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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현지 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선 원자력 발전 산업 협력 방안도 논의됐다. 이에 따라 한미 양국이 기술 협력을 통해 중동 유럽 등 제3국 원전 사업에 공동 진출하는 방안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원전 시장 장악에 나서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한 의도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원전 산업의 경우 한국과 미국의 협력이 시너지 효과를 낼 가능성이 크다”며 “중동이나 유럽 등에서는 원전 건설 수요가 있다. 한미가 손을 잡고 진출하면 상당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을 제외하면 한국만큼 가격경쟁력, 품질관리, 시설관리 면에서 우수성을 지닌 나라도 없다. 원천기술, 설계기술의 경우 한국도 수준이 상당하지만 미국도 뛰어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미 양국은 2015년 11월 개정된 ‘한미 원자력 협정’에 따라 ‘한미 원자력 고위급위원회’를 통해 원자력 수출 진흥 및 수출통제 방안 등 양국 간 원자력 협력 방안을 논의해 왔다. 정부는 미국과 기술 및 인력을 공유하고 컨소시엄을 구성해 제3국 원전 프로젝트에 공동 진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미 원자력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해 한미가 손을 잡았다는 해석도 나온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최근 중국 장쑤성 톈완 원전 및 랴오닝성 쉬다바오 원전 착공식을 화상으로 참관하는 등 원자력 분야에서 밀착하고 있다. 원전 업계에선 최근 부상하는 소형 원전인 소형모듈원자로(SMR) 분야 협력에 기대를 걸고 있다. SMR는 대형 원전(1000∼1400MW)의 10분의 1 크기지만 발전용량이 10∼300MW에 달해 효율이 높다. 두산중공업은 2019년 미국 SMR 개발사인 뉴스케일에 약 500억 원의 지분투자를 했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14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간담회에서 “중국 러시아가 지배하는 원전 시장에 대해 한미가 SMR 분야나 원전 폐기 시장 등에서 전략적으로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정부 관계자는 “미국이 수주한 원전에 터빈 등 설비를 수출하는 방향도 검토해 볼 수 있다”고 했다. 국내 원전 건설 중단으로 초과 공급 상태인 원전 인력을 미국에 지원하는 방안도 선택지 중 하나다. 다만 이런 움직임이 문재인 정부가 국내에서 추진하고 있는 에너지전환, 즉 탈원전 정책과 상충된다는 비판이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변종국 bjk@donga.com·박효목 기자 / 워싱턴=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은 21일(현지 시간)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날 오전 워싱턴 미 상무부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 “한미 양국은 70여 년간 이어온 굳건한 동맹을 바탕으로 경제와 산업 분야에서도 긴밀히 협력해 왔다”며 “특히 양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를 계기로 중요해진 안정적 공급망 구축을 위해 상호 보완 가능한 최적의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시너지가 가장 클 것으로 기대되는 분야는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산업”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최첨단 반도체와 저탄소 경제의 핵심인 전기차와 배터리 분야에서 양국이 상호 보완성을 기반으로 투자와 공급망 협력을 강화한다면 급속히 확대되는 시장을 기반으로 함께 성장할 것”이라고 했다. “(한국 기업들이) 코로나 백신 개발을 주도하는 미국 기업들과 함께 전 세계 백신 보급 속도를 높이는 최적의 협력자가 될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한국 기업이 강점을 갖고 있는 ‘BBC’(바이오·배터리·반도체) 산업의 미국 내 생산기지를 확대해 미국 주도의 공급망 재편에 협력하겠다는 뜻을 나타낸 것. 이에 대해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도 “협력을 강화해 더 많은 혜택을 거둘 것”이라며 “미국 제조업체들도 조 바이든 행정부와 함께 일하면서 백신을 한국에 전달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초 한국 정부는 조 바이든 대통령도 함께 참석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코로나19 방역 등을 이유로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행사에선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등 4대 그룹이 총 44조 원이 넘는 미국 투자 계획을 구체화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공영운 현대차 사장,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 등 정상회담에 맞춰 미국을 방문한 기업인들도 참석했다. 미국 측에선 러몬도 상무장관, 스티브 몰렌코프 퀄컴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키퍼 GM인터내셔널 대표, 스탠리 어크 노바백스 CEO 등이 참석했다. 한국 기업들의 미국 내 투자 확대는 바이든 대통령의 ‘바이 아메리칸(Buy American·미국산 제품 구매)’ 기조에 맞춰 미국 시장 내 영향력을 높이는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주도하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본격화되는 상황에서 미국과의 경제·안보 동맹 관계를 공고하게 할 촉매제 역할도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170억 달러(약 20조 원)에 달하는 최첨단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공장 투자 방침을 공식화했다. 삼성전자가 1997년부터 운영 중인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공장에 라인을 추가 건설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실리콘밸리에 인공지능(AI), 낸드 솔루션 등 신성장 분야 혁신을 위한 대규모 R&D센터를 10억 달러(약 1조 원)를 들여 설립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올해부터 2025년까지 5년간 미국에 74억 달러(약 8조 원) 규모의 투자를 할 예정이다. 미국 내 전기차 생산 계획도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은 각각 미국 1, 2위 완성차 회사와 손잡고 미국 내 투자에 나섰다. 두 기업 등 배터리 기업의 총 투자액은 140억 달러(약 16조 원) 규모다. LG에너지솔루션과 미국 1위 자동차 기업 제너럴모터스(GM)의 합작법인 얼티엄셀스는 약 2조7000억 원을 투자해 미국 테네시주에 두 번째 공장을 짓는다. 이와 별도로 LG에너지솔루션은 2025년까지 5조 원 이상을 투입해 독자적인 생산시설 확보에 나선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2위 자동차 기업이자 픽업트럭 강자인 포드와 손잡고 2025년까지 53억 달러(약 6조 원)가량을 들여 전기차 배터리 생산시설을 구축할 계획이다. 한편 미 측의 대표적 화학기업인 듀폰은 반도체 소재 원천기술 개발을 위한 R&D센터를 한국에 설립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미 기업들도 소부장 분야에 대한 투자 계획을 밝혔다. 듀폰의 본사는 바이든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델라웨어에 있다.홍석호 will@donga.com·변종국 기자 / 워싱턴=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은 21일(현지 시간)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날 오전 워싱턴 미 상무부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 “한미 양국은 70여 년간 이어온 굳건한 동맹을 바탕으로 경제와 산업 분야에서도 긴밀히 협력해 왔다”며 “특히 양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를 계기로 중요해진 안정적 공급망 구축을 위해 상호 보완 가능한 최적의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시너지가 가장 클 것으로 기대되는 분야는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 산업”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최첨단 반도체와 저탄소 경제의 핵심인 전기차와 배터리 분야에서 양국이 상호 보완성을 기반으로 투자와 공급망 협력을 강화한다면 급속히 확대되는 시장을 기반으로 함께 성장할 것”이라고 했다. “(한국 기업들이) 코로나 백신 개발을 주도하는 미국 기업들과 함께 전 세계 백신 보급 속도를 높이는 최적의 협력자가 될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한국 기업이 강점을 갖고 있는 ‘BBC’(바이오·배터리·반도체) 산업의 미국 내 생산기지를 확대해 미국 주도의 공급망 재편에 협력하겠다는 뜻을 나타낸 것. 이에 대해 지나 러몬도 미 상무부 장관도 “협력을 강화해 더 많은 혜택을 거둘 것”이라며 “미국 제조업체들도 바이든 행정부와 함께 일하면서 백신을 한국에 전달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초 한국 정부는 조 바이든 대통령도 함께 참석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코로나19 방역 등을 이유로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행사에선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등 4대 그룹이 총 44조 원이 넘는 미국 투자 계획을 구체화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공영운 현대차 사장,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 등 정상회담에 맞춰 미국을 방문한 기업인들도 참석했다. 미국 측에선 지나 러몬도 상무부 장관, 스티브 몰렌코프 퀄컴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키퍼 GM인터내셔널 대표, 스탠리 어크 노바백스 CEO 등이 참석했다. 한국 기업들의 미국 내 투자 확대는 바이든 대통령의 ‘바이 아메리칸(Buy American·미국산 제품 구매)’ 기조에 맞춰 미국 시장 내 영향력을 높이는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주도하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본격화되는 상황에서 미국과의 경제·안보 동맹 관계를 공고하게 할 촉매제 역할도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170억 달러(약 20조 원)에 달하는 최첨단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공장 투자 방침을 공식화했다. 삼성전자가 1997년부터 운영 중인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공장에 라인을 추가 건설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실리콘밸리에 인공지능(AI), 낸드 솔루션 등 신성장 분야 혁신을 위한 대규모 R&D센터를 10억 달러(약 1조 원)를 들여 설립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올해부터 2025년까지 5년간 미국에 74억 달러(약 8조 원) 규모의 투자를 할 예정이다. 미국 내 전기차 생산 계획도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은 각각 미국 1, 2위 완성차 회사와 손잡고 미국 내 투자에 나섰다. 두 기업 등 배터리 기업의 총 투자액은 140억 달러(약 16조 원) 규모다. LG에너지솔루션과 미국 1위 자동차 기업 제너럴모터스(GM)의 합작법인 얼티엄셀스는 약 2조7000억 원을 투자해 미국 테네시주에 두 번째 공장을 짓는다. 이와 별도로 LG에너지솔루션은 2025년까지 5조 원 이상을 투입해 독자적인 생산시설 확보에 나선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2위 자동차 기업이자 픽업트럭 강자인 포드와 손잡고 2025년까지 53억 달러(약 6조 원)가량을 들여 전기차 배터리 생산시설을 구축할 계획이다. 한편 미 측의 대표적 화학기업인 듀폰은 반도체 소재 원천기술 개발을 위한 R&D센터를 한국에 설립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미 기업들도 소부장 분야에 대한 투자 계획을 밝혔다. 듀폰의 본사는 바이든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델라웨어에 있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변종국 기자 bjk@donga.com·워싱턴=공동취재단}

한미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0일(현지 시간) SK이노베이션과 미국 2위 완성차회사 포드가 전기자동차 배터리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하고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18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미시간주 포드 전기차 공장을 찾아 “우리는 중국이 전기차 경주에서 이기도록 놔두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한 직후다. 중국 견제 전략의 일환으로 ‘K배터리’와의 동맹을 선택한 셈이다. SK이노베이션과 포드의 합작법인인 ‘블루오벌에스케이’는 총 6조 원 규모 자금을 투입해 2025년경부터 미국 현지 합작공장에서 연간 60GWh(기가와트시)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한다. 전기 픽업트럭 약 60만 대에 공급할 수 있는 규모다. 앞서 2019년 12월엔 미국 1위 완성차회사인 제너럴모터스(GM)가 LG에너지솔루션과 합작법인 얼티엄셀스를 설립하고 미국 오하이오주와 테네시주에 각각 35GWh 규모 합작공장을 건설 중이다. 미국 완성차업체 1, 2위 회사가 모두 한국 배터리 회사와 손을 잡은 것이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이번 합작은 SK와 포드의 협력을 넘어 미국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 중인 전기차 산업 밸류체인 구축 및 성장에 핵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21일(현지 시간)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을 찾은 문재인 대통령은 정상회담 다음 날인 22일 조지아주 잭슨카운티 커머스시에 있는 SK이노베이션 배터리 공장을 방문할 예정이다. 정상회담 직후 일정으로 SK이노베이션 공장을 찾음으로써 미국 완성차와 한국 배터리 간 전략적 동맹에 양국 정부 차원에서 힘을 싣겠다는 의미로 분석된다. 이 공장은 앞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포드 공장을 방문해 직접 운전했던 포드 첫 전기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에 싣게 될 배터리를 생산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과 포드 합작사는 추가로 미국에 두 개 공장을 세울 예정이다. 양사의 합작 발표 직후 열린 콘퍼런스콜에서 포드 측은 “60GWh는 북미 공장 두 곳에서 생산될 것이다. 구체적인 위치는 연내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합작법인의 지분구조에 관해서는 “논의 중이다”라고 밝혔다.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이번 업무협약(MOU)으로 핵심요소를 수직계열화하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미국 완성차 1, 2위인 GM과 포드가 각각 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과 손을 잡으며 한국과 미국이 배터리 동맹에 나선 것은 중국 견제라는 공통의 목표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중국은 세계 전기차 판매 1위, 배터리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완성차 기업으로 따지면 지난해 전기차 판매 순위 1위는 테슬라(44만 대), 2위는 GM(21만 대)으로 미국이 우세하다. 중국 1위 완성차 기업 BYD는 13만 대로 판매량 세계 5위 수준이다. 하지만 중국은 거대한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전기차 판매량이 96만 대나 돼 26만 대 판매한 미국을 세 배 이상으로 앞선다.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올해 1분기(1∼3월) 시장점유율 기준 한국 배터리는 3사의 합산 점유율로나 업체별 1위 자리로나 중국에 뒤처졌다. 게다가 중국이 주요 시장으로 꼽히는 반도체 분야와 달리 한국 배터리는 중국 정부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 조치로 보조금 제재에 나서 중국 시장 점유율이 미미하다. 미국 완성차와 한국 배터리의 확실한 ‘동맹전략’이 보다 수월한 셈이다. 미국 정부도 한국 배터리에 높은 관심을 보여 왔다. 지난달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은 미국 무역대표부(USTR)의 중재로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서 극적인 합의를 이뤘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철수까지 고려했지만 미국의 적극적인 중재로 현지 투자에 물꼬가 트인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포드 공장 방문 당시에도 SK-LG 간 합의에서 미 행정부의 역할이 컸음을 재차 언급했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까지 조지아주 생산시설에 총 26억 달러(약 2조9000억 원)를 투자해 왔다. 1공장과 2공장이 각각 내년과 2023년 양산을 앞두고 있다. 2018년 11월 최태원 회장의 미국 방문 시 현지 배터리 공장에 최대 50억 달러(약 5조6000억 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만큼 3·4공장 추가 증설 계획도 검토되고 있다. 이번 합작으로 SK이노베이션은 당초 목표치였던 2025년 글로벌 125GWh 이상 생산능력 확보를 넘어 190GWh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폭발적인 전기차 시장 성장을 앞두고 배터리 업계와 완성차 업계 간 합종연횡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세계 1위 테슬라는 일본 파나소닉과 미래형 배터리 공동 개발에 나서는 등 긴밀한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폭스바겐그룹은 스웨덴 배터리 기업인 노스볼트와 합작사 ‘노스볼트 츠바이(zwei)’를 만들고 독일에 생산 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5년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수요는 1257GWh에 이르지만 공급은 1097GWh에 그칠 것으로 예측돼 처음으로 배터리 수요가 공급을 초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곽도영 now@donga.com·변종국 기자}
포스코가 호주의 니켈 광업 및 제련 전문회사 지분을 인수한다. 전기차 배터리 핵심 원료인 니켈을 확보하면서 동시에 니켈 관련 제품 개발 사업에도 나선다. 포스코는 호주 니켈 전문회사 ‘레이븐스소프’의 30%에 해당하는 지분을 2억4000만 달러(약 2717억 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레이븐스소프는 니켈을 생산하는 회사다. 니켈 광산을 보유하면서 제련 설비 및 담수화, 황산 제조, 폐기물 처리 등을 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이 회사는 캐나다의 ‘퍼스트퀀텀미네랄스사’가 지분 100%를 보유 중이다. 포스코는 퍼스트퀀텀미네랄스사와 지분 양수도 계약을 맺었다. 호주 정부 심사를 통과하면 포스코는 레이븐스소프 지분 30%를 갖게 된다. 이번 지분 인수에 따라 포스코는 2024년부터 레이븐스소프가 생산하는 니켈 가공품을 연간 3만2000t씩 공급받을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된다. 니켈 함유량 기준으로는 7500t 규모이고, 전기차 18만 대에 공급할 수 있는 양이다. 2차전지 소재 사업에 꼭 필요한 원료인 니켈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니켈은 양극재의 핵심 원료로 2차전지 충전 용량을 높여 전기자동차 주행거리를 늘리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최근 니켈 함유량이 높은 양극재 사용이 확대되면서 니켈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포스코는 퍼스트퀀텀미네랄스사와 함께 배터리용 황산 니켈 및 전구체 사업에도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단순히 원료 수급뿐 아니라 2차전지 소재와 관련한 추가적인 사업 기회도 모색하는 의미가 있다”며 “이번 지분 인수를 통해 포스코는 리튬, 니켈, 흑연 등 전기차용 배터리의 핵심 소재를 원료부터 양극재, 음극재까지 모두 공급할 수 있게 됐다. 향후 소재 회사로서 위상이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는 2030년까지 리튬 22만 t과 니켈 10만 t을 자체 공급할 계획이다. 또 양극재 40만 t과 음극재 26만 t 생산 체제를 구축해 2차전지 소재 부문 글로벌 시장 점유율 20%, 연매출액 23조 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한미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0일(현지시간), SK이노베이션과 미국 2위 완성차회사 포드가 전기자동차 배터리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하고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18일(현지 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미시간주 포드 전기차 공장을 찾아 “우리는 중국이 전기차 경주에서 이기도록 놔두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한 직후다. 중국 견제 전략의 일환으로 K-배터리와의 동맹을 선택한 셈이다. SK이노베이션과 포드의 합작법인인 ‘블루오벌에스케이’는 총 6조 원 규모 자금을 투입해 2025년경부터 미국 현지 합작공장에서 연간 60기가와트시(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한다. 전기 픽업트럭 약 60만 대를 공급할 수 있는 규모다. 앞서 2019년 12월엔 미국 1위 완성차회사인 제너럴모터스(GM)이 LG에너지솔루션과 합작법인 얼티엄셀즈를 설립하고 미국 오하이오주와 테네시주에 각각 35GWh 규모 합작공장을 건설 중이다. 미국 완성차업체 1, 2위 회사가 모두 한국 배터리 회사와 손을 잡은 것이다. 전기차 미래 시장을 두고 한미 연합전선이 구축되면서 중국과의 세력전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이번 합작은 포드와 SK의 협력을 넘어 미국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 중인 전기차 산업 밸류 체인 구축 및 성장에 핵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K배터리와 손잡은 美완성차 1, 2위… 中 전기차 견제 나섰다21일(현지 시간)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을 찾은 문재인 대통령은 정상회담 다음 날인 22일 조지아주 잭슨카운티 커머스시에 있는 SK이노베이션 배터리 공장을 방문할 예정이다. 정상회담 직후 일정으로 SK이노베이션 공장을 찾음으로써 미국 완성차와 한국 배터리 간 전략적 동맹에 양국 정부 차원에서 힘을 싣겠다는 의미로 분석된다. 이 공장은 앞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포드 공장을 방문해 직접 운전했던 첫 전기 픽업트럭에 싣게 될 배터리를 생산하는 곳이다.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SK이노베이션과의 합작사 MOU로 (경쟁사와) 차별화를 위한 핵심요소를 수직계열화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포드의 미래는 누구에게도 양보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완성차 1, 2위인 GM과 포드가 각각 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과 손을 잡으며 한국과 미국이 배터리 동맹에 나선 것은 중국 견제라는 공통의 목표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중국은 세계 전기차 판매 1위, 배터리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완성차 기업으로 따지면 지난해 전기차 판매 순위 1위는 테슬라(44만 대), 2위는 GM(21만 대)으로 미국이 우세하다. 중국 1위 완성차 기업 BYD는 13만 대로 판매량 세계 5위 수준이다. 하지만 중국은 거대한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전기차 판매량이 96만 대나 돼 26만 대 판매한 미국을 세 배 이상으로 앞선다.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올해 1분기(1~3월) 시장점유율 기준 한국 배터리는 3사의 합산 점유율로나 업체별 1위 자리로나 중국에 뒤처졌다. 전년 동기 세계 1위였던 한국 배터리가 세계 1위 CATL을 필두로 한 중국 기업의 공세에 밀려난 것이다. 게다가 중국이 주요 시장으로 꼽히는 반도체 분야와 달리 한국 배터리는 중국 정부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 조치로 보조금 제재에 나서 중국 시장 점유율이 미미하다. 미국 완성차와 한국 배터리의 확실한 ‘동맹전략’이 보다 수월한 셈이다. 미국 정부도 한국 배터리에 높은 관심을 보여왔다. 지난달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은 미국 무역대표부(USTR)의 중재로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서 극적인 합의를 이뤘다. SK이노베이션은 10년 미국 수입 금지 조치로 미국 철수까지 고려했지만 미국의 적극적인 중재로 소송 리스크를 넘어 현지 투자에 물꼬가 트인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포드 공장 방문 당시에도 SK-LG 간 합의에서 미 행정부의 역할이 컸음을 재차 언급했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까지 조지아주 생산시설에 총 26억 달러(약 2조9000억 원)를 투자해왔다. 1공장과 2공장이 각각 내년과 2023년 양산을 앞두고 있다. 2018년 11월 최태원 회장의 미국 방문 시 현지 배터리 공장에 최대 50억 달러(약 5조6000억 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만큼 3·4공장 추가 증설 계획도 검토되고 있다. 이번 합작으로 SK이노베이션은 당초 목표치였던 2025년 글로벌 125GWh 이상 생산능력 확보를 넘어 190GWh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게 될 전망이다. 폭발적인 전기차 시장 성장을 앞두고 배터리 업계와 완성차 업계 간 합종연횡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세계 1위 테슬라는 일본 파나소닉과 미래형 배터리 공동 개발에 나서는 등 긴밀한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폭스바겐그룹은 스웨덴 배터리 기업인 노스볼트와 합작사 ‘노스볼트 츠바이(zwei)’를 만들고 독일에 생산 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5년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수요는 1257GWh에 이르지만 공급은 1097GWh에 그칠 것으로 예측돼 처음으로 배터리 수요가 공급을 초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변종국 기자 bjk@donga.com}

글로벌 선박 발주가 올해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20일 영국의 조선해운 전문분석기관인 클락슨리서치가 발표한 ‘조선업 시황 전망’에 따르면 2023년부터 2031년까지 글로벌 연평균 발주량은 지난해 보다 2배 이상으로 증가하면서 조선업계의 중장기 호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클락슨 리서치는 올해와 내년도 선박 발주량은 세계 경제 회복과 글로벌 물동량 증가, 환경규제에 따른 노후 선박 교체 등으로 연 평균 1200척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3월 기준 글로벌 수주 잔고의 약 1/3이 친환경 이중연료 추진 선박임을 볼 때 환경 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친환경 선박 발주 추세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2023년~2031년에도 친환경 선박으로의 선박 전환 추세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어서, 글로벌 평균 발주량은 연 1800척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한국 조선소들의 주력 선박인 1만5000TEU (1TEU는 20피트 짜리 컨테이너 1개)급 이상 대형 컨테이너선도 매년 250~300척이 발주될 것으로 봤다. 이는 지난해 105척 발주량 보다 2~3배 이상 많은 수치다. 한국 조선사들이 글로벌 초강세를 보이고 있는 고부가가치 선박인 액화천연가스(LNG) 선 등도 연간 60척 이상 발주세가 유지될 전망이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두산은 임직원들이 모은 성금 1억7000여만 원을 재단법인 ‘바보의 나눔’에 전달했다고 18일 밝혔다. ㈜두산 임직원들은 지난 한 해 동안 모금을 했다. 성금은 바보의 나눔 재단을 통해 ‘청춘Start!’와 ‘엄마의 미래’ 사회공헌 사업에 쓰인다. 서울장학재단과 함께 진행하는 ‘청춘Start!’는 취약계층 대학 신입생들에게 학업장려금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동방사회복지회와 함께 진행하는 ‘엄마의 미래’는 미혼모를 대상으로 취업·창업 교육과 자녀 양육비 등을 지원해 경제적 자립을 돕는다. ㈜두산은 2013년부터 임직원 성금으로 사회공헌 기금사업을 운영해 오고 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위기를 기회로 삼아 새로운 미래를 준비합시다.” 지난해 3월 29일 배재훈 HMM 사장은 국내외 임직원에게 이런 메시지를 보냈다. 2016년 현대그룹에서 완전히 분리된 뒤 4년 만에 현대상선에서 HMM으로 사명을 바꾼 직후였다. 평범한 메시지로 흘려듣기엔 당시 회사 상황이 좋지 않았다. 10년여 동안 계속된 적자. 3조 원 이상의 정책자금을 받았지만 코로나19로 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었다. 정부 지원으로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건조하는 것에 “지나친 지원 아니냐”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1년이 지난 지금, 상황은 180도 달라졌다. HMM은 올해 1분기(1∼3월) 매출 2조4280억 원, 영업이익 1조193억 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85%, 영업이익은 1조213억 원 개선됐다. 1976년 창사 이래 최대 분기 실적이다. 주가도 17일 종가 기준 4만2850원으로 지난해 3월 최저점(2120원)보다 약 20배로 올랐다. 주주들은 HMM을 ‘흠슬라’(HMM과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를 합친 단어)라 부르며 환호하고 있다. HMM의 호실적은 한국 해운업이 기나긴 불황의 터널을 빠져나왔다는 의미도 있다. 2017년 2월 한진해운 파산 이후 HMM은 한국 해운업의 맏형이 됐다. 수출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국적 선사였지만 실적은 좋지 못했다.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 관리를 받으면서도 지난해 영업이익 흑자(9808억 원)를 내기 전까지 10년간 연간 기준 적자에 허덕였다. 제2의 한진해운 사태에 직면할 수 있다는 위기감에 정부는 조선·해운업계와 함께 2018년부터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을 추진했다. HMM과 정부는 2만4000TEU(1TEU는 20피트 규격 컨테이너 1대)급 및 1만6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20척을 발주했다. 추가 발주량까지 더해 HMM은 2022년까지 100만 TEU 규모의 선복량(배에 실을 수 있는 화물량)을 확보한다. 한진해운 파산 전 선복량을 회복하는 것이자 글로벌 6, 7위 수준의 선박회사로 거듭나는 의미가 있다. 코로나19 사태는 HMM에 오히려 기회였다. 코로나19 초기엔 타격을 받았지만 최근 글로벌 경기 회복세로 움츠려 있던 해상 물량 수요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선박 공급량이 수요를 못 따라가면서 해상 운임이 크게 올랐다. 지난해 1분기보다 올해 1분기 운임이 2배 이상으로 올랐다. 올 1분기 HMM이 처리한 컨테이너 물량은 93만7000TEU로 지난해 1분기 처리 물량(88만4000TEU)보다 조금 늘어난 정도다. 하지만 컨테이너 부문 매출은 2조2000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1조1000억 원)의 배에 달한다. 물량은 비슷했는데 매출이 2배로 오른 건 해상 운임 상승 효과가 컸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해운업계의 체질 개선이나 근본적인 부활로 평가하긴 이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운임 상승에 따른 호실적에 도취했다가 운임이 진정세로 접어들면 다시 위기에 빠질 수 있다. 김인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HMM이 어느 정도 몸집은 커진 만큼 종합물류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사업을 다각화해야 경쟁력이 더 높아질 것”이라며 “화주 및 노선 확장을 위한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변종국 bjk@donga.com·서형석 기자}

포스코청암재단은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방파제 아래로 추락한 차량을 발견하고 바다에 뛰어들어 운전자를 구조한 정한호 씨(24·부경대 기계설계공학과)와 제주시 제주대 입구 사거리에서 발생한 4중 추돌사고 현장에서 인명구조 활동을 펼친 이영호 씨(23·제주대 국어교육과)를 포스코히어로즈로 선정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들에겐 상패와 장학금이 전달됐다. 정 씨는 3월 27일 바다로 추락한 차량을 목격하고 망치를 들고 바다에 뛰어들어 운전석 유리창을 깨고 운전자를 구조했다. 이 씨는 4월 6일 시내버스 2대와 화물트럭 등 4중 추돌사고 현장에서 경상자들을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켰다. 또 땅바닥과 버스 창문 사이에 끼어 의식을 잃어가는 부상자를 살리기 위해 소방대원들이 오기 전까지 출입문을 잡고 버스를 들어올려 틈새공간을 만드는 등 적극적인 구호활동을 펼쳤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 관료들이 현대자동차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팰리세이드(사진)를 관용차로 타게 됐다. 16일 현대차는 콩고민주공화국과 팰리세이드 500대를 공급하기로 계약하고 1차 물량 250대를 15일 평택항에서 선적했다고 밝혔다. 이번 팰리세이드 공급은 현대차가 처음으로 중부아프리카 국가 정부와 맺은 대규모 계약이다. 올해 초 현대차가 콩고민주공화국에 수출하기로 한 목표량(100대)의 5배, 지난해 판매 실적(45대)보다 10배가 넘는 규모다. 아프리카는 아직 민간 주도의 자동차 시장이 발달하지 않아 정부 대상 판매가 주를 이룬다. 아프리카 시장은 도요타, 혼다 등 일본 브랜드가 강세다. 현대차는 올해 3월 콩고민주공화국 정부의 고위 공직자 업무용 차량 입찰에서 대형 SUV 랜드크루저를 내세운 도요타를 제치고 최종 낙찰자로 선정됐다. 현대차는 정부 공급 차량에 대한 전담 애프터서비스(AS) 조직을 구축하고 보증기간 연장 등도 제공한다. 나머지 250대에 대한 2차 선적은 이달 말 이뤄진다. 팰리세이드 500대는 7월 말까지 콩고민주공화국 정부로 인도돼 대통령 집무실 관계자 및 장차관급 고위 공직자의 업무용 차량, 외교부 의전 차량 등으로 이용될 예정이다. 정방선 현대차 아중동권역본부장은 “이번 수출은 중부 아프리카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아 구매력이 큰 핵심 수요층을 공략한 성공적인 사례다. 향후 인근 국가 판매 확대를 추진해 아프리카 신시장 개척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9월 수소전기차 넥쏘, 수소전기버스 일렉시티 FCEV를 사우디아라비아에 수출하는 등 아프리카·중동 시장 공략에 힘을 쏟고 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로 전 세계 자동차 생산 업체들의 매출 손실이 올해 125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6일 글로벌 컨설팅 업체 알릭스파트너는 차량용 반도체 부족 상황이 예상보다 심각해지면서 이에 따른 올해 전 세계 자동차 생산 업체의 매출 감소가 1100억 달러(약 124조 원)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올해 초 발표한 손실 추정액(610억 달러)을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반도체 부족으로 인한 생산 차질로 올해 자동차 생산량은 약 390만 대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해 전 세계 자동차 생산량(약 7800만 대)의 5%에 해당한다. 마크 웨이크필드 알릭스파트너스 자동차 부문 글로벌 공동대표는 “세계 주요 반도체 생산 공장의 화재, 미국 텍사스 한파, 대만 가뭄 등이 있었고,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반도체 품귀 현상을 가중시키는 데 일조했다. 작은 충격에도 산업 전반이 흔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자동차 업체들은 반도체 품귀로 인한 생산 차질이 이어지고 있다. 기아는 에어백컨트롤유닛(ACU) 반도체 부족으로 17, 18일 경기 광명시 소하리2공장 가동을 중단할 계획이다. 기아는 그동안 쌓아둔 재고를 인기 차종 등에 우선 배치하면서 수급을 조절해 왔지만 5월 들어 한계를 보이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투싼과 수소차 넥쏘 등을 만드는 울산5공장 일부 라인과 베뉴 등을 생산하는 울산3공장 라인 중단을 검토 중이다. 현대차는 올해 초부터 주 단위로 반도체 수급 상황을 검토하며 공장 가동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솔직히 언제 수급이 정상화된다고 확답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생산 차질에 따른 매출 감소가 계속 누적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국내 프로 스포츠 구단 대부분은 대기업들이 ‘홍보 효과’를 노리고 운영한다. 그러다 보니 모기업 이름을 한 번이라도 더 드러내고 1승을 더 하는 것만이 구단의 지상 목표인 경우가 없지 않다. 같은 연고지라도 종목이 달라 딱히 경쟁 관계가 없는데도 모기업 눈치를 보느라 다른 구단이나 파트너 등과 손을 잡는 데 소극적일 때도 있다. 인천을 연고지로 하는 야구와 배구 구단이 이런 고정관념을 깨겠다며 도전장을 냈다. 16일 대한항공과 이마트는 대한항공 점보스 배구단과 SSG 랜더스 프로야구단의 공동 마케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양 사는 14일 오후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장성현 대한항공 마케팅·IT부문 부사장과 권혁삼 대한항공 점보스 배구단장, 최훈학 이마트 마케팅 총괄 상무, 민경삼 SSG 랜더스 대표이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협약식(사진)을 가졌다. 이번 협약을 통해 두 회사는 △배구, 야구 시즌권 할인 등 티켓 프로모션 진행 △양 구단의 브랜드를 담은 공동 기념품(굿즈) 개발 및 판매 △공동 기부금 적립과 지역사회 기부 등 다양한 제휴 마케팅을 진행한다. 특히 14일에는 SSG 랜더스 안방경기에 앞서 2020∼2021 프로배구 V리그에서 창단 이후 첫 통합 우승을 차지한 대한항공 점보스 소속 정지석 선수가 시구를, 임동혁 선수가 시타를 했다. 대한항공 선수들은 2018년에도 프로배구 우승컵을 들어올린 뒤 SSG 랜더스 전신인 SK 와이번스 경기에서 시구 및 시타를 한 적이 있다. SK 와이번스는 그해 프로야구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좋은 기운’을 받았다. 두 회사는 인천을 연고로 한다는 공통점 외에도 항공을 주제로 맞닿아 있다. 대한항공은 점보기로 불리는 대형 항공기인 보잉747에서 점보스라는 이름을 따왔다. SSG는 상륙자라는 뜻의 ‘랜더스’라는 이름을 붙였는데 대한민국의 관문인 인천국제공항, 인천상륙작전 등을 의미한다고 한다. SSG는 야구단 엠블럼에도 UFO를 넣어 항공 이미지를 담았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배구단과 야구단이 협력하는 첫 사례다. 이번 협약을 계기로 소통 강화, 소비자 편의 증진을 위한 다양한 업무 제휴를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지난달 15일 신규 저비용항공사(LCC) 에어로케이(AERO-K)가 정식 취항 했습니다. 2019년 3월 국토교통부로부터 국제항공운송사업 면허를 발급받은 이후 2년 여 만에 드디어 첫 취항을 한 겁니다. 제가 직접 첫 취항 날에 에어로케이 항공기를 탑승했는데요. 이날 탑승에서 가장 눈에 띈 건 좌석이었습니다. 에어로케이는 국내 최초로 유럽 항공기 제작사 에어버스의 ‘A320CEO’를 가져왔습니다. 항공기를 리스해 들여오면서도 좌석만큼은 새로운 좌석을 깔았죠. 좌석에 공을 들인 이유는 바로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입니다. ●경량 좌석 들여온 에어로케이에어로케이 A320CEO에 장착된 좌석은 이탈리아 ‘지벤(GEVEN)’사에서 만든 경량 좌석 ‘에쎈자(ESSENZA)’입니다. 일반 좌석보다 가벼운 직물과 프레임을 사용했고 디자인을 최대한 단순하게 한 것이 특징인데요. 좌석당 무게가 약 8.1㎏ 정도로 국내 LCC들이 운영하는 좌석 보다 무게가 30% 정도 덜 나간다고 합니다.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에어로케이에 장착된 좌석의 기본 무게는 6.9㎏인데 여기에 리클라인 기능(0.95㎏, 좌석을 뒤로 젖힐 수 있는 기능)과 머리 충격 방지 장치(0.25㎏) 등을 추가했습니다. 좌석 등받이 두께도 보통 좌석의 절반 수준이었습니다. 에어로케이에 따르면 경량 좌석을 사용해서 항공기 무게를 약 2t 줄일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에어로케이가 가벼운 좌석에 공을 들인 건 운영비 절감을 위해서입니다. 항공기는 무거울수록 연료 소모량이 많아 유류비 등이 많이 들어갑니다. 항공기 무게가 수익과 직결되는 만큼 무게 줄이기에 상당히 신경을 씁니다. 항공기에 장착되는 장비 및 장치의 무게를 줄이는 것은 물론 항공기 탑재 물품을 최소화하거나 경량화하는 조치를 계속 고민합니다. 기내 잡지 재질을 코팅지가 아닌 더 가벼운 종이로 쓴 항공사도 있고 아예 잡지를 없애버린 곳도 있습니다. 승객들이 가지고 타는 노트북과 베게, 책 등도 항공사들에게는 비용인 셈입니다. ●기내 물건들에 사용되는 연료량은?항공기 무게와 비용에 관한 재미있는 연구결과가 하나 있습니다. 2014년 MIT 연구원인 루크 얀슨과 브라이언 유코가 기내에 탑재된 물건들이 소비하는 연료량을 연구했는데요. 기내에 탑재된 물건들이 1년 동안 비행을 하면 얼마나 연료를 소모하는지 조사해 비용으로 환산한 겁니다. 과거엔 기장들이 종이로 된 비행 안내 지침서와 지도 등을 들고서 비행을 했습니다. ‘젭슨 차트’라 불리는 일종의 항공 지침서들인데 두께가 상당합니다. 요즘은 이런 지침서를 디지털화 해 아이패드에 담아 들고 다닙니다. 이 전환만으로 연간 120만 달러(약 13억 원)의 비용을 줄일 수 있었다고 합니다. 2017년 내셔널지오그래픽이 루크 얀슨과 브라이언 유코의 자문을 받아 낸 보도는 조금 더 구체적입니다. 승객 소변의 무게도 비용으로 환산한 결과를 보고 “화장실 다녀오는 고객들에게 할인 혜택을 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왔다고 합니다. 기내 면세품도 골칫거리입니다. 팔리지 않는 양주를 계속 싣고 다니는 것도 다 비용일 겁니다. 그런데 손님이 언제 면세품을 요구할지 모르니 계속 싣고 다녀야 합니다. 이에 온라인으로 사전 구매를 하면 면세품 추가 할인 혜택을 주기도 하는데요. 승객마다 구매 성향이 다르니 항공사로서는 참 어려운 선택일 겁니다. 2008년 고유가 당시 대한항공은 고유가 시대에 대처하기 위해 적정연료탑재, 적정음용수탑재 등의 조치를 취하기도 했습니다. 경제운항속도 준수, 엔진 물 세척을 통한 엔진 효율 향상, 엔진 4개짜리 항공기의 지상 이동시 1¤2개 엔진 사용 억제 등 눈물겨운 노력을 했죠. 심지어 승무원들의 가방 무게를 2㎏씩 줄이자는 캠페인도 진행했습니다. 2008년 당시 유가 및 환율을 기준으로 연간 5억5000만 원을 줄일 수 있었다고 합니다. ●몸무게로 항공운임을 정한다?이런 생각도 해볼 수 있습니다. “무게가 곧 돈이라면, 짐이 없거나 몸무게가 적게 나가는 사람은 돈을 적게 받아야 하는 것 아닐까?”하고 말이죠. 실제로 이 생각을 항공료 책정에 사용한 항공사가 있습니다. 남태평양의 사모아항공입니다. 사모아항공은 2013년 세계 최초로 몸무게와 짐의 무게로 운임을 결정하는 ‘중량제운임’을 적용했습니다. “1㎏은 모두 같은 1㎏”이라는 매우 공평한 발생에서 시작된 일인데요. 모든 승객은 예약시 짐과 체중을 입력하고, 중량에 따라 운임이 책정됩니다. 비행기 타기 전에 한 번 더 무게를 측정해 차액이 발생하면 돈을 돌려줬다고 합니다. 체중이 100㎏인 사람과 50㎏ 인 사람은 비용이 2배 차이가 나게 되죠. 이 아이디어는 사모아항공의 조종사가 냈다고 하는데, 몸무게 차별 아니냐는 비판을 의식한 경영진 일부는 완강하게 반대했다고 합니다. 한편으로는 상당히 공평한(?) 운임 책정 방법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추가 운임이니 초과 수화물이니 복잡하게 운임을 책정하지 않고, 무게에 따라 비용을 내는 거죠. 사모아항공이 이런 방법을 쓴 건 보유하고 있는 항공기가 소형이라 짐과 체중 등이 연료 소모에 큰 영향을 줬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특히 사모아지역은 인구의 80% 정도가 과체중이라고 합니다. 몸무게에 대한 차별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항공료를 적게 내려고 다이어트 열풍이 불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다시 에어로케이 이야기로 돌아가면. 에어로케이는 기내 서비스도 대폭 줄였습니다. 객실 승무원들은 안전 및 비행 운항 관련 업무를 제외하고는 다른 일은 거의 하지 않았죠. 국내선에서는 비상 상황을 제외하고는 물도 제공하지 않습니다. 필수적인 것을 제외한 각종 기내 서비스를 최대한 줄여 수익을 올리는 해외 LCC 전략을 모델로 삼은 겁니다. 모두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항공사들의 무게 줄이기 노력은 처절하기까지 합니다. 코로나로 힘든 항공사를 위해서라도 저부터 기내 탑승 전 화장실은 꼭 다녀와 무게를 줄이겠습니다.변종국기자 bjk@donga.com}
포스코인터내셔널이 해외 투자 사업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면서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13일 포스코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매출은 7조870억 원, 영업이익은 1269억 원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앞선 분기보다 45% 증가했다. 이런 성과의 배경에는 해외 투자법인의 호실적이 있었다는 게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설명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주력인 트레이딩 사업과 함께 식량과 에너지, 면방 사업 등에 힘을 쏟아왔다. 특히 1분기에는 인도네시아 팜오일 사업을 운영하는 PT.BIA 법인과 우즈베키스탄 면방법인의 실적이 향상됐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이 2011년 인수한 인도네시아 PT.BIA 법인은 팜열매 재배 및 팜오일 가공 법인으로 1분기 194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지난해 거둔 영업이익(218억 원)의 89%를 올해 3개월 만에 달성한 것이다. PT.BIA는 생산량 증대를 위한 공장 증설 작업을 하고 있다. 회사 측은 “동남아 지역 팜열매 주요 생산권역에서 추가로 농장 등을 확보할 계획이라 그룹의 안정적인 캐시카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우즈베키스탄에서 운영하고 있는 면방법인에서도 면제품 가격 상승, 원재료 원가 절감으로 창립 이래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우즈베키스탄 법인은 1분기에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52억 원)을 뛰어넘는 89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포스코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식량 등 핵심 사업 및 전략 지역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일궈 온 해외 투자법인들이 경기 회복과 맞물려 좋은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며 “투자 사업에 집중해 글로벌 종합 사업회사로 거듭날 계획”이라고 말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네시스 EQ900은 현대자동차가 축적한 모든 기술력을 집약한 차다. 세계 명차들과 당당히 경쟁하겠다.” 현대차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의 첫 차인 EQ900이 베일을 벗던 2015년 12월 9일.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이 직접 출시 행사에 나와 ‘제네시스 출사표’를 냈다. 당시 글로벌 판매량 800만 대를 넘긴 자동차 회사(도요타, 폭스바겐, GM, 르노·닛산, 현대차·기아) 중 프리미엄 브랜드가 없는 곳은 현대차·기아뿐이었다.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고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현대차는 제네시스를 내놓으며 세계 시장에 승부수를 던졌다. 승부수가 통했다. 제네시스가 글로벌 누적 판매 50만 대를 돌파했다. 12일 현대차는 제네시스 브랜드 출범 이후 이달 9일까지 국내 37만8999대, 해외 12만1192대 등 총 50만191대를 판매했다고 밝혔다. 2015년 11월 출범 후 5년 반 만이다. 제네시스는 출범 첫해인 2015년 530대 판매를 시작으로 2016년 6만5586대, 2017년부터 2019년까지 평균 8만여 대의 판매량을 올렸다. 지난해에는 제네시스 첫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V80을 출시했다. SUV 라인업 강화에 힘입어 지난해 제네시스는 12만8365대를 팔며 글로벌 연간 판매 10만 대를 처음으로 돌파했다. 프리미엄 브랜드 시장에서 ‘연간 10만 대 판매’는 시장 안착 성공 지표로 여겨진다. 제네시스는 차별화된 브랜드 전략을 폈다. 이름부터 ‘현대 제네시스’가 아닌 ‘제네시스’로 승부를 걸었다. 과거 현대차·기아 고급 차종이 해외에서 기대만큼 성과를 거두지 못한 터라 더 절박했다. 미국 시장 진출 초기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이 개최한 연예인 골프대회에 차량을 전시하고 홀인원 상품으로 차량을 내걸며 눈길을 끄는 마케팅에 나섰다. 제네시스 고급화 전략이 통한 건 탁월한 주행 성능과 혁신적인 디자인이 시장에서 먹혔기 때문이다. 브랜드 강화를 위해 람보르기니, 벤틀리, GM, 폭스바겐 등 글로벌 명차 회사 출신 디자이너를 공격적으로 영입했다. 전문가들에게도 꾸준한 호평을 받고 있다. 2017∼2020년 4년 연속 미국 시장조사업체 제이디파워 신차 품질 조사에서 고급차 브랜드 1위에 올랐다.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 충돌 평가에서 가장 안전한 차량에 부여하는 ‘톱 세이프티 픽 플러스 등급’을 2016년부터 매년 획득하고 있다. 제네시스는 고급차 격전지인 미국 시장에서 많이 팔린다. 2016년 미국 진출 후 9만7869대를 팔았다. 캐나다, 중동, 러시아에도 진출했고 올해는 중국과 유럽 공략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50만 대 판매를 넘긴 건 브랜드가 이제 글로벌 시장에 안착했다는 지표다. 중국과 유럽에서도 성공한다면 제네시스 평판이 차원이 다르게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서형석 기자}

이달 21일(현지 시간)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미 ‘백신 동맹’이 주요 의제로 논의된다. 삼성과 SK 최고경영자(CEO)들도 미국을 방문해 각각 미국 백신 제약사인 모더나, 노바백스를 만나 위탁생산을 협의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12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우리 정부는 세계 2위 바이오 생산능력을 ‘지렛대’로 해 미국을 상대로 백신 확보에 나설 예정이다. 미국의 원천기술과 한국의 생산능력을 결합해 백신 동맹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이와 관련해 모더나의 백신 원료가 이달 말 한국에 들어오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조만간 모더나 대표가 한국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지는 등 움직임이 구체화되는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배터리 분야 한미 협력도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 등 반도체, 배터리 분야 CEO들도 정상회담 기간 중 미국을 찾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이호승 대통령정책실장은 MBC 라디오에서 “한미 정상회담의 주된 의제 중 하나가 한미 간 백신 파트너십”이라고 밝혔다.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선 “1주택자이면서 장기간 자가주택에 거주하는 분들이 주택을 새로 마련하는 것에 대한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는 공감대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 백신 ‘美 원천기술 + 韓 생산능력’… 정상회담서 파트너십 논의 한미 정상회담 기간 한국 대표 바이오 기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와 SK바이오사이언스의 최고경영자(CEO)급 인사들이 미국을 찾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간 삼성은 모더나와, SK는 노바백스와 구체적인 협의를 진행할 것으로 전해진다. 백신에 대한 원천 기술 및 원료를 가진 미국과 대규모 생산능력을 갖춘 한국이 백신 파트너십을 구체적으로 논의할 것이라는 의미다. 12일 이호승 대통령정책실장이 21일(현지 시간)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의 의제로 한미 간 백신 파트너십을 언급한 것은 이 같은 움직임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양국 기업 간의 백신 협력이 한미 정상회담의 주요 정식 의제에 오를 만큼 구체화됐다는 뜻이다. 특히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모더나 백신 생산을 국내 위탁생산(CMO) 업체가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모더나 백신 원료가 이달 말 한국 항공사를 통해 국내에 반입될 것으로 확인됐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모더나 원료를 원래 이달 초 들여오려다 21일경 모더나 백신의 국내 승인 절차가 마무리된 후 들이기로 한 걸로 안다”며 “당장 양산하기 위한 물질인지, 테스트용인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모더나 백신은 이르면 다음 주에 최종 승인이 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12일 모더나 백신 도입에 대비한 수송 훈련도 가졌다. 정확한 시기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모더나 대표도 조만간 한국을 찾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개별 기업 위탁생산 규모로 세계 1위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미 모더나와 접촉해 위탁생산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국내 제약업계에서는 한미약품, 녹십자 등도 글로벌 제약사의 위탁생산 기지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지난달 방역당국은 “국내 한 제약사가 8월부터 해외에서 승인된 백신을 생산하는 것에 대해 구체적인 계약 체결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미 정상회담 시기를 전후해 미국 제약사 모더나의 한국 내 자회사 설립과 위탁생산 발표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이 같은 파트너십이 가능해진 것은 글로벌 백신 제약사와 한국 간 협상의 역학구도가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재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백신 기술을 가진 글로벌 제약사들은 그간 한국에 크게 아쉬울 게 없었다. 하지만 생산을 크게 늘려야 하는 지금 시점에서는 한국의 세계 최고 수준의 생산능력이 필요해져 협상이 가능해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에 ‘슈퍼 갑’이었던 모더나 등 백신업체들이 한국을 파트너로 보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현재 모더나, 화이자 등 mRNA 제조사들은 원료 대량 확보에 나서는 등 생산량 증대를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은 세계 2위 수준의 바이오의약품 생산 규모와 세계 최고 수준의 생산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국내 기업이 화이자 백신을 위탁생산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날 자사가 화이자와 위탁생산 계약을 했다는 국내 한 언론사의 보도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공시했다. 화이자도 공식적으로 “현재 위탁생산을 위해 논의 중인 사안이 없다”고 밝혔다. 모더나 백신이 실제 국내에서 양산에 들어가기까지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분석도 있다. mRNA 위탁생산은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이다. 삼성이 나선다고 해도 현재 수주가 넘쳐 풀 가동 중인 공장의 일부 라인을 멈추고, 새 설비로 바꾸는 등 막대한 비용이 발생한다. 납기를 약속한 고객사의 물량을 빼야 해 계약 이행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mRNA 백신 제조 기술이 까다롭지만 기술 이전이 동반된다면 한국 기업의 제조 기술이 더해져 무리 없이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상원 성균관대 제약산업학과 교수는 “국내에서 위탁생산이 이뤄지면 백신 수급에 안정성이 커지는 것은 물론이고 국내 업체가 관련 기술과 노하우를 확보하는 효과도 있다”며 “기술과 시설 활용도가 높아 산업적 파급 효과도 클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이미지 기자·변종국·김성규 기자}

현대자동차가 새로운 트림(동일 차종 내 기능 및 옵션을 달리한 모델) ‘르블랑(Le Blanc)’을 추가하고 안전 및 편의장치를 확대한 ‘2021 그랜저’(사진)를 출시한다고 11일 밝혔다. 2021 그랜저의 새 트림 ‘르블랑’은 ‘하얀색’을 의미하는 프랑스어로 베이지색 시트와 검은색 인테리어를 조합한 디자인을 적용했다. 고속도로 주행 보조, 후측방 충돌방지 보조, 12.3인치 컬러 LCD 클러스터, 후측방 및 서라운드 뷰 모니터, 앞좌석 통풍시트 등을 기본으로 적용했다. 2021 그랜저는 기존에 선택사양이던 걸 기본 탑재하고 상품성을 강화하면서도 가격 인상을 9만∼25만 원으로 최소화했다. 프리미엄 트림은 소음을 줄이는 이중접합 차음 유리와 자외선 차단 유리를 기본으로 적용했다. 익스클루시브 트림은 차 주변을 살필 수 있는 영상 기능을 적용했다. 가격은 가솔린이 3033만∼4388만 원, 하이브리드는 3679만∼4489만 원이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철광석 값이 미친 듯이 올라 건설 현장에서 공사가 멈출 지경입니다.” 강원 강릉시의 철판 제조회사 사장 A 씨는 한숨을 내쉬었다. 철광석 가격이 역대 최고가를 경신하며 치솟고, 철강재 가격도 지난해 말에 비해 50∼60% 뛰어올랐기 때문이다. A 씨는 “그렇다고 예전에 계약한 철판 구매업체들에 ‘철강재 가격이 올랐으니 철판 제품을 사려면 돈을 더 내라’라고 말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제조업 생산이 늘고 철강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철강재 물량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그는 “매년 인건비는 오르는데 원자재 가격까지 치솟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영난까지 더해 삼중고를 겪고 있다”고 털어놨다. 최근 반도체 수급난에 이어 ‘제조업의 쌀’로 불리는 철광석 가격마저 치솟으면서 산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1일 한국철강협회와 포스코, 현대제철 등 협회 회원사들과 긴급 회의를 열고 철강 수급 문제를 점검했다. 13일에는 기계, 조선 등 주요 철강 수요 단체를 만나 수급 상황을 챙겨볼 계획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철강 유통업체들이 높은 가격에 팔려고 제품을 묶어 두고 있지는 않은지 점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산업부에 따르면 중국 칭다오항 수입 물량 기준(CFR) 철광석 가격은 10일 t당 230.56달러로 역대 최고가를 찍었다. 6일 처음으로 200달러를 돌파한 뒤 연일 상승세다. 지난해 5월 11일(88.61달러) 이후 1년 만에 160% 뛰었다. 철광석 가격이 치솟는 이유는 코로나19 이후 경기 회복세에 제조업체들이 생산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수요는 느는데 공급이 충분하지 못하다. 호주, 브라질 등 철광석 주요 생산국들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제조업 생산이 감소하자 공급을 줄였다. 게다가 세계 1위 철광석 수입국인 중국과 세계 1위 철광석 수출국인 호주가 최근 갈등을 빚으며 철광석이 제대로 공급되질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자동차와 가전 소재로 쓰이는 열연강판은 물론이고 선박 제조에 쓰이는 후판(6mm 이상 두께 철판) 등 대부분의 철강 제품 가격이 오르고 있다. 철강 제품 소비가 많은 조선업계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철강업계와 조선업계는 지난달 후판 가격을 t당 10만 원가량 올리기로 합의했다. 2016년 이후 5년 만에 인상에 합의한 것이다.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1척에는 약 3만 t의 후판이 들어간다. 후판 가격이 t당 10만 원 인상되면 선박 건조 가격이 30억 원가량 오른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은 철강 값을 어찌 반영할지 알 수 없는데, 우린 일단 가격 인상분을 반영해야 하니 수주 경쟁이 부담스럽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업체도 마찬가지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생산이 차질을 빚는 와중에 철강 가격 상승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철광석 가격 상승이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천소라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략연구부 연구위원은 “기업들의 비용 부담은 결국 시차를 두고 소비자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철광석 등 원자재는 국가 전략 산업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이명박 정부의 ‘자원외교’ 실패를 지나치게 정치적으로 해석해 원자재 확보에 소홀한 측면은 없는지 살펴보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구특교 kootg@donga.com / 변종국 기자}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캐나다 등에 돼지열병 백신 수출을 추진한다고 11일 밝혔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식물 단백질 기반 백신 개발 바이오벤처인 바이오앱 및 캐나다 플랜트폼사와 돼지열병 백신(CSF 백신) 수출 및 위탁생산, 연구개발 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바이오앱은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중소벤처기업을 지원하고 협업하는 플랫폼인 ‘중소벤처기업 마케팅 협업포털’의 1호 협력 기업이다. 돼지열병 백신 임상실험 협업에 이어 해외 수출까지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바이오앱에서 생산하는 CSF 백신의 해외 수출을, 바이오앱은 제품의 조기 상용화를 위한 연구개발을 맡는다. 빠르면 2022년부터 백신 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