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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의 한 마스크팩 전문 매장. 젊은 중국 여성 3명이 여행용 가방에 마스크팩 뭉치를 차곡차곡 담고 있었다. 관광객들은 장당 3000원인 마스크팩을 주로 100장짜리 묶음 단위로 사간다. 이날 이들이 가방에 담은 마스크팩은 총 400장, 120만 원어치다. 중국인 관광객 뤼단 씨(29)는 “친구들이 한국 여행을 가면 마스크팩을 꼭 사오라고 해서 선물로 주려고 넉넉하게 샀다”라고 말했다. 한국 화장품이 중국 여성들 사이에서 크게 인기를 끌면서 국산 마스크팩 업체들이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하루에 마스크팩 한 장을 소비하는 한국 여성들의 ‘1일 1팩 미용법’이 중국 소비자들에게 소문나면서 시장 규모도 해마다 크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마스크팩 시장 규모는 5000억 원 정도로 업계는 추산한다. 엘엔피코스메틱(메디힐), 리더스코스메틱, SNP 등 마스크팩 시장을 이끌고 있는 상위 3개 업체의 매출만 합쳐도 4846억 원에 이른다. 2013년만 해도 3개 업체의 매출 총합이 831억 원에 불과했다. 2년 새 483%나 급성장한 것이다. 국산 마스크팩이 성장한 데에는 중국 소비자들의 역할이 컸다. 중화권을 중심으로 K뷰티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일본 화장품 브랜드인 SK-Ⅱ, 미키모토 등의 마스크팩 제품보다 ‘메이드인 코리아’ 제품이 주목받고 있다. 중국 온라인 소매 연구기관인 웨이언쯔쉰(維恩咨詢)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인이 온라인으로 구매한 마스크팩 매출 상위 브랜드 10개 중 4개가 한국 브랜드였다. 메디힐이 중국 브랜드인 ‘보취안야(泊泉雅)’에 이어 전체 판매 2위에 올랐다. 리더스코스메틱(3위), 이니스프리(6위), SNP(7위)도 10위 안에 들었다. 중국 내 마스크팩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어 상황은 더욱 고무적이다. KOTRA는 올해 중국 마스크팩 시장의 전체 규모가 400억 위안(약 6조8000억 원)이 넘고 2020년에는 778억 위안(약 13조2600억 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김유 메디힐 마케팅 상무는 “설문조사 등을 보면 중국 소비자들이 마스크팩을 아예 기초케어의 한 단계로 인식하고 있다”면서 “고정적으로 마스크팩을 사용하는 중국 여성들이 늘어나면 수요는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나치게 높은 중국 시장 의존도 탈피와 히트상품의 다양화는 향후 한국 마스크팩 업체들이 풀어야 할 과제다. 마스크팩 업체들이 최근에 종합 화장품 회사로 발돋움하기 위해 BB크림, 기초케어 라인을 앞다퉈 내놓고 있지만 마스크팩에 비해 인지도가 낮아 경쟁력이 떨어지는 상황이다. 최근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이슈가 부각되면서 일부 중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한국 제품에 대한 거부감이 나타나는 등 외부 변수도 있다. 한 마스크팩 업체 관계자는 “산둥 성 등 일부 지역에서 ‘메이드인 코리아’ 제품의 반입을 막아 수출이 막힌 상태”라며 “장기적으로 수출 국가를 다각화하고 유럽에 공장을 짓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20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의 한 마스크팩 전문 매장. 젊은 중국 여성 세 명이 여행용 가방에 마스크팩 뭉치를 차곡차곡 담고 있었다. 관광객들은 장당 3000원인 마스크팩을 주로 100장짜리 묶음 단위로 사간다. 이날 이들이 가방에 담은 마스크팩은 총 400장, 120만원 어치다. 중국인 관광객 뤼단 씨(29)는 “친구들이 한국 여행을 가면 마스크팩을 꼭 사오라고 해서 선물로 주려고 넉넉하게 샀다”라고 말했다. 한국 화장품이 중국 여성들 사이에서 크게 인기를 끌면서 국산 마스크팩 업체들이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하루에 마스크팩 한 장을 소비하는 한국 여성들의 ‘1일 1팩 미용법’이 중국 소비자들에게 소문나면서 시장규모도 해마다 크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마스크팩 시장 규모는 약 5000억 원 정도로 업계는 추산한다. 엘엔피코스메틱(메디힐), 리더스코스메틱, SNP 등 마스크팩 시장을 이끌고 있는 상위 3개 업체의 매출만 합쳐도 4846억 원에 이른다. 2013년만 해도 3개 업체의 매출 총합이 831억 원에 불과했다. 2년 새 483%나 급성장한 것이다. 국산 마스크팩이 성장한 데에는 중국 소비자들의 역할이 컸다. 중화권을 중심으로 K뷰티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일본 화장품 브랜드인 SK-Ⅱ, 미키모토 등의 마스크팩 제품보다 ‘메이드인 코리아’ 제품이 주목받고 있다. 중국 온라인 소매 연구기관인 웨이언쯔쉰(維恩咨詢)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인이 온라인으로 구매한 마스크팩 매출 상위 브랜드 10개 중 4개가 한국 브랜드였다. 메디힐이 중국 브랜드인 ‘보어취안야(泊泉雅)’에 이어 전체 판매 2위에 올랐다. 리더스코스메틱(3위), 이니스프리(6위), SNP(7위)도 10위 안에 들었다. 중국 내 마스크팩 수요가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어 상황은 더욱 고무적이다. 코트라는 올해 중국 마스크팩 시장의 전체 규모가 400억 위안(약 6조8000억 원)을 넘겨 2020년에는 778억 위안(13조2600억 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김유 메디힐 마케팅 상무는 “설문조사 등을 보면 중국 소비자들이 마스크팩을 아예 기초케어의 한 단계로 인식하고 있다”면서 “고정적으로 마스크팩을 사용하는 중국 여성들이 늘어나면 수요는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나치게 높은 중국시장 의존도 탈피와 히트상품의 다양화는 향후 한국 마스크팩 업체들이 풀어야할 과제다. 마스크팩 업체들이 최근에 종합 화장품회사로 발돋움하기 위해 BB크림, 기초 케어 라인을 앞 다퉈 내놓고 있지만, 마스크팩에 비해 인지도가 낮아 경쟁력이 떨어지는 상황이다. 최근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체계 이슈가 부각되면서 일부 중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한국 제품에 대한 거부감이 나타나는 등 외부 변수도 있다. 한 마스크팩 업체 관계자는 “산둥성 등 일부 지역에서 ‘메이드인 코리아’ 제품의 반입을 막아 수출이 막힌 상태”라며 “장기적으로 수출 국가를 다각화하고, 유럽에 공장을 짓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가 진행하는 ‘도시락토크 2.0’ GS리테일편이 18일 서울 강남구 논현로 GS리테일 본사에서 열렸다. GS리테일에 취업을 희망하는 청년 구직자 11명과 GS리테일 주니어 사원이 만나 취업에 대한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눴다. 이날 도시락토크에는 신입∼대리급 사원 4명이 함께했다. 취업준비생이 GS리테일에 대해 궁금해 한 △자기소개서 작성 요령 △면접 대비 방법 △편의점·슈퍼마켓 실무 등 세 부분으로 나눠 소개한다.○ 자기소개서엔 ‘나만의 스토리’를 써라 많은 취업준비생들이 자기소개서에 자신의 경험을 단순 기술하는 실수를 범한다. 인사담당자들은 화려한 스펙을 드러내기 위해 경험을 나열하기 바쁜 자기소개서를 매력 없는 글로 꼽는다. 지병규 인사운영팀 대리는 “대학생으로서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경험 가운데 업무에 적용할 수 있는 것들을 추려 지원서에 쓰는 게 좋다”며 “관련 분야 경험이 없더라도 학교 동아리 활동 등에서 포인트를 잡아 구체적으로 소개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모법 답안을 보고 따라하는 자기소개서 역시 경쟁력이 없다. 인사운영팀 사원 정지훈 씨는 “한 해에 자기소개서에 특정 표현을 쓰는 지원자들이 몰리는 경우가 있다”며 “모범 답안을 보고 따라 썼다는 것인데, 면접관이 읽으면서 흥미를 느낄 만한 자신만의 이야기를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자기소개서에서 ‘입사 후 포부’ 항목은 회사에 대한 애정과 관심도를 드러낼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 총무팀 사원 김효림 씨는 “입사 지원하기 전에 집 근처 편의점에서 무보수로 일하며 영업관리 직원을 인터뷰해 업무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다”며 “이를 바탕으로 입사 후 1년 단위로 어떤 업무 목표를 이룰지에 대해 상세히 기술했던 것이 좋은 점수를 받았다”고 말했다. 지 대리는 “구체적인 서술이 들어갈수록 좋다”며 “허무맹랑하게 ‘최고의 상품기획자(MD)가 되겠다’, ‘신상품 100개를 출시하겠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고 조언했다.○ “면접은 업무 관련 장점 어필하는 기회” 면접은 직무에서 필요로 하는 역량과 해당 지원자가 가진 장점이 어느 정도 연관성 있는지를 잘 보여주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린다. 지 대리는 “편의점 점주와의 소통 능력이 중요한 영업관리직의 경우 말을 잘 한다고 해서 뽑히는 것은 아니다”라며 “면접을 통해 상대방을 잘 설득하고, 상황 조절 능력이 있는가 등을 총체적으로 살펴본다”고 설명했다. 면접관의 질문 의도를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GS리테일의 경우 면접에서 한국사 관련 질문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지원자의 구체적인 역사 지식을 테스트하려는 데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다. 지 대리는 “한국 사회구성원으로서 용인할 수 없는 편향된 역사관을 갖고 있다거나, 잘못된 지식을 갖고 있는지 정도를 파악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역사 과목 시험을 준비하듯 달달 외울 필요가 없다”라고 말했다. 면접 전 관문인 인적성 검사에서는 무엇보다 솔직하게 답변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자신을 좋은 사람으로 포장하기 위해 원래 자신의 모습과 다른 내용으로 답변할 경우 답변에 일관성이 떨어져 오히려 낮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정 씨는 “인적성 검사는 회사와 지원자의 성향이 잘 맞는지 궁합을 보는 절차”라며 “지원자 스스로도 회사가 추구하는 가치와 자신이 얼마나 잘 맞을지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 매장 판매 업무부터 점포 관리까지 유통업은 실생활과 가까이에 있는 업종이지만, 막상 유통회사에 들어가면 어떤 일을 하는지 막연하게 느껴질 수 있다. 청년 구직자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나온 질문은 점포에서 직접 판매 업무를 담당하는지 여부였다. 편의점사업부 교육서비스팀 사원 강예원 씨는 “판매직과 직접 관련 없는 직무인 상품개발, 마케팅 등 담당자들도 점포에서 일어나는 일을 세부적으로 알지 못하면 일을 제대로 할 수 없다”며 “입사 후 1년은 의무적으로 편의점과 슈퍼마켓에서 교육을 받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점포에서 판매 업무만 교육받는 것은 아니다. 신입사원들은 교육기간 동안 편의점 가맹점을 총체적으로 관리하는 일을 배운다. 지 대리는 “편의점의 가장 기본인 가맹점 영업관리 업무는 가맹점의 매출, 영업, 인력 등을 총체적으로 책임진다”며 “교육받는 동안 경영주가 문제가 있어 연락을 취했을 때 즉각적인 해결책을 내놓을 수 있는 수준으로 실습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청년 구직자들과 GS리테일 직원들이 함께 나눈 더 자세한 이야기는 청년드림센터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이젠 백화점 말고 ‘20화점’ ‘30화점’으로 고객 요구에 맞춰 세분해야 하지 않을까요.” 2010년 5월 롯데백화점이 사내에서 운영하는 ‘롯데유통대학’ 16기의 졸업 발표회에서 이런 아이디어가 튀어나왔다. 만물상처럼 다양한 제품군을 모은 백화점 대신 일부 소비자만을 위한 미니백화점을 만들어야 한다는 당돌한 주장이었다. 발표자들은 미리 미니백화점이 생긴 일본 도쿄 시부야, 신주쿠에 견학까지 다녀왔다. 당시는 한국의 백화점 매출이 성장하던 시기였다. 주요 신규사업도 아웃렛 확장 등으로 이미 결정 난 상황. 20, 30대 여성을 위한 패션·뷰티 편집숍과 맛집을 모은 미니백화점, 일명 ‘콤팩트 몰’을 만들자는 이 주장은 주목받지 못했다. 잊혀질 뻔한 이 아이디어가 빛을 본 것은 6년이 지난 올해 3월, 서울 마포구 홍익대 인근에 ‘엘큐브’가 문을 열면서다. 그새 유통환경이 급변하자 롯데백화점 MD(상품기획)전략팀은 고객을 세분한 작은 백화점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상권을 분석해 젊은층에 인기 많은 패션과 화장품 브랜드를 선정했다. 그 결과 3월 개장 후 지금까지 누적 매출 23억 원을 올렸다. 더불어 이 아이디어를 냈던 롯데유통대가 주목을 받고 있다. 롯데백화점 직원들 사이에서는 “롯데유통대가 백화점 성장의 숨은 공신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롯데유통대는 유통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 1994년 출범한 롯데백화점 내 사내교육 커리큘럼이다. 1년간 마케팅, 상품기획, 영업 등 유통 전반에 대한 이론 교육과 실무 교육을 병행한다. 매년 5월 교육생들은 졸업발표회를 통해 임원들 앞에서 신성장 모델 아이디어를 내놓는다. 그동안 졸업발표회에서 우수평가를 받은 30여 개 아이디어 중 30% 이상이 이미 현실화됐거나, 준비 중에 있다. 롯데백화점 스마트폰 앱 개설(2011년 9월), ‘스타일난다’ 등 온라인 패션몰의 오프라인 백화점 매장 도입(2012년 7월) 등이 대표적이다. 주방식기 전문 스토어를 만들자는 아이디어는 잠실점 프리미엄 리빙관 오픈(2015년 3월)으로 현실화됐고, 2014년 온·오프라인 연계 쇼핑서비스 아이디어는 그해 말 온라인에서 구매한 상품을 백화점에서 바로 찾아가는 ‘픽업데스크’ 서비스로 처음 선을 보였다. 유통대 정원은 20명 안팎. 사내 평판조회 등을 거친 입사 만 2년 이상 사원, 대리가 대상이다. 과장급 이상은 창의적 아이디어를 내는 데 한계가 있다는 이유로 배제된다. 해외 사례 탐방비용이 지원되고, 성적 우수자에게는 포상금과 인사고과 인센티브가 주어지기 때문에 매년 100명이 넘는 지원자가 몰린다. 롯데백화점 박완수 경영지원부문장은 “백화점의 성장 정체를 극복하기 위해 롯데유통대에서 나온 신성장 모델 아이디어의 상품화를 더욱 적극적으로 검토해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아모레퍼시픽그룹 오너의 대(代)를 이은 각별한 제주 사랑이 화제가 되고 있다. 그룹 창업주인 서성환 선대회장에서 시작된 제주에 대한 애정이 아들인 서경배 현 회장으로 고스란히 이어져 아모레퍼시픽그룹은 13일 제주도 발전을 위해 1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창업주인 서 선대회장은 1979년 녹차 사업의 출발지로 제주를 선택했다. 한국인 고유의 차 문화를 사업으로 발전시키겠다는 소신을 현실화한 것이다. 당시 임원들이 “녹차는 취미지, 사업이 될 수 없다”며 말렸지만 서 선대회장은 뜻을 굽히지 않았다. 이에 따라 아모레퍼시픽그룹은 한라산 남서쪽 도순 지역의 황무지를 녹차 밭으로 개간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토양이 척박해 개간 작업은 쉽지 않았다. 서 선대회장마저 “제주 차밭 부지는 뭘 심어도 안 되는 불모지다. 2년 동안 돈을 뿌리다시피 해서 땅을 만든 뒤 차나무를 심었다”라고 나중에 회고했을 정도였다. 돌과 나무가 많아 툭하면 장비가 고장 났다. 그래도 뚝심으로 밀어붙였다. 사람 손으로 일일이 땅을 갈았다. 그렇게 20여 년을 공들인 결과 아모레퍼시픽은 제주에 330만5800m²(약 100만 평) 규모의 ‘오설록 유기농 차밭’을 일궈냈다. 서경배 회장도 아버지 못지않은 ‘제주 사랑’을 보여주고 있다. 서 회장은 2000년 제주도를 콘셉트로 한 화장품 브랜드 ‘이니스프리’를 론칭했다. 이니스프리는 제주에서 난 녹차, 화산송이, 미역귀, 발효콩, 감귤꽃 등 청정 재료를 화장품 원료로 사용한다. 그 덕에 ‘이니스프리=제주’라는 이미지가 만들어졌다. 서 회장은 2001년에 제주에 국내 최초의 차 전시관인 ‘오설록 티 뮤지엄’도 열었다. 이 전시관은 연간 160만 명의 국내외 관광객이 방문하는 관광 명소가 돼 제주지역 관광 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서 회장은 “아모레퍼시픽은 제주를 마음의 고향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오랜 인연으로 제주 창조경제 사업 추진에 참여한 만큼 앞으로도 제주와의 상생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해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자체 공익재단인 ‘이니스프리 모음재단’을 통해 2020년까지 매년 20억 원씩 제주에 투자해 공익사업을 벌일 계획이다. 이는 그룹이 지난해 제주창조경제혁신 제2센터를 열면서 밝힌 1000억 원 투자계획에 따른 것이다. 제주지역 생태계 보전, 문화 콘텐츠 활성화, 글로벌 인재 육성 등의 사업이 여기에 포함된다. 이니스프리 모음재단은 5년간 크게 4가지 사업을 진행한다. 먼저 식물학, 지구과학, 생태학 분야 전문가와 협업해 제주 오름의 식생과 토질을 연구하고, 오름 산책로 정비 등 자연정화 활동을 병행한다. 과거 쓰레기 매립장이었던 장소를 선정해 생태 숲을 조성하는 프로젝트도 진행한다. 또 문화마을 조성 사업의 일환으로 아모레퍼시픽이 친환경 원료 구매를 위해 협약을 맺은 마을을 관광명소로 만드는 사업을 한다. 이 밖에 전문기관과 협업해 제주의 젊은 농업인에게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등 장학사업도 운영할 예정이다. 최근 이니스프리는 중국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13일에는 최근 문을 연 중국 상하이 디즈니랜드에도 매장을 열었다. 쇼핑, 외식 관련 50여 개 브랜드가 모여 있는 ‘디즈니타운’에 들어선 화장품 브랜드는 이니스프리뿐이다. 이곳에는 가상현실(VR) 기술을 적용해 자전거를 타면서 제주의 풍경을 간접적으로 체험해볼 수 있는 ‘제주 플라잉 바이크존’도 설치됐다. 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올해 창립 70돌을 맞은 속옷업체 BYC는 이색적인 창립기념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서울 강남에서도 꽤 유명한 클럽인 ‘옥타곤’에서 30일 시끌벅적하게 파티를 열 계획이다. ‘보디드라이×옥타곤’이라는 이름의 이 행사에는 요즘 인기가 높은 래퍼 사이먼 도미닉이 메인 출연자로 나선다. DJ그룹 3STARS, 걸그룹 밤비노 등도 출연한다. 보수적인 분위기의 국내 속옷업계에서 BYC의 이런 행보는 매우 이례적인 일로 꼽힌다. BYC 관계자는 “70년이라는 긴 기업 역사는 장점이지만 젊은층과의 소통이 더 필요하다고 판단해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며 “1997년 엄정화, 정우성을 끝으로 연예인 모델을 쓰지 않았지만 아이돌 가수를 모델로 기용할 계획도 있다”고 설명했다. BYC를 비롯한 토종 속옷 업체들이 젊은층 끌어안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해외 브랜드와 제조유통일괄형(SPA) 브랜드 속옷 등에 밀려 실적이 지속적으로 하락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토종 속옷 업체 상위 5곳 가운데 3곳(남영비비안, 신영와코루, 좋은사람들)의 매출이 전년보다 감소했다. BYC와 쌍방울은 전년보다 각각 3.0%, 2.7%의 깜짝 증가세를 보였지만 전반적으로 감소세에 있다. 내년 60돌을 앞둔 남영비비안은 요즘 20대 초반의 젊은 여성 소비자들과 소통하기 위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집중하고 있다. 3월부터 운영하기 시작한 인스타그램 계정의 팔로어 수는 최근 4400명을 넘어섰다. 남영비비안 관계자는 “이미지가 얼마나 감각적이냐에 따라 ‘좋아요’를 누르는 수가 달라진다”며 “어떻게 하면 젊은 여성들이 좋아할 만한 제품 연출 컷을 찍을 수 있는지가 마케팅팀의 최대 고민”이라고 말했다. 대학생 서포터스 활동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젊은 여대생들로 구성된 서포터스 ‘비비아나’를 모집해 제품 리뷰를 비롯한 홍보 미션을 수행하도록 한다. 최근에는 신제품 패션 양말을 신고 소풍 콘셉트의 화보 찍기, 신제품 잠옷을 입고 파자마 파티 화보 찍기 등을 진행했다. 아저씨, 아줌마가 입는 속옷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유니클로의 ‘히트텍’이나 ‘에어리즘’처럼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입는 브랜드란 느낌을 주기 위해서다. 이 밖에 좋은사람들은 최근 ‘코디네이션 언더웨어’라는 콘셉트로 ‘예스’ 브랜드를 리뉴얼했다. 여성 상하의 속옷을 똑같은 세트로 입는 게 아니라, 믹스매치해 개성 있게 코디할 수 있도록 매장을 꾸몄다. 업계 관계자는 “어려움이 커질수록 젊은층을 잡기 위한 속옷 업체들의 온라인 입소문 마케팅, 플래그십 스토어 오픈 등의 시도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올해 창립 70돌을 맞은 속옷업체 BYC는 이색적인 창립기념 행사를 준비 중이다. 서울 강남에서도 꽤 유명한 클럽 ‘옥타곤’에서 30일 시끌벅적하게 파티를 열 계획이다. ‘보디드라이 X 옥타곤’이라는 이름의 이 행사에는 요즘 인기가 높은 래퍼 사이먼 도미닉이 메인 출연자로 나선다. DJ그룹 3STARS, 걸그룹 밤비노 등도 출연한다. 보수적인 분위기의 국내 속옷업계에서 BYC의 이런 행보는 매우 이례적인 일로 꼽힌다. BYC 관계자는 “70년이라는 긴 기업 역사는 장점이지만 젊은층과 소통이 더 필요하다고 판단해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며 “1997년 엄정화, 정우성을 끝으로 연예인 모델을 쓰지 않았지만, 아이돌 가수를 모델로 기용할 계획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BYC를 비롯한 토종 속옷 업체들이 젊은층 끌어안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해외 브랜드와 제조유통일괄형(SPA) 브랜드 속옷 등에 밀려 실적이 지속적으로 하락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토종 속옷업체 상위 5곳 가운데 3곳(남영비비안, 신영와코루, 좋은사람)의 매출이 전년보다 감소했다. BYC와 쌍방울은 전년에 비해 각각 3.0%, 2.7% 깜짝 증가세를 보였지만 전반적으로 감소세에 있다. 내년 60돌을 앞둔 남영비비안은 요즘 20대 초반의 젊은 여성 소비자들과 소통하기 위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집중하고 있다. 3월부터 운영하기 시작한 인스타그램 계정의 팔로어 수는 최근 4400여명을 넘어섰다. 남영비비안 관계자는 “이미지가 얼마나 감각적이냐에 따라 ‘좋아요’를 누르는 수가 달라진다”며 “어떻게 하면 젊은 여성들이 좋아할 만한 제품 연출 컷을 찍을 수 있는지가 마케팅팀의 최대 고민”이라고 말했다.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젊은 여대생들로 구성된 서포터즈 ‘비비아나’를 모집해 제품 리뷰를 비롯한 홍보 미션을 수행하도록 한다. 최근에는 신제품 패션 양말을 신고 소풍 콘셉트의 화보 찍기, 신제품 잠옷을 입고 파자마 파티 화보 찍기 등을 진행했다. 아저씨, 아줌마가 입는 속옷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유니클로의 ‘히트텍’이나 ‘에어리즘’처럼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입는 브랜드란 느낌을 주기 위해서다. 이 밖에 좋은사람들은 최근 ‘코디네이션 언더웨어’라는 콘셉트로 ‘예스’ 브랜드를 리뉴얼했다. 여성 상하의 속옷을 똑같은 세트로 입는게 아니라, 믹스매치해 개성있게 코디할 수 있도록 매장을 꾸몄다. 업계 관계자는 “어려움이 커질수록 젊은층을 잡기 위한 속옷 업체들의 온라인 입소문 마케팅, 플래그십 스토어 오픈 등의 시도는 더욱 늘어날 것”고 말했다. 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사진)이 사재를 출연해 ‘서경배 과학재단’을 설립한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11일 서 회장과 과학계 저명인사 등이 발기인으로 참여한 가운데 재단 설립을 위한 창립총회를 열고 국내 기초과학 증진을 위한 과학재단을 설립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서 회장을 비롯해 김병기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 오병하 KAIST 생명과학과 교수, 권승화 EY한영 대표이사, 임희택 법무법인 KCL 대표변호사 등 7명이 참여했다. 이날 서 회장은 “재단을 통해 뛰어난 역량을 가진 국내 연구자들이 새로운 연구영역을 개척하고,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춰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서 회장이 재단기금 100%를 출연하는 서경배 과학재단은 생명과학, 화학공학 등 기초과학 분야의 연구를 수행할 예정이다. 서 회장의 사재 출연 규모와 사업 방향 등 구체적 내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재단은 이사회와 사무국, 자문위원회 등의 조직을 갖추고 올해 9월 문을 연다. 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3년째 유통 분야 기업을 출입하며 기업 관계자들로부터 꾸준히 들어온 말이 있다. 바로 “요즘 장사가 안 돼요”다. 하지만 언제나 예외는 있듯 경기를 타지 않고 “요즘 잘나간다”고 말하는 것이 세가지 있다. 화장품, 여행, 편의점 업계다. 화장품이 잘나가는 데는 한류 덕이 크다. 전형적인 내수산업이던 화장품은 중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 진출하면서 최근 몇 년 새 수출액이 급증했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한국에 와서 사가야 하는 필수품목으로 통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반면 패키지 여행사를 비롯해 항공권 예매, 숙박예약 업체 등은 해외로 나가는 내국인이 늘면서 호황을 맞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매년 해외로 나가는 우리 국민은 1900만 명을 넘어섰다. 1, 2위를 다투는 여행사들은 달력이 한 장 넘어갈 때마다 경쟁하듯 전달에 비해 상승한 실적 자료를 배포한다. 편의점은 어떤가. 편의점업은 철저히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크고 있다. 1980년대 처음 국내에 도입된 편의점은 어느 때보다 몸집이 커졌다. 올해 말까지 상위 3개 업체의 전국 점포 수를 합치면 3만 개가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국 소도시의 골목골목까지 편의점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화장품이야 한류 열풍을 타고 활황을 맞았다 치자. 여행과 편의점에 대한 국내 수요가 왜 이렇게 늘어나는지 궁금해졌다. 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 보면 그 배경에 숨겨진 공통적 키워드가 하나 있다. 바로 ‘1인 가구’다. 1인 가구의 소비 생활에 편의점과 여행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면서 성장의 기폭제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의 1인 가구 비중은 전체 가구의 27.2%. 인구로 따지면 약 500만 명에 이른다. 이들 중 대다수는 학업과 직장 때문에 타지 생활을 하는 20, 30대일 가능성이 크다. 혼자 사는 고달픔과 자유로움이 공존하는 이들에게 편의점과 여행은 어떤 의미일까. 싱글족들에게 편의점은 단골 밥집 같은 존재다. 매 끼니를 직접 만들어 먹기 힘든 이들에게 편의점은 엄마가 차려준 것 같은 식사를 24시간 대령한다. 최근 편의점들이 쌈밥, 김치찌개, 장어 등 최고 1만 원짜리 고급 도시락을 앞다퉈 내놓는 것도 이들을 겨냥한 것이다. 따뜻한 엄마의 밥상까지는 아니더라도 굶지 않고 밥과 반찬을 챙겨 먹을 수 있다는 안도감을 준다. 딸린 가족이 없으니 혼자 훌쩍 여행을 떠나버리기도 쉽다. 여행 한 번에 몇 달간 저축한 수백만 원이 깨지더라도 “일단 떠나고 보자”는 사람이 많아졌다. 아등바등 모아도 어차피 내 집 마련이 어려울 바에야 즐기며 살자는 의미에서다. 언뜻 보면 편의점에서 밥을 먹고, 해외여행을 떠나는 것은 별개의 행위처럼 보인다. 하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면 전혀 다를 듯한 이 소비 행태에서 찾을 수 있는 묘한 공통 정서가 있다. 두 업종은 ‘위로’를 팔고 있었다. 편의점이 먹고사는 사소한 ‘일상의 위로’를 제공한다면 여행은 빡빡한 일상을 뒤로하고 잠깐 쉬어 가도 좋다는 ‘특별한 위로’를 준다. 연애, 내 집 마련, 꿈 등을 포기해 ‘N포 세대’라 불리는 이들이 기꺼이 지갑을 여는 게 위로에 목말라서라고 생각하니 안타깝다. 모두가 나 혼자 잘살겠다며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는 시대. 토닥토닥 등을 두드리며 “너는 잘살고 있어”라고 위로해주는 사람이 그립다. 서로에게 “너희들은 충분히 잘하고 있다”고 응원해주면 어떨까. 최고야 소비자경제부 기자 best@donga.com}

롯데케미칼의 270억 원대 법인세 환급 사기 사건과 관련해 검찰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61)과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65), 소송을 대리한 대형 로펌 관계자 등을 수사 대상에 올렸다. 롯데그룹의 수천억 원대 횡령 배임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4부(부장 조재빈)는 신격호 총괄회장(94)과 신 회장을 출국금지하는 등 총수 일가를 직접 겨냥하고 나섰다. 검찰이 신 회장 부자(父子)를 출국금지하는 초강수를 둔 것은 신 회장이 고령에 치매 약을 복용 중인 신 총괄회장을 일본으로 내보낸 뒤 자신의 혐의 사실을 “아버지가 지시한 일이고 나와는 무관하다”는 취지로 부인할 수 있다고 우려했기 때문이다. 신 회장마저 일본으로 출국해 ‘원격 경영’에 나설 경우 수사가 장기화하거나 수사 자체가 무의미해질 수 있다. 신 회장은 3일 귀국 후 서울 중구 을지로 롯데그룹 집무실로 출근해 업무를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출국금지 조치로 일본롯데 경영 업무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부장 박찬호)는 롯데케미칼이 국세청과 법원을 속여 법인세 270억 원을 환급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한 김모 전 재무담당이사를 상대로 신 회장의 연루 여부를 집중 수사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김 전 이사의) 범행 시기는 신 회장이 대표로 있던 때다. 신 회장이 보고받거나 지시했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허 사장과 신 회장이 김 전 이사의 윗선이다. 검찰은 허 사장을 조만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할 계획이다. 또 소송을 대리한 변호사들이 사기행각에 공모했는지도 확인 중이다. 롯데홈쇼핑의 방송 사업권 재승인 로비를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 손영배)는 강현구 롯데홈쇼핑 대표이사(56)가 사용한 대포폰이 3대라고 밝혔다. 롯데홈쇼핑임직원들이 사용한 대포폰은 9대로 드러났다. 장관석 jks@donga.com·최고야 기자}
김영란법 시행을 앞두고 현실과 괴리된 시행령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부패척결이라는 김영란법의 근본적 취지에는 동의하지만 식대 3만 원, 선물 5만 원, 경조사비 10만 원이라는 기준을 현실에 맞게 손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7일 국책연구기관인 한국법제연구원은 식사, 선물, 경조사비 상한선을 10만 원으로 통일하자고 제안했다. 법제연구원은 국무총리실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소속이다. 김정현 법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이날 ‘김영란법의 주요 내용 및 쟁점’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김영란법은 공무원 행동강령과 달리 위반 시 과태료 처분 등 실질적인 제재가 따른다”며 “법 적용 대상과 일반인의 일상적인 식사, 경조사비 등이 법적 제재 대상이 되지 않도록 하려면 기준 금액을 상향 조정할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법의 안정적 시행을 위해서도 상한금액을 통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획일적으로 상한선을 정하는 방식에 문제가 많다는 지적도 있다. 박주희 바른사회시민회의 사회실장은 “물가가 오를 때마다 시행령을 고칠 것인가”라며 “상한선을 합리적으로 책정하는 방안을 다시 논의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김용철 반부패정책학회장은 “3만 원, 5만 원 상한액은 대형 부패, 권력형 비리, 정관비리 해결과 관계가 없다. 본질과 무관하게 불편하게 할 뿐”이라고 말했다. 상한액 책정 자체가 음성적 거래를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홍길 한국농축산연합회 운영위원(전국한우협회 회장)은 “선물을 받는 사람은 가격을 확인하기 어렵다”며 “가격 제한으로 인해 음성적인 금전 거래가 성행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물론 김영란법 시행을 국내 외식 및 유통업계 전반에 낀 거품을 제거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비즈니스로 만날 때 불필요하게 고급스러운 식사를 배제하고, 선물의 크기와 가격, 화환의 크기 등을 줄이면 우리 사회의 허례허식을 털어낼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전상진 서강대 사회학과 교수는 “법 취지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은 아마 없을 것”이라며 “다만 시행령이 얼마나 잘 정착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반대로 일각에서는 사회통념상 심각한 뇌물, 로비성 제공으로 인정할 만한 높은 액수를 처벌 기준으로 제시하고, 그 이하의 액수에 해당하는 식사, 선물, 경조비라도 직무와 관련 있는 사람에게서 받을 경우 반드시 소속 기관에 자진 신고하게 하는 쪽으로 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최고야 기자 best@donga.com·홍수영·박은서 기자}
대형 백화점이 비수기인 7, 8월 실적을 만회하기 위해 다양한 형태의 혜택을 제공하며 고객 끌어 모으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지난달 30일부터 일제히 여름 정기세일에 들어간 백화점들은 여기에 각종 테마 세일을 추가하고 있다. 이 두 달은 휴가 시즌이라 도심이 비어 연중 가장 장사가 안 되는 시기로 꼽힌다. 신세계백화점은 백화점 오프라인 점포와 온라인몰 SSG닷컴 등에서 세일 혜택을 추가로 제공한다고 6일 밝혔다. 휴가 대신 쇼핑에 돈을 쓰는 20, 30대 젊은층을 겨냥해 신세계 계열사에서 사용할 수 있는 ‘시티 바캉스족 쿠폰북’을 7일부터 배포한다. 백화점 상품 20% 할인 쿠폰과 웨스틴조선호텔 레스토랑 할인권 등이 포함돼 있다. 홍정표 신세계백화점 영업전략담당 상무는 “여름철 매출을 늘리기 위해 바캉스 시즌에 도심에 남아 있는 이들을 위한 세일 행사를 매년 정례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은 역시즌 아이템 초특가전을 진행해 모피 제품을 최대 70% 할인 판매한다. 전체 40억 원어치 물량의 40%를 올해 신상품으로 구성한 점이 특징이다. 현대백화점은 온라인몰인 현대H몰을 통해 백화점에 입점한 화장품 브랜드 20여 개에 대해 15%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이 밖에 아이파크백화점은 비수기 세일을 통해 9, 10월 결혼을 앞둔 신혼부부를 공략한다. ‘서머 웨딩페어’를 열고 침대와 리빙, 주방용품, 침구 등 혼수에 필요한 제품들을 최대 70% 할인 판매한다.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조상들 중 대머리가 단 한 명도 없었을 확률은 매우 낮으며 우리 대부분은 잠재적으로 탈모 유전자를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남은 모발을 관리하는 게 더 중요합니다.” 프랑스 제약사 ‘피에르 파브르’에서 ‘탈모 박사’로 통하는 빈센트 듀로지어 씨(39)는 ‘탈모는 격세유전’이라는 속설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피부과 전문의이기도 한 그는 피에르 파브르의 아시아지역 의학 분야 총괄책임자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탈모 방지샴푸 ‘르네휘테르’ ‘클로란’ 등의 제품 개발과 마케팅 전반에 관여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이 회사가 주최한 탈모 관련 세미나 참석차 방한한 그를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의 한 호텔에서 만났다. 현대 의학으로 탈모를 근본적으로 막을 방법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노(No)”라고 고개를 저으며 “만성탈모의 경우 머리를 심는 외과수술 외에 치료법이 없다”고 말했다. 인간의 일생에서 모발이 나고 빠지는 주기는 총 20∼25회이며 이 사이클이 모두 끝나면 머리카락을 자라게 할 방법이 없다는 설명이다. 그는 “머리털이 가늘어지고, 짧은 머리카락까지 빠지기 시작했다면 이미 이 사이클의 말기에 도달했을 확률이 높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모발의 퇴화와 생성 주기가 빠르게 끝나지 않도록 탈모를 지연시킬 수 있다고 했다. 그 방법은 두피에 자극을 최대한 적게 주는 것이다. 그는 “거품이 많은 샴푸를 쓰지 말라”고 조언했다. 거품이 많은 샴푸는 싼 계면활성제를 쓰는 경우가 많으며 깨끗하게 세척된 느낌을 줄 순 있지만 자극이 심하다는 의미다. 출산 후 여성에게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급성 탈모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 임신 중에는 모발 성장에 좋은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많이 분비되다가 출산 후 급격히 줄어 머리카락이 빠지는 시점이 온다. 이런 경우 남성이 겪는 만성 탈모와 달리 6개월∼1년 안에 자연적으로 치유되는 게 보통이다. 그는 “탈모 증상을 빠르게 회복시키기 위해 화학제품을 사용할 경우에는 모유수유에 영향을 줄 수 있으니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먹는 탈모 치료제도 주의할 점이 있다고 조언했다. 듀로지어 씨는 “한국에서는 편리성 때문에 탈모 치료약 처방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일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미국, 유럽 등에서는 연고 형태의 약을 처방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고 말했다. 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61)이 3일 귀국함에 따라 롯데그룹의 수천억 원 횡령 배임과 각종 로비 의혹을 밝혀내기 위한 검찰의 수사가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검찰은 신 회장이 지난달 7일 출국해 해외에 체류하는 사이 총수 일가의 자금을 관리한 전현직 비서실장, 그룹의 심장부인 정책본부 관계자들을 소환해 기초 조사를 마쳤다.○ “손실 감추려던 지시가 ‘부메랑’으로” 검찰이 확보한 수천억 원 배임 혐의의 핵심 줄기에는 그룹 정책본부가 무리하게 계열사를 동원해 롯데피에스넷의 유상증자에 참여시킨 것이 포함된다. 신 회장의 롯데그룹은 과감한 인수합병(M&A)으로 롯데손해보험, 롯데카드, 롯데캐피탈 등을 금융 계열사로 거느렸다.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94) 시절의 ‘유통 공룡’ 롯데와 차별화를 꾀한 대목이다. 금융시스템 제공 업체인 롯데피에스넷은 금융 계열사들이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하는 가교 역할을 맡았지만 적자가 계속됐다. 이에 따라 최근 4년간 총 360억 원대 유상증자를 실시했는데 여기에는 코리아세븐, 롯데닷컴, 롯데정보통신이 참여했다. 문제는 이 유상증자가 롯데피에스넷의 손실을 감추기 위한 것이었고, 그룹 정책본부가 계열사들을 ‘동원’한 정황이 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를 뒷받침하는 계열사 관계자들의 진술을 받아냈다. 또 롯데피에스넷 유상증자 참여와 관련해 ‘배임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취지의 검토 의견을 담은 일부 계열사의 문건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지난달 롯데그룹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정책본부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신 회장이 평소 계열사의 세부적인 사안까지 구체적으로 보고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신 회장이 롯데피에스넷 유상증자와 관련한 제반 사안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신 회장에 대해 굳이 출국금지 조치를 하지 않더라도 수사에 협조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신 회장이 야심 차게 추진한 해외 사업이 계속 손실이 나자 계열사 자금을 해외 법인에 빌려주고 또 다른 계열사가 여기에 지급보증을 서주면서 계열사에 손실을 입힌 정황도 수사 대상이다. 2010년 2조7750억 원이던 롯데그룹의 지급보증액은 지난해 5조607억 원으로 급격히 늘었다. 검찰 안팎에서는 “경영 손실을 감추기 위해 신 회장이 내린 무리한 지시가 부메랑으로 돌아와 그를 옥죄는 형국”이라는 말이 나온다.○ 법인세 탈루, 해외 비자금 조성 의혹도 해외 비자금을 조성하고 240억 원대의 법인세 탈루 혐의를 받는 롯데케미칼에는 ‘신동빈의 롯데’에 법적 책임과 별도로 도덕적 치명상까지 입힐 수 있는 폭발력이 잠재해 있다. 일본 노무라증권에서 회사 생활을 했던 신 회장은 1990년 상무로 롯데케미칼의 전신인 호남석유화학에 입사한 뒤 1993년부터 등기이사를 지냈다.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부터는 롯데케미칼을 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손꼽아 왔다. 하지만 롯데케미칼의 김모 전 재무담당 이사는 허위 재무제표로 국세청과 법원을 속여 240억 원대의 법인세를 환급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특히 검찰은 김 전 이사가 이 같은 회계 사기를 ‘윗선’에 보고한 정황을 포착했다. 롯데케미칼은 일본 롯데물산을 원료 수입 과정에 끌어들여 ‘통행세’를 일본 계열사에 안겨준 정황도 있다. 롯데케미칼은 “일본 롯데물산의 주주들이 반대한다”며 검찰의 자료 제출 요구도 거부했다. 법조계에서는 “이익 상당수가 일본으로 건너가고, 일본인 주주가 대부분이라는 점을 의식한 조처 아니냐”는 뒷말이 나온다. 더욱이 롯데가 해외 법인을 설립하며 복잡하게 출자한 회사 중 상당수는 조세 피난처에 있다. 한 예로 롯데그룹 글로벌 화학사업 부문 지주회사 격인 롯데케미칼은 여러 출자 단계를 거쳐 대표적인 조세 피난처인 모리셔스,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등에 주소지를 둔 자회사들을 거느리고 있다. 검찰은 롯데케미칼과 그 계열사들이 출자를 빙자해 회사 자금을 조세 피난처로 옮긴 것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신 회장의 귀국에도 롯데그룹의 표정은 밝지 않다. 경영 투명성 제고 방안의 핵심인 호텔롯데 상장 절차가 검찰 수사로 ‘올 스톱’되면서 신 회장이 꺼낼 수 있는 경영 쇄신 카드가 마땅치 않다. 신 회장의 피의자 신분 소환이 확실시되고 있고,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롯데그룹의 경영 공백을 피하기 어려워진다.장관석 기자 jks@donga.com·김준일·최고야 기자}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4부(부장 조재빈)는 롯데그룹 계열사들이 신동빈 회장(61)의 지시로 재정난을 겪던 롯데피에스넷의 ‘부실 돌려막기’성 유상증자에 참여한 것으로 보고 최근 계열사 관계자들을 집중 소환 조사한 것으로 3일 확인됐다. 검찰은 이인원 롯데그룹 정책본부장(69), 황각규 정책본부 운용실장(61) 등 신 회장의 핵심 측근들을 조사한 뒤 이날 귀국한 신 회장을 소환할 방침이다. 검찰은 “그룹 정책본부의 지시로 유상증자에 참여했다”는 관련자의 진술을 확보했으며, 이를 신 회장이 지시한 단서도 포착했다. 특히 일부 계열사가 ‘유상증자에 참여하면 배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검토했던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신 회장이 롯데피에스넷의 경영 손실을 감추기 위해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360억 원대의 유상증자를 하며 무리하게 계열사를 동원한 정황을 잡고 수사하고 있다. 신 회장은 해외 출장을 떠난 지 26일 만에 귀국했다. 3일 오후 2시 38분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그는 어두운 표정으로 90도로 허리를 숙이며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게 생각한다. 성실히 검찰 수사에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부장 박찬호)는 롯데면세점과 롯데백화점에 매장을 내는 데 힘써 주고 30억여 원을 받은 혐의(배임수재) 등으로 이번 주 초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74)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할 계획이다.장관석 기자 jks@donga.com·최고야 기자}

워터파크에 가서 물놀이만 하란 법은 없다. 산 좋고 물 좋은 주변 관광지에도 눈을 돌려 보자. 자녀의 여름방학 체험 학습 과제까지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알찬 관광지가 많다. 강원 홍천군에 있는 비발디파크 오션월드 근처에는 ‘홍천 9경’이라 불리는 자연경관이 있다. 그중 첫 번째로 꼽히는 곳이 팔봉산이다. 해발 320m 정도의 나지막한 8개의 봉우리로 이뤄져 있어 여름철 피서객들이 많이 찾는다. 맑고 깨끗한 홍천강물이 하얀 백사장과 어우러져 흘러 그 풍경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이 밖에 경리산, 금학산, 미약골, 용소계곡 등 자연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명승지들이 있다. 파라다이스 스파도고와 아산 스파비스가 있는 충남 아산시 인근에는 아이들의 체험 학습을 위한 관광지가 많다. 현충사에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과 관련한 국보와 보물들이 다양하게 전시돼 있다. 국보 76호인 난중일기와 보물 326호로 지정된 이순신 장군의 장검 등이 전시돼 있다. 외암리 민속마을은 중요민속자료 제236호로 지정된 마을로 500여 년 전에 이 마을에 정착한 예안 이씨 일가가 집성촌을 이루며 살고 있다. 인근 당진시에는 함상공원과 해양테마과학관이 있다. 수륙양용장갑차와 항공기, 함포 등 해군 장비 1900여 점이 전시돼 있다. 강원 속초시에 있는 한화 설악워터피아에서 자동차를 타고 20분만 동쪽으로 가면 동해와 맞닿은 두 개의 호수, 영랑호와 청초호가 있다. 영랑호에 사는 황룡과 청초호에 사는 청룡이 사랑했다는 전설이 내려오는 곳이다. 영랑호는 바닷물이 내륙의 지형을 깎고 그 퇴적물이 바닷물을 막으면서 만들어진 자연호수다. 7.8km 둘레의 호숫가에는 산책로가 만들어져 있다. 청초호는 좁고 긴 모래톱으로 동해와 분리돼 있다. 남한강변에 있는 경기 여주시의 썬밸리호텔 워터파크 인근에는 신륵사가 있다. 미국 CNN이 ‘한국에서 가봐야 할 아름다운 50곳’ 중 한 곳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신라 진평왕 때 원효가 창건했다고 전해진다. 보물 제225호로 지정된 대리석재의 다층석탑과 국내에서 유일하게 온전한 형태로 남아 있는 보물 제226호 다층전탑, 비천(飛天)과 용이 새겨져 형태가 아름다운 보물 제231호 석등 등 수많은 보물이 있다.최고야 best@donga.com·손가인 기자}
최근 국내 화장품 제조업체의 한 마스크 팩에서 날벌레가 나와 온라인 공간에서 마스크 팩 위생 논란이 일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논란은 한 누리꾼이 21일 M업체의 마스크 팩에서 벌레가 나온 사진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재하면서 시작됐다. 이 누리꾼은 “검은색 먼지가 붙어 있어 떼어 내려고 보니 몸통과 날개가 붙어 있는 벌레였다”고 밝혔다. 이에 “다른 브랜드 제품에서는 머리카락이 나온 적이 있다”는 또 다른 누리꾼의 제보도 잇따랐다. 마스크 팩 제품에서 이물질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때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논란이 그치지 않았다. 유독 마스크 팩 제품에서 이물질이 많이 나오는 이유는 일부 제품이 가내 수공업으로 제조되기 때문이다. 마스크 팩 판매 업체가 화장품 제조 공장에 생산 하청을 맡기면 이 공장이 외부에 재하청을 주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 과정에서 위생이 불량한 제품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보통 주부들은 장당 3, 4원을 받고 집에서 마스크 팩 시트를 접어 비닐 포장에 담는 작업을 한다. 부업을 맡긴 외주 업체 관계자는 “일감을 맡기면서 땀이나 향수, 핸드크림이 시트에 묻지 않도록 위생교육을 했다”고 해명했다. 마스크 팩 판매업체들은 억울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공장에 하청을 맡길 때 계약서상 재하청 금지 조항을 명시했고, 이를 어긴 일부 공장 때문에 피해를 봤다는 주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마스크 팩 포장 부업이 음성적으로 이뤄져 미처 관리가 안 됐다”며 “올해 말까지 자동화 공정을 100% 갖추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소셜커머스 형태로 출발한 쿠팡이 종합 온라인 쇼핑몰로 진화하고 있다. 쿠팡은 2010년 출범한 후 한정된 물량의 초저가 상품을 파는 ‘딜’ 형태의 사업을 해왔다. 그랬던 쿠팡이 최근에는 업종을 가리지 않고 다수 판매자를 입점시키는 오픈마켓형 사업을 본격화했다. 28일 쿠팡은 온라인 서점인 ‘예스24’와 손잡고 도서 판매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온라인 서점 영역까지 서비스를 확대한 것이다. 예스24가 쿠팡 내에 입점하는 형태로, 쿠팡에서 주문하면 예스24의 배송 시스템을 통해 제품이 출고된다. 쿠팡 관계자는 “예스24에는 ‘총알배송’ 시스템이 갖춰져 있어 쿠팡에서 주문하면 하루 만에 책을 받아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변신은 쿠팡의 최고 장점으로 꼽히던 ‘로켓배송’이 가진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로켓배송은 쿠팡이 직접 제품을 매입해 물류창고에 보관하다가 주문이 들어오면 자체 배송망을 통해 다음 날 배달하는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배송 속도는 빠르지만 재고 부담이 크고 신선 식품 관리가 어려워 품목을 늘리는 데 걸림돌이 돼 왔다. 배송 인프라를 갖추는 초기 비용도 많이 들어 쿠팡은 지난해에 5470억 원의 적자를 냈다. 이 때문에 쿠팡은 지난달 12일 오픈마켓 판매 시스템인 ‘아이템마켓’을 도입했다. 11번가나 G마켓처럼 다수의 상품 판매자가 아이템마켓에 입점해 제품을 판매한다. 로켓배송으로 질 높은 서비스를 유지하면서 취급 품목과 판매액을 늘린다는 의도다. 쿠팡 관계자는 “로켓배송과 오픈마켓 판매 등 ‘투트랙’ 전략을 통해 종합 이커머스 모델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말했다.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제주산(産) 원료를 10% 이상 쓰지 않으면 ‘메이드 인(made in) 제주’를 인정할 수 없습니다.” 제주의 청정한 이미지를 활용해 마케팅을 해오던 화장품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일부 화장품 업체들이 ‘제주’라는 홍보 문구를 무분별하게 사용하자 제주도가 제동을 걸고 나섰기 때문이다. 27일 화장품 업계에 따르면 제주도는 지난달 2일 ‘제주 코스메틱 서트’(사진)라는 인증 제도 시행 공고를 낸 뒤 31일부터 이 제도를 시행했다. 이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제주에서 난 원료를 10% 이상 사용해야 하고, 제주 소재 공장에서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제주도청 관계자는 “제주산 원료가 1% 미만으로 들어가거나, 아예 들어가지 않은 제품들도 청정한 제주의 이미지를 마구잡이로 사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인증제를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이 두 가지 조건을 갖추더라도 공식 인증을 받기까지의 절차는 까다롭다. 화장품에 사용된 제주 식물과 광물, 미네랄, 동물 유래 성분을 채집한 날짜와 장소, 수량 등을 입증하는 증거를 제출해야 한다. 물은 원료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제주산 온천수, 탄산수, 지하수를 10% 이상 사용했다고 해도 요건을 충족시킬 수 없다. 이 모든 기준을 충족한 브랜드는 현재까지 4개뿐이다. 공해가 심각한 중국에서 청정한 이미지를 앞세운 한국의 자연주의 화장품에 대한 수요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에 맞춰 국내 화장품 업체들은 제주 콘셉트의 화장품을 선보여 왔다. 업계 관계자는 “공해뿐 아니라 바다를 보기 힘든 중국에서 제주는 ‘환상의 섬’으로 통해 제주 콘셉트의 화장품이 특히 잘 팔린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업체들이 ‘제주 인증’ 마크를 따내기 위해 갑자기 분주해졌다. LG생활건강이 가장 발 빠르게 움직였다. LG생활건강은 제도 시행 공고가 나온 직후부터 준비해 이달 2일 처음으로 인증 마크를 부착한 제품을 내놓았다. ‘비욘드’의 스킨케어 세트 6종으로, 제주에서 난 동백오일과 차조, 보리 등을 원료로 사용했다. 또 더페이스샵의 제주 화산토 기초케어 제품을 제주 인증 기준에 맞춰 리뉴얼해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브랜드 콘셉트 자체가 ‘제주’인 아모레퍼시픽의 이니스프리도 인증 준비에 나섰다. 이니스프리는 제주산 녹차, 화산송이, 탄산수, 유채꽃, 동백꽃 등으로 만든 제주 관련 제품이 전체 매출의 50%를 차지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까다로운 인증 조건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생산 시설이 부족한 제주에 직접 공장을 지어야 하는 경우 중소업체에는 큰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제주라는 브랜드에 프리미엄이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생산 공장까지 직접 지어야 하는 경우라면, 투자 대비 이익을 따졌을 때 손해가 클 수도 있다”고 말했다.최고야 기자 bes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