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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롬니는 식사비를 계산할 때 화장실에 갈 사람 같지 않습니까.”(데이비드 레터맨) “우하하.”(관객들) 밋 롬니 공화당 대선 후보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보다 훨씬 자주 미국 코미디언들의 ‘밥’ 신세가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조지메이슨대 미디어센터가 4개 인기 오락 토크쇼 진행자의 농담 소재로 등장한 정치인을 조사한 결과 롬니가 148회로 1위를 차지해 2위 오바마(62회)의 2.4배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널드 슈워제네거 전 캘리포니아 주지사(39회), 빌 클린턴 전 대통령(28회), 폴 라이언 공화당 부통령 후보(20회)가 뒤를 이었다. 이번 조사는 올 8월 27일부터 10월 3일까지 토크쇼 진행자 레터맨, 제이 레노, 크레이그 퍼거슨, 지미 팰론의 발언 내용을 분석한 것. 연구팀은 백만장자 기업인이자 모르몬교도인 롬니가 일반인의 정서와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좋은 농담 소재가 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롬니의 잦은 말실수도 코미디언들에게 공격 기회를 준 것으로 평가됐다. 미국 연예계 전반의 친민주당 성향도 오바마보다 롬니를 더 자주 도마에 올리는 원인으로 꼽혔다. 반면 반듯한 우등생 이미지의 오바마는 재미있는 농담 소재가 되지 못한다. 그뿐만 아니라 흑인이기 때문에 코미디언들이 인종편견 논란을 우려해 농담 소재로 삼가는 경향이 있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롬니는 특히 레터맨이 진행하는 ‘레이트 쇼’ 출연을 거절한 후 레터맨의 집중 공격을 받고 있다. 레터맨은 롬니의 경직된 분위기를 가리켜 “남자 속옷 광고모델 같다”, 롬니가 소득세율이 13%이라고 밝힌 것을 두고 “마피아인 알 카포네도 그보다는 세금을 많이 냈다”는 농담으로 관객을 웃겼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미시간, 미네소타, 펜실베이니아를 잡아라.’ 미국 대선을 나흘 앞두고 밋 롬니 공화당 대통령후보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 우세 지역으로 분류되는 3개 주 공략에 막판 승부수를 던졌다. 롬니는 오바마의 우세 정도가 크지 않다는 판단 아래 막판 TV 광고 및 유세 일정을 집중하고 있다. 흔히 ‘선거지도 확장’이라고 불리는 이 전략은 선거 막바지에 경합 주 싸움에서 뒤지는 후보가 상대 후보 우세 지역 중 공략 가능하다고 판단되는 곳을 새롭게 경합 주에 편입시키기 위해 대규모 물량 공세를 퍼붓는 것이다. 롬니를 지지하는 슈퍼정치행동위원회(슈퍼팩) ‘미국 번영(AFP)’은 지난달 31일부터 이 3개 주에 300만 달러어치의 TV 광고를 쏟아 붓기 시작했다. 또 다른 롬니 지지 슈퍼팩 ‘미래 회복(ROF)’도 지난달 29일부터 180만 달러 상당의 TV 광고를 시작했다. 이에 오바마 진영이 맞대응 광고를 시작하면서 3개 주가 갑자기 선거 막판에 최대 관심 지역으로 떠올랐다. 롬니는 유세 일정을 조정해 2개월 만에 처음으로 3일 미시간과 미네소타를 방문한다. 지난달 초 여론조사에서 오바마는 3개 주에서 롬니를 8∼10%포인트 차로 여유 있게 앞섰지만 최근 조사에서는 격차가 3∼5%포인트로 크게 좁혀졌다. 전문가들은 이 3개 주에 자동차와 철강 산업에 종사하는 백인 저학력층 노동자가 많이 거주하고 공장 폐쇄 등으로 실업률이 높기 때문에 롬니의 경제회복 메시지가 먹히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편 오바마는 허리케인 샌디 발생 후 백악관 지하 상황실에서 긴급 대책회의를 주재하고 피해지역을 둘러보는 등 위기 대응에 강한 지도자 이미지를 부각하며 ‘샌디 효과’를 톡톡히 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31일 WP-ABC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77%는 ‘오바마가 허리케인에 잘 대처했다’고 답했다. 특히 롬니 지지자의 3분의 2까지도 오바마가 잘 대처했다고 답했다. 오바마에 대한 긍정적 평가 때문인지 그동안 전국 지지율에서 뒤지던 오바마는 이날 발표된 5개 여론조사 중 3개에서 롬니와 동률을 이루며 격차를 줄였다. 경합 주에서도 오바마 강세가 두드러졌다. 지난달 31일 뉴욕타임스-CBS-퀴니피액대 조사에서 오바마는 그동안 거의 롬니에게 뺏긴 것으로 여겨졌던 플로리다에서 48%의 지지율로 47%의 롬니를 누르며 승기를 잡았다. 롬니가 유리한 것으로 알려졌던 버지니아에서도 오바마가 49%로 롬니(47%)를 앞질렀다. 이날 발표된 오하이오 대상 여론조사 10개 가운데 오바마는 9개에서 롬니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선 전 마지막 변수로 평가받는 10월 실업률 지표는 당초 예정대로 2일 발표된다고 미 노동부는 밝혔다. 10월 실업률이 9월(7.8%)보다 떨어진다면 오바마에게 유리하게 작용하지만 크게 오를 경우 롬니에게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예상보다 크게 떨어져 ‘조작 논란’을 빚기도 한 실업률 통계는 허리케인 영향으로 자료 수집이 늦어져 발표 연기 가능성이 나오기도 했다. 오바마는 1일 네바다, 콜로라도, 위스콘신을 하루에 소화하는 유세 강행군에 돌입하기에 앞서 지난달 31일 마지막 허리케인 구호 활동으로 뉴저지를 방문했다. 오바마는 공화당의 ‘오바마 저격수’로 통하는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와 동행해 한 시간 동안 헬리콥터를 타고 피해지역을 둘러봤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
‘샌디는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하늘이 내려준 정치적 선물?’미국 대선을 며칠 앞두고 미 동북부 일대에 불어닥친 초대형 허리케인 ‘샌디’가 미 대선의 향방을 결정하는 최대 변수로 떠오른 가운데 샌디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공산이 높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오바마 대통령과 밋 롬니 공화당 후보의 상반된 대응 방식이 민심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는 전문가들이 많은 것.오바마 대통령은 지난달 28일부터 유세를 완전히 중단하고 재난 대응에 ‘올인(다걸기)’한 반면에 롬니 후보는 유세를 계속 진행하며 최근의 지지율 상승세를 이어가려고 애썼다.오바마 대통령은 31일 오하이오 유세를 취소하고 뉴저지를 방문해 피해 현장을 둘러볼 계획이다. 오하이오에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대신 급파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1일부터 정상 유세 일정에 복귀해 네바다로 향한다. 반면에 롬니 후보는 지난달 28일 버지니아 유세는 취소했지만 오하이오 유세는 강행했고 허리케인 상륙일인 지난달 29일에도 위스콘신 유세는 취소하고 아이오와 유세는 그대로 진행했다. 지난달 30일 오하이오 유세는 허리케인 재난 구호 행사로 바꿔 진행했다. 31일에는 플로리다에서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 등을 대동하고 당초 예정됐던 대규모 유세를 벌일 계획이다. 롬니 후보에게는 하루라도 빨리 유세를 정상 모드로 가동해 최근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우세 분위기를 확고하게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두 후보의 상반된 대응 자세와 관련해 야후는 ‘신이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을 위해 샌디를 보냈다고 생각하느냐’는 설문조사를 진행해 샌디가 오바마 대통령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임을 강력 시사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으로서 국가적 대재난을 맞아 국정을 챙기는 것이 곧 선거운동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포스트도 지난달 30일 “선거 막바지에 장기간 유세를 접는 것은 큰 도박이지만 오바마의 허리케인 대응 능력이 좋은 점수를 얻는 점에서 볼 때 오히려 플러스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특히 화려한 언변으로 주목받는 공화당의 스타 정치인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는 지난달 30일 미국 CBS방송의 아침프로 ‘디스 모닝’에 출연해 “오바마의 재난대응 능력은 최상급”이라며 오바마 대통령의 허리케인 대응과 구난 노력을 극찬했다. 31일 오바마 대통령과 뉴저지 피해 지역 시찰에 나서는 크리스티 주지사는 “(행정력이 없는) 롬니가 뉴저지를 방문하는 것은 별로 반갑지 않다”고 덧붙였다. ‘오바마 저격수’로 이름 높은 크리스티 주지사가 이처럼 오바마 대통령을 칭찬하고 나서자 워싱턴 정가에서는 크게 화제가 될 정도다. 8월 말 공화당 전당대회 기조연설자로 나섰던 그는 당시 오바마 대통령의 정책을 신랄하게 비판했었다.한편 롬니 후보는 이번 허리케인 사태에 신속한 대응 능력을 보여주고 있는 연방재난관리청(FEMA)을 없애자고 한 지난해 발언이 뒤늦게 드러나 곤경에 빠지기도 했다. 롬니 후보는 지난해 6월 공화당 후보 경선 TV토론에서 “재정적자 감축을 위해 FEMA 같은 기관의 예산을 줄여 주정부에 넘기거나 아예 민영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롬니 후보는 지난달 30일 기자들에게서 ‘당선되면 FEMA를 퇴출시킬 것이냐’는 질문을 14번이나 받았지만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미국 동북부 지역에서 100년 만에 가장 센 ‘프랑켄 스톰(괴물 폭풍) 허리케인’ 샌디가 29, 30일 미국을 강타해 최소 33명이 숨지고 13개 주 800만 가구의 전기가 끊기면서 미국의 주요 도시들이 ‘검은 유령의 도시’로 변했다. 미 연방정부를 비롯한 공공기관과 기업, 학교가 모두 문을 닫았고 원자력발전소 2곳도 발전을 멈췄다. 총 피해액은 100억∼200억 달러(약 11조∼22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돼 4분기(10∼12월) GDP가 0.2%포인트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왔다. 샌디의 직격탄을 맞은 뉴욕 맨해튼의 지하철과 지하터널 5곳은 완전 침수돼 복구하는 데만 수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해안에서는 최고 10m에 가까운 파도가 덮쳐 해안도로는 물론이고 주변 건물까지 파괴했다. 맨해튼 동부에서는 송전기가 터지는 대형 폭발사고가 일어나 인근 지역의 전기 공급이 전면 중단됐다. 뉴저지 주 모나키에서는 댐의 균열이 발생해 3개 타운의 주민 수천 명이 고립되었다가 구조되는 일촉즉발의 순간을 맞기도 했다. 30일 CNN 등 미 주요 언론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 미 뉴저지 주 애틀랜틱시티 해안가에 상륙한 샌디는 뉴욕 뉴저지 버지니아 델라웨어 펜실베이니아 주 등 미 동북부를 휩쓸고 지나갔다. 쓰러지는 나무가 행인과 차량을 덮쳐 뉴욕에서만 5명이 숨졌다. 샌디가 미국 대륙을 처음 만난 뉴저지 주 애틀랜틱시티를 비롯해 델라웨어 주 레호보스비치, 메릴랜드 주 오션시티 등 해안 지역은 파도가 덮쳐 해안도로가 침수되고 주변 건물들이 크게 파손됐다. 미 전력회사인 콘에디슨은 침수로 전력설비가 파손되고 전력감전 사고가 날 것을 우려해 월가 등이 포함된 맨해튼 남부와 브루클린 등지의 3만7000명의 고객에 대해 강제 단전 조치를 취했다. 뉴욕대 메디컬센터가 정전되면서 200여 명의 환자가 다른 병원으로 긴급 이송되기도 했다. 이스트 강과 허드슨 강이 넘치면서 맨해튼 남부는 1m 가까이 물에 잠겼다. 지하철과 지하차도로 물줄기가 쏟아졌고 주요 건물과 차량 등의 침수 피해도 속출했다. 맨해튼 미드타운에 짓고 있는 초고층 아파트 ‘원57’의 80층 골조 상부에 있는 공사 크레인이 강풍에 부분 파손돼 추락할 위기에 처하면서 인근 주민이 긴급 대피하기도 했다. 30일 날이 밝은 뒤에도 워싱턴 등 주요 도심은 텅 비어 적막감마저 흘렀다. 주요 교량이 전면 통제되고 대중교통이 운행을 중단했다. 대부분의 공립학교가 30일까지 휴교에 들어가 학생 약 500만 명이 집에 머물렀다. 1만2000편의 항공기 운항이 취소되면서 하늘길까지 막혀 승객들이 발을 동동 굴렀다. 뉴저지 주 살렘 카운티의 핸콕스 브리지 원전 운영사인 PSEG 뉴클리어는 30일 물 순환 펌프에 발생한 문제로 원자로 1기의 가동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뉴욕 시에서 북쪽으로 72km 떨어진 인디언 포인트 원전의 원자로 1기가 전날 밤 외부 전력 문제로 가동이 중단됐다고 운영사인 엔터지가 밝혔다. 이에 앞서 미 원자력규제위원회는 메릴랜드 뉴저지 주 등에 위치한 10개 원전의 사고에 대비해 기술 인력을 급파했다. 폭우로 인근 하천 수위가 높아진 뉴저지 주 소재 2개 원전에 경계태세를 발령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30일 뉴욕과 뉴저지 주를 ‘중대 재난 지역’으로 선포하고 피해 주민 및 기업 지원을 위한 연방재정 지출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예상 피해 규모는 지난해 이 지역을 덮친 아이린보다는 크지만 2005년 뉴올리언스를 강타했던 카트리나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재난위험 컨설팅펌인 EQECAT사의 자료를 인용해 미국 인구의 20%가 이번 허리케인의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세계적 보험사인 AIG의 로버트 벤모시 최고경영자(CEO)는 29일 시카고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손해보험액 지급비용이 지난해 아이린(50억 달러·약 5조4000억 원) 때와 비슷할 것”이라고 밝혔다.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미국 대선이 초접전 양상을 보이면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밋 롬니 공화당 대통령 후보 진영이 재검표 공방이 벌어졌던 2000년 ‘플로리다 사태’ 재연에 대비하기 위한 법률 검토작업에 돌입했다. 28일 유에스에이투데이와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양 진영은 투개표 작업을 감시하기 위한 대규모 변호인단을 경합 주에 급파했다. 오바마 진영은 선거인단 29명이 걸려 있는 최대 경합 주인 플로리다에 자원봉사 변호인단 5000명을 투입했다. 이번 대선에서 전국 득표수에서는 앞서지만 선거인단 합계에서 뒤질 것으로 예상되는 롬니 진영은 오바마 진영보다 먼저 재검표 공방에 대비한 법률 작업에 돌입했다. 오바마와 롬니 진영의 법률 고문을 맡고 있는 로버트 바우어와 벤저민 긴즈버그는 플로리다 사태 당시 각각 앨 고어와 조지 W 부시 진영의 법정 소송을 담당했던 변호사들이다. 2000년 대선에서는 고어가 전국 득표수에서 부시보다 약 50만 표 앞섰지만 플로리다에서 재검표 공방이 벌어진 끝에 선거인단 271명을 확보한 부시의 당선이 확정됐다. 두 후보 간 득표율 격차가 0.25% 미만이면 주선거관리위원회는 재검표를 해야 한다. 한편 28일 세계 최대 인터넷 베팅 사이트인 ‘인트레이드닷컴’에서 오바마의 승리 확률은 63.1%로 롬니(36.6%)를 크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최초의 흑인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가 집권한 뒤 미국인들의 인종 편견이 오히려 심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AP통신이 27일 발표한 ‘2012 대국민 인종의식’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51%는 겉으로 드러나는 노골적인(explicit) 반(反)흑인 감정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오바마 취임 전 48%에서 3%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드러나지는 않지만 마음속에 반흑인 감정이 내재된(implicit) 응답자의 비율은 56%로 2008년 49%에서 7%포인트 증가했다. 인종 편견은 보수-진보 성향의 미국인에게 골고루 존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공화당 지지자의 79%, 민주당 지지자의 32%가 노골적 인종 편견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내재적 인종 편견은 공화당 지지자 64%, 민주당 지지자 55%로 큰 차이가 없었다. 응답자들은 미국의 반흑인 감정 때문에 오바마가 다음 달 6일 대선에서 5%포인트의 득표율 손해를 보는 반면 친(親)흑인 감정 때문에 3%포인트 득을 볼 것으로 내다봤다. 종합적으로 오바마 대통령이 인종 편견 때문에 2%포인트의 표를 잃는다는 뜻이다. AP통신은 스탠퍼드대 미시간대 시카고대와 함께 8월 30일부터 9월 11일까지 미국 성인 1071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조사를 실시했다. 노골적 인종 편견은 응답자에게 ‘친절한’ ‘준법적인’ ‘게으른’ ‘폭력적인’ 등의 형용사를 각 인종에 적용토록 하는 식으로, 내재적 인종 편견은 응답자에게 인종 사진을 보여주고 생각나는 대로 표현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백인 표가 밋 롬니 공화당 대통령 후보에게 몰리고 있다는 최근 여론조사 결과와 더불어 인종 변수가 이번 대선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프레드릭 해리스 컬럼비아대 흑인연구센터 소장은 “오바마가 집권한 뒤 이념적, 경제적 양극화와 함께 인종 양극화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오바마가 조심스럽게 인종 문제에 접근하며 별다른 친(親)흑인 정책을 내놓지 않았는데도 이런 인종 편견이 존재한다는 것은 미국 사회의 인종적 다양성을 해치는 매우 위험한 신호”라고 분석했다. 많은 흑인은 대선을 앞두고 오바마를 원숭이에 비유하고 오바마 허수아비를 불태우는 장면을 그린 선전물이 급증하는 등 반오바마 정서 확산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한편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진보 성향의 뉴욕타임스(NYT)는 27일 오바마 대통령 지지를 선언했다. NYT는 사설을 통해 “오바마는 힘 있는 자가 아닌 힘없는 자를 보호하기 위한 사회안전망을 구축하려고 노력한다”며 “그의 집권 아래서 미국 경제가 느리게 회복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처럼 어려운 때일수록 선택은 더욱 명료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또 다른 유력지인 워싱턴포스트도 24일 오바마 지지를 선언했다. 두 신문 모두 2008년 대선 때 오바마를 지지했다. 발행 부수에서 1, 2위를 달리는 월스트리트저널과 USA투데이는 역대 대선에서 지지 후보 없이 중립 태도를 보여왔다. 미 대통령 전문 연구기관인 아메리칸프레지던트프로젝트에 따르면 28일까지 오바마 지지를 선언한 신문은 28개, 롬니 지지 신문은 20개로 조사됐다. 후보 간 경합이 치열한 스윙 스테이트(경합 주)에서 덴버포스트(콜로라도·발행부수 12위), 플레인딜러(오하이오·19위), 밀워키센티널(위스콘신·37위)은 오바마, 라스베이거스리뷰저널(네바다·28위)은 롬니 지지를 선언했다. 선거인단 29명이 걸린 최대 격전지 플로리다에서 올랜도센티널은 롬니, 탬파베이타임스는 오바마를 지지했다.■ 한국과 다른 前대통령 활용미국의 전임 대통령들이 올 대선 레이스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펼치고 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 유세에 적극 동참하는 방식을,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자신이 직접 나서기보다 자신의 인맥을 밋 롬니 공화당 대선후보 진영에 지원해 탄탄히 구축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전임 대통령의 유산이 주홍글씨 같은 낙인(烙印)이 되고 ‘전임 대통령과 거리 두기’에 앞다퉈 나서는 한국 대선후보들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26일 “부시 전 대통령이 롬니 유세에 한 번도 얼굴을 비치지는 않았지만 롬니 캠프는 부시 인맥이 좌지우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롬니 캠프의 3대 핵심 업무인 정권인수, 정책자문, 선거모금은 부시 측근들이 사실상 총책임자를 맡고 있어 ‘부시 삼각 편대(Bush Triad)’라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정권인수팀의 내치 팀장을 맡고 있는 조시 볼턴과 마이클 리빗은 부시 행정부에서 각각 비서실장과 보건부 장관을 맡았다. 외교팀장인 로버트 졸릭은 부시 전 대통령이 세계은행 총재에 임명했던 인물이다. 반면 오바마 대통령은 대중적 인기가 높은 클린턴 전 대통령을 ‘얼굴마담’으로 동원해 유세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9월 이후 클린턴 전 대통령이 단독 주최한 선거자금 모금 행사는 12회, 단독으로 나선 유세 행사는 14회에 이른다. 오바마 캠페인의 수석자문인 데이비드 액설로드는 클린턴 행정부 때 백악관 정치보좌관을 지냈고 오바마 행정부에서 백악관 선임고문을 지냈다. 오바마 대통령은 ‘시카고 사단’으로 불리는 자신의 인맥이 있기 때문에 롬니만큼 클린턴 인맥을 선거 캠프에 중용하지는 않는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부시 행정부에서 의회예산국 국장을 맡았던 선거 전문가 더글러스 홀츠이킨 씨는 “전임 대통령이 후임 대통령 당선에 다양한 방식으로 기여하는 것은 미국 정치의 오랜 전통”이라며 “그만큼 정책의 연속성을 보장한다는 면에서 긍정적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밋 롬니가 (매사추세츠) 주지사 시절 주민서류 발급료를 올려놔서 출생증명서를 떼는 것도 부담이 된다.”(버락 오바마 대통령, ‘오바마가 출생증명서를 공개하면 자선단체에 거액을 기부하겠다’는 부동산 갑부 도널드 트럼프의 공언과 롬니의 주지사 실적을 한꺼번에 비꼬며)― “롬니가 당선된다는 얘기를 듣고 경기를 일으켰다.”(조지프 바이든 부통령, 24일 유세 도중 한 아이가 갑자기 울음을 터뜨리자)― “그럴 가능성은 제외했습니다.”(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뷰에서 ‘언젠가 대통령에 출마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답하며)― “백악관을 나와서 CVS(미국 의약생활품 유통업체)에 가 세면도구를 사고 돈도 직접 지불하고 영수증을 받겠다. 그리고 공원에 가서 벤치에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을 (한가롭게) 지켜보겠다.”(미셸 오바마 여사, TV 토크쇼 ‘지미 키멜 라이브’에 출연해 “한 시간 동안 평범한 사람으로 산다면 무슨 일을 가장 하고 싶으냐”는 질문을 받고)}

11월 6일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 가도에 빨간불이 켜졌다. 선거일을 10여 일 앞두고 밋 롬니 공화당 대선후보가 무서운 막판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롬니 후보는 25일(현지 시간) 갤럽, 라스무센, 워싱턴포스트-ABC 여론조사 모두에서 지지율이 50%를 넘어서며 47%에 그친 오바마 대통령을 눌렀다. 이들 3개 여론조사는 미국에서 가장 신뢰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날 발표된 10개 여론조사에서 롬니 후보는 6개에서 우세를 보인 반면 오바마 대통령은 3개에서 앞섰고 1개는 동률이었다. 당일 발표된 여론조사들을 종합해 평균치를 내는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 조사에서도 롬니 후보는 47.9% 대 47.0%로 오바마 대통령을 앞섰다. 이달 3일 1차 TV 대선 토론 후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롬니 후보의 지지율이 급상승하고 있는 것은 유권자들이 그의 경제 회복 능력에 더 높은 신뢰를 보내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선거 막판에 역전당한 오바마 대통령은 25일 하루 동안 무려 4개 주를 방문하는 등 막판 강행군 유세에 나섰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롬니는 과연 ‘컴백 키드(Comeback Kid)’가 될 것인가.” 미국 대선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계속 뒤졌던 밋 롬니 공화당 대통령 후보가 이달 들어 지지율 급상승세를 보이자 워싱턴포스트(WP)는 25일 “당선 가능성이 있다”며 이런 질문을 던졌다. ‘컴백 키드’는 1992년 초 민주당 예비경선에서 패한 후 절치부심해 민주당 대선후보 자격을 거머쥐고 그해 말 대선에서 승리한 빌 클린턴 대통령을 빗대 막판 대역전극을 연출하는 대선후보를 말한다.○ “경제 문제에서 롬니가 더 믿음직” 전문가들은 25일 발표된 진보 성향의 WP-ABC 여론조사에서 롬니 지지율이 ‘마(魔)의 고지’로 여겨졌던 50% 선에 올라선 데 주목하고 있다. WP-ABC 여론조사에서 롬니는 22일 오바마를 제친 데 이어 지지율 50%를 달성했다. WP는 롬니 지지율 상승의 최고 견인차로 독립 성향의 유권자들을 꼽았다. 롬니는 보수-진보에 치우지지 않는 독립적 유권자들에게서 57%의 지지율을 얻어 40%의 오바마를 크게 앞섰다. 독립 유권자들의 롬니 지지율은 9월 조사 때보다 9%포인트 상승했다. 막판까지 표심을 결정짓지 못한 독립적 유권자들이 롬니의 경제 회복 능력에 더 점수를 주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WP 조사에서 ‘경제를 다루는 데 누구를 더 신뢰하느냐’는 질문에 롬니라고 답한 유권자는 52%에 달한 반면 오바마를 꼽은 유권자는 43%에 그쳤다. 롬니는 ‘서민의 경제난을 공감하는 후보’에 대한 질문에서도 오바마를 맹추격하고 있다. 25일 갤럽 조사에서 ‘어느 후보가 서민 경제난을 더 잘 이해하느냐’는 질문에 롬니는 46%를 얻어 48%의 오바마를 바짝 추격했다. 이달 초 조사에서는 오바마가 9%포인트 앞섰다.○ 오바마 진보 정책에 백인층 등 돌려 롬니는 3일 열린 대선 1차 TV 토론에서 선전해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롬니가 재정적자 축소, 의료보험 개혁, 교육 등의 이슈에서 이전의 강경 보수적 입장을 접고 오바마와 상당 부분 의견이 일치하는 중도 보수 쪽으로 이동하는 융통성을 발휘한 것이 유권자들의 표심을 자극했다고 정치 평론가 앨리 맥길리스 씨는 분석했다. 백인층이 롬니를 압도적으로 지지하고 있다는 점도 중요하다. 이번 대선에서 백인층은 75%로 가장 큰 유권자층을 형성하고 있다. WP 여론조사에 따르면 오바마는 백인층에서 롬니에게 무려 21%포인트 뒤지고 있다. 2008년 대선 때 백인층에서 오바마가 존 매케인 공화당 대선후보에게 8%포인트 뒤졌던 것보다 격차가 훨씬 커진 것. 전문가들은 동성결혼, 낙태 등 사회 문제에서 오바마의 진보적 정책들이 보수적 백인 남성층을 중심으로 반발이 커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오바마는 흑인 유권자들로부터 95%의 높은 지지율을 확보하고 있다.○ 돌발사건 대처 능력이 관건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25일 “대선까지 두 후보의 지지율 혼전이 계속되는 가운데 지금부터는 누가 더 돌발 변수에 기민하게 대응하느냐의 싸움”이라고 분석하면서 4가지 변수를 꼽았다. 가장 큰 돌출 변수는 리비아 벵가지 주재 미국영사관 피습 테러 사건 같은 대형 외교 악재다. 외교 악재는 오바마의 외교안보 리더십에 타격을 주기도 하지만 외교 경험이 부족한 롬니에게도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두 후보에게 비슷하게 작용한다. 국내 경제지표 하락과 유럽발 세계 경제 불안은 오바마에게 큰 타격을 줄 수 있는 반면 롬니에게는 승리의 모멘텀이 될 수 있다. 다음 달 6일 선거일까지 발표가 예정된 중요 경제지표는 없다. 개인의 총기 보유, 낙태 논쟁 등 사회 갈등을 유발할 수 있는 사건이 발생할지도 관심거리다. 24일 리처드 머독 인디애나 주 상원의원 후보(공화당)의 “강간 임신은 신의 뜻”이라는 돌출 발언은 롬니에게 큰 부담이다. 총기 난사 사건은 총기 보유 규제 논쟁으로 이어져 모호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 두 후보를 곤란하게 만들 수 있다. 마지막으로 부통령 등 측근들의 처신도 중요하다. 2008년 대선을 열흘 앞두고 터진 세라 페일린 공화당 부통령 후보의 호화 의상 구입 논란은 매케인 후보의 지지율에 결정적 타격을 입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실언을 잘하는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의 입단속을 해야 할 것이라고 폴리티코는 지적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

23일 오후 3시(현지 시간) ‘미국 대선의 가늠자’로 불리는 오하이오 주의 데이턴 시. 시내에 위치한 민주당 캠프 사무실 앞에는 “오늘 행사(오후 5시 50분에 시작되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선거 유세) 티켓은 모두 동났다”는 안내문이 걸려 있었다. 재선을 노리는 오바마 대통령의 유세의 인기를 짐작할 수 있었다. 한 자원봉사자는 “조금 전에 반환된 표가 한 장 있다”며 기자에게 한 장을 건넸다. 티켓은 예약 순서에 따라 선착순으로 무료 배포한다. 이곳에서 10분가량 떨어진 밋 롬니 공화당 후보 선거캠프 사무실도 자원봉사자들의 열기로 후끈 달아올라 있었다. 4월부터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캐롤라인 씨는 “오바마 대통령은 GM을 살렸다고 하지만 근로자 수천 명이 일자리를 잃었다”며 “오바마는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했다. 23일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의 여론조사 결과, 오하이오 주에서 오바마와 롬니는 지지율 47.9% 대 46.0%로 오차범위 안에서 박빙의 승부를 벌이고 있다. 4년 전엔 오바마가 승리했지만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1900년 이후 선출된 미국 대통령 26명 가운데 오하이오 주에서 지고도 당선된 사람은 프랭클린 루스벨트(1944년)와 존 F 케네디 대통령(1960년)뿐이다. 공화당의 경우 1860년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 이후 단 한 명도 없었다. 한마디로 오하이오 주에서 패한다면 전체 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는 얘기다. 오하이오는 인종별 계층별 인구 분포가 가장 중립적인 것도 선거의 향방을 알 수 있게 하는 요소다. 데이턴 시내와 인접한 트라이앵글파크엔 오바마의 유세를 보기 위해 수많은 군중이 운집했다. 오바마는 전날 3차 TV 토론회를 마치고 플로리다 주에서 이날 오전 유세를 한 뒤 이곳으로 날아왔다. 공원을 빼곡하게 메운 지지자들은 오바마의 재선 구호인 ‘전진(Forward)’이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곳곳에서 오바마를 연호했다. 연단 왼쪽엔 ‘빨리 투표하세요’라는 흰색 글자가 큼지막하게 걸려 있었다. 오바마는 먼저 오하이오를 돌고 있던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과 함께 연단에 올랐다. 9월 초 노스캐롤라이나 샬럿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 이후 두 사람이 함께 유세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까만 선글라스를 낀 바이든은 “오바마는 미국을 이끄는 최고지도자일 뿐만 아니라 세계를 주도하는 진정한 지도자”라며 “어제 토론에서 롬니와 확실히 대조됐다”고 말했다. 또 “롬니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시리아 문제에 대한 생각이 오바마와 같아졌다”고 꼬집었다. 흰색 와이셔츠에 짙은 청색 넥타이를 맨 오바마는 강행군 탓에 목소리가 쉰 상태였다. 하지만 특유의 카리스마 있는 목소리로 좌중을 압도했다. 롬니의 말 바꾸기를 직설적으로 공격하면서 “대통령이 되려는 사람은 신뢰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바마는 “어제 롬니는 오사마 빈라덴 사살이 잘한 일이라고 했지만 2007년엔 ‘한 사람을 잡기 위해 지구와 하늘을 들썩이도록 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며 롬니의 말 바꾸기를 꼬집었다. 또 “롬니는 미국 자동차를 좋아한다고 말해놓고 2007년엔 디트로이트를 파산시켜야 한다고 했다”며 “하지만 걱정할 것 없다. ‘오바마 케어’가 ‘롬니지아(Romnesia·롬니와 건망증을 뜻하는 앰니지아의 합성어)’ 질병을 고쳐줄 것”이라고 비꼬았다. 오바마는 ‘새 경제 애국주의-일자리 보호와 중산층 보호’라는 제목의 20쪽짜리 집권 2기 구상을 공개했다. 그의 목소리가 높아질수록 청중은 “4년 더! 4년 더!”라는 구호로 화답했다. 유세장에서 만난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3차 토론의 효과가 어떨 것 같으냐. 오바마 대통령이 이길 것 같으냐”란 질문에 “선거에 관한 사안은 내가 답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 민주당 전략가가 와 있으니 물어보는 게 좋겠다”며 말을 아꼈다. 유세장에서 만난 교통운송노조 부위원장 밥 베이커 씨(64)는 롬니를 겨냥해 “대통령이 상위 1%를 위해 나라를 통치하는 상황은 절대 안 된다”며 “47%의 미국인을 모두 정부에 기대 얹혀사는 사람이라고 매도하는 후보에게 나라를 맡길 수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롬니는 폴 라이언 부통령 후보와 함께 이틀 뒤인 25일 오하이오에서 유세를 한다. 유권자들이 아직 표심을 정하지 못한 경합 주는 양당 전당대회가 끝난 지난달 초 11개였지만 23일 현재 6개(내셔널저널 조사 결과)로 줄었다. 콜로라도 아이오와 위스콘신 오하이오 플로리다 뉴햄프셔 등 6개 주는 대선 직전까지 승부를 예측하기 어려운 최종 경합 주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 6개 주를 뺀 지역에서 오바마와 롬니는 각각 243명과 219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3차 TV 토론이 끝난 직후인 23일 로이터-입소스 여론조사에서는 오바마가 롬니를 1%포인트 차로 앞선 반면에 워싱턴포스트-ABC 조사에서는 롬니가 오바마를 1%포인트 차로 앞서는 등 엎치락뒤치락 판세가 계속되고 있다.데이턴(오하이오주)=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10월 3, 16, 22일 세 차례 열린 미국 대통령 후보의 TV 대선 토론회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밋 롬니 공화당 대선후보가 가장 많이 언급한 나라는 중국(53회)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중국의 환율 조작 의혹과 인권 문제 등에 대한 미국 유권자들의 높은 관심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3일 보도했다. 반면 일본에 대한 언급은 단 한 번도 없었다. 22일 열린 3차 토론에서 미국과 아시아 동맹국들의 협력 방안을 얘기할 때 등 두 후보가 일본을 언급할 기회는 두 번 정도 있었지만 끝내 일본이라는 단어를 입에 올리지 않았다. 미 대선 토론회에서 특정 국가가 언급된 횟수가 미국의 외교정책 우선순위를 가장 정확히 반영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외교 문제에 관한 미 유권자들의 관심을 보여주는 척도로 여겨져 왔다. 일본의 경제력에 대해 많은 미국민이 경계심을 갖고 있었을 때인 1992년 대선 토론회에선 일본이 9차례나 언급됐다. WSJ는 미국 유권자들의 마음속에서 일본의 위상이 최근 30년 이래 가장 낮아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남북한에 대해서는 3차 토론에서 롬니 후보가 오바마 행정부의 외교정책을 비판하면서 ‘김정일’과 ‘북한’을 한 차례씩 언급한 것이 전부다. 평소 유세현장에서 단골처럼 ‘한국(South Korea)’을 거론하던 오바마 대통령은 세 차례 토론에서 한국에 대한 발언을 한 번도 하지 않았다. 백악관 측은 “한국이나 북한에 대한 질문을 받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한국은 여전히 더할 나위 없이 가까운 미국의 동맹”이라고 설명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TV 출연하랴, 남편 대선 토론 참석하랴, 유세 다니랴….’ 미국 대선을 앞두고 퍼스트레이디 후보들도 남편만큼 숨 가쁜 일정을 보내며 내조 경쟁을 벌이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부인인 미셸 여사는 올해 9월 이후 18차례, 밋 롬니 공화당 대선 후보의 부인인 앤 여사는 12회 주부 대상 TV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이들은 남편이 좋아하는 음식 요리법과 백악관 강아지 생일파티를 열어준 일화를 소개하는 등 남편의 인간적 면모를 부각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다음은 키워드로 알아본 두 여사의 프로필. ▽별명=딸들이 언론에 공개되지 않아야 한다는 엄격한 규칙을 고수하고 있는 미셸은 ‘엄마대장(Mom-in-Chief)’으로 통한다. 반면 남편 내조에 주력하는 앤은 ‘밋(남편 이름) 안정화 장치(Mitt Stabilizer)’로 불린다. ▽결혼=앤은 16세 고교 시절 롬니를 만나 첫눈에 반해 모르몬교로 개종한 뒤 1969년 20세 때 결혼했다. 미셸은 시카고 로펌 변호사 시절 갓 입사한 후배 오바마에게 멘토 역할을 해주다가 1992년 28세 때 결혼했다. ▽영화=앤이 남편과 데이트하던 시절 처음 본 영화는 건전한 뮤지컬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 미셸은 의식 있는 흑인 영화 ‘똑바로 살아라’를 꼽는다. ▽불만=미셸은 “남편이 양말을 벗어 아무 곳에나 던져 놓는다”고 흉을 본다. 5명의 아들을 둔 앤은 “남편까지 합쳐 아들이 6명”이라며 “식탁에서 남편이 음식을 먼저 차지하기 위해 아들들과 자주 싸운다”고 말한다. ▽체력 단련=운동광인 미셸은 백악관 헬스클럽에서 아침마다 한 시간씩 개인 트레이너와 함께 유산소운동과 근육 강화 훈련을 한다. 다발성경화증을 앓고 있는 앤은 캘리포니아 해변에서 승마를 즐긴다. ▽패션=미셸은 수천 달러짜리 재킷에 수십 달러짜리 치마를 받쳐 입는 등 고가와 저가의 옷을 섞어 입는 스타일. 앤은 백만장자 기업가의 부인답게 고가 의상을 고수한다. 최근 1000달러(약 110만 원)짜리 셔츠를 입고 TV에 나와 경제난을 얘기해 논란이 됐다. ▽주택=부동산에 밝지 못한 오바마 가족은 시카고에 있는 165만 달러 주택이 전부. 반면 베인캐피털 경영자 시절부터 부동산 투자에 주력했던 롬니 가족은 매사추세츠의 350만 달러 주택을 비롯해 뉴햄프셔(800만 달러), 캘리포니아(1200만 달러) 등에 별장이 있다. ▽사회활동=미셸은 군인가족 지원과 아동 비만 방지 캠페인에 주력하고 있다. 앤은 “대통령 부인이 되면 아동 문맹 퇴치와 난치병 지원에 힘쓰겠다”고 말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집권 경험이 있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4년을 더 줄 것인가, 아니면 일자리를 만들 줄 아는 전직 최고경영자(CEO) 출신 밋 롬니 공화당 후보에게 기회를 줄 것인가.’ 대선을 보름여 앞둔 미국 유권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NBC방송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현지 시간) 대선후보 2차 토론회(16일) 직후인 17일부터 20일까지 등록 유권자 가운데 투표할 생각이 있는 816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한 결과 오바마 대통령과 롬니 후보가 47%로 동률을 나타냈다고 보도했다. 두 후보 간 예측을 불허하는 초박빙 승부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대선후보 토론회가 시작되기 전인 지난달 중순 실시된 같은 조사에서는 오바마의 지지율이 49%로 롬니(46%)보다 3%포인트 앞섰다. 하지만 1차(3일), 2차 토론을 거치면서 롬니의 상승세가 이어져 결국 무승부에 이른 것. NBC 척 토드 기자는 이날 ‘미트 더 프레스’ 프로그램에 출연해 “롬니가 스윙 스테이트(경합 주)에서 근소한 차로 오바마를 앞서고 있다”며 “전국 지지율 47%로 동률을 보인 것은 도전자에게는 좋은 것이지만 현직 대통령에겐 바람직한 뉴스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등록 유권자 1000명 전체를 상대로 한 조사에서는 49% 대 44%로 오바마가 롬니를 5%포인트 앞섰다. 오바마는 흑인 유권자 92%의 지지를 받아 5%의 롬니를 압도했고 히스패닉계 10명 가운데 7명의 지지를 받았다. 여성도 52% 대 41%로 오바마를 지지했다. 18세 이상 34세 이하 젊은 유권자 층에서도 오바마(61%)가 롬니(33%)를 앞섰다. 롬니는 고령층에서 60% 지지를 받아 오바마(35%)를 크게 앞섰고 백인 55%의 지지를 받아 오바마(38%)를 앞질렀다. 남성은 롬니(47%)를 오바마(45%)보다 조금 더 선호했다. 두 후보에 대한 전통적인 지지성향이 뚜렷하게 나타난 것이다. ‘누가 대통령 직무를 잘 수행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롬니는 47%로 9월 중순 조사보다 5%포인트 높아졌지만 오바마는 50%로 지난번 조사와 같았다. ‘군 최고통수권자로서 어떤 후보가 더 적합하느냐’는 질문에는 롬니(41%)가 오바마(44%)를 바짝 뒤쫓았다. 로이터와 여론조사기관 입소스의 20일 공동 여론조사에서는 오바마(46%)가 롬니(45%)를 근소한 차로 앞섰다. 폭스뉴스가 17, 18일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플로리다 주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롬니가 48%로 오바마(45%)를 앞섰다. 대표적인 경합 주인 오하이오 주에서는 오바마(46%)가 롬니(43%)를 3%포인트 앞서는 등 혼전 양상이다. 한편 미국인들의 존경을 받으며 ‘미국의 목사’로 불리는 빌리 그레이엄 목사는 22일 월스트리트저널, USA투데이 등 주요 일간지에 사실상 롬니에게 투표하라는 전면광고를 냈다. 큼지막한 사진으로 등장한 그레이엄 목사는 “이제 나는 94세 생일이 다가온다. 이번 선거가 마지막 선거가 될 듯싶다. 다음 달 6일 ‘결혼은 여성과 남성의 결합’이라는 성경의 가르침에 충실하고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후보에게 투표해 달라”고 호소했다.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플로리다의 태양보다 더 뜨거울 것이다.” 22일 미국 플로리다 보카레이턴 린대학에서 열리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밋 롬니 공화당 대선후보의 마지막 3차 토론회를 전문가들은 이렇게 전망했다. 앞선 1, 2차 토론에서 1승씩을 챙기고 초박빙의 접전을 벌이고 있는 두 후보가 3차 토론에서 불꽃 튀는 결전을 벌이면서 30∼40%에 이르는 부동층 유권자의 표심에 결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3차 토론의 대주제는 외교 정책. 진행자인 밥 시퍼 CBS 앵커는 5대 소주제가 미국의 대(對)이란-이스라엘 정책, 중동과 북아프리카 민주화, 아프가니스탄, 중국, 미국 쇠퇴론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오사마 빈라덴을 사살하고 이라크, 아프가니스탄전쟁을 마무리하는 등 외교 업적을 쌓은 오바마가 절대적으로 유리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최근 잇달아 터진 각종 사건으로 오바마의 외교 리더십이 타격을 입은 상태다. 특히 오바마 행정부의 초기 대응이 부실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리비아 벵가지 주재 미 영사관 피습 사건은 이번 토론의 공식 주제가 아니지만 최대 쟁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토론 주제가 지나치게 중동 중심적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한반도 문제는 단독 거론되기보다는 다른 나라와 함께 논의될 공산이 높다. 특히 북한 핵 개발 문제는 이란 핵 문제와 함께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 이번 토론을 위해 롬니는 며칠 전부터 플로리다 주에 머물고 있으며 오바마는 메릴랜드 주 캠프 데이비드 별장에서 꼼짝도 않고 ‘열공 모드’를 유지하고 있다. 토론 진행자인 시퍼 앵커는 21일 언론 인터뷰에서 “2004년과 2008년에도 대선 토론을 진행해봤지만 올해 토론처럼 부담이 큰 적은 없었다”며 “어떻게 해도 칭찬을 못 받을 것은 각오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올해 대선 토론은 ‘진행자 수난시대’로 불릴 정도로 진행자들에게 비난의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차분한 분위기를 연출한 1차 토론 진행자 짐 레러 PBS 앵커는 “지나치게 소극적이어서 토론 통제권을 쥐지 못했다”는 비난을 받은 반면 적극적으로 나갔던 2차 토론 진행자 캔디 크롤리 CNN 앵커는 “너무 나서 설친다”고 비난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승부를 점치기 어려운 판세가 전개되면서 양 후보가 토론에서 자신들의 실수를 진행자의 잘못으로 떠넘기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미국 대선의 마지막 관문인 3차 TV 토론(22일)을 앞두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밋 롬니 공화당 후보가 막말 총공세를 펼치고 있다. 막말 공세는 비방 TV 광고와 더불어 이번 대선 레이스를 네거티브 캠페인으로 만드는 양대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인신공격성 막말 공세에는 대중의 주목을 받기 쉬운 각종 신조어가 사용되고 있다. 오바마는 19일 버지니아 유세에서 “롬니처럼 너무 자주 입장을 바꿔 자신의 입장이 무엇인지조차 잊어버리는 것을 ‘롬니지아(Romnesia)에 걸렸다’고 한다”고 비꼬았다. ‘롬니지아’는 ‘롬니’와 ‘앰니지아(amnesia·건망증)’의 합성어로 올해 8월 롬니 후보가 오바마 대통령이 거짓말을 잘한다며 ‘오바말로니(Obamaloney)’라고 공격한 데 대한 반격인 셈. 오바말로니는 ‘오바마’와 ‘벌로니(baloney·거짓말)’를 합친 신조어다. 오바마는 또 “과거 매사추세츠 주지사 시절 중도 성향이었던 롬니가 대선후보가 되더니 ‘미스터 강경 보수주의자’로 돌변했다”고 공격했다. 오바마는 이전에도 “롬니는 가난한 사람의 돈을 빼앗아 부자를 돕는 ‘롬니후드(거꾸로 로빈후드의 뜻)’다” “롬니-라이언 정책은 ‘돌팔이 약’이다” 등의 비난을 가해 신조어 제조 경쟁에서 롬니를 앞서고 있다. 롬니 후보는 이날 플로리다 유세에서 오바마를 겨냥해 “의제가 없다”며 “그가 연임하지 않는 것이 미국을 위한 일”이라고 받아쳤다. 롬니 거들기에 나선 폴 라이언 공화당 부통령 후보는 20일 펜실베이니아 유세에서 “오바마는 2008년 대선 때 상대 진영이 ‘조그만 걸 튀겨라’ ‘상대방에게 먹칠해라’ 등의 유세 전술을 쓰고 있다고 비판했는데 이번 대선에서는 자신이 그런 전술을 쓰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편 대선(11월 6일)을 보름 앞두고 미 언론의 지지 후보 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미 100대 신문(구독자 수 기준) 가운데 20일까지 지지 후보를 선언한 곳은 12곳. 오바마와 롬니가 각각 6곳을 차지해 팽팽한 접전을 펼치고 있다. 경쟁이 치열한 경합 주에서는 오바마가 덴버 포스트(콜로라도), 탬파베이 타임스(플로리다),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펜실베이니아)의 지지를 얻었다. 롬니는 올랜도 센티널(플로리다), 라스베이거스 리뷰 저널(네바다)의 지지를 획득했다.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를 비롯해 미국 신문 80%가 이번 주 지지 선언을 할 예정이다. 언론의 지지 선언은 선호 후보를 정하지 않은 부동층 유권자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 부동층이 30∼40%에 달하는 올해 대선에서는 어느 때보다 영향력이 클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공공재인 전파를 사용하는 방송은 지지 후보를 밝히지 않지만 개인 소유의 신문과 잡지 등 인쇄매체는 사설로 지지 후보를 공개하는 것이 미 언론의 전통이다. 2008년 대선 때는 오바마가 296개 신문의 지지를 획득해 180개에 그친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를 압도적으로 눌렀다. 특히 오바마는 NYT, WP, 로스앤젤레스타임스, 시카고트리뷴 등 신뢰도 높은 대형 신문의 지지를 싹쓸이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중국인 절반 이상은 미국식 민주주의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미국과의 관계는 악화되고 있다고 보는 중국인이 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6일 미국 여론조사업체 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3, 4월 중국인 317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52%가 미국식 민주주의를 선호하고 있다고 답했다. 미국식 민주주의에 대한 호의적 의견은 18∼29세의 젊은 연령대에서 가장 높았다. 반면에 미국식 민주주의에 비호의적 의견은 29%였다. 5년 전인 2007년 조사보다 호감은 4% 늘었고 비호감은 7% 줄었다. 미국이 세계 경제를 이끌어나가고 있다는 응답도 48%로 중국이 세계 경제를 이끌고 있다는 응답(29%)보다 훨씬 많았다. 2009년 조사에서는 미국과 중국이 41%로 똑같았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 미중 관계가 협력적이라고 답한 중국인은 39%로 2010년 68%에서 29%포인트 줄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외교정책에 대한 신뢰도도 2010년 52%에서 38%로 14%포인트나 하락했다. 다음 달 8일 열리는 중국 공산당 제18차 당대회를 앞두고 나온 이번 조사결과는 중국 당국자들에게 시사점을 줄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이날 전했다. 중국 경제가 아주 좋은 상황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83%였다. 응답자의 70%는 최근 5년간 가족생활이 개선됐다고 답했다. 물가 상승이 문제라고 답한 응답자는 92%였다. 관리의 부패가 심각하다는 응답자도 2008년 11%에서 50%로 늘었다. 식품 안전에 대한 우려는 2008년 13%에서 33%로 높아졌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관객과 질의응답 형태로 진행되는 타운홀 토론은 ‘각본 없는 드라마’로 불린다. 대선 후보들이 관객을 마주보고 의자에 걸터앉아 토론하며 무대를 이리저리 걸어 다닐 수도 있다. 자유로운 분위기 때문에 그만큼 예상치 않은 ‘사건’이 자주 발생하기도 한다. 1992년 토론에서 조지 부시 공화당 후보는 한 여성 관객에게서 “국가부채 때문에 개인적으로 영향을 받아본 적 있느냐”는 질문을 받자 “그러면 영향 받지 않는 사람도 있느냐”고 신경질적으로 답하더니 차고 있던 손목시계를 들여다봤다. 더 중요한 약속이 있는 듯한 인상을 풍기는 이 행동에 ‘토론에 관심이 없다’ ‘서민의 고통에 무감각하다’ 등의 비판이 쏟아졌다. 반대로 빌 클린턴 민주당 후보는 그 관객에게 직접 다가가 눈을 쳐다보며 “당신의 고통을 이해한다”는 감동 전략을 펼쳐 대성공을 거뒀다. 2008년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는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가 답변할 때 의자에서 일어나 무대를 서성거려 “상대 후보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는 비판을 받았다. 또 “길 잃은 할아버지 같다”는 혹평도 나왔다. 2000년 토론에서 앨 고어 민주당 후보는 조지 W 부시 공화당 후보가 답변할 때 이유도 없이 부시 코앞까지 위협적으로 접근했다. 부시가 깜짝 놀란 표정으로 ‘빨리 저리 가라’는 식으로 고갯짓을 하자 관객들의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2004년 토론에서 “자신이 한 결정 가운데 잘못된 3가지를 들라”는 질문을 받은 부시 후보는 “이라크 전쟁, 세금 감면, 공직 임명 3가지를 들겠다. 그런데 사실 모두 잘한 결정이었다”라고 답변했다가 횡설수설 평가를 받아 점수가 깎였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중국 한국 일본 인도 대만 등 아시아 주요 5개국의 국방비 지출이 최근 10년 동안 2배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국의 국방비는 10년 동안 4배로 껑충 뛰었다. 미국 워싱턴의 싱크탱크인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는 15일 보고서를 내고 아시아 주요 5개국의 국방비 지출은 지난해 2240억 달러로 10년 전인 2000년(1130억 달러)의 2배 가까이로 늘었다고 밝혔다. 이는 아시아 전체 국방비의 87%를 차지한다. 특히 중국의 공식 국방비는 2011년 899억 달러로 2000년의 225억 달러의 4배였으며 신형 무기 도입과 관련된 연구개발(R&D) 비용은 73억 달러에서 258억 달러로 증가했다. 5개국 전체 국방예산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19.9%에서 지난해는 40.2%로 급증했다. 이 보고서는 “연구소가 인용한 수치는 중국이 발표한 공식 수치로 중국이 공식으로 밝히지 않은 부분까지 감안하면 이 비중은 60%에 이를 수도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는 중국의 2011년 국방예산을 1422억 달러로 추정했다. 중국은 2005년 국방비 지출에서 일본을 앞서기 시작했다. 전 세계에서 중국보다 국방비 지출이 많은 나라는 올해 6700억 달러를 사용한 미국밖에 없다. 일본은 2000년 400억 달러에서 2011년 582억 달러로 45.5% 늘었고 인도는 같은 기간 국방비가 47.6% 늘어 2011년에 370억 달러였다. 한국의 국방비는 2000년 170억 달러에서 지난해 290억 달러로 70.6% 늘었고 대만은 80억 달러에서 100억 달러로 증가했다. 군인 한 명에게 지출되는 비용(급여, 훈련비, 장비 구입비 등)은 일본이 23만8000달러로 가장 많았고 나머지 국가는 2만8000∼4만4000달러였다. 데이비드 버토 CSIS 국제안보프로그램 국장은 “아시아 지역의 국방비 지출 증가는 지난 10년간 한 해 평균 13.4% 늘린 중국의 군비확장 정책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이 보고서는 유럽 국가들의 국방비 지출은 꾸준히 감소하고 병력도 눈에 띄게 줄어들어 올해 처음으로 아시아 국가들보다 적을 것으로 예상했다. 아시아 국가의 군비 지출은 최근 5년 동안 두드러지게 증가했으며 한국 일본 인도는 고성능 전투기 구입에 막대한 돈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이 벤아리 CSIS 방위산업 분석가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불확실한 안보 상황과 해상 영토 분쟁이 군사비 지출 증가를 가속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2010년 11월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의 패배가 점쳐지던 급박한 시점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정치풍자 토크쇼인 ‘데일리 쇼 위드 존 스튜어트’(존 스튜어트 쇼)에 출연하고 싶다고 급히 연락했다. 젊은 유권자가 많이 보는 이 프로그램에 나가 투표를 독려해서 민주당의 패배를 막고자 했던 것. 스튜어트가 “최근 2년 동안 어디에 있었습니까. 백악관에서는 안 보이던데…”라는 등 조롱하는 발언을 잇달아 터뜨렸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처절한 구애 작전에 매달렸다. 오바마 대통령은 올해 대선을 20여 일 앞두고 지지율이 떨어지는 긴급한 상황을 맞아 18일 다시 한 번 존 스튜어트 쇼에 출연한다. 2008년 대선을 한 달 앞두고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와 치열한 대결을 벌일 때도 이 프로그램을 찾았다. 이 쇼는 오바마 대통령이 가장 많이 출연한 TV 프로그램으로 꼽힌다. 오바마 대통령은 2008년 이후 세 번, 상원의원 시절까지 합치면 모두 6번 출연한 경력을 갖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존 스튜어트 쇼 사랑은 미국에서 날로 커지는 정치풍자 토크쇼의 영향력을 보여준다. 뉴욕타임스는 11일 이번 대선의 가장 큰 특징으로 TV 선거광고의 홍수와 함께 정치풍자 토크쇼의 압도적 인기를 꼽았다. 현재 미국 지상파와 케이블TV 채널에서는 20여 개의 정치풍자 토크쇼가 성황을 이루고 있다. ‘콜버트 리포트’ ‘빌 메이어의 리얼타임’ 등이 인기가 높다. 풍자성이 떨어지지만 폭스TV의 정치 토크쇼 ‘오라일리 팩터’는 폭스의 시청률 1위를 차지할 정도다. 대개 30분∼1시간으로 구성된 정치풍자 토크쇼는 비슷한 형식이다. 전반부에는 최근 정치 이슈와 사건들을 정리해 알려주고 후반부에는 유명 정치인을 초청해 얘기를 듣는다. 핵심은 농담과 패러디를 동원해 정치 세태를 풍자하고 정치인들에게 뼈아픈 공격을 가하는 것. 스튜어트는 최근 ‘47% 발언’으로 곤경에 빠진 밋 롬니 공화당 후보에게 구명조끼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직접 구명조끼에 바람을 불어넣는 시범을 보였다. 정치풍자 토크쇼는 정치인들의 과거 발언과 행동을 구체적인 증거와 팩트로 제시하며 웃음을 유발한다. 프로그램에 초청된 정치인들이 꼼짝 못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웬만큼 조롱을 참아내지 못하는 정치인은 아예 출연을 사양한다. 롬니 후보는 아직 한 번도 존 스튜어트 쇼에 출연하지 않았다. 정치풍자 토크쇼의 선구자 격인 존 스튜어트 쇼는 케이블 채널 ‘코미디 센트럴’의 시청률 1위 프로그램이다. 30분짜리 프로그램에 32명의 작가가 투입된다. 철저한 자료 조사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3분짜리 코너당 5∼7명의 작가가 매달린다. 자체 기자 20여 명이 ‘현장 급습’을 하기도 한다. 이 프로그램 출신 기자들은 인기를 얻어 독자적인 ‘스핀오프’ 프로그램을 만들기도 한다. 정치인 자신도 모르는 과거 비디오 클립을 찾아내고 통계치를 발굴해내는 실력은 웬만한 뉴스 프로그램을 압도한다. 존 스튜어트 쇼의 대선 보도는 미국의 권위 있는 언론상인 피바디상, 에미상을 받았다. 타임지는 역대 최고의 100대 TV 프로그램 중 하나로 존 스튜어트 쇼를 꼽았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올해 미국 대선은 사상 최대의 ‘돈 잔치’로 치러지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밋 롬니 공화당 후보 모두 10억 달러 이상의 선거자금을 모을 것으로 보여 ‘빌리어네어(10억 달러) 후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 캠프가 9월까지 모은 선거자금은 9억5000만 달러(약 1조550억 원). 유세 마지막 달인 10월까지 합치면 10억 달러를 넘어설 것이 확실해 미 대선 사상 최초로 선거자금 10억 달러 고지를 밟는 후보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롬니 진영은 아직 9월 선거자금 모금액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10월까지 총모금액이 최대 9억5000만∼9억80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두 후보 선거자금을 합치면 20억 달러(약 2조2000억 원) 수준으로 2008년 대선에 출마했던 공화 민주당 후보 20여 명의 총모금액 17억5000만 달러보다도 많다. 올해 대선에서 돈이 엄청난 위력을 발휘하는 것은 슈퍼팩(슈퍼정치행동위원회) 때문이다. 슈퍼팩은 후보 지원 외곽 조직으로 특정 후보 캠프나 정당과는 달리 무제한으로 선거자금을 끌어 모을 수 있다. 미 연방선거관리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특정 후보 진영은 후원자 개인으로부터 2500달러, 정당은 1만5000달러까지 기부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슈퍼팩은 후보나 정당과 연계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지출한다는 조건으로 무제한 모금을 할 수 있다. 2010년 연방 대법원의 판결 덕분이다. 롬니는 전체 선거자금에서는 오바마에게 뒤지지만 슈퍼팩 모금에서는 월등히 앞서고 있다. 롬니는 ‘아메리칸 크로스로즈’, 오바마는 ‘프라이오리티스 USA’가 최대 슈퍼팩이다. 슈퍼팩은 후보 측과 협력해서는 안 되지만 법망을 피해 후보와 손을 잡고 후보가 원하는 곳에 자금을 지출할 수 있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우선 후보 캠프에서 일했던 전문가들이 슈퍼팩으로 자리를 옮겨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또 다른 방식은 후보와 슈퍼팩이 공동의 정치자문 단체, TV광고 회사 등을 활용하는 것이다. 13일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오바마-롬니 진영과 슈퍼팩에 공동으로 고용된 컨설팅기관은 30여 곳에 이른다. 이 같은 단체들은 후보와 슈퍼팩을 위해 공동 내부 인력을 배정한다. 이들은 후보 측에 제공한 정보를 슈퍼팩에도 제공하면서 연결고리를 만든다. 또 자문단체들은 후보-슈퍼팩을 위한 데이터베이스도 공동 운영한다. 나날이 발전하는 온라인 광고 기술도 후보 진영과 슈퍼팩의 교묘한 협력 관계를 돕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 측 슈퍼팩 업무를 돕고 있는 한 민주당 여론조사위원은 “후보나 당원이 직접 봐서는 안 될 민감한 자료는 별도의 패스워드를 걸어 사용한다”고 말했다. 폴 라이언 캠페인법조센터 국장은 “후보 측과 슈퍼팩 사이에 설치된 ‘방화벽’이 사실은 거의 작동하지 않는다”며 “선거자금법 규제가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10여 년 동안 후보 캠프와 슈퍼팩의 ‘모호한 협업’에 대한 신고가 30건 이상 연방 선거위원회에 접수됐지만 실제로 조사 대상이 된 경우는 없었다. 명백한 증거를 찾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