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중

김철중 기자

동아일보 해외특파원

구독 17

추천

서울과 가깝고도 먼 베이징에서 중국의 생생한 소식을 전하겠습니다.

tnf@donga.com

취재분야

2025-11-05~2025-12-05
중국39%
국제일반18%
일본13%
국제정치7%
국제사고7%
아시아4%
인사일반4%
미국/북미4%
국제정세2%
중동2%
  • ‘李대통령 친서’ 전달받은 왕이 “한중 공동 이익 확대해야”

    박병석 전 국회의장을 단장으로 하는 중국 특사단이 24일 왕이(王毅) 중국공산당 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과의 면담을 시작으로 3박 4일의 중국 방문에 돌입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일본, 미국과의 정상 외교 기간 동안 중국에 특사를 보내 한중 관계 개선 의지를 전달하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특사단은 박 전 의장,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태년 박정 의원, 노재헌 동아시아문화센터 이사장으로 꾸려졌다. 특사단은 이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보내는 이 대통령의 친서를 왕 부장에게 전달했다. 특히 10월 31일∼11월 1일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시 주석이 참석하기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또 특사단은 이날 왕 부장과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만찬을 같이했다. 왕 부장은 면담 과정에서 이날이 양국 수교 33주년이라는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특사단 관계자는 “당초 왕 부장이 특사단과 오찬을 가지려다 오늘이 수교 기념일임을 감안해 만찬을 대접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왕 부장은 “한국의 새 정부 출범 뒤 시 주석과 이 대통령이 전화 통화에서 양국의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더 높은 수준으로 발전시키는 데 중요한 합의를 이뤘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은 한국과 수교의 초심을 고수하고 상호의 이해를 증진하고, 실질적 협력을 심화해 국민 감정을 개선하길 바란다”며 “공동의 이익을 확대해 양국 관계가 올바른 궤도로 안정적, 장기적으로 발전하게 할 용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박 전 의장은 “최근 몇 년간 엉클어진 한중 관계를 정상 궤도에 올려놓는 물꼬를 트는 데 함께 노력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 대통령이 이틀 전 직접 박 전 의장에게 “한중 관계를 매우 중시하며, 양국 국민 삶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만들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다만 특사단이 시 주석은 물론이고 리창(李强) 총리 또한 직접 만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뒤 한중 관계 개선보다 한미일 협력 강화에 상대적으로 무게를 두자 중국 측이 불편한 심기를 나타낸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특사단은 26일 오전 한정(韓正) 국가 부주석, 같은 날 오후에는 자오러지(趙樂際)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 상무위원장을 각각 면담할 예정이다. 자오 위원장은 시 주석, 리 총리에 이은 권력 서열 3위로 이번 특사단이 만나는 중국 지도부 가운데 최고위층이다. 2012년 말 집권한 시 주석은 2013년 1월 당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특사인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선총괄본부장을 직접 만났다. 또 문재인 정부 때도 특사 자격으로 중국을 방문한 이해찬 전 국무총리와 면담했다. 윤석열 정부는 중국에 특사를 보내지 않았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 2025-08-2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한미일 협력 불편했나…특사단 면담 앞당긴 中 왕이 “한중 공동이익 확대해야”

    박병석 전 국회의장을 단장으로 하는 중국 특사단이 24일 왕이(王毅) 중국공산당 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과의 면담을 시작으로 3박 4일의 중국 방문에 돌입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일본, 미국과의 정상 외교 기간 동안 중국에 특사를 보내 한중 관계 개선 의지를 전달하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특사단은 박 전 의장,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태년 박정 의원, 노재헌 동아시아문화센터 이사장으로 꾸려졌다.특사단은 이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보내는 이 대통령의 친서를 왕 부장에게 전달했다. 특히 10월 31일~11월 1일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시 주석이 참석하기를 요청한다고 밝혔다.특히 특사단은 이날 왕 부장과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만찬을 같이 했다. 왕 부장은 면담 과정에서 양국 수교 33주년이라는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특사단 관계자는 “당초 왕 부장이 특사단과 오찬을 가지려다 오늘이 수교 기념일임을 감안해 만찬을 대접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왕 부장은 “한국의 새 정부 출범 뒤 시 주석과 이 대통령이 전화 통화에서 양국의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더 높은 수준으로 발전시키는 데 중요한 합의를 이뤘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은 한국과 수교의 초심을 고수하고 상호의 이해를 증진하고, 실질적 협력을 심화해 국민 감정을 개선하길 바란다”며 “공동의 이익을 확대해 양국 관계가 올바른 궤도로 안정적, 장기적으로 발전하게 할 용의가 있다”고 덧붙였다.박 전 의장은 “최근 몇 년간 엉클어진 한중 관계를 정상 궤도에 올려놓는 물꼬를 트는 데 함께 노력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 대통령이 이틀 전 직접 박 전 의장에게 “한중 관계를 매우 중시하며, 양국 국민 삶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만들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다만 특사단이 시 주석은 물론이고 리창(李强) 총리 또한 직접 만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뒤 한중 관계 개선보다 한미일 협력 강화에 상대적으로 무게를 두자 중국 측이 불편한 심기를 나타낸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특사단은 26일 오전 한정(韓正) 국가 부주석, 같은 날 오후에는 자오러지(趙樂際)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 상무위원장을 각각 면담할 예정이다. 자오 위원장은 시 주석, 리 총리에 이은 권력 서열 3위로 이번 특사단이 만나는 중국 지도부 가운데 최고위층이다.2012년 말 집권한 시 주석은 2013년 1월 당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특사인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선총괄본부장을 직접 만났다. 또 문재인 정부 때도 특사 자격으로 중국을 방문한 이해찬 전 국무총리와 면담했다. 윤석열 정부는 중국에 특사를 보내지 않았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 2025-08-24
    • 좋아요
    • 코멘트
  • “中도 위안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허용 검토”

    미국의 달러 패권에 맞서 위안화 국제화를 추진하고 있는 중국이 자국 화폐인 위안화를 기반으로 한 스테이블코인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20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은 이달 말 회의에서 위안화 사용 확대를 위한 전략을 검토한 뒤 승인할 예정인데 여기에는 미국의 스테이블코인 제도화에 대응하는 방안도 포함될 예정이다. 또 스테이블코인과 관련해 금융당국의 책임과 의무, 위험 예방 규정 등도 논의될 전망이다. 특히 이달 말 위안화 국제화와 스테이블코인을 주제로 중국 최고 지도부의 학습회의도 열리는데, 이 자리에서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중국의 방향성이 제시될 가능성이 높다고 로이터는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일각에선 31일 중국 톈진에서 열리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서도 위안화 사용 확대와 위안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허용 등이 논의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앞서 중국은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이유로 2021년부터 가상자산 거래와 채굴을 금지했다. 로이터는 “중국이 스테이블코인을 승인한다면 디지털 자산에 대한 중국의 접근 방식에서 중대 변화를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스테이블코인은 달러, 유로, 엔화 등의 법정화폐에 코인의 가치를 일대일로 연동(페깅)한 것이다. 기존 가상자산들과 달리 법정화폐에 연동돼 있어 변동성이 적은 편. 전 세계 스테이블코인의 99% 이상이 달러 기반이며, 통상 가상자산 1개가 1달러의 가치를 갖는다. 중국이 가상자산에 대해 부정적이었던 태도를 바꿔 스테이블코인에 긍정적으로 돌아선 건 위안화 사용 확대를 위해서란 분석이 많다. 미국과 한국, 일본 등이 스테이블코인 제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이에 뒤처질 경우 위안화 국제화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조성됐다는 것이다.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 따르면 위안화의 글로벌 결제 통화 점유율은 올 6월 2.88%로 2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스테이블코인의 발행과 운영 방식 등을 규정한 ‘지니어스 법안(GENIUS Act)’에 서명하는 등 스테이블코인 제도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도 대선 후보 때 스테이블코인 도입을 공약으로 내걸었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 2025-08-2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中, 위안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허용 검토”…달러 패권에 도전장

    미국의 달러 패권에 맞서 위안화 국제화를 추진하고 있는 중국이 자국 화폐인 위안화를 기반으로 한 스테이블코인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20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은 이달 말 회의에서 위안화 사용 확대를 위한 전략을 검토한 뒤 승인할 예정인데 여기에는 미국의 스테이블코인 제도화에 대응하는 방안도 포함될 예정이다. 또 스테이블코인과 관련해 금융당국의 책임과 의무, 위험 예방 규정 등도 논의될 전망이다.특히 이달 말 위안화 국제화와 스테이블코인을 주제로 중국 최고 지도부의 학습회의도 열리는데, 이 자리에서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중국의 방향성이 제시될 가능성이 높다고 로이터는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일각에선 31일 중국 톈진에서 열리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서도 위안화 사용 확대와 위안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허용 등이 논의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앞서 중국은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이유로 2021년부터 가상자산 거래와 채굴을 금지했다. 로이터는 “중국이 스테이블코인을 승인한다면 디지털 자산에 대한 중국의 접근 방식에서 중대 변화를 의미한다”고 평가했다.스테이블코인은 달러, 유로, 엔화 등의 법정화폐에 코인의 가치를 일대일로 연동(페깅)한 것이다. 기존 가상자산들과 달리 법정화폐에 연동돼 있어 변동성이 적은 편. 전 세계 스테이블코인의 99% 이상이 달러 기반이며, 통상 가상자산 1개가 1달러의 가치를 갖는다.중국이 가상자산에 대해 부정적이었던 태도를 바꿔 스테이블코인에 긍정적으로 돌아선 건 위안화 사용 확대를 위해란 분석이 많다. 미국과 한국, 일본 등이 스테이블코인 제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이에 뒤쳐질 경우 위안화 국제화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조성됐다는 것이다.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 따르면 위안화의 글로벌 결제 통화 점유율은 올 6월 2.88%로 2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달 스테이블코인의 발행과 운영 방식 등을 규정한 ‘지니어스 법안(GENIUS Act)’에 서명하는 등 스테이블코인 제도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도 대선 후보 때 스테이블코인 도입을 공약으로 내걸었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 2025-08-21
    • 좋아요
    • 코멘트
  • “엔비디아, ‘H20’ 능가하는 中전용 AI칩 개발중”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현재 중국에 판매하는 저사양 인공지능(AI) 칩 ‘H20’보다 우수한 성능의 AI 칩을 개발해 중국에 판매하려 한다고 로이터통신이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19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B30A’로 불리는 이 칩은 엔비디아의 최신 고사양 AI 칩 ‘블랙웰’을 기반으로 한다. 대(對)중국 판매용으로 지난해 초 출시된 H20보다는 성능이 뛰어나지만 현재 엔비디아의 주력 제품 ‘B300’과 비교하면 컴퓨팅 성능이 절반 수준이다. 새 칩은 이르면 다음 달부터 중국 고객들에게 테스트용으로 제공된다. 엔비디아는 “우리는 (미국) 정부가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경쟁하기 위해 다양한 제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는 H20과 또 다른 미 반도체 기업인 AMD 저사양 칩인 ‘MI308’ 등에 대한 중국 수출을 승인했다. 그 대신 이 제품의 중국 내 매출액 중 15%를 받기로 두 기업과 각각 합의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별도로 “블랙웰의 성능을 30∼50% 정도로 낮춘 제품에 대한 계약을 체결할 가능성이 있다”며 중국에 대한 반도체 수출 규제를 추가로 완화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 2025-08-2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대만, 드론 5만 대 도입…“소모품·탄약처럼 운용” 방침

    대만이 미국과 마찬가지로 드론을 총알과 같은 소모품으로 분류하고, 앞으로 2년 내 드론 5만 대를 도입키로 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0일 전했다. 대만 정부의 조달 입찰 공고에 따르면 국방부는 내년에 1만1270대, 2027년에 3만7480대의 드론을 구매할 예정이다. 이번에 도입되는 항속거리와 날개 형태 등에 따라 5개 종류로 분류된다. 조종 범위가 6㎞로 2.5㎏의 탑재물을 달고 7분 가량 비행할 수 있는 A형이 3만4000대로 가장 많다. 100㎞ 이상을 2시간 30분 가량 날아가는 고정익 수직이착륙 드론도 700대 가량 포함된다. 국방부 군수국은 이번에 구입하는 드론은 모두 대만에서 제조하고, 조립해야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특히 중국산 부품을 쓰지 않아야 하고 중국 본토와 연계되지 않아야 한다는 점도 명시했다. 군수국 담당자는 “기동성과 은밀성이 드론의 핵심이며, 현장에 배치한 뒤에도 전술적 요구에 맞게 계속 개량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대만 육군은 드론을 사용 목적에 따라 소모품 또는 탄약으로 분류해 취급할 예정이다. 대만 육군사령부의 러우위이제(樓偉傑) 소장은 “드론은 빠른 세대교체와 높은 소모율이 특징으로 소모품으로 간주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7월 미군은 소형·중형 드론을 소모성 무기로 재분류했다. 대만 역시 미군과 같은 정책을 편 것으로 최전선 부대에서 드론을 적극적으로 사용하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SCMP는 전했다. 대만 군사전문가인 천궈밍(陳國銘)은 SCMP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는 매일 2000 대의 드론이 소모되고 있다”면서 “이제 드론은 소총의 총탄과 마찬가지로 소모품으로 취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만의 이런 움직임은 중국의 대만 해협 공격에 대비한 미국의 전략과 유사하다. 미 국방부는 2023년 8월 ‘리플리케이터(replicator) 구상’을 통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인도태평양에 수천 대의 드론과 무인수상정 등을 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새뮤얼 퍼파로 사령관은 지난해 6월 워싱턴포스트(WP) 인터뷰에서 “중국군이 대만해협을 건너 손쉽게 승리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미군의 ‘플랜A’”라며 “대만해협을 무인 지옥으로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 2025-08-20
    • 좋아요
    • 코멘트
  • 엔비디아, 中 판매용 ‘중간 사양’ AI 칩 개발 추진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현재 중국에 판매하는 저사양 인공지능(AI) 칩 ‘H20’보다 우수한 성능의 AI 칩을 개발해 중국에 판매하려 한다고 로이터통신이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19일(현지 시간) 보도했다.로이터에 따르면 ‘B30A’로 불리는 이 칩은 엔비디아의 최신 고사양 AI 칩 ‘블랙웰’을 기반으로 한다. 대(對)중국 판매용으로 지난해 초 출시된 H20보다는 성능이 뛰어나지만 현재 엔비디아의 주력 제품 ‘B300’과 비교하면 컴퓨팅 성능이 절반 수준이다. 새 칩은 이르면 다음달부터 중국 고객들에게 테스트용으로 제공된다. 엔비디아는 “우리는 (미국) 정부가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경쟁하기 위해 다양한 제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는 H20과 또다른 미 반도체기업인 AMD 저사양 칩인 ‘MI308’ 등에 대한 중국 수출을 승인했다. 대신 이 제품의 중국 내 매출액 중 15%를 받기로 두 기업과 각각 합의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별도로 “블랙웰의 성능을 30∼50% 정도로 낮춘 제품에 대한 계약을 체결할 가능성이 있다”며 중국에 대한 반도체 수출 규제를 추가로 완화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 2025-08-20
    • 좋아요
    • 코멘트
  • 국경 갈등 中-印, 트럼프 관세 공격속 밀착 “우린 적 아닌 파트너”

    최근 미국이 인도에 5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한 가운데, 18일 왕이(王毅)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이 인도를 방문해 국경 문제, 무역, 인적 교류 등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5년 전 국경 지대에서 발생한 대규모 무력 충돌로 냉랭해진 양국이 트럼프발 관세 공격을 맞아 관계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제사회에서 미국과 서방 진영에 대항하는 성격을 지닌 브릭스(BRICS)와 상하이협력기구(SCO)에 가입한 양국이 도널드 트럼프 2기 미 행정부의 압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 견제를 위해 연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왕이 “인도는 적 아닌 파트너” 중국 관영매체인 신화통신에 따르면 왕 부장은 이날 수브라마냠 자이샨카르 인도 외교장관과 만나 “인도와 중국은 총인구가 28억 명을 넘는 세계 최대 개발도상국이며, 강대국으로서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올해가 중국-인도 수교 75주년임을 언급하며 “서로를 적과 위협으로 여기지 말고, 파트너와 기회로 인식하자”고 말했다. 이에 자이샨카르 장관은 “인도와 중국 관계가 저점을 벗어나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발전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왕 부장은 19일에는 아지트 도발 인도 국가안보보좌관과 국경 문제 특별대표회의를 열고,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만났다. 이날 왕 부장은 국경 문제 외에도 비료와 희토류 자석 수출 통제 등 인도가 우려하는 사항을 해결하겠다는 뜻을 인도 측에 전달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왕 부장이 인도를 찾은 건 2022년 3월 이후 3년여 만이다. 약 3500km에 이르는 국경선을 맞대고 있는 양국은 1962년 국경 전쟁을 치렀다. 이후 지금까지 상대국이 실효 지배 중인 지역을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며 수차례 무력 충돌을 빚었다. 특히, 2020년 6월 국경 지대인 갈완 계곡에선 대규모 무력 충돌이 발생했다. 당시 인도군 20명, 중국군 4명이 사망했고, 양국 관계는 급격히 악화됐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양국이 국경 지역에서 충돌을 피하기 위한 순찰 방식에 합의하며 관계 개선의 물꼬를 텄다. 또 같은 달 러시아 카잔에서 열린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모디 총리가 5년 만에 만나 군사적 긴장 완화 등에 합의했다.● 美 압박에 中-인도 밀착 가속 인도와 중국은 국경 문제 외에도 다양한 갈등을 겪어 왔다. 특히 남반구의 개발도상국과 신흥국을 뜻하는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의 지도국을 서로 자처하며 국제사회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둘러싼 신경전도 벌여 왔다. 이 과정에서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인도에 유화적인 모습을 보이는 전략을 취해 왔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6일 미국은 러시아산 원유를 대량으로 수입한다는 이유로 인도에 25% 추가 관세를 적용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27일부터 미국의 대인도 관세는 기존 관세율을 합쳐 50%로 높아진다. 이는 중국을 제외하면 브라질과 더불어 미국의 주요 교역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18일 뉴욕타임스(NYT)는 중국과 인도의 관계 개선 움직임에 대해 “적의 적은 친구라는 속담의 또 다른 예”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인도를 중국 쪽으로 밀어내고 있다”고 진단했다. 왕 부장의 인도 방문에 이어 모디 총리는 31일 중국 톈진에서 열리는 SCO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번 회의를 계기로 시 주석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모디 총리와 별도 회담을 가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글로벌 사우스의 핵심국으로 올해 브릭스 의장국인 브라질도 최근 미국과 불편한 관계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미국의 50% 고관세 부과에 맞서 중국, 러시아, 인도 정상들과 연쇄 통화를 가졌다. 룰라 대통령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관세에 공동 대응하기 위해 브릭스 국가들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인도, 중국, 브라질에 대한 고율 관세 등 압박이 이어질 경우 세 나라 간 협력도 계속 강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5-08-2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앙숙’ 중국-인도 손잡나…‘美 패권주의’에 공동대응 모색

    5년 전 국경 분쟁으로 수십 명의 사상자를 낸 중국과 인도가 적극적인 관계 회복에 나서고 있다. 특히 관세를 앞세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압박이 두 나라를 앙숙에서 협력 관계로 변모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18일 왕이(王毅)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은 인도 뉴델리에서 수브라마냠 자이샨카르 인도 외교장관과 회담을 열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왕 부장은 “인도와 중국은 총인구가 28억 명이 넘는 세계 최대 개발도상국으로 강대국으로서의 책임을 다해야한다”고 밝혔다. 왕 부장은 최근 패권주의로 세계 질서가 심각한 도전을 받고 있는 가운데 중국과 인도는 수교 75주년을 맞아 올바른 길을 모색하자고 강조했다. 그는 “서로를 적과 위협으로 여기지 말고, 파트너와 기회로 인식하자”고 말했다.자이샨카르 외무장관은 “인도와 중국 관계가 저점을 벗어나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발전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이어 “공평하고 균형 잡힌 세계 다극화를 추진하는 데 전념하고 있으며, 세계 경제의 안정성을 공동으로 수호해야 한다”고 말했다.왕 부장이 인도를 찾은 건 2022년 3월 이후 3년여 만이다. 왕 부장은 외교장관 회담에 이어 19일 인도 국가 안보 보좌관인 아지트 도발과 국경 회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도 직접 만날 것이라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국경을 맞대고 있는 중국과 인도는 1962년 국경 전쟁을 치렀다. 이후 서로 국경 인근 지역의 영유권을 주장하며 지금까지 갈등을 이어왔다. 2020년 6월에는 양국 군인이 충돌해 인도군 20명, 중국군 4명이 사망했다. 지난해부터 관계 회복 조짐이 나타났다. 지난해 10월 양국이 국경 지역에서 충돌을 피하기 위한 순찰 방식에 합의했다. 이를 계기로 같은 달 러시아 카잔에서 열린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모디 인도 총리가 5년 만에 만나 관계 개선에 시동을 걸었다. 모디 총리는 이달 말 중국 톈진에서 열리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도 참석할 예정이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 2025-08-19
    • 좋아요
    • 코멘트
  • 동양인 모델 ‘눈 찢기 광고’ 스와치… 인종차별 논란에 고개숙여

    스위스의 글로벌 시계 브랜드인 스와치가 모델이 눈꼬리를 옆으로 잡아 당기는 장면의 광고를 게재했다가 인종차별 비판을 받고 사과했다. 1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스와치는 전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번 일로 발생한 불편함이나 오해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 문제를 매우 중요하게 여기고 있으며, 전 세계에서 문제가 된 광고를 모두 삭제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스와치는 자사의 ‘에센셜 컬렉션’을 홍보하는 과정에서 동양인 남성 모델이 양쪽 눈을 옆으로 벌려 가늘게 뜨는 동작을 취하고 있는 모습을 광고 이미지로 사용했다. 서양인들이 동양인을 묘사할 때 눈꼬리를 옆으로 당기는 건 인종차별 행위로 여겨진다. 중국 누리꾼들은 중국 스와치 공식 홈페이지에 올라온 해당 사진을 인터넷에 퍼나르며 “아시아인을 혐오하고 중국인을 폄하하는 것은 끔찍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일부 누리꾼들은 이번 일을 계기로 스와치 불매 운동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스와치가 사과문 게재와 광고 삭제를 결정한 것이다. 그동안 중국에선 유럽의 글로벌 기업이 중국 문화를 비하하거나 인종차별을 했다며 비판하는 일이 종종 벌어졌다. 2018년엔 이탈라이 패션 브랜드 돌체앤가바나가 동양인 여성 모델이 젓가락으로 피자와 스파게티를 먹는 모습을 우스꽝스럽게 표현했다며 비판받았다. 2023년에는 프랑스 명품 브랜드 디올이 동양인 모델이 눈꼬리를 위로 당기는 모습을 클로즈업한 화보 사진을 게재해 논란을 일으켰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 2025-08-1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트럼프 “시진핑, 내 임기중 대만 침공 않겠다 약속”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내 임기(2025년 1월∼2029년 1월) 동안 ‘대만을 침공하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가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중국과 대만 문제도 (러시아 및 우크라이나와) 매우 비슷하지만 내가 여기(대통령직에) 있는 한 그런 일(대만 침공)이 일어날 것으로 믿지 않는다”고 자신했다. 그는 “시 주석이 내게 ‘당신이 대통령으로 있는 동안에는 그런 일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나는 ‘그 점에 감사하다’고 답했다”고 공개했다. 이어 “시 주석이 ‘나와 중국은 매우 인내심이 크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집권 후 올 6월 시 주석과 첫 통화를 가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관세 전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수 차례 “시 주석이 내게 전화를 걸었다”고 언급했지만 구체적인 시점은 밝히지 않았다.‘하나의 중국’을 주장하는 중국은 대만이 자국 영토이며 필요시 무력을 사용해서라도 대만과 ‘통일’하겠다고 거듭 주장하고 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서구의 많은 군사 전문가는 시 주석의 집권 3기 마지막 해이며 인민해방군 건군 100년을 맞는 2027년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대만 또한 이를 대비하기 위한 군사 훈련 ‘한광(漢光) 41호’를 지난달 역대 최대 규모로 실시했다. 미국은 1979년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수교한 후 줄곧 대만에 ‘전략적 모호성(strategic ambiguity)’ 정책을 펴고 있다.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대만을 군사적으로 지원할지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모호한 태도를 견지하는 전략이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 2025-08-1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트럼프 “시진핑, 내 임기 동안 대만 침공 안할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내 임기(2025년 1월~2029년 1월) 동안 ‘대만을 침공하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 회담을 앞두고 가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중국과 대만 문제도 (러시아 및 우크라이나와) 매우 비슷하지만 내가 여기(대통령직에) 있는 한 그런 일(대만 침공)이 일어날 것으로 믿지 않는다”고 자신했다. 그는 “시 주석이 내게 ‘당신이 대통령으로 있는 동안에는 그런 일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나는 ‘그 점에 감사하다’고 답했다”고 공개했다. 이어 “시 주석이 ‘나와 중국은 매우 인내심이 크다’고 했다”고 덧붙였다.트럼프 대통령은 재집권 후 올 6월 시 주석과 첫 통화를 가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관세 전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수 차례 “시 주석이 내게 전화를 걸었다”고 언급했지만 구체적인 시점은 밝히지 않았다. ‘하나의 중국’을 주장하는 중국은 대만이 자국 영토이며 필요시 무력을 사용해서라도 대만과 ‘통일’하겠다고 거듭 주장하고 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서구의 많은 군사 전문가들은 시 주석의 집권 3기 마지막 해이며 인민해방군 건군 100년을 맞는 2027년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대만 또한 이를 대비하기 위한 군사 훈련 ‘한광(漢光) 41호’를 지난달 역대 최대 규모로 실시했다. 미국은 1979년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수교한 후 줄곧 대만에 ‘전략적 모호성(strategic ambiguity)’ 정책을 펴고 있다.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대만을 군사적으로 지원할 지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모호한 태도를 견지하는 전략이다.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 2025-08-17
    • 좋아요
    • 코멘트
  • 탕! 1500m 달린 휴머노이드, 시속 13km 거뜬

    《‘미리 본 미래’ 로봇운동회 중국 베이징에서 17일까지 열리는 ‘2025 휴머노이드 로봇 운동대회’는 세계 최초의 ‘로봇 올림픽’으로 통한다. 육상, 축구, 격투기 등 다양한 종목에서 총 500여 개의 로봇이 참여하기 때문이다. 15일 진행된 육상 경기는 로봇 기술이 얼마나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 사례로 꼽힌다. 이날 육상 경기에 등장한 로봇들은 올 4월 치러진 ‘휴머노이드 로봇 하프 마라톤 대회’에 참여했던 모델들보다 한층 동작이 자연스럽고 빨라졌단 평가를 받았다.》“위수(宇樹·유니트리) 자유(加油·파이팅), 위수 자유.” 15일 베이징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 참가 선수들은 출발 신호와 함께 육상 트랙을 힘차게 내달리기 시작했다. 관중석에선 힘찬 응원의 함성도 터져 나왔다. 1500m를 전력 질주하는데도 거친 숨소리를 전혀 내지 않은 선수들의 정체는 휴머노이드 로봇이었다. 이 종목 금메달은 6분34초 만에 결승선을 통과한 중국의 유명 로봇 기업 유니트리의 자회사 ‘링이(灵翌)테크놀로지’가 만든 로봇이 차지했다. 올해 초 춘제(春節·중국 설) 갈라쇼에서 군무를 선보였던 ‘G1’과 같은 모델이었다. 14일 저녁 개막식을 연 ‘2025년 세계휴머노이드 로봇대회’는 이날부터 본격적인 경기에 돌입했다. 17일까지 사흘 동안 16개국에서 온 280개 팀의 휴머노이드 로봇 500여 대가 출전한다. 경기 종목은 100m 달리기, 1500m 달리기, 400m 계주, 축구, 격투기를 포함해 총 26개. 휴머노이드 로봇들이 올림픽처럼 다양한 종목의 경기에 참여하는 행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로봇 업계에선 이번 행사를 두고 ‘로봇 올림픽’이라고도 부른다. 15일 관중의 관심이 집중됐던 경기는 1500m 달리기였다. 경기는 로봇 4대가 한 조를 이뤄 400m 트랙을 총 4바퀴 조금 못 미치게 도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인간의 육상 경기 규칙과 유사했다. 1∼3위를 차지한 로봇들은 일반 성인 기준으로도 빠른 속도인 시속 12∼13km로 달렸다. 일부 로봇은 레이스 도중 멈춰서거나 넘어져 부서지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참가 로봇은 큰 무리 없이 완주했다. 지난 4월 베이징에서 열린 하프마라톤 대회에서 제한 시간 내 완주한 로봇이 2대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전체적으로 출전 로봇들의 달리는 동작이 더 자연스러웠고, 속도도 더 빨라졌다는 평가가 많았다. 우승팀인 링이테크놀로지의 류진다(劉金達) 연구원은 “다양한 반복 실험을 통해 달리는 동안 내부 온도 변화를 확인하고, 일정한 속도를 낼 수 있는 알고리즘을 연구해 온 보람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진짜 인간의 경기를 따라가기에는 아직 한계도 명확했다. 은메달을 딴 톈자오(天驕)팀의 ‘톈궁(天工)’을 제외하면 육상 경기 출전 로봇들은 모두 컨트롤러를 든 인간 조종수와 함께 뛰었다. 현재 기술 수준에서도 혼자 달리기가 가능하지만 수동 제어를 했을 때 빠른 방향 전환 등이 가능하다는 게 참가팀들의 설명이다.육상과 달리 축구 경기에서는 로봇들의 실수가 속출했다. 축구는 육상과 격투기 등 다른 종목과 달리 경기 도중 로봇이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도록 하는 게 대회 규정이다. 로봇들은 마치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처럼 공을 향해 몰려다녔고, 로봇들끼리 엉켜 넘어지는 일도 잦았다. 대회 사회자는 “로봇들이 넘어질 수 있는데, 그때마다 관중이 박수로 일으켜 세워 달라”고 수차례 당부했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 2025-08-1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르포]1500m 질주에도 숨도 안 헐떡여…中, 세계 최초 로봇 올림픽 개최

    “위수(宇樹·유니트리) 찌아요(화이팅), 위수 찌아요.”15일 베이징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 참가 선수들은 출발 신호와 함께 육상 트랙을 힘차게 내달리기 시작했다. 또 관중석에선 힘찬 응원의 함성도 터져 나왔다.1500m를 전력 질주하는데도 거친 숨소리를 전혀 내지 않은 선수들의 정체는 휴머노이드 로봇이었다. 이 종목 금메달은 6분 34초 만에 결승선을 통과한 중국의 유명 로봇 기업 유니트리의 자회사 ‘링이(灵翌)테크놀로지’가 만든 로봇이 차지했다. 올해 초 춘절(중국설) 갈라쇼에서 군무를 선보였던 ‘G1’와 같은 모델이었다.● 성인 남성이 따라잡기 힘든 육상 실력 뽐내14일 저녁 개막식을 연 ‘2025년 세계휴머노이드 로봇대회’는 이날부터 본격적인 경기에 돌입했다. 17일까지 사흘 동안 16개국에서 온 280개 팀의 휴머노이드 로봇 500여대가 출전한다. 경기 종목은 100m 달리기, 1500m 달리기, 400m 계주, 축구, 격투기를 포함해 총 26개. 휴머노이드 로봇들이 올림픽처럼 다양한 종목의 경기에 참여하는 행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로봇 업계에선 이번 행사를 두고 ‘로봇 올림픽’이라가도 부른다.15일 관중들의 관심이 집중됐던 경기는 1500m 달리기였다. 경기는 로봇 4대가 한 조를 이뤄 400m 트랙을 총 4바퀴 조금 못 미치게 도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인간의 육상 경기 규칙과 유사했다. 1~3위를 차지한 로봇들은 일반 성인 기준으로도 빠른 속도인 시속 12~13㎞로 달렸다. 일부 로봇은 레이스 도중 멈춰서거나 넘어져 부서지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참가 로봇은 큰 무리 없이 완주했다.지난 4월 베이징에서 열린 하프마라톤 대회에서 제한 시간 내 완주한 로봇이 2대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전체적으로 출전 로봇들의 달리는 동작이 더 자연스러웠고, 속도도 더 빨라졌다는 평가가 많았다. 우승팀인 링이테크놀로지의 류진다(劉金達) 연구원은 “다양한 반복 실험을 통해 달리는 동안 내부 온도 변화를 확인하고, 일정한 속도를 낼 수 있는 알고리즘을 연구해온 보람이 있다”고 말했다.●실수 연발에도 질책 아닌 축제로 승화다만 진짜 인간의 경기를 따라가기에는 아직 한계도 명확했다. 은메달을 딴 톈지아오(天驕)팀의 ‘톈궁(天工)’을 제외하면 육상 경기 출전 로봇들은 모두 컨트롤러를 든 인간 조종수와 함께 뛰었다. 현재 기술 수준에서도 혼자 달리기가 가능하지만 수동 제어를 했을 때 빠른 방향 전환 등이 가능하다는 게 참가팀들의 설명이다.육상과 달리 축구 경기에서는 로봇들의 실수가 속출했다. 축구는 육상과 격투기 등 다른 종목과 달리 경기 도중 로봇이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도록 하는 게 대회 규정이다. 로봇들은 마치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처럼 공을 항해 몰려다녔고, 로봇들끼리 엉켜 넘어지는 일도 잦았다.전날인 14일 저녁 펼쳐진 개막식은 중국의 로봇굴기를 전 세계에 알리는 ‘쇼케이스’ 현장이었다. 로봇 록밴드의 연주에 맞춰 로봇들의 군무가 펼쳐졌고, 로봇과 인간이 함께 등장하는 패션쇼 무대가 이어졌다. 축하 공연이 끝나자 인간의 올림픽 처럼 로봇 선수단이 차례로 입장했다. 베이징휴머노이드로봇혁신센터의 ‘톈궁 2.0 프로’는 선수들을 대표해 공정 경쟁을 위한 선서를 낭독했다.개막식 행사 중 쓰러지는 로봇들이 나왔지만, 축제 분위기에는 영향을 주지 않았다. 대회 사회자는 “로봇들이 넘어질 수 있는데, 그때마다 관중들이 박수로 일으켜세워달라”고 수차례 당부했다. 이날 초등학생인 아들와 함께 개막식을 찾은 중국인 남성은 “올 5월 로봇 격투기 중계 방송을 본 뒤로 아이가 로봇에 관심이 무척 커졌다”고 말했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 2025-08-15
    • 좋아요
    • 코멘트
  • 中전투기, 외신 기자 탄 필리핀 경비대 항공기 가로막아

    필리핀 해안경비대(PCG)는 13일(현지시간) 중국 전투기가 남중국해 스카버러 암초(중국명 황옌다오·黃巖島)를 순찰하는 자국 항공기에 가까이 접근해 비행 경로를 가로막았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이날 보도했다.로이터에 따르면 PCG 항공기는 이날 로이터 기자를 태운 채 스카버러 암초 상공을 순찰하고 있었다. 이 때 중국 전투기가 약 200피트(60m) 거리까지 접근해 항공기의 앞뒤, 그리고 옆으로 기동했다. 중국 전투가와 PCG의 대치는 약 20분 간 이어졌고, 중국 해군 함정 2척이 항공기 아래 해역으로 접근해 “즉시 떠나라”는 무전을 보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로이터는 “중국과 필리핀이 남중국해에서 벌이는 긴장 상태에 대한 최신 징후”라고 전했다.11일 중국 해경선이 스카버러 암초에 보급품을 전달하려는 필리핀 선박을 추격하다 오히려 중국 군함과 충돌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필리핀 정부는 “중국 해경선이 위험하게 운항하다가 중국 해군 함정과 충돌했다”며 “당시 중국 측의 물대포 공격도 받았지만 (필리핀 선박은) 피해를 입지 않았다”고 설명했다.이에 대해 13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선박 출동 사건이 필리핀의 도발 탓이라며 반박했다. 글로벌타임시는 이날 충돌 당시 영상을 공개하며 “필리핀 선박이 중국 선박의 항로를 가로지르는 위험한 접근으로 도발을 했다”고 주장했다.그러면서 필리핀의 계속적이고 계획적인 도발 배경에는 미국이 있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매체는 미국과 필리핀의 합동 훈련인 ‘발리카탄’을 언급하며 “이러한 회색지대 전략은 위기를 고조시키고 충돌 위험을 높이는 매우 위험한 행동”이라고 경고했다.한편, 이날 미군의 전투함 ‘신시내티’와 구축함 ‘히긴스’가 스카버러 암초에서 약 30해리(50km) 떨어진 곳을 항해했다. 이에 대해 중국은 “미국 구축함이 허가 없이 해당 해역에 진입해 퇴거조치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은 “자국 군함이 합법적인 항행의 자유 작전을 수행했다”고 받아쳤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 2025-08-14
    • 좋아요
    • 코멘트
  • 빚더미 ‘부동산 공룡’ 中 헝다, 결국 상장 폐지

    한때 ‘부동산 공룡’으로 불리던 중국의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恒大·에버그란데)가 2009년 홍콩 증시에 상장된 지 16년 만에 상장 폐지 된다고 블룸버그통신 등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헝다의 상장폐지는 좀처럼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는 중국 부동산 시장의 취약성을 잘 보여준다는 지적이 나온다.헝다는 이날 홍콩거래소로부터 지난 8일 상장 지위 취소가 결정됐다는 내용의 서한을 받았다고 밝혔다. 지난해 1월 홍콩 법원이 헝다에 대해 청산 명령을 내리며 주식 거래가 정지됐다. 홍콩 증시에서는 18개월 이상 거래 정지가 이어질 경우 상장 폐지가 내리질 수 있다. 헝다 측은 거래소가 제시한 거래 재개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고, 결국 오는 25일부터 상장 폐지된다. 1998년 설립된 헝다그룹은 부동산 사업으로 급성장했다. 창업자 쉬자인(許家印) 회장은 2017년 중국 부호 순위에서 1위에 올랐고, 부동산에 이어 금융, 여행, 스포츠 분야 등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2020년 이후 부동산 대출 규제에 나서자 돈줄이 막히면서 유동성 위기를 겪었다. 결국 2021년 말 3000억 달러(약 415조8000억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빚을 안고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빠졌다. 당시 헝다의 파산을 놓고 중국 부동산 시장 위기가 본격화 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실제 헝다 사태 이후 중국 부동산 개발 업계 1위 기업인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을 포함해 다른 업체들이 줄줄이 유동성 위기에 봉착했다.헝다는 청산 명령이 내리진 뒤 지난 18개월 동안 약 2억5500만달러(약 3500억 원) 상당의 자산을 매각했다. 하지만 복잡한 지배 구조 등의 이유로 실질적으로 헝다가 직접 보유한 자산은 1100만 달러(약 150억 원)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은 “부채가 예상했던 규모보다 더 크다”면서 “주주들은 거의 전액 손실을 감수해야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헝다의 몰락은 계속되는 부채 증가 속에 투자 심리가 얼어붙은 중국 부동산 시장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중국은 2023년부터 부동산 경기 부양책을 잇따라 내놨지만 여전히 시장은 얼어붙은 상황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 내 70개 주요 도시의 6월 신규 주택 가격은 전월 대비 0.27% 하락했다. 25개월 연속 하락세이자 최근 8개월 중에 가장 큰 낙폭이었다. 홍콩 사모펀드 투자 회사인 카이위안 캐피털의 최고투자책임자(CIO) 브록 실버스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어려움에 처한 중국 부동산 개발사들의 상장 폐지도 뒤따를 수 있다”며 “헝다는 최초의 채무불이행으로 중국 부동산 위기를 촉발했고, 이제 그 다음 단계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 2025-08-13
    • 좋아요
    • 코멘트
  • 트럼프, 中에 또 ‘관세 TACO’… 유예 종료 하루전 90일 재연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145%의 관세를 유예하는 종료 시점을 하루 앞둔 11일(현지 시간) 유예 기간을 90일 연장했다. 한국, 일본, 유럽연합(EU) 등 핵심 동맹에 대규모 미국 투자를 촉구하며 조속한 통상 합의를 압박했던 미국이 대량의 희토류를 보유한 중국에는 거듭 물러서는 모양새다. 교역국에 우선 관세 위협을 가했다가 철회·연기하는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타코’(TACO·Trump Always Chickens out·트럼프는 항상 겁먹고 물러난다)가 또 한 번 나타나는 모양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또한 관세 유예 재연장이 예상된 조치였다고 진단했다. 또 “중국에 고율 관세를 부과한 4월 미국 금융시장이 요동쳤고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역시 미국 제조업을 위협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저자세인 이유를 분석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인도, 멕시코, 캐나다 등 아직까지 관세 협상을 타결하지 못한 주요국과의 협상을 먼저 마무리하고 중국과는 재연장 기간이 끝나는 11월 10일 전 최종 담판을 지으려 한다는 전망이 나온다. 일각에선 10월 31일∼11월 1일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정상회담을 갖고 무역 협상을 매듭지을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中 희토류 압박에 ‘관세 휴전’ 연장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백악관에서 중국에 대한 관세 유예를 90일 늘리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그는 취재진에게 “중국은 잘 대처해 왔고 시 주석과 나의 관계는 매우 좋다”고 했다. 중국 상무부 또한 12일 관세 유예 연장 합의 사실을 공개했다. 미국과 중국은 올 4월 각각 상대방에 대해 145%, 110%의 고율 관세를 부과했다. 특히 중국은 ‘첨단 산업의 쌀’로 불리는 희토류의 수출을 통제하며 미국에 ‘일격’을 가했다.이후 두 나라는 올 5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1차 무역 협상에서 관세를 90일간 유예하기로 합의했다. 한 달 후 영국 런던에서 2차 협상을 갖고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한시적으로 재개하기로 했다. 지난달 28, 29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는 3차 협상을 갖고 관세 유예 90일 추가 연장에 잠정 합의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 합의를 곧바로 발표하지 않고 유예 종료 하루 전에야 발표했다. ‘희토류를 무기화하는 중국 측에 굴복했다’는 안팎의 비판을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12일 중국 상무부 또한 올 4월 미국 기업 12곳에 대한 이중 용도 품목(상업용과 군사용으로 모두 쓰이는 물품) 수출 통제 조치를 90일간 유예하거나 중단한다고 밝혔다. 미국 기업 17곳을 ‘신뢰할 수 없는 기업 명단’에 포함시킨 제재도 중단하기로 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문가를 인용해 희토류 통제 카드를 쥔 중국이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희토류 무기화를 통해 중국이 앞으로도 미국에 관세 유예 등을 계속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 “中, 美 대두 수입 늘리라” 촉구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트루스소셜을 통해 “중국이 미국산 대두(大豆)를 더 많이 수입하라”고도 요구했다. 그는 “중국이 (미국산) 콩 주문을 네 배로 늘리기를 바란다”며 중국이 더 많은 미국산 농산물을 수입해야 중국의 막대한 대미(對美) 무역흑자가 줄어들 것이라고 압박했다. 세계 최대 대두 수입국인 중국은 한때 미국산 대두의 최대 구매국이었다. 그러나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발발한 양국의 무역전쟁 이후 브라질산 대두 수입을 늘리며 수입처를 다변화했다. 대두는 중국인의 주요 식재료인 돼지(고기)의 사육을 위해 꼭 필요하다. 대두로 만든 식용유 또한 중국 가정의 생필품이어서 수입 확대 여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농무부(USDA)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미국산 대두 수입 규모는 128억 달러(약 17조9200억 원)였다. 이에 따라 미중 정상이 경주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수입 확대 등을 포함한 양국 통상 의제에 대한 최종 담판을 지을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5-08-1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트럼프, 희토류 쥔 中에 또 ‘TACO’…관세 유예 90일 연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145%의 관세를 유예하는 종료 시점을 하루 앞둔 11일(현지 시간) 유예 기간을 90일 연장했다. 한국, 일본, 유럽연합(EU) 등 핵심 동맹에 대규모 미국 투자를 촉구하며 조속한 통상 합의를 압박했던 미국이 대량의 희토류를 보유한 중국에는 거듭 물러서는 모양새다. 교역국에 우선 관세 위협을 가했다가 철회·연기하는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타코’(TACO·Trump Always Chickens out·트럼프는 항상 겁먹고 물러난다)가 또 한 번 나타나는 모양새다.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또한 관세 유예 재연장이 예상된 조치였다고 진단했다. 또 “중국에 고율 관세를 부과한 4월 미국 금융시장이 요동쳤고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역시 미국 제조업을 위협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저자세인 이유를 분석했다.이에 따라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인도, 멕시코, 캐나다 등 아직까지 관세 협상을 타결하지 못한 주요국과의 협상을 먼저 마무리하고 중국과는 재연장 기간이 끝나는 11월 10일 전 최종 담판을 지으려 한다는 전망이 나온다. 일각에선 10월 31일~11월 1일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정상회담을 갖고 무역 협상을 매듭지을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中 희토류 압박에 ‘관세 휴전’ 연장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백악관에서 중국에 대한 관세 유예를 90일 늘리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그는 취재진에게 “중국은 잘 대처해 왔고 시 주석과 나의 관계는 매우 좋다”고 했다. 중국 상무부 또한 12일 관세 유예 연장 합의 사실을 공개했다.미국과 중국은 올 4월 각각 상대방에 대해 145%, 110%의 고율 관세를 부과했다. 특히 중국은 ‘첨단 산업의 쌀’로 불리는 희토류의 수출을 통제하며 미국에 ‘일격’을 가했다.이후 두 나라는 올 5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1차 무역 협상에서 관세를 90일간 유예하기로 합의했다. 한 달 후 영국 런던에서 2차 협상을 갖고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한시적으로 재개하기로 했다. 지난달 28, 29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는 제3차 협상을 갖고 관세 유예 90일 추가 연장에 잠정 합의했다.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 합의를 곧바로 발표하지 않고 유예 종료 하루 전에야 발표했다. ‘희토류를 무기화하는 중국 측에 굴복했다’는 안팎의 비판을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12일 중국 상무부 또한 올 4월 미국 기업 12곳에 대한 이중 용도 품목(상업용과 군사용으로 모두 쓰이는 물품) 수출 통제 조치를 90일간 유예하거나 중단한다고 밝혔다. 미국 기업 17곳을 ‘신뢰할 수 없는 기업 명단’에 포함시킨 제재도 중단하기로 했다.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문가를 인용해 희토류 통제 카드를 쥔 중국이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회토류 무기화를 통해 중국이 앞으로도 미국에 관세 유예 등을 계속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中, 美 대두 수입 늘리라” 촉구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트루스소셜을 통해 “중국이 미국산 대두(大豆)를 더 많이 수입하라”고도 요구했다. 그는 “중국이 (미국산) 콩 주문을 네 배로 늘리기를 바란다”며 중국이 더 많은 미국산 농산물을 수입해야 중국의 막대한 대미(對美) 무역흑자가 줄어들 것이라고 압박했다.세계 최대 대두 수입국인 중국은 한때 미국산 대두의 최대 구매국이었다. 그러나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발발한 양국의 무역전쟁 이후 브라질산 대두 수입을 늘리며 수입처를 다변화했다. 대두는 중국인의 주요 식재료인 돼지고기의 사육을 위해 꼭 필요하다. 대두로 만든 식용유 또한 중국 가정의 생필품이어서 수입 확대 여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미국 농무부(USDA)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미국산 대두 수입 규모는 128억 달러(약 17억9200억 원)이었다. 이에 따라 미중 정상이 경주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수입 확대 등을 포함한 양국 통상 의제에 대한 최종 담판을 지을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5-08-12
    • 좋아요
    • 코멘트
  • ‘中희토류’ 앞에서 작아지는 트럼프…관세 유예 또 90일 연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145%의 관세를 유예하는 종료 시점을 하루 앞둔 11일(현지 시간) 유예 기간을 90일 연장했다. 한국, 일본, 유럽연합(EU) 등 핵심 동맹에 대규모 미국 투자를 촉구하며 조속한 통상 합의를 압박했던 미국이 대량의 희토류를 보유한 중국에는 거듭 물러서는 모양새다. 교역국에 우선 관세 위협을 가했다가 철회·연기하는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타코’(TACO·Trump Always Chickens out·트럼프는 항상 겁먹고 물러난다)가 또 한 번 나타나는 모양새다.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또한 관세 유예 재연장이 예상된 조치였다고 진단했다. 또 “중국에 고율 관세를 부과한 4월 미국 금융시장이 요동쳤고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역시 미국 제조업을 위협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저자세인 이유를 분석했다.이에 따라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인도, 멕시코, 캐나다 등 아직까지 관세 협상을 타결하지 못한 주요국과의 협상을 먼저 마무리하고 중국과는 재연장 기간이 끝나는 11월 10일 전 최종 담판을 지으려 한다는 전망이 나온다. 일각에선 10월 31일~11월 1일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정상회담을 갖고 무역 협상을 매듭지을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中 희토류 압박에 ‘관세 휴전’ 연장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백악관에서 중국에 대한 관세 유예를 90일 늘리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그는 취재진에게 “중국은 잘 대처해 왔고 시 주석과 나의 관계는 매우 좋다”고 했다. 중국 상무부 또한 12일 관세 유예 연장 합의 사실을 공개했다.미국과 중국은 올 4월 각각 상대방에 대해 145%, 110%의 고율 관세를 부과했다. 특히 중국은 ‘첨단 산업의 쌀’로 불리는 희토류의 수출을 통제하며 미국에 ‘일격’을 가했다.이후 두 나라는 올 5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1차 무역 협상에서 관세를 90일간 유예하기로 합의했다. 한 달 후 영국 런던에서 2차 협상을 갖고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한시적으로 재개하기로 했다. 지난달 28, 29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는 제3차 협상을 갖고 관세 유예 90일 추가 연장에 잠정 합의했다.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 합의를 곧바로 발표하지 않고 유예 종료 하루 전에야 발표했다. ‘희토류를 무기화하는 중국 측에 굴복했다’는 안팎의 비판을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12일 중국 상무부 또한 올 4월 미국 기업 12곳에 대한 이중 용도 품목(상업용과 군사용으로 모두 쓰이는 물품) 수출 통제 조치를 90일간 유예하거나 중단한다고 밝혔다. 미국 기업 17곳을 ‘신뢰할 수 없는 기업 명단’에 포함시킨 제재도 중단하기로 했다.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문가를 인용해 희토류 통제 카드를 쥔 중국이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회토류 무기화를 통해 중국이 앞으로도 미국에 관세 유예 등을 계속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中, 美 대두 수입 늘리라” 촉구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트루스소셜을 통해 “중국이 미국산 대두(大豆)를 더 많이 수입하라”고도 요구했다. 그는 “중국이 (미국산) 콩 주문을 네 배로 늘리기를 바란다”며 중국이 더 많은 미국산 농산물을 수입해야 중국의 막대한 대미(對美) 무역흑자가 줄어들 것이라고 압박했다.세계 최대 대두 수입국인 중국은 한때 미국산 대두의 최대 구매국이었다. 그러나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발발한 양국의 무역전쟁 이후 브라질산 대두 수입을 늘리며 수입처를 다변화했다. 대두는 중국인의 주요 식재료인 돼지고기의 사육을 위해 꼭 필요하다. 대두로 만든 식용유 또한 중국 가정의 생필품이어서 수입 확대 여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미국 농무부(USDA)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미국산 대두 수입 규모는 128억 달러(약 17억9200억 원)이었다. 이에 따라 미중 정상이 경주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수입 확대 등을 포함한 양국 통상 의제에 대한 최종 담판을 지을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5-08-12
    • 좋아요
    • 코멘트
  • “엔비디아 中매출 15% 美정부로” 트럼프, 자국기업에도 돈 뜯기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와 AMD가 중국에 저사양 반도체 수출 재개를 허가받는 조건으로 대중(對中) 매출의 15%를 미국 정부에 납부하기로 했다. 두 회사가 미국 정부에 내는 ‘수출 통행세’만 최소 20억 달러(약 2조8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저사양 인공지능(AI) 칩인 엔비디아 ‘H20’의 중국 수출 재개는 H20 제조에 필요한 고성능 메모리를 납품하는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등 한국 기업에는 일단 긍정적인 요인으로 평가된다. 다만 매출의 15%를 정부에 납부해야 하는 조건이라, 향후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납품단가 인하 압박에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NYT “美 정부 최소 20억 달러 수익”11일(현지 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반도체 H20, AMD는 MI308(중국 수출용 저사양 AI칩)에 대한 중국 수출을 재개하는 대신 각 품목 매출의 15%를 미국 정부에 지불하기로 합의했다. FT는 “미국 기업이 수출 허가를 받기 위해 수익 일부를 정부에 지불하는 것은 전례 없는 일”이라고 보도했다. 외신들은 미국 정부가 이번 조치로 엔비디아와 AMD로부터 최소 20억 달러를 거둬들일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엔비디아의 올해 H20 매출액 예상치를 뉴욕타임스는 150억 달러, FT는 230억 달러로 내다봤다. 이 수치에 15%를 적용하면 미국 정부는 엔비디아에서만 22억5000만∼34억5000만 달러를 받게 된다. 미국은 올 4월 H20과 MI308을 대중 수출 통제 목록에 포함시켰다. 당시 미중 무역 갈등이 격화하는 시점에서 미국의 최신형 반도체가 중국의 AI 산업 발전에 도움을 준다는 이유에서였다. 엔비디아는 꾸준히 “저사양 반도체를 중국으로 수출할 수 있게 해 달라”고 미국 정부에 요청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과 이달 6일 거듭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수출 재개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상무부는 8일 H20과 MI308의 대중 수출을 허용했다.● 이익 되면 자국 기업도 쥐어짜는 트럼프전문가들은 엔비디아와 AMD의 중국향 AI 칩 수출 재개가 양사에 고성능 메모리를 공급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단기 호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클라우드·데이터센터 업체들의 H20 주문이 재개되면 고대역폭메모리(HBM)와 D램 수요가 동반 확대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H20에 쓰이는 고성능 메모리를 한국 기업들이 주로 생산하기 때문에 중국 수출 재개는 물량 증가로 이어져 유리하다”면서도 “다만 엔비디아와 AMD가 매출의 15%를 세금 형태로 내야 하는 만큼, 이를 협력사인 한국 기업에 전가해 고통을 분담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번 합의가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협상 방식을 ‘재확인’시킨 사례로 해석되는 만큼, 대미(對美) 투자 압박을 받는 한국 기업들이 이를 참고해 유연한 대처를 준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가 자국 기업에 수출 허가를 내주는 대신 돈을 받는 상황은 극히 이례적이다. 여기에 당초 H20의 중국 수출을 막았던 이유인 기술 유출 우려가 해소됐다는 정황도 없다. 그런데도 H20 수출을 허가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기업들로부터 ‘통행세’를 받기 위해 수출 제한 조치를 ‘협상 카드’로 활용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근무했던 중국 전문가 리자 토빈은 “중국은 미국 정부가 수출 허가로 수익을 창출한 것에 기뻐하고 있을 것”이라며 “이제 록히드마틴도 중국에 전투기를 팔고 15% 수수료를 내면 되는 것이냐”고 꼬집었다. 김흥종 고려대 국제대학원 특임교수(전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는 “트럼프식 압박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며, 미국 시장에서 입지를 지키려면 현지 생산 확대가 불가피하다”며 “관세와 시장 규모 변화에 맞춰 글로벌 생산 설비를 재배치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필연적인 흐름”이라고 말했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5-08-1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