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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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20~2025-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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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핵협상 3년… 北, 괴물 ICBM 만들었다

    북한이 최대 600kg급 핵탄두를 3개까지 싣고 워싱턴, 뉴욕 등 미국 동부 해안을 타격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이는 세계 최대 이동식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10일 전격 공개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자위적 핵억제력 보유’와 ‘보복 핵타격’을 시사해 미국에 대한 압박을 노골화했다. 2018년부터 3년간의 비핵화 협상 동안 시간을 벌면서 오히려 핵타격 능력을 증강시켜 왔음을 드러낸 것. 김 위원장이 북-미 싱가포르 회담에서 합의한 핵미사일 시험 중단(모라토리엄) 약속에 얽매이지 않겠다고 이미 지난해 선언한 만큼 신형 ICBM 시험발사도 강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북한은 이날 0시부터 2시간여 진행된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신형 ICBM을 공개했다. 신형 ICBM을 일반에 공개한 것은 2018년 2월 화성-15형 이후 2년 8개월 만이다. 신형 ICBM은 화성-15형보다 길이가 2m 이상 늘어나 최대 24m에 달한다. 군 관계자는 “화성-15형의 바퀴 9축짜리 이동식발사차량(TEL)보다 바퀴 축이 2개 더 늘어난 11개(좌우 총 22개)짜리 TEL로 운반해야 할 만큼 세계 최대급의 ‘괴물 ICBM’을 만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형 ICBM은 화성-15형과 같은 액체연료 ICBM이지만 사거리와 탄두 중량이 크게 늘어났고 동시다발적 핵 타격이 가능한 다탄두를 장착한 것으로 분석된다. 군 소식통은 “페이로드(탑재중량)가 화성-15형(600kg 추정)보다 최대 3배 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정보당국은 북한이 신형 ICBM을 ‘화성-16형’으로 명명한 뒤 시험발사 등 전력화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열병식에선 기존 북극성-3형보다 사거리가 늘어나고 역시 다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4형도 공개됐다. 김 위원장은 열병식 연설에서 “어떤 세력이든 우리를 겨냥해 군사력을 사용하려 한다면 가장 강력한 공격적인 힘을 선제적으로 총동원해 응징할 것”이라고 했다. 북한은 이날 대남 타격 무기인 초대형방사포, 북한판 이스칸데르 단거리미사일인 KN-23 등 신형 전술무기도 대거 공개했다. 미 행정부의 고위 관리는 북한 열병식과 관련한 동아일보의 질의에 “북한이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계속 우선시하고 있는 것에 실망스럽다”고 밝혔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 뉴욕=유재동 특파원}

    • 2020-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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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성-15보다 핵탄두 3배 탑재… 신형ICBM 시험발사 강행 가능성

    북한이 공개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말 전원회의에서 언급한 ‘새로운 전략무기’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규모에서 가장 최근에 공개한 ICBM인 화성-15형은 물론이고 미국 러시아 중국의 ICBM과 비슷하거나 능가하고, 다탄두 성능까지 갖춘 ‘초대형 괴물 ICBM’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평가다. “지구상에서 가장 큰 미사일”(미 국익연구소 해리 카지아니스 국장) “이번 미사일은 괴물”(멀리사 해넘 스탠퍼드대 열린핵네트워크 연구원) 등의 반응이 나왔다. 고이즈미 유(小泉悠) 도쿄대 첨단과학기술연구센터 특임조교는 NHK에 “복수의 탄두를 실은 신형 미사일은 요격이 힘들다는 점에서 북한은 미국에 대해 일정한 핵 억지력을 가진 걸로 기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형 ICBM의 1단 추진체는 화성-15형에 사용된 액체연료(백두산) 엔진 2개를 배로 늘려 4개를 클러스터링(결합)했고, 2단 추진체는 지난해 말 평북 동창리에서 두 차례 연소시험을 한 새 액체연료 엔진을 장착한 것으로 추정된다. 1단 엔진 개수가 늘어나고, 2단 엔진도 신형으로 바뀌면서 연료·산화제 주입량이 늘어나 덩치도 커진 것. 장영근 항공대 교수는 “신형 ICBM의 무게는 100t에 이를 것”이라면서 “화성-15형이 실리는 9축형 이동식발사차량(TEL)은 하중을 견디지 못해 11축형 TEL을 개발해 실은 것”이라고 말했다. 정보당국은 신형 ICBM의 탄두 탑재 중량을 1.5t 이상으로 보고 있다. 엔진 추력 등을 감안할 때 화성-15형(600kg 추정)의 최대 3배에 달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군 소식통은 “화성-15형도 뉴욕과 워싱턴 인근까지 타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신형 ICBM은 사거리보다 탄두 중량 확대에 치중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대 3개의 핵탄두로 미 본토를 타격하는 다탄두 ICBM으로 봐야 한다는 것. ‘복수의 표적에 동시 다발적 핵 타격이 가능한 미국 중국 러시아의 다탄두(MIRV)’ ICBM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분석도 있다. 각각의 탄두를 서로 다른 표적에 정밀 유도하는 후추진체(PBV)가 신형 ICBM에서 구체적으로 관찰되지 않고, 북한의 현 기술로도 개발이 쉽지 않기 때문. 신형 ICBM에는 ‘동일 표적에 여러 발의 핵탄두를 쏟아붓는 다탄두(MRV)’ 기능이 적용됐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군 관계자는 “MRV형 다탄두 ICBM도 가짜 탄두(디코이)를 섞어 쏠 경우 요격이 힘들다”고 말했다. 신형 ICBM이 액체연료 ICBM으로 판단되면서 북한이 고체연료 엔진 기술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평가도 있다. 고체연료 ICBM은 연료 주입 없이 즉시 발사할 수 있어서 사전 포착이 힘들고 요격 대응 시간도 단축돼 더 위협적이다. 장 교수는 “고체엔진 개발이 힘든 상황에서 탄두 중량을 키운 다탄두 ICBM을 액체엔진으로 만들다 보니 신형 ICBM이 괴이할 정도로 커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신형 ICBM의 크기 때문에 진위 논란까지 제기되고 있다. 미 북한전문매체 38노스는 옛 소련처럼 ICBM 기술을 과장하려는 북한의 위장전술로 분석하면서 신형 ICBM의 1단 추진체의 지상시험 증거가 없다는 점 등을 주목했다. 앙킷 판다 미 과학자연맹 선임연구원도 “북한은 (열병식에서) 대형무기 모형을 사용하는 걸로 알려져 있다”고 했다. 반면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11일 “전략무기 개발 주역인 이병철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에게 원수 칭호가 수여된 점 등은 전략무기 개발의 성과에 대한 인정”이라며 ICBM이 진품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정보 당국은 북한이 이번에 공개한 신형 ICBM의 시험 발사 등 전력화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뉴욕=유재동 / 도쿄=박형준 특파원}

    • 2020-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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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당혹… “北, 완전한 비핵화 협상 나오라”

    미국 정부는 북한이 10일 새로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공개하자 즉각 “실망했다”고명시적으로 밝히며 불쾌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2차례 정상회담을 하며 대북 외교에 공을 들였지만 오히려 미국인들이 민감하게 여기는 ICBM 기술 향상으로 응답한 북한에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북한이 새로운 전략 무기를 선보이자 트럼프 행정부는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자신이 김 위원장과 좋은 관계를 유지한 결과 북한과의 전쟁을 막았다고 계속 강조하며 치적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워싱턴포스트는 “미국을 사정권에 둔 북한의 미사일 개발은 ‘지난 2차례의 정상회담으로 북한이 더 이상 핵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한 트럼프 행정부의 권위를 약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 정부는 그러면서 북한과의 대화 의지를 밝혔다. 미 행정부 고위 관리는 10일(현지 시간) 동아일보에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싱가포르에서 내세웠던 (비핵화에 대한) 비전을 계속 이어나가려 한다”며 “북한에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한 협상을 하자고 촉구한다”고 밝혔다. 일단 11월 3일 대선 전까지는 북한의 도발을 막으면서 상황 관리를 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미국 전문가들은 북한이 미국의 대화 요청에 응하기보다는 대선 결과 등을 저울질하며 대미 압박성 카드를 추가적으로 보여줄 수 있다고 봤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본보에 “북한의 군사 퍼레이드는 도발적이지는 않았지만 과시적이었다”며 “누가 미국의 차기 대통령이 되던, 북한은 2021년에 새로운 ICBM을 시험 발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FDD) 선임연구원도 “북한은 이번 행사를 통해 핵무기나 미사일뿐 아니라 다른 종류의 전통적인 무기들까지 두루 군사력을 높여왔다는 점을 과시하려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워싱턴=이정은 lightee@donga.com / 뉴욕=유재동 특파원}

    • 2020-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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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확진 후 첫 공개행사…다음주엔 전국 ‘유세 강행군’ 논란일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이후 처음으로 공개 행사에 참석했다. 입원 당시보다 다소 건강해진 모습으로 대중 앞에 섰지만 음성 판정 여부를 밝히지 않아 논란에 휩싸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주에는 전국을 돌아다니며 ‘유세 강행군’을 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백악관 사우스론 앞에서 ‘법·질서를 위한 평화적인 시위’ 행사를 열고 수백 명의 지지자들 앞에서 연설했다. 5일 군병원에서 퇴원한지 닷새 만이다. 그는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을 감안해 군중들과 거리를 두면서 백악관 발코니 위에서 연설했지만 마스크는 쓰지 않았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핵심 지지층인 백인보다 상대적으로 취약한 유색인종 공략에 집중했다. 그는 “졸린 조 바이든(민주당 대선후보)은 흑인과 라틴계 미국인들을 배신했다”며 “그가 이 나라를 잘 이끌 것이라 생각한다면 그건 오산”이라고 말했다. 집회 참석자 대다수는 흑인 유권자의 민주당 지지 철회를 목적으로 하는 ‘블랙시트(Blexit)’ 구성원 등 흑인과 히스패닉이었다. 또 그는 “(코로나19) 백신이 곧 나오면서 바이러스는 사라질 것”이라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당초 예정했던 2000여 명에 훨씬 못 미치는 500여 명 참석했다. 행사를 앞두고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거셌다. 지난달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신임 대법관 지명식 참석자들이 여러 명 감염된 것으로 확인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이번 행사에서도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이 많았고 사회적 거리두기도 지키지 않았다. 대통령 주치의 숀 콘리 박사는 성명을 통해 “대통령이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격리 종료 기준을 충족시킨다는 점에 더해 오늘 아침(10일) 코로나 유전자검사(PCR) 표본 검사 결과 대통령이 타인을 전염시킬 위험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았는지 여부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오늘 기분이 좋다”며 건재함을 과시했지만 연설 길이는 평소보다 훨씬 짧았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집회에서 90분 이상 연설한 적도 많지만 이번 연설은 18분에 그쳤다”고 전했다. 이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건강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는 추측이 나왔다. 그럼에도 백악관은 “다음 주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국을 돌며 현장 유세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12일부터 사흘 간 플로리다, 펜실베이니아, 아이오와주의 공항에서 차례로 대규모 유세 행사에 나선다. 모두 많은 선거인단이 달려 있는 경합주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후보에게 상당한 격차로 뒤지는 것으로 나타난 상황에서 경합주의 표심을 얻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로 예정됐던 2차 대선후보 TV토론은 ‘화상 토론 방식’이란 점에 반대하며 거부해 결국 무산됐다. 이에 따라 이번 대선 TV 토론은 22일에 한차례만 더 열릴 예정이다.뉴욕=유재동 특파원jarrett@donga.com}

    • 2020-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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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北 열병식서 신형 ICBM 공개에 “핵무기 우선에 실망”

    미국 정부와 군사 전문가들은 10일 북한이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공개한 것에 대해 일제히 우려를 표명했다. 미 행정부의 고위 관리는 이날 열병식과 관련한 동아일보의 질의에 “북한이 주민들의 더 밝은 미래를 위해 노력하는 것보다 금지돼 있는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계속 우선시하고 있는 것이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이 관리는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싱가포르에서 내세웠던 (비핵화에 대한) 비전을 계속 이어나가려 한다”며 “북한에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한 지속적이고 실질적인 협상을 하자고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미 국방부 관계자는 “이번 퍼레이드와 관련된 보도들을 잘 알고 있다”며 “분석을 하고 있으며 지역 동맹국들과 (이 문제를) 상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내 군사 전문가들도 본보의 질의에 북한의 신무기 개발에 대한 우려를 표하면서 북한 당국이 민생 문제보다 주변국을 위협할 미사일을 만드는 데만 치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 국익연구소의 해리 카지아니스 국장은 “북한은 올해 태풍과 식량 불안, 국제 제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타격을 입었음에도, 장거리 미사일 프로그램은 계속 발전할 것이라는 점을 세계에 보여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에 공개된 신형 ICBM에 대해 “지구상에서 가장 큰 이동형 미사일로서 더 크고 파괴력이 강한 핵무기를 미국 도시나 군사기지로 보낼 수 있게 됐다”며 “한 미사일에 여러 개의 탄두를 장착할 수 있게 되면서 이제 북한은 하나의 미사일로 한꺼번에 다양한 타깃을 공격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도 “북한의 군사 퍼레이드는 도발적이지는 않았지만 과시적이었다”며 “북한의 핵무기가 자기방어를 위한 것이라는 김정은의 연설은 미국에게 그리 위협적이지는 않았지만, 이번 행사는 북한의 핵위협이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클링너 연구원은 이어 “누가 미국의 차기 대통령이 되던, 북한은 2021년에 새로운 ICBM을 시험 발사할 것”이라 전망하기도 했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FDD) 선임연구원은 “북한은 이번 행사를 통해 핵무기나 미사일 뿐 아니라 다른 종류의 전통적인 무기들까지 두루 군사력을 높여왔다는 점을 과시하려 하고 있다”며 “경제난에도 불구하고 정권은 군사력을 포기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미국평화연구소의 프랭크 엄 선임연구원도 본보에 “김정은은 감성적인 연설을 통해 한국과의 대결을 최소화하면서 평화적인 메시지를 보내려 했다”며 “하지만 북한의 군사력이 양과 질 모두 성장하고 있다는 점은 재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비핀 나랑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는 트윗에서 “북한은 시스템의 개선과 증강에 초점을 맞추면서 ‘정상적인’ 핵 강국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놀랄만한 일은 아니지만 그들은 (핵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고 썼다.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비확산센터의 제프리 루이스 소장도 “북한의 미사일을 방어하는 비용이 한 대당 10억 달러씩 든다”며 “우리가 요격기를 개발하는 속도는 북한이 탄두를 만드는 속도를 따라잡지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뉴욕=유재동 특파원jarrett@donga.com}

    • 2020-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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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유엔보고관 “피격사건 인권법 위반”

    지난달 서해에서 발생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모 씨(47) 피살 사건은 북한의 국제인권법 위반이며, 유족은 사건의 진실을 알 권리가 있다고 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사진)이 밝혔다. 이 씨의 유가족이 유엔에 조사를 요청한 것에 대해 유엔의 북한 인권 관련 최고위급 책임자가 적극 호응하고 나서면서 이번 사건이 국제적인 이슈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킨타나 보고관은 7일(현지 시간) 본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유엔 조사를 요청하는 이 씨 유족의 서신을 받았고 조사 여부를 곧 검토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킨타나 보고관은 유엔에서 북한 인권 문제를 전담하는 최고위급 인사로, 인권 침해와 관련된 이슈가 터지면 한국과 북한 당국에 진상 조사 등을 강하게 압박해 왔다. 앞서 이 씨의 유족은 6일 서울유엔인권사무소를 방문해 킨타나 보고관 앞으로 유엔 차원의 공식 조사를 요구하는 요청서를 전달했다. 킨타나 보고관은 “북한 정부가 내놓은 성명과 여러 가지 사실관계 등을 놓고 봤을 때 이는 국제인권법 위반 사항으로 보인다”며 “이 점을 북한 정부는 조속히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인터뷰 내내 북한의 인권법 위반 가능성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킨타나 보고관은 이 씨가 월북을 했는지도 중요한 문제라고 했다. 그는 “이것이 스스로 의도한 월북인지 아닌지는 피격 당시 상황을 파악하는 데 필요하다”고 말했다. “북한은 이 씨를 살해한 이유를 밝히지 않고 있다”며 “그 이유가 이번 조사의 핵심 부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한기재 기자}

    • 2020-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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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유엔특별보고관 “北, 피격 공무원 사살 이유 밝혀야… 한국도 월북 증거 제시를”

    해양수산부 소속 어업지도원 이모 씨(47) 피살 사건에 대해 유엔이 조사에 나서겠다는 뜻을 강하게 밝히면서 국제사회 차원의 대북 압박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사건에 소극적으로 대응했다는 비판을 받아온 한국 정부도 더욱 부담스러운 상황에 놓일 것으로 보인다. 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7일(현지 시간)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사건의 진상 규명 및 후속 조치와 관련해 남북한 당국을 모두 압박했다. 킨타나 보고관은 “당시 현장에서 북한군의 행동은 잘못된 것이었고 국제 인권법에도 어긋난다는 것을 북한 정부는 인정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북한 당국도 유감만 표명했을 뿐 제대로 된 사과를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국 정부에 대해선 “이 사건이 월북이라고 주장하려면 그 증거를 제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아르헨티나의 인권 변호사 출신인 킨타나 보고관은 2016년 3월 임명된 뒤 북한 인권 관련 이슈가 터질 때마다 강하게 목소리를 내온 인물이다. 그는 남북·북-미 정상회담이 연쇄적으로 열렸던 2018년에 “북한과의 회담에선 인권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지난해 11월 동료를 살해한 뒤 북송된 북한 선원 문제, 올 7월 탈북민 단체 설립허가 취소 논란 등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내면서 한국 정부를 압박했다. 킨타나 보고관이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하면 먼저 북한에 ‘혐의 서한’을 보내 우리 국민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과정 등에 대한 설명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을 방문해서 조사할 수도 있다. 조사 결과는 킨타나 보고관이 매년 유엔 인권이사회와 유엔총회에 제출하는 보고서에 담길 가능성이 크다. 오준 전 주유엔 대사는 “킨타나 보고관이 제출하는 북한 인권 관련 보고서에 이번 사건을 포함시킬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킨타나 보고관이 이 사건을 “북한의 국제법 위반”이라고 분명히 밝힌 점도 정부에 상당한 외교적 부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지금까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사과 메시지를 높게 평가해 왔는데 유엔이 이를 인정하지 않은 모양새가 됐기 때문이다. 킨타나 보고관의 진상조사를 계기로 이 씨 유족들이 북한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면 ‘제2의 웜비어 사건’이 될 수도 있다. 2017년 북한을 여행하던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 씨가 장기 억류됐다가 사망한 사건에 대해 킨타나 보고관은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고, 그해 북한에 대한 유엔 인권결의안에 담았다. 웜비어 씨 가족은 2018년 북한을 상대로 소송을 냈고 미국 연방법원은 ‘북한은 5억113만 달러(약 5600억 원)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이 씨 유족들은 웜비어 씨 가족들과 연대할 뜻을 밝힌 바 있다. 정부도 부담을 느끼기 시작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7일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정부가 유엔총회 북한인권결의안에 피살 사건 내용을 포함시키도록 노력할 것이냐는 질문에 “검토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강 장관과 유족 대표의 만남도 검토 중이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한기재 기자}

    • 2020-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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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中 알리페이-위챗페이도 특별지정제재 추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세계 핀테크 산업에서의 주도권 확보를 위해 중국 양대 결제 플랫폼 ‘알리페이’와 ‘위챗페이’를 각각 운영하는 앤트그룹과 텐센트에 대한 제재를 검토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뉴스가 7일 보도했다. 모바일 결제가 활성화된 중국에서는 ‘거지도 알리페이와 위챗페이를 사용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두 플랫폼 모두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계자들은 지난달 30일 백악관에서 중국 결제 플랫폼 제재 문제를 논의했다. 이들은 중국 핀테크 기업이 전 세계 전자결제 시장을 지배할지 모른다는 점을 우려해 제재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력한 제재 방안은 미 재무부가 지정하는 특별지정제재대상(SDN) 명단에 앤트그룹과 텐센트를 올리는 것이다. SDN에 오르면 두 회사는 미국은 물론 어떤 해외 기업과도 거래할 수 없다. 특히 올해 안으로 중국 상하이와 홍콩 증시에 동시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앤트그룹은 임박한 기업공개(IPO)에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앤트그룹은 자체적으로 양대 증시 상장을 통해 350억 달러(약 40조5000억 원)의 자금을 조달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성공하면 지난해 12월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사 아람코가 사우디 증시에서 모은 290억 달러를 뛰어넘는 역대 세계 최대 규모의 IPO가 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지만 미국의 제재 논의로 IPO 규모가 대폭 감소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베이징=김기용 kky@donga.com / 뉴욕=유재동 특파원}

    • 2020-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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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경기부양 협상 중단 지시… 공화당內서도 “매우 큰 실수” 반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 행정부에 민주당과의 경기부양책 협상을 중단하라고 전격 지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를 받다가 5일 백악관에 복귀한지 하루 만이다. 이에 따른 충격으로 6일 오후까지 상승세를 보이던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급락세로 전환해 1% 이상 하락한 채 장을 마쳤다. 야당 민주당은 물론이고 집권 공화당 내에서도 “큰 실수”라는 비판이 나오자 트럼프 대통령은 뒤늦게 자신의 발언을 일부 정정하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 오후 트윗을 통해 “나는 협상팀에게 경기부양안 협상을 대선 때까지 중단시키라고 지시했다”며 “대선에서 내가 이기고 나면 우리는 성실한 미국인들과 중소 사업체를 지원하는 법안을 통과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협상 중단의 책임을 민주당에 돌렸다. 그는 “낸시 펠로시(민주당 소속 하원의장)는 민주당 측 주(州)정부에 코로나19와 전혀 상관이 없는 2조4000억 달러를 지원하자고 한다”며 “우리는 1조6000억 달러라는 매우 관대한 제안을 했는데 그는 선의를 갖고 협상에 임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는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의회에 경기부양책 통과를 촉구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나오면서 충격이 더 커졌다. 뉴욕 증시는 이날 오후부터 급락세로 반전해 S&P500지수는 1.4%,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1.3% 하락한 채 장을 마쳤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결정은 뜻밖이란 분석이 많다. 수개월째 제자리걸음을 하던 경기부양안 협상은 양당이 조금씩 견해를 좁혀 가며 타결의 실마리가 잡히는 분위기였기 때문. 트럼프 대통령은 3일 “미국은 경기부양책을 필요로 한다. 협력하고 마무리 짓자”라고도 했다. 이랬던 트럼프 대통령의 돌변은 ‘보수 결집’을 노린 대선 전략 때문이라는 해석이 많다. 그는 6일 트윗에서 “나는 (경기부양안) 대신 미치 매코널(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에게 뛰어난 대법관 지명자인 에이미 코니 배럿을 인준시키는 데 전력을 다하라고 요청했다”고 썼다. 남은 대선 기간에 보수 성향 대법관 지명자의 인준 이슈 등을 앞세워 이념 대결의 구도로 끌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인 셈이다. 그러나 경기부양안 협상 결렬에 대해선 민주당뿐 아니라 공화당 내 우려도 크다. 수전 콜린스 공화당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대해 “매우 큰 실수”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시키려다가 지지율을 깎아먹는 자책골을 넣었다는 취지다. 펠로시 의장도 성명에서 “오늘 다시 한 번, 대통령이 나라를 볼모로 자신을 앞세우는 진면목을 드러냈다”고 비난했다. 논란이 커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한밤중에 또다시 여러 건의 트윗을 올려 논란을 수습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나는 (단독가구) 현금 지급안(1200달러)만 따로 당장 서명할 준비가 돼 있다. 듣고 있나, 낸시?”라고 썼다. 그는 또 의회에 항공사와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이런 메시지가 나오면서 7일 미 증시는 상승세로 출발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0-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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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돌연 경기부양책 협상 중단 지시…공화당내서도 “큰 실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 행정부에 민주당과의 경기부양책 협상을 중단하라고 전격적으로 지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를 받다가 5일 백악관에 복귀한지 하루 만이다. 이에 따른 충격으로 6일 오후까지 상승세를 보이던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급락세로 전환해 1% 이상 하락한 채 장을 마쳤다. 야당 민주당은 물론 집권 공화당 내에서도 “큰 실수”라는 비판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트윗을 통해 “나는 협상팀에게 경기부양안 협상을 대선 때까지 중단시키라고 지시했다”며 “대선에서 내가 이기고 나면 우리는 성실한 미국인들과 중소 사업체를 지원하는 법안을 통과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중단의 책임을 민주당에 돌렸다. 그는 “낸시 펠로시(민주당 소속 하원의장)는 민주당 측 주(州)정부에 코로나19와 전혀 상관이 없는 2조4000억 달러를 지원하자고 한다”며 “우리는 1조6000억 달러라는 매우 관대한 제안을 했는데 그는 선의를 갖고 협상에 임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는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의회에 경기부양책 통과를 촉구한지 불과 몇 시간 만에 나오면서 충격이 더 커졌다. 뉴욕 증시는 이날 오후부터 급락세로 반전해 S&P500지수가 1.4%,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1.3% 각각 하락한 채 거래를 마쳤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결정은 워싱턴 정가에서도 전혀 예상치 못한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수개월째 제자리걸음을 하던 경기부양안 협상은 양당이 조금씩 견해를 좁혀 가며 타결의 실마리가 잡히는 분위기였기 때문이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입원 중이었던 3일에는 “위대한 미국은 경기부양책을 필요로 한다. 협력하고 마무리 짓자”라고 트윗에 썼다. 그랬던 트럼프 대통령이 갑자기 태도를 바꾼 것은 ‘보수 결집’을 노린 대선 전략 때문이라는 해석이 많다. 그는 6일 트윗에서 “나는 (경기부양안) 대신 미치 매코널(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에게 뛰어난 대법관 지명자인 에이미 코니 배럿을 (의회에서) 통과시키는데 전력을 다하라고 요청했다”고 썼다. 앞으로 남은 선거전에서 국민의 살림살이 같은 실용적인 사안보다 보수 성향 대법관 지명자의 인준 등 이슈를 앞세워 이념 대결의 구도로 끌어가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대로 될지는 미지수다. 경기부양안 협상 결렬은 민주당 뿐 아니라 공화당에게도 타격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양당 모두 다음달 3일 대선과 함께 실시되는 상·하원 선거 후보들과 당원들로부터 반드시 협상 타결을 이뤄야 한다는 압박을 받아왔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은 공화당 내에서도 적지 않은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수전 콜린스 공화당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대해 “매우 큰 실수”라고 지적했다. 한 공화당 의원은 인터넷매체 악시오스에 “트럼프 대통령이 펠로시 의장에게 선물을 한 셈”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시키려다가 지지율을 깎아먹는 자책골을 넣었다는 취지다. 펠로시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중단 지시가 나온 뒤 바로 성명을 내고 “오늘 다시 한 번, 대통령이 나라를 볼모로 자신을 앞세우는 진면목을 드러냈다”고 비난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0-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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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기부양안 협상 중단” 트럼프 한 마디에…뉴욕 증시 급락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를 받다가 5일(현지 시간) 백악관에 복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하루 만인 6일 행정부에게 민주당과의 경기부양책 협상을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른 충격으로 오후까지 상승세를 보이던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급락세로 전환해 1% 이상 하락한 채 장을 마쳤다. 민주당과 미 언론들은 “대통령이 경기침체와 팬데믹으로 고통 받는 국민들을 벼랑 끝으로 몰고 있다”며 비판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트윗을 통해 “나는 내 협상팀에게 경기부양안 협상을 대선 때까지 중단시키라고 지시했다”며 “대선에서 내가 이기고 나면 우리는 성실한 미국인들과 중소 사업체를 지원하는 법안을 통과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나는 그 대신 미치 매코널(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에게 나의 뛰어난 대법관 지명자를 (의회에서) 통과시키는데 전력을 다하라고 요청했다”며 “우리 경제는 잘 되고 있다. 주식시장, 일자리, 실업률 모두 기록적인 수준”이라고 썼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경기부양책을 통과시키는 것보다 보수 성향의 대법관 지명자인 에이미 코니 배럿의 인준을 더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앞으로 남은 선거전을 국민들의 살림살이 같은 실용적인 문제보다 보수 진영의 결집을 이끌어낼 수 있는 이념 대결의 구도로 끌어가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경기부양안 협상이 잘 안 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민주당 쪽에 책임이 있다고 몰아세웠다. 그는 트윗에서 “낸시 펠로시(민주당 하원의장)는 잘 관리되지 않고 범죄가 많은 민주당 측 주(州)정부에 코로나19와 전혀 상관이 없는 2조4000억 달러를 지원하자고 한다”며 “우리는 1조6000억 달러라는 매우 관대한 제안을 했는데 그녀는 선의를 갖고 협상에 임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적인 협상 중단 결정은 공교롭게도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의회의 경기부양안 통과를 촉구한지 불과 몇 시간 뒤에 나왔다. 파월 의장은 이날 전미실물경제협회(NABE) 연례회의 강연에서 “코로나19의 2차 확산은 우리 삶에 비극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며 “경제에 대한 지원이 충분하지 못하면 미국 가정과 기업들에 고통을 유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소 파월 의장의 통화 정책을 거친 언어로 비판해왔다. 민주당 측은 즉각 반발했다. 펠로시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중단 지시가 나온 뒤 바로 성명을 내고 “오늘 다시 한 번, 대통령이 나라를 볼모로 자신을 앞세우는 진면목을 드러냈다”며 “그는 우리의 불쌍한 아이들과 실업자, 성실한 근로가정을 돕지 않겠다고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결정은 워싱턴 정가에서도 매우 예상치 못한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지금가지 수개월째 제자리걸음을 하던 경기부양안 협상은 양당이 조금씩 견해를 좁혀 가며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확진을 전후로 타결의 실마리가 잡히는 분위기였기 때문이다. 협상 결렬이 경제적으로는 물론, 정치적으로도 모두에게 상당한 충격을 준다는 점에서 양쪽은 합의안 마련을 위해 노력해왔다. 또 다음달 의회 선거전에 뛰어든 후보 측과 현장 당원들로부터 반드시 협상 타결을 이뤄야 한다는 압박도 받아왔다. 이 때문에 이번 소식은 공화당 측에서도 적지 않은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한 공화당 의원은 인터넷매체 악시오스에 “트럼프 대통령이 펠로시 의장에게 선물을 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시키려다가 지지율을 깎아먹게 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매코널 원내대표는 기자들에게 “(경기부양안 협상이) 성과를 내지 못하는 만큼 우리가 이뤄낼 수 있는 것에 집중하자는 뜻”이라며 대통령의 결정을 지지했다. 이런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을 전혀 예상하지 못 했던 미국 증시는 이날 오후 들어 급락세를 보였다. S&P500지수는 1.4%,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도 1.3% 각각 하락한 채 거래를 마쳤다.뉴욕=유재동 특파원jarrett@donga.com}

    • 2020-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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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 가지 치료 모두 처방…트럼프 의료진에 ‘VIP 증후군’ 우려 제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소위 ‘VIP 증후군’ 때문에 과잉 치료를 받았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직위가 높거나 유명한 환자를 치료할 때 의료진이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무리한 시도를 하다 오류를 범하는 현상을 뜻한다. CNBC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2~5일 입원했던 월터리드 군병원의 의료진은 대통령에게 중증 환자에게 쓰이는 렘데시비르와 덱사메타손, 항체치료제 ‘Regn-COV2’ 등 3가지 약물을 투여했다. 리아나 원 조지워싱턴대 교수는 “대통령은 세 가지 치료를 모두 받은 세계 유일의 환자일 것”이라며 “이런 과잉치료가 ‘VIP 증후군’의 결과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패트릭 잭슨 버지니아대 박사 역시 “백악관이 밝힌 대로 대통령의 증세가 경미했다면 매우 공격적인 치료”라고 가세했다. 특히 임상 3상 단계로 아직 미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얻지 못한 ‘Regn-COV2’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현재까지 불과 275명의 외래 환자만 이 약물을 투여받았고 이들의 평균 연령은 불과 44세다. 74세의 과체중 환자인 트럼프 대통령에 투여됐을 때 안전성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또 세계보건기구(WHO)는 스테로이드제 덱사메타손이 경증 환자에게는 해로울 수 있다고 지적해왔다. 빠른 퇴원을 요구하는 대통령을 위해 의료진이 치료제를 지나치게 많이 사용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그간 엘비스 프레슬리, 마이클 잭슨, 아돌프 히틀러의 주치의 등이 VIP 증후군을 보인 대표적 의사로 꼽힌다. 특히 히틀러 주치의는 필로폰 등 마약까지 남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유재동 특파원jarrett@donga.com}

    • 2020-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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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흘 만에 완치 판정없이 퇴원 트럼프에…“제 정신 아냐, 무책임” 비판

    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입원했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사흘만인 5일(현지 시간) 퇴원했다. 그는 “코로나19를 두려워하지 말라”며 재선 캠페인을 곧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직 완치 판정을 받지 않은 트럼프 대통령이 조기 퇴원을 강행한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6시40분쯤 월터 리드 군 병원에서 흰색 덴탈마스크를 쓰고 정장차림으로 걸어나왔다. 그는 앞에서 대기하던 SUV 차량에 탑승하기 전 “감사한다”는 짧은 한 마디와 함께 엄지를 치켜 올렸고, 잠시 멈춰 서서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기도 했다. 이어 전용 헬리콥터 ‘마린 원’을 타고 백악관으로 복귀했다. 도착 직후에는 마스크를 벗고 사진촬영을 위한 거수경례 포즈를 취했다. CNN방송은 ‘북한과 비슷하다. 거대한 리얼리티쇼를 벌인다’고 비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트위터에 약 86초짜리 동영상을 올려 “상태가 매우 좋다. 20년 전보다 좋다”며 “이번에 많은 것을 배웠다”고 밝혔다. 그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여러분을 지배하지 못하도록 하라. 조만간 백신이 나와 코로나19를 물리칠 것”이라며 “두려워하지 말라”고 거듭 강조했다. 백악관 의료진은 퇴원 직전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이 위험한 상황을 완전히 벗어난 것은 아니지만 퇴원에 필요한 기준을 충족했거나 넘어섰다. 백악관에서 할 수 있는 것 이상으로 병원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3회차 렘데시비르 처방을 받았으며 백악관에서 4회차 처방을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의료진은 “대통령이 다른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할 가능성이 있으며 치료법은 ‘미지의 영역’에 있다. 이번 주말이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이날 오전까지도 참모진은 퇴원을 만류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약하게 보이기 싫다”며 백악관 복귀를 강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참모진은 상태가 나빠져 다시 입원하면 선거전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지만 대통령이 퇴원을 고집했다”고 전했다. ‘코로나19를 두려워하지 말라’며 위험성을 경시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의료·보건전문가들은 비판을 쏟아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21만 명이 넘는 미국인이 코로나19로 숨졌고, 하루에 3만 명 이상의 환자가 나오고 있는데도 최고급 의료 서비스를 받은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잘못된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해럴드 슈미트 펜실베이니아대 의료윤리 보건정책학과 교수는 NYT에 “할 말이 없다. 제 정신이 아니다. 완전히 무책임하다”라고 비판했다. 그럼에도 트럼프 퇴원을 고수하고 강한 모습을 보이려하는 것은 최근 야당 민주당의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의 지지율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는데다, 15일 2차 TV토론을 위한 대비를 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그는 퇴원 직전 올린 트위터에서도 “가짜 뉴스가 가짜 여론조사만 보여준다”며 지지율 저하에 대해 초조함을 드러냈다. 다만 5일 미 주식시장의 다우와 나스닥 지수는 각각 전일대비 1.7%, 2.3%씩 올랐다. 대통령의 조기 퇴원으로 행정 공백 및 대선 중도하차 가능성 우려가 줄었다는 점이 호재로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대통령이 곧 퇴원할 것이라는 소식이 알려진 이날 오후 2시부터 상승폭이 커졌다. 워싱턴=이정은특파원 lightee@donga.com뉴욕=유재동 특파원jarrett@donga.com}

    • 2020-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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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지율 더 벌어진 트럼프, 입원중 지지자 앞 깜짝 등장 ‘무리수’

    미국 대선이 채 한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입원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병원 밖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기 위해 깜짝 외출을 했다가 “정신 나간 짓”이라는 거센 비판에 휩싸였다.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가 최대 14%포인트까지 벌어졌다는 여론조사 등이 나오자 조급한 마음에 ‘무리수’를 뒀고 백악관 업무 복귀도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4일(현지 시간) AP통신과 CNN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자신이 입원 중이던 메릴랜드주 베세즈다의 월터 리드 군 병원 밖에 모인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기 위해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타고 병원 밖으로 나왔다.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73초짜리 동영상을 통해 병원 밖 지지자들을 ‘깜짝 방문’하겠다고 밝힌 직후였다. 그는 이 동영상에서 “코로나19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자동차를 타고 지지자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간 트럼프 대통령은 뒷좌석에서 마스크를 쓴 채 앉아 있었고, 환호하는 지지자들을 바라보며 손을 흔들었다. 창문은 닫은 채였다. 지지자들과 직접 접촉은 없었지만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기본 원칙을 대통령이 보란 듯이 어겼다는 비판이 나온다. 코로나19 감염자는 추가 감염을 막기 위해 원칙적으로 치료가 되기 전까지는 외출을 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자동차에 타고 있던 비밀경호국(SS) 요원 2명을 감염 위험에 빠뜨렸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요원들도 당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지만 좁은 자동차 안에선 감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 월터 리드 병원의 내과의사인 제임스 필립스는 CNN에 “자동차에 타고 있던 요원들은 이제 죽을지도 모르게 됐다. 대통령의 이런 행동은 정신 나간 짓”이라고 비난했다. 조너선 라이너 조지워싱턴대 의대 교수는 트위터에 “대통령이 병원 밖에서 ‘즐거운 드라이브’를 해 경호원들을 심각한 위험에 빠뜨렸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완치 판정을 받기 전 조기 퇴원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치료를 담당 중인 의료진은 기자회견에서 “계속 (건강 상태가) 좋다면 빠르면 5일 퇴원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은 5일 오전 언론에 보낸 성명에서 “대통령과 아침에 얘기를 나눴고 그는 간밤에 계속 상태가 좋아져서 업무에 복귀할 준비가 됐다”며 “대통령이 오늘 아침에 의료진을 만나서 회복 상태를 평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는 오늘 중 그가 백악관에 복귀할 수 있다고 낙관하고 있다”고도 했다. 하지만 보건의료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조기 퇴원은 부적절하다고 입을 모은다. 감염병 전문가인 윌리엄 샤프너 밴더빌트대 의대 교수는 “조기 퇴원을 원하는 건 트럼프 대통령과 보좌진이지 의사들은 아닐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NBC방송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9월 30일∼10월 1일 미 전역의 유권자 800명을 상대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 바이든의 지지율은 53%로 트럼프 대통령(39%)을 14%포인트 앞섰다. 지난달 13∼16일 여론조사에선 바이든 후보가 8%포인트 앞섰는데 TV 토론 이후 격차가 벌어진 것이다. 로이터통신이 여론조사기관 입소스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의 확진 사실이 알려진 이후인 2, 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바이든 후보가 51%의 지지율로 41%를 기록한 트럼프 대통령을 10%포인트 앞섰다. 같은 기관에서 9월 25∼29일 조사했을 때에는 9%포인트, 9월 18∼22일 조사했을 때는 8%포인트 차였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 뉴욕=유재동 특파원}

    • 2020-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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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HO “세계인구 10% 이미 코로나 걸렸을 수도”

    전 세계 인구 가운데 10명 중 1명꼴로 이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됐을 수 있다고 세계보건기구(WHO)가 추정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마이클 라이언 WHO 긴급준비대응 사무차장은 5일 WHO 이사회 코로나19 회의에서 현재까지 세계 인구 중 대략 10%가 코로나에 걸렸을 수 있다고 밝혔다. 세계 인구가 76억 명가량인 점을 고려하면 7억6000만 명이 감염됐을 수 있다는 것. 5일 오후 10시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전 세계 확진자는 3544만7295명으로 집계됐지만 실제 감염자는 이를 훌쩍 뛰어넘을 수 있다는 것이다. 라이언 사무차장은 “이 수치는 전체적으로 세계 대다수가 여전히 위험에 놓여있다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세계 주요 도시는 다시 봉쇄 조치에 돌입하고 있다. 미국 뉴욕시는 감염률이 높은 일부 지역에서 공립학교의 대면 수업을 중단하기로 했다. 뉴욕시는 6월부터 단계적으로 봉쇄 조치를 풀었고 지난주엔 반년 만에 학교 오프라인 수업을 재개했지만 불과 일주일 만에 봉쇄 조치로 돌아선 것.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4일 최근 일주일 동안 코로나19 양성 판정 비율이 3%를 넘은 지역에 한해 학교 수업을 온라인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이들 지역에선 식당의 실내 영업과 헬스장 등 비필수 업종의 영업도 중단된다. 프랑스는 파리를 비롯한 수도권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해짐에 따라 6일부터 술집을 폐쇄하기로 했다. 술집과 달리 식당은 엄격한 보건 수칙을 준수한다는 조건으로 영업을 계속할 수 있다. 백화점과 대형 쇼핑센터에서는 4m²(약 1평)의 공간에 손님 1명을 받도록 사회적 거리 두기 지침을 구체화했다.파리=김윤종 zozo@donga.com / 뉴욕=유재동 특파원}

    • 2020-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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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산소 공급 확인… 중증용 스테로이드 맞아

    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확진 판정을 받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태가 알려진 것보다 훨씬 심각했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났다. 당초 대통령 의료진이 부인했던 산소공급 치료를 2차례 받았고, 3일 오전에는 산소포화도가 정상 수치보다 떨어져 중증 환자에게 쓰이는 스테로이드제 ‘덱사메타손’까지 투여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대통령 주치의 숀 콘리 박사는 4일(현지 시간) 취재진에게 “덱사메타손으로 인한 위험보다 잠재적 이득이 더 많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투약 이유를 밝혔다.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대통령의 상황이 더 나빠지는 것을 막아야 했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염증 감소에 효과가 있는 덱사메타손은 올해 6월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팀의 실험 결과 코로나19 중환자의 사망률을 상당히 낮추는 것으로 나타나 주목받았다. 당시 연구팀은 산소호흡기에 의존하는 환자, 산소공급 치료를 받는 환자의 사망률을 각각 35%, 20%씩 낮춰준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약은 동시에 인체의 면역 체계를 억제하는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미 국립보건원(NIH) 등이 “중증 환자가 아니면 불필요하게 투여하지 말라”고 권고해 온 이유다. 트럼프 대통령이 ‘양날의 검’ 같은 덱사메타손을 사용한 것은 그만큼 상태가 가볍지 않음을 시사한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이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2차례 투여받은 치료제 ‘렘데시비르’ 역시 주로 중증 환자에게 쓰인다. 렘데시비르는 코로나19 환자의 회복 기간을 앞당겨 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콘리 박사는 또 “2일 오전 대통령의 산소포화도가 일시적으로 94% 밑으로 떨어져 약 2L의 산소를 공급받았다”고 밝혔다. 정상인의 산소포화도 95∼100%보다 낮아 긴급하게 산소를 공급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하루 전 대통령의 산소치료 사실에 대한 질문에 명확한 답변을 거부했던 그는 이날 뒤늦게 시인하며 “대통령과 의료진이 지녔던 낙관적 태도를 유지하고 싶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그는 ‘대통령의 산소포화도가 90% 이하로 떨어진 적이 있느냐’ ‘폐렴 혹은 폐 손상 징후가 있느냐’ 등의 질문에는 답을 피했다. 의료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74세 고령인 데다 비만이어서 코로나19 고위험군임을 감안하면 설사 그의 상태가 일시적으로 호전됐다고 해도 결코 안심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밥 러히타 뉴욕의대 교수는 CBS에 “상태가 좋다가도 불과 3시간 후 몹시 나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헬렌 바우처 터프츠대 감염병전문의는 폴리티코에 “통상 (확진 판정 후) 7∼10일 후에 상태가 악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0-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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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지율 격차에 초조한 트럼프? 깜짝 외출에…“정신 나간 짓” 비판 쇄도

    미국 대선을 채 한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입원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병원 밖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기 위해 깜짝 외출을 했다가 “정신 나간 짓”이라는 거센 비판에 휩싸였다.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가 최대 14%포인트까지 벌어졌다는 여론조사 등이 나오자 조급한 마음에 ‘무리수’를 뒀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 AP통신과 CNN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자신이 입원 중이던 메릴랜드주 베데스다의 월터 리드 군병원 밖에 모인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기 위해 대형 SUV를 타고 병원 밖으로 나왔다.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73초짜리 동영상을 통해 병원 밖 지지자들을 ‘깜짝 방문’을 하겠다고 밝힌 직후였다. 그는 이 동영상에서 “코로나19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자동차를 타고 지지자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간 트럼프 대통령은 뒷좌석에서 마스크를 한 채 앉아 있었고, 환호하는 지지자들을 바라보며 손을 흔들었다. 창문은 닫은 채였다. 지지자들과 직접 접촉은 없었지만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기본 원칙을 대통령이 보란 듯이 어겼다는 비판이 나온다. 코로나19 감염자는 추가 감염을 막기 위해 원칙적으로 치료가 되기 전까지는 외출을 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자동차에 타고 있던 비밀경호국(SS) 요원 2명을 감염 위험에 빠뜨렸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요원들도 당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지만 좁은 자동차 실내에선 감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 월터 리드 병원의 내과의사인 제임스 필립스는 CNN에 “자동차에 타고 있던 요원들은 이제 죽을 지도 모르게 됐다. 대통령의 이런 행동은 정신 나간 짓”라고 비난했다. 조너선 라이너 조지워싱턴대 교수는 파이낸셜타임스에 “대통령이 병원 밖에서 ‘즐거운 드라이브’를 해 경호원들을 심각한 위험에 빠뜨렸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기 퇴원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치료를 담당 중인 의료진은 기자회견에서 “계속 (건강상태가) 좋다면 이르면 5일 퇴원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안보보좌관 등 참모진들도 “대통령의 상태가 좋다”며 우려를 불식시키는 메시지를 냈다. 정상적으로 근무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코로나 홍보’가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바이든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는 결과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과 NBC방송이 9월 30일~10월 1일 미 전역의 유권자 800명을 상대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 바이든의 지지율은 53%로 트럼프 대통령(39%)을 14% 포인트 앞섰다. TV토론 전인 지난달 13~16일 여론조사에선 바이든 후보가 8%포인트 앞섰는데 토론 이후 격차가 벌어진 것이다. 로이터통신이 여론조사기관 입소스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의 확진 사실이 알려진 이후인 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바이든 후보가 51%의 지지율로 41%를 기록한 트럼프 대통령을 10% 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같은 기관에서 9월 25~29일 조사했을 때에는 9%포인트, 9월 18~22일 조사했을 때는 8%포인트 차이였던 것에 비해 격차가 늘었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미국 컬럼비아대 응용통계학센터 측과 협업해 마련한 자체모델 예측치에 따르면 5일 현재 바이든 후보가 승리할 확률은 89%, 트럼프 대통령이 이길 확률은 11%로 나타났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0-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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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재함 과시’ 트럼프, 알려진 것보다 심각했던 ‘정황’ 드러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입원 중에도 꾸준히 트위터에 동영상을 올리고 지지자들을 보기 위해 깜짝 외출에 나서는 등 건재함을 과시하려 하고 있다. 하지만 그에 대한 치료 경과 등이 하나둘씩 공개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알려진 것과는 달리 꽤 심각한 상태였다는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일단 고비는 넘기고 퇴원 준비를 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고령인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도 언제든 상태가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증상 가볍다면서 중증 치료제 계속 투여4일 미 대통령 의료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의 일환으로 스테로이드 약물인 덱사메타손을 복용했다고 밝혔다. 미국 언론들과 의학 전문가들은 이 점이 트럼프 대통령의 상태가 우려스러운 이유라고 말한다. 덱사메타손은 코로나19 중증 환자의 사망률을 낮춰주는 치료제지만 인체의 면역 시스템을 억제하는 부작용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부작용 때문에 미국 국립보건원(NIH)은 산소 보충이 필요하지 않은 환자에게는 덱사메타손을 투여하지 말라고 권고해왔다. 그럼에도 의료진이 트럼프 대통령에 이 약물을 처방하기로 한 것은 그만큼 그의 호흡기 상태가 좋지 못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의료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확진 이후 산소포화도가 두 차례나 정상 기준 이하로 내려왔다고 이날 밝혔다. 대통령 주치의인 숀 콘리는 이날 기자들에게 “이 약물을 투여하는 것으로 인한 위험요인보다 잠재적 이득이 더 많다고 결론 내렸다”고 설명했다.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급한 상황을 막아야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확진 직후 투여 받은 치료제 렘데시비르 역시 경증 환자에게는 사용되지 않는 약물이다. 미 제약사 길리어드사이언스가 개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이 치료제는 비교적 중증 환자를 치료하는 데 주로 사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기에 생명공학회사 리제네론이 만든 항체 약물도 투여 받았다. 이 약물은 렘데시비르와 함께 사용했을 때 인체에 안전한지 여부도 입증되지 않았다고 미 언론들은 보도했다. 이는 그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상황이 다급했다는 점을 증명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상태가 일시적으로 호전됐다고 해서 안심할 수는 없다고 말한다. 뉴욕 의대 봅 레히타 교수는 CBS에 “동전 뒤집히는 것과 같다”며 “상태가 좋다가도 불과 3시간 뒤에 몹시 나빠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백악관·의료진 ‘말 바꾸기’도 의혹 키워 백악관과 의료진이 트럼프 대통령의 건강 상태를 투명하게 밝히지 않고 있다는 점도 우려를 키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군 병원으로 이송되던 2일 오후 백악관 대변인은 “대통령은 경미한 증상이 있을 뿐이고 예방적인 조처를 위해 병원에 가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그날 무렵 트럼프 대통령은 산소포화도가 계속 내려가고 있었고 중증 환자에게 투여되는 치료제를 맞고 있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의료진은 4일 기자회견 때도 트럼프 대통령이 산소 치료를 받아왔다는 사실을 뒤늦게 인정하면서 “낙관적 태도를 유지하기 위해 그랬다”고 변명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폐 상태가 어떤지, 그가 폐렴을 앓고 있는지 등 구체적인 상태를 묻는 질문에는 답변을 하지 않았다. 전날 “대통령의 건강상태가 매우 우려스럽다”고 언론 인터뷰를 한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격한 질책을 들었다는 보도가 나온 것도,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을 앞두고 건재함을 강조하기 위해 실제 건강상태를 부풀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뉴욕=유재동 특파원jarrett@donga.com}

    • 2020-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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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거연기 가능성 희박… 후보교체, 전례 없어 혼란 불가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려 치료를 받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건강 문제로 선거 전에 낙마하거나 선거에서 이겼는데도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없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간접선거로 치러지는 미국 대선의 특성상 다양한 상황을 가정할 수 있다. 워싱턴포스트와 로이터통신 등 미국 언론들은 조심스럽게 향후 시나리오에 따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선거일인 11월 3일 이전에 대선 후보가 갑자기 낙마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각 정당은 새로운 후보로 교체하면 된다. 하지만 대선이 불과 한 달 앞으로 다가온 데다 우편투표 등으로 이미 투표를 마친 유권자가 200만 명이 넘는다. 이들에게 투표용지를 다시 인쇄해 발송하고 재투표를 요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 전에 후보를 누구로 교체할지 결정하기에도 시간이 빠듯하다. 선거일은 미 의회에서 정하게 돼 있기 때문에 이론상으로는 선거일 연기가 가능하다. 다만 공화당에서 선거일 연기안을 제출하더라도 민주당이 주도하는 하원에서 부결될 게 확실시된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병세가 어떻게 전개되더라도 미국 대선은 예정대로 실시되고, 후보 교체 가능성도 낮다.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를 치러내더라도 이후에 병세가 심각해지면서 대통령으로서 직무 수행이 어려워질 가능성은 남아 있다. 미국은 11월 3일 각 유권자가 투표한 결과를 토대로 12월 14일 각 주에 배정된 선거인단 538명이 형식적으로 투표를 하고, 내년 1월 6일 의회에서 이 투표 결과를 승인하는 절차를 밟아 공식적으로 대통령을 선출한다. 11월 3일 투표로 사실상 대통령으로 당선된 사람이 12월 14일 이전에 유고 상태가 될 경우 소속 정당은 교체 후보를 정하게 된다. 그런데 새로 교체된 후보가 그대로 당선된다는 보장은 없다. 주별로 투표 규정이 다르게 적용되고, 많은 주들은 이 경우 선거인단이 어떻게 투표해야 하는지 규정조차 없기 때문이다. 만약 선거인단 투표를 마친 이후부터 의회가 이 선거 결과를 승인하기 이전 사이에 당선인이 사망할 경우에는 상황이 복잡해진다. 이때는 결국 미 하원이 차기 대통령을 정해야 한다는 해석이 많다. 하원 투표는 각 주에서 대표 1명씩 참가하는데 공화당이 절반이 넘는 26개 주에서 다수당을 점하고 있어서 더 유리하다. 의회 승인 이후 당선인이 숨지면 부통령 당선인이 대통령으로 취임한다. 이처럼 대선후보나 당선인에게 심각한 상황이 생기면 경우의 수가 많은 데다 각각의 경우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나 전례가 거의 없어 대혼란이 불가피하다. 결국 이런 혼란과 갈등을 법원이 떠안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고(故)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대법관의 후임으로 보수 성향인 에이미 코니 배럿 판사를 서둘러 지명한 것은 법정 공방이 벌어질 경우 공화당에 유리하도록 하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 많다. 배럿 판사가 상원 인준을 거쳐 정식으로 임명되면 미 대법원의 이념 지형은 보수 6, 진보 3으로 보수 절대 우위로 바뀐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0-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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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통령이 걸렸다면 누구도 못 피해” 트럼프 지지자들 마스크 없이 집회

    3일 미국 뉴욕시 스태턴아일랜드의 한 주차장.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 수백 명이 집회를 열었다. 대부분은 마스크를 쓰지 않거나 턱에 걸친 채 ‘4년 더’(Four more years)를 외치며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기원했다. 이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확진된 트럼프 대통령의 회복을 위해 두 손을 맞잡고 기도했다. 하지만 정작 자신들은 사회적 거리 두기를 지키지 않고 촘촘하게 모였다. 2일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감염 사실이 알려진 뒤 첫 주말인 이날 미국 곳곳에서 대통령 지지 집회가 잇따랐다. 하지만 시위대들 사이에 방역 지침이 잘 지켜지지 않는 장면들이 여전히 눈에 띄었다. 전국을 돌며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 행사를 여는 ‘팀 트럼프 버스 투어’도 이날 아이오와주에서 계속됐지만 참가자에게 마스크는 의무사항이 아니었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확진 이후 백악관 직원들이 마스크 착용을 시작하고 선거운동이 대거 온라인으로 대체됐지만 정작 아직도 많은 지지자들은 바이러스에 대한 생각을 바꾸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오히려 “대통령마저 걸렸다면 어차피 누구도 감염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논리로 마스크 착용 등 방역조치를 더욱 거부하고 있다는 것이다. 공화당의 일부 정치인들도 지지자들의 이런 모습을 부추기고 있다. 맷 가에츠 공화당 하원의원(플로리다)은 “이 바이러스가 백악관과 대통령의 몸속까지 침투했다면, 감염에서 안전한 곳은 없을 것”이라며 봉쇄조치를 해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론 존슨 상원의원도 “마스크에 대한 나의 의견은 지금도 변하지 않았다”며 “마스크는 만병통치약이 아니다”고 주장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0-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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