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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작오십가자필패(先作五十家者必敗)는 먼저 50집을 짓는 사람이 반드시 진다는 뜻이다. 초반에 50집을 지으면 굉장히 유리한 것인데 유리함에 도취돼 설렁설렁 두다 보면 역전당하기 쉽다는 경고의 메시지다. 흑은 중반 초입 횡재를 했다. 참고도 백 1(실전 104)로 단수했을 때 흑은 지나가는 응수타진으로 2를 뒀는데 여기서 백이 3으로 손을 뺀 것. 흑은 즉시 응징에 나서 14까지 상변에서 중앙에 이르는 거대한 대마를 손쉽게 수중에 넣었다. 물론 백도 참고도 ‘가’로 젖히는 맥으로 우변을 모두 접수하며 피해를 최소화했지만 대마 잡힌 손실에 대할 바는 아니었다. 백으로선 3 대신 그냥 ‘나’로 받아뒀으면 승부를 알 수 없는 긴 바둑이었다. 이때부터 백의 고된 행군이 시작됐다. 그 진땀나는 노력은 마침내 하변에서 보상받았다. 흑은 수순착오(흑 143)로 하변 두터움을 모두 잃어버리고 막판 하변 1선으로 넘어간 흑 205, 207이 사실 매우 적은 곳이어서 백에게 추월당했다. ‘선작오십가’를 한 흑이 격언대로 진 것. 한상훈 7단은 8강에서 이창호 9단을 만난다. 228 234 240 246=142, 231 237 243 249=141. 250수 끝 백 불계승.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쇼팽 피아노협주곡 1번의 긴 서주가 이어지는 동안 그는 지휘자와 오케스트라를 덤덤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긴장하는 빛은 찾아볼 수 없었다. 5분여의 서주가 끝나고 그의 시간이 되자 그는 미간을 모은 채 마치 눈물을 흘릴 것 같은 표정으로 몰입하기 시작했다. 그 격정적 감정 표현과 달리 그의 손길은 건반 위를 부드럽게 오갔다. 1악장이 끝난 뒤 그는 눈이 마주친 지휘자에게 싱긋 웃어 보였다. 만족한 얼굴이었다. 인터넷으로 본 연주 영상은 감격 그 자체였다. 20일(현지 시간) 끝난 제17회 폴란드 쇼팽 피아노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한 조성진 씨(21)는 결선 진출 때부터 압도적 기량으로 우승 영순위로 꼽혔다. 올해 쇼팽 콩쿠르에는 27개국 160명이 참가해 예선과 본선을 거쳐 8개국 10명이 결선에 진출했다. 그는 “1년여 동안 음악에 대한 내 해석과 스타일을 변화시키고자 많이 노력했는데 이번 콩쿠르를 통해 성공적으로 발휘된 것 같다”며 “앞으로 쇼팽은 물론이고 많은 레퍼토리를 갖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콩쿠르를 앞두고 프랑스 파리에서 쇼팽의 발자취와 기록을 찾아다닌 결과 쇼팽의 음악뿐 아니라 예술가적 삶과 감성을 이해하게 돼 이번에 좋은 성적을 거두는 데 밑거름이 됐다”고 말했다. 10세 때 음악이 너무 좋아 피아니스트가 되기로 마음먹었다는 그는 “피아니스트로서의 삶에 만족하지만 깊이와 감정을 담은 진정한 음악가를 꿈꾼다”며 포부를 밝혔다. 현지에서 공연을 지켜본 박제성 음악평론가는 “완벽에 가까운 연주로 다른 연주자들을 압도했다”며 “최근 쇠퇴 기미를 보이던 쇼팽 콩쿠르가 조성진을 우승자로 뽑아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말했다. 여섯 살 때 피아노를 시작한 조 씨는 피아니스트 신수정 서울대 음대 명예교수와 박숙련 순천대 교수를 사사했다. 11세이던 2005년 금호영재콘서트를 통해 데뷔한 이후 2008년 국제 청소년 쇼팽 콩쿠르 최연소 우승, 2009년 하마마쓰 국제 피아노 콩쿠르 최연소 우승, 2011년 차이콥스키 콩쿠르 3위, 2014년 아르투르 루빈스타인 국제 피아노 콩쿠르 3위를 차지하며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예원학교와 서울예고를 거쳐 2012년부터 프랑스 파리 국립고등음악원에서 미셸 베로프 교수에게 배우고 있다. 베로프 교수는 지난해 서울국제음악콩쿠르 심사위원으로 방한했을 때 조 씨에 대해 “호기심 많고 집중력이 강한 연주자다. 무엇보다 대단한 건 온몸이 음악으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이다. 모든 음악을 자신의 것으로 표현해 낸다”고 말했다. 조 씨는 어릴 적부터 말이 없고 속이 깊은 ‘애어른’이었다는 게 주위 사람들 얘기다. 신수정 명예교수는 “재주도 비상했지만 연습도 보통 열심히 하는 게 아니었다. 어릴 적에도 (연주가) 어렵고 힘들다는 단어가 아예 머릿속에 없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박숙련 교수는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가르쳤는데 나가는 콩쿠르마다 1등을 하는데도 우쭐하는 기색이 없었다”며 “중학교에 들어간 뒤로는 이미 자신의 음악 세계를 체득해서 기교를 가르치기보다는 곡의 해석이나 접근법에 대해 서로 의견을 교환했다”고 말했다. 조 씨는 21일에도 우승한 기분에 들뜨지 않고 그날 밤 열릴 갈라 콘서트 연습에 매진했다고 박제성 평론가가 전했다. 조 씨는 2010년 동아일보가 선정한 ‘2020년을 빛낼 대한민국 100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한편 이번 쇼팽 콩쿠르 2등 상은 지난해 서울국제음악콩쿠르에서 3위를 차지했던 캐나다의 샤를 리샤르아믈랭(26)이 받았다. 조 씨는 내년 2월 2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이번 쇼팽 콩쿠르 입상자들과 함께 갈라 콘서트를 갖는다. ※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1927년 시작된 쇼팽 콩쿠르는 러시아 차이콥스키 콩쿠르, 벨기에 퀸엘리자베스 콩쿠르와 더불어 세계 3대 음악 콩쿠르로 꼽힌다. 쇼팽의 고향인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에서 5년에 한 번씩 열리며 16∼30세의 연주자들이 쇼팽의 곡만으로 실력을 겨룬다. 유명한 우승자는 마르타 아르헤리치(1965년) 크리스티안 지메르만(1975년) 스타니슬라프 부닌(1985년) 등이 있다. 한국인은 2005년 임동민 임동혁 형제가 공동 3위에 오른 것이 최고 성적이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대회 전체 예산 3000만 원에 우승 상금 600만 원, 준우승 350만 원인 기전. 이 정도면 어디서 ‘명함’을 내밀기도 힘들다. 상금 규모가 현재 기전 중 가장 적다. 그런데 이 기전이 한국기원과 프로기사, 바둑팬들의 환영 속에서 치러지고 있다. 이름이 ‘미래의 별’인 이 기전의 후원자는 바로 목진석 9단(35)이다. 기사가 기전 후원자로 나선 것은 국내에선 처음이다. 19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에서 만난 그는 “실전 대국 수가 절대 부족한 신예 기사들을 위해 아버지(목이균 씨)와 함께 사비를 털었다”고 말했다. 이 대회는 2013년 이후 입단자 34명을 초청해 스위스리그 방식(승패가 같은 기사끼리 대결하는 방식)으로 예선을 치러 본선 진출자 14명을 뽑았다. 이들을 7명씩 2개 조로 나눠 다음 달 중순까지 풀리그를 펼친 뒤 각조 1위가 결승 3번기를 치른다. “신예 기사들의 한해 대국 수가 10여 판밖에 안 되는 경우가 많아요. 국내 랭킹에 포함되려면 대국 수가 50판 이상이어야 하는데 지금 상황이라면 3, 4년 걸려야 50판을 채울 수 있어요. 국내 랭킹에 들지 못하면 세계대회나 KB바둑리그 등 주요 기전에 참가하는 것 자체가 제한됩니다. 또 실전 대국 수가 적으면 실력이 늘지 않는 점도 안타까워 기전을 만들었어요.” 그래서 이번 기전을 만들 때 그가 세운 원칙의 하나가 대국 수를 늘리는 것이다. 기전 대부분이 토너먼트로 진행되다 보니 ‘단칼 멤버’(예선 1회전에 떨어진다는 뜻)가 되면 대국 수를 늘릴 수 없다. 하지만 ‘미래의 별’은 예선에서 최소 4판을 둘 수 있게 스위스리그를 도입했고 본선도 풀리그로 정했다. 본선에 오른 14명은 예선 포함해 무조건 10판을 두는 셈이다. 또 다른 원칙은 제한 시간을 길게 잡는 것. 이번 대회에선 예선 1시간, 본선 2시간이다. “요즘 TV바둑이 대세다 보니 국수전 등 일부 기전 외에는 제한 시간 10분 이내인 초속기 기전이 너무 많아요. 속기전이 TV 바둑 팬들을 위한다는 장점은 있지만 실수가 많아지고 바둑의 깊이가 부족해지는 단점도 있어요. 속기와 장고 바둑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시간을 길게 잡았어요.” 그는 제한 시간이 3시간인 세계대회에서 한국 기사들의 성적이 점점 나빠지는 이유도 긴 바둑에 적응이 안 돼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내놓았다. “지금처럼 신예를 방치하면 중국에 뒤질 수밖에 없어요. 물론 지금 좋은 성적을 내는 국내 신예의 실력은 중국과 큰 차가 없어요. 한데 그 층이 너무 얇은 거죠. 중국은 수십 명인데 우리는 열 명도 안 되니까요.” 기전 비용은 목 9단과 목이균 씨가 반반씩 부담했다. 목 9단은 “액수를 밝힐 순 없지만 기금을 만들어 그 기금의 수익금으로 대회를 운영하는 방법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목 9단이 기전을 만들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인터넷 바둑 사이트에는 그에 대한 칭찬이 쏟아졌다. 그중에는 자신도 기부를 통해 좋은 취지에 동참하고 싶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그는 “생각지 못했는데 좋은 의견”이라며 “올해는 대회 여는 데만 집중했는데 내년엔 기부도 받아 상금도 키우고, 기사와 팬이 함께하는 이벤트도 마련해 보겠다”고 했다.<‘미래의 별’ 본선 진출자> ▽A조=유병용 3단, 김민호 김지명 2단, 송지훈 박재근 이창석 안정기 초단▽B조=오장욱 설현준 홍무진 2단, 박진영 최재영 백찬희 이동휘 초단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흑 17로 막는 김현찬 4단의 손길에는 허탈함이 묻어 있었다. 그 좋던 형세를 다 날려버리고 이제는 거꾸로 승부수를 던져야 하는 자신의 처지가 못내 서글픈 탓이다. 백도 물러서지 않고 18로 맞받아친다. 흑 19, 21로 두 번이나 빵때림을 해 기분 좋은 듯하지만 백 22로 침착하게 잇고 보니 흑의 약점이 너무 많다. 내친김에 흑 23으로 백 6점을 단수해 보지만 백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백 24로 흑 석 점부터 잡는다. 참고도 흑 1로 백 6점을 때려내면 백 2, 4로 흑 8점을 잡는다. 게다가 선수. 이건 백 승의 그림이다. 그래서 김 4단이 흑 25로 연결하자 백이 이번엔 26으로 방향을 선회한다. 흑 석 점을 잡는 것도 크지만, 이 패를 이긴다면 훨씬 이득이기 때문이다. 패는 복잡한 길이어서 유리한 쪽이 피하는 것이 보통인데 한상훈 7단은 이미 수를 다 봐놓은 듯 패를 결행한다. 서로 팻감을 짜내며 쓰는데 전보에서 흑이 시간 연장책으로 허비한 팻감이 이제 와선 무척 아쉬울 따름이다. 백 50을 보고 김 4단은 돌을 던졌다. 팻감 부족이 확실해지자 항복한 것. 한 7단의 담대한 패싸움이 종국을 앞당겼다. 28 34 40 46=○, 31 37 43 49=●.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국립오페라단’의 18번을 만들겠습니다.” 김학민 국립오페라단장(사진)은 20일 서울 인사동의 한 음식점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앞으로의 오페라단 운영 방침을 밝혔다. 그는 “가장 잘하는 노래라는 속어 ‘18번’처럼 오페라단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레퍼토리를 구축하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그는 임기 동안 오페라단의 시스템을 마련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시즌 레퍼토리제 도입, 국내외 성악가 등 오페라 관련 인물에 대한 데이터베이스 구축, 출연료 산정 기준 확립 등을 언급했다. 시즌과 관련해선 그동안 1∼12월로 정해놓은 체제를 외국 유수의 오페라단처럼 9월∼다음 해 6월로 바꾸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래야 일정을 잡거나 해외 성악가 섭외 등이 쉽다는 것. 레퍼토리와 관련해선 “1년에 올리는 8, 9편 중에 베르디나 푸치니처럼 오페라단이 가장 잘하고 대중적인 작품과 숨겨진 좋은 작품, 파격적 작품이 3분의 1씩 골고루 들어가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 달 동안 2개의 오페라를 일주일씩 번갈아 올려 관객의 선택 폭을 넓히고 지역에서 공연할 고정 레퍼토리도 만들어 명실상부한 레퍼토리제를 실시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같은 시기에 공연이 중복되지 않도록 다른 오페라단과 적극적으로 협의할 생각이다. 그는 “적합한 인재를 알아보기 위한 데이터베이스 구축이나 정확한 출연료 기준을 만들어 놓으면 오페라단 운영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며 “당장 빛나지 않더라도 그 효과가 오래가는 일을 먼저 하겠다”고 말했다.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박정환 국수(9단)와 도전 5번기를 벌일 후보가 이세돌 조한승 9단으로 압축됐다. 이 9단은 16일 열린 4강전에서 신예 맹장 이지현 5단을 눌렀고 조 9단은 19일 한상훈 7단을 꺾었다. 두 기사는 다음 달 초 도전자 결정전 3번기에서 자웅을 겨룬다. 두 기사는 모두 국수위와 인연이 깊다. 이 9단은 2007년과 2008년 2연패를 했으며 조 9단은 2011∼13년 3연패에 성공했으나 지난해 박 국수에게 빼앗겼다. 두 기사는 1995년 입단 동기. 나이는 조 9단이 1982년생으로 한 살 위다. 역대 전적은 이 9단이 23승 17패로 우위에 있지만 조 9단은 결정적일 때 이 9단의 발목을 여러 번 잡았다. 이들은 2013년 57기 국수전 도전 무대에서 만났다. 이 9단이 유리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조 9단이 3승 1패로 타이틀을 방어했다. 2009년 제1회 비씨카드배 4강전에서도 이 9단의 결승 진출을 막았다. 이 9단이 2000년 32연승을 구가할 때 만난 상대가 바로 조 9단. 당시 조 9단은 비씨카드배 예선에서 이 9단을 눌러 연승 기록에 브레이크를 걸었다. 물론 이번 도전자 결정전에선 최근 절정의 상승세를 보이며 세계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이 9단의 우세가 점쳐진다. 이 9단은 8월 TV바둑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고 9월 멍바이허배와 이달 삼성화재배에서 각각 4강 진출했다. 하지만 국수전에서 강한 면모를 보이는 조 9단의 힘이 이번에도 이 9단을 저지하고 박 국수와 리턴매치를 벌일지 관심거리다.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대회 전체 예산 3000만원에 우승상금 600만원, 준우승 350만원인 기전. 이 정도면 어디서 ‘명함’을 내밀기도 힘들다. 상금 규모가 현재 기전 중 가장 작다. 그런데 이 기전이 한국기원과 프로기사, 바둑팬들의 환영 속에서 치러지고 있다. 이름이 ‘미래의 별’인 이 기전의 주최자는 바로 목진석 9단(35)이다. 기사가 기전 주최자로 나선 것은 국내에선 처음이다. 19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에서 만난 그는 “실전 대국 수가 절대 부족한 신예 기사들을 위해 아버지(목이균 씨)와 함께 사비를 털었다”고 말했다. 이 대회는 2013년 이후 입단자 34명을 초청해 스위스리그 방식(승패가 같은 기사끼리 대결하는 방식)으로 예선을 치러 본선 진출자 14명을 뽑았다. 이들을 7명 씩 2개조로 나눠 다음달 중순까지 풀리그를 펼친 뒤 각조 1위가 결승 3번기를 치른다. “신예 기사들의 한해 대국수가 십여 판 밖에 안 되는 경우가 많아요. 국내 랭킹에 포함되려면 대국 수가 50판 이상이어야 하는데 지금 상황이라면 3, 4년 걸려야 50판을 채울 수 있어요. 국내 랭킹에 들지 못하면 세계대회나 KB바둑리그 등 주요기전에 참가 자체가 제한됩니다. 또 실전 대국수가 적으면 실력이 늘지 않는 점도 안타까워 기전을 만들었어요.” 그래서 이번 기전을 만들 때 그가 세운 원칙의 하나가 대국 수를 늘리는 것이다. 기전 대부분이 토너먼트로 진행되다보니 ‘단칼 멤버’(예선 1회전에 떨어진다는 뜻)가 되면 대국 수를 늘릴 수 없다. 하지만 ‘미래의 별’은 예선에서 최소 4판을 둘 수 있게 스위스리그를 도입했고 본선도 풀리그로 정했다. 본선에 오른 14명은 예선 포함해 무조건 10판을 두는 셈이다. 또 다른 원칙은 제한시간을 길게 잡는 것. 이번 대회에선 예선 1시간, 본선 2시간이다. “요즘 TV바둑이 대세다 보니 국수전 등 일부 기전 외에는 제한 시간 10분 이내인 초속기 기전이 너무 많아요. 속기전이 TV 바둑 팬들을 위한다는 장점은 있지만 실수가 많아지고 바둑의 깊이가 부족해지는 단점도 있어요. 속기와 장고 바둑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시간을 길게 잡았어요.” 그는 제한시간이 3시간인 세계대회에서 한국 기사들의 성적이 점점 나빠지는 이유도 긴 바둑에 적응이 안돼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내놓았다. “지금처럼 신예를 방치하면 중국에 뒤쳐질 수밖에 없어요. 물론 지금 좋은 성적을 내는 국내 신예의 실력은 중국과 큰 차이가 없어요. 한데 그 층이 너무 얇은 거죠. 중국은 수십 명인데 우리는 열 명도 안 되니까요.” 기전 비용은 목 9단과 목이균 씨가 반반씩 부담했다. 목 9단은 “액수를 밝힐 순 없지만 기금을 만들어 그 기금의 수익금으로 대회를 운영하는 방법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목 9단이 기전을 만들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인터넷 바둑 사이트에는 그에 대한 칭찬이 쏟아졌다. 그 중에는 자신도 기부를 통해 좋은 취지에 동참하고 싶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그는 “생각지 못했는데 좋은 의견”이라며 “올해는 대회 여는 데만 집중했는데 내년엔 기부도 받아 상금도 키우고, 기사와 팬이 함께 하는 이벤트로 마련해 보겠다”고 했다.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한국의 문화예술가들이 다양한 활동으로 독도를 알리고 표현한다면 굳이 ‘우리 영토’라는 정치적 목소리를 높이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요.” 독도와 동해를 주제로 문화예술활동을 펼쳐온 ‘앙상블 라 메르 에 릴(바다와 섬의 앙상블)’의 이함준 대표(전 국립외교원장·62·사진)는 이달 말 독도와 관련한 다양한 행사 준비에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앙상블 라 메르 에 릴은 2012년 5월 창립돼 현재 100여 명의 문화예술인이 활동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번 행사의 특징은 미술 음악 학술이 어우러지는 축제 형식으로 치른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행사는 모두 고려대박물관과 공동으로 치른다. 10월 28일부터 12월 13일까지 고려대박물관에서 이종상 예술원 회원과 북한 작가로서 독도를 그린 선우영 등 36명의 작가가 참여하는 독도·동해 특별기획전인 ‘독도 오감도(五感圖)’를 개최한다. 이 기간에 국제해양법학회 세미나(11월 18일), 일본사학회 세미나(11월 21일), 한국문화포럼 세미나(11월 25일) 등 독도 관련 학술행사도 같은 곳에서 진행한다. 또 학술행사가 열리는 날에 맞춰 독도의 자연과 사계 등을 주제로 한 토크 콘서트도 열린다. 18일과 25일에는 ‘5가지 소리의 독도, 오감도’, 21일에는 ‘신세계로부터’라는 제목으로 독도 음악과 다양한 클래식 음악, 이야기가 어우러지는 무대가 마련된다. 30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에선 앙상블 라 메르 에 릴의 제6회 정기연주회도 열린다. “핀란드의 작곡가 시벨리우스가 ‘핀란디아’를 통해 민족정신을 고취하고 러시아로부터 독립을 염원했던 것처럼 독도 문제도 문화로부터 풀어갈 것”이라며 “앞으로 이런 행사를 지방 및 해외에서도 가질 계획”이라고 말했다.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백 90이 좋은 끝내기. 흑 93까지 교환해두는 것만으로도 이득이다. 만약 흑이 93을 두지 않는다면? 백은 참고 1도 백 1로 끊는 수를 준비하고 있다. 맥점사전에 나오는 것이지만 실전에선 깜빡 잊기 쉽다. 백 7까지 꽃놀이패가 발생해 흑이 곤란하다. 또 참고 1도 백 5를 먼저 둬도 백은 큰 끝내기를 할 수 있다. 백 94는 6집 끝내기로 지금 제일 큰 곳이다. 흑 97, 99도 큰 곳. 백 100으로 응수를 물을 때 흑은 무슨 생각인지 101, 103과 같은 좋은 팻감을 시간 연장책으로 허비한다. 그냥 참고 2도 흑 1을 선수하고 흑 3으로 이으면 간단한데 뭘 고민한 것일까. 김현찬 4단은 참고 2도 대신 105, 107을 택했다. 이렇게 넘는 것이 얼핏 커 보이지만 백 110으로 끊겨 가일수가 필요하기 때문에 별 이득이 아니다. 백 112가 결정타. ‘A’로 물러서는 것이 정수인데 그러면 105, 107로 넘어간 의미가 없어진다. 여기서 흑은 버텨야 하는데….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빅 킬러 콘텐츠’를 만들 인재 양성을 위해 ‘문화창조아카데미’를 연다. 내년 3월 시작하는 아카데미는 공연 전시 애니메이션 미디어아트 등 예술 분야에 걸쳐 로보틱스 자동제어 가상환경 증강현실 웨어러블 등 첨단 기술을 접목시켜 새로운 문화체험형 엔터테인먼트를 실험·창조하는 교육기관이다. 참여자(크리에이터)들은 전문가와 함께 프로젝트를 협업하는 방식이다. 프로젝트 참여도에 따라 크리에이터는 매달 최대 50만 원의 연구지원금을 받고 수료 후 창업 공간 및 자금 펀딩, 지속적 인큐베이팅 등을 지원받을 수 있다. 내년 ‘문화체험기술창조과정’을 시작으로 2017년엔 ‘미래디지털콘텐츠과정’ ‘공간디자인과정’이 추가될 예정이다. 교육 기간은 2년이다. 유료 과정이며 실습비는 연 350만 원이다. 크리에이터 40명은 서류 심사와 면접으로 선발한다. 접수 기간은 11월 2∼13일. 10월 21일 오후 2시 서울 상암동 문화창조융합센터에서 설명회가 열린다. 문화창조아카데미에서 일할 전문가는 26일까지 공모한다. www.kocca.kr 02-779-6807, 8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중앙과 상변에 이르는 큰 대마를 잡으면 당연히 흑이 유리해야 한다. 그런데도 형세는 미세하지만 백이 약간 좋아 보인다. 전보에서 하변의 두터움을 흑이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면서 반면의 주도권을 놓친 탓이다. 백도 아직 갈 길이 멀다. 조금 느슨해지면 바로 흑이 따라붙을 것이다. 그래서 흑 53 때 백 54로 치열하게 버틴다. 흑 55로 패가 나는 모양이지만 어차피 이 패는 흑이 이길 수 없다는 계산이다. 결국 백 56 때 흑이 57로 후퇴하는 선에서 타협이 됐다. 백 54로 버틴 게 반집 정도는 이득이다. 어쨌든 선수를 잡은 흑은 반상 최대인 흑 67을 차지할 수 있어 아직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백 68. 평범한 끝내기로 보이지만 비수를 감추고 있다. 흑이 아무 생각 없이 참고도 흑 1로 받으면 촉촉수처럼 백이 여기저기를 다 활용할 수 있어 백 18까지 대마가 순식간에 살아간다. (흑 9는 6의 자리) 흑 79, 81로 집을 낸 것은 작아 보이지만 참고도와 같이 백 대마를 살리는 뒷맛을 원천봉쇄한다는 점에서 개운한 끝내기. 이런 끝내기를 하면 기분이 좋아야 하는데 아직 백을 완벽히 따라잡지 못한 흑은 여전히 초긴장 상태. 끝내기 승부인데 하변이 제일 변수가 많아 보인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색색의 오묘한 빛깔에 울룩불룩하면서도 세련된 디자인. 매끄러운 도자기인 듯싶은데 질감은 좀 다르다. 프랑스 파리 국립장식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코리아 나우!: 지금 한국!’ 전에 전시된 옻칠 장인 정해조 씨(68·배재대 명예교수)의 작품 ‘오색광률’이 현지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이 작품은 삼베를 뼈대로 삼은 뒤 옻칠을 해 굳히는 방식으로 만들어진 것. 이 때문에 색감과 질감이 독특하다. 이미 영국 런던에서 5월 개최된 프리미엄 공예 페어 ‘컬렉트’에서 현지 부티크의 많은 관심을 받은 작품이다. 이처럼 올해 유럽에서 잇따라 열린 한국 공예와 디자인 분야 전시회를 통해 유럽 예술계의 한국 공예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9월 개막해 내년 1월 3일까지 열리는 ‘코리아 나우!’ 전은 한국과 프랑스 수교 130주년을 기념해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KCDF)과 미술관 측이 3년여간 준비해 선보인 전시. 국립장식미술관은 루브르 박물관 서쪽에 있으며 1882년 설립돼 연간 60여만 명이 방문하는 파리의 명소다. ‘코리아 나우’ 전에선 공예 패션 그래픽디자인 등 3개 분야에서 작가 151명의 작품 1500여 점이 선보이고 있다. 공예전은 임미선 전 클레이아크 미술관장이 예술감독을 맡아 ‘유정(有情)’이란 주제로 한국 공예에 담뿍 담긴 한국인의 정서를 보여준다. 105명이 출품한 890점은 중요무형문화재의 작품, 현대 공예가의 작품, 젊은 디자이너와 숙련된 장인의 협업 작품 등 3개 부문으로 나뉘어 전시 중이다. 패션은 서영희 스타일리스트가 예술감독을 맡아 한국 전통 및 현대 패션을 ‘오방색’의 흐름에 따라 구성했다. 김영석 김혜순 이영희 이혜순 등 한복 디자이너와 진태옥 이상봉 정욱준 등 디자이너의 작품 270여 점을 전시하고 있다. 또 ‘한글과 대중문화의 수렴과 발산’이라는 주제로 안상수 박금준 등 작가 22명이 한글 소재의 그래픽디자인을 담은 포스터 서적 등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올리비에 가베 미술관장은 “이번 전시를 통해 전통에 바탕을 두면서 현대적 감각으로 다양한 예술을 선보이는 한국 예술의 현주소를 봤다”고 말했다. KCDF가 4월 이탈리아 밀라노 ‘디자인 위크’ 기간에 연 ‘한국 공예의 법고창신(法古創新)’에는 12만 명의 현지 관람객이 찾았다. 5월엔 영국 런던에서 프리미엄 공예 페어인 ‘컬렉트’에 한국 공예작가 13명의 작품 40점을 선보였다. 특히 영국 공예청이 8팀의 작품만 엄선하는 ‘컬렉트 오픈’에선 김서윤 작가의 작품 4점이 전시됐다. 김 작가의 작품은 모두 현지 부티크가 구매했다. 9월엔 제2회 프랑스 공예아트비엔날레에서 ‘한국의 새로운 발견’이란 주제로 도자 금속 유리 등 6개 분야 22명의 작가 작품을 선보였다.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독자 편의를 위해 앞으로 100수 이후는 백 단위를 빼고 표기한다. 백 28, 30은 생각보다 큰 곳. 백 34로 붙이는 끝내기가 있기 때문. 흑 35의 후퇴는 어쩔 수 없다. 반발하면 상변 백 대마가 살아가는 수가 생긴다. 그런데 백 38로 두 점을 때려낸 것이 불가사의한 수. 10집 정도 되는 곳인데 지금 단계에선 그 이상 되는 곳이 적지 않다. 예를 들어 46의 자리에 두는 것이 훨씬 컸다. 때를 놓칠세라 흑 41로 붙여 하변을 정리하는 김현찬 4단. 참고도처럼 정리하면 하변 흑 집이 두툼하게 생긴다. 여기서 김 4단은 너무 안이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흑 43을 두면서 참고도처럼 될 것이라고 착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수순이 바뀌자 백의 응수도 바뀌었다. 백 44의 반발이 좋은 임기응변. 흑이 48의 자리에 이으면 46으로 단수할 속셈이다. 김 4단도 흑 45의 변화구를 들고 나왔으나 백은 아랑곳하지 않고 백 46으로 단수한다. 백 52까지 또 한 번의 바꿔치기. 흑은 하변에서 잃은 실리만큼을 귀에서 벌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하변 흑의 두터움이 모두 사라졌다. 백 50과 같은 수가 선수로 듣는 것이 그 증거. 결국 바꿔치기에서 흑이 큰 손해를 보며 형세가 백으로 기울었다.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독자의 편의를 위해 100수 이상의 수순은 백 단위를 빼고 표기한다. 백 ○에 이어 4로 단수할 때 조심해야 한다. 흑 두 점을 잇고 싶지만 백이 6을 선수한 뒤 실전 백 12 자리에 두면 우변 흑 다섯 점이 맥없이 백의 수중에 들어간다. 패를 만들 수는 있지만 백의 자체 팻감이 많아 흑이 버틸 수가 없다. 흑 5는 지나는 길에 둔 선수 활용인데 백 6이 성급했다. 참고도 백 1로 받아 상변 백을 일단 살려놓는 것이 좋았다. 이후 흑 6까지 진행되면 아직은 팽팽한 형세다. 백 6 때문에 반상이 요동치기 시작한다. 흑 7로 상변 백을 잡으러 가자 긴장감이 한껏 고조된다. 백 8로 일단 살려 보겠다는 의지를 내비쳤지만 흑 13의 치중이 결정타. 백 16 때 흑 17이 좋은 수로 백은 더 이상 활로를 찾을 수 없다. 백도 대마를 이용하는 18의 맥점이 있어 불행 중 다행. 흑 19로 꼬부려 두는 것이 정수. 흑이 달리 받으면 죽었던 상변 백이 살아간다. 그 결과 백 26까지 우변을 통째로 집으로 만들어 대마 몸값을 톡톡히 받아내긴 했다. 하지만 상변 백과 우변 흑을 교환하는 대형 바꿔치기는 흑 유리. 그나마 백으로선 아직 더 둬볼 여지가 있다는 점이 위안일 따름이다.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KBS이사회 사무국은 KBS 사장 후보자 공모에 14명이 지원했다고 14일 밝혔다. 사무국은 지원자의 신상은 공개하지 않았다. KBS노조 등에 따르면 조대현 KBS 사장을 비롯해 강동순 전 KBS 감사, 고대영 KBS비즈니스 사장, 권혁부 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부위원장, 김찬호 KBS PD, 안동수 전 KBS 부사장, 이몽룡 전 KT스카이라이프 사장, 이정봉 전 KBS비즈니스 사장, 전진국 KBS아트비전 사장, 조맹기 서강대 교수, 홍성규 전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 등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KBS이사회는 21일 서류 전형, 26일 면접과 표결로 사장 후보 1명을 선정한다. 국회 청문회를 거쳐 대통령이 최종 임명한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전보 마지막 수인 흑 ●는 등골을 오싹하게 만드는 살수(殺手). 뭉툭한 듯하지만 단단히 세워두니 백의 운신이 쉽지 않다. 백 82는 안형을 만들기 위한 응수타진이다. 흑 83이 냉정한 대응으로 이곳에선 백이 두 집을 내긴 어렵다. 따라서 백은 일단 84로 잇고 난 뒤 우변에서 살길을 찾아야 한다. 하지만 흑 85가 놓이자 갑갑한 모습이다. 백 90은 흑 91과 교환돼 손해지만 지금은 그런 ‘잔돈’을 신경 쓸 때가 아니다. 백 90의 효과는 흑의 공배를 메웠다는 것이다. 자충을 이용해 활로를 찾아보려는 뜻이다. 흑 91은 백 대마를 잡는 데 꼭 필요한 수. 또 중앙 백 넉 점을 잡는 수도 있어 실리로도 짭짤하다. 백 92가 타개의 맥. 흑 93으로 참고도 흑 1에 둬도 백 2, 4가 선수여서 백 8까지 사는 데는 지장이 없다. 흑 93으로 강경하게 끊은 것은 백을 살려줘도 실리로는 손해 보지 않겠다는 뜻이다. 백 94, 96으로 끼워 잇고 백 98로 젖히자 흑도 맛이 나쁜 모양이다. 그러나 김현찬 4단은 흑 99가 있어 맛만 나쁠 뿐 별다른 수는 없다고 보고 있었다. 그때 슬며시 놓인 백 100의 끼움. 집 모양을 확보하려는 수처럼 보이지만 실은 엄청난 노림을 간직하고 있다. 흑은 어떻게 받는 것이 정수일까.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베르디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의 여주인공 비올레타는 복잡한 캐릭터를 가진 인물이어서 매번 공연할 때마다 새로운 면을 발견합니다.” 러시아 출신의 소프라노 이리나 룬구(35·사진)가 15∼18일 성남문화재단 10주년 기념 공연으로 열리는 ‘라 트라비아타’로 한국을 찾았다. 이번 공연은 피에르 조르조 모란디 지휘에 장영아 연출로 선보인다. 비올레타의 상대역 알프레도는 국내 성악가 정호윤이 맡았다. 2007년 지휘자 로린 마젤의 오디션을 통해 처음으로 비올레타 역을 맡은 룬구는 지금까지 밀라노의 라스칼라, 빈 국립오페라 극장, 베를린 오페라하우스 등 세계 정상급 무대에서 110여 차례 비올레타로 출연했다. 최근 인터뷰에 응한 그는 여전히 비올레타를 맡을 때마다 가슴이 떨린다고 했다. “2막의 두 번째 파트인 플로라의 집 파티 대목이 가장 가슴을 울립니다. 비올레타가 진정으로 사랑하는 남자에게 사랑하지 않는다고 말해야 하는 대목인데 너무 냉혹하고 슬픈 장면이라서 100번 넘게 했는데도 여전히 그 아픔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어요.” 그는 기술적으로 가장 어려운 대목으로는 1막의 유명한 피날레인 ‘언제까지나 자유롭게’를 꼽았다. 그는 2007년 역시 ‘라 트라비아타’로 한국을 찾았고, 지난해엔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방문했다. 그는 또 자신의 목소리에 대해 “소프라노 중에서 서정적이면서도 강렬한 면을 동시에 갖고 있는 타입”이라며 “노래에 대한 자신의 애정을 한국의 관객에게 전달하고 싶다”고 했다. 룬구는 한국 공연을 마친 뒤에도 이탈리아 살레르노, 독일 함부르크와 베를린, 스위스 취리히, 프랑스 파리 등에서 잇달아 공연을 갖는 등 바쁜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공연 일정 때문에 세계를 돌아다니지만 공연이 없을 때 밀라노에서 다섯 살 배기 아들 안드레아와 보내는 시간이 가장 즐겁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 5만∼22만 원. 15, 16일 오후 7시 반, 17, 18일 오후 3시 성남 오페라하우스.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흑 67은 백을 잡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인 수다. 하지만 참고 1도처럼 흑 1로 실리를 챙기면서도 은근히 공격하는 것이 더 유연했다. 흑 7까지 백에 대한 압박의 강도는 실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백 72는 어정쩡한 행마. 우변을 흑이 받아주면 쉽게 수습하는 형태를 갖추겠다는 뜻이었지만 김현찬 4단이 흑 73으로 급소를 찔러오면서 백의 수습이 더 어려워진 모습이다. 참고 2도 백 1이 급소다. 상대의 급소가 나의 급소란 말이 실감나는 수다. 공격을 계속하려면 흑 2의 협공이 제일 강력한데 백 3∼7로 이어지는 백의 모양이 의외로 탄력적이어서 크게 공격당하지는 않는다. 백 74 역시 내키지 않는 행마지만 어쨌든 이쪽이 근거를 만들기 위해선 불가피하다. 그러나 흑 77의 급소를 당하자 백 대마가 휘청거린다. 이어 흑 81로 차렷하는 수가 급소 2탄이다. 현재 백 대마는 기껏해야 한 집이 나 있는 정도인데 사방팔방에 흑의 병사들이 포진해 있는 상황. 백에게 타개책은 있는 것일까, 아니면 이대로 백 대마가 잡히고 승부가 허무하게 끝날 것인가.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전보 마지막 수인 백 ○는 과했다. 참고 1도 백 1이 어떤가. 중앙 백을 안정시키는 대세점이다. 이랬으면 실전 같은 분란은 없었다. 흑 47이 백의 욕심을 응징하는 강수였다. 생각보다 아프다. 흑 55 때 백 56이 묘한 응수 타진이다. ‘가’로 느는 것이 절대처럼 보이는데 여기부터 손을 댄 이유는 흑이 60의 자리에 이어 주길 바라는 것. 그 경우 흑이 57로 단수치는 수의 가치가 작아진다. 흑은 백의 의도에 반발해 57, 59로 뚫고 나갔다. 백은 60으로 끊었고 흑도 61로 백 석 점을 차단해 바꿔치기의 형태가 됐다. 백 62로 참고 2도 백 1에 두어 상변을 잡으러 가고 싶은데 흑 2로 두면 우하 방면의 흑 진이 너무 커진다. 물론 백이 이 흑 진에 침입해 살 수 있으면 좋겠지만 의외로 흑 진이 단단해서 쉽지 않아 보인다. 또 흑 2 이후 백이 ‘가’에 둬도 상변 흑을 100% 잡았다고 보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백은 62로 중앙 석 점을 탈출시켰고 흑은 65, 67로 상변 흑을 살렸다. 서로 주거니 받거니 했지만 흑이 두텁다. 해설=김승준 9단· 글=서정보 기자}

백 22의 급소는 놓쳐서는 안 된다. 이곳이 왜 급소인지 모른다면 아직 하수다. 백 22를 생략하면 참고 1도 흑 2, 4로 두는 수가 있다. 물론 우변에서 흑 23의 큰 곳을 빼앗긴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러나 백 22가 있어 백 24가 선수로 듣고 흑에게 25의 악수를 두게 할 수 있다. 흑은 큰 곳을 차지한 대가로 중앙에선 얌전한 색시처럼 29까지 참는 것이 올바르다. 이 대목에선 성질을 부릴 곳이 아니다. 흑 29를 생략해 이곳을 백에게 얻어맞으면 상변 흑 말이 위태로워진다. 백 30에 흑이 31로 최강의 응수를 들고 나오자 백도 32로 타개의 맥을 들고 나온다. 흑 43까지 흑은 두터움을 얻고 백은 실리를 얻었다. 수순 중 흑 39는 정수. 참고 2도 흑 1처럼 반대쪽으로 끊으면 백 6도 선수로 듣는 데다 백 8까지 우변 한 점마저 살아간다. 백은 44로 중앙을 보강하면서 지금까지 하자 없는 바둑을 두고 있다. 그러나 백 46이 성급했다. 상변에서 흘러나온 백 대마를 돌보는 수가 필요했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