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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미얀마 군부의 폭력적인 시위 진압을 규탄하며 최루탄 등 군용물자 수출 중단 등의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외교부는 12일 “한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거듭된 요구에도 불구하고 미얀마 군과 경찰 당국의 무력 행사로 다수의 희생자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1차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우선 정부는 미얀마에 대한 군용물자 수출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최근 해외 비정부기구 등은 미얀마 군부가 시위대에 발사한 최루탄이 한국산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2019년 1월 이후 미얀마에 군용물자를 수출 한 사례는 없지만 2014, 2015년에 최루탄 수출 사례가 있었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게 그때 수출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는다”고 했다. 정부는 산업용 전략물자 수출 허가도 엄격히 심사할 계획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미얀마 군부를 대상으로 하는 제한적인 조치다. 미얀마 국민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게 원칙”이라고 말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올해 유엔 인권이사회 북한인권결의안 초안의 공동제안국에 미국과 일본, 유럽연합(EU) 등 43개국이 이름을 올렸지만 우리 정부는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12일(현지 시간) EU가 전날 제46차 유엔 인권이사회에 북한인권결의안 초안을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초안에는 EU와 미국 일본 영국 호주 등이 공동제안국에 참여했지만 한국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VOA는 전했다. 한국은 2009년부터 매년 북한인권결의안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했지만 문재인 정부 때인 2019년부터 “한반도 정세 등 제반 상황을 고려했다”는 이유로 공동제안국에서 빠지고 합의문 채택에만 동참해왔다. 한국 정부가 이번 결의안 초안 공동제안국에는 빠졌지만 결의안 채택 전까지 참여 의사를 밝히면 공동제안국에 참여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 외교부는 “북한인권결의안 (공동제안국 최종 참여 여부에 대한) 입장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해 유엔 인권이사회 공동제안국에 최종적으로 불참했을 때도 정부는 결의안 채택 직전까지 “입장이 결정된 바 없다”고 한 바 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올해 유엔 인권이사회 북한인권결의안 초안의 공동제안국에 미국과 일본, 유럽연합(EU) 등 43개국이 이름을 올렸지만 우리 정부는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소리 방송(VOA)은 12일(현지 시간) 유럽연합(EU)이 전날일 제46차 유엔 인권이사회에 북한인권 결의안 초안을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초안에는 EU와 미국 일본 영국 호주 등이 공동제안국에 참여했지만 한국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VOA는 전했다. 한국은 2009년부터 매년 북한인권결의안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했지만 문재인 정부 때인 2019년부터 “한반도 정세 등 제반 상황을 고려했다”는 이유로 공동제안국에서 빠지고 합의문 채택에만 동참해왔다. 정부가 이번 결의안 초안에 이름이 빠졌지만 결의안 채택 전까지 참여 의사를 밝히면 공동제안국에 참여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 외교부는 “북한인권결의안 (공동제안국 최종 참여 여부에 대한) 입장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해 유엔인권이사회 공동제안국에 최종적으로 불참했을 때도 때도 정부는 결의안 채택 직전까지 ”입장이 결정된 바 없다“고 한 바 있다. 다만 올해는 미국이 유엔 인권이사회에 복귀하며 상황이 달라졌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은 인권 문제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인 208년 인권이사회를 탈퇴한 이후 2019년과 지난해 북한 인권결의안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올해는 이사회에 복귀한 데 이어 3년 만에 다시 결의안 공동제안국에 이름을 올렸다. 바이든 행정부는 북핵 뿐 아니라 북한 인권 문제 해결도 강조하고 있다. 정부가 대북정책의 한미 간 긴밀한 조율을 강조하는 상황에서 인권결의안 공동제안국가 결국 불참할 경우 북한 인권에 소극적인 태도로 비쳐 한미 간 정책 조율에 엇박자가 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10일(현지 시간) 6·25전쟁 종전선언에 대해 ‘안보적 측면의 평가’를 선행 조건으로 언급한 것은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이 사안과 관련해 처음 나온 발언이다. 종전선언을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 재개의 출발점으로 삼겠다는 정부의 구상과 달리 미국과 동맹국들의 안보에 미칠 파급 효과부터 꼼꼼히 검토하겠다는 취지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하원 외교위원회 정책 청문회에서 ‘70년이 지난 뒤 한국전쟁을 끝내야 하느냐’는 민주당 앤디 김 의원의 질의에 즉답을 하지는 않았다. 바이든 행정부가 진행 중인 대북정책 검토에 포함되는 내용이어서 당장 가부를 밝히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이날 답변은 정부의 ‘선(先)종전선언, 후(後)비핵화’ 구상에는 일단 선을 그은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종전선언이 유엔사 해체 주장, 주한미군 철수 요구 등으로 이어지면서 한반도 안보 상황을 흔들 수 있다는 판단이 서면 정부의 대북정책에는 차질이 불가피하다. 정부는 종전선언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출발점으로 해서 북한과 비핵화 대화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방침을 지속적으로 밝혀 왔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북한에 외교와 제재를 통한 압박의 두 가지 접근을 모두 검토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가 한국 내에 동결된 이란 자금을 당장은 풀어줄 의사가 없다고 밝히면서 이란에 억류된 한국 선박 석방 문제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블링컨 장관은 공화당 그레그 스투비 의원이 한국에 동결된 70억 달러의 이란 자금이 미국과의 협의하에 해제될 것이라는 보도를 인용하며 ‘왜 풀어주려 하느냐’고 묻자 “보도가 정확하지 않다”며 부인했다. ‘그럼 우리는 그 어떤 자금도 해제하지 않을 것이냐’는 추가 질문에 “우리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외교부 최영삼 대변인은 블링컨 장관 발언에 대해 “이란 동결 자금 문제는 미국 등 유관국과 지속적으로 협의해 왔고 앞으로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최지선 기자}
한미가 올해부터 2025년까지 5년간 주한미군 주둔을 위해 한국이 매년 부담하는 방위비 분담금 인상률을 한국 정부의 국방예산 증가율에 연동하는 내용의 총 6년짜리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에 합의했다. 분담금 인상률을 물가상승률이 아니라 국방예산 증가율에 맞춰 ‘다년(多年) 협정’을 맺은 것은 처음이다. 정부의 국방 중기계획(2021∼2025년)을 고려하면 6년간 매년 방위비 상승폭이 평균 6.3%에 달해 우리 정부의 부담액이 대폭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외교부가 10일 공개한 제11차 SMA 협상 합의 내용에 따르면 한미 양국은 2021∼2025년 방위비 분담금 인상률을 전년도 국방예산 증가율에 맞추되 올해는 13.9% 인상해 1조1833억 원을 부담하기로 했다. 지난해 국방예산 인상률(7.4%)과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인건비 증액분(6.5%)을 합한 수치다. 내년 인상률은 올해 국방비 증가율 5.4%를 적용해 1조2471억 원을 부담한다. 양국 간 이견으로 협정 공백 상태였던 지난해 방위비는 2019년 수준으로 동결해 1조389억 원을 부담한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2020∼2025년 ‘1+5개년’ 방식의 6년”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17일 동시에 방한해 18일 5년 만에 한미 외교·국방장관(2+2) 회담을 연다고 밝혔다. 두 장관은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한다.최지선 aurinko@donga.com·박효목 기자}

한미가 올해부터 2025년까지 주한미군 주둔을 위해 우리 정부가 부담하는 방위비 분담금 인상률을 정부의 국방예산 증가율에 연동하기로 합의하면서 분담금 인상률이 대폭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에는 방위비 분담금을 물가상승률에 연동해 협정 적용 첫해를 제외하고는 매년 1, 2% 안팎으로 인상해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인상이 시작되는 첫해인 올해를 제외하고 2025년까지 4년간 분담금이 매년 평균 6%가량씩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국방 능력과 재정 수준을 반영해 국력에 걸맞은 분담을 한다는 차원에서 물가상승률이 아니라 국방비 증가율을 적용했다”고 했다. 한미 간 대북정책 조율이 시급하다고 보는 정부가 이를 위한 동맹 복원의 걸림돌을 제거한 데 의미를 부여한 것.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미국에 너무 많이 양보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도 “13.9% 인상, 다소 과도하긴 하다” 외교부는 10일 2020∼2025년 6년 유효 기간의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금협정(SMA) 협상을 타결했다며 “합리적이고 공평한 분담 원칙을 지켜낸 협상”이라고 평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협상 결렬로 공백 상태였던 지난해 분담금은 2019년 수준으로 동결하되 올해부터 2025년까지 방위비 분담금 인상률에 전년도 국방예산 인상률을 적용한다. 올해는 13.9%를 인상해 총액 1조1833억 원을 내기로 했다. 지난해 국방예산 인상률인 7.4%에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인건비 증액분 6.5%를 합한 수치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와 국방부 당국자는 이날 각각 기자들과 만나 13.9% 인상이 “적지 않은 증가율인 것은 사실”, “다소 과도한 수치인 것은 부인할 수 없다”고 했다. 국방 중기계획(2021∼2025년)에 따르면 올해부터 5년간 연평균 국방비 증액률은 6.1%이다. 협정 마지막 해인 2025년의 분담금이 1조5000억 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조389억 원에서 5년 만에 약 50%나 증가하는 셈. 한국이 부담하는 6년 치 분담금(약 7조6850억 원)은 올해 국방예산(52조8401억 원)의 약 14.5%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다년 계약에 분담금 인상률을 국방예산 증가율에 연동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그동안은 인상률에 소비자물가지수를 적용했다. 9차 협정(2014∼2018년)은 물가지수와 연동하되 4%를 넘는 상한선도 있었다. 협정 첫해를 제외한 4년간 매년 인상률이 1% 안팎에 그쳤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국력에 걸맞은 분담과 동맹관계의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며 “예측 가능하고 국회가 심의, 의결하는 객관적인 국방비 증가율을 적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국방비 증가율 적용, 우리가 먼저 제안 하지만 이번 결과가 ‘트럼프 효과’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지난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거부로 협상이 결렬되기 전 우리 측이 ‘첫해 방위비 13.6% 인상, 매년 인상률의 국방비 증가율과 연동’을 제안해 잠정 합의에 이르렀던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행정부의 무리한 증액 요구에 내놓은 고육지책이었던 것. 이번 결과는 당시 제안과 유사하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기존 협상안을 고수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자는 “트럼프 행정부가 요구했던 전략무기 전개 및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등 보완전력 운용비, 주한미군 순환배치 관련 비용, 미국산 무기 구매 비용 등은 분담금에 포함하지 않기로 미국과 합의했다”고 전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권오혁 기자}

한미가 올해부터 2025년까지 5년간 주한미군 주둔을 위해 한국이 매년 부담하는 방위비 분담금 인상율을 한국 정부의 국방예산 증가율에 연동하는 내용의 총 6년짜리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에 합의했다. 분담금 인상률을 물가상승률이 아니라 국방예산 증가율에 맞춰 ‘다년(多年) 협정’을 맺은 것은 처음이다. 연 평균 국방비 증액율이 6.1%인 정부의 국방 중기계획(2021~2025년)을 고려하면 2025년까지 매년 방위비 상승폭이 평균 7.6%에 달해 우리 정부의 부담액이 기존 협정에 비해 대폭 높아질 전망이다. 외교부가 10일 공개한 제11차 SMA 협상 합의 내용에 따르면 한미 양국은 2021~2025년 방위비 분담금 인상률을 전년도 국방예산 증가율에 맞추되 올해는 예외적으로 13.9%를 인상하기로 했다. 올해 부담액은 1조1833억 원이다. 지난해 국방예산 인상률(7.4%)과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인건비 증액분(6.5%)을 합한 수치다. 내년 인상률은 올해 국방비 증가율인 5.4%를 적용해 1조2471억 원을 우리가 부담하게 된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양국 간 이견으로 협정 공백 상태였던 지난해 방위비는 2019년 수준으로 동결해 1조389억 원을 부담한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이에 따라 협정 유효 기간은 2020~2025년 ‘1+5개년’ 방식의 6년”이라고 말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미국이 중국 견제를 위한 핵심 안보협의체로 삼고 있는 ‘쿼드(Quad·미국 일본 호주 인도 4자 협의체)’의 첫 정상회의를 이르면 12일(현지 시간) 열 것으로 알려졌다. 동맹 복원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한국과의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46일 만에 속전속결로 끝낸 미국이 중국 견제를 위한 아시아 동맹 규합에 본격 시동을 건 것이다. 이어 다음 주에는 미국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한일을 연쇄 방문한다. 바이든 행정부가 인도태평양 지역에 외교력을 집중하면서 우리 정부에도 중국 견제 동참 압박이 커질 전망이다. 바이든 행정부의 움직임이 빨라지면서 미중 갈등 속 우리 외교가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美 주도 첫 동맹 정상회의에 한국만 빠져 로이터통신은 8일(현지 시간) 일본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쿼드 국가들이 이르면 12일이나 이번 주말 화상으로 첫 정상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지난달 18일 쿼드 외교장관 회담을 한 뒤 한 달도 안 돼 회담의 격을 최고위급인 정상회담으로 높인 것. 파이낸셜타임스(FT)는 “바이든 대통령이 (쿼드라는) 4각 안보대화를 통해 대중국 전략의 일환으로 쿼드 재활성화 계획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정상회담에서 쿼드의 성격과 방향에 대해 보다 분명한 구상이 나올 가능성이 거론된다. 바이든 행정부 이후 아시아 동맹국들과의 첫 정상회의에 한국만 빠지는 셈이다. 앞서 바이든 행정부는 7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1년 6개월간 공전을 거듭하던 한국과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타결했다. 지난달에는 일본과도 방위비 분담금 합의를 이뤘다. 한미일 삼각 협력의 큰 장애물이었던 방위비 문제를 빨리 털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쿼드 정상회의 직후인 15∼17일에는 블링컨 국무장관과 오스틴 국방장관이 일본을 방문할 것으로 전망된다. 방한은 17, 18일로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두 장관은 방한 기간 한미 외교·국방 장관(2+2) 회담을 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트럼프 행정부 때 명맥이 끊긴 한미 2+2 회담을 2016년 이후 5년 만에 부활시켜 동맹 복원을 선언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일 2+2 회담도 2019년 이후 2년 만에 열린다. 로이터통신은 오스틴 장관이 한국을 방문한 뒤 쿼드 참여국인 인도까지 방문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은 잔뜩 경계하는 모양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9일 “바이든 행정부가 쿼드 정상회의를 통해 아시아 국가의 충성도를 시험하려 한다”며 “결국 실패할 동맹”이라고 비난했다.○ 외교부, 쿼드 참여에 “입장 시기상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쿼드가 안보 협의체뿐 아니라 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는 동맹으로 확대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우리 정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쿼드가 정상회의로 격상되면 한국에도 참여국을 늘린 ‘쿼드플러스’에 동참하라는 압박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소속 황지환 서울시립대교수는 8일 미 의회 전문 매체인 더힐 기고문에서 “문재인 정부는 한미동맹에 대한 헌신을 보여주고 바이든의 북한 정책에 에둘러 영향을 주기 위해 ‘쿼드플러스’에 합류할 가능성까지 숙고 중”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정부는 “쿼드가 아직 어떤 성격인지 알 수 없다”며 모호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다만 아직 구체화되지 않은 구상이라 현 단계에서 정부 차원의 (참여 여부) 입장을 밝히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박재적 한국외국어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쿼드플러스처럼 정부가 망설였던 협의체도 사안에 따라 동참할 수 있도록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한미가 7일(현지 시간) 타결한 제11차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은 올해부터 2025년까지 5년간 지속되는 다년 계약으로, 첫해인 올해 방위비를 전년 대비 13%대로 인상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인 2019년 9월부터 1년 반 동안 공전했던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속전속결로 해결되자 동맹 복원의 걸림돌을 빨리 제거해 중국을 견제하려는 조 바이든 행정부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가동을 위해 대북 공조를 서두르려는 문재인 정부의 이해가 서로 맞아떨어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8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 시절 양국의 이견으로 협정 공백 상태였던 지난해 우리 정부가 부담해야 할 분담금은 전년도인 2019년 수준(1조389억 원)으로 동결했다. 정은보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 대사는 이날 귀국길에 오르면서 국방비의 의무적 인상이나 미국산 특정 무기 구매 등은 협정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양국은 이날 구체적인 합의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미 국무부는 “합의안은 한국 기여금의 의미 있는 증가를 포함한다”고 했다. 양국이 올해 방위비를 13%대로 올리기로 정식 협정을 체결하면 2002년 25.7% 이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인상을 하게 된다. 인상액은 약 1조1740억 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애초 트럼프 전 대통령이 1년 단위 계약을 주장하면서 요구했던 50억 달러(약 5조6700억 원)보다는 훨씬 적지만 예년에 비해 인상 폭이 크다. 2019년 1년 계약으로 체결된 10차 협정의 인상액은 전년 대비 8.2%였다. 지난해 방위비 동결과 다년 계약은 우리 측 의사가 반영됐지만 인상액에서는 바이든 행정부가 딱히 많이 양보했다고 보기 힘들다는 것. 큰 인상 폭에도 양국이 비교적 빠르게 협상을 타결한 데는 ‘트럼프 효과’가 작용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 당국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무리한 요구에 13% 인상을 수용 가능한 최고치로 제시해놓은 상태라 바이든 행정부에 이보다 더 내리라고 요구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고 했다. 다른 정부 당국자는 “협상 막판에 바이든 행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등 국내의 시급한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공화당의 협조가 필요하고 이 때문에 방위비에서 더 양보하면 공화당을 설득하기 어렵다’며 태도가 강경해졌다”고 전했다. 첫해 이후 마지막 해까지 4년간 연간 인상률이 얼마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2020년 트럼프 전 대통령이 거부하기 전 한미 실무협상팀이 그해 4월 합의한 안은 ‘첫해 13% 인상한 뒤 4년간 매년 7∼8% 상승률을 적용한다’는 것이었다. 막판 바이든 행정부의 태도가 강경해지면서 2∼5년 차 인상률을 둘러싸고 양측이 줄다리기를 벌였을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는 이번 주에 타결안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한 뒤 대외 발표와 가서명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17, 18일로 추진 중인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의 방한 때 양국의 정식 서명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방위비 증액 요구를 ‘동맹 갈취’라고 비판해온 만큼 동맹 복원을 선언하는 상징적 장면을 연출할 수 있다는 것. 다만 바이든 행정부가 트럼프 행정부와 달리 합리적인 수준으로 합의했음을 강조하면서 동맹국 역할을 다하라는 ‘청구서’를 내밀 것이란 관측이 적지 않다. 미 국무부는 타결 소식을 전하며 “한미동맹이 동북아와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보, 번영의 핵심축(linchpin)임을 재확인한다”고 했다. 또 “이번 합의는 안보와 번영을 발전시키기 위해 세계의 민주주의 동맹들을 재활성화하고 현대화하려는 약속을 반영한다”고 덧붙였다. 방위비 타결 의미를 설명하면서 중국을 견제하는 ‘인도태평양 전략’과 ‘민주주의 동맹’을 강조한 것이다.최지선 aurinko@donga.com·신규진 기자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이달 중순 동시에 한국을 방문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4일 알려졌다. 1월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2개월 만에 미국의 고위 당국자가 처음 방한하는 것. 두 장관은 한국에 앞서 일본도 방문할 계획이어서 중국 견제와 북핵 해결을 위한 한미일 삼각 공조를 복원하려는 바이든 행정부의 행보가 본격화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복수의 정부 관계자는 이날 “블링컨, 오스틴 장관이 17, 18일경 함께 한국을 찾는 방안을 미국과 조율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서욱 국방부 장관이 각각 블링컨, 오스틴 장관과 회담하고 한미 외교·국방장관(2+2) 회담도 열 계획이라는 것. 한미 당국은 두 장관의 문재인 대통령 예방 일정도 협의하고 있다. 외교부는 공식적으로는 “현 단계에서는 구체적 협의 내용에 대해 확인할 수 없다”고 했다. 특히 한미 2+2 회담은 성사되면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인 2016년 10월 이후 5년 만에 처음 열리는 것이다. 2016년까지는 2년마다 열렸지만 미국 우선주의를 표방한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내내 한 차례도 열리지 못했다. 북핵 문제와 동맹 이슈를 긴밀히 협의할 고위 당국자 간 채널이 복원되는 셈이다. 한미 외교·국방장관들은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재검토와 이를 통해 채택할 새 대북전략에 대해 폭넓게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동맹 강화를 확인하는 차원에서 한미 간 방위비 분담금 협정(SMA) 타결을 발표하고 양국 장관들이 가서명할 수도 있다. 일본 교도통신도 4일 블링컨, 오스틴 장관이 15∼17일 일본을 방문한 뒤 한국을 방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두 장관은 일본에서도 모테기 도시미쓰 외상, 기시 노부오 방위상과 미일 안보협의회(2+2)를 열 것으로 알려졌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3일(현지 시간) 중국을 집중 겨냥하는 내용이 담긴 ‘잠정적 안보전략 지침’을 발표했다. 바이든 행정부 취임 이후 40여 일 만에 나온 것으로 향후 미국 외교안보 정책의 방향과 청사진을 담고 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이날 백악관의 지침 발표에 앞서 “중국은 21세기의 가장 큰 지정학적 시험”이라며 “중국은 안정적이고 개방된 국제시스템에 도전할 경제적, 외교적, 군사적, 기술적 힘을 가진 유일한 국가”라고 했다. 블링컨 장관은 “우리가 빠져나간 자리를 중국이 채웠다”며 동맹 및 파트너 국가들과의 협력 강화로 이에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 소식통과 일본 교도통신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함께 15∼17일 일본, 17∼18일 한국을 잇달아 방문하는 방안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최지선 기자}
한국과 미국 간 방위비 분담금 협상 타결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는 5일(현지 시간) 워싱턴에서 제11차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해 협상을 벌인 뒤 이달 중순 협정 문안에 가서명할 가능성이 크다고 외교 소식통이 전했다. 외교부는 정은보 한미 방위비 분담협상대사와 도나 웰턴 미 국무부 방위비분담협상대표를 수석대표로 하는 한미 간 회의가 5일 열린다고 3일 밝혔다. 양국이 SMA 체결을 위해 대면 회의를 하는 건 지난해 3월 17일 로스앤젤레스 이후 1년 만이다. 미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우려로 외국 사절단 방문을 받지 않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양국이 분담금을 둘러싼 이견을 상당 부분 좁혔다는 것. 정부 당국자는 “분담금 합의를 위한 몇 가지 주요 사항에 대해 막바지 협의만 남겨 놓고 있다”며 “5일 협상이 잘 마무리되면 11차 SMA 체결이 거의 근접했다고 봐도 된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는 지난해 3월 한미 실무 협상팀이 합의한 전년 대비 방위비 13% 인상이 한국 측이 부담할 수 있는 최대치라는 입장을 유지하며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와 협상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 협상팀은 지난해 3월 2020년도 방위비 분담금을 전년 대비 13% 인상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이 분담금 인상을 요구하며 돌연 거부해 협상이 결렬됐다. 이후 1년 넘게 협정 공백이 계속됐다. 그러다가 한미동맹을 중시하는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달 취임한 뒤 SMA 협상은 급물살을 탔고 출범 2개월 만에 타결이 임박한 것. 지난달 5일 양국 협상팀은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첫 공식 화상 회의를 시작으로 남은 이견을 좁혀 왔다. 미국 CNN방송은 지난달 “양국이 방위비 분담금을 기존보다 13% 인상하는 안에 합의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지난달 26일 “한미가 5년짜리 5개년 SMA 체결에 근접했다”고 보도했다.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정은 2018년까지는 5년 단위로 체결됐으나 트럼프 행정부 때인 2019년 미국의 압박으로 협정 유효기간을 5년에서 1년으로 단축하고 전년보다 8.2% 인상한 1조389억 원에 합의했다. 한미는 이번에는 13% 인상안을 기초로 하되 안정적인 동맹 관계를 위해 다년 협정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지난해 분담금 협정이 공백인 상태에서 우리 정부가 방위비 분담금에 포함되는 주한미군 근로자 인건비를 먼저 지급한 만큼, 지난해 인상률은 별도로 정하고 새 협정은 올해 방위비부터 적용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도 지난달 1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SMA) 타결이 조만간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는 그 전년도 수준으로 동결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외교부가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때 당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상임대표였던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의원과 면담한 내용을 공개하라는 법원 판결에 불복해 항소하기로 했다.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2일 정례브리핑에서 “1심 판결 내용을 검토해 본 결과 정보공개법상 비공개 정보가 포함돼 있다고 판단해 항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10일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부장판사 박형순)는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한변)’ 모임이 외교부를 상대로 낸 정보공개 거부 처분 취소 소송에서 외교부가 면담 자료 일부를 공개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면담 내용이 “외교적으로 민감한 사항을 포함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 때문에 외교부가 ‘윤미향 감싸기’를 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는 지난해 5월 윤 의원이 2015년 합의 당시 일본으로부터 10억 엔을 받는다는 내용을 들었음에도 알려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윤 의원은 합의 전날 외교부 관계자에게 연락은 받았지만 돈 액수 등 핵심 내용은 듣지 못했다고 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이 1일 3·1절 기념사에서 “올해 열리게 될 도쿄 올림픽은 한일 간, 남북 간, 북-일 간 그리고 북-미 간 대화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며 “과거에 발목 잡혀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과거의 문제는 과거의 문제대로 해결해 나가면서 미래지향적인 발전에 더욱 힘을 쏟아야 한다”며 “(이를 위해) 우리 정부는 언제든 일본 정부와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눌 준비가 돼 있다”고도 했다. 일본군 위안부 및 강제징용 피해자 등 과거사 문제와 한일 간 협력을 분리하는 ‘투트랙’ 기조를 분명히 밝히면서 한일관계 복원 의지를 그 어느 때보다 강하게 나타낸 것. 2017년 취임 이후 줄곧 일본을 향해 과거를 직시해야 미래로 갈 수 있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였던 문 대통령은 한미일 삼각 협력을 강조하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태도가 크게 바뀌었다. 특히 이번에는 도쿄 올림픽을 ‘제2의 평창 올림픽’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처음 공식화하면서 이를 위해 협력하자고 일본에 공개적으로 제안한 것이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올해 7월 도쿄 올림픽 개최가 불확실한 상황인 데다 문 대통령이 기념사에서 위안부와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를 풀기 위한 새로운 해법 없이 대화 의지만 강조해 일본이 호응하고 나설지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文, ‘제2의 평창’ 구상 처음 공식화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열린 3·1절 기념식에서 “한국은 도쿄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한일 협력과 미래 발전을 위한 노력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양국 협력은 두 나라 모두에 도움이 되고 동북아의 안정과 공동 번영에 도움이 되며 한미일 3국 협력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이 3·1절 기념사에서 한미일 협력을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문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한일관계 복원이 현 정부가 중시하는 남북관계 복원 및 북한 문제 해결과 이를 위한 한미일 협력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정부는 도쿄 올림픽이 임기 말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다시 시작하고 비핵화를 진전시킬 마지막 기회 또는 이벤트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이 일본에 과거사 문제 때문에 도쿄 올림픽을 계기로 한 남북미일 대화의 발목을 잡으면 안 된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 “100년 지난 지금 한일은 매우 중요한 이웃” 이를 의식한 듯 문 대통령은 이날 과거사와 협력 분리의 ‘투트랙’ 접근을 거듭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가 넘어야 할 유일한 장애물은, 때때로 과거의 문제를 미래의 문제와 분리하지 못하고 뒤섞음으로써 미래의 발전에 지장을 초래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전 3·1절 기념사에서 강경한 태도를 고수했던 문 대통령은 이날 “한국 정부는 피해자 중심주의의 입장에서 지혜로운 해결책을 모색할 것”이라면서도 “역지사지의 자세로 머리를 맞대면 과거의 문제도 얼마든지 현명하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한일 양국은 과거와 미래를 동시에 바라보며 함께 걷고 있다”고 했다. ‘협력’이라는 표현이 19차례나 등장했다. 또 “가해자는 잊을 수 있어도 피해자는 불행한 역사를 잊지 못하는 법”이라면서도 “그러나 100년이 지난 지금 한일 양국은 경제, 문화, 인적 교류 등 모든 분야에서 서로에게 매우 중요한 이웃이 되었다”고 했다. “수십 년간 한일 양국은 분업 구조를 토대로 함께 경쟁력을 높여 왔다”며 “한국의 성장은 일본의 발전에 도움이 되고, 일본의 성장은 한국의 발전에 도움이 됐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도 말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코로나19와의 기나긴 싸움도 이제 끝이 보이고 있다”며 “11월까지 집단 면역을 이룰 것”이라고 밝혔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최지선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일 3·1절 기념사에서 “올해 열리게 될 도쿄 올림픽은 한일 간, 남북 간, 북-일 간 그리고 북-미 간 대화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며 “과거에 발목 잡혀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과거의 문제는 과거의 문제대로 해결해나가면서 미래지향적이 발전에 더욱 힘을 쏟아야 한다”며 “(이를 위해) 우리 정부는 언제든 일본 정부와 마주앉아 대화를 나눌 준비가 돼 있다”고도 했다. 문 대통령이 일본군 위안부 및 강제징용 피해자 등 과거사 문제와 한일 간 협력을 분리하는 ‘투 트랙’ 기조를 분명히 밝히면서 한일관계 복원 의지를 그 어느 때보다 강하게 나타낸 것. 2017년 취임 이후 줄곧 일본을 향해 과거를 직시해야 미래로 갈 수 있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였던 문 대통령은 한미일 삼각 협력을 강조하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태도가 크게 바뀌었다. 특히 이번에는 도쿄올림픽을 ‘제2의 평창올림픽’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처음 공식화하면서 이를 위해 협력하자고 일본에 공개적으로 제안한 것이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올해 7월 도쿄올림픽 개최가 불확실한 상황인 데다 문 대통령이 위안부와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를 풀기 위한 새로운 해법 없이 대화 의지만 강조해 일본이 호응하고 나설지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文, ‘제2의 평창’ 구상 처음 공식화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열린 3·1절 기념식에서 “한국은 도쿄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한일 양국의 협력과 미래발전을 위한 노력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양국 협력은 두 나라 모두에게 도움이 되고 동북아의 안정과 공동번영에 도움이 되며 한미일 3국 협력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이 3·1절 기념사에서 한미일 협력을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문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한일관계 복원이 현 정부가 중시하는 남북관계 복원 및 북한 문제 해결과 이를 위한 한미일 협력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정부는 도쿄올림픽이 임기 말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다시 시작하고 비핵화를 진전시킬 마지막 기회 또는 이벤트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이 도쿄올림픽 계기 남북미일 대화를 위한 한일 간 협력과 과거사 문제를 분리하자는 뜻을 내비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3·1절 기념사에서 제안한 ‘동북아 방역·보건협력체’를 재차 거론하며 “북한도 함께 참여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100년 지난 지금 한일은 매우 중요한 이웃”이를 의식한 듯 문 대통령은 이날 과거사와 협력 분리의 ‘투 트랙’ 접근을 거듭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가 넘어야 할 유일한 장애물은, 때때로 과거의 문제를 미래의 문제와 분리하지 못하고 뒤섞음으로써, 미래의 발전에 지장을 초래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전 3·1절 기념사에서 강경한 태도를 고수했던 문 대통령은 이날 “역지사지의 자세로 머리를 맞대면 과거의 문제도 얼마든지 현명하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한일 양국은 과거와 미래를 동시에 바라보며 함께 걷고 있다”고 했다. ‘협력’이라는 표현이 19차례나 등장했다. 또 “우리는 불행한 역사를 잊지 못한다. 가해자는 잊을 수 있어도 피해자는 잊지 못하는 법”이라면서도 “그러나 100년이 지난 지금 한일 양국은 경제 문화인적교류 등 모든 분야에서 서로에게 매우 중요한 이웃이 되었다”고 했다. “지난 수십 년간 한일 양국은 일종의 분업구조를 토대로 함께 경쟁력을 높여왔다”며 “한국의 성장은 일본의 발전에 도움이 되고, 일본의 성장은 한국의 발전에 도움이 됐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도 말했다. 그러면서도 “한국 정부는 언제나 피해자 중심주의의 입장에서 지혜로운 해결책을 모색할 것”이라고 했다. 위안부 및 강제징용 피해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해법은 거론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과거사 문제에 대해 “한국이 해법을 가져오라”는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호응하고 나설지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문 대통령은 “코로나19와 기나긴 싸움도 이제 끝이 보이고 있다”며 “11월까지 집단 면역을 이룰 것”이라고 밝혔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정부가 임기 말 한일관계 복원을 최우선 과제 중 하나로 추진하고 있지만 양국 분위기는 여전히 냉랭하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지난달 9일 취임한 뒤 20일이 지나도록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상과 통화하지 않고 있다. 강창일 주일 한국대사도 부임 한 달이 지났지만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는 물론이고 모테기 외상과의 면담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아이보시 고이치(相星孝一) 신임 주한 일본대사 역시 정 장관을 아직 만나지 못했다. 지난달 12일 입국해 2주 자가 격리를 끝낸 아이보시 대사는 26일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을 면담하고 외교부 의전장에게 신임장 사본을 제출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최 차관과 아이보시 대사는 강제징용 피해자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둘러싼 이견을 드러냈다. 아이보시 대사가 이날 외교부를 방문했지만 정 장관이 접견하지 않은 것도 한일 분위기를 보여준다는 평가가 있다. 외교부는 “신임 주한 일본대사가 신임장을 제출한 다음 통상 외교부 차관을 면담해 왔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강 주일 대사가 1월 22일 일본 현지에 도착해 2주 자가 격리 뒤 공식 업무를 시작한 지 약 한 달 동안 모테기 외상을 면담하지 못한 것도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장관은 취임 뒤 미국 중국 러시아 외교장관과 잇따라 통화했지만 모테기 외상과는 통화하지 않고 있다. 일본 측이 정 장관과의 통화에 적극적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정부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한일관계 복원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1일 3·1절 기념사에서 내놓을 대일(對日) 메시지의 수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과거사 문제와 한일 간 미래지향적 협력을 분리하는 ‘투 트랙’ 접근을 강조하되 과거사 문제 해결을 위한 획기적인 제안보다는 대화 노력을 강조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28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와 강제징용 피해자 등 과거사 문제와 한일 실질협력을 분리해 해법을 찾자는 기조가 될 것”이라며 “한일 간 미래지향적 관계와 공조를 복원하기 위해 대화 노력을 이어가자는 취지의 언급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위안부·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법원의 배상 판결 등 돌발 변수가 있었지만 미래지향적으로 발전해야 할 한일 관계가 과거사에 발목이 잡히면 안 된다고 강조할 수 있다는 것.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이나 7월 도쿄 올림픽의 성공 개최를 위한 한일 간 협력 제안이 담길 수도 있다. 다만 “한일 간 최대 현안인 위안부 피해자와 강제징용 피해자 문제 해결을 위한 획기적이고 구체적인 제안이 3·1절 기념사에 담기지는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청와대 관계자들은 전했다. 여기에는 한미일 삼각협력과 이를 위한 한일관계 개선을 강조하는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우리 정부가 일본에 관계 복원 메시지를 계속 던지고 있으나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내각이 아직 한일 갈등 해소 의지를 보이지 않는 점을 고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스가 내각은 위안부 피해자와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일본 정부와 기업의 배상 책임 자체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우리 정부에 “해법을 가져오라”는 강경한 태도를 굽히지 않고 있다. 피해자들은 일본의 이런 태도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런 상황에서 ‘피해자 중심주의’를 강조해 온 문 대통령이 피해자를 설득하지 않은 채 직접 일본에 구체적인 제안을 내놓으면 오히려 정치적 부담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정부 관계자는 “정부가 많이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 일본 정부의 반응이 달라지지 않고 있는데 한국이 어떤 새로운 제안을 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그럼에도 한일 간 대화를 이어갈 모멘텀을 살리기 위해 일본을 자극하지 않는 ‘로키’로 갈 가능성이 높다. 청와대 관계자는 “(3·1 독립운동을 기념하는) 3·1절에 (강경한 메시지로) 일본을 자극하지 않는 것 자체가 관계 개선을 위한 메시지”라고 했다. 물론 정부가 임기 말 한일관계 복원이 시급하다고 판단한 만큼 이번 기념사에서 문 대통령이 좀 더 진전된 메시지를 내놓을 가능성도 열려 있다. 최근 한일 외교가에서는 강제징용 및 위안부 피해자 배상 문제를 풀 해법으로 한국 정부가 먼저 기금 등을 만들어 피해자에게 배상하고 나중에 일본 정부와 기업에 청구권을 제기하는 ‘대위변제’안이 거론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더불어민주당 간담회에서 “한일 간 협력이 필요하고 한미일 관계도 중요하기 때문에 한일관계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도 “강제징용 및 위안부 피해자들의 의견을 배제하고 정부끼리 (해법을) 합의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최지선 aurinko@donga.com·황형준 기자}
최종문 외교부 2차관이 24일 “한국 정부는 북한 인권 상황에 깊은 관심과 우려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최 차관은 이날 화상으로 진행된 유엔 인권이사회 고위급 회의 기조연설에서 “우리는 인권의 보편성을 더욱더 중시해야 한다. 이런 접근에 예외가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다만 “1000만 명이 넘는 북한주민들이 영양결핍 상태에 있다는 유엔 보고서에 우려를 표한다”며 “(대북) 경제 제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자연재해로 이런 인도주의적 상황이 더 악화될 수 있다”고 했다. 특히 “인권 상황에 대한 우려가 북한의 인도주의적 상황에 대한 관심을 저해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우리는 북한 주민들의 인권을 실질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해 국제사회와 협력해 노력해 왔다”고도 했다. 인권 문제를 중시하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에 보조를 맞추기 위해 북한 인권에 대한 우려는 표하되 대북제재 완화의 필요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취임 후 처음 열린 유엔 인권이사회 고위급 회의에 불참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장관이 취임한 지 얼마 안 돼 일정 등 상황을 고려한 것”이라며 “반드시 장관이 참석해야 하는 회의는 아니다”라고 했다. 하지만 이번 회의에 미중일 외교장관 모두 화상으로 연설했거나 연설할 예정이다. 유엔 인권이사회는 매년 북한 인권 결의안을 채택해 왔다. 이 때문에 정 장관이 북한과 중국을 의식해 불참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최지선 aurinko@donga.com·권오혁 기자}
이란 정부가 미국의 제재로 한국에 동결된 원유 수출 대금 70억 달러(약 7조8000억 원) 중 약 10억 달러(약 1조1100억 원)를 우선 돌려받기로 했다고 23일(현지 시간) 밝혔다. 이에 우리 정부는 동결 자금을 활용해 구매할 물품의 종류와 액수, 이를 위한 자금 송금 방식 등에서 의견 접근을 이뤘지만 당장 10억 달러를 이란에 지급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이날 알리 라비에이 이란 정부 대변인은 기자회견을 통해 “압돌나세르 에마티 이란 중앙은행 총재가 유정현 주이란 한국대사를 만나 동결된 원유 수출 대금 일부를 푸는 데 합의했다”며 “에마티 총재에 따르면 한국 측이 동결 자금을 해제하는 첫 단계로 10억 달러를 먼저 지급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란 정부 차원에서 해제 규모까지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이다. 정부는 동결 자금을 활용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및 질병 치료와 예방을 위한 의약품 등 인도주의 물품을 구입해 이란에 제공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스위스 계좌 시타(SHITA·인도적 교역채널)로 물품 구입을 위한 자금을 송금하겠다는 것. 정부 당국자는 “이를 위해 미국 정부로부터 특별 제재 면제를 받아야 한다”며 “현재 미국과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카이로=임현석 특파원}

정부가 조기에 한일관계를 복원하겠다는 기조에 따라 최근 일본 정부와 실무진 접촉을 늘리는 등 적극적으로 한일관계 개선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일본 정부는 강제징용·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배상금을 한국 정부가 먼저 지급하는 이른바 ‘대위변제안’은 수용할 여지가 있다는 입장을 우리 정부에 밝히고 있다고 소식통들이 전했다. 한일관계에 정통한 외교소식통은 22일 “외교부가 최근 일본 측과 적극 접촉하면서 관계 개선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며 “일본 정부는 한국 정부가 피해자들에게 배상금을 우선 지급하는 ‘대위변제안’에 대해서는 검토할 여지가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 내에서는 “최근 한국 정부의 태도가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지난달 신년 기자회견에서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5년 한일 간 위안부 합의가 공식 합의라고 밝히는 등 사뭇 달라진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일본 측이 수용 여지가 있다고 밝힌 대위변제 방안은 우리 정부와 기업 등이 기금을 조성해 피해자들에게 일본 대신 배상금을 선지급하는 것이 뼈대다. 우리 법원 판결에 따라 일본 정부와 기업의 한국 내 자산을 압류, 강제 매각해 현금화한 뒤 피해자들에게 배상금으로 지급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현금화가 될 경우 한일관계가 파탄날 수 있다며 이를 ‘레드라인’으로 주장하고 있다. 양국 정부가 대위변제안에 합의한다면 현금화는 막을 수 있다. 우리 외교부는 일본 입장을 듣고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우리 정부가 먼저 배상금을 지급한 뒤 구상권을 청구하더라도 일본 정부나 기업이 수용하지 않을 수도 있다. 특히 일본의 사죄와 직접 배상을 바라는 피해자들의 의사에 반하기 때문에 문재인 정부가 강조해온 피해자 중심주의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이 때문에 한일이 대위변제 방안으로 합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관측이 나온다. 최지선 aurinko@donga.com·권오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