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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24일 법외노조 철회와 교원성과급 및 교원평가제 폐지를 요구하며 ‘1일 연가 총력투쟁’에 나선다. 문재인 정부 들어 전교조가 사실상 파업 투쟁을 벌이는 것은 처음이다. 전교조는 6~8일 전체 조합원을 상대로 ‘대정부 총력투쟁’ 찬반 투표를 벌인 결과 8일 오후 9시 10분 현재 개표율 96%, 투표율 72%에 총력투쟁 찬성률은 76.81%로 잠정 가결됐다. 전교조는 9일 기자회견을 열어 조합원 총투표 최종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연가(조퇴)라는 합법적인 형식을 취했지만 전교조가 문재인 정부에 맞서 사실상 파업 투쟁에 나선 셈이다. 전교조는 5일 “박근혜 정부의 적폐인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 철회 등과 관련해 문재인 정부는 6개월간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않았다”며 연가 투쟁을 선언한 바 있다. 전교조는 문재인 대통령 당선 이후 줄곧 즉각적인 법외노조 통보 철회를 요구해 왔다. 2013년 10월 이뤄진 ‘법외노조 통보’는 당초 고용노동부의 행정명령인만큼 정부가 이를 취소해야 한다는 논리다. 그러나 정부는 법외노조 통보 취소 소송에 대한 대법원 판결과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이라는 법적 절차를 통해 전교조 합법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7월 전교조 집행부와 만나 “(전교조 합법화) 사회적 여건이 조성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전교조가 여론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대정부 투쟁을 강행한 데에는 문재인 정부 초기 법외노조 통보 철회가 이뤄져야 한다는 조급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교조 내부에서 ‘촛불로 탄생한 정부가 곁불만 쬐고 있다’는 불만이 나오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전교조의 연가 투쟁에 대한 교육부와 각 시도 교육청의 대응이 주목된다. 교사가 연가를 내면 대체 교사가 수업을 진행해야 해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가 우려된다. 교육부는 2015년 11월 20일 전교조가 ‘역사 교과서 국정화 철회’를 주장하며 연가 투쟁을 예고하자 이를 불법행위로 규정해 엄정하게 대처하라는 공문을 시도 교육청에 내려 보냈다. 당시 교육부는 국가공무원법의 공무 외 집단행동 금지 의무, 직장 이탈 금지 의무 등을 위반한 행위라고 판단했다. 반면 현 정부 출범 이후인 올해 6월 30일 민주노총 사회적 총파업에 전교조가 연가를 내고 동참하자 소극적으로 대처해 논란이 일었다. 한편 전교조는 연가투쟁 전 수업시간을 조정할 수 있기 때문에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하는 일은 없다고 주장했다.김하경기자 whatsup@donga.com}
내년부터 서울 시내 학교에 3D프린터와 3D펜 등을 활용한 ‘메이커 교육’이 도입된다. 서울시교육청은 1일 이런 내용의 ‘서울형 메이커 교육(가칭 ’미래공방교육‘) 중장기(2018~2022년) 발전계획’을 발표했다. 조희연 교육감은 기자회견에서 “학교를 방문했을 때 학생 학부모 교사의 요구가 컸다”고 메이커 교육의 추진 배경을 밝혔다. 예산은 내년 28억 원을 시작으로 2022년까지 100억여 원이 투자될 것으로 전망된다. 메이커 교육은 학생들이 생각한 것을 디지털 기기와 다양한 도구를 사용해 직접 만들고, 그 과정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도록 하는 과정 중심의 교육이다. 창의적 문제해결력·자율성·협력 등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역량을 기르겠다는 취지로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언급하면서 유명해졌다. 시교육청은 메이커 교육을 정규수업시간에 편성해 관련 교과 수업 시수의 10~15%를 메이커교육과 연계해 운영하도록 권장할 방침이다. 시교육청이 계획한 ‘서울형 메이커 스페이스 거점 센터’는 기존의 발명교육센터를 중심으로 총 20개가 구축된다. 학생 각자 자신의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실험, 제작, 창작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말한다. 메이커 스페이스 거점 센터는 드론, 로봇, 3D프린터, 3D스캐너 등을 연계해 메이커 교육과 창작활동을 지원한다. 일부 센터는 학교 환경과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 △목공 중심형 △첨단기자재 중심형 △코딩 중심형으로 분야를 특화시켜 운영한다. 이 밖에도 시교육청은 매년 100개씩 5년간 총 500개 학교에 3D프린터와 3D펜을 공급해 단위학교의 메이커 교육을 활성화하기로 했다. 해마다 9개씩 3년간 총 27개 학교를 모델학교로 지정해 학교당 5000만 원씩 지원하는 사업도 진행한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서울시내 한 특수학교를 졸업한 김모 씨(21·지적장애3급)는 요즘 지하철 청소 훈련을 받고 있다. 학교에서 배워 바리스타 자격증을 땄지만 관련 분야로 취업하지 못했다. 이알찬 서울커리어플러스센터 센터장은 “바리스타는 특수학교에서 훈련하는 몇 안 되는 직업 중 하나인데, 학교에서 안내하는 직업의 폭이 좁다 보니 특정 직업에 쏠림 현상이 심하다”라고 말했다. 고등학교나 특수학교 졸업 후 진학이나 취업을 하지 못하는 장애 학생이 매년 늘고 있다. 하지만 특수학교의 진로전담교사 중 전문자격을 갖춘 교사는 단 한 명도 없어 장애 학생 진로·취업 지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30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이철규 의원(자유한국당)이 교육부에서 받은 ‘장애학생 진로 및 특수학교 진로전담교사 현황’에 따르면 2013∼2017년 고등학교나 특수학교를 졸업한 장애학생 3만5776명 중 비진학·미취업 학생은 1만3253명으로 37%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로 보면 2013년 2217명(34.1%), 2014년 2172명(31.1%), 2015년 2715명(38.2%), 2016년 3024명(40.6%), 2017년(4월 기준) 3125명(40.4%)으로 증가 추세다. 특수학교의 ‘전공과’를 졸업해도 취업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전공과는 고등학교 과정을 졸업한 특수교육대상자에게 1년 이상 진로 및 직업교육을 하는 과정이다. 5년(2013∼2017년)간 전공과를 졸업한 학생 9261명 중 5861명(63.3%)은 취업도, 진학도 하지 못했다. 장애학생의 진로지도와 취업 문제 해결이 시급하지만 전국 164개 특수학교의 ‘진로전담교사’ 중 전문자격을 획득한 교사는 한 명도 없다. 반면 일반고 자율고 특수목적고 특성화고의 90% 이상은 자격증을 가진 진로전담교사를 확보하고 있다. 관련법에 따르면 중고등학교의 ‘진로전담교사’는 반드시 전문자격을 갖춰야 한다. 하지만 초등학교와 특수학교는 보직교사로 대체할 수 있어 특수학교에선 자격증 없는 보직교사가 학생 진로를 지도하고 있다. 윤종술 전국장애인부모연대 회장은 “진로교육이라고 하면 대부분 학교 안에서 도자기를 만들거나 종이접기를 하는 데 그친다”며 “부모가 바빠 직접 진로·직업과 관련된 정보를 찾을 여력이 없으면 장애학생은 방치되기 쉽다”고 말했다. 특수교사 법정 정원 확보율이 60%대에 머물러 있어 체계적인 교육이 이뤄지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다. 이 의원은 “특수교사를 충분히 확보하고 진로전담교사 연수를 진행할 때는 특수학교 교사도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고 말했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다음 달부터 전국 17개 시도에서 내년도 유치원 입학을 위한 원서 접수 및 추첨이 온라인 시스템 ‘처음학교로’를 통해 이뤄진다. 그러나 사립 유치원들은 처음학교로 시스템 참여를 거부하겠다고 밝혀 올해도 학부모들은 예년처럼 원서 접수와 추첨을 위해 여러 유치원을 이리저리 뛰는 ‘유치원 대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서울 중랑구 중랑구민회관에서는 서울시교육청의 처음학교로 시스템 학부모 설명회가 열렸다. 이날 270석 규모의 대공연장에 모인 학부모는 단 16명. 지난해 같은 설명회에 100여 명의 학부모가 참석해 높은 관심을 보였던 것과 달리 올해는 ‘흥행 참패’였다. 유치원생 자녀를 둔 학부모 김모 씨(35)는 “지난해 처음학교로 첫 시범 도입이 이뤄졌을 때만 해도 기대가 컸는데 막상 해보니 사립 유치원들은 참여를 안 해 전혀 쓸모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집에서 차로 30분 거리 안에 국공립 유치원은 딱 하나고 그마저도 모집 인원이 10명 미만이라 저소득층, 다자녀 등 우선입소 자격이 없는 일반 가정은 입학 가능성이 제로였다”고 토로했다. 대부분의 평범한 학부모들에게는 국공립 유치원만 지원 가능한 처음학교로가 무용지물이라 설명회 참여도 저조했다는 분석이다. 설명회에 참석한 학부모 김모 씨(34)는 “설명회를 듣고 오히려 아이를 국공립에 보낼 수 있으리란 기대가 줄었다”고 말했다. 올해부터 모든 국공립 유치원의 빈자리는 저소득층 자녀부터 우선적으로 100% 수용한 뒤 빈자리가 있을 경우에만 다른 우선순위 조건 학생에게 입학 기회가 돌아가기 때문이다. 직장맘 송모 씨(36)는 “평범한 가정 아동은 국공립 유치원이 더 어려워진 것 아니냐”며 “휴가를 쓰든 친정을 동원하든 최대한 많은 사립 유치원에 원서를 넣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교육부는 올해부터 처음학교로에 모든 사립 유치원들이 의무적으로 참여하게끔 한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사립 유치원과의 갈등을 의식한 듯 올해도 ‘자율에 맡기겠다’며 물러섰다. 한국유치원총연합회측은 “사립 유치원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정부의 국공립 확대 정책에 동의할 수 없다”며 “처음학교로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날 같은 시간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인천의 한 단설 국공립 유치원을 찾아 “5년 내 국공립 유치원을 40%까지 늘리겠다”면서도 “택지개발지구나 저소득층 밀집 지구를 중심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대도시 지역에서의 국공립 유치원 확대는 사실상 요원한 셈이다.김하경 whatsup@donga.com / 인천=임우선 기자}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인재를 길러내려면 대학 교육을 어떤 방향으로 바꾸어야 할까. 순천향대와 동아일보 공동 주최로 19일 충남 아산시 순천향대에서 열린 ‘글로벌 교육혁신 포럼 및 심포지엄(GLIFS 2017)’에서는 미국 독일 캐나다 일본 중국 러시아 등 6개국의 대학교수와 전문가들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한 인재 육성 방안에 대해 토론했다. 이들은 새로운 시대에 맞는 인재를 길러내려면 기존의 강의식 교육에서 벗어나 학생들이 활발히 상호작용하고 협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학서 배운 지식, 평생 사용은 불가능” 이번 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했던 레티시아 카바냐로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는 현대사회가 복잡한 문제로 얽혀 있는 만큼 정답이 하나만 있다고 규정하고 여기에 맞춰 교육하면 생산성이 오히려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사회 변화 흐름에 맞춰 교육도 변해야 한다는 뜻이다. 카바냐로 교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나아가야 할 교육방향으로 평생교육과 ‘오픈 루프 대학(Open Loop University·지식과 기술이 필요할 때마다 들어와 공부할 수 있는 개념의 대학)’을 제시했다. 기술이 계속해서 바뀌고, 미래 일자리가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학부 4년, 석사 2년 등 정해진 기간 동안 배운 지식을 평생 사용하는 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학생들에게 일률적으로 똑같은 강의를 듣게 하기보다는 학생 각자의 속도에 맞춰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학생들은 목적의식 없이 무작정 특정 전공을 공부하기보다 자신만의 목표를 세우고 배움의 의미를 찾은 후 여러 가지 수업을 들으며 다양한 전공들을 접목해 나가야 한다. 교육이 바뀌면 그에 맞춰 기존의 평가방식도 달라져야 한다. 카바냐로 교수는 ‘학부 4년’ 동안 낸 결과물로만 학생을 평가하는 건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4년이라는 시간은 학생의 능력을 측정하기엔 짧다는 것. 또 결과물로만 평가하게 되면 학생이 위험을 감수하며 도전정신을 발휘하기보다 ‘잘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에 갇히게 된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중요한 능력인 창의성과 생산성을 발휘하도록 독려하기 위해선 ‘과정’도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포럼에서 좌장을 맡은 크리스토퍼 한 SAP 앱하우스 센터장도 “회사에 들어오고 나서 실패하면 비용이 상당히 많이 든다”며 “학교에서는 실패해도 되고 도전해도 된다. ‘대학은 안전하다’는 사고방식과 기량을 가지라”고 말했다.○ 교수는 조력자, 협력 교육이 중요 이날 대학의 교육 혁신 사례로 매사추세츠공대(MIT)의 ‘디랩(D-Lab)’이 소개됐다. 디랩은 차세대 혁명이 산업에만 적용되는 게 아니라, 인간에 대한 인식까지 포괄해야 한다는 철학을 갖고 있다. 빈곤과 같이 지역사회나 국제 문제에 대해 실용적인 해결책을 내놓는 게 목표인 이유다. 디랩은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협력해야 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 실제로 디랩엔 19세부터 35세의 학부, 대학원생, 석사, 박사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의 국적은 미국 브라질 케냐 콜롬비아 중국 등으로 다양하고, 전공도 기계공학 천체물리학 인류학 커뮤니케이션 등 이공계와 인문계를 망라한다. 디랩에서 교수의 역할은 학생들에게 지식을 전달하거나 지시하는 사람이 아닌 ‘멘토’, 조력자다. 비슷한 연령, 국적, 전공의 학생들끼리 교수가 진행하는 강의식 수업을 듣는 기존의 대학들과 구분되는 지점이다. 디랩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동안 학생들은 활발히 토론하며 다른 나라에선 비슷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있는지 아이디어를 얻기도 하고, 해결 방법을 고안해낸다. 수전 머콧 MIT 교수는 디랩이 진행했던 프로젝트 중 한 예로 ‘워시(WASH·Water And Sanitation Hygiene)’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전 세계 60%에 해당되는 인구(44억 명)가 열악한 위생 환경에 놓여 있다는 문제의식을 공유하며 문제를 해결할 장치를 각자 고안해냈다. 한 한국 학생은 오염된 물에서 박테리아를 99.9% 걸러내는 장치를 만들었다고 한다. 해당 장치는 현재 우간다에서 생산돼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다. 이 외에도 바이오샌드 필터(biosand filters)를 만들어 나이지리아에서 물을 정수하는 사업을 진행한 한국인도 있었다. 머콧 교수는 “새로운 교육방법은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모여 새로운 걸 만들어내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협력 교육으로 장피에르 사이퍼트 독일 베를린공대 교수는 학계와 기업이 함께하는 연구소를, 수 전 캐나다 워털루대 교수는 일과 공부를 병행하는 프로그램을 소개했다.아산=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학교비정규직과 교육당국이 내년 최저임금을 적용하는 통상임금 산정시간 ‘209시간’을 둘러싸고 힘겨루기를 해온 가운데 23일 오후 임금협약 체결을 위한 막판 ‘마라톤 교섭’을 진행했다. 이날 오후 11시 현재 양측은 209시간 전환을 전제로 근속수당 인상 등에 합의하고 막판 합의문 자구 수정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학비연대)는 교섭이 결렬되면 25일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예고했다. 그러나 교섭 타결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학부모들이 우려한 ‘2차 급식대란’은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8월부터 교육부 및 15개 교육청은 학비연대와 집단교섭을 진행했지만 파행을 겪어왔다. ‘급식대란’ 우려가 커지자 19일부터는 협상을 빠르게 진행하기 위해 교육부가 서울과 부산시교육청,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들과 대표 교섭단을 꾸리기도 했다. 교육당국은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을 감안해 통상임금 산정시간을 현행 월 243시간(주 6일 유급 근무)에서 월 209시간(주 5일 유급 근무)으로 줄이자고 제안했다. 2020년 최저임금이 1만 원으로 오른다고 가정하면 내년부터 3년간 학교비정규직 인건비로 1조6800억 원가량이 추가 소요될 것으로 추산되기 때문이다. 인건비가 커지면 그만큼 학교시설 개선 등에 예산을 쓸 수 없어 학생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 이에 학비연대는 최저임금 인상을 무력화하려는 꼼수라며 단식 농성까지 벌여왔다. 학비연대는 통상임금 산정시간을 209시간으로 줄인다면 원래 산정시간인 243시간과의 차액 25만6020원(34시간)을 기본급과 근속수당 인상을 통해 보전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근속수당의 경우 내년에는 2년 차부터 3만 원을 지급하고 매년 3만 원씩 인상해 달라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최저임금에 못 미치는 임금을 받는 7년 차 이하 비정규직들이 산정시간 축소에 따른 손실액을 보전받는 효과가 있다. 전체 학교 비정규직(14만여 명) 가운데 영양사 조리사 조리원 배식보조 등 학교 급식인력은 6만5000여 명에 이른다. 올해 6월 29, 30일 이틀간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이 장기근무가산금(근속수당)의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에 나서면서 전국 국공립학교 2100여 곳에서 급식대란이 벌어진 바 있다. 당시 시도교육청은 빵과 우유로 급식을 대체하거나 도시락을 싸오도록 했다. 단축 수업을 실시해 점심을 집에서 먹도록 한 학교도 있었다. 올해 들어 두 번째 급식 차질이 우려되자 학부모들도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이날 세종시학교운영위원장연합회와 세종시학부모회연합회는 기자회견을 열어 “처우 개선을 위한 학비노조 파업이 합법적이라도 급식을 중단하며 학생과 학부모에게 피해를 주어서는 안 된다”며 파업 철회를 요구했다.우경임 woohaha@donga.com·김하경 기자}
전교조가 2013년 고용노동부로부터 노조가 아니라는 통보를 받은 지 4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각 시도교육청으로부터 전세금과 사무실을 지원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전희경 의원이 교육부에서 받은 ‘교육청별 전교조 사무실 임차 현황’에 따르면 올해 8월말 현재 전교조는 14개 시도교육청으로부터 총 40억여 원 규모의 전세금과 평균 117평의 사무실을 지원받고 있었다. 교육부는 2016년 1월 전교조에 대한 노조 지원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같은 해 4월엔 전교조 본부 지원금 6억 원을 환수하기도 했다. 이어 올해 들어 대전, 대구, 경남 교육청에서 전교조 지부에 대한 지원을 끊었다. 반면 서울시교육청과 부산시교육청, 경기도교육청은 각각 전교조 서울·부산·경기지부에 퇴거 통보를 했지만 전교조가 응하지 않고 있다. 현재 전교조 서울지부는 전세금 15억 원에 963㎡(291평)의 사무실을, 부산지부는 전세금 4억6000만 원에 394.64㎡(119평)의 사무실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경기지부는 2개소 중 1개소에 대해서만 퇴거통보에 응했다. 여전히 쓰고 있는 사무실은 377.9㎡(114평) 규모로 전세금은 3억8000만 원이다. 인천, 울산, 충북, 충남, 전남, 경북 등 6개 시도교육청도 전교조에 ‘사무실에서 퇴거하라’는 통보를 했지만 전교조는 따르지 않고 있다. 강원, 광주, 세종, 전북, 제주 등 5개 교육청에선 전교조에 퇴거 통보를 하지 않았다. 이 교육청들은 대법원 판결이 나올 때까지 결정을 유보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광주, 세종, 강원교육청에선 전교조 지부에 교육청 건물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전교조는 2013년 10월 고용노동부로부터 ‘법외 노조’ 통보를 받은 뒤 곧바로 취소소송을 제기했지만 이듬해 6월 서울행정법원은 기각 결정을 내렸다. 지난해 1월 서울고등법원도 전교조의 항소를 기각했다. 전교조는 지난해 2월 대법원에 상고했고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전 의원은 “정부가 법과 절차에 따라 예산을 지원하고 집행해야 한다”며 “교육청이 국민 혈세 수십억 원을 부당하게 사용, 낭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경기도교육청이 이재정 교육감의 딸이 강사로 재직 중인 미국 조지아텍 언어교육원과 맺은 교사 해외연수 계약을 두고 ‘특혜 계약’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 소속 공무원 이모 씨는 20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2015년 4월 조지아텍 언어교육원과 해외연수 계약을 맺을 당시 “조지아텍 외 다른 대학 관계자는 만나지 않고 연수기관을 선정했다”고 증언했다. 조지아텍과의 ‘특혜 계약’ 의혹이 불거진 뒤 경기도교육청은 “당시 조지아텍을 포함해 조지아주립대 조지아대 등 3개 대학을 현지 실사한 뒤 조지아텍을 선정했다”고 해명했다. 경기도교육청은 이 교육감이 취임한 이듬해인 2015년부터 조지아텍 언어교육원을 초중등교사 영어수업 능력 향상을 위한 연수기관으로 선정했다. 이 과정에서 갑자기 위탁계약이 수의계약으로 변경됐고, 경기도 조례에 따라 국제교류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야 하는 절차도 생략됐다. 이전까지는 경기 교사 해외 연수는 위탁기관을 통해 미국 머서대와 하와이대에서 진행했다. 자유한국당 이철규 의원은 “경기도교육청이 교사 해외연수를 위해 미 조지아텍 언어교육원과 맺은 계약 과정이 불투명하다”며 “외동딸이 재직 중인 기관에 특혜를 주기 위해 규정과 절차를 어긴 계약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날 국감장에서 이 의원은 “증인(공무원 이 씨)은 조지아텍 관계자만 만나고 조지아대와 조지아주립대 관계자는 만난 사람이 없지 않느냐. 허위로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추궁했다. 이어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추궁이 이어지자 증인 이 씨는 “(나머지 2개 대학) 관계자는 만나지 못했다”며 “직접 방문해 택시 타고 다니면서 자료를 수집했다”고 답했다. 당시 동행한 이 교육감 역시 조지아텍만 방문했다. ‘특혜 계약’ 의혹에 대해 이 교육감은 국감 내내 “딸이 근무하는 것과 연수기관 선정은 아무 관계가 없고 떳떳하다”며 “오해가 생긴 이유를 모르겠다”고 강하게 부인했다.우경임 woohaha@donga.com·김하경 기자}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해 세계적 대학들의 교육혁신 사례를 공유하고 미래 인재 육성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열렸다. 순천향대와 동아일보는 19일 충남 아산시 순천향대 인문과학관 대강당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한 대학 교육의 혁신을 주제로 ‘글로벌 교육혁신 포럼 및 심포지엄(GLIFS 2017)’을 개최했다. 서교일 순천향대 총장은 환영사를 통해 “혁신적인 기술은 대학이 가르칠 수 없을 정도의 속도로 등장하고 2020년까지 500만 개 이상의 직업이 사라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현재 대학들은 학생들에게 지금은 존재하지도 않는 직업과 기술에 대비시켜야 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미래 대학 교육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지, 이상적인 미래 대학 모델을 어떻게 계획하고 만들어내야 할지, 커리큘럼을 어떻게 재설계하고 교육의 방향을 바꾸어야 할지 등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포럼·심포지엄에는 미국 애리조나주립대, 스탠퍼드대, 매사추세츠공대(MIT), 독일 베를린공대, 캐나다 워털루대, 일본 호세이(法政)대 교토(京都)산업대 고난(甲南)대, 중국 난징(南京)대 칭다오(靑島)이공대, 러시아 태평양주립의대 등 6개국 12개 대학의 석학들이 참석해 대학의 혁신 사례를 공유하고 미래 인재 육성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US뉴스앤드월드리포트가 ‘미국의 가장 혁신적인 대학’ 1∼3위로 꼽은 애리조나주립대, 스탠퍼드대, MIT의 혁신 사례들이 집중적으로 소개됐다. 수전 머콧 MIT 교수는 현지의 재료와 적은 자본, 간단한 기술을 활용하는 소규모 생산을 위한 ‘적정 기술’을 설명하고, 이를 개발·보급하는 교육 과정 구성 및 교육 방법을 발표했다. 레티시아 카바냐로 스탠퍼드대 교수는 스탠퍼드대가 미래 교육혁신을 위해 시행 중인 ‘오픈 루프 대학(Open Loop University·지식과 기술이 필요할 때마다 들어와 공부할 수 있는 개념의 대학)’ 등 대학의 미래를 위한 혁신적인 개념을 소개했다. 데이비드 거스턴 애리조나주립대 교수는 시대에 맞는 인재 육성을 위해 실시한 대대적 학사구조 개편, 교육방식 개혁 사례를 설명했다. 행사에 참석한 김재춘 한국교육개발원장은 “여러 관점과 지식을 공유해 더 많은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고, 김영곤 교육부 대학지원관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는 대학의 우수 사례는 한국 고등교육 발전에 소중한 제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대학 혁신의 좋은 사례를 통해 지역 대학이 혁신하고 지역 인재와 지역 경제가 나아지는 좋은 지역 발전의 모델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아산=유덕영 firedy@donga.com·김하경 기자}

서울시내 A외국어고 1학년에 재학 중인 김모 양(16)은 올해 A외고에 정원 외로 특례 입학했다. 김 양이 이 전형으로 입학할 수 있었던 건 미국에서 부모와 함께 2년 반 동안 살았기 때문이다. 김 양은 대기업에 다니는 아버지가 미국 지사로 발령받으면서 2014년 초 한국을 떠난 뒤 지난해 가을 3학년 2학기 때 국내 중학교에 편입했다. 이어 국내에선 중학교를 한 학기만 다니고도 A외고에 지원해 합격했다. A외고 관계자는 “김 양처럼 특례 입학한 학생의 부모는 대개 대기업에 다니거나 공무원”이라고 했다. 국내에선 치열한 경쟁을 거쳐야 입학할 수 있는 자율형사립고나 외국어고에 2년 이상 외국에 살았다는 이유만으로 수월하게 ‘정원 외’ 입학하는 학생이 상당수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관련 규정이 ‘금수저 전형’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반면 9년 이상 외국에서 살다 귀국한 학생들은 오히려 ‘정원 내 선발’하도록 하고 있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나온다. 15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이철규 의원이 서울시교육청에서 받은 ‘서울시내 고교 특례 입학 현황’에 따르면 최근 4년간(2014∼2017년) 서울시내 고교에 특례 입학한 학생 1070명 중 88.2%에 이르는 944명이 ‘유형2-가’로 입학한 학생이었다. ‘유형2-가’는 부모와 함께 외국에서 2년 이상 거주하며 외국 학교에 재학하다가 한국으로 돌아와 국내 중학교에 편입한 졸업생을 뜻한다. 해당 유형 학생들은 정원의 2% 이내에서 정원 외 선발 대상이 된다. 문제는 유형2-가로 고교에 입학한 학생의 절반이 국내 학생과 학부모들이 선망하는 자사고나 외고에 입학했다는 점이다. △2014년 117명(43.8%) △2015년 109명(46.4%) △2016년 125명(53.6%) △2017년 121명(57.9%)이 유형2-가로 자사고나 외고에 정원 외 특례 입학했다. 매년 증가 추세로 최근 4년간을 합하면 944명 중 정확히 절반인 472명에 이른다. 유형2-가에 해당하는 학생의 정원 외 입학을 허용하는 건 외국과 한국의 교육과정이 달라 귀국한 학생이 한국 학교에 적응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외국 또는 북한에서 초등학교 및 중학교 교육과정을 9년 이상 이수한 학생(유형1)은 오히려 정원 내 선발하도록 하고 있다. 유형2-가 학생보다 해외 체류 기간이 길어 언어나 문화 차이를 극복하기 더 힘든 학생들은 거꾸로 국내 학생과 경쟁하도록 한 것이다. 유형2-가 특례입학이 단기 주재원이나 외교관 자녀를 위한 특혜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유형2-가 이외에 정원 외 선발이 가능한 학생에는 ‘유형2-나’ ‘유형2-다’ ‘유형3’이 있다. 유형2-나는 정부 초청이나 추천으로 귀국한 과학기술자나 교수 요원의 자녀이고, 유형2-다는 외국인 학생이다. 유형3은 탈북 학생이다. 하지만 이들 중 2014∼2016년 자사고나 외고에 진학한 학생은 없었다. 올해에만 이들 중 2명이 자사고에 진학해 유형2-가 학생들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유형2-가로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의 이른바 ‘강남 8학군(현재 명칭은 강남학교군)’ 일반고교에 입학한 학생도 △2014년 77명(28.8%) △2015년 57명(24.3%) △2016년 53명(22.7%) △2017년 52명(24.9%)으로 매년 20%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다. 올해 중3 딸이 서울시내 자사고에 지원할 계획인 권모 씨(44·여)는 “2년 이상 해외 체류 경험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외고뿐 아니라 자사고까지 정원 외로 입학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이 의원은 “시행령 개정을 통해 특례 입학을 제한하거나 정원 내 선발을 원칙으로 하는 등 형평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유형2-가 형이란 ::외국 학교에서 2년 이상 재학하고 귀국해 국내 중학교에 전입 편입하고 졸업한 학생(외국에서 부모와 함께 2년 이상 거주해야 함).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자기소개서 대회 우수상, 독도사랑작품 공모전 장려상, 친구사랑의 날 행사(편지부문) 장려상, 감사편지 쓰기 장려상, 동아리 발표대회 장려상….’ 올해 대학입시를 치를 예정인 서울 모 고교 3학년 A군의 학교생활기록부에 줄줄이 적힌 교내상 수상 실적이다. A군은 각종 교내대회에 응시해 교내상을 23개나 받았다. 대입 수시전형 기록에 반영되는 교내대회가 무분별하게 남발되고 있다. 11일 교육부가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에게 제출한 ‘서울대 수시모집 합격자의 평균 교내상 수상 현황’을 보면 2017학년도 수시모집 합격자의 평균 교내상 수상 개수는 27개였다. △2013학년도 19개 △2014학년도 20개 △2015학년도 23개 △2016학년도 25개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이는 교과대회와 비교과대회 수상실적을 모두 합친 수치다. 2017학년도 서울대 수시전형 합격자 중 교내상을 가장 많이 수상한 합격자는 교내상을 120개나 받기도 했다. 3학년 1학기까지 학기마다 24개씩, 방학을 제외하면 매주 1개씩 상을 받은 셈이다. 시도교육청에 따르면 전국 고교(2271곳)에서 열린 교내대회가 6만8277개에 이른다. 수상자는 모두 166만4914명이었다. 학교 1곳당 평균 교내대회는 30개, 평균 수상자 수는 24명이었다. 수상자 수가 전교생보다 3배나 많은 고교가 79개교나 됐다. 이처럼 교내상이 남발되는 건 대학 수시 지원 시 교과대회 수상은 학업역량, 비교과대회 수상은 전공적합성의 판단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성적이 우수한 일부 학생에게 수상실적을 몰아준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경임 woohaha@donga.com·김하경 기자}

한글날인 9일 태국에서 중고교생용 한국어 교과서가 공식 발간됐다. 2008년 한국어가 태국 중고교 제2외국어 과목으로 채택된 지 9년 만이다. 한국어는 태국에서 17개 제2외국어과목 중 학생들이 네 번째로 많이 배우는 언어다. 한국어 교과서는 이번 발간을 시작으로 내년 3월까지 모두 6권의 교과서가 순차적으로 나올 예정이다. 이번 한국어 교과서 제작을 주도한 윤소영 태국 한국교육원장(46·여)은 11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그동안 한국어 공식 교과서가 없다 보니 중고교 때 제2외국어로 한국어를 배운 학생의 한국어 수준은 천차만별이었고 한국어 전공생들은 대개 한국어능력시험(TOPIK) 3급 정도밖에 못 따는 실정이었다”고 말했다. 공식 교과서가 발간되면 원하는 태국 학생은 더 수준 높은 교재로 한국어를 배울 수 있다는 설명이다. 내년까지 발간되는 6권의 한국어 교과서를 다 배우면 TOPIK 2급 수준의 한국어를 구사할 수 있다. 1500∼2000개의 어휘를 이용해 사적이고 친숙한 주제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표현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다. 태국인의 한국어에 대한 관심은 한류에서 비롯됐다. 하지만 한국어를 주로 드라마와 케이팝으로 접하다 보니 속어가 더 많이 알려졌다. 윤 원장은 태국에서 ‘맛있고 개좋아’라는 이름의 컵라면이 출시된 걸 예로 꼽았다. 젊은 세대 사이에서 ‘정말·진짜’ 등을 뜻하는 접두어 ‘개-’가 그대로 제품 이름에 사용됐다. 윤 원장은 “그동안 태국 현지에서 한국어과를 졸업한 사람들도 시제나 어미 등 정확한 표현이 뭔지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윤 원장은 태국 한국교육원의 2대 원장이다. 그는 미국 시카고나 로스앤젤레스가 아닌 태국을 선택한 이유로 한국에 대한 관심도가 높은 태국인이 많다는 점을 꼽았다. 수요가 있어야 새로운 협력 사업도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8월 세상을 떠난 김광조 전 교육인적자원부 차관보의 조언도 큰 역할을 했다. 김 전 차관보는 태국에 대해 ‘가능성이 많은 국가’라며 추천했다고 한다. 재외국민의 평생교육을 지원하는 다른 한국교육원과는 달리 태국 한국교육원은 태국인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도 매력으로 다가왔다. 그동안 윤 원장이 태국 현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한국인 한국어 교사들로부터 가장 많이 들었던 호소는 ‘체계적으로 가르칠 수 있는 교재가 없다’는 것이었다고 했다. 그가 태국에 가 한국어 교과서 발간을 1순위 사업으로 꼽아 진행한 이유다. 그동안 태국에서 쓰인 한국어 교재는 한국어 교사나 강사들이 한국 대학 언어교육원에서 외국인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기 위해 만든 교재, 중국인이나 일본인을 대상으로 한 한국어 교재 등을 짜깁기해 만들어왔다. 중고생의 눈높이에도, 태국 문화에도 맞추기 어려웠다. 임기가 5개월 남은 윤 원장은 앞으로 해야 할 일로 한국어 교사 연수시스템 정착을 꼽았다. 그는 또 태국의 우수한 이공계 학생들까지도 한국어를 접할 수 있도록 기반을 넓힌다는 목표도 갖고 있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학생이 교사를 성희롱하는 사건이 매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권 침해나 업무 스트레스 등을 호소하는 교원도 크게 늘어 교권 보호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9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곽상도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학생에 의한 교사 성희롱’ 자료에 따르면 최근 4년간(2013~2016) 학생이 교사를 성희롱하는 사건이 매년 증가해 총 361건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95건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54건) 인천(26건) 대구(24건) 충북(22건) 순이었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84건이 발생해 2014년 한 해 동안 발생한 성희롱 80건을 넘어섰다. 곽 의원은 “교사가 학생에게 성희롱을 당해도 신고를 꺼리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피해건수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며 “교권 보호를 위해 엄정한 대응과 피해 교원의 적극적 치유 지원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교원의 고충 상담 건수도 크게 늘고 있다. 이날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이철규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교원치유 지원센터 운영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센터에 접수된 상담은 총 4353건으로 한 달 평균 363건이었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3548건의 상담이 접수돼 월 평균 591건이었다. 지난해보다 매달 200건 이상의 상담이 더 접수된 셈이다. 교원치유 지원센터는 교권 침해 고충을 상담해주는 기관이다. 일부 센터에서는 교직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도록 집단상담 프로그램이나 캠프 등을 운영한다.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접수된 상담유형은 일반상담이 3058건으로 가장 많았고 교권침해 상담 1420건, 법률상담 1400건, 심리치료 1127건, 직무스트레스 896건 순이었다. 지역별로는 대전이 1601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서울(1373건) 광주(1183건) 경기(968건)가 뒤를 이었다. 매년 수천 건의 상담이 교원치유 지원센터에 접수되고 있지만 센터의 전문인력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17개 시도마다 설치된 센터 중 세종 강원 충남 전북 등 4곳에는 전문상담사가 아예 없다. 법률상담을 위한 변호사는 17개 센터에 16명이 있지만 센터 전담 변호사는 경기 광주 경남에 각 1명씩 3명에 불과했다. 이 의원은 “전문상담사, 변호사, 정신과 의사 등을 배치해 센터를 보다 내실 있게 운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8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조훈현 의원(자유한국당)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전국 인문계 국공립고교의 수업료 체납액 현황’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2∼2016년) 체납된 수업료가 190억여 원에 달했다. 지자체별로 이 기간 체납액이 가장 많은 곳은 경기도(106억1786만 원)였고 서울(25억9547만 원) 인천(17억5962만 원) 순이었다. 올해 7월 말 기준 공립 인문계 고교 1106곳에서 학생 8307명이 체납한 수업료는 33억1179만7000원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체납 수업료(14억324만 원)보다 19억여 원이 늘어났다. 수업료 체납 이유 중 하나는 실직이나 질병 등 갑작스러운 재난으로 인해 ‘복지 사각지대’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현재 수업료 지원 제도로는 국가가 기초생활수급자 자녀에게 지원하는 교육급여와 시도 교육청이 중위소득(모든 가구를 소득순으로 세웠을 때 정 가운데에 있는 가구 소득)의 60% 수준 가구 자녀에게 지원하는 고교학비 지원이 있다. 그러나 이 두 가지 제도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수업료 지원을 받기 어렵다. 2006년 교육부는 ‘2개월 이상 수업료 체납 학생에 대한 출석을 정지할 수 있다’는 규정을 폐지했다. 수업료 체납 징벌 조항이 학생의 학습권을 침해한다는 지적 때문이다. 현재 학교로서는 학부모를 독촉하는 것 외에는 고의로 체납된 수업료를 해결할 방법이 없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경기 남양주시 A 고등학교 3학년 정모 양(18)은 지난해 3분기부터 수업료를 제 때 내지 못하고 있다. 정 양의 아버지가 하고 있는 사업이 갑자기 어려워진 탓이다. 아버지가 소유한 집과 자동차가 있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지원도 받지 못했다. 정 양의 아버지는 체납된 수업료 200만 원 가량을 매달 나눠 갚아나가고 있지만 계속 연체되는 상황이다. 8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조훈현 의원(자유한국당)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전국 인문계 국공립고교의 수업료 체납액 현황’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2~2016년) 체납된 수업료가 190억여 원에 달했다. 지자체별로 살펴보면 최근 5년간 수업료 체납액이 가장 많은 지역은 경기도로 106억1786만 원이었고 서울 25억9547만 원, 인천 17억5962만 원 순이었다. 수업료가 체납되는 이유 중 하나는 실직이나 질병 등 갑작스런 재난으로 인해 ‘복지 사각지대’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현재 수업료 지원 제도로는 국가가 기초생활수급자 자녀에게 지원하는 교육급여와 시도 교육청이 중위소득(모든 가구를 소득순으로 세웠을 때 정 가운데 있는 가구 소득)의 60% 수준 가구 자녀에 지원하는 고교학비 지원이 있다. 정 양처럼 이 두 가지 제도의 지원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 수업료 지원을 받기 어렵다. 수업료를 낼 형편이 되면서도 체납하는 학부모를 제재할 방안도 마땅치 않다. 2006년 교육부는 ‘2개월 이상 수업료 체납 학생에 대한 출석을 정지할 수 있다’는 규정을 폐지했다. 수업료 체납 징벌 조항이 학생의 학습권을 침해한다는 지적 때문이다. 현재 학교로서는 학부모를 독촉하는 것 외에는 고의적으로 체납된 수업료를 해결할 방법이 없다. 수업료가 연체되더라도 고교 졸업은 가능하다. 고교 수업료 체납액은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 7월 말 기준 국공립 인문계 고교 1106곳에서 학생 8307명이 체납한 수업료가 33억1179만7000원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체납 수업료(14억324만 원)보다 19억여 원이 늘어난 규모다. 조 의원은 “수업료 지원이 필요한 학생에게는 혜택이 돌아가고, 고질 체납의 경우 징수를 강화할 수 있도록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김하경기자 whatsup@donga.com}
비위를 저지르고도 합당한 처분 없이 퇴직한 교직원이 국공립학교보다 사립학교에 월등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유성엽 의원(국민의당)이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으로부터 제출받은 ‘2013∼2017년 초중고교 감사 현황’을 분석한 결과 사립학교 교원에게 내려진 징계 처분 중 ‘퇴직불문’으로 처리된 경우가 47건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국공립학교에서 11건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4배가 넘는 수치다. 퇴직불문은 근무 중에 문제가 발생했지만 징계 절차가 시작되기 전에 퇴직했기 때문에 아무런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 2017년 기준 전국 사립 초중고교가 1717개로 전국 초중고교의 14%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립학교에서 비위를 저지르더라도 징계를 받기 전에 퇴직하는 비율이 공립에 비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시도교육청이 중징계를 요구했을 때 해당 교원이 실제 중징계로 이어진 경우는 국공립에 비해 사립학교가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3∼2017년 전국 시도교육청이 사립학교 교직원 261명에 대해 중징계하도록 해당 학교법인에 요구했지만 이 중 실제로 파면 해임 강등 정직 등 중징계를 받은 교원은 47.5%인 124명(절차가 진행 중인 경우는 미포함)에 불과했다. 반면 국공립의 경우 중징계 결정을 받은 537명 중 86.4%인 464명이 실제 중징계를 받았다. 사립학교가 국공립에 비해 교육청의 요구를 잘 따르지 않는 것은 교육청은 징계 요구만 할 수 있을 뿐 실제로 징계권한은 해당 학교 법인에 있기 때문이다. 사립학교에서는 시도교육청의 처분 요구를 바로 이행하지 않고 시간을 끄는 사례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서울 지역의 사립학교는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총 718건의 징계 및 행정처분 요청을 받았지만 현재까지 결론이 나지 않은 채 진행 중인 경우가 41건에 달했다. 공립학교에서 4건이 진행 중인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를 보인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10일간 이어지는 추석 황금연휴기간 서울 송파구 A고교 2학년 박모 군(17)은 친척집 대신 수학과 영어학원을 ‘퐁당퐁당’ 번갈아 간다. 월 수 금요일은 4, 5시간 동안 미적분 특강반에서 공부해야 한다. 화 목 토요일 오전에는 영어 클리닉반에서 평소 부족한 영문법 보충수업을 받고, 오후에는 영어 모의고사 강의를 수강한다. 박 군의 모의고사 성적은 국어 1등급, 수학 2등급, 영어 1등급으로 상위권 실력이지만 연휴기간 부족한 과목을 보충하기 위해 잠시도 쉬지 못한다. 추석 연휴에도 쉴 수 없는 학생들 사이에선 ‘하캉스(학원+바캉스) 간다’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25일 서울 서초구 A고교와 서울 강남구 B중학교를 찾아 추석 연휴 학원 수강 여부를 직접 조사했다. A고교 2학년 1개 반 학생 39명 가운데 11명(28%)이 추석 연휴 학원을 간다고 답했다. B중 3학년 1개 반 26명 중에서도 23%인 6명이 ‘하캉스를 간다’고 응답했다. ‘사교육 1번지’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는 ‘추석 특수’로 들썩이고 있다. 추석 당일까지 강의를 진행하는 ‘10일 특강’부터 추석날만 제외한 ‘9일 특강’ ‘4일 특강’ 등 형태도 다양하다. 이 학원들은 이달 초부터 ‘원장 직강’ ‘내신은 물론 수능의 기초를 단단하게 쌓을 수 있는 기회’라며 추석 특강을 홍보해왔다. 대치동 C학원 관계자는 “28일까지 이미 100명 이상 등록했다”며 “문의 전화가 계속 오고 있다”고 했다. 지방에 사는 학생들도 특강을 들을 수 있도록 추가 비용을 내면 숙식까지 알선해주는 학원도 있다. 하캉스는 수능을 한 달가량 앞둔 고3 수험생이나 ‘예비 고3’으로 불리는 고2 학생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25일 대치동 학원가에서 만난 고1 김모 양(16)도 연휴 기간 중 7일간 추석 특강을 듣는다고 했다. 하루에 영어 모의고사 대비 4시간, 수학 ‘확률과 통계’ 특강 4시간을 매일 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양은 “특강을 듣는 친구들이 많아 그냥 쉬려니 뒤처지는 느낌이 든다”고 했다. 학부모들 역시 긴 연휴 동안 자녀를 마냥 쉬게 하기엔 불안하다는 반응이다. 강남에 거주하지만 내신성적을 고려해 강북 학교로 딸을 진학시킨 김모 씨(44·여)는 “이번 연휴는 선행학습을 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우리 아이는 추석 당일을 제외하고 9일 동안 수학 강의를 듣는다”고 말했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취재는 ‘설마’라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일주일 전 매일 동네 도서관을 찾는다는 한 독자가 ‘개학한 지 2주밖에 안 됐는데 중간고사를 준비하는 학생들로 도서관이 붐빈다. 교사와 학생들이 추석 연휴를 편히 즐기려는 꼼수라고 한다’는 내용의 e메일을 보내 왔다. 실제 취재를 해 보니 서울시내 중고교가 2학기 중간고사를 예년과 달리 10월 초가 아닌 9월 중·하순으로 앞당겨 치르고 있었다. 올해 추석이 공휴일과 맞물려 최대 10일간의 ‘황금연휴’인 점과 무관치 않았다. 서울시내 387개 중학교의 97.7%(2학년 기준, 1학년은 자유학기제 실시로 무시험), 319개 고등학교의 59.6%(1학년 기준)가 올해 2학기 중간고사를 추석 이전에 치른다. 지난해 10월 이전에 중간고사를 본 학교는 같은 기준으로 중학교 84%, 고등학교 17.7%였다. 지난해나 올해나 2학기 개학일은 8월 14∼16일로 달라지지 않았으니 올해 학생들은 상대적으로 적은 수업 일수를 채우고 중간고사를 보게 된다. 추석 연휴 전 중간고사를 치르는 학교에선 “학생이 연휴를 편히 쉴 수 있도록 배려했다”고 말한다. 추석 이후 시험을 치르면 시험을 준비하느라 명절을 쇠기 어렵다는 것이다. 서울 A고교 교감은 “추석 이후에 시험을 치르면 자녀를 차례에 데리고 갈 수 없다는 학부모가 많다”고 말했다. “교사가 수업을 빨리 진행하면 (예년처럼) 진도를 맞출 수 있다”고도 했다. 반면 추석 이후 중간고사를 치르는 학교에선 “추석 전에 시험을 보면 배운 내용이 많지 않아 평가가 어렵다”고 밝혔다. ‘이른 중간고사’는 기말고사 때 평가해야 할 학업 범위가 넓어져 학생들의 부담이 커진다는 것이다. 추석 이후 중간고사를 실시하는 서울 B중학교 교감은 “수업 일수와 평가 시점을 적절히 배분하지 않으면 중간고사 이후 아이들이 느슨해질 우려가 있다”고 했다. 황금연휴 전 중간고사 실시가 ‘교사 편의주의가 아니냐’는 주장도 나름의 합리적 분석으로 보인다. 다수의 교사는 추석 전 중간고사를 치르는 것을 선호했다. 경기 C고교 교사 이모 씨(28·여)는 “추석 이후 시험을 치르면 연휴 기간 내내 시험 문제 보안에 신경을 곤두세워야 한다”며 “문제 오류를 발견하더라도 당장 조치를 취할 수 없어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사는 “교사들이 고향 방문이나 명절 준비 등으로 인한 ‘명절 스트레스’가 작지 않다 보니 중간고사라도 미리 치러 두자는 마음인 것은 사실”이라며 “학교가 재량휴업일을 정할 때 연휴 다음 날로 하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라고 귀띔했다. 추석 전 중간고사를 치른다고 해서 추석 연휴 기간 학생들의 학습 부담이 주는 것도 아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엔 추석 연휴를 맞아 ‘10일 단기 특강반’이 줄줄이 개설되고 있다. C학원 관계자는 “황금연휴까지 열흘을 앞둔 현 시점에 이미 상당수 강의가 마감됐다”고 했다. 직업이 ‘학생’인 아이들은 추석 연휴에도 쉬기 힘들다. 기자에게 e메일을 보낸 독자는 ‘공교육이 부끄럽다. 아이들이 교사를 어떻게 보겠느냐’고 했다. 취재를 마쳤으니 답장을 보내야 하는데, 뭐라고 써야 할지 난감하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서울의 문제점을 교통(부문)에서 찾아보는 게 어때?” “서울에 좁은 골목길이 많던데, 그곳에서 일어나는 교통사고를 줄일 방법을 찾아보자.” 15일 서울 동작구 영등포고에서 열린 메이커톤(Make A Thon) 대회. ‘서울의 문제를 찾고 해결하라’는 과제를 받은 4명의 학생은 머리를 맞대고 논의를 거듭했다. 먼저 이들은 혼잡한 서울의 길모퉁이에서 사람이나 자동차가 갑자기 나타나는 것을 ‘서울의 문제’로 선정했다. 이를 줄이는 방법을 찾는 것이 다음 단계. 깊은 고민과 논의를 거쳐 길에 전광판을 세우거나 자동차 안에 장치를 설치해 물체가 다가오는 것을 사전에 알려주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기로 했다. 이들은 이 대회에서 2등을 차지했다. 메이커톤이란 영어 ‘make’와 ‘marathon(마라톤)’의 합성어로, 24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주어진 주제에 맞게 소프트웨어 혹은 하드웨어를 만들어내는 경기다. 이날 영등포고 기술실에서 열린 대회에는 영등포고 학생과 싱가포르 ITE칼리지 웨스트(특성화고) 학생 등 28명이 참가했다. 이날 대회는 한 팀당 영등포고 학생 2명과 싱가포르 학생 2명 등 4명씩, 모두 7개 팀이 경합했다. 주어진 27시간 동안 잠도 자지 않은 채 서울의 문제를 찾고 해결 방안까지 만들어야 했다. 두 학교 학생들은 대부분 초면이었다. 한국어를 할 수 있는 싱가포르 학생도,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한국 학생도 없었다. 하지만 이들은 ‘문제 해결’이라는 목표 아래 구글 번역기를 활용하거나 그림을 그려가며 적극적으로 이야기를 나눴다. 메이커톤을 이끈 김주현 교사(38)는 “다양한 생각과 재능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논의하면서 의사소통능력과 협업능력을 기르는 게 메이커톤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회 1등은 구급차가 도로에서 더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방안을 고안한 팀에 돌아갔다. 근방에 있는 신호등이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탑재한 구급차를 인식하면 바로 직진 신호로 바뀌도록 한 것이다. 또 신호등에 구급차가 달려오는 차로를 표시해 줘 뒤에서 오는 구급차를 볼 수 없는 차들이 양보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장치도 고안했다. 메이커톤에 참가한 오창진 군(16)은 “암기 위주였던 기술 수업은 재미가 없었는데 고등학교에 진학한 이후 만들고 싶은 것들을 실컷 만들 수 있어 재미있다”며 “컴퓨터공학과나 전자공학과로 진학하고 싶다는 목표가 생겼다”고 말했다. 영등포고는 일반고이지만 이번 학기 들어 기술 과목 방과후 수업만 세 개를 개설했다. 기술 과목에 흥미를 느끼는 학생이 많아 지난 학기보다 한 개 반을 더 늘렸다. 김 교사는 “3차원(3D)프린터와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을 직접 목격하면서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기술에 관심을 갖는 것 같다”고 했다. 현재 방과후 수업을 듣는 학생들은 거울을 통해 날씨 정보와 뉴스를 볼 수 있는 ‘스마트 미러’를 만들고 있다. 올해 2월 영등포고를 졸업한 박하성 씨(19)는 재학 시절 참여한 방과후 활동 내용을 자기소개서에 적어 융합형인재전형을 통해 고려대 기계공학과에 입학했다. 박 씨는 고교 재학 당시 모형자동차를 리모컨으로 조종하듯 원격으로 운전하는 무인자동차 제작 방법을 교내 방과후 수업에서 배웠다. 자동차에 달려 있는 카메라를 통해 도로 모습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스마트폰이나 인터넷을 통해 자동차를 조종하는 원리다. 박 씨는 이런 기술을 익히는 데 그치지 않고 친구들에게 가르쳐 주며 기술 습득을 도왔다. 김 교사는 “학생들이 이런 프로그램들에 참여하면서 진로를 찾고 자기소개서에 쓸 경험도 자연스럽게 쌓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팀원들 각자 갖고 있는 기술과 재능을 공유하고 활용하는 메이커톤은 4차 산업혁명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길러내는 교육 방식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6년여간 700여 명의 초중고교생을 대상으로 메이커톤을 진행해온 숙명여대 교육혁신센터장 이지선 교수는 “학생들이 새로운 걸 만들면서 물리, 수학뿐 아니라 엔지니어링 프로그래밍 디자인 마케팅 등 다양한 요소를 자연스럽게 고민하게 된다”며 “메이커톤은 복합적 문제해결능력을 길러주는 데 효과적”이라고 말했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사립 유치원들이 18일 예고한 집단휴업 철회를 두고 오락가락한 끝에 결국 휴업을 하지 않기로 했다. 주말 내내 혼란을 겪은 학부모들은 한숨을 돌렸지만, “사립 유치원들의 ‘집단 이기주의’”라는 비판이 고조됐다. 사립 유치원 3600여 곳을 회원으로 둔 최대 단체인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는 17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학부모들과 국민 여러분께 불편과 심려를 끼친 데 사과하고 교육자로서 본분을 다하겠다”며 공식 휴업 철회 입장을 밝혔다. 한유총은 18일뿐 아니라 25∼29일 2차 집단휴업도 하지 않기로 했다. 결국 휴업은 완전히 철회됐지만 한유총은 주말 동안 휴업 철회→철회 번복→다시 휴업 철회로 좌충우돌했고 이를 지켜본 학부모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당초 한유총은 15일 오후 5시 교육부와의 긴급간담회 직후 휴업 철회를 선언했다. 하지만 한나절도 안 된 16일 오전 3시경 보도자료를 내 “교육부가 사립 유치원을 농락해 휴업 철회 합의는 결렬됐다”며 휴업 강행으로 선회했다. 유아학비 인상 등 합의 내용과 관련해 교육부 고위 관계자가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고 한 발언을 문제 삼았다. 이에 교육부가 집단휴업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유치원 폐쇄, 정원 감축, 재정지원금 환수 등 행정 및 재정적 조치를 예고하자 한유총 내 강경파인 투쟁위원회는 이날 오후 4시경 기자회견을 열어 “무기한 휴업도 불사하겠다”며 더욱 강하게 맞섰다. 하지만 교육부의 잇따른 강경 방침 발표에 이어 유치원생 학부모들의 비판 여론이 고조되자 부담을 느낀 상당수 온건파 사립 유치원 원장들이 휴업에 반대하고 나섰다. 결국 16일 오후 8시 반경 한유총 지도부는 다시 “투쟁위원회의 기자회견은 일부 강경파의 의견일 뿐”이라며 “대다수 회원이 휴업 철회에 동의한다”며 입장을 바꿨다. 하루 만에 태도를 세 번이나 바꾼 것. 서울 지역 한 학부모는 “휴업 강행을 주장한 사립 유치원 명단을 만들어 학부모들이 참고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유총이 집단휴업을 예고하고 정부에 내세웠던 요구는 △사립 유치원 누리과정 지원금 인상 △국공립 유치원 확대 정책 중단 △설립자 재산권 존중을 위한 사학기관 재무회계규칙 개정 등이다. 이 가운데 사립 유치원 회계 관리를 사립학교 수준으로 올려 9월부터 적용 중인 재무회계규칙 문제가 가장 쟁점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유총은 사립 유치원 설립자가 원비를 현재보다 자유롭게 지출할 수 있도록 규칙을 개정하고 유치원에 대한 감사를 유예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또 정부의 예산으로 해야 할 유아교육을 사립 유치원 설립자가 자신의 재산을 들여 정부 대신 유아교육의 한 축을 담당하는 만큼 수익금의 일부를 시설 사용료로 가져갈 수 있도록 해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유아교육계의 한 관계자는 “설립자가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도록 재무회계규칙을 바꿔 달라는 한유총의 요구도 논란이 큰 대목”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번 ‘휴업 논란’을 계기로 오히려 정부의 국공립 유치원 확대 정책이 힘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춘란 교육부 차관은 16일 “유아교육의 국가책임 강화를 확고히 추진하겠다”며 “국공립 유치원 이용 아동 수를 현 25%에서 2020년까지 40%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유덕영 firedy@donga.com·김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