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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바둑, 재미있는 바둑, 아름다운 바둑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알파고와의 첫 대결을 하루 앞둔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세돌 9단은 이긴다는 말에 앞서 기계가 알지 못하는 바둑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겠다는 얘기부터 꺼냈다. 이날 회견에는 300명이 넘는 내외신 기자가 몰려 성황을 이뤘다. 이 9단은 딸 혜림 양과 함께 회견장에 나왔고 에릭 슈밋 구글 회장이 깜짝 방문해 격려의 말을 건넸다. 이 9단은 여전히 알파고와의 대국에 자신감을 피력했으나 5 대 0의 완승에선 한발 물러섰다. 그는 “인간의 직관과 감각이 훨씬 우수한 것을 보여주도록 노력하겠다”며 “그러나 예전처럼 큰 차이는 아니라며 5 대 0은 아닐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인간이 질 경우 바둑에 대한 흥미가 떨어지지 않겠느냐는 외신 기자의 질문에 “기계가 바둑의 아름다움을 알고 두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바둑의 가치는 여전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알파고를 개발한 구글 딥마인드의 데미스 하사비스 대표도 자신감을 표현했다. 그는 “피로도 느끼지 않고 겁먹거나 긴장하지 않는 게 장점”이라며 “알파고가 실력을 늘리는 데 한계를 보이지 않고 있어 좋은 승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장에 깜짝 등장한 슈밋 회장은 “1960년대 처음 컴퓨터를 접할 때 꿈꿨던 일이 이제 현실이 되고 있다”며 “누가 이기든 이번 대국의 승자는 인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싱거웠다. 짜릿한 전투도, 긴박한 승부처도 없었다. 초반 주도권을 놓고 신경전을 벌인 것 이외에는 그저 집의 윤곽을 확인하기 위한 몇 차례의 투덕거림이 전부였다. 중앙에서 우하에 걸친 백 집이 80여 집에 달한다. 특별한 사건 없이 이런 식의 ‘통집’이 생긴다는 건 프로 바둑에서 드문 일이다. 아무리 유연한 기풍을 가진 조한승 9단이라도 ‘통집’을 왜 이토록 쉽게 허용했을까. 승부의 고비는 참고도였다. 중앙 백 진 삭감이 관건인 상황에서 흑 1은 응수타진이니 그렇다 치더라도 흑 3이 너무 침착했다. 백 4의 선수에 이어 백 6을 당해선 대궐만 한 중앙 백 집이 만들어졌다. 흑 3으론 흑 ‘가’, 백 ‘나’를 교환하고 흑 ‘다’로 삭감했어야 했다. 그러면 중앙의 경계선이 확연히 달라졌을 것이다. ‘다’의 삭감은 조 9단 수준이면 한눈에 보인다. 착각이나 안이함 때문에 놓친 것은 아니다. 지난해 타이틀을 빼앗긴 뒤의 리턴매치. 같은 패배를 당하고 싶지 않다는 중압감과 멋지게 이기고 싶다는 욕심이 그의 판단을 흐리게 했다. 그 결과는 무난한 패배였다. 앞으로 남은 대국에서 중압감을 이겨내는 것이 조 9단의 과제다. 145…69. 178수 끝 백 불계승.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이세돌 9단과 구글 딥마인드의 바둑프로그램 알파고의 5번기 대결이 9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시작된다. 인공지능이 과연 바둑의 인간 최고수를 능가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국과 관련한 궁금증을 Q&A로 풀어본다. Q. 5번기 일정을 설명해 달라. A. 9일 1국을 시작으로 10, 12, 13, 15일 오후 1시에 둔다. 보통 일반 기전에서 5전 3선승제(한쪽이 3번 이기면 나머지 대국을 두지 않음)지만 이번엔 5국까지 모두 둔다. 구글 측이 데이터를 더 많이 확보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Q. 제한시간 2시간과 1분 초읽기 3회는 어떻게 결정됐나. A. 지난해 10월 알파고와 판후이 2단의 공식 대국 당시 제한시간이 1시간에 30초 초읽기 3회였던 점과 비교하면 딱 2배로 늘었다. 일반적으로 제한시간이 길어지면 알파고가 유리하다고 본다. 왜냐면 그만큼 알파고가 승패를 시뮬레이션할 시간이 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9단도 속기보단 2, 3시간 바둑을 선호한다. 초읽기로 인한 실수를 줄이겠다는 뜻도 있다. 쌍방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셈이다. Q. 어떤 방식으로 대국하나. A. 알파고를 대신해 알파고 개발팀의 일원인 대만계 아자 황(아마 6단)이 이 9단 앞에 앉아 알파고가 둔 수를 대신 바둑판에 놓는다. 또 이 9단이 둔 수를 컴퓨터에 입력한다. 미 중서부 구글 클라우드에서 알파고 프로그램을 돌린다. 그래서 이 9단이 불리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과거 체스 세계챔피언을 이긴 딥블루는 대용량 컴퓨터 한 대였다. 알파고는 구글 클라우드의 수많은 컴퓨터를 활용해 대국 도중 수백만 번의 시뮬레이션을 한다. Q. 왜 중국 룰로 대결하나. A. 알파고를 개발할 때 중국 룰을 적용했다. 그래서 덤이 한국 룰보다 한 집 많은 7집 반이고 계가도 중국 방식으로 한다.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는 지금 프로그램 시스템을 바꿀 수가 없어 중국 룰로 할 수밖에 없다고 양해를 구했다. 이 9단도 동의했다. Q. 상금 외에 대국료(2만 달러)와 승리수당(3만 달러)이 판마다 추가 지급된다. A. 원래 프로 기전에서도 상금 외에 판마다 대국료가 별도로 지급되고 승패에 따라 액수도 다르다. 그런 개념을 적용해 한국기원에서 요구했다. 이 9단이 5-0으로 이기면 총 125만 달러(약 13억7500만 원·상금 100만 달러+대국료 10만 달러+승리수당 15만 달러)를 받는다. 계약 당시 환율을 1100원으로 고정했다. Q. 알파고의 실력은 어느 정도인가. A. 판후이 2단과의 대결을 보면 이 9단과 같은 프로정상급 기사와는 두 점 이상 놔야 할 수준이었다. 그러나 당시에도 국지전의 수읽기는 프로 기사와 큰 차이가 없었다. 또 지난해 10월 이후 매일 수백만 국의 대국을 시뮬레이션하며 실력을 키워 왔다는 게 구글 딥마인드 측의 설명이다. 7일 입국한 하사비스 CEO는 취재진에 “모든 준비가 끝났고 이길 자신이 있다”며 “다만 승률을 정확히 알 수 없어 50 대 50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바둑계에선 5개월 만에 프로정상급과 맞붙을 실력까지 오르기는 힘들다고 보고 이 9단과 정선 치수(덤 없이 흑을 잡고 두는 것) 정도로 보고 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끝내기도 막판에 접어들었다. 백 48로는 참고 1도 백 1이 더 탄력 있어 보이지만 흑 2로 째고 나오면 흑 10까지 흑은 잡히지 않는다. 이어 흑 ‘가’의 치중수도 남아 있어 백이 후수가 된다. 이건 실전보다 못하다. 흑 63까진 쌍방 최선의 끝내기 수순. 백 64, 66은 생각보다 쏠쏠한 끝내기. 흑이 78의 곳에 꼬부렸을 때와 비교하면 7집이 넘는 곳이다. 이번엔 흑 67, 69가 몇 집일까? 백이 먼저 둔다면 참고 2도 백 1이 있다. 흑 2로 받는다면 백 1은 ‘선수 3집’ 끝내기다. 흑 2는 후수 4집 반 크기의 끝내기. 근데 흑이 2로 바로 받을지, 아니면 흑이 손을 빼 백이 둘지는 확률상 반반이기 때문에 4.5집의 절반인 2.25집으로 봐야 한다. 따라서 67, 69는 ‘3집+2.25집=5.25집’ 크기의 끝내기다. 백 74로는 흑 한 점을 잡기 쉽지만 실전보다 손해. 나중에 백 한 점을 이어오는 것(4집)이 크기 때문이다. 백 78로 단수하자 도전자 조한승 9단이 항복을 선언했다.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가톨릭 여자 수도자(수녀)의 86%가 사제와 갈등을 빚은 적이 있으며 그 주된 원인은 사제의 권위적 태도라고 보는 것으로 조사됐다. 천주교주교회의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와 한국천주교 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가 최근 개최한 ‘봉헌생활의 해’ 기념 연구 심포지엄에서 전국 여자수도회 소속 수녀 1044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이에 따르면 수녀들은 사제와의 갈등 이유로 ‘권위적이고 일방적 태도’(49.7%)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사제의 성격적 장애’(12.9%), ‘수도자에 대한 존중과 예의 부족’(10.1%)이 뒤를 이었다. 또 수도회에 대한 사제들의 인식이 어떠하냐는 질문에 ‘사제들이 수도회에 대해 잘 모르고 관심이 없다’(40.3%), ‘수도회를 사목과 무관한 교회 내 별개의 부속기관처럼 여긴다’(31.5%) 등 부정적 시각이 많았다. 이어 사제와 수도자의 바람직한 관계에 대해선 ‘동등한 입장에서 서로 협력해야 한다’(30.2%), ‘고유성을 가진 독자적 관계여야 한다’(29.9%), ‘업무와 관계없이 영적 도움을 주고받는 동반자가 되어야 한다’(26.7%)로 나타났다.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5일까지 서울 중구 을지로 롯데호텔에서 열리는 세계복음연맹(WEA) 세계지도자대회에서 북한 핵문제 해결과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위해 세계 교회의 연대를 촉구하는 성명서가 발표된다. 이 대회를 후원하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는 “4일 관련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라며 “참가자들이 한반도의 심각한 상황을 해결하는 데 세계 교회가 힘이 돼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회 참가자 80여 명은 2일 판문점과 임진각에 들러 한반도 분단의 현실을 직접 몸으로 체험했다. 이들은 또 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48회 대한민국 국가조찬기도회에 참석했다. 이날 소강석 새에덴교회 담임목사는 ‘통일을 가슴에 품고, 기도하는 교회’를 제목으로 한 설교에서 “통일은 하나님의 은혜와 능력으로만 이뤄질 수 있다”며 “통일을 가슴에 품고 하나님께 기도하고 한국 교회가 분열된 국론을 하나로 모으고 국민 대통합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WEA 총무 겸 대표인 에프라임 텐데로 목사(필리핀)도 이날 “하나님의 방법으로 개입하셔서 분단과 고통의 역사가 종식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기도했다. 이 대회에서는 6억여 명의 개신교 신자를 대표하는 WEA 소속 교회 지도자들이 모여 1년간의 사업을 평가하고 향후 방향을 설정해왔다.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난, 난 꿈이 있어요. 그 꿈을 믿어요. 나를 지켜봐요….’ 노래 ‘거위의 꿈’이 호소력 있게 울려 퍼지는 동명 뮤지컬의 갈라쇼가 3일 서울 종로구 문화창조벤처단지 무대에서 선보였다. 뮤지컬 ‘거위의 꿈’은 혼혈 소녀가 가난과 차별을 딛고 가수로 성공하는 내용으로 뮤지컬 ‘투란도트’의 유희성 감독이 연출을, SBS ‘서바이벌 오디션 K팝스타’에 출연했던 이미셸이 주연을 맡았다. ‘거위의 꿈’은 한국콘텐츠진흥원(원장 송성각)의 창의인재양성사업 중 하나인 ‘콘텐츠 창의프로젝트’의 지원을 받았다. 김연희 작가의 작품을 제작사와 연결해 제작이 가능하도록 지원해준 것. 콘진원은 이 사업을 통해 지난 1년간 ‘거위의 꿈’뿐 아니라 329명의 창작자와 263건의 프로젝트를 지원했다. 이날 ‘거위의 꿈’ 갈라쇼는 창의인재양성사업 프로젝트 가운데 실제 완성된 130여 개의 영화 공연 전시물 등을 선보이는 ‘2016 크리에이터 런웨이’의 개막 행사로 치러졌다. 작품 전시와 함께 콘텐츠 관련 투자자와 제작사를 위한 설명회도 이어졌다. 뮤지컬의 경우 제작까지 진행된 ‘거위의 꿈’과 함께 문수진 작가의 ‘마스터 블렌더’가 지난달 서울 충무아트홀에서 쇼케이스까지 진행하는 성과를 냈다. 드라마는 서울시청 지하 8층에 귀신을 관리하는 공무원이 있다는 독특한 설정의 2부작 드라마 ‘국민혼령관리국’이 지상파 방송과 제작 협의 중이다. 영화는 민경근 작가의 ‘치외법권’이 임창정 최다니엘 주연으로 이미 개봉됐고, 이 밖에 다큐 전시 분야도 국내외 공모전 등에서 수상하기도 했다. 박경자 콘진원 cel아카데미본부장은 “예비 창작자 지원을 통해 ‘빅 킬러 콘텐츠’가 탄생할 수 있는 여건을 계속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전보 마지막 수인 백 ○는 과연 몇 집 끝내기일까. 백은 나중에 1선에 젖혀 잇는 끝내기까지 선수할 수 있어 × 표시된 곳이 경계선이다. 반면 흑이 참고도처럼 백 한 점을 따냈을 경우엔 백 10까지가 흑의 권리.(백 4는 손 뺌) 흑 집은 × 표시된 곳 3집과 백 한 점을 따낸 것 2집 등 총 5집이 차이가 난다. 백 집은 7집이 차이가 난다. 둘을 합치면 12집 차이가 난다. 결국 백 ○는 12집짜리 끝내기. 흑 21도 백이 이곳에 먼저 손대는 것과 비교하면 10집은 족히 넘는 곳. 백 24도 흑이 이곳을 젖혀놓는 것만으로도 이득인 곳이어서 역끝내기로 볼 수 있다. 또 백 44의 비마 달리기도 남아 있어 10집이 넘는다. 쌍방 최선의 끝내기를 하고 있는 셈. 흑 29도 눈여겨볼 만하다. 흑 31을 먼저 두면 29는 선수가 되지 않는다. 흑 29를 선수해 놓아야 나중에 ‘A’로 따내는 것이 선수가 된다. ‘B’로 먹여치는 수가 있기 때문. 흑 35, 37은 후수 8집. 백 44까지 반상의 큰 끝내기는 거의 사라졌다. 중앙 백 집이 돋보이는 국면. 흑이 실마리를 찾지 못하면 역전이 어렵다. 조한승 9단의 표정에 깊은 시름이 새겨져 있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바둑의 신(神)’과 둔다면 몇 점을 놓아야 할 것 같습니까?” “석 점은 놔야 하지 않을까요.” “만약 목숨을 건 내기라면?” “그럼 넉 점까지 놔야겠죠.” 한때 세계 바둑계를 풍미했던 대만 린하이펑(林海峰) 9단은 1970년대 전성기 시절 ‘바둑 신과의 치수’를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보통 세계 정상급 프로기사들의 답은 석 점 정도였다. 물론 패기 넘치는 서봉수 9단은 “요즘 중앙을 제외한 귀와 변의 변화는 거의 규명됐기 때문에 두 점이면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바둑 신과의 치수’는 반상의 무수한 변화를 다 읽지 못하는 인간의 한계를 의미한다. 그런데 9일부터 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 바둑프로그램 ‘알파고’가 이세돌 9단과 맞바둑으로 세기의 대결을 펼치게 되면서 종국에는 인공지능이 바둑의 신의 위치를 차지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 알파고는 우선 하루 24시간 지치지 않는 체력(?)으로 무한대의 학습 능력을 갖는다는 점이 이런 전망을 뒷받침한다. 이세돌 9단은 최근 “지난해 10월 판후이 2단에게 이긴 알파고의 실력은 아마 정상급이지만 나와 승부를 논할 수준은 아니다”라며 “아무리 빨리 실력이 는다 해도 나를 이길 정도까지 올라오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특히 하급자에서 상급자까지는 실력이 금방 올라가지만 아마 정상급 실력에서 프로기사가 되고 이어 정상급 프로기사로 발돋움하는 단계가 가장 어렵다는 것. 프로기사들도 그 단계에서 머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알파고는 스스로 학습하는 첫 번째 프로그램으로 그 진보 속도를 가늠하기 어렵다. 최근 알파고 개발 책임자인 데미스 허사비스는 인터뷰할 때마다 “승부는 50 대 50”이라고 말했다. 구글 딥마인드 측이 비공식적으로 중국 프로기사들과 겨뤄 좋은 승률을 냈기 때문에 자신감을 피력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설사 알파고가 지더라도 이를 통해 얻는 데이터베이스는 앞으로 실력을 늘리는 데 밑바탕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실력뿐 아니라 컨디션에 따른 기복도 없다. 초일류 기사들도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는 간단한 단수조차 깨닫지 못하는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저지르는데 알파고는 그럴 일이 없다. 여기에 바둑 격언 중 상대를 의식하지 말라는 ‘반전무인(盤前無人)’의 자세도 알파고는 가능하다. 강한 상대, 뜻밖의 상대 혹은 징크스가 있는 상대를 만나도 인간처럼 주눅 들거나 과잉 투지를 보이다 자멸하는 경우가 없다는 것이다. 명지대 바둑학과 정수현 교수는 “인공지능이 지금과 같은 속도라면 수년 내 초일류 기사와 대등한 실력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며 “바둑프로그램이 인간과 비슷한 사고 체계를 갖추게 된다면 바둑의 신처럼 초일류 프로기사를 두세 점 접는 시기가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만 50세 이상 프로기사들이 참여하는 ‘시니어리그’가 출범한다. 이로써 국내 바둑계는 KB국민은행 한국바둑리그, 엠디엠 여자바둑리그와 함께 3개의 리그를 갖게 된다. ‘2016 한국기원 총재배 시니어리그’는 17일 개막식을 갖고 21일부터 정규리그를 시작한다. 6월엔 상위 4팀이 포스트 시즌을 가질 예정이다. 제한시간은 각자 30분, 40초 5회의 준 속기에 속한다. 이번 참가 팀은 모두 7팀. 한 팀이 다른 팀과 2번씩 대결해 팀당 12번의 경기를 치른다. 기사 4명이 한 팀이 되며 이 중 3명이 출전한다. 팀은 주로 프로기사의 고향 연고가 있는 지방자치단체가 만들었다. 예를 들어 전남 영암 출신인 조훈현 9단을 겨냥해 ‘영암 월출산’ 팀이 만들어진 식이다. 같은 전남 출신인 오규철 9단도 ‘월출산’ 팀에 합류한다. 인천은 서능욱 장수영 9단, 서울은 유창혁 정대상 9단, 전주는 최규병 강훈 9단 등이 출전한다. 나머지 선수와 다른 팀의 선수는 4일 선수 선발식에서 확정된다. 조훈현 유창혁과 함께 시니어 빅 3 중 한 명인 서봉수 9단이 어느 팀으로 갈지가 관심거리. 고향이 대전인 서 9단은 이번엔 연고팀이 없다. 여기에 1980년대 도전 5강 멤버였던 김수장 백성호 9단을 비롯해 정수현 조대현 9단 등이 우선 지명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최근 가장 바쁜 프로기사는 단연 이세돌 9단. 지난달 29일 맥심커피배에서 백홍석 9단과 16강전을 둔 뒤 바로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을 두러 중국으로 떠났다. 2일 중국의 구리 9단과 일본의 무라야마 다이스케 대국의 승자와 첫 판을 둔다. 농심배에서 한국 팀의 유일한 선수로 남은 이 9단이 4연승을 거둬야 한국 팀이 우승할 수 있다. 그러려면 5일까지 매일 대국을 가져야 한다. 농심배가 끝나면 9일부터 바로 인공지능 바둑프로그램 알파고와 5번기를 둔다. 농심배에서 승승장구한다면 보름 새 최대 10판을 두는 셈이다. 백 6은 백 ○ 다섯 점을 살리자는 수가 아니다. 백 ○는 어차피 죽을 상황이니 고기 값이나 하자는 것. 예를 들면 백 8이 상대를 은근히 유혹하는 수다. 언뜻 참고도 흑 1로 넘어가고 싶은 충동이 생긴다.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보면 백 2로 단수할 때 응수가 없다. 백 8까지 백 다섯 점이 부활한다. (6…●) 흑 13까지 확실하게 백 다섯 점을 잡았다. 백 16, 18은 좋은 끝내기 수순. 이런 모양에서 많이 나오는 수법이다. 선수를 잡은 백은 우하귀 20으로 반상 최대의 끝내기를 한다. 백 20은 과연 몇 집 끝내기일까. 다음 보에서 끝내기 공부를 한번 해보자.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바둑의 신(神)’과 둔다면 몇 점을 놓아야 할 것 같습니까?” “석 점은 놔야 하지 않을까요.” “만약 목숨을 건 내기라면?” “그럼 넉 점까지 놔야겠죠.” 한때 세계 바둑계를 풍미했던 대만 린하이펑(林海峰) 9단은 1970년대 전성기 시절 ‘바둑 신과의 치수’를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보통 세계 정상급 프로기사들의 답은 석 점 정도였다. 물론 패기 넘치는 서봉수 9단은 “요즘 중앙을 제외한 귀와 변의 변화는 거의 규명됐기 때문에 두 점이면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바둑 신과의 치수’는 반상의 무수한 변화를 다 읽지 못하는 인간의 한계를 의미한다. 그런데 9일부터 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 바둑프로그램 ‘알파고’가 이세돌 9단과 맞바둑으로 세기의 대결을 펼치게 되면서 종국에는 인공지능이 바둑의 신의 위치를 차지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 알파고는 우선 하루 24시간 지치지 않는 체력(?)으로 무한대의 학습 능력을 갖는다는 점이 이런 전망을 뒷받침한다. 이세돌 9단은 최근 “지난해 10월 판후이 2단에 이긴 알파고의 실력은 아마 정상급이지만 나와 승부를 논할 수준은 아니다”며 “아무리 빨리 실력이 는다 해도 나를 이길 정도까지 올라오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특히 하급자에서 상급자까지는 실력이 금방 올라가지만 아마 정상급 실력에서 프로기사가 되고 이어 정상급 프로 기사로 발돋움하는 단계가 가장 어렵다는 것. 프로기사들도 그 단계에서 머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알파고는 스스로 학습하는 첫 번째 프로그램으로 그 진보 속도를 가늠하기 어렵다. 최근 알파고 개발 책임자인 데미스 하사비스는 인터뷰할 때마다 “승부는 50 대 50”이라고 말했다. 구글 딥마인드 측이 비공식적으로 중국 프로기사들과 겨뤄 좋은 승률을 냈기 때문에 자신감을 피력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설사 알파고가 지더라도 이를 통해 얻는 데이터베이스는 앞으로 실력을 늘리는데 밑바탕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실력 뿐 아니라 컨디션에 따른 기복도 없다. 초일류 기사들도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는 간단한 단수조차 깨닫지 못하는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저지르는데 알파고는 그럴 일이 없다. 여기에 바둑 격언 중 상대를 의식하지 말라는 ‘반전무인’(盤前無人)의 자세도 알파고는 가능하다. 강한 상대, 뜻밖의 상대 혹은 징크스가 있는 상대를 만나도 인간처럼 주눅 들거나 과잉 투지를 보이다 자멸하는 경우가 없다는 것이다. 명지대 바둑학과 정수현 교수는 “인공지능이 지금과 같은 속도라면 늦어도 2020년까지는 초일류기사와 대등한 실력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며 “시간이 더 지나면 바둑의 신처럼 초일류 프로기사를 두, 세 점 접는 시기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가 흑의 처지에선 최강수. 백도 그에 못지않은 최강수로 맞받아칠 수 있다. 참고 1도 백 1로 단수하는 수. 이후 흑이 한 점을 따내도 백 7로 막히면 백 진 안에서는 살 가능성이 거의 없다. 하지만 박정환 국수는 그 정도의 확률 낮은 위험도 감수할 생각이 전혀 없다. 그냥 실전 94로 막아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백 94면 백 100까지는 외길 수순. 이로써 중앙 백 집의 경계가 확정됐는데 우하까지 통으로 이어진 집이 어마어마하다. 대략 80집. 곳곳에 산재한 흑 집을 다 모아야 비슷해진다. 그나마 흑에게 다행인 건 선수를 잡았다는 점. 흑 101이 좋은 끝내기다. 백이 참고 2도 백 1, 3으로 반발하면 백 9까지 중앙 쪽에서 손실이 적지 않다. 흑 105로 젖혀 백 5점을 잡은 것이 반상 최대. 아마추어가 보기에는 엄청 커 보이지만 프로의 눈에는 끝내기의 하나일 뿐이다. 100수밖에 되지 않았는데 국면은 종반 끝내기로 접어든다. 중앙 백 집이 크게 나며 국면이 단조로워진 탓이다.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중앙 백 진에 대한 두 대국자의 가치 판단은 엄청난 괴리를 보인다. 백은 자꾸 중앙 집을 키우려고 하고 흑은 중앙 백 집은 별것 아니라며 귀와 변을 챙기고…. 이런 생각 차이는 행마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백 82. 우상 백 5점을 방치한 채 중앙을 틀어막았다. 이로써 중앙 백 진은 이제 침투로가 거의 막혔다. 흑 ●는 이제 탈출하기 어렵다. 좌변 쪽에서 들어오는 길만 아직 열려 있는데 흑이 깊게 들어갔다간 살아 나오기 힘들다. 검토실에선 중앙 백 골짜기로 흑이 얼마만큼 들어가야 좋을지 의견이 분분했는데 조한승 9단은 흑 83에 이어 85로 좌변을 챙긴다. 모니터로 이를 지켜보던 기사들은 ‘아이쿠’ 하는 외마디 비명을 낸다. 침착함이 주무기인 조 9단이지만 너무 지나쳤다는 것이다. 백 88이 놓이자 중앙 백 집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기 시작한다. 이젠 백 진이 아니라 일당백의 백 집이다. 흑으로선 85 때가 마지막 기회였다. 참고도 흑 1, 3으로 둬 중앙 백 진을 견제해야 했다. 실전과 비교하면 얼마나 큰 차이가 나는지 알 수 있다. 뒤늦게 흑 91로 붙였으나 백 92의 강렬한 반발이 엄중하다. 흑 93이 행마법에 따른 수이긴 한데….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흑 ●에 대해 박정환 국수는 백 58로 우변을 지키는 수를 선택했다. 막상 참고 1도 백 1로 공격하고 싶지만 흑 10까지 달아나면 더는 포위하기 어렵다. 이 그림은 백이 바로 집 부족에 빠진다. 흑 59는 큰 곳. 이제 귀와 변의 큰 곳은 다 두었다. 중앙 흑 ●의 처리가 여전히 변수로 남아 있다. 백 68로는 좌변에서 참고 2도 백 1, 3으로 두는 강력한 수단이 있긴 하다. 흑 8까지 실리 면에서 백이 이득을 볼 수 있다. 하지만 박 국수는 중앙 백 세력이 다치는 것이 싫어 실전 백 68처럼 중앙부터 정리하고 나선 것. 흑 69는 참고 2도를 방비한 수. 이제야말로 흑 ●를 움직이나 싶었는데 흑 71이 놓이자 검토실에서 “정말 침착하다”는 감탄과 “중앙을 너무 방치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동시에 터져 나왔다. 박 국수가 백 74, 76으로 중앙을 크게 키우겠다는 의욕을 불사르는데도 조한승 9단은 흑 75, 77로 변과 귀에서 딴전을 피운다. 누구의 판단이 맞는 것일까.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한국여기자협회(회장 강경희)와 성주재단(이사장 김성주)은 24일 ‘2016 해외연수’ 대상자로 조수진 채널A 국제부 차장을 선정했다. 박미정 조선일보 차장대우, 우수경 KBS 기자, 최영주 YTN 기자 겸 앵커, 하현옥 중앙일보 차장대우도 선정됐다.}

백 ○의 붙임에 흑 37은 최강의 응수. 저 멀리 상변 백세를 의식한 수이기도 하다. 참고 1도 흑 1로 두면 백 22까지 예상된다. 백이 중앙을 두텁게 틀어막아 성공한 모습이다. 백 20의 묘미를 느껴보기 바란다. 백 38은 참고 2도를 노린 것. 백으로선 우하 귀를 선수로 틀어막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 이건 흑이 당했다고 보고 조한승 9단은 흑 39로 늘어 백의 의도를 비껴간다. 국면의 초점은 상변 백 세력이다. 이 세력이 다른 백 세력과 호응하며 힘을 쓰면 백이 잘 풀리게 되고,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하면 백이 쉽게 밀릴 수 있다. 백 42∼46의 활용이나 백 50의 한 칸 뜀 모두 상변 백 세력과의 연관성을 염두에 둔 것. 상변 백 세력을 배경으로 우하 백 진영이 점점 깊어지고 있어 흑 51은 절대의 한수. 흑 53은 백이 선수할 곳을 역으로 둔 것. 집으로도 작지 않고 흑 51을 간접 보강하는 의미도 있다. 이제 백이 흑 51을 어떻게 공략하느냐가 초반의 기로다.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2019년은 3·1운동 100주년을 맞는 해. 당시 3·1운동을 주도했던 천도교가 국내 7대 종단과 함께 당시의 정신을 되새기고 현재의 실천으로 이어가는 기념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천도교 측은 범종교적, 범민족적 차원에서 ‘제2의 3·1운동’을 일으키겠다는 취지에서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를 결성했다. 이를 통해 3·1운동의 학술적 재조명을 비롯해 비무장지대(DMZ)의 영구평화지대(PPZ)로의 전환, 종교평화센터의 건립 등에 나설 예정이다. 26일에는 기념사업 추진위원회가 종교와 시민단체 인사들을 초청해 앞으로의 활동 계획과 의미를 밝힐 예정이다. 또 앞으로 3·1운동 민족대표 33인을 기념하기 위해 추진위에 공동대표 33인과 민족대표 발기인단 333명도 구성할 예정이다. “10년 안에 국권 회복을 하겠다.” 1910년 경술국치(한일강제병합)를 당하자 천도교 3대 교조(敎祖)인 의암 손병희는 이렇게 다짐하고 철저한 준비에 들어갔다. 손병희는 우선 천도교 기관지를 발행하는 ‘천도교회월보사’를 통해 서울 주재 각국 영사관에 강제 병합을 성토하는 성명서를 비밀리에 보냈다. 그러나 이것이 일본 경찰에 발각돼 체포됐다. 이후 일제는 동학혁명 등으로 배일(排日) 사상이 농후한 천도교를 철저히 경계하기 시작했다. 손병희는 전국의 교역자들에게 독립 의지를 심어주기 위해 서울 강북구 우이동에 ‘봉황각’을 짓고 전국의 고위 교역자 483명을 49일씩 7회에 걸쳐 “때가 되면 나라와 겨레를 위해 생명을 바칠 수 있어야 한다”며 특별 연성수련을 시행했다. 3·1운동 당시 전국 조직망을 가동해 일제히 궐기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봉황각 연성수련에서 비롯됐고 실제로 이들이 당시 전국에서 지도자 역할을 수행했다. 또 1911년에는 범국민신생활운동을 전개했고 1912년 7월 15일에 거족적인 독립만세운동을 개최하기 위해 취지문 건의문 행동강령 등을 작성하다가 일제에 발각돼 뜻을 이루지 못하기도 했다. 천도교중앙총부는 일제의 방해를 무릅쓰고 독립자금 마련을 위해 전국의 교인들에게 중앙대교당을 건립한다는 명목으로 성금 모금을 전개했다. 당시 천도교는 1900만 인구 중에 300만의 교인을 가진 대규모 종단이었다. 당시 모인 자금은 100만 원(현 가치로 1000억 원으로 추정)이었으며, 이 중 27만 원은 1918년 중앙대교당 설립 자금으로 썼지만 나머지 돈은 3·1운동 자금으로 사용했다. 이 돈은 훗날 중국 상하이 임시정부 설립자금, 만주 독립운동 자금 등으로 지원되기도 했다. 천도교는 3·1운동을 준비하기 위해 내적으로 조직을 강화하고 독립자금을 마련했으며 이웃 종교인 불교 개신교계와의 연대를 도모했다. 천도교는 불교 용성 스님과 만해 스님을 주축으로 한 불교계, 장로교 감리교단을 아우른 개신교계와 독립선언을 함께 하는 데 합의했다. 천도교는 독립선언서를 비롯해 건의서, 청원서 작성 및 선언서 인쇄를 담당했다. 이에 천도교단은 최남선에게 독립선언서와 일본 정부 등에 보내는 독립통고문, 미국 윌슨 대통령과 파리강화회의 각국 대표들에게 보내는 청원서를 작성하도록 했다. 독립선언서는 최남선이 경영하는 신문관(新文館)에서 조판한 후 천도교의 보성사(普成社)에서 인쇄해 천도교 전국조직망 등을 가동하여 전국에 배포됐다. 이처럼 3·1운동은 손병희의 지도 아래 천도교 참모진의 기획과 천도교 전국교구 조직망이 가동되었으며 자금까지 전담하는 등 천도교 측이 총력을 기울였다. 개신교계는 국제 네트워크를 활용해 파리강화회의 등에서 3·1운동의 정당성을 피력하고 국제적 지원을 확보하려 했으며 불교계는 지역 사찰을 중심으로 조직을 만들어 나갔다. 박남수 천도교 교령은 “기미독립선언서는 생명평화, 화해상생, 인류공영의 비전을 담은 민족헌장으로 이 정신을 오늘에 다시 밝힐 필요가 있다”며 “특히 천도교 불교 개신교 등의 종교가 한마음으로 3·1운동을 이끈 정신을 기려 종교계, 정관계, 시민사회단체, 학생 등을 하나로 묶는 3·1운동 기념사업을 추진하는 데 천도교가 허브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3·1운동의 정신을 온전히 되살리면 현재의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2019년 3·1운동 100주년을 앞두고 다양한 기념사업을 통해 당시 화해와 상생, 평화의 정신을 오늘날에 실천하고자 합니다.” 천도교 박남수 교령(73·사진)은 23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간담회를 갖고 “3·1운동의 학술적 재조명과 기념센터 건립을 위해 국내 7대 종단을 비롯해 정·재계와 시민단체, 학생단체 등이 함께하는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천도교는 3·1운동 당시 불교, 개신교와 연합전선을 구축한 뒤 학생까지 합류시켜 범민족적 운동으로 승화시켰다. 박 교령은 “당시 종교를 뛰어넘어 하나가 된 화해의 정신이 오늘날 절실하게 필요하다”며 “천도교가 3·1운동 기념사업을 통해 화해의 허브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박 교령은 조선시대 형장으로 쓰였던 현재 서소문공원을 가톨릭 주도로 역사문화공원으로 만드는 데 대해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는 “서소문공원 터는 동학 지도자 등 가톨릭과 무관한 인물들도 많이 희생된 곳”이라며 “이곳을 가톨릭 성지화하는 방향의 사업을 중단하고 민족의 역사공원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흑 17이 침착한 응수. 흑이 중앙으로 뛰어나오면 백이 양쪽으로 갈라지기 때문에 백 18, 20으로 중앙을 틀어막은 건 불가피하다. 흑은 21로 제법 큰 집을 만들며 넘어가 불만이 없다. 백 22에 흑 23 대신 참고도 흑 1로 젖혀 받는 것은 손 따라 두는 수. 백은 흑 7까지 선수한 뒤 백 8의 요점을 차지한다. 이건 흑이 당한 모습. 백 24와 흑 25의 교환은 흑을 굳혀 줘 악수의 의미가 있지만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 백이 좌변부터 먼저 두면 흑이 한 칸 뛰는 수(24의 왼쪽)가 워낙 좋다. 백 26은 이곳을 확실하게 선수하고 좌변을 두려는 것. 그런데 백 26에 흑이 손을 빼는 것을 박정환 국수가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 조한승 9단은 기민하게 흑 27로 좌변을 선점하며 백의 구상을 간단히 깨 버렸다. 백 30도 큰 곳이어서 놓칠 수 없다. 흑은 31로 이제야 상변을 정리하기 시작한다. 흑 36까지 흑은 철저하게 실리를 차지했고 백은 중앙에 두터움을 쌓았다. 백에 문제는 흑이 엷은 곳이 없다는 점. 실리 위주의 발 빠른 행마에 백이 당했다는 느낌이 든다. 박 국수는 백의 두터움을 활용하기 위해 백 36으로 상변부터 공략하고 나선다. 여기서 흑의 적절한 대응은?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