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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국내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다. 지난해 1월 20일 국내에서 코로나19 환자가 처음 발생한 지 403일 만이다. 코로나19에 대응할 방역수단 하나가 추가된 것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25일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우리나라도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이 시작된다”며 “일상회복을 바라는 모든 국민의 염원을 담아 목표한 시점까지 집단 면역의 꿈을 실현할 것”이라고 밝혔다. 첫 접종은 26일 오전 9시 전국 213개 요양시설의 65세 미만 입소자 및 종사자(최소 5266명)를 대상으로 동시에 시작된다. 24일 출하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사용한다. 전국 292개 요양병원에서도 5일 이내에 접종을 진행한다. 정부는 ‘1호 접종자’를 지정하지 않기로 했다. 질병관리청은 “26일 오전 9시 접종하는 모두가 첫 번째 접종자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접종을 하루 앞둔 25일 전국 곳곳으로 백신이 배송됐다. 경기 이천의 한 물류센터에 보관 중이던 백신은 이날 오전 5시 50분 1t 냉장트럭 56대에 실려 전국 257개 보건소와 요양병원 등으로 배송됐다. 24일 오후 가장 먼저 출발한 제주행 백신(1950명분)은 전남 목포항으로 이송 중 보관용기 온도가 적정온도(2∼8도)보다 낮아져 전량 회수됐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날까지 전 세계 99개국이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26일 접종을 시작하는 한국은 100번째 백신 접종 국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 총리는 “먼저 접종한 나라를 보면 접종 이후 사회적 경각심이 느슨해져 혼란을 겪은 만큼 그 경험을 참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유근형 noel@donga.com·김소영 기자}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에 이어 국내 두 번째로 접종되는 백신은 미국 화이자 백신이다. 27일부터 코로나19 환자 치료병원 의료진 등에게 접종된다. 25일 방역당국과 대한항공 등에 따르면 대한항공 화물기 KE9925편은 화이자 백신을 싣기 위해 25일 오전 11시 16분경 인천국제공항에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히폴 공항으로 출발했다. 이 화물기는 화이자 백신 5만8500명분(11만7000도스)을 싣고 26일 낮 12시 10분경 다시 한국으로 돌아온다. 화이자 백신은 공항에 들어오자마자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내 중앙예방접종센터 등 전국 5개 예방접종센터로 배송된다. 접종을 시작하는 27일 국립중앙의료원 등 수도권 코로나19 환자 치료병원 의료진 등 종사자 300명이 접종을 받는다.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국제 백신 공유 프로젝트)를 통해 확보한 이 백신은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앞서 특례수입을 승인해 도입 즉시 접종이 가능하다. 한편 식약처는 25일 중앙약사심의위원회를 열고 정부가 별도 계약을 통해 들여오는 화이자 백신의 품목 허가 절차를 진행했다. 그 결과는 26일 공개된다. 김소영 기자 ksy@donga.com}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에 이어 국내 두 번째로 접종되는 백신은 미국 화이자 백신이다. 27일부터 코로나19 환자 치료병원 의료진 등에게 접종된다. 25일 방역당국과 대한항공 등에 따르면 대한항공 여객기 KE9925편은 화이자 백신을 싣기 위해 25일 오전 11시 16분경 인천국제공항에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키폴 공항으로 출발했다. 이 여객기는 화이자 백신 5만8500명분(11만7000도스)을 싣고 26일 낮 12시 10분경 다시 한국으로 돌아온다. 화이자 백신은 공항에 들어오자마자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내 중앙예방접종센터 등 전국 5개 예방접종센터로 배송된다. 접종을 시작하는 27일 국립중앙의료원 등 수도권 코로나19 환자 치료병원 의료진 등 종사자 300명이 접종을 받는다.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국제 백신 공유 프로젝트)를 통해 확보한 이 백신은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앞서 특례수입을 승인해 도입 즉시 접종이 가능하다. 한편 식약처는 이날 중앙약사심의위원회를 열고 정부가 별도 계약을 통해 들여오는 화이자 백신의 품목 허가 절차를 진행했다. 그 결과는 26일 공개된다. 김소영 기자 ksy@donga.com}

26일 국내 첫 접종이 이뤄질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24일 공식 출하됐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경북 안동공장에서 위탁 생산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78만7000명분(157만4000회분)을 이날부터 5일 동안 경기 이천시 물류센터로 보낸다. 이 백신은 26일부터 3월까지 요양병원 등의 입원 및 종사자 중 접종에 동의한 65세 미만 28만9271명(전체 대상자의 93.6%)에게 접종된다.○ 육해공 백신 수송 시작 첫 백신 출하 및 이송은 군사작전을 방불케 할 정도로 긴박하게 진행됐다. 안동에서 오전 10시 30분경 출하되기 시작한 백신은 영상 2∼8도를 유지하는 전용 컨테이너에 담겨 냉장 운송트럭(5t 규모)에 적재됐다. 이 트럭은 안동에서 이천 물류센터까지 184km 구간을 경찰 특공대, 기동대 등의 호위를 받으며 운행했다. 경기 성남시 판교에 있는 통합관제센터에서는 트럭의 위치와 백신수송용기 온도 등을 실시간 모니터링했다. 냉장장치 고장에 대비해 예비 수송 트럭도 이송 대열에 참여했다. 낮 12시 30분경 이천의 한 물류센터에 도착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하역 후 보관됐다. 물류센터는 이미 국가 보안시설로 지정됐다. 무장한 군인, 경찰 등이 삼엄한 경계작전을 펼친다. 화재 등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소방인력 6명도 현장에 대기한다. 백신은 24일 저녁부터 전국 각지로 배송된다. 제주도 물량 1만9500명분은 이날 오후 7시 이천을 출발해 전남 목포항을 거쳐 선박으로 25일 오전 6시 제주에 도착한다. 제주도를 제외한 지역은 25일 오전 5시 30분부터 재분류와 포장작업을 통해 배송이 시작된다. 울릉도 등 도서지역 배송에는 군용 헬기가 동원된다. 전국 각지의 요양병원(1651개), 보건소(258개) 등 1909곳으로 배송된다. 이번 백신 물량은 3월까지 1차 접종이 완료된다. 예방접종전문위원회 조언에 따라 1차 접종 후 8∼12주 뒤인 4, 5월에 2차 접종이 진행될 예정이다.○ “백신 접종 끝나도 코로나19는 계속” 질병관리청은 이날 국민을 대상으로 한 ‘예방접종 특집 브리핑’을 열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안정성을 강조했다. 최원석 고려대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날 브리핑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해 “‘이 정도면 유효하고 안전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기준을 모두 넘어섰기 때문에 안전하고 유효한 백신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국민의 70% 이상이 백신을 접종하는 11월이 되더라도 코로나19가 종식되는 상황은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 교수는 “완전한 의미의 집단면역이 형성되고 마스크를 벗는 등 코로나19가 있기 전의 상황으로 돌아가는 건 올해 안에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 역시 “백신 접종이 시작되지만 그것으로 코로나19가 극복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예방접종으로 인해 경각심이 무뎌져 또 다른 큰 유행으로 번지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우려했다.유근형 noel@donga.com·김소영 기자}

국내 첫 접종이 이뤄질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24일 공식 출하됐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경북 안동공장에서 위탁 생산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78만 명분(157만회 분)을 이날부터 5일 동안 경기 이천시 물류센터로 보낸다. 25일에는 물류센터에서 전국 각지 요양병원, 요양시설, 정신요양 및 재활시설 1900여 곳으로 배송한다. 26일부터 3월까지 이들 시설 내 65세 미만인 사람이 백신을 맞게 된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SK바이오사이언스 공장에서 열린 출하식에서 “국민들의 소중한 일상을 되찾을 수 있도록 백신 접종을 반드시 성공시킬 것”이라며 “트럭에 실린 백신이 희망의 봄을 꽃 피울 씨앗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백신이 실린 차량 저장고에 ‘임의개봉 금지’라는 문구가 적힌 붉은 스티커를 붙이기도 했다.● 육해공에서 백신 수송 작전 첫 백신 출하 및 이송은 군사작전을 방불케 할 정도로 긴박하게 진행됐다. 안동에서 오전 10시 30분경 출하되기 시작한 백신은 영상 2~8도를 유지하는 전용 컨테이너에 담겨 냉장 운송트럭(5t 규모)에 적재됐다. 이 트럭은 안동에서 경기 이천 물류센터까지 184km 구간을 경찰 특공대, 기동대 등의 호위를 받으며 운행했다. 경기 성남시 판교에 있는 통합관제센터에서는 이 트럭의 위치와 온도, 백신수송용기 온도를 실시간 모니터링했다. 냉장장치가 고장날 것에 대비해 예비 수송 트럭도 함께 후송대열에 참여했다. 낮 12시경 이천 물류센터에 도착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하역 후 센터 내 도크에 보관됐다. 물류센터는 이미 국가 보안시설로 지정됐다. 무장한 군인, 경찰 등이 삼엄한 경계 작전을 펼친다. 또 화재 등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소방인력 6명도 현장에서 대기한다. 이천 물류센터에 입고된 백신은 24일 저녁부터 전국 각지로 배송된다. 특히 제주도 물량 1만9500명분은 이날 오후 7시 이천을 출발해 전남 목포항을 거쳐 선박으로 25일 오전 제주에 도착한다. 울릉도 등 도서지역 배송에는 군용 헬기가 동원된다. 국제 백신 공유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통해 공급되는 화이자 백신 5만8500명 분은 26일 낮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한국에 도착한다. 화이자 백신은 27일부터 국립중앙의료원 등에서 코로나19 의료진을 대상으로 접종될 예정이다.● “백신 접종 끝나도 코로나19 계속”질병관리청은 국민을 대상으로 한 ‘예방접종 특집 브리핑’을 열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안정성을 강조했다. 최원석 고려대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 이날 브리핑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해 “‘이 정도면 유효하고 안전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기준을 모두 넘어섰기 때문에 안전하고 유효한 백신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국민의 70% 이상이 백신을 접종하는 11월이 되더라도 코로나19가 종식되는 상황은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 교수는 “백신 접종 이후에도 면역반응 형성까지는 1, 2주 시간이 필요하다”며 “11월 접종이 끝나도 코로나가 없던 시기로 돌아갈 수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예방접종으로 인해 경각심이 무뎌져서 또 다른 큰 유행으로 번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며 “방역수칙 준수와 예방접종 참여를 거듭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유근형기자 noel@donga.com김소영기자 ksy@donga.com}

26일 이뤄질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1호 접종’은 요양병원이나 시설의 입소자와 종사자 10명을 대상으로 동시에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23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첫 접종자는 최우선 대상인 65세 미만 요양병원·시설 종사자와 입소자가 될 것”이라며 “백신 한 바이알(vial·약병)에 10명 접종분이 들어 있어 첫 접종도 10명이 동시에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10명이 누가 될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정부는 접종 대상인 병원, 시설, 관련 협회 등으로부터 명단을 추천받아 검토 중이다. 접종 당일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 등이 접종 장소에 직접 방문하는 방안도 구상 중이다. 정치권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1호 접종 여부를 둘러싼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방역당국은 첫 번째 접종 대상인 요양병원·시설의 입소자와 종사자를 1호 접종자로 하는 것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만큼 기존 백신 접종 계획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앞서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22일 브리핑에서 일부 정치인들의 ‘우선 접종’ 발언에 대해 “순서에 맞춰 공정하게 예방 접종을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방역당국 내부에선 문 대통령을 비롯해 정치권 등의 인사가 순서와 상관없이 먼저 접종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해외에서는 의료진, 환자 등이 아니라 국가수반이 첫 접종에 나선 경우가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등이 대표적이다.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은 자국 내 첫 접종이 이뤄진 지난해 12월 14일 이후 7일 만에 접종에 나섰다. 영국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 부부는 지난해 12월 8일 영국 첫 접종 이후 31일이 지난 지난달 9일 백신 주사를 맞았다. 백신 접종이 연기된 65세 이상 고령층에 대해선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23일 방송된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65세 이상 고령층에 화이자를 먼저 접종할 가능성이 높다”며 “접종 시작 시점은 3월 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요양병원 내 65세 이상 고령층은 당초 첫 접종 대상으로 꼽혔지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고령층 임상 결과가 나오는 4월 이후로 접종 순위가 밀렸다. 이날 식품의약품안전처 전문가 자문단은 국내 정식 허가를 신청한 화이자 백신에 대해 “16세 이상 접종을 권고한다”고 밝혔다.이미지 image@donga.com·유근형·김소영 기자}

40대 주부 이정민(가명) 씨는 가끔 나서는 거리에서 낯선 사람을 마주칠 때마다 신경이 곤두선다. 혹시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릴까 항상 마음이 불안하다. 이 씨는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전까지만 해도 주말에 지인과 골프를 치고, 사람들을 만나 삶의 활력을 찾던 사람이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는 집에서 잘 나오지 않고 있다. 군인 아들에게도 “휴가 나오지 말라”고 말했다. 코로나19가 길어지면서 가족과의 접촉도 조심스러운 것이다. 지난해 11월 이 씨는 우울증 진단을 받았다.○ 꼭 필요한 외출도 못 하면 ‘코로나 우울’ 의심 이 씨는 ‘코로나 우울(코로나 블루)’을 겪는 대표적인 사례에 해당된다. 기존 병명으로는 건강염려증에 해당된다. 이 씨의 주치의는 “이 씨처럼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길 정도로 건강을 우려하는 것은 질병”이라며 “건강염려증이 악화돼 증상이 없고 밀접접촉자가 아닌데도 매주 한 차례 이상 코로나19 검사를 받는 사람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씨는 상담과 약물치료를 병행해 최근엔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등 일상생활을 하고 있다. 코로나 우울은 학술적으로 정해진 병이 아니다. 다만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우울증, 무기력증, 통제 불능의 분노 등이 생기는 것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초유의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이 시작되며 누구나 마음속에 부정적인 감정을 품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1년 넘게 계속되면서 이런 감정이 오랜 기간 이어지는 것이다. 자칫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 코로나 우울의 대표적인 증상은 외출 안 하기와 강박관념이다. 코로나19 감염 우려에 최소한의 외출도 하지 않고, 주변인을 통해 바이러스가 전파될 수 있다는 의심을 떨쳐내기 어렵다면 코로나 우울을 의심해볼 수 있다. 하루에 1시간 이상 코로나19 관련 기사를 검색하거나 확진자 동선을 자주 들여다보는 것도 마찬가지다. ‘마음 건강’ 관리가 시급한 상황이다. 코로나 우울이 심해지면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것조차 어려워진다. 30대 직장인 김혜정(가명) 씨는 재택근무를 하며 올 1월 한 달 동안 외출을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다. 약속은 모두 취소하고 끼니는 배달음식으로 해결했다. 코로나19 불안과 길어지는 ‘집콕’ 생활이 겹치면서 그는 우울증을 앓게 됐다. 요즘은 TV를 보는 것도 어렵다. 김 씨는 결국 휴직하고 심리상담을 받는 중이다. 김 씨가 일상적인 일도 할 수 없게 된 건 우울증이 뇌 신경계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기억력, 집중력, 사고력이 크게 떨어졌다. 불안장애를 겪는 경우에도 매사 집중을 못 하는 증상이 나타난다. 따라서 김 씨처럼 코로나19 확산 이후 집중력이 크게 떨어지거나, 주변 사람들이 눈치 챌 정도로 말수가 줄고 행동이 느려졌다면 코로나 우울을 의심해봐야 한다. ○ 취약계층에 더 혹독한 코로나 우울 마음의 병을 방치하면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하는 경우까지 생긴다. 박창훈(가명·60) 씨는 지난해 명예퇴직 직후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외부 활동을 할 기회를 잃었다. 혼자 사는 박 씨는 형에게 “살 이유가 없다”고 말하는 등 우울증 증세를 보여왔다. 가족의 치료 권유도 거부했다. 박 씨는 이달 극단적인 선택을 해 응급실에 실려갔다. 다행히 목숨은 건졌지만 중증 우울증 진단을 받았다. 비대면 사회에서 더 고립되는 노인이나 장애인 등은 코로나 우울에 극단적으로 반응하는 경우가 있다. 홍진표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코로나 우울에 취약한 사람들은 코로나 정보에 노출되는 시간을 하루 30분 이하로 정하고, 매일 산책을 하는 게 좋다”며 “주변인도 이런 분들과 꾸준히 연락을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찬승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 홍보위원장은 “백신 접종으로 코로나19가 끝나더라도 심리적인 부작용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라며 “큰 감염병 확산 이후에도 정신적 트라우마가 남을 수 있는 만큼 정부가 국민들의 ‘심리방역’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신건강 치료 금기시 사회 분위기 먼저 바뀌어야”정신문제 유경험자 22%만 상담전문가 “초기에 치료해야 조기완치” 자영업을 하는 40대 남성 최승훈(가명) 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건망증이 심해졌다. 평소와 다르게 식욕이 없고 피로감도 자주 느꼈다. 6개월간 이런 증상이 계속됐지만 ‘나이가 들어서 그렇겠거니’ 했다. 딸의 거듭된 권유로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받고 나서야 최 씨는 본인이 우울증에 걸린 걸 알았다. 스스로의 감정에 무감각한 사이 매출 하락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마음의 병으로 커진 것이었다. 우울증은 초기에 치료를 받으면 대부분 2개월 내에 완치된다. 불안장애(공황장애 등), 분노장애(간헐적 폭발성 장애)를 가진 경우도 빨리 치료를 받는다면 주변인들과 관계가 나빠져 증상이 심해지는 악순환을 끊어낼 수 있다. 문제는 대부분이 정신건강에 문제가 생겼다는 걸 알지 못해 증상을 방치하거나, 알더라도 병원을 찾지 않는다는 것이다. 2019년 국립정신건강센터 조사 결과 정신건강 문제를 경험한 5명 중 1명(22.0%)만이 누군가와 상담하거나 병원을 방문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본인의 정신건강 문제를 알고도 1년 넘게 치료를 받지 않은 비율도 30.9%에 달했다. 병원을 찾지 않은 사람들은 “그냥 두면 나아질 것 같아서”(39.3%), “스스로 극복해야 할 것 같아서”(20.3%) 등을 이유로 꼽았다. 백명재 경기도 선별진료소 전문의(정신건강의학과)는 “최근 20, 30대는 정신건강에 문제가 생기면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모습을 보이지만, 중장년 남성은 진료받는 비율이 여전히 낮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일상적인 감정이 된 불안과 우울, 분노 등의 부정적인 감정을 가볍게 여겨선 안 된다. 이런 감정으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느낀다면 상담이나 진료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특히 고령층, 소외계층, 경제적 어려움까지 겹친 실직자 등은 코로나 우울의 타격이 더 큰 만큼 주의해야 한다. 실직자의 경우 각 지역 고용노동센터에서 무료 심리상담을 받을 수 있다. 보건복지부가 운영하는 지역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도 무료 상담이 가능하다. 정신건강 치료를 꺼리는 사회 분위기도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홍현주 한림대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여전히 병원 진료 문턱이 높다”며 “본인 증상이 코로나 우울에 해당된다고 여겨지면 초기에 치료를 받아야 빨리 좋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도움말 주신 분들 가나다순.△김현수 명지병원 교수 △백명재 경기도 선별진료소 전문의 △ 백종우 경희대병원 교수 △ 정찬승 전문의 △ 홍진표 삼성서울병원 교수 △ 홍현주 한림대성심병원 교수김소영 ksy@donga.com·송혜미 기자}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담뱃가게. 이곳에서 파는 담배는 모두 진열대에 거꾸로 꽂혀 있다(사진). 이렇게 하면 담뱃갑 윗부분이 가격표에 가려 잘 보이지 않게 된다. 담뱃갑 상단은 무시무시한 경고 그림과 문구가 인쇄된 부분이다. 가게 사장은 “그림이 너무 징그럽다고 느끼는 손님이 많아 어쩔 수 없이 뒤집어 놓았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12월 담뱃갑의 경고 그림을 바꾸고 문구를 더 간결하게 다듬었다. 같은 그림이나 문구를 계속 사용하면 경각심이 떨어진다는 판단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조치들이 기대만큼의 효과를 내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다. 담뱃갑 경고 그림과 문구의 크기 자체가 작은 탓에 일부 점포에선 어렵지 않게 이를 가리고 판매한다.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라 국내 판매 중인 담뱃갑의 경고 그림과 문구는 전체의 50% 크기로 표기된다. 반면 뉴질랜드와 터키에서는 담뱃갑 전체 면적의 80% 이상을 경고 그림과 문구로 채워 넣는다. 해당 제도를 도입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가운데 한국의 크기 기준은 31위로 최하위권이다. 전문가들은 경고 그림과 문구의 표기 면적을 더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공재형 국가금연지원센터 금연기획팀 선임전문원은 “경고 그림과 문구가 클수록 흡연 욕구를 떨어뜨리는 데 효과적이고 소비자들이 담배를 매력적으로 느끼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호주에서는 담뱃갑 앞면의 75% 및 뒷면의 90%에 경고 그림과 문구를 표기하고 있는데 이렇게 크기를 키운 뒤 “금연하고 싶어졌다”고 응답한 사람이 1.5배가량 증가했다고 한다. 일부 국가는 아예 담뱃갑을 통한 광고 효과를 막기 위해 제품명 등 최소한의 정보만 표기하는 ‘무광고 포장(Plain Packaging)’을 도입했다. 특정 담배 상품을 연상시키는 색깔이나 디자인을 쓰지 못하게끔 표준화한 것이다. 지난해 기준 프랑스와 영국 등 총 16개국이 제도를 시행 중이다. 2017년 무광고 포장을 도입한 프랑스가 제도 도입 이후 흡연자를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담뱃갑이 매력적이다”라고 응답한 비율은 도입 이전에 비해 3분의 1로 줄어들었다. 현재 국회에는 담뱃갑 경고 그림의 크기를 확대하고 ‘무광고 포장’을 도입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국민건강증진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발의돼 있다. 이 법안을 대표 발의한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의원은 “담뱃갑 경고 그림·문구 제도는 흡연이 유발하는 위험성을 적은 비용으로 전달할 수 있는 효과적인 제도”라며 “제도 개선을 통해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김소영 기자 ksy@donga.com}

남 일 아닌 ‘코로나 우울’… 1년간 심리상담 136만건 ‘여행 가이드.’ 8년간 정성훈(가명·62) 씨의 명함에 적힌 직업이다. 생계 수단이지만 매일 새로운 사람과 만나면서 의욕과 활기를 얻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자신감이 넘쳤다. 그러나 지금 그에겐 활력이나 희망이 남아 있지 않다. 국내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본격적으로 유행하면서 지난해 3월 정 씨는 권고사직을 통보받았다. 그날 잠자리에서 정 씨는 밤새 천장을 바라보며 ‘이런 밤이 길게 가진 않겠지’라고 생각했다. 1년이 되도록 정 씨는 복직은커녕 다른 일도 구하지 못했다. 김밥 한 줄로 해결하던 세 끼를 두 끼로 줄였다. 그는 “뭘 하고 싶어도 사회가 나를 받아주지 않는구나, 난 쓸모가 없구나 하는 생각만 든다”고 토로했다. 21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이달 18일까지 코로나19 통합심리지원단에서 이뤄진 심리상담은 136만1403건. 지난해 정부에 등록된 자살 고위험군도 1만9471명으로 2019년보다 13.4% 늘었다. 전년도 증가율의 5배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2년 차인 올해 사회 곳곳에서 ‘코로나 우울(코로나 블루)’ 피해가 커질 것으로 본다. 정부가 제때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종식 후에도 후유증이 남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코로나 공포에 ‘집콕 고립’… 감기기운에도 ‘너는 확진자’ 환청 세종에 사는 주부 이은혜(가명·36) 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유행이 진행된 1월 한 달 동안 현관문 밖으로 딱 두 번 나갔다. 두 번 모두 쓰레기를 모으고 모으다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얼른 내다버리고 온 것이다.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두려움 탓이다. 이 씨가 가장 두려워하는 건 자신의 두 아이가 코로나19에 감염되는 것이다. 그래서 초등학생인 첫째는 점심 급식을 못 먹게 하고 하교시킨다. 둘째는 지난해부터 단 하루도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았다. 그는 “바이러스 덩어리인 바깥세상이 나를 향해 발톱을 치켜세우고 있는 느낌”이라며 “주말부부인 남편이 집에 올 때조차 바이러스를 묻혀 오는 건 아닌지 경계심이 든다”고 했다. 이 씨는 코로나19 상황이 끝나도 사람들 속에서 생활하던 이전의 자신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만 같다.○ 우리 이웃 덮친 ‘코로나 우울’ 1년이 넘도록 계속되고 있는 코로나19는 사람들의 정신건강에도 상처를 남겼다. 장기 실직과 같은 극단적인 상황에 놓인 사람들만 ‘코로나 우울(코로나 블루)’을 겪는 건 아니다. 감염에 대한 불안,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는 이들을 향한 분노, 비대면 사회에 대한 부적응…. 우리 주변의 평범한 사람들 사이에도 이런 부정적 감정이 일상처럼 녹아 있다. 때로 코로나 우울은 공황장애 증상으로까지 이어진다. 박소은(가명·31) 씨는 지난해 감기 기운을 느끼자마자 갑자기 ‘누군가가 심장을 움켜잡는 듯한 느낌에 숨을 쉴 수 없는’ 상태에 빠졌다. 박 씨가 두려웠던 건 코로나19 감염 자체보다 주변의 시선이었다. “평소 아파트 커뮤니티에 자주 접속하는데 지역 확진자 동선이나 ‘우리 단지에 마스크 안 쓴 사람이 돌아다닌다’는 비난이 자주 올라오더라고요. 몸살 걸린 나를 욕하는 목소리가 환청처럼 들렸어요.” 마음의 병이 몸의 증상으로 이어진 사례도 있다. 프리랜서 캐스팅 매니저로 일해 온 김정석(가명·40) 씨는 지난해 12월 느닷없이 ‘마취 없이 발목을 절단하는 고통’을 느꼈다. 그는 “병원에 가니 급성 통풍발작이라 했다”며 “코로나19로 일감이 끊겨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린 탓인 것 같다”고 말했다. 발달기에 있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코로나 우울에 더 취약하다. 지난해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정서행동특성검사를 실시했는데 ‘관심군’으로 분류된 1학년 비율이 16.7%로 전년도(5.0%)의 3배 수준이었다. 이 중 절반은 당장 상담이 필요한 ‘우선관리군’이었다. 이 학교 상담교사는 “초등학생은 학교생활과 친구관계에서 얻는 즐거움이 중요한데 등교 중지로 충족이 안 되다 보니 우울해하는 사례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대전에 사는 고교생 최아름(가명·17) 양도 코로나19 이후 불안장애가 심해졌다. 지난해 고등학교에 입학했지만 친구를 한 명도 사귀지 못했다는 생각에 초조했다. 최 양은 “등교하는 날이면 누구도 말을 걸어주지 않는 교실이 견디기 힘들어 화장실에 종일 앉아 있었다”고 전했다. 민간 의료봉사단체 열린의사회에 따르면 지난해 청소년 대상 온라인 심리상담창구 ‘상다미쌤’에 접수된 상담신청은 2019년(3500건)의 2배가 넘는 7800건이다. 열린의사회 관계자는 “집에서 지내는 시간이 늘다 보니 가족과의 갈등이나 폭력에 노출되는 청소년도 많았다”고 덧붙였다.○ ‘비대면’에 취약할수록 더 큰 고립감 코로나19 2년 차가 되면서 많은 사람이 새로운 일상에 적응한 듯 보인다. 하지만 많은 이웃, 특히 취약계층에게는 여전히 높은 벽이다. 엘리베이터 버튼마다 코로나19 방지 항균 필름이 붙은 이후 돌연 점자로 된 층수조차 누를 수 없게 된 시각장애인이 대표적이다. 한승진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 팀장은 “하루아침에 내가 사회와 소통하던 문자가 사라진 셈”이라며 “이는 단순히 불편한 차원을 넘어 시각장애인의 자존감과 자립심을 깎아먹는 경험”이라고 지적했다. 생활 속 규칙이 무너지면 극도로 불안감을 느끼는 발달장애인들에게도 코로나19로 바뀐 일상은 큰 스트레스다. 발달장애인 최승현(가명·19) 씨는 바깥 활동이 불가능해지자 주먹으로 벽을 치고 자해를 시도하는 폭력적 행동이 심해졌다. 최 씨의 어머니는 “아이도 아이지만 나도 돌봄에 지쳐 더 이상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며 “아들이 나가고 싶다고 난동 부리는 소리에 이웃 민원도 감당이 안 되는 수준”이라고 토로했다. 온라인 미팅 등 비대면 소통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노인들의 고독감도 문제다. 지난해 남편과 사별한 후 충남에서 혼자 사는 이인자 씨(82)는 코로나19로 마을회관과 복지관이 문을 닫으면서 우울감을 느끼고 있다. 그는 “복지관 가서 공부하고 노래하며 춤추는 게 유일한 낙이었는데 지금은 벗도 없고 적적하기만 할 뿐”이라며 “사람이 그리워 집 앞 정자나무를 왔다 갔다 한다”고 전했다. 어른의 도움 없이 줌 수업 등 비대면 수업을 진행하기 힘든 초등학교 저학년도 스트레스를 받는다. 수도권의 한 초등교사는 “조손가정 아이들은 디지털 기기 접근성이 낮아지다 보니 학교생활 적응도 어렵고 자존감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인다”고 말했다. 홍진표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외환위기 때도 사회적 후유증이 몇 년간 지속됐는데 지금도 비슷한 상황”이라며 “코로나19 역시 바이러스가 사라지더라도 2, 3년은 국민들의 심리적·정서적 후유증 관리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극단선택 고위험군’ 급증… 등록인원 작년 2만명 육박 ‘코로나 우울(코로나 블루)’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분노(레드)와 절망(블랙)으로 이어질 수 있다. 개인의 문제를 넘어 다양한 피해로 연결될 수 있는 것이다. 코로나 우울을 가벼운 질병으로 봐선 안 되는 이유다. 21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자살 고위험군 등록관리 인원은 전년보다 13.4% 늘어난 1만9471명으로 2만 명에 육박했다. 전년도 증가율이 2.8%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증가폭이 심각한 수준이다. 인원수나 증가율 모두 전례 없는 규모다. 박지연(가명·32) 씨도 지난해 정부가 관리하는 자살 고위험군에 포함된 사람 중 한 명이다. 박 씨는 그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실직한 뒤 ‘물에 빠진 솜처럼 하루 종일 늘어져 지냈다’고 말했다. 스트레스로 폭식과 구토를 반복하는 사이 몸무게는 8kg씩 늘었다가 빠지기도 했다. “어느 날 변기를 붙잡고 토하고 있는데 자신이 소, 돼지만도 못하다고 느껴졌어요. 힘을 내서 일을 구해야 하는데 몸만 아프니 살아 숨쉬는 게 낭비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코로나 우울로 건강마저 잃은 박 씨는 생활비 마련을 위해 여러 은행을 돌았다. 그렇게 간신히 700만 원가량을 대출받았다. 이는 고스란히 빚으로 남았다. 다행히 박 씨는 취업 상담을 위해 찾은 고용센터에서 심리안정 지원 프로그램을 소개받아 참여했다. 덕분에 극심한 우울감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었다. 하지만 박 씨처럼 정부기관의 상담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제때 도움을 받지 못하면 결국 극단적인 행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성주 의원실이 복지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극단적 선택을 시도해 응급실을 찾은 사람은 2만2565명이다. 전문가들은 기존에 정신건강 문제가 있던 사람일수록 코로나 우울로 인해 위험한 상황에 내몰릴 수 있다고 진단한다. 세계보건기구(WHO) 미주본부인 범미보건기구(PAHO) 카리사 에티엔 사무국장은 “코로나19로 인한 정신보건 위기는 모든 나라에서 ‘초대형 악재’가 됐다”며 “정신건강을 돌보는 것이 코로나19 대응의 핵심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종우 중앙자살예방센터장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분에 대한 현실적 지원도 필요하지만 우울, 불안 탓에 더욱 절망하는 분들의 마음의 문제도 잘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말했다.송혜미 1am@donga.com·김소영·김성규 기자}
‘여행 가이드.’ 8년간 정성훈(가명·62) 씨의 명함에 적힌 직업이다. 생계 수단이지만 매일 새로운 사람과 만나면서 의욕과 활기를 얻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자신감이 넘쳤다. 그러나 지금 그에겐 활력이나 희망이 남아 있지 않다. 국내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본격적으로 유행하면서 지난해 3월 정 씨는 권고사직을 통보받았다. 그날 잠자리에서 정 씨는 밤새 천장을 바라보며 ‘이런 밤이 길게 가진 않겠지’라고 생각했다. 1년이 되도록 정 씨는 복직은커녕 다른 일도 구하지 못했다. 김밥 한 줄로 해결하던 세 끼를 두 끼로 줄였다. 그는 “뭘 하고 싶어도 사회가 나를 받아주지 않는구나, 난 쓸모가 없구나 하는 생각만 든다”고 토로했다. 21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이달 18일까지 코로나19 통합심리지원단에서 이뤄진 심리상담은 136만1403건. 지난해 정부에 등록된 자살 고위험군도 1만9471명으로 2019년보다 13.4% 늘었다. 전년도 증가율의 5배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2년 차인 올해 사회 곳곳에서 ‘코로나 우울(코로나 블루)’ 피해가 커질 것으로 본다. 정부가 제때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종식 후에도 후유증이 남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송혜미 1am@donga.com·김소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영업 제한을 줄이고 밀집도 관리에 집중하는 내용의 새 거리 두기 개편 방향이 나왔다. 캐나다, 뉴질랜드처럼 ‘소셜 버블(social bubble·가족 직장동료 지인 등 10인가량의 소그룹)’ 개념을 방역에 적용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정부는 18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르면 3월에 도입할 예정인 새 사회적 거리 두기 개편 방향을 발표했다. 이번 개편안은 개인 자율과 책임을 기반으로 한 ‘지속가능한 방역’에 초점을 맞췄다. 이에 따라 생업과 관련된 시설 집합금지와 영업시간 제한 등은 최소화될 예정이다. 그 대신 실내 인원 제한 등 밀집도 관리가 강화된다. 또 방역지침을 한 번이라도 어기면 영업제한 행정명령을 내리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등을 통해 책임을 묻기로 했다. 거리 두기 단계도 지금보다 완화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정부는 앞으로 현행 5단계 구조를 3단계로 간소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단계별 격상 기준도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은 일일 확진자 300명을 초과하면 거리 두기 2단계가 발령되는데, 그 숫자를 조정하는 식이다. 코로나19 ‘3차 대유행’ 억제에 중요한 역할을 한 ‘5인 이상 금지’ 등 모임 인원 규제는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정부는 사람들을 비눗방울로 싸듯 집단화해 그 안에서는 거리 두기를 완화하고, 바깥은 엄격하게 거리를 두는 ‘소셜 버블’ 개념의 도입을 검토하기로 했다. 매일 보는 가족, 지인, 직장 동료를 10명 미만 단위로 묶어 만날 수 있게 하고, 그 밖의 사람들은 접촉을 엄격히 막는 방식이다. 이렇게 하면 강력한 거리 두기를 해도 지인과의 접촉을 늘려 고립감과 코로나19로 인한 피로도를 낮출 수 있다. 하지만 거리 두기 개편이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나온다. 17, 18일 신규 확진자가 이틀 연속 621명을 기록하는 등 ‘4차 대유행’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이론적으로는 좋은데, 현실적으론 불가능한 얘기”라고 지적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 역시 “지금은 바이러스와의 전쟁 상황인데, 거리 두기 완화는 병사 보고 자율적으로 싸운 뒤 패배하면 징계하겠다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이진서 한림대강동성심병원 교수는 “국내 백신 접종률이 50% 정도 도달한 다음에 사회적 거리 두기를 완화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근형 noel@donga.com·김소영· 김소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영업 제한을 줄이고 밀집도 관리에 집중하는 내용의 새 거리두기 개편 방향이 나왔다. 캐나다, 뉴질랜드처럼 ‘소셜 버블((social bubble·가족 직장동료 지인 등 10인 가량의 소그룹)’ 개념을 방역에 적용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정부는 18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르면 3월 도입 예정인 새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 방향을 발표했다. 이번 개편안은 개인 자율과 책임을 기반으로 한 ‘지속가능한 방역’에 초점을 맞췄다. 이에 따라 생업과 관련된 시설 집합금지와 영업시간 제한 등은 최소화될 예정이다. 그 대신 실내 인원제한 등 밀집도 관리가 강화된다. 또 방역지침을 한 번이라도 어기면 영업제한 행정명령을 내리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등을 통해 책임을 묻기로 했다. 거리두기 단계도 지금보다 완화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정부는 앞으로 현행 5단계 구조를 3단계로 간소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각 단계별 격상기준도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은 일일 확진자 300명을 초과하면 거리두기 2단계가 발령되는데, 그 숫자를 조정하는 식이다. 코로나19 ‘3차 대유행’ 억제에 중요한 역할을 한 ‘5인 이상 금지’ 등 모임 인원 규제는 유지될 전망이다. 다만 정부는 사람들을 비눗방울로 싸듯 집단화해 그 안에서는 거리두기를 완화하고, 바깥은 엄격하게 거리를 두는 ‘소셜 버블’ 개념의 도입을 검토하기로 했다. 매일 보는 가족, 지인, 직장 동료를 10명 미만 단위로 묶어 만날 수 있게 하고, 그 밖의 사람들은 접촉을 엄격히 막는 방식이다. 이렇게 하면 강력한 거리두기를 해도 지인과의 접촉을 늘려 고립감과 코로나19로 인한 피로도를 낮출 수 있다. 하지만 거리두기 개편이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나온다. 17일과 18일 신규 확진자가 이틀 연속 621명을 기록하는 등 ‘4차 대유행’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이론적으로는 좋은데, 현실적으론 불가능한 얘기”라고 지적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 역시 “지금은 바이러스와의 전쟁 상황인데, 거리두기 완화는 병사보고 자율적으로 싸운 뒤 패배하면 징계하겠다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이진서 한림대강동성심병원 교수는 “국내 백신 접종율이 50% 정도 도달한 다음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근형기자 noel@donga.com김소영기자 ksy@donga.com}

미국 화이자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50만 명분이 3월 말 국내에 들어온다. 당초 3분기(7∼9월)에 도입될 예정이던 1000만 명분 중 일부다. 이렇게 되면 늦어도 4월 국내에서도 화이자 백신을 맞을 수 있다. 화이자 백신 300만 명분의 추가 도입도 확정됐다. 이 물량은 2분기(4∼6월)에 들어온다. 미국 노바백스 백신 2000만 명분의 계약도 마무리됐다. 이로써 정부가 확보한 코로나19 백신은 총 7900만 명분으로 늘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16일 “전 세계적으로 백신 공급의 불확실성이 많은 상황에서 화이자 백신 조기 도입과 국내 생산 및 공급이 가능한 노바백스 백신 도입은 안정적 수급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561만 명분 구체적 공급시기 확정 앞서 정부는 15일 ‘2, 3월 접종 계획’을 발표하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65세 이상 접종을 2분기로 늦췄다. 이 때문에 접종 수요가 몰리며 ‘백신 공급이 부족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일부 백신의 추가 도입이 이뤄진 것이다. 일단 24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75만 명분), 다음 달 초까지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국제 백신 공유 프로젝트)를 통한 화이자 백신(5만8500명분)이 도입된다. 6월까지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최소 130만 명분이 추가로 공급된다. 이렇게 되면 상반기(1∼6월) 중 구체적인 공급시기가 확정된 백신 물량은 약 561만 명분이다. 하지만 이들 백신이 예정대로 들어와도 접종 차질이 완전히 해소될지는 미지수다. 당초 정부가 내놓은 코로나19 백신 접종 계획에 따르면 6월까지 백신 접종을 해야 하는 사람은 1013만 명에 이른다. 시기가 확정된 백신 물량만 보면 접종자 대비 55.4%에 그친다. 노바백스를 비롯해 모더나와 얀센 백신이 2분기 중 차질 없이 들어와야 접종 계획을 지킬 수 있다는 얘기다. 한국의 백신 준비 상황은 외국과 비교해도 차이가 난다. 16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미 전 세계 78개국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국 가운데 백신 접종을 시작하지 않은 나라는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콜롬비아 등 5개 나라에 불과하다. 하지만 일본은 17일 의료진부터, 나머지 3개 국가는 20∼22일 첫 백신 접종을 시작한다. 한국은 26일 요양병원 요양시설 내 65세 미만 인원을 대상으로 첫 접종에 나선다.○ 고령층에 노바백스 접종 가능성 요양병원과 시설 내 65세 이상 고령자 37만 명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이 유보됐다. 이들에 대한 접종은 3월 말 나올 고령층 임상시험 결과에 달려 있다. 정경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예방접종관리반장은 “만약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이 어려운 것으로 판단되면 3월 이후에 들어올 화이자와 모더나, 얀센 등 다른 백신을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영하 70도 이하에서 보관해야 하는 특성상 요양병원 고령 입소자에게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기 쉽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 이 때문에 5월 공급될 노바백스 백신을 고령층에 접종할 가능성이 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노바백스 백신은 냉장고 온도인 2∼8도에서 보관할 수 있고 고령자 임상시험 결과도 충분한 편”이라고 했다. 노바백스 백신은 지난달 영국에서 18∼84세 성인 1만5000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3상 임상시험에서 평균 89.3%의 예방효과를 보였다.김소영 ksy@donga.com·이지운 기자}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되면서 정부가 해외 입국자에 대한 방역 강화에 나섰다. 설 연휴를 앞두고 지역사회 집단감염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정부는 연휴 기간 이동과 모임을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10일 “모든 해외 입국자는 24일부터 입국 시 유전자증폭(PCR) 음성확인서를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달 8일부터 외국인 입국자를 대상으로만 PCR 음성확인서를 받았는데 적용 대상을 우리 국민으로까지 확대한 것이다. 기존 바이러스 대비 전파력이 1.5배 강한 것으로 알려진 변이 바이러스 감염은 최근 계속 이어지고 있다. 9일 26명의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가 추가로 확인되면서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는 총 80명으로 늘었다. 이 가운데 영국 변이 감염자가 64명, 남아프리카공화국 변이 감염자가 10명, 브라질 변이 감염자가 6명이다. 지역사회 집단감염도 끊이지 않고 있다. 10일 서울시에 따르면 용산구에서 있었던 한 지인 모임에서 발생한 집단감염으로 교회, 어린이집, 식당 등에 연쇄 감염이 일어나 이날 0시 기준 총 36명이 확진됐다. 강북구 사우나 관련 확진자도 접촉자 가운데 1명이 추가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총 34명으로 늘었다. 경기 부천시 보습학원과 교회 관련 확진자도 96명까지 늘었다. 정부는 설 연휴 기간 동안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조치 등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켜 달라고 당부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10일 브리핑에서 “(설 연휴에도)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조치를 위반하는 경우에는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1인당 과태료 10만 원이 부과된다”고 밝혔다. 한편 코로나19의 확산세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인 감염재생산지수(환자 1명이 직접 감염시키는 평균 인원)는 계속 높아져 전국 평균 1.0에 근접하고 있다. 수도권은 이미 1.04로 1.0을 넘어섰다. 윤 반장은 “설 연휴 동안 이동과 만남이 늘어나면 3차 유행이 다시 확산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김소영 ksy@donga.com·박창규·김태성 기자}

26일부터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실시된다. 국내에서도 대규모 접종이 본격 시작되는 것이다. 그만큼 관심이 높아지면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10일 서울대 보건대학원 유명순 교수 팀이 성인 106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26.8%는 ‘접종 시기나 순서를 미루고 싶다’고 답했다. 4.9%는 ‘접종을 거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10명 중 3명(31.7%)이 백신 접종에 소극적이거나 불신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접종이 시작된 후 여러 문제가 발생하면서 불안과 불신이 더 커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대규모 접종과 함께 어떤 상황이 나타날지, 방역당국과 개인은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에 대해 전문가 9명의 제언을 들어봤다. ● 사망·이상반응으로 인한 접종 기피 김탁 순천향대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접종 후 문제가 발생한다면 그 상황을 투명하게 공개하되 과학적으로 인과관계가 있는지 잘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의 경우 접종 후 발생한 사망과의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은 가운데 미확인 정보까지 퍼지면서 혼란이 커졌다. 결국 정부가 계획했던 접종률을 달성하지 못했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는 “문제 발생 시 그것이 백신에 의한 것인지, 환자의 연령이나 건강 상태에 의한 것인지 알 수 있게 접종자의 기저질환이나 고령층 사망률 등을 미리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고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한 개인의 노력도 필요하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국민들도 스스로를 살펴 자신의 몸 상태가 최적일 때 백신을 맞아야 한다”며 “접종시기가 됐는데 감기에 걸리는 등 몸이 안 좋다면 개인이 쉽게 연기할 수 있게 시스템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천 교수는 또 “접종 전 의료진이 체온 뿐 아니라 염증수치를 검사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제언했다. 고위험군의 경우 염증수치가 높은 상태에서 접종하면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어서다. 백신 접종률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유인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기 교수는 “요양병원에서 의료인을 채용할 때, 학교에서 교원을 임용할 때 접종 증명을 요구할 수도 있다”며 “이렇게 접종 이력이나 증명서 활용도를 높이면 기피 현상을 어느 정도 누그러뜨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특정 백신 선호하거나 거부 국내외에서 영국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고령층 효과, 미국 화이자 백신의 이상반응 여부 등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접종 시작 후 백신 선호도의 차이가 커질 수 있다. 하지만 백신 선택권은 없다. 남재환 가톨릭대 의생명과학과 교수는 “백신의 역할은 감염 자체를 막는 것과 중증 진행을 막는 것 두 가지인데 국내 도입 백신은 두 측면 모두에서 우수한 성적을 보였다”며 “임상시험 효능 결과만을 가지고 무엇이 더 낫다고 비교할 순 없다”고 설명했다. 남 교수는 “백신은 ‘나’가 아닌 ‘우리’를 위해 접종받는 것”이라며 “자기 차례가 왔을 때 반드시 접종받아야 집단면역을 완성할 수 있다는 점을 모두가 인식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이 접종 필요성에 공감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질병관리청 예방접종전문위원인 강정화 한국소비자연맹 회장도 “약간의 차이는 있더라도 안전성과 효능 면에서 모두 검증된 백신임을 정부가 충분히 알리고 홍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접종에 대한 의문과 불안을 정부가 직접 해소해 줄 소통창구를 만드는 것도 방법이라고 소개했다. 최원석 고려대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무엇보다 쌍방향 소통이 중요하다”며 “국민이 묻고 정부가 궁금한 것을 답할 수 있는 사이트 같은 것을 개설하는 것도 좋겠다”고 제언했다. 최 교수는 그러나 “정치적 의도를 담은 왜곡된 보도나 소문 유포에는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접종 후 방역수칙 위반이나 불복 접종이 시작되면 대상자는 물론 사회 전체의 방역의식이 약화될 수 있다. 이진서 강동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2회 접종하는 데 어느 정도 기간이 걸리고 완료 후 항체 생성까지 약 2주가 더 걸린다”고 설명했다. 남 교수는 “백신을 접종한다고 감염을 완벽히 막는 게 아니고 ‘무증상 감염’도 발생할 수 있다”며 “접종 후에도 한동안은 마스크를 잘 쓰는 등 방역수칙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접종 후 방심은 오히려 변이 바이러스 발생 등 더 큰 위험을 부를 수 있다. 최 교수는 “바이러스는 항상 제 살 길을 찾기 위해 변이를 한다”며 “백신 접종 후 방역수칙을 안 지키면 유행이 확산되면서 변이가 나타날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국민의 대응 태세 진단을 위한 꾸준한 의식 조사 실시를 강조했다. 질병관리본부장을 지낸 이종구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영국에서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접종에 대한 의식이나 (백신) 선호도 조사를 하고 대응책을 마련한다”며 “행동과학에 기초해 전략을 짜고 시뮬레이션도 하며 접종률을 높일 과학적인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런 전략은 중앙정부만의 몫이 아니라 지방자치단체가 함께 고민해야 하는 것이라고 이 교수는 덧붙였다. 그는 “결국 감염관리와 접종을 수행하는 것은 각 지자체”라며 “지자체장들이 접종 전략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예측하지 못한 백신 수급 차질 백신 공급이 일시적으로 지연되는 등 돌발 상황이 발생하면 혼란에 빠질 수 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물량이 계획대로 들어오지 않을 상황에 늘 대비해야 한다”며 “2회 접종 백신의 경우 확보한 물량을 한 번에 다 접종하지 말고 2회 접종 분량을 남겨두는 식으로 안정적, 보수적으로 접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추가 물량 확보에도 힘써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제언했다. 이종구 교수는 “과거 신종인플루엔자 사태 때도 이미 주요 국가들이 백신을 선구매해 뒤늦게 나선 우리는 추가 구매가 쉽지 않았다”며 “추가로 개발되는 백신이 있다면 구입을 검토하고, 기술이전과 위탁생산 등 국내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이미지 image@donga.com·김소영 기자도움말 주신 분 (가나다순)△ 강정화 한국소비자연맹 회장(예방접종전문위원회 위원) △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 △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교수 △ 김탁 순천향대부천병원 교수 △ 남재환 가톨릭대 교수 △ 이종구 서울대병원 교수 △ 이진서 강동성심병원 교수 △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교수 △ 최원석 고려대안산병원 교수}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되면서 정부가 해외 입국자에 대한 방역 강화에 나섰다. 설 연휴를 앞두고 지역사회 집단감염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정부는 연휴 기간 이동과 모임을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10일 “모든 해외 입국자는 24일부터 입국 시 유전자증폭(PCR) 음성확인서를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달 8일부터 외국인 입국자를 대상으로만 PCR 음성확인서를 받았는데 적용 대상을 우리 국민으로까지 확대한 것이다. 기존 바이러스 대비 전파력이 1.5배 강한 것으로 알려진 변이 바이러스 감염은 최근 계속 이어지고 있다. 9일 26명의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가 추가로 확인되면서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는 총 80명으로 늘었다. 이 가운데 영국 변이 감염자가 64명, 남아프리카공화국 변이 감염자가 10명, 브라질 변이 감염자가 6명이다. 지역사회 집단감염도 끊이지 않고 있다. 10일 서울시에 따르면 용산구에서 있었던 한 지인 모임에서 발생한 집단감염으로 교회, 어린이집, 식당 등에 연쇄 감염이 일어나 이날 0시 기준 총 36명이 확진됐다. 강북구 사우나 관련 확진자도 접촉자 가운데 1명이 추가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총 34명으로 늘었다. 경기 부천시 보습학원과 교회 관련 확진자도 96명까지 늘었다. 정부는 설 연휴 기간 동안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조치 등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켜 달라고 당부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10일 브리핑에서 “(설 연휴에도)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조치를 위반하는 경우에는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1인당 과태료 10만 원이 부과된다”고 밝혔다. 한편, 코로나19의 확산세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인 감염재생산지수(환자 1명이 직접 감염시키는 평균 인원)는 계속 높아져 전국 평균 1.0에 근접하고 있다. 수도권은 이미 1.04로 1.0을 넘어섰다. 윤 반장은 “설 연휴 동안 이동과 만남이 늘어나면 3차 유행이 다시 확산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소영기자 ksy@donga.com박창규 기자 kyu@donga.com}

9일 오전 11시. 경남 양산시에서 미용실을 하는 정순이 씨(54·여)에게 영상통화가 걸려 왔다. 서울에 혼자 사는 막내아들이었다. 아들은 지난해 설부터 고향에 내려오지 못했다. 스마트폰 화면을 통해 만난 아들은 하얀 방호복을 입고 있었다. 아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를 돌보는 간호사다. 어떤 일을 하는지 들었지만 눈으로 본 건 처음이었다. 엄마는 말없이 손으로 눈물을 훔쳤다. “얼마나 답답하고 숨이 막힐까….” 화면 속 아들의 눈시울도 붉어졌다. 아들 최구현 간호사(27)는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 101병동에서 일한다. 그는 이번 설 연휴에도 계속 근무한다. 이날 환자를 돌보기 전 최 간호사는 짬을 내 엄마에게 영상통화를 걸었다. 올해 설에도 찾아뵙지 못해 죄송하다고, 너무 보고 싶다고 꼭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막상 얼굴을 보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모자는 그렇게 서로의 얼굴만 바라봤다. 지금까지 서울의료원에 입원한 코로나19 환자는 2514명. 지금도 64명이 입원 중이다. 대부분 최 간호사의 어머니 혹은 할머니뻘이다. 그는 “코로나19 종식 때까지 환자들의 아들, 손자가 되겠다”며 “올 추석에는 양손 가득 선물을 들고 고향에 가고 싶다”고 말했다.“두번의 명절을 코로나환자와 함께… 내년엔 고향 갈 수 있기를”코로나 최전선 서울의료원의 설서울의료원은 지난해 1월 30일 첫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를 받았다. 지난해 설 연휴가 끝난 다음 날 ‘5번 확진자’가 이곳으로 이송됐다. 그로부터 1년, 2514명의 환자가 이 병원을 거쳤다. 명절이 두 번 더 지나는 동안 병원 의료진, 직원들은 여전히 현장을 지키고 있다. 9일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에서 만난 최구현 간호사(27)는 지난해 설과 추석에 고향인 경남 양산시를 갈 수 없었다. 올해 설에도 환자를 돌볼 계획이라 코로나19 사태 이후 세 번의 명절을 모두 병원에서 맞게 됐다. “제가 돌보던 할머니 한 분이 갑자기 위중해졌어요. 그런데 가족들은 코로나19 때문에 임종을 지킬 수 없었어요. 저희가 할 수 있는 건 마지막 영상통화를 해 드리는 것뿐. 영상 너머에서 온 가족이 ‘엄마’를 외치며 우는데 저도 같이 울 수밖에 없었어요.” 최 간호사는 설 명절을 앞두고 ‘가족 간 전파’를 걱정했다. 그동안 간호한 환자 가운데 상당수가 가족 사이에 코로나19가 전파됐다. 심지어 할아버지부터 손자까지 3대가 한 병실에 입원한 사례도 있었다. 최 간호사는 “가족의 건강을 위해 이번 설에는 꼭 방역 수칙을 지켜 달라”고 당부했다. 명절을 반납한 건 의료진만이 아니다. 이 병원은 설 명절 동안 하루 330명이 출근한다. 영양팀 조리사 김은화 씨(56·여)도 그중 한 명이다. 조리실에서 만난 김 씨는 코로나19 병동 환자 도시락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빨간 배추김치, 노릇노릇한 피망전과 조기구이, 초록색 나물무침을 차곡차곡 담았다. 김 씨는 도시락에 반찬 하나를 담을 때도 색 조합을 고려한다고 했다. 김 씨는 “병실에 갇힌 코로나19 환자는 하루 세 끼 식사 시간만 기다리는 분이 적지 않다”며 “도시락을 열었을 때 모양이 예쁘면 환자들에게 조금이나마 위안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격리병상 환자 식사는 도시락 형태로 제공된다. 환자 상태와 기저질환 종류에 따라 각각 다른 도시락을 내야 한다. 그 종류가 10가지에 이른다. 김 씨는 도시락 하나하나에 환자 이름을 적어 병동으로 올려 보낸다. 그는 “설날 아침식사로는 떡국을 내놓을 것”이라고 했다. 이 병원 임상병리사 안영임 씨(36·여)의 지난 한 해도 누구 못지않게 치열했다. 그는 선별진료소와 병동에서 오는 코로나19 바이러스 검체를 분석한다.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직접 다뤄야 해 전신 방호복을 입는 일도 잦다. 안 씨는 “지금 우리 모두는 코로나19라는 긴 터널을 지나고 있다”고 말했다. 숨 막히는 방호복보다 끝나지 않는 코로나19가 더욱 답답하다는 설명이다. 안 씨 역시 지난해 강원도에 있는 부모님을 한 번도 만나지 못했다. 내년 초 아버지 칠순 잔치 때까지 상황이 나아지는 게 안 씨의 소망이다.송관영 서울의료원장은 “이번 명절에도 전쟁터 같은 병원을 지키며 환자들을 돌보는 의료진과 직원들을 볼 때마다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 뿐”이라고 말했다. 송 원장은 “백신 접종으로 집단 면역이 형성될 때까지는 가족, 친지와의 모임도 최대한 자제해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했다. 정부는 이번 설 역시 ‘비대면 명절’로 지낼 것을 강조하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이번 설에는 멀리서 마음으로 부모님과 함께하는 것이 효도”라며 “부모님과 영상으로 만나는 명절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번 설 연휴 기간 이동통신사들은 화상통화에 사용되는 데이터를 누구에게나 무료 제공할 예정이다. 정부는 설 연휴 이후에 적용될 사회적 거리 두기와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등 방역수칙 변화 내용을 13일 발표할 예정이다.이지운 easy@donga.com·김소영 기자}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중앙약사심의위원회(중앙약심위)의 판단은 원칙적으로 ‘접종을 허용해도 된다’는 것이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충분히 안전하고 효과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중앙약심위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의 법정 자문기구로 백신 검증을 위한 3단계 절차 중 두 번째다. 다만 중앙약심위는 65세 이상 고령층 접종과 관련해 신중한 의견을 덧붙였다. 백신 사용 시 주의사항에 ‘효과에 대한 자료가 충분하지 않으므로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내용을 반영하라는 것이다. 추가 임상시험 결과의 제출 조건도 제시했다. 식약처는 10일 마지막 검증 단계인 최종점검위원회를 열고 이날 바로 백신 사용을 허가할 방침이다. 만약 이때도 고령층 접종에 대한 명확한 결론이 나지 않으면 추후 열릴 질병관리청의 예방접종전문위원회가 최종 판단을 내려야 한다.○ 엇갈린 의견 끝에 ‘조건부 허가’ 권고 중앙약심위는 4일 오후 2시 충북 청주시 식약처에서 회의를 열었다. 결과 발표는 당초 이날 오후 6시경이었지만 회의가 길어지면서 하루 뒤로 미뤄졌다. 당시 회의에는 식약처 관계자와 외부 전문가 등 25명이 참석했는데 고령층 접종을 둘러싼 의견이 엇갈리며 회의가 5시간 30분가량 이어졌다. 회의에 참석한 한 외부 전문가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고령층 접종에) 문제가 없다는 의견과 한두 달 시간을 두고 결정하자는 의견이 맞섰다”고 밝혔다. 접종 연기를 주장한 전문가들은 “현재 외국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이 데이터를 보면서 결정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반면 즉각적인 접종 허용을 주장한 전문가들은 “통계적으로는 미흡하지만 안전성에 문제가 없고 고령층의 항체 형성도 적당하기 때문에 접종해야 한다는 권고가 바람직하다”는 의견이었다. 고령층의 효과는 논란이지만 안전성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는 것으로 결론 내려졌다. ○ 고령층 제한되면 접종 일정 변경 불가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국제 백신 공유 프로젝트)를 통해 도입되는 11만7000도스의 화이자 백신을 제외하면 본격적으로 국내에 대량 도입되는 첫 번째 백신이다. 요양병원 입원자 등 고위험군 일반인에게 접종된다. 만약 질병청이 고령층에게 해당 백신을 접종하지 않기로 결정하면 접종 우선순위도 전반적으로 조정이 필요하다. 접종 실시 후 백신의 효과성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밝혀져도 문제다. 백신을 이미 맞았지만 면역 형성이 안 돼 코로나19에 감염될 경우 정부의 책임 여부가 문제될 수 있다. 또 이미 접종한 사람에 대한 재접종 문제도 떠오를 수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기피하는 고령자가 늘면서 백신 전체에 대한 불신을 초래할 수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논란은 유럽을 중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말부터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등 9개국 방역당국은 55∼70세 미만에게만 접종을 권고하고 나섰다. 이탈리아는 ‘55세 미만 우선 사용’을 권고했다가 곧바로 ‘55세 이상이라도 건강하다면 접종할 수 있다’고 의견을 수정해 논란을 키웠고 스위스는 아예 승인을 보류하고 추가 자료 제출을 아스트라제네카 측에 요구했다.○ ‘국산 1호’ 치료제 사용 승인 식약처는 추후 임상 3상 결과를 제출하는 조건으로 셀트리온의 코로나19 항체 치료제인 ‘렉키로나주’ 사용을 5일 허가했다. 국산 1호 치료제다. 세계적으로는 미국의 일라이릴리와 리제네론에 이어 정식 허가를 받은 세 번째 항체 치료제다. 사용 범위는 18세 이상 환자 중 고위험군 경증과 중등증 환자로 결정됐다. 렉키로나주는 5일부터 일선 병원에서 사용 가능하다. 한편 정부는 6일 현행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와 방역수칙 완화 여부를 결정해 발표한다. 식당과 실내체육시설 등의 ‘오후 9시 이후 영업 제한’ 해제 여부가 관심이다.김성규 sunggyu@donga.com·김소영 기자}

정부가 셀트리온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항체치료제인 ‘렉키로나주’ 사용을 허가했다. 국산 1호 코로나19 치료제다. 세계적으로는 미국의 일라이릴리와 리제네론에 이어 정식 허가를 받은 3번째 코로나19 항체치료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5일 “셀트리온이 올해 말까지 3상 임상시험 결과를 제출하는 조건으로 렉키로나주의 사용을 허가했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이날 오전 ‘최종점검위원회’를 열고 이 같이 결정했다. 최종점검위원회는 정부가 코로나19 치료제 허가에 앞서 거치는 ‘3중 자문 절차’ 중 마지막 단계다. 식약처는 렉키로나주의 사용범위를 18세 이상 환자 중 고위험군 경증과 중등증 환자로 결정했다. 고위험군 경증환자는 60세 이상이거나 기저질환(심혈관계 질환, 만성호흡기계 질환, 당뇨병, 고혈압 중 1가지 이상)이 있는 경우다. 중등증환자는 폐렴 증상이 있거나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등을 통해 폐렴이 관찰된 사람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임상 2상 단계에서는 일반적인 경증환자와 중증 폐렴환자에 렉키로나주 사용 효과가 입증되지 않아 이들을 사용 대상에서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김소영 기자 ksy@donga.com}

정부가 미국 화이자 백신의 특례수입(긴급수입)을 결정하면서 국가출하승인 절차를 생략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백신 효능 분석에 필수적인 핵심 장비도 아직 도입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무소속 전봉민 의원실이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산하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백신 출하승인 때 필요한 장비인 ‘핵산추출기’가 빨라야 3월 국내에 반입된다. 출하승인이란 유통에 앞서 백신 완제품을 다시 한 번 검사하는 절차다. 핵산추출기는 화이자, 모더나 같은 mRNA 백신에 항체를 만드는 RNA가 들어 있는지 확인할 때 필요하다. 2월 중 백신이 도입되는데 정작 품질을 검증할 장비가 더 늦게 들어오는 셈이다. 전 의원실 관계자는 “정부가 특례수입이라 출하승인을 생략한 것처럼 설명했지만, 검증 장비를 늑장 구매해 품질을 검증할 기회를 놓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약사법에 따르면 백신은 유통에 앞서 반드시 출하승인을 거쳐야 한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출하 승인도 안 거친 백신을 접종했다가 혹시 문제가 생기면 누가 책임을 지느냐”고 말했다. 국회입법조사처도 4일 전 의원실에 보낸 검토 의견에 “출하승인은 안전사고 발생 시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품질 일관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백신을 국가가 한 번 더 확인하는 시스템”이라며 “시급성과 함께 안전성 측면의 고려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식약처 관계자는 “특례수입의 경우 출하승인에 대한 별도의 규정이 없다”면서도 “처음 사용되는 백신인 만큼 질병관리청과 품질 점검을 위한 세부 방안을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김소영 기자 ks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