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형

이세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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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이세형 국제부장입니다. 카이로특파원, 카타르 아랍센터 방문연구원을 지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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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5-11-22~2025-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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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전자 히든카드, 24일 베일 벗는다

    삼성전자가 예상보다 빨리 ‘히든카드’를 꺼내들었다. 3, 4월경 공개될 것으로 예상되던 새로운 스마트폰 모델인 갤럭시S5가 24∼27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4’ 전시회 기간에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모바일 관련 신제품을 공개하는 ‘언팩(unpack) 행사’를 24일 바르셀로나 국제회의장에서 열 계획이라고 4일 밝혔다. 이 회사는 이날 국내외 주요 언론사에 행사 초대장을 보냈다. 삼성전자는 ‘삼성 언팩 2014 에피소드1’이라고 이름 붙인 이번 행사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제품을 공개할 것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초대장에 적힌 ‘언팩’ 단어 오른쪽 위편에 첨자로 ‘5’를 썼다. 사실상 갤럭시S5가 공개된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당초 예상보다 빨리 갤럭시S5를 공개하는 것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내부적으로 잡고 있던 공개 시기가 공교롭게 MWC 2014와 겹쳤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지난해 4분기(10∼12월) 스마트폰 시장 변화로 실적 악화를 겪었고, 올해도 어두운 시장 전망으로 위기관리 경영에 들어간 삼성전자가 갤럭시S5를 반전 카드로 활용하려 한다는 분석이 많다. 갤럭시S 시리즈 중 갤럭시S2를 제외한 나머지 모델은 모두 MWC 같은 대규모 국제전시회 기간이 아닌 시기에 별도 행사를 통해 공개했다는 것도 이런 분석에 힘을 더해준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자사 신제품에 대한 관심이 분산되는 것을 우려해 국제전시회 중 공개 행사를 여는 것에 적극적이지 않았다. 라이벌 애플은 대규모 국제전시회에 참가하지도 않는다. 송종호 KDB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삼성전자가 1분기(1∼3월) 실적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한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월 말 공개되는 갤럭시S5가 3월부터 본격적으로 판매되면 해당 실적이 1분기에 반영된다는 것이다. 갤럭시S5의 구체적인 디자인과 기능은 24일까지는 철저히 기밀로 취급된다. 하지만 초고해상도(QHD) 화질의 화면에 지문과 홍채 인식 같은 생체인식 기술을 적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언팩 행사에서 갤럭시S5와 함께 새로운 스마트기기가 공개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행사 제목에 ‘에피소드 1’이란 표현을 붙인 게 예사롭지 않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안팎에서는 “에피소드 1은 ‘첫 번째 이야기’란 뜻인데 이는 기존 제품과는 다른 제품의 시작을 의미할 수도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 2014-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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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중공업 그룹차원 監査

    삼성그룹이 삼성중공업에 대한 ‘경영 진단(감사)’을 진행 중인 것으로 3일 확인됐다. 지난해 4분기(10∼12월)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전 분기에 비해 1조8500억 원 줄고 올해 시장 전망도 어두워지면서 시작된 그룹 차원의 ‘위기관리 경영’이 주요 계열사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삼성 관계자는 “경영 진단을 통해 지난 몇 년간 삼성중공업이 수주한 주요 사업들을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은 삼성중공업이 최근 약 5년간 수주한 사업들을 대상으로 수주 금액과 과정, 진행 상황을 조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사업 수주 과정에서 발생했던 각종 문제와 구체적인 저가 수주 실태가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중공업 분야에서 저가 수주는 정도의 차이만 있지 국내 어느 기업이든 자유로울 수 없다”며 “감사 과정에서 삼성중공업이 지나치게 낮은 가격으로 수주한 사업들과 이로 인한 숨겨진 손실이 밝혀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선박에 비해 설계 변경이 잦아 수주 뒤에도 금액 변동이 큰 경우가 많은 해양플랜트 사업들이 집중 점검 대상이 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 안팎에서는 2010∼2011년처럼 주요 계열사에 대한 그룹 차원의 ‘줄줄이 감사’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올해는 그룹 차원에서 위기관리 체제를 구축하는 상황이고 연초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시대 흐름에 맞지 않는 제도와 관행’에 대한 개선 주문도 있었기 때문이다. 삼성 관계자는 “경영 진단은 문제점을 찾아내 책임 소재를 밝히는 기능도 있지만 컨설팅의 성격도 있다”며 “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거나 위기 요인이 많은 계열사들을 대상으로 경영 진단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 2014-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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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 카페]中레노버 ‘휴대전화 원조’ 모토로라 인수

    “급변하는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 계속 지켜봐야 할 태풍이 나타났다.” 국내 정보기술(IT) 기업의 한 관계자는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레노버가 모토로라를 인수한 것에 대해 이렇게 표현했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무게 중심이 프리미엄 제품에서 보급형 제품으로 이동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유명 IT 기업이 ‘휴대전화 원조’로 꼽히는 모토로라를 구글로부터 인수한 건 가벼운 사건이 아니라는 얘기다. 애플과 삼성전자가 주도해온 스마트폰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 레노버의 스마트폰 시장 영향력은 아직 미미하다. 기술력이나 브랜드 가치에서도 차이가 있다. 하지만 이 회사가 중국계이며 IBM의 PC사업 부문을 인수한 뒤 성공적으로 운영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보급형 스마트폰 시장이 빠르게 성장 중인 중국에서 레노버가 공격적으로 나올 경우 그 파급력은 상당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미 레노버는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지난해 4520만 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해 2012년(2350만 대)에 비해 2배 가까이 늘린 ‘성공 경험’이 있다. 이를 통해 레노버의 지난해 시장 점유율은 시장조사기관인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 기준 4.5%, 세계 5위까지 올랐다. 모토로라 인수는 이런 레노버의 상승세를 지속시키고, 브랜드 파워와 기술력을 개선시키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 IBM의 PC사업 부문을 인수한 뒤 PC시장에서 세계 1위 자리에 올랐다는 건 레노버의 또 다른 저력. 인수 기업을 성공적으로 운영하는 노하우를 지니고 있는 셈이다. IBM의 PC 기술을 모토로라의 스마트폰 기술과 결합해 향후 다양한 스마트 기기들을 개발할 수 있다는 것도 의미한다. 최근 나타나고 있는 스마트폰 시장의 변화는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10∼12월)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이유로 꼽힌다. LG전자는 ‘G 시리즈’로 한발 늦었던 스마트폰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려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여전히 입지가 약한 상태다. 레노버를 비롯한 중국 IT 기업들의 추격 움직임은 한국 기업들에 어떤 형태로든 상당한 어려움으로 작용할 것이다. 한국 기업들이 세계 IT 시장에서 불고 있는 중국 기업발(發) 태풍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이세형·산업부 turtle@donga.com}

    • 2014-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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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ussia Rush]현지업체 협력+마케팅으로 러시아 시장 입지 굳힌다

    ‘소치 겨울 올림픽을 또 하나의 기회로 활용한다.’ 삼성전자는 최근 러시아 시장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위해 소치 겨울 올림픽을 주목하고 있다. 소치 겨울 올림픽 무선통신 분야 공식 후원사인 만큼 브랜드 노출과 주목도도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동안 강세를 보여 왔던 러시아와 인근 지역 시장에서 다시 한번 입지를 강화할 수 있는 기회로 삼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다양한 마케팅을 준비 중이다. 또 현지 업체와의 협력도 강화할 방침이다.올림픽 마케팅 총공세 삼성전자는 소치 겨울 올림픽의 마케팅 비전을 ‘스마트 올림픽’으로 정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을 통해 실시간으로 올림픽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WOW 애플리케이션(앱)’을 개발했다. 소치와 모스크바에서는 ‘삼성 갤럭시 스튜디오’도 운영할 계획이다. 이곳에서는 삼성전자 스마트 기기를 체험할 수 있고, 이를 이용해 올림픽 경기를 즐길 수 있다. ‘통 큰’ 올림픽 특화 마케팅도 준비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단 전원에게 갤럭시 노트3를 지급하기로 한 것. 삼성전자는 “올림픽 후원 기업 중 선수단 전원에게 자사 제품을 기념품으로 제공하는 곳은 거의 없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개최국인 러시아를 비롯해 미국, 캐나다, 중국, 독일 등 주요 16개국에서 해당 국가의 겨울 올림픽 스타로 구성한 ‘삼성 갤럭시 팀’도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소치 올림픽 기간 중 올림픽과 삼성전자 홍보대사 역할을 하게 된다.러시아 시장 1위 입지 다진다 삼성전자는 기존에 강세를 보여 온 러시아 시장에서도 지속적으로 영향력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9월 러시아 1위 이동통신사업자인 MTS와 4G LTE 상용 기지국 공급 계약을 체결해 관련 장비를 공급하고 있다. MTS는 러시아에서 7000만 명 이상의 가입자와 25%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업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MTS와 함께 러시아 제2의 도시인 상트페테르부르크 지역을 포함한 서북부 지역에 2015년까지 LTE 통신망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대형 상업용 디스플레이(LFD) 시장에서 압도적 1위를 지키고 있다. 이 부문 시장 점유율이 50.5%로 2∼5위 업체의 점유율을 합친 것보다도 높다. 또 삼성전자는 러시아 TV 시장에서도 꾸준히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CIS에서도 확실한 시장 영향력 구축 현지에 적극적인 투자를 해 생산 능력을 끌어올린 것도 성과다. 삼성전자는 2008년 9월 칼루가 주(州) 보르시노에 TV 공장을 준공했다. 총 2억2800만 달러를 투자한 이 공장은 과거 소련 연방에 속해 있었던 독립국가연합(CIS) 지역 시장을 공략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 지역에서 냉장고, 전자레인지, 청소기 등 가전 부문에서 6년 연속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특히 전자레인지와 청소기의 경우 시장 점유율이 30% 안팎을 기록하고 있다. 비결은 현지 특화 전략. 냉장고의 경우 이 지역 소비자들의 큰 키를 고려해 높이를 2m로 맞췄다. 또 전압이 불안정한 상태에서도 고장이 나지 않도록 전압 조절 기능을 강화한 것도 특징이다. CIS 시장에 내놓은 청소기도 현지 사정을 반영해 다양한 먼지 흡입 기능을 갖추고 있다. 현지 주민들이 카펫과 마루가 동시에 있는 집에서 생활한다는 것을 고려해 청소기 브러시를 마루 형태에 따라 조정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향후 성장 속도가 매우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되는 시장이라 현지 사정을 반영한 기술을 대거 적용했다”며 “앞으로 마케팅 분야에서도 더욱 높은 수준의 현지화 전략을 구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 2014-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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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 ‘총장 추천제’ 2주만에 백지화… 서열화-차별 논란에 정치권 가세

    삼성그룹이 20여 년 만에 개편한 신입사원 채용제도가 부정적 여론에 휩싸이자 발표 2주 만에 결국 백지화했다. 삼성은 △서류전형 도입 △대학 총장에게 인재 추천권 부여 △찾아가는 열린 채용제도 등을 담은 새로운 채용제도를 전면 유보하겠다고 28일 밝혔다. 이에 따라 예전처럼 일정 기준만 충족하면 누구나 삼성직무적성검사(SSAT)에 응시할 수 있다. 삼성이 15일 채용제도 개편안을 발표한 뒤 유보하기까지 이어진 2주간의 논란은 청년 실업의 심각성과 대기업 쏠림현상의 현주소를 여실히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동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연구위원은 “특정 기업의 채용제도를 두고 온 나라가 들썩이는 건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호남·여성 차별 논란에 인터넷 괴담까지 지난해 삼성 공채에는 무려 20만 명 이상이 몰렸다. SSAT 준비를 위한 학원과 학습서 출시 등 사교육 시장까지 판을 치면서 ‘삼성 고시’라는 비판이 나왔다. 삼성은 이런 부작용을 줄이고 숨은 인재를 찾겠다며 새 채용제도를 내놨지만 여론의 강한 반발에 부딪혔다. 일부 대학은 삼성이 총장 인재 추천장 수를 차별 배분해 “대학의 서열화”를 조장한다며 반발했다. 총장추천제를 거부하겠다는 대학이나 학생회도 나왔다. 대학 줄 세우기 논란에 이어 호남과 여자대학을 차별했다는 지적이 쏟아졌고, 정치권까지 가세했다. 한정애 민주당 대변인은 27일 “삼성이 대학총장의 채용 추천권을 할당하는 오만함을 보이고 있다”고 했고, 강운태 광주시장도 시 간부회의에서 “삼성의 대학총장 추천제는 지역별, 성별 배려가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논란은 온라인을 타고 괴담으로 확대됐다. 일부 사이트에서는 ‘삼성 특검 때 김용철 변호사에게 덴 뒤로 호남 사람은 삼성에 들어갈 수 없다더라’ 등 온갖 괴담이 퍼졌다. 결국 채용 개편안이 없었던 일로 되면서 사회적 낭비를 줄이겠다던 삼성의 실험은 후퇴하게 됐다. 삼성 측은 “대학총장 추천제로 각 대학과 취업준비생에게 혼란을 드려 대단히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에 대해 추천 인원을 적게 할당받은 지방대와 여자대학 등은 “차별 우려가 해소돼 다행”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일부 지방대 학생들은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다. 한 지방대 재학생(24)은 “총장추천제는 그나마 소외된 지방대학 출신에게 기회가 될 수 있었는데 시도도 못한 채 사라졌다”고 말했다.○ 인재 대기업 쏠림현상 개선해야 이번 논란과 관련해 취업포털 인크루트 서미영 상무는 “요즘은 삼성과 현대차 입사시험도 국가고시급으로 인정받는 분위기”라며 “해가 갈수록 취업준비생들의 대기업 선호도, 그중에서도 삼성, 현대차 등 이른바 ‘빅2’에 몰리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주섭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일부 대기업 채용에 사회 전체가 목을 매는 현상은 개별 기업의 노력만으로 쉽게 개선할 수 없는 문제”라며 “장기적으로는 직업교육을 강화해 지나치게 높은 대학 진학률을 낮추고 직업학교 진학을 활성화해야 하며 우수한 중견·중소기업들이 계속 성장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유지-절충-폐지 놓고 한밤 난상토론… 이튿날 아침 전격 “철회” ▼삼성 긴급 대책회의 막전막후삼성의 새 채용제도를 둘러싸고 대학가와 인터넷에서 논란이 뜨겁던 27일 저녁. 최지성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부회장)은 인사팀과 홍보팀 등 유관 부서 팀장을 불러 긴급 대책회의를 열었다. 회의에서는 △총장추천제를 유지하되 인원을 할당하는 대신 대학별로 배출한 삼성 입사자의 0.5∼1%를 추천하게 하는 방안 △총장추천제는 폐지하고 서류전형만 유지하는 안 △총장추천제와 서류전형 모두 폐지하는 안이 논의됐다. 고심을 거듭했지만 의견은 쉽게 좁혀지지 않았고 최 실장은 28일 아침 일찍 다시 회의를 소집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직접 전면 유보를 결정했다. 최 실장은 “개편의 취지가 사회적으로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못한다면 아예 취소하는 게 낫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 사내 게시판에 올라온 임직원들의 반응이 부정적이었던 점도 유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삼성 관계자는 “좋은 의도로 시도한 것인데 지역차별, 성차별 프레임이 적용될 줄은 몰랐다. 우리가 앞으로 어떤 개선안을 내놔도 이 프레임에서 벗어나긴 어렵다고 봤다”고 털어놨다. 삼성은 적어도 올해 하반기까지는 기존 제도를 유지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인용 삼성 커뮤니케이션팀장(사장)은 “개편에 대한 고민은 계속하겠지만 언제까지 새로운 제도를 내놓겠다고 시한을 못 박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김지현 jhk85@donga.com·이세형 기자}

    • 2014-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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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구글 무한동맹 “기술의 한계 돌파”

    삼성전자와 구글의 ‘포괄적 특허 크로스 라이선스 계약’ 체결은 세계 정보기술(IT) 업계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분야 선도 기업이 장기간 모든 특허를 공유하기로 했다는 점에서 매우 이례적이다. 기술의 변화 속도가 빠른 IT 업계에서 최상위 두 기업이 10년간 모든 특허(앞으로 개발할 특허 포함)를 공유하기로 한 건 전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하드웨어 분야에 비해 뒤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아온 소프트웨어 분야의 기술력을 키우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지난해에도 에릭 슈밋 회장과 래리 페이지 최고경영자(CEO) 등 구글의 핵심 관계자들이 줄줄이 삼성전자 본사를 방문해 이재용 부회장과 면담했다. 이런 과정에서 두 회사는 서로 이해의 폭을 넓혔고, 이번 계약을 체결하기로 결정했다는 분석이다. IT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 둔화, 후발 기업들의 추격, 차세대 성장동력 발굴의 어려움 등 당면 문제들을 구글과의 ‘특허 연합전선’으로 돌파하려 한다”고 풀이했다. ○ 파격적인 10년간 특허 공유 삼성전자와 구글의 이번 결정은 공유하기로 한 특허 범위에 사실상 제한이 없다는 게 특징이다. 삼성전자가 이전에 다른 유명 IT 기업들과 맺은 특허 공유 계약과는 차원이 다르다. 삼성전자는 마이크로소프트(MS), 코닥, SK하이닉스, 도시바, 샌디스크 등 IT 기업들과 특허 공유 계약을 체결했으나 모두 특정 분야에 국한됐다. 예를 들어 MS와는 휴대전화 운영체제(OS), SK하이닉스와는 반도체, 코닥과는 카메라 관련 특허를 공유하기로 계약한 것이다. 삼성전자와 구글은 이미 시장이 형성된 스마트폰, 태블릿PC, 가전제품 등은 물론이고 미래 IT 시장의 성장 엔진으로 꼽히는 사물인터넷(IoT·Internet of Things), 스마트홈, 웨어러블 스마트기기, 로봇, 의료기기 등의 분야에서도 적극 협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규태 서강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삼성전자 제품에 적용할 소프트웨어 기술 중 상당수가 구글 기술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구글에는 이번 특허 공유가 IT 하드웨어 분야의 기술을 축적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구글은 2011년 모토로라를 인수했고, 네스트(스마트홈)와 보스턴 다이내믹스(로봇) 같은 업체들도 인수하며 하드웨어 역량을 키우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구글과의 이번 협력이 삼성전자 성장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라 더욱 주목된다는 분석도 있다. 이건희 회장이 신년사에서 언급한 ‘시장과 기술의 한계 돌파’를 위한 전략 차원에서 구글과의 전면적인 특허 협력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특허 분쟁 트렌드를 바꾼다 이번 삼성전자와 구글 간 계약은 소송이 잦았던 IT 업계 전반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허 분쟁이 매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IT 업계에 새로운 전기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것. 특허청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1∼3월) 특허 분쟁 건수는 전년 대비 306% 증가했다. 이 중에서도 정보통신과 전기전자 산업은 전년 대비 350%가 넘는 증가율을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상호 특허 공유는 기업 간 불필요한 분쟁을 줄이고 경영 리스크를 예방하는 방어막 역할을 할 수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특허 공유 계약의 가장 큰 의미는 경영상의 불확실성을 없애준다는 데 있다”며 “배상금과 소송비용을 아낄 수 있는 데다 특허소송에 따라 연구개발(R&D)과 판매까지 위축되는 부작용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허 공유 계약은 서로를 신뢰한다는 의미인 만큼 양측이 강력한 협력체제를 구축하는 계기도 된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는 구글의 웨어러블 디바이스 관련 특허를, 구글은 삼성전자의 무선통신 분야 특허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으므로 기술 발전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삼성전자와 구글 간의 협력 관계가 삼성전자와 애플의 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특허 10만건… ‘기술의 삼성’ 위상 높여 ▼특허법인 아주양헌의 이창훈 특허전문 변호사는 “삼성전자와 구글이 특허 공동전선을 펼치면 애플은 상당한 부담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며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소송까지 고려한다면 애플도 지금처럼 감정적으로 소송전을 이어가긴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기술력 인정받아 이번 특허 공유 계약은 삼성전자의 기술력이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계기로도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구글이 삼성전자와 10년간 특허 공유를 하기로 했다는 것만으로도 삼성전자가 IT 기업들 사이에서 얼마나 높은 위상을 차지하고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준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미국에서 총 4676건의 특허를 출원해 이 부문에서 2위를 나타냈다. 또 전 세계적으로 약 10만 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이규태 교수는 “구글은 모토로라를 비롯한 각종 하드웨어 분야 기업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삼성전자의 기술을 적극 활용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삼성전자의 기술력이 다시 한번 인정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이세형 turtle@donga.com·김지현 기자}

    • 2014-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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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전자-구글, 10년간 모든 특허 공유한다

    세계 정보기술(IT) 업계의 하드웨어 분야 1위인 삼성전자가 소프트웨어 분야 선두인 구글과 향후 10년간 모든 특허를 공유한다. IT 업계의 ‘두 공룡’이 앞으로 상대방의 모든 기술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는 구글과 앞으로 10년간 기존 특허는 물론이고 출원할 특허까지 공유하는 내용의 ‘포괄적 특허 크로스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고 27일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사실상 전 분야에서 두 회사가 특허를 공유하기로 합의한 것”이라며 “그동안 여러 글로벌 IT 기업과 특허를 공유해 왔지만 이번처럼 넓고, 장기적인 차원의 특허 공유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두 회사의 브랜드 가치를 합치면 1329억 달러(약 143조8244억 원)에 이른다. 미국 브랜드 컨설팅 업체인 인터브랜드에 따르면 2013년 기준으로 삼성전자는 396억1000만 달러, 구글은 932억9000만 달러의 브랜드 가치를 갖고 있다. 두 회사의 특허 공유 결정은 파격적인 일로 평가되고 있다. 경쟁 기업 간 특허 분쟁이 잦은 상황에서 세계 IT 시장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분야 대표 기업이 현재의 기술뿐 아니라 미래에 개발할 기술까지 서로 들여다볼 수 있을 정도의 협력 관계를 구축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규태 서강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IT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지만 계약 기간 중에는 삼성전자와 구글이 높은 수준의 상생을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계약은 특허 소송 중인 삼성전자와 애플의 관계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윤선희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한국산업재산권법학회장)는 “두 회사의 특허 공유는 IT 업계의 특허 전략을 소송에서 협력 중심으로 바꿀 수 있다”며 “애플과 삼성전자의 특허 갈등이 원만하게 해결되는 계기로도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이세형 turtle@donga.com·김지현 기자}

    • 2014-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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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업이 미래다]삼성전자, R&D 분야 인력·투자로 B2B 시장 경쟁력 키운다

    삼성전자의 2014년 핵심 목표 중 하나는 기업 간 거래(B2B) 분야의 경쟁력 강화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12월 조직 개편 때 ‘글로벌 B2B 센터’를 준사업부 형태로 운영하겠다고 밝힌 것은 그만큼 앞으로 B2B 사업 육성에 중점을 두겠다는 뜻이다. 구체적으로 북미와 유럽 시장 중심의 선진 시장에서 공공부문, 교육, 헬스케어 관련 제품과 솔루션 판매를 확대할 방침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같은 기존 완제품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유지하며 다양한 소프트웨어와 솔루션 시장을 개척할 계획”이라며 “시장 잠재력이 큰 B2B 시장을 회사의 미래 신성장 동력 중 하나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B2B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연구개발(R&D) 분야에서는 소프트웨어 분야에 인력과 투자를 늘릴 방침이다. 외부와의 협력도 강화할 예정이며 특히 핵심 특허를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전문 인력도 보강해 나갈 계획이다. 무엇보다 삼성전자는 B2B 시장에서 의료기기 사업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보유하고 있는 다양한 기술을 융합해 첨단 의료기기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운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의료기기 사업은 현재 삼성이 가진 기술과 브랜드를 활용할 경우 시너지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B2B 사업의 경쟁력을 알리기 위한 브랜드 마케팅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파리, 런던, 밀라노 같은 유럽 거점 지역에 삼성의 B2B 브랜드를 알리기 위한 옥외광고를 시작했다. 기존에 강세를 보이고 있는 완제품 시장에서도 다양한 투자 전략을 마련했다. 우선 2006년부터 지켜오고 있는 세계 TV 시장 1위 자리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며 최근 떠오르고 있는 초고화질(UHD) TV 시장에서 점유율을 더욱 높일 계획이다.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같은 생활가전 제품에서는 고급, 대형, 친환경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주방 가전 제품도 삼성전자가 눈여겨보고 있는 시장이다. 삼성전자는 주방 가전 시장이 7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른 제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시장 성장이 더딘 생활 가전 분야의 새로운 성장 엔진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현재 가장 확실한 삼성전자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는 IM(IT모바일) 분야에서는 시장 1위 업체로서의 위상을 더욱 탄탄하게 다진다는 방침. 삼성전자 관계자는 “갤럭시 시리즈의 신제품은 시장을 주도하는 ‘최초 개척자(First Mover)’로서의 이미지를 소비자들에게 각인시킬 것”이라며 “스마트폰 1위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며 태블릿 제품에서도 1위에 오르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그동안 삼성전자를 유명하게 만들었던 ‘빠른 추격자(fast follower)’보다 업그레이드된 브랜드 이미지를 추구하겠다는 뜻이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 2014-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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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리미엄 시장 주춤” 고민 깊은 삼성전자

    ‘분기 실적은 악화, 연간 실적은 사상 최대.’ 삼성전자가 상반된 내용의 2013년 연간 실적과 4분기(10∼12월) 실적을 24일 확정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10∼12월) 매출 59조2800억 원, 영업이익 8조3100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3분기(7∼9월)에 비해 매출은 2000억 원(0.3%)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조8500억 원(―18.2%) 줄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매출은 3조2200억 원(5.7%)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5300억 원(―6%) 감소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 매출 228조6900억 원, 영업이익 36조7900억 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2012년에 비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7조5860억 원(13.7%), 7조7410억 원(26.6%)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는 △원화 강세(원-달러 환율 하락)에 따른 가격경쟁력 약화 △연말 재고 소진 △신경영 20주년 격려금 지급 등으로 인해 실적이 일시적으로 하락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삼성전자를 이끌어온 ‘성장엔진’에 이상징후가 보이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 보급형 중심으로 바뀌는 스마트폰 시장 “시장 전략을 잘못 세웠거나 경기가 갑자기 악화돼 실적이 나빠졌으면 차라리 속 편하다. 시장 흐름이 우리에게 불리하게 바뀌고 있다는 게 큰 문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그동안 회사 전체 영업이익의 60% 이상을 책임지며 ‘원톱’ 역할을 해온 스마트폰 시장의 변화가 예사롭지 않다고 지적했다.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IM(IT모바일) 부문의 지난해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6조5700억 원, 5조47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조8600억 원(19.1%)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제자리걸음을 했다. 삼성전자가 강점을 갖고 있는 대당 300달러 이상의 프리미엄 제품 시장이 계속 줄어들고 있는 게 부진한 이유로 꼽힌다. 시장조사기관인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2009년 전체 스마트폰 시장의 53.5%를 차지했던 300달러 이상 프리미엄 스마트폰 비중은 지난해 34.9%로 줄었다. 또 지난해 3분기 삼성전자 스마트폰은 대당 평균 272달러, 애플은 평균 575달러에 판매됐다. 전체 시장에서 보급형 제품 비중이 더 커지면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화웨이와 레노버 같은 중국 업체들의 도전이 더욱 거세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 혁신기술이 꼭 새로운 돌파구는 아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 둔화를 만회할 돌파구를 찾고 있다. 그중 하나는 초고화질(UHD) TV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7∼10일 열린 ‘가전전시회(CES) 2014’에서 삼성전자는 UHD TV를 대거 공개했다. 이 중에는 화면을 구부릴 수 있는 세계 최초의 가변형 TV도 포함돼 있다. 그러나 새로운 프리미엄 TV 시장의 성장을 장담할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소비자들 중 상당수가 UHD TV보다 낮은 기술이 적용된 HD나 풀HD TV의 화질에도 만족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역시 ‘지금 기술로도 충분하다’는 생각을 가진 소비자가 많기 때문에 기대만큼 시장이 커지지 않을 수 있다는 걸 우려하고 있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최선호 인턴기자 경희대 영미어학부 4학년}

    • 2014-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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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SDI 6년만에 영업적자

    삼성SDI가 2007년 이후 처음으로 연간 실적 기준으로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삼성SDI는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 매출 5조165억 원에 274억 원의 영업적자를 냈다고 24일 밝혔다. 2012년 매출은 5조7712억 원, 영업이익은 1869억 원이었다. 삼성SDI의 지난해 4분기(10∼12월) 실적은 매출 1조2048억 원, 영업적자 556억 원이었다. 4분기 매출은 3분기(7∼9월)에 비해 7.1%, 2012년 4분기에 비해선 14.8% 감소했다. 지난해 실적 악화의 이유로 삼성SDI는 △전 세계적인 플라스마디스플레이패널(PDP) 시장 위축 △원화 강세(원-달러 환율 하락)에 따른 가격경쟁력 약화 △자동차 전지사업 부문 지분 전량 인수로 인한 실적 연결 반영 등을 꼽았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 2014-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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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석우 KOTRA 무역관장 피랍 76시간만에 전격 구출

    리비아 무장세력에 납치됐던 한석우 KOTRA 트리폴리 무역관장(사진)이 23일 전격 구출됐다. 외교부는 이날 “리비아 보안당국이 트리폴리 시내에서 납치범 4명 등을 체포하고 한 관장을 안전하게 구출했다”며 “리비아 당국이 오전 5시(한국 시간) 한 관장을 한국 측에 인도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KOTRA 초유의 무역관장 납치사건은 발생 76시간 30분 만에 무사히 해결됐다. 외교부는 “보안 문제 때문에 자세한 구출 경위를 밝히기는 어렵지만 몸값 지불은 없었으며 납치범을 상대로 설득과 위협을 병행한 작전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전방위 총력 구출 작전의 개가 이번 사건 해결을 위해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해 외교 및 정보 채널이 전방위로 뛰었다. 20일 순방 도중 스위스에서 납치사건을 보고받은 박 대통령은 ‘모든 외교 역량을 총동원하라’고 지시했다. 한국 대사관은 리비아 외교부와 국방부, 정보부 등 정부기관은 물론이고 지역 민병대까지 접촉해 한 관장의 소재 확인과 석방 협조를 요청했다. 이날 조대식 외교부 기획조정실장은 외교부 장관 특사로 극비리에 리비아로 떠났다. 직전 리비아 주재 한국대사로 근무하며 내전(內戰) 기간에 쌓은 다양한 인맥을 총동원했다. 조태열 외교부 2차관으로부터 협조요청을 받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타렉 미트리 유엔 리비아 임무단(UNSMIL) 단장에게 한국 정부 지원을 지시했다. 이탈리아 등 자국민 피랍경험이 있는 우방국과의 협조도 효과를 발휘했다. 23일 리비아 보안당국이 납치범의 근거지를 급습했으며 별다른 저항 없이 관련자 체포와 한 관장 구출이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적극 협력해준 리비아 정부의 노력을 높이 평가하며 사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따뜻한 설 맞을 수 있게 됐다” 한 관장의 어머니 이모 씨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감격에 찬 목소리로 “감사하다”는 말을 연발했다. 특히 “이제 따뜻한 설을 맞을 수 있게 돼 너무 고맙다”고 했다. 이날 오전 8시경 아들과 통화했다는 이 씨는 “아들이 ‘납치범들이 잘 먹여주고 대우해 줘 건강하다’고 했다”며 “아들이 ‘나는 납치범들을 다 용서했고, 그들 인생이 불쌍하다’며 울먹였다”고 전했다. KOTRA는 이번 피랍 사건을 계기로 ‘1급 위험 지역’에 있는 해외 무역관에 대한 종합적인 안전관리 실태 조사에 착수했다. KOTRA에 따르면 전 세계 83개국 121개 해외 무역관 중 가장 위험한 ‘가’등급으로 분류되는 곳은 트리폴리를 비롯해 바그다드(이라크), 라고스(나이지리아), 다마스쿠스(시리아) 등 총 14곳이다. KOTRA 관계자는 “피랍 위험이 있는 지역에서는 경호업체를 고용해 직원의 안전을 관리하는 것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KOTRA는 또 위험 지역 무역관마다 갖추고 있는 위기상황 매뉴얼도 개편할 방침이다. 안전 지역으로 대피하는 데 초점을 맞춘 기존 매뉴얼에 피랍 사건이 발생했을 때의 대책 등을 추가할 것으로 보인다. 조숭호 shcho@donga.com·이세형·강은지 기자}

    • 2014-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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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SDI, 중국 전기차 배터리시장 진출

    삼성SDI가 중국 전기자동차 시장을 본격 공략하기 위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고향에 대규모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건설한다. 삼성SDI는 23일 산시(陝西) 성 시안(西安)에서 산시 성 정부, 자동차 피스톤과 실린더 업체인 안경환신그룹(환신)과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설에 대한 3자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건설할 중국 전기차 배터리 공장은 올해 하반기 착공해 내년 하반기부터 가동할 예정이다. 삼성SDI는 공장 위치가 삼성전자가 건설 중인 시안 반도체 공장과 가까워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삼성SDI는 4월까지 산시 성 국유기업 한 곳과도 합자회사를 설립하고, 5년간 총 6억 달러를 공동 투자할 계획이다. 2009년부터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 성장한 중국은 최근 자동차 보급이 늘어나면서 석유 소비가 급증했고, 환경 문제도 심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중앙정부 차원에서 전기차 산업 육성에 관심이 많다. 중국 정부는 최근 발표한 ‘신에너지 자동차 육성계획’을 통해 2020년까지 순수 전기차(EV)와 외부 충전식 하이브리드카(PHEV)를 500만 대 보급한다고 밝혔다. 삼성SDI 관계자는 “시안 전기차 배터리 공장 신설을 계기로 중국 시장 내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이라며 “앞으로 자동차 업체마다 다른 배터리 제어시스템과 안전 요구사항에도 더욱 능동적으로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 2014-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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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입규제 공화국’ 인도, 朴대통령 방문 효과 있을까

    만모한 싱 인도 총리는 최근 인도를 국빈방문한 박근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포스코의 오리사 주 제철소 건설을 위한 다양한 지원에 합의했다. 현지 광산탐사권 분쟁과 환경단체들의 반발로 9년째 공사를 시작하지 못한 ‘포스코 프로젝트’의 반전 계기를 마련한 것이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는 인도와의 경제협력이 활성화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국내 기업들과 전문가들은 반(反)덤핑과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 같은 ‘수입규제 조치’를 많이 내리는 것으로 유명한 인도의 움직임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2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인도는 한국 기업을 상대로 가장 많은 수입규제 조치를 내린 나라다. 한국 기업이 당하고 있는 총 141건의 수입규제 조치(조사 중인 사안도 포함) 중 28건(19.9%)이 인도가 내린 것. 지난해에도 한국 기업을 겨냥한 31건의 수입규제 조치 가운데 6건이 인도가 내린 것이었다. 또 인도는 2005∼2013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국내 기업들에 수입규제 조치를 취하고 있다. 2013년 10월 화학제품인 고순도 테레프탈산을 현지 업체들에 비해 낮은 가격으로 판매했다는 이유로 인도에서 반덤핑 조사를 받고 있는 효성 관계자는 “인도 현지의 수입규제 움직임은 여전히 강력해 반덤핑 판정을 피하긴 어려울 것 같다”고 밝혔다. 효성 측은 최근의 한-인도 간 우호적인 분위기가 조사를 신속하게 진행하는 데는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통상 6개월 정도 걸리는 반덤핑 조사 기간을 줄이기만 해도 다행이라는 것이다. 기업들이 한-인도 경제협력 활성화 무드에도 이처럼 보수적으로 전망하고 있는 이유는 인도의 제조업 육성 의지가 워낙 강하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또 단기간에 전 세계적으로 공급 과잉 문제가 해결되기 어려운 석유화학과 철강·금속 중심으로 수입규제 조치를 내리고 있는 것도 이 같은 규제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란 예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송송이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연구위원은 “인도는 자국 중공업 육성 과정에서 한국뿐 아니라 제조업이 강한 나라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으로 수입규제 조치를 내리고 있다”며 “최근에는 경제사정도 악화돼 당분간은 이런 움직임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에는 인도가 중국에 이어 새롭게 떠오르는 거대 시장이지만, 인도에는 한국이 특별한 대상이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한국은 인도로부터 ‘특별대우’를 기대하지 않는 게 현실적이라는 뜻이다. 김응기 인도연구원 상근이사는 “인도 입장에서 한국은 아주 작은 시장이고, 이미 오래전부터 미국 유럽 일본이 인도에 적극 투자를 하고 있다는 걸 감안해야 한다”며 “지금으로서는 어드밴티지(우선권)를 줄 만큼 한국을 특별하게 바라보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 2014-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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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비아 무장괴한들, KOTRA 무역관장 ‘표적 납치’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에서 근무하는 한석우 KOTRA 무역관장(39)이 퇴근길에 무장괴한에게 납치됐다. 리비아에서 한국인이 피랍된 것은 처음이다. 20일 외교부에 따르면 19일(현지 시간) 오후 5시 반경 무역관에서 퇴근하던 한 관장의 차를 괴한 4명이 가로막고 총으로 위협해 납치한 뒤 트리폴리 서쪽으로 도주했다. 한 관장이 타고 있던 관용 차량과 이라크인 운전기사는 현장에 남겨졌다. 정부 당국자는 “무장괴한들이 퇴근하는 한 관장을 미행하다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납치사건을 자신이 저질렀다고 주장하는 개인이나 단체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리비아 정세가 불안정한 만큼 친카다피 성향 반군의 소행일 개연성이 크지만 알카에다 등 이슬람 급진세력의 개입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납치세력과 대사관은 제3자를 통한 간접 채널로 연락이 닿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역관의 현지 직원인 나디야 아라마단 씨(여)는 동아일보와의 국제통화에서 “리비아 경찰이 사건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무역관 직원들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첫 해외 한국인 피랍사건이 발생함에 따라 정부는 곧바로 대책 마련에 나섰다. 외교부는 관계부처 대책반을 구성했고 스위스를 국빈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에게 이 사건을 즉시 보고했다. 정부는 리비아 정부와 이 지역 민병대를 접촉해 한 관장의 소재 확인과 안전한 석방에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리비아 전역에 여행 금지를 권고하는 특별여행경보가 발령됐다. 외교부는 현지에 거주하는 국민은 조속히 안전한 국가로 철수하라고 권고했다. 리비아에는 교민 551명이 거주하고 있다.조숭호 shcho@donga.com·이세형 기자}

    • 2014-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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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세계 스마트폰 10대중 4대꼴 삼성-LG 제품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시장점유율 합계가 사상 처음으로 40%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1분기(1∼3월) 제조사별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삼성전자가 36.2%, LG전자가 5.9%의 시장점유율을 나타내 두 회사를 합치면 42.1%가 될 것이라고 20일 발표했다. 이 같은 시장점유율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개별 실적으로 봐도 각각 사상 최대치에 해당한다. 양사의 시장점유율 합계는 2011년 1분기 16.2%였고 꾸준히 20∼30%대를 기록하다가 3년 만에 40%를 넘어서게 됐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 2014-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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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OTRA “피랍은 1962년 회사 설립후 처음…무사히 돌아오길”

    KOTRA는 20일 오전 한석우 리비아 트리폴리 무역관장이 납치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충격에 휩싸였다. 양국보 홍보실장은 “KOTRA 직원들을 대상으로 해외에서 크고 작은 강도, 폭행 사건은 여러 번 발생했지만 피랍 사건은 1962년 회사 설립 이래 처음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KOTRA는 전 무역관에 “안전을 강화하라”고 긴급 지시했다. 특히 직원들은 “사내에서 중동지역 전문가로 꼽히는 한 관장은 트리폴리 근무를 자원했다”며 “꼭 무사히 돌아와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 관장은 한국외국어대 아랍어과를 졸업한 뒤 2004년 12월 KOTRA에 통상직으로 입사해 2007∼2010년 이란 테헤란 무역관에 근무했다. 본사 근무 때도 중동지역 업무를 담당하는 신흥시장팀에서 주로 일했다. 중동지역 KOTRA 무역관에 근무하는 한 직원은 “중동지역에 워낙 관심이 많고 솔선수범하는 성격”이라며 “너무 안타깝고 걱정이 많이 된다”고 말했다. KOTRA 내부에서 리비아는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시리아 등과 함께 가장 위험한 지역으로 꼽힌다. 직원들에게 출퇴근길을 최대한 자주 바꾸라고 교육할 정도다. 한 관장이 부인과 아이들(아들 2명, 딸 1명)을 인근 몰타에 살게 한 것도 현지 치안 사정이 열악하기 때문이다. 실제 한 관장은 현지의 위험한 상황을 홈페이지와 페이스북 등을 통해 알려왔다. 그는 지난해 12월 트리폴리 무역관 홈페이지에 “현재 트리폴리 무역관 입주건물(트리폴리타워) 내 무장단체인 ‘진탄 민병대’의 무단 점거와 출입구 폐쇄로 당분간 무역관 출근이 불가능해 자택근무를 하고 있다”는 글을 올렸다. 또 지난해 11월 말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도 사무실 입주 건물이 봉쇄돼 이틀째 출근을 못하고 있다”고 썼다. 한 관장의 어머니 이명숙 씨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늘 (아들을) 걱정했는데 이렇게 현실이 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아들이 며칠 전 한국에 들어왔다가 나갔다며 “지금은 그저 노심초사하고 걱정하며 기도하는 것 외엔 다른 일을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KOTRA 관계자는 “한 관장 어머니가 처음에는 충격을 많이 받았지만 점차 안정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이세형 turtle@donga.com·강은지 기자}

    • 2014-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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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 브랜드 15國중 12國서 톱10

    삼성의 브랜드 위상이 유럽, 중국, 중동 지역에선 최상위권이지만 미국과 일본에서는 10위 안에도 못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여론조사 업체인 유거브가 17일 발표한 2013년 브랜드 인덱스 조사에 따르면 삼성은 조사 대상 15개국 가운데 12개국에서 상위 10위 안에 들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1위를 차지했고 중국 프랑스 독일에서 2위, 영국과 아랍에미리트(UAE)에서 3위에 올랐다. 하지만 삼성은 미국 일본 네덜란드에선 10위 안에 들지 못했다. 삼성 관계자는 “미국과 일본은 전통적으로 자국 브랜드 선호도가 강하다”고 말했다. 일본의 경우 ‘한국 제품 폄하’ 인식도 브랜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 2014-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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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도, 기회의 땅]LG전자, 현지화가 답이다… 판매량도 신뢰도 1위

    LG전자에 인도는 특별한 기회의 땅이다. 1997년 1월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 현지 법인을 설립한 뒤 계속해서 성공 신화를 이루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LG전자의 인도 성공 스토리 뒤에는 ‘철저한 현지화’ 전략이 있다. 법인 설립 때부터 한국인 임직원 비율을 1% 미만으로 유지했다. 제품도 현지 사정에 맞게 개발했다. 특히 LG전자는 뉴델리와 푸네에서 대규모 가전제품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 공장에서는 연 평균 냉장고 420만 대, TV 300만 대, 에어컨 150만 대, 세탁기 130만 대가 생산되고 있다. 또 벵갈루루에는 소프트웨어 연구소도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진출 초기부터 현지화를 추진한 데다 연구개발(R&D), 생산, 판매 등 모든 기업 활동을 펼치고 있기 때문에 LG전자에 대한 인도인들의 인식이 매우 긍정적”이라며 “LG전자는 인도 법인의 성공 노하우를 다른 해외법인에 이식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LG전자는 TV, 세탁기, 에어컨, 냉장고, 전자레인지 등 주요 가전제품이 인도 시장 판매량 1위를 달리고 있다. 인도 현지법인의 연간 매출액은 30억 달러를 넘는다. 특히 최근에는 인도 시장의 특수한 상황을 반영한 다양한 프리미엄 제품을 내놓고 있다. 2011년 나온 ‘향신료 냉장고’는 인도인들이 다양한 향신료를 즐긴다는 것을 반영한 제품. ‘스파이스 박스’란 이름이 붙은 향신료 칸을 냉장고 문에 장착해 여러 종류의 향신료를 냄새가 섞이지 않은 채 보관할 수 있다. 지난해 출시한 냉장고 ‘에버쿨’은 전원이 끊겨도 최장 7시간 동안 냉장실 내 냉기를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더운 날씨에 전력 불안으로 장시간 정전을 겪는 일이 자주 발생하는 것을 고려한 것이다. LG전자는 정전에도 버틸 수 있는 에어컨과 세탁기, 자물쇠로 문을 잠글 수 있는 냉장고도 개발했다. 현지 사정을 적극적으로 반영한 제품 덕분에 LG전자는 2009년 인도에서 가장 신뢰도 높은 브랜드를 뽑는 ‘브랜드 에쿼티’ 조사에서 소비자내구재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소니와 필립스 등 글로벌 기업들을 제친 것이다. LG전자는 사회공헌과 관련해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현지의 열악한 의료여건을 감안한 사회공헌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LG전자는 현지 공장 근처에서 지역 주민들이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는 헬스케어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또 인도 법인 소속 의사들과 함께 지역 주민들에게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협력회사를 대상으로 소방과 응급처치 교육도 실시하고 있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 2014-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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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사원서 수시 접수… 직무 무관한 자격증-연수는 감점

    삼성그룹이 15일 발표한 ‘신입사원 채용 제도 개편’의 핵심은 서류전형이 새로 생겼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누구나 삼성 직무적성검사(SSAT)에 응시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서류전형을 통과해야만 SSAT를 볼 수 있다. 서류전형에 지원하려면 삼성이 이달 말 개설할 채용 사이트에 지원서를 제출하면 된다. 삼성은 4월(상반기)과 10월(하반기) 두 차례에 걸쳐 공채 전형을 진행할 예정이다. 다만 입사 지원서는 미리 내도 된다. 이 시기에만 입사 지원서를 받았던 과거와 달리 앞으로는 연중 수시로 지원서를 받을 계획이다. 삼성 관계자는 “지원서를 토대로 해당 지원자에게 SSAT 응시 자격을 줄지 말지 결정할 것”이라며 “가령 이달 말 지원하는 사람 중 SSAT 응시가 가능한 이들에겐 ‘4월 공채에 SSAT를 보라’는 식의 메시지가 전달된다”고 말했다. ‘총장 추천’과 ‘찾아가는 열린 채용’을 통해 선발된 지원자들은 별도의 서류전형 없이 SSAT에 응시할 수 있다. 삼성 신입사원 채용 관련 내용 중 꼭 알고 있어야 할 사항들을 문답 형태로 정리한다. Q. 서류전형은 어떻게 접수하며 어떤 항목을 집중적으로 평가하나. A. 서류전형을 위한 입사지원서는 삼성그룹 온라인 채용 사이트에서 수시로 접수한다. 입사지원서에는 기존 학점 및 영어점수 입력란 외에 세부 학업 내용 및 전문 역량을 쌓기 위한 준비 과정과 성과, 가치관 등을 서술형으로 쓰는 에세이 항목이 추가된다. 박용기 삼성전자 인사팀장(전무)은 “본인이 지원한 계열사 및 직무와 관련해 평상시 어떻게 준비해 왔는지가 주요 평가 대상”이라며 “불필요한 자격증이나 해외 연수 경험 등 이른바 ‘스펙’이라 통칭되는 항목을 나열하면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공계는 직무 관련 전공 과목 성취도를 주로 평가하며, 마케팅이나 영업 등 전공 불문 직무의 경우 직무와 관련된 동아리 활동 및 교외 경진대회 참가 기록 등을 중점적으로 평가한다. 서류전형만으로 판단하기 어려울 때는 사전면담(Pre-interview)도 이뤄진다. Q. 총장 추천제는 무엇이며 어떻게 진행되나. A. 전국 200여 개 4년제 대학의 총장에게 삼성에 입사할 인재를 추천받는 것이다. 총 5000여 명의 인재를 추천받을 예정인데 대학별, 전공별로 다른 인원이 적용될 것이다. 구체적인 인원은 현재까지 삼성 입사 실적, 사내 평판도, 전공자에 대한 수요 등을 통해 정해진다. 향후에는 총장 추천제를 통해 최종 입사한 신입사원 수와 이들의 업무 성과 등을 토대로 대학별, 전공별 인원을 조정해 나갈 계획이다. 구체적인 추천 방식은 대학에서 자율로 결정하게 할 방침이다. 총장 추천을 받으면 서류전형을 거치지 않고 SSAT 시험을 볼 수 있다. 하지만 SSAT에서 탈락하면 별도의 입사 기회나 혜택은 없다. Q. 찾아가는 열린 채용은 어떻게 진행되나. A. 이 제도는 우수한 인재를 삼성이 직접 찾아가서 발굴하겠다는 취지다. 특히 지역 거점 대학을 중심으로 전국 30개 정도 대학을 매년 수차례 방문해 인재를 발굴하게 된다. 방문 시기와 횟수는 학교 측과 협의해 결정할 예정인데 학교마다 연간 3회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찾아가는 열린 채용은 대학을 방문한 임직원들이 학생들을 인터뷰한 뒤 SSAT 응시 기회를 부여할지를 결정한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구체적인 채용 규모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Q. SSAT는 어떻게 달라지나. A. 기존 △언어 △수리 △추리 △상식 영역에 ‘공간지각능력’ 영역이 추가된다. 문항도 전면 개편해 단순한 지식이나 암기력을 요구하는 문제는 없애고 논리적 사고력을 평가할 수 있는 문제로 대체한다. 상식 영역에는 특히 역사와 관련된 문항을 늘려 역사에 대한 이해를 지닌 인재가 선발되도록 추진한다. 삼성 측은 “어렸을 때부터 해 온 독서나 경험을 통해 개발되는 논리적 사고력을 평가할 예정”이라며 “종합적 사고 능력과 창의력을 가진 인재라면 정상적으로 풀 수 있는 문제들로 구성한다”고 설명했다. Q. 지방대와 저소득층 출신에 대한 지원은 유지되나. A. 삼성은 상·하반기 신입사원 공채 선발 과정에서 최종 합격자 중 지방대 출신을 35%, 저소득층 출신은 5% 채용하겠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 삼성은 “앞으로도 이 원칙은 계속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이세형 turtle@donga.com·김지현 기자}

    • 2014-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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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톡톡 경제]“삼성은 인간미 없다… 아날로그 감성 필요”

    “지금 삼성에 필요한 건 따뜻한 인간미와 아날로그적 감성이다.” 15일 오전 삼성그룹 수요 사장단 회의에 참석한 사장급 인사들은 강연자로부터 ‘삼성은 인간미가 없다’, ‘삼성은 차갑다’ 같은 쓴소리를 1시간 내내 들었다. 이날 강연자는 자유경제원장을 맡고 있는 전원책 변호사. 그는 올해 두 번째로 열린 수요 사장단 회의에서 한 ‘바람직한 기업관을 위한 과제’란 주제의 강연에서 삼성의 대중적인 이미지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짚었다. 전 변호사는 “삼성이 정확한 기업, 성장하는 기업, 엘리트 기업이라는 데는 모두 동의하지만 삼성을 친근하고 가깝게 느끼는 사람은 많지 않다”며 “결국 인간적인 감성이 빠져 있기 때문에 지금의 차가운 삼성 이미지도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간적인 감성은 하루아침에 생기는 게 아니지만 이런 부분을 접근해야만 삼성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인간미가 메말라 갈수록 사람들은 오히려 이를 더욱 갈망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전 변호사는 “‘응답하라 1994’가 큰 인기를 얻은 것도 결국 사람들이 인간적인 감성과 정을 찾는다는 뜻”이라며 기업도 이런 사회적 흐름을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삼성은 한국 최고 기업이라는 이미지만큼 지나치게 엘리트주의적이며 차가운 이미지도 팽배하다는 것에 우려하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계속 고민해 나가고, 중장기적으로 꼭 풀어 나가야 할 문제라 연초 수요 사장단 회의 때 이 같은 주제를 논의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세형 기자·산업부 turtle@donga.com}

    • 2014-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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