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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의 한 PC방. 손님이 없는 PC방에서 사장 박재영 씨(40)가 키보드를 닦고 있었다. 정부는 이날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PC방과 노래방, 뷔페 등 12개 고위험시설에 운영 중단 명령을 내렸다. 박 씨가 꾸려온 PC방 역시 문을 닫았다. 박 씨는 “자꾸만 가게가 눈에 밟혀 도저히 집에 있을 수 없어서 나와 청소라도 하는 것”이라며 “갑작스럽게 문을 닫아 심란하고 절망스럽다”고 했다. 박 씨는 18일 고객들에게 PC방에서 팔던 냉동식품을 모두 공짜로 나눠줬다. 어차피 유통기간이 지나면 폐기 처분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박 씨는 “30일까지로 정해진 영업 정지 기간이 만약 더 늘어나면 폐업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2차 팬데믹(대유행) 조짐이 보이자 상반기에 큰 어려움을 겪었던 자영업자들이 또 한번 수렁에 빠지고 있다. 최근에야 겨우 코로나19의 굴레에서 벗어나나 싶었는데,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다시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종로구에서 노래방을 운영하는 A 씨(56·여)도 영업 정지를 하루 앞둔 18일 부랴부랴 가게를 정리하는 와중에 한숨만 나왔다고 한다. A 씨는 “아주 조금씩 손님들이 늘어나 그나마 숨통이 트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영업을 중단해야 한다는 (구청의) 문자메시지를 받고 맥이 탁 풀렸다”며 “그동안 QR코드 검사와 소독을 철저히 했는데 모든 게 허사가 됐다”고 말했다. 갑작스레 영업을 멈춘 자영업자들은 벌써부터 임대료와 관리비 걱정이 앞선다. 인천의 한 PC방 사장인 B씨는 “매달 대출 상환금액만 수백만원에 이른다”며 “개업 반 년 만에 코로나19가 터져 빚만 늘어났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현재 아르바이트를 하는 직원 6명도 당장 생계 걱정을 해야 하는 처지다. 12개 고위험시설에 들지 않은 자영업자들도 상황은 녹록치 않다. 집단감염이 발생한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인근에서 복권판매점을 운영하는 이모 씨(56·여)는 “혹시라도 내가 감염이 됐다가 가족에게라도 옮길까봐 너무 불안하다. 그렇다고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처지에 문을 닫을 수도 없다”고 했다. 종로구의 한 카페주인인 C 씨는 “6, 7월에 매출이 그나마 올랐다가 최근 수도권 카페에서 집단감염이 나오면서 매출이 상반기보다 더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군 장병들의 휴가가 3개월 만에 다시 통제되자 이들을 대상으로 장사하던 인근 지역 자영업자들의 시름도 깊어졌다. 장병들의 소비가 매출의 대다수를 차지했던 이들은 이미 2월 약 두 달 동안 타격을 입은 상태였다. 강원 양구군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김모 씨(45)는 “장병은 물론 여름철 휴가객들 발길도 끊겼다. 양구에서 열리던 운동대회들도 취소돼 관련 손님들도 오질 않는다”며 “국가가 있어야 개인이 있으니 어쩔 수 없이 상황을 받아들이고 있지만, 다들 버티기가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코로나19 재확산이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게 뻔한 상황이라 자영업자들은 한마디로 ‘마른하늘에 날벼락’을 두 번 맞는 처지”라며 “올해 상반기 자영업자들을 대상으로 했던 지원 정책을 다시 도입하는 등 적극적인 대책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소영 기자 ksy@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최근 수도권에서 교회들에 이어 병원과 학원, 카페 등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수도권발(發) 집단 감염이 올림픽공원과 어린이집, 군부대 등으로 번지고 지방까지 확산되며 2차 팬데믹(대유행)이 전국 규모로 번질 조짐을 보인다. 방역 전문가들은 “올 상반기 1차 팬데믹보다 훨씬 빠르고 넓게 번지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수도권 동시다발 집단 감염 15∼17일 연휴 전후로 서울 경기에서 발생한 코로나19 감염 양상을 살펴보면 이미 집단 감염으로 커졌거나 번질 가능성이 높은 사례가 최소 10곳에 이른다. 17일 오후 기준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등을 비롯한 교회발 집단 감염, 경기 파주에 있는 스타벅스 파주야당역점과 용인에 있는 대지고, 죽전고 등 발생 장소도 전방위적이다. 집단 감염 규모가 가장 큰 곳은 교회들이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17일 낮 12시 기준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는 319명에 이른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지금까지 발생한 국내 집단 감염 사례 가운데 올해 2월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코로나19 대확산이 벌어졌던 신천지예수교 관련 확진자(5214명) 다음으로 많은 숫자”라고 했다. 용인 우리제일교회 역시 관련 확진자가 17일 131명으로 집계돼 전날보다 5명이 늘어났다. 서울 양천구 되새김교회도 11명으로 증가했다. 교회만 문제가 아니다. 경기 양평군 마을의 집단 감염으로 이어진 서울 강남구 투자업체 ‘골드트레인’ 관련 확진자도 58명까지 늘었다. 강남구에 있는 학원 ‘코리아IT아카데미’도 관련 확진자가 전날 대비 3명 늘어 총 7명을 기록했다.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일하는 경비원과 미화 직원 8명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17일 오후 6시부터 23일 자정까지 1주일간 공원 전체를 폐쇄하고 차량·인원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경기 안산시 단원구의 한도병원에 입원해 있던 70대 환자 2명도 17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두 사람은 각각 10일과 11일부터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아 왔다. 안산시 관계자는 “현재 한도병원 5층 입원 병동은 폐쇄됐고 입원 환자와 의료진 등 67명에 대한 전수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추가 감염자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어린이집과 군, 콜센터도 확진자 나와 수도권 집단 감염은 올림픽공원과 어린이집, 군부대, 콜센터 등으로 이어지며 전국의 코로나19 확산으로 퍼졌다. 17일 0시 기준 광역지방자치단체 가운데 12곳에서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서울 광진구에 따르면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 A 씨는 11∼14일 광진구 한 어린이집에서 돌봄교사로 일했다. A 씨가 돌본 어린이는 120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9일 사랑제일교회 예배에 참석했고 15일 광화문 집회에도 참가했다. 대구 서구에서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60대 남성도 16일 사랑제일교회 관련자로 검사를 받은 뒤 확진됐다. 대구시 관계자는 “해당 남성은 12일 사랑제일교회 기도회와 15일 광화문 집회에 참석했다”며 “접촉한 직원 및 어린이를 상대로 정밀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경기 가평의 한 군부대에서 근무하는 병사 2명도 부대에 출입한 민간업자인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와 접촉한 뒤 감염됐다.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농협카드 콜센터 직원 6명도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 1명이 사랑제일교회 교인이다. 지금까지 감염자가 없었던 경북 울릉군도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가 확진 전 관광을 다녀온 것으로 파악됐다. 경북도에 따르면 서울에 거주하는 B 양(14)은 8일 사랑제일교회에서 예배를 본 뒤 부모와 함께 10일 울릉도를 방문해 4박 5일 동안 친척집에 머물며 천부해수풀장과 독도케이블카 등 주요 관광지에 들른 것으로 조사됐다. 울릉군은 해당 가족의 밀접 접촉자에 대한 검사를 실시하고, 관련 시설은 모두 방역했다. 15일부터 강원 평창에서 휴가를 보냈던 서울 거주 60대 남성도 17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남성은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와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은 17일까지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가 24명으로 늘었으며, 용인 우리제일교회 관련 확진자도 3명이 발생했다.김소영 ksy@donga.com·김태성·김하경 기자}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교인들을 통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이 전국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12일 교인 2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13일 3명, 14일 14명, 15일 40명이 추가로 확진됐다. 교인들이 8·15집회에 참여한 다음 날인 16일에는 신규 확진자가 190명으로 폭증해 이날 기준 사랑제일교회 관련 누적 확진자는 249명에 달한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교인과 방문자 4066명 가운데 소재가 파악되는 3397명을 상대로 진단검사를 진행 중이다. 16일 현재 조사가 이뤄진 800여 명 가운데 200여 명에게서 양성 반응이 나와 4명 중 1명꼴로 확진되는 높은 감염률을 보이고 있다.○ 4명 중 1명 감염되는데 669명 소재 불명 사랑제일교회에서 시작된 코로나19 감염은 수도권, 강원, 충남, 대전 등으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 13일 사랑제일교회를 방문한 뒤 15일 확진된 성북구 주민 A 씨가 14, 15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전국의사총파업 궐기대회’에 음향장치를 설치하러 갔던 것으로 조사되면서 추가 감염의 우려가 나온다. 2일 사랑제일교회를 방문한 뒤 확진 판정을 받은 중랑구 주민은 3일부터 14일까지 중랑노인복지관을 이용해 중랑구가 동선이 겹치는 주민과 직원 320명에 대해 전수조사에 나섰다. 강원 춘천시에서는 10, 11일 사랑제일교회 방문자를 만난 부부가 감염됐다. 인천 연수구에 사는 60대 여성도 사랑제일교회를 방문한 뒤 확진됐다. 충남도에 따르면 사랑제일교회를 방문했던 천안시 거주 80대 여성과 40대 남성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대전 중구에 거주하는 60대 여성도 9∼12일 사랑제일교회를 방문한 뒤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방대본은 사랑제일교회가 9일 비가 와 실내 밀집도가 높아진 가운데 예배를 진행하면서 교인 간 거리가 1m 이내로 가까웠고 찬송가를 부르는 행위 등이 위험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유튜브 계정에 올라온 해당 예배 영상을 보면 이 교회 담임목사인 전광훈 목사(64)가 “토요일(15일 집회)에 다 나와야 한다. 한 사람이 100명씩 동원하기로 약속하라”고 말하기도 했다. 교회 측은 8일 서울 경복궁 인근에서 집회를 열었고 11, 12일 경기 고양시 화정역 부근에서 서명 부스를 운영했다. 방역당국은 해당 집회에 참여했거나 서명 부스를 방문한 사람들을 통한 전파 가능성도 의심하고 있다. 서울시는 7∼13일 교인 명단 등을 토대로 진단검사 대상자 4066명을 추렸지만 이 중 669명의 소재는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교회 측이 제출한 교회 출입자 명단에 전 목사가 누락되는 등 내용이 부정확해 소재 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울시는 경찰청과 함께 소재 불명자들의 연락처와 주소를 파악하고 있다.○ 우산 못 펼 정도로 붙은 채 마스크 벗고 구호 방역당국은 15일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과 인근 을지로입구역 주변에서 열린 보수단체 집회에 사랑제일교회 교인들이 참여해 집단 감염 우려가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사랑제일교회 교인 중 15일 집회에 참석한 인원이 파악되지 않아 접촉자들로 인한 n차 전파를 야기할 수 있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날 보수단체 집회에는 1만5000여 명이 몰렸다. 비가 내렸지만 우산을 펼치지 못할 정도로 참여자들은 다닥다닥 붙어 있었다. 마스크를 내리고 있거나 구호를 외칠 때 마스크를 벗는 등 방역수칙을 어기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다. 김밥과 주먹밥 등을 꺼내 먹으며 콜라와 물 등을 서로 돌려 마시기도 했다. 사랑제일교회 관계자는 “교인 중 첫 확진자가 나온 12일 이후에는 15일 집회에 참석하지 말라고 수차례 안내했다. 앞으로 방역당국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김소영 ksy@donga.com·이지훈·김태언 기자}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교인들을 통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이 전국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13일 교인 5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14일에 14명, 15일에 40명이 추가로 확진됐다. 교인들이 8.15 집회를 참여한 다음날인 16일에는 신규 확진자가 190명으로 폭증해 이날 기준 사랑제일교회 관련 누적 확진자는 249명에 달한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사랑제일교회 교인과 방문자 4066명 가운데 소재가 파악되는 3397명을 상대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진행 중이다. 16일 현재 조사가 이뤄진 800여명 가운데 249명이 양성반응이 나와 4명 중 1명이 확진되는 높은 감염률 보이고 있다. ● 4명 중 1명 감염되는데 669명 소재불명사랑제일교회에서 시작된 코로나19 감염은 수도권, 강원, 충남, 대전 등으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 강원 춘천시에서는 9일 사랑제일교회에 다녀온 A 씨가 14일 확진판정을 받았고 10, 11일 춘천에서 이 교회 방문자를 만났던 부부가 감염됐다. 인천 연수구에 사는 60대 여성과 경기 동두천시의 70대 남성도 사랑제일교회를 방문한 뒤 확진됐다. 충남도에 따르면 사랑제일교회를 방문했던 천안시 거주 80대 여성과 40대 남성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계룡시에 사는 60대 여성은 시내 도곡산기도원에 머물며 사랑제일교회 방문자와 접촉한 뒤 확진됐다. 대전 중구에 거주하는 60대 여성도 9~12일 사랑제일교회를 방문한 뒤 확진판정을 받았다. 중대본은 사랑제일교회가 9일 우천으로 실내 밀집도가 높아진 상태에서 예배를 진행하면서 교인들 간 거리가 1m 이내로 가까웠고 찬송가를 부르는 행위 등이 위험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유튜브 계정에 올라온 9일 해당 예배 영상을 보면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인 전광훈 목사(64)가 “토요일(15일 집회)에 다 나와야 한다. 한 사람이 100명 씩 동원하기로 약속하라”고 말하기도 했다. 교회 측은 8일 서울 경복궁 인근에서 집회를 열었고 11, 12일 경기 고양시 화정역 부근에서 서명 부스를 운영했다. 중대본은 해당 집회에 참여했거나 서명 부스에 방문한 사람들을 통한 전파 가능성도 의심하고 있다. 서울시는 7~13일까지 사랑제일교회의 새벽기도회와 평일·주일 예배에 참석한 교인 명단 등을 토대로 진단검사 대상자 4066명을 추렸지만 이 중 669명의 소재는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 서울시는 검사를 받은 교인 4명 중 1명 꼴로 확진 판정이 나오고 있어 상황이 위중하다고 보고 경찰청과 함께 소재불명자들의 연락처와 주소를 파악하고 있다.● 우산 못 펼 정도로 붙은 채 마스크 벗고 구호 방역당국은 15일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과 을지로입구 주변에 열린 보수단체 집회에 사랑제일교회 교인들이 참여해 집단 감염 우려가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사랑제일교회 교인들 중 15일 집회에 참석한 인원이 파악이 되지 않고 있어 접촉자들로 인한 n차 전파를 야기할 수 있는 심각한 사항”이라고 말했다. 15일 보수단체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1만6000여 명이 몰렸다. 비가 내렸지만 우산을 펼치지 못할 정도로 참가자들은 다닥다닥 붙어 있었다. 마스크를 내내 내리고 있거나 구호를 외칠 때 마스크를 벗는 등 방역수칙이 지켜지지 않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다. 김밥과 주먹밥 등을 꺼내 먹으며 콜라와 물 등을 서로 돌려 마시는 참가자들도 있었다 사랑제일교회 관계자는 “교인 중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에는 15일 집회에 참석하지 말라고 수차례 안내했다. 앞으로 방역당국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영 기자 ksy@donga.com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검찰이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대표와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이사장을 지낸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의원(55)을 13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올 5월 14일 검찰이 고발 사건을 배당하고, 수사에 착수한 지 약 3개월 만이다. 서울서부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최지석)는 이날 오후 1시 반경부터 밤늦게까지 윤 의원을 불러 조사했다. 윤 의원은 시민단체로부터 업무상 배임 및 횡령, 기부금품법 위반 혐의 등으로 고발됐다. 검찰은 윤 의원이 경기 안성에 있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위한 쉼터를 2013년 9월 시세보다 비싼 7억5000만 원에 매입하고 올 4월 4억2000만 원에 헐값 매각한 경위 등을 조사했다. 윤 의원은 올 5월 29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매도 희망가보다 1억5000만 원을 낮춰 매입했고, 매각 가격도 시세에 따라 결정했다”고 해명했다. 검찰은 이르면 다음 주 윤 의원을 불구속 기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김소영 기자 ksy@donga.com}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대표와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이사장을 지낸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의원(55·사진)은 13일 오후 1시 반경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타고 서울서부지검에 도착했다. 지하주차장을 통해 엘리베이터를 타고 서울서부지검의 9층 형사4부(부장검사 최지석) 사무실로 향한 윤 의원의 출석 장면은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 지난해 12월부터 시행된 ‘형사사건 공개금지 등에 관한 규정’은 피의자가 동의하지 않을 경우 비공개 조사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올 5월 11일 시민단체가 윤 의원을 업무상 배임 및 횡령, 기부금품법 위반 혐의 등으로 고발한 이후 윤 의원이 검찰에 출석한 것은 약 3개월 만이다. 검찰은 안성쉼터의 매입 과정 의혹을 집중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연은 2013년 9월 연면적 195.98m²(약 59평)와 대지면적 800m²(약 242평) 규모의 2층 단독주택을 7억5000만 원에 매입했다. 윤 의원은 올 5월 29일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평당 600만 원이 넘는 스틸하우스 공법으로 지어졌고 건축공사비와 토목에 7억7000만 원이 들어 당시 주택 소유자가 9억 원에 매물로 내놓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당시 주택 소유자가 2010년 안성시에 신고한 건축비는 7673만 원에 불과했고 건축 과정에 참여한 업자는 검찰 조사에서 “건축비 원가가 평당 400만 원에 못 미친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의연은 2012년 현대중공업이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쉼터 명목으로 지정 기부한 10억 원 중 7억5000만 원을 매입 자금으로 사용했다. 검찰은 정의연이 시세보다 높은 가격으로 쉼터를 매입했다면 정의연의 이사장을 지낸 윤 의원이 배임죄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2018∼2019년 윤 의원이 단체 명의가 아닌 개인 계좌로 후원금을 모금한 경위, 후원금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했는지 등도 조사했다. 앞서 검찰은 정대협과 정의연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고 회계 담당자를 여러 차례 불러 조사했다. 지난달 28일에는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된 정대협 전 직원 A 씨가 살고 있는 제주까지 수사관을 파견해 2014년 정대협이 받은 국고보조금 사용 명세와 관리 방식 등을 조사했다. 윤 의원은 5월 국회 기자회견에서 “정대협 활동 중 개인 계좌 4개로 모금을 하며 허술한 부분이 있었다”면서도 “개인적으로 사용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검찰은 윤 의원에 대한 조사를 마친 뒤 이르면 다음 주 기소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구속영장 청구보다는 불구속 기소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검찰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김소영 ksy@donga.com·신동진·이청아 기자}

10일 오후 5시 30분경 서울 송파구 신천동의 한 아파트 단지 앞. 횡단보도 6개가 교차하는 건널목에서 정중앙의 대각선으로 그어진 횡단보도 한가운데가 갑자기 푹 꺼졌다. 갑작스레 생긴 지름 1.5m, 깊이 3m 크기의 싱크홀에 주민들은 간담이 서늘해졌다. 주민 박모 씨(57)는 “비가 많이 와서 지반이 꺼진 것 같다. 만약 사람이 길을 건너고 있었거나 차량이 지나가던 중이었다면 어쩔 뻔했느냐”며 몸서리를 쳤다. ○ 최장 장마에 급증하는 도로 위 ‘지뢰’ 전국에 연일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며 각지의 도로에서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도로 위의 지뢰’라고 불리는 싱크홀이나 포트홀은 이달 들어서만 전국에서 수천 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10일 오후 1시 28분경 광주 남구 백운고가차도 철거 공사 현장에서도 조선대 방향으로 가는 도로에 지름 60cm 크기의 싱크홀이 발생했다. 주말 동안 큰 폭우 피해를 입은 경남 하동군 악양면에서도 지름 3∼4m에 깊이 2m의 대형 싱크홀이 생겼다. 전날 오후 4시 12분경엔 부산 금정구 서동도서관 앞 도로에 폭 50cm, 깊이 80cm 크기의 싱크홀이 발생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달 시가 응급 보수한 포트홀이 3149개소인 데 반해 이달 들어 10일까지 열흘간 보수한 포트홀은 총 7071개소였다. 싱크홀은 지하수의 압력 등 지반 환경의 변화로, 포트홀은 낡은 아스팔트에 물이 스며들어 균열이 발생하면서 생긴다. 강우량이 많은 올 7, 8월엔 싱크홀과 포트홀이 1, 2월에 비해 많게는 8배가량 늘어났다. ○ 싱크홀보다 포트홀 사고 확률 더 높아 이번 폭우로 발생한 싱크홀과 포트홀로 다친 사람은 아직 없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추세로 땅 꺼짐 현상이 발생한다면 언제든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싱크홀과 포트홀 피해를 줄이려면 비가 많이 오는 시기엔 감속 운전하는 게 최선이다. 사전에 구멍을 발견하고 제동을 걸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운전 중 꺼진 땅을 발견했을 땐 급제동이나 급격한 핸들 조작을 하는 대신 감속하며 구멍을 에둘러 지나가야 한다. 구멍을 발견한 즉시 비상등을 켜 주위 차량에 조심하라는 신호를 보내줘야 추가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구멍의 크기가 작다고 해서 그대로 차량을 몰았다가는 단독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포트홀로 인한 사고는 운전자 차량의 타이어에 펑크가 나거나 휠이 찌그러지는 등 단독 사고의 형태로 발생하는 게 대부분이다. 충격으로 급격히 주행 방향이 바뀌며 다른 공작물이나 차량과 충돌하는 사고도 자주 발생한다. 통상 싱크홀보다는 포트홀이 교통사고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 싱크홀은 눈에 잘 띄어 접근 차단과 복구 작업이 신속하게 이뤄지는 반면 포트홀은 방치되는 경우가 많다. 한상진 한국교통연구원 박사는 “포트홀을 발견했을 땐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국토교통부 등에 마련된 신고센터에 즉시 연락해야 한다”고 말했다. 땅이 꺼지는 순간 도로 위를 지나고 있지 않더라도 인명 피해는 발생할 수 있다. 차량이 급하게 차로를 변경하려다 다른 차량과 부딪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고속도로에서 차량이 빠른 속도로 주행하는 상황이라면 피해는 더욱 커진다. 이성렬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크기가 작은 포트홀은 가까이 다가가기 전까지 운전자가 육안으로 판별할 수 없는 경우도 많아 여름철엔 도로 관리 기관의 각별한 유지·보수도 중요하다”고 말했다.전채은 chan2@donga.com·김소영 기자 ::싱크홀(sink hole):: 지반 환경에 변화가 생겨 갑자기 땅이 꺼지는 현상::포트홀(pot hole):: 도로 균열 사이로 물이 스며들어 그릇처럼 움푹 파이는 현상}

이번 집중호우로 인한 수해는 9일 오후 기준 최소 42명이 목숨을 잃고 15명이 실종되는 등 인명 피해가 유독 심각하다. 이런 천재지변은 인력으로 감당하기 어렵지만, 특히 위험 지역에 거주하는 국민들은 위기에 대처하는 행동요령을 숙지해 만일에 대비해야 한다. 관련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 상황별로 행동요령을 정리해 봤다.○ 농촌에서 논둑이나 물꼬 점검 자제 올해 집중호우 인명 피해는 전국에서 개울가나 하천, 해안 등 침수 위험 지역에서 급류에 휩쓸려 참변을 당하는 경우가 잇따랐다. 7일 오후 경기 평택시 안성천에서도 낚시를 하다 물에 빠진 친구(29)를 구하려고 뛰어든 태국인 2명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피해를 막으려면 당연히 물가에 최대한 가까이 가지 않아야 한다. 건설 관계자는 “공사장 근처도 폭우로 인해 공사 자재가 무너지면 다칠 수 있어 가까이 가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당부했다. 농촌에서는 농사일과 직결된 논둑이나 물꼬를 점검하러 나갔다가 사고를 입는 경우가 잦아 주의가 필요하다. 8일 전남 화순에선 논의 배수 상태를 확인하려던 60대 남성이 급류에 휩쓸려 숨졌으며, 3일 경기 가평에 살던 70대 여성도 밭을 둘러보려다가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뒤 4일 숨진 채로 발견됐다. 문현철 행정안전부 재난대비 매뉴얼 심의위원은 “폭우가 내리면 습관적으로 물꼬를 트러 나가는 농민들이 많은데 매우 위험한 행동”이라며 “비가 시간당 30∼50mm 이상 내릴 땐 논두렁을 터줘도 물이 빠지지도 않는다”고 했다. 홍수로 인해 저지대 주택이 침수될 경우엔 가스 누출이나 감전도 조심해야 한다. 8일 오전 부산 연제구에선 한 철물점에서 불이 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소방 관계자는 “당시 비가 내리고 있었던 만큼 빗물이 내부로 유입되며 전기 합선이 발생해 화재가 발생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물 피해가 예상될 땐 사전에 전기차단기를 내리고 가스밸브도 잠가야 추가 피해를 막을 수 있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침수됐던 집에 다시 들어갈 때도 먼저 환기를 시키고 가전제품은 이용하기 전에 안전 점검을 받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안전벨트 버클로 차 유리 깨고 탈출 올해 집중호우 피해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차량 침수가 인명 피해로 이어진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3일 강원 홍천군 서면과 충북 진천군 문백면에선 각각 차량에 타고 있던 남성이 급류에 휩쓸려 목숨을 잃었다. 일단 차 주변에 물이 차오르면 타이어 높이 3분의 2 이상 잠기기 전에 차를 안전한 곳으로 옮겨야 한다. 불가능한 상황일 땐 미리 창문이나 선루프를 열어두는 게 좋다. 만약 차를 타고 있다가 급류에 갇혔다면, 급류가 밀려오는 방향의 반대쪽 문을 열고 탈출해야 한다. 물에 많이 잠겨 차문이 열리지 않을 땐 단단한 물체로 창문 모서리를 깨고 빠져나오는 방법도 있다. 평소 차에 비상탈출 망치를 마련해 두거나 망치가 없으면 운전석 머리 받침대의 지지 봉이나 안전벨트 버클 등을 쓸 수 있다. 창문을 깨기 어렵다면 당황하지 말고 차 내부에 물이 찰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좋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처음에는 수압 때문에 문이 열리지 않지만, 물이 차올라 차량 안팎의 수압 차가 줄어들면 문이 열린다”고 설명했다. 보통 차량 내·외부의 수위 차이가 30cm 이하로 줄어들면 문을 비교적 쉽게 열 수 있다고 한다. 침수 도로와 지하차도, 급류 하천 옆 도로 등은 절대 들어서지 말고 돌아가야 한다. 지하차도에서 차가 침수됐다면 당장 차에서 나와 차 지붕 등 수면보다 높은 곳이나 몸을 지탱할 곳을 찾은 뒤 119에 연락해 구조를 기다려야 한다. 물에 잠겨가는 지하주차장은 예상보다 훨씬 빨리 물이 불어날 수 있으니 꼭 피해야 한다.○ 산사태로 토사가 내려오는 ‘옆 방향’으로 피해야 이번 집중호우는 전국적으로 산사태를 일으켰고 이로 인한 인명 피해가 적지 않다. 산사태 대피 명령이 발령되면 산지에서 떨어진 마을회관이나 학교로 대피해야 한다. 산사태를 마주했을 땐 본능적으로 토사가 내려오는 반대쪽으로 도망가기 쉽다. 하지만 오히려 좌우 옆 방향으로 이동해 높은 지대를 찾아보는 게 올바른 대피 요령이다. 산사태 취약 지역에 사는 주민이라면 행정기관 등에서 안내하는 대피 장소를 사전에 알아두고 간단한 생필품 등도 미리 준비하는 게 바람직하다. 잠을 자다가 산사태 등이 발생하면 피할 길이 없다. 이런 상황에 대비해 평소 산사태 전조 현상을 알아두는 것도 요긴하다. 조원철 연세대 토목공학과 명예교수는 “바람이 불지 않는데도 나무가 흔들리거나 조용한 밤에 땅이 쿵쿵 울리는 소리가 들린다면 산사태의 전조 현상”이라 설명했다.김소영 ksy@donga.com·김태성 기자}

강원 지역 등에서 최대 670mm의 폭우가 닷새째 이어지며 5일 오후 한탄천이 범람해 주민 780여 명이 긴급 대피했다. 한강 홍수를 조절하는 최후의 보루로 불리는 소양강댐을 포함한 한강 수계 14개 댐이 모두 방류했다. 경기 연천과 파주 등에는 홍수경보가 발령됐다. 강원 철원군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반경 한탄강 지류인 한탄천이 범람해 갈말읍 정연리와 동송읍 이길리 등 4개 마을이 물에 잠기며 300여 가구가 피신했다. 주민 20여 명은 미처 피하지 못했다가 모터보트를 탄 119소방대원에게 구조되기도 했다. 한탄천이 범람한 건 1999년 이후 처음이다. 한국수자원공사 소양강지사는 이날 오후 3시경 소양강댐 수문 5개를 개방하고 초당 810t의 물을 방류했다. 1973년 10월 완공된 소양강댐은 2017년 8월 이후 3년 만에 처음으로 수문을 개방했다. 한강홍수통제소는 “소양강댐에서 방류한 물이 한강대교에 도달하려면 약 16시간이 걸린다. 한강 수위가 1∼2m 정도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댐 방류량 증가로 이날 오후 9시 25분부터 올림픽대로 동작대교와 염창 나들목 구간이 통제됐다. 경기 연천과 파주 등도 집중호우에 북한의 황강댐까지 통보 없이 방류해 빨간불이 켜졌다. 이날 오후 7시 반 기준 임진강에 있는 필승교는 수위가 13.12m로 올라갔으며, 군남댐도 39.99m로 수위가 상승했다. 모두 2009년과 2013년 기록을 뛰어넘는 역대 최고치다. 임진강 수위가 급격히 올라가며 인근 주민들도 긴급 대피에 나섰다. 연천군 측은 “하류에 있는 군남면 백학면 등에 거주하는 주민 3000여 명에게 지역대피소로 이동할 것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파주시 역시 오후 4시 반경 비룡대교 일대에 홍수경보가 발령된 뒤 인근 주민들의 대피를 서두르고 있다. 6일부터는 다시 전국 대부분 지역에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7일까지 예상 강수량은 경기 내륙과 강원 영서에 최대 300mm 이상, 서울과 경기 충청지방에 100∼200mm가량이다.철원=김태성 kts5710@donga.com /김소영·강은지 기자}

중부 지역에 집중된 호우로 인해 4일에도 피해가 잇따랐다. 실종됐던 3명은 숨진 채로 발견됐고 경기 가평군의 한 마을에서는 마을 주민 등이 3일 오후부터 약 21시간 동안 고립됐다.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번 호우로 인한 인명 피해는 4일 오후 9시 기준 15명이 숨지고 11명이 실종됐다. 3일 급류에 휩쓸려 가평군 청평면과 충북 진천군 문백면에서 각각 실종됐던 김모 씨(75)와 한모 씨(62)는 4일 숨진 채로 발견됐다. 충남 아산시 탕정면에서 실종됐던 박모 씨(55)도 같은 날 숨진 채 발견됐다. 소방 관계자는 “어린이집 직원인 박 씨가 어린이집 침수를 막기 위해 근처 맨홀 뚜껑을 열었다가 맨홀에 빠져 변을 당했다”고 전했다. 가평군 상면 임초리에선 진입로에 있는 다리 위로 축대가 무너지면서 진입로가 막혀 마을이 고립되기도 했다. 가평군에 따르면 폭우가 쏟아지던 3일 오후 7시 반경 가로 18m, 세로 10m 크기의 돌로 만든 축대가 마을과 도로를 연결하는 다리 위로 무너졌다. 마을 주민과 피서객 등 80여 명은 4일 오후 4시 반경 도로가 다시 뚫릴 때까지 약 21시간 동안 발이 묶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4일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집중호우대처 긴급 상황점검회의’를 갖고 “지나치다 싶을 정도의 예방 점검과 선제적인 사전조치를 주문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사전통보 없이 황강댐을 무단 방류한 것과 관련해 환경부와 경기도에 “임진강 수계도 신경 써 달라”고 당부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특별재난지역을 빠르게 선포할 수 있도록 지방자치단체의 피해조사 외에 중앙부처도 합동피해조사를 신속히 취해달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김소영 ksy@donga.com / 가평=김태성 / 박효목 기자}

아이돌 그룹 ‘2AM’ 출신인 가수 겸 배우 임슬옹 씨(33·사진)가 운전하는 차에 횡단보도를 건너던 보행자가 치여 숨졌다. 서울 서부경찰서는 “1일 임 씨를 교통사고 처리 특례법 위반(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4일 밝혔다. 임 씨는 비가 내리던 1일 오후 11시 50분경 은평구 증산동의 한 도로에서 벤츠 차량을 몰던 중, 빨간불인데도 무단 횡단하던 50대 남성 A 씨를 들이받아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는 사고 직후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을 거뒀다. 임 씨는 경찰 조사에서 관련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사고 당시 임 씨가 술을 마시지는 않았다”며 “임 씨 차량의 블랙박스와 인근 폐쇄회로(CC)TV를 확보해 속도 위반 여부 등을 살펴보고 있다”고 전했다. 임 씨의 소속사인 젤리피쉬 엔터테인먼트는 4일 입장문을 내고 “(임 씨는) 절차에 따라 경찰 조사를 받았고 이후 귀가 조치된 상태지만 심각한 충격을 받은 상황”이라며 “사망 사고와 관련해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에게 깊은 애도의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2008년 ‘2AM’으로 데뷔한 임 씨는 이후 드라마와 예능 등에 출연하며 배우로도 활동해 왔다.김소영 기자 ksy@donga.com}

중부 지역에 집중된 호우로 인해 4일에도 피해가 잇따랐다. 실종됐던 2명은 숨진 채로 발견됐고 경기 가평군의 한 마을에서는 마을 주민 등이 3일 오후부터 약 21시간 동안 고립됐다가 4일 오후에 풀렸다.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번 호우로 인한 인명피해는 지금까지 14명이 숨지고 12명이 실종됐다. 3일 가평군 청평면에서 밭일을 하러 나갔다가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던 김모 씨(75)는 4일 오전 숨진 채로 발견됐다. 충남 아산시 탕정면에서 실종됐던 박모 씨(55)도 같은 날 숨진 채로 발견됐다. 현장 관계자는 “어린이집 직원인 박 씨는 어린이집 침수를 막기 위해 근처 맨홀 뚜껑을 열었다가 맨홀에 빠져 변을 당했다”고 전했다. 현재까지 전국에서 발행한 이재민은 총 629세대, 1025명으로 집계됐다. 가평군 상면 임초리에선 마을 진입로에 있는 다리 위로 축대가 무너지면서 진입로가 막혀 마을주민 등이 하루 가까이 고립되기도 했다. 가평군 등에 따르면 폭우가 쏟아지던 3일 오후 7시 반경 가로 18m, 세로 10m 크기의 돌로 만든 축대가 마을과 도로를 연결하는 다리 위로 무너졌다. 마을 주민과 마을 내 펜션을 찾은 피서객 등 80여 명은 4일 오후 4시반경 도로가 다시 뚫릴 때까지 약 21시간 동안 발이 묶였다. 토사와 바위가 쏟아지면서 전신주가 하천으로 쓰러져 3일 오후 한때 마을 전체가 정전이 되기도 했다. 나갈 길이 막히자 주민과 피서객들은 복구 작업이 완료되기를 기다리며 발만 동동 굴렀다고 한다. 특히 자녀들과 함께 마을을 찾았던 피서객들이 큰 불안감을 호소했다. 윤대영 임초리 이장은 “간이상수도 물탱크에 흙이 차면서 흙이 섞인 물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가평군은 굴착기 2대를 동원해 복구 작업을 벌였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은 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정 총리는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특히 피해가 큰 지역에 대해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를 중심으로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포함한 신속한 지원방안을 검토하라”며 “뭣보다 인명피해가 더 이상 생기지 않도록 하는 데 역점을 두고 피해 최소화를 위해 긴장감을 갖고 철저히 대처하라”고 주문했다. 김소영기자 ksy@donga.com이천=김태성기자 kts5710@donga.com}
“‘여기서 이렇게 죽는구나’ 싶었는데 겨우 살아났습니다. 너무 고마웠죠.” 2일 오전 경기 이천시 율면 산양리는 인근 저수지 둑이 무너질 정도로 엄청난 폭우가 내렸다. 당시 이곳 주민 양성삼 씨(77)와 부인 박정자 씨(66)는 순식간에 집 안에 무릎 높이로 물이 차올랐지만 어디로 피할 생각도 못 한 채 머릿속이 하얘져버렸다고 한다. 부부는 평소에도 다리를 쓰는 게 쉽지 않아 거동이 불편했다. 박 씨는 “거센 물살에 벽돌로 지은 담벼락이 무너져 내릴 정도여서 어디로 움직일 엄두가 나질 않았다”고 그 순간을 떠올렸다. 결국 창문 유리까지 깨지며 위험천만한 상황에 처했다. 곤경에 빠진 부부를 구한 건 이웃 주민인 50대 남성 A 씨였다. A 씨는 “저수지 둑이 무너졌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두 분이 떠올랐다. 혹시나 해서 전화를 했더니 아직 집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는 얘길 들었다”고 말했다. A 씨는 곧장 두 아들과 함께 부부의 집으로 뛰어갔고, 두 사람을 부축해 높은 지대에 위치해 안전한 이웃 민가로 대피시켰다. A 씨는 “두 분이 평소 다리가 좋지 않다는 걸 알고 있어 더 걱정이 됐다. 이웃사촌들은 다 가족 같은 사이 아니겠느냐”고 했다. A 씨는 이날 부부를 구한 뒤 또 다른 이웃에도 먼저 찾아가 수해를 입은 집을 치우는 일을 도왔다. A 씨는 “대단한 걸 한 게 아니다. 이웃으로서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라며 한사코 이름을 밝히길 거부했다. 경기와 충북 등에 수해가 잇따르고 있지만 서로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손길도 이어지고 있다. 3일 오전 이천시 율면부녀회 회원 등 주민 15명은 피해 가구들을 방문해 장판을 걷어 가며 바닥 청소를 도왔다. 대전 서구 정림동에 있는 한 아파트에선 지난달 31일부터 사흘 동안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 소속 대학생 자원봉사자 30여 명이 진흙 등으로 오염된 주민들의 이불, 옷가지를 세탁했다. 이천=박종민 blick@donga.com / 김소영 기자}

“‘여기서 이렇게 죽는 구나’ 싶었는데 겨우 살아났습니다. 너무 고마웠죠.” 2일 오전 경기 이천시 율면 산양리는 인근 저수지 둑이 무너질 정도로 엄청난 폭우가 나렷다. 당시 이곳 주민 양성삼 씨(77)와 부인 박정자 씨(66)는 순식간에 집안으로 무릎 높이로 물이 차올랐지만 어디로 피할 생각도 못한 채 머리 속이 하얘져버렸다고 한다. 부부는 평소에도 다리를 쓰는 게 쉽지 않아 거동이 불편했다. 양 씨는 “거센 물살에 벽돌로 지은 담벼락이 무너져 내릴 정도여서 어디로 움직일 엄두가 나질 않았다”고 그 순간을 떠올렸다. 결국 창문 유리까지 깨지며 위험천만한 상황에 처했다. 곤경에 빠진 부부를 구한 건 이웃 주민인 50대 남성 A 씨였다. A 씨는 “저수지 둑이 무너졌다는 소식을 듣자말자 두 분이 떠올랐다. 혹시나 해서 전화를 했더니 아직 집에서 빠져나오질 못했다는 얘길 들었다”고 말했다. A 씨는 곧장 두 아들과 함께 부부의 집으로 뛰어갔고, 두 사람을 부축해 높은 지대에 위치해 안전한 이웃민가로 대피시켰다. A 씨는 “두 분이 평소 다리가 좋지 않다는 걸 알고 있어서 더 걱정이 됐다. 이웃사촌들은 다 가족 같은 사이 아니겠느냐”고 했다. A 씨는 이날 부부를 구한 뒤 또 다른 이웃에도 먼저 찾아가 수해를 입은 집을 치우는 일을 도왔다. A 씨는 “대다한 걸 한 게 아니다. 이웃으로서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라며 한사코 이름을 밝히길 거부했다. 경기와 충북 등에 수해가 잇따르고 있지만 서로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손길도 이어지고 있다. 3일 오전 이천시 율면부녀회 회원 등 주민 15명은 피해 가구들을 방문해 장판을 걷어가며 바닥 청소를 도왔다. 대전 서구 정림동에 있는 한 아파트에선 지난달 31일부터 사흘 동안 대학생 자원봉사자 30여 명이 진흙 등으로 오염된 주민들의 이불, 옷가지를 세탁했다. 자원봉사자 배준환 씨(24)는 “침수 피해가 발생한 곳은 많은데 제 ”은 한 개라 모두 돕지 못해 안타까울 뿐“이라며 ”경제적으로도 심적으로도 많이 힘들 피해 주민들이 잘 극복하길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천=박종민 기자blick@donga.com김소영 기자 ksy@donga.com}

수도권을 비롯한 중부지방에 1, 2일 시간당 최고 100mm가 넘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져 7명이 숨지고, 9명이 실종되는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3일까지 중부지방에 300mm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상돼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 2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오후 10시 기준 충북에서 4명, 경기와 강원, 서울에서 각각 1명이 사망했다. 경기 안성시 일죽면에서는 양계장 건물이 무너져 주인 A 씨(58)가 토사에 매몰돼 목숨을 잃었다. 충북 충주시 엄정면에서는 B 씨(76·여)가, 앙성면에서는 C 씨(59·여)가 각각 산사태로 목숨을 잃었다. 단양군 어상천면에서는 70대 노모와 그의 딸, 사위 등 일가족 3명이 급류에 휩쓸렸다. 충주시 산척면에서는 119 신고를 접수하고 피해 현장으로 출동하던 충주소방서 소속 소방대원(29)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집중호우로 철로가 유실돼 충북선과 태백선 등의 열차 운행이 전면 중단됐다. 영동선과 중앙선도 일부 구간 운행이 끊겼다. 기상청에 따르면 3일까지 중부지방에 100∼200mm, 많은 곳은 300mm 이상의 비가 내린다. 제4호 태풍 ‘하구핏(HAGUPIT)’의 영향이 더해져 5일까지 최대 500mm가 넘는 비가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중대본은 2일 오후 2시 풍수해 위기 경보를 가장 높은 수준인 심각 단계로 올렸다. 김소영 ksy@donga.com·김수연 기자}

“밤새 비가 많이 내려 걱정은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정말 상상도 못 했어.” 충북 단양군 어상천면 심곡리 이장 신지선 씨는 2일 수마(水魔)가 할퀴고 간 논과 밭을 보면 아직도 마음이 진정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기습 폭우가 내린 충북은 주로 북부 지역인 충주와 제천, 단양 지역에 피해가 집중됐다. 사망자 4명과 실종자 9명은 모두 급류에 휩쓸리거나 산사태로 매몰되는 피해를 입었다. 경기와 강원에서도 2명이 숨졌다.○ 충북 북부, 산사태 등으로 4명 사망 충북 제천시 수산면에 사는 윤영호 씨(75)는 “집 근처 청풍호의 물이 도로가까지 차오르는 모습은 처음 봤다”며 고개를 저었다. 이날 충주시 엄정면 312mm, 앙성면 246mm 등 주로 충북 북부지역에 많은 비가 내렸다. 인명 피해도 이 지역에서 잇달아 발생했다. 오전 10시 반경 충주시 앙성면 능암리 야산에서 산사태가 나면서 토사가 인근 축사를 덮쳤다. 이 과정에서 가스 폭발이 발생해 A 씨(59·여)가 숨졌다. 오전 8시경에는 엄정면 신만리 주민 B 씨(76·여)가 건물 밖에 있다가 갑자기 무너져 내린 토사에 깔려 변을 당했다. 앞서 오전 7시 18분경 제천시 금성면 월림리 야산에서도 흙더미가 밀려 내려와 인근 캠핑장을 덮쳤다.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C 씨(42)가 흙에 깔려 목숨을 잃었다. 급류에 휩쓸리는 사고도 발생했다. 오전 11시경 음성군 감곡면 사곡2리 복사골 낚시터 인근 하천에서 D 씨(59)가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물이 불어난 하천에 빠진 것으로 보인다. 충북 지역에서는 7건(9명)의 실종 신고가 접수됐다. 충북소방본부는 304명의 인원과 드론 등 장비 51대를 동원해 수색 중이다. 제천시와 강원 태백시를 잇는 태백선, 충남 연기군과 제천시를 잇는 충북선은 선로가 물에 잠기거나 계곡에서 내려온 토사에 선로가 사라지면서 완전 복구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충북선 심탄역 플랫폼은 토사와 함께 돌덩이, 통나무로 철로가 뒤덮였다.○ 경기·강원, 2명 사망·하천 범람 주민 대피 경기와 강원에서도 산사태와 급류에 휩쓸리는 사고로 2명이 숨졌다. 오전 7시 10분경 경기 안성시 일죽면에서 토사가 흘러내려 양계장 건물을 덮쳤고 안에 있던 50대 남성이 매몰됐다. 주민들은 “엄마랑 딸이랑 흙발로 달려와서 ‘사람 살려 달라’고 해서 갔는데 이미 흙이 뒤덮여 있었다”며 “산사태에 쓸려 내려가는 이동식 주택을 굴착기로 받쳐 보려다 사고가 난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사고 직후 집을 빠져나온 가족들은 남성을 구하기 위해 맨손으로 흙을 파내기도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산사태 후 집은 흙과 함께 쓸려 내려갔고, 양계장이 있던 자리는 간신히 흔적만 찾을 수 있었다. 이 남성의 시신은 사고가 발생한 지 약 2시간 만인 9시 20분경 발견됐다. 오전 7시 30분경 이천시 율면 산양저수지 둑 일부가 무너지면서 주민 120여 명이 대피했다. 여주시 원부교 인근 주민 29명도 원미천 물이 불어나면서 저동고 체육관으로 피신했다. 오후 5시경 강원 철원군 담터계곡에서 물놀이를 하던 20대 남성이 불어난 물에 휩쓸렸다가 다른 피서객들에 의해 구조됐지만 숨졌다.충주=장기우 straw825@donga.com / 안성=박종민·김소영 기자}

현직 경찰관이 여성을 성폭행하고 불법 촬영까지 한 혐의로 구속 수감됐다. 해당 경찰은 음주운전으로 사고를 내 징계를 받은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은 상태였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서울지방경찰청 소속인 A 경위를 준강간·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카메라 등 이용 촬영) 위반 혐의로 17일 서부지검에 구속 송치했다”고 29일 밝혔다. 준강간은 술에 취하는 등 저항하기 어려운 상태에서 간음하는 것을 일컫는다. 경찰에 따르면 A 경위는 올해 6월 마포구에서 함께 술을 마신 여성을 성폭행하고 불법 촬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A 경위는 경찰 조사에서 불법 촬영은 인정하면서도 성폭행 혐의는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A 경위는 해당 여성뿐만 아니라 다른 여성들을 상대로도 불법 촬영을 저지른 혐의도 확인됐다”고 전했다. A 경위는 앞서 5월 말 술을 마신 채 운전을 하다가 건물 에어컨실외기 등을 들이받는 사고를 내 입건되기도 했다. 경찰은 A 경위를 직위해제한 상태였다.김소영기자 ksy@donga.com}
“아침에 신문을 보는데 아이의 모습이 너무 안타깝더라고요. 꼭 위로를 해주고 싶었습니다.” 서울에 사는 A 씨(75)는 24일 오전 동아일보를 펼쳤다가 한 장의 사진을 마주하고 한참 동안 가슴이 먹먹했다. 23일 서울 종로구 일민미술관에서 열린 ‘제9회 영예로운 제복상’ 시상식에서 위민경찰관상을 받은 고 이상무 경위의 큰아들 윤성 군(7)이 시상식이 끝난 뒤 눈물을 멈추지 못하고 있는 장면이었다. 이 경위는 2018년 10월 교통사고 현장을 수습하다 다른 차량에 치여 세상을 떠났다. 고인은 생일을 닷새 앞두고 부인과 세 아들을 남긴 채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됐다. 자신도 “세 손자의 할아버지”라는 A 씨는 “윤성이가 자꾸만 눈에 밟혀 뭐라도 해야겠다 싶었다”고 한다. A 씨는 27일 이 경위의 가족에게 100만 원을 전달했다. 서울 도봉경찰서에서 역시 경찰의 길을 걷는 고인의 부인 김지형 경사(41)는 “마음만 받겠다”며 거절했지만 “성의로 받아 달라”는 A 씨의 거듭된 요청에 결국 수락했다. 이름이 알려지는 걸 한사코 거절한 A 씨는 “그저 윤성이 형제가 학용품을 사는 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앞으로도 건강하게 자라길 응원하겠다”고 했다. 소식을 접한 윤성 군은 처음엔 엄마에게 “왜 이 할아버지께서 내게 필요한 것이 있는지 묻느냐”며 어리둥절해했다고 한다. 이에 김 경사는 아이에게 이렇게 설명했다. “윤성아, 윤성이는 아빠 대신 할아버지 한 분을 더 가지게 된 거야. 우리 가족이 행복하게 잘 지내길 바라는 따뜻한 마음을 아빠 대신 할아버지께서 보내주셨단다.” 윤성 군은 고개를 끄덕였고, 감사의 마음을 담아 A 씨에게 자신이 직접 만든 도자기 컵을 선물할 계획이다. 김 경사는 “응원해 주시는 마음을 잊지 않겠다. 지치지 않고 열심히 살겠다”며 다시 한 번 감사의 뜻을 전했다.김소영 기자 ksy@donga.com}
성폭행 혐의로 수사를 받던 탈북민 김모 씨(24)가 월북한 사실이 알려진 뒤 ‘탈북민 신변보호제도’가 실효성 있게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북한이탈주민법에 따라 탈북민이 남한에 온 뒤 5년 동안 보호한다. 거주지 관할 경찰서의 신변보호담당관은 주기적으로 전화나 대면 접촉을 통해 탈북민의 초기 정착 등을 돕는다. 대상 탈북민은 신변 위협 정도에 따라 가∼다 급으로 분류해 연락 주기 등을 다르게 관리한다. 하지만 신변보호담당관 수 자체가 워낙 부족해 현실적으로 탈북민 관리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국내 거주 탈북민은 3만3670명이며, 경찰의 보호 대상은 2만6547명이다. 전국의 신변보호담당관은 모두 899명으로 담당관 1인당 평균 29.5명을 맡아야 한다. 게다가 보안과 소속인 신변보호담당관은 탈북민 관련 업무만 전담하는 게 아니다. 일상적인 보안과 업무 역시 병행한다. 경찰 관계자는 “특히 탈북민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의 경찰서는 인력 및 시간 부족으로 고충이 크다”고 말했다. 탈북민 서모 씨(49)는 “경찰 한 명이 수십 명의 탈북민을 관리하다 보니 처음에 만나 인사한 뒤엔 ‘문제가 생기면 전화하라’ 정도로 안내하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탈북민의 특성상 신변보호제도에 적극 협조하지 않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이 제도를 일종의 감시나 인권침해 등으로 여겨 연락이 닿지 않는 경우가 빈번하다고 한다. 탈북민 이모 씨(63)는 “솔직히 경찰이 일거수일투족을 관리하려 들면 불편해하는 탈북민이 많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탈북민 신변보호제도를 상황에 맞게 좀 더 효율적인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고 제안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담당 경찰과 탈북민 사이의 신뢰가 소통하는 데 뭣보다 중요하겠지만, 월북한 김 씨처럼 특수한 상황의 탈북민은 경찰과 정부가 빠르게 인지해 집중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김소영 ksy@donga.com·김태성 기자}

지난해 말 별세한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사진)의 흉상이 고인의 모교인 연세대에 세워진다. 연세대는 “7일 이사회 회의에서 김 전 회장의 흉상 건립 안건을 가결하고 신촌캠퍼스 대우관 1층 로비에 흉상을 세우기로 결정했다”고 26일 밝혔다. 학교 측은 12월 9일 김 전 회장 1주기 추모행사와 함께 제막식을 열고 흉상을 공개하기로 했다. 흉상은 가로세로 70×60cm, 높이 185cm 크기로 제작될 예정이다. 이두원 연세대 상경대학장은 “젊은 학생들 중에는 김 전 회장이 어떤 기업가였고 대우그룹이 어떤 기업이었는지 잘 모르는 이들이 많다”며 “김 전 회장은 모교에도 남다른 기여를 한 인물인 만큼 오랫동안 기억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흉상 건립을 추진했다”고 했다. 연세대 경제학과 56학번인 김 전 회장은 무역 업체인 한성실업에서 근무하다가 만 31세인 1967년 자본금 500만 원으로 대우실업㈜을 창립했다. 이후 대우그룹을 한국 재계 2위 기업으로 키워내기도 했다. 책 ‘세계는 넓고 할일은 많다’로 화제를 모았던 김 전 회장은 국내 경제계에 ‘세계 경영’이란 화두를 던진 기업인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대우그룹은 외환위기의 여파로 1999년 해체됐다. 김 전 회장은 생전에 강원 원주에서 캠퍼스 부지를 매입해 학교에 기증하고 상경대 건물인 대우관의 건립 비용을 대는 등 연세대에 기부를 많이 했다. 고인은 1997년부터 3년 동안 연세대 총동문회장을 맡았으며 2014년 학교에서 ‘자신만만하게 세계를 품자’를 주제로 공개 강연을 열기도 했다. 김 전 회장은 지난해 12월 9일 숙환으로 별세했다.김소영 기자 ks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