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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검 대장동 개발 의혹 사건 전담 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이 30일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에 대해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라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전 사장 직무대리는 경기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개발 계획을 설계하고,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를 민간사업자로 선정하는 데 관여한 핵심 인물이다. 검찰은 유 전 사장 직무대리가 화천대유 측으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 등이 담긴 사진과 녹취파일을 정영학 회계사로부터 입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유 전 사장 직무대리 조사를 통해 지난해 화천대유 측으로부터 거액의 금품을 받았는지 확인할 예정이다. 유 전 사장 직무대리는 이날 오후 1시 10분경 경기 용인시 자택을 나오며 기자들과 만나 “민간 수익을 제한해야 한다는 직원들의 제안을 묵살하고 사업 계획을 추진한 적이 없다”며 그간 제기된 의혹을 모두 부인했다. 또 그는 “정영학 회계사가 누군지 잘 모른다. 검찰 가서 다 밝히겠다”며 “돈을 받았다는 보도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29일 자택 압수수색 당시 휴대전화를 버렸다는 보도와 관련해서는 “사정이 있었다. 수사관에게도 다 설명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날 검찰 조사에 응하기 위해 외출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배석준 기자 eulius@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의 민간사업자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전직 임원이 퇴직 당시 30억 원가량을 수령한 사실이 28일 밝혀졌다. 전직 임원은 공사 중인 아파트가 준공될 경우 거액의 돈을 추가로 받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화천대유 등에 따르면 2015년 회사 설립 초창기부터 근무한 엔지니어 전문가인 A 전 전무는 올 8월 퇴사했다. A 전 전무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미 받은 돈은 근로의 대가이고, (준공 이후 받는 돈은) 퇴직금”이라고 말했다. 사업 준공 시 추가로 받게 되는 일종의 성공보수에 대해서도 “아직 못 받았고 어떻게 될지 모른다”며 액수 등을 밝히지 않았다. 이에 대해 화천대유 측의 한 관계자는 “직원 간 분쟁이 생길 수 있어 구체적인 얘기는 해줄 수 없지만 사람들이 들으면 놀랄 정도의 규모”라고 전했다. 화천대유는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지난해 6월 전 직원들의 직급에 따라 최소 5억 원의 성과급 계약을 맺었다. 성과급 계약 이후 퇴직금을 받은 임직원은 A 전 전무와 50억 원을 받은 곽상도 의원의 아들 곽병채 씨(31) 등 2명뿐이다. 화천대유가 올 4월 1일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화천대유 임직원 수는 총 16명이다. 일부 임직원은 재직 중에 이미 상당한 금액의 성과급을 수령한 것으로 전해졌다. 28일 대표직에서 물러난 이성문 전 대표는 A 전 전무보다 직급이 높아 100억 원 이상의 성과급과 퇴직금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이 전 대표는 성과급 중 수십억 원을 이미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경찰이 서울시장 보궐선거 운동 기간 중 ‘파이시티’ 사업과 관련해 허위 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고발된 오세훈 서울시장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27일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오 시장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24일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열린 한 토론회에서 파이시티 의혹에 대한 질문을 받고 “제 재직 시절 서울시 관련 사건은 아니다. 제 임기 중에 인허가를 했던 사안은 아닌 것으로 기억한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파이시티 사업은 오 시장이 서울시장으로 재임했던 2009년 최종 인허가가 이뤄졌다. 이에 일부 시민단체들이 “허위 발언이 선거에 영향을 미쳤다”며 오 시장을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고발했다. 경찰은 지난달 31일 서울시 도시계획국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고 오 시장에 대해 서면조사를 진행하는 등 해당 발언이 허위 사실 공표에 해당하는지를 두고 수사해 왔다. 경찰은 오 시장의 답변이 허위 사실 공표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고 보고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파이시티 사업은 2006∼2009년 서울 서초구 양재동 화물터미널 10만 m²의 터에 2조4000억 원을 들여 지하 6층, 지상 35층 규모의 복합유통단지를 짓는 대규모 민자사업이다. 당시 서울시가 화물터미널이었던 부지를 백화점과 대규모 점포를 지을 수 있도록 용도를 변경해주면서 특혜 의혹이 불거졌다. 파이시티 사업은 2009년 11월 인허가 절차가 완료됐지만 사업 주관 업체가 대출금을 갚지 못해 법정 관리에 들어갔고 결국 사업이 무산됐다. 서울시는 경찰 수사에 대해 “과잉 수사이자 정치 수사”라며 반발하고 있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경찰이 서울 강남역·고속터미널역·영등포역 지하도상가 운영권을 재입찰 받을 수 있게 편의를 봐달라는 청탁과 함께 억대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전·현직 서울시의원과 지하도상가 상인회 대표 등을 수사하고 있다.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서울시의회 A 의원과 전직 서울시의원 B 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알선수재 등의 혐의로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 이들에게 금품을 제공한 지하도상가 상인회 관계자들도 경찰에 입건됐다. 23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전직 시의원 B 씨는 영등포역·고속터미널역·강남역 지하도상가 상인회 대표들로부터 3차례에 걸쳐 총 1억3500만 원을 받은 뒤 당시 서울시의회에서 지하도상가 운영 관련 상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한 A 의원에게 3400만 원을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B 씨는 2019년 6월경 평소 친분이 있던 영등포역 지하도상가 상인회 대표 C 씨에게 “현금을 마련해주면 현직 시의원의 도움을 받아 내년에 있을 상가 운영권 재입찰이 수의계약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힘써 주겠다”며 금품을 요구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C 씨는 고속터미널역·강남역 지하도상가 상인회 대표와 돈을 모아 B 씨에게 전달했다. 이들은 2019년 6월∼지난해 1월 3차례에 걸쳐 총 1억3500만 원을 B 씨에게 제공했고, B 씨는 이 중 약 3400만 원을 A 의원에게 건넨 것으로 조사됐다. 현행 ‘공유재산 및 관리법’ 시행령에 따르면 지하철역 지하도상가는 공공재산으로 분류돼 5년마다 경쟁입찰을 통해 상가 운영자를 모집하도록 되어 있다. C 씨 등은 상가 운영 위탁 기간 만료를 앞두고 상가 운영권을 재입찰 받기 위해 B 씨에게 금품을 제공했다. 해당 시행령에 ‘지자체가 일반입찰에 부치기 곤란하다고 판단한 경우 조례 개정을 통해 수의계약을 할 수 있다’는 예외 조항이 있어 시의회에 로비를 하면 재입찰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재입찰 관련 성과가 지지부진하자 강남역 지하도상가 상인회 대표는 지난해 5월 “B 씨와 C 씨 등이 공모해 사기를 쳤다”며 경찰에 고소했다. 실제로 지난해 진행된 영등포역과 강남역 지하도상가 재입찰은 모두 불발로 끝났다. A 의원은 B 씨로부터 금품을 전달받은 뒤 서울시 관할 부서 공무원과 상인회 대표들의 만남을 주선하는 등 편의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의원은 2019년 8월 열린 관련 상임위에서 서울 소재 20여 개 지하도상가 중 영등포역·고속터미널역·강남역 지하도상가를 언급하며 “그동안 상인들이 상가 조성에 투자한 자금을 회수할 수 없으니 (재입찰 관련) 혜택을 줄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A 의원과 B 씨는 경찰에서 혐의를 대부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A 의원은 23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B 씨로부터 돈을 받은 것은 인정하지만 청탁 목적인지는 몰랐다. 고소가 접수되기 전에 B 씨에게 모두 돌려줬다”고 해명했다. A 의원은 또 “B 씨가 ‘모두 짊어지겠다’며 돈을 요구해 오히려 변호사 선임 비용 1000만 원을 줬다”고 했다. B 씨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상인회 대표들에게 돈을 받긴 했지만 A 씨에게 전달하지 않고 내가 모두 사용했다”고 말했다. 시민단체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가 2월 공개한 기초의회 의원 징계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18년 8월∼2020년 11월 전국의 기초의원들이 받은 징계 75건 가운데 ‘이권 개입’에 따른 징계는 10건이다. ‘욕설·막말·폭행’에 의한 징계(12건)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수치다. 박순애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기초의회 의원들은 중앙의회 의원들에 비해 비교적 시민의 관심 밖에 있어 도덕적 해이가 발생할 우려가 크다. 기초의회 의정 활동에 관심을 기울이고 투명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국가인권위원회가 더불어민주당이 처리를 강행하고 있는 언론중재법 개정안에 대해 17일 일부 조항에 문제가 있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그러나 대표적 독소 조항인 징벌적 손해배상과 기사 열람 차단 청구권의 문제점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날 민주당은 개정안에서 허위·조작 정보를 정의한 규정 및 고의·중과실 추정 조항을 삭제하는 언론중재법 개정안 대안을 내놨지만 핵심 독소 조항은 유지했다. 이에 따라 인권위의 의견 표명이 여당의 강행 처리를 위한 구색 맞추기용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인권위는 이날 “언론의 책임을 강화하려는 개정안 취지엔 공감하지만 일부 신설 조항이 헌법에서 보장하는 언론 자유를 위축시킬 우려가 있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이 같은 내용을 국회의장에게 의견 표명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개정안의 허위·조작 보도 개념과 고의·중과실 추정 요건은 추상적이고 모호해 정치적 성향이 다른 비판적 언론 보도나 부패, 비리를 조사하는 탐사보도까지도 규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인권위는 언론사가 언론 보도로 인한 피해액의 5배까지 배상하도록 한 징벌적 손해배상에 대해서는 지적하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피해자가 입증 책임을 지는 우리 법체계와 달리 허위·조작 보도에 대한 입증 책임은 피해자와 언론사가 함께 져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민주당은 개정안 대안에서 징벌적 손해배상의 범위를 기존과 동일한 ‘손해액 5배 이내 배상’안과 ‘5000만 원 또는 손해액 3배 이내 배상액 중 높은 금액’이라는 수정안을 함께 제시했지만 징벌적 손해배상 자체는 유지하도록 했다. 위헌적 조항으로 꼽히는 기사 열람 차단 청구권 역시 일부 요건만 없애고 ‘사생활의 핵심 영역을 침해하는 경우’라는 모호한 규정을 남겨뒀다. 이날 인권위가 핵심 독소 조항은 그대로 둔 의견을 밝힌 동시에 민주당 역시 독소 조항을 고수함에 따라 인권위와 민주당이 짜맞추기식 행보를 보인다는 비판이 나온다. 심석태 세명대 저널리즘스쿨 교수는 “인권위가 입증 책임을 분담하는 조항을 신설해야 한다는 판단을 하면서 징벌적 손해배상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며 “이에 따르면 최대 5배까지 손해배상을 묻도록 하되 피해자의 입증 책임은 덜어 오히려 언론의 부담이 과중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인권위의 입장은 국제 인권기구가 개정안에 강한 우려를 표한 것과 비교된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지난달 27일 정부에 공식 서한을 보내 “개정안은 언론 자유에 중대한 위험이 될 수 있다. 징벌적 손해배상은 언론 보도에 심각한 위협을 야기한다”며 수정을 촉구했다.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RW)도 1일 “언론,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개정안 철회를 요구했고, 16일 문재인 대통령과 국회에 수정을 촉구하는 공식 서한을 보냈다. 국민의힘 허은아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인권위가) 법안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어 가며 반대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대안은 언론사에 더 많은 책임을 지게 했다.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여당은 인권위의 의견을 반영하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인권위의 우려 표명은 오늘 내놓은 민주당 대안을 보기 전에 나온 것”이라며 “그런 우려를 충분히 감안해 수정안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현재 국회에 계류되어 있는 ‘언론중재 및 피해규제 등에 관한 법률(언론중재법) 일부 개정안’에 대해 “언론 자유를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인권위는 17일 “언론의 책임성을 강화하려는 언론중재법 개정안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일부 신설조항이 헌법에서 보장하는 언론의 자유를 위축시킬 우려가 있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이 같은 내용을 국회의장에게 의견표명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허위보도 등 개념 모호…언론 자유 위축 가능성” 인권위는 언론중재법 개정안이 규정하고 있는 ‘허위·조작보도’ 개념과 ‘고의·중과실 추정’ 요건이 모호해 언론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결정문에서 “(두 조항의) 추상성, 모호성으로 인해 진정한 의미의 허위·조작보도 외에도 정치적 성향이나 이념이 다른 비판적 언론 보도나 범죄, 부패, 기업 비리 등을 조사하려는 탐사보도까지도 규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언론보도를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국회에 제출된 개정안에서는 언론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의 요건인 ‘허위·조작보도’에 대해 “허위의 사실 또는 사실로 오인하도록 조작한 정보를 언론, 인터넷뉴스서비스, 멀티미디어 방송을 통해 보도하거나 매개하는 행위”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인권위는 “기자가 일부 객관적 사실을 기반으로 검증을 거쳐 기사를 작성했으나, 사실 확인이 미진했거나 일부 오류가 있는 경우 어디까지가 진실한 보도이고 허위 사실에 기반한 보도로 볼 것인지를 명확히 확정하기 어렵다. ‘허위사실에 따른 언론보도’의 개념이 모호해질 우려가 있다”고 비판했다. 인권위는 개정안이 명시한 ‘고의·중과실 추정 요건’도 불명확하다고 적시했다. 현재 개정안은 언론보도가 고의 또는 중과실이 있는 것으로 추정하는 요건으로 “보복적이거나 반복적으로 허위·조작보도를 한 경우”, “기사의 본질적인 내용과 다르게 제목·시각자료를 조합해 새로운 사실을 구성하는 등 기사 내용을 왜곡하는 경우” 등을 들고 있는데, 그 대목도 추상적이라는 것이다. 인권위는 “제목과 시각자료를 조합해 유추할 수 있는 새로운 사실의 범주는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 이러한 새로운 사실이 기사가 의도한 주제와 어느 정도 달라져야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평가할 수 있을지 명확한 예측이 어렵다”고 했다. ‘보복적인 허위·조작보도’에 대해선 “보복행위에 대한 예시를 해당 규정에 구체적으로 명시한 통상의 입법례와 달리 개정안에서는 보복적 행위에 대한 구체적 예시를 찾아볼 수 없어 보복이라는 추상적 개념에만 의존해 이를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인권위는 ‘허위·조작보도’의 개념에 △허위성 △해악을 끼치려는 의도성 △정치적, 경제적 이익을 얻으려는 목적 △검증된 사실 또는 실제 언론보도가 된 것으로 오해하게 하는 조작행위 등의 구체적 요건을 명시해야 한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 ‘고의·중과실 추정 요건’은 삭제하되, 피해자의 입증책임을 분담할 수 있는 별도 조항을 신설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하지만 인권위가 개정안의 핵심 독소 조항으로 지목되어 온 징벌적 손해배상 관련 조항에 대해선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아 반쪽짜리 의견 표명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인권위 의견 표명, 구속력은 없어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인권위는 2일 위원장과 3명의 상임위원이 참여하는 상임위원회에 ‘언론중재법 일부개정안 쟁점사안에 대한 보고의 건’을 현안검토 차원의 ‘보고 안건’으로 상정했다. 인권위가 상임위에 안건을 상정하기 이틀 전인 지난달 31일 여야는 언론중재법 개정안의 본회의 상정을 이달 27일로 미루고, 법안 검토를 위한 8명의 사회적 협의체를 구성하는 방안에 합의한 상태였다. 이전까지 언론중재법에 별다른 언급이 없던 문재인 대통령도 이날 “여야가 언론중재법 개정안에 대한 추가적인 검토를 위해 숙성의 시간을 갖기로 한 것을 환영한다”고 처음 입장을 밝혔다. 인권위가 이 같은 움직임 등을 고려해 언론중재법 관련 논의에 착수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상임위는 법안 검토 결과 사안이 중대해 인권위의 의견표명이 필요하다고 보고 이를 ‘심의 안건’으로 바꿨다. 이어 위원장과 상임·비상임위원이 모두 참여하는 전원위원회에서 결정해야 할 사안이라고 판단해 안건을 전원위원회에 상정했다. 인권위는 여야의 언론중재법 합의안이 완성되는 26일 전에 국회의장에게 의견표명을 해야 한다고 보고 추석 연휴 이전에 의견을 내려면 13일 전원위에서 논의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 따라 서둘러 안건을 상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원위에서는 참석 위원 10명 중 과반의 찬성 의견으로 국회의장에게 의견표명을 하기로 결론을 냈다. 다만 인권위의 의견 표명은 구속력이 없어 국회가 인권위의 의견에 따라야 할 의무는 없다. 인권위법에 따르면 인권위는 인권 보호·향상을 위해 필요한 경우 관계기관에 권고 또는 의견표명을 할 수 있다. 권고의 경우 해당 기관에서는 90일 안에 권고사항의 이행계획을 인권위에 통지해야 하지만 의견 표명의 경우 이 같은 의무가 없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밀키트 차례상’도 정성 다하면 OK “양가 어른들은 ‘괜찮다’고 하시지만 진심으로 하시는 말씀일까요?” 서울 노원구에 사는 주부 서모 씨(36) 가족은 추석 때 양가 모두 방문하지 않기로 했다. 그 대신 미리 선물을 보내고 영상통화로 인사드릴 계획이다. 가족이 함께 결정했지만 마음은 편치 않다. 서 씨는 “명절 풍습을 마음대로 생략하고 줄이는 것이 예(禮)에 어긋나는 건 아닌지, 어른들이 섭섭해하시진 않을지 걱정”이라고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이후 맞이하는 세 번째 명절. 정부는 추석 이후 방역과 일상이 함께하는 ‘위드(with) 코로나’ 전환을 예고했다. 코로나19와 공존하는 일상이다. 이제 집집마다 “새로운 명절 풍습을 만들자”는 얘기가 나온다. 하지만 ‘지속 가능한 예법’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사람이 많다. ‘혹시 실례는 아닐까’ ‘전통의 의미가 완전히 퇴색하는 건 아닌가’ 걱정하는 이들을 위해 동아일보 기자들이 전문가에게 물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전문가들이 형식보다 더 중요하게 꼽은 기준은 ‘가족의 화목’이었다.설-추석 안쇠면 불효? 명절 모이기 힘들땐 다른 주말도 괜찮아 “코로나19가 계속되면서 명절도 변해야 한다는데… 왜 이렇게 현실에선 바꾸기 어렵죠?” 서울 성북구에 사는 이모 씨(41·여)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올해 설 연휴를 앞두고 이 씨는 시부모에게 “4명 이상 집합금지니 따로 모여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 순간 말 그대로 분위기가 ‘싸해졌다’. 이 씨는 “시베리아를 경험했다”고 털어놨다. 겨우 인원을 나누는 방식으로 거리 두기 기준을 맞췄지만 명절 분위기는 나아지지 않았다. 추석이 다가오면서 이 씨는 어떻게 지내야 할지 ‘눈치 보기’ 중이다. 많은 가족이 비슷한 걱정을 한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형식은 중요하지 않다. 가족의 화목만 생각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명절 문화를 바꿀 키는 어른들이 쥐고 있다”고 강조했다.○ “꼭 명절에만 모여야 하나요?” 아니다. 서애 류성룡 선생 종가가 있는 안동 하회마을은 추석을 쇠지 않는다. 추석에는 햇곡식이 충분히 여물지 않아서다. 그 대신 음력 9월 9일인 중양절(重陽節)을 추석처럼 지낸다. 서애 선생 종손 류창해 씨(65)는 “우리 집안에서 추석은 해외여행을 가는 등 부담 없이 쉬는 기간”이라며 “각 집안 사정에 맞춰 지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명절이 설과 추석만 있는 것도 아니다. 과거 조상들은 단오 같은 절기도 설과 추석 못지않은 명절로 쇠었다. 전문가들은 “설이나 추석을 쇠지 않는 것이 곧 불효는 아니다”라고 말한다. 명절이 어려우면 다른 주말이나 가족에게 의미 있는 날로 정해도 된다는 얘기다. ○ “줄줄이 제사, 합쳐도 되나요?” 그렇다. 석주 이상룡 선생 종가는 4대 조상(아버지 할아버지 증조할아버지 고조할아버지)의 제사 8개를 광복절인 8월 15일에 몰아 지낸다. 독립운동가를 배출해낸 가문으로 광복절에 조상들을 기리기 위해서다. 동시에 후손들의 부담을 덜자는 의미도 담았다. 석주 선생 종손 이창수 씨(56)는 “연간 제사를 8번 지내는 것은 자식들이 뿔뿔이 흩어져 사는 지금의 현실과 맞지 않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여러 제사를 합쳐 한번에 지내는 것을 ‘합사’ 또는 ‘합제’라고 부른다. 옛 문헌에는 선조들이 추석 차례를 11월에 있는 ‘묘사(무덤 앞에서 지내는 제사)’와 합쳐 한번에 쇠는 등 합사를 적극 활용해온 기록도 있다. ○ “차례상 음식, ‘밀키트’는 안 되나요?”가능하다. 정성이 중요하지, 음식 가짓수와 형식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 종가와 전문가들의 일치된 의견이다. 종가들의 차례상은 떡과 과일 등으로 간소하다. 전과 같은 기름 두른 음식도 올리지 않는다. 특히 추석에 차례를 지내지 않는 집이 많다. 최근에는 데우기만 하면 음식을 간단히 만들 수 있는 ‘밀키트’가 인기다. 나물, 잡채, 동그랑땡 등이 대표적이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설 명절 간편식은 지난해 추석 대비 두 배가량 많이 팔렸다. 간편식, 사온 음식 등은 물론이고 조상을 생각하는 마음만 있다면 ‘냉수 한 잔’도 괜찮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신규탁 연세대 철학과 교수는 “간편식도 조상을 기리고자 하는 마음만 있으면 된다”며 “과거 결혼식의 예법은 위패 앞에서 고하는 것이었지만 최근 다양한 방식이 존중받듯, 제사라고 바뀌지 말란 법은 없다”고 말했다.○ “‘줌(ZOOM)’ 제사, ‘영상통화’ 괜찮아요?”괜찮다. 우리 선조의 제사 풍습 중에서도 ‘줌 제사’와 유사한 전통이 있다. 선조들은 타향에 있는 사람이 명절이나 기일에 맞춰 고향 방향 또는 조상의 무덤이 있는 곳을 바라보며 지내는 제사를 ‘망제(望祭)’라고 불렀다. 벼슬을 해 고향에서 먼 곳으로 부임할 경우에는 아예 사당을 그린 ‘감모여재도(感慕如在圖)’를 가지고 기일에 그림에다 절을 했다. 감모여재도에는 사당뿐 아니라 제사상까지 차려져 있어 큰 비용이나 수고를 들이지 않고도 제사를 지낼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안승준 한국고문서학회장과 김미영 한국국학진흥원 수석연구위원은 “망제와 감모여재도를 보면 조선시대부터 이미 비대면 차례를 지낸 것”이라고 설명한다.○ “‘우리 집 명절은…’ 어떻게 바꾸자고 할까요?”어른이 먼저 말을 꺼내고, 가족 간 합의를 바탕으로 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명절 문화에서 가족관계는 여전히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며 “집안 어른들이 먼저 배려해 이야기하는 것이 원만한 소통 방법”이라고 말했다. 다만 명절 문화가 ‘가족 내 위계’를 중시하는 유교적 관습과 관련이 깊다는 점에서, 어른이 먼저 나설 때 갈등이 적었다는 의견이 많았다. 종가들도 종손이 이야기를 주도하되 문중의 합의로 변화를 만들었다. 고서에서도 문중 합의만 있으면 시대와 개별 사정에 맞춰 집안에 맞는 예를 갖춰나갈 것을 권하는 구절이 많다. 새로운 예법에 권위가 깃들려면 구성원의 합의가 필수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박정훈 인턴기자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4학년이승우 인턴기자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졸업}

‘가짜 수산업자’ 김모 씨(43·수감 중)의 금품 로비 의혹을 수사해온 경찰이 9일 김 씨를 포함해 7명을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 161일 만에 경찰 수사가 일단락됐다. 하지만 경찰이 김 씨의 전방위적 로비 활동이 있었는지를 명쾌하게 밝혀내지 못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이날 “박영수 전 특별검사와 현직 검사, 언론인 등 7명을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박 전 특별검사와 A 검사,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 엄성섭 TV조선 전 앵커, B TV조선 기자, C 중앙일보 전 논설위원, D 총경 등을 입건해 수사해왔다. 이들은 모두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에게 수천만 원의 수산물 등 금품을 제공한 혐의를 받는 김 씨도 같은 날 검찰에 넘겨졌다. ○ 5명 ‘혐의 부인’…박 전 특검 “검찰에 소명할 것”김 씨를 제외하고 송치된 6명 중 C 전 논설위원을 뺀 5명은 경찰 조사에서 혐의 대부분을 부인했다. 그러나 경찰은 이들이 받은 선물 등의 판매처, 입금내역, 차량 출입기록 등을 확인했고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적용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 전 특검은 김 씨로부터 포르셰 렌터카 등 고급 차량을 제공받은 의혹이 인정된다고 봤다. 박 전 특검은 “특검은 청탁금지법을 적용받지 않는 공무수행 사인(私人)이며 차량 사용료를 정상적으로 지급했다”고 주장했지만 경찰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국민권익위원회의 회신과 차량 출입기록 등을 확인해 검찰 송치를 결정했다. 박 전 특검 측은 경찰의 발표가 있은 뒤 “경찰이 법리와 사실 관계에 대한 합리적이고도 객관적인 자료를 외면한 채 사건을 처리해 매우 유감스럽다”며 “검찰 수사 과정에서 적극 소명할 예정”이라는 입장문을 내놨다. 박 전 특검에게 김 씨를 소개받은 A 검사는 혐의 사실에 명품 지갑과 자녀의 학원 수강료·수산물 수수, 수입 차량 무상 대여 등만 포함됐다. 경찰은 김 씨로부터 “A 검사에게 고가의 시계를 건넸다”는 구두 진술을 들었지만 A 검사에게 이 시계가 전달됐는지는 밝혀내지 못한 것이다. 경찰은 “A 검사의 통화기록과 메시지 등을 종합적으로 살폈지만 대가성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경찰의 압수수색 전 A 검사가 휴대전화를 바꾼 것으로 알려졌지만 핵심 증거물인 휴대전화를 확보하는 데도 실패했다.○ D 총경 ‘불송치’…“처벌 기준에 못 미쳐” 김 씨로부터 수산물과 명품 벨트를 받은 의혹이 제기된 D 총경과 대게 및 한우를 수수한 혐의를 받은 주호영 의원은 각각 ‘불송치’와 ‘불입건’(내사종결)이 결정됐다. 물품 금액이 청탁금지법에 따른 형사처벌 기준에는 못 미친다는 이유다. 청탁금지법에는 직무 관련성과 상관없이 같은 사람에게 1회 100만 원, 1년 300만 원을 초과한 금품 등을 받거나 요구하면 처벌받는다. 다만 D 총경은 과태료 부과 대상에 해당돼 경찰청 감찰 관련 부서에 통보하기로 했다. 하지만 입건된 이들 중 D 총경만 불송치되면서 일각에서는 ‘봐주기 아니냐’는 논란도 일었다. 경찰은 “D 총경은 계좌 내역, 영수증 등 가액의 객관적 자료를 수사한 결과 형사처벌 기준을 초과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주 의원은 입건 전 조사(내사)에서 사건이 종결됐다. 벤츠 차량을 제공받아 타고 다녔다는 의심을 받는 김무성 전 의원에 대해서는 입건 전 조사를 계속 이어갈 예정이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가짜 수산업자’ 김모 씨(43·수감 중)의 금품 로비 의혹을 수사해온 경찰이 수사를 시작한 지 160여 일만에 박영수 전 특별검사와 A 검사 등 7명을 검찰에 송치한다고 9일 밝혔다. 벤츠 차량을 제공받았다는 의혹을 받는 김무성 전 의원에 대해서는 입건 전 조사를 계속한다.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김 씨를 포함해 8명을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입건하고 현직 국회의원을 입건 전 조사했다”며 “김 씨를 포함해 7명을 불구속 송치한다”고 밝혔다. 입건 전 조사를 벌여왔던 주호영 의원은 불입건(내사 종결)하고, 수사를 받던 B 총경은 불송치(혐의 없음)하고 과태료 대상으로 조치한다.● 검사 ‘고급 시계’ 수수 사실 확인 못해이번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불구속 송치한 이들은 김 씨를 포함해 박 전 특검, A검사, B총경,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 엄성섭 TV조선 앵커, C TV조선 기자, D 중앙일보 전 논설위원 등 7명이다. 김 씨는 2018년 언론인 출신의 한 정치인을 만나 박 전 특검 등을 소개받는 등 이들과 알고 지내면서 모두 수천만 원에 달하는 금품을 건넸다. 경찰은 4월 1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경법)상 사기 등 혐의로 송치를 앞두고 있던 김 씨에게서 “공직자에게 금품 등을 제공했다”는 구두 진술을 확보하고 약 160일간 수사를 벌여왔다. 송치된 이들은 D 전 위원을 제외하고는 혐의 대부분을 부인했다. 그러나 경찰은 이들이 받은 선물 등의 판매처, 입금내역, 차량 출입기록 등을 확인한 결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고 봤다. ‘포르셰 파나메라 4’ 차량을 무상으로 제공받았다는 혐의를 받는 박 전 특검의 경우 “렌트비를 줬다” “특검은 청탁금지법 적용 대상이 아니라”라고 주장했지만 경찰은 국민권익위원회 회신 자료 등을 바탕으로 송치를 결정했다.A 검사의 경우 명품 지갑과 자녀의 학원 수강료, 수산물을 받고 수입차량을 무상으로 대여 받은 혐의가 인정된다고 경찰은 판단하고 있다. 다만 당초 “고가의 시계를 건넸다”는 김 씨의 구두 진술이 사실인지는 밝혀내지 못했다. 김 씨가 이후 진술을 거부하면서 수사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김 씨가 시계를 구입한 것으로 보이는 자료 등을 확인했지만

경찰이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 출연진을 반나절 대치 끝에 체포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강용석 변호사와 김세의 전 MBC 기자, 유튜버 김용호 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집행했다”고 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강 변호사는 이날 오전부터 10시간 가까이 집에서 문을 잠그고 경찰과 대치하다 오후 7시 59분 체포됐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망치 등으로 문을 부수고 집 안으로 진입했다. 이보다 10분 정도 먼저 김 전 기자도 자택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이 김 씨의 아파트 현관문 디지털 잠금장치를 강제로 철거한 뒤 안전고리까지 뜯고 집 안으로 진입했다. 경찰이 집 안으로 들어선 뒤 김 씨를 체포하는 과정에서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오전에는 김용호 씨가 집 앞에서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체포된 3명은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과 모욕 혐의로 10번 넘게 피소됐다. 경찰 관계자는 “조사를 위해 10여 차례 출석을 요구했으나 모두 불응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집행한 것”이라며 “피의자 조사 절차에 따라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가세연은 지난해 12월 국민의힘 김병욱 의원의 성폭행 의혹을 제기했지만 경찰은 김 의원에게 혐의가 없는 것으로 결론 냈다. 김 의원 측은 강남서에 가세연 출연진을 고소했다. 김 전 기자는 경찰과 대치 중 가세연 채널에 글을 올려 “(경찰이 체포에 나선 이유는) ‘조국 딸’과 ‘이인영 아들’에 대한 명예훼손 사건 때문”이라고 주장했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경찰이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 출연진을 반나절 대치 끝에 체포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강용석 변호사와 김세의 전 MBC 기자, 유튜버 김용호 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집행했다”고 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강 변호사는 이날 오전부터 10시간 가까이 집에서 문을 잠그고 경찰과 대치하다 오후 7시 59분 체포됐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망치 등으로 문을 부수고 집 안으로 진입했다. 이보다 10분 정도 먼저 김 전 기자도 자택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이 김 씨의 아파트 현관문 디지털 잠금장치를 강제로 철거한 뒤 안전고리까지 뜯고 집 안으로 진입했다. 경찰이 집 안으로 들어선 뒤 김 씨가 체포되는 과정에서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오전에는 김용호 씨가 집 앞에서 차를 타려다 체포됐다. 체포된 3명은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과 모욕 혐의로 10번 넘게 피소됐다. 경찰 관계자는 “조사를 위해 10여 차례 출석을 요구했으나 모두 불응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집행한 것”이라며 “피의자 조사 절차에 따라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가세연은 지난해 12월 국민의힘 김병욱 의원의 성폭행 의혹을 제기했지만 경찰은 김 의원에게 혐의가 없는 것으로 결론 냈다. 김 의원 측은 강남서에 가세연 출연진을 고소했다. 김 전 기자는 경찰과 대치 중 가세연 채널에 글을 올려 “(경찰이 체포에 나선 이유는) ‘조국 딸’과 ‘이인영 아들’에 대한 명예훼손 사건 때문”이라고 주장했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아니, 백신 맞았다니까요. 글쎄!” 6일 오후 6시 반경 서울 서초구의 한 카페. 장모 씨(62) 일행 5명과 카페 종업원 사이에서 언쟁이 벌어졌다. 종업원이 백신 접종 확인서를 요구하자 장 씨 일행은 “증명서 보는 방법을 모른다. 5명 중 3명이 백신을 맞았다”며 무작정 자리에 앉으려 했기 때문이다. 종업원은 “확인서가 없으면 두 분은 나가주셔야 한다”고 단호히 말했다. 결국 확인서를 보여주지 못한 장 씨 일행은 툴툴거리며 카페 문을 나서야만 했다. 장 씨는 “나이를 먹어 확인서 보는 방법을 모르는데 어떻게 하느냐”며 “3명이 백신을 맞았으면 5명까지 입장할 수 있다고 해서 모였는데 황당하고 어이가 없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백신 접종자를 포함한 6인 모임이 허용되고 식당과 카페 등의 영업시간이 오후 10시까지로 연장된 첫날, 곳곳에선 접종 확인서를 확인하는 직원들의 분주한 모습이 눈에 띄었다. 오후 6시가 다가오자 종업원들은 2명 이상이 앉은 테이블을 찾아다녔다. 백신 접종 확인서를 확인한 뒤 “미접종자가 2명 이상이면 6시 이후에 나가주셔야 한다”고 손님들에게 설명하느라 진땀을 뺐다. 자영업자들은 “변한 건 없고 절차만 늘었다”며 하소연했다. 서울 서대문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신찬호 씨(56)는 이날 4명 이상이 앉을 수 있는 좌석을 따로 마련하지 않았다. 신 씨는 “새 거리 두기 정책도 효과가 없다”고 했다. 실제로 6일 신 씨의 가게를 찾은 손님 가운데 5명 이상이 함께 온 일행은 1팀뿐이었다. 신 씨는 “유일한 5명 일행도 알고 보니 어제까지 다른 일행인 척 떨어져 식당에 오시던 분들”이라고 말했다. 시민들도 선뜻 6인 모임을 갖지는 못했다. 동아일보가 이날 낮 12시부터 오후 7시 사이 서울에 있는 식당과 카페 50여 곳을 돌아보니 5명 이상 모임이 이뤄지는 곳은 8곳뿐이었다. 서울 영등포구의 한 식당을 찾은 직장인 A 씨(27)는 “오늘부터 6인 모임이 가능하다는 건 알고 있었다”면서도 “방역수칙이 너무 자주 바뀌니 무의식적으로 4인 모임만 잡게 된다”고 했다. 직장인 류모 씨(33)도 “6인 모임은 일일 확진자 수 등 향후 상황을 좀 더 지켜보고 결정할 계획”이라고 했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김소영 기자 ksy@donga.com이승우 인턴기자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졸업}
가짜 수산업자 김모 씨(43·수감 중)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경찰에 입건된 현직 검사가 경찰의 압수수색 직전 휴대전화를 초기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6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은 지난달 말 A 검사의 비밀번호를 해제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A 검사가 압수수색 전 휴대전화를 초기화한 사실을 확인했다. 앞서 경찰은 6월경 압수수색을 통해 A 검사의 휴대전화를 확보했지만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아 분석에 어려움을 겪었다. A 검사는 경찰에 입건되기 전 이미 휴대전화를 바꾼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이 A 검사가 사용하던 휴대전화 확보에 나섰지만 끝내 찾지 못했다. 경찰은 수사를 통해 확보한 다른 증거만으로도 A 검사의 혐의를 충분히 입증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경찰은 김 씨에게서 대게 등 수산물과 명품 벨트 등을 받은 혐의로 입건된 B 총경에 대해서는 청탁금지법 위반 기준에 미치지 않아 검찰에 넘기지 않는 것으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청탁금지법은 공직자 등이 이유와 상관없이 1회에 100만 원, 1년에 300만 원 이상의 금품을 받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김 씨 측근에 따르면 가짜 수산업자 김 씨는 직원이 평소 알고 지내던 단골 업자에게서 대게를 70만 원에 구입해 B 총경에게 전달했다. 경찰은 ‘원래 가격이 100만 원이 넘는다’는 대게 업자의 진술을 확보하고 청탁금지법 위반으로 판단했다. B 총경은 명품 벨트와 와인 등 다른 금품도 받았지만 이를 모두 합쳐도 1년에 300만 원이 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르면 이번 주 안에 수사를 마무리하고 혐의가 입증된 피의자들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구급차 안에서 술에 취한 상태로 119 구급대원을 폭행한 남성이 소방에 긴급체포된 뒤 구속됐다. 소방이 구급대원을 폭행한 피의자를 긴급체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일 경기북부소방재난본부는 “자신을 이송하던 구급대원을 폭행한 60대 남성 A 씨를 지난달 27일 긴급체포했다”고 밝혔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경기 의정부소방서 구급대원들은 지난달 19일 “몸 상태가 좋지 않은 분이 길에 누워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A 씨를 응급처치한 후 구급차에 실었다. A 씨는 “이송이 왜 이렇게 느리냐”며 욕설과 함께 구급대원의 얼굴을 수차례 때렸다. 폭행을 당한 구급대원은 A 씨를 병원으로 옮긴 뒤 경기소방본부 소방사법팀에 피해를 호소했다. 소방이 A 씨를 찾으려 했을 땐 이미 병원에서 사라진 뒤였다. 소방은 지난달 27일 “A 씨가 의정부의 한 병원에 있다”는 제보를 받고 해당 병원으로 출동해 A 씨를 긴급체포했다. A 씨는 상습적으로 만취 난동을 부려 구급대원들이 관련 정보를 공유했고, 동료 구급대원이 A 씨를 알아보고 제보한 것으로 알려졌다.소방 관계자는 “특별사법경찰관으로 구성된 소방사법팀을 운영하며 구급대원 폭행 등 사건이 발생하면 수사해 왔다. 이번에는 A 씨의 주거가 불안정하고 재범 우려가 있어 긴급하다고 보고 처음으로 영장 없이 긴급체포를 했다”고 설명했다. 임원섭 경기북부소방재난본부장은 “향후에도 구급대원 폭행 등 소방활동 방해 사범에 대해 무관용 원칙하에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경찰과 법무부가 전자발찌(위치추적 전자장치)를 부착한 채 성폭행을 저지르고 도주한 60대 남성을 2년 가까이 검거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사건 직후 경찰과 법무부의 공조가 미흡해 검거 기회를 놓친 이후 아직까지 범인을 잡지 못한 것이다. 31일 울산중부경찰서는 “강간치상 혐의로 수배 중인 60대 남성 A 씨의 신병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박완수 의원실에 따르면 A 씨는 2019년 10월 25일 오전 8시 10분경 자택에서 전자발찌를 찬 상태로 이웃 여성을 성폭행하고 도주했다. 전과 10범인 A 씨는 강도 등 혐의로 8년가량 복역하다 2017년 9월경 지병 치료를 위해 보석으로 풀려난 상태였다. 경찰은 A 씨를 추적하며 전자발찌 부착자라는 사실은 파악하지 못하고 폐쇄회로(CC)TV 분석과 주변 탐문에만 집중했다. 전자발찌 부착자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법무부 보호관찰소와 공조했다면 A 씨의 위치를 신속히 파악할 수 있었지만 10시간이 넘는 검거의 ‘골든타임’을 허무하게 날려버렸다. 그 사이 A 씨는 경북 경주까지 도주해 전자발찌를 끊었다. 경찰은 A 씨가 범행 후 달아난 지 10시간 반쯤 지난 그날 오후 6시 49분경에야 법무부로부터 “A 씨의 전자발찌가 경주에서 훼손됐다”는 연락을 받았다. 경찰과 법무부는 전자발찌 부착자에 대한 정보를 형사사법포털(KICS)을 통해 공유한다. 경찰이 이 시스템을 통해 관련 정보를 조회하려면 결재 및 승인 등의 번거로운 절차를 거쳐야 해 일선 경찰관의 활용도는 높지 않다. 전자발찌를 끊기 전후 여성 2명을 살해한 피의자 강모 씨(56)를 추적했던 경찰 역시 강 씨가 자수하기 전까지 그의 범죄경력을 조회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전자발찌 부착자에 한해 법무부와 경찰의 상시 정보 공유 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무부는 A 씨에 대한 전자감독 기간(3년)이 지났다는 이유로 지난해 9월 A 씨를 관리 대상에서 제외했다. 31일 기준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해 수사기관의 수배를 받고 있는 대상자는 A 씨를 포함해 3명이다. 지난달 21일 전남 장흥에서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자가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한 상태다. 6월에는 가석방을 받아 호송되고 있던 사기 전과자가 도주했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오세훈 서울시장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토론회에서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는 내용의 고발 사건을 수사해온 경찰이 31일 서울시청을 압수수색했다.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이날 오전 9시 서울시청에 수사관을 보내 오후 4시 반까지 파이시티 사업을 담당했던 도시계획국과 도시교통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사업 심의 과정과 인허가 관련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4월 보궐선거를 앞두고 오 시장이 토론회에서 “자신의 재임시절(2006∼2011년)과 파이시티 사건은 무관하며 관여한 바 없다”고 발언한 것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에 해당하는지 조사하고 있다. 앞서 민생경제연구소 등 20개 시민단체는 “파이시티 인허가가 오 시장 재임 시기에 이뤄졌음에도 이를 부인해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는 취지로 오 시장을 경찰에 고발했다. 파이시티 사업은 2006∼2009년 서초구 양재동 화물터미널 10만 m²의 터에 2조4000억 원을 들여 지하 6층, 지상 35층의 복합유통단지를 짓는 대규모 민자사업이었다. 하지만 사업 진행 과정에서 서울시가 백화점과 대규모 점포를 지을 수 있도록 용도를 변경해 줘 특혜 의혹이 일었다. 2009년 11월 최종 인허가를 받았지만 대출금을 갚지 못했고 결국 2011년 12월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사업이 무산됐다. 서울시는 이번 압수수색이 경찰의 ‘과잉 수사이자 정치 수사’라고 반발하고 있다. 입장문을 통해 “사실관계를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는데도 시청을 압수수색한 것은 야당 단체장에 대한 과대 포장수사”라며 “파이시티의 실시계획인가와 건축허가는 서초구에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경찰과 법무부가 전자발찌(위치추적 전자장치)를 부착한 채 성폭행을 저지르고 도주한 60대 남성을 2년 가까이 검거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사건 직후 경찰과 법무부의 공조가 미흡해 검거 기회를 놓친 이후 아직까지 범인을 잡지 못한 것이다. 31일 울산중부경찰서는 “강간치상 혐의로 수배 중인 60대 남성 A 씨의 신병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박완수 의원실에 따르면 A 씨는 2019년 10월 25일 오전 8시 10분경 자택에서 전자발찌를 찬 상태로 이웃 여성을 성폭행하고 도주했다. 전과 10범인 A 씨는 강도 등 혐의로 8년가량 복역하다 2017년 9월경 지병 치료를 위해 보석으로 풀려난 상태였다. 경찰은 A 씨를 추적하며 전자발찌 부착자라는 사실은 파악하지 못하고 폐쇄회로(CC)TV 분석과 주변 탐문에만 집중했다. 전자발찌 부착자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법무부 보호관찰소와 공조했다면 A 씨의 위치를 신속히 파악할 수 있었지만 10시간이 넘는 검거의 ‘골든타임’을 허무하게 날려버렸다. 그 사이 A 씨는 경북 경주까지 도주해 전자발찌를 끊었다. 경찰은 A 씨가 범행 후 달아난 지 10시간 반쯤 지난 그날 오후 6시 49분경에야 법무부로부터 “A 씨의 전자발찌가 경주에서 훼손됐다”는 연락을 받았다. 경찰과 법무부는 전자발찌 부착자에 대한 정보를 형사사법포털(KICS)를 통해 공유한다. 경찰이 이 시스템을 통해 관련 정보를 조회하려면 결제 및 승인 번거로운 절차를 거쳐야 해 일선 경찰관의 활용도는 높지 않다. 전자발찌를 끊기 전후 여성 2명을 살해한 피의자 강모 씨(56)를 추적했던 경찰 역시 강 씨가 자수하기 전까지 그의 범죄경력을 조회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전자발찌 부착자에 한해 법무부와 경찰의 상시 정보공유 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무부는 A 씨에 대한 전자감독 기간(3년)이 지났다는 이유로 지난해 9월 A 씨를 관리 대상에서 제외했다. 31일 기준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해 수사기관의 수배를 받고 있는 대상자는 A 씨를 포함해 3명이다. 21일 전남 장흥에서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자가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한 상태다. 6월에는 가석방을 받아 호송되고 있던 사기 전과자가 도주했다.}
경찰이 ‘현금처럼 쓰는 포인트를 싸게 살 수 있다’며 고객을 모은 뒤 돌연 서비스를 축소해 대규모 환불 사태를 빚은 머지플러스를 25일 압수수색했다. 또 머지플러스 권모 대표 등 경영진 3명에 대해선 출국금지 조치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25일 머지플러스 본사 등 5곳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고 밝혔다. 경찰이 압수수색을 한 곳은 서울 영등포구 본사와 관련 회사인 머지서포트, 결제대행사 등이다. 경찰은 권 대표 등 경영진 3명을 형사 입건하고 관련 자료를 분석하고 있다. 머지플러스는 전자금융거래법상 사업자 등록을 하지 않고 2개 이상의 업종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포인트를 발행한 혐의(전자금융거래법 위반)를 받고 있다. 머지플러스는 “대형마트나 편의점, 식당 등 다양한 가맹점에서 쓸 수 있는 포인트를 20% 할인된 가격에 판다”고 홍보해 100만 명의 고객을 유치했다. 하지만 4일 금융감독원이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소지를 지적하자 갑자기 서비스를 대폭 축소해 대규모 환불 사태를 야기했다. 머지플러스는 올해 안에 서비스를 확대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경찰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서비스 정상화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제발 우리, 전문가가 되도록 노력합시다.” 18일 소방관들의 내부 익명게시판에는 반성을 촉구하는 글이 연이어 올라왔다. 일가족 4명이 숨진 서울 강북구 아파트 화재 당시 현장 대응 상황이 담긴 ‘파이어캠(신체 부착 촬영 장치)’영상이 내부에 공유된 된 뒤였다. 이 영상에는 불이 난 1302호에 요구조자가 있다는 것을 알고도 다른 층으로 향하는 구조대, 구체적 지시 없이 무전기만 잡고 현장을 서성이는 현장팀장의 모습 등이 담겨있다. “그냥 수관(소방호스)만 가져와. 모양만 취하게”라는 후착대 팀장의 발언까지 녹음돼 있다고 한다. 한 소방관은 “문제 영상에 나오는 분을 쉽게 욕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옹호하는 것이 아니다. 잘 하려는 마음과 달리 현장대응능력이 한참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지 않느냐”고 했다. 그는 “외근직 대우해달라 외치지만 말고 제발 능력을 키우자”며 동료 소방관들을 독려했다. 일부 소방관들은 댓글 창에서 훈련 방식 변화와 인력 구조 개편 등 구체적인 방안까지 제시하며 열띤 토론을 이어가기도 했다. 일선 소방관들은 강북 아파트 화재 현장 대응 영상 내용을 공유하며 적극적인 자성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서울소방재난본부는 부실 대응 논란이 커지지 않도록 수습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해당 사건에 대한 사후평가가 종료되기도 전에 당시 영상이 포함된 폴더가 통째로 내부 시스템에서 삭제됐다. 서울소방본부는 24일 영상 보안을 유지하라는 취지의 공문을 각 소방서에 하달했다. 소방관들은 “영상을 외부로 유출하지 말라는 의미인 것 같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소방관들이 현장에 출동할 때 몸에 설치하는 파이어캠은 재난현장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블랙박스’다. 파이어캠이 도입된 이후 소방은 영상을 내부 웹하드에 올려 재난현장 분석 및 사후평가, 교육자료 등으로 삼아왔다. 그런데 강북 아파트 화재 대응을 두고 내부 비판이 일자 수뇌부가 나서서 영상을 삭제하고 유출을 우려해 입단속을 하는 것은 내부 역량 강화라는 파이어캠의 존재 이유 중 하나를 무력화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소방 내부 게시판에는 “왜 쓸데없이 글을 올려 조직을 와해시키냐”는 댓글도 있었다. 한 소방관은 거기에 다시 답글을 달아 “이런 잘못을 아무런 감정 없이 넘어가는 행동이 우리 조직을 나태하게 만들어 와해시키는 행동이 아닐까요”라고 되물었다. 서울소방본부가 일선 소방관들의 목소리를 경청하지 않는다면 미흡한 현장 대응은 언제든 반복될 수 있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15일 서울 강북구 미아동 아파트 화재로 어린이 2명 등 일가족 4명이 숨지는 사고가 났을 당시 소방관들이 1302호에 구조 대상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한 층 위에서 우왕좌왕하느라 골든타임을 놓치는 등 대응이 미흡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24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소방관들만 이용하는 내부 익명 게시판에 해당 화재 현장 영상을 본 소방관들의 비판이 연이어 올라왔다. 소방관들은 “구조대가 1302호에 사람이 있다는 무전을 듣고도 화점층(불이 난 장소)으로 먼저 안 가고 상층부로 올라갔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김용판 의원실이 강북소방서로부터 제출받은 ‘현장대응 운영일지’를 보면 소방은 오후 1시 43분 화재 신고를 접수해 1시 47분경 “불이 난 1302호에 요구조자가 있다”는 무전을 전파했다. 하지만 1시 50분경 현장에 진입한 선착 구조대는 1302호로 가지 않고 14층으로 올라가 수색을 시작했다. 1분 뒤 12층에서 내린 후착 구조대도 14층으로 올라갔다. 그 사이 지휘팀장은 구조대에 세 차례에 걸쳐 13층에 진입했는지 확인하면서 인명 수색을 하라고 지시했지만 신속히 이행하지 않았다. 후착 구조대는 14층에 선착대가 이미 와 있는 것을 확인한 뒤 1시 56분에야 “13층 인명검색을 실시하겠다”고 보고했다. 이들이 1302호에 진입한 시간은 그로부터 5분이 더 지난 오후 2시 1분이었다. 처음부터 1302호로 바로 갔다면 이보다 최소 10분 먼저 도착할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오후 2시 7분경 1302호 베란다에서 8세 여아와 할머니가, 오후 2시 24분경 안방 화장실 부근에서 5세 남아와 아이의 어머니가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소방이 화재 현장 매뉴얼로 삼고 있는 ‘표준작전절차(SOP)’에 따르면 요구조자가 시야에 보이지 않을 때 좀 더 치명적인 위험이 예상되는 지점을 먼저 탐색해야 한다. 당시 13층에서 시작된 화재는 14층까지 번지지 않았고 규모도 크지 않았다. 1302호 현관 근처에서 불이 시작돼 내부에 있던 피해자들은 스스로 탈출하기 힘든 상태였다. 이창우 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위험도를 따지면 발화층이 가장 위험하다. 발화층에 요구조자가 있었다면 먼저 수색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했다. 소방은 “13층뿐 아니라 14층 등 상층부에서도 각종 신고가 빗발치며 지휘 혼선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현장 대응을 평가한 소방 내부 문서에는 △다른 층에서 접수된 인명구조 신고에 집중하며 ‘화점층 인명구조 최우선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으며 △추가 요구조자가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서도 공격적인 인명 검색을 시도하지 않았다는 등의 지적이 담겼다. 소방 내부망에 공개된 현장 영상에는 오후 1시 53분경 도착한 진압팀장이 “그냥 수관(소방호스)만 가져와. 모양만 취하게”라고 말하는 목소리가 담겨 비판을 받았다. 소방 관계자는 “해당 팀장이 자신의 발언을 기억하지 못하지만 크게 반성하고 있다. 후착대 팀장으로서 임무 수행에 소홀한 점은 없었다”고 밝혔다. 서울소방재난본부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24일 각 소방서에 ‘화재현장 인명탐색 절차 준수 철저 지시’ 공문을 하달해 발화층을 중심으로 한 인명탐색 등을 강조했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유채연 기자 yc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