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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구글, 메타, 아마존 등 미국 빅테크 기업에 이른바 ‘디지털세’를 매기는 외국 정부의 관행을 조사해 관세로 대응하겠다고 예고했다. 미국 기업을 강하게 규제하는 유럽연합(EU) 등을 겨냥한 조치로 보이지만 공정거래위원회 주도로 ‘플랫폼 공정경쟁촉진법(플랫폼법)’ 입법을 추진했던 한국도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한국에서 시장 점유율이 높은 미국 빅테크 기업은 이 법에 따라 규제 대상에 오르지만 틱톡, 알리바바 같은 중국 빅테크 기업은 포함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 불만을 제기해 왔다. 또 한국 정부의 지도 정보 해외 반출 금지, 외국 기업에 대한 망 사용료 부과 움직임 등을 ‘비(非)관세 장벽’으로 여겨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현지 시간) 정보기술(IT) 기업에 세금을 부과하는 외국 정부의 정책과 관행을 조사하고, 이들 국가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라는 각서에 서명했다. 백악관은 이번 조치가 미국 기업에 대한 “외국의 착취를 막기 위한 것”이라며 “더 이상 엄청난 벌금과 세금을 통해 실패한 외국 경제를 떠받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 정부가 판단하기에 △외국 정부가 미 기업에 부과한 차별적 세금 △미 기업의 성장 및 운영을 저해할 수 있는 규제 △미 기업의 지식재산권 및 경쟁력을 위태롭게 하는 정책과 관행 등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보복 관세 대상이 될 수 있다. 다만 공정위는 플랫폼법이 미국 기업에만 차별적으로 적용되는 법은 아니라고 설명하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국내 빅테크에도 똑같이 적용된다는 이유에서다. 한기정 공정위원장은 최근 간담회에서 “플랫폼법 입법 과정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국제 통상환경 변화 등을 국회와 협의하겠다”고 말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세종=송혜미 기자 1am@donga.com}

교황청이 22일(현지 시간) 입원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89)의 병세에 대해 “위중하다(critical)”고 밝혔다. 교황청이 교황의 병세와 관련해 ‘위중’이라는 표현을 쓴 건 입원 9일 만에 처음이다. 교황청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교황께선 오랜 시간 천식과 유사한 호흡기 문제를 겪었으며, 호흡이 불안정해 고용량의 산소 치료를 받았다”라며 “혈액 검사 결과, 빈혈과 관련된 혈소판 감소증이 발견돼 수혈도 받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교황께선 전날보다 고통이 심한 상태지만, 여전히 의식이 있고 안락의자에 앉아 하루를 보냈다”라며 “현재로서는 예후가 여전히 조심스럽다”라고 덧붙였다.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달 초부터 기관지염을 앓다가 상태가 악화돼 14일 이탈리아 로마 제멜리 종합병원에 입원했다. 18일 흉부 컴퓨터단층(CT) 촬영에서 양쪽 폐에 폐렴이 확인되기도 했다. 교황은 21세 때 늑막염으로 폐 일부를 절제한 병력이 있다. 이 때문에 겨울이면 세균, 바이러스 등에 복합적으로 감염된 만성 호흡기 질환을 앓아왔다. 팬데믹 이후로 이러한 증상이 더 심해진 것으로 알려졌다.AP통신 등에 따르면 의료진은 현재 교황의 폐렴이 패혈증으로 번지는 것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교황 담당의인 세르지오 알피에리 박사는 21일 기자회견에서 “교황에게 있어서 가장 큰 위협은 호흡기에 있는 세균이 혈류로 침투해 패혈증을 유발하는 것”이라며 “호흡기 문제와 연세 등을 고려하면 (패혈증에 걸린다면) 회복하기가 쉽지 않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교황청은 교황의 병세가 악화된 뒤 일각에서 일고 있는 자진 사임설에 대해서는 “근거 없는 소문”이라고 일축했다. 전임 베네딕토 16세는 건강 악화를 이유로 2013년 생전에 자진 사임했으며, 프란치스코 교황이 뒤를 이었다. 이에 따라 프란치스코 교황도 베네딕토 16세의 전례를 따르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왔다. 베네딕토 16세는 2022년 12월 31일 선종했다. 피에트로 파롤린 교황청 국무원장은 22일 이탈리아 언론 인터뷰에서 “모든 것은 근거 없는 추측”이라며 “지금은 교황의 건강과 회복, 바티칸으로의 복귀에만 집중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한국 천주교 측도 교황의 무사회복을 기원하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프란치스코 교황(89)이 한때 호흡곤란을 겪는 등 병세가 “위중하다(critical)”고 교황청이 밝혔다. 교황이 14일 기관지염이 악화해 입원한 뒤 교황청이 위중하다는 표현을 쓴 건 처음이다. 다만 교황의 자진 사임설에 대해서는 “근거 없는 소문”이라고 일축했다.교황청은 성명서를 통해 22일(현지 시간) 오전 교황이 천식 등으로 호흡이 불안정해 고용량의 산소 치료를 받았다고 밝혔다. 혈액 검사 결과 빈혈과 관련된 혈소판 감소증이 발견돼 수혈도 받았다고 덧붙였다. 교황청은 “교황이 전날보다 더 고통이 심한 상태지만, 여전히 의식이 있고 안락의자에 앉아 하루를 보냈다”며 “현재로서는 예후가 여전히 조심스럽다”고 했다. 성명서에서는 교황이 입원한 뒤 처음으로 “위중하다”는 표현을 사용해 교황 건강이 위중하다는 것을 짐작하게 했다. 교황은 기관지염을 앓다가 상태가 악화해 14일 이탈리아 로마 제멜리 종합병원에 입원했다. 18일 흉부 컴퓨터단층촬영(CT) 결과 양쪽 폐에 폐렴이 확인됐다고 병원 측은 밝혔다. 교황은 20대 때 늑막염으로 폐 일부를 절제한 병력이 있다. 그 때문에 겨울마다 크고 작은 기관지 질환을 앓아왔다.의료 전문가들에 따르면 현재 교황에게 가장 위험한 상황은 폐렴이 패혈증으로 발전하는 것이다. 병원 소견에 따르면 아직 패혈증 조짐은 없으나, 수혈을 받았다는 것은 혈액 감염 등이 발생한 것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AP통신에 따르면 제멜리 종합병원의 세르지오 알피에리 박사는 21일 “호흡기 문제와 고령이라 폐렴이 낫기가 쉽지 않다”며 “교황은 자신이 위험한 상태라는 걸 알고 있고, 이를 외부에 공개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바티칸은 교황이 자진 사임할지도 모른다는 추측에 대해서는 “근거 없는 소문”이라고 일축했다. 피에트로 파롤린 교황청 국무원장은 22일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것은 근거 없는 추측이며 지금은 교황의 건강과 회복, 바티칸으로의 복귀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만에 하나 교황이 건강을 회복하지 못하고 서거한다면 장례를 치르고 공식 애도 기간을 거치게 된다. 사후 15~20일 사이에 베드로 대성당 내 시스티나 성당에서 80세 이하 추기경들이 참석하는 ‘콘클라베’를 열고 차기 교황을 선출한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영국 첩보 영화 ‘007 제임스 본드’ 시리즈 창작권이 미국 아마존 MGM 스튜디오에 넘어갔다. ‘영국 영화의 자존심’이라 불렸던 본드 시리즈가 정통성을 잃었다는 아쉬움의 목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2021년 개봉작을 마지막으로 각본조차 없이 멈춰선 시리즈가 다시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팬들의 기대도 커지고 있다.아마존 MGM 스튜디오는 본드 시리즈의 창작권 일체를 인수했다고 20일(현지 시간) 밝혔다. 시리즈 공동 소유주인 바버라 브로콜리와 마이클 윌슨 역시 성명을 통해 이들이 속한 제작사 이온과 아마존 MGM 스튜디오가 합작 투자를 신설했으며, 창작권은 아마존 MGM 스튜디오가 전적으로 가진다고 발표했다.007 제임스 본드 시리즈는 영국 소설가 이언 플레밍의 소설을 각색한 작품으로, 1962년 시리즈 첫 편이 개봉했다. 이후 20편이 넘는 영화로 만들어졌다. 특히 역대 ‘본드’였던 배우 숀 코너리와 피어스 브로스넌, 다니엘 크레이그 등은 이 시리즈가 대표작이 되며 전 세계적인 인기를 누렸다.본드 시리즈는 2021년 ‘노 타임 투 다이’를 끝으로 개봉이 멈춘 상태다. 팬데믹 기간이었던 데다, 2021년 아마존 MGM 스튜디오가 시리즈 배급권 일부를 인수하면서, 이후 시리즈 방향성에 대해 원 소유주인 브로콜리 여사와 갈등을 빚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창작권에 대한 거래가 마무리되면서 시리즈 제작이 재개될 거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고 CNN 등은 전했다. 제프 베조스 아마존 창업자는 X에 창착권 인수 소식을 공유하며 “다음 본드로는 누가 좋을까?”라고 쓰며 시리즈 차기작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휘둘려 우크라이나전 협상을 불리하게 이끌고 있다는 비난에 백악관이 발끈했다.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협상 능력을 강조하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등 독재자들에게 맞설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라고 주장했다.왈츠 보좌관은 20일(현지 시간) 브리핑에서 “이 세상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시진핑, 김정은과 맞설 수 있는 사람은 트럼프 대통령밖에 없다”며 “그는 최고의 협상가이며 최고 사령관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있었다면 전쟁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고,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을 멈출 것”이라고도 주장했다.왈츠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을 독재자로 생각하느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푸틴 중 누가 더 전쟁에 책임이 크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명확히 답하지 않았다. 다만 “젤렌스키 대통령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불만은 여러 가지”라며 “키이우에서 나온 일부 수사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모욕은 용납할 수 없다”고 강한 어조로 답했다.왈츠 보좌관은 이날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광물 협정이 우크라이나에 “역사적 기회”라며 빨리 서명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젤렌스키는 협상 테이블에 나오지 않고 우리가 제안한 기회(광물 협정)를 잡으려 하지 않았다”며 “그가 결국 그 지점(협정 체결)에 도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빨리 이뤄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키스 켈로그 미국 우크라이나·러시아 특사와 회담했으나 애초 예정됐던 기자회견이 취소됐다. 양국이 협상안에 대해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최근 영화 ‘위키드’에서 주인공 초록 마녀 ‘엘파바’를 연기한 영국의 흑인 여성 배우 신시아 이리보가 8월 뉴욕 브로드웨이 무대에 오를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의 주인공 예수 역할을 맡았다고 영국 데일리텔레그래프 등이 19일 전했다. ‘흑인 여성 예수’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 뒤 미 공연계에서도 반(反)‘DEI(다양성·공정성·포용성)’ 바람이 불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수자 보호를 위해 도입된 DEI가 “능력주의를 훼손한다”며 연방정부 내 DEI 정책을 모두 폐기하라고 지시했다.예수의 생애 마지막 일주일을 다룬 이 뮤지컬은 각각 유명 작곡가와 작사가인 앤드루 로이드 웨버와 팀 라이스가 공동 제작했다. 1971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됐고 아직도 수많은 팬을 모으고 있다.흑인 여성이 이 뮤지컬의 주인공을 맡은 것은 처음이다. 팬들 사이에서는 “중동계 백인 남성이라는 예수의 실상을 왜곡했다”란 주장과 “백인 남성만 예수 역을 맡아야 하느냐”는 반론이 맞선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인 일론 머스크 정부효율부(DOGE) 수장 겸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X에 “다른 종교에 이런 짓을 한다고 상상해 보라”며 흑인 여성 예수를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다른 작품에서도 과거 백인이 했던 역할을 비(非)백인이 하는 것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디즈니가 곧 개봉할 ‘백설공주’의 실사 영화 주인공은 어머니가 콜롬비아 출신인 라틴계 여성 레이철 제글러다. 2023년 실사 영화로 개봉한 디즈니의 ‘인어공주’ 주인공 역시 흑인 여성 핼리 베일리였다. 두 작품 모두 원작 캐릭터의 이미지와 상당히 동떨어진 배우를 발탁했다는 평가를 받았고, 적잖은 논란을 초래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최근 영화 ‘위키드’에서 주인공 초록 마녀 ‘엘파바’를 연기한 영국의 흑인 여성 배우 신시아 에리보가 8월 뉴욕 브로드웨이 무대에 오를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의 주인공 예수 역할을 맡았다고 영국 데일리텔레그래프 등이 19일 전했다. ‘흑인 여성 예수’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 뒤 미 공연계에서도 반(反)‘DEI(다양성·공정성·포용성)’ 바람이 불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수자 보호를 위해 도입된 DEI가 “능력주의를 훼손한다”며 연방정부 내 DEI 정책을 모두 폐기하라고 지시했다.예수의 생애 마지막 일주일을 다룬 이 뮤지컬은 각각 유명 작곡가와 작사가인 앤드류 웨버와 팀 라이스가 공동 제작했다. 1971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됐고 아직도 수 많은 팬을 모으고 있다.흑인 여성이 이 뮤지컬의 주인공을 맡은 것은 처음이다. 팬들 사이에서는 “중동계 백인 남성이라는 예수의 실상을 왜곡했다”란 주장과 “백인 남성만 예수 역을 맡아야 하느냐”는 반론이 맞선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인 일론 머스크 정부효율부(DOGE) 수장 겸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X에 “다른 종교에 이런 짓을 한다고 상상해 보라”며 흑인 여성 예수를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다른 작품에서도 과거 백인이 했던 역할을 비(非)백인이 하는 것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디즈니가 곧 개봉할 ‘백설공주’의 실사 영화 주인공은 어머니가 콜롬비아 출신인 라틴계 여성 레이첼 지글러다. 2023년 실사 영화로 개봉한 디즈니의 ‘인어공주’ 주인공 역시 흑인 여성 할리 베일리였다. 두 작품 모두 원작 캐릭터의 이미지와 상당히 동떨어진 배우를 발탁했다는 평가를 받았고, 적잖은 논란이 초래됐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2023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클라우디아 골딘 하버드대 경제학과 종신교수(79·사진)가 남성이 집안일에 덜 참여하는 나라의 출산율이 상대적으로 낮으며, 한국이 대표적 국가라고 지적했다.워싱턴포스트(WP)는 18일(현지 시간) 칼럼에서 골딘 교수가 지난해 발표한 ‘아기와 거시 경제’라는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골딘 교수는 가사노동에 대한 남성의 생각이 얼마나 바뀌었는지가 출산율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로 분석했다. 남성이 집안일을 더 많이 하는 나라에서 출산율이 높고, 덜 하는 나라에서는 출산율이 낮다는 것이다. 골딘 교수는 이런 상황이 빚어지는 대표적인 국가로 한국을 꼽았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경제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여성들이 빠르게 노동시장에 진입했지만, 집안일 분담에 대한 남성들의 생각이 그 속도를 따라잡지 못했고 급격한 출산율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현재 한국의 출산율은 2023년 기준 0.72명으로 세계 최저다.골딘 교수가 조사한 통계 결과에 따르면 한국 여성들은 남성보다 매일 3시간 가까이 더 많은 집안일을 한다. 출산율 상위 국가인 스웨덴(0.8시간), 덴마크(0.9시간), 프랑스(1.5시간) 등은 여성과 남성이 집안일을 하는 시간 차이가 한국보다 적었다. 골딘 교수는 “한국이 부부 평등 측면에서 과거에 갇혀있다”며 “한국의 젊은 여성들은 부부평등을 원한다”고 강조했다. 또 골딘 교수는 부부가 육아와 가사 노동을 균등하게 분담하기 위해서는 남성이 집안일을 하는 것을 당연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미국이 주도하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이 본격화되면서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거취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러시아가 종전 협상에서 북한군을 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3일(현지 시간) 반(反)러시아 성향 텔레그램 채널 ‘제너럴SVR’은 미국이 러시아 쿠르스크를 포함한 모든 최전선으로부터 50km 밖까지 북한군 병력을 완전히 철수시킬 것을 러시아에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미-러 양국은 사실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있지만, 북한군 철수가 러시아의 협상 카드 중 하나로 쓰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두진호 한국국방연구원 한반도안보연구실 연구위원은 “북한은 세계의 관심이 쏠린 국가이기 때문에 러시아가 이를 이용할 것”이라며 “중요한 협상 국면에서 쓸 수 있는 카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가정보원은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약 1만2000명 중 현재까지 약 300명이 사망했고, 약 2700명이 부상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우크라이나전을 계기로 밀착된 북-러 양국이 종전 협상이 끝나도 정치·경제·군사적 측면에서 밀착된 관계를 이어 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엄구호 한양대 국제대학원 러시아학과 교수는 “북한은 이번 파병으로 이때까지 핵 문제에 대해 냉담했던 중국보다 훨씬 더 우호적인 파트너를 얻었다”며 “무기 지원에 따른 보상과 원유 확보 등 경제적 보상은 물론이고 첨단 군사기술을 확보해 나갈 기회를 놓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호 대외정책연구원 러시아팀장은 “협상이 휴전 수준에서 멈춰도 향후 러시아가 얻은 우크라이나 영토 재건 사업 때 북한 노동자들을 활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면 군대 파병이라는 북한의 이용 가치가 사라지기 때문에 북-러 밀착이 와해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노경덕 서울대 역사학부 교수(러시아사)는 “러시아는 북한보다 남한과의 경제협력을 더 중시한다”며 “전쟁이 끝나면 북-러 밀착은 와해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크라이나전 종전 협상과 관련해 5월 9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제2차 세계대전 승전 80주년 기념행사가 주목된다. 협상이 급물살을 탄다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날을 우크라이나전 승전 선포의 장으로 삼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이 행사에 참석하기로 했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방러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 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1시간 30분 동안 전화 통화를 하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 협상’에 착수하기로 합의했다. 종전 협상은 미국이 러시아 및 우크라이나와 각각 대화를 나누고 양측을 조율하는 형태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측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협상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직접 대화는 어렵기 때문이다. 다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 미국과의 협상에는 임하겠다는 입장이라 2022년 2월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돼 3년간 이어진 전쟁을 끝내기 위한 발판은 일단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종전까지 가는 경로는 험난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특히 러시아가 전쟁 중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 확정 문제가 협상 과정에서 가장 큰 난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우크라이나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시킬지, 그게 안 된다면 미국 등 서방 진영이 어느 수준으로 안보 지원을 약속해 줄 수 있을지도 협상의 중대 변수다.● 러 점령지, 우크라이나 안보 보장 등 첨예한 이슈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푸틴 대통령, 젤렌스키 대통령과 잇따라 통화한 뒤 오후에 기자들과 만나 “우린 가능한 한 빨리 전쟁을 끝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전쟁 당사자인 러시아, 우크라이나를 각각 접촉하며 종전 협상을 이끌고 있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때부터 “취임 24시간 내 우크라이나전 종전”을 공언했고, 취임 뒤에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종전을 압박해 왔다. 미-러 정상이 통화에서 협상팀을 구성해 즉각 만나기로 합의한 만큼, 외교·정보라인을 중심으로 고위급 대표단이 구성돼 협상의 기본 틀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외교 소식통은 “협상이 잘 풀리면 일시적 휴전 조치까지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 점령지를 둘러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리는 만큼, 향후 협상 과정에서 최대 난제가 될 수 있다. 푸틴 대통령은 현재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일부 지역과 2014년 강제 합병한 우크라이나 남부 크림반도 등을 돌려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영토 포기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헤그세스 국방 “영토 완전 회복 허황된 목표” 트럼프 대통령은 종전 협상 진전을 위해 우크라이나의 영토 포기가 불가피하다는 뜻을 내비쳤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영토를 양보해야 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답한 것. 우크라이나가 크림반도 등을 통제했던 2014년 이전 국경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도 “가능성이 낮다. 일부만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도 이날 벨기에 브뤼셀 나토 본부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방위연락그룹’(UDCG) 회의에서 “우크라이나 국경을 2014년 이전 상태로 되돌리는 것은 비현실적인 목표다. ‘허황된 목표(illusionary goal)’를 버리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우크라이나가 크림반도를 양보해도 협상 진전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러시아가 돈바스 지역 점령지도 병합하겠다고 버틸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종전 후 우크라이나의 안보 보장 문제도 협상의 주요 쟁점이다. 이날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실용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나토 가입이 힘들 경우 미국과 유럽으로부터 분명한 안보 보장을 받기를 원하지만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중립국 지위 유지를 주장하고 있다. 한편 유럽연합(EU)과 영국, 프랑스,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폴란드 등 유럽 6개국은 미국과 러시아를 중심으로 종전 협상이 진행될 것을 우려해 13일 공동성명을 통해 “우크라이나와 유럽은 모든 협상에 참여해야 한다”고 밝혔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미국이 주도하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이 본격화되면서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거취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러시아가 종전 협상에서 북한군을 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앞서 3일(현지 시간) 반(反)러시아 성향 텔레그램 채널 ‘제너럴SVR’은 미국이 러시아 쿠르스크를 포함한 모든 최전선으로부터 50km 밖까지 북한군 병력을 완전 철수시킬 것을 러시아에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미-러 양국은 사실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있지만, 북한군 철수가 러시아의 협상 카드 중 하나로 쓰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두진호 한국국방연구원 국제전략연구실장은 “북한은 세계의 관심이 쏠린 국가이기 때문에 러시아가 이를 이용할 것”이라며 “중요한 협상 국면에서 쓸 수 있는 카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정원은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약 1만2000명 중 현재까지 약 300명이 사망했고, 약 2700명이 부상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우크라이나전을 계기로 밀착된 북-러 양국이 종전 협상이 끝나도 정치, 경제, 군사적 측면에서 밀착된 관계를 이어 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엄구호 한양대 국제대학원 러시아학과 교수는 “북한은 이번 파병으로 이때까지 핵 문제에 대해 냉담했던 중국보다 훨씬 더 우호적인 파트너를 얻었다”며 “무기 지원에 따른 보상과 원유 확보 등 경제적 보상은 물론이고 첨단 군사기술을 확보해 나갈 기회를 놓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호 대외정책연구원 러시아 팀장은 “협상이 휴전 수준에서 멈춰도 향후 러시아가 얻은 우크라이나 영토 재건 사업 때 북한 노동자들을 활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반면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면 군대 파병이라는 북한의 이용 가치가 사라지기 때문에 북-러밀착이 와해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노경덕 서울대 역사학부 교수(러시아사)는 “러시아는 북한보다 남한과의 경제협력을 더 중시한다”며 “전쟁이 끝나면 북-러 밀착은 와해될 것”이라고 내다봤다.우크라이나 종전 협상과 관련해 5월 9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제2차 세계대전 승전 80주년 기념행사가 주목된다. 협상이 급물살을 탄다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날을 우크라이나전 승전 선포의 장으로 삼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은 이 행사에 참석하기로 했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방러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겸 정부효율부(DOGE) 수장이 11일(현지 시간) 백악관 오벌 오피스 내 기자회견에 다섯 살배기 아들 ‘X(본명 X Æ A-Xii·엑스 애시 에이트웰브)’를 데리고 나타나 화제를 모았다.X는 진지한 분위기 속 “죄송하지만 오줌이 마려워요”라고 말해 청중을 웃기는가 하면, 아빠인 머스크의 귀에 손가락을 집어넣고, 머리를 흩트리는 등 아이다운 모습 보였다. 머스크는 X를 목말 태우고 질의응답 하는 자기 모습을 자신의 X에 올리기도 했다.온라인 반응은 엇갈렸다. “백악관의 신 스틸러(scene stealer)”라고 귀엽게 보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아들을 소품처럼 쓴다”는 비난도 만만치 않다. X의 친모이자 머스크의 전 여자 친구인 음악가 그라임스는 자신의 X에 “아이가 공손하게 행동해 다행”이라면서도 “아이가 이렇게 대중 앞에 노출돼선 안 된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머스크의 ‘X사랑’은 유명하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자녀들 숫자도 정확히 공개하지 않으며 비밀에 부쳐왔던 머스크이지만, X만은 예외였다. 머스크는 2021년 한 살배기였던 X를 무릎에 앉힌 채 스페이스X의 온라인 줌 회의에 참석했고, 어린 X가 카메라에 대고 “안녕, 안녕”이라고 말하는 장면이 공개돼 화제를 모았다. 머스크는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뒤부터 본격적으로 공개 행사에 X를 대동하고 있다. 대선 승리 연설장에 X를 데려가는가 하면, 트럼프 일가의 기념사진 속에 머스크가 X를 안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12월에는 X를 목말 태워 국회의사당에 등장했다.미 언론은 머스크가 X를 의도적으로 노출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머스크가 출산을 강력히 지지하는 출산 촉진론자라는 것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는 11명의 자녀를 두고 있고, 대부분을 시험관 시술을 통해 출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X 팔로워들에게 “가능한 많은 아이를 낳으라”고 독려하면서 “아이를 낳는 것은 국가적 비상사태로 간주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연장선상에서 아들 X를 자연스럽게 공개 행사장에 대동하면서 가치관을 강조하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뉴욕타임스(NYT)는 “머스크는 출산율 감소에 굉장히 집착하고 있고, 그는 인류를 멸망시킬 세계 인구 붕괴가 다가오고 있다고 믿는다”며 출산과 인구 보존은 그에게 존재론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머스크는 자녀 중에서도 아들 X에 특히 애착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라임스는 2022년 베니티페어 인터뷰에서 “X는 머스크의 프로테제(protégé·제자)”라며 “머스크가 아이를 모든 곳에 데리고 다닌다”고 밝혔다. 그라임스는 또 X에 아들이 “(머스크를 닮아)로켓과 궤도에 대한 특별한 관심을 갖고 있다”고 밝혔고, 부자가 똑같은 머리 손질을 받고 다정하게 찍은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머스크는 2022년 트위터를 인수할 때도 중요한 회의마다 X를 데리고 참석했으며, 당시 그의 트위터 임시 사무실에는 아이 장난감이 널려있었다고 연예매체 피플지는 보도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해군력 강화를 위해 한국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가운데, 해군 함정을 동맹국에서도 건조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미 의회에서 발의됐다. 통과되면 세계적인 선박 건조 기술을 갖춘 한국 조선업계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12일(현지 시간) 미 의회 등에 따르면 유타주 공화당 소속 마이크 리 상원의원과 존 커티스 상원의원은 최근 ‘해군 준비 태세 보장법’과 ‘해안경비대 준비 태세 보장법’ 법안을 발의했다. 미 해군 함정을 동맹국에서 건조할 수 있도록 연방 현행법을 개정하는 게 핵심 내용이다. 현재는 안보를 이유로 외국 조선소에서는 미 해군 함정을 건조하는 게 금지돼 있다. 이에 따라 해군 함정을 조달하려면 △미국 내에서 직접 건조 △수명을 다한 기존 함정 개조 △의회의 승인 뒤 외국산 중고 함정 구매 등 세 경로뿐이다. 이번에 발의된 법안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나 미국과 상호 방위 협정을 맺은 인도태평양 국가에서 미 해군 함정 일부 또는 전체 건조를 허용하도록 했다. 그 대신 조선소가 중국 기업이나 중국에 본사를 둔 다국적 기업 소유가 아니란 것을 미 해군 사령관에게 사전 인증받아야 하고, 건조 비용이 미국 내 조선소보다 저렴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리 의원은 “미 해군의 전력구조평가(FSA)에 따르면 역량 있는 해군을 유지하는 데 함정 최소 355척이 필요하지만 현재 함정 291척만 운영하고 있다”며 법 개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국내 조선업계의 기대도 커지고 있다. 법안이 통과되면 국내 조선사들의 미 함정 시장 진출에 속도를 더할 것으로 전망된다. 법안에서 특정 국가를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인태지역 동맹 중 미국보다 저렴하게 함정을 건조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진 나라는 한국과 일본 정도다. HD현대는 “HD현대중공업은 미국과 유사한 사양의 이지스구축함 부문에서 성능, 비용, 납기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는 실적과 건조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며 “동맹국들이 미 함정 건조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것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했다. 미 함정 시장은 연간 358억 달러(약 52조 원) 규모로 추정된다. 이는 미 함정 유지·정비·보수(MRO) 시장의 2배 이상 되는 규모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해군력 강화를 위해 한국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가운데, 해군 함정을 동맹국에서도 건조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미 의회에서 발의됐다. 통과되면 세계적인 선박 건조 기술을 갖춘 한국 조선업계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12일(현지 시간) 미 의회 등에 따르면 유타주 공화당 소속 마이크 리 상원의원과 존 커티스 상원의원은 최근 ‘해군 준비 태세 보장법’과 ‘해안경비대 준비 태세 보장법’ 법안을 발의했다. 미 해군 함정을 동맹국에서 건조할 수 있도록 연방 현행법을 개정하는 게 핵심 내용이다.현재는 안보를 이유로 외국 조선소에서는 미 해군 함정을 건조하는 게 금지돼 있다. 이에 따라 해군 함정을 조달하려면 △미국 내에서 직접 건조 △수명을 다한 기존 함정 개조 △의회의 승인 뒤 외국산 중고 함정 구매 등 세 경로뿐이다.이번에 발의된 법안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나 미국과 상호 방위 협정을 맺은 인도태평양 국가에서 미 해군 함정 일부 또는 전체 건조를 허용하도록 했다. 그 대신 조선소가 중국 기업이나 중국에 본사를 둔 다국적 기업 소유가 아니란 것을 미 해군 사령관에게 사전 인증받아야 하고, 건조 비용이 미국 내 조선소보다 저렴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리 의원은 “미 해군의 전력구조평가(FSA)에 따르면 역량 있는 해군을 유지하는 데 함정 최소 355척이 필요하지만 현재 함정 291척만 운영하고 있다”며 법 개정 필요성을 강조했다.국내 조선업계의 기대도 커지고 있다. 법안이 통과되면 국내 조선사들의 미 함정 시장 진출에 속도를 더할 것으로 전망된다. 법안에서 특정 국가를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인태지역 동맹 중 미국보다 저렴하게 함정을 건조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진 나라는 한국과 일본 정도다. HD현대는 “HD현대중공업은 미국과 유사한 사양의 이지스구축함 부문에서 성능, 비용, 납기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는 실적과 건조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며 “동맹국들이 미 함정 건조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것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했다.미 함정 시장은 연간 358억 달러(약 52조 원) 규모로 추정된다. 이는 미 함정 유지‧정비‧보수(MRO)시장의 2배 이상되는 규모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9일 미국 현직 대통령 중 처음으로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 챔피언결정전 ‘슈퍼볼’을 직접 관람했다. 지난해 대선에서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 겸 민주당 대선 후보를 지지한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도 같은 경기를 지켜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스위프트가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해리스 전 부통령을 지지한다고 밝히자 즉각 “나는 스위프트를 싫어한다”는 글을 트루스소셜에 올렸다. 그는 스위프트에 대한 불쾌한 감정을 이날도 숨기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성명, 폭스뉴스 인터뷰 등을 통해 “대통령이 슈퍼볼에 참석하는 게 나라에 좋은 일”이라며 “미식축구는 국가를 단결시키고 가족 친구 팬을 하나로 모으며, 커뮤니티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이어 “슈퍼볼에 참가한 선수, 코치진, 스태프는 ‘미국의 꿈’을 가장 잘 재현하고 있다. 그들의 노력, 헌신, 끈기는 존경할 만하다”고 했다.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경기가 열린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의 ‘시저스 슈퍼돔’에 등장하자 관중석에서는 환호와 야유가 뒤섞인 함성이 터져 나왔다. 그는 NFL 팀인 뉴올리언스 세인츠 구단주이자 시저스 슈퍼돔 소유주인 게일 벤슨의 초대를 받아 스위트석에서 경기를 관람했다. 차남인 에릭과 며느리 라라, 장녀 이방카 등이 동행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경기 전 새해 첫날이었던 지난달 1일 뉴올리언스에서 발생한 차량 테러 사건의 피해자들과 당시 구급대원들을 만나 격려하기도 했다. 이번 슈퍼볼에서 격돌한 팀은 필라델피아 이글스와 캔자스시티 치프스. 캔자스시티의 간판 선수 트래비스 켈시와 공개 연애 중인 스위프트는 사상 첫 세 시즌 연속 우승에 도전한 캔자스시티를 열정적으로 응원했지만 필라델피아가 40-22로 승리했다. 필라델피아는 2018년 이후 7년 만에 통산 두 번째 슈퍼볼 우승을 차지하며 우승컵 ‘빈스 롬바디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기 중 필라델피아를 응원하는 일부 관중이 스위프트에게도 야유를 보내자 이 장면을 편집해 트루스소셜에 올렸다. 또 “(경기에서 패한) 캔자스시티보다 더 힘든 밤을 보낸 사람은 스위프트”라고 썼다. 그는 자신의 정치 구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와 지지층을 동시에 의미하는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도 거론하며 “마가에겐 용서가 없다”고도 썼다. 스위프트에 대한 ‘뒤끝’을 제대로 드러낸 것. 다만 두 사람이 경기장에서 따로 마주치지는 않았다. 미국상공회의소는 이번 슈퍼볼이 뉴올리언스 경제에 미치는 효과는 최소 5억 달러(약 7300억 원), 미국 내 소비 유발 효과는 180억 달러(약 26조 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9일 미국 현직 대통령 중 처음으로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 챔피언결정전 ‘슈퍼볼’을 직접 관람했다. 지난해 대선에서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 겸 민주당 대선 후보를 지지한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도 같은 경기를 지켜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스위프트가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해리스 전 부통령을 지지한다고 밝히자 즉각 “나는 스위프트를 싫어한다”는 글을 트루스소셜에 올렸다. 그는 스위프트에 대한 불쾌한 감정을 이날도 숨기지 않았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성명, 폭스뉴스 인터뷰 등을 통해 “대통령이 슈퍼볼에 참석하는 게 나라에 좋은 일”이라며 “미식축구는 국가를 단결시키고 가족 친구 팬을 하나로 모으며, 커뮤니티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이어 “슈퍼볼에 참가한 선수, 코치진, 스태프들은 ‘미국의 꿈’을 가장 잘 재현하고 있다. 그들의 노력, 헌신, 끈기는 존경할 만하다”고 했다.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경기가 열린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의 ‘시저스 슈퍼돔’에 등장하자 관중석에서는 환호와 야유가 뒤섞인 함성이 터져 나왔다. 그는 NFL 팀인 뉴올리언스 세인츠 구단주이자 시저스 슈퍼돔 소유주인 게일 벤슨의 초대를 받아 스위트석에서 경기를 관람했다. 차남인 에릭과 며느리 라라, 장녀 이방카 등이 동행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경기 전 새해 첫날이었던 지난달 1일 뉴올리언스에서 발생한 차량 테러 사건의 피해자들과 당시 구급대원들을 만나 격려하기도 했다.이번 슈퍼볼에서 격돌한 팀은 필라델피아 이글스와 캔자스시티 치프스. 캔자스시티의 간판 선수 트래비스 켈시와 공개 연애 중인 스위프트는 사상 첫 세 시즌 연속 우승에 도전한 캔자스시티를 열정적으로 응원했지만 필라델피아가 40-22로 승리했다. 필라델피아는 2018년 이후 7년 만에 통산 두 번째 슈퍼볼 우승을 차지하며 우승컵 ‘빈스 롬바르디 트로피’를 들어올렸다.트럼프 대통령은 경기 중 필라델피아를 응원하는 일부 관중이 스위프트에게도 야유를 보내자 이 장면을 편집해 트루스소셜에 올렸다. 또 “(경기에서 패한) 캔자스시티보다 더 힘든 밤을 보낸 사람은 스위프트”라고 썼다. 그는 자신의 정치 구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와 지지층을 동시에 의미하는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도 거론하며 “마가에겐 용서가 없다”고도 썼다. 스위프트에 대한 ‘뒤끝’을 제대로 드러낸 것. 다만 두 사람이 경기장에서 따로 마주치지는 않았다.미국상공회의소는 이번 슈퍼볼이 뉴올리언스 경제에 미치는 효과는 최소 5억 달러(약 7300억 원), 미국 내 소비 유발 효과는 18억 달러(약 2조6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0일(현지 시간)부터 이틀간 파리에서 열리는 제3차 인공지능(AI) 국제 정상회의를 맞아 자신을 주인공으로 한 AI 딥페이크 영상을 올려 온라인에서 화제다.마크롱 대통령은 9일 자신의 X와 인스타그램 계정에 약 1분짜리 동영상을 올렸다. 영상에서 마크롱 대통령은 맥가이버가 됐다가, 머리 손질을 하는 인플루언서로 바뀌는가 하면 코미디 영화의 주인공이 돼 스크린을 누빈다. 마크롱 대통령의 얼굴을 활용한 AI 딥페이크 영상이다. 그는 “꽤 잘 만들었다. 보고 웃었다”고 유쾌한 반응을 보였다. 누리꾼들은 “대통령 계정이 맞는지 2번이나 확인했다” “감쪽같다”고 댓글을 달며 즐거워했다.파리에서 열리는 제3차 인공지능(AI) 국제 정상회의를 홍보하기 위한 영상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10, 11일에 열리는 이 회의를 직접 주최할 예정이다. 영상 말미에 마크롱 대통령은 “AI로 우리는 매우 큰 일을 할 수 있고 의료, 에너지, 사회를 바꿀 수 있다”며 “프랑스와 유럽은 이 혁명의 중심에 서서 모든 기회를 잡고 우리의 원칙을 홍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번 회의에서 AI 분야에 총 1090억 유로(약 163조 5000억 원)의 민간 투자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이날 보도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 혹은 11일 다수 국가에 ‘상호 관세(reciprocal tariff)’를 부과하는 방안을 발표하겠다고 7일(현지 시간) 밝혔다. 앞서 올 4월까지 주요국에 ‘보편 관세(universal tariff)’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한 가운데 또 하나의 관세 무기로 상호 관세도 도입할 뜻을 밝힌 것이다. 상호 관세는 상대국이 부과하는 관세율 수준에 맞춰 동등한 관세를 매기는 것으로, 모든 수입품에 일정한 관세를 부과하는 보편 관세와 다르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4일부터 중국산 상품에 10%의 추가 보편 관세를 적용하고 있다. 이에 맞서 중국도 10일부터 미국산 상품에 10∼15%의 보복 관세를 매기기로 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 관세까지 거론하자 사상 최대의 대(對)미국 무역흑자를 기록 중인 한국 역시 트럼프발(發) ‘관세 폭풍’의 영향을 받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적자, 특정 품목의 불균형 교역 등을 해결하기 위해 상호 관세를 활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트럼프 대통령은 7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마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각국이 미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만큼 우리도 동일한 수준으로 부과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구체적인 상호 관세 부과 대상 국가는 밝히지 않았지만 관련 발표 시점은 “10일 또는 11일”이라고 못 박았다. 특히 그는 상호 관세 부과가 “모든 국가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혀 한국 등 대미 교역에서 흑자를 기록 중인 주요국들이 그 영향권임을 시사했다. 상호 관세는 세계무역기구(WTO) 체제에서는 사실상 적용되지 않았던 조치다. 이에 따라 그간 국제 통상의 스탠더드로 통한 WTO 체제의 근간이 흔들릴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과 이시바 총리는 공동성명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단호한 의지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0일 취임 당일 북한을 ‘핵능력 보유국(nuclear power)’으로 지칭해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비핵화가 아닌 핵동결, 핵군축 등에 초점을 맞출 거란 관측이 나왔지만 일단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재확인했다. 두 정상은 성명에서 “한미일 3자 협력의 중요성을 확인했다”고도 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완전한 비핵화’ 방침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8일 핵역량을 포함해 모든 억제력을 가속화하겠다고 주장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김정은과 관계를 맺을 것”이라며 “미국은 물론 전 세계를 위해서도 엄청난 자산이 될 것”이라고도 밝혔다. 북-미 정상급 외교 재개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트럼프, 보편관세에 상호관세 추가 장착 “무역적자 바로잡겠다”[트럼프發 통상전쟁]통상전쟁 대상국가 확대 선언… “상호관세, 모든 국가에 영향줄 것”WTO 다자무역 체제 흔들기 나서… 車 콕 집어 거론 EU 겨냥 분석도中, 오늘부터 72개 품목에 보복관세“다른 나라가 미국을 동등하게 대우하도록 하겠다. 더 많이도 더 적게도 바라지 않는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현지 시간)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 앞서 취재진에게 ‘상호 관세’의 부과 취지를 이같이 설명했다. 상대국의 관세율과 동등한 수준으로 부과하는 상호 관세 적용 의지를 거듭 강조한 것이다. 다만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주요국과의 ‘통상 전쟁’에서 ‘전가의 보도’처럼 상호 관세를 휘두를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상호 관세를 대폭 부과할 경우 세계무역기구(WTO)를 중심으로 한 다자무역 체제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WTO 체제는 각국이 사전에 합의한 ‘최대 관세율’ 등을 초과해 관세를 부과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경제매체 배런스는 상호 관세 및 통상 전쟁으로 관세율이 광범위하게 오르면 WTO 규칙을 위반할 가능성이 높을 뿐 아니라 자유무역의 원칙을 뒤집는 조치가 될 것으로 우려했다.트럼프 2기 행정부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WTO 체제에 정면 도전할 뜻을 숨기지 않고 있다. 비록 30일간 유예를 두기로 했지만 그간 사실상 무관세였던 멕시코, 캐나다에 각각 25%의 보편 관세(전 품목에 적용되는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고, 중국에는 4일부터 10%의 추가 보편 관세를 부과하며 ‘관세 폭풍’ 서막을 알린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관세 무기 목록에 상호 관세까지 추가하면서 ‘글로벌 통상 전쟁’이 더욱 격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무역적자 해소 위해 상호관세 불가피”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시바 총리를 옆에 둔 채 “미국과 일본 사이엔 10억 달러(약 1조4650억 원)의 무역 적자가 있다. 이를 균형으로 되돌리는 것이 내 계획”이라고 밝혔다.이어 미일 정상회담 후 연 기자회견에서 “만성적인 무역 적자는 미국 경제를 저해한다. 이를 바로잡을 것”이라며 “상호 관세를 적용하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특히 그는 상호 관세가 교역 공정성을 찾을 유일한 방법이라고 거듭 주장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특정 국가나 세부 적용 품목을 설명하진 않았다. 하지만 관세 적용 품목으로 ‘자동차’를 콕 집어 거론했다. 그는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자동차에 관세를 매기려고 한 방안이 여전히 유효하느냐’는 질문에 “언제나 가능한 옵션”이라고 답했다. 또 “우리는 자동차를 공급하지 못하지만 다른 국가들은 공급하는 사례가 있다. 이것을 동등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유럽연합(EU)이 미국 자동차에 10%의 관세를 부과하지만 미국은 유럽산 자동차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것을 언급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EU와의 자동차 무역 적자 해소 필요성을 강조했다.그는 이날 상호 관세 적용 범위에 대해선 “모든 국가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해 정상회담 때 무역 적자 문제가 집중 거론된 일본은 물론 한국 역시 영향권에 들 가능성을 시사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이던 2018년에도 미국에서 수입하는 제품에 ‘호혜세(reciprocal tax)’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상대국이 자국 제품에 부과하는 세금만큼 상대국 제품에 부과하는 세금으로 수입품 가격이 올라 사실상 관세 역할을 한다는 평가를 받는다.미국이 상호 관세를 실제로 부과하면 WTO 규정을 기반으로 한 국제무역 질서의 훼손 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 정부 소식통은 “WTO는 ‘규칙’에 기반한 체제지만 상호 관세 조치는 ‘힘’으로 상대를 찍어 누르겠다는 전략”이라며 “WTO의 분쟁 해결 체제까지 사실상 무력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중 정상 통화 계속 지연중국 역시 10일부터 미국산 상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당초 방침을 그대로 강행할 것으로 보여 미국과 중국의 통상 전쟁 또한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앞서 4일 미국이 중국에 10%의 추가 보편 관세를 부과하자 중국도 즉각 “10일부터 미국산 석탄과 액화천연가스(LNG) 등 8개 품목에 15%, 원유 농기계 대형 자동차와 픽업트럭 등 72개 품목에 1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일각에서는 관세 개시 전 양국이 협상해 극적인 합의를 도출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했지만 아직 양국 모두 협상 의지를 적극 드러내지 않았다. 두 정상의 전화 통화도 지연되는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통화를 두고 “서두르지 않겠다”고 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시 주석 역시 미중 고위급 통화에 신중한 태도를 갖고 있다고 전했다.보편관세(universal tariff)모든 수입품에 똑같은 관세를 부과상호관세(reciprocal tariff)상대국의 관세율에 맞춰 그 나라 상품에 같거나 유사한 수준의 관세를 부과호혜세(reciprocal tax)상대국이 미국산 제품에 부과하는 만큼의 세금을 상대국에도 부과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취임 후 첫 통화를 갖고 종전 방안을 논의했다고 8일 밝혔다. 지난달 20일 집권한 그가 푸틴 대통령과의 통화 사실을 공개한 것은 처음이며 조만간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추진할 뜻도 밝혔다. 24일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3년을 앞두고 종전 협상을 중재할 사람은 자신밖에 없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 공개된 뉴욕포스트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과 통화했다. 전쟁을 끝내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갖고 있다”고 했다. 다만 언제, 몇 차례 통화했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뉴욕포스트는 통화 시점을 이달 초로 추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0만 명이 이유 없이 전쟁에서 숨졌다. 매일 젊고 잘생긴 군인들이 죽는다”며 “내 아들들 같은 젊은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이 ‘빌어먹을 전쟁(damn thing)’이 끝나기를 원한다”며 “푸틴 대통령도 사람들이 그만 죽는 것을 보고 싶어 한다”고 했다. 이 인터뷰는 7일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이뤄졌으며 마이클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동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왈츠 보좌관에게 “(러시아와 정상) 회담을 하자. 그들도 만나고 싶어 한다”며 회담 준비를 지시했다. 다만,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실(크렘린궁) 대변인은 이 보도를 확인도 부인도 않은 채 “미국과 여러 소통이 이뤄지고 있다”고만 했다. 키스 켈로그 백악관 우크라이나·러시아 특사는 6일 뉴욕포스트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의 모범 사례로 1905년 시어도어 루스벨트 전 대통령이 러시아와 일본으로부터 모두 양보를 받아내 러일 전쟁을 종식한 ‘포츠머스 조약’을 언급했다. 그는 루스벨트 전 대통령이 당시 종전 공로로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고도 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모두 미국의 중재안에 속히 동의하고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그 공로로 노벨상을 받아야 한다는 뜻을 강조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한편 5일 블룸버그통신은 미국이 러시아에는 현재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영토를 계속 보유하는 것을 인정해 주고 우크라이나에는 안전 보장을 제공하는 휴전안을 수립했다고 보도했다. 뉴욕포스트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와 5억 달러(약 7000억 원)의 거래를 체결하려 한다고 전했다. 희토류 등 우크라이나 주요 광물에 대한 미국의 접근권을 확보하는 대가로 우크라이나에 안보 보장을 제공하는 것이 골자다. 켈로그 특사와 J D 밴스 미 부통령은 14∼16일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뮌헨안보회의’에 참석해 유럽 각국과 종전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미국 시사매체 타임이 24일 발행하는 최신호 표지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겸 정부효율부(DOGE) 수장이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 내 ‘결단의 책상(resolute desk)’에 앉아 있는 합성 사진을 실었다. 선출직이 아닌 머스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못지않은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고 있음을 표현 및 비판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7일 공개된 이 표지에 대한 반응을 취재진으로부터 질문받자 “타임이 아직도 영업 중이냐. 전혀 몰랐다”며 조롱하듯 답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머스크 또한 “언론이 두 사람의 우정을 깨기 위해 가능한 모든 것을 할 것”이라는 논평을 ‘X’에 공유하며 “진실”이라고 의견을 달았다.‘결단의 책상’은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 ‘오벌 오피스’에 있는 대통령 전용 책상이다. 미 대통령이 중요한 연설을 하거나 각종 법안에 서명할 때 쓴다.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은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 때,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2001년 9·11테러 직후 이 책상에 앉아 대국민 연설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미 대통령의 권위를 상징하는 이 책상에 각별한 애착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집권 1기가 끝난 후 플로리다주 사저 마러라고 리조트에 같은 모양의 복제품 책상을 만들어 가져다 두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와 마찬가지로 집권 2기에도 기성 언론과 불편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그는 이날 퓰리처상을 수상한 워싱턴포스트(WP)의 유명 기자 유진 로빈슨이 자신과 공화당 주요 상원의원들을 비판하자 로빈슨 기자의 이름을 거명하며 “그를 해고하라”고 주장했다. 로빈슨은 6일 칼럼에서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처럼 논란이 많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주요 인사의 청문회가 열렸을 때 이를 막지 않았고, 미 국제개발처(USAID) 해체 시도 등에도 맞서지 않았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최근 뉴욕타임스(NYT), BBC, 폴리티코 등 주요 언론에 대한 연방정부 차원의 구독도 속속 취소하고 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