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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8기 국수전 도전기에서 당시 조한승 국수는 박정환 도전자에게 1승 3패로 패하며 국수위를 넘겨줬다. 이번 기에 박 국수와의 리턴매치를 위한 마지막 관문까지 올라왔다. 이세돌 9단은 51, 52기 우승자. 57기 때 조 국수에게 도전했지만 실패한 적이 있다. 두 사람 모두 국수에 대한 갈망이 남다른 상황이다. 흑 7의 협공에 백 8로 다시 협공하는 게 근래 유행했던 포석. 흑 9, 11 때 백은 참고 1도 백 1처럼 귀에 파고드는 수도 생각해 볼 수 있다. 흑 26까지 복잡해 보이지만 그동안 프로바둑에 많이 출현해 익숙한 정석이다. 이후 백은 27 혹은 ‘가’로 붙이는 것이 정석. 백 18로 씌울 때 흑이 19로 그냥 받은 것이 도마에 올랐다. 참고 2도 흑 1로 먼저 두는 것이 수순이었다는 것이다. 여기서 백은 다섯 점을 살리려고 애쓰기보단 4, 6으로 외곽을 둘러싸는 것이 바람직하다. 어쨌든 흑이 이 교환을 놓치는 바람에 백이 20으로 내려설 여유가 생겼고 한 템포 늦게 흑 21을 뒀지만….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참고도 백 1(실전 162)이 패착이었다는 사실은 좀 놀랍다. 대부분 백 1과 같은 곳은 꼭 두고 싶은 자리다. 그러나 이 바둑에선 예외였다. 흑 2, 4로 한 점을 때려내는 수가 두터웠다. 이 때문에 폐석이나 마찬가지였던 흑 두 점이 흑 6으로 부활했고, 백 7의 공배 이음이 불가피해지면서 초반부터 근근이 유지됐던 백 우세가 완전히 사라졌다. 조한승 9단 바둑의 특징이 잘 드러난 한 판이었다. 그는 초반 패에서 팻감 부족으로 고전했다. 하지만 전혀 무리하지 않고 한 걸음씩 백의 뒤를 쫓았다. 참고도처럼 백이 잠깐 보인 빈틈을 파고들어 기어이 역전을 일궈냈고 그 뒤에는 흑의 추격을 허용하지 않았다. 상대를 한 번에 눕히는 이세돌 9단과 달리 조 9단은 무수한 잔펀치로 상대를 저절로 쓰러지게 만든다. 그의 세련되고 부드러운 바둑은 기백이 부족하다는 평을 듣기도 하지만 상대를 꼼짝 못하게 한다. 전혀 상반된 기풍의 이 9단과 조 9단이 벌일 도전자 결정전 3번기가 흥미롭다. 69 75 81 89 99 105 111 123 129=53, 72 78 86 94 102 108 116 126 131=62, 199=191, 208=196, 255=232. 255수 끝 흑 불계승.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박정환 국수(9단·22)가 국수전에서 2연속 우승에 성공했다. 박 국수는 18일 서울 성동구 마장로 한국기원에서 열린 59기 국수전 도전 5번기 3국에서 도전자 조한승 9단에게 200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두며 종합전적 3승 무패로 우승했다. 박 국수는 1국에서 백 불계승, 2국에선 흑 반집승을 거뒀다. 우승상금은 4500만 원, 준우승은 1500만 원. 박 국수는 이날 승리로 조 9단과의 역대 전적에서 10승 3패(최근 5연승)로 압도적 우위를 기록했다. 박 국수는 “초반엔 만만치 않았지만 흑이 우하 귀 백을 공격하다가 후수를 잡는 바람에 백이 선수로 우상 귀에 손댈 기회를 잡아 우세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수전은 늘 가장 갖고 싶은 타이틀”이라며 “국내 유일의 제한시간 3시간 기전으로 속기 기전이 많은 상황에서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올해 가장 큰 목표는 세계대회 우승이지만 당장은 이세돌 9단과 두는 명인전 결승에서 2패로 막판에 몰려 있는데 결과를 떠나 5국까지는 가고 싶다”고 말했다. 박 국수는 지난해 상금왕(8억여 원) 다승왕 승률왕 연승상 등 4관왕에 올라 국내 1인자의 위치를 굳건히 했으며 이달 14일 새해 첫 타이틀전이었던 34기 KBS바둑왕전 결승전에서 이 9단에게 2승 1패를 거두며 우승해 좋은 출발을 보였다. 한편 조 9단은 “너무 싱겁게 끝난 것 같아 아쉽다. 60기에 도전자가 돼 다시 겨룰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조 9단은 55기부터 57기까지 3연패를 달성했지만 지난해 도전자였던 박 국수에게 패하며 무관으로 전락했다. 1956년 국내 최초의 기전으로 시작해 올해 60년을 맞는 국수전은 동아일보가 주최하고 기아자동차가 후원한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박정환 국수(9단·22)가 국수전에서 2연속 우승에 성공했다. 박 국수는 18일 서울 성동구 마장로 한국기원에서 열린 59기 국수전 도전 5번기 3국에서 도전자 조한승 9단에게 200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두며 종합전적 3승 무패로 우승했다. 박 국수는 1국에서 백 불계승, 2국에선 흑 반집승을 거뒀다. 우승상금은 4500만원, 준우승은 1500만원. 박 국수는 이날 승리로 조 9단과의 역대 전적에서 10승 3패(최근 5연승)로 압도적 우위를 기록했다. 박 국수는 “초반엔 만만치 않았지만 흑이 우하 귀 백을 공격하다가 후수를 잡는 바람에 백이 선수로 우상 귀에 손댈 기회를 잡아 우세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수전은 늘 가장 갖고 싶은 타이틀”이라며 “국내 유일의 제한시간 3시간 기전으로 속기 기전이 많은 상황에서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올해 가장 큰 목표는 세계대회 우승이지만, 당장은 이세돌 9단과 두는 명인전 결승에서 2패로 막판에 몰려 있는데 결과를 떠나 5국까지는 가고 싶다”고 말했다. 박 국수는 지난해 상금왕(8억여 원) 다승왕 승률왕 연승상 등 4관왕에 올라 국내 1인자의 위치를 굳건히 했으며 이달 14일 새해 첫 타이틀전이었던 34기 KBS바둑왕전 결승전에서 이 9단에게 2승 1패를 거두며 우승해 좋은 출발을 보였다. 한편 조 9단은 “너무 싱겁게 끝난 것 같아 아쉽다. 60기에 도전자가 돼 다시 겨룰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조 9단은 55기부터 57기까지 3연패를 달성했지만 지난해 도전자였던 박 국수에게 패하며 무관으로 전락했다. 1956년 국내 최초의 기전으로 시작해 올해 60년을 맞는 국수전은 동아일보가 주최하고 기아자동차가 후원한다.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기독교 모든 종파가 같은 날에 부활절을 기념할 수 있을까. 15일(현지 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가톨릭 프란치스코 교황, 영국 성공회 저스틴 웰비 캔터베리 대주교, 그리스 정교회 총대주교인 바르톨로뮤 1세, 이집트 콥트교 타와드로스 2세 교황 등이 최근 만나 부활절 날짜를 공동 지정해 기념하는 것에 대해 논의했다. 날짜로는 4월 두 번째나 세 번째 일요일이 거론되고 있다. 현재 부활절 날짜는 325년 니케아 공의회에서 결정된 것으로, 춘분 이후 최초의 만월 다음에 오는 첫 번째 일요일이다. 보통 3월 22일부터 4월 26일까지인데 정교회 계열은 보통 기원전 1세기에 만든 율리우스력을 그대로 고수해 정하는 반면 가톨릭과 개신교는 16세기 그레고리력으로 계산해 정한다. 웰비 대주교는 “부활절 날짜를 통일하려는 노력은 10세기 이전부터 있었다”며 “이번에 뜻을 모으려면 5∼10년이 걸리겠지만 반드시 성사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올해 국내 가톨릭과 개신교는 3월 27일을 부활절로 정해 미사와 예배를 올린다. 특히 개신교는 연합과의 일치를 위해 ‘한국교회 교단장회의’ 주도로 60여 개 교단이 함께 부활절 예배를 드릴 예정이다. 참여 교단은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합동 고신 대신, 기독교대한감리회,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여의도순복음, 한국기독교장로회, 기독교대한성결교회 등이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백 18에 흑은 19를 선수하는 것이 이득. 거꾸로 백이 둔다면 흑은 한 점을 내주고 살아야 한다. 흑 21과 백 22는 맞보기의 곳. 만약 흑이 참고 1도 흑 1(실전 22의 곳)을 선택한다면 흑 3, 5의 끝내기 맥이 남아 있다. 대신 실전에선 흑 21, 23을 둬 중앙에서 집이 붙는다. 흑 27과 백 30도 맞보기. 흑 31로 중앙에서 집을 만들자 이제 더 이상 변수는 없어 보인다. 백 32로 먹여칠 때 흑 33으로 받는 것이 정수. 백 한 점을 따내면 백이 33의 자리에 두는 것이 선수가 된다. 백 34도 생각보단 큰 수. 백이 두지 않으면 흑이 참고 2도 1, 3으로 둔다. 나중에 ‘가’로 치중하는 수가 있어 백은 어떤 식으로든 가일수를 해야 한다. 흑 35로 사실상 바둑은 잔끝내기만 남았다. 한상훈 7단은 20여 수 더 두다가 돌을 던졌다. 어느덧 반면으로 10집 가까이 차이가 나는 형세다. 이로써 조한승 9단이 국수전 도전자 결정전에 진출해 이세돌 9단과 대결을 벌이게 됐다.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보통 미래를 낙관하기보단 비관한다. 조지 오웰의 ‘1984’는 1949년 쓴 작품이니 35년 뒤의 디스토피아를 상상한 것이다. 물론 그 상상은 실제와는 달랐다. 이 책은 프랑스의 작가 역사학자 정치학자 경제학자 사회학자 공학자 등 8명이 2012년에서 100년 뒤인 2112년의 세계를 낙관적으로 예측한 글을 모았다. 2011년 공쿠르 상 수상자인 알렉시 제니의 단편소설 ‘멀다니, 그게 무슨 뜻이야’는 프랑스 리옹에 사는 여성 플로르와 남아공 케이프타운에 사는 잔이 홀로그램 아바타로 진짜 같은 사이버 연애를 하는 얘기다. 그래서 수천 km 떨어진 리옹∼케이프타운의 거리는 그들에겐 아무 문제가 아니었으나, 플로르가 잔과의 실제 관계를 원했을 때 그 거리는 상상 이상으로 느껴진다. 아무리 사이버 세계가 발달해도 실제 세계에 대한 갈망이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나머지 글들은 소득격차 상한선이 정해져 빈부의 갈등이 없어지거나, 제비뽑기로 별도의 의회를 구성해 선거로 뽑힌 의회의 단점을 보완하거나, 결혼제도를 폐지하고 공동 양육을 실시한다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100년 뒤를 실제 예측했다기보다는 현재의 문제가 해결된 바람직한 이상향을 상상했다고 할 수 있다. 100년 뒤를 예상한다는 건 부질없는 짓일지 모른다. 당장 약 30년 전인 ‘응답하라 1988’만 봐도 카톡이나 모바일 인터넷을 상상이나 할 수 있었을까. 그래서 100년 뒤 세계는 우리에겐 무의미할지 모른다. 하지만 누가 알랴. 수명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신약이 개발돼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이 22세기에도 살아있을지.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흑 ●의 노림수가 왜 위협적인가. 백 92로 끊으면 별일 없지 않은가. 흑 93, 95로 묘기를 부려도 A로 양단수하면 아무 수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참고도를 보면 흑 ●부터 95까지의 수순이 얼마나 절묘한지 알 수 있다. 흑 2, 4로 백이 자충에 걸려 백 다섯 점이 속절없이 잡힌다. 그래서 백 96으로 따내 패가 만들어졌다. 흑으로선 꽃놀이패에 해당한다. 이어 백은 100으로 물러서 패의 피해를 최소화하려고 한다. 여기서 흑은 B로 둬 본격적 패를 시작할 수도 있다. 하지만 조한승 9단은 신중한 기사. 기분 좋다고 즉각 패를 하지 않고 일단 끝내기로 돌아선다. 팻감을 쓰다가 불의의 실수가 튀어나오는 것을 예방하겠다는 뜻이다. 흑 103으로 두텁게 꼬부려 백의 반격을 사전 차단하려고 한다. 백도 더 이상 패를 내버려둘 수 없기 때문에 106까지 선수하고 108로 패를 해소했다. 흑은 109로 잇는 것으로 만족한다. 이 정도만 해도 흑이 확실히 앞선다는 판단이다. 백 110은 중앙 흑을 삭감하면서 상중앙 흑 대마를 은연중에 노리는 수. 흑도 111에 이어 115로 웅크려 확실히 대마를 살렸다. 이로써 흑의 근심이 거의 사라졌다. 99=●, 108=96.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 ‘미움받을 용기’가 지난해 내내 베스트셀러 1위를 놓치지 않았다. 그만큼 팍팍한 우리 사회에서 위로를 받고 용기를 내는 일이 쉽지 않다는 얘기다. 힘들고 지친 사람들, 불확실한 미래가 두려운 사람들이 많을수록 마음을 다잡아 주는 종교의 역할이 크다. 용기와 위로를 주기 위한 종교인들의 조언을 들어본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4년 방한 때 서소문 성지를 참배하기 위해 차를 타고 들어오시는데 바쁜 일정 때문인지 굉장히 피곤해 보이셨어요. 그런데 차에서 내리자마자 억지 미소가 아닌 정말 환한 미소를 보이며 손을 흔드셨죠. 그때 ‘교황의 미소 하나도 신도들을 기분 좋게 하기 위해 마음에서 나오는 노력이구나’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교황이 광화문광장 시복식에 앞서 찾은 곳이 서울 중구 중림동 약현성당이 관리하는 서소문 성지였다. 이곳은 조선시대 천주교 박해로 수많은 신도가 처형된 장소로 그중 44명이 천주교 성인으로, 27명은 교황에 의해 복자로 선포된 한국 최대의 순교 성지다. 당시 교황을 맞이했던 약현성당 이준성 신부(50)를 최근 성당 사제관에서 만났다. 이 신부는 1995년 사제 수품 후 명동성당 보좌 및 부주임 신부, 서울대교구 일반교육사목부 담당신부를 거쳐 약현성당 주임사제를 2012년부터 맡고 있다. 그는 ‘무관심’을 우리 사회 공동체의 가장 큰 적으로 꼽았다. 무관심이 서로 간에 벽을 쌓게 하고 불신을 낳아 결국 적대시하게 된다는 것이다. “교황께서도 새해 초 ‘무관심의 바다에서 자비의 섬이 되자’고 당부하셨어요. 무관심으로 소외된 사람들은 관심을 끌고 싶어 극단적 행동을 저지를 수 있거든요. 그것이 상승작용을 일으켜 살인 테러 등 더 큰 사태로 번지는 거죠. 우리가 ‘자비의 섬’이 되면 그런 범죄가 크게 줄 겁니다.” 우리가 무관심해지는 것은 “관심을 가지면 불편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이 신부의 진단이다. “위안부 소녀상만 해도 그래요. 일본이 소녀상을 치우고 싶은 건 한국인과 피해자 할머니에게 사실은 무관심한데 소녀상을 보면 자꾸 떠오르니까 불편해서 그런 거죠. 일본이 조금만 관심을 갖고 있다면 소녀상이 왜 불편하겠어요. 소외된, 좌절한, 피해를 입은, 가난한 이들에게 관심을 갖는 것은 불편함을 극복하는 일이에요.” 그런데 실제론 욕심인데 관심으로 착각하는 게 큰 병이라는 점도 언급했다. 특히 기성세대가 이런 오류를 자주 저지른다는 것. “부모들이 청소년 자녀들에게 ‘우리가 이만큼 해줬는데…’라고 하지만 자녀에게 필요한 관심이 아니라 부모의 욕심에서 비롯된 게 많아요. 19세기 중반 이탈리아에서 살레시오회를 설립한 돈 보스코 성인(1815∼1888)의 말처럼 사랑을 주는 것만으로는 부족해요. 상대에게 느껴지는 사랑과 관심을 주는 한 해가 됐으면 합니다.” 최근 흙수저 논란에 대해선 사회의 평가 기준이 너무 획일적인 것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다양한 능력과 성격의 젊은이들을 성적과 재산 등 극소수의 기준만으로 평가하다 보니 자포자기하다가 결국 울분을 터뜨린다는 것이다. “기성세대는 젊은이에게 ‘노력하면 되는데 노력 안 한다’고 질책합니다. 하지만 1등이 아니면 ‘이게 부족하다’고 획일적으로 평가해온 사회 분위기 때문에 젊은이들은 자존감이 낮아져 ‘노력해도 안 된다’는 식으로 생각하게 되는 거죠.” 올해는 2000년 대희년 이후 15년 만에 맞는 천주교 자비의 희년. 약현성당은 평소 열지 않는 성당의 북문을 2월부터 상징적으로 열 예정이다. “도스토옙스키의 소설 ‘카라마조프의 형제들’에 ‘악마는 사랑은 추상적이고 미움은 구체적이길 원한다’는 구절이 나와요. 우리는 사랑(자비)은 구체적으로, 미움은 추상적으로 해야죠. 자비의 대상은 바로 내 앞에 있는 당신입니다.”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대한불교조계종이 이르면 올해 말부터 은퇴자의 출가를 받아들이는 제도를 도입한다.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13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은퇴 후 수행자의 삶을 꿈꾸는 분들이 일정 자격과 전형을 거쳐 출가한 뒤 전문분야에서 소임을 맡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조계종은 은퇴 출가의 구체적 방안을 올 11월 중앙종회(종단 내 최고 입법기구)에 올려 처리할 방침이다. 현행 조계종 종단법에 따르면 출가 연령은 만 50세까지로 은퇴 출가가 인정되면 65∼70세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조계종 출가자는 10년 전보다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상태다. 조계종은 2017년 기공을 목표로 서울 조계사 인근에 역사문화관광자원 조성사업(총예산 1670억 원)을 추진하고, 지난해 9월 출범한 ‘종단 화합과 개혁을 위한 사부대중위원회’ 활동을 올해도 이어 나가 개혁 작업을 계속하기로 했다. 자승 스님은 또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 조계사를 비롯한 도심 사찰과 시설은 ‘태양광’(햇빛) 발전소를 적극 도입하기로 했다. 불교 문화재를 중심으로 북한과의 교류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자승 스님은 “올봄 금강산 신계사 보수를 추진하고 불교 문화유산을 공동으로 보존하기 위해 남북 전문가들의 교류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의 조계사 은신 사태 등과 관련해선 노동 인권 여성 성소수자 등의 문제에 대한 논의와 사회적 참여를 위해 기존 노동위원회를 노동사회위원회로 바꿔 적극적으로 대처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흑 69, 71은 조한승 9단의 세련미를 느낄 수 있는 수순. 중앙 백 대마를 끊는 수를 은근히 노린다. 백 72로 끊기는 수를 방비할 때 흑 73, 75의 끝내기가 기분 좋다. 나중에 백이 A로 한 점 잡는다고 가정할 때 75 한 점이 있는 게 흑에겐 끝내기로 큰 이득이다. 흑 77도 적절한 선수. 백이 참고 1도 1로 끼워 5까지 넉 점 잡는 수단을 방지했다. ‘가’로 내려서는 끝내기도 남아 있어 매우 큰 곳이다. 이후 끝내기는 물 흐르듯 이어진다. 흑 85의 끝내기에 백 86은 최대한 버틴 수. 그런데 조 9단의 눈빛이 반짝한다. 조 9단은 우하 귀에 노림수를 본 눈치지만 당장 수를 내지 않고 흑 87로 젖혀간다. 불리한 백은 물러서지 않고 88로 꽉 틀어막는다. 이때 흑 89로 백 두 점을 잡은 것이 의미심장하다. 여기서 백이 손을 빼면 참고 2도의 수순으로 패가 발생한다(흑 8은 6의 곳). 흑은 하변을 확실히 살아둔 뒤 91로 노림수를 발동시켰다.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최근 멍바이허배에서 중국의 커제 9단과 격전을 치른 이세돌 9단이 국내 랭킹 1위인 박정환 9단에게 연승하고 있다. 8, 9일 열린 하이원리조트배 명인전 결승 5번기 1, 2국에서 2연승을 거뒀고 11일 KBS바둑왕전 결승 3번기 1국에서도 이겼다. 이 9단은 역대 전적에서 16승 7패로 압도적 우위를 보이고 있다. 흑 ●가 오자 하변 백 모양의 허술함이 도드라져 보인다. 백 62로 막는 것이 한눈에 들어온다. 하변 모양의 허술함도 보강하고 실리도 차지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인 듯하다. 한상훈 7단도 별 고민 없이 백 62를 뒀는데 이 수가 실제로는 별 볼일 없었다. 참고도를 보자. 백 1이 시급한 곳. 흑 ●로 인해 은근히 위협받는 중앙 백을 보강하는 수다. 하변은 흑 2로 추궁한다 해도 백 3으로 슬쩍 비켜 받으면 된다. 참고도 백 1을 놓치고 백 62를 두는 바람에 흑 63, 65로 백 한 점을 잡는 수가 호수가 됐다. 그 이유는 폐석 같던 흑 두 점을 살려 나오는 흑 67이 선수가 된 것. 백 68로 공배를 이어야 하는 것이 뼈아프다. 백 62는 인간적으로 이해되는 수였지만 프로의 세계에선 실착이란 오명을 쓰는 경우가 흔하다.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부럽던데요. 제가 커제 9단과 같은 실력을 가졌으면 이길 확률이 96%라고 했을 텐데요. 하하.” 강동윤 9단(27)은 인터뷰할 때 톡톡 튀는 표현을 자주 쓰는 기사. “최선을 다하겠다”는 흔한 말 대신 느릿한 말투로 “누가 됐든 자신 있다”고 호기롭게 말하는 스타일이다. 최근 커 9단도 멍바이허배 결승 대국 전 인터뷰에서 ‘상대인 이세돌 9단에게 이길 확률이 95%’라고 호언장담해 화제를 모았다. 자칭 ‘인터뷰 전문가’인 그에게 12일 전화통화에서 커 9단의 발언에 대한 소감을 묻자 “천하의 세돌이 형을 상대로 그런 말을 할 수 있다는 게 부러웠다”고 했다. 강 9단은 최근 한국 바둑 팬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지난해 11월 중국 랭킹 1, 2위인 커 9단과 스웨 9단을 잇따라 꺾고 처음으로 LG배 세계기왕전 결승에 올랐다. 이달 11일에는 요즘 국내에서 제일 잘나가는 신예 신진서 5단 등을 물리치고 4년마다 한 번씩 열리는 응씨배의 한국 대표 선수로 선발됐다. “요즘 그 두 대회 말고는 예선 탈락이 많아서 성적이나 컨디션이 좋다고는 할 수 없어요. 그냥 꾸준히 열심히 하고 있는데 운이 좋아서 좋은 기회가 생긴 것일 뿐이에요.” 그는 의외로 쑥스러워했다. 커 9단과의 대국은 상대가 평소 실력에 걸맞지 않은 뻔한 실수를 연발해서 이겼다고 했다. “커제가 초일류 수준이지만 이세돌 박정환과 중국의 쟁쟁한 기사들이 버티고 있어 세계 1인자를 계속 이어 갈지는 아직 모릅니다. 커제는 수읽기의 뒷받침 위에 판단력이 빠르고 정확한 것이 장점인데 가끔 너무 빠르다 보니 경솔한 실수가 나오긴 합니다.” 그는 다음달 1일부터 시작되는 LG배 결승에 사실상 다걸기(올인)하고 있다. 바둑 기술보다는 체력과 집중력 배양에 초점을 두고 아침에 조깅을 하면서 술과 담배를 딱 끊었다. 바둑 국가대표팀의 일원으로 다른 기사들과 함께 실전 감각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한 일과다. LG배 결승 상대인 박영훈 9단에 대해선 ‘상대하기 껄끄러운 선배 기사’라고 평했다. “영훈이 형이 끝내기를 잘하는 것으로 유명하지만 실제 포석도 뛰어나고 어려운 상황에서 쉽게 모양을 정리하는 능력이 탁월해요. 제가 영훈이 형을 이길 때는 굉장히 힘들게 이기는데, 질 때는 쉽게 져요.” 그로서도 오랜만의 국제 기전 우승 기회여서 놓치고 싶지 않다는 의지가 강했다. 그는 스무 살 때인 2009년 국제 기전인 후지쓰배와 국내 기전인 천원전에서 우승할 때가 가장 성적이 좋았다. 그 이후로는 2013년 원익배 10단전에서 우승한 것이 고작이다. 그는 “지금이 2009년보다 기량은 훨씬 좋아졌다. 수읽기의 속도는 좀 떨어졌지만 형세 판단, 운영 능력 등 모든 게 좋아졌다”며 “7년 만에 온 세계대회 우승 기회를 꼭 잡고 싶다”고 말했다. 평소 드라마를 잘 보지 않는데 ‘응답하라 1988’은 바둑계 얘기가 나와 가끔 챙겨 본다고 한다. 최근 최택(박보검)이 덕선(혜리)을 만나기 위해 박카스배 결승 1국을 포기하는 장면에 대해선 “저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며 “드라마니까 가능할 뿐 프로기사라면 누구도 그런 선택을 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박정환 9단(사진)이 8억1300여만 원의 수입을 올리며 2015년 상금왕에 올랐다. 박 9단은 LG배 세계기왕전 우승(3억 원)을 비롯해 국수전 우승과 단체전인 KB바둑리그, 국수산맥배, 금용성배 우승 등으로 8억 원을 넘겼다. 박 9단이 상금 랭킹 1위에 오른 것은 2013년에 이어 두 번째다. 2위에는 2014년과 마찬가지로 김지석 9단이 올랐다. 김 9단은 LG배 준우승, 봉황고성배 우승 등으로 2년 연속 5억 원을 넘어섰다. 2014년 구리와의 10번기에서 이겨 단번에 8억여 원을 챙기며 총상금 14억1000여만 원으로 역대 최다 상금 신기록을 작성했던 이세돌 9단은 3억1700여만 원으로 3위에 그쳤다. 이 9단이 우승한 기전은 TV바둑아시아선수권전이 유일했다. 지난해 두각을 나타낸 신예 기사 이동훈 5단(KBS바둑왕전, KB바둑리그, 금용성배 우승)과 신진서 5단(렛츠런파크배 우승)은 각각 4, 6위에 올랐다. 최철한 9단이 맥심커피배와 국수산맥배 우승으로 2억 원을 넘기며 5위를 기록했다. 최정 6단은 1억3100여만 원으로 12위에 그쳤으나 여성 기사로선 유일하게 상금 1억 원을 넘겼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전보 ○에 대해선 참고도 백 1로 막는 것이 당연해 보인다. 그런데 한상훈 7단이 백 38로 딴청을 피운 것은 왜일까. 백 1이면 참고도 흑 4, 6이 선수가 된다. 한 7단은 혹시 흑 4, 6이 하변 백 대마의 사활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걱정해 38을 둔 것. 하지만 참고도 흑 8로 잡으러 와도 백 13까지 대마가 사는 데는 지장이 없다. 결국 백 38은 지나친 기우였던 것. 백의 기우 덕분에 흑 45로 끊을 수 있어 줄곧 불리했던 흑은 백과의 간격을 거의 없앴다. 백 48로 삭감 겸 중앙을 보강한 것이 좋은 감각. 백 54까지 중앙을 보강하며 상변 흑 진까지 지우는 성과를 올렸다. 더욱이 흑이 55로 한눈을 팔자 백은 56으로 응징하며 다시 치고 나갈 기회를 잡았다. 그런데 흑 57로 가볍게 벗어나고자 했을 때 한 7단은 별 고민 없이 백 58로 호구 쳤다. 평소엔 매우 좋은 모양이다. 하지만 지금은 59의 자리에 붙이는 것이 더 박차를 가하는 수였다. 만약 흑이 58의 곳으로 내려서면 백 A로 끊어 큰 변화가 일어나는데 백이 불리하지 않은 진행이다. 백이 이를 놓치고 흑 61까지 진행되자 흑 모양이 깔끔해졌다. 형세는 다시 혼돈.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흑 17은 손해 팻감이다. 죽은 돌을 계속 움직여 더 크게 키워 죽이니 말이다. 백이 참고 1도 백 1로 두면 15까지 흑이 잡힌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흑의 팻감이 무려 7개나 나온다. 흑 17은 패를 꼭 이기겠다는 의지가 담긴 수다. 백 18, 20은 기분 좋은 선수. 이때 백은 패를 해소하고 좌상 흑을 살려주면 간단하지만 한상훈 7단은 패를 이기지 않아도 충분하다고 믿었다. 그래서 백 22로 일단 좌상 흑을 단속한 것인데 이 수가 실착이었다. 참고 1도와 비교할 때 좌상 흑을 확실히 잡았다고 보기 힘들기 때문. 실전처럼 흑 27에 붙이면 좌상 일부는 살려줘야 한다. 결국 백 22는 작은 곳이었다는 얘기다. 백 22로는 참고 2도 백 1, 3을 둬 하변을 견제하거나 ‘가’로 패를 해소했어야 했다. 한 7단은 패를 져도 실전 36까지 하변 흑 진을 헤집고 살면 우세하다고 봤다. 물론 틀린 생각은 아니지만 패를 해소했을 때보다는 반상에 신경 쓸 곳이 많아졌다. 23 29=●, 26 31=16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스티브 잡스’ ‘아인슈타인, 삶과 우주’ 등 베스트셀러 전기 작가로 유명한 ‘타임’ 전 편집장 월터 아이작슨이 이번엔 컴퓨터와 인터넷 등 정보기술(IT) 혁명을 일군 혁신가(이노베이터)의 비결을 책에 담았다. 멀리 1843년 에이다 러브레이스 백작 부인이 현대 컴퓨터의 주요 개념들을 시대에 앞서 고안해낸 것부터 트랜지스터, 비디오 게임, 인터넷 웹을 거쳐 2011년 미국 퀴즈프로그램 ‘제퍼디’에서 컴퓨터가 인간을 꺾고 우승한 인공지능 얘기까지 컴퓨터와 인터넷의 주요 역사를 하나씩 짚어 나간다. 그 역사에서 존 폰 노이만, 앨런 튜링, 스티브 잡스, 빌 게이츠, 래리 페이지 등 수많은 천재들이 어떻게 이노베이터가 됐는지를 살핀다. 결론은 어찌 보면 뻔하다. 과학과 인문(예술)의 결합이 필요하고, 천재만의 단독 업적이 아니라 ‘협업’이 성패를 갈랐다는 것이다. 그러나 저자가 보여주는 구체적 사례들은 머릿속에만 존재하는 ‘과학과 인문의 결합’ ‘협업’의 중요성을 피부로 와 닿게 한다. 혁신을 가능하게 한 기업 문화를 소개한 것도 눈여겨볼 만하다. 예를 들면 인텔을 공동 창업한 로버트 노이스는 ‘강력한 리더의 효율적 경영’이라는 개념에서 벗어나 직원이 재량껏 행동할 권한을 줬다. 업무 도중 난관에 부딪힌 직원이 노이스를 찾아와 타개책을 의논하자 노이스는 끝까지 경청한 뒤 “A, B, C를 고려하게”라고 말하고 이렇게 덧붙였다. “하지만 내가 대신 결정을 내려줄 것이라 생각한다면 오산이네. 이건 내 문제가 아니니까.” 저자는 책의 최종 원고 작성에도 협업을 거쳤다. 인터넷 사이트 ‘미디엄’을 통해 원고를 올리자 일주일에 1만8200여 명이 원고를 읽었고 상당수가 의견을 남기거나 이메일을 보내왔다. 그 결과 수정 작업은 물론이고 완전히 새로 추가한 대목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흑은 전보 마지막 수인 ●로 일단 패를 양보했으나 백은 패를 해소하지 않고 96, 98로 챙길 수 있는 건 모두 챙긴다. 백은 자체 팻감이 많아 흑이 다시 패를 해도 이길 수 있다는 계산이다. 반면 흑으로선 팻감을 쓰는 과정에서 뒷맛이 풍부했던 좌상귀 흑 돌이 확실히 잡힌 형태가 돼 실리로는 손해 본 상황. 어떻게든 패를 이겨 손실을 만회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만 한상훈 7단의 구상대로 백의 자체 팻감은 화수분처럼 끝없이 나온다. 흑이 109와 같이 약간 손해가 나는 팻감까지 동원하며 버텨보려 했지만 백 112 등의 팻감을 감당할 수 없다. 결국 흑은 113, 115로 다시 물러섰다. 수순에서 백 114로는 참고도 백 1로 뻗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긴 한데 흑 2, 4면 중앙 백돌이 너무 허약해져서 공수가 역전된다. 흑 115까지 흑은 중앙에서 넉 점이 폐석이 되다시피 약해지는 손해를 봤지만 대신 백 한 점을 잡으며 힘을 비축했다. 조한승 9단은 이것을 바탕으로 패싸움을 다시 한번 뜨겁게 할 모양이다. 초반에 시작된 패가 60수 가까이 지나서도 끝나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 102 108=○, 105 111=99.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5일 열린 이세돌 9단과 커제 9단의 멍바이허배 결승 최종국은 한국과 중국 바둑 팬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중국이 커제 9단을 앞세워 세계 바둑을 제패하려고 하는데 과연 이 9단이 그걸 막아 낼 수 있느냐는 의미가 담긴 한판이었다. 결과는 이 9단의 아쉬운 반집 패. 우리 식으로 계가했으면 반집 승인데 중국식 계가 규칙을 활용해 마지막 반패를 버틴 커 9단의 승부수가 주효했다. 중국식 계가는 우리처럼 집수+사석으로 계산하지 않고 집수+반상에 살아 있는 돌로 계산한다. 이 차이를 설명하려면 꽤 복잡한데 결론은 공배를 메우는 것도 1집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흑(커제)이 반패를 잇지 않고 끝까지 버티면서 공배를 하나 더 메워 1집 이득을 본 것이다. 준우승에 그쳤지만 불리한 바둑을 쫓아가 역전 기회까지 만든 이 9단의 투혼은 감명 깊었다. 흑 ○의 팻감에 백 74로 받았다. 패를 이기는 것보다 좌상에서 두 번 연타당하는 것이 크다는 뜻이다. 흑 93은 정수. 참고도 흑 1로 호구하면 백 6까지 흑 모양이 구겨진다. 한상훈 7단은 흑 95로 뚫어 흑은 중앙 두터움을 확보하고 패를 양보하려고 한다. 그런데 백은 이 패를 해소하지 않고…. 78 86 94=○, 81 89=75.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백 56으로 치받은 뒤 58로 우변 백을 서로 연결한 것은 궁색해 보이지만 실전적인 수법. 일단 우변을 안정시켜 놓고 차후를 도모하겠다는 뜻이다. 대신 흑 59, 61로 끊자 중앙 백 말은 우변과의 연결이 끊겨 근거를 잃었다. 물론 백도 64로 끊어 일전불사의 작전으로 나선다. 두텁게 힘을 비축해 오던 흑백이 한번 부딪치자 격렬한 힘겨루기를 시작한다. 흑 65, 67은 어떨까. 중앙이 급박한 상황인데 귀의 두 점을 잡는 것은 한가한 건 아닐까. 하지만 참고도를 보면 흑 65, 67을 수긍할 수 있다. 만약 흑이 참고도 1로 중앙을 보강하면 패를 피하면서 중앙 백을 크게 약화시킬 순 있다. 그런데 백은 2∼8의 돌려치는 수로 65 자리의 약점을 선수로 보강하며 실리 면에서 큰 이득을 본다(흑 9는 이음). 이렇게 실리를 가져가면 백이 이후 중앙 백 여섯 점을 가볍고 보고 사석으로 버릴 수도 있다. 그만큼 운신의 폭이 넓어지는 것. 백 68로 본격적인 패가 벌어졌다. 이 패는 사생결단의 승부 패는 아니다. 패의 대가를 어느 정도 확보하느냐가 관건. 자체 팻감이 부족한 흑은 73으로 좌상을 건드린다. 여기를 받아두는 게 좋을까, 아니면 패를 해소하는 게 좋을까. 69=●, 72=62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