 아들인 이재용 사장이 11일 서울 잠실야구장을 찾은 모습이 TV 전파를 타면서 주류업체 하이트진로는 “기대하지 않았던 광고효과를 보게 됐다”며 반색. 이 사장이 하이트진로 제품인 ‘맥스’를 마시며 경기를 관람하는 사진이 인터넷에 올라오자 일부 누리꾼은 “삼성의 황태자도 맥스를 마신다”며 관심을 보였다고. 또 한동안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을 자제하던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16일 한화와 두산 간의 경기가 열린 잠실야구장을 방문해 경영과 야구의 공통점에 대해 “둘 다 목숨 걸고 하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발신. 이날 김 회장은 한화 팬들이 ‘김승연’을 외치자 관중석을 향해 두 손으로 ‘키스를 날리는’ 등 여유를 보였는데 게임도 이준수의 결승 2타점 2루타에 힘입어 한화가 승리해 김 회장으로서는 야구장을 찾은 보람이 배가됐다는 분석. ○…정준양 포스코 회장이 15일 이 회사 홍보 베테랑인 김상영 포레카 사장에게 ‘회장 언론보좌역’을 겸직하게 하는 인사를 전격 단행해 눈길. 김 사장은 올 3월 정기 임원인사에서 홍보업무 등을 총괄하는 부사장급 CR본부장에서 물러나 포스코 계열 광고대행사인 포레카 사장으로 옮겼는데 당시 ‘형식은 승진이지만 내용은 좌천 성격이 짙다’는 분석이 우세. 이번에 김 사장이 두 달 만에 포레카 사장 겸 회장 언론보좌역으로 대(對)언론 업무에 복귀한 것은 최근 포스코 및 정 회장을 둘러싼 각종 악재성 보도에 더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리스크 관리 강화’ 차원이라는 분석. 한편 포스코 내부에서는 최근의 내우외환과 관련해 이구택 전 회장의 후임 회장 인선 당시 정 회장과 경쟁을 벌였던 윤석만 전 사장을 지원하는 일부 전현직 회사 관계자가 다시 움직이면서 ‘정준양 몰아내기’에 가까운 권력 암투 성격으로 치닫는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어 주목. 포스코 관계자들은 “정 회장도 그리 잘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두 사람과 관련해 쏟아지는 보도 가운데 실제 있었던 일과 달리 일방적으로 윤 전 사장에게 유리하고 정 회장에게 불리한 내용만 많은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이런 식으로 가다가는 자칫 회사 경영에까지 큰 부담을 주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하기도. ○…이명박 대통령이 이달 2일 불법사금융피해신고센터가 설치된 금융감독원을 방문하기 전 이 건물 1층 로비에 까치가 날아들어 직원들이 쫓아내느라 애를 먹었다는 후문. 1일 까치 두 마리가 열어놓은 창문을 통해 1층 금감원 로비 안으로 들어왔는데, 이날은 한 마리만 쫓아냈고 나머지 한 마리는 다음 날인 2일 이 대통령 도착 직전에 간신히 날려 보냈다는 것. 지난해 5월 금감원 방문 시 부산저축은행 사태 감독 부실과 직원 연루 의혹 등을 강하게 질타했던 이 대통령은 이날 격려의 말을 많이 했는데, 이를 놓고 한 금감원 관계자는 “길조로 알려진 까치가 날아든 덕분이 아니겠느냐”며 희색. ○…15일부터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고 있는 ‘월드 IT쇼(WIS)’에 삼성전자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를 전시하지 않자 뒷말이 무성. 이에 대해 일부 언론에서 올해 LG전자의 OLED TV가 1등 격인 대통령상을 받고 삼성 제품은 2등인 국무총리상에 내정되자 출품을 포기한 것이라는 등의 분석 기사가 나와. 삼성전자 측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심사 결과가 결정되기 전에 출품을 철회했으며 기술 유출이 우려돼 일반에 공개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곤혹스러운 표정이 역력. 삼성전자는 다음 달 출시 예정인 스마트폰 ‘갤럭시S3’도 전시 대상에서 제외. 이 때문인지 LG전자 임원들은 행사장을 대거 방문한 반면 삼성전자 임원들은 거의 모습을 보이지 않아 대조적인 풍경. ○…대한주택보증이 최근 법정관리에 들어간 풍림산업의 분양보증 대상 사업장 정보를 언론에 공개하지 않은 것은 국토해양부 측의 함구령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와. 대한주택보증 측은 “풍림산업 분양보증 대상지인 인천 부평5구역과 서울 금천구 한양재건축의 경우 각각 삼성건설과 현대건설이 공동 시공을 맡았다”며 “국토부가 업계 1, 2위인 현대건설과 삼성건설에까지 불똥이 튀지 않을까 걱정하더라”고 귀띔. 이어 “5·10 주택거래 정상화 방안 발표를 앞두고 가뜩이나 얼어붙은 건설경기에 찬물을 끼얹지나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라고 전언. ○…기획재정부가 최근 ‘중소기업 대출금리 인하펀드’ 등 중기 관련 대책들을 내놓는 배경을 놓고 일각에서 “재정부 기획조정실장 출신인 박철규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 때문이 아니겠느냐”는 추측을 제기. 중소기업 정책은 지식경제부와 중소기업청이 주로 맡아 재정부와는 업무 협조할 것이 별로 없지만 재정부 출신 이사장이 ‘친정’을 자꾸 바라보자 자연스럽게 중소기업 대책이 나오고 있다는 해석. 이에 대해 한 재정부 당국자는 “중소기업 육성을 주요 정책 과제로 삼고 있기 때문에 관련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지 누구 영향을 받았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억측”이라고 반박.}

“한국 정치인들이 다음 선거가 아닌, 다음 세대를 생각한다면 일부 반대와 혼란을 감수하더라도 한미,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을 실현시키는 것이 맞다.” 일본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 시절 금융·경제재정정책담당상 등을 지내며 ‘고이즈미 구조개혁’의 설계자로 불렸던 다케나카 헤이조(竹中平藏) 게이오(慶應)대 교수는 “한국이 포퓰리즘의 악순환에 빠지지 않기를 바란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고려대 일본연구센터와 동아시아문화교섭학회가 주최한 11일 학술대회에서 ‘대재난과 일본 경제사회’에 대해 주제발표를 한 다케나카 교수는 동아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동일본 대지진 이후 한국 국민이 보내준 따뜻한 성원에 모든 일본 국민이 마음으로부터 감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터뷰와 주요 강연내용을 일문일답 형식으로 소개한다. ―일본 전력생산의 30%를 담당하는 원자력발전소가 모두 가동을 중단했다. 주민들의 반대 때문에 발전 재개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 일본경제에 어떤 영향이 나타날 것으로 보나. “제조업체들이 안심하고 투자나 설비 확장을 하기 어려울 것이다. 전기 문제가 아니어도 일본은 가뜩이나 법인세율이 높고 노동규제가 많은 나라다. 이참에 전기 부족을 이유로 생산설비를 해외로 이전하는 기업들이 나올 것이다. 산업공동화가 우려된다.” ―최근 한국에서도 출간된 ‘일본 대재해의 교훈’이라는 공저를 보면 활용하기에 따라서는 일본경제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대목이 있던데…. “폐허 위에 새로운 도시를 만드는 것은 빈 도화지에 그림을 그리는 것과 같다. 기존 도시를 재개발하는 것보다 과감하고 대담한 발상을 할 수 있다. 1923년 도쿄(東京) 일대는 이번 지진보다 더 큰 재난을 겪었다. 당시 일본정부는 국내총생산(GDP)의 40%에 이르는 재원을 쏟아 붓는 대담한 부흥계획을 세웠다. 반대 때문에 일부 계획은 축소됐지만 ‘큰 그림’ 덕에 오늘날 도쿄의 골격이 만들어졌다.” ―일본경제의 향후 진로를 어떻게 보나. “민주당 정권이 들어선 이후 몇 가지 잘못된 경제정책을 폈다. 중소기업이 은행에 채무상환 연장을 요청하면 들어줘야 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신청이 이미 100만 건을 넘어서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정부가 구조조정 기업에 지원금을 줘 고용을 유지토록 하는 정책도 필요한 곳에 노동력이 공급되지 않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불량채권과 실업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않고 시간만 끄는 임시방편들이다. 지난 5년간 일본의 주가가 40%나 떨어진 것은 이 때문이다. 이런 정책들을 바로잡으면 일본경제는 다시 살아날 것이다.” ―한국에서는 일본의 정년연장 정책을 배워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나이가 들면 아무래도 생산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데, 급료와 대우를 생산성에 맞게 조정하면서 정년을 연장시켜야 한다.” ―세계적으로 포퓰리즘 현상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경제가 나쁘면 사회가 불안해지고, 불안이 커지면 포퓰리즘이 득세한다. 포퓰리즘은 재정을 악화시키고, 이것이 다시 사회불안을 고조시키는 악순환을 낳는다. 그리스가 대표적 사례이고, 프랑스도 이번 대통령선거로 그 가능성이 생겨났다. 일본도 이런 악순환에 빠져 있다. 세계적으로 보면 미국과 한국 정도가 악순환에 아직 빠지지 않았다. 여기에 한국경제의 강점이 있었다. 한국은 포퓰리즘의 악순환에 빠지지 않기를 바란다.” ―한-유럽연합(EU), 한미 FTA를 일본 기업들은 어떻게 보고 있나. “한국과 라이벌 관계인 일본 전자업체들에 FTA는 엄청난 위협이다. 글로벌 전자업체들의 경우 가격 1%를 놓고 사활을 건 경쟁을 벌이는데 FTA로 한국 전자업체들은 일본 업체들에 비해 15% 정도의 가격경쟁력 우위를 갖게 됐다.” ―한국경제에 대해 한마디 조언을 한다면…. “한국이 지난 십수 년간 이룩한 경제성과는 다른 나라와 비교할 때 뛰어난 수준이다. 물론 국내에서는 불만과 부작용이 있을 것이다. 성공에 도취해 변화를 거부하면 안 되지만 불만과 부작용을 너무 침소봉대(針小棒大)해서 길을 거슬러가도 실패한다. 너무 돋보기를 들이대지 말고 새처럼 멀리 봐야 한다.” 다케나카 교수는 최근 일본 내에서 “한국경제 시스템을 배워야 한다”는 이야기를 자주 강조한다. 그는 “한국이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글로벌 교육을 크게 강화하고 빅딜 정책을 통해 대기업들의 사업구조를 조정한 것이 지금 한국기업들의 경쟁력을 만들어 냈다”면서 “일본이 가장 배워야 할 대목”이라고 말했다.:: 다케나카 헤이조 교수는 ::―1951년생. 히토쓰바시(一橋)대 졸업―1987년 오사카(大阪)대 조교수―1990년 게이오(慶應)대 조교수―1996년 게이오대 교수―2002년 금융담당상·경제재정정책담당상―2004년 참의원 당선, 경제재정정책·우정민영화담당상―2005년 총무상·우정민영화담당상―2006년 게이오대 교수 복귀천광암 기자 iam@donga.com}

○…‘현장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최근 한 달 동안 그룹 본사 사무실 대신 서울 중구 을지로 SK텔레콤 T타워로 출근했던 최태원 SK 회장이 사내(社內) 게시판에 소회를 밝혀 눈길. 최 회장은 “무엇보다 의미 있는 성과는 SK하이닉스 인수라는 중대사를 성공적으로 완수한 것이다. 메모리반도체 세계 2위인 SK하이닉스와 함께 SK텔레콤은 앞으로 무형의 시너지를 구체화하면서 한층 가시적인 도약을 이루어낼 기반을 확보하게 되었다”고 자평. 지난해 10월 분사한 SK플래닛 직원들에게는 “구글 이전에 구글이 없었고, 애플 이전에 애플이 존재하지 않았다. SK플래닛 역시 이전에 존재하지 않았던 완전히 새로운 SK플래닛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당부. 최 회장은 “SK텔레콤, SK플래닛, SK하이닉스 3사가 ‘한마음 한 뜻’으로 성공 스토리를 만들어 기적과 같은 신화를 써내려 갈 것이라 확신한다”며 임직원들의 분발을 촉구. ○…다음 달 12일 개막하는 여수엑스포를 앞두고 때 아닌 임대용 아파트 확보 ‘전쟁’이 벌어져 현지 부동산업계가 희색. 여수엑스포에는 삼성, 현대자동차, LG, SK, 롯데, 포스코, GS 등 7개 기업이 전시관을 마련했는데, 행사 기간 호텔 등 숙소를 구하기가 쉽지 않자 기업들이 궁여지책으로 너도나도 아파트 장기임대를 알아보고 있다는 것. 기업전시관을 운영할 예정인 한 대기업 관계자는 “외국 협력회사 고위 관계자 등이 박람회를 찾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우리도 본사에서 적잖은 인원이 여수엑스포 기간 내내 머물러야 한다”며 “허름한 모텔도 하룻밤 숙박비가 10만 원 이상으로 오를 것으로 보여 아예 여수 시내 아파트 몇 채를 빌려 직원 숙소로 활용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 ○…지난해 물가대책회의의 단골 메뉴였던 전세가격 상승세가 주춤하면서 국토해양부의 담당 공무원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분위기. 전세 대책 마련에 야근은 기본이고, 거의 매일 비상대기를 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물가대책회의에 전세가격이 안건으로 올라오는 일조차 거의 없다는 것. 국토부의 한 사무관은 “가장 큰 ‘혹 덩어리’가 떨어져 나가면서 요즘 물가대책회의에선 ‘올라 올 안건 자체가 없는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온다”고 전언. ○…주로 한국은행 출신 인사들이 가는 자리였던 한국금융연수원장에 이장영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이 선임되면서 한은 직원들 간에 김중수 한은 총재에 대한 불만이 적지 않다고. 이번 인사를 앞두고 한 한은 임원이 지원 의사를 밝혔는데도 금감원 출신 인사에게 자리를 내준 데는 김 총재의 ‘무신경’도 원인이 됐다는 공감대가 일부 직원 사이에 형성돼 있다는 것. 금융계 관계자는 “한은 직원들은 퇴직 후 갈 자리가 많다는 점에서 금감원을 부러워하는 경향이 있다”며 “기존에 한은 몫이라고 생각했던 자리마저 금감원 인사가 차지하면서 박탈감이 심한 것 같다”고 귀띔. ○…정부가 사무실 밖에서도 일할 수 있는 스마트워크 환경 구축을 강조하면서 경제 부처 장차관 및 고위공무원 중심으로 태블릿PC 이용이 크게 늘고 있지만 태블릿PC 사용이 공무원 보안규정 위반이라는 지적이 나오자 당혹스러운 표정. 보안규정에 따르면 정부 보고서는 보안시스템이 설치된 컴퓨터에만 내려받을 수 있지만 태블릿PC에는 정부 보안시스템 설치가 불가능한 데다 정부 보고서를 외부 e메일을 통해 태블릿PC로 주고받는 것도 엄밀히 따지면 보안규정 위반에 해당한다는 것. 한 경제 부처 공무원은 “부처가 세종시로 이주하면 태블릿PC 의존도가 더 높아질 것”이라며 “보안규정을 바꾸든지, 보안시스템을 설치할 수 있는 태블릿PC를 자체 제작하든지 해야 할 것 같다”고 한마디. ○…지식경제부는 비리 취약 예산사업 특별관리, 자체 공직기강팀 신설, 비리 행위자에 대한 처벌 강화 등을 담은 ‘공직기강 강화대책’을 26일 발표. 이는 최근 지경부 서기관 등 2명이 산하 기관인 한국기계연구원 간부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기 때문이라고. 관가(官街)에서는 “지난해 소속 공무원들이 방사성폐기물관리공단으로부터 룸살롱 접대를 받은 사실이 드러나 곤욕을 치렀던 지경부 일부 공무원이 여전히 정신을 못 차린 것 같다”며 이번 대책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지켜보겠다는 반응. ○…공정거래위원회가 올 들어 면세점과 호텔들이 가격을 담합했다는 내용의 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호텔롯데와 호텔신라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자진신고를 한 것을 두고 다른 호텔들의 불만이 팽배. 공정위가 면세점 조사에 착수하자 호텔롯데가 먼저 담합 사실을 시인했고, 공정위 조사가 호텔 객실 및 연회 가격에까지 확대되자 이번에는 호텔신라가 먼저 “가격 정보를 공유했다”고 공정위에 고백했다고. 이는 맨 처음 담합 사실을 신고하는 기업에는 공정위가 과징금을 100% 면제해주기 때문. 호텔업계의 한 관계자는 “신라의 신고 이후 공정위가 롯데와 신라를 포함한 호텔 7곳을 추가로 조사했다”며 “두 업체의 ‘묘한 경쟁의식’ 때문에 다른 호텔에까지 불똥이 튀었다”고 푸념.}

○…김영배 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이 19일 일부 방송사 노조의 파업에 대해 “특권을 가진 사람들이 치외법권 지대에 머물러 있는 듯하다”며 강도 높게 비판해 눈길. 김 부회장은 이날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경총포럼 인사말에서 “KBS, MBC, YTN 등 언론노조의 파업은 목적에서나 절차에서나 적법 요건을 못 갖춘 불법 파업이고 노조 스스로도 그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고 지적. 그는 “(방송사 노조들이) 힘이 있는 노조이다 보니 (그에 대한) 대처가 신통치 않아 유감”이라면서 “대한민국 노사 관계를 위해 바로잡아야 하고 언론사는 사규에 따라 철저히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 경제계에서는 “방송사 노조의 파업에 대해 기존의 역학 관계상 갑(甲)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경제단체 인사가 강도 높게 쓴소리를 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어서 주목된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고. 경총 관계자는 “김 부회장이 미리 작심하고 발언을 준비한 걸로 안다”며 “대선을 앞두고 본격적인 협상 시즌이 다가오는 가운데 방송사들이 정치 이슈로 파업을 벌이는 일이 다른 민간 사업장에 끼칠 영향을 우려했던 것 같다”고 해석. ○…현대카드와 삼성카드 간 ‘표절 공방’이 사실은 매우 효과적인 ‘노이즈 마케팅’이었다는 분석이 나와 눈길. 두 회사가 내용증명까지 주고받으며 다투는 사이 논란의 대상이 된 상품들의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판매량도 덩달아 늘었다는 것. 논란의 주인공인 현대의 ‘제로카드’와 삼성의 ‘삼성카드4’는 전월 사용실적에 관계없이 무조건 할인을 해주는 상품인데, 서로 베꼈다고 주장하는 과정에서 해당 카드의 특징이 자연스레 알려진 것. 경쟁 카드업체 관계자는 “실제 의도와 상관없이 두 회사 모두 수십억 원의 마케팅 효과를 보게 됐다”며 부러운 눈길. ○…미국 제너럴모터스(GM)에 전기자동차용 2차전지를 공급하는 LG화학이 최근 GM 전기차 ‘볼트’의 판매 부진과 배터리 폭발 등 잇단 악재로 울상. LG화학은 GM 볼트의 배터리 납품 계약을 따내며 지난해 충북 오창공장을 준공하고, 미국에서도 미시간 주 홀랜드공장을 기공하는 등 쾌속 질주해 왔으나 이들 악재 때문에 갑자기 투자비용 회수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된 것. GM은 볼트를 올해 미국에서 4만5000대 팔겠다는 야심 찬 목표를 세웠지만 지난달 판매량이 2289대에 그칠 정도로 실적이 부진한 상황. ○…야근으로 악명 높은 기획재정부 예산실이 올해부터 야간심의를 중단하기로 선언했지만 예산실 공무원들은 시큰둥한 반응. 예산실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토요일과 휴일, 야간심의를 금지하자는 움직임이 일부 있었지만 흐지부지됐다”면서 “올해는 대선을 앞두고 예산을 편성하면서 고려해야 할 변수가 많아져 야간심의 중단이 공염불에 그칠 개연성이 높다”고 설명. 재정부에서는 박재완 장관이 야심 차게 추진한 ‘8-5제(오전 8시 출근, 오후 5시 퇴근)’에 대해서도 직원 설문조사 결과 약 70%가 반대했다는 후문. ○…삼성그룹 임직원들이 대학생 대상 직업과 진로 조언을 해주는 ‘Gift for you 삼성 직업 멘토링 시즌 2’에 고위 임원이 대거 참여해 눈길. 멘토 임직원 수만 지난해(1000명)의 5.8배(5817명)로 늘었고, 최치훈 삼성카드 사장, 김신 삼성물산 상사부문 사장, 윤진혁 에스원 사장 등 임원급 300여 명도 참가. 분위기가 달아오르면서 김순택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부회장)도 추가로 멘토를 자청하며 사내(社內)의 뜨거운 멘토링 열기를 반영. 멘토로 나선 삼성의 한 직원은 “멘토링을 신청한 대학생들의 절절한 사연을 보고 정신이 번쩍 들었다”며 “지난해 참여했던 다른 멘토에게 비법이라도 한 수 배워야 할 것 같다”고 한마디. ○…서울 여의도에 있던 금융위원회가 새 둥지로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를 사실상 확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금융업계에서 희비가 교차. 여의도에 대부분 포진한 증권사들은 금융위원회의 이전 결정에 겉으로 드러내진 않지만 크게 반기는 분위기. 반면 광화문 일대에 밀집해 있는 은행과 보험사들은 “가까운 곳에서 상전을 모시게 됐다”며 불편한 속내를 드러내. 한 금융권 관계자는 “올 연말 대선 이후 정권이 바뀌면 정부 조직이 개편될 수 있기 때문에 지금 금융위원회가 이전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주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다음TV’를 갑자기 공개한 이후 다음커뮤니케이션의 반응이 냉탕과 온탕을 오가 눈길. 공개 당일 다음 측은 “정 부회장이 다음TV를 공개한다는 사실을 사전에 연락받지 못했다”며 황당하다는 표정.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다음이 20일 제주 본사로 기자들을 초청해 다음TV를 공개함으로써 이벤트 효과를 극대화하려고 했는데, 정 부회장의 공개로 김이 빠진 것 아니냐”고 동정. 하지만 관련 뉴스가 여러 매체에 소개되면서 톡톡한 홍보효과가 나타나자 다음 측의 반응은 하루 만에 180도 달라져. 다음의 한 관계자는 “영향력 있는 유력인사가 직접 사용해 보고 입소문 마케팅까지 해주니 우리로서는 좋을 따름”이라고 희색.}

○…주로 매주 화·목요일에 서울 서초구 서초동의 삼성전자 사옥으로 출근하는 이건희 삼성 회장이 10일과 12일에는 평소보다 1시간 정도 이른 오전 6시 40분경 회사에 나오자 그 배경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나와. 삼성 내부에서는 이 회장의 이번 주 조기 출근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는 시각도 있지만 그의 치밀한 성격을 감안할 때 나름대로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우세. 업무역량이 뛰어난 임직원에 대한 인사 및 급여 상의 파격적 인센티브 제공과 함께 때로 적절한 자극을 통해 조직의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조직 경쟁력을 높여온 이 회장의 리더십 스타일을 감안할 때 전체 삼성 임직원들에게 글로벌 경쟁 시대에 긴장을 늦추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것. 이에 앞서 이 회장이 10일 지역전문가 출신 임직원들과 2시간 동안 점심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는 다 바꾸자”고 과거 이야기했던 배경이나 “주변에서 5년, 10년, 20년 뒤를 내다보지 않아 답답했다”는 등의 발언을 한 것도 이런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는 관측이 나오기도.○…하이트진로가 일선 영업조직에 “경쟁사에 대한 루머를 판촉에 활용하지 말라”는 내용의 공문을 내려 보내 그 배경을 놓고 주류업계가 설왕설래. 주류업계 일각에서는 “그동안 롯데주류의 ‘처음처럼’이 알칼리 환원수 유해성 논란에 휘말린 과정에 하이트진로가 개입했다는 ‘음모론’이 돌았던 것과 관련이 있지 않겠냐”고 추측. 하이트진로는 이 같은 풍설에 대해 “롯데주류 관련 루머는 한때 업계에 돌았던 ‘진로가 일본 자본으로 세워진 회사’라는 소문만큼이나 황당한 얘기”라며 “공문 발송은 경쟁업체가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정정당당하게 공정경쟁을 하자는 원칙을 강조한 것 뿐”이라고 일축. ○…한국무역협회와 대한상공회의소가 총선 결과가 나오기도 전인 11일 저녁 이에 대한 논평을 미리 발표해 눈길. 총선 핵심 쟁점 중 하나인 자유무역협정(FTA)을 적극 지지하는 무역협회는 이날 “19대 국회는 친기업정책을 펼쳐주기를 바란다”며 “추가적인 FTA 체결 및 발효를 통해 경제영토를 넓히는 데 적극 나서 달라”고 요청. 대한상의는 “규제완화와 감세,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 등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고 시장경제의 활력을 높이는 국회가 돼 주기를 기대한다”고 주문. 재계 일각에선 “최근 새누리당마저 좌클릭하는 상황에서 어떤 정당이 승리해도 정치권의 반기업 분위기가 크게 바뀌지 않을 것으로 경제단체들이 판단한 게 아니냐”는 반응.○…금융투자협회가 박종수 신임 회장 취임 이후 ‘출근시간 조정’을 놓고 내부 신경전을 벌여 눈길. 박 회장은 “회원사들은 8시 출근인데 협회가 9시 출근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며 출근 시간을 앞당길 것을 지시했으나 노조의 반발로 우선 팀당 1명씩 돌아가며 8시에 출근하기로 절충. 회원사들은 심의를 받으러 협회에 갔다가 협회 직원들이 출근할 때까지 기다린 경우가 많았다며 협회 출근시간 조정을 바라는 분위기. 이에 대해 금투협 관계자는 “그 대신 회원사들은 장이 끝나고 오후 5∼6시면 퇴근하지만 우리는 업무 특성상 오후 7시 넘어서까지 있을 때가 많다”며 “신임 회장이 취임한 뒤로 사무실 책상 사이에 세워진 가림막도 낮아지는 등 일하기가 더 팍팍해졌다”고 푸념.○…2011년 금융권 연봉을 분석한 기사(본보 10일자 B6면 보도)가 나간 뒤 조사 대상이 된 전체 54개 금융 회사 중 17위에 오른 신한캐피탈은 “연봉이 너무 높게 나왔다”며 곤혹스러운 표정. 신한캐피탈은 지난해 직원 평균 연봉이 6137만 원으로 신한금융그룹 내에서는 지주(9800만 원), 카드(6500만 원), 은행(6300만 원)에 이어 네 번째로 높다고. 신한캐피탈은 직원 평균 근속 연수가 7년 6개월로 비교적 젊은 직원이 많은 점을 감안하면 근속 연수가 14년 10개월인 은행, 9년인 카드에 비하면 임금이 낮지 않은 수준. 신한캐피탈 관계자는 “신한금융그룹 내 다른 계열사 직원들이 우리가 월급을 엄청 많이 받는 것으로 생각할까봐 신경이 쓰인다”며 “우리는 비정규직 직원이 적기 때문에 연봉에 착시 효과가 있다”고 주장. ○…한국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는 11일을 기준으로 인터넷TV(IPTV) 가입자 수가 500만 명을 넘었다고 12일 발표. 협회 관계자는 “2009년 1월에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3년 4개월이 걸렸다”면서 “IPTV 가입자가 국내 유료방송 중 가장 빨리 늘었다”고 설명. IPTV는 통신과 방송을 결합한 서비스로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는 각각 올레TV, BTV, 유플러스TV라는 이름으로 사업을 하는 중.○…휴대용멀티미디어플레이어(PMP) 제조업체인 아이스테이션이 최근 자본잠식으로 상장폐지 결정이 내려지자 PMP나 MP3플레이어를 주력으로 삼던 다른 업체들도 “남의 일이 아닐 수 있다”며 전전긍긍. 4∼5년 전 PMP는 중고교생들에게 최고의 선물 대우를 받으며 제조업체들도 좋은 시절을 누렸지만, 스마트폰과 태블릿PC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급격히 시장이 위축된 것. 업계의 한 관계자는 “스마트폰이 잘 나가는 게 걱정되긴 했지만, 우리가 이렇게 한순간에 휘청거릴 줄은 몰랐다”고 한숨.}

○…한때 ‘현대자동차의 스승’이던 일본 미쓰비시자동차가 최근 한국 자동차산업을 보는 눈이 상당히 달라지고 있어 눈길. 미쓰비시차는 5월 개막하는 2012 부산모터쇼에 해외조달 책임자를 파견해 한국산 부품 구매에 나설 예정이라고. 과거 미쓰비시차가 현대차에 기술을 전수하고 엔진 부품을 공급하던 것에 비하면 전세가 역전된 것. 또 미쓰비시 승용차의 한국 판매를 이달부터 재개하면서 최근 한국을 찾은 마쓰코 오사무 미쓰비시차 사장은 방한 기간에 현대차그룹의 핵심 부품업체인 현대모비스를 찾아 회사 현황 등을 면밀히 살펴보고 가기도. 자동차업계의 한 관계자는 “그토록 높은 벽으로만 느껴지던 일본 자동차업체가 이제는 한국차를 배우려는 것을 보면 격세지감이 느껴진다”고 촌평.○…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복지공약을 검증하겠다고 의욕을 보이던 기획재정부가 선거운동 기간 엄정중립을 유지해야 한다는 선거법 규정 때문에 사실상 손발이 묶였다고. 재정부는 지난달에 복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복지에 따르는 재정 소요 분석을 내부적으로 마무리했지만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선거법에 저촉될 수 있다고 해석하면서 발표를 못하고 있는 상황. 박재완 재정부 장관은 “선거를 앞두고 특정 공약을 검증한다고 하면 진정성을 의심받을 수 있다”고 한 발 물러섰지만 유권자에게 필요한 정보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기도.○…하이닉스반도체가 SK라는 새 주인을 맞아 SK하이닉스로 새롭게 출발한 출범식이 열린 26일 이 회사 임직원들은 행사 30여 분 전부터 경기 이천시 본사 체육관에 모여 행사 준비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는 후문.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김문수 경기도지사 등 귀빈들이 입장할 때 박수를 얼마나 오래 쳐야 하는지까지 치밀하게 준비했다고. SK하이닉스 임직원들은 다들 감격에 겨운지 열광적으로 박수를 치고 환호를 보냈는데, 이날 축사를 맡은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북한처럼 힘차게 박수를 쳐줘서 고맙다”는 농담을 하기도. ○…최근 삼성물산 건설부문(삼성건설)이 분양한 ‘래미안 한강신도시 2차’가 순위 내 청약 마감에 실패하자 김포 한강신도시에서 분양을 준비 중인 다른 대형 건설사도 덩달아 시름에 빠져. 롯데건설과 대우건설은 올해 한강신도시에서 각각 1136채, 944채의 대규모 분양에 나설 예정. 이들은 삼성건설이 경쟁사인데도 한강신도시의 ‘미분양 저주’를 풀어주길 바라면서 분양 선전(善戰)을 바랐지만 ‘완판’에 실패하자 적잖은 충격에 빠졌다는 것. 한 건설사 관계자는 “래미안이라면 한강신도시에서 성공할 줄 알았다”며 “앞으로 어떤 전략을 내세워야 분양에 성공할지 내부적으로 고민이 많아졌다”고 한마디.○…지난해 12월 부장급 이상의 인사를 끝낸 한국전력공사가 후속인사를 차일피일 미루면서 직원들이 사실상 복지부동 상태에 들어갔다고. 김중겸 한전 사장이 인사팀에서 가져온 후속 인사안에 대해 계속 퇴짜를 놓으며 보완을 요구하자 일각에서는 “외부 사장이 한전의 인사 시스템을 신뢰하지 못하는 게 아니냐”는 볼멘 목소리도 나오는 상황. 지난해 9월 취임한 김 사장은 한전 본사 직원들의 인사차트를 일일이 체크하며 장단점을 파악하는 등 공기업의 근본적인 개혁을 준비 중이라는 후문.○…KDB산업은행, 예금보험공사, 한국거래소 등 금융위원회 산하 또는 유관기관들은 5월 이른바 ‘김석동배 축구대회’를 앞두고 참가팀의 전력을 분석하느라 때아닌 정보전을 펼치고 있다고. 16개 팀이 참가하는 이 대회의 공식 명칭은 ‘금융위원장배 축구대회’이지만 금융권에서는 축구 마니아로 알려진 김 위원장을 의식해 ‘김석동배 축구대회’라고 부르고 있다는 것.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금융권이 원래 축구와는 거리가 있어 대회가 썩 달갑지만은 않지만 그래도 기관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인 만큼 준비를 안 할 수는 없다”고 전언.○…총선에 출마하기 위해 신한투자금융 최고경영자(CEO)직에서 물러났던 이휴원 전 사장이 새누리당 공천에서 탈락한 뒤 부회장으로 다시 출근하기 시작하자 그의 복귀를 두고 설왕설래. 이 부회장은 계열사 CEO가 물러나면 예우 차원에서 1년간 부회장을 맡기는 신한금융그룹 관례에 따라 내년 1월까지 부회장 직함을 유지할 수 있다고. 하지만 인맥이 두텁고 금융, 스포츠, 정치 등 다방면에 관심이 많은 그가 부회장 임기가 끝나기 전에 새 일을 찾을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은 실정.○…신동휘 전 CJ그룹 홍보실장(부사장급)이 이번 주 초 CJ제일제당 전략지원팀에서 대관(對官) 업무를 총괄하는 대외협력담당 임원에 보임돼 그 배경에 재계의 관심이 집중. 신 부사장은 대한통운 인수과정에서 삼성그룹과 불필요하게 각을 세웠다는 평가를 받고 지난해 6월 인사에서 실권 없는 한직인 CJ제일제당 미디어커뮤니케이션 담당으로 이동. 재계에서는 CJ가 신 부사장을 컴백시킨 것이 최근 이재현 그룹회장의 부친인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소송과정에서 드러난 그룹의 대외 영향력 열세를 보완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와.}

○…국내 증시에서 정치테마주의 상징으로 굳어버린 안철수연구소가 회사명을 ‘안랩(AhnLab)’으로 변경하기로 하자 배경과 효과를 놓고 증권가에서는 뒷말이 무성. 회사 측은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철수’라는 이름을 뺀 것이라며 이번 사명(社名) 변경이 대주주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정치 행보와는 관계가 없다고 선을 긋는 모습. 그러나 안 원장의 대선 출마 가능성이 끊임없이 이슈화되고 안철수연구소가 정치테마주로 엮이자 회사 이름을 바꿔 안 원장과 거리를 두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관측이 적지 않은 실정. 한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이 바보도 아니고, 이름을 바꾼 것만으로 비이성적인 ‘안철수연구소’ 주식 매수세가 잦아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사명 변경의 실효성에 의구심을 표해. ○…최병일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 원장이 “재계 입장만 대변하지는 않겠다”는 취지로 한 말이 “우리는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와는 관계없다”는 식으로 일부 언론에 보도되는 해프닝이 발생. 지난해 말 취임한 최 원장은 이달 13일 기자들과 첫 오찬 간담회를 열어 “한경연이 전경련 유관기관이긴 하나 이사회가 다르다”며 “한경연은 전경련의 산하기관은 아니다”라고 발언. 정치권과 정부의 ‘재벌 때리기’가 가열되는 가운데 연구소로서 독립성 확보를 위해 거리를 두겠다는 얘기였지만 너무 거리를 두려고 한 나머지 한경연의 태생을 부인하는 것처럼 와전돼 최 원장이 진땀을 흘렸다는 후문. ○…다음 달 26, 27일 열리는 ‘2012 서울 핵안보정상회의’를 앞두고 국내 호텔업계는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어느 호텔에 머무느냐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 중국 측 국빈은 한동안 신라호텔에 묵는 게 관례였지만, 2010년 서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 후 주석이 머물던 중 정전사고가 나면서 혼이 난 중국 측은 ‘베이스캠프’를 롯데호텔로 변경. 그런데 지난해 5월 천더밍 중국 상무부장이 롯데호텔 엘리베이터에 갇히는 사고가 발생해 다시 한 번 호텔을 바꿔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 된 것. 호텔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최고의 호텔이라고 자부하는 두 호텔에서 한 번씩 사고가 난 셈인데, 그렇다고 후 주석이 미국 호텔 체인에서 묵을 수도 없지 않으냐”며 “후 주석이 어디를 선택할지 궁금하다”고 한마디.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본인의 의도와 다르게 ‘설화(舌禍)’에 시달리면서 재정부가 곤혹스러워하는 모습. 박 장관은 15일 청와대에서 열린 중견기업 대표 오찬에 참석해 “중소기업 지원이 너무 과도해서 졸업 후 춥게 느끼는 측면이 있을 것”이라며 “중소기업에 대한 과도한 지원을 줄이겠다”고 언급. 그러나 일부 언론과 야당이 “가뜩이나 어려운 중소기업 지원을 깎겠다는 것”이라며 반발하자 재정부는 해명자료를 내며 진화에 부심. 박 장관은 지난해에는 실업률이 급감한 통계청 발표가 나오자 ‘고용 대박’이란 표현을 썼다가 정치권과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재정부 당국자는 “정책적으로 결코 틀린 말이 아닌데 전달 과정에서 자꾸 곡해되니 답답할 노릇”이라고 하소연. ○…LG전자가 최근 새로 내놓은 휴대전화 ‘프라다폰 3.0’이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는데도 실제와 달리 “잘 안 팔린다”는 소문이 나면서 회사 관계자들이 속앓이. LG전자 측에 따르면 프라다폰 3.0에 대해서는 명품업체인 프라다가 디자인 기획부터 마케팅에 이르는 제작 과정에 참여해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대신 판매량을 공개하지 말라는 단서를 달았다는 것. 이 회사 관계자는 “정확한 판매 대수를 밝힐 수 없다 보니 악성소문이 돌아도 대처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고 하소연. 전자업계는 LG전자의 프라다폰 3.0이 출시 40여 일 만에 국내 시장에서만 20만 대가 넘게 팔린 것으로 추산.○…14일 대한항공의 최신형 화물기 도입 행사에서 독일 메르세데스벤츠의 최고급 대형세단인 ‘S500’이 깜짝 등장해 눈길. 화물기 앞부분이 젖혀지며 등장한 벤츠가 크레인을 타고 지상으로 내려오는 모습이 주요 일간지와 방송을 통해 수차례 노출된 것. 기대 이상의 홍보 효과를 거둔 대한항공과 벤츠 홍보 담당자들은 만면에 희색. 알고 보니 이번 대한항공 행사를 기획한 HS애드는 벤츠코리아 또한 고객사였다는 후문. ○…동아일보가 16일 대학생 신용카드 발급 ‘알바하면 OK…마구 내주는 대학생 신용카드’ 기사를 보도하자 각 은행과 카드사가 해명과 대책 마련에 분주. 금융회사들은 “일부 창구 직원과 모집인이 발급 기준을 따르지 않고 편법 영업을 하고 있는 것 같다”며 “해당 지점과 모집인을 알려주면 적절히 조치하겠다”고 적극 해명. 카드업계 경쟁이 과열되면서 상환 능력을 정밀하게 파악하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카드를 발급하는 행태와 관련해 금융당국이 예의주시하는 상황이라는 점도 신경 쓰이는 눈치.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 여파로 강한 결속력을 자랑하는 건설업계 각종 모임이 위기를 맞고 있다는 후문. 그중에서도 직격탄을 맞은 것은 중견건설사 홍보팀 모임인데, 한창 때 40∼50명이 넘던 참석자 수가 요즘은 10명 남짓으로 줄었을 정도라고. 이는 대형사에 비해 특화된 사업이 없는 중견사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데다 회사가 어려울 때마다 ‘구조조정 타깃 1호’가 되는 것이 홍보팀이기 때문이라고.}

《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오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경제 중심지인 요하네스버그 근교 앨버턴 시민센터. 삼성전자아프리카가 운영하는 엔지니어링아카데미 첫 수료식이 열린 이곳 강당은 기쁨의 함성과 감격의 눈물이 어우러진 축제의 한마당이었다. 수료생 한 명 한 명의 이름이 호명될 때마다 120명의 학생들은 강당이 떠나갈 듯 박수를 치고 환호성을 터뜨렸다. 이들이 차례로 연단에 올라 조지 페레이라 삼성전자아프리카 최고운영책임자로부터 수료증을 받는 동안 손수건으로 조용히 눈물을 닦아내는 학부모나 교사들도 적지 않았다. 최우등 졸업생의 이름이 불리는 순간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져 나왔다. 주인공인 레필로에 마차바 군은 자신이 최우등상의 부상인 발광다이오드(LED) TV의 주인이 됐다는 사실을 믿지 못하는 표정이었다. 》○ “미래를 선물해준 삼성”요하네스버그 외곽의 기술계 학교, 캐틀홍의 10학년생(한국의 고교 1학년에 해당)인 마차바 군이 엔지니어링아카데미에 입학한 것은 지난해 3월 6일. 삼성전자아프리카는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지역에 있는 기술계 공립학교 4곳으로부터 성적이 우수한 10∼12학년생 120명을 추천받아 1년 과정의 엔지니어링아카데미를 시작했다. 삼성은 학생들의 정규수업이 끝나면 매일 이들을 자체 교육시설로 데려가 최첨단 전자제품에 대한 이론 및 실습교육을 무료로 제공했다.마차바 군은 “캐틀홍의 실습장비는 고장이 났거나 너무 낡아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첨단 전자제품을 분해하고 조립해볼 수 있는 엔지니어링아카데미에서의 교육은 매일 매일이 신선하고 유익했다”고 말했다. 청소부로 일하는 모친을 비롯해 삼촌, 이모, 여동생 등 8명의 가족과 함께 사는 마차바 군은 “나중에 삼성전자나 협력업체에 엔지니어로 취업해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기둥이 되고 싶다”고 꿈을 밝혔다.마차바 군은 아직 정규 교육과정이 2년 남아 취업을 하진 못했지만 엔지니어링아카데미에 다니는 12학년생 40명 중 희망자 전원(24명)이 삼성전자아프리카의 협력업체에 취업했다. 캐틀홍 12학년생인 버나드 은노부 군은 필터커넥션CC라는 업체에 취직이 결정됐다. 은노부 군은 “내 주변에는 취업에 대한 희망이 전혀 없어 어린 나이에도 삶이 파괴돼 가는 친구들이 많다. 나에게 좋은 미래를 선물해준 삼성이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젊은층의 실업문제가 심각한 남아공에서는 대학에 진학하지 않은 학생들이 안정된 직업을 갖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취업을 하지 못한 일부 젊은이는 생계를 위해 절도나 강도 같은 ‘손쉬운’ 돈벌이 유혹에 쉽게 빠져든다. 남아공에서는 대낮에 번화가 교차로에서 운전을 하다가도 강도에게 당하는 일이 흔한데, 이런 극심한 치안 불안은 젊은이들에게 일자리와 꿈을 주지 못하는 현실과 무관치 않다는 설명이다.이런 이유로 삼성전자아프리카는 사회적책임(CSR) 활동의 가장 큰 비중을 교육에 두고 있다. 은투툴레 체니예 삼성전자아프리카 CSR 책임자는 “삼성전자 본사의 CSR 모토인 ‘Hope for Children(어린이들에게 희망을)’이 가장 잘 들어맞는 곳이 아프리카”라고 했다.삼성전자아프리카는 남아공에 이어 1일 케냐 나이로비에 두 번째 엔지니어링아카데미를 열었다. 3월에는 나이지리아에도 개설할 예정이다. 체니예 책임자는 “다른 아프리카 국가에도 엔지니어링아카데미를 계속 확산해 2015년까지 1만 명의 엔지니어를 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아공에서처럼 다른 곳에서도 엔지니어링아카데미를 졸업한 학생들에게는 안정적인 일자리를 최대한 제공할 예정이다.○ 만델라도 “생큐 삼성”삼성전자아프리카의 CSR 활동은 교육 부문에 국한돼 있는 것이 아니다. 지역밀착형 CSR 활동에서도 삼성전자는 다른 글로벌 기업들을 능가하는 ‘실적’을 내고 있다. 한 예로 아프리카의 정신적 지주인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이 퇴임 후 노년을 보내고 있는 쿠누에서 삼성의 존재는 절대적이다.요하네스버그에서 비행기로 약 2시간 거리인 만델라의 고향 쿠누는 주민 대부분이 옥수수와 호박을 재배해 간신히 자급자족하거나 정부 보조금에 의지해 살아가는 가난한 농촌이다. 만델라의 사저에서 1km가량 떨어진 곳에는 그의 모친이 1966년 세운 교회 겸 학교가 있다. 실내 면적이 66m² 남짓한 이 건물에는 300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는 쿠누커뮤니티센터가 이웃하고 있다.커뮤니티센터가 문을 연 것은 지난해 11월 14일. 삼성전자는 만델라 전 대통령이 모친의 정신이 깃든 건물이 낡아 무너질 위기라는 사실을 안타까워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이 건물을 개보수해 주고, 덤으로 훨씬 큰 커뮤니티센터를 지어 지역사회에 기증했다. 삼성전자는 커뮤니티센터 개소 당시 본사 및 아프리카법인 직원, 삼성서울병원 직원 등 60여 명을 보내 전방위 봉사활동을 하기도 했다. 개소식에는 만델라의 부인 그라사 마셸 여사가 참석해 감사의 뜻을 표시했고, 남아공의 공영방송 등 미디어들도 이를 비중 있게 보도했다.커뮤니티센터는 종교행사, 결혼식, 장례식 장소로 쓰인다. 만델라 가문의 일원으로 커뮤니티센터의 사무장을 맡고 있는 크리스티나 만델라 씨는 “전에는 텐트를 치고 결혼식, 장례식을 했지만 바람이 많은 지역이다 보니 텐트가 무너지는 일이 적지 않았다”며 “삼성이 우리를 이런 불안에서 해방시켜 줬다”고 말했다.커뮤니티센터에 인접한 노모스코 초등학교의 아딜레이디 마디비 교장도 “커뮤니티센터에서 입학식이나 졸업식 등 주요 행사를 하면서 학생과 주민들이 삼성을 통해 한국을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사실 쿠누와 같은 남아공 농촌지역에선 아직도 많은 주민이 삼성을 중국 회사로 알고 있고, 한국이라는 나라가 있는지조차 모르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삼성의 CSR 활동이 ‘코리아’ 국가브랜드 제고에 기여하는 측면은 과소평가하기 어렵다.삼성전자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함께 쿠누 지역 농민들을 돕기 위한 농업 프로젝트도 지원하고 있다. 트랙터로 농지를 개간하고 옥수수 등 씨를 뿌린 뒤 염소가 농작물을 훼손하지 못하도록 울타리를 만들어주는 사업이다. 쿠누 현지에서 이 프로젝트의 실무를 진행하고 있는 자원봉사자인 한국유네스코위원회 김명선 씨는 “25만 원 정도면 한 가구가 자급자족할 수 있게 도울 수 있다”며 “삼성의 지원이 많은 주민을 가난에서 벗어나게 하는 큰 힘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장 존경받는 전자기업 등극삼성전자는 다른 글로벌 기업들에 비해 아프리카 진출이 늦었다. 그런데도 지금은 기업 인지도나 호감도 측면에서 오히려 앞선다. 다양하고 체계적인 CSR 활동 덕이다. 이는 현지 전문기관이나 언론의 평가에서 여실히 나타난다.지난해 브랜드아프리카라는 브랜드 조사기관은 삼성전자를 ‘아프리카에서 가장 존경받는 전자 브랜드’ 1위, ‘아프리카에서 가장 가치 있는 전자 브랜드’ 1위로 각각 선정했다. 또 전국 일간지인 선데이타임스는 삼성전자를 ‘남아공 최고의 소비자 전자제품 브랜드’로 뽑아 최고 브랜드상을 수여했다.삼성전자아프리카 관계자는 “쿠누에 대한 지원도 조건 없는 호의에서 출발했지만 아프리카의 모든 고유명사 중 가장 많은 존경과 사랑이 담긴 세 글자인 ‘만델라’의 후광 효과는 우리에게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혜택을 안겨주고 있다”고 귀띔했다.▼ ‘阿전용제품’으로 소비자 마음도 잡았다 ▼전원 나가도 온도 유지 냉장고… 모래바람도 견디는 에어컨…“사회에 대한 기업의 봉사활동은 물론 중요합니다. 하지만 기업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사회적 기여는 혁신적인 제품을 통한 것입니다.”사하라 사막 이남에 있는 아프리카 50개국에서의 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박광기 삼성전자아프리카 총괄(전무)이 2010년 1월 부임한 이후 아프리카 43개국을 돌면서 얻은 결론이다.“아프리카는 전력이나 통신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없는 곳이 많고 그나마 전기가 들어오는 곳도 예고 없이 끊기는 사례가 다반사입니다. 심한 모래바람 때문에 전자제품이 금방 고장 나는 일도 많습니다. 아무리 좋은 기능을 가진 첨단제품이라도 쓰지 못한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그는 ‘척박한 환경에서도 쓸 수 있는 전자제품을 만드는 것이 최고의 봉사활동’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아프리카 전용제품(Built for Africa)’을 만들기 위한 연구개발(R&D)에 적극 나섰다. 그 결과 내놓은 대표적인 제품 중 하나가 ‘듀라 쿨 냉장고’다. 이 제품은 예고 없이 전원이 끊겨도 3시간 이상 온도를 영하로 유지하는 기능을 갖고 있어 아프리카 전역에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내놓은 태양광 전원 넷북컴퓨터도 아프리카 전용제품을 만들기 위한 R&D의 결과로 나온 것이다. 전원이 불안정해도 안정적으로 시청할 수 있는 TV, 기기 1대로 다른 2개의 통신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휴대전화, 온도와 습도가 높고 모래바람이 심해도 고장이 나지 않는 에어컨 등도 마찬가지다.요하네스버그·쿠누=천광암 기자 iam@donga.com}

○…상고와 야간대학 출신이라는 이중의 학력 핸디캡과 어린 시절 경제적 어려움을 딛고 거시경제 및 예산, 세제 정책을 총괄하는 핵심 경제 부처인 기획재정부 차관에 오른 김동연 제2차관의 인생 스토리가 관가(官街)에서 큰 화제. 김 차관의 인생 역정을 취재해 상세히 소개한 동아일보 보도(10일자 A2면 참조)를 본 재정부의 한 과장급 공무원은 “업무에 유능하고 후배들에게 온화한 김 차관에게 그런 어려움이 있었다는 건 처음 알았다. 세칭 명문고, 명문대 출신이 대다수인 재정부에서 상고 및 야간대를 졸업한 뒤 자신의 노력으로 차관까지 승진한 것은 ‘인간 승리’라고 할 만하다”며 감탄. 이른바 비(非)명문 대학을 나온 한 사무관은 “학벌이나 학연 때문에 인사에서 피해의식이 남아 있었는데 김 차관의 이야기를 읽고 자신감을 되찾았다”며 “나 같은 공무원에게 김 차관은 가장 도움이 되는 롤 모델”이라고 평가. “김종열 하나사장 사의 ‘차기회장 탈락’이 이유” ○…김종열 하나금융그룹 사장이 “외환은행 인수에 걸림돌이 되지 않겠다”며 사의(辭意)를 표명한 것과 관련해 금융당국 관계자는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반응. 외환은행 노조에 강성 이미지가 있다고는 하지만 사장의 사퇴로 외환은행 노조와의 갈등이 해소되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 이 관계자는 “하나금융 이사회와 주총을 앞두고 사실상 차기 회장 탈락 상태라는 점을 감안할 때 김 사장 본인이 더는 자리를 유지할 이유가 없다는 점이 가장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는 금융계의 관측이 설득력 있어 보인다”고 전언.농식품부, 한식 세계화 예산 100억 깎여 울상 ○…한식 세계화 사업을 추진하는 농림수산식품부가 올해 대폭 깎인 예산 때문에 울상. 농식품부는 올해 국회 예산 심의에서 한식 세계화 예산으로 총 219억4900만 원을 배정받았는데 이는 전년도 예산 311억5000만 원보다 100억 원 가까이 줄어든 금액. 농식품부 당국자는 “한식 세계화 사업이 영부인이 관심을 갖고 추진해 온 사업이다 보니 국회 심의에서 ‘영부인 사업’이라는 낙인이 찍혀 야당 의원들의 반대가 심했다”고 설명. 농식품부는 “일본이 초밥을 세계인의 음식으로 만드는 데 30년을 투자한 만큼 한식 세계화도 장기적 안목과 관심이 필요하다”며 아쉬워하기도.금투협 차기 회장 선거, 전통 명문고 3파전 ○…차기 금융투자협회장 선거전이 전통의 명문 고교인 경기고 경북고 용산고 등 3개 고교의 자존심 대결로 흐르는 양상을 보여. 10일 마감한 금투협 차기 회장에는 정의동 전 골든브릿지투자증권 회장, 유흥수 LIG투자증권 사장, 전상일 동양증권 부회장, 김성태 전 대우증권 사장, 박종수 전 우리투자증권 사장, 최경수 현대증권 사장이 지원. 유 사장은 김 전 사장의 용산고 1년 선배, 박 전 사장은 전 부회장의 경기고 6년 선배, 정 전 회장은 최 사장의 경북고 2년 선배라고. 특히 정 전 회장과 최 사장은 옛 재정경제부에서도 함께 일한 경제관료 출신으로 행시 기수로도 12, 14회로 2년 차이. 손보사들 “車보험 손해율 급등” 홍보에 눈총 ○…손해보험사들이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급등했다는 점을 적극 홍보하고 나선 가운데 일부 생명보험사가 손보사들이 보험료를 내리지 않으려고 ‘해묵은 전술’을 다시 쓰고 있다는 분석을 제기. 생보업계의 한 관계자는 “작년 4월부터 11월까지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75%대 중반으로 1년 전보다 5%포인트 이상 떨어질 때는 보험료를 내리지 않더니 12월에 눈길 사고가 늘어 손해율이 오르자마자 ‘우는 소리’를 하고 있다”고 비판. 이에 대해 손보업계의 한 관계자는 “손해율이 계절에 따라 오르거나 내리는 폭에 큰 변화가 있는 만큼 장기 추세를 감안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방통위, 무용론-비리 의혹 겹쳐 동요 심각 ○…방송통신위원회 공무원들의 동요가 심상치 않은 수준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어 눈길. 방통위가 옛 정보통신부보다 정보기술(IT)산업 진흥과 관련해 제 역할을 못 한다는 비판이 적지 않은 데다 최시중 위원장 측근 비리가 불거지면서 악재가 겹쳤기 때문이라고. 한 헤드헌팅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방통위에서 민간 기업으로 이직할 자리를 알아봐 달라는 문의가 왔는데, 올해 들어 그 수가 20∼30% 증가했다”고 귀띔.유통업체들 신규 매장 오픈 ‘극비-묻지마’ 작전 ○… 대형마트와 대기업슈퍼마켓(SSM) 등 유통업체는 최근 신규 매장 오픈에 ‘묻지마’ 전략을 구사.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올해 5∼7개의 신규 점포를 열 계획이지만 영업 개시 직전까지 극비리에 출점 계획을 추진한다고. 이는 매장을 연다는 말만 나오면 상권을 침해 받을 것으로 우려한 지역 상인들이 문을 열지 못하게 하기 위해 집단행동(사업조정 신청)을 하기 때문이라고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전언. 한진重, 인천 북항 매립지 용도 변경에 희색 ○…한진중공업이 갖고 있던 인천 북항 배후 매립지 용도가 27년 만에 풀려 회사 관계자들이 희색. 5일 인천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에서는 그동안 녹지로 묶여 있던 인천 북항(서구 원창동) 배후 매립지 165만5311m²(50만1600여 평) 가운데 146만4095m²(44만3600여 평)는 준공업지역, 나머지 19만1216m²(5만7900여 평)는 상업지역으로 용도를 바꾸는 계획안을 가결. 이 땅은 청라경제자유구역 남쪽에 위치한 데다 인천국제공항과 가까워 부동산업계에서는 ‘금싸라기’라는 평가. 용지 개발 시 한진중공업 시가총액의 절반에 달하는 6000억 원대의 시세차익이 가능할 것으로 증권업계는 추산.}

10일 전남 영광군 법성면 청보리 목장. 유경환 대표(55)가 축사 사이를 지나가니 누런 소들이 눈을 껌뻑이며 고개를 내밀었다. “여기가 ‘이마트동’이에요. 이 소들은 사료비, 전기세, 트랙터 비용에 깔개까지 다 대형마트에서 대줘요. 소만 잘 키우면 돼요.” 유 대표가 가리키는 축사에서는 한우 약 200마리가 볏짚을 씹고 있었다. 이곳 축사에 있는 750마리 가운데 이마트동 소가 차지하는 비중은 현재 약 30%. 설을 앞두고 이마트 소 120마리를 도축해 수가 다소 줄었다. 유 대표는 지난해부터 이마트가 돈을 주면 마른 소를 사서 잘 키워주는 ‘위탁영농’을 시작했다. 하루 평균 소 키우는 비용을 산정하고, 소를 기르는 기간을 곱해 이마트에 청구하면 된다. 유 대표가 받는 몫은 오로지 소 키우는 값이다. 사료 값의 10% 안팎을 키우는 값으로 받는다. 유 대표는 “30년 동안 소 값이 오르고 내리고, 판로가 있다가 없어졌고, 걱정이 끊이질 않았다”며 “요즘처럼 한우 값이 떨어져도 안정된 수입원이 있으니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다. 그의 손길을 거치면 마른 소도 3∼6개월 뒤엔 튼실한 한우가 된다. 지난해 800마리를 위탁받아 키웠다. 이마트 변상규 바이어는 “시장에서 다 큰 한우를 직접 사는 것보다 8%가량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어릴 적부터 소 전문가였다. 1979년 소 100마리로 일을 시작한 뒤부터 매일 오전 2시면 일어나 우시장에 나가는 게 일상이 됐다. 하지만 1998년 한우파동이 일어났다. 사려는 사람이 없었다. 어쩌다 소 10마리를 외상으로 사겠다는 사람이 있었지만 사기였다. 소 값 2000만 원을 떼였다. 유 대표는 “믿을 수 있는 판로가 없으면 살아남기 어렵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인근에서 백화점에 납품한다는 축사를 찾아 노하우를 알려달라고 매달렸다. 차별화를 해야 외상값을 떼일 리 없는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에 납품할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그래서 2004년에 약 30억 원을 들여 약 19만8300m²(약 6만 평) 터에 소들이 뛰어놀 수 있는 목장을 지었다. 2009년 한우로는 처음으로 농림수산식품부의 ‘친환경 농장인증’을 받았다. 하지만 걱정은 여전했다. 큰돈을 들인 목장에 소를 더 늘릴 수 있었지만 위험요소가 컸다. 유 대표는 “소 값은 경험상 8년 주기로 떨어지는데, 곧 떨어질 때가 됐다고 생각해 섣불리 소를 늘릴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때 위탁영농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이마트도 마침 같은 실험을 구상하고 있었다. 결국 있는 시설을 활용해 위탁영농을 하니 목장 매출은 2010년 20억 원에서 지난해 31억 원으로 늘었다. 이마트도 소를 잘 키우기로 소문난 사람에게 맡겨 유통단계를 대폭 줄였다. 한우는 농가-한우 수집상-우시장-중간도매상을 거쳐 도축되지만 위탁영농으로 도축 전 유통단계를 4단계에서 1단계로 대폭 줄일 수 있었던 것. 2010년 등심 100g 값은 7850원대였지만 최근 소 값이 떨어진 추세가 반영돼 지난해 9월부터 5800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편 이마트는 10일 유통단계를 줄이기 위해 지육(도축된 소) 경매에 직접 나서겠다고 밝혔다. 도축된 소(지육)를 가공업체까지 가져오는 과정을 줄여 추가로 한우 판매가격을 7∼10% 낮추겠다는 전략이다.영광=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김슬기 인턴기자 숙명여대 경영학과 4학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