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병원 개원을 준비하던 의사 A 씨는 25일 거래은행 관계자로부터 “어제(24일) 정부가 다음 달 5일부터 ‘기술형 창업대출(TCB)’로 금리 우대 대출을 해주지 말라고 했다”는 말을 들었다. 담보 없이도 기술력이 있으면 신용대출을 해주는 TCB 대출 대상에서 의사와 약사 등 보건업종이 제외될 수 있다는 얘기였다. 2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주초 각 은행에 “‘기술금융 가이드라인’ 강화 차원에서 TCB 유의 업종에 보건업과 도·소매업을 포함시키라”는 내용을 구두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신용정보원도 은행들과 관련 가이드라인 작업을 위해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은행 관계자는 “다음 주초 정부로부터 정식 공문이 내려올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이에 대해 금융위원회는 26일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다”며 “가이드라인의 세부 내용에 대해 은행권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개원의들은 ‘닥터론’이라는 의사 전용 대출 상품을 이용하며 TCB 등급을 받아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었다. 시중은행의 한 직원은 “TCB 등급을 적용받으면 금리가 1%대까지도 나온다. 내시경이나 엑스레이 촬영에 필요한 비싼 의료기기를 구입할 때 기술금융 혜택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번 방침이 적용되면 “의사뿐만 아니라 약사들, 제품을 생산해서 재무제표로 매출이 공시되지 않는 도·소매업자들의 TCB 금리 혜택 대출이 제한될 것”이라는 게 은행업계의 전망이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기술금융은 본래 국가 기간산업이나 중소기업을 장려하기 위한 것”이라며 “오래전부터 연관성이 떨어지는 직종이 적용되는 상황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논의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하나금융그룹은 11일 인천 서구 가좌동에서 장애아동 통합 어린이집 1호인 ‘가좌3동 하나어린이집’ 개원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이날 개원식에는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부회장과 이재현 인천시 서구청장 등이 참석해 어린이집을 둘러보며 개원을 축하했다. 함 부회장은 “장애 아동을 위한 보육시설이 필요한 곳에 ‘장애아 통합 어린이집’을 건립하고 기증하게 돼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아이들이 서로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편견과 차별 없이 건강하게 성장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번에 개원한 가좌3동 하나어린이집은 인천 서구 가좌동에 처음으로 건립된 장애아 통합 보육시설이다. 하나금융과 인천 서구청이 협력해 기존 민간 어린이집을 매입한 뒤 국공립 어린이집으로 전환하고 리모델링을 거쳐 장애 아동과 비장애 아동이 함께 생활할 수 있는 통합 보육 환경을 마련했다. 몸이 불편한 어린이가 다닐 수 있는 어린이집이 가까운 곳에 없어 멀리까지 보내야 했던 학부모들은 가좌3동 하나어린이집이 문을 열면서 한시름 놓게 됐다. 어린이집은 주택가의 부족한 놀이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옥상을 적극 활용해 아이들이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도록 했다. 화장실 문턱을 제거하고 계단 손잡이를 설치해 장애 아동들도 안전하고 편리하게 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하나금융그룹은 2018년 4월부터 저출산 문제 해결과 일하는 여성의 경력단절을 방지하고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어린이집 100호 건립을 목표로 전국 보육시설이 필요한 곳을 찾아 어린이집을 짓고 있다. 하나금융과 인천 서구는 이번 가좌3동 하나어린이집과는 별도로 지난달 23일 2022년 3월 개원을 목표로 국공립어린이집 1개소에 대한 지원 협약도 체결했다. 협약 내에는 장애 전담 보육시설을 신축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장애 아동과 비장애 아동을 함께 보육하는 통합보육시설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지만, 중증 장애아들에게는 보육과 더불어 교육과 특수치료를 동시에 받을 수 있는 장애 전담 보육시설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눈에 크게 띄지 않을 정도의 장애를 가진 장애아동도 입학정원 문제와 주변 시선 등으로 장애통합보육시설조차 입학하지 못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장애아 부모들이 장애아 전문 어린이집 건립을 원하는 이유다. 하나금융그룹 관계자는 “이번 국공립어린이집 지원을 계기로 하나금융그룹이 구민들에게 한발 더 다가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서구의 취약보육 인프라 확충, 장애아 보육 지원 및 건강한 성장에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 있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 서구청장은 “취약보육 아동을 위한 하나금융그룹의 도움은 우리 아이들이 사회로 나아갈 수 있는 튼튼한 다리가 돼줄 것”이라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하나금융은 보육시설이 시급한 농어촌 지역, 장애전담 등 특수보육시설 필요지역에 국공립어린이집 건립지원 사업을 추진해 양질의 보육시설 확충에 힘쓰고 있다. 중소기업 근로자 어린이도 보육할 수 있는 상생형 공동직장어린이집을 지어 지역 내 중소기업과 상생문화를 통한 신규 일자리 창출에도 노력하고 있다는 게 하나금융 측의 설명이다. 지난해 3월 경남 거제시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가좌3동 하나어린이집을 포함해 국공립어린이집 15개가 개원했다. 서울 중구 명동, 영등포구 여의도, 성동구 성수동, 부산, 광주에 직장어린이집 5곳도 열었다. 현재 전국 70곳에서 어린이집 건립이 진행 중이다. 하나금융그룹 관계자는 “어린이집 확충사업을 통해 사회의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고 우리 사회의 힘들고 아픈 곳을 찾아 함께 아픔을 나누고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KB국민은행이 광복 75주년을 맞아 내놓은 독립유공자 및 후손 지원 통장에 1, 2호로 가입했다. 19일 국민은행은 지난해부터 진행해온 독립운동 기념사업 일환으로 ‘대한이 살았다’ 통장을 내놨다고 밝혔다. 통장 발급 건당 3000원을 기부금으로 적립해 독립유공자와 후손의 생활안정, 장학사업에 3억 원을 지원한다. 국민은행의 모든 적립식예금 상품을 ‘대한이 살았다’ 통장으로 발급받을 수 있다. 신규 가입뿐만 아니라 통장을 재발행해도 기부금이 적립된다. 문 대통령 부부는 15일 국민은행이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연 ‘독립운동 11인의 청춘전’을 관람하고 ‘대한이 살았다’ 통장에 가입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광복회와 대한적십자사가 이르면 11월경 지원금을 받을 독립유공자 및 후손을 선정할 것”이라며 “고객 반응에 따라 지원 규모가 커지고 시기도 앞당겨질 수 있다”고 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올해 임기가 끝나는 금융지주 최고경영자(CEO)들의 연임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3월 연임에 성공했고,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3연임에 도전한다. 이미 3연임을 한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 끝난다. 금융권에서는 “지배구조 갈등과 정부 입김으로 단명하던 금융권 CEO들의 임기가 외국계 금융사들처럼 실적 중심으로 평가받는 시대로 서서히 접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 실력만 있으면 연임은 기본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 2000년 이후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 금융지주회사 회장 중 3연임에 성공한 이는 김정태 현 하나금융지주 회장까지 포함해 3명이다. 라응찬 전 회장은 은행장 경력까지 포함해 18년간 은행과 지주사 CEO로 활동했다. 조용병 회장과 손태승 회장도 올해 연임에 성공하면서 ‘장수 CEO’의 문턱에 들어섰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3년씩 세 번’ 하는 3연임이 이제 ‘뉴노멀’이 되는 분위기”라며 “CEO들이 역량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시간”이라고 말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권에서 그동안 4연임 CEO는 없었다”며 “실적을 내고 후계자들을 양성하기 위한 최적의 임기를 9년 정도로 보는 분위기가 있다”고 말했다. 성과를 내면 임기를 보장해주는 ‘실적주의’ 문화가 금융권에서 확산되고 있는 것도 CEO 연임이 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적에 민감한 외국계 은행의 경우 장수 CEO가 드물지 않았다. 하영구 전 은행연합회장은 2001년 한미은행 은행장으로 발탁돼 2004년까지 일했다. 씨티은행과 합병된 뒤에 한국씨티은행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2010년 한국씨티은행그룹 회장을 겸직했다. 그는 2014년까지 10년간 자리를 지켰다. 내년 1월 임기가 끝나는 박종복 SC제일은행장은 2015년 SC제일은행 첫 한국인 행장으로 취임했다. 재임 전 적자를 내던 은행을 흑자로 돌리는 경영 수완을 발휘해 연임에 성공했다. ○ “외풍은 옛말” 굳건해진 지주 지배구조 KB금융지주는 12일 차기 회장 후보를 추천하는 절차인 회장추천위원회를 열고 차기 회장 논의를 시작했다. 금융권에서는 다른 금융사들이 물린 사모펀드 사태를 피해 간 점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2분기(4∼6월) 경영실적 1위를 달성한 윤 회장의 3연임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KB금융이 LIG손해보험, 현대증권, 푸르덴셜생명 등을 차례로 인수합병하면서 균형감 있는 사업포트폴리오를 구성한 점도 윤 회장의 3연임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임기가 끝나는 김정태 회장의 연임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연임을 하지 못할 경영상 실책이 없었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일각에선 은행이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나 사모펀드 대규모 원금 손실 사태에 연루됐다는 지적도 있다. 또 김 회장이 연임하지 않고 후계자를 키우겠다는 의지를 직간접적으로 밝히고 있다는 말도 돈다.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과 이진국 부회장이 차기 회장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다음 달 10일 임기가 끝나는 이동걸 산업은행장의 거취도 금융권의 관심사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이나 두산 등 진행 중인 구조조정 작업이 있어 이 회장 연임설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신나리 journari@donga.com·김동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대상 대출 만기를 내년 3월까지 6개월 더 연장하는 방안이 금융권에서 논의되고 있다. 코로나19 재확산 우려 속에서 약 40조 원에 이르는 코로나19 대출 만기의 추가 연장이 불가피하다는 기류가 형성되는 가운데 이자 상환 유예 조치까지 이뤄지면 위험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18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코로나19 관련 여신 지원 실적 자료에 따르면 2월 이후 이달 13일까지 만기가 연장된 대출 잔액과 이자 총액은 39조138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만기가 연장된 대출 잔액은 약 35조 원, 유예된 이자는 308억 원에 이른다. 금융당국은 대출 만기 2차 연장을 위해 금융권과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하순 금융지주 회장들과 만난 데 이어 12일에도 6개 금융협회장들을 만나 적극적인 코로나19 금융지원을 요청했다. 은 위원장은 “(협회장들이) 중소기업, 소상공인의 대출 만기 연장 및 이자 상환 유예 조치의 연장 필요성에 공감했다”며 대출 만기 연장 의지를 드러냈다. 은행권에서도 “추가 연장은 불가피하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과 대출 만기 연장을 논의 중”이라며 “통상 만기 연장이 6개월 단위로 이뤄지기 때문에 9월 말로 한 차례 연장한 대출 만기가 내년 3월까지 연장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각 은행은 19일 열릴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에 참석해 연장 기한을 금융당국에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만기 재연장 이후 대출 부실 위험에 대한 우려는 가시지 않고 있다. 이자 상환 유예가 끝난 시점에서 돈을 빌린 차주들은 물론이고 은행이 감당해야 할 리스크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게 금융권의 우려다. 은행들은 이 같은 우려를 담아 은행연합회에 “이자 유예 재연장은 건전성 관리 측면에서 위험한 조치”라는 의견을 전달했다. 은 위원장과의 12일 간담회에서도 이에 대한 언급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A은행 관계자는 “이자를 정상적으로 납부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지 못하게 한다는 건 눈을 가리고 부실기업들까지 끌고 가란 소리”라고 우려했다. B은행의 대출 실무 담당자도 “6개월 뒤 갚아야 할 금액은 이자가 붙어 더 늘어날 텐데 이자를 갚는다는 보장도 없이 기업들을 연명하게 해주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서울에 아파트 한 채, 지방에 두 채를 보유한 40대 A 씨는 5월 지방 아파트를 모두 ‘처분’했다. 정부가 다주택자 세금을 강화하자 서울에 ‘똘똘한 집’ 한 채만 남겨두라는 세무사의 조언을 따랐다. 매수자도 나서지 않는 데다 생판 모르는 사람에게 부모님이 계속 거주해야 하는 아파트를 넘기는 게 걱정스러웠던 A 씨는 서류로만 매각하는 꼼수를 찾아냈다. 아내 명의의 법인에 아파트 2채를 넘긴 것이다. 그는 주택매매·임대사업자에 대한 주택담보대출이 전면 금지된 지난달 1일 이전 거래를 마무리하고 법인 명의로 아파트를 담보로 은행 대출까지 받을 수 있었다. 정부가 부동산 투기와 집값을 잡기 위해 부동산 세제를 동원하면서 쏟아지는 ‘세금 폭탄’을 피하려는 투자자들과 이를 막기 위한 정부의 ‘숨바꼭질’이 반복되고 있다. A 씨처럼 다주택자가 가족 등의 명의로 법인을 세우고 세금을 회피하자, 정부는 7·10부동산대책에서 다주택 보유 법인에 대해 종합부동산세를 6%로 일괄 적용하기로 했다. 정성진 KB국민은행 양재PB센터 팀장은 “정부의 규제 강화 이후 가족법인을 세웠다가 후회하거나 청산 방법을 상담하는 고객이 늘었다”며 “법인을 세워 매입한 주택에 대한 세금 부담을 덜어보려는 움직임은 사실상 ‘올스톱’됐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법인의 주택 투자에 대한 세금을 강화하자 이번에는 규제를 피해 도심 지역의 5층 이하, 시가 50억 원 이하의 크기가 작은 비주거용 ‘꼬마 빌딩’ 등으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들도 있다. 부동산 세금을 피하기 위해 법적으로만 갈라서는 ‘서류상 황혼 이혼’을 선택하는 은퇴자들도 있다. 퇴직 2년 차에 접어든 B 씨(58)는 한 채당 20억 원에서 30억 원 사이를 오가는 서울 강남구 아파트 2채를 지키기 위해 부인과 최근 협의이혼을 했다. B 씨는 “금융자산은 없고 집만 있는데 늘어나는 부동산 보유세를 감당하기 어려워 아내와 법적으로 이혼을 하고 서로 한 채씩 나눴다. 부동산 세금 때문에 멀쩡한 부부도 갈라선다는 게 내 이야기가 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6억 원까지는 세금을 물지 않는 부부 간 증여를 통해 양도소득세 부담을 줄이려는 이들도 있다. 남편이 3억 원에 구입한 아파트를 아내에게 5억 원에 증여한 뒤 5년 뒤 아파트가 7억 원까지 올라 매각한다면 증여로 취득한 주택 취득 원가는 5억 원으로 계산되기 때문이다. 신정섭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부부장은 “이 경우 4억 원이 아닌 2억 원에 대한 양도소득세가 매겨진다”고 말했다. 유언대용신탁은 종부세를 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서울 강남의 고액 자산가들 사이에서 알음알음 쓰였다. 유언장을 작성하고 부동산을 신탁회사에 맡길 경우 신탁회사가 부동산 보유세를 납부한다는 점을 이용한 방법이었다. 정부는 지난달 22일 ‘2020년 세법개정안’을 내놓으며 내년부터 위탁자에게 보유세를 물리기로 했다. 유언대용신탁을 이용한 종부세 회피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퇴직 후 지역의료보험으로 갈아탄 은퇴자들이 갑자기 불어난 건강보험료를 줄이기 위해 가족이 운영하는 법인에 위장 취업을 하기도 한다. 재산 3억5000만 원(과세 표준 기준), 연간 사업소득 약 3300만 원이 있는 사업자인 C 씨는 남편이 대표로 있는 약국에 월 90만 원을 받는 근로자로 위장 취업하고 건보료를 월 30만 원 정도 줄였다가 건보공단에 덜미가 잡혔다. 고육지책으로 혼인 신고까지 미루고 당국의 대출 규제를 피해 집 장만에 나서는 젊은 부부도 생겨나고 있다. 올해 초 결혼한 C 씨(36)는 ‘신혼집’을 장만하기 위해 혼인 신고를 잠시 미뤘다. C 씨는 은행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아파트를 매입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12·16부동산대책으로 9억 원 이상의 고가 아파트에 대한 대출 규제가 강화됐다. C 씨는 전세를 안고 아파트를 매입한 뒤 법적으로 남남인 ‘아내’에게 은행에서 전세금의 80%인 4억8000만 원을 대출받게 했다. C 씨는 ‘아내’를 새 세입자로 들여 함께 살고 있다. C 씨는 “담보대출은 원금과 이자를 함께 상환하는 조건이지만 전세 대출은 거치 기간엔 이자만 갚으면 되기 때문에 더 유리하다”고 말했다. 신나리 journari@donga.com·장윤정·강유현 기자}

서울에 아파트 한 채, 지방에 두 채를 보유한 40대 A 씨는 5월 지방 아파트를 모두 ‘처분’했다. 정부가 다주택자 세금을 강화하자 서울에 ‘똘똘한 집’ 한 채만 남겨두라는 세무사의 조언을 따랐다. 매수자도 나서지 않는 데다 생판 모르는 사람에게 부모님이 계속 거주해야 하는 아파트를 넘기는 게 걱정스러웠던 A 씨는 서류로만 매각하는 꼼수를 찾아냈다. 아내 명의 법인에 아파트 2채를 넘긴 것이다. 그는 주택매매·임대사업자에 대한 주택담보대출이 전면 금지된 지난달 1일 이전 거래를 마무리하고 법인 명의로 아파트를 담보로 은행 대출까지 받을 수 있었다. 정부가 투기와 집값을 잡기 위해 부동산 세제를 동원하면서 정부와 쏟아지는 ‘세금 폭탄’을 피하려는 투자자들과 이를 막기 위한 정부의 ‘숨바꼭질’이 반복되고 있다. A 씨처럼 다주택자가 가족 등의 명의로 법인을 세우고 세금을 회피하자 정부는 7·10부동산대책에서 다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법인에 대해 종합부동산세를 6%로 일괄 적용하기로 했다. 정성진 KB국민은행 양재PB센터 팀장은 “정부의 규제 강화 이후 가족법인을 세웠다가 후회하거나 청산 방법을 상담하는 고객이 늘었다”며 “법인을 세워 매입한 주택에 대한 세금 부담을 덜어보려는 움직임은 사실상 ‘올 스톱’됐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법인의 주택 투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자 최근에는 규제를 피해 도심 지역의 5층 이하, 시가 50억 원 이하의 크기가 작은 비주거용 ‘꼬마 빌딩’ 등으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박정권 하나은행 자산관리사업지원부 팀장은 “부모가 법인을 세우고 자녀가 지분을 일부 보유하는 식으로 재산을 물려주고 자금 출처를 피하려는 자산가들이 여전히 있다”며 “법인이 배당을 하지 않으면 배당 소득세를 내지 않아도 되고 건강보험료도 줄어든다”고 말했다. 부동산 세금을 피하기 위해 법적으로만 갈라서는 ‘서류상 황혼 이혼’을 선택하는 은퇴자들도 있다. 퇴직 2년 차에 접어든 B 씨(58)는 한 채당 20억 원에서 30억 원 사이를 오가는 서울 강남구 아파트 2채를 지키기 위해 부인과 최근 협의이혼을 했다. B 씨는 “금융 자산은 없고 집만 있는데 늘어나는 부동산 보유세를 감당하기 어려워 아내와 법적으로 이혼을 하고 한 채씩 나눴다. 부동산 세금 때문에 멀쩡한 부부도 갈라선다는 게 내 이야기가 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6억 원까지는 세금을 물지 않는 부부 간 증여를 통해 ‘소소하지만 확실한’ 양도소득세 부담을 줄이려는 기류도 나타나고 있다. 남편이 3억 원에 구입한 아파트를 아내에게 5억 원에 증여한 뒤 5년 뒤 아파트가 7억 원까지 올라서 매각한다면 증여로 취득한 주택 취득 원가는 5억 원으로 계산되기 때문이다. 신정섭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부부장은 “이 경우 4억 원이 아닌 2억 원에 대한 양도소득세가 매겨진다”고 말했다. 유언대용신탁은 종부세를 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강남 고액 자산가들 사이에서 알음알음 쓰였다. 유언장을 작성하고 부동산을 신탁회사에 맡길 경우 신탁회사가 부동산 보유세를 납부한다는 점을 이용한 방법이었다. 정부는 지난달 22일 정부가 ‘2020년 세법개정안’을 내놓으며 내년부터 위탁자에게 보유세를 물리기로 했다. 유언대용신탁을 이용한 종부세 회피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퇴직 후 지역의료보험으로 갈아탄 은퇴자들이 갑자기 불어난 건강보험료를 줄이기 위해 가족이 운영하는 법인에 위장 취업을 하는 경우도 있다. 재산 3억5000만 원(과세 표준 기준), 연간 사업소득 약 3300만 원이 있는 사업자인 C 씨는 남편이 대표로 있는 약국에 월 90만 원을 받는 근로자로 위장 취업하고 건보료를 월 30만 원 정도 줄였다. 혼인신고까지 미루고 당국의 대출 규제를 피해 집 장만에 나서는 젊은 부부도 생겨나고 있다. 올해 초 결혼한 C 씨(36)는 ‘신혼집’을 장만하기 위해 혼인 신고를 잠시 미뤘다. C 씨는 은행 주택담보 대출을 받아 아파트를 매입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12·16부동산대책으로 9억 원 이상의 고가 아파트에 대한 대출 규제가 강화됐다. 김 씨는 전세를 안고 아파트를 매입한 뒤에 법적으로 남남인 아내 명의로 전세금의 80%인 4억8000만 원을 대출 받게 했다. 김 씨는 ‘아내’를 새 세입자로 들여 함께 살고 있다. 김 씨는 “담보 대출은 원금과 이자를 함께 상환하는 조건이지만 전세 대출은 거치 기간엔 이자만 갚으면 되기 때문에 더 유리하다”고 말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장윤정 기자 yunjng@donga.com}
금융권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금융지원을 연장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금융당국이 다음 달 말로 다가온 코로나19 대출 만기 추가 연장과 이자 상환 추가 유예 조치를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이달 말경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12일 오후 6개 은행연합회, 금융투자협회,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 여신금융협회, 저축은행중앙회 등 6개 금융협회장들을 만나 금융 현안을 논의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은 위원장은 간담회에서 “코로나19 장기화 속에 적극적인 금융지원 노력을 지속하면서 건전성 관리에도 만전을 기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금융협회장들은 “코로나19 위기가 해소될 때까지 금융지원 노력을 지속하겠다. 중소기업·소상공인의 대출 만기 연장 및 이자 상환 유예 조치의 연장 필요성에 공감했다”고 금융위는 전했다. 은 위원장은 이날 간담회 직후 취재진과 만나 “9월 (대출 만기 연장) 조치 시한에 임박해 발표하는 것은 좋지 않은 것 같다. 의견수렴을 다 마치면 가급적 이달 안에 발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당초 올 하반기에는 코로나19가 진정될 것으로 보고 금융지원 기간을 9월 말까지로 한정했다가 사태가 장기화되자 6월 지원 기간 연장 카드를 꺼냈다. 금융권에서는 만기 연장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이자 상환을 유예해주는 부분에 대해 “연체나 대출 부실 위험이 커질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신나리 journari@donga.com·김동혁 기자}
앞으로 미니스톱 등 일부 편의점과 백화점에서 현금으로 물건을 사고 소액의 거스름돈을 현금카드로 은행 계좌에 입금할 수 있게 된다. 내년부터 스마트폰으로 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한국은행은 11일 이 같은 내용의 ATM 운영 개선 추진 방안을 내놓았다. 한은에 따르면 국내 은행권 ATM 수는 2013년 7만105대에서 올해 5만5807대로 1만4298대 감소했다. 지역별 격차도 크다. ATM의 절반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1km²당 ATM 보급 대수는 서울(약 36대)이 강원·경북·전남(0.3∼0.4대)의 100배 정도다. 한은은 ATM 감소와 지역별 격차에 따른 현금 사용자의 불편을 줄이기 위해 편의점 등의 가맹점 입출금 서비스 등을 확대할 계획이다. 매장에서 소비자가 물건을 살 때 인출하고 싶은 액수를 더해 결제한 뒤 차액을 현금으로 받는 가맹점 현금출금 서비스 외에 편의점 미니스톱에서 현금으로 결제하고 거스름돈을 현금카드로 은행 계좌에 바로 입금하는 ‘가맹점 입금 서비스’가 이달부터 시작된다. 1회 1만 원, 하루 10만 원까지 가능하다. 이 서비스는 하반기에 현대백화점, 이마트24로 확대된다. 내년에는 은행권 ATM 위치 등의 정보를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앱) 개발 사업도 추진한다. 소비자들이 스마트폰으로 ATM 위치 정보, 수수료, 24시간 이용 여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이병목 한은 전자금융기획팀장은 “은행권 ATM의 급격한 감소를 막기 위해 은행권 간 ATM 공조 방안을 중기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화장품 제조회사에서 단기 계약직으로 일했던 취업준비생 A 씨(28)는 4월 말 재계약을 하지 못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일자리를 잃게 된 것이다. 소득이 끊긴 그는 신용카드로 식비와 생활비를 겨우 해결하고 있다. 수입이 없어 지출을 감당하기 어려워진 A 씨는 결국 카드 대금을 일부만 결제하고 나머지 금액은 다음 달로 넘기는 ‘리볼빙’ 서비스를 신청했다. 리볼빙 잔액이 불어날수록 A 씨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신용카드 관련 커뮤니티에는 A 씨처럼 리볼빙을 신청하고 결제 대금을 돌려 막는 방법을 문의하는 글들도 눈에 띈다. 10일 정의당 장혜영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4대 신용카드사(신한, 삼성, 현대, 국민카드)의 ‘리볼빙 이월 잔액 자료’에 따르면 20대의 잔액은 올해 5월 332억 원으로 조사됐다. 3년 전인 2017년 5월(178억 원)보다 87% 늘어난 금액이다. 모든 연령대에서 20대의 리볼빙 잔액 증가율이 가장 컸다. 이어 60세 이상(28.5%), 30대(16.6%), 40대(13.1%), 50대(11.0%) 순이었다. 장 의원은 “경기 여건이 악화되고, 청년실업이 심화되면서 20대의 소득 여력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며 “신용카드 리볼빙이 가계 경제에 심각한 타격이 될 수 있다. 저소득·실업위기 청년들에 대한 소득지원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물론 20대의 신용카드 리볼빙 사용 실태에 대한 구체적인 자료가 부족한 상황에서 20대의 리볼빙 잔액 증가율이 늘어난 원인을 20대의 소득 악화나 실업 상황으로만 단정 짓기는 어려운 측면도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사별로 상황이 다른 것 같다”며 “지난 3년간 자체 통계치를 통해 20대 리볼빙 잔액 비중을 확인한 결과 증가율이 5% 안팎”이라고 말했다. 다만 20대의 신용카드 리볼빙 잔액 증가율이 다른 연령층보다 유난히 빨리 늘어난 점은 허투로 넘겨선 안 될 것이다. 청년층의 현금 흐름이 막혀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가 10일 발표한 ‘고용행정 통계로 본 7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29세 이하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지난달 7만1000명이 감소했다. 한 여신업계 관계자는 “20대 리볼빙 잔액 증가율이 유독 높은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은 아니다”며 “작년(21.97%), 재작년(29.72%) 연간 증가율도 높아 올해만의 특이한 현상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얼어붙은 고용시장에서 20대들이 벼랑 끝에 내몰리지 않는지 살펴보고 대책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신나리 경제부 기자 journari@donga.com}
전셋값이 급등하면서 임대차 시장 비수기로 꼽히는 지난달 주요 시중은행의 전세대출이 2조 원 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7월 말 현재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94조556억 원으로 집계됐다. 6월 말보다 2조201억 원 증가한 규모다. 전세대출 증가 폭은 올 2월 2조7034억 원으로 관련 집계가 시작된 2016년 이래 가장 컸다. 이후 꾸준히 감소세를 보이다가 지난달 다시 2조 원대로 올라선 것이다. 통상 7월은 장마나 휴가로 전세대출이 주춤하기 마련이지만 최근 전셋값이 크게 뛰면서 은행에 손 벌리는 세입자들이 많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KB국민은행이 집계하는 전국 주택 전세가격지수(2019년 1월 가격이 기준)는 지난달 100.898로 집계됐다.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86년 1월 이후 역대 최고치다. 서울 아파트의 전세가격지수는 102.437로 지난해 12월(100.141)에 비해 2.3% 올랐다. 집값 상승과 정부의 부동산 보유세 강화, ‘임대차 3법’ 시행 등이 맞물리면서 전세 물량이 줄고 전셋값이 오르는 현상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 추세라면 올 연말 전세대출 잔액이 사상 처음 100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신나리 journari@donga.com·김형민 기자}

대전 서구에 살고 있는 안모 씨(62·여)는 살고 있는 아파트 값이 몇 년 새 크게 올라 노후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7년 전 남편이 공기업에서 퇴직하면서 월급은 끊겼다. 남편 퇴직금은 자녀 2명이 결혼하는 사이 바닥을 드러냈다. 믿을 건 살고 있는 아파트 한 채와 남편이 회사를 다니며 납부한 개인연금과 국민연금. 연금으로 한 달에 130만 원 정도를 받는데 공과금과 식비 등을 빼고 나면 빠듯한 살림이다. 집을 빼고 금융자산이 거의 없는 ‘하우스 푸어’인 안 씨가 기댈 마지막 카드는 주택연금이었다. 살고 있는 아파트를 담보로 다달이 생활 자금을 연금식으로 받겠다는 계산을 했는데 최근 집값이 급등하면서 이 계획마저 틀어졌다. 2016년 3억 원대 중반이었던 아파트 값이 주택연금 가입 상한(주택가액 9억 원)을 넘어 10억 원까지 올랐기 때문이다. 안 씨는 “이제는 살고 있는 집을 줄여 생활자금을 마련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최근 부동산 광풍으로 개인연금, 국민연금에 더해 주택연금으로 ‘연금 3층탑’을 쌓아 노후를 보내려던 은퇴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집 한 채 있는 노년들의 희망인 주택연금은 지난 5년간 신규 가입자가 매년 1만 명 넘게 늘었다. 그런데 서울 아파트 중위 값이 주택연금 가입 상한선인 9억 원을 넘길 정도로 집값 급등세가 이어지자 상한선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 집값 급등한 수도권은 가입자 비중 하향세, 지방은 꾸준한 인기 주택연금은 주택을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담보로 맡기고 평생 또는 일정기간 연금식으로 매달 생활자금을 받는 장기주택저당대출이다. 집만 있고 수중에 돈은 부족한 만 55세 이상 은퇴자와 고령자들에겐 주거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동시에 월 소득도 챙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7일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주택연금 누적 가입자 수는 7만 명을 넘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올해 1분기(1∼3월) 가입자 증가세가 주춤했지만 2분기 2737명이 새로 가입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2660명) 대비 2.9% 늘었다. 최근 집값 움직임에 따라 주택연금 가입 추세도 달라지고 있다. 집값이 폭등한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의 주택연금 가입자 비중은 줄어드는 반면에 지방 가입자들은 꾸준한 편이다. 신규 주택연금 가입자 중 수도권 가입자 비중은 2016년 67.8%에서 올해 6월 말 현재 61.3%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지방 가입자 비중은 32.2%에서 38.7%로 올랐다. 수도권 집주인들 사이에서 집값이 오르자 주택연금 가입을 미루거나 아예 포기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집값 상승률이 수도권보다 낮은 지방에서는 집을 담보로 노후 생활 자금을 마련하려는 수요가 여전한 편이다. 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통상 집값이 오를 때는 연금액을 더 받기 위해 가입을 미루려는 경향이 있다”며 “현재는 집값이 너무 올라 가입을 하고 싶어도 가입하지 못하는 수도권 집주인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 집값 뛰자 주택연금 가입 해지하는 집주인도 한국에는 집 빼면 자산이 별로 없는 ‘하우스 푸어’ 노년들이 미국이나 일본 등에 비해 많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60세 이상 가구 전체 자산의 81.2%는 현금 등 금융자산이 아닌 비금융성 자산이다. 살고 있는 집이 보유 자산의 43.5%를 차지한다. 김동엽 미래에셋 은퇴연구소 은퇴교육센터장은 “주택연금 평균 가입 연령이 72세인데, 1955년 이후 출생한 베이비붐 세대가 70대가 되는 2025년부터 주택연금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집 한 채로 노후 자금을 마련하는 ‘하우스 푸어’들은 최근 집값 변화에 울고 웃는다.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의 한 아파트에 살고 있는 이모 씨(72)는 2018년 1월 시세가 약 6억 원일 때 종신지급 방식의 주택연금에 가입했다. 다달이 150여만 원의 주택연금을 받고 재산세 일부에 대한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 끌렸다. 집값이 오르자 이 씨는 주택연금을 해지했다. 집값이 더 뛰면 연금 수령액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계산을 한 것이다. 하지만 재가입 시점을 놓치는 바람에 아파트 시가가 9억 원을 넘어 이제는 재가입이 불가능하다. 김모 씨(43)는 집 한 채 외에는 마땅한 노후 자산이 없는 ‘하우스 푸어’ 장모님 걱정을 하다가 주택연금을 알게 됐다. 하지만 9억 원을 넘는 집값이 문제였다. 금융당국이 주택가격 상한을 ‘시가 9억 원’에서 ‘공시가격 9억 원’으로 높여준다고 발표하면서 이제나저제나 법이 개정되길 기다렸다. 공시가격은 시가보다 낮다. 김 씨는 “주택연금 가입이 어려우면 좀 싼 집으로 이사 가면 되지 않느냐고 하는데 노인들은 정든 동네, 살던 집을 떠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 ‘공시가격 9억 원’으로 기준 바뀌면 가입 대상 12만2000명 늘어 집값 급등 이후 김 씨처럼 12년째 제자리인 주택연금 가입 상한선을 현실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KB부동산 시세에 따르면 서울 시내 아파트 중위 값은 지난달 9억2787만 원으로 올랐다. 소득세법상 고가 주택 기준금액은 2008년 시가 6억 원에서 시가 9억 원으로 조정된 후 12년째 멈춰 있는 사이 서울 아파트의 중위가격은 2008년 4억8044만 원에서 갑절 가까이로 오른 것이다. 문제는 ‘9억 원 초과 주택은 고가 주택’, ‘9억 원 주택 소유자=부동산 부자’라는 심리적 저항선을 넘어서는 게 쉽지 않다는 점이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11월 주택연금 가입 상한을 시가 9억 원에서 공시가격 9억 원으로 완화하고 주거용 오피스텔까지 담보로 받아주는 내용의 한국주택금융공사법 개정안을 추진했지만 20대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주택연금 가입 연령을 현행 60세에서 55세로 낮추는 내용만 추가됐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집값이 계속 오르고 있기 때문에 ‘고가주택=9억 원’이라는 틀은 곧 허물어질 것”이라며 “주택 중위 값을 적용한다거나 지역별로 가입 조건을 달리 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1대 국회에서 주택연금 가입 상한을 시가가 아닌 공시가격 9억 원으로 바꾸는 주택금융공사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면서 주택연금 예비 가입자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주택연금 가입 주택 가격 기준을 시가에서 공시가격 9억 원으로 올리면 가입 대상이 약 12만2000명 늘어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가입 기준 상한선 조정보다 시장 변화를 유연하게 반영할 수 있는 근본적 개선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조덕호 대구대 교수는 “주택연금 가입 상한선을 두지 말고 집값의 70%를 주택 가격으로 잡고 연금을 계산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신나리 journari@donga.com·김형민 기자}

인터넷 포털 네이버의 금융자회사인 네이버파이낸셜이 대출 시장에 뛰어들면서 비금융정보를 활용한 대안신용평가(ACSS) 서비스가 금융권의 화두로 떠올랐다. 정보기술(IT)로 무장한 빅테크(대형 기술기업)에 이어 기존 은행들까지 ACSS 개발에 나서면서 관련 시장이 뜨거워지고 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지난달 28일 기자간담회에서 기존 신용평가회사가 가진 금융 데이터와 함께 네이버에 입점한 스마트스토어 판매자들의 실시간 매출 정보, 네이버의 머신러닝 알고리즘,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처리 기술 등을 활용해 자체 ACSS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비금융 정보와 새로운 분석기술을 이용해 ‘2030 세대’나 중소상인들처럼 금융 이력이 부족한 ‘신파일러(Thin Filer)’들에게 대출 기회를 확대하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뜻이다. 판매자들의 배송 실적, 고객들의 평가 등을 활용해 이 대출자들의 상환 능력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고 신용도를 판단할 계획이다. 비금융 정보를 이용한 ACSS 모델은 이미 일부 IT회사들이 자체 개발해 성과를 검증하는 단계에 들어섰다. SK플래닛은 지난해 9월 인터넷 쇼핑몰 11번가의 구매 및 결제 정보를 이용해 산정한 대안신용평가인 ‘커머스 스코어’를 내놨다. 소득 자산 등 금융정보 이외의 비금융정보를 이용해 신용 위험의 정확도를 높이는 방식이다. 조민주 SK플래닛 금융사업팀장은 “상품 구매 및 결제 정보를 반영한 새로운 신용평가 모델”이라며 “가방(사치품)보다는 책 등 문화상품을 구매한 사람이 더 높은 신용등급을 받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SK플래닛에 따르면 커머스스코어를 활용한 대출의 경우 대출 금리를 1금융권보다 0.5%포인트, 2금융권보다 3%포인트 낮출 수 있다고 말한다. 핀크는 지난해 11월 SK텔레콤의 통신정보를 활용한 ‘T스코어’로 고객의 신용등급을 평가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핀크 관계자는 “고객의 86%가 T스코어 적용 전후 대비 최대 1%포인트 금리 할인 혜택을 받았다”며 “서비스 시작 6개월 시점에 중간검증을 해보니 제2금융권의 승인 대상자의 부도율은 0.53∼1.06%포인트, 1금융권 승인 대상자의 부도율은 0.05∼0.5%포인트 낮아졌다”고 말했다. 기존 금융회사들과 신용평가 업계는 네이버 등 빅테크(대형 기술기업)가 보유한 빅데이터를 활용한 신용평가 모델에 대해 “정보의 비대칭이 현실화될 수 있다”며 잔뜩 긴장하고 있다. 한 신용평가회사 관계자는 “상거래 정보 등 다양한 비금융정보가 금융 서비스에 접목되고 있다”며 “기존 금융회사들도 비금융정보로 신용평가 모델을 확장해 나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NH농협, 하나, 우리은행 등은 통신사 정보를 활용하거나 자산평가지수 등을 도입하는 등 자체 신용평가모델 개발에 나섰다. 비금융정보를 이용한 대안신용평가 모델의 정확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신용카드사 관계자는 “네이버 대출상품이 시장에 안착하려면 신용 평가를 위해 쓰이는 리뷰 조작 가능성을 막아야 한다”며 “상품 거래 정보로 확인할 수 없는 기존 금융대출 상품 정보 등을 추가로 반영할 필요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발이 묶인 피서객들이 국내 여행지로 몰리면서 올여름 휴가철 교통사고가 지난해보다 8%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2일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여름휴가 기간(7월 20일∼8월 15일) 전국적으로 33만8000여 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31만4600여 건)보다 7.7% 늘어난 수치다. 지난달 21일까지 지역별 고속도로 교통량과 국내 숙박 예약 건수 등을 토대로 추산한 결과다. 특히 인기 휴가지가 많은 강원과 부산경남 지역은 지난해보다 교통사고가 각각 7.8%, 5.3%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제주도는 여행객 수가 작년보다는 감소하는 추세여서 휴가철 교통사고 건수도 3.7% 하락할 것으로 추산됐다.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동안 여름 휴가철 사고 건수(하루 평균)는 1만1600여 건으로 휴가철이 아닌 기간보다 4.5%가량 많았다. 또 수도권보다는 비(非)수도권에서 사고 증가세가 뚜렷했다. 수도권에선 교통사고 건수가 1.7% 늘어난 반면 비수도권에선 6.6% 증가했다. 보험개발원 측은 “휴가철 전 좌석 안전띠를 착용하고 보험가입자 외에 가족, 친구 등 다른 사람이 운전대를 잡는다면 미리 ‘자동차보험 단기운전자확대(임시운전자) 특약’에 가입하는 게 좋다”고 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28일 오후 금은방이 몰려 있는 서울 종로구 종로3가 귀금속 거리. 국제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갈아 치우며 연일 상승하자 금을 사고팔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날 오후 2시 순금 시세는 1돈(3.75g)에 30만2500원. 1돈짜리 돌반지는 세공비를 포함해 30만 원이 훌쩍 넘었다. A귀금속점 사장은 “지난달 중순 1돈짜리 돌반지를 24만5000원에 팔았는데 한 달 새 5만 원 넘게 가격이 뛰었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대응을 위해 미국 등 주요국 정부와 중앙은행들이 시중에 막대한 돈을 풀자 금은 등 실물자산부터 비트코인 등 대체투자 자산의 값이 치솟고 있다. ‘믿을 곳은 부동산 아니면 금’ ‘이 기회를 놓치면 안 된다’는 불안함과 조급함이 코로나19 시대의 ‘골드러시’ 열기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에서 만난 70대 A 씨는 명품 핸드백에서 5만 원권과 1만 원권 현금 다발을 꺼냈다. 딸과 함께 거래소를 찾은 그는 이날 20돈짜리 골드바 1개, 10돈짜리 골드바 2개를 구입했다. A 씨는 “둘째 딸이 2주 전 금 10돈을 사서 꽤 재미를 봤다는 말을 듣고 월요일 거래소 문이 열리자마자 왔다”며 “요즘 같은 저금리에 은행에 돈을 넣어 두면 얻을 게 없다”고 했다. 28일 한국거래소(KRX) 금시장에서 1kg짜리 금 현물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3.41%(2640원) 오른 g당 8만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5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새로 세우며 8만 원 선을 돌파했다. 27일(현지 시간) 뉴욕상품거래소 국제 금값도 전 거래일보다 온스당 1.8%(33.50달러) 오른 1931달러에 마감됐다. 24일 온스당 1897.50달러로 종가 기준 9년 만에 최고가를 갈아 치운 데 이어 사상 처음 1900달러를 넘어선 뒤 이젠 2000달러 선까지 넘보고 있다. 이달 중순 90만 원대 초반에 거래됐던 실버바(1kg)는 28일 120만 원까지 올랐다. 송종길 한국금거래소 전무는 “실물 금과 은을 거래할 때 내는 부가세 10%를 줄이려고 유가증권 상품에 관심을 보이는 이들도 많다”고 했다. 지난달 말 발행된 실버바 유가증권은 실물가격보다 값이 20% 저렴해 절반 이상이 팔려 나갔다. 이르면 주중 나올 계획인 골드바 유가증권은 발행되기도 전 이미 2000장 넘게 구매 예약이 됐다. 달러 가치가 떨어지면서 가상통화인 비트코인까지 덩달아 상승세다. 시황 분석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28일 오전 10시 비트코인 가격은 1만1150달러에 거래돼 1300만 원 선을 넘기도 했다. 김상만 하나금융투자 자산분석실장은 “자산 가치나 구매력을 유지할 수 있는 대안을 찾다 보니 금 등 대체투자 자산이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분간 금값이 강세를 보이더라도 코로나19와 미중 갈등 등 변수가 많아 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국 금값은 글로벌 금값보다 비싸졌다”며 “금을 투자 다변화의 관점에서 접근해야지 대단한 안전자산이라고 믿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신나리 journari@donga.com·김자현 기자}

28일 오후 금은방이 몰려 있는 서울 종로구 종로3가 귀금속 거리. 국제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갈아 치우며 연일 상승하자 금을 사고팔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날 오후 2시 순금 시세는 1돈(3.75g)에 30만2500원. 1돈짜리 돌 반지는 세공비를 포함해 30만 원을 훌쩍 넘었다. A귀금속점 사장은 “지난달 중순 1돈짜리 돌반지를 24만5000원에 팔았는데 한 달 새 5만 원 넘게 가격이 뛰었다”며 “금값에 놀라 돌반지를 반 돈짜리로 줄이거나 돈으로 대신하는 손님도 있다”고 말했다. 경기 침체로 소득이 줄어들자 집 안에 있는 금붙이를 들고 나와 팔려는 이들도 있었다. 이날도 금 목걸이, 귀걸이 등을 꺼내 가격을 흥정하는 사람이 눈에 띄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대응을 위해 미국 등 주요국 정부와 중앙은행들이 시중에 막대한 돈을 풀자 금과 은 등 실물자산부터 비트코인 등 대체 투자 자산의 값이 치솟고 있다. ‘믿을 곳은 부동산 아니면 금’ ‘이 기회를 놓치면 안 된다’는 불안함과 조급함이 코로나19 시대의 ‘골드러시’ 열기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에서 만난 70대 A 씨는 명품 핸드백에서 5만 원과 1만 원짜리 현금다발을 꺼냈다. 딸과 함께 거래소를 찾은 그는 이날 20돈짜리 골드바 1개, 10돈짜리 골드바 2개를 구입했다. A 씨는 “둘째 딸이 2주 전 금 10돈을 사서 꽤 재미를 봤다는 말을 듣고 월요일 거래소 문이 열리자마자 왔다”며 “요즘 같은 저금리에 은행에 돈을 넣어두면 얻을 게 없다”고 했다. 28일 한국거래소(KRX) 금시장에서 1kg짜리 금 현물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3.41%(2640원) 오른 g당 8만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5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새로 세우며 8만 원 선을 돌파했다. 27일(현지 시간) 뉴욕상품거래소 국제 금값도 전 거래일보다 온스당 1.8%(33.50달러) 오른 1931달러에 마감됐다. 24일 온스당 1897.50달러로 종가 기준 9년 만에 최고가를 갈아 치운데 이어 사상 처음 1900달러를 넘어선 뒤 이젠 2000달러 선까지 넘보고 있다. 이달 중순 90만 원대 초반에 거래됐던 실버바(1kg)는 28일 120만 원까지 올랐다. 송종길 한국금거래소 전무는 “실물 금과 은을 거래할 때 내는 부가세 10%를 줄이려고 유가증권 상품에 관심을 보이는 이들도 많다”고 했다. 지난달 말 발행된 실버바 유가증권은 실물가격보다 값이 20% 저렴해 절반 이상이 팔려 나갔다. 한 명이 한꺼번에 2000장을 사들인 사례도 있었다. 이르면 주중 나올 계획인 골드바 유가증권은 발행되기도 전 이미 2000장 넘게 구매 예약이 됐다. 달러 가치가 떨어지면서 가상통화인 비트코인까지 덩달아 상승세다. 시황분석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28일 오전 10시 비트코인 가격은 1만1150달러에 거래돼 1300만 원 선을 넘기도 했다. 김상만 하나금융투자 자산분석실장은 “자산 가치나 구매력을 유지할 수 있는 대안을 찾다 보니 금 등 대체 투자 자산이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분간 금값이 강세를 보이더라도 코로나19와 미중 갈등 등 변수가 많아 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국 금값은 글로벌 금값보다 비싸졌다”며 “금을 투자 다변화의 관점에서 접근해야지, 대단한 안전자산이라고 믿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초저금리 시대에 이자 한 푼이라도 더 받으려는 고객들을 유치하기 위해 시중은행들이 고금리 적금 상품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하지만 신용카드 이용 실적이나 새로운 금융플랫폼 서비스 가입 등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해야 해 사실상 ‘미끼 상품’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16일 KB저축은행은 최대 연 5.0% 고금리를 주는 ‘첫키위적금’을 출시했다. 기본금리는 연 2.0%이고 ‘키위멤버십’에 가입하면 우대금리 3.0%포인트를 추가로 받을 수 있다. 첫 거래 고객만을 대상으로 하고, 월 납입금액도 최대 10만 원으로 제한된다. 월 10만 원을 입금해 최고 우대금리를 받는다 해도 세후 이자는 약 2만7500원에 그친다. 앞서 전날 우리은행이 최대 연 6.0% 금리를 표방하며 내놓은 ‘우리 매직 6 적금’은 우대금리 조건이 간단치 않다. 이 적금은 가입 기간은 1년, 월 납입 한도는 최대 50만 원이다. 기본금리 연 1.5%에 우리 오픈뱅킹 서비스 가입과 더불어 은행 상품·서비스 마케팅에 동의하거나 우리은행 계좌로 급여·연금 통장을 바꿀 경우 1.0%포인트의 우대금리가 제공된다. 여기에 우리카드 이용 실적과 자동이체 조건을 충족해야 최대 3.5%포인트의 금리 혜택이 더해지는 구조다. 한 누리꾼은 “최대로 계산해도 기존 예금 대비 9만 원 정도 더 챙겨주는 정도에 불과하다”며 “카드 이용 실적까지 충족해야 한다면 차라리 우대혜택이 높은 카드를 찾아 가입하는 게 더 이익일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고금리에 혹해 무턱대고 상품에 가입하기보다는 한도와 조건 등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사상 처음으로 1%대 주택담보대출 금리 시대가 열렸다. 금리 인하세가 계속되면서 시중은행들의 자금조달비용지수(코픽스)가 최저치로 내려앉았기 때문이다. 15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6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0.89%로, 5월(1.06%)보다 0.17%포인트 내려 처음으로 1% 밑으로 떨어졌다. 잔액 기준과 신(新)잔액 기준 코픽스는 각각 1.48%, 1.18%로 전월 대비 각각 0.07%포인트, 0.08%포인트 내려갔다. 코픽스는 8개 은행(NH농협·신한·우리·SC제일·하나·기업·KB국민·씨티)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로, 은행이 예·적금, 은행채 등을 통해 대출해 줄 돈을 마련하는 데 드는 비용을 계산한 것이다. 코픽스가 하락하면 그에 연동해 변동형 주담대 금리도 내려가게 된다. 당장 16일부터 시중은행들은 신규 변동형 주담대 금리에 6월 코픽스를 반영한다. KB국민·우리·농협은행의 신규 코픽스 연동 주담대 금리는 이날부터 0.17%포인트씩 내려간다. 농협은행의 경우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 연동 상품 금리는 2.13∼3.74%에서 1.96∼3.57%로 조정돼, 우대실적 등의 조건을 충족할 경우 첫 1%대 주담대가 등장하게 됐다. 코픽스 하락세가 가팔라진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와 함께 기준금리 인하로 시중 유동성이 막대하게 풀린 영향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한 달 동안 시중에 풀린 돈은 거듭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15일 한국은행이 내놓은 ‘통화 및 유동성’ 통계에 따르면 5월 통화량(M2·광의통화)은 3053조9000억 원으로 4월보다 35조4000억 원(1.2%) 늘었다. 관련 통계가 만들어진 2001년 12월 이후 최대 월간 증가액이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정부가 7·10부동산대책을 통해 다주택자들의 세금 부담을 크게 높이면서 다주택 자산가들이 고민에 빠졌다. 세 부담을 강화하면 집을 내놓을 것이라는 정부의 기대와는 달리 양도보다는 증여에 무게를 두고, 여의치 않을 경우 일단 버텨 보자는 분위기다. 시중은행 프라이빗뱅커(PB)들은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있는 한 매물을 꽁꽁 안고 내놓지 않으려는 사람들과 정부의 신경전은 계속될 것”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14일 은행 PB들에 따르면 7·10대책 발표 이후 대응책을 문의하는 자산가 및 다주택자들이 크게 늘었다. A은행 서울 강남지역의 한 PB센터의 경우 대책 발표 후 하루에 고객 10명 중 2, 3명꼴로 문의 전화가 이어지고 있다. 일단 여유가 있는 자산가들은 양도보다는 증여를 선호하는 분위기다. 팔면 양도세가, 갖고 있으면 보유세가 올라간다면 무주택자인 자녀들에게 증여하고 증여세를 부담하는 게 낫다는 판단에서다. B은행 관계자는 “부동산을 여러 채 갖고 있는 고객들의 증여세 관련 문의가 잇따라서 전문 세무사들과 일일이 상담을 연결해 드리고 있다”고 전했다. C은행 강남 PB센터 관계자도 “주택을 증여하는 것이 유리할지, 현금을 증여해 자녀에게 주택을 사 주는 게 유리할지 묻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정부가 증여 시 취득세를 12%까지 올리는 카드를 만지작거리지만 상당수 다주택자들은 ‘양도보다는 증여가 답’이라는 입장이 견고하다. 2017년 8·2부동산대책부터 꾸준히 집값이 올랐던 상황을 지켜봤기 때문이다. 정부가 13일 “양도세는 양도 차익에만 부과되지만 증여세는 주택 가격 전체에 부과된다”며 “매매대금이 들어오는 양도와 달리 자산만 이전되는 증여는 현실적 부담이 더 클 것”이라고 내다봤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랭하다. 익명의 은행권 관계자는 “세금을 기꺼이 물고라도 앞으로 더 오를 자산을 대물림하겠다는 게 주택 보유자들의 생각”이라며 “양도는 재산을 파는 것이고, 증여는 자산이 유지되는 건데 정부가 세금만 놓고 동일선상에서 비교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증여가 여의치 않은 경우에는 일단 버텨 보자는 분위기도 있다고 PB들은 전한다. 특히 자녀가 미성년자인 경우같이 현실적으로 증여가 불가능한 상황에서는 차라리 세금을 더 내고 숨통이 트일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고객들이 많다는 것이다. 하지만 소득이 없는 은퇴자들의 경우 보유세 부담을 ‘버티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KB국민은행의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전용면적 84.97m²)와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전용면적 83m²)를 보유한 집주인은 지난해 종부세로 3193만 원을 냈지만 올해 12월에는 52%가 뛰어오른 4849만 원을, 내년에는 올해의 2.4배 정도인 1억1580만 원을 부담해야 한다. D은행의 부동산센터 관계자는 “보유세 부담에 양도를 하려고 해도 양도세 중과 때문에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다”며 “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이혼을 심각하게 고민하는 고객도 있는 등 정부 정책으로 상식에서 벗어난 의사 결정이 이뤄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6·17부동산대책으로 실수요자에 대한 대출 피해가 나타나며 3040세대의 분노가 확산되자 정부가 실수요자 달래기에 나섰다. 신혼부부가 아니더라도 생애 최초 주택에 대해서는 취득세 감면 혜택을 주고 대출한도 우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대상도 늘렸다. 하지만 웬만한 맞벌이 부부에게는 대출한도 우대 등의 보완책이 여전히 ‘그림의 떡’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당국은 기존에도 금융업 감독 규정을 통해 규제지역에서 서민 및 실수요자에게는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을 10%포인트 우대해 왔다. 그러나 무주택자이면서 주택 가격 요건(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 6억 원 이하, 조정대상지역 5억 원 이하)을 만족시켜야 할 뿐만 아니라 소득 기준도 있었다.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에서는 부부 합산 연소득이 7000만 원 이하, 조정대상지역에서는 부부 합산 연소득이 6000만 원 이하가 그 대상이다. 정부는 13일부터 소득 기준을 전체 규제지역에서 부부 합산 연소득 8000만 원 이하, 생애 최초 구입자는 9000만 원 이하로 이를 완화하기로 했다. 예를 들어 첫 내 집 마련에 나선 연소득 9000만 원 이하 부부라면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에서 LTV 40%(9억 원 초과분 20%)가 아니라 50%(9억 원 초과분 30%)를 적용받을 수 있는 것. 5억 원짜리 주택에 대한 대출 가능액이 당초 최대 2억 원에서 2억5000만 원으로 늘어난다. 문제는 서울 아파트의 중위가격이 이미 9억 원을 넘는다는 것. 강북 중위가격도 6억5504만 원(KB국민은행 기준)으로 서민과 실수요자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아파트가 많지 않다. 생애 최초 주택에 대해서는 취득세를 감면해 주택 구입 시 부담도 덜어주기로 했다. 취득세 감면율은 1억5000만 원 이하 100%, 1억5000만 원 초과∼3억 원 이하면 50%다. 단, 수도권은 4억 원까지 50% 감면 혜택이 부여된다. 이 역시 서울 시내에서 4억 원 이하 아파트를 찾기 어렵다는 점에서 실효성이 떨어진다. 여기에 맞벌이 가구는 소득 요건을 만족시키는 것도 쉽지 않다보니 이번 대책도 본인 소득은 적지만 부모로부터 현금을 지원받을 수 있는 ‘금수저’에게 더 유리하다는 말이 나온다. 직장인 이모 씨(37)는 “맞벌이는 아파트 특별공급부터 대출 우대까지 소득 커트라인에 걸리는 경우도 많아 도움을 못 받는다”고 했다.장윤정 yunjng@donga.com·신나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