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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계가 문재인 정부의 최저임금 1만 원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의 공약 이행을 놓고 현실적 어려움을 호소했다가 국정기획위원회의 질책을 받았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를 빗댄 ‘경고’까지 나오면서 새 정부의 ‘군기 잡기’가 지나치다는 재계의 불만이 나오고 있다. 문 정부에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역할을 하는 국정기획위는 8일 대한상공회의소와 중소기업중앙회를 방문해 간담회를 했다. 서울 영등포구 중기중앙회관에서 열린 국정기획위(사회분과)와 중소기업인 간담회에서 중소기업단체 대표들은 기다렸다는 듯 “최저임금 1만 원 인상은 너무 급격하다” “근로시간 단축 시행 시기를 세부적으로 나눠서 연장해야 한다”며 정책의 ‘속도 조절’을 건의했다. 간담회 내내 정부의 일자리와 노동 정책에 대한 불만이 이어지자 급기야 오태규 국정기획위 자문위원은 “이렇게 강력한 중기육성책을 내세운 정부가 없었는데, 중소기업계가 ‘이 정도는 갈 수 있다’는 말은 없고 일방적으로 어렵다는 얘기만 하니 실망스럽다”며 “경총과 같은 생각을 하는 게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총은 지난달 25일 김영배 상임부회장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요구가 봇물 터지듯 나와 기업들이 매우 힘든 지경”이라고 발언한 뒤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으로부터 ‘반성부터 하라’는 공개 비판을 받았다. 당초 이날 만남은 문 정부가 출범 한 달 만에 재계와 공식적인 만남을 가지면서 대화의 물꼬를 트기 위한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경총과 다를 바 없는 것 아니냐’는 질책이 나오면서 만남의 취지가 빛이 바랬다. 이에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김연명 국정기획위 사회분과위원장이 마무리 발언으로 대화를 강조하고 전향적인 협조를 중소기업계에 당부하면서 전반적으로 화기애애하게 잘 마무리됐다”며 갈등 양상 진화에 나섰다. 국정기획위 대변인실도 “오태규 자문위원은 ‘노동시간 단축 문제 등 노동 현안만을 제기하는 것을 보니 당황스럽다. 마치 경총에 온 느낌이다’라고 발언했다”고 해명에 나섰다. 국정기획위가 방문한 대한상의에서는 정부와의 ‘협업’을 통한 문제 해결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간담회에 앞서 국정기획위 자문위원들과의 티타임에서 “(정부 정책에 대해 말하기엔) 너무 이르다”면서도 “서로 이야기하면서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한 방안을 찾아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비공개 간담회에서 대한상의는 중기중앙회와 마찬가지로 정책 추진 속도에 대한 완급 조절을 주문했다. 대한상의는 근로시간 단축과 최저임금 인상에 공감하지만 급격하게 추진하면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들에게 부담이 가기 때문에 시간을 갖고 단계적으로 추진하자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비정규직 차별 해소에 대해서도 업무 숙련도 차이와 비정규직을 활용할 수밖에 없는 개별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간담회에서 “가급적이면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통해 투자와 고용을 확대하고 아울러 차별적인 비정규직 문제도 해법을 같이 고민하며 해결했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기업 입장을 대변했다. 국정기획위는 ‘노동계를 먼저 만나고 우선적으로 챙긴다’는 비판을 의식한 듯한 해명을 내놔 눈길을 끌었다. 김연명 국정기획위 사회분과위원장은 “관련 단체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당연히 경제단체 방문도 스케줄이 미리 짜여 있었다. 노동계 편향적이란 건 오해”라고 항변했다. 국정기획위는 이날 회동에 앞서 이달 1일 한국노총, 2일 민노총과 만나 정책협의회를 먼저 가졌다. 이날 오전 일자리위원회도 소상공인연합회에 이어 중기중앙회와 연이어 간담회를 가졌다. 중소기업인들은 일자리를 늘리고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 일자리 질을 높여야 한다는 정부 정책 방향에는 공감하지만, 비용 상승과 인력 확보 등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고 호소했다. 이용섭 일자리위 부위원장은 “안 그래도 힘든 소상공인에게 더 많은 어려움을 줄 수 없고, 중소기업이 힘들어지는 정책은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안 된다는 걸 안다”고 답했다. 소통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문재인 정부는 속이 좁지 않다. 소통 원하면 다 만난다”고 강조했다. 정민지 jmj@donga.com·신동진·이건혁 기자}

시계냐 밴드냐. 올해 1분기(1∼3월) ‘손목 위 스마트 전장’에서 스마트워치가 피트니스밴드를 상대로 판정승을 거뒀다. 헬스케어에 특화된 기능으로 주목받았던 스마트밴드가 모바일 결제와 인공지능(AI) 비서 등으로 기능을 차별화한 스마트워치에 점차 밀리는 형국이다. 7일 미국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올 1분기 글로벌 웨어러블 기기 시장에서 피트니스밴드 제조사 ‘핏비트’의 점유율은 12.3%였다. 지난해까지 수년간 1위를 지켜오다 3위로 추락한 것이다. 핏비트의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1분기 23.2%에서 1년 만에 10%포인트 가까이 하락했다. 1, 2위는 각각 중국 샤오미와 미국 애플이었다. 시장점유율은 각각 14.7%, 14.6%였다. 지난해 1분기 220만 대를 팔았던 애플은 올 1분기 360만 대의 판매량을 올렸다. 4위는 5.5%(140만 대)의 점유율을 차지한 삼성전자였다. 삼성전자의 1분기 판매량은 전년보다 두 배로 늘었다. 핏비트는 건강관리 기능에 특화된 피트니스밴드로 한때 시장점유율 70% 이상을 독식했던 웨어러블 기기의 대표 주자였다. 지난해 첫 스마트워치 제조사인 페블을 인수하는 등 뒤늦게 스마트워치로 영토를 확장했지만 애플과 삼성전자 등 스마트폰 강자들의 거센 도전을 받으며 점유율이 감소했다. 핏비트는 지난해 4분기(10∼12월) 제품 판매 부진으로 2015년 기업공개 후 첫 적자를 냈다. 애플은 샤오미, 삼성전자 등 경쟁 기업들과 달리 스마트밴드를 만들지 않고 스마트워치에만 집중하고 있다. 2015년 4월 애플워치를 선보인 지 2년도 안 돼 분기 기준 점유율 1위에 올랐다. 삼성전자도 올해 기어S3 등 스마트워치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추격에 고삐를 당기고 있다. 피트니스밴드 수요 둔화는 소비자들이 모바일 결제 등 똑똑한 기능을 더 선호하기 때문이다. IDC는 “소비자 취향이 건강밴드에서 스마트워치로 진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업계에서는 스마트워치가 스마트폰 없이도 구동할 수 있는 독립적인 기기로 업그레이드되면 시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한다. 1분기 글로벌 웨어러블 기기 전체 출하량은 2470만 대로 전년보다 18% 늘어났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애플이 첫 인공지능(AI) 스피커 ‘홈팟(HomePod)’을 공개하며 아마존과 구글이 선점하고 있는 스마트 스피커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글로벌 공룡업체들의 사물인터넷(IoT) 시장 주도권 싸움이 가열되면서 한국어 AI 서비스를 선보인 국내 정보기술(IT)업계도 긴장하고 있다. 애플은 5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매케너리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음성비서 ‘시리’를 탑재한 가정용 스피커 홈팟을 선보이며 12월 출시한다고 밝혔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홈팟은 믿기 어려운 지능을 가졌다. 정말 멋지고 새로운 AI 스피커가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애플은 이미 아마존과 구글이 스마트홈 스피커 시장의 95%를 차지한 상황에서 뒤늦게 시장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4000만 곡의 음원이 저장된 애플뮤직과 2011년 아이폰에서 첫선을 보인 뒤 7년째 업그레이드를 계속한 음성비서 시리 등 차별화된 사용자경험을 통해 빠르게 추격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아이폰, 애플워치 등 기존 인기 기기와의 연동성도 강점이다. 필립 실러 애플 글로벌마케팅 수석부사장은 “애플뮤직과 시리를 합친 것이 홈팟”이라며 “홈팟을 ‘음악학자(musicologist)’로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2000년대 휴대용 음악감상 서비스 시대를 이끌었던 아이팟처럼 가정 내 음악감상 서비스를 주도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홈팟은 높이 172mm, 지름 142mm의 원통형 몸체에 아이폰 6에 탑재된 A8칩, 7개의 트위터(고음 스피커)와 4인치 우퍼(저음 스피커)가 내장됐다. 음향 자동조절 센서는 실내 공간과 사물을 분석해 최적의 사운드를 찾는다. 애플뮤직과 연동돼 사용자 취향에 맞는 곡을 들려주고 메시지 확인, 날씨와 뉴스 검색, 번역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기기 내부에는 6개의 마이크가 내장돼 사용자의 음성을 더욱 정확하게 분별해낸다. 가격은 349달러(약 39만 원)로 책정됐다. 음성비서 스피커는 모든 가전과 IT 기기가 연결되는 사물인터넷 시대에 이들을 제어하는 중심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글로벌 음성인식 스피커 시장 규모는 2015년 3억6000만 달러에서 연평균 40% 이상씩 성장해 2020년 21억 달러 수준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선두 주자 아마존은 2014년 인공지능 비서 ‘알렉사’를 기반으로 홈스피커 에코를 출시해 시장을 선점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기존 제품에 터치스크린을 탑재한 후속작 ‘에코쇼’를 선보였다. 알렉사의 기반 기술을 공개해 연동 서비스와 생태계를 넓히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구글은 지난해 10월 구글 어시스턴트를 적용한 스피커 구글홈을 출시했다. 최근 사용자가 요구하기 전에 저장된 일정이나 항공편 등을 미리 알려주는 ‘선제적 서비스’와 휴대전화에 저장된 연락처를 찾아 통화할 수 있는 음성통화 기능 등을 업데이트하며 편의성을 높이고 있다. 경쟁자는 더욱 많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가 인수한 하만카돈은 마이크로소프트(MS) 음성비서 ‘코타나’를 기반으로 한 스피커 ‘인보크’를 올가을 선보일 방침이다. 삼성전자가 자사의 AI 음성비서인 ‘빅스비’를 적용한 스피커를 출시할 가능성도 있다. 국내 업체들도 글로벌 AI 비서의 한국 진출이 본격화되기 전에 경쟁력 확보를 위해 잰걸음을 하고 있다. SK텔레콤이 지난해 9월 음성인식 기반 AI 스피커 ‘누구’를 출시한 뒤 KT가 ‘기가지니’를 선보이면서 두 업체가 경쟁하고 있다. 누구는 지난달 출시 7개월 만에 판매량 10만 대를 넘어섰고 KT 기가지니 역시 월 1만∼2만 대씩 꾸준히 판매돼 이달 말까지 누적판매량 10만 대가 예상된다. 네이버는 일본 메신저 자회사인 라인과 함께 AI 스피커 ‘웨이브’를 개발해 올해 여름 발매를 앞두고 있다. 카카오 역시 올해 3분기 이내에 AI 스피커를 발매할 계획이다.신동진 shine@donga.com·김재희 기자}

지난해 12월 경기 수원시에 있는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인간공학 실험실. 세탁기 앞에서 민소매 반바지 운동복 차림의 남성이 몸을 이리저리 움직였다. 팔, 다리, 허리 등 8곳에는 근육의 운동량과 압력을 측정하는 근전도 센서가 붙어 있었다. 잠시 후 임신부가 같은 센서를 부착한 채 비슷한 행동을 반복했다. 실험실 한쪽에서는 이들이 움직일 때마다 변하는 인체정보를 ‘매의 눈으로’ 모니터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삼성전자가 올 3월 출시한 인간공학 세탁기 ‘플렉스워시’ 개발자들이었다. 실험의 목적은 하나. 세탁기를 사용할 때 가장 편안한 자세를 찾아 그에 맞는 제품을 설계하기 위해서였다. ‘인간공학’은 이처럼 가전제품 개발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플렉스워시는 전자동 세탁기와 드럼세탁기를 한 제품에 넣은 디자인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전자동 세탁기를 상단에, 드럼세탁기를 하단에 배치한 것은 인간공학 실험 결과에 근거했다. 사용빈도가 높은 소용량 세탁기를 제품 상부에 탑재할 때 사용자의 시야각이나 동작 범위가 가장 자연스럽다는 결론이 나왔다. 연구원들은 세탁 시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과학적인 데이터로 측정하기 위해 2년간 분석실험을 진행했다. 설문이나 관찰 등에 근거한 사용자경험(UX) 측정보다 객관적 데이터를 활용하다 보니 좀 더 정확한 정보 습득이 가능했다. 근전도 검사 외에 3차원(3D) ‘모션 캡처’ 시뮬레이션도 진행했다. 온몸에 27개의 마커(표지)를 붙인 뒤 6개의 카메라로 사람이 움직이는 동작에 따라 각 관절에 가해지는 압력을 모두 계산했다. 이렇게 나온 디자인은 국내외 학계에서도 인정받았다. 올 4월 대한인간공학회가 주관한 ‘인간공학 디자인상’에서 최고상(베스트 오브 베스트)을 받았다. 이달 3일 일본에서 열린 아시아인간공학회 시상식에서도 그랑프리를 수상했다. 사용자 행동분석에 기반을 둔 인간공학 디자인의 혁신을 이끌었다는 게 이유였다. 물론 기술이 뒷받침되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기존 드럼 세탁기와 전자동 세탁기를 단순히 합칠 때 높이는 140cm나 됐다. 소비자의 95%를 차지하는 150∼170cm의 여성들은 사용하기 부담스러운 높이였다. 개발팀은 열풍공급 통로를 측면으로 비스듬하게 배치하고 맞춤형 소형 부품을 따로 개발하는 등 콤팩트한 설계로 높이를 119cm로 낮췄다. 삼성전자는 ‘고객의 실수’까지 설계에 반영했다. 실수로 빠뜨린 세탁물과 세제를 추가할 수 있도록 드럼 세탁기 문 위에 별도의 ‘애드윈도’를 뚫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이제 가전에서 사용자를 배려하는 인간공학 디자인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말했다. 다른 가전 영역에서도 인간공학 디자인은 활발하다. 삼성전자 무풍에어컨은 3도 기운 송풍구에서 바람이 포물선 형태로 나온다. 냉기가 인체에 직접 닿지 않고 멀리 퍼지도록 한 설계다. LG전자의 퓨리케어 정수기는 손톱이 긴 사용자 등을 고려해 버튼 조작부가 7.5도 세워져 있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미세먼지 피해가 극심해지자 경유세가 또다시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문재인 정부가 미세먼지 주범으로 지목된 노후 석탄발전소를 1일부터 한 달간 가동 중단시킨 데 이어 수송에너지 중 경유 비중을 낮추기 위한 정책을 마련하고 있어서다. 그러나 2014년까지 경유차에 유리한 ‘저탄소차 협력금’ 제도를 추진하던 정부가 정권이 바뀌었다고 3년 만에 경유 억제책을 내놓은 것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다. 전문가들은 수송 분야 역시 장기적 관점에서 ‘에너지 믹스’(에너지원별 비중)를 치밀하게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환경부와 정유업계 논쟁 격화 4일 환경부에 따르면 경유의 연간 PM2.5(지름 2.5μm 이하의 미세먼지) 배출량은 약 1만5200t 수준이다. 이는 2013년 기준 대기정책지원시스템(CAPSS) 배출량을 토대로 2015년 연료유형별 등록대수 및 주행거리를 반영한 통계다. 환경부는 “경유차는 대기 중 2차 반응을 통해 미세먼지를 유발하는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다른 내연기관 차종과 비교해 28배 이상 많다”고 설명하고 있다. 정유업계는 정부가 휘발유와 액화석유가스(LPG)의 미세먼지 배출량을 측정조차 하지 않은 채 경유만 마녀사냥 식으로 몰아붙이고 있다고 반발한다. 경유가 분명히 미세먼지를 많이 배출하지만 객관적인 비교 통계 없이 정책을 밀어붙이는 것은 성급하다는 주장이다. 특히 CAPSS에서 활용한 배출계수는 2006년 기준이어서 최근 빠르게 발전한 디젤 기술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다. 경유세 인상은 2014년 정부가 추진하던 저탄소차 협력금제와 정면 배치된다. 저탄소차 협력금제는 탄소 배출량이 적은 차를 살 때 보조금을 주는 제도다. 전기자동차와 수소연료전지차 등 친환경차 시장을 키우겠다는 취지지만 당장은 탄소 배출량이 적은 경유차가 최대 수혜자였다. 이 제도는 디젤이 주력인 수입차보다 국내 자동차가 역차별을 받게 된다는 우려에 2021년 후로 시행이 늦춰졌다. 정부가 일관성 있는 에너지정책을 세우지 못해 관련 산업의 혼란만 키운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는 “녹색성장을 강조했던 MB정부조차 경유차를 클린디젤이라는 이름으로 친환경차에 포함시켰다. 모든 나라들이 이산화탄소 감축에 우선순위를 맞추고 있는데 환경부가 시대착오적인 발상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유세 올려도 실효성 논란 경유세 인상의 실효성을 둘러싼 논란도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전체 경유차량 332만8000대 중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에 따른 유가보조금 지급 대상은 37만8000대(11.4%)다. 비사업용 경유 차량 295만 대(88.6%)의 8분의 1 수준이다. 하지만 대형 화물차들은 전체 경유차 미세먼지의 70%를 배출하고 있다. 그런데도 세금을 올리면 이들은 유가보조금으로 상당액을 돌려받는다. 상대적으로 미세먼지 배출량이 적은 승용 경유차나 소상공인들의 소형트럭만 부담을 떠맡게 되는 셈이다. 이른바 ‘오염자 부담원칙’이 적용되지 않는 셈인데 정부는 이 부분에 어정쩡한 태도다. 환경부 관계자는 “화물차 영향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이를 어떻게 처리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유세를 올려도 경유 소비가 줄어들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국내외에서 진행된 여러 연구에서 수송용 휘발유 및 경유 수요가 가격 변화에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는 일단 8월에 ‘수송용 에너지 상대가격 조정방안 연구’ 결과를 내놓겠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택시나 국가유공자, 장애인 등에게만 허용하고 있는 LPG 차량 규제를 푸는 카드도 만지작거리고 있다. 한국은 이미 2015년 기준 세계 수송용 LPG 소비량의 14%를 차지한 1위 소비국이다. 산유국인 터키, 러시아(이상 12%)보다 많고 한국과 에너지 사정이 비슷한 일본(4%)의 3.5배다. 이에 대해 산업적 측면에서의 접근을 감안해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LPG의 국내 생산량은 2627만 배럴, 수입량은 8327만 배럴이다. LPG 수요가 늘어나면 수입 의존도가 더 커져 가격 협상력은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해외는 LPG 차량 수요가 거의 없어 ‘국내 전용 모델’을 늘려야 하는 자동차 산업에도 부담이다.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오로지 국내 시장만 보고 LPG용 차량을 따로 개발하는 것은 매력이 없다. 더구나 LPG는 성능이 경유나 휘발유보다 못해 연료비용이 싸다고 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김창덕 drake007@donga.com·신동진 기자}

호암재단이 1일 서울 중구 서소문로 호암아트홀에서 ‘제27회 호암상 시상식’을 열었다. 해마다 시상식에 참석했던 삼성 총수 일가는 올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수감 여파로 아무도 참석하지 않았다. 올해 호암상은 △과학상 최수경 경상대 물리학과 교수(60·여) △공학상 장진 경희대 정보디스플레이학과 석학교수(63) △의학상 백순명 연세대 의생명과학부 교수(60) △예술상 서도호 현대미술작가(55) △사회봉사상 의료봉사전문단체 라파엘클리닉(대표 안규리)이 수상했다. 수상자들에게는 상장과 순금으로 만든 메달, 상금 3억 원이 수여됐다. 손병두 호암재단 이사장 주관으로 열린 시상식에는 성낙인 서울대 총장, 염재호 고려대 총장, 김용학 연세대 총장, 이장무 KAIST 이사장, 김명자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장, 김성곤 한국문학번역원장 등 각계 인사 500여 명이 참석했다. 노벨상 수상자인 팀 헌트 박사와 브루스 보이틀러 박사, 라르스 텔란데르 전 노벨화학상 위원장 등도 자리를 함께했다. 호암상은 삼성 창업자인 호암 이병철 선대회장의 인재 제일주의와 사회 공익정신을 기려 1990년 이건희 회장이 제정했다. 이 회장은 매년 행사에 참석할 정도로 애정을 쏟다가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뒤 장남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참석했다. 올해는 이 부회장이 구속 재판 중이라 참석 자체가 불가능하다. 최근 리움미술관장직에서 물러난 홍라희 여사 역시 외부 일정을 자제해 나머지 가족들 모두 불참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축하 만찬과 기념음악회 등으로 이어지던 식후 행사도 생략됐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지난달 31일 경남 창원시 LG전자 창원2공장. 세탁기와 건조기 등 LG전자의 의류관리가전을 만드는 A1동 생산라인이 쿵쾅거리는 기계음과 함께 힘차게 돌아가고 있었다. 1987년 건립된 이곳의 나이는 서른 살. ‘느리고 삐걱대는 노후설비’를 떠올린 예상과 딴판이었다. 이곳의 생산 속도는 100m 달리기 선수보다 빠르다. 입구에 들어서자 자동화 장비가 평평한 철판을 ‘ㄷ자’ 모양의 몸체(캐비닛)로 한 번에 접었다. 직선 형태의 140m 제조라인에서 제품 1대를 생산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단 11초. 철판이 완제품으로 조립돼 컨테이너에 실리기까지 15분을 넘지 않는다. 라인 처음부터 끝까지 걸은 5분 동안 세탁기와 건조기 수십 대가 컨베이어벨트를 통과하며 완성됐다. 이 공장은 세탁기를 하루 1만5000대 생산한다. 30년 전 연간 50만 대 수준이었던 생산능력은 현재 연간 500만 대로 10배나 뛰었다. 공장이 ‘젊어진’ 건 부품 모듈화와 공정 자동화 덕분이다. LG전자는 2005년 가전업계 최초로 세탁기에 모듈러 디자인을 도입했다. 부품을 다양한 모델에 적용할 수 있도록 표준화하면서 제조공정이 압축되고 원가절감 효과도 얻었다. 단 3, 4개의 모듈만으로 세탁기와 건조기를 만들 수 있다. 일상복 차림의 작업자 주위엔 도어, 상판 등 조립에 필요한 물품이 손닿을 거리에 대기하고 있었다. 회사는 생산효율화를 위해 2년간 자동화 설비 투자를 늘려왔다. 작업자가 서 있는 자리에서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모터, 컴프레서 등 부품을 공급받을 수 있게 설계됐다. 천장의 트롤리가 무겁고 부피가 큰 부품을 옮겨주고 중간 사이즈 부품은 지하로 운반한다. 조립을 마치면 전원을 연결해 탈수, 건조 등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꼼꼼히 체크한 뒤 기계가 자동으로 포장한다. 특이한 점은 공장에 부품과 완성품을 보관하는 창고가 없다는 것이다. 박인섭 LG전자 부장은 “대형 부품은 30분, 중소형 부품은 2∼4시간 단위로 공장에 입고되고 완성품은 40분 거리인 부산항에 바로 선적해 창고가 필요 없다”고 말했다. 부품 및 제품을 쌓지 않고 물 흐르듯 조립해 운반하는 방식이다. 하루에 공장을 드나드는 차량만 5t 트럭으로 950대. 내부 정체를 막기 위해 정차시간은 최장 25분으로 제한한다. 지난해 월평균 4000대에서 올해 4만 대로 수요가 급증한 건조기 등 제품의 인기로 현재 공장 가동률은 140%다. 높은 품질을 위해 야간 생산을 하지 않고 주간 근무만 고집하고 있다. A1동 뒤쪽의 ‘신뢰성 시험동’에선 세탁기와 의류관리기 문을 1만 번씩 여닫는 ‘개폐시험’과 세탁통에 두꺼운 고무판 10여 장을 동시에 넣고 돌리는 ‘가혹조건 시험’이 한창이었다. 이곳은 25년간 LG가전의 내구성을 책임져 온 품질의 보루다. 열대기후나 극지에서 작동에 이상이 없도록 고온고습 및 저온 환경시험도 24시간 진행한다. LG전자 가전의 인기 비결은 소비자의 니즈를 반영한 제품 개발과 차별화된 기술력이다. 류재철 LG전자 리빙어플라이언스사업부장(전무)은 “과거엔 제품 자체에 포커스를 맞췄다면 지금은 공간 전체를 보고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탁기, 건조기, 의류관리기가 각각 독립된 제품이 아니라 세탁과 삶의 질을 높이는 하나의 ‘토털 솔루션’이라는 것이다. LG전자는 지난해 세탁기사업부 명칭을 생활공간 중심의 리빙어플라이언스사업부로 바꿨다. 공간에 초점을 맞추자 새로운 제품들이 탄생했다. 드럼세탁기와 전자동세탁기를 합친 ‘트윈워시’, 옷을 걸면 세탁소에 맡긴 듯 드라이와 다림질 효과를 주는 ‘스타일러’가 대표적이다. 트윈워시는 진동 저감장치를 적용해 진동을 54%나 제거함으로써 와인 잔 4개 위에서 세탁기 두 대를 동시에 탈수시켜도 잔이 깨지지 않았다. LG전자는 국내에서 생소했던 건조기 시장에도 불을 붙였다. 열과 물을 재사용하고 배기덕트(공기통로)가 필요 없는 히트펌프 방식을 개발해 판매 장애물이었던 전기료와 설치 공간 난제를 해결한 것. LG전자의 토털솔루션 전략과 공간 혁신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영수 어플라이언스연구소장(전무)은 “세탁 건조 옷감관리를 넘어 빨래를 개는 기술도 고민하고 있다. 센서와 사물인터넷 등 제반 기술의 발전 속도가 빨라 인공지능이 알아서 세탁해주는 제품도 곧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삼성전자가 30일 포슬린(자기) 소재를 이용해 백자 같은 색감과 광택을 재현한 프리미엄 냉장고 ‘셰프컬렉션 포슬린’을 선보였다. 포슬린은 냉기 보존력이 우수하고 표면에 기공이 없어 음식물이 변색되지 않는 특징 때문에 유럽이나 아시아 왕실에서 식기 소재로 사용해 왔다. 냉장고 내부 소재로 포슬린을 사용한 건 업계 최초다. 삼성전자 개발팀은 소재 발굴을 위해 2년간 7개국을 돌면서 수백 가지 테스트를 거쳤다. 제품은 엄선된 원료를 빚어 2번 굽고 다시 보강재를 입혀 연마하는 등 총 27단계를 거쳐 제작된다. 전문가의 수작업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40일이 걸린다. 깨지기 쉬운 자기의 특성은 방탄복 소재인 아라미드 등을 첨가해 강화유리 강도로 끌어올렸다. 미국 국가위생국(NSF)에서 식품 위생 안정성 인증도 받았다. 7대째 가업을 전승한 국내 유일의 사기장 무형문화재 김정옥 선생은 이날 행사에서 “셰프컬렉션 포슬린은 인체에 이로운 흙으로 만들어졌는데, 이는 음식 보관에 가장 완벽한 소재를 적용한 것이다”라고 평가했다. 이 제품은 음성인식 기술을 통해 애플리케이션 제어가 가능하다. 쇼핑, 엔터테인먼트 등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패밀리허브’ 기능도 적용됐다. 색상은 반무광의 풀메탈을 적용한 혼드 블랙. 915L 용량에 가격은 1499만 원이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사람의 눈처럼 렌즈가 두 개 달린 ‘듀얼 카메라’를 앞뒤로 탑재한 스마트폰까지 나왔다. 이른바 ‘네눈박이’다. 스마트폰 카메라의 스펙 경쟁이 화소에서 렌즈로 넘어가면서 전문가처럼 다양한 사진을 찍기를 원하는 소비자의 기대를 얼마만큼 충족시킬지 주목된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지오니는 26일 듀얼 카메라를 앞뒤로 장착한 ‘S10’을 공개했다. 전면 카메라는 각각 2000만, 800만 화소다. 후면에도 1600만, 800만 화소 카메라가 탑재됐다. 정보기술(IT) 전문매체 GSM아레나는 중국TCL의 자회사 알카텔이 신제품 ‘플래시’에도 전후면 듀얼 카메라를 탑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듀얼 카메라는 렌즈가 하나뿐인 싱글 카메라보다 다양한 효과를 줄 수 있다. 일반 카메라보다 시야가 넓은 광각 카메라나 멀리 있는 사물도 찍을 수 있는 망원 카메라를 붙여 초점과 순간 포착력을 강화할 수 있다. 컬러 카메라와 흑백 카메라를 조합해 심도나 밝기를 개선하는 것도 가능하다. 카메라를 어떤 조합으로 탑재하는지는 업체별로 다르다. LG전자는 일반각과 광각 카메라를 조합하지만 애플은 광각 카메라와 망원 카메라를 조합한다. 화웨이 등 중국 업체는 색상 렌즈와 명암 렌즈를 조합한다. 사용자는 디지털일안반사식(DSLR)에서 렌즈를 바꾸어 끼우듯 다양한 촬영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듀얼 카메라폰 확산은 애플 삼성전자 등 시장 선도업체가 아닌 추격업체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세계 최대 내수시장을 가진 중국 제조사들이 가장 적극적이다. 남들보다 좋은 사양을 뽐내기 좋아하는 중국 소비자 특유의 과시욕을 노린 전략으로 분석된다. 듀얼 카메라의 부품 가격은 싱글 카메라에 비해 2∼3배 정도 비싸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애플 아이폰7 플러스, 화웨이 메이트9 및 메이트9 프로, 비보 X플레이6 등 올 1분기(1∼3월) 중국에서 점유율 상위권에 든 제품들은 대부분 듀얼 카메라를 탑재했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 4위인 오포는 카메라 사양을 강조한 ‘카메라폰’ 마케팅으로 지난해 4분기(10∼12월) 화웨이를 넘어 중국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듀얼 카메라폰의 시초는 LG전자가 2011년 선보인 ‘옵티머스 3D’였다. 500만 화소의 렌즈 2개에서 각각 촬영한 사진 및 영상을 합성해 3차원 입체감을 주기 위한 목적이었다. 지금처럼 다른 기능의 카메라를 조합해 다양한 효과를 주는 진화한 형태의 듀얼 카메라폰은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나왔다. LG전자는 그해 V10에서 세계 최초로 전면 듀얼 카메라폰을 구현했다. 지난해 중국 업체들이 듀얼 카메라폰을 채택하고 애플도 아이폰7 플러스부터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시장조사업체 테크노시스템리서치에 따르면 내년 출하되는 스마트폰 4대 중 1대는 듀얼 카메라를 탑재할 것으로 전망된다. 카메라 사양이 높아질수록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와 메모리, 램 등 제반 스펙도 고사양화될 것으로 보인다. 고화질 고용량 파일을 저장하고 사진 합성 및 모드 전환을 하기 위해 처리속도 등이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도 갤럭시폰 최초로 듀얼 카메라를 탑재한 중저가형 모델 ‘C10’을 중국에 출시할 예정이다. 삼성은 지난해 말 갤럭시폰 최초로 6GB(기가바이트) 램을 쓴 갤럭시C9을 내놓기도 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누가 몇 개의 렌즈를 탑재했는지 ‘보여주기 경쟁’보다 카메라 기능을 최적화할 수 있고 사용자에게 신뢰를 주는 기술력이 듀얼 카메라 경쟁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삼성전자는 지난달 갤럭시S8 스마트폰 출시에 앞서 신제품 2개를 함께 선보였다. 스마트폰과 연결해 360도 영상과 화면을 촬영할 수 있는 카메라 ‘기어360’과 리모컨 기기를 추가해 편의성을 높인 가상현실(VR) 헤드셋 ‘기어VR 위드 컨트롤러’다. 두 제품을 묶은 패키지 상품은 판매 하루 만에 준비한 물량(1000대)이 동날 정도로 관심을 끌었다. 기자는 최근 지인들과 모임에서 ‘갤럭시의 친구들’을 함께 사용해봤다. 두 제품 모두 새로운 경험과 재미를 주위 사람들과 나눌 수 있도록 라이브 스트리밍 기능을 지원하고 있다. 기본 세팅은 굳이 안내서를 보지 않아도 가능했다. 기어VR 전면에 갤럭시 S7 엣지 스마트폰을 꽂고 헤드셋을 쓰자 필요한 애플리케이션 설치에 대한 설명이 친절하게 나왔다. 컨트롤러에 AAA건전지 2개를 넣고 기다리니 자동으로 검색돼 블루투스로 연결됐다. 마우스 절반 크기의 컨트롤러를 손에 쥐자 엄지와 검지손가락이 총을 잡듯 제품에 자연스럽게 감겼다. 트리거(방아쇠) 부분이 반사적으로 당겨졌다. 기어 VR를 공동개발한 오큘러스 앱에는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수백 개는 돼 보였다. 게임, 영화 예고편, 다큐멘터리 등 다양한 VR 영상들과 사진이 공개돼 있었다. 전작에 없던 컨트롤러 역할을 확인하기 위해 먼저 슈팅게임을 설치했다. 무료 게임 중 추천 순위가 높은 편인 ‘데드 앤 베리드(Dead and Buried)’를 골랐다. 서부영화 배경인 미국 개척지 마을의 살롱과 거리에서 권총으로 좀비들을 물리치는 스토리다. 컨트롤러는 게임 구동부터 존재감을 드러냈다. 동작인식 기능이 있는 컨트롤러는 손을 기울이는 대로 화면 속 포인터가 됐다. 눈앞에 펼쳐진 가상의 3차원(3D) 공간에선 콘텐츠 선택, 프로필 설정 등 기본적인 조작이 가능했다. 카페에 모여 앉은 기자의 지인 10여 명은 시력이 제각각이었지만 고글 윗부분에 있는 조절단추로 초점을 맞춰 사용에 지장이 없었다. 게임이 시작되자 좀비들이 하나둘 다가왔다. 방아쇠를 당겨 명중시킬 때마다 영화 속 서부 총잡이가 된 느낌이 들었다. 회전식 탄창에 6발이 들어가는 리볼버는 손목 스냅을 이용해 컨트롤러를 아래로 숙였다 올리면 자동으로 장전됐다. 입체감 있는 화면 덕분에 몰입감은 오락실 게임보다 훨씬 실감났다. 장전하는 사이 눈앞에 달라붙은 좀비들을 처리하느라 남녀 할 것없이 소리를 지르고 어깨를 들썩였다. 오락실에서 흔히 볼수 있는 총기 모양의 컨트롤러 게임을 해보지 않은 유저들은 컨트롤러 사용과 장전이 익숙하지 않은 듯 연신 고개와 손목만 꺾다가 일찍 게임을 마쳤다. 이 정도 재미라면 굳이 오락실까지 갈 필요가 없겠단 생각이 들었다. 슈팅게임 외에 살인현장에서 추리하는 스릴러게임, 몽환적인 판타지 환경에서 펼쳐지는 탐험게임 등이 눈에 띄었다. 게임당 1만 원 안팎인 유료게임 중에는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주인공들처럼 우주선에서 함포 사격을 할 수 있는 게임도 있었다. 격렬한 조작 뒤에 가끔 컨트롤러 초점이 틀어져 재조정해야 하는 점은 아쉬웠다. 기어360 카메라는 귀여운 디자인과 다양한 화면모드 지원에 관심을 끌었다. 전후면 렌즈가 달린 작은 구모형에 일체형 손잡이가 달려 손에 쥐기 편했고 무게(130g)도 전작(153g)보다 가벼웠다. 스마트폰 앱을 깔고 블루투스를 켜면 손쉽게 연결된다. 전후면 렌즈로 각각 촬영한 영상을 이어붙이는 360도 모드, 상공에서 찍은 사진 같은 원형 모드, 사진을 넓게 펼치는 파노라마 모드, 위아래로 병렬되는 듀얼 모드 등 취향에 맞게 4가지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실제 사용하진 못했지만 유튜브와 페이스북에 직접 촬영한 동영상을 업로드할 수 있고 풀HD급 화질로 360도 실시간 방송도 가능하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스피커, 키보드, 거울, 유리…. TV와 노트북, 자동차에서 한 자리씩 차지하던 부품들이 진화하는 디스플레이에 흡수될 형국이다. LG디스플레이가 23일(현지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컨벤션센터에서 개막한 국제정보디스플레이학회(SID) 전시회에서 선보인 차세대 디스플레이 얘기다. LG디스플레이는 자동차와 정보기술(IT) 융합으로 주목받고 있는 차량용 디스플레이를 대거 선보였다. ‘차량용 투명 디스플레이’는 운전자의 시야와 안전을 고려한 헤드업 디스플레이(HUD)의 수요가 급증하는 것을 감안한 제품이다. 12.3인치 대화면에 투명도를 60%까지 끌어올렸다. 거울에 디스플레이를 일부 접목하는 수준이었던 ‘룸미러 디스플레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활용해 75% 고반사율의 전면 디스플레이로 업그레이드했다. 터치 센서를 패널에 내장한 24인치 디스플레이도 선보였다. 노트북과 PC 모니터에서 화면을 바로 터치해 사용하려는 소비자 니즈를 반영한 제품이다. 이번 SID에서 ‘올해의 디스플레이’에 선정된 두께 1mm의 65인치 월페이퍼 OLED TV 패널과 화면에서 소리가 나는 크리스털사운드올레드(CSO) 패널도 눈길을 끌었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미래 먹거리’인 자동차 전장(電裝)부품 사업에 대한 국내 전자기업들의 행보가 가속화하고 있다. LG전자는 최근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 소프트웨어(SW) 표준단체인 ‘제니비 연합(GENIVI Alliance)’의 부회장사가 됐다고 22일 밝혔다. 2009년 출범한 제니비 연합은 BMW, 르노닛산, 현대·기아자동차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LG전자, 하만, 보쉬 등 자동차 부품업체에 인텔 등 반도체 업체까지 가세한 비영리단체다. 미래 자동차 시장은 기존 자동차 업계는 물론이고 정보기술(IT) 기업들에도 치열한 전쟁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제니비 연합은 IVI용 SW의 중복 개발을 막기 위해 오픈소스인 리눅스를 기반으로 표준 플랫폼을 개발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글로벌 표준을 주도할 경우 이 연합 회원사들은 차세대 자동차 전장부품 부문에서 상당히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10개사로 구성된 이사회 멤버가 됐다. 이후 1년 만에 의사결정을 주도하는 집행임원에 들어간 것이다. 현재 집행임원은 BMW(회장), LG전자(부회장), 룩스포트(회계담당), 인텔(총무) 출신 등 4명이다. LG전자는 이번 부회장사 선출로 고공 성장 중인 IVI 시장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가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IVI 시장은 연평균 8.4%씩 성장해 2021년 567억 달러(약 63조5000억 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LG전자는 이 중 차량용 무선인터넷(텔레매틱스) 시장에서 1분기(1∼3월) 21.0%의 시장점유율로 글로벌 1위다. 차량용 오디오 및 내비게이션(AVN/AN) 시장에서는 8.4%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올 3월 인수를 완료한 하만과의 협업을 통해 커넥티드카 등 미래형 자동차 시장에서의 광폭 행보를 예고하고 있다. 22일 홍콩에서 열린 삼성전자 투자자 포럼에서 하만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개발한 AI 비서 ‘빅스비’를 하만의 전장 솔루션에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커넥티드카와 자율주행차에 차별화한 AI 기술을 더해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하만은 프리미엄 인포테인먼트와 텔레매틱스 시장에서 각각 1위(24%), 2위(10%)에 올라 있는 대표적인 전장업체다. 삼성전자는 미래 자동차 관련 동맹군 확보에도 나서고 있다. 이달 19일 5세대(5G) 기술 기반의 커넥티드카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는 ‘5GAA’의 신규 이사회 멤버로 선임된 것이다. 회원사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통신사업자 등 40여 개다. 삼성전자는 유일한 전장기업으로서 신규 기술 개발을 주도할 예정이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오늘 서울 날씨는?” 17일 서울 영등포구 LG트윈타워에서 만난 홍성욱 LG전자 IPD 상품기획1팀장(45)이 목에 손을 대고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목에 건 무선 헤드셋 ‘톤플러스’가 또박또박한 소리로 기온과 기상을 읊어줬다. 대답을 한 건 구글의 인공지능(AI) 어시스턴트. AI가 탑재된 스마트폰과 헤드셋이 블루투스로 연동돼 손가락만 쓰면 답을 들을 수 있다. 홍 팀장은 매일 출근시간 운전할 때 환율과 카카오톡 메시지도 톤플러스로 체크한다. 홍 팀장은 “인공지능 비서는 언제든지 쓸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톤플러스가 지금까지 스마트폰 액세서리로 주목받았다면 모든 기기가 연결되는 사물인터넷(IoT) 시대엔 차세대 웨어러블 기기로서 전망이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LG 톤플러스는 현재 가장 인기 있는 무선 헤드셋 중 하나다. 2010년 6월 첫선을 보인 뒤 2015년 6월 1000만 대, 올 3월 2000만 대 판매고를 기록했고 무선 헤드셋이 가장 많이 팔리는 미국 시장에선 2014∼2016년 3년 연속 1위다. 시장조사업체 NPD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무선 헤드셋 시장 규모가 처음으로 유선 헤드셋 시장을 앞질렀다. 무선 헤드셋 시장은 톤플러스처럼 목에 거는 넥밴드 타입, 귀에 꽂는 이어버드가 한 줄로 연결된 형태인 넥스트링, 아예 줄 없이 이어버드 두 개만 따로 있는 완전 무선 이어셋으로 구분된다. 톤플러스의 꾸준한 인기 비결은 끊임없는 제품 개발이다. 지속적인 음질 향상은 기본. 운동할 때 사용하기 편하도록 방수 기능을 탑재한 ‘액티브’, 외부 출력 스피커를 강화한 ‘톤스튜디오’ 등 사용자 니즈를 반영한 신제품을 내놨다. 무선 이어버드를 처음 적용한 ‘톤플러스 프리’도 22일 출시한다. 이 제품은 무선 이어버드를 넥밴드에 꽂아 충전하도록 설계됐다. 개발자들이 가장 주목하고 있는 부분은 넥밴드 헤드셋의 확장성이다. 웨어러블 AI 스피커 기능을 넘어 IoT 시대 기기에 내가 누군지 알려주는 ‘인증 키’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홍 팀장은 “스마트홈 환경이 되면 연결 가전이 스스로 사용자를 인식하고 편하게 해주는 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홈 허브’ 역할을 하는 기기만 차고 있으면 제품 앞에 서기만 해도 자주 보는 프로그램을 찾아주고(TV) 사야 할 음식 위치를 알려주고(냉장고) 사용자 연령에 맞게 온도를 자동 조절하는(에어컨) 시대가 곧 온다는 것이 개발팀의 설명이다. 남경수 개발팀 책임연구원(42)은 “통신, 센서 등 기술 표준화는 아직 숙제로 남아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AI 스피커, 스마트폰, 웨어러블 기기 중 누가 스마트홈 허브가 될지는 아직 모른다. 이기연 IPD 사업운영팀 부장(54)은 “기술도 소비자를 따라갈 수밖에 없다. 고객이 사용하기 편하고 소지하기 편한 제품이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며 웨어러블 기기에 ‘한 표’를 던졌다. 한편 제품 인기가 높아지면서 모조품도 활개를 치고 있다. 2014년부터 압수된 모조품만 4만여 개, 시가로 50억 원 수준. 올 초 미국에선 22개 모조품 판매업체를 상대로 소송을 내 1억6000만 달러의 배상 판결을 받았다. 소종호 LG전자 특허센터 부장(44)은 “소형 기기라 모조품 생산 라인이나 판매처를 잠깐 운영하고 금세 없어지는 경우가 많아 현장 적발이 어렵다”고 말했다. 최근 과전압 차단 기능이 없는 모조품을 차에 걸어뒀다가 발화된 사건이 접수되기도 했다. LG전자는 단속과 특허 소송을 강화해 소비자 보호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LG전자가 17일 프리미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인 ‘LG 시그니처 올레드 TV W’ 77인치 모델(사진)을 출시했다. 가격은 3300만 원으로 2월 출시된 65인치 모델(1400만 원)의 배가 넘는다. 이 제품은 설치 시 두께가 6mm도 안 된다. 그림 한 장이 벽에 붙어 있는 듯한 월페이퍼 디자인과 화질을 인정받아 1월 미국 ‘국제가전전시회(CES) 2017’에서 최고상을 받았다. 스피커 등 화면을 제외한 다른 부품은 별도 박스로 분리해 두께를 줄였다. 65인치 제품은 두께가 4mm 이하다. LG전자는 시그니처 올레드 TV W 77인치 모델을 전 세계에 순차 출시해 프리미엄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올레드 TV의 선전 덕분에 LG전자의 TV 사업을 담당하는 HE사업본부는 1분기(1∼3월) 영업이익률 8.8%를 기록했다. 1분기 기준 역대 최고 영업이익률이다. LG전자는 다음 달 29일까지 제품을 구매하는 고객에게 400만 원의 현금을 돌려주는 행사를 진행한다. 실제 구매가격은 2900만 원인 셈이다. 또 의류관리기 ‘LG 트롬스타일러’도 증정한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허창수 GS그룹 회장(사진)이 17일 “변화와 혁신을 통해 기업의 사회적 소명인 일자리 창출에 매진하자”고 강조했다. 새 정부의 핵심 정책과제인 일자리 창출과 관련해 민간 차원의 자발적 조력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허 회장은 이날 서울 강남구 GS타워에서 열린 ‘GS 밸류 크리에이션 포럼’에서 “스펙이 아닌 역량 중심의 인재 채용으로 창의적 인재에게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와 함께 “혁신을 통한 지속적인 성장으로 양질의 일자리를 많이 창출해 사회에 희망을 주는 기업이 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허 회장은 “한 번의 실패에 낙담하거나 과거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새롭게 도전하는 열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GS 밸류 크리에이션 포럼은 2010년부터 매년 그룹 내 계열사들끼리 경영혁신 성공 사례 및 성과를 공유하기 위해 마련한 행사다. 8회째를 맞은 올해 행사에는 허 회장을 비롯해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및 임원, 전략·기획·혁신·기술담당 팀장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GS칼텍스, GS에너지, GS리테일, GS홈쇼핑 등 주요 계열사가 일선 현장에 적용한 대표적인 경영혁신 성과를 공유했다. 허 회장은 “변화와 혁신의 성과는 소수의 참여자만 공유하는 것이 아니라 전사적 역량으로 확산시키고 내재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새로운 도전을 위한 발판이 돼 조직 전체의 경쟁력을 높이는 선순환을 이룰 수 있다”고 했다. GS리테일은 모바일 플랫폼 ‘나만의 냉장고’를 대표 혁신 사례로 소개했다. 편의점 GS25의 행사 증정품을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에 보관했다가 전국 어느 점포에서든 사용할 수 있게 한 서비스다. 도시락 예약주문 등 차별화된 서비스가 이어지면서 GS리테일 앱 회원 수는 경쟁사 대비 최대 5배 이상 증가했다. 추가 매출 효과도 1000억 원에 달했다. GS칼텍스의 ‘여수공장 최적화를 통한 고도화시설 전환율 증가’, GS건설의 ‘대규모 단독주택용지 개발사업’, GS EPS의 ‘바이오매스 발전소 수익성 향상’도 모범 사례로 발표됐다. 허 회장은 현장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시장의 변화를 가장 먼저 감지해 내는 곳도 현장이고, 프로세스의 문제점을 가장 먼저 느끼는 곳도 현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경영환경은 속도뿐만 아니라 방향도 예측하기 어렵다. 이럴 때일수록 고객과 시장의 트렌드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기존에 하지 않았던 다양한 방법으로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사진)이 ‘끊임없는 혁신’을 강조하기 위해 손자병법을 펼쳤다. 한 부회장은 17일 경기 파주사업장과 광주시 곤지암에서 열린 ‘전사 혁신목표 필달 결의대회’에 연이어 참석했다. 그는 “손자병법에 나온 ‘전승불복 응형무궁(戰勝不復 應形無窮)’의 마음으로 끊임없이 변화하고 노력해 시장 선도의 선구자가 돼 달라”고 강조했다. 전쟁에서 거둔 승리는 반복되지 않으므로 끊임없이 새로운 상황에 적응해야 한다는 의미의 말이다. 핵심 프로젝트 성공을 위해 전문가들을 모아 놓은 TDR(Tear Down & Redesign·해체하고 새롭게 디자인한다)팀에 대한 특별 주문이었다. 올해로 18회째인 이 행사는 LG디스플레이 임직원들이 혁신목표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목표 달성 의지와 각오를 새롭게 하는 혁신 창구다. 이날은 1000명의 임직원이 참석했다. 명사 초청 특강을 시작으로 목표 필달 결의식, 백마산 발리봉 정상까지 오르는 산행, 모두가 하나가 돼 가치를 창출하자는 의미의 비빔밥 만들기 행사 등이 진행됐다. 한 부회장은 행사 참석자들에게 “전 임직원이 하나로 똘똘 뭉쳐 한번 정한 목표는 어떤 한계상황에서도 반드시 달성할 수 있도록 끝장을 보자”며 의지를 다졌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1분기(1∼3월) 영업이익 1조269억 원을 기록하며 사상 처음 분기 영업이익 1조 클럽에 가입했다. 계절적 비수기였음에도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초청 강사로 나선 여자 복싱 통합챔피언 김주희 선수(31)는 ‘내 인생에 포기는 없다’는 주제의 강연을 했다. 김 선수는 “확실한 일등이 되기 위해서는 한 번 시작하면 악착같이 도전해 끝장을 봐야 한다”라고 조언했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한국필립모리스가 담배 연기가 발생하지 않는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사진)를 다음 달 5일 출시한다. 정일우 한국필립모리스 대표이사는 17일 서울 중구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필립모리스는 연기 없는 담배 제품이 가져올 미래를 만들어나가고 있다. 일반 궐련을 흡연하는 것보다 더 나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며 신제품 출시계획을 알렸다. 아이코스는 특수 제작 담배인 ‘히츠’를 끼워 사용하는 전자담배로 담배 연기나 재가 발생하지 않는다. 아이코스 전용 히츠는 실제 담뱃잎을 사용한 연초 고형물로 제조돼 담뱃잎 고유의 맛을 내면서도 연기 대신 증기가 나와 실내 공기를 오염시키지 않는다. 아이코스와 히츠는 다음 달 5일부터 아이코스 전용 상점 및 서울 전역의 CU 편의점에서 판매된다. 이에 앞서 27일부터 서울 광화문과 가로수길에 위치한 아이코스 전용 가게에서는 아이코스 기기와 히츠를 한정 수량으로 사전 판매한다. 아이코스는 12만 원, 히츠는 20개들이 한 갑이 4300원이다. 아이코스는 일본에서 2015년 9월 출시된 뒤 올 4월 기준 시장 점유율 8.8%를 기록하고 있다. 현재까지 영국, 독일, 이탈리아, 스위스를 비롯한 25개국에 출시돼 200만여 명의 흡연자가 일반 담배를 끊고 아이코스 이용자로 전환했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기반 가상현실(VR) 헤드셋 ‘기어VR’가 미국에서 지식재산권 침해로 소송을 당했다. 15일(현지 시간) 미국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더버지 등에 따르면 게임개발업체 제니맥스는 12일 미국 댈러스 지방법원에 삼성을 상대로 손해배상 및 기술 사용 금지 청구 소송을 냈다. “삼성 기어VR가 오큘러스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면서 제니맥스의 지재권을 침해했다”는 게 제니맥스의 주장이다. 제니맥스는 삼성이 오큘러스의 지재권 침해 사실을 알면서도 지난달 출시한 새 제품에 오큘러스 기술을 계속 사용하는 등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2015년 출시된 기어VR는 삼성이 페이스북 자회사 오큘러스와 공동 개발한 제품이다. 지난해 세계 VR 기기 시장에서 72%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삼성 기어VR에는 ‘오큘러스에 의해 움직인다(powered by Oculus)’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제니맥스는 자사에서 오큘러스로 이적한 핵심 개발자가 기술을 빼돌렸다며 2014년 오큘러스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올 2월 미국 댈러스 지방법원은 제니맥스의 손을 들어주며 오큘러스에 5억 달러(약 5650억 원)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도시바 메모리’ 매각을 놓고 대립 중인 일본 도시바와 미국 웨스턴디지털(WD)의 갈등이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결국 국제중재로 넘겨졌다. 14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WD은 이날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국제상공회의소(ICC) 산하 중재재판소에 도시바의 반도체 자회사인 도시바 메모리의 매각 중지를 요구하는 중재를 신청했다. 스티브 밀리건 WD 최고경영자(CEO)는 “도시바가 합작사의 동의 없이 지분을 매각하는 것은 금지된다. 다른 해결 노력이 성공적이지 못해 법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지난해 도시바 합작사인 샌디스크를 인수한 WD는 최근 도시바 메모리 매각 작업이 본격화되자 독점 교섭권을 주장해왔다. 양측은 독점 교섭권에 대한 문제를 풀기 위해 이달 10일 일본 도쿄 도시바 본사에서 고위경영진 회담을 가졌지만 견해차를 좁히는 데 실패했다. 도시바는 15일까지 WD가 매각 방해를 중단하지 않으면 양측이 공동 운영 중인 욧카이치 공장에서 WD 관계자를 쫓아내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중재는 19일부터 국제중재재판소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중재위원 3명에는 WD와 도시바가 각각 제안하는 인사도 1명씩 들어간다. 도시바는 당초 19일 2차 입찰을 마칠 예정이었지만 연기될 가능성이 크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재벌 개혁이라는 구호 아래 정부가 기업들을 휘젓지는 않을까 걱정입니다. 벌써부터 한국 대기업들이 제품을 제때 공급할 수 있는지 우려하는 고객사도 많습니다.” 국내 대기업 A사 관계자가 15일 문재인 정부 체제에서 사정기관의 ‘기업 손보기’가 본격화될 수 있음을 우려하면서 한 말이다. 문 대통령은 대선 후보 당시 검찰 경찰 국세청 공정거래위원회 감사원 중소기업청 등 범정부 차원의 ‘을지로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약속했다. 재벌의 갑질 횡포에 대한 전면적인 조사와 수사를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반면 중소기업들은 이런 정책 기조를 가진 새 정부 출범으로 새로운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희비 엇갈린 대기업과 중소기업 동아일보가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인 10∼12일 31개 대기업과 30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긴급 설문조사에서 이런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온도 차가 뚜렷이 드러났다. 대기업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상호출자·채무보증제한 기업집단’(자산총액 10조 원 이상)에 포함된 곳이다. 중소기업은 자산 5000억 원 이하의 중소기업중앙회 회원사다. 대기업들은 정부의 기업정책이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에 타격을 입힐 수도 있다며 전전긍긍하고 있다. 기업 조사와 수사 강화뿐 아니라 증세도 예상되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재원이 부족할 시 현재 22%인 법인세 최고세율을 25%로 원상 복귀시키겠다고 공약했다. 대기업들은 신임 대통령 공약 중 부정적 효과가 가장 클 것으로 보는 경제정책(이하 복수응답)으로 ‘법인세 인상’(33.9%)과 ‘재벌 개혁’(22.6%)을 선택했다. 대기업 B사 관계자는 “미국을 봐도 법인세 인하가 세계적 추세다. 법인세 인상은 글로벌 트렌드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소기업계는 새 정부가 불공정 거래를 근절하고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제도를 확대해 사업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급식업체를 운영하는 중소기업 C사 대표는 “단체급식 시장이 연간 4조 원에 이르는데 10개 미만의 대기업이 90%를 점하고 있다. 재벌의 경제력 집중을 방지한다는 공약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 했다. 실제로 중소기업인들은 이번 조사에서 새 정부에 바라는 정책으로 ‘공정 경제 추진’(33.9%)을 가장 많이 꼽았다.○ 분배도 좋지만 성장 전략도 필요 중소기업계가 새 정부의 정책 기조에 마냥 기대감만 높이고 있는 것은 아니다. 법정 노동시간이 단축되고 최저임금이 1만 원으로 높아지면 작은 기업일수록 비용 감당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인 D 씨는 “노동시간 단축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 치명타가 될 수밖에 없다”고 일갈했다. “얼핏 보면 일자리가 창출될 것 같지만 경기가 침체되고 매출이 늘어나지 않으면 결국은 직원부터 줄이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법정 노동시간 52시간’에 대한 걱정은 중소기업(37.9%)이 대기업(21.0%)보다 더 컸다. 정부가 장기적인 성장 전략부터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도 나온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번 정권은 분배, 배분이 핵심이고 ‘인간다운 삶, 헌법에 충실한 경제정책’을 하겠다고 했는데 성장 비전이 약하다”고 지적했다. 신박제 NXP반도체 회장도 “대기업이 세계무대에서 원활하게 영업하며 수출을 많이 하면 중소기업에도 혜택이 전해지고, 대기업이 어려워지면 중소기업도 타격을 받는다”며 “중소기업이건 대기업이건 세계시장에서 경쟁자를 물리칠 수 있도록 정부가 튼튼한 버팀목이 돼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계에서는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라도 ‘규제 개혁’과 ‘노동 개혁’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도 기업들은 일자리 문제 해결 방안으로 ‘기업 투자 활성화를 위한 규제 개혁’과 ‘노동 유연성 확보’(이상 21.8%)를 가장 많이 원했다. 김경수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어떤 정책이든 장단점이 있기 마련이다. 가장 중요한 건 정부가 하루빨리 청사진을 발표해 정책 불확실성을 줄이는 것”이라고 말했다.이샘물 evey@donga.com·신동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