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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전지 분리막 제조회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가 사상 최대인 81조 원의 청약 증거금을 끌어모으며 한국 공모주 시장의 역사를 다시 썼다. 시중에 풀린 막대한 유동성이 공모주 시장으로 몰린 가운데 여러 증권사에서 중복 청약이 가능한 마지막 대형 공모주로 주목받으면서 역대 가장 많은 474만 개 계좌가 참여했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까지 이틀간 진행한 SKIET 일반 공모주 청약에 80조9017억 원의 증거금이 들어왔다. 지난달 역대 최대 증거금(63조6198억 원)을 모은 SK바이오사이언스의 기록을 한 달여 만에 깼다. 5개 증권사에서 모두 474만4557개 계좌가 청약에 참여해 평균 청약 경쟁률은 288 대 1로 집계됐다.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IET는 전기차 배터리 핵심 부품을 제조하는 기업으로 성장성을 높이 평가받고 있다. 여기에다 이르면 6월부터 여러 증권사에 계좌를 만들어 참여하는 중복 청약이 금지되기 전에 ‘막차’를 타려는 투자자들이 대거 몰렸다. 전날에 이어 이날도 증권사 영업점과 온라인 창구는 청약 열기로 뜨거웠다. 일부 영업점은 지점용 유튜브 채널을 별도로 만들어 고객들에게 입장 순서를 알렸다. 일부 증권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이 일시 지연되기도 했다. 이 같은 열기에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 등 4곳에선 청약자 수가 균등배분(공모주 절반을 최소 증거금 이상을 낸 사람에게 똑같이 배분) 물량을 뛰어넘어 무작위 추첨을 통해 공모주를 배정해야 한다. 이에 따라 4개 증권사에선 청약을 하고도 1주도 못 받는 청약자가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 균등배정 물량이 다 차지 않은 SK증권에서만 청약자 모두 최소 1주를 받게 됐다. 또 1억 원의 증거금을 낸 청약자라면 비례배분(증거금에 비례하는 기존 방식) 방식으로 증권사별로 최소 2∼5주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공모주 배정 결과는 다음 달 3일 발표된다. SKIET는 다음 달 11일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한다. 청약 열기가 뜨거웠던 만큼 상장 이후 주가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주민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분리막은 2차 전지 핵심 부품이지만 이를 만드는 기업이 많지 않다. SKIET가 이 분야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SKIET가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오른 뒤 상한가)에 성공할지에도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공모가 10만5000원인 SKIET가 따상에 성공하면 주가는 27만3000원까지 올라 일반 청약자는 하루에 주당 17만 원가량의 차익을 얻게 된다.이상환 payback@donga.com·김자현 기자}
최근 수출 호조와 소비 회복세가 맞물리며 국내 기업들의 체감 경기가 1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라선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달 전(全) 산업의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88로 3월(83)보다 5포인트 높아졌다. 업황 BSI는 지난달에 이어 2개월 연속으로 오르며 2011년 6월(88) 이후 9년 10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BSI가 100을 밑돌면 향후 경기를 부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더 많다는 뜻이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BSI가 96으로 지난달(89)에 비해 7포인트 급등하며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다. 스포츠용품 판매 증가 등에 힘입어 기타 제조업이 17포인트 뛰었고 화장품 등 화학물질·제품 업종은 13포인트 올랐다. 특히 반도체 수출 호조 등에 힘입어 수출 기업의 BSI(109)가 12포인트 급등해 2010년 6월 이후 가장 높았다. 내수기업(88)은 3포인트 상승에 그쳤지만 2011년 7월 이후 가장 좋았다. 서비스업 등 비제조업 업황 BSI는 82에 그쳐 제조업에 비해 부진한 상황이 이어졌다. 하지만 지난달보다는 5포인트 오른 것으로, 최근 소비자들의 외부 활동과 ‘보복 소비’가 늘면서 비제조업 체감 경기도 점차 좋아지는 것으로 풀이된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올해 1분기(1∼3월) 카드 소비가 완연한 회복세를 보였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업종별 격차는 더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 1분기 전체 카드 승인금액은 223조800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7% 증가했다. 카드 승인 건수도 52억 건으로 3.3% 늘었다. 개인카드(185조 원)와 법인카드(39조 원) 승인금액도 각각 8.2%, 11.5% 증가했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올 들어 코로나19 거리 두기 단계 완화 등으로 소비 회복세가 나타난 데다 지난해 1분기 카드 실적이 부진했던 데 따른 기저효과도 크다”고 분석했다. 다만 업종별로는 온도차가 컸다. 온라인 등 비대면 소비가 크게 늘어난 데다 최근 백화점 매출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도·소매업 카드 사용액은 지난해 동기 대비 18.8% 증가했다. 교육서비스업 실적도 19.9% 늘었다. 지난해 1분기 개학 연기, 학원 휴업 등이 많았던 데 따른 기저효과가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반면 코로나19 장기화로 외부 활동이 전반적으로 줄어든 탓에 운수업, 숙박업, 음식점업 등의 상황은 더 나빠졌다. 항공 철도 버스 등 운수업의 카드 사용액은 지난해 동기 대비 34.8% 급감했고 숙박·음식점업도 11.9% 감소했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2차 전지 분리막 제조회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가 사상 최대인 81조 원의 청약 증거금을 끌어 모으며 한국 공모주 시장의 역사를 다시 썼다. 시중에 풀린 막대한 유동성이 공모주 시장으로 몰린 가운데 여러 증권사에서 중복 청약이 가능한 마지막 대형 공모주로 주목 받으면서 역대 가장 많은 317만 개 계좌가 참여했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까지 이틀간 진행한 SKIET 일반 공모주 청약에 80조9017억 원의 증거금이 들어왔다. 지난달 역대 최대 증거금(63조6198억)을 모은 SK바이오사이언스의 기록을 한 달여 만에 깼다. 지난해 인기를 끈5개 증권사에서 모두 317만1263개 계좌가 청약에 참여해 평균 청약 경쟁률은 288 대 1로 집계됐다.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IET는 전기차 배터리 핵심부품을 제조하는 기업으로 성장성을 높이 평가받고 있다. 여기에다 이르면 6월부터 여러 증권사에 계좌를 만들어 참여하는 중복 청약이 금지되기 전 ‘막차’를 타려는 투자자들이 대거 몰렸다. 전날에 이어 이날도 증권사 영업점과 온라인 창구는 청약 열기로 뜨거웠다. 일부 영업점은 지점용 유튜브 채널을 별도로 만들어 고객들에게 입장 순서를 알렸다. 일부 증권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이 일시 지연되기도 했다. 이 같은 열기에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 등 4곳에선 청약자 수가 균등배분(공모주 절반을 최소 증거금 이상을 낸 사람에게 똑같이 배분) 물량을 뛰어넘어 무작위 추첨을 통해 공모주를 배정해야 한다. 이에 따라 4개 증권사에선 청약을 하고도 1주도 못 받는 청약자가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 균등배정 물량이 다 차지 않은 SK증권에서만 청약자 모두 최소 1주를 받게 됐다. 또 1억 원의 증거금을 낸 청약자라면 비례배분(증거금에 비례하는 기존 방식) 방식으로 증권사별로 최소 2~5주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공모주 배정 결과는 다음 달 3일 발표된다. SKIET는 다음 달 11일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한다. 청약 열기가 뜨거웠던 만큼 상장 이후 주가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주민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분리막은 2차 전지 핵심부품이지만 이를 만드는 기업이 많지 않다. SKIET가 이 분야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SKIET가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오른 뒤 상한가)에 성공할지도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공모가 10만5000원인 SKIET가 따상에 성공하면 주가는 27만3000원까지 올라 일반 청약자는 하루에 주당 17만 원가량의 차익을 얻게 된다. 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같은 대학 출신인 대기업 입사 동기 A, B의 자산 격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를 겪으며 4억 원에서 11억 원으로 벌어졌다. 지난해 11월 동아일보의 ‘코로나가 할퀸 삶’ 시리즈에 사례로 소개된 30대 ‘닮은꼴’ 2명의 이야기다. 최근 가상화폐 시장이 달아오르면서 A, B의 자산 격차 그래프가 코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밈(meme·인터넷에서 유행하는 특정한 문화 요소나 콘텐츠)’으로 떠올랐다. 가상화폐 투자자들은 친구 A보다 자산이 11억 원 뒤처졌던 B가 한 방에 자산 격차를 역전시킬 수 있는 새로운 그래프를 만들었다. 4월 들어 10배 가까이 폭등했던 가상화폐 ‘도지코인’을 3월에 ‘풀 매수’한다면 가능하다는 거다. 가상의 시나리오지만 이 밈은 가상화폐 시장에 청년 투자자들이 불나방처럼 뛰어드는 이유를 보여준다. 가상화폐를 영원히 끊긴 줄 알았던 부의 사다리에 다시 올라탈 수 있는 ‘막차 티켓’으로 여기는 셈이다. 실제로 동아일보 취재 결과 올해 가상화폐 시장에 새로 발을 들인 250만 명 중 63.5%는 2030세대였다. 변동성이 큰 가상화폐에 투자하는 게 위험하다는 건 청년들도 안다. 그런데도 이들이 가상화폐 시장에 몰려드는 건 그만큼 살아가는 현실이 힘들다는 뜻이기도 하다. 취업은 어렵고, 힘들게 취업에 성공해도 서울에 아파트 한 채 마련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투자자들의 희망과 달리 가상화폐의 미래에 대해선 여전히 ‘디지털 금’이라는 시각과 ‘내재가치 없는 투기자산’이라는 시각이 엇갈린다. 이미 가상화폐 시장 곳곳에선 경고음을 내고 있다. 30분 만에 가격이 10만 % 급등했다가 폭락하고, 계좌 1곳당 월 매매 횟수가 125차례로 주식의 5배 수준이다. 투자보다는 도박에 가까운 과열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자산의 가치에 대한 고려 없이 단순히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에 젖어 폭탄 돌리기를 하고 있다는 걱정도 크다. 상황이 이런데도 당국은 가상화폐 투자를 ‘잘못된 길’로 규정하고 훈계와 탁상공론만 반복하고 있다. 미국 일본 등이 훈계를 못 해서 가상화폐 상장(ICO·가상화폐공개) 단계부터 관리 감독에 나선 건 아닐 것이다. 가상화폐 투자자는 올해 511만 명으로 불어났다. 이 정도 인원이 다니는 길을 ‘잘못된 길’이라고 외면해선 안 된다. 무법 질주하는 시세 조작 세력 등을 차단하고 투자자들을 안전한 길로 안내할 횡단보도나 신호등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 훈계는 그러고 나서 해도 늦지 않다. 김자현 경제부 기자 zion37@donga.com}

삼성증권이 21일부터 진행하는 ‘언택트 코퍼레이트 아카데미(언택트 아카데미)’가 기업 경영진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며 법인 참여가 빠르게 늘고 있다. 언택트 아카데미는 상장사의 최고경영자(CEO)와 최고재무책임자(CFO)만 참여할 수 있었던 ‘언택트 써밋’과 달리 비상장 기업과 재단, 기관투자가 등 다양한 기업의 경영진이 참여할 수 있도록 문호를 넓힌 온라인 포럼이다. 삼성증권 대표 애널리스트뿐 아니라 각 분야 석학이 강사로 참여해 경영진들에게 다양한 인사이트를 전달한다. 사전 행사에 참여한 법인을 비롯해 이미 2000개에 육박하는 법인들이 가입하는 등 참여 열기가 뜨거운 상황이다. 언택트 아카데미는 총 15강으로 구성됐다. 지난달 31일 사전신청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한 오리엔테이션에서는 뇌과학 전문가인 김대식 KAIST 교수의 강의가 진행됐다. 이날 강의는 ‘인공지능 시대의 기회와 리스크’라는 주제로 1시간가량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기업은 1000여 개에 달했다. 21일에는 마이크로소프트 유현경 부문장이 ‘4차 산업혁명,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주제로 첫 정식 강의를 진행했다. 앞으로는 매달 첫째, 셋째 주 수요일 오후 4시부터 실시간으로 강의가 진행된다. 언택트 아카데미 참여를 희망하는 기업의 임원진은 삼성증권에서 제공하는 초청장 링크를 통해 손쉽게 참여할 수 있다. 다음 달 5일에는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이 최근 관심이 쏠리고 있는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와 관련된 주제로 강의에 나선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장기화되면서 기존 오프라인에서 한정된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하던 법인 포럼을 지난해부터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법인 고객들이 경영에 참고할 수 있고, 다각도의 아이디어를 제공받을 수 있는 소통 채널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삼성증권은 기업들을 대상으로 맞춤형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도 앞장서고 있다. 삼성증권은 주주총회의 전자투표제 기능을 제공하는 서비스인 ‘온라인 주총장’, ESG 컨설팅 등 법인에 필요한 시스템 및 서비스를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법인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다음 달 3일부터 주식 공매도가 재개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으로 증시가 폭락했을 때 공매도를 전면 금지한 지 1년 2개월 만이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없는 주식을 빌려서 판 뒤 주가가 떨어지면 해당 주식을 싼값에 사서 되갚는 방식으로 차익을 얻는 투자 기법이다. 그동안 공매도는 외국인과 기관투자가의 전유물로 여겨지곤 했지만 개인투자자들의 진입 문턱도 대폭 낮아져 어떤 종목에 공매도가 몰릴지가 관심사다. 시장 참여자들의 시선은 엇갈리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공매도 재개에 대한 불안감을 호소하며 피해주 또는 수혜주 찾기에 나선 모습이다. 반면 전문가들은 대형주 위주로 공매도가 부분 재개돼 증시 전체에 주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실적이 나빠진 일부 개별 종목은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과거 공매도 부활 때 큰 영향 없어 공매도는 다음 달 3일부터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구성 종목에 한해 재개된다. 전체 종목에 대한 공매도가 재개될 경우 시장에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것이다. 부분 재개를 통해 연착륙을 유도한다는 취지다. 코스피200 구성 종목은 코스피 전체 종목의 22%, 전체 시가총액의 88%를 차지한다. 삼성전자, LG화학, 네이버 등 대형주가 여기에 속한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전체의 약 10%에 해당하는 대형주를 중심으로 공매도가 재개된다. 금융위원회는 이들 종목 외 나머지 종목에 대한 공매도 금지는 별도 기한 없이 연장하기로 했다. 공매도 재개 이후 시장 상황과 반응 등을 고려해 전면 재개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개인투자자들은 공매도를 재개하면 대차잔액(공매도 대기 물량)이 풀리면서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공매도 재개에 따른 긍정적인 측면이 더 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례 없이 긴 공매도 금지로 비정상적인 수급이 나타나며 증시 변동성을 키웠는데, 공매도가 재개되면 이 부작용이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공매도가 재개되면 외국인 자금이 돌아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외국인 자금 유입은 대형주의 상승 동력이 될 수 있다. 염동찬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매도로 헤징(위험 회피)이 가능해지면 외국인 유입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과거 경제위기 때도 공매도를 금지했다가 해제했을 때 증시에 주는 충격이 크지 않았다. 금융당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11년 유럽 재정위기 때 각각 8개월, 3개월간 공매도를 전면 금지한 바 있다. 당시에도 공매도 재개를 앞두고 개미들의 반발이 컸다. 하지만 2008년 10월 금지된 공매도가 2009년 6월 1일 재개됐을 때 코스피는 1.38% 상승했고 한 달 후인 7월 1일에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2011년에도 공매도가 재개됐을 때 코스피가 5% 가까이 급락했지만 보름여 만에 재개 직전 수준으로 빠르게 회복했다.고평가·CB발행·대차잔액 급증 종목 주의해야 다만 일부 개별 종목의 수급에는 부담이 될 수 있는 만큼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 코스피200 및 코스닥150 구성 종목 가운데 공매도 유입 가능성이 큰 종목으로는 고평가된 기업, 전환사채(CB) 발행 잔액이 많은 종목 등이 꼽힌다. KB증권은 공매도 가능성이 큰 종목으로 SK이노베이션, SKC, 한솔케미칼, HMM, 한국항공우주, 현대미포조선, KCC, SK네트웍스, 아모레퍼시픽 등을 제시했다. 김민규 KB증권 연구원은 “이 기업들은 공매도가 자주 이뤄지는 종목 중 동종 기업보다 주가가 오른 상태이고 밸류에이션도 높기 때문에 공매도 투자자 입장에서 더 눈에 띌 것”이라고 분석했다. 3월 말 이후 대차잔액이 급증한 종목들도 유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대차잔액이 늘어났다는 것은 그만큼 기관들이 많이 빌렸다는 뜻으로 통상 공매도 거래가 활발해질 것이란 의미로 해석된다. 3월 말 이후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CJ CGV, 펄어비스, 에이치엘비, 씨젠 등의 대차잔액이 많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공매도 금지 이전에 공매도 거래량이 많았던 종목들도 주의 깊게 볼 필요가 있다. 다시 공매도 수요가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3월 공매도 금지 직전에 공매도 거래량 상위 종목은 유가증권시장에서는 S-Oil, 이마트, 코스닥시장에선 파라다이스, SK머티리얼즈 등이었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올해 상반기(1∼6월) 기업공개(IPO) 최대어로 꼽히는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가 28일부터 이틀간 10만5000원에 일반 공모주 청약에 나선다. 기관수요 예측에서 역대 최고인 1882.88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중복 청약이 가능한 마지막 대형 공모주로 예상되는 데다 최근 투자자들의 관심이 큰 2차전지 관련 기업이란 점에서 청약 열기가 어느 때보다 뜨거울 것으로 보인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IET는 28, 29일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일반 공모주 청약을 진행한 뒤 다음 달 11일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한다. SKIET는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로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부품인 분리막(LiBS)을 제조하는 기업이다. 이달 22, 23일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 예측에서 SKIET의 공모가는 희망 범위(밴드)의 최상단인 10만5000원으로 결정됐다.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약 7조4862억 원에 이른다. 수요 예측에서 기관 경쟁률은 1882.88 대 1이었다. SKIET는 지난해 최대 청약 증거금을 끌어모았던 카카오게임즈(1479 대 1)와 올해 최대 증거금 기록을 경신한 SK바이오사이언스(1275.1 대 1)의 경쟁률을 크게 뛰어넘었다. 기관들의 전체 주문 규모는 약 2417조 원이다. 이번 청약에서 전체 공모주 2139만 주 가운데 25∼30%인 534만7500∼641만7000주가 일반 투자자들에게 배정된다. 투자자들은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SK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 등 5곳을 통해 청약에 참여할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SKIET가 SK바이오사이언스 이상의 흥행을 거둘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부터 한국 증시의 가파른 상승세를 이끈 2차전지 테마에 속한 기업이고, 여러 증권사를 통해 중복으로 청약할 수 있는 마지막 ‘대어급 공모주’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에 따라 이르면 다음 달 하순부터 일반 공모주 청약에서 중복 청약이 제한된다. 성장세가 입증된 점도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는 요인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1252억 원, 882억 원으로 전년 대비 55.4%, 38.4% 증가했다. 상장 당일 SKIET의 주가가 ‘따상’(공모가가 시초가의 2배로 오른 뒤 상한가)에 이어 고공행진을 이어갈 수 있을지도 시장의 관심거리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경우 상장 당일 ‘따상’을 기록한 뒤 차익실현 물량이 대거 풀린 탓에 이후 2주 동안 주가가 30% 이상 하락하기도 했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이달 초 가상화폐에 2000만 원을 투자한 회사원 이모 씨(28)는 한 달도 안 돼 투자금 절반을 날렸다. 대형 거래소에 상장됐으니 믿을 만하다는 생각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잡코인’ 몇 개를 골랐는데 하나같이 반 토막이 난 상황이다. 이 씨는 “거래소가 작전 세력과 손잡은 건 아닌지 의심이 들 지경”이라고 했다. 실제로 한 거래소 대표는 수억 원어치의 가상화폐를 받고 특정 기업이 발행한 코인을 상장해주고 거래 편의를 봐준 혐의로 올 1월 대법원에서 1년 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이 거래소는 한때 국내 거래 규모 4위였다. 국내에 난립한 200여 개 가상화폐 거래소의 주먹구구식 ‘코인 상장’ 시스템이 투자자 피해를 키운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형 거래소에도 가격 변동성이 큰 중소 ‘잡코인’ 180여 개가 무더기로 상장돼 불나방 같은 투자자들을 유인하고 있다.○ 깜깜이 상장… 1, 2개월 만에 코인 상장 가능25일 동아일보가 주요 가상화폐 거래소의 상장 절차를 점검한 결과 통상 코인을 발행하는 ‘코인 재단’이 거래소에 상장을 신청하면 거래소가 자체 심의위원회를 통해 사업성, 재단 투명성 등을 확인하고 상장 여부를 결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차원의 공통된 법규나 가이드라인 없이 민간 가상화폐 거래소의 100% 자율에 맡겨지는 구조인 것이다. 한 대형 거래소는 재단의 프로젝트 백서(사업 계획서), 기술 검토 보고서, 토큰 분배 계획서, 규제 준수 확약서 등의 서류를 받아 내외부 전문가 5명 안팎으로 구성된 상장심의위원회가 이를 평가한다는 상장 심사 기준을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거래소도 재단이 제출한 서류에 의존해 평가를 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사실상 재단이 코인 상장 가격과 분배 물량, 공시 등을 마음대로 결정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가상화폐 거래소의 대부분이 재단의 상장 신청을 받은 뒤 심사와 계약을 거쳐 실제 상장에 이르기까지 1, 2개월 정도가 걸리는 경우가 많다. 기업들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기 위해 자기자본 규모, 매출액, 감사 의견 등 최소 9가지 심사 기준을 충족하고 6개월에서 1년간 까다로운 상장 절차를 거쳐야 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한국 대형 거래소는 188개, 일본은 5개 상장 가상화폐 시장에서 옥석이 제대로 가려지지 않다 보니 검증이 안 된 잡코인도 상장되고 있다. 25일 현재 국내 대형 거래소인 업비트에는 178개, 빗썸에는 174개, 코인원에는 188개의 가상화폐가 상장돼 있다. 이와 달리 뉴욕증시에 상장된 미국 최대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에는 국내의 3분의 1 수준인 58개 코인이 상장돼 거래되고 있다. 유럽 최대 거래소인 비트스탬프는 21개, 일본 최대 거래소인 비트플라이어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5개 코인만 상장돼 있다. 국내 거래소들이 거래 수수료에 수입을 의존하고 있어 정체가 불분명한 코인 등도 최대한 상장을 허용해 거래량을 늘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장 이후 사후 관리 시스템을 제대로 갖추지 않아 투자자 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많다. 투자자 보호의 첫 단추로 꼽히는 공시 규정이 전혀 없어 코인 재단이 허위 공시를 하더라도 이를 적발하거나 처벌하기 쉽지 않다. 홍기훈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는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는 인력은 얼마 없는데 상장된 코인이 너무 많아 관리가 힘들고 시세 조작에 대한 우려도 크다”며 “주식시장처럼 상장 규정 등에 대한 부분이라도 선제적으로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자현 zion37@donga.com·이상환 기자}

20일 상장한 가상화폐 ‘아로와나토큰’은 25일 오후 7시 현재 99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첫 거래를 시작한 지 30분 만에 50원에서 5만 원대로 10만 % 넘게 폭등했다가 닷새 만에 5분의 1 토막이 난 셈이다. 주식시장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면 거래소와 금융당국이 ‘이상거래’ 여부를 조사하고 제재했겠지만 가상화폐 시장에서 이 코인에 대한 조치는 전무한 실정이다. 가상화폐 시장이 과열된 가운데 ‘깜깜이’ 코인 상장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가격 변동성이 크고 검증이 안 된 ‘잡코인’들이 무더기로 상장돼 투자자를 유인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4대 가상화폐 거래소(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에 신규 상장된 가상화폐는 올해 1, 2월에만 46개에 이른다. 신규 상장 코인은 2018년 116개에서 2019년 154개, 지난해 230개 등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하지만 상장 가격과 발행 물량, 공시 등은 코인을 발행하는 재단이 마음대로 결정하고 상장 심사를 거래소 자율에 맡겨 제대로 된 검증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따라 지난해 97개에 이어 올 1, 2월 10개 등으로 상장 폐지되는 가상화폐도 늘고 있다. 투자자 피해가 우려되자 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는 25일 오후 고위 당정청 협의회를 열고 가상화폐 주무 부처를 금융위원회 등으로 지정하는 방안 등을 논의했다.김자현 zion37@donga.com·김지현 기자}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22일 “가상화폐는 인정할 수 없는 화폐”라며 “현재 가상화폐 거래소가 200여 개 있지만 9월에 대거 폐쇄될 수 있다”고 밝혔다. 3년 만에 다시 불어닥친 ‘코인 광풍’에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은 위원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가상화폐 거래소 가운데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에 따라 현재까지 등록한 업체가 한 곳도 없다”며 “등록이 안 되면 9월에 거래소가 다 폐쇄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금법에 따라 가상화폐 거래소들은 9월 말까지 은행으로부터 실명 확인이 가능한 계좌를 받아 금융당국에 신고해야만 영업을 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은행들과 제휴해 고객 실명 계좌를 만들어 영업하는 곳은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등 4곳뿐이다. 나머지 중소형 업체는 법인 명의의 계좌로 투자금을 받은 뒤 장부 형태로 입출금을 관리하는 이른바 ‘벌집계좌’를 운영하고 있다. 실명 확인을 거치지 않고도 거래할 수 있어 중소형 거래소가 시세 조종, 자금 세탁 등 불법 거래의 통로가 된다는 지적이 많다. 시장에서는 은행들이 검증이 안 된 중소형 거래소를 대상으로 실명 계좌를 내줄 가능성이 작아 살아남는 거래소가 10곳이 안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은 위원장은 거래소 운영 실태에 대해 경고하면서도 “가상화폐 투자자들까지 정부에서 다 보호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박희창 ramblas@donga.com·김자현 기자}

대학생 박모 씨(25)는 올해 초 한 중소형 거래소에 가입해 가상화폐 투자를 시작했다. 이름 있는 대형 거래소도 알아봤지만 가입만 하면 2만 원 상당의 코인에 기프티콘까지 준다는 말에 넘어갔다. 조만간 거래소가 시중은행과 손잡고 실명 확인 계좌를 발급해 준다는 약속도 솔깃했다. 박 씨는 “은행과 제휴했다는 소식은커녕 중소형 거래소들이 문 닫을 수 있다는 얘기만 들려 불안하다”고 했다. 국내에 난립한 200여 개 가상화폐 거래소 중 상당수가 무더기로 폐쇄할 가능성이 커지는데도 여전히 ‘무료 코인’ ‘연 90% 코인 이자’ 등을 내걸고 투자자를 유인하는 중소 거래소들이 활개를 치고 있다. 투자자 보호 장치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 이런 거래소에 발을 들인 투자자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연 90% 이자, 공짜 코인으로 투자자 유혹22일 온라인 커뮤니티와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등에서는 실명 인증이 필요 없는 소규모 거래소를 홍보하고 신규 가입을 유도하는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신규 가입자가 지인을 소개하면 1만, 2만 원 상당의 코인이나 현금을 지급하는 거래소도 많았다. 은행 예금처럼 가상화폐를 일정 기간 맡겨두면 최대 연 90%가 넘는 이자를 주는 거래소도 등장했다. 투자자가 맡긴 가상화폐를 직접 운용해 수익을 돌려준다는 것이다. 이 거래소가 판매한 ‘코인 예치 상품’은 4개월 만에 가입자 5000명을 끌어들였다. 최근엔 시중은행과 제휴를 앞두고 있다고 광고하는 거래소가 크게 늘었다. 지난달 25일 시행된 개정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에 따라 9월 말까지 실명 계좌를 갖추지 못한 거래소는 영업을 할 수 없다. 은행에서 실명 계좌를 받기 어려운 중소형 거래소가 문을 닫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자 투자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이 같은 광고를 내세우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업계에선 9월 이후 살아남을 거래소가 4, 5개밖에 되지 않을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이미 자발적으로 문을 닫는 거래소도 나왔다. 2018년 10월 문을 연 거래소 ‘데이빗’은 6월부터 서비스를 종료하기로 했다. 데이빗 측은 “특금법 시행에 따른 규제 환경의 변화로 정상적인 거래 서비스 제공이 어려워졌다”고 했다. 거래소들이 규제 환경 변화에도 투자자 모집에 적극 뛰어드는 것은 3년 만에 다시 불붙은 코인 광풍을 타고 신규 투자자가 대거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대형 거래소는 거래가 급증하면서 하루 수수료 수입이 100억 원을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글로벌 평가 상위 등급 거래소 6곳뿐문제는 제도권 금융회사와 달리 난립한 거래소 상당수가 내부 통제, 보안 등에 취약하다는 점이다. 6개월∼1년이 걸리는 주식 상장과 달리 가상화폐는 한두 달이면 거래소 상장이 가능하다. 정보 공시 체계를 갖추지 않은 데다 사고가 나도 투자자를 보호할 장치도 마땅치 않다. 실명 계좌를 갖추지 않은 거래소가 운영하는 ‘벌집계좌’는 불법 거래에 악용될 가능성도 높다. 벌집계좌는 거래소 명의의 법인 계좌를 만들어 투자금을 받은 뒤 투자자마다 개인 장부를 만들어 입출금을 관리하는 식이다. 글로벌 가상화폐 거래 분석사이트 ‘크립토컴페어’가 내부 규율, 데이터 공급, 보안 수준, 자산 다양성 등을 기준으로 세계 거래소를 평가한 결과, 국내에서 B등급 이상을 받은 거래소는 6개에 불과했다. 황수성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소형 거래소는 거래량이 적다 보니 시세 조종 등 작전 세력이 개입할 여지가 더 크다”며 “투자자는 거래소 옥석을 가려 이용하고, 금융당국도 거래소 무더기 폐쇄의 부작용을 막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벌집계좌:: 은행에서 실명 계좌를 발급받지 못한 중소형 가상화폐 거래소들이 운영하는 거래소 법인 명의 거래 계좌. 가상화폐 투자자들의 투자금을 실명 확인 없이 이 법인 명의 계좌로 받고 개인 장부 형태로 입출금을 관리하기 때문에 불법 거래에 악용될 소지가 있다. 김자현 zion37@donga.com·박희창·이상환 기자}

A 씨는 요즘 가상화폐 거래소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매도한 적도 없는데 가상화폐 계좌에서 3000만 원이 빠져나갔기 때문이다. 다른 투자자 B 씨의 1억 원이 넘는 가상화폐도 하룻밤 새 사라졌다. 거래소 측은 “서버 등을 점검했지만 해킹이나 외부 침입 흔적이 전혀 없다”고 발뺌을 했다. C 씨는 최근 화장품을 사면서 ‘○○코인’을 받았다. 회사 측은 “현금으로 화장품이나 건강식품을 사면 일정 비율만큼 코인을 준다. 자체 개발한 가상화폐인데 상장하면 대박 날 것”이라고 유혹했다. 하지만 구입한 화장품은 시중 판매가보다 비쌌고 코인은 상장 기약도 없어 휴지 조각이나 마찬가지다. 3년 만에 불어닥친 ‘코인 광풍’에 대박을 꿈꾸는 투자자들이 늘면서 이들을 노리는 ‘꾼’들도 활개를 치고 있다. 시장 과열에 따른 부작용이 우려되자 여당도 뒤늦게 강도 높은 대책을 예고하고 나섰다. ○ 석 달 새 미확인 계좌 12만 개 생겨 21일 국내 4대 가상화폐 거래소(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에 새로 개설된 계좌 가운데 실명 등 개인정보를 확인할 수 없는 ‘미확인 계좌’는 12만1555개에 이른다. 1분기에 한 번이라도 거래를 한 미확인 계좌는 145만9137개나 된다. 그만큼 시세 조종이나 자금세탁, 다단계 사기 등 불법 세력들이 끼어들 여지가 많다는 뜻이다. 가상화폐 시세 조종 가능성은 꾸준히 제기됐다. 한 유명 BJ가 올 2월 아프리카TV에서 가상화폐에 수억 원을 투자했다고 공개하자 누리꾼들이 추격 매수에 나서면서 해당 코인 가격이 급등했다. 특정 개인이나 집단이 얼마든지 시세를 조종할 수 있다는 게 확인된 셈이다.‘주식 리딩방’처럼 카카오톡 등을 통해 특정 코인의 매매를 부추기는 ‘코인 리딩방’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은 이날 ‘가상화폐 다단계 사기 주의보’를 발령했다. 최한철 민생사법경찰단 수사1반장은 “가상화폐는 피해를 입더라도 사법기관을 통해 구제받기 힘들 수 있다”고 했다. 정부도 10개 부처 합동으로 불법 행위에 대한 특별 단속에 나섰지만 투자자 보호나 피해 보상을 위한 장치는 아직도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여당 뒤늦게 “고강도 대책 세울 것” 4대 거래소의 1분기 거래 금액은 1486조2270억 원에 이른다. 코인 광풍이 거셌던 2018년 연간 거래 규모(936조3681억 원)를 훌쩍 뛰어넘었다. 가상화폐 거래가 급증하고 이상 신호가 곳곳에서 나타나면서 정치권도 대책 논의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이날 당 비상대책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각종 불법 행위, 사기 피해가 확산되는 상황이 매우 우려스럽다는 지도부의 공감대가 있었다. 강도 높은 대책이 필요하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장 특단의 대책이 나올지에 대해선 회의적 시각이 많다. 불법 거래를 처벌하거나 가상화폐를 규제하려면 가상화폐가 자본시장법에서 규정한 금융투자 상품에 포함돼야 하지만 이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는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 올해 가상화폐 신규 투자자(249만5289명) 가운데 20, 30대가 63.5%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청년들의 반발을 의식해 고강도 규제를 내놓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정부가 2018년 “거래소를 폐지할 수 있다”며 강하게 압박하자 가격 폭락으로 이어졌던 경험도 무시할 수 없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선 벌써부터 “정부가 청년들의 마지막 사다리를 걷어차려고 한다” “급락 때는 아무 말도 안 하다가 다시 급등하니 세금을 내라 하고 규제도 한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김형중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특임교수는 “미국은 가상화폐 거래소의 증시 상장을 허용하는데 한국은 아직도 3년 전과 비슷하다. 투자자 보호 대책을 세우고 금융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방향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박희창 ramblas@donga.com·김자현 기자}

“월급만 차곡차곡 모았다가는 어차피 ‘벼락거지’ 될 텐데 차라리 큰 거 한 방 노리는 게 낫죠.” 회사원 정모 씨(29)는 지난달 초 가상화폐 투자에 입문했다. 가상화폐로 수억 원을 벌었다는 주변 얘기에 손놓고 있을 수가 없었다. 친구들을 따라 가격이 싼 ‘잡코인’을 사고팔며 한 달도 안 돼 30% 넘는 수익을 올렸다. 자신감이 붙은 정 씨는 최근 주식에 넣었던 3000만 원을 모두 빼내 가상화폐에 ‘몰빵’했다. 가상화폐 시장이 마감 없이 24시간 운영되는 탓에 정 씨는 새벽에도 잠을 이루지 못하고 수시로 일어나 투자창을 확인한다. 정 씨는 “가상화폐가 잠을 뺏어갔지만 집을 살 수 있다는 꿈은 안겨줬다”고 했다. 올해 1분기(1∼3월) 가상화폐에 처음 뛰어든 투자자 10명 중 6명은 2030세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상화폐 과열이 심해지는 가운데 취업난과 생활고로 탈출구가 막힌 청년들이 초위험 자산에 ‘베팅’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동아일보가 권은희 국민의당 의원실을 통해 국내 4대 가상화폐 거래소(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의 투자자 현황을 분석한 결과, 올 1분기 신규 계좌를 개설해 투자를 시작한 사람은 249만5289명(중복 포함)이었다. 이 중 20, 30대 신규 투자자가 158만4814명으로 63.5%를 차지했다. 이제 막 성인이 된 만 19세도 3만6326명(1.5%)이었다. 4대 거래소의 연령별 투자자 실태가 공개된 건 처음이다. 또 신한은행이 만 20∼64세 취업자 1만 명을 설문한 결과 주식 투자자 중 20대는 85.5%가, 30대는 82.7%가 지난해 주식 계좌를 새로 만들거나 신규 종목을 매수한 ‘주린이’(주식+어린이)로 조사됐다. 하지만 최근 증시가 주춤한 사이 20, 30대 주식 투자자의 상당수가 가상화폐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홍기훈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는 “2000년대 초반 신용카드 사태가 청년 신용불량자를 대거 양산했던 것처럼 가상화폐 버블(거품)이 붕괴되면 한 방을 노리고 투자에 뛰어든 청년들이 최대 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2030 ‘코린이’ 석달새 158만명 급증… 재택 수업중에도 코인창만 들여다봐“이름이 예쁠 것, 가격이 1000원 아래일 것, 하루 20% 이상 오른 적이 없을 것….” 대학교 3학년생인 이모 씨(25)가 소개한 가상화폐 투자법이다. 올해 초 100만 원으로 가상화폐 투자를 시작한 이 씨는 400%의 수익률을 맛본 뒤 ‘코인 세계’에 빠져 살고 있다. 집에서 비대면 강의를 들으면서 하루 종일 가상화폐 관련 유튜브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들여다보고 코인을 사고판다. 아르바이트 자리를 찾는 것도 포기했다. “처음엔 왜 가상화폐 가격이 오르는지 공부했어요. 그런데 이유를 찾는 사이 가격이 더 뛰더라고요. 투자 분석할 시간에, 아르바이트할 시간에 가상화폐 거래를 한 번이라도 더 하는 게 이득입니다.” 3년 만에 ‘코인 광풍’이 다시 불면서 불나방처럼 가상화폐 투자에 뛰어드는 2030세대가 급증하는 실태가 통계로 확인됐다. 취업난, 생활고, 사회적 고립의 3중고(苦)에 시달리며 ‘코로나 3고 세대’로 전락한 청년층이 가상화폐에서 탈출구를 찾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 30대 코린이 158만 명 “한 방 노린다”20일 권은희 국민의당 의원실이 국내 4대 가상화폐 거래소(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에서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가상화폐 거래를 한 번 이상이라도 한 20, 30대는 233만5977명(중복 포함)이었다. 이 중 1분기에 계좌를 개설하고 투자를 시작한 20대(81만6039명)와 30대(76만8775명)는 158만4814명이었다. 20, 30대 가상화폐 투자자 10명 중 7명이 올 들어 투자에 뛰어든 ‘코린이’(코인+어린이)인 것이다. 코린이 비중은 연령이 낮을수록 높았다. 고등학교를 막 졸업하고 성인이 된 10대 투자자(만 19세)는 97.0%(3만6326명)가 신규 투자자였다. 이어 20대(73.8%), 30대(62.5%) 순으로 코린이가 많았다. 올해 대학에 입학한 김모 씨(19)도 3월 생일이 지나자마자 가상화폐 거래소에 계좌를 만들었다. 가상화폐로 돈을 번 선배나 친구들이 아르바이트를 그만두고도 씀씀이가 커진 게 부러웠기 때문이다. 60만 원을 투자해 2배로 불린 김 씨는 가족들 돈을 빌리거나 대출을 받아 가상화폐 투자를 늘릴 계획이다. 가상화폐 시장은 가격 제한폭이 없고 365일 운영된다. 적은 돈으로도 일확천금을 꿈꾸는 불나방 투자자들이 몰려들기 좋은 구조다. 일례로 세타퓨엘, 쎄타토큰, 앵커 같은 가상화폐는 최근 1년 수익률이 1만∼1만7000%에 이른다. 다들 가상화폐로 돈을 버는데 나만 기회를 놓칠지 모른다는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 심리도 청년들의 투자를 부추기고 있다. 투자 과열 분위기에 1분기 4대 거래소의 거래 규모(1486조2770억 원)는 지난해 연간 거래액(357조3449억 원)의 4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1분기 코스피 거래액(1206조2137억 원)도 앞질렀다. 가상화폐를 사기 위해 계좌에 넣어두는 예치금도 지난해 말 1조7537억 원에서 3월 말 6조4864억 원으로 급증했다.○ 30분 만에 1075배로 폭등, 한 달에 125번 거래하지만 시장 곳곳에선 이상 신호가 포착되고 있다. 20일 빗썸에 상장한 ‘아로와나토큰’은 오후 2시 반 50원에 거래를 시작해 오후 3시경 5만3800원으로 치솟았다. 불과 30분 만에 10만7500% 폭등한 것이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상장 당일 급등하는 가상화폐가 있지만 10만 %라는 상승률은 본 적이 없다”고 했다. 미국 프로그래머들이 비트코인 급등을 풍자하기 위해 장난처럼 만든 ‘도지코인’은 최근 전기자동차 회사 테슬라가 투자할 거라는 확인되지 않은 소문에 일주일 새 300% 넘게 급등했다. 가상화폐 대표 주자인 비트코인도 이달 13일 처음으로 국내 시장에서 8000만 원을 돌파했다가 14% 넘게 급락한 상태다. 가상화폐 가격 변동 폭이 이처럼 크다 보니 단타로 매매하는 투기 성향도 심해지고 있다. 1분기 4대 거래소의 투자자 1인당 월평균 거래횟수는 125.8회였다. 주말, 공휴일 가리지 않고 하루 4차례 이상 가상화폐를 사고판 셈이다. 한 대형 증권사의 주식 투자자 1인당 월평균 거래횟수가 25.8회인 것과 비교하면 가상화폐 투자자의 초단타 성향이 5배 수준으로 높았다. 2월 초 가상화폐 투자를 시작한 이모 씨(20·여)가 갈아탄 가상화폐도 한 달 새 20개가 넘는다. 이 씨는 원룸 보증금으로 마련해둔 300만 원으로 부모님 몰래 투자했지만 수익은커녕 원금을 100만 원이나 까먹었다. 원룸 입주 시기가 다가오자 그는 하루 12시간씩 단타 매매를 하고 있다. 황수성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신생 자산시장은 태생적으로 불완전할 수밖에 없지만 하루에도 몇 번씩 자산을 사고파는 건 도박에 가깝다. 투자 광풍 뒤엔 버블 붕괴 가능성이 있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가상화폐, 실명 미확인 ‘수상한 계좌’ 145만개가상화폐 계좌 10개 중 3개는 투자자 실명을 확인할 수 없는 미확인 계좌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이용한 시세 조종이나 자금 세탁, 투자 사기 등 불법 거래가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20일 국내 4대 가상화폐 거래소(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투자자 실명 등 개인정보를 확인할 수 없는 미확인 계좌는 145만9137개로 집계됐다. 이는 올 1분기(1∼3월)에 거래를 한 번 이상이라도 한 가상화폐 전체 계좌의 28.5%에 이르는 규모다.현재 4대 대형 거래소에서 가상화폐를 원화로 입출금하려면 실명 계좌가 있어야 하지만 중소형 거래소에선 실명 계좌가 없어도 된다. 실명 계좌 없이도 거래가 가능한 중소형 거래소는 100여 개로 추산된다.약 146만 개의 미확인 계좌는 이런 중소형 거래소에서 실명 미확인 계좌를 만든 뒤 4대 거래소로 가상화폐를 옮겨 투자하는 사람들이나 원화 거래가 필요 없는 일부 해외 투자자인 것으로 추정된다.문제는 실명 미확인 계좌를 통해 시세 조종 세력이 끼어들 여지가 높다는 점이다. 1분기 미확인 계좌의 평균 거래횟수는 520회로, 전체 가상화폐 계좌의 거래 횟수(377회)보다 훨씬 많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누구인지 확인할 수 없는 계좌에서 매매가 이렇게 많다는 건 시세 조종 의심이 가는 정황”이라고 했다.다만 지난달 25일부터 시행된 개정 특정금융정보법에 따라 모든 가상화폐 거래소는 9월 말까지 은행으로부터 실명 확인이 가능한 계좌를 받아 신고해야만 영업을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실명 계좌를 갖추기 힘든 중소형 거래소 상당수가 문을 닫으면서 시장 혼란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은행들이 검증이 어려운 중소형 거래소에 대해선 금융사고를 우려해 실명 계좌를 내줄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김자현 zion37@donga.com·이상환 기자}

“이름이 예쁠 것, 가격이 1000원 아래일 것, 하루 20% 이상 오른 적이 없을 것….” 대학교 3학년생인 이모 씨(25)가 소개한 가상화폐 투자법이다. 올해 초 100만 원으로 가상화폐 투자를 시작한 이 씨는 400%의 수익률을 맛본 뒤 ‘코인 세계’에 빠져 살고 있다. 집에서 비대면 강의를 들으면서 하루 종일 가상화폐 관련 유튜브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들여다보고 코인을 사고판다. 아르바이트 자리를 찾는 것도 포기했다. “처음엔 왜 가상화폐 가격이 오르는지 공부했어요. 그런데 이유를 찾는 사이 가격이 더 뛰더라고요. 투자 분석할 시간에, 아르바이트할 시간에 가상화폐 거래를 한 번이라도 더 하는 게 이득입니다.” 3년 만에 ‘코인 광풍’이 다시 불면서 불나방처럼 가상화폐 투자에 뛰어드는 2030세대가 급증하는 실태가 통계로 확인됐다. 취업난, 생활고, 사회적 고립의 3중고(苦)에 시달리며 ‘코로나 3고 세대’로 전락한 청년층이 가상화폐에서 탈출구를 찾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 30대 코린이 158만 명 “한 방 노린다”20일 권은희 국민의당 의원실이 국내 4대 가상화폐 거래소(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에서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가상화폐 거래를 한 번 이상이라도 한 20, 30대는 233만5977명(중복 포함)이었다. 이 중 1분기에 계좌를 개설하고 투자를 시작한 20대(81만6039명)와 30대(76만8775명)는 158만4814명이었다. 20, 30대 가상화폐 투자자 10명 중 7명이 올 들어 투자에 뛰어든 ‘코린이’(코인+어린이)인 것이다. 코린이 비중은 연령이 낮을수록 높았다. 고등학교를 막 졸업하고 성인이 된 10대 투자자(만 19세)는 97.0%(3만6326명)가 신규 투자자였다. 이어 20대(73.8%), 30대(62.5%) 순으로 코린이가 많았다. 올해 대학에 입학한 김모 씨(19)도 3월 생일이 지나자마자 가상화폐 거래소에 계좌를 만들었다. 가상화폐로 돈을 번 선배나 친구들이 아르바이트를 그만두고도 씀씀이가 커진 게 부러웠기 때문이다. 60만 원을 투자해 2배로 불린 김 씨는 가족들 돈을 빌리거나 대출을 받아 가상화폐 투자를 늘릴 계획이다. 가상화폐 시장은 가격 제한폭이 없고 365일 운영된다. 적은 돈으로도 일확천금을 꿈꾸는 불나방 투자자들이 몰려들기 좋은 구조다. 일례로 세타퓨엘, 쎄타토큰, 앵커 같은 가상화폐는 최근 1년 수익률이 1만∼1만7000%에 이른다. 다들 가상화폐로 돈을 버는데 나만 기회를 놓칠지 모른다는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 심리도 청년들의 투자를 부추기고 있다. 투자 과열 분위기에 1분기 4대 거래소의 거래 규모(1486조2770억 원)는 지난해 연간 거래액(357조3449억 원)의 4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1분기 코스피 거래액(1206조2137억 원)도 앞질렀다. 가상화폐를 사기 위해 계좌에 넣어두는 예치금도 지난해 말 1조7537억 원에서 3월 말 6조4864억 원으로 급증했다.○ 30분 만에 1075배로 폭등, 한 달에 125번 거래하지만 시장 곳곳에선 이상 신호가 포착되고 있다. 20일 빗썸에 상장한 ‘아로와나토큰’은 오후 2시 반 50원에 거래를 시작해 오후 3시경 5만3800원으로 치솟았다. 불과 30분 만에 10만7500% 폭등한 것이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상장 당일 급등하는 가상화폐가 있지만 10만 %라는 상승률은 본 적이 없다”고 했다. 미국 프로그래머들이 비트코인 급등을 풍자하기 위해 장난처럼 만든 ‘도지코인’은 최근 전기자동차 회사 테슬라가 투자할 거라는 확인되지 않은 소문에 일주일 새 300% 넘게 급등했다. 가상화폐 대표 주자인 비트코인도 이달 13일 처음으로 국내 시장에서 8000만 원을 돌파했다가 14% 넘게 급락한 상태다. 가상화폐 가격 변동 폭이 이처럼 크다 보니 단타로 매매하는 투기 성향도 심해지고 있다. 1분기 4대 거래소의 투자자 1인당 월평균 거래횟수는 125.8회였다. 주말, 공휴일 가리지 않고 하루 4차례 이상 가상화폐를 사고판 셈이다. 한 대형 증권사의 주식 투자자 1인당 월평균 거래횟수가 25.8회인 것과 비교하면 가상화폐 투자자의 초단타 성향이 5배 수준으로 높았다. 2월 초 가상화폐 투자를 시작한 이모 씨(20·여)가 갈아탄 가상화폐도 한 달 새 20개가 넘는다. 이 씨는 원룸 보증금으로 마련해둔 300만 원으로 부모님 몰래 투자했지만 수익은커녕 원금을 100만 원이나 까먹었다. 원룸 입주 시기가 다가오자 그는 하루 12시간씩 단타 매매를 하고 있다. 황수성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신생 자산시장은 태생적으로 불완전할 수밖에 없지만 하루에도 몇 번씩 자산을 사고파는 건 도박에 가깝다. 투자 광풍 뒤엔 버블 붕괴 가능성이 있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가상화폐::동전, 지폐 같은 실물 없이 사이버상에서 거래되는 가상자산의 일종. 분산형 데이터 저장기술인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유통되기 때문에 정부, 중앙은행에서 거래를 관리하지 않고 가치나 지급을 보장하지도 않는다. 20일 현재 국내외에서 거래되는 가상화폐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 도지코인, 에이다 등 9300여 개가 있다.김자현 zion37@donga.com·이상환 기자}

“앞으로 전기자동차 시장이 커진다는 건 알겠는데 어떤 기업이 시장을 주도할지는 잘 모르겠죠? 그래서 상장지수펀드(ETF)가 중요합니다.” 고객 자산 47조 원을 굴리는 김정범 미래에셋증권 고객자산운용본부장은 최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ETF 성장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특히 디지털 융합의 시대에는 ‘테마형 ETF’에 주목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해부터 주식시장으로 머니무브(자금 이동)가 이어지는 가운데 수익률과 안정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쫓아 ETF 투자에 뛰어드는 ‘개미’들도 늘고 있다. 실제 국내 ETF 시장 규모(시가총액)는 2010년 말 6조578억 원에서 지난해 말 52조365억 원으로 10년 만에 9배 가까이로 급성장했다. ○ 자산가들은 발 빠르게 테마형 ETF에 투자 김 본부장은 “편리성, 경제성, 투명성 측면에서 ETF는 가장 핫한 금융상품”이라고 말했다. ETF는 증시에 상장돼 주식처럼 손쉽게 투자할 수 있는 데다 평균 보수가 연 0.3% 안팎으로 액티브 펀드보다 저렴하고, 편입된 자산의 변화도 실시간으로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김 본부장은 그중에서도 테마형 ETF를 눈여겨보라고 조언했다. 테마형 ETF는 클라우드, 헬스케어, 전기차 등 거대 트렌드 변화에 투자하는 ETF다. 김 본부장은 “최근 산업 간, 기술영역 간 융합이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하나의 산업을 추종하는 것보다 우주, 전기차 같은 메가 트렌드를 쫓아 투자하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고액 자산가들은 이미 발 빠르게 테마형 ETF 투자를 늘려가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이 자산 10억 원 이상을 보유한 고객 1만2100여 명의 ETF 투자를 분석한 결과 최근 6개월간 잔액이 가장 많이 늘어난 상위 2∼4위 ETF는 모두 테마형 ETF였다. 2차전지 관련 종목에 투자하는 ‘TIGER KRX2차전지K-뉴딜’, 전기차와 관련된 ‘TIGER 차이나전기차SOLACTIVE’, 바이오·배터리·인터넷·게임에 투자하는 ‘TIGER KRX BBIG K-뉴딜’ 등이다. 모두 지난해 10∼12월 신규 상장된 테마형 ETF다.○ ETF 투자도 ‘분산’ ‘적립’ 2가지 기억해야 김 본부장은 유망한 메가 트렌드라도 하나의 ETF에 ‘몰빵 투자’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각광받는 테마는 언제든 바뀔 수 있고 국가별로도 시장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며 “ETF도 분산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예컨대 미래 산업에 투자하고 싶다면 전기차에 몰아서 투자할 게 아니라 게임, 헬스케어 등으로 투자군을 분산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ETF도 적립식 투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본부장은 “주식 투자 수익의 80∼90%는 전체 보유 기간의 7%에서 나온다는 분석이 있다. 수익을 최대한 높일 기간만 콕 집어내기 어려운 만큼 적립식으로 장기 투자해야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ETF 종목을 투자자 스스로 선택하는 게 어렵다면 ‘ETF랩’이 효과적인 투자법이 될 수 있다고 했다. ETF 랩은 전문가가 유망 ETF를 골라 펀드처럼 구성해주는 상품이다. 펀드와 달리 거의 실시간으로 종목 구성을 확인할 수 있다. 김 본부장은 “미래에셋증권의 글로벌 혁신성장 ETF랩의 연환산 수익률은 27%에 이른다”며 “ETF랩 순자산 규모는 지난해 말 1000억 원 수준에서 올해 2월 말 3000억 원으로 급증하는 등 투자자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미국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가 뉴욕증시 상장 첫날 30% 넘게 급등하며 가상화폐 제도권 진입의 첫발을 성공적으로 내디뎠다. 하지만 한국, 미국 등 중앙은행 수장들은 가상화폐 투자 과열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며 “가치가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14일(현지 시간) 코인베이스는 신주를 발행하는 일반 기업공개(IPO)와 달리 기존 주주가 보유한 주식을 곧바로 상장하는 ‘직상장’으로 나스닥시장에 입성했다. 381달러에 거래를 시작한 코인베이스는 장 초반 429.54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결국 직상장 공모가에 해당하는 준거 가격(250달러)에 비해 31.3% 급등한 328.2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상장 첫날 시가총액은 857억8000만 달러(약 95조7000억 원)로 불었다. 코인베이스가 2018년 자금을 유치했을 때 기업가치 80억 달러로 평가받은 것을 고려하면 3년 만에 기업가치가 10배 이상으로 치솟은 셈이다. 미국 가상화폐 거래소 중 최초로 증시에 상장한 코인베이스는 2012년 설립돼 100개 이상 국가에 5600만 명이 넘는 이용자를 두고 있다. 코인베이스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브라이언 암스트롱의 재산도 약 19조 원으로 늘었다. 한국의 ‘서학개미’들도 이날 코인베이스 주식을 2592만 달러어치 순매수하며 주가 상승세에 동참했다.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하나금융투자, 키움증권 등 6개 증권사에서 국내 투자자들이 사들인 코인베이스 주식은 4866만 달러어치이며, 이 중 2274만 달러를 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코인베이스가 나스닥 시장에 화려하게 입성하면서 그동안 제도권 밖에 머물렀던 가상화폐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정민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페이팔, 테슬라, 스타벅스 등 미국 기업이 가상화폐 결제 기능을 탑재하고 제도권 운용사들이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며 “코인베이스의 상장은 가상화폐의 제도권 편입이라는 ‘메가 트렌드’의 첫 이정표로 작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인베이스 외에도 미국 크라켄, 이스라엘 이토로 등 가상화폐 거래소가 상장 계획을 밝혔다. 국내에서도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가 나스닥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코인베이스 반사 효과로 15일 국내 증시에서는 두나무 지분을 보유한 카카오 등의 주가가 크게 뛰었다. 하지만 코인베이스의 상장 첫날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은 워싱턴경제클럽과의 인터뷰에서 “가상화폐는 투기를 위한 수단이며 결제 수단으로 활발히 사용되고 있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파월 의장은 지난달에도 “가상화폐는 변동성이 커 가치저장 수단으로 유용하지 않다. 달러화보다 금의 대체재인 투기적 자산에 가깝다”고 밝힌 바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15일 기자간담회에서 “비트코인 등 암호자산(가상화폐)이 지급 수단으로 사용되는 데는 제약이 아주 많고, 또 내재가치가 없다는 입장은 변한 게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암호자산에 대한 투자가 과도해진다면 투자자들에 대한 관련 대출이 부실화될 가능성이 있고, 금융 안정 측면에서도 리스크가 큰 것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금융위원회도 이날 국내 일부 가상화폐 거래소가 폐업할 가능성이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또 가상화폐 투자설명회를 통한 투자 사기에도 유의하라고 강조했다.박희창 ramblas@donga.com·김민·김자현 기자}
삼성전자가 16일 역대 최대 규모로 지급하는 배당금 13조 원의 향방에 증권가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6일 특별배당을 포함해 총 13조1243억 원의 배당금을 주주들에게 지급한다. 국내 증시 역사상 최대 배당금이다. 보통주 주당 354원(우선주 355원)에 특별배당금 주당 1578원을 더한 금액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주식을 보유한 약 215만 명의 ‘동학개미’들도 두둑한 배당금을 받게 됐다. 개인 소액 주주들에게 지급되는 배당금은 약 8000억 원으로 추산된다. 삼성전자 주식 55%(보통주 기준)를 보유한 외국인투자가들은 약 7조7400억 원의 배당금을 받는다.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보통주 지분(4.18%)을 포함해 총수 일가가 받는 배당금은 1조 원가량으로, 상속세 재원으로 쓰일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는 사상 최대 규모의 배당금이 일시에 풀리는 만큼 증시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외국인이 받아가는 7조7000억 원이 국내 증시에 재투자된다면 3,100대에서 횡보하는 코스피가 다시 한번 상승의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외국인이 받는 배당금은 통상 재투자가 많이 된다”며 “삼성전자 실적 전망 등을 고려하면 분위기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삼성전자가 16일 역대 최대 규모로 지급하는 배당금 13조 원의 향방에 증권가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6일 특별배당을 포함해 총 13조1243억의 배당금을 주주들에게 지급한다. 국내 증시 역사상 최대 배당금이다. 보통주 주당 354원(우선주 355원)에 특별배당금 주당 1578원을 더한 금액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주식을 보유한 약 215만 명의 ‘동학개미’들도 두둑한 배당금을 받게 됐다. 개인 소액 주주들에게 지급되는 배당금은 약 8000억 원으로 추산된다. 삼성전자 주식 55%(보통주 기준)를 보유한 외국인 투자자들은 약 7조7400억 원의 배당금을 받는다.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보통주 지분(4.18%)을 포함해 총수 일가가 받는 배당금은 1조 원가량으로, 상속세 재원으로 쓰일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는 사상 최대 규모의 배당금이 일시에 풀리는 만큼 증시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외국인이 받아가는 7조7000억 원이 국내 증시에 재투자 된다면 3,100대에서 횡보하는 코스피가 다시 한번 상승의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외국인이 받는 배당금은 통상 재투자가 많이 된다”며 “삼성전자 실적 전망 등을 고려하면 분위기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코스닥지수가 ‘닷컴 버블’이 있던 2000년 9월 이후 약 21년 만에 1,000을 돌파하며 ‘천스닥’ 시대를 열었다. 코스피가 박스권에 갇힌 사이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이 중소형주로 빠르게 옮겨가는 모습이다. 12일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1.26포인트(1.14%) 오른 1,000.65에 마감했다. 코스닥지수가 종가 기준으로 1,000 선을 넘어선 것은 닷컴 버블이 한창이던 2000년 9월 14일(1,020.70) 이후 20년 7개월 만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으로 지난해 3월 저점(428.35)을 찍은 이후 1년여 만에 133% 상승한 것이다. 이날 코스닥시장의 시가총액도 411조1000억 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나타냈다. 이날만 놓고 보면 외국인이 364억 원을 순매수하며 코스닥지수 상승세를 이끌었다. 개인투자자들은 196억 원어치를 팔았다. 하지만 천스닥 상승 기반을 닦은 것은 지난해부터 올해 3월까지 코스닥시장에서 21조6000억 원어치를 사들인 ‘개미’들이었다. 개인투자자들은 올 들어서만 5조3300억 원 이상을 순매수하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특히 바이오, 게임, 2차전지 등 혁신 성장 산업이 천스닥 시대의 발판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도 코스닥 대장주인 셀트리온헬스케어(1.48%)를 비롯해 셀트리온제약(1.60%), 씨젠(4.31%), 펄어비스(2.91%), 카카오게임즈(1.29%) 등 코스닥 시총 상위 종목들이 일제히 올랐다. 거래소 측은 “코로나19 상황에서 코스닥 주축인 제약, 바이오 종목이 상승세를 주도했고 지난해 하반기(7∼12월) 이후엔 2차전지, K뉴딜 관련 소재 종목이 상승을 뒷받침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코스닥시장이 천스닥에 안착하고 추가 성장세를 이어가려면 상장기업들의 실적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정용택 IB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바이오 종목의 임상실험, 무상증자 소식 등에 자극받아 코스닥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다”며 “이 기업들의 개별 실적이 뒷받침돼야 주가 흐름이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