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경

김하경 기자

동아일보 산업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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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fact)의 조각들을 차분히 모아 통찰력 있는 기사를 쓰겠습니다.

whatsup@donga.com

취재분야

2025-11-11~2025-12-11
산업46%
경제일반14%
인공지능7%
기업7%
사회일반7%
모바일4%
인사일반4%
사고4%
유통4%
모바일/인터넷3%
  • ‘교권 침해·업무 스트레스 심해요’…월평균 교원 상담 건수 크게 늘어

    학생이 교사를 성희롱하는 사건이 매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권 침해나 업무 스트레스 등을 호소하는 교원도 크게 늘어 교권 보호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9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곽상도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학생에 의한 교사 성희롱’ 자료에 따르면 최근 4년간(2013~2016) 학생이 교사를 성희롱하는 사건이 매년 증가해 총 361건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95건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54건) 인천(26건) 대구(24건) 충북(22건) 순이었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84건이 발생해 2014년 한 해 동안 발생한 성희롱 80건을 넘어섰다. 곽 의원은 “교사가 학생에게 성희롱을 당해도 신고를 꺼리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피해건수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며 “교권 보호를 위해 엄정한 대응과 피해 교원의 적극적 치유 지원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교원의 고충 상담 건수도 크게 늘고 있다. 이날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이철규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교원치유 지원센터 운영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센터에 접수된 상담은 총 4353건으로 한 달 평균 363건이었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3548건의 상담이 접수돼 월 평균 591건이었다. 지난해보다 매달 200건 이상의 상담이 더 접수된 셈이다. 교원치유 지원센터는 교권 침해 고충을 상담해주는 기관이다. 일부 센터에서는 교직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도록 집단상담 프로그램이나 캠프 등을 운영한다.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접수된 상담유형은 일반상담이 3058건으로 가장 많았고 교권침해 상담 1420건, 법률상담 1400건, 심리치료 1127건, 직무스트레스 896건 순이었다. 지역별로는 대전이 1601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서울(1373건) 광주(1183건) 경기(968건)가 뒤를 이었다. 매년 수천 건의 상담이 교원치유 지원센터에 접수되고 있지만 센터의 전문인력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17개 시도마다 설치된 센터 중 세종 강원 충남 전북 등 4곳에는 전문상담사가 아예 없다. 법률상담을 위한 변호사는 17개 센터에 16명이 있지만 센터 전담 변호사는 경기 광주 경남에 각 1명씩 3명에 불과했다. 이 의원은 “전문상담사, 변호사, 정신과 의사 등을 배치해 센터를 보다 내실 있게 운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 2017-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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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인문계 국공립高 밀린 수업료 5년간 190억

    8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조훈현 의원(자유한국당)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전국 인문계 국공립고교의 수업료 체납액 현황’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2∼2016년) 체납된 수업료가 190억여 원에 달했다. 지자체별로 이 기간 체납액이 가장 많은 곳은 경기도(106억1786만 원)였고 서울(25억9547만 원) 인천(17억5962만 원) 순이었다. 올해 7월 말 기준 공립 인문계 고교 1106곳에서 학생 8307명이 체납한 수업료는 33억1179만7000원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체납 수업료(14억324만 원)보다 19억여 원이 늘어났다. 수업료 체납 이유 중 하나는 실직이나 질병 등 갑작스러운 재난으로 인해 ‘복지 사각지대’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현재 수업료 지원 제도로는 국가가 기초생활수급자 자녀에게 지원하는 교육급여와 시도 교육청이 중위소득(모든 가구를 소득순으로 세웠을 때 정 가운데에 있는 가구 소득)의 60% 수준 가구 자녀에게 지원하는 고교학비 지원이 있다. 그러나 이 두 가지 제도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수업료 지원을 받기 어렵다. 2006년 교육부는 ‘2개월 이상 수업료 체납 학생에 대한 출석을 정지할 수 있다’는 규정을 폐지했다. 수업료 체납 징벌 조항이 학생의 학습권을 침해한다는 지적 때문이다. 현재 학교로서는 학부모를 독촉하는 것 외에는 고의로 체납된 수업료를 해결할 방법이 없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 2017-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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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고교 수업료 연체 급증…형편 되면서 체납해도 징수 못해

    경기 남양주시 A 고등학교 3학년 정모 양(18)은 지난해 3분기부터 수업료를 제 때 내지 못하고 있다. 정 양의 아버지가 하고 있는 사업이 갑자기 어려워진 탓이다. 아버지가 소유한 집과 자동차가 있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지원도 받지 못했다. 정 양의 아버지는 체납된 수업료 200만 원 가량을 매달 나눠 갚아나가고 있지만 계속 연체되는 상황이다. 8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조훈현 의원(자유한국당)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전국 인문계 국공립고교의 수업료 체납액 현황’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2~2016년) 체납된 수업료가 190억여 원에 달했다. 지자체별로 살펴보면 최근 5년간 수업료 체납액이 가장 많은 지역은 경기도로 106억1786만 원이었고 서울 25억9547만 원, 인천 17억5962만 원 순이었다. 수업료가 체납되는 이유 중 하나는 실직이나 질병 등 갑작스런 재난으로 인해 ‘복지 사각지대’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현재 수업료 지원 제도로는 국가가 기초생활수급자 자녀에게 지원하는 교육급여와 시도 교육청이 중위소득(모든 가구를 소득순으로 세웠을 때 정 가운데 있는 가구 소득)의 60% 수준 가구 자녀에 지원하는 고교학비 지원이 있다. 정 양처럼 이 두 가지 제도의 지원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 수업료 지원을 받기 어렵다. 수업료를 낼 형편이 되면서도 체납하는 학부모를 제재할 방안도 마땅치 않다. 2006년 교육부는 ‘2개월 이상 수업료 체납 학생에 대한 출석을 정지할 수 있다’는 규정을 폐지했다. 수업료 체납 징벌 조항이 학생의 학습권을 침해한다는 지적 때문이다. 현재 학교로서는 학부모를 독촉하는 것 외에는 고의적으로 체납된 수업료를 해결할 방법이 없다. 수업료가 연체되더라도 고교 졸업은 가능하다. 고교 수업료 체납액은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 7월 말 기준 국공립 인문계 고교 1106곳에서 학생 8307명이 체납한 수업료가 33억1179만7000원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체납 수업료(14억324만 원)보다 19억여 원이 늘어난 규모다. 조 의원은 “수업료 지원이 필요한 학생에게는 혜택이 돌아가고, 고질 체납의 경우 징수를 강화할 수 있도록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김하경기자 whatsup@donga.com}

    • 2017-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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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비위 징계없이 퇴직 사립교원, 국공립 4배

    비위를 저지르고도 합당한 처분 없이 퇴직한 교직원이 국공립학교보다 사립학교에 월등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유성엽 의원(국민의당)이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으로부터 제출받은 ‘2013∼2017년 초중고교 감사 현황’을 분석한 결과 사립학교 교원에게 내려진 징계 처분 중 ‘퇴직불문’으로 처리된 경우가 47건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국공립학교에서 11건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4배가 넘는 수치다. 퇴직불문은 근무 중에 문제가 발생했지만 징계 절차가 시작되기 전에 퇴직했기 때문에 아무런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 2017년 기준 전국 사립 초중고교가 1717개로 전국 초중고교의 14%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립학교에서 비위를 저지르더라도 징계를 받기 전에 퇴직하는 비율이 공립에 비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시도교육청이 중징계를 요구했을 때 해당 교원이 실제 중징계로 이어진 경우는 국공립에 비해 사립학교가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3∼2017년 전국 시도교육청이 사립학교 교직원 261명에 대해 중징계하도록 해당 학교법인에 요구했지만 이 중 실제로 파면 해임 강등 정직 등 중징계를 받은 교원은 47.5%인 124명(절차가 진행 중인 경우는 미포함)에 불과했다. 반면 국공립의 경우 중징계 결정을 받은 537명 중 86.4%인 464명이 실제 중징계를 받았다. 사립학교가 국공립에 비해 교육청의 요구를 잘 따르지 않는 것은 교육청은 징계 요구만 할 수 있을 뿐 실제로 징계권한은 해당 학교 법인에 있기 때문이다. 사립학교에서는 시도교육청의 처분 요구를 바로 이행하지 않고 시간을 끄는 사례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서울 지역의 사립학교는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총 718건의 징계 및 행정처분 요청을 받았지만 현재까지 결론이 나지 않은 채 진행 중인 경우가 41건에 달했다. 공립학교에서 4건이 진행 중인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를 보인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 2017-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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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석연휴 ‘하캉스(=학원+바캉스)’ 가는 중고생들

    10일간 이어지는 추석 황금연휴기간 서울 송파구 A고교 2학년 박모 군(17)은 친척집 대신 수학과 영어학원을 ‘퐁당퐁당’ 번갈아 간다. 월 수 금요일은 4, 5시간 동안 미적분 특강반에서 공부해야 한다. 화 목 토요일 오전에는 영어 클리닉반에서 평소 부족한 영문법 보충수업을 받고, 오후에는 영어 모의고사 강의를 수강한다. 박 군의 모의고사 성적은 국어 1등급, 수학 2등급, 영어 1등급으로 상위권 실력이지만 연휴기간 부족한 과목을 보충하기 위해 잠시도 쉬지 못한다. 추석 연휴에도 쉴 수 없는 학생들 사이에선 ‘하캉스(학원+바캉스) 간다’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25일 서울 서초구 A고교와 서울 강남구 B중학교를 찾아 추석 연휴 학원 수강 여부를 직접 조사했다. A고교 2학년 1개 반 학생 39명 가운데 11명(28%)이 추석 연휴 학원을 간다고 답했다. B중 3학년 1개 반 26명 중에서도 23%인 6명이 ‘하캉스를 간다’고 응답했다. ‘사교육 1번지’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는 ‘추석 특수’로 들썩이고 있다. 추석 당일까지 강의를 진행하는 ‘10일 특강’부터 추석날만 제외한 ‘9일 특강’ ‘4일 특강’ 등 형태도 다양하다. 이 학원들은 이달 초부터 ‘원장 직강’ ‘내신은 물론 수능의 기초를 단단하게 쌓을 수 있는 기회’라며 추석 특강을 홍보해왔다. 대치동 C학원 관계자는 “28일까지 이미 100명 이상 등록했다”며 “문의 전화가 계속 오고 있다”고 했다. 지방에 사는 학생들도 특강을 들을 수 있도록 추가 비용을 내면 숙식까지 알선해주는 학원도 있다. 하캉스는 수능을 한 달가량 앞둔 고3 수험생이나 ‘예비 고3’으로 불리는 고2 학생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25일 대치동 학원가에서 만난 고1 김모 양(16)도 연휴 기간 중 7일간 추석 특강을 듣는다고 했다. 하루에 영어 모의고사 대비 4시간, 수학 ‘확률과 통계’ 특강 4시간을 매일 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양은 “특강을 듣는 친구들이 많아 그냥 쉬려니 뒤처지는 느낌이 든다”고 했다. 학부모들 역시 긴 연휴 동안 자녀를 마냥 쉬게 하기엔 불안하다는 반응이다. 강남에 거주하지만 내신성적을 고려해 강북 학교로 딸을 진학시킨 김모 씨(44·여)는 “이번 연휴는 선행학습을 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우리 아이는 추석 당일을 제외하고 9일 동안 수학 강의를 듣는다”고 말했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 2017-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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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추석연휴 보장 위해 불가피 vs 배운 내용 적어 평가 어려워

    취재는 ‘설마’라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일주일 전 매일 동네 도서관을 찾는다는 한 독자가 ‘개학한 지 2주밖에 안 됐는데 중간고사를 준비하는 학생들로 도서관이 붐빈다. 교사와 학생들이 추석 연휴를 편히 즐기려는 꼼수라고 한다’는 내용의 e메일을 보내 왔다. 실제 취재를 해 보니 서울시내 중고교가 2학기 중간고사를 예년과 달리 10월 초가 아닌 9월 중·하순으로 앞당겨 치르고 있었다. 올해 추석이 공휴일과 맞물려 최대 10일간의 ‘황금연휴’인 점과 무관치 않았다. 서울시내 387개 중학교의 97.7%(2학년 기준, 1학년은 자유학기제 실시로 무시험), 319개 고등학교의 59.6%(1학년 기준)가 올해 2학기 중간고사를 추석 이전에 치른다. 지난해 10월 이전에 중간고사를 본 학교는 같은 기준으로 중학교 84%, 고등학교 17.7%였다. 지난해나 올해나 2학기 개학일은 8월 14∼16일로 달라지지 않았으니 올해 학생들은 상대적으로 적은 수업 일수를 채우고 중간고사를 보게 된다. 추석 연휴 전 중간고사를 치르는 학교에선 “학생이 연휴를 편히 쉴 수 있도록 배려했다”고 말한다. 추석 이후 시험을 치르면 시험을 준비하느라 명절을 쇠기 어렵다는 것이다. 서울 A고교 교감은 “추석 이후에 시험을 치르면 자녀를 차례에 데리고 갈 수 없다는 학부모가 많다”고 말했다. “교사가 수업을 빨리 진행하면 (예년처럼) 진도를 맞출 수 있다”고도 했다. 반면 추석 이후 중간고사를 치르는 학교에선 “추석 전에 시험을 보면 배운 내용이 많지 않아 평가가 어렵다”고 밝혔다. ‘이른 중간고사’는 기말고사 때 평가해야 할 학업 범위가 넓어져 학생들의 부담이 커진다는 것이다. 추석 이후 중간고사를 실시하는 서울 B중학교 교감은 “수업 일수와 평가 시점을 적절히 배분하지 않으면 중간고사 이후 아이들이 느슨해질 우려가 있다”고 했다. 황금연휴 전 중간고사 실시가 ‘교사 편의주의가 아니냐’는 주장도 나름의 합리적 분석으로 보인다. 다수의 교사는 추석 전 중간고사를 치르는 것을 선호했다. 경기 C고교 교사 이모 씨(28·여)는 “추석 이후 시험을 치르면 연휴 기간 내내 시험 문제 보안에 신경을 곤두세워야 한다”며 “문제 오류를 발견하더라도 당장 조치를 취할 수 없어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사는 “교사들이 고향 방문이나 명절 준비 등으로 인한 ‘명절 스트레스’가 작지 않다 보니 중간고사라도 미리 치러 두자는 마음인 것은 사실”이라며 “학교가 재량휴업일을 정할 때 연휴 다음 날로 하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라고 귀띔했다. 추석 전 중간고사를 치른다고 해서 추석 연휴 기간 학생들의 학습 부담이 주는 것도 아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엔 추석 연휴를 맞아 ‘10일 단기 특강반’이 줄줄이 개설되고 있다. C학원 관계자는 “황금연휴까지 열흘을 앞둔 현 시점에 이미 상당수 강의가 마감됐다”고 했다. 직업이 ‘학생’인 아이들은 추석 연휴에도 쉬기 힘들다. 기자에게 e메일을 보낸 독자는 ‘공교육이 부끄럽다. 아이들이 교사를 어떻게 보겠느냐’고 했다. 취재를 마쳤으니 답장을 보내야 하는데, 뭐라고 써야 할지 난감하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 2017-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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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어 달라도 머리 맞대고 문제 해결… “소통-협업 능력 키워요”

    “서울의 문제점을 교통(부문)에서 찾아보는 게 어때?” “서울에 좁은 골목길이 많던데, 그곳에서 일어나는 교통사고를 줄일 방법을 찾아보자.” 15일 서울 동작구 영등포고에서 열린 메이커톤(Make A Thon) 대회. ‘서울의 문제를 찾고 해결하라’는 과제를 받은 4명의 학생은 머리를 맞대고 논의를 거듭했다. 먼저 이들은 혼잡한 서울의 길모퉁이에서 사람이나 자동차가 갑자기 나타나는 것을 ‘서울의 문제’로 선정했다. 이를 줄이는 방법을 찾는 것이 다음 단계. 깊은 고민과 논의를 거쳐 길에 전광판을 세우거나 자동차 안에 장치를 설치해 물체가 다가오는 것을 사전에 알려주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기로 했다. 이들은 이 대회에서 2등을 차지했다. 메이커톤이란 영어 ‘make’와 ‘marathon(마라톤)’의 합성어로, 24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주어진 주제에 맞게 소프트웨어 혹은 하드웨어를 만들어내는 경기다. 이날 영등포고 기술실에서 열린 대회에는 영등포고 학생과 싱가포르 ITE칼리지 웨스트(특성화고) 학생 등 28명이 참가했다. 이날 대회는 한 팀당 영등포고 학생 2명과 싱가포르 학생 2명 등 4명씩, 모두 7개 팀이 경합했다. 주어진 27시간 동안 잠도 자지 않은 채 서울의 문제를 찾고 해결 방안까지 만들어야 했다. 두 학교 학생들은 대부분 초면이었다. 한국어를 할 수 있는 싱가포르 학생도,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한국 학생도 없었다. 하지만 이들은 ‘문제 해결’이라는 목표 아래 구글 번역기를 활용하거나 그림을 그려가며 적극적으로 이야기를 나눴다. 메이커톤을 이끈 김주현 교사(38)는 “다양한 생각과 재능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논의하면서 의사소통능력과 협업능력을 기르는 게 메이커톤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회 1등은 구급차가 도로에서 더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방안을 고안한 팀에 돌아갔다. 근방에 있는 신호등이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탑재한 구급차를 인식하면 바로 직진 신호로 바뀌도록 한 것이다. 또 신호등에 구급차가 달려오는 차로를 표시해 줘 뒤에서 오는 구급차를 볼 수 없는 차들이 양보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장치도 고안했다. 메이커톤에 참가한 오창진 군(16)은 “암기 위주였던 기술 수업은 재미가 없었는데 고등학교에 진학한 이후 만들고 싶은 것들을 실컷 만들 수 있어 재미있다”며 “컴퓨터공학과나 전자공학과로 진학하고 싶다는 목표가 생겼다”고 말했다. 영등포고는 일반고이지만 이번 학기 들어 기술 과목 방과후 수업만 세 개를 개설했다. 기술 과목에 흥미를 느끼는 학생이 많아 지난 학기보다 한 개 반을 더 늘렸다. 김 교사는 “3차원(3D)프린터와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을 직접 목격하면서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기술에 관심을 갖는 것 같다”고 했다. 현재 방과후 수업을 듣는 학생들은 거울을 통해 날씨 정보와 뉴스를 볼 수 있는 ‘스마트 미러’를 만들고 있다. 올해 2월 영등포고를 졸업한 박하성 씨(19)는 재학 시절 참여한 방과후 활동 내용을 자기소개서에 적어 융합형인재전형을 통해 고려대 기계공학과에 입학했다. 박 씨는 고교 재학 당시 모형자동차를 리모컨으로 조종하듯 원격으로 운전하는 무인자동차 제작 방법을 교내 방과후 수업에서 배웠다. 자동차에 달려 있는 카메라를 통해 도로 모습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스마트폰이나 인터넷을 통해 자동차를 조종하는 원리다. 박 씨는 이런 기술을 익히는 데 그치지 않고 친구들에게 가르쳐 주며 기술 습득을 도왔다. 김 교사는 “학생들이 이런 프로그램들에 참여하면서 진로를 찾고 자기소개서에 쓸 경험도 자연스럽게 쌓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팀원들 각자 갖고 있는 기술과 재능을 공유하고 활용하는 메이커톤은 4차 산업혁명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길러내는 교육 방식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6년여간 700여 명의 초중고교생을 대상으로 메이커톤을 진행해온 숙명여대 교육혁신센터장 이지선 교수는 “학생들이 새로운 걸 만들면서 물리, 수학뿐 아니라 엔지니어링 프로그래밍 디자인 마케팅 등 다양한 요소를 자연스럽게 고민하게 된다”며 “메이커톤은 복합적 문제해결능력을 길러주는 데 효과적”이라고 말했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 2017-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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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락가락 사립유치원, 엄마가 뿔났다

    사립 유치원들이 18일 예고한 집단휴업 철회를 두고 오락가락한 끝에 결국 휴업을 하지 않기로 했다. 주말 내내 혼란을 겪은 학부모들은 한숨을 돌렸지만, “사립 유치원들의 ‘집단 이기주의’”라는 비판이 고조됐다. 사립 유치원 3600여 곳을 회원으로 둔 최대 단체인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는 17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학부모들과 국민 여러분께 불편과 심려를 끼친 데 사과하고 교육자로서 본분을 다하겠다”며 공식 휴업 철회 입장을 밝혔다. 한유총은 18일뿐 아니라 25∼29일 2차 집단휴업도 하지 않기로 했다. 결국 휴업은 완전히 철회됐지만 한유총은 주말 동안 휴업 철회→철회 번복→다시 휴업 철회로 좌충우돌했고 이를 지켜본 학부모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당초 한유총은 15일 오후 5시 교육부와의 긴급간담회 직후 휴업 철회를 선언했다. 하지만 한나절도 안 된 16일 오전 3시경 보도자료를 내 “교육부가 사립 유치원을 농락해 휴업 철회 합의는 결렬됐다”며 휴업 강행으로 선회했다. 유아학비 인상 등 합의 내용과 관련해 교육부 고위 관계자가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고 한 발언을 문제 삼았다. 이에 교육부가 집단휴업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유치원 폐쇄, 정원 감축, 재정지원금 환수 등 행정 및 재정적 조치를 예고하자 한유총 내 강경파인 투쟁위원회는 이날 오후 4시경 기자회견을 열어 “무기한 휴업도 불사하겠다”며 더욱 강하게 맞섰다. 하지만 교육부의 잇따른 강경 방침 발표에 이어 유치원생 학부모들의 비판 여론이 고조되자 부담을 느낀 상당수 온건파 사립 유치원 원장들이 휴업에 반대하고 나섰다. 결국 16일 오후 8시 반경 한유총 지도부는 다시 “투쟁위원회의 기자회견은 일부 강경파의 의견일 뿐”이라며 “대다수 회원이 휴업 철회에 동의한다”며 입장을 바꿨다. 하루 만에 태도를 세 번이나 바꾼 것. 서울 지역 한 학부모는 “휴업 강행을 주장한 사립 유치원 명단을 만들어 학부모들이 참고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유총이 집단휴업을 예고하고 정부에 내세웠던 요구는 △사립 유치원 누리과정 지원금 인상 △국공립 유치원 확대 정책 중단 △설립자 재산권 존중을 위한 사학기관 재무회계규칙 개정 등이다. 이 가운데 사립 유치원 회계 관리를 사립학교 수준으로 올려 9월부터 적용 중인 재무회계규칙 문제가 가장 쟁점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유총은 사립 유치원 설립자가 원비를 현재보다 자유롭게 지출할 수 있도록 규칙을 개정하고 유치원에 대한 감사를 유예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또 정부의 예산으로 해야 할 유아교육을 사립 유치원 설립자가 자신의 재산을 들여 정부 대신 유아교육의 한 축을 담당하는 만큼 수익금의 일부를 시설 사용료로 가져갈 수 있도록 해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유아교육계의 한 관계자는 “설립자가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도록 재무회계규칙을 바꿔 달라는 한유총의 요구도 논란이 큰 대목”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번 ‘휴업 논란’을 계기로 오히려 정부의 국공립 유치원 확대 정책이 힘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춘란 교육부 차관은 16일 “유아교육의 국가책임 강화를 확고히 추진하겠다”며 “국공립 유치원 이용 아동 수를 현 25%에서 2020년까지 40%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유덕영 firedy@donga.com·김하경 기자}

    • 2017-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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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립유치원 휴업 방침 전격 철회

    18일과 25∼29일 휴업을 예고한 전국의 사립유치원들이 15일 휴업 방침을 전격 철회했다. 전국 사립유치원의 이익단체인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는 이날 교육부 및 여당 의원들과 장시간 물밑 협상을 벌인 끝에 휴업 철회를 결정했다. 교육부는 협상 과정에서 정부 지원금 인상, 감사기준 완화 등 사립유치원의 요구사항을 대부분 검토하겠다고 밝혀 지나치게 저자세를 보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교육부와 한유총은 오전부터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휴업 예정일까지 사흘을 남겨두고 협상을 벌일 수 있는 마지막 평일인 탓이다. 한유총 측은 당초 이날 오전 11시 휴업 강행을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계획했다가 교육부가 엄정 대응을 선언하는 ‘맞불’ 기자회견을 예고하자 회견을 취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슷한 시간 서울시교육청은 한유총에 ‘사단법인 설립 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는 경고 공문을 보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유은혜 의원은 협상 중재에 나섰다. 결국 이날 오후 4시경 교육당국과 한유총의 협상은 급진전됐다. 이 과정에서 교육부는 △유아학비 인상 노력 △유아교육발전 5개년 계획에 사립유치원 참여 △설립자 기여 재산 인정 방안 마련 △감사기준 완화 등 한유총의 요구들을 검토해 보겠다고 밝혔다. 이희석 한유총 부이사장은 “이번 휴업에 2만∼3만 명을 동원할 준비를 마쳤지만 교육부의 진정성을 믿고 철회한다”며 “정부는 약속한 대로 원아 한 명당 지원금 8만 원 인상 등을 지켜 달라”고 말했다. 한유총 지도부의 휴업 철회에 일부 회원은 반발하기도 했다. 한 한유총 회원은 “구체적인 협상 내용도 없이 ‘휴업을 철회하기로 했다’는 문자메시지만 받았다”며 “휴업 철회는 전체 회원과 전혀 얘기가 안 됐다”고 지적했다. 학부모들은 휴업 철회에 한숨을 돌리면서도 사립유치원에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5, 7세 자녀를 사립유치원에 보내고 있는 학부모 김모 씨는 “휴원 예고에 아이들을 돌볼 사람을 찾느라 동분서주한 걸 생각하면 분통이 터진다”며 “이번 파동을 보면서 정부가 국공립유치원 확대를 더 공격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임우선 imsun@donga.com·김하경 기자}

    • 2017-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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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사립유치원 집단휴업땐 정원 감축-모집 정지”

    전국 사립유치원의 이익단체인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가 정부의 국공립유치원 확대 정책에 반발해 집단 휴업(18일, 25∼29일)을 예고하자, 정부와 전국 시도교육청은 휴업에 참여한 사립유치원들에 행정 및 재정적 불이익을 주겠다며 강경대응 방침을 밝혔다. 또 한유총의 휴업기간 사립유치원생의 국공립유치원 수용 방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현장 실효성이 크지 않은 탁상행정이란 비판이 나온다. 14일 각 시도 교육청 집계에 따르면 전국 사립유치원 4245곳 중 교육청이 휴업 참여 의사를 확인한 유치원은 2400여 곳(58%)에 이른다. 조사 결과가 반영되지 않은 서울지역 사립유치원(671곳)을 제외하면 집단 휴업 동참 유치원 비율은 70% 가까이 된다. 서울지역 휴업 참여 유치원은 450곳이 넘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사립유치원 2900곳이 집단 휴업에 참여할 경우 해당 원생은 22만6000명에 달한다. 현행 유아교육법 30조에 따르면 유치원이 휴원하려면 해당 학기 시작 전 운영위원회를 열어 휴업을 미리 결정해야 한다. 갑작스러운 휴원은 재난 등 긴급사유 발생 시에만 가능하다. 국공립유치원 확대 철회 및 정부지원금 확대, 사립유치원 감사 중단 등을 요구하며 벌이는 이번 집단 휴원은 명백한 불법이란 게 정부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14일 “그간 중앙 부처뿐 아니라 각 시도교육청이 여러 차례 사립유치원 측에 휴업 철회를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음에도 휴업이 강행된다면 강력한 시정명령을 내릴 수밖에 없다”며 “재정 지원 감축은 물론이고 유치원 정원 및 학급 감축, 최악의 경우 유아모집 정지까지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유아모집 정지는 사실상 폐원 조치에 해당한다. 사립유치원에 대한 처벌 수위는 각 시도교육감이 정하게 돼 있다. 서울시교육청 유아교육과 관계자는 “사립유치원들을 강력히 처벌해 달라는 학부모들의 민원 전화에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 면담한 한유총 서울지부 관계자들은 “여론이 안 좋다는 얘기는 여기 와서 처음 듣는다”며 “유치원 휴원은 아이를 볼모로 삼는 게 아니라 사립유치원 아이들과 학부모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주장했다. 교육부가 내놓은 대책은 크게 세 가지로 △국공립유치원 및 초등돌봄교실 연계 수용 △여성가족부 소관 ‘아이돌봄서비스’ 활용 △보건복지부 소관 국공립어린이집 개방 등이다. 그러나 국공립유치원 일시 수용 신청의 경우 대다수 학부모들은 “그런 게 있었느냐”는 반응이다. 서울시교육청은 12일 늦게 홈페이지에서 수용 신청을 받는다는 공고를 낸 뒤 14일 밤 12시경 접수를 마감했다. 수요를 취합한 뒤 국공립유치원 수용 능력에 맞춰 매칭을 해야 하는 탓에 접수 기간이 짧았다는 설명이다. 신청자는 낮 12시 기준 99명에 그쳤다. 아이돌봄서비스나 국공립어린이집 활용도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의 한 구청 관계자는 “평상시에도 대기자가 많다”면서 “특히 서비스 이용을 원할 경우 전달 20일까지 신청하게 돼 있어 이달 아이돌봄 선생님의 스케줄 배정은 모두 끝난 상태”라고 말했다.임우선 imsun@donga.com·김하경 기자}

    • 2017-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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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초등교사 선발 280명 ‘땜질증원’

    《2018학년도 서울 공립 초등교사 임용시험 선발 인원이 385명으로 확정됐다. ‘임용절벽’ 사태를 불렀던 지난달 사전 예고 인원(105명)에서 280명이나 늘었다. 서울시교육청은 휴직 및 파견 교사를 늘려 신규 교사 정원을 확보했다. 일하고 있는 교사를 쉬게 하고, 새로 교사를 선발하는 셈이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교사 정원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내년 6월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조희연 교육감과 시교육청이 ‘정책적’ 결정이 아닌 ‘정치적’ 결정을 했다는 비판이 나온다.》내년 서울 공립 초등교사 임용시험 선발 인원이 지난달 예고한 인원(105명)보다 3배 이상으로 늘어난 385명으로 최종 확정됐다. 저출산으로 학생 수가 줄어 초등교사 감축이 불가피함에도 교사 정원 감축에 교대생들이 집단 반발하자 일단 ‘소나기만 피하고 보자’는 식의 대증요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서울시교육청은 이런 내용의 ‘2018학년도 공립 유·초·특수학교 교사 임용시험 시행계획’을 발표했다. 시교육청은 △학습연구년(유급) 자율연수휴직(무급) 등 휴직 △교육청 및 직속기관 등 파견 △시간선택제(육아, 간병으로 주당 15∼25시간 근무) 등 휴직·파견 교사를 늘려 정원 160명을 추가로 확보했다. 교사 1인당 학생 수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15.2명)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계획을 미리 정원(120명)에 반영하기도 했다. 윤오영 교육정책국장은 “이번 증원 인원은 최대한 노력해 쥐어짜낸 인원”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나 학령인구 감소로 교사 정원 감축이 예정된 상황에서 당초 105명의 선발을 계획한 시교육청이 교대생들의 반발이 커지자 ‘폭탄 돌리기’를 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조희연 교육감은 “개인적으로는 학생 수 감소와 그에 따른 교원 규모 축소의 불가피성을 인정하나 그런 고통이 올해 수험생들에게만 집중되는 건 피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2020년 정년퇴직이 대폭 확대되기까지 남은 3, 4년간 임용 축소의 고통을 분담하면서 연착륙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 교육감은 △교과전담교사 증원 배치 △향후 3년간 서울 교원 정원 축소 규모 완화 △임용후보자 유효기간 개정(현재 3년에서 최대 5년으로 연장) △지역가산점 법령 개정 등을 정부에 제안했다. 하지만 올해 임용시험에 합격하고도 발령받지 못한 임용대기자가 851명(9월 기준)에 이르는 상황에서 신규 임용된 교사들이 3년 내에 발령받을 수 있겠느냐는 우려도 나온다. 조 교육감도 “교육부와의 교감을 통해 앞으로 교원 감축 규모를 줄일 것이라고 판단해 모험을 한 것”이라고 했다. 엄밀한 수요 예측에 근거한 정원이 아님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전날 발표된 OECD 교육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교사 1인당 학생 수(16.8명)는 이미 OECD 평균에 근접했다. 이 때문에 조 교육감이 내년 6월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교대생과 학부모, 교사들의 집단 반발을 의식해 결정한 것이라는 게 교육계 안팎의 시각이다. 이번 신규 교사 선발 인원(385명)은 서울교대 졸업생(395명) 수와 비슷하다. 시교육청은 앞으로 3년간 신규 교사를 매년 300명 정도 선발하겠다고 했다. 최근까지 시교육청 관계자는 내년 신규 선발 인원과 관련해 “(조 교육감의) 정치적 결단만 남았다”고 했다. 한 달 만에 선발 인원 280명이 뚝딱 늘어난 것도 그동안 ‘정치적 변수’로 선발 인원이 고무줄 책정된 것과 다를 바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는 “교원 추가 수요가 발생하지 않은 상황에서 가장 낙관적인 예측을 바탕으로 신규 임용 규모를 늘렸다”며 “이제라도 정부가 정치적 변수를 배제한 중장기 교원 수급 전망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교대 비상대책위는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내부적으로는 불만스럽다는 반응이다. 서울교대 4학년생 자녀를 둔 학부모 A 씨는 “지난해 선발 규모의 절반도 안 돼 실망스럽다”며 “교사 1인당 학생 수를 줄이는 중장기 교원 수급 대책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부산시교육청은 내년 유·초등교사를 지난달 예고 인원(178명)보다 42명이 늘어난 220명을 선발하기로 했다. 경기도교육청 역시 내년 초등교사 선발 인원을 사전 예고(868명)보다 증원된 1000여 명 수준에서 14일 확정 공고할 예정이다.우경임 woohaha@donga.com·김하경 기자}

    • 2017-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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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수학교, 내 자식 문제로 여기면 금방 답 나와”

    “비장애학생 부모 중에 자기 자식을 한 시간 반이나 걸리는 학교로 보낼 사람이 있겠습니까. 특수학교 설립은 교육 평등권의 문제로 봐야 합니다.” 임천수 씨(45·사진)는 최근 불거진 서울 강서구 특수학교 설립 논란에 누구보다 착잡함이 크다. 지난해 여름 특수학교 설립과 관련해 열린 주민간담회 당시 특수학교 설립에 찬성 발언을 했다가 주민들로부터 질타를 받고 끌려나온 그다. 2014년 ‘특수학교 설립 반대 비상대책위원회’가 주민 1400여 명의 서명을 받았는데, 이 중 1300여 명이 특수학교 부지 바로 옆에 있는 강서한강자이아파트 주민이었다. 임 씨는 2014∼2015년 2년간 이 아파트 동대표를 지냈다. 그는 13일 “자이아파트 주민들은 평소 ‘명품 아파트에 걸맞게 품위 있는 일을 하자’는 말을 자주 한다”며 “특수학교 설립에 반대하는 건 품위 있는 일과는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하지만 반대하는 주민 목소리가 크다보니 특수학교 설립에 찬성하는 데는 상당한 용기가 필요하다. 다만 최근 장애학생 엄마들이 특수학교 설립에 반대하는 주민 앞에서 무릎을 꿇은 ‘사건’ 이후 극심한 반대 여론은 많이 줄었다고 한다. 임 씨는 “처음부터 특수학교 설립에 찬성한 것은 장애 여부와 상관없이 모든 학생이 자유롭고 편안한 환경에서 공부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개인사업을 하는 임 씨는 현재 ‘평등교육 실현을 위한 강서지역 학부모 모임’ 대표를 맡고 있다. 자녀는 없지만 조카와 친구들 자녀를 보며 우리 사회에 교육 불평등이 만연해 있다는 생각에 교육운동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한다. 임 씨는 “많은 주민이 특수학교 대신 한방병원 유치를 원하는데, 한방병원이 지역 경제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총선 전까지만 해도 한방병원 설립 논의는 없었다”며 “일부 주민과 정치인의 욕심 때문에 특수학교 설립 논란이 커졌다. 특수학교가 설립될 때까지 계속 노력하겠다”고 했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 2017-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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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굣길 80분… 소변 참느라 식은땀, 아침에 물 안먹여요”

    ‘장애인과 함께 가는 길’은 멀었다. 다른 장애인 학생은 소리를 지르거나 뛰면서 하교 버스에 올랐지만 자폐성장애 1급 문성준(가명·19) 군의 얼굴에선 특별한 표정이나 말을 찾을 수 없었다. 11일 오후 2시 48분 지적장애와 지체장애 학생들이 다니는 서울 구로구 궁동 정진학교 하교 버스에 시동이 걸렸다. 버스에 올라 늘 그랬다는 듯 일곱 번째 줄에 앉은 문 군은 기자가 인사를 건네도 그냥 창밖의 먼 풍경만 바라보고 있었다. 차에 타서도 어깨에 가방을 멘 채 대화도 없이 지루하게 55분을 달리고 나서야 생활지도사의 안내로 문 군이 버스에서 내렸다. 곧바로 집에 가는 게 아니라 집 근처의 복지관으로 가는 길이었다. 버스에서부터 문 군을 안내한 활동보조인의 첫 번째 일은 화장실 데려가기였다. 활동보조인은 “버스 타고 오는 시간이 길다 보니 당연히 용변을 참느라 힘들었을 테고 더구나 의사표현이 명확하지 않아 어려움이 더 크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버스에서 내린 문 군이 왜 식은땀을 흘리는지 몰랐지만 볼일을 참느라 힘이 들었기 때문이라는 걸 알았다고 했다. 서울시내 장애인학교가 고작 29곳에 불과하다 보니 상당수 장애인 학생은 문 군처럼 장거리 통학을 감수해야 한다. 문 군이 아침에 등교할 때는 70∼80분 정도 통학버스를 타야 한다. 집 앞에서 곧장 학교로 가면 이보다 훨씬 빠르겠지만 비슷한 처지에 있는 다른 학생을 태우려고 빙빙 돌다 보니 통학버스 운행시간은 길 수밖에 없다. 이 학교 학생 중 95%는 통학버스나 자동차, 대중교통을 타고 통학한다. 통학버스 중에는 직선거리로 9km 넘게 떨어진 여의도까지 가는 차량도 있다. 이런 버스에 아이를 태우는 학부모들은 더 속을 태우고 있다. 정진학교 학부모 주모 씨(58·여)는 “지적장애 자녀를 둔 많은 엄마가 아침 식사 때 아이에게 물을 반 컵만 마시게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들 하준우(가명·20) 씨가 2년 반 동안 정진학교에 다니며 하굣길에 스쿨버스에서 두 번 용변을 봤다는 사실을 긴 한숨과 함께 털어놨다. 장애 없는 사람은 알아차릴 수 없는 악순환의 고리도 있다. 학교 보내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보니 장거리 통학을 감수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 습관적으로 용변을 보게 하는 일이다. 아이들이 의사표현을 제대로 하지 못하다 보니 부모는 학교든 어디든 외출하게 되면 틈나는 대로 자녀를 화장실로 데려간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아이들이 이동하는 자체를 불안하게 생각하고 오히려 용변 참기를 어려워하는 악순환이 생긴다는 말이다. 장애인 학생의 힘들고 긴 등·하굣길은 이들의 학습권을 침해하는 이유가 된다. 이은자 전국장애인부모연대 부대표는 “아이가 긴 등교시간에 지쳐 고등학교 1학년 때 수업시간 내내 잠만 잤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가뜩이나 집중력을 높이기 어려운 장애학생이 신체적으로 피곤하게 지내다 보니 당연히 학습에 더 어려움을 겪는다는 뜻이었다. 일각에선 운행시간이 긴 만큼 교통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문제를 지적한다. 통학버스라 다른 차량보다 엄격히 교통법규를 준수하고 있지만 지난해에는 정진학교 통학버스가 앞서 가던 승용차 급정거 때문에 접촉사고를 내기도 했다. 몸을 가누기 힘든 학생이 적지 않아 작은 교통사고에도 큰 부상을 입을까 우려하는 학부모들은 늘 노심초사다. 문 군의 한 살 위 형에게는 장애가 없다. 문 군의 형이 다녔던 초중고교는 모두 집에서 걸어 10분 이내 거리였다. 강서구 특수학교 설립을 두고 진통을 겪고 있는 옛 공진초교 터는 문 군의 집에서 자가용으로 20분 거리에 있다. 문 군의 어머니 노모 씨(47)는 “성준이가 중학교를 다닐 때 강서구에 특수학교가 새로 생길 거란 이야기가 있었다”며 “기존 학교 건물을 리모델링하는 거라 금방 문을 열까 기대하며 10년 넘게 살았던 터라 강서구를 떠날 생각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교육부 통계로도 서울시 특수학교에 다니는 학생의 평균 통학시간은 꽤나 길다. 자가용이나 통학버스를 이용하는데도 편도 30분 이내는 59% 정도였고 30분∼1시간은 36%를 차지했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 2017-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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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피향 타고 흐르는 디자이너의 꿈

    9일 오후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현아(가명·21·여) 씨는 ‘제일 맛있는 음료를 추천해 달라’는 기자의 요청에 자신 있는 목소리로 “다 맛있다”고 대답했다. 기자가 메뉴 선택을 고민하자 김 씨는 메뉴판을 보여주며 “이 중에서도 ‘딸기망고스무디’가 가장 맛있다”고 귀띔했다. 메뉴판 아래엔 그리스 산토리니의 풍경이 그려져 있었다. 산토리니 사진을 참고해 김 씨가 컴퓨터로 직접 디자인했다고 한다. 딸기망고스무디는 김 씨가 이 카페에서 일하면서 새로 도입한 메뉴다. 김 씨는 2015년 2월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서울의 모 직업전문학교에서 식음료매니저 양성과정을 수강했다. 그곳에서 커피와 칵테일, 쿠키, 빵 만드는 법을 배웠다. 종강 직후엔 국내 한 프랜차이즈 카페에도 입사했다. 취업에 성공했지만 김 씨는 일을 지속할 수 없었다. 일한 지 8개월째 접어들 무렵, 학창시절 겪었던 우울증이 다시 찾아왔다. 연중무휴로 운영되는 데다, 인력도 부족했던 카페는 김 씨의 몸을 지치게 했다. 결국 일을 그만두고 치료를 받으러 다녀야 했다. 5개월 정도 쉰 그는 다시 일을 시작하고 싶었다. 김 씨는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아무것도 안 하고 있으니까 나 스스로가 쓸모없는 사람이라고 느껴져 힘들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다 기회가 찾아왔다. 지난해 총선 투표를 하러 가던 길에 희망플랜 홍보 부스를 만나게 된 것. 희망플랜은 빈곤의 대물림을 방지하기 위해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한국사회복지관협회가 빈곤 상황에 놓인 아동, 청소년 및 가구를 찾아내 돕는 사업이다. 걱정 반 기대 반, 김 씨는 희망플랜 신청서를 작성했다. 김 씨는 희망플랜을 통해 봉사활동에 참여하면서 사회에 다시 적응해 나가기 시작했다. 진로 상담을 받으며 중학생 시절 꿈꿨던 컴퓨터그래픽 디자이너의 꿈도 다시 꾸게 됐다. 김 씨가 포토샵과 일러스트 등을 배우고 컴퓨터그래픽스 운용기능사 자격증을 준비할 수 있도록 희망플랜은 학원비를 지원했다. 현재 김 씨가 일하고 있는 카페도 희망플랜이 연계해줬다. 임대주택에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는 김 씨는 “형편이 빠듯해 배우고 싶은 게 있어도 부담스러워 시도조차 못했다”며 “희망플랜이 새로운 창을 열 수 있도록 도와줬다”라고 말했다. 김 씨는 올해 10월 희망플랜이 연결해준 국내 한 사회적기업에서 그래픽 디자이너 인턴으로 일할 예정이다. 희망플랜 사업 신청 문의는 희망플랜센터(02-2138-5183)와 홈페이지()로, 후원 문의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콜센터(080-890-1212)로 하면 된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 2017-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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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학가는 길 ‘학종’ 딜레마… 학생부전형 무엇이 문제인가

    교육부가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개편 1년 유예를 발표한 지난달 31일. 화두는 수능이 아니라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이었다. 절대평가 도입을 핵심으로 한 수능 개편안에 대한 여론은 대입 전형에서 일어날 ‘풍선효과’ 때문에 싸늘했다. 절대평가로 수능 변별력이 약화되면 대학은 학종 비중을 늘릴 수밖에 없다. 문제는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학종을 ‘금(金)수저 전형’ ‘깜깜이 전형’으로 부르며 반감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학종에 대한 불신과 불안을 해소할 수 있도록 공정성과 투명성을 강화하고 사교육 유발 요소를 대폭 개선해 학생, 학부모의 부담을 경감하고 신뢰를 회복하겠다”며 학종 개혁을 선언했다. 학종은 교과 성적과 비교과 활동을 종합한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를 바탕으로 신입생을 선발하는 입시 제도다. 우수 인재의 기준을 ‘시험 성적’이 아닌 ‘성장 가능성’에 맞춰 다양한 인재가 대학에 갈 수 있는 길을 열겠다는 취지에서 출발했다. ‘원조 학종’이라 할 수 있는 입학사정관제는 2008학년도 대입 전형부터 적용됐다. 그러나 당시 대학들은 정성(定性)평가인 입학사정관제 도입을 주저했고, 그해 대입전형에서 소위 명문대들은 입학생의 20%만 입학사정관제로 선발했다. 그런데 10년이 지난 2018학년도 주요 8개 대학(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서강대 성균관대 한양대 KAIST 포스텍) 대입전형에서 학종으로 선발되는 입학생 비율은 54.3%에 달한다. 서울대는 학종이 79.1%이다.학종은 어쩌다 ‘금수저 전형’이 됐나 학종이 천덕꾸러기 신세가 된 건 일단 복잡해서다. 학생부에는 교과 성적 외에 동아리, 봉사, 진로, 독서활동뿐 아니라 각종 수상 경력까지 11개 항목이 있다. 자기소개서(자소서)도 써야 하고 이를 바탕으로 면접도 봐야 한다. 학생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낮에는 봉사활동을 하고, 밤에는 밀린 책을 읽어야 하는 셈이다. 고1 아들을 둔 남모 씨(48·여)는 “중학교 때 ‘수학의 정석’을 3, 4번은 돌려야 한다는 식의 ‘선행학습 공식’이 생겨난 건 고등학교 때 비교과 활동을 하려면 내신을 미리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라며 “수행평가와 동아리 활동을 병행하느라 밤을 새우는 아이를 보면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이 때문에 결국 부모가 나선다. 봉사활동을 찾아 예약하고, 전공학과 적합성의 근거가 되는 진로 활동 모색도 부모의 몫이다. 부모도 답답하다 보니 수백만 원대 대입 자기소개서 컨설팅 업체를 찾게 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자소서는 ‘자소설’이라고 불린다. 부모의 정보력과 재력이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학종은 ‘금수저 전형’이란 오명을 썼다. 어느 학교를 다니느냐에 따라 학생부가 큰 차이를 보이는 것도 문제다. 지난해 7월 종로학원하늘교육이 학교알리미 공시자료를 분석한 결과 특수목적고나 자율형사립고에 다니는 학생의 학내 자율동아리 활동 비율이 전국 고교 평균보다 최대 7배 이상 높았다. 이현 우리교육연구소장은 “학교 평판을 올리기 위해 일반고에서는 수상 실적 등을 기재할 때 상위권 학생에게 ‘밀어주기 현상’이 공공연히 일어난다”고 지적했다. 고교 2년 6개월 동안 치열하게 학종을 준비해도 합격과 불합격의 기준이 도대체 무엇인지 알 수 없는 ‘깜깜이 전형’이라는 불만도 크다. 이종배 공정사회를위한국민모임 대표는 “정성평가가 뿌리내리기에는 한국은 ‘저신뢰 사회’”라며 “줄 세우기라는 비판이 있더라도, 1점 차이로 학생 능력을 가를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더라도 공정하고 투명한 시험으로 선발하는 게 최선이라고 본다”고 말했다.그래도 학종이 ‘해답’이라는 반론 학종을 도입한 지 10년이 지났음에도 학종을 둘러싼 쟁점은 도입 당시와 마찬가지다. 모든 학생을 성적순으로 1등부터 꼴등까지 서열화하는 입시가 달라져야 한다는 공감대는 형성돼 있다. 하지만 ‘교육은 공정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와는 불화를 일으키고 있다. 2004년 당시 교육혁신위원이었던 박도순 고려대 교육학과 명예교수는 “대학이 학생들을 줄 세워 손쉽게 우수 학생을 독점하고 있다”며 “기업이 필요한 인재를 찾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듯 이제 대학도 잠재력 있는 학생을 찾아 길러내야 한다”고 말했다. 학종이 고교 교육 정상화에 기여한다는 현실론도 있다. 수능만으로 대학을 간다면 학교에서 낮잠을 자고, 학원에서 밤샘 공부를 하는 학생이 늘어날 수 있다. 이중기 청원고 교사는 “수능 교과별 사교육비는 언급하지 않고 자소서 컨설팅만 이야기한다”며 “시골 아이들이 대학에 갈 기회를 주는 게 학종”이라고 했다. 오히려 계층에 따라 수능 점수의 편차가 크고, 수능으로만 진학한다면 재수 삼수 할 여유가 없는 아이들은 기회를 박탈당한다는 얘기다. 경희대 입학전형연구센터가 2017학년도 출신지역별 합격자 현황을 분석했더니 소득이 높은 지역일수록 수능으로 진학하는 비율이, 소득이 낮은 지역일수록 학종으로 진학하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강남구는 93%가 수능, 7%가 학종으로 입학한 반면 경기 이천시는 92%가 학종, 8%가 수능으로 합격했다. ‘금수저 전형’이 아니라 ‘흙수저 전형’이라는 얘기다. 안연근 서울진학지도협의회장(잠실여고 교사)은 “학생이 열심히 공부하는데 가정형편이 어렵다면 교사들이 안쓰러워서라도 학생부를 정성껏 쓰게 된다”고 말했다. 이를 서울 주요 10개 대학으로 확대해도 마찬가지다. 3월 발표된 ‘학종 3년의 성과와 고교 교육의 변화’ 자료를 보면 2017학년도 대입에서 특목고·자사고는 수능, 일반고는 학종에서 우위를 보였다. 대학 진학 후 학종 출신의 성취도가 높은 점도 눈에 띈다. 2016년 기준으로 중간에 대학을 그만두는 중도탈락률이 학종은 1.7%, 수능은 3.4%였다. 평균 학점은 학종이 3.33점, 수능이 3.10점이었다.학종 어떻게 바꿔야 하나 최근 교육단체인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학생부 기록을 교과 성적, 교과 특기사항, 정규 동아리, 교사 의견란 등 4개 항목으로 최소화할 것을 제안했다.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나 사교육이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자율 동아리나 수상 내용, 자격증 등 나머지 항목을 없애자는 주장이다. 이범 교육평론가는 “학생부 기재 요소를 대폭 줄이고 자소서를 폐지하거나 대필 시 형사 처벌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며 “수시에선 수능, 정시에선 학생부전형을 도입해 수험생들에게 기회를 넓혀주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좀 더 근본적인 해법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학종 도입으로 교실 붕괴의 속도를 늦춘 데 만족할 게 아니라 내실 있는 공교육을 통해 학종의 신뢰성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안 회장은 “수능 준비를 위해 EBS만 틀어주는 수업이 정상적이냐”며 “궁극적으로 토론수업을 확대해 아이들은 사고력을 키우고 교사는 아이들의 성향과 장단점을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학부모 이모 씨(46)는 “찍기 교육이 정답은 아니다. 각자 진로에 맞춘 비교과 활동은 장려해야 한다”며 “다만 준비가 안 된 교사들이 학생과 학부모에게 의존하고 있는 만큼 고교 교육에 더 많이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우경임 woohaha@donga.com·김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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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때리면 맞을게요, 제발 특수학교만… ” 무릎꿇은 엄마의 호소

    “내가 죄인이잖아요….” 그날 엄마가 무릎을 꿇은 이유였다. 아이에게 장애를 안겨줬다는 죄책감과 함께 20년을 살아온 엄마는 이제 이웃에게 죄인이 됐다고 자책하며 스스로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고개를 숙이고 눈물을 떨궜다. 5일 서울 강서구 탑산초등학교에서 열린 ‘강서지역 공립 특수학교 신설 2차 주민 토론회’에서 장민희 씨(46·여)는 학교 설립에 반대하는 주민들 앞에 가장 먼저 무릎을 꿇었다. 장 씨는 8일 기자에게 “아이가 지적장애 1급 판정을 받은 날 남편을 붙잡고 내가 죄인이라며 한참을 울었다”며 “이날도 이웃들에게 죄인이 됐다는 생각이 들어 그저 간절함이라도 전하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장 씨가 무릎을 꿇자 장애학생 엄마들 사이에서 안타까움의 탄식이 흘러나왔다. 일부 설립 반대 주민도 당황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쇼하지 말라”는 비아냥거림이 터져 나왔다. 이를 본 다른 장애학생 엄마들이 하나둘 장 씨 옆으로 다가오더니 무릎을 꿇었다. 누가 하자고 한 것이 아니었다. 서로서로 곁에 있어줘야 한다는 마음이 들었다. 20여 명의 엄마들은 그날 그렇게 함께 죄인이 됐다.○ “제발 학교만 짓게 해주세요” 주원이(가명·20) 엄마 김모 씨(50)도 장 씨 곁에 무릎을 꿇었다. 김 씨는 “무릎 꿇고 눈물 흘린 걸 쇼라고 하는데, 솔직히 무릎 꿇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아이들 학교만큼은 보내야 했다. 일반학교 다니면서 너무 힘들어서 그랬다”라고 말했다. 그는 무릎 꿇은 채 들었던 조롱 섞인 말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장애인에게 학교가 뭐가 필요하냐고, 그냥 (복지)시설로 보내라고 하더군요. 어떤 분은 차라리 하수처리장이 낫다는 말도 했어요. 제 아이가 오물인가요.” 주원이는 1급 지적장애다. 일반학교를 다니다 4학년 때 다른 아이들 수업에 방해된다고 해 특수학교로 옮겼다. 사실상 쫓겨난 것이다. 장애학생 부모 모두가 같은 상황이다.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이다. 등하교에 2시간은 기본이고 3시간 걸려 다니는 학생들도 많다. 김 씨도 ‘등굣길 사투’를 설명하다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우리 주원이는 자폐와 1급 지적장애가 있어 지능이 두 살에 머물러 있어요. 대화도 불가능하고 신호등도 구별 못 하는데….” 토론회에서 엄마들은 학교 설립에 반대하는 주민들에게 호소했다. “여러분도 부모이시고 저희도 부모입니다. 지나가다 때리셔도 맞겠습니다. 하지만 집 근처에 아이가 다닐 학교를 세우는 일은 포기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반대 주민들의 분위기는 좀처럼 바뀌지 않았다. 한 장애학생 엄마가 “장애인이라고 나가라고 하시면 저희 딸은 어떻게 합니까”라고 말하자 반대 측 한 주민은 “당신이 알아서 해. 주민도 권리가 있어”라고 맞받아쳤다. 사실 이날 무릎을 꿇은 엄마들 대부분은 자녀가 고학년이다. 나중에 특수학교가 들어서도 자녀를 보내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같은 처지의 다른 엄마들을 위해 뛰어다니고 있다.○ 깊어지는 갈등의 골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강서구의 특수교육 대상자는 645명. 하지만 특수학교는 1곳(정원 100명)이다. 대상자 중 82명(12.7%)만 이 학교에 다닌다. 나머지는 대부분 구로구 등 다른 지역 특수학교로 원거리 통학을 한다. 특수학교 부족은 강서구만의 문제가 아니다. 서울시 특수교육 대상자 1만2804명 중 특수학교(29곳)에 다니는 학생 수는 4457명(34.8%)에 불과하다. 25개 구 중 8곳에는 특수학교가 한 곳도 없다. 서울에는 2002년 종로구 경운학교를 끝으로 15년 동안 공립 특수학교가 설립되지 않았다. 1일 문을 연 강북구 효정학교는 사립이다. 서울시교육청은 강서구와 양천구의 교육 수요를 감안해 2013년 가양동 공진초교를 마곡지구로 이전한 뒤 정원 142명의 특수학교를 세우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근처 주민들의 거센 반대에 부딪혔다. 특수학교가 한 곳도 없는 자치구가 8개나 되는데 왜 강서구에 두 개를 세우냐는 것이다. 한 주민은 “동네에 장애인복지관이나 노인정 등 복지시설이 이미 많다. 아파트 한 채가 전 재산인 사람도 많은데 그런 시설이 또 들어오면 어쩌라는 말이냐”고 토로했다. 갈등의 골이 깊어진 이유 중 하나로 지난해 총선 때 당시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이 내세운 공약이 꼽힌다. 김 의원은 이곳에 국립한방의료원을 세우겠다고 약속했다. 그 대신 마곡지구의 한 공원 부지에 특수학교를 세우자는 대안을 제시했다. 김 의원은 “특수학교를 아예 짓지 말자는 게 아니라 대체 부지를 논의하는 것이다. 한방의료원 역시 수익사업이 아니라 보건복지부가 추진하는 공공시설”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한방의료원은 예비타당성 조사도 진행되지 않았다. 또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에서 기존의 학교 용지를 해제하고 부지 용도를 바꾸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학교를 짓는 일이 늦어질 수밖에 없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특수학교 설립을 계속 추진하는 동시에 지역 발전시설 및 문화시설을 유치해 주민들을 설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이지훈 easyhoon@donga.com·김하경·김예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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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진택 “자소서, 문장력보다 ‘소재’가 중요… 모의고사 지문 인용, 깊은 인상”

    수능 개편이 1년 유예된 데는 학생부종합전형(학종)에 대한 학부모들의 불신이 큰 영향을 미쳤다. 수능이 절대평가화되면 학종 비중이 올라갈 수밖에 없는데, 학부모들은 도무지 학종을 믿을 수 없다고 한다. 경희대 임진택 책임입학사정관은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학종 전문가’다. 입학사정관 경력만 10년이다. 그동안 그가 평가한 학생만 5000여 명에 이른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 학술지에 학종 관련 논문을 6건 게재했다. 그에게 ‘학종의 미래’를 물었다. ―자기소개서(자소서)가 ‘자소설’로 불린다. “자소설은 자소서 내용을 어떻게 포장할지 고민하면서 나온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대필(代筆) 여지가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입학사정관들은 문체나 문장력을 보는 게 아니라 ‘소재’를 본다. 소재는 학교활동 속에서 형성된 자신만의 특기나 장점을 말한다.” 임 입학사정관에게 인상 깊었던 자소서를 꼽아 달라고 했다. 그러자 모의고사 지문 내용을 자소서에 인용한 사례를 언급했다. “해당 지문이 철학자에 대한 이야기였는데, 그 내용을 인용하면서 자기가 지원한 분야에 더 관심을 갖게 됐다고 썼다. 이렇게 모의고사를 보다가도 인상적인 문장을 발견하면 써놓는 학생이 있다. 이런 건 다른 사람이 만들어주기 어려운 내용이다.” ―자소서나 비교과활동, 면접 등이 모두 정성평가다. 진짜 공정한가. “한 사람이 독단적으로 결정하면 문제가 생긴다. 하지만 2, 3명의 입학사정관이 함께 평가한다. ‘집단지성’의 개념으로 보면 된다. 한 자소서를 두고 입학사정관 사이의 점수 차이가 크면 재평가를 해 점수를 조정한다. 면접도 인성면접과 적성면접 두 단계로 나눠 시행한다. 입학선발위원회에서 선발 절차나 과정에 문제는 없었는지 최종적으로 확인하는 절차도 거친다. 예전에 고교 교사 100여 명과 함께 학생들의 자소서 등을 두고 모의평가를 해봤더니 80∼90명이 낸 점수가 서로 비슷했다.”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학종에 영향을 미치지 않나. “분명한 오해다. 합격 결과를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흔히 부자 동네에선 수능으로 진학한 경우가 압도적으로 높다. 서울 강남구는 93%, 대구 수성구는 72%가 수능이다. 반면 그렇지 않은 동네에선 학종 합격률이 훨씬 높다. 서울 강북구는 79%가 학종으로, 21%가 수능으로 합격했다.” ―내신까지 절대평가로 바뀌면 학종은 무력화되는 것 아닌가. “대학들이 고민하는 지점이다. 현재 외국어고와 같은 특수목적고에서는 내신 5, 6등급에 해당하는 학생들까지 평균 90점 이상을 받고 있다. 내신에서 전 과목 절대평가를 도입하면 우수한 학생들이 몰려 있는 고교 학생들의 학종 합격률이 크게 높아질 수 있다.” 다만 임 입학사정관은 절대평가를 적용해야 하는 과목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15개정교육과정에서 진로선택과목은 학생 본인이 원하는 과목을 선택하는 만큼 학생의 적성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라며 “만약 진로선택과목을 상대평가한다면 인원이 적은 과목은 좋은 등급을 받기 어려워 선택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진로선택과목은 절대평가, 공통과목과 일반선택과목은 9등급 상대평가를 하는 게 맞다”고 했다. ―가장 뽑고 싶은 ‘좋은 인재’는 어떤 학생인가. “대학에 들어와서 공부를 열심히 하고, 졸업 후에 대학을 빛내줄 학생이다. 지적 호기심과 자기 주도적 학습 태도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지원 학과에 대한 관심과 적성도 중요하다. 우리 사회는 서로 어울려 살아가는 곳인 만큼 협업 능력도 필요하다. 다양한 경험을 해본 학생들이 사회적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요소들이 종합된 학생이 좋은 인재다. 내신이나 수능 성적이 아무리 좋더라도 정작 학교에서 잠만 잔다면 좋은 학생일 수 없지 않은가.” ―많은 논란 속에서도 학종은 왜 필요한가. “지금은 다(多)기능, 다가치 사회다. 획일화된 수능 점수로 줄을 세워서는 새로운 사회에 적합한 인재를 발굴할 수 없다. 대학이 발전하기 위해서라도 학생을 다양하게 확보해야 한다. 다양한 소득 환경, 다양한 지역, 다양한 고교의 학생이 고르게 우리 대학에 들어왔으면 좋겠다. 그게 학종이 필요한 이유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 2017-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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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마, 보세요”… 하늘까지 희망 발차기

    윤정민(가명·18) 군의 가정 형편은 필리핀에서 생활하던 중 어머니가 뺑소니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면서 기울기 시작했다. 윤 군과 두 여동생은 어머니의 사고 장면을 현장에서 목격해 충격이 더 컸다. 당시 윤 군은 중학교 1학년이었다. 뺑소니범은 경찰에 붙잡혔지만 윤 군 가족은 보상도 받지 못한 채 한국으로 돌아왔다. 엄마가 없다는 것은 받아들이기 힘든 현실이었다. 윤 군은 집에도, 학교에도 마음을 붙이지 못했다. 그러다가 그만뒀던 태권도를 다시 시작하자 윤 군은 점차 안정을 찾아갔다. 윤 군은 중학교 2학년 때 태권도를 진로로 선택하기로 마음먹었다. 윤 군은 “태권도가 내 삶에서 없어진다고 상상해봤는데 너무 서운했다”고 말했다. 동료들과 함께 관중 앞에서 태권도 시범을 보여주는 일이 즐거웠다. 문제는 돈이었다. 아버지는 직장 때문에 집을 떠나 있어 윤 군은 할머니와 할아버지, 고모, 두 여동생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70대 중후반의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연로해 일하기가 어렵고, 고모도 몸이 아파 경제활동이 불가능하다. 아버지 홀로 번 돈으로 일곱 식구가 생활하다 보니 생활은 빠듯하다. 윤 군은 태권도를 계속 배우기 위해 주중엔 학교와 태권도장을 오갔고 주말엔 최소 8시간, 최대 13시간 동안 카페 아르바이트를 하며 학원비를 마련했다. 아르바이트 때문에 태권도에 좀 더 집중하지 못하는 처지가 야속했다. 윤 군은 지난해 8월부터 희망플랜의 도움을 받게 됐다. 주민센터에 방문했던 윤 군의 할머니가 희망플랜 정보를 듣고 신청한 덕이다. 희망플랜은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한국사회복지관협회가 빈곤 상황에 놓인 아동, 청소년 및 가구를 찾아내 돕는 사업이다. 윤 군은 태권도 교육비와 외식비 등을 지원받았다. 한 달에 30만 원이었던 학원비가 대학 입시를 앞두면서 50만 원으로 올랐지만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아도 됐다. 윤 군은 지난달 18일 경민대 총장배 전국태권도대회에서 높이뛰어차기 부문 1등을 했다. 윤 군의 두 여동생도 희망플랜과 연계된 외부 재단을 통해 장학금을 받았다. 윤 군은 태권도 선수로서 서울시 대표나 국가대표가 돼 국위를 선양하고, 태권도 공연을 펼쳐보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다. 윤 군은 “아무리 힘들어도 꿈을 포기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며 “힘든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을 지원해주고 상담도 해주는 희망플랜을 추천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희망플랜 사업 신청 문의는 희망플랜센터(02-2138-5183)와 홈페이지()로, 후원 문의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콜센터(080-890-1212)로 하면 된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 2017-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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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춘기 중학생들, SNS에 폭력사진 올리며 자기 과시”

    중학생의 학교폭력 발생 건수 자체는 줄어들고 있지만 신체폭행 등 직접적이고 심각한 폭력의 비중이 높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5일 교육부와 전국 시도교육청이 공동으로 실시하는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학교 폭력 피해를 봤다고 응답한 중학생은 2013년 2.4%였지만 △2014년 1.3% △2015년 0.7% △2016년 0.5% △2017년 0.5%(이상 매년 1차 조사 기준)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그런데 중학생의 경우 8가지 학교폭력 유형 중 신체폭행, 금품갈취 등 직접적이고 물리적 폭력의 비중이 높았다. 학교폭력 피해를 본 중학생 중 신체폭행을 당했다는 경우가 9.7%로 고등학생(9.3%)보다 많았다. 또 중학생은 금품갈취(중 6.6%, 고 5.9%)와 집단따돌림(중 18.4%, 고 15.7%), 스토킹(중 9.2%, 고 8.7%) 피해를 본 경우가 고등학생보다 많았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처럼 피해자의 처참한 모습을 온라인으로 공유한 것은 사춘기를 겪는 중학생들의 과시욕과 관련이 있다고 보고 있다. 정제영 이화여대 교수는 “폭력성을 앞세우려는 일부 중학생의 성향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전파가 빨라지면서 더 잘 알려지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과시욕을 본인의 소질과 재능을 키울 수 있는 방향으로 분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이번 사건이 아이들만 있는 상황에서 벌어진 만큼 어른들이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유덕영 firedy@donga.com·김하경 기자}

    • 2017-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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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교조 “기간제 교사 일괄·즉각적 정규직 전환 동의안해, 법외노조 철회” 조퇴투쟁 예고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기간제 교사의 일괄적이고 즉각적인 정규직 전환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공식 발표했다. 전교조 합법화를 위한 시위와 ‘조퇴투쟁’도 예정돼있어 교육현장에 혼란이 예상된다. 전교조는 4일 서울 서대문구 사무실에서 ‘전교조 하반기 총력투쟁 계획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주요 사업으로 법외노조 철회, 정치 기본권 쟁취, 교원평가와 성과급제 폐지 등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전교조는 법외노조 철회를 주요 사업 목표 중 가장 앞세워 발표한 만큼 중요한 의제로 보고 있다. 4~6일까지 법외노조 즉각 철회와 국제노동기구(ILO)협약 즉각 비준을 요구하며 48시간 동안 청와대와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연좌시위와 1인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전교조는 법외노조 철회 요구를 1, 2차 투쟁으로 나눠 12월까지 지속하기로 했다. 특히 11월에는 10일, 22일, 24일 등 세 차례의 조퇴투쟁을 하기로 해 학생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현재 근무하고 있는 기간제 교사의 일괄적·즉각적인 정규직 전환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주장도 밝혔다. 지난달 23일 전교조 중앙집행위원회 결정에 변화가 없는 셈이다. 전교조가 학교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주장하는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의 총파업을 지지하자 일부 조합원이 ‘전교조가 비조합원의 이익을 먼저 챙긴다’며 항의성 탈퇴에 나서는 등 내부 반발이 심했던 점이 반영된 조치로 보인다. 전교조는 기자회견에서 “학교 안의 모든 고용 형태는 정규직을 원칙으로 한다”며 “정규 교원 증원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 예비교사와 기간제 교원의 임용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쟁적 임용고시 제도와 기간제 교원 제도에 대해 ‘적폐’라 표현하며 “정부가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교조는 영어회화전문강사제도에 대해서 “교원의 전문성과 교원 양성체계를 부정한 것”이라며 폐지를, 초등 스포츠강사의 신규채용은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전교조는 교사를 비롯한 공무원에게 ‘표현의 자유’를 줘야 한다고 주장하기로 했다. 각 정당 대표들에게 관련법 개정을 요구하고 교사 10만 명으로부터 서명을 받아 개헌특위와 정치개혁특별위원회 등에 전달할 계획이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 2017-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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