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룡

구자룡 기자

동아일보 화정평화재단 21세기평화연구소

구독 29

추천

안녕하세요. 구자룡 기자입니다.

bonhong@donga.com

취재분야

2025-11-10~2025-12-10
남북한 관계14%
국방13%
국제일반7%
대통령3%
정치일반3%
기타60%
  • 美의 턱밑 파고든 中

    중남미에 대한 영향력 확대를 두고 미국과 중국의 경쟁이 더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중국은 독재나 인권 문제 등을 가리지 않고 남미 국가의 반미 성향을 파고들며 ‘미국의 뒷마당’ 중남미에서 세력을 키우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0일 파나마에서 열린 미주기구(OAS)에서 “미국이 자유롭게 남미에 개입하던 시대는 지났다”며 불개입을 선언하고 쿠바까지 껴안기에 나선 것은 중국을 견제할 절박성이 커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턱밑까지 파고든 차이나 머니의 파워’ 중국은 1월 초 베이징(北京)에서 장관급 회담인 ‘중국-중남미국가공동체(CELAC) 포럼’(회원국 33개국)을 열며 세를 과시했다. 2025년까지 교역 규모를 약 2배인 5000억 달러로 늘리겠다는 당근도 제시했다. 지난해 12월 착공해 2019년 완공 계획인 니카라과 운하는 ‘홍콩니카라과운하개발(HKND)’이 주도하고 있다. 이는 중국 통신장비제조업체인 신웨이(信威)공사를 경영하는 사업가 왕징(王靖)이 홍콩에 세운 회사다. 사실상 배후는 중국 정부라는 관측도 없지 않다. 니카라과 운하가 완공되면 미국 영향력 아래에 있는 파나마 운하가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돼 미국은 입찰의 투명성 등을 제기하며 견제구를 날리고 있다. 지난해 7월 남미 지역을 순방하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과 만나 ‘남미횡단대륙철도’ 건설을 제안했으며 호세프 대통령은 “페루와 함께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화답했다. 브라질은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창립 회원국으로 참가하고,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주도의 ‘신개발은행(NDB)’ 설립에 참여하기도 했다. 중남미 국가에 대한 미국의 교역 규모는 약 8500억 달러(2013년)로 아직은 중국의 약 2600억 달러(2014년)보다 많지만 중국이 빠른 속도로 추격해 오고 있다.○ 미국의 힘겨운 텃밭 지키기 오바마 대통령은 9일 자메이카 킹스턴에서 열린 카리브공동체(CARICOM) 회의에 참석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에 직접 나선 것은 ‘반미 주도국’ 베네수엘라에 기운 CARICOM을 끌어안으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미국 대통령이 자메이카를 방문한 것은 1982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이후 33년 만의 일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11일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과 만나 덕담을 주고받았다. 이 만남으로 지난해 7월 시 주석이 피델 카스트로의 자택을 직접 찾아가 “양국 관계는 영원할 것”이라면서 ‘반미 우의’를 다지던 분위기가 반전되고 있다. 멕시코는 지난해 11월 중국철도총공사와 체결한 수도 멕시코시티와 인근 케레타로를 잇는 37억5000만 달러(약 4조 원) 규모의 고속철 계약을 4일 만에 전격 취소했다. 이 역시 계약의 투명성을 문제 삼은 미국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관측도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올해 첫 정상회담 상대로 1월 초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을 만났다. 오바마 정부는 400여만 명의 멕시코인을 겨냥해 지난해 불법 이민자 추방을 유예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하기도 했다. 미국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좌파 정권이 많은 남미에서 수성(守城)이 쉽지 않다. 미국이 올 3월 베네수엘라 고위 관리 7명에 대해 미국 내 자산과 은행계좌 동결 조치를 내리자 베네수엘라가 미국 외교관을 추방하는 등 갈등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 2015-04-1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턱밑까지 파고든 차이나 머니’…중남미 영향력, 中-美 경쟁 후끈

    중남미에 대한 영향력 확대를 두고 미국과 중국의 경쟁이 더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중국은 독재나 인권문제 등을 가리지 않고 남미 국가의 반미 성향을 파고들며 ‘미국의 뒷마당’ 중남미에서 세력을 키우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0일 파나마에서 열린 미주기구(OAS)에서 “미국이 자유롭게 남미에 개입하던 시대는 지났다”며 불개입을 선언하고 쿠바까지 껴안기에 나선 것은 중국을 견제할 절박성이 커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턱밑까지 파고든 차이나 머니의 파워’ 중국은 1월 초 베이징에서 장관급 회담인 ‘중국-중남미국가공동체(CELAC) 포럼’(회원국 33개국)을 열며 세를 과시했다. 2025년까지 교역 규모를 2배 이상인 5000억 달러로 늘리겠다는 당근도 제시했다. 지난해 12월 착공해 2019년 완공 계획인 니카라과 운하는 ‘홍콩니카라과운하개발’이 주도하고 있다. 이는 중국 통신장비제조업체인 신웨이(信威)공사를 경영하는 사업가 왕징(王靖)이 홍콩에 세운 회사다. 사실상 배후는 중국 정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니카라과 운하가 완공되면 미국 영향력 하의 파나마 운하가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돼 미국은 입찰의 투명성 등을 제기하며 견제구를 날리고 있다. 지난해 7월 남미 지역을 순방하던 시진핑(習近平) 중국 주석은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과 만나 남미횡단대륙철도 건설을 제안했으며 호세프 대통령은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화답했다. 브라질은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창립 회원국으로 참가하고,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주도의 ‘신개발은행(NDB)’ 설립에도 참여하기도 했다. 미국의 중남미 국가의 교역 규모는 약 8500억 달러(2013년)로 중국의 약 2600억 달러(2014년)보다 많다. 하지만 “전세(戰勢) 역전은 시간문제”라는 말이 나온다. ● 미국의 힘겨운 텃밭 지키기 오바마 대통령은 9일 자메이카 킹스턴에서 열린 카리브공동체(CARICOM)에 참석했다. 미국 대통령의 참석은 33년 만의 일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에 직접 나선 것은 ‘반미 주도국’ 베네수엘라에 기운 CARICOM을 끌어안으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11일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과 만나 덕담을 주고받았다. 이 만남으로 지난해 7월 시 주석이 피델 카스트로의 자택을 직접 찾아가 “양국 관계는 영원할 것”이라면서 ‘반미 우의’를 다지던 분위기가 반전되고 있다. 멕시코는 지난해 11월 중국철도총공사와 체결한 수도 멕시코시티와 인근 케레타로를 잇는 37억5000만 달러(약 4조원) 규모의 고속철 계약을 4일 만에 전격 취소했다. 이 역시 계약의 투명성을 문제 삼은 미국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관측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올해 첫 정상회담 상대로 1월 초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을 만났다. 오바마 정부는 400여 만 명의 멕시코인을 겨냥해 지난해 불법 이민자 추방을 유예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하기도 했다. 미국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좌파 정권이 많은 남미에서 수성(守城)이 쉽지 않다. 미국이 올 3월 베네수엘라 고위 관리 7명에 대해 미국 내 자산과 은행계좌 동결 조치를 내리자 베네수엘라가 미국 외교관을 추방하는 등 갈등이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 2015-04-13
    • 좋아요
    • 코멘트
  • 中 “美, 아시아서 큰 기침소리 내며 과시”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가 한국에 상륙하면 오랜 기간 한국에 대해 호감을 가졌던 중국 여론에 큰 타격을 주고, 양국 관계의 기초를 흔들어 놓을 것이다.” 중국 관영 환추(環球)시보는 10일 ‘큰 기침소리를 내며 아시아에서 군사적 존재감을 과시하려 한다’는 제목의 사설에서 이같이 경고했다. 신문은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이 방한 중 사드에 대해 ‘요구, 협상, 결정’을 하지 않는 3불(不) 태도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이는 한국이 중국의 감정을 고려한 조치로 이해된다고 풀이했다. 신문은 이어 미국과 한국이 사드는 중국이 아닌 북한을 겨냥한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마치 ‘어린아이 달래듯 하는 말’이라고 일축했다. 신문은 “아시아에서 가장 큰 화두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과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의 육상 해상 실크로드 개발 계획)인데, 이런 시기에 카터 장관이 아시아를 방문하는 것은 ‘큰 기침’을 하며 군사동맹국에 위세를 과시하기 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신문은 특히 한국에 대해 “미국과 일본이 동맹을 강화하는 가운데 한국은 미일 노선에서 벗어나 균형을 잡으려고 진지하게 궁리하고 있으나 앞으로의 방향이 어떻게 될지는 말하기 어렵다”고 언급했다. 이는 한국이 중국이 반대하는 사드를 도입한다면 균형외교 노력이 무위로 돌아갈 수 있음을 경고한 것으로 해석된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 2015-04-1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중국 마오쩌둥 전 주석 풍자 동영상 파문…어떤 내용?

    중국 관영 중앙(CC)TV의 중견 사회자가 사석에서 마오쩌둥(毛澤東) 전 주석을 모독하는 경극 노래를 부르는 동영상이 6일 유출돼 논란이 되고 있다. 9일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 등에 따르면 매주 토요일 저녁 8시 CCTV1 채널에서 유명 예능프로그램인 ‘싱광다다오(星光大道)’를 진행하는 비푸젠 씨(畢福劍·56)가 지인들과의 식사자리에서 경극 ‘지취위호산(智取威虎山)’을 노래하면서 문화대혁명과 마오 주석을 풍자하는 노래를 불렀다. 웨이보에 올려진 약 1분 40초 분량의 동영상에서 비푸젠은 사투리와 푸퉁화(普通話·표준어)를 섞어가며 기존 노래말에 비아냥 섞인 부분을 추가했다. ‘인민해방군은 반동파를 소멸해야한다’는 가사 뒤에 ‘그런데 이길 수나 있나’, ‘인민의 군대는 인민과 환난을 함께 한다’라고 한 부분 뒤에는 ‘헛소리하네’라고 후렴구처럼 넣었다. 특히 마오 전 주석과 관련해서는 앞부분에 ‘공산당 마오 주석’이라고 언급하고 뒤에 ‘아이야 그 사람 언급도 마세요. 우리를 얼마나 힘들게 했나“라고 비꼬았다. ’머리에는 붉은 별, 양 어깨에는 혁명의 붉은 기 달고, 우리를 인도하네‘ 뒤에는 ’이건 무슨 장식인가‘라며 붉은 별과 깃발을 장식물로 비꼬았다. 그의 노래가 끝난 뒤 자리를 함께 한 사람들은 웃고 떠들며 박수를 쳤다. CCTV의 신임 녜천시(聶辰席) 사장은 7일 첫 출근해 긴급회의를 소집해 동영상이 CCTV의 인상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결론짓고 8일부터 4일간 비 씨의 방송 진행을 중단시키고 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인터넷에는 비 씨의 행위가 마오에 대한 ’불경죄‘를 저질렀다고 본다는 의견도 있지만 문화대혁명과 대약진운동으로 많은 비극이 연출돼 할말을 했다고 보는 지지 여론도 나오고 있다.베이징=구자룡특파원 bonhong@donga.com}

    • 2015-04-09
    • 좋아요
    • 코멘트
  • ‘AIIB-일대일로’ 경제적 실익 찾아… 中-베트남 급속 화해무드

    지난해 베트남에서 중국산 제품 불매운동이 벌어질 정도로 관계가 험악했던 중국과 베트남이 완연한 화해 무드로 돌아섰다. 양국은 7일 중국을 방문 중인 응우옌푸쫑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겸 공산당 총서기 간 정상회담을 계기로 관계를 개선하고 남중국해의 평화와 안정수호에 공동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중국과의 경제적 협력을 통해 실리를 추구하려는 베트남의 입장과 주변국과의 원만한 관계 구축을 통해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중국의 입장이 서로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중국과 베트남은 올해로 수교 65주년을 맞았다. 시 주석은 이날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베트남 정상회담에서 “양국 간 문제 해결의 새로운 접근 방법을 찾고, 관계 개선을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푸쫑 서기장은 “베트남도 중국과의 우호적인 분위기를 높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화답했다. 푸쫑 서기장은 특히 “베트남은 21세기 해상실크로드 건설 참여를 적극적으로 연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베트남이 지난해 10월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창설 회원국으로 참여한 것과 더불어 중국과의 경제협력 필요성을 드러낸 것으로 평가된다. 시 주석은 푸쫑 서기장의 제안을 환영하면서 “양국이 기초시설 및 금융협력 실무팀을 구성해 협력을 강화해 나가자”고 말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푸쫑 서기장이 특히 올해 말 미국 방문에 앞서 중국을 먼저 방문한 것은 중국과의 관계를 개선하려는 베트남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한편 중국은 AIIB 창설과 함께 야심 차게 추진하고 있는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과 해상의 실크로드 프로그램)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보다 많은 주변국들을 참여시켜 효과를 키우고, 영향력 확대를 도모하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 필리핀이나 베트남처럼 영토 갈등이 있는 국가들과도 ‘영토 갈등과 경제 협력’이라는 양면 실용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양국은 1950년 1월 18일 정식 외교관계를 수립한 뒤 1979년에는 전쟁까지 치를 정도로 관계가 악화됐다. 이어 1999년 장쩌민(江澤民) 총서기 시절에 양국은 ‘장기온정(長期穩定), 면향미래(面向未來), 목린우호(睦隣友好), 전면합작(全面合作)’이라는 우호 협력의 ‘16자 방침’에도 합의했다. 하지만 2012년 이후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영토주권 주장으로 공격적 외교가 시작되면서 다시 긴장감이 높아지는 등 양국 관계는 부침을 거듭하고 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 2015-04-0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KOTRA “中企 중국진출 지원”… 베이징에 ‘FTA 활용센터’ 설치

    한국과 중국 간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를 앞두고 ‘FTA 활용지원센터’와 ‘코리아비즈니스플라자’가 8일 중국 베이징(北京)의 KOTRA 무역관에 설치됐다. 민간 전문가가 자문단으로 참여하는 지원센터는 개방형 협업 시스템을 통해 한국 중소기업들의 중국 진출 및 FTA 활용을 돕는 것을 주요 임무로 하고 있다. 이 같은 센터는 베이징 외에도 상하이(上海) 청두(成都) 칭다오(靑島) 등에도 설치됐다. 현지 공관과 관련 기관을 중심으로 기능별(통관 회계 법률 등) 산업별(부품소재 소비재 등) 민간 전문가 64명을 자문단으로 꾸려 센터를 찾는 중소기업인들에게 현장에서 축적한 생생한 경험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베이징에서는 박준성 레전드 캐피털 상무, 최선 미샤 중국법인 총경리, 권대식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등 18명이 위촉됐다. KOTRA 측은 중국 내 19개 무역관을 통해 지역별로 특화된 사업 추진으로 진출 효과를 극대화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 2015-04-0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中 최대 LCD 제조업체, 중국 최초 메모리 반도체 사업 진출

    중국 최대 LCD(액정표시장치) 패널 제조업체인 징둥팡(京東方·BOE)이 중국 업체로는 처음으로 메모리 반도체 사업에 뛰어들 것으로 알려졌다. 7일 BOE 관계자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달 23일 이사회에서 최고위층 인사를 반도체 사업 담당자로 지명하고 조직 구성에 나섰다. 앞으로 약 3개월 가량이면 어떤 반도체 사업을 벌일지가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이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나오지는 않았지만 반도체를 한다면 메모리 반도체 사업을 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징둥팡이 LCD 구동 칩에 사용되는 비메모리 반도체를 먼저 생산해 자급자족한 뒤 궁극적으로는 메모리 반도체 사업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LCD 구동 칩에 사용되는 반도체도 삼성전자가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업계 소식통은 “LCD 생산 공정이나 반도체 생산공정이 비슷해 LCD 업체가 반도체 생산에 관심을 갖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메모리 반도체는 많은 투자가 필요한 대규모 장치 산업인데다 높은 기술력이 필요해 세계 1위 메모리 반도체 업체인 삼성전자에 잠재적인 경쟁자가 되기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면 추격에 가속도를 낼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무엇보다 팰리스(반도체 설계)나 파운드리(반도체 수탁 생산) 분야에 치중되어 있는 중국 업체가 메모리 반도체 산업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한 것만으로도 한국이 우려할 만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중국 정부는 반도체가 원유를 제치고 단일 품목으로는 2013년 기준 최대 수입품(2313억 달러)인데다 ‘첨단 산업의 꽃’과 같은 상징성이 있는 반도체 산업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징둥팡 관계자는 “회사가 반도체 산업에 뛰어들기로 한 것도 기존 LCD 생산과의 연관성이 큰 것은 물론 정부의 지원에 대한 기대가 크기 때문이었다”며 “이미 6개월여 전부터 회사 내부에서 물밑 작업을 벌여오다 지난달 말 책임자 지명까지 구체화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 2015-04-07
    • 좋아요
    • 코멘트
  • 재계 19위서 공중분해… 10여년 도피… 굴곡진 삶

    장진호 전 진로그룹 회장은 그리스 신화 속의 ‘이카로스’였다. 사업 확장이란 ‘날개’를 달고 날아올랐지만 너무 높이 올라간 탓에 밀랍으로 붙인 날개가 뜨거운 태양열에 녹아버렸다. 캄보디아와 중국을 떠돌며 10년간 도피생활을 해온 ‘비운의 황태자’ 장 전 회장이 3일(현지 시간)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심장마비로 숨졌다. 향년 63세. 5일 주중국 한국대사관 등에 따르면 장 전 회장은 3일 오전 베이징 자택에서 심장마비 증세로 쓰러져 결국 사망했다. 유족들은 현지에서 화장 절차를 진행한 후 한국에서 장례식을 다시 한 번 치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 전 회장은 소주 ‘참이슬’과 두꺼비 로고로 잘 알려진 주류업체 진로의 흥망성쇠를 함께한 인물이다. 진로는 국내 소주업계의 ‘절대 강자’였다. 국내 소주 시장은 1960년대까지 진로와 삼학이 양분하는 구도였으나 1970년대 초 삼학이 세금포탈 사건으로 몰락한 뒤부터 진로의 독주 체제가 이어졌다. 1977년엔 진로소주 빈 병에 다른 소주와 물을 섞은 가짜 진로소주를 유통시키던 조직이 적발될 만큼 인기가 높았다. 일부 지역의 가게에선 자기 지역 소주 3병을 사는 사람에게만 진로소주 1병을 팔 정도였다. 고려대 경영학과를 나와 1979년 진로에 입사한 장 전 회장은 창업자인 부친 장학엽 전 회장의 뒤를 이어 1988년 제2대 회장에 취임했다. 이후 그는 진로를 소주 전문기업에서 대기업으로 성장시켰다. 1992년에는 진로쿠어스맥주를 설립해 ‘카스’를 내놓으며 맥주 시장에 뛰어들었고 전선 제조, 건설, 운송, 백화점, 화장품 등으로 사업 분야를 넓혀 나갔다. 그러나 무리한 사세 확장은 결국 진로그룹과 장 전 회장의 발목을 잡았다. 진로그룹은 한때 20개가 넘는 계열사를 거느리며 재계 19위까지 올랐으나 1997년 닥친 외환위기 전후로 심각한 자금난에 시달리게 됐다. 진로그룹은 그해 7월 프로농구단 ‘진로매카스’를 SK텔레콤에 매각하고 1999년에는 자회사 진로쿠어스맥주도 오비맥주에 매각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힘썼지만 악화된 경영 상태를 되돌리기엔 역부족이었다. 결국 진로그룹은 2003년 법정관리와 계열사 분할 매각 등을 통해 공중분해됐다. 장 전 회장은 이 과정에서 분식회계, 비자금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됐으며 2004년 10월 항소심에서 징역 2년 6개월,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장 전 회장의 기약 없는 도피 생활이 시작된 것은 집행유예 중이던 2005년부터다. 그는 진로그룹을 되찾으려는 의지가 강했지만 보유 지분 전량이 소각되는 등 경영 복귀가 사실상 불가능했다. 장 전 회장은 캄보디아와 중국을 떠돌며 현지에서 은행, 부동산개발회사, 카지노 등을 운영하며 재기를 노렸지만 성과를 내진 못했다. 오랜 도피 생활로 지친 그는 지인들에게 잘못 알려진 점이 많다고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로 역시 장 전 회장처럼 여러 차례 우여곡절을 겪었다. 1997년에는 회사의 부도를 막기 위해 임직원들이 나서 회사 살리기 운동을 벌였다. 2003년 법정관리를 앞두고는 무기한 조업 중단을 선언했던 노조가 ‘참이슬’만큼은 살려야 한다며 조업에 복귀하기도 했다. 진로는 결국 2005년 하이트맥주에 인수됐다.박창규 기자 kyu@donga.com /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 2015-04-0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저우융캉에 ‘국가기밀 고의 누설’ 적용… 사형까지 가능

    중국 검찰이 3일 부패 혐의로 사법기관에 넘겨졌던 저우융캉(周永康·사진) 전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겸 중앙정법위원회 서기를 기소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이 세워진 뒤 마오쩌둥(毛澤東) 시절부터 4세대인 후진타오(胡錦濤) 지도부에 이르기까지 공산당 최고지도부인 상무위원을 지낸 인물 중 비리 혐의로 사법처리된 것은 처음이다. 개혁개방 이후 ‘정치국 상무위원은 처벌하지 않는다’는 ‘형불상상위(刑不上常委)’ 불문율이 깨진 것이다. 1976년 문화대혁명 후 4인방 처리 과정에서 장춘차오(張春橋) 정치국 상무위원 겸 부총리가 재판에 넘겨져 사형을 선고받았으나 정치투쟁의 성격이 짙었다. 톈진(天津) 시 인민검찰원은 톈진 시 제1중급인민법원에 저우 전 상무위원에 대한 공소장을 제출했다. 기소 및 재판을 톈진 시에서 하는 것은 저우 전 서기와 연고가 없는 곳에서 재판을 진행해 외압을 막기 위한 것이다. 검찰은 소장에서 저우 전 상무위원의 범죄 혐의를 뇌물수수, 직권남용, 국가기밀 고의 누설 등 3가지로 제시했다. 검찰은 “피고인 저우융캉은 중국석유천연가스집단(CNPC·중국석유) 총경리, 쓰촨(四川) 성 당서기, 정치국 위원, 공안부장, 국무위원,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중앙정법위 서기 등의 재임 기간에 직무상 편의를 이용해 자신과 타인을 위해 이익을 도모하고 타인으로부터 거액의 재물을 불법적으로 받았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어 “권력을 남용해 공공의 재산과 국가, 인민의 이익에 중대한 손해를 끼쳤다”면서 “사회적으로 매우 큰 악영향을 끼쳐 죄질이 엄중하다”고 밝혔다. 검찰은 특히 “국가기밀 보호법 규정을 위반해 고의적으로 국가기밀을 누설함으로써 죄질이 특히 엄중하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그의 공산당 당적을 박탈하고 검찰로 이송하면서 제시한 당의 기율위반, 청렴 자율규정 위반, 간통과 성매수 등 나머지 3가지 혐의는 적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기소 혐의에 국가기밀 누설이 공식적으로 포함돼 재판에서 최고 사형까지도 선고될 수 있다. 중국은 문혁과 4인방 숙청의 풍파를 겪은 후 헌법상 최고 권력기구인 전국인민대표대회나 최고 행정집행기구인 국무원 고위직을 겸하는 공산당 최고 지도부에 대우 및 집단지도체제 운영 등을 위해 상무위원이나 정치국 위원에 대해서는 처벌 수위를 낮췄다. 하지만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취임한 이후 강력한 반(反)부패 수사에 따라 후진타오 시대 사법 및 공안 분야의 1인자로 꼽히던 저우 전 상무위원은 법정에 서게 됐다. 그는 석유 사업과 관련된 파벌 세력인 ‘석유방(石油幇)’을 이끌다 사정에 걸려들었다. 그에게 적용된 국가기밀 누설죄는 부패 혐의 등으로 낙마한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重慶) 시 서기와 함께 정변을 기도했다는 설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홍콩 언론은 “저우 전 상무위원에 대한 기소로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 쩡칭훙(曾慶紅) 전 부주석, 원자바오(溫家寶) 전 총리, 리펑(李鵬) 전 총리 등 ‘더 큰 호랑이’에 대한 조사가 진행될지 관심”이라고 전했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 2015-04-0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현대車 창저우 4공장 첫삽… 中시장 빅3 굳히기

    현대자동차가 3일 중국 허베이(河北) 성 창저우(滄州)에 연간 생산 30만 대 규모의 중국 제4공장 기공식을 갖고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 공략에 나섰다. 중국 중서부 공략을 위해서는 올해 하반기 연간 30만 대 규모의 충칭(重慶) 량장신취(兩江新區) 공장도 착공할 예정이다. 베이징(北京)에서 230km가량 동남쪽에 위치한 창저우 4공장은 내년 말 연산 20만 대 규모로 완공해 2018년까지 생산 능력을 30만 대로 늘릴 예정이다. 창저우 공장은 192만 m²의 부지에 건평 25만 m²로 건설된다.○ “한중 경제협력의 모범 사례” 현대차 창저우와 충칭 공장 건설은 지난해 7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방한 시 박근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후 본격 진행됐다. 기공식에 참석한 김장수 주중대사도 “현대자동차와 베이징자동차의 합작은 한중 경제협력의 모범 사례”라며 “창저우에서 현대차 신화를 다시 쓰게 된 것을 축하한다”고 말했다. 기공식에는 김 대사를 비롯해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장칭웨이(張慶偉) 허베이 성 성장, 쉬허이(徐和誼) 베이징현대 동사장(董事長·이사장) 등 내외빈 600여 명이 참석했다. 정 부회장은 “중국의 수도권 통합 개발 발전 전략에 따라 세워지는 창저우 공장 기공식은 중국에서 또 하나의 기적이 시작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징진지’ 개발 계획과 연계 현대차는 중서부 지역 공략을 위해 2013년 5월부터 충칭 공장 설립을 추진했지만 중국 정부가 베이징과 톈진(天津), 허베이 성을 묶는 중부권 통합의 ‘징진지(京津冀)’ 개발 계획을 추진하면서 허베이에도 공장 설립을 요구해 두 지역으로 나눠 공장을 세우게 됐다. 징진지 계획은 2022년까지 집권할 예정인 시진핑 정부의 핵심 프로젝트인 데다 창저우가 가진 지리적 특징 등으로 창저우 공장 건설에 따른 기대가 크다고 현대차 측은 설명했다. 먼저 창저우 공장은 현대차 베이징 1, 2, 3공장과 215km가량 떨어져 기존 부품 협력 업체들이 별도의 공장 설립 없이 부품을 공급할 수 있고, 현대차의 부품 물류기지가 있는 톈진 항과도 1시간 거리여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창저우는 징후(京호·베이징∼상하이) 고속철도 등 5개 간선철도와 7개 고속도로가 연결되는 교통 중심지다. ○ 글로벌 업체 각축 속 ‘빅3’ 굳히기 중국국가정보센터에 따르면 중국 승용차 시장은 2015년 1849만 대에서 2020년에는 2617만 대로 성장하고, 전체 자동차 수요도 같은 기간 2632만 대에서 3490만 대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완성차 관세가 22.5%에 달해 현지 공장이 꼭 필요하다. 중국내 최대 생산 판매업체인 폴크스바겐은 2018년 승용차 생산을 500만 대까지 늘릴 목표를 세워놓고 있으며 2위인 GM도 2017년까지 290만 대, 현대차에 이어 4위인 르노 닛산은 2018년까지 210만 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승용차 179만 대를 포함헤 195만 대 생산체제를 갖춘 현대·기아차는 올해 창저우와 충칭에 4, 5공장을 착공하고, 옌청(鹽城) 기아차 공장의 생산도 15만 대 늘려 2018년까지 승용차 254만 대, 총 생산능력을 270만 대까지 올려 중국내 ‘빅3’를 더욱 굳힐 계획이다.창저우=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 2015-04-0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中언론 “21세기는 미국의 세기 아니다”…‘AIIB 콧대’ 높아진 中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모두 50개국이 창립회원국 신청을 한 것으로 최종 집계됐다. 예상을 뛰어넘는 성과로 AIIB 창설을 둘러싼 미국과의 경쟁에서 중국이 ‘완승’을 거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관영 언론은 즉각 “21세기는 미국의 세기가 아니다”(환추시보), “파워 패러다임이 (미국에서 중국으로) 변하고 있음을 상징한다”(신화통신)고 의미를 부여했다. 환추시보는 2일 사설에서 “중국의 경제 총량이 미국에 가까워지고, 미국은 AIIB에 대해 동맹국들의 태도도 결정하지 못하는데 21세기를 여전히 미국의 세기라고 하면 사람들은 이를 믿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설 제목은 ‘21세기는 중국의 세기도 아니지만 미국의 세기도 아니다’라고 붙였다. 사실상 ‘미국의 세기는 끝났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사설은 미국 하버드대 조셉 나이 교수가 “미국이 경제적으로는 중국에 추월될 가능성이 있지만 정치 군사력 등은 강대해 미국의 세기가 앞으로 수십 년 계속될 것”이라고 한 것은 맞지 않는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환추시보는 앞서 1일 사설에서는 중국이 세계의 중심이라는 중화주의를 거침없이 드러냈다. 사설은 “중국은 고대에 자국을 천하의 중심으로 생각하고 주변 세계를 오랑캐로 여겼다. 동아시아에서는 주변 모든 국가가 중국에 조공을 오는 체계(万邦來朝)가 갖춰져 중국 성세를 나타냈다”고 강조했다. AIIB가 정식 출범하기도 전에 터져 나온 관영 언론들의 자화자찬(自畵自讚)에 대해 일각에서는 중국이 앞으로 다양한 회원국들을 상대로 설득력 있는 지도력을 발휘할지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온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 2015-04-02
    • 좋아요
    • 코멘트
  • 대만, AIIB 창립회원국으로 참여…‘굴욕적인 가입’ 내부 반발 확산

    중국이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창설에는 순조로운 첫발을 내딛었지만 대만과의 관계에서는 악재를 낳았다. 대만이 가입 과정에서 굴욕을 당했다며 내부 반발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만은 지난달 31일 오후 6시 AIIB 창립회원국 가입 마감 직전에 가입 의향서를 제출했다. 다만 다른 국가들이 ‘AIIB 임시 사무국’을 통해 제출한 반면 대만은 중국 국무원 산하 대만판공실에 의향서를 내고 대만판공실이 사무국에 신청했다. 1일 대만 야당인 민진당의 차이잉원(蔡英文) 주석은 “중요한 일을 사전에 국회와 상의 없이 졸속 처리했을 뿐만 아니라 대만판공실을 통해 신청해 주도록 요청한 것은 국격(國格)을 떨어뜨린 행위”라고 비난했다. 중국 재정부는 지난달 31일까지 접수된 가입 신청국을 발표하면서 대만은 언급하지도 않았다. 대만을 국가가 아닌 중국의 한 개 지방정부인 성(省)으로 여기고 있음을 확인한 것이다. 화춘잉(華春瑩)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달 31일 “(대만의 가입으로) 두 개의 중국, 혹은 하나의 중국과 하나의 대만이라는 문제가 출현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오즈궈(毛治國) 대만 행정원장(국무총리 격)도 “AIIB에 가입하는 대만 명칭을 ‘중국 타이베이’로 하라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 ‘중화 타이베이’가 최소한의 국제관례”라고 반발했다. 이런 점을 미뤄볼 때 명칭에 대한 합의도 없이 서둘러 가입의향서를 낸 것으로 풀이된다. 대만의 일부 국민들은 ‘굴욕적인 가입’이라며 항의 시위에 나섰다. 중국은 대만이 세계보건기구(WHO)와 아시안 게임과 같은 스포츠 행사 참가 외에는 대만의 국제기구 가입에 반대하고 있다. 중국은 이번에 자국이 주도하는 AIIB에는 대만도 가입도록 해 영향력을 확인하면서도 ‘일국양제(一國兩制·하나의 중국, 두 개의 체제)’를 강조하다 반발을 사고 있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 2015-04-02
    • 좋아요
    • 코멘트
  • [책의 향기/글로벌 북 카페]몽골족 출신 작가들 “늑대를 신성시? 유목민에겐 천적”

    한족 소설가 뤼자민(呂嘉民)이 2004년 출간한 자전적 소설 ‘늑대 토템’(원제 랑투텅·狼圖騰)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다.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가 상영돼 큰 인기를 끌자, 몽골족 출신 작가들이 소설 내용에 이의를 제기하면서다. 소설에선 늑대가 몽골족의 토템(신성시하는 상징물)으로 묘사됐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이 책은 39개 언어로 번역돼 지난 10년 동안 한국 등 110여 개국에서 출판됐다. 책은 문화대혁명(1966∼1976년) 초 네이멍구의 한 시골에 하방운동(중국 공산당 당원 및 국가공무원을 농촌에 보내 일하도록 한 운동)을 간 한족 청년이 환경 파괴로 생존을 위협받는 늑대 무리와 몽골족 유목민의 유대 관계를 마주하고 성찰하는 내용이다. 늑대의 용맹과 조직력, 불굴의 투쟁 정신, 인간과의 교감 등이 광활한 초원을 토대로 펼쳐진다. 프랑스의 장자크 아노 감독이 7년에 걸쳐 이 소설을 스크린에 옮기는 작업을 했고 올해 2월 춘제(春節·설날)에 개봉해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태어난 지 12일밖에 지나지 않은 새끼 늑대 17마리를 어미의 품에서 빼내 훈련시켜서 영화의 사실감을 더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아노 감독은 오스트리아의 유명 산악인 하인리히 하러가 쓴 책 ‘티베트에서의 7년’을 1997년 동명의 영화로 만든 인물이다. 하러가 티베트에서 지내면서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와 교류를 나눈 경험을 담은 내용이다. 그는 이 영화 때문에 한동안 중국 입국 금지를 당했다. 몽골족 출신 소설가 궈쉐보(郭雪波)는 최근 자신의 웨이보(중국판 트위터)를 통해 “소설에서 몽골족이 늑대 토템을 갖고 있다고 묘사한 것은 진실 왜곡”이라면서 “작가 장룽(姜戎·소설가의 필명)이 늑대의 반인류 파시스트 정신을 몽골족에게 뒤집어씌웠다”고 반박했다. 몽골족 역사에 천착해 온 궈 씨는 “몽골족은 처음에는 샤먼교를 믿다가 이후에 불교를 신봉했으나 늑대를 토템 대상으로 한 적은 없다. 오히려 늑대는 천적이었다”고 말했다. 중국작가협회 회원이기도 한 궈 씨는 “소설에 늑대가 조직생활을 하는 것으로 나와 있지만 늑대는 단체정신이 없는 것은 물론이고 탐욕스럽고 잔인하다”면서 “작가는 초원에 고작 3년 머무른 한족 청년”이라며 일천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소설이라고 폄하했다. 역시 몽골족인 네이멍구사범대 몽골어문학과 만취안(滿全) 주임도 “역사 기록에 늑대를 몽골의 토템으로 기재하고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몽골인의 정서로도 늑대는 조상의 토템이 될 수 없으며 받아들일 수도 없다”며 “몽골 유목 민족에게 늑대는 적이며, 유목민과 함께 하는 양, 소, 말에게 늑대는 천적”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한 영화평론가는 “늑대가 몽골족의 토템이었는지 아닌지를 떠나 ‘랑투텅’ 소설과 영화가 인기를 끄는 것은 그 정신 때문”이라며 “점차 생존환경이 어려워지는 현대에 생명과 존엄을 위해 싸우는 늑대의 도도한 정신을 갈구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 2015-04-0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청년드림 中창업경진대회 현장… ‘온라인 맞춤복 서비스’ 최우수상

    동아일보와 KOTRA, 우리은행 중국유한공사가 공동 주최하고 삼성이 후원하는 제2회 청년드림 중국 창업경진대회가 지난달 26일 베이징 리두 크라운플라자 호텔에서 열렸다. 예선에 참가한 17개 팀 중 본선에 진출한 8개 팀은 이날 다양한 아이디어로 예비 창업의 꿈을 펼쳤다. 1위 최우수상은 온라인 남성복 맞춤 O2O 서비스를 내놓은 ‘십분정제(十分定制)’팀이 차지했다. 이 팀은 베이징대 광화관리학원에 유학 중인 이충영 박민수 학생과 중국 학생 2명으로 구성된 ‘한중 연합팀’. 이들은 최근 젊은층과 전문 직장인 사이에서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자신만의 스타일을 추구하는 트렌드가 중국에서도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팀 명칭 ‘십분’은 ‘10분 빠르다’(남들보다 먼저 트렌드를 쫓아가겠다)는 뜻을 담았고, 중국어로 ‘스펀(十分)’은 ‘충분히’라는 의미가 있어 고객의 요구를 충분히 만족시키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고 이 씨는 설명했다. ‘정제’는 중국어로 맞춤 제작을 뜻한다. 인터넷이나 전화, 중국판 카톡인 위챗 등으로 신청하면 스타일리스트가 방문해서 각 개인에게 맞도록 스타일링 조언을 하고 옷을 제작해 배달한다. 이 씨는 “기존에 기성복으로 팔고 있는 셔츠나 양복 중에는 서양인의 체형에 맞춰져 있는 것이 많아 중국인들에게 맞는 스타일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씨는 “회원의 경우 6개월마다 방문해 체형 변화를 업데이트하고, 저장된 체형 정보를 토대로 자신만의 다양한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십분정제팀은 이르면 1, 2개월 내로 창업할 계획이다. 2위(우수상)는 대학생들에게 무료로 문서 복사를 해주고 대신 복사지 여백에 광고를 넣는 ‘무료 복사 광고 프린터 서비스’를 발표한 iPrintBar팀이 차지했다. 이들 역시 김영욱 허정혁 베이징대 광화관리학원 학생 등 한국인 3명과, 중국인 학부 및 석·박사 학생 3명 등 6명의 한중 연합팀이다. 한국에서는 지난해 학생 39만 명이 이미 무료 프린팅을 이용했으나 중국에서는 시작되지 않았다. 이 팀이 잠재 광고주인 스타트업과 중소 정보기술(IT)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A4용지 한 장에 0.3위안(약 50원)가량의 광고비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중국 대학에서 복사비는 A4용지 한 장당 0.1위안이다. 한 장당 0.3위안인 광고비는 복사비와 회사 운영비 등을 합친 것이다. 김영욱 씨는 “대학생들에게 지명도를 높이려는 한국이나 중국의 대기업들도 관심을 가질 것으로 확신한다”고 사업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응원상은 이번 경진대회를 위해 한국에서 건너와 참가한 고려대 중문과 조영훈 씨와 중국인 유학생인 심리학과 리민(李旻) 씨로 구성된 한중 합작팀. 중국 내에서 한국어를 배우려는 중국인들에게 한국의 대학생 선생님을 연결해주는 플랫폼을 운영하는 것이다. 현재 시범 단계로 하루 20분씩 1개월 20회에 500위안(약 8만5000원) 정도를 수업료로 책정하고 있다. 수업시간은 교사와 수강생이 맞춤으로 정하면 된다. 고향이 베이징인 리 씨는 중국 학생 모집을 위한 마케팅을 하고 조 씨는 보다 성실하고 유능한 전화 학습 교사를 선발하는 역할을 맡았다. 심사위원인 박해열 KOTRA 베이징 무역관 부관장은 “올해로 두 번째인 경진대회 발표 내용 중에는 중국 내 신소비 패턴을 반영하는 참신한 아이디어가 늘고 있다”고 평가하고 “다만 신사업 모델의 경우 법률과 제도적인 제약이 없는지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날 발표된 다른 사업 아이디어는 자동차 수리 때 최단시간 내에 신뢰할 수 있는 공업사로부터 최저 가격의 견적을 받아볼 수 있는 스마트폰 앱, 한국산 유아용품을 중국에 판매하는 유통 서비스 관련 사업, 병원 통원 도우미 서비스, 중국인 여성들에게 한국의 성형외과와 피부과를 소개하는 앱, 완벽한 실내 정화 시스템 개발 등이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임규진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장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참신한 아이템을 가진 젊은이들을 발굴해 창업의 길을 열어주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 2015-04-0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中 ‘창공 굴기’… 西태평양서 첫 공군훈련

    중국 공군의 주력 전략폭격기로 작전 반경이 3500km에 이르는 훙(轟)-6K ‘잔선(戰神)’이 중국 공군으로는 처음으로 서태평양에서 원양 훈련을 실시했다고 선진커(申進科) 공군 대변인이 지난달 30일 발표했다. 중국 국방부가 운영하는 중궈쥔왕(中國軍網)에 따르면 선 대변인은 “이번 원양 훈련은 필리핀과 대만 사이에 있는 바시 해협을 거쳐 서태평양으로 이동해 실시됐다”며 “처음으로 공군기 편대가 서태평양에서 훈련을 실시해 공군의 원해 기동 작전 능력을 높였다”고 말했다. 중국 언론은 이에 대해 중국이 해양 굴기를 앞세워 군함과 공군이 동시에 작전 반경을 넓히면서 입체적인 작전이 가능해지고 있다고 풀이했다. 선 대변인은 “이번 훈련은 그 어떤 특정 국가나 목표를 겨냥하지 않았고 그 어떤 국가나 지역에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궈쥔왕은 훙-6K가 도열해 있는 사진(사진)도 소개했다. 관차저왕(觀察者網)은 31일 “중국 국방부가 훙-6K 신형 전략폭격기들이 무리지어 서 있는 장면을 공개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이 폭격기가 대량으로 배치됐음을 보여 준다고 주장했다. 중국의 훙-6 계열 폭격기는 옛 소련의 TU-16을 도입해 개량 생산한 것으로 핵폭탄, 공대함 및 공대지 미사일을 장착할 수 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 2015-04-0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AIIB 창립회원국 45개국 넘을 듯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창립 회원국 신청 마감일인 31일 45개국 이상이 가입 신청서를 냈다고 중국 언론이 31일 보도했다. 중국 재정부는 지난달 30일 이집트와 핀란드 등이 AIIB 가입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집트는 아프리카에서는 처음으로 신청했다. 31일에도 스웨덴과 키르기스스탄이 가입 신청을 했다. 창립 회원국 지위를 얻은 국가는 가입 의사를 일찍 밝힌 영국을 포함해 30개국에 이른다. 지난달 말에 가입을 신청한 한국 프랑스 독일 등 14개국도 이달 중순 창립 회원국 지위를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언론은 31일 가입 신청 마감까지 몇 개국이 더 추가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로써 세계 주요 국가 중 미국 일본 캐나다만 참여하지 않았다. 일본은 공식적으로 ‘AIIB 참여 불가’ 방침을 밝혔다.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31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AIIB 운영의 공정성과 투명성 확보에 대해) 중국에 수차례 문제를 제기했으나 명쾌한 설명이 없다”고 말했다. 지난달 29일 중국을 방문한 제이컵 루 미국 재무장관은 “AIIB와의 협력을 희망한다”고 말했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 2015-04-0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시진핑 ‘아시아의 종주국’ 선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8일 아시아의 운명공동체 구축을 주창하면서 중국이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을 강조해 미래 아시아 발전에서 사실상 중국이 종주국이 될 것임을 밝혔다. 시 주석은 이날 ‘아시아판 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보아오(博鰲)포럼 2015년 연차총회 개막식 기조연설에서 “아시아가 운명 공동체를 향해 나아감으로써 새로운 미래를 개척해 나가자”고 촉구했다. 이날 연설은 집권 3년 차를 맞아 국내적으로 반부패 투쟁 등에서 일정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시 주석의 외교에서의 자신감을 나타냈다. 시 주석은 중국 주도의 아시아 공동체 구축을 위한 구체적인 전략도 제시했다. 중국이 먼저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과 더욱 긴밀한 운명 공동체를 건설하고 이어 아세안과 한중일 3국이 2020년까지 동아시아 경제공동체를 건설하도록 노력하자고 제안했다. 시 주석은 2013년 자신이 직접 제안한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 및 해상 실크로드)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을 아시아 협력의 중요한 수단으로 다시 강조했다. 시 주석 연설에 맞춰 중국 정부는 이날 일대일로에 대한 구체적인 행동 계획도 발표했다. 시 주석이 ‘아시아 공동 운명체’ 구축에 있어 보다 많은 아시아 국가들이 자신들만의 발전의 길을 찾았다며 ‘아시아의 길’을 강조한 것은 외교적으로 미국 등 외부 세력의 개입을 배제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해군력 강화로 미군 등의 아시아 ‘접근 거부’ 전략을 펴는 중국의 ‘외교 전략상의 접근 거부’로 풀이된다. 한편 시 주석은 “올해 세계 반(反)파시즘 전쟁 70주년을 맞아 역사를 분명히 기억하도록 한다”며 침략의 역사를 반성하지 않는 일본을 겨냥하기도 했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 2015-03-3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각국 상품 10조달러 수입”… 지갑 열며 손짓한 시진핑

    ‘아시아판 다보스포럼’인 보아오(博鰲)포럼의 28일 연차총회 개막 연설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연설은 갈수록 커지는 중국의 국력과 세계 속 중국의 위상을 고스란히 확인할 수 있는 무대였다. 시 주석은 중국이 아시아의 운명공동체 건설을 주창하면서 ‘일대일로(一帶一路·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대륙의 육로와 바닷길을 아우르겠다는 경제 구상)’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등을 통해 새로운 경제 질서를 주도해 나가겠다는 강한 의지를 밝혔다. 침략 역사를 반성하지 않는 일본을 겨냥해 비판적인 메시지를 던졌는가 하면 “대국(大國)은 지역과 세계 평화 발전에 더 큰 책임을 지는 것이지 지역과 국제 사무를 농단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미국도 강한 어조로 비난했다. 시 주석의 발언은 최근 ‘AIIB 전투’에서 미국에 완승을 거둔 직후여서 무게감은 특별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시 주석은 32분간에 걸친 연설에서 중국이 세계 3위의 경제 대국으로서 시장을 제공하고 투자를 주도하면서 아시아 개발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아시아 공동체 건설’은 중국이 주도하지 않는다면 쉽지 않으리라는 것을 시사한 것이다. 공동체 건설을 위한 구체적인 과제로는 한중일 3국과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간의 경제공동체, 아시아의 자유무역 네트워크 건설이라고 제시했다. 이번 포럼의 핵심 주제가 ‘일대일로와 AIIB’였던 것도 중국이 주도적으로 아시아를 견인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읽힌다. 시 주석은 “일대일로는 공허한 구호가 아니다. 이미 60여 개국과 국제단체가 참가에 긍정적인 의사를 표명했다”며 “독주곡이 아니라 합창곡”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이번 포럼에서도 AIIB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은 뜨거웠다. 포럼에 참가한 러시아와 대만을 포함해 28일까지 덴마크 네덜란드 브라질 등이 가입을 선언해 참여국은 42개로 늘었다. 신화통신은 “아시아에서 미국의 동맹국인 호주도 곧 참가를 선언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높아지고 있는 이 같은 선진각국의 열기는 4조 달러가 넘는 막대한 외환보유액을 가진 중국의 경제력에서 얻을 수 있는 실리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시 주석은 연설에서 중·저속 성장을 특징으로 하는 중국 경제의 ‘뉴노멀(신창타이·新常態) 시대’에 대해 구체적인 수치들을 언급하며 자신감을 피력하기도 했다. 그는 “과거 두 자릿수 성장에는 못 미치지만 7% 성장은 경제의 총규모를 감안하면 대단한 것”이라면서 “각국에 더 많은 시장과 성장 투자 협력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앞으로 5년간 중국이 상품 수입 규모를 10조 달러 이상, 대외 투자는 5000억 달러 이상으로 각각 늘리고 외국 관광을 떠나는 중국인도 연인원 5억 명이 넘을 것”이라며 중국이 그만큼 잠재력 있는 시장이라는 점을 직접 홍보하기도 했다. 시 주석은 이날 “냉전적 사유를 버리고 신(新)안전 이념에 입각해 새로운 공존과 윈윈을 모색하는 아시아 안전의 길을 찾아야 한다”며 경제를 넘어 ‘가치관’ 분야까지 세계를 주도하겠다는 메시지를 명확히 했다. ‘아시아 신안전 개념’을 강조한 것은 외부 세력의 배제를 염두에 둔 것으로 ‘아시아 회귀 전략’을 펴는 미국을 겨냥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연설 서두에서는 “반파시스트 전쟁 및 중국 인민항쟁 승리 70주년을 맞아 역사를 보다 분명히 새길 때가 됐다”고 운을 뗀 데 이어 마무리할 때는 “역사를 되돌아보면 무력으로 자기의 발전 목표를 실현하려 했던 국가는 결국에는 모두 실패했다”고 재차 강조해 일본을 겨냥한 비판 메시지도 분명히 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미 의회 연설(4월 29일)을 앞두고 미일 간 신밀월 분위기가 퍼지는 가운데 아시아에서 지배력을 회복하려는 일본에 쐐기를 박으려는 의도로 보인다. 한편 시 주석은 ‘부물지부제 물지정야(夫物之不齊 物之情也·천지에 같은 것이 없다는 것은 자연의 이치)’라는 ‘맹자’의 구절을 인용하면서 “서로 다른 문명 사이에 우열은 없다. 오직 특색의 차이가 있을 뿐”이라고 말해 아시아 내 각 문명 간 교류와 융화도 강조했다. 26일 시작된 보아오 포럼은 나흘간의 일정을 마치고 29일 폐막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 2015-03-3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中, AIIB 이사회에 투자결정권 이관… 한국 마음 돌려

    한국 정부가 중국 주도의 국제금융기구인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가입하기로 결심을 굳힌 계기는 이 기구의 지배구조가 우려했던 것보다 ‘민주화’됐다는 점이다. 당초 중국은 중국이 선임하는 AIIB 경영진이 투자 결정 등을 도맡도록 해 한국, 미국 등으로부터 경영구조가 비민주적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최근 중국은 한국 등 회원국들이 참가하는 이사회가 AIIB의 중요 정책을 결정하도록 방침을 바꿨다. 기획재정부는 27일 브리핑을 통해 “AIIB 지배구조 문제, 개발에 따른 이주 시 보상 문제 등에 있어서 중국이 국제규범을 따를 것이라는 내용이 AIIB 협정문에 반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AIIB 이사회는 상근이사를 두는 상임체제가 아니라 2, 3개월에 한 번씩 사안이 있을 때마다 모이는 비상임 체제여서 AIIB 사무국이 실질적 지배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우려는 여전히 남아 있다. ○ “최대 주주인 중국 지분 30%대 중반 될 것” AIIB는 아시아권 개발도상국에 개발자금을 빌려주고 부족한 사회간접자본 공사를 지원하기 위해 설립되는 기구다. 이 은행의 투자의사 결정권을 이사회가 갖게 되면 이사회에 참여하는 회원국들의 목소리가 반영될 여지가 커진다. 또 특정 사안에 대해 찬반을 가릴 때 지분뿐 아니라 이사의 수도 감안하기 때문에 한두 개 국가가 투자의 방향을 완전히 좌우하기 어렵다. 다만 송인창 기재부 국제금융국장은 “이사회 멤버가 ‘상주’하지 않는 것과 관련해서는 더 진전이 있어야 한다”며 “향후 협상 참여 시 이 부분에 대해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AIIB 참여를 통해 7300억 달러(약 806조 원)로 추산되는 아시아 개발시장에 국내 건설업체 등이 진출할 기회를 확보하는 한편 국제금융 시장에서 한국의 위상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런 경제적 실익을 최대한 얻어내려면 지분을 많이 확보해 주요 주주로 참여해야 한다. 당초 한국은 중국에 이어 2대 주주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지만 인도, 호주, 영국, 프랑스 등 경제 규모가 큰 역내외 국가들이 대거 참여하면서 한국의 몫은 줄게 됐다. AIIB 지분은 국내총생산(GDP)을 핵심 기준으로 하면서 국가별 자본금 납입 의사 등을 고려해 정해진다. 아시아태평양 역내국과 유럽 등 역외국 사이의 지분 한도, 소규모 국가에 부여하는 최소 지분 등에 따라 한국의 지분이 결정된다. 외교부 당국자는 “GDP 기준으로만 계산하면 5% 전후나 5%를 조금 넘는 수준의 지분을 얻어 중국, 인도, 호주에 이어 4번째 주주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한국보다 GDP 규모가 큰 인도나 호주가 납입금을 적게 낼 경우 한국 지분이 상대적으로 늘어날 수도 있다. 이 당국자는 최대 주주인 중국의 지분이 30%대 중반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은 애써 ‘태연’, 일본은 ‘당황’ 한국이 AIIB에 가입하기로 결정하자 중국은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며 즉각 반겼다. 반면 미국은 애써 태연한 반응을 보였고 일본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중국 재정부는 27일 홈페이지에 올린 논평에서 “중국은 (한국의 가입 신청에 대해) 기존 예정 창립 회원국들의 의견을 수렴하게 될 것”이라며 “순조롭게 통과된다면 한국은 4월 11일 정식으로 예정 창립 회원국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정부의 환영 입장에 맞춰 중국 관영 언론들은 한국의 참여를 반기는 사설과 논평을 잇달아 내놨다. 관영 신화통신은 27일 “한국이 8개월간의 깊은 고민 끝에 국익을 선택했다”고 평가했다. 관영 환추(環球)시보는 이날 사설에서 “한국의 AIIB 가입은 늦었지만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어려운 균형을 잡은 결정이었다”라고 환영했다. 미국 정부는 겉으로는 태연한 반응을 보였다. 제프 래스키 국무부 공보과장은 26일(현지 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일련의 국가가 최근 AIIB 가입 결정을 내렸는데 그것은 그들 국가의 결정”이라고 말했다. 한국 외교부 당국자는 “미국의 태도는 끝까지 ‘AIIB에 어서 가입하세요’라는 식은 아니었다”라고 전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AIIB 지배구조 등의 투명성이 담보되지 않는 한 일본 정부는 여전히 참가에 신중하다”라고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아시아 지역 인프라 시장 경쟁에서 한국에 뒤처질 우려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세계은행(WB) 등 국제기관과 연대하고 있고 민간의 노하우가 있다”고 했다. 하지만 아사히신문은 “아시아 인프라 시장에서 경쟁하는 라이벌(한국)의 결단으로 일본 정부가 궁지에 몰렸다”라고 평가했다.세종=홍수용 legman@donga.com / 조숭호 기자/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 2015-03-2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청년드림 중국 창업경진대회 개최

    동아일보와 KOTRA, 우리은행 중국유한공사가 공동 주최하고 삼성이 후원하는 제2회 ‘청년드림 중국 창업경진대회’가 26일 베이징 리두 크라운플라자 호텔에서 열렸다. 온라인 남성복 맞춤 제작 사업(O2O)을 발표한 유학생 예비 창업자 모임 ‘십분정제(十分定制)’팀이 최우수상을 받았다. 왼쪽부터 이상민 우리은행 중국유한공사 부장, 임규진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장, 조영훈 전화한국어팀 대표, 이충영 십분정제팀 대표, 김영욱 iPrintBar팀 대표, 윤효춘 KOTRA 중국지역본부장, 김성훈 국련투자자문 대표.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 2015-03-2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