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관세청 국정감사에서 세계 2위의 외국계 면세점인 듀프리의 김해국제공항 면세점 진출에 대한 대책 마련을 주문하는 지적이 제기됐다. 관세청은 외국계 기업의 진출을 막기 위한 법률 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무늬만 중견기업’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듀프리가 면세점 인허가 권한을 갖고 있는 관세청의 최종 승인을 받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백운찬 관세청장은 2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김해공항 면세점 사업자로 낙찰된 듀프리토마스쥴리코리아의 자격은 현행법상 하자가 없는 듯 보인다”며 “규제를 하려면 입법 보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백 청장은 새누리당 나성린 의원이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대기업을 배제했는데 외국의 세계적인 기업이 낙찰됐다”며 대책을 묻자 이같이 답변했다. 지난해 매출액이 40억 달러에 이르는 스위스 회사인 듀프리는 DSF에 이어 세계 2위의 면세점 기업이다. 듀프리는 8월 국내에 자회사인 듀프리토마스쥴리코리아를 설립했다. 이어 10월 한국공항공사가 진행한 김해공항 면세점의 중소·중견기업 구역(DF2) 운영자 선정 입찰에서 최종 낙찰자로 선정됐다. 자본금 1000만 원에 직원이 3명인 듀프리토마스쥴리코리아는 산업발전법상 중견기업(중소기업과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이 아닌 경우)의 자격으로 입찰에 나섰다. 관세청은 듀프리토마스쥴리코리아가 다음 달 공항공사 측과 면세점 임대차 계약을 마무리하고 면세점 허가 신청을 내면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본격적인 심사에 나설 계획이다. 관세청 내부에서는 “중소기업 육성 취지에 어긋나기 때문에 허가를 내줘선 안 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관세청 관계자는 “듀프리 측이 허가를 신청하면 법령 요건, 중소기업 우대 정책 취지, 국내 기업 간 형평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후 최종 결정을 내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용 기자 parky@donga.com}
국세청이 다음 달 국내 최대 프랜차이즈 빵집인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를 포함해 슈퍼, 세탁소 등의 프랜차이즈 가맹점에 대해 대대적인 소득 탈루 검증에 착수한다. 프랜차이즈 본사가 관리하는 매출 자료보다 세무서에 소득을 적게 신고한 가맹점이 대상이다. 탈세 여부를 둘러싸고 세무 당국과 가맹점 간의 치열한 ‘세금 공방’이 예상된다. 국세청 관계자는 24일 “뚜레쥬르 본사의 판매시점정보관리(POS) 기기 정보와 가맹점이 관할 세무서에 신고한 소득을 대조하는 작업을 이달 말 마칠 계획”이라며 “다음 달 초부터 지방청별로 소득을 축소 신고한 정황이 있는 가맹점주에게 소명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음 달 말경에는 전국에 3200여 개 가맹점을 확보한 국내 최대 프랜차이즈 빵집인 파리바게뜨 가맹점에 대한 소득 탈루 검증 작업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대기업 계열 슈퍼, 세탁소, 치킨집, 화장품 매장 등의 프랜차이즈 가맹점도 검증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은 소득을 줄여 신고한 정황이 확인된 가맹점주에게 부가가치세 수정 신고를 요청할 방침이다. POS는 프랜차이즈 가맹점이 물품을 판매하면 관련 정보를 실시간으로 본사에 전달하는 정보시스템이다. 이 자료를 입수하면 각 가맹점이 본사에 통보한 매출액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국세청은 올해 4월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사후검증 중점 관리업종’으로 지정하고 빵집, 외식업 등 프랜차이즈 본사로부터 POS 자료를 입수했다. 국세청은 이 자료와 대조해 세무서에 매출을 적게 신고한 가맹점주를 확인하는 작업을 벌였다. 중부지방국세청은 7월 이런 방법으로 관내 뚜레쥬르 가맹점의 소득 축소 정황을 확인하고 부가세 부과제척기간이 끝나가는 5년 전의 소득에 대해 수정 신고하라는 안내문을 발송한 바 있다. 하지만 해당 점주들이 “본사의 POS 매출과 실제 매출은 다를 수밖에 없다”고 반발해 검증 작업을 일시 중단했다. POS 매출에는 기부나 할인 판매한 빵도 정가 판매로 기록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2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중부청 국감에서도 이와 관련해 ‘자영업자 세금폭탄’ 논란이 불거졌다. 국세청은 본청 차원의 통일된 과세 지침을 마련하고 가맹점주의 주장을 검증해 과세에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가맹점들이 소득을 제대로 신고하지 않는 것은 엄연한 탈세이기 때문에 매출 차액에 대한 소명을 요구하는 것”이라며 “다만 가맹점주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최근 2년 치 정도의 소득에 대한 소명만 요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박용 기자 parky@donga.com}

“목돈 불릴 곳은 없고, 세금 부담은 늘고….” 주부 김모(42) 씨는 요즘 인터넷 재테크 사이트를 수시로 확인한다. 목돈 불릴 곳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은행의 1년 정기예금 이자는 2%대. 정부의 각종 부양대책에도 부동산 시장에는 여전히 찬바람이 분다. 게다가 세수가 부족해진 정부가 각종 비과세 감면 혜택을 줄이고 금융소득 과세를 강화하는 분위기다. 김 씨는 “이자가 낮아 은행이 돈을 불리는 곳이 아니라 맡기는 곳이 됐다”며 “비과세 상품을 통한 ‘세(稅) 테크’ 상품을 주로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재테크 ‘공황시대’다. 낮은 금리와 침체된 부동산 시장, 요동치는 주식시장에서 지친 투자자들이 비과세 상품을 적절히 활용하는 재테크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보험사의 대표적인 ‘스테디셀러’ 상품인 비과세 저축보험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2013년 재테크 키워드는 ‘절세’ 은행 프라이빗뱅커(PB)들은 흔히 자산의 50∼60% 정도를 안정적이고 보수적으로 운용하라고 조언한다. 이때 흔히 권하는 상품이 비과세 저축보험. 10년 이상 유지하면 이자소득세(15.4%)를 내지 않아도 된다. 가입 기간에는 금융종합소득 과세 대상에도 포함되지 않는다. 실세 금리가 반영되기 때문에 금리 상승기에는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고, 금리가 떨어져도 최저 이율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최춘석 하나생명 차장은 “올해부터 금융종합소득과세 기준이 4000만 원에서 2000만 원으로 강화돼 지난해와 올해 초에 고소득 자산가들의 저축보험 가입이 많았다”며 “요즘에도 비과세 저축보험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연말정산을 대비하는 직장인들의 관심도 높다. 김일수 KB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팀장은 “세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게 되면 내년부터 연금저축의 소득공제 혜택이 세액 공제로 전환될 것”이라며 “세금 감면 혜택이 줄기 때문에 새로운 절세 상품을 찾거나 공격적인 투자로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장기 목돈 마련에 유리 저축보험의 장점은 은행 예금이나 적금 이자보다 공시이율(보험사가 적용하는 금리)이 높다는 점이다. 연 복리 상품이기 때문에 노후 자금이나 자녀교육 자금 등을 위한 장기 목돈 마련에도 좋다. 결혼 초기에 가입해 자녀가 초등학교에 입학할 무렵 교육 자금으로 찾아 쓰거나 조기 은퇴를 대비해 40대부터 목돈을 마련하는 방안으로 비과세 저축보험을 활용할 수 있다. 비과세 혜택에는 조건이 있다. 저축보험에 가입하고 비과세 혜택을 받으려면 만기(보험 혜택을 볼 수 있는 기간)는 최소 10년이 돼야 한다. 납입기간(보험료를 납입하는 기간)은 보험사마다 다르지만 거치형의 일시납 상품과 월납 상품을 설정할 수 있다. 재테크 전문가들은 “직장인들의 경우 노후를 대비한 국민연금, 개인연금, 퇴직연금과 같은 3대 노후보장 상품을 가입하고 목돈은 비과세 저축보험으로 준비해도 좋다”고 말한다. 10년 유지 각오해야 이득 장기간 목돈이 묶인다는 점은 저축보험의 약점이다. 보험 상품이기 때문에 초기 사업비가 발생한다. 만기 전에 해지를 하게 되면 손해를 볼 가능성이 크다. 재테크 전문가들은 “일반적으로 7년 이내에 해지를 하면 은행 예금보다 수익성이 떨어진다”고 말한다. 젊을수록 갑자기 큰돈을 써야 할 때가 많다. 가입 목적과 수입 상황을 고려해 보험료와 납입 기간을 정한다. 가입할 때 공시이율과 최저보장 이율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공시이율은 매달 한 번씩 달라지는 변동금리가 적용된다. 금리 하락기에는 수익률이 떨어질 수 있다. 이때 최저보장 이율(공시이율이 떨어져도 보험사가 보장해주는 최소한의 수익률)이 중요하다. 최저보장 이율은 2∼2.5% 정도지만 최근 3.5%까지 수익률을 보장하는 양로보험 상품까지 나왔다. 과거 10% 안팎의 높은 확정금리를 제시한 저축보험 상품에 가입했다면 해지하지 말고 유지하는 것이 이득이다. 최근 저축보험 상품 가운데 연금전환 특약이 포함된 경우도 많다. 만기 시에 보험금을 연금 형태로 전환해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평균 수명이 늘어나는 추세이기 때문에 연금으로 전환할 경우 가입 시점의 연금 생존율을 적용하는 상품이 유리하다.박용 기자 parky@donga.com}
경기 침체로 정부의 세수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인천 경기 강원 지역을 관할하는 중부지방국세청이 지난해보다 약 1조8000억 원의 세금을 더 걷어 눈길을 끌고 있다. 22일 국세청이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민주당 이인영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8월 서울지방국세청이 걷은 세금은 41조3121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조6350억 원(12.0%) 감소했다. 특히 법인세수의 감소 폭(4조8652억 원)이 컸다. 반면, 중부청의 세수는 같은 기간 20조4299억 원으로 집계돼 오히려 1조8108억 원(9.7%)이 늘었다. 법인세만 1조8001억 원이 더 걷혔다. 서울 지역은 경기에 민감한 금융, 서비스업 비중이 높아 법인세수가 감소한 반면 중부청 관내인 경기도와 인천에 삼성전자, NHN, GM대우, 기아자동차, 쌍용자동차 등 업황이 좋은 기업이 많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들 기업이 법인세를 많이 내면서 ‘전차(電車·전자와 자동차 업종) 효과’를 톡톡히 본 것이다.박용 기자 parky@donga.com}
변호사 의사 등 9개 전문직 종사자 가운데 한 달에 200만 원도 벌지 못한다고 소득을 신고한 사업자가 900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100명 중 약 9명꼴이다. 16일 국세청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민주당 이낙연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변호사 회계사 세무사 관세사 건축사 변리사 법무사 감정평가사 의료업 등 9개 전문직 사업자 10만158명의 연간 평균 매출액은 4억6000만 원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연간 2400만 원(월 200만 원) 이하를 번다고 소득을 신고한 사업자는 전체의 9.1%(9095명)로 조사됐다. 연간 2400만 원 이하 소득 사업자의 업종별 비율은 건축사(25.0%) 감정평가사(24.7%) 변호사(17.2%) 법무사(12.1%) 변리사(10.1%) 회계사(8.4%) 세무사(6.7%) 의료업(6.6%) 관세사(6.1%)의 순이다.박용 기자 parky@donga.com}
납세자가 세금을 내는 과정에서 증빙서류 발급 등으로 부담하는 납세협력 비용이 국내총생산(GDP)의 0.8%인 약 10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세청은 행정정보 공유와 서류의 전산화 등을 통해 납세협력 비용을 5년간 15% 줄이기로 했다. 국세청은 한국조세재정연구원에 의뢰해 2011년 납세협력 비용을 추산한 결과 총 세수(180조 원)의 5.5%인 9조8878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16일 밝혔다. 납세자가 세금 1000원을 납부하면서 납세협력 비용으로 55원을 부담한 셈이다. 납세협력 비용은 납세자가 세금 납부를 위해 증빙서류 발급, 장부와 신고서 작성처럼 세금을 신고하고 납부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경제적, 시간적 비용을 말한다. 이 비용은 2007년 국내총생산(GDP)의 0.85%에서 2011년 0.8%로 소폭 감소했으나 여전히 납세자에게는 적지 않은 부담이 된다. 납세자 유형별로는 법인사업자가 5조416억 원으로 2011년 전체 납세협력 비용의 51%를 차지했다. 개인사업자는 4조1137억 원(41.6%), 근로소득자 등 비사업자는 7325억 원(7.4%)을 냈다. 법인사업자와 개인사업자는 업체당 평균 182만 원의 납세협력 비용을 부담했다. 상속세 납세자의 1인당 납세협력 비용은 239만1000원으로, 연말정산 간소화서비스 도입으로 부담이 크게 줄어든 근로소득자가 부담하는 비용(2만 원)의 119.6배로 조사됐다. 양도소득세와 증여세의 1인당 납세협력 비용은 각각 31만6000원, 56만7000원이었다. 박용 기자 parky@donga.com}

아시아 지역 국세청장들이 제주에 모여 역외탈세 방지 등을 위한 국가 간 협력을 논의한다. 국세청은 제43회 아시아국세청장 회의가 제주에서 3박 4일 일정으로 개막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행사에는 일본 중국 호주 베트남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홍콩 등 16개국 국세청장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7개 국제기구 관계자 등이 참석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개막식에 보낸 동영상 축하 메시지를 통해 “안정적인 재정수입 확보와 공평과세 달성을 위한 국제사회 공동의 노력이 중요하다”며 국가 간 협력을 당부했다. 김덕중 국세청장은 중국 일본 베트남 등을 포함한 14개국 국세청장과 양자회담을 갖고 조세 현안과 세정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수입악기 전문 판매회사를 운영하는 A 씨는 카드 결제나 현금 영수증을 원하는 고객에게는 웃돈을 달라고 요구했다. 고객들이 현금으로 고가의 악기 등을 구입하도록 유도한 것이다. A 씨는 현금 거래를 통해 벌어들인 돈으로 골드바 등을 사서 소득을 감췄다가 국세청의 세무조사를 받고 있다. 화가인 B 씨는 현금을 받고 작품을 판매하고 고가의 별장까지 구입해 세무 당국의 조사 대상이 됐다. 국세청은 현금 수입을 제대로 신고하지 않고 탈세한 혐의를 잡고 의사 변호사 화가 자영업자 등 52명에 대해 세무조사에 들어갔다고 10일 밝혔다. 최근 5만 원권 품귀 현상과 금값 하락을 틈탄 골드바 사재기가 벌어지고 개인금고 판매가 늘어나는 등 지하 경제로 수상한 돈이 흘러들어가는 정황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국세청은 올해 상반기(1∼6월)에만 고소득 자영업자 442명에 대해 세무조사를 벌여 2806억 원의 추징금을 부과하고 16명을 조세범 처벌법에 따라 검찰에 고발했다.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세무조사를 받은 고소득 자영업자 4396명에 대해 부과된 세금만 2조4088억 원에 이른다.박용 기자 parky@donga.com}
올해 들어 세무 당국이 세금을 잘못 부과했다는 납세자의 주장이 받아들여지는 일이 부쩍 늘고 있다. 경기 불황 속에 세수(稅收)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무리하게 세금을 걷는 게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민주당 이낙연 의원이 조세심판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국세청이 부과한 세금에 불복해 납세자가 낸 조세불복 심판청구는 2862건으로 나타났다. 조세심판원이 결정을 내린 심판청구 2276건 중 납세자의 주장을 받아들여 세금 부과를 취소하거나 조정한 인용 건수는 950건(인용률 41.7%)으로 집계됐다. 비슷비슷한 소액 병합사건(321건)을 제외하더라도 인용률(납세자 승소율)이 32.2%에 이른다. 지난해 연간 인용률(26.4%)과 비교하면 납세자의 주장을 받아들이는 비율이 높아졌다. 법정에서 부당함을 호소한 납세자도 적지 않다. 올해 상반기 세금 불복으로 법원에 낸 행정소송은 961건이다. 법원이 납세자의 손을 들어줘 국세청이 패소한 비율은 12.9%로 지난해 평균 패소율(11.7%)보다 높다. 반면 국세청에서 자체 처리한 납세자의 이의신청과 심사청구의 인용률은 23.9%, 19.8%로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감소했다. 납세 불복 사례가 늘어나면서 국세청이 납세자의 이의신청, 심사·심판청구, 소송과 같은 법원 판결에 따라 세금을 깎아주거나 돌려준 금액도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국세 과·오납 환급금액은 1조8378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납세자가 이의를 제기해 세금을 깎아주거나 취소한 ‘불복 환급액’은 8121억 원이었다. 지난해 상반기(3604억 원)의 2.25배에 이르는 금액이다. 이낙연 의원은 “세수 부족을 메우기 위해 국세청이 무리하게 세금을 거둬들인 결과”라며 “세정 당국에 대한 신뢰가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부실 과세’가 늘어나면 환급 가산금까지 세금으로 물어줘야 한다는 점도 문제다. 안창남 강남대 교수(세무학)는 “올해 상반기 납세불복 청구의 상당 부분은 지난 정부에서 부과한 세금 관련 내용일 것”이라며 “외국에 비해 부실 과세 비율이 높다고 볼 수는 없지만 증가하는 추세는 문제”라고 지적했다.박용 기자 parky@donga.com}

올해 처음 부과된 ‘계열사 간 일감 몰아주기’ 증여세 신고자 10명 중 약 7명이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의 주주로 나타났다. 증여세 자진 신고액도 당초 정부가 추산한 1000억 원을 훌쩍 뛰어넘는 1859억 원으로 집계됐다. 재계는 “일감 몰아주기 과세는 중소기업에 부담을 주는 이중규제”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국세청은 2012년 거래분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증여세 신고를 받은 결과 신고 대상자(1만658명) 중 96.9%(1만324명)가 1859억 원의 증여세를 자진 신고했다고 8일 밝혔다. 1인당 1800만 원꼴이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세법 개정안을 마련하며 일감 몰아주기 과세로 약 1000억 원 정도의 세수가 걷힐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과세 대상자와 금액이 더 많았다. 계열사를 많이 거느린 자산 5조 원 이상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의 주주는 전체 신고자의 1.5%(154명)를 차지했다. 납부 세액은 전체 납부액의 43.1%인 801억 원으로 집계됐다. 중소·중견기업 주주도 대거 과세 대상에 포함됐다. 매출액 1000억 원 미만의 중소기업 법인은 전체 신고 법인의 72.3%(4405개)를 차지했다. 중소기업 법인 주주 등 7838명(전체 신고자의 75.9%)이 일감 몰아주기 증여세로 282억 원(전체 신고 세액의 15.2%)을 신고했다.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에 속하지 않은 일반 법인까지 포함하면 증여세 신고자의 98.5%가 중소·중견기업의 주주인 셈이다. 일감 몰아주기 과세는 계열사끼리 일감을 몰아줘 총수 일가가 편법 상속 증여하는 일을 막자는 취지로 올해 처음 도입됐다. 특수 관계 법인으로부터 일감을 받은 수혜 법인의 주식을 직간접적으로 3% 넘게 보유한 지배주주와 친족이 과세 대상이다. 수혜 법인이 매출액의 30%를 초과해 특수 관계 법인과 거래를 했고 세후 영업이익이 발생했다면 증여세를 내야 한다. 하지만 매출 규모와 관계없이 세금을 물리다보니 중소·중견기업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와 한국중견기업연합회는 이날 논평을 내고 “대기업의 편법 증여를 통한 부의 대물림을 막기 위해 도입된 제도가 중소·중견기업을 옥죄고 있다”며 “일감 몰아주기 증여세 과세 대상에서 중소·중견기업을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8월 세법 개정안을 마련하면서 중소기업의 일감 몰아주기 과세에 대해 지배주주의 지분 기준을 5% 초과로, 특수 관계 법인과의 거래 비율 기준을 50% 초과로 완화했다. 하지만 이번에 증여세 신고를 한 중소기업의 평균 주식보유비율이 약 40%, 평균 거래비율이 약 70%로 나타나 규제완화의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에서 논의될 일감 몰아주기 규제 완화 내용이 담긴 세법 개정안을 둘러싼 논란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재계에서는 일감 몰아주기 과세를 아예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배상근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본부장은 “계열사 간 거래는 글로벌 기업도 다 하는 보편적 경영행위”라며 “내년부터 공정거래법상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가 시행되는 만큼 증여세는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박용·강유현 기자 parky@donga.com}
국세청이 CJ그룹 계열사인 CJ E&M에 대한 특별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26일 CJ그룹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지방국세청은 이날 서울 마포구 상암동 CJ E&M 본사에 조사4국 소속 조사관 수십 명을 보내 회계장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압수했다. CJ E&M은 이재현 CJ그룹 회장 누나인 이미경 부회장이 사실상 총괄하고 있다. 2011년 케이블채널과 영화, 공연, 엔터테인먼트, 게임 부문 등 6개 계열사가 통합돼 출범했다. 국세청은 이에 앞서 올해 2월 이 회사에 대한 정기 세무조사를 벌인 바 있다. 국세청이 7개월 만에 기획조사를 전담하는 서울청 조사4국 직원들을 전격 투입한 만큼 이재현 CJ그룹 회장과 이 부회장 등 오너 일가와 임직원들로 조사가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일각에서는 국세청이 CJ E&M이 계열사를 합병하는 과정에서 세금을 포탈한 혐의를 포착하고 특별 세무조사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나온다. CJ 측은 이번 세무조사가 이 회장의 검찰 수사와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긋는 분위기다. CJ 관계자는 “2월 세무조사는 통합법인 CJ E&M이 아닌 옛 CJ미디어에 대한 세무조사였다”며 “이번 조사가 통합 법인에 대한 첫 세무조사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박용·박선희 기자 parky@donga.com}

3월 9일 인천공항. 세관 조사팀이 대만 타이베이에서 입국한 여성 A 씨의 뒤를 밟기 시작했다. 그녀는 그동안 입국한 뒤 하루 정도 머물고 출국하는 이상 행동을 반복해 세관 감시망에 포착됐다. A 씨는 비행기를 빠져나와 곧장 화장실에 들러 한동안 나오지 않았다. 조사팀이 급습한 화장실에선 ‘대공사’의 흔적이 역력했다. 피 묻은 휴지, 검은색 절연 테이프 뭉치 등이 발견됐다. A 씨의 핸드백에서는 인절미 크기의 225g 금덩이 5개가 나왔다. 금덩이를 절연테이프로 감아 항문에 밀어 넣고 입국했다가 화장실에서 빼내기 위해 안간힘을 쓴 것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5년 만에 금 밀수 조직이 고개를 들고 있다. 새 정부의 지하경제 양성화의 칼날을 피해 투자용 금을 저가 매수하려는 수요가 늘어나자 시세 차익과 탈세를 통한 부당 이득을 노리는 밀수 조직이 활개를 치고 있다.○ 항문에 넣고, 속옷에 숨기고 16일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9월 적발된 금괴 밀수입 규모는 127kg(시가 약 68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3kg, 약 8억 원 상당)의 9배 이상으로 늘었다. 금괴는 홍콩 일본 중국이 밀수 경로였지만 최근 공항에서 적발된 금괴 밀수 사례 5건은 모두 대만이 출발지였다. 세관의 의심을 피하기 위해 주부 회사원 대학생 등을 모집해 ‘한류 관광객’으로 위장하는 신종 밀수 조직이 등장한 것이다. 일부 대만 젊은이들은 “공짜로 한국 여행을 시켜 준다”는 말에 속아 운반책이 됐다. 관세청 관계자는 “운반책들은 금 1kg을 운반하고 60만∼80만 원을 받았다”고 말했다. 밀수 수법도 교묘해졌다. 1kg 단위의 금괴는 주머니를 만든 특수 제작 브래지어나 속옷에 넣어 온다. 금으로 옷걸이를 만들어 옷과 함께 가져오거나 사탕으로 위장하는 사례도 있었다. 대만 밀수 조직은 225g 단위로 쪼개 1인당 5개씩 몸에 숨기는 방식을 선호했다.○ 웃돈 붙어 거래되는 밀수금 최근 국제 금값이 하락하는데도 금 밀수가 고개를 든 이유는 국내 금값 상승과 투자용 금에 대한 저가 매수세 때문이다. 국내 금값은 국제 시세보다 1돈(3.75g)에 약 6000원 정도 비싸다. 국내 시중은행의 관계자는 “금융과세 강화 등 지하경제 양성화의 칼날을 피해 투자용 금을 저가 매수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밀수 조직은 이틈을 노린다. 관세 부가세 소득세 등의 탈세를 통해 금 1kg을 밀수하면 정상적 경로로 수입한 금보다 400만∼500만 원 이득을 본다는 것이다. 밀수금은 3.75g에 시세보다 약 1만 원의 웃돈이 붙어 거래된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시장에서 유통되는 금은 연간 100∼110t 정도이며 이 중 55∼70t 정도가 무자료로 음성적으로 거래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부가가치세 탈세 규모만 연간 약 3000억 원에 이른다. 관세청은 금 밀수가 기승을 부리자 5월 주요 세관에 13명으로 구성된 금 정보분석팀을 신설하고 감시의 고삐를 죄고 있다. 이 결과 6개월간 추적 끝에 대만 밀수 조직 일당과 국내 조직책 유모 씨(35)도 붙잡았다. 유 씨가 운영하는 서울 종로3가 금은방에서는 5억7400만 원 정도의 원화와 엔화 뭉칫돈 및 금을 녹여 골드바를 만드는 산소용접기와 모형틀도 나왔다. 백운찬 관세청장은 “뜸했던 밀수 조직이 활동을 재개하고 있다”며 “정보분석팀을 확대하고 금괴 밀수 우범자와 국제 우편물 등에 대한 감시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박용 기자 parky@donga.com}

《한국이 2008년 ‘리먼 사태’ 이후 경제 회복 속도가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6번째로 빨랐던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경제가 신속하게 회복되는 과정에서 민간부채가 늘면서 부채안정성은 G20 평균보다 떨어지는 12위에 그쳤다. 특히 세계 경제의 ‘성장엔진’으로 불리는 중국은 부채안정성 면에서 확연한 꼴찌를 차지했다. 경제 회복 속도는 4위에 오를 정도로 고속 성장을 이뤘지만 막대한 거품을 동반한 ‘위험한 성장’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 때문에 만일 ‘리먼 사태’ 같은 위기가 다시 발생한다면 그 대상은 중국이 될 것이라는 경고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당국의 규제와 감시가 느슨해 부실이 큰 비(非)은행 금융회사인 ‘그림자 금융’이 위기의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본보와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리먼 사태’ 5주년을 맞아 한국 경제의 위기 극복 현황과 과제를 2회에 걸쳐 보도한다.》 ‘신흥국 위기의 승자.’ 지난달 말 월스트리트저널이 한국을 표현한 말이다. 한국을 경제 상황이 위험한 나라로 앞다퉈 보도했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차이가 크다. 올해 2분기 말 기준으로 한국의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 외채 비율은 36.6%로 나타나 80%에 육박했던 2008년에 비해 크게 하락했다. 외신들의 태도 변화는 한국 경제가 위기를 빠르게 극복하며 강하게 거듭난 데 따른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G20의 회복력과 부채안정성을 분석한 결과 실제로 한국은 상대적으로 위기를 빨리 극복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기업 공조로 ‘쌍끌이 효과’ 윌리엄 페섹 블룸버그 칼럼니스트는 얼마 전 “한국을 보면 경상수지 흑자를 이어 가고 있는 나라가 위기 상황에서 얼마나 유리한지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한국 경제가 위기에서 회복한 것은 삼성전자, 현대·기아자동차 같은 대표 기업의 비약적 성장으로 확인할 수 있다. ‘업황 회복, 실적에 대한 기대가 너무 높은 것은 아닌지?’ 2007년 12월에 나온 삼성전자에 대한 한 증권사의 보고서 제목이다. 당시 삼성전자의 목표 주가는 63만 원대였다. 하지만 지난달 30일 현재 삼성전자의 주가는 136만8000원이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반도체 시황에 영향을 받지만 가능성이 큰 기업’이 ‘진짜 강한 기업’이 된 것이다. 최근 미국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가 미국인과 유럽을 대상으로 정보기술(IT)기업 브랜드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에서도 삼성전자는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상반기 세계 시장에서 368만 대를 판매해 5위를 차지했다. ‘싸면서 품질도 괜찮은 차’라는 평가는 이제 한국인만의 생각이 아니다. 1986년 미국 시장에 진출한 이후 “두 개의 파이프가 연결된 현대차를 우리는 손수레라고 부른다”라는 식의 혹평에 시달렸던 현대차의 과거를 생각하면 놀라운 발전이다. 정부 역할도 컸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금융산업실장은 “정부는 신용경색을 막기 위해 금리를 내리고 미국과 통화스와프를 체결해 위기 극복에 일조했다”고 평가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의 분석 결과 한국 경제의 회복력은 0.71로, G20 가운데 6위였다. 회복력이 1이라는 것은 금융위기 이전과 동일한 수준으로 경제가 성장했다는 뜻이고, 1을 넘으면 그보다 더 많이 성장했다는 의미다. 회복력은 2004∼2008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금융위기가 발생한 다음 연도인 2009년부터 2013년까지 GDP 성장률(2013년은 전망치)을 바탕으로 산출했다. 회복력이 가장 높은 나라는 인도네시아(1.04)였고 사우디아라비아(0.90) 인도(0.70) 중국(0.77) 등 신흥국이 뒤를 이었다. 인도네시아와 인도는 미국이 푼 돈이 대거 유입되면서 경제가 빠르게 회복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근 미국이 조기 양적완화 축소에 나서면서 다시 어려움에 빠져들고 있다.○ 늘어난 민간 부채는 부담 부채안정성에서 한국은 ―5.6을 나타내 12위에 그쳤다. G20 평균은 ―3.6이다. 위기를 딛고 빠르게 회복했지만 그 과정에 ‘부채’라는 비용을 치른 것이다. 부채안정성은 민간 부채를 기준으로 산출했다. 위기가 터지면 정부가 적극 정책을 펴야 하는 만큼 정부 부채를 포함한 총부채가 아닌 민간 부채를 기준으로 삼았다. 한국의 부채안정성이 낮게 나온 것은 경기 부양을 위해 부동산 규제를 완화하는 과정에서 가계 부채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생계형 부채가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쳤다. 2005년 150.2%였던 민간 부채 비율은 지난해 말 193.3%로 크게 뛰었다. 중국은 부채안정성이 무려 ―52.7로 나타나 꼴찌를 차지했다. 김홍달 우리금융경영연구소장은 “중국 정부는 연간 8% 이상의 성장세를 이어 가지 않으면 실업률이 치솟는 등 문제가 심각해질 것을 우려해 과다하게 돈을 풀어 부동산 거품 같은 부작용을 초래했다”며 “이는 부채안정성을 극단적으로 해치면서 성장을 추구한 결과다”라고 지적했다.손효림·박용 기자 aryssong@donga.com:: 리먼브러더스 사태 ::2008년 9월 15일 미국 4위의 투자은행(IB)이던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하면서 촉발한 글로벌 금융위기를 말한다. 미국의 대표 IB 중 한 곳이었던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은 비우량 주택담보대출(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이 원인이었다. 리먼브러더스는 모기지를 담보로 만든 부채담보부증권(CDO)을 전 세계에 마구 팔았는데 미국의 주택 버블이 꺼지자 모기지에 관련된 투자 손실을 감당하지 못했다. 리먼브러더스 파산 후 전 세계에 신용경색이 이어졌고, 금융시장이 한동안 휘청댔다.}
OCI는 30일 서울지방국세청으로부터 법인세 추징금 3084억 원을 부과받았다고 공시했다. OCI는 지난해 인천시로부터 지방세 1727억 원을 추징받은 데 이어 이번 법인세 부과로 약 4800억 원의 세금을 내야 할 상황이다. 국세청과 OCI에 따르면 OCI는 2008년 인천 소재 공장 터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보유 공장을 넘기는 방식으로 자회사인 DCRE를 설립했다. 당시 OCI는 ‘적정한 기업 분할로 인정되면 과세하지 않는다’는 조항에 따라 공장 터를 DCRE에 넘겨줄 때 발생한 지방세를 인천시로부터 감면받았다. 하지만 인천시는 2012년 기업 분할 당시 비과세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이유로 1727억 원을 추징했다.박용 기자 parky@donga.com}
“공적인 지위에 있는 사람일수록 사사로운 손님을 물리칠 줄 아는 병객(屛客)을 실천해야 한다.” 김덕중 국세청장이 29일 전국 세무관서장 회의에 참석해 “이 시간 이후 대기업 관계자와 사적으로 만나지 않겠다”며 간부들에게도 같은 자세를 요구했다. 조선 후기 실학자인 다산 정약용이 쓴 ‘목민심서’에서 언급한 목민관의 자세 중 하나인 ‘병객’을 실천해 고위 간부의 부적절한 유착을 막겠다는 것이다. 김 청장은 이날 회의에 앞서 “국세청이 불미스러운 일로 성실하게 세금을 납부하신 국민께 심려를 끼친 데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이어 이전환 차장이 고위 간부의 대기업 관계자와의 사적 만남을 금지하는 내용 등 5가지 쇄신방안을 발표했다. 쇄신방안에 따르면 국장급 이상 고위 간부는 매출액 기준 상위 100대 기업이나 지주회사 사주, 임원, 고문이나 세무대리인과의 식사 및 골프 등 부적절한 만남이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감찰반을 설치해 고위 간부를 대상으로 금품이나 향응을 받는 행위를 상시 감찰하는 내용도 들어 있다. 국세청은 CJ그룹 세무조사 무마 의혹으로 전군표 전 청장과 허병익 전 차장이 구속되고 송광조 전 서울지방국세청장마저 부적절한 골프 접대 등을 받아 이달 초 사퇴하며 도덕성과 신뢰도가 추락했다. 불황으로 세수마저 줄어드는 상황에서 직원 동요를 최소화하고 조직을 신속하게 추스르기 위해 고위 간부에게 초점을 맞춘 강도 높은 쇄신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국세청 관계자는 “사무실 등 업무 관련 장소에서의 공식적 의사소통은 더욱 활성화하고, 동창회 등 사회통념상 이해될 수 있는 범위 내의 만남은 허용할 예정”이라며 “향후 성과를 보고 하위직까지 단계적으로 확대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세청은 비리와 유착 의혹을 낳은 세무조사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견제와 감독도 강화하기로 했다. 변호사 등 외부 인사가 과반수를 차지하고 위원장까지 맡는 ‘세무조사감독위원회’를 설치해 세무조사 운영 방향, 대상 선정, 집행 등을 심의한다. 매출액이 5000억 원을 넘는 대기업 1000곳의 세무조사에 대한 자체적인 사후 검증도 강화할 예정이다. 국세청의 중장기 개혁방안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국세행정개혁위원회를 운영하고 과세 정보 공유 등 ‘정부 3.0’ 사업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국세청 내부에서는 더 머뭇거리다가는 스스로 개혁할 기회를 잃고 개혁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크다. 김 청장도 “국세행정의 공정성과 효율성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발전했다”면서도 “청렴에서는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며 조직 쇄신 의지를 다지고 있다. 27일 안대희 전 대법관을 초청해 청렴 교육을 여는 등 주기적으로 강연회와 워크숍을 열기로 한 것도 이 같은 노력의 일환이다. 안창남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는 “청장 등 고위 간부 인사에 대한 정치권 외풍을 차단하고, 변호사 전문가 등 다양한 인재를 발탁하는 인사혁신의 근본 대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용 기자 parky@donga.com}
《 “어떤 힘이 가난한 사람들을 도시로 끌어오는 것일까? 무엇보다도 그들은 일자리를 얻기 위해서 도시로 향한다. 도시의 높은 인구밀도는 거래를 용이하게 해준다. 즉 시장을 만들 수 있게 해준다.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시장은 노동시장이다.” 》―도시의 승리(에드워드 글레이저·해냄·2011년)미국 백인 힙합 가수 에미넴이 출연한 자전적 영화 ‘8마일’(2002년)의 배경은 쇠락한 ‘자동차왕국’ 디트로이트다. 8마일은 디트로이트 도심과 북부 교외를 가로지르는 도로. 도심 빈민가의 폐차(廢車)와 같은 삶에 갇혀 버린 에미넴은 이렇게 말한다. “꿈은 높은데 현실은 시궁창이야.” 1950년 인구 185만 명으로 미국에서 5번째로 큰 도시였던 디트로이트는 자동차 산업이 무너지면서 50여 년 만에 인구가 100만 명 이상 감소했다. 부동산 값이 추락하고 퇴직자가 늘면서 연금 지출이 불어났다. 세수는 급감했고 시 곳간은 바닥을 드러냈다. 공공서비스는 마비됐다. 범죄율은 미국 1위다. 프랑스어로 ‘곤경’이라는 뜻의 디트로이트는 이름처럼 나락으로 떨어졌다.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인 약 20조 원의 파산 절차에 들어갔다. 소장파 도시경제학자인 에드워드 글레이저 하버드대 교수는 저서 ‘도시의 승리’에서 디트로이트의 몰락을 뉴욕과 대비시켜 설명한다. 1970년대 의류산업 몰락으로 위기에 빠진 뉴욕은 인적 자본과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결집한 기업가 정신을 일으켜 금융업, 패션산업을 키웠다. 디트로이트는 변화에 신속하게 적응하지 못했다. 자동차 산업에 지나치게 의존하면서 도시의 성공 원천이었던 산업의 다양성이 떨어졌다. 기업가 정신은 쇠퇴했다. 강성 노동조합의 압력 속에 자동차 회사들은 치솟는 임금을 차 값 인상을 통해 소비자에게 전가했다. 하지만 유럽과 일본 자동차가 몰려들자 곧 경쟁력을 잃었다. 대중 영합주의 정치도 디트로이트의 몰락을 부추겼다는 게 저자의 진단. 1974년 디트로이트 시장에 당선된 콜맨 영은 지방소득세를 신설해 도시 빈민을 직접 돕는 재분배 정책을 펼쳤으나 부자가 떠나면서 경제 활동은 더욱 위축됐다. 저자가 말하는 도시의 승리 법칙은 명료하다. 성공한 도시는 부자도, 가난한 이도 모여드는 곳이다. 도시의 핵심 기능인 노동시장이 사람들을 끌어들이기 때문이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한국 도시는 뉴욕과 디트로이트 사이의 어디쯤 와 있을까. 박용 기자 parky@donga.com}
최근 5년간 변호사와 의사 등 고소득 자영업자들이 세무당국으로부터 추징당한 탈루세금이 1조3651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평균 약 2730억 원 규모다. 7일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세무조사에서 탈루가 적발된 고소득 자영업자는 598명이며 이들에게 3709억 원의 추징금이 부과됐다. 병원들이 진료비를 현금으로 받아 매출을 누락시키거나 변호사들이 수임료를 차명계좌로 받아 세금을 피한 사례가 많았다. 일부 자영업자는 비용을 부풀리는 식으로 세금을 피했다. 세금 탈루로 추징당한 고소득 자영업자는 2008년 482명(3019억 원), 2009년 280명(1261억 원), 2010년 451명(2030억 원), 2011년 596명(3632억 원)에 이른다. 국세청은 고소득 자영업자 등은 4대 중점 분야로 지정하고 세금 탈루를 집중 추적하고 있다. 박용 기자 parky@donga.com}

CJ그룹으로부터 골프 접대와 향응 등을 받은 의혹이 제기된 송광조 서울지방국세청장(사진)이 1일 전격 사퇴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이날 “송 청장이 부적절한 처신에 대한 책임을 지고 김덕중 국세청장에게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송 청장은 CJ그룹 고위 임원으로부터 골프 접대 등을 받은 정황이 드러나 지난달 27일 검찰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송 청장이 CJ로부터 받은 금품과 향응의 규모가 작고 세무조사를 무마해주는 청탁의 대가성이 드러나지 않아 단순 비위 사실만 국세청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CJ 수사 과정에서 송 청장의 부적절한 처신이 발견돼 충분히 조사했으나 형사 처벌을 할 정도의 범죄 혐의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덕중 청장과 고시 동기(행정고시 27회)인 송 청장은 국세청 조사기획과장(2006년), 대통령실 행정관(2007년), 서울지방국세청 조사1국장과 본청 조사국장(2009년) 등의 요직을 두루 거쳤다. 송 청장은 CJ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전군표 전 국세청장과 허병익 전 국세청 차장에 이어 현직 고위 간부 신분으로 검찰의 조사를 받게 되자 사퇴를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국세청 관계자는 “사퇴하면 범죄 혐의를 인정하는 꼴이 된다며 만류하는 의견이 있었지만 도덕적 흠집을 견디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조직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사퇴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국세청 직원들은 세수 부족과 쥐어짜기 세무조사에 대한 부정적 여론 속에서 전현직 고위 간부들이 줄줄이 검찰 수사선상에 오르자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국세청은 김덕중 청장 취임 이후 세무조사 감찰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키고 검사 출신 감사관을 임명하는 조직 쇄신에 나섰지만 지난 시절의 비리 의혹으로 빛이 바랬다. 박용·최예나 기자 parky@donga.com}
국세청이 논란이 된 경기와 강원지역 CJ푸드빌 계열 프랜차이즈 빵집인 뚜레쥬르 가맹점주에 대한 부가가치세 추징 방침을 잠정 보류했다. 26일 국세청에 따르면 경기와 강원 지역을 관할하는 중부지방국세청은 관내 뚜레쥬르 가맹점에 7월 초에 발송한 2008년 제1기분 부가세 추가 납부 고지서를 보류한다고 최근 통보했다. 갑작스러운 세금 추징에 점주들의 불만이 높아지자 충분한 소명 기회를 주겠다고 한발 물러선 것이다. 국세청은 CJ푸드빌 본사에 대한 세무조사 과정에서 확보한 ‘판매시점 정보관리시스템(포스·POS)’ 정보를 활용해 가맹점주가 본사에 신고한 매출액과 국세청에 신고한 금액을 비교하고 일부 가맹점주의 부가세 신고 누락 사실을 확인했다. 중부청이 이를 토대로 관할 가맹점에 대해 세금 추가 납부 고지서와 소명 안내문을 보내자 가맹점주들은 “‘포스’ 정보는 할인 판매 등이 기록되지 않아 실제와 차이가 있다”며 반발했다. 박용 기자 parky@donga.com}
국세청이 올해 회사별 세무조사 기간을 최대 35% 줄이고 조사 건수도 지난해와 비슷한 1만8000건으로 목표를 낮춰 잡았다. 하지만 대기업에 대한 세무조사의 고삐는 느슨해지지 않았다. 국세청은 “올해 경기 여건을 감안해 세무조사를 전년보다 늘리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올해 세무조사 목표를 1만9000건으로 잡았지만 이를 지난해와 같은 수준인 1만8000여 건으로 낮추기로 했다. 실제로 상반기(1∼6월)에 전년 같은 기간보다 세무조사가 1600여 건 감소했다. 세무조사 기간도 최대 35% 단축한다. 매출액 10조 원 이상의 기업은 조사 기간이 최장 170일에서 110일로 줄어든다. 상반기 세무조사 감소 폭을 고려하면 하반기는 지난해보다 조사 건수가 다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박용 기자 par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