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종국

변종국 기자

동아일보 산업1부

구독 77

추천

그냥 누군가에게 “저 기자는 참 대단했어. 고마웠어. 멋졌어. 열심히 살았어”라고 기억되는 기자였으면 좋겠습니다.

bjk@donga.com

취재분야

2025-11-08~2025-12-08
산업42%
사고33%
복지10%
칼럼3%
국제경제3%
노동3%
운수/교통3%
지방뉴스3%
  • 이스타항공 꼬이는 인수협상… 직원들 “회사 사라질까 두렵다”

    “6월 말까지 인수 협상이 완료되지 않으면 이스타항공의 운명이 어찌될지 모릅니다.” 29일로 예정된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인수협상 종결 시한이 임박한 가운데 한철우 이스타항공 근로자대표는 24일 이렇게 말했다. “근로자들은 추가 임금 삭감 등의 고통도 감내할 준비가 돼 있는데 그런 기회조차 없이 회사가 없어질까 두렵다.” 한 씨 등은 이스타항공이 29일까지 제주항공과 인수협상을 매듭짓지 못하면 이스타항공의 존속 자체가 위협 받을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현재 직원 임금을 넉 달째 지급하지 못하고 있다. 항공기 리스료, 공항 이용료 같은 고정비도 내지 못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국내외 모든 노선 운항을 중지해 매출이 사실상 제로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항공사에 대한 지원 계획을 밝혔지만 이스타항공은 부채 규모 등이 지원 조건(부채 5000억 원 이상)에 맞지 않아 기간산업안정자금 대상에서 제외됐다. 휴업 직원에게 회사가 임금의 70%를 지급하면 나중에 정부가 임금의 90%를 지원해 주는 고용유지지원금은 임금을 지급하지 못해 아예 신청도 못했다. 경영 악화로 일반 대출은 거의 막힌 상태다. 이스타항공이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성공적으로 인수되는 것이다. 협상이 성사되면 매각 대금이 들어오고 제주항공과 공동 경영을 통해 새로운 출발이 가능해진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인수협상이 깨지면 그동안 미뤄뒀던 각종 비용에 대한 차입이 들어 올 수 있다”며 “인수협상 결렬이 회사로서는 최악이다”라고 말했다. 인수 협상은 교착상태에 빠져 있다. 3월부터 지급하지 않은 약 250억 원의 임금과 고정비용을 누가 책임질 것인지에 대해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스타항공은 계약서상 이런 비용은 인수 주체인 제주항공이 떠안기로 돼 있다고 주장하고, 제주항공은 그런 의무가 없다고 맞서는 상황이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이스타항공은 최근 제주항공에 당초 매각대금(545억 원)에서 약 100억 원을 낮출 의향이 있으니 대화를 이어가자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제주항공 측은 협상 테이블에 나오지 않고 있다. 제주항공은 민노총에 가입해 대주주 및 경영진 책임을 요구하며 강경 투쟁에 나선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조에 대해서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항공 측은 “원칙적으로 인수협상 논의는 3개월 더 연장할 수 있다”며 서두르지 않는 모양새다. 항공업계에서는 제주항공 입장에서는 급할 게 없어 협상이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한 저비용항공사 임원은 “협상을 연장하면 임금 체불은 계속 늘어나고 이를 버티지 못해 이직하는 직원이 많아지면 자동으로 구조조정이 되는 것”이라며 “지연될수록 제주항공이 유리해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인수협상은 기업 간 문제여서 정부가 나서 중재하기 힘들다. 다만 어려운 항공사 지원을 위한 다양한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 2020-06-2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한라그룹, 건설부문 WG 캠퍼스 신설

    한라그룹이 건설부문 WG 캠퍼스를 신설하면서 그룹 내 신사업추진조직 구성을 완료했다고 22일 밝혔다. 한라그룹은 정인영 창업회장의 기업가 정신 계승을 위해 계열사마다 ‘WG 캠퍼스’라는 신사업 추진 연구소를 설립해왔다. WG는 정인영 한라그룹 회장의 호인 ‘운곡’에서 따왔다. 이번에 건설 계열사인 ㈜한라를 끝으로 그룹 계열사 모두 WG 캠퍼스 조직을 갖추게 됐다. ㈜한라는 WG 캠퍼스 신설을 계기로 신성장 동력 확보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한라는 WG 캠퍼스 본부장에 우경호 전 삼성전자 사물인터넷(IoT) 개발 담당(44·사진)을 영입했다. 우 본부장은 서울대 전기공학부를 졸업하고, 하버드대에서 비메모리 설계 연구로 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보스턴컨설팅그룹에서 건설, 중공업, 화학, 에너지 등 사업을 기획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 2020-06-2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하늘위 호텔’서 ‘돈먹는 하마’로… 대형기 줄퇴장

    한때 대형 항공기 도입 경쟁을 주도했던 글로벌 항공사들이 잇따라 대형기 퇴역 소식을 전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악화된 기업 경영 상황과 급감한 항공 수요 회복이 더딜 것으로 예상되자 ‘돈 먹는 하마’로 전락한 대형기를 정리하는 수순에 돌입한 것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국적 항공사들은 당장 대형기 퇴역 계획은 없지만 정부의 각종 지원이 끝나는 9월 이후에는 항공기 매각이나 무급휴직 등 특단의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에미레이트항공은 최근 보유하고 있는 115대의 에어버스(A)380 중 46대를 퇴역시킬 예정이다. A380은 ‘하늘 위의 호텔’로 불리며 대형기 전성시대를 이끌었던 모델이다. 유럽의 루프트한자와 에어프랑스도 A380 항공기를 각각 6대, 9대 조기 퇴역시키기로 했다. 미국 델타항공도 대형기인 보잉(B)777 항공기 18대를 퇴역시키기로 했고, 아메리칸항공도 B757, B767, A330-300 등 항공기 수십 대를 순차적으로 줄여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글로벌 항공사들이 대형 여객기 퇴출에 나서는 건 코로나19로 인한 경영 악화가 심한 데다 항공 수요가 조기에 회복되기 힘들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대형기는 승객 300∼500여 명을 한꺼번에 태울 수 있어 수익성이 좋지만, 반대로 승객이 없으면 유류비나 각종 운영비 등에서 큰 손해를 본다. 향후 2, 3년간은 항공 수요가 더디게 회복될 전망이어서 대형기가 아닌 300∼400명 규모의 중·대형기 위주로 운영을 재편하겠다는 의미다. 퇴역된 항공기는 통상 중고차처럼 재판매되거나 폐항공기를 모아 놓는 사막 또는 창고에 방치되거나 부품을 활용하거나 각종 모형물로 이용하기 위해 분해되는 3가지의 운명을 맞는다. 하지만 코로나19로 항공기 수요가 꽁꽁 얼어붙어 재판매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항공사들은 아직까지 대형 항공기의 퇴역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A380과 B777, B747을 포함한 대형기(여객기 기준)를 각각 65대, 16대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기령이 20년을 넘은 B747-400 등 일부 기종을 제외하고는 대형기를 대거 처분할 계획이 아직 없다는 것이다. 한 항공사 임원은 “대형기 퇴역을 당장 고민하지 않는 이유는 혹시라도 업황이 좋아질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절반, 항공기 퇴역이 인력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는 데 대한 부담감이 절반”이라고 말했다. 실제 대형기 퇴역을 결정한 에미레이트와 델타항공은 조만간 수천 명 이상의 인력을 조정할 계획이다. 한편, 국내 항공업계에서는 올해 가을부터 국내 항공사들도 항공기 퇴역이나 직원들 무급휴직 등 특단의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현재 항공사들은 대부분 고용유지지원금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 지원은 최대 6개월까지만 받을 수 있어 올 9월 이후에는 지원이 중단된다. 업계에서는 정부 지원이 연장되지 않으면 9월 이후엔 무급휴직이나 희망퇴직 등의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 국내 항공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고용 유지 지원 연장을 안 해주면 임차 항공기 조기 반납이나 항공기 대수 및 종류 축소 등 보유 기종 조정이 불가피하고 이렇게 되면 무급휴직, 구조조정 등 인력 감축 계획으로 이어지는 게 수순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내 항공사 및 조업사 노동조합 등은 경제사회노동위원회위에 항공분과를 만들어 모든 항공사에 대한 기간산업안정자금 지원과 고용유지지원금 연장 등을 요구할 예정이다.변종국 bjk@donga.com·서형석 기자}

    • 2020-06-2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코로나로 못쓴 항공 마일리지 유효기간 1년 연장합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마일리지를 쓰지 못한 고객들을 위해 2020년 말에 만료되는 마일리지의 유효기간을 1년 연장한다. 18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2010년 1월 1일부터 같은 해 12월 31일까지 적립돼 올해 말 만료될 예정이던 마일리지의 유효기간을 1년 연장해 2021년 12월 31일까지 쓸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마일리지 유효기간 제도는 2008년에 처음 도입됐다. 이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각각 2008년 7월 1일, 10월 1일 이후 적립한 마일리지에 대해 10년 후 만료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마일리지 항공권은 출발 361일 전부터 구매할 수 있다. 올해 말 만료될 예정이었던 마일리지의 사용 기간이 2021년 12월 31일까지로 연장됨에 따라 2022년 12월 말 출발하는 여정까지 2010년에 적립한 마일리지로 예약할 수 있게 됐다. 이 밖에도 양사는 우수 회원들에 대한 자격 기간 및 재승급 심사 기간을 각각 6개월 연장했다. 환불·재발행 수수료 면제, 날짜 변경 시 운임 차액 면제, 전체 미사용 항공권 출발일 변경 허용 등의 조치도 취했다. 또 마일리지 항공권을 취소할 때, 당시 공제했던 마일리지 유효기간(2019년 12월 31일)이 만료됐을 경우엔 이를 1년 연장한 바 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 2020-06-1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수주량 감소·노조 파업 여파…STX조선해양, 한 달간 조업 전면 중단

    STX 조선해양이 수주량 감소와 노동조합 파업 등의 여파로 17일부터 다음달 12일 까지 약 한 달간 전면 조업 중단에 들어간다. 국내 조선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조업 중단에 들어가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STX조선해양은 18일 입장문을 내고 “코로나19로 인해 올해 한 척도 수주를 못했고, 2021년 초까지 생산 물량밖에 남아있지 않다”며 “특히 노조의 파업으로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고, 사내협력사의 조업 차질과 고정비 발생으로까지 이어지고 있어 회사와 사내 협력사의 운영이 위협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STX조선해양 측은 “정상적인 선박 건조가 불가능해져 4주간(6월 17일~7월 12일) 전면 조업 중단을 결정한다”고 공지했다. 그러면서 STX조선해양은 “선주와 협상중이거나 계약 대기 중인 중형 석유화학제품운반선 7척의 LOI(의향서) 확정과 추가로 옵션 발효를 기다리는 수척의 선박이 있다”며 “코로나19로 영업활동이 힘들지만 노사가 뜻을 모으면 정상화를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STX 조선해양 노조는 250여 명씩 번갈아 6개월 일하고, 나머지 6개월은 월급을 받지 않고 대기하는 형태의 무급 순환 휴직을 중단해 달라고 요구하면서 이달 1일부터 부분 파업에 돌입한 상황이다. STX조선해양 사측은 “노조의 입장은 이해하나 현재 회사 보유 물량과 선박 건조 속도를 고려할 때 무급휴직 중단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STX조선해양은 2013년 자율협약 돌입 후 막대한 자금 수혈을 받았다. 그러나 정상화를 이뤄내지 못했고 2016년 6월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으며 KDB 산업은행을 포함한 기존 채권단들의 출자전환, 상황 유예 등의 조치로 자금난 일부를 해소했다. 2018년 3월 이후 독자생존을 위한 비영업자산 매각, 인력 감축, 무급휴직 등의 조치를 취하면서 현재까지 버티고 있는 상황이다.변종국기자 bjk@donga.com}

    • 2020-06-18
    • 좋아요
    • 코멘트
  • 3자연합, 한진칼 BW 발행에 반기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경영권 분쟁 중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KCGI, 반도건설의 3자 연합이 한진칼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에 대해 사실상 조 회장의 경영권 방어를 위한 우군 늘리기라며 비판에 나섰다. 17일 3자 연합은 입장문을 내고 “한진칼의 BW는 발행 조건이 신규 투자자에게 유리해 기존 주주들의 이익을 침해할 가능성이 높다”며 “현 경영진이 신주인수권을 이용해 우호 세력을 늘리려는 의도로 BW 발행을 결정했다면 이는 자본시장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진칼의 BW는 신주인수권증권과 채권이 분리되는 형태다. 금융업계에서는 한진칼 BW는 채권 매매로 일부 손실이 나도 신주인수권 매매로 이를 만회할 수 있어 손실 부담이 작고, 신주인수권 행사가액도 1개월마다 조정할 수 있도록 해 신규 투자자에게 유리하다고 보고 있다. 반면 기존 주주는 신주 발행으로 기존 주식 가치와 지분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기존 주주가 BW를 확보하려면 대규모 청약증거금도 납입해야 하는 등 제약이 있다. 특히 3자 연합은 BW 발행이 조 회장의 우호세력 확보를 위한 꼼수라고 지적했다. 3자 연합은 “조 회장의 우호 세력에 신주인수권이 넘어가면 우호 지분을 늘리려는 3자 배정 유상증자와 동일한 효과가 나타난다”며 “한진칼 측이 특정 금융기관에 BW를 취득하도록 한 뒤 신주인수증권을 조 회장 측이나 우호세력에 분리해 매각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렇게 되면 조 회장은 BW 발행으로 그룹 경영 위기도 막고 경영권 방어를 위한 우호 지분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한진칼은 이달 초 대한항공 유상증자 참여를 위해 3000억 원 규모의 BW 발행을 결정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 2020-06-1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박수 받던 유망 업체들의 눈물[현장에서/변종국]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엔 총 1220개의 산업단지가 있다. 전체 입주 기업은 10만 개가 넘고, 222만 명이 넘는 근로자가 일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들은 연관 기업들을 집중적으로 유치해 산업 클러스터를 만들어 미래 먹거리 발굴에 안간힘을 쏟는다. 대표적인 곳이 경남 사천시에 있는 항공 산업 클러스터다. 60여 개 업체에서 근로자 1만6000명 이상이 일하고 있다. 한국은 그동안 항공 제작 산업의 불모지였다. 이곳에 자리 잡은 중소·중견기업들은 2010년 이후 차근차근 실력을 키워 글로벌 항공기 제작사로부터 핵심 부품을 수주하는 단계까지 올라섰다. 미래 산업이라며 박수를 받던 이곳이 지금 생사의 기로에 서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보잉과 에어버스 등 글로벌 항공기 제작사들이 물량 조달 중단을 통보했기 때문이다. 요 몇 달간 그나마 일감을 줬던 한국 군수업체들의 물량마저 지난달부터 사라졌다. 공장 가동률은 절반 이하로 떨어졌고, 직원들은 휴업에 들어갔다. 인재들은 떠나고 있고 유동성 위기로 존폐 위기에 놓인 기업들도 많다. 코로나19 여파가 산업계 구석구석으로 전이되는 와중에 한국의 미래를 이끌 신성장 동력으로 인정받던 업종들이 붕괴되는 대표적인 사례다. 충남 서산시의 한 자동차 부품사는 테슬라로부터 2000억 원 규모의 납품 계약을 따내고도 은행 대출이 막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300억 원을 대출해 추가로 시설을 지어야 납품을 할 수 있는데, 더 위급한 업체들이 많다는 이유로 은행권 대출 승인이 미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어려운 기업들을 위해 기간산업안정 자금, 특별고용위기업종 지정, 고용위기지역 지정 등 각종 지원을 쏟아내고 있다. 그러나 이런 지원을 받으려면 조건이 너무 까다롭다. 예를 들어 주 52시간 정책에 맞춰 사람을 실컷 늘려놓은 상태인데 작년보다 직원을 현저히 줄여야 한다거나 지역 내 폐업 업체 수, 지역 경제 침체 여부 같은 까다로운 수치 기준을 통과해야 한다. 정부 지원에서 소외된 촉망받던 중소·중견기업들은 이제 버티기 힘들다고 하소연한다. 이들 업체 중에는 탄탄한 기술력과 해외 공급망을 갖춘 기업들도 많다. 기초체력이 튼튼한데도 갑작스레 닥친 위기에 휘청대는 이런 기업들이 이번 위기만 넘도록 잘 지원하면 앞으로 더 큰 기업이 돼 우리 사회를 떠받칠 수 있다. 정부로선 모두 다 어렵다 하니 우선순위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실력을 갖추고도 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인 기업들을 지금보다 우선순위에 놓는 게 맞다. 착실한 투자로 기술력을 키우고 글로벌 수주망까지 갖춘 기업들을 키워내는 건 오랜 시간과 꾸준한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정부 지원의 폭이 좀 더 유연해야 하는 이유다.변종국 산업1부 기자 bjk@donga.com}

    • 2020-06-1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수출 막힌 항공기 날개, 창고에 쌓여가기만”

    “원래는 에어버스 영국 공장에서 비행기 제작에 들어갔어야 할 날개가 공장에 쌓여 있어요.” 3일 경남 사천시에 위치한 항공기 부품 제작업체 에스앤케이항공 생산 공장. 이 업체는 에어버스 A320 항공기에 장착되는 날개(상부 구조물)를 수출한다. 조정만 생산운영실장은 창고에 쌓여 있는 항공기 날개 48개를 가리키며 “수출이 막혀 재고가 쌓이는 바람에 공장 가동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며 “이대로 한두 달만 더 가면 폐업”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15일부터 공장 셧다운에 들어가 216명의 전 직원이 기약 없는 휴업에 들어갔다. 에스앤케이항공이 공장 문을 연 지 15년 만에 가동을 중단한 건 에어버스가 1일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항공기 제작 수요 감소로 물량을 받지 않겠다고 통보했기 때문이다. 이 업체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국내 군수 물량으로 가까스로 버텨왔지만 이젠 이마저도 끊겼다. 코로나19가 항공기·전기차 부품업체 등 이른바 미래산업에까지 전이됐다. 정부 지원이 자동차, 조선, 해운 등 주요 기간산업에 집중되는 동안 이들 산업은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작다는 이유로 사각지대에 놓이면서 어렵게 구축한 산업 생태계가 붕괴될 위험에 놓였다. ▼ “항공클러스터 인력 절반이 쉬는데, 정부 지원 대상 아니라니…” ▼코로나 지원 사각지대국내에서 가장 많은 항공기 제작업체가 몰려 있는 경남 사천시 항공 클러스터를 찾은 3일 도시는 적막에 휩싸여 있었다. 이곳의 전체 공장 가동률이 절반 이하로 떨어져 인력의 30∼50%가 이미 휴업 상태에 들어가 있다. 기계를 두 달째 돌리지 못하고 있는 기업도 속출하면서 사천 항공 클러스터를 등지는 젊은 근로자들도 부쩍 늘었다. 항공기 제작 산업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는 위기감에 지난달 중순 사천 항공 클러스터에 있는 항공기 제작업체 30여 곳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정부에 항공 제조업 생존을 위한 특별고용업종 지정을 건의했다. 비대위를 이끄는 황태부 디엔엠항공 대표는 “보잉과 에어버스 물량은 끊겼고, 군수 물량도 많이 부족하다. 유동성 위기로 고용 유지도 쉽지 않다”며 “글로벌 항공사로부터 부품을 수주하는 건 하늘의 별 따기인데 이미 따놓은 물량도 대지 못하고 있다. 기술력을 갈고닦아 키운 한국 업체들이 한 방에 무너지게 생겼다”고 말했다. 항공기 제작 산업은 국가의 미래 먹거리로 각광받았지만 이번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는 철저하게 정부 지원 대상에서 소외돼 있다. 특별고용업종으로 지정돼 고용유지 지원금과 각종 세제 혜택 등을 받으려면 최근 1년간 고용인원이 이전 1년보다 현저히 악화되거나 고용감소율이 전체 업종 평균보다 5%포인트 이상이어야 하는 등의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한 제작업체 임원은 “주 52시간제 도입에 발맞춰 지난 1년간 고용을 대폭 늘렸다가 이게 오히려 정부 지원을 받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어렵게 일궈낸 항공 부품산업이 통째로 날아가게 생겼는데도 충분히 망가지지 않으면 지원을 받을 수 없다는 건 너무 가혹하다”며 “정부의 기간산업안정기금이라도 지원 범위를 좀 더 넓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부품업체의 위기는 항공업계만 겪고 있는 건 아니다. 8일 찾은 충남 서산시에 있는 중견 자동차 부품업체 코넥 역시 정부와 금융당국의 지원이 코로나19의 직접 피해를 입은 업종에 집중되면서 불이익을 받고 있다. 코넥은 지난해 11월 글로벌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에 핵심 부품인 기어 케이스를 2000억 원 규모로 납품하는 계약을 따내 증설 투자에 들어갈 계획이었다. 하지만 은행 대출이 막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기어 케이스는 전기차의 동력 장치인 모터, 변속기어 등이 들어가는 핵심 부품으로 내연기관 자동차의 엔진 케이스에 해당한다. 코넥은 필요한 설비자금 300억 원을 조달하기 위해 3월 주거래은행에 대출을 신청했지만 3개월 가까이 대출 승인이 나지 않고 있다. 코로나19로 자동차업계의 경영 상황이 급격히 나빠지면서 금융권의 지원 여력이 당장 위급한 업체들의 생존에 집중됐기 때문이다. 이광표 코넥 대표는 “예전 같았으면 한 달 내에 심사가 됐을 테지만 지금은 마냥 기다리고 있다”며 “제때 투자를 못 해 물량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 납품 계약이 아예 깨질 상황”이라며 답답해했다. 코넥의 주거래은행 관계자는 “대출액이 커 다수의 금융회사가 차관단을 구성해 돈을 빌려주는 중장기 대출을 추진 중인데 코로나19로 다른 금융회사들이 대출 검토에 심사숙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연기관 차량 부품도 함께 생산하는 코넥은 내연기관 차량의 생산과 수요가 줄어들면서 매출과 설비 가동률이 이미 25% 넘게 감소했다. 주 5일 근무하던 직원 293명의 근로시간을 주 4일로 줄이면서 그나마 선방할 수 있었던 것은 전기차 부품으로 눈을 돌려 테슬라 납품을 따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대출 지연으로 물거품이 될 위험에 놓인 것이다. 이 대표는 “전기차 부품 시장은 누가 먼저 선점하느냐가 관건이다. 우리가 기회를 놓치면 순식간에 해외 업체들이 치고 들어온다. 지금 자동차산업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미래를 내다보는 지원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사천=변종국 bjk@donga.com / 서산=서형석 기자}

    • 2020-06-1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마힌드라 “쌍용차 손 떼겠다”… 정부는 지원 고심

    쌍용자동차의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그룹이 지분 매각을 포함해 대주주 지위를 포기할 수 있다는 뜻을 재차 밝혔다. 14일 쌍용차와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쌍용차 이사회 의장인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쌍용차 이사회 의장)은 인도 현지 콘퍼런스 콜에서 “쌍용차는 새로운 투자자를 필요로 한다. 투자자 확보를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니시 샤 마힌드라 부사장은 “쌍용차의 새 투자자가 생기면 우리 지분을 사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지분 매각까지 검토하겠다는 것으로, 2011년 쌍용차를 인수해 지분 약 75%를 가진 마힌드라가 대주주 지위를 포기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는 4월에 마힌드라 측이 “쌍용차의 새 투자자를 찾겠다”며 대주주 포기 의사를 밝힌 것을 재차 확인한 것이다. 마힌드라는 당시 투자하겠다던 2300억 원 대신 400억 원의 일회성 자금만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쌍용차는 올해 1분기(1∼3월) 약 2000억 원의 순손실을 내 13개 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마힌드라의 지원은 사실상 막혔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판매마저 급감해 각종 자산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당장 다음 달 만기가 돌아오는 대출 약 900억 원을 갚을 길도 막막한 상태다. 마힌드라의 추가 투자 불가 방침에 이미 쌍용차에 1900억 원을 대출해준 KDB산업은행은 고민에 빠졌다. 산은이 대출 만기 연장 또는 신규 대출을 해준다고 해도 마힌드라의 의지가 약한 만큼 공적 자금을 투입할 명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앞서 쌍용차 감사인인 삼정KPMG가 쌍용차의 존속이 불확실하다며 감사의견을 거절하기도 했다. 일단 정부는 40조 원 규모의 기간산업안정기금(기안기금)에 자동차업을 포함시킨 뒤 쌍용차를 지원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우선 기안기금 지원 대상에 (현재는 제외돼 있는) 자동차 업종을 포함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변종국 bjk@donga.com·이건혁 기자}

    • 2020-06-1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단독]재고 쌓여… 주차공간 꽉찬 현대차

    현대자동차가 수출하지 못한 자동차 수천 대를 쌓아둘 곳을 찾는 등 자동차 업계의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끝이 좀처럼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 자동차 업계의 비상 상황도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4일 현대차 등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달부터 현대차 울산공장 주변의 임시 부지를 치장(주차) 공간으로 빌려 쓰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생산 차량이 팔리지 않아 공장 안에 있는 치장 공간이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현대차 울산공장의 수출과 내수 생산 비율은 6 대 4 정도다. 그런데 코로나19로 해외 수출이 사실상 마비되자 수출 물량을 내수 물량으로 돌렸다. 내수 판매를 통해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펠리세이드와 제네시스 브랜드 차량, 신형 아반떼 등은 내수가 뒷받침해주고 있지만 나머지 차량들은 내수 부진 등에 따른 판매 저조로 재고가 쌓이고 있는 상황이다. 싼타페의 경우 5월 말 기준 재고가 8000여 대 쌓일 정도였다. 현대차는 1000여 대 규모의 외부 부지를 확보했지만 이마저 부족해 수출 치장 공간 등 여유 공간을 있는 대로 활용하고 있다. 현대차의 올해 누적 판매(1∼5월)는 내수와 수출을 포함해 전년 동기 대비 26.3% 감소했다. 같은 기간 국내 생산도 작년 동기 대비 17.8% 줄었으나 판매 부진을 감당하진 못했다. 최근에는 협력사 사고로 부품 공급이 중단돼 그나마 없어서 못 파는 팰리세이드와 제네시스 GV80의 생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11일 현대차 협력업체 D사에서 작업 중 근로자 사망 사고가 발생하자 이 회사가 만들던 차량용 운전석 모듈인 크래시 패드(C PAD) 공정을 중단한 것이다. 고용노동부가 현재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어 이르면 15일 이후에나 공장 재가동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크래시 패드는 펠리세이드와 GV80, 싼타페, 코나, 신형 아반떼 등 현대차 울산1∼4공장에서 생산하는 주요 차종에 들어가는 부품인 것으로 알려진다. 현재 2, 4공장 공정 일부가 중단됐으며 재고도 얼마 남지 않아 부품 수급이 늦어질 경우 다른 공장들의 생산 차질도 불가피하다. 또 GV80 디젤엔진에서 떨림 현상이 발생해 GV80 디젤 차량 생산이 중단된 상태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코로나19 글로벌 2차 유행이 온다면 노사가 특단의 조치를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결국 공장 가동을 멈추는 게 합리적이지만 이는 노사 합의가 필요하다”며 “더 강도 높은 조치가 필요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 2020-06-1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쌍용차 대주주 마힌드라, 대주주 지위 포기 의사 재차 강조

    쌍용자동차의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그룹이 지분 매각을 포함해 대주주 지위를 포기할 수도 있다는 뜻을 재차 밝혔다. 14일 쌍용차와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쌍용차 이사회 의장인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쌍용차 이사회 의장)은 인도 현지 컨퍼런스 콜에서 “쌍용차는 새로운 투자자를 필요로 한다. 투자자 확보를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니시 샤 마힌드라 부사장은 “쌍용차의 새 투자자가 생기면 우리 지분을 사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지분 매각까지도 검토하겠다는 것으로, 2011년 쌍용차를 인수해 지분 약 75%를 가지고 있는 마힌드라가 대주주 지위를 포기할 수 있다는 의미다. 샤 부사장은 이어 그는 “코로나19 영향 속에서 비용을 절감하고, 자본지출 효용성을 높이는 구조조정 차원에서 앞으로 12개월 동안 손실을 유발하는 사업을 재검토하겠다”고도 밝혔다. 이는 4월에 마힌드라 측이 “쌍용차의 새 투자자를 찾겠다”며 대주주 포기 의사를 밝힌 것을 재차 확인한 것이다. 마힌드라는 당시 투자하겠다던 2300억 원 대신 400억 원의 일회성 자금만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쌍용차는 올해 1분기(1~3월) 약 2000억 원의 순손실을 내 13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마힌드라의 지원운 사실상 막혔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판매마저 급감해 각종 자산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당장 다음 달 만기가 돌아오는 대출 약 900억 원을 값을 길도 막막한 상태다. 마힌드라의 추가 투자 불가 방침에 이미 쌍용차에 1900억 원을 대출해 준 산업은행은 고민에 빠졌다. 산은이 대출 만기 연장 또는 신규 대출을 해준다 해도 마힌드라의 의지가 약한 만큼 공적 자금을 투입할 명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앞서 쌍용차 감사인인 삼정KPMG가 쌍용차의 존속이 불확실하다며 감사의견을 거절하기도 했다. 일단 정부는 40조 원 규모 기간산업안정기금(기안기금)에 자동차업을 포함시킨 뒤 쌍용차를 지원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우선 기안기금 지원 대상에 (현재는 제외돼 있는) 자동차 업종을 포함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이건혁 기자 gun@donga.com}

    • 2020-06-14
    • 좋아요
    • 코멘트
  • ‘65년 역사’ 대우버스, 15일부터 울산공장 생산라인 가동 중단

    65년 전통의 자일대우버스상용차(대우버스)가 울산공장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한다. 사실상 국내에서의 생산을 중단하는 조치다. 11일 자동차 업계 등에 따르면 대우버스 사측은 8일 대우버스 노동조합에 공문을 보내 15일부터 울산공장에서의 버스 생산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대우버스는 울산에만 생산 공장이 있다. 사측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버스 수요 감소 등을 이유로 들었다.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대우버스의 지난해 생산량은 2000대가 채 되지 않는다. 2014년 3000대 이상을 만들던 것에 비하면 1000대 넘게 줄어든 것이다. 대우버스는 2018년과 지난해 2년 연속 영업적자를 냈고, 올해에만 생산부문 계약직 직원 60여 명을 계약해지 하기도 했다. 이에 노조는 사측의 생산 중단 통보는 사실상의 공장 폐쇄 조치이자 구조조정 수순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노조 측은 올해 1분기(1~3월) 국내 버스 판매량이 전년 동기보다 38%정도 감소했지만, 대우버스는 12.5% 증가하는 등 코로나 위기를 잘 견디고 있다고 주장했다. 회사가 생산 기지를 해외로 이전하기 위한 절차로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는 것이다. 노조 관계자는 “이미 회사는 6월 말까지만 버스 주문을 받았고, 올해 초부터 생산 기지를 베트남으로 옮기기로 계획하고 있었다”면서 “사실상 공장 폐쇄조치로 근로자 600여 명이 일자리를 잃을 처지에 몰렸다”고 말했다.변종국기자 bjk@donga.com}

    • 2020-06-11
    • 좋아요
    • 코멘트
  • 한국 조선 수주 점유율, 中과 격차 좁혀

    앞서 가던 중국의 조선 수주 점유율이 주춤하며 추격하던 한국과의 격차가 대폭 좁혀졌다. 중국이 자국 물량을 쏟아 부으면서 인위적으로 수주량을 끌어올리던 시도가 한계에 다다랐기 때문이다. 9일 영국 조선 해운 시황 분석기관인 클라크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총 57만 CGT(표준화물선 환산 톤수)로 141만 CGT를 기록한 전월보다 40% 정도 감소했다. 국가별로는 지난달 중국이 27만 CGT(13척, 47%)를 수주했고, 한국은 23만 CGT(8척, 40%), 일본은 5만 CGT(2척, 9%)를 수주했다. 올해 수주 실적은 중국이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한국과 중국의 점유율 격차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 1∼5월 국가별 누적 수주 실적은 중국 288만 GCT, 한국 90만 CGT, 일본 49만 CGT다. 4월 한국과 중국의 월별 수주 점유율은 55%포인트까지 차이가 났지만 지난달 월별 수주 점유율 차이는 7%포인트까지 줄었다. 이는 중국의 자국 발주 물량이 대폭 감소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수주량의 경우 한국은 4월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중국은 전월 대비 73% 급감했다. 특히 지난달 중국의 수주량 중 85%는 자국 발주 물량이었지만 한국은 전부 유럽과 아시아 국가 선주들로부터 수주한 물량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꾸준한 수주를 하고 있는 한국이 하반기(7∼12월)에 중국의 수주량을 제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 최근 카타르와 대규모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건조 슬롯 계약을 체결했고, 러시아와 모잠비크에서도 한국이 강점을 가진 대형 LNG 발주 프로젝트가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 2020-06-1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자외선 램프로 차량내 살균… 항공기에 쓰는 공기필터 적용도

    자동차 업체들이 차량 내 위생관리를 위한 각종 신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위생과 건강에 관심을 보이는 고객이 많아지면서다. 8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선행기술개발팀은 코로나19 이후 소비자들이 차량 내부 위생에 대해서도 눈높이가 올라갈 것에 대비해, 차량 내 각종 바이러스나 세균을 제거해주는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가장 먼저 주목한 것이 자외선(UV) 램프를 활용한 살균 장치 개발이다. 자외선에 살균 효과가 있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자외선 램프 기술은 이미 국내외 병원 내 승강기나, 지하철역의 에스컬레이터 등에 시범적용되고 있다. 다만, 자외선은 장시간 노출될 경우 인체에 해로울 수 있고 자외선이 골고루 닿지 않으면 살균 효과가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이에 현대차는 차량 천장에 달린 실내등과 차량 내부에 들어가는 각종 램프에 자외선 기능을 추가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현대차는 광촉매 원리를 이용해 공기 내 바이러스를 살균하는 기술도 활발히 연구하고 있다. 광촉매는 빛을 쪼이면 활성화되는 물질이다. 촉매가 활성화되면 각종 바이러스를 파괴하는 기능을 가진 물질이 생성돼 바이러스를 빠르게 퇴치하는 원리다. 차량 내부에 깨끗한 공기를 제공하는 시스템은 이미 일부 최신 차량에 적용하고 있다. 미세먼지 감지 센서와 에어필터를 합친 공기청정 시스템이 실내의 미세먼지 양을 측정해 차량 내 공기 오염 수준을 4단계로 알려주고, 일정량 이상의 먼지가 측정되면 자동으로 공기를 순환시킨다. 최근 출시된 제네시스 GV80과 G80, 아반떼 일부 모델에 이 기능이 적용됐다. 수입차 업체들도 살균 기능과 공기 정화 기능을 갖춘 신기술을 강화하고 있다. 테슬라는 최근 모델S와 모델X에 헤파필터 시스템을 적용했다. 헤파필터는 항공기에도 적용하고 있는 공기 필터인데, 미세먼지와 꽃가루, 박테리아 등 오염물질을 99.9%까지 걸러낼 수 있는 고성능 필터다. 또 테슬라는 차량 내부 기압을 외부 기압보다 높게 해 오염물질을 원천 차단하는 원리까지 도입하고 있다. 미국의 포드는 경찰차용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차 안 온도를 높여 살균하는 기능을 추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차량의 환기 시스템을 개조해 스위치를 켜면 차에 사람이 없을 때 자체 온도를 50도 이상으로 올려 살균하는 것이다. 살균이 끝나면 내부 공기를 밖으로 내보내 온도가 다시 정상으로 되돌아온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위생관리뿐 아니라 건강관리에 대한 고객들의 요구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완성차 업체 관계자는 “인공지능과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해 차량 내에서 혈압과 심전도 데이터, 혈당 등을 측정하거나, 카메라와 음성인식 기술 등을 활용해 원격의료 서비스를 받는 기술도 가능해질 것”이라면서 “다만, 기술을 실제로 차량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각종 규제와 비용 문제를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 2020-06-0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회장 “안전 최우선… 공장 문 닫을수 있다는 위기의식 가져라”

    “경영진의 안전경영 성과를 수시로 평가해 일벌백계하겠다.”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회장(사진)이 8일 현대중공업 울산 본사를 찾아 “안전에는 노사 구분이 없다. 안전은 그룹 경영의 최우선 가치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현대중공업그룹 내에서 근로자가 숨지는 안전사고가 잇따르자 직접 현장을 찾아 ‘안전 최우선’을 강조하고 나섰다. 권 회장은 한영석 현대중공업 사장, 신현대 현대미포조선 사장, 김형관 현대삼호중공업 부사장 등 그룹 내 조선 3사 대표들과 함께 선박 건조 현장을 직접 둘러보면서 근로자들의 안전을 점검하고 경영진에 안전경영의 철저한 이행을 지시했다. 권 회장은 “안전사고가 잇달아 발생한다는 건 안전이 경영의 최우선 방침이라는 원칙이 무너졌음을 의미한다”며 “공장 문을 닫을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을 갖고 안전경영에 임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안전한 사업장을 위해서 노동조합의 의견도 적극 수렴해 반영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앞서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조선사업대표에 이상균 사장을 선임하고 안전시설에서부터 작업 절차, 조직, 교육에 이르는 안전 시스템을 총괄 책임지도록 했다. 1일에는 안전경영 실천을 위해 향후 3년간 총 3000억 원을 투자하는 내용의 고강도 안전관리 종합대책도 발표했다. 안전시설에만 1600억 원을 투자해 △안전혁신 자문위원단 확대 운영 △모든 작업자에게 안전개선요구권 부여 △안전위기관리팀 신설 및 협력사에 대한 안전 프로그램 확대 운영 등을 실시하기로 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 2020-06-0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코로나 시대, 차량 내 위생 기술 강화하는 자동차 업체들…방법은?

    자동차 업체들이 차량 내 위생 관리를 위한 각종 신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위생과 건강에 관심을 보이는 고객들이 많아지면서다. 8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선행기술개발팀은 코로나19 이후 소비자들이 차량 내부 위생에 대해서도 눈높이가 높아질 것에 대비해, 차량 내 각종 바이러스나 세균을 제거해주는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가장 먼저 주목하고 있는 것이 자외선(UV) 램프를 활용한 살균 장치 개발이다. 자외선에 살균 효과가 있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자외선 램프 기술은 이미 국내외 병원 내 승강기나, 지하철역의 에스컬레이터 등에 시범적용 되고 있다. 다만, 자외선은 장시간 노출될 경우 인체에 해로울 수 있고 자외선이 골고루 닿지 않으면 살균 효과가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이에 현대차는 차량 천장에 달린 실내등과 차량 내부에 들어가는 각종 램프에 자외선 기능을 추가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현대차는 광촉매 원리를 이용해 공기 내 바이러스를 살균하는 기술도 활발히 연구하고 있다. 광촉매는 빛을 쪼이면 활성화되는 물질이다. 촉매가 활성화 되면 각종 바이러스를 파괴하는 기능을 가진 물질이 생성돼 바이러스를 빠르게 퇴치하는 원리다. 차량 내부에 깨끗한 공기를 제공하는 시스템은 이미 일부 최신 차량에 적용하고 있다. 미세먼지 감지 센서와 에어필터를 합친 공기청정시스템이 실내의 미세먼지 양을 측정해 차량 내 공기 오염수준을 4가지 단계로 알려주고, 일정량 이상의 먼지가 측정되면 자동으로 공기를 순환시킨다. 최근에 출시된 제네시스 GV80과 G80, 아반떼 일부 모델에 이 기능이 적용됐다. 수입차 업체들도 살균 기능과 공기 정화 기능을 갖춘 신기술을 강화하고 있다. 테슬라는 최근 모델S와 모델X에 ‘헤파필터’ 시스템을 적용했다. 헤파필터는 항공기에도 적용하고 있는 공기 필터인데, 미세먼지와 꽃가루, 박테리아 등 오염물질을 99.9%까지 걸러낼 수 있는 고성능 필터다. 또한 테슬라는 차량 내부 기압을 외부 기압 보다 높게 해 오염물질을 원천 차단하는 원리까지 도입하고 있다. 미국의 포드는 경찰차용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차안 온도를 올려 살균을 하는 기능을 추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차량의 환기 시스템을 개조해 차에 사람이 없을 때 스위치를 켜면 자체 온도를 50도 이상으로 올려 살균을 하는 것이다. 살균이 끝나면 내부 공기를 밖으로 내보내 온도가 다시 정상으로 되돌아온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위생 관리 뿐 아니라 건강관리에 대한 고객들의 요구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완성차 업체 관계자는 “인공지능과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해 차량 내에서 혈압과 심전도 데이터, 혈당 등을 측정하거나, 카메라와 음성인식 기술 등을 활용해 원격 의료 서비스를 받는 기술도 가능해질 것”이라면서 “다만, 기술을 실제로 차량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각종 규제와 비용 문제를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용인=변종국 기자 bjk@donga.com}

    • 2020-06-08
    • 좋아요
    • 코멘트
  • 역광-눈부심까지… 실제 車사고 상황 구현해 자율주행 테스트

    “태양의 위치에 따른 역광이나 운전자의 눈부심까지도 가상 시뮬레이션으로 구현해야 자율주행기술의 신뢰도가 더욱 높아집니다.” 최근 찾은 현대모비스의 자율주행차 실험실이 있는 경기 용인시의 현대모비스 마북연구소. 이정근 현대모비스 AV(자율주행차) 시스템 평가셀 책임연구원은 “실제보다 더 실제 같은 도로 환경을 가상으로 만들어 놓고 24시간 자율주행 기술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곳에서는 현대모비스가 개발한 자율주행차 가상 시뮬레이션 실험이 한창이었다. 가상 시뮬레이션은 말 그대로 실제 주행도로가 아닌 가상의 도로를 만들어 자율주행 기술을 실험하는 플랫폼이다. 이날 본 현대모비스 가상 시뮬레이션의 정교함과 화질은 마치 블랙박스 영상을 보는 것과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현실과 흡사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말부터 자율주행차 시뮬레이션 솔루션 전문 스타트업인 이스라엘 코그니타 등과 함께 더욱 정교한 시뮬레이션을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 구글은 이미 2015년부터 200만 개의 다양한 주행 시나리오를 만들어 연간 53억 km의 가상 주행을 하고 있다. BMW도 지난해 3월부터 500만 km의 주행 정보를 기반으로 가상 시뮬레이션을 도입했다. 그런데 현대모비스의 시뮬레이션에는 특별한 점이 있다. 다른 기업들은 일반도로 주행 정보를 바탕으로 가상현실을 구현한다. 현대모비스는 미국과 유럽 등에서 발생한 실제 차량 사고 정보를 기반으로 시뮬레이션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실제 사고가 났던 도로 및 운전 환경과 사고를 유발한 각종 정보를 디지털화해 다양한 주행 시나리오를 만든 것이다. 그러고는 현대모비스의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한 가상의 차량을 시나리오에 투입시킨다. 이 책임연구원은 “시뮬레이션의 내용이 현실과 괴리가 있으면 실효성이 전혀 없는 것이 된다”며 “실제 사고 데이터를 통해 자율주행차 훈련에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시험으로 치면 자율주행차에게 어려운 문제만 모아서 내는 셈이다. 현재 현대모비스는 수천가지의 운행 시나리오를 만들어 24시간 자율주행차를 시험하고 있다. △차선이 지워지거나 끊어진 상황 △물과 기름이 쏟아져 오염된 도로 △도로 일부가 깨지거나 파손된 환경 △도로로 동물이 튀어나오거나 도로에 사람이 누워 있는 경우 △장마, 눈보라, 빙판길 등의 날씨는 물론이고 태양의 위치에 따른 역광 등 다양한 상황을 구현했다. 심지어 레이더와 라이다 빔이 철제 표지판이나 방음벽에 반사가 돼 오작동이 일어나는 상황도 실험을 한다. 가상 시뮬레이션의 정밀성이 중요한 것은 자율주행차를 실제 도로에서 실험하는 데 물리적인 제약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 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인간 운전자와 자율주행차의 안전성이 동등해지기 위한 입증 거리는 약 4억4000만 km다. 자율주행차가 그만큼을 무사고로 운전해야 안전성이 보장된다는 의미다. 하지만 4억4000만 km는 100대의 자율주행차가 평균 40km 속력으로 하루 종일 운전을 해도 12.5년이 걸리는 거리라 가상 시뮬레이션 실험이 중요하다. 이날도 현대모비스의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한 가상의 차들이 하루 약 1500km씩을 달리고 있었다. 이 책임연구원은 “중국 등 해외 2, 3개국에서도 사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시뮬레이션 개발을 하고 있다”며 “여러 변수를 조정하면 10만 개가 넘는 주행 시나리오가 나온다. 실제 도시 및 도로 환경 데이터도 더 확보해 자율주행기술의 신뢰성과 유효성을 높이겠다”고 말했다.용인=변종국 기자 bjk@donga.com}

    • 2020-06-0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조선3社 ‘100척 잭팟’… 中 넘사벽? 방심은 금물

    국내 조선 3사가 카타르 국영사인 카타르페트롤리엄(QP)으로부터 100척 이상(23조6000억 원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슬롯 계약(정식 발주 전 건조 공간 확보하는 협약)을 따내자 2일 조선 업계는 “잭팟이 터졌다”는 분위기다. 한국이 기술, 품질 면에서 세계적인 LNG 운반선 강국임을 재확인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방심해선 안 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국이 중국을 월등히 앞서고 있지만 중국도 4월 QP와 16척의 슬롯 계약을 맺으며 LNG 운반선 건조 능력을 과시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중국 정부가 전략적으로 지원하고 있어 중국 조선기업들이 내수에서 건조 경험을 쌓아 한국을 바짝 쫓을 것으로 전망된다.○ LNG 운반선 분야는 한국이 4∼5년 앞서 “LNG선은 한국이 아직까진 ‘넘사벽’(넘을 수 없는 벽)이다. 이번 기회에 한국 조선업이 얼마나 위대한지 보여줄 것이다.”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이 카타르 LNG선 프로젝트를 따내자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실제로 업계는 “LNG선 분야는 한국이 중국에 4∼5년 정도 앞서 있을 만큼 초격차”라고 평가한다. 업계는 4월에 중국이 LNG 운반선을 슬롯 계약한 건 사실상 대가성 수주로 파악하고 있다. 중국이 카타르산 LNG를 구매한 대가로 카타르는 중국에 배를 주문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또 LNG선 가격이 상대적으로 싼 중국과 먼저 계약한 뒤 한국과의 협상에서 가격을 더 낮추겠다는 카타르의 전략도 있었다고 봤다. 그러나 중국이 한국보다 먼저 수주하자 업계에서는 당혹스럽다는 분위기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중국은 그동안 저렴한 인건비를 바탕으로 선박 가격을 낮춰 한국과 경쟁했지만 최근 중국 인건비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한국은 지난 2년간 전 세계 대형 LNG선(17만 m³ 이상급) 발주의 90% 이상을 쓸어 담았다. 최근 5년간 전 세계 LNG선의 74%를 한국이 수주한 것도 이러한 초격차를 방증한다.○무시할 수 없는 중국의 LNG선 굴기 업계에선 중국의 추격을 무시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산업발전포럼에서 만난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우리가 초격차로 앞서 있긴 하지만 한때 세계 1위였던 유럽 조선사들이 한국 조선 굴기에 무너졌듯 중국의 추격에도 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은 정부가 조선업을 전략산업으로 보고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다. 정부 주도로 조선소 구조조정을 하고 있고, 조선소와 선사들에 각종 금융 혜택을 주면서 수주를 따내고 있다. 화물이나 원료를 처리할 내수시장이 있다는 것도 발주를 하는 글로벌 기업들에는 매력적이다. 선박 건조뿐만 아니라 물동량을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수주가 제대로 된 LNG선 건조 실적이 없던 중국의 레퍼런스(실적 경험)를 쌓는 계기가가 될 것이다. LNG선을 만들다 보면 기술과 품질이 좋아질 수밖에 없다. 중국이 LNG선 기술을 꾸준히 갈고닦는 점도 위협적”이라고 말했다. 정석주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상무는 “한국은 지난 10년간 조선업 불황을 겪으면서 기초 체력이 바닥났다. 반면 중국은 자국 물량 등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 주도권을 확보했다”며 “한국이 중국에 발목 잡히지 않으려면 LNG선의 핵심 원천 기술 확보, 친환경 스마트 선박 구축에 힘써야 하고 양질의 조선 인력을 확충하고 노사 갈등을 줄이려는 노력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카타르 LNG 운반선 프로젝트란?::카타르 국영 석유회사 카타르페트롤리엄(QP)이 주관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LNG 운반선 발주 프로젝트. 발주량 최대 120척, 금액은 약 27조 원 규모로 국내 조선 3사의 총 연간 매출액에 버금가는 수준.변종국 기자 bjk@donga.com}

    • 2020-06-0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잭팟 터졌다” 국내 조선3사, 카타르 LNG선 100척 수주…中굴기 꺾을 전략은?

    국내 조선 3사가 카타르 국영사인 카타르페트롤리엄(QP)으로부터 100척 이상의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슬롯 계약(정식 발주 전 건조공간 확보하는 협약)을 따내자 2일 조선 업계는 “잭팟이 터졌다”는 분위기다. 한국이 기술, 품질 면에서 세계적인 LNG 운반선 강국임을 재확인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방심해선 안 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국이 중국을 월등히 앞서고 있지만 중국도 4월 QP와 16척 슬롯계약을 맺으며 LNG 운반선 건조 능력을 과시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중국 정부가 전략적으로 지원하고 있어 중국 조선기업들이 내수에서 건조 경험을 쌓아 한국을 바짝 쫓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LNG 운반선 분야는 한국이 45년 앞서 “LNG선은 한국이 아직까진 넘사벽(넘을 수 없는 벽)이다. 이번 기회에 한국 조선업이 얼마나 위대한지 보여줄 것이다.”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이 카타르 LNG 프로젝트를 따내자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실제로 업계는 “LNG선 분야는 한국이 중국에 45년 정도 앞서 있을 만큼 초격차”라고 평가한다. 업계는 4월에 중국이 LNG 운반선을 슬롯 계약한 건 사실상 대가성 수주로 파악하고 있다. 중국이 카타르산 LNG를 구매한 대가로 카타르는 중국에 배를 주문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또 LNG선 가격이 상대적으로 싼 중국과 먼저 계약을 한 뒤 한국과의 협상에서 가격을 더 낮추겠다는 카타르의 전략도 있었다고 봤다. 그러나 중국이 한국보다 먼저 수주하자 업계에서는 당혹스럽다는 분위기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이번 수주를 통해 LNG선 건조 실력의 뚜렷한 차이를 보여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중국은 그동안 저렴한 인건비를 바탕으로 선박 가격을 낮춰 한국과 경쟁했지만 최근 중국 인건비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한국은 지난 2년간 전 세계 대형 LNG선(17만㎥ 이상 급) 발주의 90% 이상을 쓸어 담았다. 최근 5년간 전 세계 LNG선의 74%를 한국이 수주한 것도 이러한 초격차를 반증한다.● 무시할 수 없는 중국의 LNG선 굴기 업계에선 중국의 추격을 무시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산업발전포럼에서 만난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우리가 초격차로 앞서있긴 하지만 한 때 세계 1위였던 유럽 조선사들이 한국 조선 굴기에 무너졌듯 중국의 추격에도 긴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은 정부가 조선업을 전략산업으로 보고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다. 정부 주도로 조선소 구조조정을 하고 있고, 조선소와 선사들에 각종 금융 혜택을 주면서 수주를 따내고 있다. 화물이나 원료를 처리할 수 있는 내수시장이 있다는 것도 발주를 하는 글로벌 기업들에는 매력적이다. 선박 건조 뿐 아니라 물동량을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수주가 제대로 된 LNG선 건조 실적이 없던 중국의 레퍼런스(실적 경험)를 쌓는 계기가가 될 것이다. LNG선을 만들다보면 기술과 품질이 좋아질 수밖에 없다. 중국이 LNG 기술을 꾸준히 갈고 닦는 점도 위협적”이라고 말했다. 정석주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상무는 “한국은 지난 10년간 조선업 불황을 겪으면서 기초 체력이 바닥났다. 반면 중국은 자국 물량 등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 주도권을 확보했다”며 “한국이 중국에 발목 잡히지 않으려면 LNG선 핵심원천 기술 확보, 친환경 스마트 선박 구축에 힘써야 하고 양질의 조선 인력을 확충하고 노사 갈등을 줄이려는 노력도 해야한다”라고 지적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 2020-06-02
    • 좋아요
    • 코멘트
  • 車값 배상? 디젤게이트 소송 새국면

    최근 독일 연방 대법원이 배출가스를 조작한 폭스바겐에 고객의 차를 다시 매입하라는 판결을 내리자 한국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해당 차를 산 고객들의 정신적 손해뿐만 아니라 재산상 손해를 인정한 첫 대법원 판결이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수천 명이 참여한 관련 소송이 진행 중이라 한국 법원이 독일처럼 ‘재산상의 손해’를 인정할지 주목하고 있다. 그동안에는 정신적 손해는 인정됐지만 재산상 손해에 대해선 엇갈린 판결이 나왔다. 재산상 손해를 인정하는지에 따라 교환·환불 등의 조치가 달라진다. 1일 법조계와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한국 법원은 디젤 배출가스 수치를 낮추기 위해 소프트웨어를 조작한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를 상대로 한 3건의 민사소송에서 정신적 피해를 인정해 소비자들에게 100만 원씩을 지급하라는 등의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재산상 피해에 관해서는 법원의 일관된 판결이 없었다. 지난해 7월 서울중앙지법 민사16부만 유일하게 재산상 손해를 인정해 “자동차 매매대금의 10%를 차주들에게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문제의 차량들은 제대로 품질을 갖추지 못한 하자 차량이며, 사용 가치가 훼손됐기에 재산상 손해에 대한 배상을 해야 한다는 게 판결의 이유였다. 하지만 다른 2건의 재판에서는 차량 성능과 운행, 소유에 지장이 있거나 문제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재산상 피해를 인정하지 않았다. 현재 재판은 모두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법조계에서는 재산상의 손해를 인정한 독일 연방 대법원 판결이 국내 재판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독일 연방 대법원은 지난달 25일 폭스바겐 미니밴 소유주 헤르베르트 길베르트 씨에게 차량 구입 대금(3만1500유로)에서 감가상각분을 공제한 2만6000유로(약 3500만 원)를 배상하라고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폭스바겐의 행동은 불법적이고 비윤리적이었으며, 배출가스 관련 리콜 조치만으로는 차량 소유주의 손해가 치유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독일도 하급심 법원에서는 재산상 손해에 대해 엇갈린 판결이 나왔는데 이번 대법원 판결로 교통정리가 된 셈이다. 한국에서 폭스바겐 소송에 참여했던 하종선 변호사는 “독일의 판례는 한국 법조계에서 연구논문이나 판결에 많이 인용된다”며 “한국은 환경부가 차량 인증 취소까지 했고, 대기환경보전법에는 인증 조작의 경우 자동차 환불을 해줘야 한다는 규정까지 있다”고 말했다. 폭스바겐은 독일 연방 대법원 판결로 인해 또 다른 6만 건의 개별 소송에서 패소가 예상되자 합의금을 제시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폭스바겐코리아 측은 “한국 정부와의 합의안에 따라 리콜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 추후 보상 등은 법원의 판결에 따를 것”이란 입장이다. 폭스바겐은 지금까지 미국과 유럽 등에서 40조 원 이상의 벌금과 소비자 보상금을 지급했다. 한국에서는 27만여 명의 소비자에게 100만 원씩의 정비쿠폰을 지급해 2700억 원을 보상한 바 있다. 현재 한국 법원에서 진행되는 폭스바겐 관련 소송에는 약 4000명이 참여하고 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 2020-06-0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