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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하 현인’의 선택은 결국 장남이 될 것인가. 미국의 ‘억만장자 투자자’인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81·사진)이 장남인 하워드 버핏 씨(57)에게 회장직을 물려줄 의사를 밝혔다. 지금까지 버핏의 후계자 후보로 거론된 인물만 10여 명일 정도로 버크셔해서웨이의 회장직은 언론의 뜨거운 관심사였다.버핏 회장은 11일 C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하워드가 버크셔의 훌륭한 ‘관리인’이 될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속내를 드러냈다. 그는 “아주 가능성이 낮은 일이긴 하지만 회사를 마치 놀이용 샌드백처럼 여기는 사람이 버크셔를 맡게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며 “하워드가 회장직에 앉으면 회사를 보호할 또 하나의 장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 같은 버핏 회장의 발언에 대해 미국 언론들은 현재 버핏 회장이 겸임하고 있는 버크셔해서웨이의 회장, 최고경영자(CEO), 최고투자책임자(CIO) 3가지 역할 중 장남에게 회장직을 물려준다는 뜻으로 해석했다. 이 경우 하워드 씨는 급여를 받지 않는 비상근 회장으로 경영에 일일이 관여하지는 않지만 대외적으로 회사를 대표하고, 인사권과 이사회를 주재할 권한을 갖게 된다. 버핏 회장은 그동안 가족 중에선 CEO를 원하는 사람도 없고 그 직위를 맡기는 것도 고려해 본 적이 없다고 밝혀왔다.버크셔해서웨이, 코카콜라, 농기구 제조사인 린지의 이사이기도 한 하워드 씨는 이날 “농사일을 계속하는 조건으로 아버지의 제의를 수락했지만 회장이 되면 회사의 일상적 의사결정엔 나서지 않고 개발도상국 농민들을 지원하는 재단 운영을 전담할 것”이라며 “회장직 이양은 아버지가 별세하기 전에는 없을 것 같다”고 밝혔다. 아프리카 등 가난한 나라들을 돌아다니며 사진집을 펴오던 하워드 씨는 최근에는 일리노이 주에 머물며 옥수수와 콩을 재배하고 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선진국들은 책임을 방기하지 말라. 더는 기다릴 시간이 없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11월 28일부터 열리고 있는 제17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17)에 참가한 약소국들이 힘을 합쳐 강대국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교토의정서를 대치할 새로운 기후변화 협상을 1년 내 체결할 것을 강대국에 요구하고 있다. 48개국이 소속된 최빈국그룹(LDCs)과 39개국이 소속된 군소도서국가연합(AOSIS)은 지구 온난화의 가장 큰 피해자들이다. 투발루 몰디브 등 섬나라들은 조금씩 침몰하고 있으며 네팔 부탄 등 히말라야 산맥에 인접한 국가들은 흘러내리는 빙하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방글라데시와 미얀마 등은 폭우에, 에티오피아와 말리 등은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약소국들이 기후변화 협상 타결을 압박하는 데는 재정 문제도 있다. 지난해 말 멕시코 칸쿤에서 열린 16차 총회에서 선진국들은 ‘녹색기후기금’을 조성해 2011년에 100억 달러(약 11조 원), 이후 2020년까지는 매년 1000억 달러(약 112조 원)를 개발도상국에 지원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교토의정서가 무효화되면 향후 10년간 받을 수 있는 1조 달러에 이르는 막대한 원조를 받지 못할 수 있다. 그러나 강대국들의 태도는 요지부동이다. 선진국은 “온실가스 최대 배출국에 속하는 중국과 인도 등이 온실가스 감축 책임을 지지 않는데 우리만 손해 볼 수는 없다”며 중국과 인도도 의무감축 국가에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미국은 교토의정서에 반발해 2001년 일찌감치 탈퇴했고 일본도 미국과 중국의 태도 변화가 없으면 탈퇴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중국과 인도는 현재의 교토의정서가 2015년까지는 연장돼야 한다고 주장한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인류가 개를 기른 것은 양쯔(揚子) 강 남부지역에서부터 시작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스웨덴 왕립공대(KTH)는 중국 과학자들과 함께 전 세계에서 채취한 수컷 개 151마리의 DNA 속 Y염색체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을 냈다며 이 연구 결과를 ‘유전’ 저널에 최근 발표했다. 연구진을 이끌고 있는 페테르 사볼라이넨 박사는 “3월 미국 캘리포니아대 연구진은 개가 인간과 함께 산 최초의 지역을 약 1만 년 전 중동일 가능성이 유력하다고 네이처지에 실었는데 우리가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개가 갖고 있는 유전적 다양성이 모두 나타나는 지역은 양쯔 강 남부지역이 유일하다”고 밝혔다. 또 모계 혈통을 보여주는 미토콘드리아 DNA 분석에서도 양쯔 강 남부지역이 개의 발원지로 밝혀졌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연구진은 “우리의 연구 결과는 늑대가 처음 길들여지고 또 수많은 늑대가 길들여진 가장 중요하고도 유일한 지역은 양쯔 강 남부임을 확인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개가 중동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많아 이 지역을 오래 연구했지만 증거는 찾을 수 없었다”고 단정했다.다만 가장 오래된 개의 흔적은 중동에서 발견됐다. 고고학자들에 의해 중동에서 1만1500년 전, 유럽에서 1만 년 전의 개의 흔적이 발견됐지만, 양쯔 강 이남 지역에서 발견된 것은 6500년 전의 것이었다. ‘약 1만 년 전’은 빙하기가 막 끝나가던 때로 인류가 수렵과 채취에 의존하던 생활을 청산하고 농경·목축 사회로 넘어가던 때이다. 양쯔 강 이남은 인류의 농경문화가 시작된 최초의 지역 중 하나다. 양쯔 강은 중국 서부 칭하이(靑海) 성에서 시작돼 상하이(上海)까지 중국 중부지방을 가로질러 흐르는 강으로 전체 길이가 6300km에 이르는 세계에서 세 번째로 긴 강이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이란 시위대가 29일 테헤란 주재 영국 대사관을 급습해 사무실을 파괴하고 영국 여왕의 초상화와 영국 국기를 떼어내는 난입사태가 벌어졌다. 이란언론들은 대사관 직원들은 모두 피신했다고 보도했으나 AP 등 서방통신들은 대사관 직원 중 6명이 인질로 잡혀 있다고 전했다.이와는 별도로 300여 명의 시위대가 테헤란 시내 외교관 거주지역 내에 있는 영국대사의 관저에도 난입해 영국 국기를 떼어내고 이란 국기를 다는 등 조직적 시위를 벌였다. 이날 사태는 대사관 담장 밖에서 “영국에 죽음을” “미국을 타도하자” 등의 구호를 외치던 수백 명의 시위대 중 20여 명이 갑자기 대사관 구내로 진입하면서 시작됐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이란 관영TV도 대사관 창문에 돌을 던져 박살내고 강탈한 엘리자베스 여왕의 초상화를 들고 담장을 오르는 시위대의 모습을 방영했다. 시위대는 여왕의 초상화를 찢었다고 AP통신이 전했다.시위대가 대사관 내에서 난동을 부리는 동안 대사관 밖에 서 있던 이란 경찰들은 별다른 제지를 하지 않고 있다 30분이 지나서야 대사관에 들어간 시위대를 끌어냈다. 영국 외교부는 이 사태와 관련해 “폭력을 용납할 수 없다”는 규탄성명을 발표했다. 앞서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8일 이란의 핵무기 개발 가능성을 담은 보고서를 내놓았고 영국 미국 캐나다 3개국은 14일 대이란 금융제재와 에너지 분야 투자금지 등의 제재 조치를 취하겠다고 발표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미군 주도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군 소속 헬리콥터가 26일 새벽 파키스탄 북부 군 초소를 오폭해 파키스탄 병사 24명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올해 가뜩이나 꼬여가던 미국과 파키스탄 관계에 또다시 재를 끼얹은 대형 악재다. 파키스탄 정부 관계자는 26일 오전 2시경 나토군 헬기가 북서쪽 모흐만드 부족 지역에 있는 군 초소 2곳을 공격해 장병 24명이 숨지고 13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이 초소에는 40여 명의 병사가 근무하고 있었는데 대다수가 자던 중 봉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격당한 초소는 탈레반 무장 세력이 수시로 출몰하는 아프간 국경에서 2.5km 떨어져 있었다. 나토군 대변인은 “아프간 군대와 함께 작전을 수행하던 병사들이 국경 근처에서 공중 지원을 요청했는데 이것이 오인 공격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인정했다. 파키스탄 정부는 아프간 주둔 13만 나토군의 주요 보급로로 이용되는 국경을 폐쇄하는 등 즉각 보복조치에 나섰다. 이에 구호물자와 연료를 실은 아프간행 나토군 트럭 40대가 국경 검문소에서 바로 돌아가야 했다. 파키스탄은 또 미국이 무인기 기지로 이용하던 자국의 샴시 공군기지에서 15일 내 철수하라고 통보했으며, 미국 및 나토와 함께하는 모든 프로그램과 활동, 상호협력에 대해 전면 재검토에 들어갈 것이라고 발표했다. 존 앨런 아프간 주둔 미군 사령관은 희생된 군인들에 대해 애도를 표하고 철저한 진상 조사를 약속하는 등 수습에 나섰다. 하지만 5월 미 특수부대가 사전 통보 없이 오사마 빈라덴을 전격 사살하면서 발생한 미국과 파키스탄 간 갈등은 더욱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더해 올 1월 미 중앙정보국(CIA) 요원이 파키스탄에서 현지인 2명을 살해한 사건, 9월 미국이 아프간 수도 카불에서 발생한 미 대사관 공격의 배후에 파키스탄 정보부가 있다고 주장한 사건에 이어 이번 악재까지 터지면서 양국 관계는 계속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이라크전쟁에 참전했다 심한 화상을 입은 미군 참전용사가 ABC방송의 인기 프로그램 ‘스타와 춤을(Dancing With The Stars)’에서 ‘댄싱 챔피언’에 올랐다. 이라크전 참전 중 중상을 당한 J R 마르티네스 씨(28·사진)는 22일 밤 이 프로그램 최종전에서 파트너인 전문 댄서 카리너 스미너프 씨와 감동적인 호흡을 선보이며 1위를 차지했다. 20세 때인 2003년 이라크에 파병된 마르티네스 씨는 험비 차량을 타고 가다 길가에 매설된 폭발물이 터지면서 온몸의 40% 이상에 심한 화상을 입었다. 미국으로 이송된 뒤 육군병원에서 34개월 동안 치료를 받으며 성형 및 피부이식 수술만 33차례나 받았다. 얼굴에 여전히 큰 흉터가 남아있는 그는 ‘스타와 춤을’에 도전했고 시청자들은 그의 용기에 더 큰 박수를 보냈다. 방송이 회를 거듭하면서 마르티네스의 춤 실력은 눈에 띄게 발전했고 22일 최종전에서는 무대를 완전히 장악하는 발군의 실력을 보여줬다. 리언 패네타 국방장관은 25일 그에게 “당신의 정신은 미국을 사로잡았고 당신의 승리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내고, 그를 펜타곤으로 초대했다. 마르티네스 씨는 부상 후 기업과 참전용사 단체, 비영리단체, 학교 등을 돌며 자신의 투병 이야기 등을 전해왔으며 2008년에는 ABC의 한 드라마에 배우로 출연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북한 휴대전화 사용 인구가 올해 말을 전후로 100만 명을 돌파하며 특히 평양에서는 20∼50대의 60% 이상이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휴대전화 열풍, 어떻게 봐야 할까.○ 열풍을 넘어 가입 폭풍으로21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북한 내 유일한 통신망사업자인 오라스콤은 북한 휴대전화 가입자가 9월 말 현재 80만9000여 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6월 말 가입자 66만6000명과 비교하면 석 달 사이에 14만3000명 증가한 셈. 이런 속도면 연말 안에 100만 명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에서는 현재 15개 주요 도시, 86개 소도시, 22개 주요 도로에서 휴대전화 사용이 가능하다. 북한 인구의 94%가 이들 지역에서 살고 있다. 평양에 거주하는 국제변호사 마이클 헤이 씨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평양 커피숍 종업원들도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있다. 20, 30대는 이제 휴대전화가 없는 삶을 상상하지 못한다”고 전했다.○ 통화시간 한국과 맞먹어가입자가 늘면서 초기에 1000달러에 육박하던 휴대전화 구입비용은 많이 떨어지고 있다. 현재 막대기형 저가 휴대전화는 200달러 안팎, 폴더 고급형은 450달러까지 총 10여 종이 팔린다. 지방에 따라 다르지만 접수비와 가입비를 별도로 수백 달러씩 따로 받는다. 중고 기기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구입하기도 쉬워지고 있다.통화료도 비싸지 않은 편이다. 월 850원 기본요금에 1분에 10원20전의 통화료가 부과되는 저가형 요금제, 월 2550원에 1분에 6원80전이 부과되는 고급형 요금제 등이 존재한다. 최근 북한 암시장 환율이 1달러에 4000원까지 육박하는 것을 감안하면 한 달 통화료는 1달러 미만이다. 오라스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가입자의 지난해 1인당 월 평균 통화시간은 327분. 2009년 한국의 1인당 월 평균 통화시간은 320분이었다.물론 북한의 국민소득 수준을 감안하면 휴대전화는 여전히 비싸다. 북한 4인 가정이 1년간 먹고 쓰는 데 드는 비용은 최소 500달러 정도. 휴대전화 한 대 구입비용과 맞먹는다. 하지만 북한에서 1000달러 이상은 보유해야 중산층 축에 낀다는 점을 감안하면 큰맘먹고 장만할 수는 있다. 북한 인구는 2400만 명, 4인 가정 기준 약 600만 가구가 있다. 이 중 중산층 이상이 절반이라고 추산하면 휴대전화 가입자는 200만∼300만 명까지 무리 없이 도달할 것이라고 추정할 수 있다.○ 북한 당국엔 ‘독 묻은 사과’정보 유통을 통제해온 북한 당국으로서는 휴대전화 가입자 증가는 매우 골치 아픈 문제다. 북한 휴대전화는 도청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가입자가 수백만 명에 이르면 완벽한 통제는 불가능하다.그럼에도 사용자 증가를 용인하는 이유는 단 하나, 외화 확보 때문이다. 자금줄이 바짝 마른 북한에 휴대전화 개통으로 주민들로부터 빨아내는 외화는 상당히 크다. 오라스콤의 올 상반기 북한 영업실적이 세전 영업이익만 5160만 달러에 이르는 것을 감안할 때 가입비, 접수비, 휴대전화 판매비 등으로 북한이 벌어들이는 외화는 개성공단의 몇 배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에서는 값비싼 제품을 살 때 중국 위안화나 달러화가 선호된다.휴대전화 보급으로 시장과 정보유통의 활성화는 돌릴 수 없는 흐름으로 굳어질 것으로 보인다. 10여 년 전 일반전화가 개인에게까지 광범위하게 보급됐을 때 제일 먼저 구입한 사람도 상인들이었다. 사진, 동영상 전송까지 가능한 휴대전화로 가격, 상품이미지 등이 오가면 시장도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당국의 발표를 믿지 않아 구전(口傳) 문화가 발달했던 북한에서 휴대전화는 타 지역 소식을 전국에 더욱 빨리 퍼뜨리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정보기술(IT) 기기에 익숙한 젊은 세대의 확산은 아날로그식 통치방식을 유지하는 북한 당국엔 잠재적 시한폭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리비아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가 사망한 뒤에도 도피 행각을 이어온 카다피의 차남 사이프 이슬람이 19일 측근 3명과 함께 남부 사막에서 체포됐다. 반군에 체포된 뒤 “쏘지 마”를 외쳤던 카다피와는 달리 이슬람은 체포된 직후 “총으로 머리를 쏴 달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이슬람이 체포됨에 따라 리비아를 철권 통치했던 카다피의 자녀 7남 1녀는 모두 쫓기거나 사망 또는 체포되는 비참한 신세가 됐다. 4남 무타심, 6남 사이프 아랍, 7남 카미스는 사망(카미스는 추정)했으며, 장남 무함마드와 5남 한니발, 장녀 아이샤는 알제리로, 3남 사디는 니제르로 도주했다.AP통신에 따르면 이슬람 일행은 차량 두 대에 나눠 타고 어둠을 틈타 국경 쪽으로 가던 중 첩보를 받고 매복해 있던 민병대에게 이날 오전 1시경 체포됐다. 진탄 지역 민병대 아즈미 아티리 사령관은 “이슬람은 체포된 뒤 ‘총으로 머리를 쏴 달라. 시신은 진탄으로 보내 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체포 당시 이슬람은 영양 부족과 불안에 시달린 때문인지 두려움과 피로의 기색이 역력했다. AP통신은 “이슬람이 돈을 주겠으니 풀어 달라는 제안은 하지 않았다”고 전했으나, 러시아 이타르타스통신은 현지 방송을 인용해 “20억 달러를 제시하며 석방을 요청했으나 반군이 거절했다”고 보도했다. 이슬람은 곧 수도 트리폴리로 이송돼 재판을 받을 예정이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리비아에서 42년간 철권통치를 펴왔던 무아마르 카다피가 시민군에게 비참한 최후를 맞은 지 20일로 한 달이 된다. 이날 리비아 임시정부는 내각 구성을 발표할 예정이다. 임시정부는 앞으로 8개월 내 선거를 통해 구성될 국민의회의 첫 회기가 시작될 때까지 리비아를 통치하게 된다. 임시정부로부터 바통을 넘겨받을 국민의회는 두 달 안에 새로운 임시정부를 구성하고 이 임시정부는 제헌위원회를 조직해 헌법 초안을 만든다. 헌법이 만들어지면 국민투표를 통해 확정한 뒤 한 달 안에 선거법을 마련해 이후 6개월 내 총선을 실시하게 된다. 총선을 통해 리비아의 첫 공식적인 민주정부가 수립되는 시점은 2013년 6월경으로 예상된다. ‘온건 이슬람주의’를 표방할 리비아 새 민주정부의 수도는 여전히 트리폴리가 되며 모든 법은 샤리아(이슬람율법)를 토대로 만들어질 예정이다. 최근 리비아 정국은 빠르게 안정을 찾고 있지만 산발적인 부족 간 무력충돌이 여전히 벌어지고 있다. 지난주 자위야와 와르세파 지역에서 교전이 벌어져 15명이 숨지고 100여 명이 부상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카다피를 지지했던 일부 와르세파 지역의 부족들에 대한 자위야 지역 부족들의 반감이 교전의 원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아기가 태어난 뒤 최소한 3분 정도 지나 탯줄을 자르는 것이 아기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웨덴 할름스타드 할란드 병원의 올라 안데르손 박사팀이 영국의학저널(BMJ)에 게재한 보고서에 따르면 아기의 탯줄을 3분간 내버려두면 철분 수치가 높아지고 빈혈 위험이 줄어드는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이 400명의 신생아 중 탯줄을 최소 3분 후에 잘라낸 아기와 10초 만에 자른 아기를 비교한 결과 탯줄을 늦게 자른 아기들이 4개월이 됐을 때 철분 수치가 높았고 빈혈에 걸린 경우도 적었다. 연구진은 탯줄을 3분 정도 자르지 않고 있으면 아기의 호흡이 완전히 이뤄질 때까지 산소가 풍부한 혈액이 폐로 운반돼 철분 수치를 높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탯줄을 너무 빨리 자르고 철분 보충제를 투여할 경우 영구적인 신체적, 정신적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연구진은 탯줄을 늦게 제거하면 황달에 걸릴 수 있다는 그간의 우려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탯줄을 늦게 자른 아기들에게서도 생후 1년간 황달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아랍권 22개국으로 구성된 아랍연맹(AL)이 16일부터 시리아의 회원국 자격을 정지하기로 했다. 아랍연맹 소속 외교장관들은 12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시리아 사태 비상대책 회의를 연 뒤 “시리아의 연맹 활동을 잠정 중단시킨다”고 발표했다. 또 각 회원국이 시리아 주재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할 것도 요구했다. 시리아의 회원국 지위는 그대로 인정한다. 최근 시리아 유혈사태 중재에 나선 아랍연맹은 2일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사진)에게서 “무력진압을 중지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냈지만 알아사드 정권은 수감자 수백 명을 석방했을 뿐 유혈진압을 멈추지 않았다. 이번 아랍연맹의 조치가 시리아에 줄 타격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집트와 함께 범아랍주의에 기반한 아랍통일운동을 이끌었던 시리아는 아랍연맹에서 맹주의 위상이었다. 시리아와 아랍연맹 국가의 돈독한 관계는 국제사회가 시리아 유혈사태에 선뜻 개입하지 못하는 이유 중의 하나로 꼽혀왔다. 이번 회의를 주재했던 하마드 빈 자심 알타니 카타르 총리 겸 외교장관은 “시리아에서 폭력과 살인이 멈추지 않는다면 아랍연맹 사무총장이 유엔을 포함해 인권문제를 다루는 국제기구에 도움을 청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번 표결에서 18개국이 동의했고 예멘과 레바논은 반대표를 던졌다. 이라크는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번 조치는 알아사드 정권을 외교적으로 점점 더 고립시킬 것”이라고 평가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여권이 ‘쇄신 소용돌이’에 빠졌다. 한나라당 일부 의원이 이명박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를 공개 요구하자 다른 의원들이 비판하고 나섰고, 당청 갈등이 증폭될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홍준표 대표가 ‘중앙당사 폐지안’을 제기하자 반대 의견도 나왔다. 현 정부의 실정에 대한 이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를 요구하는 서한을 의원들에게 보내 서명운동에 돌입한 구상찬 김성식 김세연 신성범 정태근 의원 등 5명의 초선 의원은 자신들을 포함해 총 25명의 서명을 받았다. 정 의원은 6일 청와대로 들어가 김효재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에게 이 서한을 전달했다. 정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과거처럼 대통령 탈당을 요구하는 길로 가지 않을 것이다. 이명박 정부의 공과 과를 함께 짊어지고 가겠다”고 전제한 뒤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이라고 한 점, 내곡동 사저 문제, 성장 지표뿐만 아니라 서민의 민생고를 헤아리지 못한 점 등에 대한 진정성 있는 대통령 사과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청와대는 “이번에 문제 제기한 의원들을 포함해 국정을 책임지는 우리 모두가 고민하고 해법을 모색할 문제”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속으로는 불쾌한 기색이 역력했다. 김 수석은 “청와대는 언제나 귀를 열고 의원들의 고언을 들을 것”이라면서도 “대통령이 국익을 위해 해외에 머무는 동안 이런 방식으로 문제 제기한 것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청와대 조직 개편 및 차관급 인사의 시점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및 내년도 예산안 처리가 마무리된 뒤인 ‘12월 이후’로 잡았다.홍 대표는 5일 트위터에 “한국 대통령은 당선 후 2개월이 되면 비난의 대상이 된다. 길가다 넘어져도 대통령이 돌을 치우지 않아 그런다”고 꼬집었다. 친박(친박근혜)계 이정현 의원은 “국민이 무엇을 원하는지와 국민이 먹고사는 문제인지에 쇄신의 주제와 방향을 맞춰야 한다”면서 “그러나 쇄신을 요구하는 사람들이나 쇄신 대상으로 지목되는 사람 모두 현 사태를 함께 만들어 왔다는 사실을 부인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당청 갈등 양상은 5년 전 노무현 정부 말기와 ‘닮은꼴’이라는 지적도 있다. 2006년 5·31 지방선거에서 패배한 정부 여당은 그해 11월 정국 교착 상태를 해소하겠다며 당시 야당인 한나라당에 여야정 정치협상회의를 제안했으나 한나라당은 거부했다. 그 후 당시 여당인 열린우리당의 김근태 의장은 “정부가 방향을 정해 놓고 추진하는 당정 협의에는 응하지 않겠다”며 각을 세웠다. ○ 중앙당 폐지안 갑론을박한나라당은 7일부터 당 차원의 쇄신 논의에 본격적으로 들어갈 계획이다. 홍 대표는 중앙당을 폐지하는 쇄신초안을 최고위원회 안건으로 올릴 예정이다. 중앙당 폐지안의 취지는 “평소에는 철저히 원내 중심으로 운영을 하되 선거철엔 새로운 조직을 구성해서 후보를 선출하는 방식의 미국식 저비용 고효율 정치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눈에 보여주기 좋은 전시성 이벤트”(원희룡 최고위원), “국민이 원하는 정책을 세우는 것이 중앙당 폐지보다 우선이다”(유승민 최고위원)라는 등 지도부 내에서조차 이견이 나왔다. 아울러 김문수 경기지사가 7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리는 미래한국국민연합 창립 1주년 기념 지도자 포럼에 참석해 “재창당 수준의 강력한 쇄신”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당 쇄신 논란이 대권주자들의 조기경쟁으로 흘러가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대통령 사과 및 국정기조 전환’ 요구한 한나라당 국회의원 25명 ::남경필 원희룡 임해규 정두언 구상찬김동성 김선동 김성식 김성태 김세연김태원 박민식 성윤환 신성범 유재중이상권 이진복 이한성 정태근 조원진조전혁 주광덕 현기환 홍정욱 황영철:: 당청 쇄신에 대한 한나라당 의원들의 말말말 ::△홍준표 대표=“한국 대통령은 당선 후 2개월이 되면 비난의 대상이 됩니다. 길 가다 넘어져도 대통령이 돌을 치우지 않아 그랬다고 비난할 정도로 증오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이런 자리를 왜들 하려고 하는지 알 수 없네요!”(5일 트위터)△원희룡 최고위원=“부자정당 구태정치 국민을 가볍게 보는 오만과 일방적인 머릿속 사고와 행동을 바꿔야 한다.”(6일 트위터)△강승규 의원=“당 청와대 정부가 모두 자기비판을 통해 국민들의 요구를 깊이 헤아리고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 해나가야 한다.”(6일 트위터)△안형환 의원=“한미 FTA 비준동의안 처리를 (당의) 창조적 자멸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6일 홈페이지)△윤상현 의원=“민생법안 처리에는 관심이 없고 당리당략에 골몰하는 야당에 대해서는 왜 한마디 쓴소리도 없나.” (5일 트위터)}

북한이 중국으로 탈북하는 주민들을 현장에서 사살하기 시작했다.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북한은 또 북-중 국경경비대를 남북 분계선을 지키는 최정예 부대와 같은 급으로 격상하고 4중, 5중의 경계망을 구축하고 있다.중국도 북-중 국경에 물샐틈없는 철조망을 설치하고 있으며 북한에 휴대전화 전파탐지기 등 각종 탈북 방지 장비를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중국으로의 탈북 통로가 꽁꽁 막히며 ‘수용소 국가 북한’은 이제 실제로 거대한 철조망에 갇힌 사회로 변해가고 있다. ○ 목격된 탈북자 사살 장면탈북난민인권연합 김용화 회장은 6일 “국내 모 방송사와 동행해 20여 일간 북-중 국경 취재를 하던 중 지난달 22일 오후 4시경 40대 탈북남성이 사살되는 장면을 우연히 촬영했다”고 말했다. 사살된 남성은 양강도 혜산 부근에서 압록강을 건너 중국 측 도로에 올라섰다가 강 건너편 북한 경비병들이 쏜 총에 맞았다. 김 회장은 “총소리를 듣고 중국 공안 다섯 명이 나타나 총에 맞아 꿈틀대는 남성을 촬영하거나 지켜보지 못하도록 둘러쌌다”며 “총에 맞은 남성은 공안들이 돌보지 않고 내버려 둬 수분 내에 숨을 거뒀다”고 증언했다.강을 건너는 도중이 아닌 중국 땅에 도착한 탈북자를 총으로 사살했다는 사실은 북한의 탈북자 대응이 크게 강경해졌다는 것을 나타낸다. 북한은 지금까지 군사분계선에서는 경비병들에게 현장 사살 권한을 줬지만 중국으로 도망치는 탈북자에게는 총을 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중국으로 가는 탈북자도 한국으로 도망치는 조국 배반자로 간주해 즉결 사살하라는 내부 지시가 내려왔다고 대북 소식통들이 전했다. 또 탈북자를 사살한 군인은 공훈을 세운 것으로 인정해 표창을 받고 있다고 전해졌다.한 북한 소식통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금은 탈북하다 체포된 사람도 마구 시범총살하는 분위기이다. 살다 살다 이렇게 공포스럽기는 처음이다. 절대 사람을 보내지도 말고 당분간 연락도 자제하자”고 말했다. 이 소식통과의 통화도 매우 어렵게 이뤄졌다. 한두 달 전까지만 해도 북한에서 전화가 오면 요금문제 때문에 남쪽에서 그 번호로 다시 걸어 통화를 했지만 최근 들어서는 북쪽으로 전화를 거는 게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북한이 최근 국경 곳곳에 수신전파차단기를 설치했기 때문이다.○ 탈북 차단은 김정은의 역점 사업북한 주민들이 탈북을 위해 국경에 접근하는 것도 이전에 비해 몇 배로 어려워졌다. 최근 국경으로 가는 길목에는 단속 초소들이 크게 늘어났다. 초소 관할도 보위부, 보위사령부, 보안서 등으로 다양해져 탈북자들이 특정 초소를 돈으로 매수해 통과해도 다른 초소에서 적발될 확률이 높아졌다. 지난달 말 통화한 한 북한 주민은 “이제는 누가 어디로 가기 위해 몇 시 몇 분에 어디를 통과했다는 사실까지 다 기록된다”고 말했다.북한 당국은 또 최근 북-중 국경경비대를 남북분계선을 지키는 민경부대와 같은 등급으로 대우해주겠다는 지시를 내리고, 국경경비대의 군복도 특수부대에만 지급하는 얼룩무늬 위장복으로 교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경부대는 출신성분과 신체조건 등을 엄격히 가려 뽑는 최정예 부대로 군 장성과 비행기 조종사와 같은 보급품을 받으며 제대한 뒤에는 무조건 노동당에 입당시키고 공산대학 졸업증을 준다.북한은 올해 국경 일대에서 수차례 집중 검열을 벌여 탈북을 방조하거나 해외 인사와 연락해온 간부들과 군인들을 체포해 처벌했다. 탈북을 막기 위한 회유와 처벌 수준 모두 이전보다 훨씬 강도가 높아졌다.북한의 유례없는 국경봉쇄는 김정은이 지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북 소식통은 “김정은이 아버지에게서 내치(內治)를 넘겨받으면서 탈북을 무조건 근절하겠다고 맹세했다는 이야기가 있다”며 “현재 그가 가장 역점을 두는 것이 바로 국경봉쇄다”고 전했다.이 같은 움직임은 최근 북한 내부의 민심이 매우 악화된 것과 무관치 않다. 경제는 더욱 어려워지는데 김정은 등장 후 세대교체 명목으로 기존 간부들을 마구 숙청해 주민들은 물론 간부들 사이에서도 반김정은 여론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삼엄한 감시망 속에서 반항할 수도 없어 주민들은 희망 없는 북한을 떠나는 것을 최선의 탈출구로 여기고 있다. 북한에 한류 붐이 형성돼 주민들이 발전된 남한 현실을 잘 알게 된 것도 탈북을 이끄는 동기이다. 1990년대 중반 대량 탈북은 경제난 때문이었지만 지금은 체제 반항적 대량 탈북이 벌어질 모든 조건이 형성된 것이다.○ 탈북 봉쇄 도와주는 중국중국은 북한의 탈북자 봉쇄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 중국의 협조는 올 2월 멍젠주(孟建柱) 중국 국무위원 겸 공안부장이 북한을 방문해 김정일, 김정은 부자를 만난 뒤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철조망을 칠 경제적 여력조차 없는 북한을 대신해 중국이 북-중 국경 일대에 철조망을 쳐주는 것이 대표적이다. 중국은 2008년경 압록강 하류 단둥(丹東) 인근에만 철조망을 쳤지만 올 들어 북-중 국경 전체를 철조망으로 봉쇄한다는 목표로 철조망 공사를 본격 재개했다. 이미 허룽(和龍) 싼허(三合) 투먼(圖們) 등 주요 탈북 통로에 철조망 설치가 끝났고 현재는 카이산툰(開山屯)에서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2∼3m 높이의 철조망은 밑을 파지 못하도록 콘크리트로 다졌다. 또 철조망 군데군데 폐쇄회로(CC)TV도 설치돼 있다.중국은 순찰차량, 휴대전화 전파탐지기, 전파장애기 등 각종 탈북방지 장비는 물론 비상사태에 대응할 수 있도록 시위 진압용 최루탄과 헬멧 등도 지원하고 있다. 심지어 북한 보위부가 요청하는 휴대전화 통화기록도 넘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8월에는 북한 혜산 맞은편 창바이(長白) 현에서 한족 두 명이 북한 주민 인신매매 혐의로 총살되기도 했다. 중국이 탈북과 관계된 자국 주민을 총살한 것은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한국과 중국 쪽 탈북 통로가 이처럼 모두 막혀가고 있어 앞으로 북한 주민들은 바다를 통한 필사의 탈북을 선택할 가능성이 커졌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쿠바 정부가 개인의 주택 매매를 허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고 공산당 기관지 그란마가 3일 보도했다. 이에 따라 1959년 쿠바 사회주의 혁명 이후 금지됐던 사적 주택 거래가 52년 만에 부활하게 됐다. 이 조치는 올 4월 피델 카스트로 전 공산당 제1서기 자리에 오른 그의 막내 동생 라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이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경제개혁의 일환이다. 라울은 2006년 7월 피델이 장출혈로 퇴임한 뒤 사실상 후계자 역할을 해왔고 2008년 2월 국가평의회 의장에 공식 취임한 데 이어 4월 공산당 제1서기 자리까지 물려받았다. 라울 의장은 당시 300여 가지의 고강도 경제개혁 방안을 통과시켜 사회주의 시스템을 대폭 폐지하거나 축소했다. 지난 달 초에는 자동차 거래도 허용했다. 쿠바 정부가 추진하는 주요 경제개혁안은 주택 매매 허용은 물론이고 △수년 내 공무원 100만 명 이상 감축 △식량배급제 폐지 △국영회사의 자율성 신장 △정부 지출 삭감 △외자 유치 활성화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라울 의장은 다만 경제개혁에 대한 국민의 기대가 지나치게 부풀려지는 것을 의식해 “쿠바식 사회주의를 계속 발전시킬 것”이라며 “자본주의로 회귀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쿠바 사회의 시장경제화는 정부의 예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이행되고 있다는 게 지배적인 평가다. 2010년 14만8000명으로 집계됐던 자영업자가 정부의 예상보다 빨리 33만3000명으로 증가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세계경제포럼(WEF)이 1일 발표한 세계 성(性)평등 순위에서 한국은 조사대상 135개국 중 107위로 나타났다.. 순위는 리카르도 하우스맨 하버드대 교수, 로라 티산 UC 버클리대 교수, 사디아 자히디 WEF 연구원 등 3명이 전 세계를 대상으로 정치 경제 보건 교육 등 4개 분야의 남녀 간 성 평등 상태를 지수로 산출해 작성했다. 한국의 성평등 지수는 0.6281로 나타났다. 부문별로는 건강 및 생존권에서 78위, 정치적 파워 90위, 교육 성취도에서 97위였고, 경제참여 및 기회 항목에서는 117위였다. 2009년 115위였던 한국의 순위는 지난해 104위로 상승했지만 올해 다시 세 계단 하락했다. 그러나 이 보고서는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점들이 적지 않아 객관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한국의 건강 및 생존권 순위가 78위인데 비해 캄보디아 우간다 코트디부아르 레바논 등의 국가는 공동 1위로 최상위 점수를 받은 것이 대표적이다. 또 교육성취도 순위도 한국이 97위인 반면 도미니카 벨리제 말타와 같은 국가들이 공동 1위로 최상위권에 올라있다. 2005년에야 비로써 여성에게 참정권이 주어진 쿠웨이트도 이번 보고서의 성평등 순위에서 한국보다 상위에 올랐고, 세계에서 가장 빈곤한 지역인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이남 지역의 조사대상 26개국 중 18개국이 한국보다 순위가 높았다. 한편 올해 조사에서 종합 1위는 아이슬란드였고 노르웨이, 핀란드, 스웨덴, 아일랜드 순으로 뒤를 이었다. 아시아에서는 필리핀이 8위로 유일하게 10위권에 들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국가 부도 위기에서 헤매고 있는 그리스에서 지난 10년간 부정 수급자에게 지급된 공적연금이 70억∼80억 유로(약 10조7600억∼12조30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80억 유로는 그리스 국내총생산(GDP)의 3.5%에 이르는 액수다. 그리스 최대 공적연금인 사회보장재단(IKA)의 로베르토 스피로풀로스 국장은 10월 31일 이 같은 사실을 시인하며 “잘못 지급된 연금을 마지막 1유로까지 되찾겠다”고 밝혔다고 현지 일간 카티메리니 데일리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2001년 인구조사 당시 그리스에서 100세를 넘는 인구는 1700명이 채 안 됐지만 2011년 현재 IKA에서 연금을 수령 받은 100세 이상 고령자는 9000명을 넘는다. 상식적으로 일어날 수 없는 일이었지만 국가 부도 위기에 처할 때까지 이 문제를 지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주인의식이 실종된 그리스 사회의 단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례다. 이웃 국가들이 구제금융 지원에 앞서 강도 높은 자구책을 요구하고 나서야 그리스는 연금 실태 조사를 벌였다. 스피로풀로스 국장은 이미 사망한 사람들에게 흘러 나간 연금의 일부는 친척들이 챙겼고, 일부는 은행 통장에서 낮잠을 자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8월 한 달 동안에만도 90세 이상 수급자 중 1473건의 부정사례를 적발했다”며 “낭비를 없애는 노력을 통해 이미 연금 재정에서 7억 유로 이상을 절감했다”고 밝혔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나는 한 사람의 기독교인으로서 흘러온 역사 속에서 기독교 신앙의 이름으로 폭력이 행해졌던 것이 사실임을 말하고 싶다. 우리는 이 점에 대해 큰 수치심을 갖고 인정한다. 이는 분명히 기독교 신앙의 남용이며 기독교의 진정한 성격에 명백히 위배된다.”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27일 ‘평화를 위한 종교 간 기도 모임’에서 기독교의 이름으로 자행됐던 역사 속 폭력들에 대해 인정하고 사과를 표했다. 베네딕토 16세 직전 교황이었던 고(故) 요한 바오로 2세는 ‘갈릴레오 재판’ ‘마녀사냥’ ‘십자군 원정’ ‘아메리카대륙 원주민 학살’ ‘개신교 탄압’ 등에 대해 사과하고 용서를 청했다. 요한 바오로 2세가 1986년 주도한 종교인 평화 모임 25주년을 맞아 열린 이날 모임에서 베네딕토 16세는 “폭력과 전쟁, 테러리즘은 결코 다시 발생해서는 안 되며 신의 이름으로 모든 종교는 지구상에 정의 평화 용서 삶 그리고 사랑을 가져와야 한다”고 말했다. ‘진리의 순례, 평화의 순례’라는 주제로 이탈리아 아시시 성프란체스코 성당에서 열린 이날 모임에는 기독교 불교 이슬람교 유대교 힌두교 조로아스터교 도교 등 전 세계 종교 지도자 300여 명이 참석했다. 모임에서 대한불교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전 세계 불교도를 대표해 연설했다. 모임에는 ‘비(非)신자’라는 타이틀 아래 불가지론(不可知論·절대자, 무한자, 신은 알 수 없다는 주장)자 4명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교황은 이들에 대해 “전 세계에서 신앙은 없지만 진리를 희구하면서 하느님을 찾는 과정에 있는 사람들을 대표해 초대받았다”고 설명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31일경 지구 인구가 70억 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유엔은 이날을 ‘인구 70억 명의 날’로 정했다. 60억 명을 넘은 지 13년 만이다. 수백만 년의 역사를 가진 인류가 10억 명에서 70억 명으로 늘어나는 데 걸린 시간은 불과 207년이다. 세계 인구는 2025년에 80억 명, 2043년에 90억 명을 넘을 것으로 유엔은 전망했다. 선진국 인구 증가는 정체됐지만 개발도상국의 인구는 급격히 늘고 있다. 급격한 인구 팽창이 식량 주택 의료지원 환경에 심각한 위기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경고도 커지고 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오늘은 리비아인 모두에게 특별한 날입니다.”리비아 과도정부를 대표하는 과도국가위원회(NTC)가 ‘40년 독재에서의 해방과 새로운 리비아의 출발’을 선포한 23일 수도 트리폴리는 흥분과 들뜸, 기쁨과 희망으로 가득했다.시내 중심의 순교자광장은 해방 선포식이 열리기 2시간 전인 오후 3시경부터 몰려든 사람들로 북적였다. 노점상들은 과도정부의 국기와 모자, 스카프, 배지 등을 팔았다. 선포식이 시작되는 오후 5시가 가까워지자 광장으로 향하는 중심가의 오마르 알모르타르 대로는 왕복 4차로 전체가 승용차로 가득 차 거대한 주차장이 됐다. 트리폴리에서 가장 번화한 대로 중 하나인 이 거리는 다행히 내전 기간에 전투가 심하게 벌어지지 않아 상가 대부분이 파손되지 않았다. 이날은 상가의 90% 이상이 문을 열었다. 여성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은 옷가게와 화장품점이었다. 광장 바로 옆의 노점상 거리는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인파로 가득 찼다. 카다피의 얼굴을 우스꽝스럽게 그래픽 처리한 사진들이 1디나르(0.7달러)에 팔리고 있었다. 금은방과 가방 가게가 집중돼 있는 광장 다른 한쪽의 무실거리 재래시장도 대목을 만났다. 한 보석상 주인은 “그냥 구경만 하고 가는 사람이 훨씬 많지만 오늘은 그래도 행복한 날”이라며 웃었다. 광장 곳곳에서 카메라와 수첩을 든 동양기자를 본 사람들은 신기하다는 듯 어디서 왔느냐고 묻고는 반갑다거나 고맙다고 말했다. 광장 한쪽 편에서는 NTC가 낙타 두 마리를 도축한 뒤 요리해 이슬람의 전통적 호의 표시로 시민에게 나눠줬다.축하 행사의 막이 오르자 광장에 모인 10만 인파는 대형 스피커로 흘러나오는 노래에 맞춰 춤을 추고 소리를 지르며 기쁨을 만끽했다. 두 살짜리 딸을 안은 여성 사르만 씨(42)는 광장 맨 앞에서 사회자의 구호에 맞춰 “리비아” “알라”를 연신 외쳤다.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대형 연단 앞을 지키던 50여 명의 과도정부군 병사들도 분위기가 무르익자 시민들과 손을 잡고 노래를 부르며 춤을 췄다. 같은 시간 반군의 수도였던 벵가지의 키시광장도 축제의 도가니였다. NTC를 대표해 압델 하피즈 고가 부위원장이 “머리를 높이 쳐들어라. 여러분은 자유 리비아인이다”라고 외치자 수만 명의 군중은 “리비아”를 연호하며 일제히 삼색 깃발을 흔들고 환호성을 질렀다. 카다피군과의 전투에서 숨진 가족과 친구의 사진을 높이 흔드는 군중도 있었다. 무스타파 압둘잘릴 NTC 위원장은 “새 리비아는 이슬람 국가로 샤리아(이슬람 율법)를 토대로 입법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연사들이 카다피가 하수구에 숨었다가 붙잡히고 혼란한 상황에서 살해된 사실을 빗대어 “그는 역사의 쓰레기통에 넘겨질 것”이라고 조롱하자 여성들은 감격에 북받친 듯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트리폴리와 벵가지를 포함한 전국 주요 도시에서 열린 축하행사는 다음 날 새벽까지 이어졌고 수백 발의 축포 소리도 새벽까지 계속됐다. 하지만 기쁨으로 가득 찬 축제 분위기가 새 정부 출범 때까지 계속 이어질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차기 권력을 향한 경쟁이 NTC 내부에서 이미 시작됐다는 소문이 도는 가운데 500여 개 부족으로 분화된 리비아 내 분파 간 이권다툼까지 벌어질 조짐을 보이기 때문이다. 카다피가 생포된 뒤 사살된 것이나 카다피의 장례 절차가 연기되고 있는 것도 NTC 내 세력 간 갈등에 따른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전투가 완전히 끝난 것도 아니다. 과도정부군 병사들이 카다피의 둘째 아들 사이프 이슬람의 은신처로 추정되는 바니왈리드 남부 지역을 포위하고 있다고 과도정부군 지휘관이 23일 발표했다. 이슬람은 20일 수르트에서 도망쳐 이곳으로 숨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8개월 가까이 이어져 온 내전이 남긴 처참한 파괴도 리비아의 미래에 짙은 어두움을 드리우고 있다. 22일 기자가 방문했던 미스라타가 대표적이다. 리비아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인 미스라타는 온통 폐허뿐이었다. 시내 중심가에 제대로 된 건물은 하나도 없었다. 3층 이상의 건물들은 모두 불타거나 부셔졌다. 3시간 넘게 차로 시내를 돌아다녔지만 문을 연 곳은 자동차 정비소와 문방구, 가구점이 전부였다.미스라타에서 트리폴리로 돌아오는 동안 크고 작은 검문소 17곳을 통과했다. 검문소마다 쌓여있는 대형 컨테이너 안에는 병사들이 가득했다. 한 검문소 옆에서는 불과 7∼8세밖에 안 돼 보이는 어린이들이 소총을 들고 숲 쪽을 향해 실탄을 쏘는 장난을 치고 있었다. 하지만 병사 누구도 아이들을 제지하지 않았다.얼마를 달리다 보니 10∼20대 초반의 젊은이 수십 명이 빗자루와 수레 등을 끌고 부서진 도로 중앙분리대의 돌을 치우고 쓰레기를 모아 버리는 모습이 보였다. 흡사 이집트에서 호스니 무바라크 정권을 무너뜨린 직후 젊은이들이 스스로 나서 거리를 청소하고 쓰레기를 치우던 모습과 같았다. 그들이 리비아의 미래이고 희망이었다.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58)이 남미 최초의 여성 재선 대통령이 됐다.페르난데스 대통령은 23일 치러진 대선 1차 투표에서 53.04%의 표를 얻어 당선이 확정됐다. 1983년 민주주의가 회복된 이래 아르헨티나 대통령 선거에서 가장 높은 득표율이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의 재선으로 남미를 대표하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앞으로 3년 동안 여성 수장들이 이끌게 됐다.○ 압도적 재선 이룬 리더십 비결은?페르난데스 대통령이 압도적 지지를 받은 데에는 크게 3가지 요인이 주효했다. 우선 지난해 10월 남편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2003∼2007년 집권)의 사망이 큰 영향을 미쳤다. 작년 초까지만 해도 페르난데스 대통령의 지지율은 20%에 불과해 경쟁자인 훌리오 코보스 부통령 겸 상원의장(54.8%)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하지만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이 사망한 뒤 동정표가 몰리면서 분위기는 급반전됐다.지난해와 올해 9%대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아르헨티나의 경제도 재선에 힘을 보탰다. 아르헨티나 경제의 3분의 2는 콩, 광물 등과 같은 1차 산업품 수출에 의존하고 있는데 최근 중국의 수요 증가로 가격이 올라 큰 수익을 얻었다. 마지막 요인은 포퓰리즘 정책이었다. 그는 300만 명의 아동에게 매달 50달러씩 보조금을 지불하고, 낙후 지역 아이들에게 컴퓨터를 무료로 나누어주는 정책 등으로 인기를 얻었다. ○ 파타고니아의 표범 vs 보톡스의 여왕페르난데스 대통령은 1989년 산타크루스 주 의원을 시작으로 20년 넘게 정치판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노련한 정치가다. 남편의 사망 이후 “나는 정치를 혼자 못한다. 여러분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호소해 지지층을 결집하는 능력도 그의 이런 이력을 감안하면 특이한 게 아니다.그는 자신에게 반기를 들고 경쟁자로 돌아선 코보스 부통령을 철저하게 고립시켰고 비리 의혹이 제기된 측근은 단호하게 잘라버렸다. 이 때문에 아르헨티나의 드넓은 파타고니아 평원을 호령하는 표범에 빗대 ‘파타고니아의 표범’이라는 별명을 얻었다.하지만 이미지 정치에 많이 의존하다 보니 외모에 많은 신경을 써 ‘보톡스의 여왕’이라는 달갑지 않은 비난도 받고 있다. 지난달 프랑스 파리 방문 중 11만 달러를 주고 구두 20켤레를 사 또 한 번 비난을 받았다.그의 앞에는 풀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대표적인 것이 실업률이다. 아르헨티나의 비공식 집계 실업률은 20%로 남미에서 베네수엘라 다음으로 높다. 연 25%에 이르는 인플레율과 도시 빈곤층 확산 등도 그가 넘어야 할 장벽이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