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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9일 낮 12시부터 정상 간 핫라인 등 남북 간 4개 통신선을 차단하고, 대남 사업을 ‘대적(對敵) 사업’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을 적으로 규정하고 4·27 판문점 정상회담을 앞두고 개통한 청와대와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무실이 있는 노동당 본부청사 간 직통전화(핫라인)도 781일 만에 일방적으로 끊었다.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의 4일 대북전단 비난이 구체적인 대남 강경 행동으로 본격화되며 2017년 한반도 위기 상태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북한은 이날 오전 6시경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남조선 당국과 더 이상 마주앉을 일도, 논의할 문제도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8일 대남사업부서 사업총화회의에서 당 중앙위 부위원장 김영철 동지와 김여정 동지는 대남 사업을 철저히 대적 사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죗값을 정확히 계산하기 위한 단계적 대적 사업 계획을 심의했다”고 했다. 북한이 “완전 차단하겠다”고 밝힌 통신선은 △청와대-노동당 중앙위 핫라인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통신선 △남북 동·서해 군사통신연락선 △남북 기계실 간 시험 통신선 등 4개다. 북한은 이날 오전 9시경 연락사무소와 군 통신선을 통한 연락을 시작으로 낮 12시 연결, 오후 4시 동·서해 통신선 연결에 무응답했다. 통일부는 오후 5시 연락사무소 마감 통화는 아예 시도하지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이날 “(통신선 단절은) 남조선 것들과의 일체 접촉 공간을 완전 격폐하고 불필요한 것들을 없애버리기로 결심한 첫 단계의 행동”이라고 밝혀 추가 조치를 예고했다. 앞서 김여정은 4일 담화에서 “남조선 당국이 (대북전단과 관련해) 응분의 조처를 세우지 못한다면 금강산관광 폐지에 이어 개성공업지구의 완전 철거가 될지,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폐쇄가 될지, 남북 군사합의 파기가 될지 단단히 각오는 해둬야 할 것”이라고 위협한 바 있다. 통일부는 9일 “통신선은 소통을 위한 기본 수단이므로 남북 간 합의에 따라 유지돼야 한다”며 원론적인 입장을 반복했다. 청와대는 이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지 않은 채 침묵했다. 미래통합당은 “평화는 굴종으로 실현되지 않는다”며 “북한은 매번 전형적인 벼랑 끝 전술로 대남 압박에 임해 왔다. 새로울 것도, 놀라울 것도 없다”고 했다.신나리 journari@donga.com·박효목 기자}
북한의 일방적인 남북 통신선 폐쇄 결정에도 정부는 남아 있는 남북 연락 채널을 최대한 동원해 소통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북한이 9일 낮 12시부터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와 군 통신선, 통신시험시설, 청와대와 북한 국무위원회 간 직통전화(핫라인)를 폐쇄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남은 남북 직통 연락선은 국가정보원과 통일전선부 채널 정도다. 한 소식통은 “북한이 끊겠다고 한 것은 공개된 소통 창구이고 해외 접촉이나 정보 당국 간 물밑 연락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2000년 남북 정상회담 이후 연결된 국정원과 통전부 간 채널은 이명박 정부 들어 단절됐다가 2018년 북한이 평창 겨울올림픽 고위급 대표단으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을 파견하는 과정에서 복원됐다. 남북은 정상 간 친서 교환이나 특사 파견 의사를 타진하는 과정에서도 이 채널을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북한이 “남조선 것들과의 일체 접촉 공간을 완전 격폐하기로 결심했다”고 한 만큼 북이 한동안 정보 당국 채널에 응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북―미 유엔대표부를 통하는 ‘뉴욕 채널’이나 판문점에 설치된 유엔군사령부와 북한군 간 직통전화 등 우회로를 활용할 수 있다. 실제로 9일 유엔사와 북한군 간 직통전화는 평소처럼 일상적인 통신점검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공관을 통한 남북 접촉이나 중국을 통한 소통도 시도해 볼 수 있다. 김인철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미국과 상시 긴밀히 소통 중이며 관련국과도 필요에 따라 소통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라디오에서 “급한 일이 있으면 판문점을 통해 통지문을 주고받는 식으로 남북 회담은 또 살려낼 수 있다”고 했다.신나리 journari@donga.com·한기재 기자}

북한의 일방적인 남북 통신선 폐쇄 결정에도 정부는 남아있는 남북 연락채널을 최대한 동원해 소통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북한이 9일 낮 12시부터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와 군 통신선, 통신시험시설, 청와대와 북한 국무위원회 간 직통전화(핫라인)을 폐쇄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남은 남북 직통 연락선은 국가정보원과 통일전선부 채널 정도다. 한 소식통은 “북한이 끊겠다고 한 것은 공개된 소통 창구이고 해외 접촉이나 정보당국 간 물밑 연락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2000년 남북 정상회담 이후 연결된 국정원과 통전부 간 채널은 이명박 정부 들어 단절됐다가 2018년 북한이 평창 겨울올림픽 고위급 대표단으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을 파견하는 과정에서 복원됐다. 남북은 정상 간 친서 교환이나 특사 파견 의사를 타진하는 과정에서도 이 채널을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북한이 “남조선 것들과의 일체 접촉 공간을 완전 격폐하기로 결심했다”고 한 만큼 북이 한동안 정보당국 채널에 응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북-미 유엔대표부를 통하는 ‘뉴욕 채널’이나 판문점에 설치된 유엔군사령부와 북한군 간 직통전화 등 우회로를 활용할 수 있다. 실제로 9일 유엔사와 북한군 간 직통전화는 평소처럼 일상적인 통신점검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공관을 통한 남북 접촉이나 중국을 통한 소통도 시도해볼 수 있다. 김인철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미국과 상시 긴밀히 소통 중이며 관련국과도 필요에 따라 소통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라디오에서 “급한 일이 있으면 판문점을 통해 통지문을 주고받는 식으로 남북 회담은 또 살려낼 수 있다”고 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

남북 간 하루 두 차례 연락을 이어오던 남북연락사무소가 8일 북한의 무응답으로 개소 1년 9개월 만에 처음으로 불통 사태를 맞았다. 북한이 대북전단 살포를 맹비난하고 후속조치로 언급한 연락사무소 철폐가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여상기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북한과 연락사무소 통화 연결을 시도하였으나 북측이 받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오전 9시경 연락 시도가 불발된 데 이어 오후 5시에도 시도했지만 북한은 응답하지 않았다. 통상 연락사무소는 특별한 현안이 없더라도 평일 오전 9시와 오후 5시 두 차례에 걸쳐 업무 개시와 마감 통화를 진행해왔다. 앞서 북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4일 대북전단 살포에 대한 비난 담화를 내고, 통일전선부 대변인이 5일 밤늦게 담화를 통해 연락사무소 폐쇄를 공언했다. 남북간 마지막 통화는 지난주 5일 오후 5시경 이뤄졌다. 정부는 북한의 무응답을 연락사무소 가동 중단으로 해석하는 데는 선을 그었다. 통일부 여 대변인은 “정부는 모든 남북합의를 철저히 준수하면서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해 북측과 협력을 계속해나간다는 입장”이라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2018년 남북 정상이 합의한 판문점 선언에 따라 개성에 설치된 남북연락사무소는 남북 인력이 상주해 상시 채널로 가동되다,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현재는 우리 측 인원들은 모두 철수해 정부서울청사에서 북측과 연락을 취해왔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북한이 탈북자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에 대한 정부 대응을 비난하면서 연일 대남 비난 공세 수위를 높이는 가운데 정부는 “남북 간 합의사항을 준수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통일부는 7일 “정부의 기본 입장은 판문점 선언을 비롯한 남북 정상이 합의한 사항을 준수하고 이행해 나간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통일전선부 대변인 담화를 통해 북한이 밝힌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폐쇄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정부는 북한의 위협에도 대북전단 금지법과 탈북민단체 설득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통일부는 심지어 이날 ‘대북전단 살포와 관련된 재판 결과 및 의미’라는 참고자료를 배포하며 대북전단 살포 금지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이민복 대북풍선단장이 경찰과 군이 대북전단 살포를 저지해 표현의 자유가 침해됐다며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이 4년 전 대법원에서 기각된 판례를 소개하면서 “대북전단 살포 행위는 접경지역 주민의 생명, 안전, 재산 보호를 침해하지 않아야 하며, 이를 벗어날 경우 법률로 제한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미래통합당 김은혜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분명한 건 평화는 굴종으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대한민국 정부와 국민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일관된 저자세로는 평화도, 비핵화도 앞당길 수 없다”고 비판했다. 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도 5일(현지 시간) 자유아시아방송(RFA)에서 “사람은 누구나 국경에 상관없이 어떤 전달매체를 통해 정보와 생각들을 얻을 권리가 있다. 북한 주민은 그렇지 못한 현실을 살고 있다”며 이 권리가 세계인권선언 19조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대북전단 살포 금지법이 표현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신나리 journari@donga.com·최지선 기자}

북한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사진)의 역할을 ‘대남사업 총괄’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힌 이후 김여정이 진두지휘하는 대남 강경 메시지가 쏟아지고 있다. 확고부동한 북한 2인자로 입지를 굳힌 김여정이 4일 탈북자들의 대북전단 살포를 비난한 담화를 시작으로 나흘째 대남 비방전이 이어지고 있는 것. 특히 김여정이 남북관계 단절 위협과 함께 접경지 도발 가능성을 시사하고 나선 만큼 미국 대선을 앞두고 남북관계가 다시 격랑에 휩싸일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오빠 재떨이 받치던 김여정, 북한 ‘2인자’ 인증북한 통일전선부 대변인은 5일 담화에서 김여정에 대해 “대남사업을 총괄하는 제1부부장”이라며 “김여정 제1부부장이 대남사업 부문에서 담화문에 지적한 내용을 실무적으로 집행하기 위한 검토사업을 착수하는 데 대한 지시를 내렸다”고 밝혔다. 북한이 김 위원장이 아닌 인물이 “지시했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특히 통전부는 김여정 지시와 관련해 “개성 북남공동연락사무소부터 결단코 철폐할 것” “접경지역에서 남측이 골머리가 아파할 일판을 벌여도 할 말이 없게 될 것”이라고 했다. 남북연락사무소 폐쇄와 접경지역 도발 예고가 김여정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김여정이 대남 공작기구인 통전부와 국무위원회 직속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물론이고 군부에도 지시를 내릴 수 있는 지휘봉을 쥐고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김여정이 사실상 북한 2인자 위상을 굳혔다는 점을 천명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지난해 2월 말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열차로 이동한 김 위원장의 담배 재떨이를 들고 서 있는 사진이 찍히는 등 김 위원장 의전 전담으로 각인된 김여정은 지난해 말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에서 당 제1부부장으로, 올 4월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복귀한 상황. 김 위원장의 신변이상설이 불거졌을 때는 후계자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실제로 6일 평양에서 열린 ‘청년학생 항의군중집회’에선 김여정이 4일 발표한 담화가 낭독됐으며 노동신문은 6, 7일 이틀에 걸쳐 1면을 포함해 각 2개면과 3개면에 김여정의 4일 담화에 대한 각계 반향을 실었다. 북한 공식 선전매체인 노동신문이 북한 최고지도자가 아닌 인물의 담화를 최고지도자의 교시처럼 인용해 반향을 대대적으로 보도한 것 역시 전례 없는 일이다. ○ 비방전 진두지휘하며 한미 동시 겨냥정부 안팎에선 최근 대남 비난 담화 등을 김여정이 직접 작성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북한이 일제히 비방전에 나선 배경을 분석하고 있다. 김여정이 처음으로 대남 메시지를 내놨던 3월과 이달 4일 담화의 “나쁜 짓 하는 사람보다 부추기는 사람이 더 밉더라” 등의 표현에 기존 북한 담화와 달리 여성적이고 구어체 어투가 담겨 있어 김여정이 직접 쓴 것으로 정보당국은 보고 있다. 김여정 담화 이후 북한 매체들이 남북관계로 북-미 비핵화 협상을 견인한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구상을 ‘달나라 타령’이라고 비난하고 나선 것을 두고 한국은 물론이고 미국에 “직접 나서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이 미 대선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대결로 확정되자 움직임을 본격화하려는 신호일 수 있다는 것. 통전부의 5일 담화가 오후 11시경 나온 것 역시 미국 워싱턴이 한창 근무하고 있는 시간(동부 기준 5일 오전 10시)을 고려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외교당국 역시 김여정 담화 이후 움직임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소식통은 “1차적으로는 한국에 상당히 강하게 메시지를 보냈지만 미국에도 대외활동에 대한 기지개를 켤 준비가 됐다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위성락 전 주러시아 대사도 “일단 대남 도발을 먼저 할 가능성이 높지만 미국이 움직이지 않으면 대선 전 대미 도발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신나리 journari@donga.com·박효목 기자}

북한이 탈북자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에 대한 정부 대응을 비난하면서 남북관계 단절을 위협하는 등 연일 공세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정부는 “남북 간 합의사항을 준수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통일부는 7일 “정부의 기본 입장은 판문점 선언을 비롯한 남북 정상이 합의한 사항을 준수하고 이행해 나간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틀 전인 5일 통전부 대변인 담화를 통해 북한이 밝힌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폐쇄 조치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정부 관계자는 “관계 부처 간의 의견 조율을 하다보니 이틀이 걸렸다”면서 “북한도 정상 합의사항을 존중했으면 하는 취지에서 나온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북한의 위협에도 대북전단 금지법과 탈북민 단체 설득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통일부 관계자는 “체제 차이로 인해 민간에서 한 일들을 강제할 수 있는 법안이 없지 않았나”라며 “아직 남북연락사무소가 폐쇄된 것은 아닌 만큼 더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범여권에선 대북전단 살포에 대해 잇따라 비난 메시지가 나오고 있다. 민주당 김두관 의원은 7일 페이스북에서 “대북전단 살포는 접경지역 주민들의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는 위험천만한 소동이자 평화통일 정신을 거역한 반헌법적 행동”이라며 “국회도 조속히 대북전단 살포 금지법 제정을 위한 여야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지원 전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백해무익한 전단을 보내지 말라고 거듭 촉구한다. 이는 반인륜적 처사”라고 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한국 법원이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배상 판결에 응하지 않은 일본 기업의 국내 재산 강제매각 절차에 들어가면서 한일 관계가 급속히 얼어붙고 있다. 일본 정부는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라며 보복 조치를 취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외교적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실마리를 찾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4일 기자회견에서 ‘한국 사법부가 일본 기업의 자산을 현금화(강제 매각)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질문에 “압류 자산의 현금화는 심각한 상황을 초래하므로 피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앞으로도 한국 측에 조기에 해결책을 제시하도록 강하게 요구한다는 입장에 전혀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 법원의 공시송달이 일본 국내 기업에도 효과를 미치는지’ 묻는 질문에 “일본 기업의 경제 활동을 보호한다는 관점에서 모든 선택지를 시야에 넣고 계속 의연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선택지’의 구체적인 내용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일본 기업 자산이 현금화되면 보복 조치에 나설 가능성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산케이신문은 4월 말 일본 기업 자산의 강제 매각과 관련해 “일본 정부는 한국 측의 자산 압류나 관세 인상 등 두 자릿수에 이르는 대항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국 내 투자 자산 회수, 무역 재검토, 금융 제재 등도 보복 조치로 일본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다. 한일 양국 모두 대화의 필요성은 인정한다. NHK는 “일본 기업 자산이 현금화되면 심각한 사태로 번질 것이라는 것을 한국 측도 이해하고 있다. 앞으로도 외교 당국 간에 긴밀하게 의사소통을 해 나갈 것”이라는 일본 외무성 간부의 발언을 전했다. 김인철 외교부 대변인도 4일 브리핑에서 “사법 판단을 존중하고 실질적인 피해자의 권리 실현이 되고, 그 다음에 양국 관계가 다 종합적으로 고려되는 합리적 해결 방안을 논의해 나가는 열린 입장으로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제 해결의 첫 단추인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배상 문제에 대한 논의를 진전시키는 것이 쉽지 않다. 외교부 안팎에서는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가 해결돼야 강제징용도 풀릴 수 있는 게 현실”이라는 이야기들이 나온다. 지난해 11월 수출규제 철회 대화를 조건으로 연장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재연장 시점도 5개월 앞으로 다가와 있다. 일본은 수출규제 해제에 소극적이다.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상은 3일 방송에서 한국 정부가 일본의 수출규제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기로 한 것에 대해 “WTO는 상급위원회가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결국 결론이 나지 않는다.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다”며 조롱하듯 말했다. 정치적 타협으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제안한다. 진창수 세종연구소 책임연구위원은 “국장급 외교협의를 통해 청와대와 일본 총리관저 간 채널을 적극 가동해 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원덕 국민대 일본학과 교수는 “일본 기업 대신 한일 경제협력 자금의 수혜를 받은 우리 기업들이 대신 내주고 정부가 구상권을 일본에 청구하는 대위변제가 가장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 신나리 기자}

한국 법원이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배상판결에 응하지 않은 일본기업의 국내 재산 강제매각 절차에 들어가면서 한일 관계가 급속히 얼어붙고 있다. 일본 정부는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라며 보복 조치를 취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외교적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실마리를 찾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4일 기자회견에서 ‘한국 사법부가 일본 기업의 자산을 현금화(강제 매각)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질문에 “압류 자산의 현금화는 심각한 상황을 초래하므로 피하지 않으며 안된다”며 “앞으로도 한국 측에 조기에 해결책을 제시하도록 강하게 요구한다는 입장에 전혀 변화 없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 법원의 공시송달이 일본 국내 기업에도 효과를 미치는지’ 묻는 질문에 “일본 기업의 경제 활동을 보호한다는 관점에서 모든 선택지를 시야에 넣고 계속 의연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선택지’의 구체적인 내용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일본 기업 자산이 현금화되면 보복 조치에 나설 가능성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산케이신문은 4월 말 일본기업 자산의 강제 매각과 관련해 “일본 정부는 한국 측의 자산 압류나 관세 인상 등 두 자릿수에 이르는 대항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국 내 투자 자산 회수, 무역 재검토, 금융제재 등도 보복 조치로 일본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다. 한일 양국 모두 대화의 필요성은 인정한다. NHK는 “일본 기업 자산이 현금화되면 심각한 사태로 번질 것이라는 것을 한국 측도 이해하고 있다. 향후에도 외교 당국간에 긴밀하게 의사소통을 해 나갈 것”이라는 일본 외무성 간부의 발언을 전했다. 김인철 외교부 대변인도 4일 브리핑에서 “사법판단을 존중하고 실질적인 피해자의 권리 실현이 되고, 그 다음에 양국관계가 다 종합적으로 고려되는 합리적 해결방안을 논의해 나가는 열린 입장으로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제 해결의 첫 단추인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배상 문제에 대한 논의를 진전시키는 것이 쉽지 않다. 외교부 안팎에서는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가 해결돼야 강제징용도 풀릴 수 있는 게 현실”이라는 이야기들이 나온다. 지난해 11월 수출규제 철회 대화를 조건으로 연장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재연장 시점도 5개월 앞으로 다가와 있다. 일본은 수출규제 해제에 소극적이다.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상은 3일 방송에서 한국 정부가 일본의 수출규제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기로 한 것에 대해 “WTO는 상급위원회가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결국 결론이 나지 않는다.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다”며 조롱하듯 말했다. 정치적 타협으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제안한다. 진창수 세종연구소 책임연구위원은 “국장급 외교협의를 통해 청와대와 일본 총리관저 간 채널을 적극 가동해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원덕 국민대 일본학과 교수는 “일본 기업 대신 한일 경협자금을 이용한 우리 기업들이 대신 내주고 정부가 구상권을 일본에 청구하는 대위변제가 가장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한 배상 판결에 응하지 않은 일본 전범기업에 대해 법원이 결국 국내 자산 강제매각 절차에 들어갔다. 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은 1일 신일철주금(현 일본제철) 주식회사에 대해 압류결정문 ‘공시송달’ 결정을 내린 것으로 3일 확인됐다. 2018년 10월 대법원이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을 내렸지만 일본 외무성이 우리가 보낸 자산 매각을 위한 압류결정문을 반송하자, 8월 4일 0시까지 찾아가지 않으면 압류결정문을 받은 것으로 간주하겠다는 것. 이에 따라 8월 이후엔 서면 심문 절차 등을 거쳐 2, 3개월 후부터 자산 매각이 현실화될 수 있다. 법원이 압류한 일본제철의 한국 자산은 ‘포스코-닛폰스틸 제철부산물재활용(RHF) 합작법인(PNR)’ 19만4794주(액면가 기준 9억7400만 원)다. 정부가 2일 일본 수출규제에 대해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절차를 재개한 데 이어 법원이 강제징용 가해 기업에 대한 첫 강제매각 절차에 들어가면서 한일 관계는 지난해 11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조건부 연장 이전으로 돌아가며 격랑에 휩싸일 가능성이 커졌다. 일본은 보복 조치를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은 올 1월 “한국 측이 (일본) 민간 기업 자산의 현금화를 실행하면, 한국과의 무역을 재검토하거나 금융제재에 착수하는 등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WTO 제소 절차를 진행하며 일본의 태도 변화를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신나리 journari@donga.com·박상준 / 도쿄=박형준 특파원}

정부가 일본의 수출규제와 관련해 세계무역기구(WTO) 분쟁 해결 절차를 재개하기로 결정한 지 하루 만에 한일 외교장관이 통화를 갖고 유감 표명을 주고받았다. 일본은 한국의 결정에 즉각 반발했고, 한국은 기존 수출규제 조치를 철회하라고 맞불을 놓으면서 양국 간 대립이 거세지는 양상이다. 외교부는 3일 오후 보도자료를 내고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한국이 대외무역법 개정 등을 적극 노력해 일본이 제기한 수출규제 조치 사유를 모두 해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조치가 유지되는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했다”고 했다. WTO 분쟁 절차 재개가 일본의 부당한 수출규제가 이어지는 것에 대한 대응 성격이란 것이다. 그러나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외상은 한국 정부의 WTO 분쟁 해결 절차 재개 발표에 대해 “현안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고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고 일본 외무성은 전했다. 이날 통화는 오전 11시 40분부터 약 45분간 진행됐으며 일본 외무성이 전날 우리 결정과는 별도로 지난달에 먼저 요청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부는 지난달 12일 일본에 “반도체·디스플레이 3개 품목의 수출규제와 화이트리스트(수출 심사 우대국) 제외 문제 해결 여부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을 5월 말까지 밝혀 달라”고 촉구했지만 일본 정부는 별도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이러자 정부가 WTO 제소 재개 카드를 추가로 꺼낸 것이다. 일본 정부는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3일 한 외무성 간부가 “한국의 결정은 ‘왼손으로 때리면서 오른손으로 악수하자는 이야기다. 모순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경제산업성 간부는 “쌓아올린 것이 무너진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다만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한국이 실제로 WTO 제소 절차를 밟을지는 미지수”라며 “WTO의 분쟁 처리 과정은 결론이 나올 때까지 평균 2년 이상 걸리고, 최종심인 상급위원회는 미국의 반대로 정원을 확보하지 못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의 제소 추진이 대일 압박용 성격이라고 본다는 것이다. 교도통신은 일본 외무성 소식통을 인용해 이날 한일 외교장관 통화에서 강경화 장관이 기업인 입국제한 조기 완화를 요청했으나 모테기 외상은 “일본 내의 감염 확산을 억제하는 것이 최우선”이라며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코로나19 유입 방지 대책으로 한국과 중국을 대상으로 올해 3월 시작해 다른 나라로 확대한 입국규제를 계속 연장하고 있다. 강 장관과 모테기 외상은 이날 한일관계 현안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지만 서로 입장차만 확인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도쿄=박형준 특파원}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에 대해 입장 표명을 자제해 온 정부가 “1984년 중영공동성명의 내용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중영공동성명은 홍콩의 고도의 자치권을 보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만큼 사실상 정부가 홍콩 사태와 관련해 중국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인철 외교부 대변인은 2일 정례브리핑에서 홍콩 보안법으로 촉발된 홍콩 내 민주화 시위와 관련해 “홍콩은 우리에게 밀접한 인적·경제적 교류 관계를 갖고 있는 중요한 지역으로 일국양제와 홍콩의 번영과 발전이 지속되는 것이 중요하다”며 “1984년 중영공동성명의 내용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중영공동성명을 언급하고 존중 의사를 밝힌 것은 처음이다. 정부 관계자는 “인권과 자유질서 등 보편적 가치가 수호돼야 한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했다. 이날 입장 표명이 전날 한미 정상 통화의 영향 때문은 아니라고도 했다. 영국이 홍콩을 중국에 반환하기에 앞서 체결한 중영공동성명의 핵심은 1997년 홍콩 반환시점으로부터 50년간 행정·사법·경제 자치권을 보장하는 ‘일국양제’로, 중국 정부가 반중(反中) 인사를 처벌할 수 있도록 한 홍콩 보안법과 개념상 대비된다. 최근 미국과 영국, 독일 등은 홍콩 보안법 제정을 비판하면서 잇따라 중영공동성명의 정신 수호를 강조해왔다. 김 대변인은 이날 “중영공동성명은 1985년 유엔에 조약으로 등록됐다”며 국제사회 약속이라는 점을 부각했다. 양갑용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정부가 민주주의와 인권 가치를 지지한다는 메시지를 보내면서도, 미중 양쪽으로부터 공격받지 않을 방법을 고심한 것”이라고 했다.신나리 journari@donga.com·한기재 기자}
감사원이 “재정건전성 견지를 위해 실효성 있는 중장기 대응방향 수립 차원에서 재정준칙 도입 여부를 다시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역대 최대 규모의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으로 국가채무비율이 40%대 중반으로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국가 최고 감사기관이 공개적으로 무분별한 재정지출 확대에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감사원은 1일 발표한 ‘중장기 국가재정 운용 및 관리실태 감사’ 보고서에서 “기획재정부는 2020년 실시 예정인 2065년 장기 재정 전망 시 재정준칙 도입 여부를 검토하는 등 향후 정책 대응 방향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올해 말까지 국가부채 규모를 법으로 정해 이를 넘지 못하도록 하는 재정준칙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것. 20대 국회에선 국가채무비율 한도를 45%로 설정하는 내용의 재정건전화법안이 제출됐지만 처리가 무산됐다. 감사원이 정부에 재정준칙 도입을 권고한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대응 등과 맞물려 재정건전성이 더 악화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특히 감사원은 “우리나라의 국가채무비율이 해외 주요국보다 낮지만 국가채무비율이 낮은 경우에도 재정위기를 겪은 국가들이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국가채무비율의 국제 비교만으로 중장기 재정건전성을 낙관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도 지적했다. 감사원은 이어 “정부는 코로나19 이후 경제 역동성 회복을 위한 재정의 적극적 역할을 견지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으나 장래 인구구조, 성장률 등 재정운용 여건에 대한 우려가 증대하고 있다”고 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미국 내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격화되면서 200만 미국 한인사회도 긴장하고 있다. 교민들의 피해가 커지면서 외교부는 재외국민 보호를 위해 본부에 ‘재외국민보호대책본부’를 설치하고, 미국 주재 공관 10곳에도 비상대책반을 구성했다. 1일 외교부에 따르면 미국 내 항의 시위로 미네소타 10건, 조지아 6건, 노스·사우스캐롤라이나 6건, 캘리포니아 3건, 플로리다 1건 등 총 26건의 한인 상점 재산 피해가 접수됐다. 전날 보고된 피해 사례(미니애폴리스 5건, 애틀랜타 2건)보다 대폭 증가한 수치다.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미국 내 최대 한인 밀집지역인 로스앤젤레스(LA) 코리아타운은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통행금지가 내려져 상점들이 모두 문을 닫고 인적도 뚝 끊겼다. 총성과 시위대의 함성, 헬리콥터 소리는 밤새 들렸다. 코리아타운 내 쇼핑몰에서도 피해가 발생했다. 시위대가 코리아타운을 지나가면서 한인이 운영하는 카페 등 상점 유리창을 깨고 통신사 대리점과 신발 가게 등을 약탈한 것으로 알려졌다. LA 한인타운에 18년째 거주 중인 강태완 씨(60)는 본보에 “시위대가 한인타운 내 한인이 운영하는 통신사 대리점 ‘티모바일’ 유리창을 깨고 매장에 있는 물건들을 훔쳐갔다”고 말했다. 옥스퍼드센터 플라자 안전요원으로 일하고 있는 한인 동포인 이윤선 씨는 “1992년 LA 폭동을 겪었기 때문에 그런 일이 다시 벌어지지 않도록 예방해야 한다는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도 한인 피해가 이어졌다. 미동남부한인외식업협회 김종훈 회장은 “미드타운 인근 일식·한식당 3곳 등 등 7곳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며 “7일에는 애틀랜타 최대 한인타운 덜루스에서 흑인단체 주관 시위가 예정돼 있어 근처 업소들은 당일 휴업을 고려하고 있다”고 걱정했다. 피해가 가장 많이 접수된 미네소타 한인회의 황청수 이사장은 방송 인터뷰에서 “피해 점포들을 직접 방문했는데 방화가 일어난 두 점포는 완전히 타버려 전쟁터나 다름이 없었다”고 전했다. 온라인 한인 커뮤니티에도 피해 상황을 호소하는 글이 줄줄이 올라왔다.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 거주한다고 밝힌 한 여성은 “(시위대가) 전기철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다 가져갔다는 연락을 받았다. 결국은 불도 질렀다”고 토로했다. ‘코리안 드림’을 안고 평생을 일군 건물 두 채가 한순간에 피해를 입었다는 교민도 있었다. 교민들은 비상대책위원회 등을 구성하고 피해 상황 수습에 나서고 있다. 애틀랜타 교민들은 폭력 시위에 대응하기 위한 비대위를 결성하고 피해를 입었을 경우 24시간 비상연락처로 신고하라고 안내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현지 공관은 지역 한인단체 등과 비상연락망을 유지하면서 피해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로스앤젤레스=윤수민 특파원 soom@donga.com / 신아형·신나리 기자}

정부가 입법을 추진 중인 남북교류협력법 개정안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공청회까지 마친 개정안 초안은 북한 기업이 한국에서 이윤 추구를 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놓아 ‘한국이 제재 구멍’이 될 수 있다는 우려뿐만 아니라 그 추진 시기도 성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일부는 1일 개정안에 대해 “동법 개정안 초안에 있는 남북경제협력사업 규정은 기존 고시인 남북경제협력사업 처리 규정의 내용을 상향 입법한 것”이라며 개정안에 북한 기업의 한국 진출 근거 조항 등이 포함된 것을 인정했다. 남북 관계 전문가들은 “정부 개정안이 국제사회의 불신을 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성훈 전 통일연구원장은 “국제사회 대부분이 대북제재에 동참하고 있는데, 한국이 남북교류협력에 대한 규정을 상향 입법한다면 한국이 국제제재를 무시하려는 의지가 있다는 오해를 줄 수 있다”고 했다. 김형석 전 통일부 차관은 “북한과 실질적으로 이뤄지는 게 없는 상황에서 (국제사회에) 잘못된 시그널을 줄 수 있다”고 했다. 미국 외교가에서도 최근 정부의 독자적 남북 협력 가속 분위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에번스 리비어 전 미 국무부 동아태 수석차관보는 동아일보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한국이 미국과 (대북 정책에서) 너무 다른 방향으로 가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고 했다. 미중 갈등이 극심한 상황에서 남북협력 드라이브가 강하게 걸릴 경우 중국의 한반도 정세 개입 여지가 커질 수 있다는 걱정도 나온다.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장은 “중국은 (개정안 내용에 대해) 겉으로는 객관적인 입장을 가지면서도 속으로는 환영할 것”이라며 “북한에 훈수를 두면서 (한반도) 상황을 주도하려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북한 선전매체 서광은 이날 남북교류협력법 개정 움직임에 대해 “최근 남조선 정부가 북남(남북) 협력교류의 추진을 자주 역설하고 있다”며 “그들의 대북정책에는 진설성이 결여돼 있다”고 비난했다. 이 매체는 “미일과의 불순한 안보 모의의 연속과정은 남조선 정부가 동족과의 관계개선이 아닌 대결을 추구한다는 것을 명백히 보여준다”고 주장했다.한기재기자 record@donga.com신나리기자 journari@donga.com}
주한미군이 29일 경북 성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의 요격미사일 등 노후 장비를 전격 교체한 데 대해 중국이 강력 반발하면서 한중 간 ‘사드 갈등’이 다시 격화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책임론에 이어 홍콩 국가보안법 등을 놓고 일촉즉발의 위기로 치닫는 미중 대결이 ‘사드 이슈’로 첨예해지면서 한반도 안보 지형에도 적지 않은 영향이 예상된다. 국방부와 주한미군은 28일 오후부터 29일 오전까지 성주 사드 기지의 노후 장비 교체를 위한 육로 수송 작업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경찰(3700여 명)의 엄호 속에 장비를 실은 10여 대의 트럭이 기지로 속속 들어갔다. 국방부는 “노후한 발전기와 데이터 수집용 전자장비, 운용 시한이 넘은 요격미사일 등을 ‘동종 동량’으로 교체한 것”이라며 “발사대 등의 추가 배치는 없었고, 사드 성능 개량과도 무관하다”고 밝혔다. 외교부 및 국방부 당국자는 “사전에 외교 채널 등 다양한 경로로 중국에 충분히 설명하고 양해를 구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강경한 입장을 밝히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출했다.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는 29일 동아일보 기자에게 “미국의 한국 내 사드 배치는 중국의 전략적 안보 이익을 훼손하고 위협한다고 생각한다. 오늘 이뤄진 작업에 대한 평가도 마찬가지”라며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반대 입장은 일관되며 명확하다”고 말했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한중 양측은 사드 문제의 단계적 처리에 대해 명확한 공동 인식이 있다”며 “한국이 엄격하게 양국의 공동 인식을 준수하고 사드 문제를 적절히 처리해 한중 관계 발전과 지역 안정을 수호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은 중국의 이익에 손해를 끼치지 말고 한중 관계 일을 방해하지 말라”고도 했다. 일각에선 사드 장비 교체가 전격적으로 이뤄진 것이 중국의 ‘홍콩 보안법’ 조치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도 나온다. 전방위적 대중 압박을 위한 미국의 전략적 포석이라는 것이다. 28일 열린 정부의 외교전략조정 통합분과회의에서도 사드 추가 배치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참석자들의 의견 제시가 있었던 걸로 알려졌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신나리 기자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국방부와 주한미군이 29일 새벽 경북 성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에 기습 장비 반입 작전을 벌이면서 극단으로 치닫는 미중 갈등의 불씨가 한반도로 옮겨붙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는 “중국에 충분한 사전 설명을 했다”고 밝혔지만 중국 외교부는 “미국은 중국의 이익에 손해를 끼치지 말고 한중 관계 일을 방해하지 말라”고 반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사드 업그레이드’ 계획을 예고한 가운데 일각에선 이번 기습 장비 반입이 ‘제2의 사드 사태’의 전조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韓美, 사드 기습 육상 수송에 中 즉각 공개 반발사드 장비가 담긴 컨테이너를 실은 주한미군 군용 수송 트럭이 성주 사드 기지로 들어선 것은 29일 오전 5시 40분부터다. 조만간 사드 기지에 장비가 반입될 것이라는 소식이 알려지자 28일 오후 9시경부터 기지 입구에 모인 성주 주민과 반대 단체 관계자 등 50여 명은 밤샘 시위를 벌였다. 하지만 경찰 47개 중대, 3700여 명이 29일 오전 3시 15분부터 시위대 강제 해산에 나섰고 주한미군은 40여 분 만에 장비 수송을 모두 마쳤다. 육로를 통한 사드 장비 수송은 2017년 3월 이후 3년 만이다. 주한미군은 그동안 주민과의 마찰을 우려해 장비와 자재는 헬기로 수송해 왔다. 국방부는 긴급 육로 수송 작전에 대해 “운용 시한이 넘은 일부 요격미사일 등이 포함됐다”며 “요격미사일은 기존에 있던 것과 똑같은 종류이며 수량도 같다. 사드 발사대는 성주 기지에 추가로 반입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성주 기지에는 6기의 사드 발사대가 있다. 국방부는 “중국에 외교 루트를 통해 사전에 설명하면서 양해를 구했다”며 중국과의 사전 교감도 강조했다. 그러나 중국은 즉각 반발했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한중 양측은 사드 관련 문제의 단계적 처리에 대해 명확한 공동 인식이 있다”며 “중국은 미국이 한국에 사드 시스템을 배치하는 것을 결연히 반대한다”고 했다. 중국이 언급한 ‘단계적 처리’는 2017년 10월 ‘한중 사드 합의’를 의미한다. 당시 한국이 합의한 △사드 추가 배치 불가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체계 불편입 △한미일 3국 군사동맹 불가 등 이른바 ‘3불(不) 원칙(3 NO)’을 거론하며 압박한 것.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도 동아일보에 “미국의 한국 내 사드 배치는 목적이 구체적으로 무엇이든 중국의 전략적 안보 이익을 훼손하고 위협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사드 업그레이드’ 밝힌 美, 미중 갈등 한반도로 튀나사드 장비 교체 시점을 두고도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무역 갈등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책임론에 이어 28일 중국이 ‘홍콩 국가보안법’을 통과시킨 지 하루 만에 미국이 사드 장비 교체를 강행한 만큼 중국에 압박 메시지를 보내려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은 이미 2021년 국방예산에 사드 업그레이드 계획을 포함시킨 것은 물론이고 사드 발사대를 평택에 전진 배치시킬 가능성을 내비쳤다. 외교 소식통은 “미국은 미중 갈등 구도에서 한국을 자신의 편으로 두려 하고 있다”며 “(사드 장비 반입이) 한미가 협의해서 설정한 시각이라 하더라도 주한미군의 의견이 대폭 반영된 시각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중국의 반발이 미국의 대중(對中) 압박에 한국이 동참하는 것을 미리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는 “중국도 미중 간의 갈등이 높아지는 가운데 주변국과 필요 이상으로 확전을 바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도 “중국이 한국에 압박을 가하면 미중 갈등구도 속에서 한국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조심스레 행동할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중국의 반응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미중 갈등은) 정치적인 파장은 물론이고 경제적인 문제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신중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 대구=장영훈 기자}
홍콩 국가보안법을 둘러싼 미중 갈등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 정부가 28일 외교전략회의를 열었지만 별도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그러면서 미중 갈등 격화가 아직 국내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이날 제7차 외교전략조정 통합분과회의에서 “최근 고조되는 국제사회 갈등과 그 파급 효과와 관련한 우려를 잘 알고 있다”며 “정부는 관련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이성호 외교부 경제외교조정관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최근 미중 간 갈등 대립 구조하에서 불거진 현안들에 관해 얘기를 나눴다”고만 했다. 이와 관련해 외교 당국자는 홍콩 보안법과 관련해 “홍콩은 인적·물적 교류에 중요한 곳이고 일국양제 시스템하에서 번영 발전이 이뤄지는 게 중요하다”며 원론적 입장만 밝혔다. 홍콩 문제와 관련해 중국에 문제를 제기했느냐는 질문에는 “말씀드릴 부분이 없다”고 했다. 미중 갈등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한 것이다. 그러면서 미중 갈등이 국내에 미치는 영향은 본격화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이 조정관은 “국제 환경이 어렵지만 아직까지 한국 정부, 기업, 국민에 대한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실체적으로 다가오는 영향이 없다고 봤다”고 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미중 갈등뿐만 아니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포함한 미국의 전략자산, 중국 화웨이 제품 사용 문제 등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참석자는 “개별 참석자들마다 한국이 당면한 상황의 심각성을 다르게 인지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일치된 방향성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는 의미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북한이 노동당 제7기 중앙군사위원회 4차 확대회의 결과를 공개하며 전략 무력을 “고도의 격동(격발) 상태에서 운영하겠다”고 밝힌 것을 영문으로는 ‘고도의 경보 상태(on a high alert operation)’로 표현한 것으로 확인됐다. 영문 발표에서는 핵무기 즉시 발사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더욱 명확히 하면서 대미 경고 수위를 높였다는 것이다. 24일 노동신문 영문판은 “전략 무력을 고도의 경보 상태로 운영(putting the strategic armed forces on a high alert operation)”하는 새로운 방침이 회의에서 제시됐다고 전했다. ‘고도의 격동 상태’란 다소 불명확한 국문 표현을 영문판에선 ‘고도의 경보 상태’로 옮기며 미국을 겨냥한 메시지를 더욱 선명히 한 셈. 이에 미-러 등 핵 강국이 핵무기를 즉시 발사 가능한 상태로 두는, 이른바 ‘경보 즉시 발사(LOW·Launch on Warning)’ 개념을 차용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조동준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북한이 핵무기에 격동 상태라는 표현을 쓴 것은 처음”이라며 “이는 매우 빠른 시간 안에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고 했다.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전문연구위원은 “결국 동북아 어디든지 즉각적으로 (핵 공격이) 가능하다는 의미로 핵 억지 주도권이 북한에 있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라고 했다. 고체연료 자신감을 내비쳤다는 해석도 나온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전문연구위원은 “북한이 고체연료가 안정화됐다는 판단을 내렸으며, 고체연료를 탑재해 발사 시간을 줄인 핵무기를 언제든지 쏠 수 있다는 점을 내비친 것”이라고 했다. 신나리 journari@donga.com·신규진 기자}
통일부의 대북 접촉 절차 간소화 발표에 대해 미국 국무부가 “북한의 비핵화 진전과 보조를 맞춰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앞서 국무부는 20일 통일부가 5·24 대북 제재 조치의 효력이 사실상 사라졌다고 공식 언급했을 때도 같은 반응을 보였다. 한국 정부에 간접적으로 대북 정책의 ‘속도 조절’을 촉구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26일(현지 시간) 미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통일부의 남북교류협력법 개정안 추진에 대해 “미국은 남북 협력을 지지하고 (남북 협력이) 반드시 비핵화 진전과 보조를 맞춰 진행되도록 동맹인 한국과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26일 대북 접촉 절차를 간소화하고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대북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한 남북교류협력법 개정안을 발표했다. 미 당국자의 발언은 대북 정책의 기존 원칙을 재확인한 것이지만 대북 정책에 속도를 내려는 한국 정부를 향한 메시지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20일 통일부가 5·24조치의 사실상 폐기 선언을 한 직후에도 미 국무부는 “비핵화 진전과 보조”를 강조해 한미 간에 냉기류가 흐르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한국 정부는 한미 간에 이견은 없다는 입장이다. 정부 당국자는 27일 정부의 독자적 남북 협력 추진과 관련해 “미국 정부로부터 공식, 비공식 외교채널 등을 통해 전달받은 의사는 아무것도 없다”며 “국무부가 일부 미국 언론에 보인 반응이 한국에 대한 불만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통일부 여상기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정부는 비핵화와 관련해 동맹국 미국과 긴밀히 조율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 대북 정책에 대한) 미 국무부의 논평에 대해 언론에 따라 서로 상이하게 보도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며 “마치 한미 간 입장 차이로 비칠 수 있는 현상에 대해 우려를 갖고 있다”고도 했다. 최지선 aurinko@donga.com·신나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