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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텍사스주 한 고등학교에서 18일(현지 시간) 총격 사건이 발생해 최소 8명이 사망했다. CNN방송은 “텍사스주 갤버스턴 근교의 산타페 고교에 총을 든 남성이 침입해 오전 7시 45분경 미술 수업이 진행 중이던 교실에서 총신이 긴 샷 건을 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이로 인해 최소 8명이 사망하고 2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현장에서 체포된 범인의 신원을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뉴욕타임스(NYT)는 “체포된 용의자는 부상을 입지 않았으며 학생으로 보인다. 또 다른 학생 1명도 공범으로 의심돼 체포됐다”고 전했다. 사망자 중에는 교사들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역 보안관인 에드 곤잘레스 씨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부상자 중 1명은 학교에 근무하던 경찰관”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건을 포함해 미국에서는 최근 8일간 3번이나 학교시설 내 총격 사건이 발생했다. 올해 들어서는 22번째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사건 소식이 전해진 직후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이른 아침에 좋지 않은 소식을 접했다. 모두에게 신의 가호를!”이라고 적었다. 손택균기자 sohn@donga.com전채은기자 chan2@donga.com}

미국 플로리다주의 한 남성이 전자담배를 피우다 본체가 폭발해 사망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에서 전자담배 폭발 사고가 여러 차례 보고됐지만 사람이 숨진 것은 처음이다. 16일(현지 시간) ABC방송 등에 따르면 이달 5일 플로리다주 피터즈버그의 자택 침실에서 사망한 프리랜서 프로듀서 톨마지 디엘리아(38)를 부검한 결과 전자담배가 폭발하면서 날아간 파편들이 머리에 박혀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두개골 안에서 전자담배 파편 두 개가 발견됐고 ‘발사체에 의한 머리 부상’이 사망 원인이라고 부검보고서에 기록됐다. 폭발한 파편들이 불을 내면서 침실 대부분과 시신 80%가 불에 탔다. 이번에 폭발한 제품은 필리핀에 본사를 둔 스모크-E마운틴사의 액상형 전자담배(사진)로 안전장치가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궐련형 전자담배와는 종류가 다르다. 미국 소방청에 따르면 2009∼2016년 미국에서 발생한 전자담배 화재 및 폭발 사고는 모두 195건에 이른다.전채은 chan2@donga.com·김윤종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48·사진)가 14일(현지 시간) 신장 질환으로 시술을 받았다. CNN 등에 따르면 백악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멜라니아 여사가 양성 신장 질환으로 색전술을 받았다. 시술은 합병증 없이 성공적으로 끝났다”고 밝혔다. 색전술은 양성 종양 치료를 위해 신체 특정 부위로 가는 혈류를 차단하는 시술이다. 당초 멜라니아 여사는 약 일주일간 입원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15일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우리의 퍼스트레이디가 아주 잘하고 있다. 우리는 2, 3일 후 퇴원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시술을 앞둔 아내와 대화하며 안심시켰던 트럼프 대통령은 시술이 끝난 뒤에도 헬기를 타고 아내가 입원한 병원을 찾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술 다음 날 트위터에 “성공적인 시술로 멜라니아는 아주 활기가 넘친다. 쾌유를 기원해준 모든 이에게 감사를 보낸다”고 적었다. 척 슈머 민주당 원내대표도 상원 개회사에서 “퍼스트레이디의 조속한 회복을 기원한다”며 쾌유를 빌었다. 산제이 굽타 CNN 선임 의학전문기자는 “신장에 생긴 양성 종양은 대개 색전술로 쉽게 치료할 수 없다”며 “무엇이 생겼는지가 의문”이라고 백악관 발표에 의문을 제기했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3일 16세 소녀가 4명의 남성에게 성폭행을 당한 뒤 산 채로 불에 태워져 숨졌다. 이 소녀가 숨진 날 옆 마을에서는 17세 소녀가 성폭행을 당하고 온몸에 화상을 입은 채 목숨만 간신히 건졌다. 6일 후 또 한 명의 소녀(16세)가 성폭행을 당했고 역시 불에 태워졌다. 이 소녀는 결국 숨졌다. 모두 인도에서 벌어진 일이다. 일주일 새 잇달아 벌어진 10대 소녀 성폭행 및 살인 피해 사건으로 인도 사회가 들끓고 있다. 이번 사건은 1월 힌두교 남성 8명이 8세 무슬림 여자 어린이를 윤간하고 살해한 사실이 4월에 뒤늦게 알려진지 한 달 만에 발생해 시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인도 사회 곳곳에서 분노가 터져 나오고 있다. 시민들은 ‘이곳에 강간범을 위한 사회는 없다’, ‘소녀들에게 안전한 공간을 만들어 달라’고 적힌 팻말을 만들어 성폭력이 만연한 인도 사회를 규탄하고 나섰다. 뉴델리와 텔랑가나주 등지에서 시민들은 ‘소녀들은 물건이 아니다’라고 적인 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인도에서는 하루에 100건 이상의 성폭행이 발생하고 있다. 인도 정부는 지난 달 12세 이하 아동을 성폭행한 경우 최고 사형, 16세 이하 청소년을 성폭행 했을 땐 최소 징역 20년 형에 처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을 통과시켰다. 8세 소녀 성폭행치사 사건 이후 정부가 내놓은 조치다. 하지만 법보다 각 공동체의 관습이 더 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인도 사회에서 법적 제재가 효과를 발휘할 지는 미지수다. 이번 세 사건의 첫 번째 희생자도 성폭행 피해 직후 경찰서가 아닌 마을 의회로 먼저 달려갔다. 벌금 5만 루피(약 80만 원)의 솜방망이 처벌을 받은 피의자 4명은 보복을 위해 지인 16명을 더 불러내 피해자 집으로 찾아가 부모를 폭행하고 소녀를 불태웠다. 인도 사회학자 디파 나라얀은 CNN과 인터뷰에서 “이것은 인도의 사회문화적인 문제”라며 “어린 소녀들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는 오히려 늘고 있다”고 말했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우리는 82명입니다. 그리고 1946년 칸 영화제가 시작된 이후 71년 동안 오로지 82명의 여성 감독만이 이 계단을 밟을 수 있었습니다. 남자 감독 1688명이 이 계단을 오를 동안 말이죠.” 12일(현지 시간) 프랑스 칸에 모인 여성 배우와 감독, 제작자 등 82명이 영화제 레드카펫 위에 줄을 맞춰 서서 영화계의 성 평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이들을 대표해 케이트 블란쳇이 마이크를 잡았다. 참가자들은 성명서 낭독이 끝나자 잡은 손을 머리 위로 들어 흔들어 보이며 연대를 과시했다. 미국 영화감독 하비 와인스틴의 성폭력 고발 사건 이후 불거진 영화계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운동의 일환이다. 블란쳇과 제인 폰다, 크리스틴 스튜어트 등 유명 배우들과 ‘원더우먼’의 감독인 패티 젱킨스 등 영화감독들이 이 시위에 참여했다. 이번 영화제 경쟁 부문 심사위원장을 맡은 블란쳇과 89세의 프랑스 감독 아녜스 바르다가 함께 대표로 성명을 읽었다. 여성 영화인들은 71년 동안 여성 감독은 고작 82명밖에 칸에 초청되지 못했다는 사실을 강조하기 위해 그만큼의 수가 한꺼번에 레드카펫을 밟았다. 계단을 오르다 멈춰 서서 성명을 읽은 이유는 여성 영화인이 칸의 계단을 오르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상징적으로 표현하기 위해서다. 블란쳇은 이어 “고귀한 황금종려상(Palme d‘Or)은 71명의 남성 감독에게 돌아갔다. 이름을 다 거론하기조차 어렵다. 여성 감독은 고작 2명뿐이었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카메라의 앞과 뒤에서 남성 동료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경쟁할 수 있는 세상을 원한다”고 말했다. 시위는 칸 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 후보 작품을 낸 감독 21명 중 한 명인 에바 위송의 작품 ‘태양의 소녀들(Girls of the Sun)’ 시사회를 앞두고 열렸다. 태양의 소녀들은 이라크 북부 쿠르드 지역에서 생활하는 여성 난민 부대가 이슬람 성전주의자에 맞서는 이야기를 그렸다. 상영 전 위송은 잠시 레드카펫을 벗어나 자신의 네 살짜리 아들을 끌어안았다. 이 장면을 현장에서 지켜본 멀리사 실버스틴 ‘여성과 할리우드’ 편집장은 자신의 트위터에 “칸에 여성 감독이 그녀의 아들을 데려왔다. 상황이 변하고 있다”고 올렸다. 지금까지 황금종려상을 받은 두 여성 감독은 뉴질랜드 출신 제인 캠피언과 벨기에 출신 아녜사 바르다다. 이 중 이날 시위에 나서기도 한 바르다 감독은 2016년 명예 황금종려상을 탔다. 명예 황금종려상은 영화계에서 성과를 냈지만 황금종려상을 받지 못한 감독에게 비정기적으로 주는 상이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긴 하루였습니다. 정말 긴 하루였어요. 하지만 내가 성공하지 못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던 순간은 없었습니다.” 9일 오후 10시 30분 기름을 채우기 위해 일본 요코타(橫田) 공군기지에 도착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이렇게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북한에 체류한 시간은 13시간. CNN은 당시 폼페이오의 얼굴은 ‘승리에 도취된 표정’이었다고 전했다. AP 등 외신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미국 시간으로 7일 밤 10여 명의 수행원과 함께 워싱턴을 떠났다. 그가 이번 방북길에서 달성해야 할 미션은 두 가지. 북-미 정상회담 개최 여부를 최종 결정해야 했고 억류된 미국인 세 명을 데려와야 했다. 9일 오전 8시경 폼페이오 장관 일행이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했다. 리수용 북한 노동당 중앙위 국제담당 부위원장과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이들을 맞았다. 폼페이오 장관은 검은색 메르세데스 리무진에, 그의 일행은 버스와 밴에 올라타 고려호텔까지 약 23km를 달렸다. 호텔에 도착한 폼페이오 장관은 한 시간가량 김 부위원장과 비공개 면담을 가졌다. 얼마 전까지 정찰총국장과 중앙정보국(CIA) 국장으로 치열한 북-미 스파이 전쟁을 지휘했던 이들은 면담 후 39층 회전식당으로 이동해 생선조림과 오리 요리, 레드와인을 앞에 두고 담소를 나누었다. 폼페이오는 김영철을 “위대한 파트너”라고 치켜세웠고, 김영철은 “한반도 평화 구축에 미국이 매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후 김 부위원장은 폼페이오 장관을 시내 모처로 데려갔다. 이곳에서 폼페이오 장관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만나 90분 동안 면담했다. 북-미 정상회담 일정과 협상 의제,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석방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면담을 모두 마치고 오후 6시경 호텔에 돌아왔을 때 북한 실무자들이 폼페이오 장관을 찾아와 억류자 3명이 사면됐다는 소식을 전했다. 석방된 이들이 순안공항에 도착한 뒤 폼페이오 장관이 탑승한 비행기는 활주로를 떠났다. 그때가 오후 8시 42분이었다.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폼페이오 장관은 “북-미 정상회담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생산적인 대화를 나눴다”며 “며칠 내로 북-미 정상회담 날짜와 시간을 발표할 것 같다”는 소식을 발표했다.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5월 중순부터 6월까지 이어지는 미국 대학의 졸업 시즌이 돌아왔다. 졸업을 앞둔 학생들의 ‘마지막 수업’은 초청 연사로부터 듣는 졸업연설(Graduation Speech)이다. 사회로 진출하는 졸업생들에게 삶의 영감을 주기도 하고, 인생의 길잡이가 되기도 하는 졸업연설. 올해는 어떤 인사들이 미국의 각 대학에서 졸업연설 마이크를 잡을까. 미국 대학에서는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이나 명망 있는 인사를 초청해 졸업연설을 맡긴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부터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 영화배우 짐 캐리까지. 학생들에게 의미 있는 조언을 해줄 저명인사 등이 대학의 러브콜을 받아 왔다.》 현직 대통령은 해마다 인기 초청 연사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에 이어 이번에도 ‘트럼프다운’ 행보를 보였다. 그가 올해 선택한 학교는 해군사관학교. 군의 견고한 지지기반이 대통령 당선에 도움이 됐던 트럼프답게 지난해 해양경비사관학교에서 연설한 것에 이어 25일 또 한 번 사관학교에서 졸업연설을 한다. 2017년 연설에서 트럼프는 해양경비사관학교에 대한 애정을 유감없이 표했다. “오늘 졸업하는 모든 생도들, 총사령관으로서 여러분을 환영하게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어디든 갈 수 있는 여러분이 생명을 구하고 조국을 지키고 미국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일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이번 해군사관학교 졸업연설에 대해서도 트위터에 “매우 흥분된다! 위대한 해군사관학교의 졸업연설을 승낙했다”고 남겼다. 백악관 성명서를 통해서도 “우리 정부는 군대가 안전하게 그들의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싸울 것이다”라며 각별한 애정을 나타냈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20일 자신의 모교 예일대에서 졸업연설을 한다. 클린턴은 이 학교 로스쿨을 나왔다. 클린턴은 지난해 또 다른 모교인 웰즐리대에서 졸업식 축사를 남겼다. 그는 이 학교 학부를 졸업했다. 웰즐리대는 미국의 유명 여대이다. 2017년 축사에서 클린턴은 “가장 높고 단단한 유리천장에 수백만 개의 균열을 내십시오”라며 후배들에게 용기를 불어넣었다. 음악가나 영화배우 등 올해도 예술인을 향한 러브콜은 끊이지 않았다. 하워드대는 올해 졸업연사로 졸업생이기도 한 채드윅 보스먼을 초청했다. 국내에는 ‘블랙팬서’로 더욱 잘 알려져 있는 보스먼은 개봉작 ‘어벤져스: 인피니티워’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 등 다수 영화에 출연한 할리우드 배우다. 보스먼은 영화를 홍보하기 위해 7일 한국을 찾아 국내 팬들에게도 눈도장을 찍었다. 웨인 프레드릭 하워드대 총장은 “그는 역사를 바꾼 가장 상징적인 아프리카계 미국인을 연기했다”며 초청 이유를 밝혔다. 2017년 제59회 그래미상에서 올해의 신인상, 베스트 랩 앨범상, 베스트 랩 퍼포먼스상을 수상하며 3관왕에 오른 챈스 더 래퍼는 12일 딜러드대에서 축사를 할 예정이다. 월터 킴브로 딜러드대 총장은 “그는 세속과 신성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새로운 유형의 아티스트”라며 기대감을 보였다. 챈스 더 래퍼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2016년 ‘가장 좋아하는 래퍼’로 꼽기도 했다. 그동안 화제가 됐던 졸업연설을 살펴보면 핵심 키워드는 성공이 아닌 실패다. 사회 진출을 앞둔 졸업생들이 갖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에 공감한 연설이야말로 큰 호응을 얻는 것이다. 유명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는 2013년 하버드대 연설에서 “실패는 우리를 다른 방향으로 인도해 주는 삶의 한 부분일 뿐”이라고 말해 감동을 줬다. 2011년 코미디언 코넌 오브라이언은 코미디언으로서 인생의 정점을 찍고 추락했던 자신의 사례를 소개하며 “실패가 우리를 특별하게 만든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실패한 경제학자냐, 위대한 사상가냐. 그의 탄생 200주년을 맞이하는 세계인의 모습에서 실패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었다. 철학부터 역사학·사회학·경제학까지 학문의 경계를 넘나들며 종국엔 마르크스주의를 창시한 카를 마르크스 얘기다. 마르크스 탄생 200주년을 맞아 세계 곳곳에서 그의 생일파티가 열렸다. 가장 눈에 띄는 건 마르크스의 ‘성대한 귀환’이다. 중국 정부가 선물한 높이 5.5미터, 무게 2.3톤 규모의 거대 마르크스 동상이 5일(현지 시간) 그의 고향 독일 트리어시에 세워졌다. 세기의 사상가 마르크스가 탄생한 나라지만 그 동안 그를 바라보는 독일 국민의 시선이 마냥 따뜻했던 건 아니다. 전체주의로 흐른 마르크스주의는 결국 동독을 서독에 흡수시켰고 소련을 몰락시켰기 때문이다. 중국이 선물한 동상을 세우기까지도 일부 보수 정치권이 반발하는 등 우여곡절이 있었다. 태어난 도시에 동상이 세워지는 게 뭐 그리 대단한 일이냐고 물을 수 있겠지만 내막을 알면 꽤 뜻 깊은 일이다. 트리어시 시민들은 좀더 재치 있는 방식으로 마르크스를 맞았다. 조각상에서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는 ‘트리어 기념품점’에서는 마르크스와 관련한 각종 기념품들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이곳에서 그의 ‘굿즈(Goods)’를 사면 ‘마르크스 샴페인’을 마시며 한 손에 저서 ‘자본론’을 끼고 있는 ‘오리 마르크스 고무인형’과 함께 목욕을 즐길 수 있다. 처치 곤란한 동전들이 고민이라면 머리 한가운데에 금이 가 있는 손바닥만한 ‘마르크스 저금통’을 사면 된다. 중국에서는 4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마르크스 탄생 200주년 기념식을 열었다. 이날 시진핑 국가주석은 “지난 2세기동안 인간 사회의 격변에도 불구하고 마르크스의 이름은 여전히 전 세계에서 존경을 받고 있다”면서 “중국 혁명과 건설, 개혁 과정에서 강력한 사상적 무기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탄생 200주년을 맞아 마르크스를 다시 읽어보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영국 런던 마르크스 기념 도서관에서는 마르크스의 업적을 기리고 마르크스주의가 지금 이 시대에 주는 의미를 살펴보는 국제 컨퍼런스를 열었다. 영국의 제1야당 내각 재무장관인 존 맥도널은 이 컨퍼런스에서 ‘현재를 바꾸는 마르크스주의의 힘’을 주제로 연설했다. 벨기에 브뤼셀에서도 중국인민대외우호협회와 벨기에-중국 협회가 마르크스의 200번째 생일을 맞아 공동 세미나를 열었다. 핀란드 포리에서는 광장에서 마르크스의 작품들을 낭독하는 퍼포먼스가 열렸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나를 입양해줄 사람 찾습니다. 80대 남성. 혼자 쇼핑과 요리 가능. 만성질환 없고 건강합니다.’ 지난해 12월 중국 톈진의 버스정류장에 이런 전단이 나붙었다. 흰 종이에 파란색 펜으로 꾹꾹 눌러쓴 전단이다. ‘월 6000위안 연금 나옴.’ 2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중국인 남성 한쯔청 씨(85)가 3월경 홀로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겨울 이 전단을 써 붙인 주인공이다. 같은 달 17일에 숨졌지만 그의 죽음은 약 2주가 지나서야 알려졌다. 한 씨는 결국 새로운 가족을 찾지 못하고 홀로 숨을 거뒀다. 한 씨는 한때 가족이 있었지만 홀로 남겨진 홀몸노인이었다. 함께 살던 아내는 먼저 세상을 떠났고 아들들은 연락이 닿지 않았다. 펜을 들게 한 건 그에게 남은 단 하나의 두려움이었다. 한 씨는 홀로 죽어 살이 다 썩고 뼈만 남겨진 채로 누군가에게 발견되는 게 가장 무서웠다. 당장은 자전거를 타고 계란과 빵을 사올 수 있었지만 이조차도 어려워질 날이 머지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85세의 나이에 새로운 가족을 찾아 나선 건 그래서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한 씨에게 연락이 오기 시작했다. 누군가가 전단의 사진을 찍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렸고 한 인터넷 방송도 그의 이야기를 소개해준 덕분이었다. 지역 식당에서는 그에게 음식을 보내줬다. 전화로 얘기를 들어줄 20세 친구도 생겼다. 한 씨는 잠깐이나마 새로운 가족을 만날 희망에 부풀었다. 하지만 한 씨는 얼마 못 가 남이 가족이 될 순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자신을 무시하는 듯한 제안을 하나둘 거절하다 보니 자연히 알게 됐다. 다시 그에게 ‘홀로 죽는다’는 사실로부터 오는 두려움이 엄습했다. 한 씨의 죽음 뒤 들춰본 그의 여생에는 누군가와 계속해서 연락을 취하려는 노력이 가득했다. 자살예방센터에도 전화를 걸었고 새로 사귄 20세 친구인 장징 씨와도 계속 대화를 나눴다. 3월 14일 장 씨가 놓친 한 씨의 전화가 그의 마지막 흔적이었다. 3일 뒤 한 씨는 자신의 방 안에서 조용히 숨졌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나는 감히 내 아이들을 데리고 산책하지 않는다. 매일 출퇴근길에 나는 부비트랩이 장착된 차와 군중 속 자살폭탄 테러에 대해 생각한다.” 지난달 30일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발생한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의 테러로 숨진 프랑스 통신사 AFP 수석 사진기자 샤 마라이(41·사진)가 2년 전 자신의 블로그에 남긴 글이 알려지며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마라이는 2016년 남긴 수기에서 자신이 카불에서 느끼는 두려움에 대해 썼다. 그는 수기에서 “나는 잠시 호텔 밖으로 나섰다가 아내와 아들, 딸과 함께 숨진 동료를 기억한다. 그의 어린 아들만이 유일하게 살아남았다”고 말했다. 마라이의 두려움은 2년 뒤 그대로 현실이 됐다. 마라이는 태어난 지 15일 된 딸을 두고 테러에 희생됐다. 마라이는 지난달 25일 페이스북에 “탈레반이 공격을 발표하며 전투 시즌을 알렸다”는 글을 남겼다. 그의 마지막 게시글이었다. 마라이는 1995년부터 AFP 카불 지사의 운전사로 일하다 3년 뒤 도시가 극단주의 무장단체 탈레반에 점령되자 카메라를 잡았다. 이후 마라이는 카메라를 들고 있기만 해도 감시를 당할 정도로 엄혹했던 1990년대 말과 2001년 탈레반 정권 붕괴 후 잠시 찾아온 카불의 황금시대 그리고 다시 전쟁터로 변한 도시의 눈물 등을 카메라에 담아 왔다. 미셸 레리동 AFP 보도국장은 “충격적이고 끔찍한 현장들을 섬세하고 완벽하게 취재했던 그가 존경스러울 뿐”이라고 말했다. 누리꾼들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애도를 표하고 있다. 한 누리꾼은 “당신도 공격에 당해버렸군요. 당신이 이 세상에 있을 때 이곳을 더 좋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한 것에 감사해요”라는 글을 남겼다. 사고 당일 현장에서는 취재진과 의료진 등 비극의 크기를 조금이라도 줄여보고자 했던 이들이 현장을 빨리 찾은 순서대로 죽거나 다쳤다. 마라이도 마찬가지였다. 도로 위에 발이 묶인 AFP의 영상취재 기자보다 먼저 현장에 도착해 부지런히 셔터를 눌렀다. 사고 현장을 담기 위해 카메라 셔터를 누르기 전 그가 동료에게 전한 마지막 메시지는 “걱정 마. 내가 도착했어”라는 말이었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미국의 저명한 침례신학교 총장이 “학대당하는 아내는 이혼하기보다는 기도하고 남편에게 순응해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했던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세계 곳곳에서 ‘미투(#MeToo·나도 당했다)’ 바람이 불며 종교계 지도자들의 발언도 재조명되는 분위기다. 지난달 28일 미국의 웹사이트 ‘더 뱁티스트 블로거’에 페이지 패터슨 사우스웨스턴 침례신학교 총장(사진)의 2000년 인터뷰 녹취 일부분이 공개됐다. 텍사스 사우스웨스턴 신학교(침례교)는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대규모 신학대다. 이 녹취록에서 패터슨 총장은 ‘남편에게 신체적인 학대를 당하는 여성에게 무엇을 조언하겠느냐’는 질문에 “집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야 하는데, 바로 최대한 남편에게 순응하고 기도에 집중하는 것이다”고 답했다. “나는 한 번도 누군가에게 이혼을 제안한 적이 없다. 그것은 언제나 나쁜 조언이기 때문이다”고도 말했다. 녹취록이 공개되자 곧바로 파문이 일었다. 사우스이스턴 신학교의 브루스 애슈퍼드 교무처장은 “남편에게 신체적 학대를 받는 여성은 남편과 분리돼야 하고 남편은 감옥에 가야 한다”고 지난달 29일 자신의 트위터에 썼다. 패터슨 총장 측은 학교 웹사이트를 통해 “철저히 와전된 것”이라고 해명했다.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운영하는 식료품몰에 아시아 여성에 대한 차별적 상호를 내건 레스토랑이 입점해 인종차별 논란이 일고 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아마존의 ‘홀푸드마켓(Whole Foods Market)’은 캘리포니아 롱비치에 아시안 레스토랑 ‘옐로 피버(Yellow Fever)’를 열었다. 홀푸드마켓은 365개 브랜드가 입점해 있는 아마존의 식료품몰이다. 옐로 피버는 한국계 미국인 켈리 김이 운영하는 레스토랑이다. ‘옐로 피버’의 사전적 의미는 ‘황열병’이지만 아시아 여성의 성적 매력을 뜻하는 표현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이때 말하는 매력은 아시아 여성은 순종적이고 가정적일 것이라는 편견에서 비롯된 것이어서 ‘옐로 피버’는 아시아 여성에 대한 차별적 표현으로 여겨져 왔다. 이명옥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는 지난달 28일 자신의 트위터에 “아시아 레스토랑 ‘옐로 피버’가 백인 사회 한가운데인 홀푸드마켓에 생겼다. 인종차별적 이미지나 식민주의로의 회귀인가”라는 글을 남겼다. 미국의 콜비칼리지 교수이자 아프리카 분석가인 로라 세이도 같은 날 “이것은 농담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옐로 피버 측은 “별문제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김 씨는 “오직 비아시아계 미국인만 부정적인 의견을 보냈다. 아시아계 미국인이나 식당을 방문한 백인들은 나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그는 레스토랑 이름에 대해 “아시아의 친밀함을 강조한 표현”이라며 “작은 재치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프란치스코 교황(사진)이 남북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이뤄졌다고 평가하며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평화를 위한 노력을 기도로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가톨릭 전문 매체 바티칸인사이더에 따르면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교황은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부활 제5주일 미사에서 부활 삼종기도를 마친 뒤 “나는 지난 27일 열린 남북 정상회담의 긍정적인 결과와 핵무기 없는 한반도를 향한 진지한 대화를 위해 남북한의 지도자들이 시작한 용기 있는 노력을 기도로 함께할 것”이라고 강론하며 지지를 표했다. 이어 “앞으로 평화와 형제 간 우애가 더 돈독해지리라는 희망이 좌절되지 않기를, 또한 사랑하는 한민족과 전 세계의 안녕을 위한 협력이 계속되기를 기도할 것”이라고 축복했다. 교황은 이 같은 용기를 얻기 위해서는 그리스도의 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다’라는 요한복음의 한 구절을 인용하면서 “이런 관계가 크리스천 생활의 비밀이다. 지금의 자아 밖으로 나가는 용기와 안락을 떨쳐버리는 용기, 완고하게 닫힌 공간 밖으로 나아가는 용기를 발견하기 위해 그리스도와 함께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또 다른 이들에게 베푸는 자비를 ‘그리스도를 받아들임으로써 얻을 수 있는 가장 성숙한 결실’이라고 말하며 “이런 자비는 전략적인 이유나 외부의 요구 때문에 나오는 것이 아니라 예수와의 만남으로부터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법원 판결로 연명치료를 중단한 영국의 희귀불치병 아기 알피 에번스가 생명유지 장치 제거 5일 만에 결국 숨졌다. 알피의 부모가 연명치료 중단을 막기 위해 사투를 벌여 왔지만 물거품이 됐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퇴행성신경질환을 앓던 23개월 된 아기 알피는 생명유지장치를 제거한 지 5일 만인 28일(현지 시간) 병원에서 숨졌다. 이 희소병으로 알피는 2016년 12월 영국 리버풀의 올더헤이 아동병원에 입원했다. 이 병원은 알피가 회생 가능성이 없어 더 이상의 치료는 무의미하고 비인간적인 행위라며 지난해 11월 연명치료 중단을 결정했다. 알피의 부모는 이 같은 결정에 대해 “부모의 권리를 빼앗은 것과 다름없다”며 병원을 상대로 법적 투쟁을 벌여 왔다. 하지만 유엔 아동의 권리에 관한 협약에서 규정하고 있는 ‘아동의 최선의 이익’ 원칙에 근거해 법원은 번번이 이들의 요청을 기각했다. 해당 아동에게 더 이익이 되는 선택지가 있을 때는 친권 대신 국가가 개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자 알피의 아버지 토머스 에번스(21)는 18일 바티칸으로 건너가 교황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당시 프란치스코 교황은 “오직 하느님만이 생명을 주관할 수 있다”며 알피가 교황청이 운영하는 이탈리아 로마의 아동전문병원인 제수 밤비노 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돕겠다고 했다. 이탈리아 정부도 이에 발맞춰 23일 알피에게 시민권을 발급했다. 연명치료 중단 위기에 처한 알피가 다시 치료를 이어나갈 수 있을지 세계의 관심이 쏟아졌다. 하지만 알피는 23일 결국 생명유지 장치를 떼어낼 수밖에 없었다. 영국 법원이 사법 관할권은 영국에 있다며 알피의 이송을 허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연명치료 중단 결정을 막아 달라고 알피의 부모가 유럽인권재판소(ECHR)에 제기한 소송도 전날 기각됐다. 이날부터 알피는 생명유지 장치 없이 자가 호흡에 기대 혼자만의 싸움을 벌이다 5일 만에 숨을 거뒀다. 알피의 부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알피의 사망 소식을 알리며 비통한 심경을 밝혔다. 에번스는 “나의 검투사가 방패를 내리고 날개를 얻었다. 가슴이 아프다. 아들아 사랑한다”고 적었다. 이 게시물에는 9만 명이 넘는 누리꾼들이 ‘좋아요’ 버튼을 눌러 애도를 표했다. 엄마 케이트 제임스(20)는 “오늘 오전 2시 30분에 우리 아기에게 (천사의)날개가 돋아났다. 가슴이 찢어진다. 지지해준 모든 이들에게 감사한다”고 글을 남겼다. 제임스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20여 장에 달하는 알피의 사진을 업로드하며 알피의 치료 기간을 견뎠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알피의 사망 소식을 전해들은 뒤 자신의 트위터에 “꼬마 알피가 숨을 거둬 가슴이 아프다. 하느님이 따뜻한 품으로 알피를 안아줄 것”이라고 적었다. 영국 시민들도 알피의 사망 소식에 함께 슬픔을 나눴다. 28일 올더헤이 병원 옆 스프링필드 공원에는 1000명이 넘는 인파가 모여 하늘에 풍선을 띄웠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미국 CNN이 27일 열린 남북 정상회담 만찬 메뉴에 포함된 ‘평양 옥류관 냉면’을 생방송으로 소개했다. 1980년대 후반 국내에서 많은 인기를 모았던 가수 출신의 이지연 씨(48)가 이 방송에 출연해 냉면을 직접 만들었다. CNN은 26일(현지 시간) 남북 정상회담 관련 소식을 전하면서 환영만찬 음식 중 하나인 ‘평양 옥류관 냉면’을 소개했다. 화면에는 ‘PYONGYANG NAENGMYUN’이라고 영문으로 표기한 자막도 띄웠다. CNN은 평양냉면이 만찬 메뉴로 오른 것을 두고 ‘국수 외교(Noodle Diplomacy)’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남북 관계의 교량 역할을 톡톡히 한다는 점에서 음식 또한 외교의 도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평양냉면은 북한의 대표적인 음식이지만 한국에서도 인기가 높다. 생방송에서 평양냉면 조리는 스튜디오에 직접 나온 이지연 씨가 맡았다. 1980년대 후반 청순한 외모와 ‘그 이유가 내겐 아픔이었네’, ‘바람아 멈추어다오’ 등의 히트 곡으로 큰 인기를 누렸던 이 씨는 지금은 미국에서 요리사로 활동하고 있다. 앵커들은 이 씨가 만든 냉면을 방송 도중 시식했다. 27일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넘어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과의 환담 때 “어렵사리 평양에서 평양냉면을 가져왔는데 대통령님께서 편안한 마음으로 맛있게 드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평양냉면을 만찬 메뉴로 먼저 북측에 제안했다고 알려졌다. 북측은 판문점으로 옥류관 수석요리사를 파견해 옥류관 평양냉면의 맛을 그대로 전달했다. 옥류관은 평양 대동강변 옥류교 옆에 있는 유명한 북한 음식점이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부디 당신이 영원히 젊기를(May you stay forever young).” 23일(현지 시간) 한인타운이 있는 캐나다 토론토의 번화가에서 발생한 승합차 돌진 사고 사망 피해자 중에는 ‘영원한 젊음’을 꿈꿨던 한국인 셰프가 있었다. 현지 언론 내셔널포스트(NP)에 따르면 토론토 영가(Yonge Street)에서 승합차 인도 돌진 사고로 사망한 한국인 중 한 명은 브라질 레스토랑에서 셰프로 일하던 40대 강철민 씨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 씨는 한국에서 고교를 졸업한 뒤 캐나다로 유학을 가 온타리오주의 한 칼리지를 다녔다. 그는 사고 전까지 사고 지점에서 약 13km 떨어진 ‘코파카바나 브라질리언 스테이크하우스’에서 일하던 셰프였다. 지인들은 강 씨에 대해 ‘열정이 넘치는 사람’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친구 아르만도 산도발 씨는 캐나다 글로벌뉴스를 통해 “그는 요리뿐 아니라 모든 것에 열정이 가득한 친구였다”고 말했다. 함께 일하던 직장 동료들은 강 씨를 ‘지구의 소금(salt of the earth)’으로 불렀다고 한다. 강 씨의 지인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서도 애도를 표했다. 자신을 강 씨의 대학 시절 친구라고 밝힌 한 페이스북 이용자는 “지난해부터야 그를 다시 만나 종종 술을 한잔하는 사이가 됐다. 하지만 그 좋은 친구가 이제는 없다”며 안타까워했다. 강 씨의 레스토랑 동료 중 한 명은 “그와는 삶, 음식, 건강, 한국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많았는데 이제 더 이상 그럴 수가 없게 됐다. 너무 늦어버렸다는 말밖에 할 수가 없어 나는 지금 울고 있다”는 글을 자신의 SNS에 남겼다. 강 씨는 지난해 5월 페이스북에 노벨문학상 수상자이기도 한 미국의 포크 가수 밥 딜런의 곡 ‘포에버 영(forever young)’의 한 구절을 올렸다. “부디 당신이 영원히 젊기를”이라는 가사였다. 한 누리꾼은 이 게시물에 “당신은 이제 영원히 젊겠군요. 천국으로 갔겠군요”라는 댓글을 달았다. 이번 사고로 숨진 사람은 한국인 2명과 캐나다 국적 한인 동포 1명을 포함해 모두 10명이다. 강 씨 외에 숨진 한인 2명의 신원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이탈리아 화가 아메데오 모딜리아니(1884∼1920)의 대표작 ‘누워 있는 나부’(Nu couch´e·1917년·사진)가 경매에 부쳐진다. 추정가가 1억5000만 달러(약 1600억 원) 이상으로 예상 낙찰가로는 미술품 경매 사상 가장 높은 액수다. 24일(현지 시간) 미국 CNN은 세계 최대 미술품 경매회사 소더비가 다음 달 14일 뉴욕에서 열리는 인상주의 모던아트 이브닝 경매에 ‘누워 있는 나부’를 출품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누워 있는 나부’는 벌거벗은 채 누워 휴식을 취하고 있는 프랑스 여성이 뒤를 돌아보는 모습을 화폭에 담았다. 2015년 11월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 나온 ‘누워 있는 나부’ 시리즈의 또 다른 작품은 1억7040만 달러(약 1800억 원)에 낙찰됐다. 모딜리아니는 나체로 누워 있는 여성 그림을 모두 22점 그렸다. 지금까지 경매 전 추정가가 가장 높았던 작품은 파블로 피카소의 ‘알제의 여인들’이다. 2015년 크리스티 경매에서 낙찰가 1억4000만 달러로 예상됐었다. 실제 경매에서는 예상치보다 높은 1억7900만 달러에 낙찰됐다. 미술품 경매 사상 최고 낙찰가는 4억5030만 달러(약 4800억 원)를 기록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살바토르 문디’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13일 서울 구로구 라마다 서울신도림 호텔에서 열린 ‘제6기 차세대 보안리더 양성 프로그램’ 인증식에서 유준상 한국정보기술연구원 원장과 교육생 140명 등이 수료를 축하하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정보기술연구원이 주관하는 차세대 보안리더 양성 프로그램은 정보보호 분야 교육생을 선발해 차세대 ‘화이트 해커’를 육성한다. 이날 교육생 10명이 최우수인재로 선정됐다. 기술사업화 가능성이 높은 3개 팀은 ‘스타트업 프로젝트팀 그랑프리’를 받았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충남 아산에서 도로에 풀린 개의 구호 조치 중 교통사고로 숨진 소방관과 소방 교육생들에게 사고 전 충분한 안전조치가 취해졌던 걸까. 일부 유족은 안전조치가 미흡했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소방 당국은 이번 개의 구호 조치와 같은 생활안전 신고 처리에 대한 안전 매뉴얼을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로 숨진 소방 교육생 문새미(23), 김은영 씨(30)의 유족들은 1일 안전조치 소홀에 대한 법적 책임을 소방 당국에 요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1차적인 책임은 문 씨 등을 뒤에서 들이받은 화물차 운전자에게 있고, 2차 책임은 소방 당국이 져야 한다는 것이다. 유족들은 사고 당시 △소방관과 소방 교육생들이 안전 및 보호 장구를 지급받지 못해 착용하지 못했고 △갓길에 세운 소방펌프차 뒤편에 삼각대나 경광등 등 교통안전 간이시설물이 설치되지 않았고 △안전 경계 대원도 없었다고 밝혔다. 유족들은 “화물차 운전자가 (소방펌프차를)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거나 인지가 늦어 사고가 커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전에 안전조치를 취할 시간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소방 당국과 유족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아산소방서에 따르면 소방펌프차가 아산시 둔포면 신남리 국도 43호 하행선 사고 현장에 도착한 시간은 지난달 29일 오전 9시 42분. 가드레일 너머에서 개를 찾느라 사고를 피한 소방운전원 이모 씨(26)가 소방서에 사고 발생을 보고한 시간이 오전 9시 46분이기 때문에 4분의 시간차가 있다. 아산소방서 관계자는 “4분의 시간차가 있지만 운전원 이 씨가 정신적 충격 때문에 현재 자신의 이름조차 기억하지 못할 정도여서 사고 직후 곧바로 소방서로 보고를 했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 “만일 충격 때문에 사고 직후 보고를 못했다면 거의 도착하자마자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유족들은 경찰이 공개한 소방펌프차의 블랙박스 영상에 따르면 안전조치를 취할 수 있는 시간이 3분가량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족 측은 “경찰이 보여준 블랙박스 영상을 보니까 소방펌프차가 현장에 도착하고 난 뒤 사고가 나기 직전까지 3분이 흘렀다”고 밝혔다. 이어 “이 시간 동안 소방관과 소방 교육생들은 펌프차에서 내려 차량 앞쪽에 있었고, 운전원 이 씨는 개를 구하는 데 필요한 망태기를 들고 차량 앞쪽을 바쁘게 오가는 모습이 나온다”고 말했다. 소방청 ‘재난현장 표준작전절차(SOP)’에는 교통사고를 처리할 경우의 소방인력과 차량의 안전 조치가 규정돼 있다. 하지만 이번 개 구호 조치 등과 같이 생활안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우를 상정한 도로 위 안전조치 매뉴얼은 없다. 소방청 관계자는 “차가 빠르게 달리는 현장에서 작전을 할 경우 반드시 차량 앞에서 임무를 수행하고 보통 대원 1명이 안전봉을 들고 차량 뒤에서 다른 차량의 통행을 유도한다. 하지만 도로 위 안전을 위한 구체적인 매뉴얼은 없다”고 말했다.아산=지명훈 mhjee@donga.com·전채은 / 서형석 기자}
“학생증 보여주세요. 재학생 아니면 건물 안으로 못 들어갑니다.” 26일 서울 동작구 총신대. 봄옷 차림 학생들로 붐벼야 할 교정은 적막했다. 주차 관리 직원들만 오갈 뿐 학생은 보이지 않았다. 본관 앞에는 군데군데 녹슨 컨테이너박스가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본관 출입문은 유리문 두 짝 가운데 한 짝은 쇠사슬로 손잡이 부분을 감아 놨고, 나머지 한 짝도 반쪽만 열고 닫게 해 놨다. 출입문 안쪽에는 수업용 의자 수십 개를 천장까지 쌓았다. 일종의 바리케이드다. 컨테이너박스를 두드리자 한 학생이 경계심 가득한 눈으로 신분증을 요구했다. 교직원이 아니라는 사실을 거듭 확인한 후에야 문을 열어줬다. 본관 복도에는 라면, 생수 같은 생필품이 즐비했다. 피난민 대피소를 방불케 했다. 총신대는 ‘전쟁’ 중이다. 배임 증재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김영우 총장 진퇴를 둘러싼 내홍이 격화했다. 학생들은 김 총장 퇴진을 요구하고, 학교 측은 물러설 뜻이 없다. 총학생회와 신학대학원을 중심으로 한 학생들은 지난달부터 교내 본관 등을 점거하고 수업을 거부했다. 학교 측은 운동장에 화이트보드와 의자를 비치한 천막 10여 동을 치고 수업을 강행했다. 학생들이 학내 전산시스템을 마비시키자 학교 측은 용역을 동원해 전산실 침입을 꾀하다가 충돌하기도 했다. 학교 측은 이달 19일 정상 수업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휴교령을 내렸다. 26일 학생과 교수, 교인 500여 명은 학교에서 김 총장 사퇴를 요구하는 총궐기대회를 열었다. 김 총장은 2016년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 부총회장 후보가 되게 해 달라”며 예장합동 총회장에게 2000만 원을 건넨 혐의로 지난해 9월 기소돼 현재 재판 중이다. 김 총장은 재판에서 “총회장이 건강이 좋지 않다고 해서 병원비와 선교비 명목으로 줬다”고 주장했다. ‘형사 사건으로 기소된 자는 교원이 될 수 없다’는 총신대 정관에 따르면 총장 연임은 불가능했다. 그러나 이사회는 김 총장 기소 일주일 전, 기소돼도 교원을 할 수 있도록 정관을 바꿨다. 같은 해 12월 이사회는 김 총장 연임을 결정했다. 학생들은 “김 총장이 임기 연장을 위해 자기 측근들이 장악한 이사회를 움직여 정관을 바꿨다”고 주장하며 반발했다. 이 같은 갈등에 애꿎은 신입생들은 혼란스럽기만 하다. 총신대 페이스북 대나무숲 페이지에는 “내가 낸 등록금은 어떻게 되는 것이냐” “수강신청도 제대로 못 했다” 같은 글들도 올라오고 있다. 사태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교육부는 21일부터 이사회 운영 등 총신대 실태조사를 벌이고 있다.최지선 aurinko@donga.com·전채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