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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성 농구팬이라면 귀가 번쩍 뜨일 소식일지 모르겠다. 31일 오후 10시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시작하는 프로농구 KT와 LG의 경기에 1억 원 상당의 경품이 걸렸다. 이 경기는 한국농구연맹(KBL)이 한 해의 마지막 날을 맞아 농구장에서 새해를 맞이할 있도록 특별 편성한 ‘농구 영신’ 스페셜 매치다. ‘송구영신(送舊迎新·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음)’이라는 말에서 따왔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관중은 ‘1박 2일’ 관전을 하며 농구장에서 해가 바뀌는 순간을 경험하는 특별한 추억을 쌓을 수 있다. 게다가 경품 당첨이라는 행운까지 노릴 수 있게 된 것이다. KT는 “농구영신 경기를 직접 관람하는 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아 보답하고자 황금열쇠를 비롯해 TV와 스타일러, 건조기, 공기 청정기, 러닝머신, 건강식품, 병원 검진권, 호텔 숙박권 등 1억원 상당의 경품을 준비했다”고 25일 밝혔다. 경품은 경기 종료 후 추첨을 통해 팬들에게 전달되며 입장권이 있는 팬이면 누구나 경품추첨권을 받아 응모할 수 있다. KT 뿐 아니라 다른 9개 구단도 다양한 경품을 제공하며 지원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유튜브에 등록된 한국프로농구(KBL) 관련 영상 중 가장 인기가 높은 것은 화려한 덩크슛도, 결정적인 3점슛도 아니다.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이 호통 치는 장면으로 시작하는 이 영상의 제목은 ‘신명호는 놔두라고’다. 2017년 12월에 올라온 이 영상은 24일 현재 조회수 약 306만 회를 기록하고 있다. ‘농구는 몰라도 신명호는 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유명해진 이 영상에서 유 감독과 문경은 SK 감독은 작전 시간에 3점슛을 거의 던지지 않는 신명호를 막지 말고 다른 동료의 수비를 도우라고 주문한다. 유튜브 스타(?) 신명호(36·KCC·사진)는 22일 오리온전에서 시즌 두 번째 3점슛을 넣었다. 2쿼터 종료 2분여를 남겨두고 이정현이 외곽에 있던 신명호에게 패스를 했을 때 그의 마크맨 최진수는 골밑에 있었다. 신명호는 “(최)진수가 나를 그냥 놔두더라(웃음). 기회가 나면 3점슛을 한번 쏴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연습하고 있었는데 (이)정현이가 좋은 기회를 만들어줬다”고 말했다. 신명호의 손을 떠난 공이 림에 꽂히자 평소 표정 변화가 거의 없는 전창진 KCC 감독도 함박웃음을 지었다. 상대 감독들은 ‘놔두라’고 하지만 전 감독은 신명호에게 ‘쏘라’고 주문한다. 신명호의 3점슛은 상대가 생각하지 못하는 옵션인 만큼 허를 찌를 수 있다. 신명호는 “감독님은 던질 수 있으면 던지라고 늘 말씀하신다. 이번에도 좋아하셨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고교 때만 해도 신명호의 3점슛 성공률은 30%를 웃돌았다. 고질적인 무릎 부상 탓에 슛 성공률이 떨어졌고 심리적 부담이 더해지면서 ‘슛 강박증’까지 생겼다. “상대 선수가 나를 막지 않으면 되레 ‘꼭 넣어야 한다’는 강박이 느껴진다. 내 스스로 그걸 이겨내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2007년 프로 데뷔 후 단 한 시즌도 평균 득점 5점을 넘긴 적이 없는 신명호가 12시즌째 코트를 지킬 수 있었던 이유는 끈질긴 수비력 덕분이다. 개인 통산 3차례 수비 5걸에 이름을 올린 그는 2016년 외국인 선수가 선정한 ‘최고의 1 대 1 수비수’에 뽑혔다. 이번 시즌 KCC가 선두권을 달리는 원동력으로는 강한 근성으로 팀 분위기를 이끌고 있는 신명호의 역할도 꼽힌다. KCC는 24일 안양에서 열린 KGC와의 방문경기에서 70-63으로 승리해 5연승을 달리며 2위(16승 10패)가 됐다. KGC(15승 10패)는 이날 패배로 2위에서 3위로 떨어졌다. 적극적 수비로 팀 승리에 힘을 보태고 있는 신명호는 “감독님이 수비 활동량을 많이 강조하신다. 비시즌 훈련을 통해 상대팀보다 ‘한발’ 더 뛰는 수비를 하면서 팀이 더 강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소프트테니스 대표팀 선수들이 훈훈한 재능기부 활동으로 한 해를 마무리하고 있다. 지난 1일부터 전북 순창에서 마무리 훈련을 하고 있는 소프트테니스 국가대표 선수단(남자 선수 10명, 여자 선수 9명, 지도자 4명 등 총 23명)은 훈련 일정이 끝난 뒤 순창 지역의 소프트테니스 꿈나무 선수들을 대상으로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 이들은 한국 소프트테니스의 미래를 위해 기본기 레슨과 함께 포지션별 세부 기술 등을 가르친다. 홍정현 대표팀 감독(순창군청 감독)은 “프로 스포츠나 타 종목의 경우 연말연시 기부행사 등 좋은 활동을 많이 하고 있다. 소프트테니스 대표팀 선수들도 12월 마무리 훈련 기간동안 국가대표로서 의미 있는 일을 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돼 재능기부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공식 훈련을 마치고 지역 연고팀인 순창초등학교, 순창여중 팀을 대상으로 야간에 자발적으로 재능기부를 한다. 선수들은 국가대표로서 자긍심을 느낄 수 있고 어린 선수들에게는 꿈과 희망을 전해줄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다”라고 말했다.조응형기자 yesbro@donga.com}
“류현진(32)의 변화구는 아메리칸리그(AL) 동부지구에서도 통할 것이다.”(오승환) 23일 토론토와 대형 계약을 체결해 내셔널리그(NL)를 떠나 AL에서 제2의 빅리그 인생을 열게 된 류현진(32). 그가 2013년 LA 다저스와 계약하며 7년간 뛰었던 메이저리그(MLB) NL 서부지구를 떠나 AL 동부지구로 무대를 옮기게 됐다. AL 동부지구는 월드시리즈 최다 우승을 자랑하는 뉴욕 양키스와 전통의 강호 보스턴이 속해 있는 ‘격전지’다. 최지만이 있는 탬파베이와 김현수의 전 소속팀 볼티모어도 같은 지구다. 투수가 타석에 서지 않는 AL에서 류현진은 쟁쟁한 지명타자들을 상대해야 한다. 토론토 홈구장인 로저스센터가 타자 친화적인 구장이라는 점도 난관이 될 수 있다. 송재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같은 지구 팀들이 LA 다저스 때보다 훨씬 강하다. 네 팀 다 만만치 않다. 그동안 류현진은 ‘나만 잘 던지면 된다’는 자세로 상대를 가리지 않았다. 그런 자신감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대로 류현진이 타석에 서지 않게 돼 투구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류현진의 특기는 현란한 공 배합과 수 싸움이다. 2018시즌 토론토에서 뛰었던 ‘AL 선배’ 오승환(37·삼성)은 “AL에서 류현진의 성적이 떨어질 거라는 전망이 있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만났던 AL 타자 상당수는 스윙이 컸다. 체인지업 등 떨어지는 변화구가 좋은 류현진이 지금처럼 영리하게 투구한다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류현진은 내년 플로리다주 더니든에서 열릴 스프링캠프 때까지 당분간 운동에만 전념하게 됐다. 최우선 과제는 여름을 버틸 체력 보강이다. 이번 시즌 그는 8월 한 달간 부진해 1점대 평균자책점에서 멀어졌다. 송 위원은 “이달 초 류현진을 만났는데 그때 이미 체력훈련을 시작했다고 하더라. 구종을 추가하거나 새로운 투구 스타일을 익힐 필요는 전혀 없다. 체력 강화가 급선무”라고 조언했다. 토론토에는 한인 7만3000여 명이 살고 있어 캐나다에서 가장 많지만 LA 지역(30만 명)에 비해 4분의 1 수준이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다시 헐크가 되고자 했다.” 강동궁(39·사진)은 듬직한 외모와 압도적인 실력 때문에 ‘당구계 헐크’로 통한다. 한국 3쿠션을 대표하는 강동궁은 2013년 구리에서 열린 세계3쿠션월드컵, 2015년 LGU+컵 3쿠션마스터스, 2018년 세계팀3쿠션선수권 등에서 우승하며 이름을 날렸다. 하지만 4월 프로당구(PBA)투어 도전을 선언한 뒤 지난달 5차 대회까지 거둔 그의 성적은 이름에 걸맞지 않았다. 첫 대회 32강 탈락 이후 64강-64강-32강-64강. 참담한 성적표였다. 올해 마지막 PBA투어인 ‘SK렌터카 PBA챔피언십’에서 강동궁은 ‘5전 6기’만에 PBA를 평정했다. 20일 열린 결승전에서 스페인의 다비다 사파타(27)를 4-1로 꺾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것. 우승상금 1억 원도 손에 넣었다. PBA 출범 때부터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강동궁이 ‘이름값’을 한 순간이었다. 강동궁은 “PBA에서 마음고생이 많았다. 평소 힘들어도 내색하지 않는 편인데 이번에는 가족과 여자친구에게 힘든 티를 많이 냈다. 부진에 빠져 있을 때 소속사 대표님이 ‘별명이 헐크인데 왜 그렇게 소극적으로 치느냐’고 하시더라. 질 때 지더라도 헐크다운 모습을 되찾자고 생각했는데 잘된 것 같다”고 말했다. PBA는 기존 당구대회와 다르게 서바이벌 방식, 세트제, 뱅크샷 2점제 등 공격적인 당구를 위한 제도를 많이 도입했다. 상대에게 점수를 낼 기회를 주지 않는 수비 당구가 강점이던 강동궁은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는 “PBA에 오면서 나 스스로 스타일을 바꿔야겠다는 부담을 너무 많이 가졌던 것 같다. 새로운 룰에 적응하려다 보니 나도 모르게 공격적인 스타일로 바뀌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번 대회 때는 과거에 내가 잘했던 영상을 유튜브로 다시 보면서 원래 좋았던 스타일을 되찾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강동궁은 이번 우승을 통해 내년 2월에 열릴 PBA투어 파이널 출전 가능성을 높였다. PBA 파이널은 총상금 4억 원, 우승상금 3억 원으로 전 세계 당구대회 가운데 가장 많은 상금을 놓고 치러진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한 해가 또 저물어 갑니다. 올림픽, 월드컵 같은 이벤트는 없었지만 올해도 스포츠 스타들의 활약에 국민들은 활짝 웃을 수 있었습니다. 손흥민은 차범근을 넘어 유럽 무대 최다골 기록을 세웠고, 류현진은 아시아인 최초로 메이저리그 평균자책점 타이틀을 차지했습니다. 고진영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개인상을 싹쓸이했죠. 2019년을 화려하게 빛낸 스포츠 뉴스를 정리했습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노쇼 논란’ 등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뉴스도 소개합니다.》BEST◆ ‘전설’ 뛰어넘고… 亞 최고 발롱도르 22위 ‘한국 축구의 에이스’ 손흥민(27·토트넘)으로선 최고의 2019년이었다. ‘차붐’ 차범근 전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세웠던 한국인 유럽 최다골(121골)을 일찌감치 넘어섰고, 한 해 최고의 기량을 선보인 선수에게 주는 발롱도르 투표에서 역대 아시아 선수 최고인 22위에 올랐다. 7일 열린 번리와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는 수비수 7명을 따돌리고 73m 폭풍 질주 끝에 골을 터뜨려 세계 언론 및 축구인들로부터 ‘역대급 골’이란 찬사까지 받았다.◆ 아시아 선수 최초 MLB 타이틀 홀더지난해 부상으로 고전했던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2)은 이번 시즌 자신에게 쏟아진 물음표를 모두 지웠다. LA 다저스의 선발 투수로 14승 5패 평균자책점 2.32를 기록한 그는 아시아 출신 선수 최초로 메이저리그 평균자책점 1위에 올랐다. 시즌 뒤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 2위에 오르며 유종의 미를 거둔 그는 ‘코리안 특급’ 박찬호의 5년 7100만 달러(2001년·텍사스)를 넘는 한국인 투수 역대 최고 규모 계약을 노리고 있다.◆ 베트남에 60년 만의 SEA 우승 안긴 박항서 ‘쌀딩크’ 박항서 감독은 올해에도 ‘베트남의 영웅’임울 보여줬다. 이달 초 열린 동남아시아(SEA) 경기에서 베트남 축구를 60년 만에 우승으로 이끈 것. 2017년 9월 지휘봉을 잡은 뒤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4위, 지난해 12월 스즈키컵 우승, 올 1월 아시안컵 8강(동남아 국가 최고 성적) 등 나가는 대회마다 베트남 축구 역대 최고의 성적을 내고 있다. ‘박항서 매직’에 베트남은 물론 한국 팬들도 열광했다.◆ 고진영, LPGA투어 개인 타이틀 싹쓸이고진영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찬란하게 빛났다. 지난 시즌 신인상에 이어 투어 2년 차에 세계랭킹 1위에 오른 고진영은 이번 시즌 상금왕(277만3894달러·약 32억6000만 원), 평균 타수 1위(69.09타), 올해의 선수상 등 개인 타이틀을 싹쓸이했다. 한국 선수가 이 3개 부문 타이틀을 석권한 것은 고진영이 처음. 세계를 평정한 고진영은 2020년 도쿄 올림픽 금메달에 도전한다.◆ 박미희, 프로 첫 통합우승 여성 감독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이 3월 27일 김천에서 열린 프로배구 2018~2019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4차전에서 도로공사를 꺾고 프로스포츠 사상 여성 감독 처음으로 통합우승을 달성했다. 2016~2017시즌 정규리그 우승 첫 여성 사령탑으로 이름을 올렸지만 주전들의 잇단 부상 탓에 2017~2018시즌 꼴찌로 전락하며 퇴출 위기에 몰렸던 박 감독은 결국 통합우승을 이뤄내며 여성 지도자도 프로스포츠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시켰다.◆ ‘골든볼’ 받은 ‘막내 형’ 이강인이강인(발렌시아)은 6월에 막을 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을 뜨겁게 달궜다. 대다수 팀원보다 두 살 적었지만 의젓하고 침착한 플레이로 ‘막내 형’으로 불리며 남자축구 FIFA 주관 대회 역대 최고 성적인 준우승을 이끌었다. 준우승팀에서는 드물게 최우수선수가 받는 골든볼까지 수상했다.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FC 바르셀로나)가 2005년 네덜란드 대회에서 아르헨티나를 정상에 올려놓으면서 받았던 상이다.◆ 임성재, PGA투어 아시아 최초 신인왕임성재는 한국 남자 골프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신인이다. 2018~2019시즌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아시아 선수 최초로 신인왕에 오른 그는 현재 세계랭킹 35위다. 최근 PGA투어는 ‘2020년 주목할 선수 톱30’에 타이거 우즈, 브룩스 켑카 등 쟁쟁한 스타들과 함께 임성재를 뽑았다. 2019~2020시즌에도 샌더슨 팜스 챔피언십 준우승 등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그는 새해에 개인 첫 PGA투어 우승을 노린다.WORST◆ 한국 팬 무시한 호날두의 ‘노쇼’세계적인 축구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유벤투스)는 7월 ‘노쇼’로 한국 팬들을 우롱했다. K리그1 올스타팀과의 친선경기에 출전하기로 하고도 1초도 그라운드를 밟지 않았다. 호날두는 물론 유벤투스도 사과 한마디 안 해 비난이 더 쏟아졌다. ◆ 손가락 하나 잘못 놀려… 추락한 김비오김비오는 올해 카메라 앞에서 무릎을 꿇고 울었다. 9월 경북 구미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대구경북오픈에서 그는 경기 도중 카메라 촬영음이 들린다는 이유로 갤러리를 향해 손가락 욕을 하며 물의를 일으켰다. KPGA는 그에게 자격정지 1년과 벌금 1000만원, 봉사활동 120시간 징계를 내렸다. 김비오의 손가락 욕설 사건은 로이터 통신이 뽑은 2019년 골프 10대 뉴스에 선정되기도 했다. ◆ ‘스포츠 미투’ 봇물… 선수 인권 화두로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의 용기 있는 고백 이후 성적 지상주의의 그늘에 가려져 있던 지도자의 선수 성폭력·폭행 관련 제보가 잇달았다. 문화체육관광부 등 정부에서는 체육계 구조 개혁과 선수 인권 개선책 마련에 나섰고, 문체부 산하 스포츠혁신위원회는 합숙 훈련 폐지, 학생 선수 학습권 보장 등을 골자로 한 7개의 권고안을 발표했다. 정리=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김배중 기자}

“우선은 메릴 켈리(31·애리조나)를 목표로 하겠다.”(김광현) 18일 메이저리그(MLB) 세인트루이스와 2년 800만 달러(약 93억 원) 계약을 하며 빅리그 무대를 밟게 된 김광현(31)의 앞날은 1988년생 동갑내기이자 MLB 1년 선배인 우완 투수 켈리를 기준으로 점쳐볼 수 있다. 2015∼2018시즌 SK에서 김광현과 한솥밥을 먹은 켈리는 이번 시즌 애리조나에서 13승 14패 평균자책점 4.42로 MLB 무대에서 성공 시대를 열었다. 그의 이번 시즌 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WAR)는 2.0으로 4, 5선발 중에서는 뛰어난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1WAR의 가치가 600만∼800만 달러인 것을 생각하면 켈리는 이번 시즌 성적만으로 1200만∼1600만 달러 값어치를 한 셈이다. 켈리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애리조나와 2년 550만 달러(약 66억원) 계약을 맺었다. 팬그래프스닷컴은 김광현의 2020시즌 성적을 11승 9패 평균자책점 3.89로 예상했다. WAR는 2.5로 점쳤다. KBO에서의 성적을 비교하면 김광현이 켈리보다 우위에 있다. 켈리가 KBO리그에서 뛴 2015년부터 2018년까지 4년 동안 김광현은 평균자책점 3.54(2017시즌은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로 기록 없음)로 켈리(3.86)보다 좋았다. 피안타율과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 등 세부 지표를 봐도 김광현이 각각 0.254, 1.28로 켈리의 0.266, 1.31에 근소하게 앞선다. 켈리와 김광현은 모두 비슷한 시기 구속이 늘었다. 켈리의 평균 구속은 2015시즌 시속 144.6km에서 2018시즌 148.7km까지 올라갔다. 구위보다 제구력으로 승부하는 투수였으나 구속이 늘면서 파이어볼러로 성장한 ‘특이 케이스’다. 김광현 역시 팔꿈치 인대 수술 후 복귀한 2018시즌 직구 평균 구속이 시속 147.6km로 2016시즌 145.2km에 비해 2km가량 올라갔다. 차이가 있다면 켈리는 KBO리그 초기부터 직구와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싱커 등 5가지 구종을 골고루 사용하던 컨트롤형 투수였지만 김광현은 직구와 슬라이더 위주의 ‘투 피치’ 투수였다는 점이다. 이번 시즌 김광현은 스플리터와 커브 활용을 늘리면서 MLB 선발투수로 성장할 기반을 닦았다. 같은 내셔널리그에 속해 있는 세인트루이스와 애리조나는 5월 22일 세인트루이스 안방구장인 부시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3연전을 시작으로 총 6경기를 치른다. 2018시즌 SK의 ‘원투펀치’로 활약하며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두 선수가 무대를 옮겨 처음으로 선발 맞대결을 치를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모인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18일 메이저리그(MLB) 세인트루이스와 계약을 발표한 김광현은 빅리그에서 선발 투수로 성공하고 싶다는 의지를 보였다. 김광현은 MLB 도전을 선언하면서 “메릴 켈리를 목표로 삼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2015년부터 2018년까지 SK에서 활약한 켈리는 2019시즌을 앞두고 애리조나로 MLB에 데뷔해 32경기 13승 14패 평균자책점 4.42로 선발 투수로 자리매김했다. 김광현의 구위는 빅리그 선발 투수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이번 시즌 김광현의 직구 평균 구속은 시속 147km다. 야구 통계사이트 베이스볼서번트에 따르면 이번 시즌 MLB 좌완 선발 투수들의 직구 평균 구속은 147.7km로 김광현과 비슷한 수준이다. 관건은 구종 다양화와 제구력 향상이다. 그간 김광현은 직구와 슬라이더를 주로 구사하는 ‘투 피치 투수’라는 인식이 강했다. MLB에서 2가지 주력 구종으로 성공한 선발 투수는 전설적인 좌완 파이어볼러 랜디 존슨(MLB 통산 303승) 정도다. 김광현은 이번 시즌 커브와 스플리터 비중을 높이며 ‘제3의 구종’의 위력을 입증했다. MLB에서도 이를 활용하려면 구종별로 완성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 제구력도 가다듬어야 한다. 김광현은 스트라이크 존 구석을 공략하기보다는 강한 구위로 타자를 윽박지르는 스타일에 가까웠다. 빠른 공에 익숙한 MLB 타자들에게 가운데로 몰리는 시속 140km대 직구는 ‘배팅 볼’이 될 수 있다. 송재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김광현은 이번 시즌에도 이닝당 안타를 1개 이상(1.04개) 허용하는 등 피안타가 적지 않은 편이다. KBO에서와 달리 MLB에서는 구위에서 차별화가 어렵기 때문에 스프링캠프 기간 제구력 업그레이드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박지원(배문고)과 최수인(김천한일여고) 등 국내 육상 장거리(5000m, 10km)의 고교 유망주 14명이 18일 서울 종로구 청계천로 동아미디어센터에서 2019 동아마라톤 꿈나무 장학금을 받았다. 박지원은 올 6월 제47회 KBS배 전국육상경기대회 남자부 5000m에서 14분38초43으로 올 시즌 남자 고교 랭킹 1위 기록을 세웠다. 최수인도 같은 대회 여자부 5000m에서 17분38초87의 여자 고교 랭킹 1위 기록을 냈다. 동아마라톤꿈나무재단은 매년 육상 장거리에서 뛰어난 성적을 낸 남녀 고교 선수 20명을 선정해 이 상을 수여한다. 재단은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마라톤에서 금메달을 딴 황영조(국민체육진흥공단 감독)의 뒤를 이을 선수를 육성하기 위해 2002년 만들어졌다. 올해는 남자부 박지원을 비롯해 신용민, 오성일(이상 배문고)과 여자부 지희원, 김도희(이상 서울체고), 홍채민(남한고)이 상·하반기 연속 장학생으로 뽑혀 400만 원(반기당 200만 원)을 받았다. 이연택 재단 이사장은 “강한 의지와 도전 정신으로 국제무대에서 활약해 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배호원 대한육상연맹 회장은 “꿈을 가지고, 자기 자신을 극복하고, 달리기에 미친다면 여러분은 성공한 인생을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2019년 동아마라톤꿈나무 ▽남자=박지원 신용민 오성일(이상 배문고) 이재웅(경북영동고) 장준표(김해가야고) 이준수(단양고) 탁인후(서울체고) ▽여자=지희원 김도희(이상 서울체고) 최수인(김천한일여고), 이하늘(경기체고), 홍채민(남한고), 이유정(대전체고), 연유빈(경북성남여고)}

13일 처음 방송된 SBS 드라마 ‘스토브리그’는 야구 시즌이 끝난 뒤 펼쳐지는 선수 영입, 연봉 협상 등 구단의 ‘두뇌 싸움’을 주요 소재로 다룬다. 주인공 백승수(남궁민)는 만년 꼴찌 팀 드림즈의 단장을 맡아 전력 강화를 노린다. 이 과정에서 4번 타자 임동규(조한선)를 트레이드하기로 결정하자, 불만을 품은 임동규가 깡패를 동원해 백승수를 폭행한다. 하지만 백승수는 “어떤 단장이 자기 팀에서 가장 비싼 선수를 경찰에 넘기느냐. 곱게 키워서 비싸게 팔아야 한다”며 경찰에 신고하려는 운영팀장을 말린다. 스토브리그는 야구 경기가 없는 겨울에 팬들이 새 시즌을 기다리며 난로(스토브) 주변에 앉아 선수 계약과 다음 시즌 운영에 대해 토론을 한다는 데서 나온 표현이다. 그라운드에서의 치열한 승부가 끝나고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더 뜨거운 ‘쩐의 전쟁’이 시작된다. 선수들의 성적은 시간(계약 기간)과 돈(계약금)으로 환산된다. 구단들은 필요한 선수를 사고팔면서 다음 시즌 전력 강화를 노린다. ○ MLB는 보라스 원맨쇼 이번 시즌 MLB 스토브리그는 ‘슈퍼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67)의 독무대가 되고 있다. 선수들을 대신해 구단과 몸값을 흥정하는 에이전트들은 ‘스토브리그의 꽃’이라 불리는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제 실력을 발휘한다. FA 계약이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는 시기는 MLB 30개 구단 관계자가 모여 다음 시즌 리그 운영에 대해 논의하는 윈터 미팅이다. 보라스는 이번 시즌 윈터 미팅 기간인 10일부터 12일까지 투수 게릿 콜(뉴욕 양키스)에게 9년 3억2400만 달러(약 3776억 원), 투수 스티븐 스트라스버그(워싱턴)와 내야수 앤서니 렌던(LA 에인절스)에게 각각 7년 2억4500만 달러(약 2855억 원)를 안기는 등 고객들의 빅딜을 연달아 성사시키며 합계 1조 원이 넘는 ‘잭팟’을 터뜨렸다. 2015년 맥스 셔저(워싱턴)의 7년 2억1000만 달러, 지난해 브라이스 하퍼(필라델피아)의 13년 3억3000만 달러 등 굵직한 계약을 성사시킨 보라스는 매 시즌 스토브리그를 달구는 주인공이 됐다. 선수 몸값을 뻥튀기하는 데 탁월한 수완을 지녀 MLB 구단들에 ‘악마 에이전트’로 불리는 보라스는 세인트루이스, 시카고 컵스 산하 마이너리그 팀에서 뛴 선수 출신이다. 1974년 데뷔해 무릎 부상으로 4년 만에 선수생활을 마친 보라스는 이후 모교 퍼시픽대에서 약학박사 학위를 땄고 이어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에 진학해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당시 은퇴 선수 복지 프로그램으로 보라스의 로스쿨 학비를 지원한 컵스는 MLB 30개 구단의 ‘공공의 적’을 키운 격이 됐다. 로스쿨 졸업 후 약학 전공을 살려 로펌에서 제약업체 집단소송 전문 변호사로 일하던 보라스는 마이너리그 시절 함께 뛰던 팀 동료들의 계약을 도와주면서 에이전트 사업에 뛰어들었다. 1983년 그가 세운 ‘보라스코퍼레이션’은 현재 미국 최대 스포츠 에이전시로 부상했다. 보라스는 세이버매트릭스에 기반한 각종 통계 기록과 선수 나이, 신체 능력 등 다양한 자료를 활용한 몸값 협상을 처음으로 시도하며 MLB에서 대체 불가한 에이전트로 떠올랐다. 보통 MLB 에이전트의 수수료는 FA 전체 계약 금액의 4∼5% 수준이지만 보라스는 5∼6%를 떼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시즌 보라스는 콜, 스트라스버그, 렌던 ‘빅3’ 계약만으로 약 483억 원을 벌어들였다. ○ 대박 계약을 노리는 류현진은 과연 A급 선수에게 S급 계약을 안기기로 유명한 보라스와 대형 계약을 체결하는 구단들은 계약 이후 선수가 부상 등으로 부진에 빠지는 ‘먹튀’ 사례로 막심한 손해를 보기도 한다. 그럼에도 구단들이 그에게 손을 뻗는 이유는 선수들의 재능을 알아채는 눈이 누구보다 정확하기 때문이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의 재능을 미국에서 가장 먼저 간파한 이도 보라스다. 2012년 MLB 도전을 선언한 류현진과 에이전시 계약을 맺은 보라스는 류현진을 정상급 좌완 투수인 마크 벌리(MLB 통산 214승 160패 평균자책점 3.81)와 견줄 만하다고 홍보했다. 당시 구단들은 보라스의 말을 반신반의했지만 이후 류현진이 LA 다저스에서 6시즌 동안 54승 33패 평균자책점 2.98을 기록한 데다 2019시즌에는 아시아인 투수 최초로 MLB 평균자책점 1위(2.32)를 달성하면서 의심을 지웠다. 올 시즌 류현진은 보라스의 ‘대어급’ 클라이언트 중 한 명이다. 보라스는 과거 한국인 메이저리거 박찬호(2001년 텍사스·5년 7100만 달러), 추신수(2013년 텍사스·7년 1억3000만 달러)의 에이전트를 맡아 대형 계약을 따낸 바 있다. 보라스는 스트라스버그, 콜, 렌던 등 대형 고객의 계약을 일찌감치 끝냈지만 류현진에 대해서는 ‘만만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스토브리그 말미에 다가갈수록 ‘성과 압박’을 받는 프런트의 심리를 이용해 최대한 늦게 협상을 진행해 몸값을 높이는 전략이다. 보라스는 류현진에 대해 “기간과 연봉 총액 둘 다 포기하지 않겠다”며 대형 계약을 자신하고 있다. 팔꿈치, 어깨, 허벅지 내전근 등 부상 전력으로 인해 내구성에 의심을 받는 것에 대해서도 “류현진은 MLB 입성 이후 점점 발전했다. 그는 이번 시즌 182와 3분의 2이닝을 소화했다. 투구 이닝 기록이 그의 몸 상태를 보증한다”고 설명했다. 올해 MLB FA 시장은 다음 시즌 성적 향상을 노리는 팀들이 많아 과열 분위기다. 특히 대형 선발 투수들이 일찌감치 행선지를 결정하면서 선발 투수 보강이 절실한 팀들은 얼마 남지 않은 대어급 투수 자원을 놓고 치열한 눈치 싸움을 벌이고 있다. 미 스포츠전문매체 ‘디 애슬레틱’의 칼럼니스트이자 MLB 대표 소식통인 켄 로즌솔은 17일 “업계에서는 류현진이 최소 4년 계약 기간에 8000만 달러 정도를 예상하고 있다. 토론토, LA 에인절스, 미네소타가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MLB는 돈 잔치, KBO는 찬 바람 천문학적인 ‘돈 잔치’를 하고 있는 MLB와는 달리 이번 시즌 한국 프로야구 FA시장은 냉기가 감돌고 스토브리그가 개장한 지 한 달이 넘었지만 전체 FA 승인 선수 19명 가운데 계약자는 이지영(키움·3년 18억 원), 유한준(KT·2년 20억 원), 정우람(한화·4년 39억 원)뿐으로 총액 77억 원에 머물렀다. 지난해 총 15명의 FA 선수 중 4명이 연내 계약을 마치며 총액 320억 원(양의지 125억 원, 최정 106억 원, 이재원 69억 원, 모창민 20억 원)을 기록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안치홍 김선빈(이상 KIA), 오지환(LG), 전준우(롯데) 등이 대어급으로 분류됐지만 아직까지 한 건의 계약도 성사되지 않았다. 6년 계약을 원했던 오지환은 FA 계약을 원 소속 구단 LG에 ‘백지위임’하며 구단의 카드대로 도장을 찍기로 했다. 2016년 이대호가 롯데와 4년 150억 원, 2017년 최형우가 KIA와 4년 100억 원, 2018년 김현수가 LG와 4년 115억 원 등 100억 원대 계약이 매년 이어지던 것과 달리 올해는 관중 수 감소 등 악재가 겹치면서 50억 원대 계약도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올해 프로야구 관중은 728만6008명으로 지난해에 비해 80만 명 가까이 줄었다. 고액 FA 영입이 합리적이지 않은 선택이라는 의견도 힘을 얻고 있다. 그동안 모기업에 재정을 의존하던 국내 프로야구단들이 적자에도 성적을 내기 위해 출혈을 감수하는 사례가 있었지만 최근에는 자체 육성 등을 통한 ‘저비용 고효율’ 투자로 발길을 돌리는 모양새다. 최근 5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세 차례 우승한 두산은 대형 FA 영입보다는 체계적인 육성을 통해 ‘뉴페이스’를 꾸준히 발굴하며 성적을 내고 있다. KBO는 선수들이 구단과의 협상력을 높이고 자신들의 권익을 보호할 수 있도록 지난해 2월부터 공식적으로 에이전트 제도를 도입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오랜 실무 경험을 가진 구단 프런트가 주도권을 잡고 있어 MLB의 보라스코퍼레이션같이 협상력이 뛰어난 에이전트의 등장은 시기상조라는 평가가 있다. 지금까지는 MLB의 강정호, KBO의 박병호 김현수 등 굵직한 선수들을 보유한 ‘리코스포츠’가 지난해 양의지 이재원의 대형 계약을 이끄는 등 성과를 내 성장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조응형 스포츠부 기자 yesbro@donga.com}

한국 배드민턴에 ‘쌍둥이 꿈나무’가 주목받고 있다. 남원주중 1학년 김민지, 김민선(13) 자매다. 김민지-김민선은 15일 인도네시아 수라바야에서 열린 2019 아시아주니어배드민턴선수권대회 15세 이하 여자복식 결승전에서 프리스킬라 비너스 알사다이-발렌타인 디오니 메스딜라(인도네시아) 조를 2-1(21-13, 19-21, 21-18)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초등학교 때부터 랭킹 1, 2위를 다투며 ‘쌍둥이 배드민턴 천재’로 관심을 모은 김민지와 김민선은 올해 중학생이 되면서 기량을 한층 끌어올렸다. 15세 이하 부문에 처음 출전하면서도 연이어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9월 가을철중고배드민턴선수권대회에서 남원주중의 첫 단체전 우승을 이끈 뒤 11월에는 밀양 원천요넥스 코리아주니어오픈에서 여자 단·복식 우승을 휩쓸었다. 당시 15세 이하 단식 결승전에서 언니 김민지와 동생 김민선이 맞붙어 김민지가 2-1로 이겼다. 이들은 초등학생이던 지난해에도 코리아주니어오픈 13세 이하 여자복식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언니인 김민지는 오른손잡이인 반면에 동생은 왼손으로 라켓을 잡는다. 배드민턴 복식에서 이런 조합이 흔치 않다 보니 상대 수비를 헷갈리게 하고 다양한 공격 루트를 갖고 있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한국 주니어 대표팀은 이번 아시아주니어선수권에서 금메달 1개와 동메달 2개를 획득했다. 남자복식의 김명인(화순중 2학년)-이민욱(제주사대부중 2학년)과 여자복식의 오연주(제주여중 2학년)-박슬(시흥능곡중 2학년)이 각각 동메달을 수확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프로당구(PBA)투어 올해 마지막 대회인 6차전이 개막과 함께 거센 이변이 일어났다. 16일 경기 소노카 고양에서 막을 올려 20일까지 열리는 SK렌터카 PBA-LPBA챔피언십. 1차 대회 우승자인 필리포스 카시도코스타스(그리스)는 장남국, 이영민, 김영훈과 벌인 1회전(128강)에서 38점을 따내는 데 그쳤다. 이로써 그는 장남국(86점), 이영민(54점)에 이어 3위에 머물러 상위 2명이 나서는 64강 진출에 실패했다. PBA투어는 2명이 맞대결을 펼치는 기존 방식과 달리 1회전에서는 4명이 서바이벌 대결을 펼치고 2회전부터 토너먼트로 우승자를 가린다. 이번 대회에는 앞서 열린 1∼5차 대회 남녀 우승자들이 총출동했다. PBA 카시도코스타스, 신정주 최원준(이상 한국), 프레데리크 쿠드롱(벨기에), 다비드 마르티네스(스페인)와 LPBA의 김갑선, 임정숙(시즌 2승), 강지은, 이미래 등이다. 이들을 포함해 남자부 128명과 여자부 68명이 출전했다. PBA 총상금은 2억5000만 원에 우승 상금은 1억 원이다. LPBA는 총상금 3000만 원에, 우승 상금 1500만 원. 치열한 우승 경쟁이 펼쳐지면서 이번 PBA는 5차 대회까지 매번 우승자가 달랐다. 시즌 첫 다승자가 탄생할지도 흥미롭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올해 메이저리그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류현진(32), 댈러스 카이클(31)과 함께 좌완 ‘빅3’로 꼽힌 매디슨 범가너(30)의 행선지가 결정됐다. 범가너는 16일 애리조나와 5년 8500만 달러(약 998억 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 게릿 콜(뉴욕 양키스·9년 3억2400만 달러), 스티븐 스트라스버그(워싱턴·7년 2억4500만 달러), 잭 휠러(필라델피아·5년 1억1800만 달러) 등 대형 투수 계약이 연달아 성사된 가운데 범가너까지 새 둥지를 찾으면서 류현진의 계약 규모에도 관심이 쏠린다. 샌프란시스코의 간판 투수였던 범가너는 2010년, 2012년, 2014년 샌프란시스코의 3차례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2014년에는 챔피언십시리즈와 월드시리즈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했다. 범가너는 류현진보다 두 살 젊지만 2017년 오토바이 사고로 부상을 당하는 등 악재를 겪으며 구위가 떨어졌다. 이번 시즌 9승 9패 평균자책점 3.90을 기록했다. 같은 좌완인 데다 30대 초반의 나이, 부상 전력 등 비슷한 점이 많아 류현진과 비슷하거나 조금 낮은 수준으로 계약할 거라는 전망이 나왔다. 범가너가 예상보다 낮은 금액에 계약하면서 류현진의 몸값에도 영향이 있을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올해 성적은 류현진이 14승 5패 평균자책점 2.32로 범가너에게 크게 앞서지만 팔꿈치, 어깨, 허벅지 내전근 등 부상이 잦았던 데다 나이도 더 많아 류현진의 가치를 낮게 보는 시선도 있다. MLB 공식 홈페이지는 올겨울 FA 순위에서 범가너를 5위, 류현진을 7위로 평가했다. 하지만 거물급 투수들이 일찌감치 새 둥지를 찾은 것이 류현진에게는 호재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FA 시장에서 선발 투수 보강이 절실한 팀들이 얼마 남지 않은 대어급 투수 자원을 놓고 영입 경쟁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류현진과의 계약을 노리는 구단으로는 LA 에인절스, 토론토, 미네소타, 시카고 화이트삭스 등이 꼽힌다. 원소속팀 LA 다저스도 재계약에 관심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류현진의 계약 규모는 ‘슈퍼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의 수완에 달려 있다. 보라스는 윈터미팅 기간이던 10일부터 12일까지 스트라스버그, 콜, 앤서니 렌던(LA 에인절스)의 빅딜을 연달아 성사시켜 일찌감치 합계 1조 원에 이르는 ‘잭팟’을 터뜨렸다. 송재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다음 시즌 성적 상승을 노리는 팀이 늘면서 좋은 선수를 빨리 데려가야 한다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다. 남은 기간 선발 투수를 원하는 2, 3팀 정도가 영입 경쟁에 나선다면 류현진의 몸값이 크게 오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최근 프로농구 KT의 7연승 행진을 이끈 가드 허훈(24)이 올스타 팬 투표에서 1위에 나섰다. 한국농구연맹(KBL)에 따르면 5일부터 홈페이지를 통해 진행 중인 올스타전 팬 투표 중간 집계 결과 허훈이 16일 오후 1시 기준 3만2218표로 가장 많은 표를 받았다. 정규리그 1라운드에서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라운드 최우수선수(MVP)에 뽑힌 허훈은 국내 선수 평균 득점 1위(16.5점), 전체 어시스트 1위(7.4개)에 오르는 등 활약하고 있다. 허훈은 허재 전 KCC 감독의 둘째 아들로 왕성한 방송 활동을 하고 있는 아버지와 함께 TV에 자주 등장하고 있기도 하다. 지난 시즌 최연소 올스타 팬 투표 1위를 차지한 KT 양홍석(22)은 2만7067표를 얻어 KCC 송교창(2만6640표)과 2위 경쟁을 벌이고 있다. 올스타전 참가 선수는 팬 투표에서 포지션 구분 없이 가장 많은 표를 받은 선수들을 대상으로 KBL 기술위원회를 통해 최종 24명을 선발한다. 올스타전은 내년 1월 19일 전자랜드 안방인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국내 소프트테니스(정구) 명문 NH농협은행 입단을 앞둔 대형 꿈나무 이정운(18·순창제일고)이 모교를 찾아 후배들을 격려하는 등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 NH농협은행 여자 스포트테니스부는 16일 이정운의 모교인 순창중앙초, 순창여중, 순창제일고 등을 방문해 1000만원 상당의 소프트테니스 물품을 기부했다. 이날 행사에는 NH농협은행 유영동 감독과 김동훈 코치, 여자 소프트테니스 국가대표 문혜경(22), 백설(22), 나다솜(24·이상 NH농협은행) 등이 참석했다. 이정운은 “후배들에게 작은 힘이라도 되고 싶다. 꿈과 희망을 마음껏 키울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74cm 큰 키를 가진 이정운은 한 학년 후배 채유진과 함께 개인복식에서 국내 고교무대 최강자로 군림했다. 정교한 네트 플레이와 발리가 일품이라는 평가다. 유영동 NH농협은행 감독은 “큰 키와 함께 민첩한 운동신경을 갖춘 선수다. 체격이 크지 않은데도 순간적인 힘도 좋은 편이다.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선수”라고 설명했다. 조응형기자 yesbro@donga.com}

‘셔틀콕 천재’ 안세영(17·광주체고·사진)이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신인상을 받았다. 10일 대한배드민턴협회에 따르면 안세영은 2008년 제정된 BWF 신인상 수상자로 결정돼 9일 중국 광저우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평생 한 번뿐인 영광을 안았다. 안세영은 올해 뉴질랜드오픈, 프랑스오픈 등 5개 대회에서 여자단식 우승을 차지하며 세계 셔틀콕 무대에 거센 10대 돌풍을 일으켰다. 2018년 3월 1341위였던 세계 랭킹은 현재 9위까지 올라 내년 도쿄 올림픽에서의 메달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안세영은 “후보자 가운데 한 명으로서 떨리는 마음으로 한국에서 광저우로 왔다. 내가 좋아하는 언니, 오빠 선수들 앞에서 이 상을 받아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광주 풍암초등학교 1학년 때 배드민턴을 시작한 그는 주니어 시절부터 최강으로 이름을 날렸다. 요넥스 코리아오픈주니어 선수권에서는 5년 연속 정상에 서기도 했다. 중학생이던 2017년 국가대표 선발전을 통과해 역대 최연소(15세)로 태극마크를 단 뒤 기량이 급성장하고 있다. 한국 여자복식의 새로운 강자 김소영(27·인천국제공항)-공희용(23·전북은행) 조는 BWF 기량발전상(MIP)을 받았다. 세계 랭킹 6위 김-공 조는 올해 일본오픈, 코리아오픈 등 4개 대회 정상에 올랐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202cm 하은주(전 신한은행)가 나왔어도 164cm 안혜지를 뽑았을 것이다.” 2014년 당시 안세환 KDB생명 감독은 여자프로농구(WKBL) 신입 선수 선발회에서 17세 고교생 가드 안혜지를 1순위로 지명하며 강한 믿음을 드러냈다. 신입 선발회 사상 1순위로 뽑힌 선수 가운데 가장 작은 키였지만 안 감독은 경기 운영 능력, 돌파, 넓은 시야, 패스, 슈팅 등 포인트가드가 갖춰야 할 ‘5박자’를 모두 갖춘 안혜지의 능력을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다. 그로부터 5년이 지난 이번 시즌 안혜지는 여전히 리그 최단신이지만 BNK의 공격을 이끄는 선봉장으로 맹활약하고 있다. 5일 BNK는 안방인 부산 금정체육관에서 리그 선두 우리은행을 75-70으로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안혜지는 이날 16득점 7리바운드 12어시스트로 승리를 주도했다. 이번 시즌 부산으로 연고지를 옮기며 유영주 감독 체제로 새 출발을 한 BNK는 최하위(2승 6패)에 머물러 있지만 강호 우리은행을 상대로 홈 첫 승을 따내며 기대감을 키웠다. 최근 3경기에서는 2승 1패를 거둬 공동 4위(3승 5패) 삼성생명과 KEB하나은행을 1경기 차로 쫓았다. 안혜지는 “강팀을 이겨서 선수들이 자신감을 찾았다. 앞으로 남은 경기가 많다. 오늘까지만 좋아하고 다시 준비해서 잘해 보겠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평균 어시스트 1위(6.4개) 타이틀을 따냈지만 경기당 평균 득점이 6.5점으로 저조했던 안혜지는 이번 시즌 8경기에서 평균 13.4점으로 득점이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26%로 저조하던 3점슛 성공률도 40%(43개 시도해 17개 성공)로 껑충 뛰었다. 5일 우리은행전에서는 3점슛 4개를 시도해 3개를 림에 꽂아 넣었다. 안혜지는 “내 슛이 약하다고 생각해서 상대가 적극적으로 막지 않는 것 같다. 전에는 내가 공격 욕심을 내면 어시스트가 줄어들 거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늘었다. 슛이 들어가기 시작하면서 패스할 공간이 더 많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 안혜지의 어시스트는 평균 7.5개로 지난 시즌보다 1개 이상 늘었다. 신한은행 포인트가드 출신으로 2008∼2009시즌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했던 최윤아 코치의 트레이닝이 안혜지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유영주 감독은 “최 코치가 (안)혜지에게 가드로서 상대 수비의 움직임을 읽으며 공격하는 방법을 많이 조언해줬다. 수비를 읽는 눈이 생기면서 득점과 어시스트가 자연스럽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안혜지는 “2 대 2 상황에서 슛을 쏘는 리듬을 익히는 데 집중했다. 코치님이 ‘안 들어가도 되니까 리듬만 익히라’고 하시더라. 슛 타이밍이 잡히면서 정확도도 올라간 것 같다”고 말했다. ● 안혜지는… ▽ 생년월일: 1997년 2월 12일 ▽ 포지션: 포인트가드 ▽ 출신교: 부산 대신초-동주여중-동주여고 ▽ 키, 몸무게: 164cm, 63kg ▽ 프로 데뷔: 2014년 WKBL 신입 선수 선발회 1라운드 1순위 ▽ 시즌 출전 시간: 8경기 평균 38분 31초▽ 시즌 평균 기록: 13.4득점(11위) 7.5어시스트(1위) 3.5리바운드(23위) 2.6스틸(2위) ▽ 시즌 슛 성공률: 2점슛 55.8%(2위), 3점슛 39.5%(2위) ▽ 통산 기록: 4.0득점 3.3어시스트 1.9리바운드 0.8스틸 ▽ 수상 경력: 2018∼2019시즌 WKBL 어시스트상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프로야구 두산의 거포 김재환(31·사진)이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 문을 두드린다. 두산은 5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김재환에 대한 포스팅 공시를 요청했다. 두산 관계자는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대회 이후 김재환의 에이전트와 몇 차례 논의한 끝에 메이저리그 도전을 허락했다”고 설명했다. 2016년부터 풀타임 주전이 된 김재환은 원래대로라면 2023년에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취득할 수 있다. 하지만 한국야구위원회(KBO)가 프리미어12에서 준우승을 차지하고 내년 도쿄 올림픽 출전권을 따낸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FA 등록일수 60일을 인정하기로 하면서 김재환은 ‘구단의 허락’ 하에 포스팅에 도전할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공시 후 김재환은 30개 구단과 자유롭게 협상할 수 있다. 지난해 김재환은 타율 0.334, 44홈런, 133타점을 기록하며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가 됐다. 투고타저가 지배했던 올해에는 타율 0.283, 15홈런, 91타점으로 주춤했다. 이종열 SBS 해설위원은 “김재환은 배트 스피드가 빠르고 변화구 대처 능력이 좋다. 빅리그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박병호가 어려워했던 몸쪽 빠른 공에 대한 대처 능력이 필요하다. 우선은 40인 로스터에 드는 것이 관건이다”라고 말했다. 외국인 선발 ‘원투펀치’를 이뤘던 린드블럼, 후랭코프와의 재계약을 못 한 두산은 4번 타자 김재환까지 빠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위원은 “지금으로서는 분명히 전력 누수가 크다. 하지만 그동안 두산은 FA 등을 통한 전력 이탈에도 새로운 선수가 빈자리를 채워왔다. 오재일 등이 다음 시즌 4번 타자 역할을 해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그리스 괴인’ 야니스 아데토쿤보(25·밀워키·사진)를 가장 잘 설명하는 키워드는 ‘성장력’이다. 2013년 미국프로농구(NBA) 신인 드래프트에서 15순위로 밀워키 유니폼을 입은 아데토쿤보는 첫 시즌(2013∼2014) 평균 득점이 6.8점으로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이후 그는 매 시즌 평균 득점이 4∼5점씩 치솟았다. 지난 시즌 평균 27.7득점 12.5리바운드 5.9어시스트로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에 오른 아데토쿤보는 이번 시즌 평균 31득점 13.2리바운드 5.5어시스트로 한층 업그레이드된 득점력을 뽐내며 팀을 동부콘퍼런스 1위(19승 3패)로 이끌고 있다. 가파른 상승세를 탄 아데토쿤보였지만 지난 시즌까지 좀처럼 늘지 않은 3점슛은 그의 발목을 잡았다. 2018∼2019시즌 아데토쿤보는 경기당 평균 2.8개의 3점슛을 시도해 0.7개 성공(성공률 25.6%)에 그쳤다.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서 그는 상대 수비수들의 새깅 디펜스(슛이 약하고 돌파가 강한 상대에게서 한발 떨어져 돌파를 차단하는 수비 방법)에 고전했다. 수년째 “반드시 3점슛을 장착하겠다”고 이를 갈던 아데토쿤보는 이번 시즌 3점슛 정확도가 크게 늘었다. 5일 현재 그는 경기당 5개의 3점슛을 시도해 1.6개를 성공시켜 31.8%의 성공률을 기록하고 있다. 아직 리그에서 손꼽히는 수준은 아니지만 확실한 공격 옵션이 됐다는 평가다. 아데토쿤보는 이번 시즌 밀워키에 합류한 베테랑 슈터 카일 코버(38·201cm)에게 개인 지도를 요청하는 등 3점슛 장착을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3점슛 장착으로 한 단계 더 성장한 아데토쿤보는 2시즌 연속 MVP 수상에도 한걸음 다가섰다. 농구 통계사이트 ‘배스킷볼레퍼런스’의 이번 시즌 MVP 예측에 따르면 아데토쿤보는 5일 현재 MVP 수상 가능성이 35.7%로 루카 돈치치(25%·댈러스), 제임스 하든(18.7%·휴스턴)을 제치고 1위에 올라있다. 아데토쿤보는 5일 디트로이트전에서 3점슛 4개 포함 35득점 9리바운드로 폭발하며 팀의 127-103 완승을 책임졌다. 밀워키는 1973년 이후 46년 만에 13연승을 달렸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정 프로, 10년 뒤에도 당구만 치고 살 거야?” 당구 선수 3년 차, 무명 선수였던 정경섭(40·사진)은 충격적인 말을 들었다. “좋아하는 일을 찾았으니 얼마나 행복한 일이냐”며 가족과 친구들을 설득하던 그였지만 “평생 당구만 치면서 제대로 살 수 있겠느냐”는 질문은 상처로 다가왔다. 자신을 비롯해 당구 선수들을 여럿 후원하던 은인의 직언이라 더욱 아프게 느껴졌다. “‘선배 당구 선수 중에 가정을 꾸리고 안정적인 수입을 가진 사람이 있느냐’고 물어보시더라고요. 한 사람도 생각나는 사람이 없어서 눈앞이 깜깜했죠. ‘10년 뒤 네 미래가 될 수도 있다’는 말에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고요.” 2009년 서울당구연맹에 등록하며 선수로 데뷔한 정경섭은 당구장 관리, 전기기사, 대리운전 등을 닥치는 대로 하며 당구 선수 생활을 병행했다. 당시 훈련할 시간을 확보하기도, 대회 출전 경비를 마련하기도 쉽지 않았던 그는 “그때는 스스로 당구 선수라고 소개하기도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그는 “오전 6시 반에 일어나 전기 시공 일을 하다 오후 5시에 퇴근하면 당구를 가르쳤다. 레슨이 끝나면 8시인데, 하루 훈련 시간이 채 2시간도 안 됐다. 지방 대회를 나가면 경비도 필요하고 그 기간엔 일을 쉬어야 했는데 그러면 다음 달 생계를 걱정해야 했다”고 고단했던 나날을 떠올렸다. 지난해 11월 들려온 프로당구협회(PBA) 출범은 당구 인생의 마지막 기회였다. 그는 당시 결혼을 앞두고 있던 예비 신부에게 ‘1년’을 약속했다. “딱 1년만 해보고 PBA 1부 투어에 못 들어가면 당구를 완전히 접고 아내를 먹여살리는 데 ‘올인’하겠다고 했어요. 그때 아내가 이해해주지 않았으면 지금 당구 선수를 못 했겠죠.” 올해 4월 진행된 트라이아웃에서 PBA 1부 투어에 합류한 뒤 정경섭의 삶은 180도 달라졌다. 6월 PBA투어 파나소닉오픈 8강, 8월 웰뱅 PBA 챔피언십 준우승 등의 성적을 거둔 정경섭은 누적 포인트 8위, 누적 상금 9위(4000만 원)를 기록하며 당구만으로 생계를 이어갈 수 있는 어엿한 ‘프로 당구 선수’가 됐다. 하루에 2시간 훈련하기도 어려웠던 그는 이제 하루 7시간 이상 당구 훈련에만 매달리게 됐다. 최근에는 16일 시작되는 PBA 6차 투어 대비를 위해 오후 11시 이후 야간에도 훈련을 한다. 그는 “전기기사로 일할 때는 아침 일찍 일어나야 해서 밤에 당구를 쳐본 적이 거의 없다. PBA투어는 야간 경기가 많아 컨디션을 맞추기 위해 야간 훈련 시간을 늘리는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올해 9월 결혼해 가장이 된 정경섭은 “당구 선수 생활 10년 만에 당구만 치면서 살게 됐다(웃음).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가족과 함께 미래를 그릴 수 있게 됐다. 이 정도면 ‘제대로’ 살고 있는 것 아닌가”라며 웃었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