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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측근인 리처드 그리넬 전 독일 주재 미국대사가 11일(현지 시간) “우리는 한국과 일본에서 미군을 데려오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적극적인 한반도 개입(engagement) 기조에서 물러서려는 태도를 취한 것. 북한은 12일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2주년을 맞아 오히려 싱가포르 합의 폐기를 위협하고 나섰다. 최소한 올해 말까지 별다른 대화 모멘텀 없이 한반도에서 긴장이 장기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그리넬 전 대사는 이날 독일 일간지 빌트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납세자들은 다른 나라 안보에 너무 많은 돈을 지불하는 데 반대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해외 주둔 미군 감축은) 치열하게 논의되고 있는 이슈(hotly contested issue)”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확실하게(very clear) 한국과 일본, 독일,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이라크로부터 군대를 데려오길 원한다”고 했다. 정부 소식통은 “한미 간 공식, 비공식적으로 주한미군 감축이 논의된 바 없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캠프에 합류할 것으로 알려진 최측근 인사가 한국을 지목한 만큼 미 대선에서 주한미군 감축이 이슈로 떠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4년 전 대선에서 백인 표를 모으는 데 주효했던 ‘미국 우선주의’ 카드를 꺼내 든 동시에, 대선에서 치명적 변수로 작용할 수 있는 외교 리스크를 낮추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미 국무부 관계자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2주년을 앞둔 11일(현지 시간) 미국의소리(VOA) 방송에서 “북한과의 의미 있는 협상에 전념하고 있다”고 했다. 성과를 도출하기 어려운 북핵 협상에는 나서지 않겠다는 것으로, 싱가포르 합의의 틀을 지키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히며 사실상 현상 유지 기조를 내비친 것이다. 반면 북한은 12일 트럼프 대통령을 정조준하며 핵 전력 증강 의지를 거듭 천명했다. 1월 임명 이후 첫 담화문을 낸 리선권 외무상은 “다시는 아무런 대가도 없이 미국 집권자에게 치적 선전감이라는 보따리를 던져주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 공화국의 변함없는 전략적 목표는 미국의 장기적인 군사적 위협을 관리하기 위한 보다 확실한 힘을 키우는 것”이라고 했다. 북한이 미 대선 전 ‘새로운 전략 무기’를 공개하고 미국을 겨냥한 도발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북전단 살포에 대한 강경대응에 나선 청와대는 북한의 반응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한이 우리가 취한 노력을 비난할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북한이 당장 통신선 복구 등 호응에 나설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신나리 journari@donga.com·박효목 기자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키스 크라크 미국 국무부 경제담당 차관은 11일(현지 시간) 한국이 반중(反中) 경제블록구상인 ‘경제번영네트워크(EPN)’나 화웨이 제재 등에 동참해 중국의 보복 조치에 직면할 경우 “미국은 한국을 돕기 위해 무엇이든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또 “전 세계가 중국의 위협과 보복에 맞서기 위해 일어서야 한다”며 동맹 및 파트너 국가들에 미국의 강경한 대중정책 동참과 연대를 요구했다. 크라크 차관은 이날 인도, 브라질 등 5개 국가 주요 언론사들과 진행한 전화 간담회에서 미국의 대중 경제제재 및 정책 구상에 대해 설명하며 이렇게 밝혔다. 한국 언론사 중에서는 동아일보가 유일하게 간담회에 참여했다. 그는 미국이 우방들에 ‘미국의 대중정책에 동참해 달라’고 요구한 것과 관련해 “중국이나 미국 중 한쪽을 선택하라는 게 아니다”며 “선택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지만 결국 어느 쪽을 신뢰할 것이냐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미국의 우방국들이 민주주의와 인권, 투명성, 지식재산권 보호 같은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이라는 점을 거듭 설명했다. 크라크 차관이 ‘가치’와 ‘신뢰’를 강조한 것은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는 국가들에 ‘민주주의의 가치를 존중한다면 미국을 믿고 지지해 달라’는 우회적인 압박으로 풀이된다. 한국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초청 제안을 받은 상황에서 압박과 협력을 병행하며 대중 압박에 한국의 동참을 끌어내려 할 가능성이 높다. 그는 이날 1시간 가까이 진행된 간담회에서 △나스닥의 중국 상장기업 규제 △미국 공적연금의 중국 투자 중단 △5G 분야에서 화웨이 제재 △EPN 구축 등 최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해 온 대중 경제정책들을 상세히 설명했다. 크라크 차관은 미 국무부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과 더불어 글로벌 경제외교 및 관련 정책을 총괄하는 핵심 당국자로 꼽힌다. ‘EPN은 크라크 작품’이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그가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이태호 외교부 2차관을 만나 그 구상을 설명하고, 최근 한국 측에 이를 공식 제의한 이도 크라크 차관이었다. 반중(反中) 경제블록 구상인 EPN을 주도하고 있는 만큼 그는 중국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이날 간담회에서 크라크 차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시대에 중국이 공격적인 행보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며 홍콩 통제 강화, 인도와의 국경 분쟁, 남중국해에서의 영향력 확대 등을 거론했다. 이에 맞설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우리가 왜 이 수많은 국가들과 EPN을 형성하려 하는지에 대한 이유는 명백하다”고 덧붙였다. EPN의 성격에 대해서는 “중국의 공격적인 전술에 맞서 같은 가치를 공유하는 기업들이 연대하는 것”이라며 중국을 겨냥한 것임을 분명히 했다. 구체적으로는 코로나19 위기 초기 국면에서 마스크를 비롯한 의료 전략물품의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던 상황을 상기시키며 “예를 들면 의료 장비와 식량, 안보 관련 물품들의 공급망 확보를 위해 협력하자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중국이 보복조치에 나설 경우 한국 등 파트너 국가들을 어떻게 지원할 것이냐는 질의에 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배치한 한국 △중국의 반체제 인사를 노벨상 수상자로 선정한 노르웨이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트윗을 올린 미국프로농구(NBA) 단장 등에 대한 중국의 보복 사례를 구체적으로 나열했다. 이어 중국이 최근 영국 HSBC은행에 대해 보복 위협을 한 것에 대해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영국을 돕기 위해 무엇이라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발언한 것을 소개하며 “이것은 우리의 파트너인 한국에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은 최근 위협을 강화하며 ‘보복의 각본’을 되풀이하려 하고 있고 전 세계는 이런 보복에 질렸다”고 비판했다. 또 크라크 차관은 “한국은 전 세계의 경제적, 기술적 파워하우스이자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큰 무역 파트너”라며 한국과의 경제협력을 강조했다. 특히 삼성전자에 대해선 “세계 3대 5세대(5G) 관련 기업 중 하나이며 가장 발달한 반도체 생산업체다. 미국에도 대규모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는 훌륭한 기업”이라며 “이런 관계를 미국은 소중히 여기고 있다”고 높이 평가했다. 미국이 중국 화웨이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는 상황인 만큼 5G에 강한 삼성과의 관계는 돈독히 하겠다는 뜻이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을 비롯한 주요국 내 미군 감축을 원하고 있다는 리처드 그리넬 전 독일 주재 미국대사(사진)의 인터뷰가 미 대선을 5개월 앞두고 미묘한 파장을 낳고 있다. 유럽 내 미국의 군사적 요충지인 독일에서 미군 감축 논의가 현실화될 조짐을 보이는 시점에 주한미군 감축설이 불거져 나왔기 때문이다. 그리넬 전 대사는 11일(현지 시간) 독일 일간 빌트와의 인터뷰에서 주독미군 철수 논의가 나온 배경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미국은 다른 나라의 안보를 위해 너무 많은 돈을 지출하는 데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며 “이것은 미국에서 뜨거운 논쟁거리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한국, 일본, 독일 등지에서 미군을 데려오고 싶어 한다. 이것은 매우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리넬 전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안보 정책 기조를 잘 이해하고 있는 측근. 지난해 2월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의 후임자로도 거론됐고, 올해 2월에는 국가정보국장(DNI) 대행에 선임됐다. 이후 지난달 22일 존 랫클리프 신임 DNI에 대한 상원 인준안 표결이 통과되면서 대행직을 마무리했다. 일단 한미 외교가에선 그의 발언이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한국을 압박하기 위해 나왔다는 분석이 많다. 그리넬 전 대사는 최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독일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2%의 방위비 지출이라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의 목표를 충족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독일은 방위비로 GDP의 1.2%를 지출하고 있다. 더 나아가서 그의 언급을 트럼프의 대선 전략과 연계해서 봐야 한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잘못 다룰 경우 선거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북핵과 같은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 한반도 등 해외 이슈에서 한동안 발을 빼거나 적극적 관여 정책(engage)을 펴지 않겠다는 메시지라는 것. 트럼프는 2016년 미 대선전에서 ‘미국 우선주의’를 펴며 ‘러스트 벨트’ 등에 집중된 백인 노동자층에게 어필했다. 그중 대표적인 게 주한미군을 비롯한 해외 주둔 미군의 대대적인 철수 또는 방위비 인상론이었다. 그리넬 전 대사의 언급은 ‘미국 우선주의 2.0’의 신호탄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는 이른바 위험 지역에서의 미국 철수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라크 주둔 미군을 수개월 안에 감축하기로 이라크와 합의했다고 AFP통신이 이날 보도하는 등 중동 지역에서의 미군 철수 계획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미 국방부는 지난달에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패트리엇 미사일 2개 포대를 철수시켰다. 아프가니스탄에서도 철수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아무튼 트럼프 핵심 측근발 주한미군 감축설에 청와대 등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12일 “독일과 한반도 상황은 전혀 다르다. 독일 기준으로 (주한미군 감축) 문제를 논의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외교·국방당국도 한미 간 주한미군 감축 문제가 전혀 논의된 바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우리 정부의 이런 전망과 달리 주독미군 감축(9500여 명)이 현실화되면 주한미군 주둔 체계에 어떤 식으로든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해외 주둔 미군 가운데 주한미군(2만8500여 명)은 병력 규모로 보면 주일미군(5만4000여 명), 주독미군(3만4670여 명)에 이어 세 번째. 하지만 육군(지상군) 병력은 2만여 명으로 주독미군(2만770여 명) 다음으로 많다. 주일미군의 경우 육군은 2500여 명이고, 대부분 해군·해병대 병력이다. 군 소식통은 “예산 절감 차원의 해외 미군 감축은 대부분 육군에서 이뤄졌다”면서 “주독미군 다음의 감축 순위는 주일미군보다는 주한미군이 될 소지가 크다”고 말했다. 향후 주한미군이 감축될 경우 그 규모는 최소 3500명 이상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노무현 정부 당시 한미가 3만7500여 명에서 2만5000명으로 순차적 감축에 합의한 뒤 감축을 추진하다 이명박 정부에서 중단된 최종 감축분(3500여 명)이 기준점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또 다른 소식통은 “9개월 주기의 미군 순환배치 병력(5000명 안팎)을 일거에 확 줄이거나 한국과의 방위비 협상 국면을 봐가면서 2, 3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감축하는 시나리오가 예상된다”고 말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 워싱턴=이정은 / 파리=김윤종 특파원}

3수 끝에 미국 야당 민주당의 대선후보에 오른 조 바이든 전 부통령(78)이 가파른 지지율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2월 민주당의 대선후보 선출이 시작됐을 때만 해도 ‘현직 프리미엄’을 지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74)이 바이든을 비롯한 민주당 주요 후보군을 압도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지난달 25일 백인 경관의 가혹 행위로 숨진 흑인 조지 플로이드 씨 사건이 대선 지형을 완전히 바꾸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양측의 선거 전략도 완전히 다르다.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집권 후 미국의 분열이 극심해졌다며 ‘치유와 화합의 대통령(healer-in-chief)’이 되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플로이드 사태 후 지지율 하락에 직면한 트럼프 대통령은 시위대를 좌파로 몰아붙이는 이념 대결 전략에 치중하고 있다. 자신을 백악관 주인으로 만든 보수 백인 유권자, 즉 ‘집토끼’ 공략에 올인하겠다는 의미다.○ 반(反)트럼프 민심에 가려진 ‘샤이 트럼프’최근 트럼프 재선 캠프는 하루에도 2, 3통씩 ‘졸린 조(sleepy Joe·바이든 후보를 낮춰 부르는 표현)를 이기기 위해 우리 모두 달려들어야 한다. 대통령이 모든 애국자의 힘을 필요로 한다’와 같은 이메일을 발송하며 지지자 집결에 나섰다. 바이든 캠프의 월 후원금 목표액이 600만 달러(약 72억 원)임을 알리며 “우리는 그보다 많이 해야 한다”고도 독려한다. 역설적으로 이는 트럼프 캠프의 위기감이 커졌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6월 발표된 주요 전국 단위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후보가 마(魔)의 ‘지지율 50%’ 벽을 돌파하며 트럼프 대통령을 두 자릿수 이상 차이로 따돌린 탓이다. 4년 전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는 ‘잘난 백인 여자’ 이미지에 갇혀 지지율에서 트럼프 후보를 앞서면서도 한 번도 50%를 넘지 못했다. 그만큼 바이든 표심의 확장성이 있다는 의미다. 대선 결과를 좌우할 경합주 흐름도 바이든에게 유리하다. 폭스뉴스 CNBC방송 퀴니피액대의 최근 여론조사를 종합한 결과, 미시간 플로리다 위스콘신 펜실베이니아 애리조나 노스캐롤라이나 등 6개 경합주에서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을 최대 8%포인트 차로 앞섰다. 특히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후보가 불과 0.23%포인트 차로 클린턴 후보를 간신히 꺾은 미시간주의 7일 조사에서는 바이든 지지율이 트럼프보다 12%포인트나 높았다. 그러나 겉으로 드러난 수치만으로 11월 3일 대선에서 바이든의 승리를 장담하긴 어렵다는 반론도 상당하다. 미 대선은 전국 지지율이 결정하는 직접 투표가 아니라 50개 주(州)별로 투표 결과에 따라 이긴 쪽에서 각 주에 배정된 총 538명의 선거인단을 가져가는 간선제다. 270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하는 쪽이 승리한다. 대부분의 주는 승자독식제를 채택하고 있어서 해당 주의 투표에서 1표라도 더 얻은 후보가 해당 주의 선거인단을 모두 가져간다. 이런 이유로 4년 전 트럼프 후보가 전국 득표수에서는 클린턴 후보보다 2.1% 적었음에도 선거인단은 77명을 더 얻어 압승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에도 ‘집토끼’ 공화당원을 잘 관리하고 있다. 이달 2∼5일 CNN과 여론조사회사 SSRS가 공동 실시한 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는 38%에 그쳤다. 그러나 그는 공화당원만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무려 88%의 지지를 얻었다.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당선에 큰 역할을 담당한 소위 ‘샤이 트럼프(shy Trump)’ 중에는 공개적으로 트럼프 지지를 밝히진 않지만 투표장에선 몰표를 던진 고소득, 고학력 백인들이 적지 않다. 이들은 “미국 경제와 일자리를 살리겠다”는 트럼프 특유의 뚝심과 추진력을 높이 평가한다. 양측 지지자의 성향 차이도 뚜렷하다. CNN-SSRS 조사에서 트럼프 지지자의 70%는 “트럼프 자체를 지지해 그를 찍는다”고 답했다. “바이든을 막기 위해 투표한다”는 답은 27%에 불과했다. 반면 바이든 지지자의 60%는 “트럼프 재선을 막기 위해 투표할 것”이라고 답했다. ‘바이든을 위해 투표한다’는 답은 37%였다. 즉 현재 여론조사의 높은 바이든 지지율은 바이든 본인이 만든 것이라기보다 반트럼프 효과에 기인한 면이 크다. 열성적 팬덤이 선거 판세를 결정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바이든에게 불리할 수 있는 요소다. 9일 인터넷매체 복스는 바이든의 선거 전략이 지나치게 ‘반트럼프’에만 치중했으며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을 대중들에게 각인시켜 주는 역효과를 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가 자신만의 뚜렷한 비전 제시 없이 ‘트럼프 반대’만 외쳐서는 ‘샤이 트럼프’ 유권자를 사로잡을 수 없다는 뜻이다.○ 약한 존재감 키우며 흑인 결집 시도대중 동원력이 부족하고 참신함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줄곧 받아온 바이든 후보가 약한 존재감을 어떻게 부각시킬지도 관심이다. 무엇보다 플로이드 사망 후 트럼프 행정부를 극도로 비난하고 있는 흑인 유권자들을 얼마나 모으느냐가 최대 관건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미 인구통계국 등에 따르면 2017년 기준 3억3000만 명의 미국인 중 비(非)히스패닉계 백인 비율은 60.7%, 흑인 비율은 13.4%로 상당한 차이가 있다. 2016년 대선에서 양측의 등록 유권자 역시 각각 1억9221만 명, 3061만 명으로 6배 이상 차이가 났다. 백인 남성의 강력한 지지를 등에 업은 트럼프 측에 유리한 구조다. 미국 선거를 분석해 온 미주한인유권자연대(KAGC)의 김동석 대표는 “등록 유권자만 기준으로 하면 백인 비율이 약 80%에 육박한다. 흑인 유권자가 결집해도 백인 지지가 두터운 후보를 꺾기 쉽지 않은 구조”라고 진단했다. 흑인 유권자는 전통적으로 민주당을 지지해 왔지만 4년 전 대선에서 흑인 투표율은 20년 만의 최저치인 59.6%까지 떨어졌다. 2012년 대선에서는 4대 인종집단에서 가장 높은 66.2%의 투표율을 기록하며 최초의 흑인 대통령 후보 버락 오바마에게 몰표를 던졌지만 흑인 남성의 상당수가 클린턴에게 거부감을 느낀 것이 투표율 하락의 주원인으로 꼽힌다. 같은 기간 백인 투표율은 1.2%포인트 상승했다. 흑인 투표율을 끌어올리는 것이 바이든 캠프의 핵심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주요 경합주의 흑인 비율이 높지 않다는 점도 바이든에게 불리한 요소다. 미 50개 주 가운데 흑인 비율이 가장 높은 주는 미시시피(38.9%·선거인단 6명), 루이지애나(33.6%·8명), 조지아(33.2%·16명) 등이다. 이들은 선거인단 538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 반면 핵심 승부처인 플로리다(17.5%·29명), 펜실베이니아(12.7%·20명), 오하이오(14.4%·18명), 미시간(15.2%·16명) 등은 흑인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다. 특히 플로리다, 펜실베이니아, 오하이오, 미시간, 위스콘신, 아이오와 등 6개 주는 2012년 대선에서 민주당이 차지했지만 4년 전엔 공화당에 자리를 내준 지역이라 민주당 입장에서는 반드시 되찾아야 할 지역으로 꼽힌다. 이곳에 배정된 선거인단만 99명이어서 이 6개 주 선거 결과가 백악관 주인을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 바이든 측은 최근 강도 높은 반트럼프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그는 6월 첫째 주에만 트럼프를 비판하는 페이스북 광고에 500만 달러를 썼다. 특히 플로이드 사망 규탄 시위가 최고조에 달했던 4일 하루에만 이 중 160만 달러를 썼다. 이번 대선 캠페인에서 하루 단위 광고비로는 최대 규모라고 CNN은 분석했다.○ 최초의 흑인 여성 부통령 후보 가능성‘70대 후반의 백인 남성 기득권자’인 바이든이 자신의 약점을 상쇄해 줄 부통령 후보로 누구를 고를지 주목받고 있다. 여성을 부통령 후보로 뽑겠다고 밝힌 그는 8월 1일 전에 후보를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찌감치 복음주의 개신교도의 열광적 지지를 얻고 있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다시 한 번 파트너로 삼겠다는 뜻을 밝혔다. 당초 민주당 내에서는 정치 성향으로는 진보층, 지역적으로는 중북부 유권자를 포섭하기 위해 각각 양측의 지지가 높은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매사추세츠),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미네소타) 중 한 명을 골라야 한다는 주장이 대두했다. 하지만 플로이드 사태로 흑인 표심이 중요해지면서 이제는 흑인 여성을 뽑자는 주장이 대세로 떠올랐다. 민주당과 공화당은 각각 1984년, 2008년에 모두 백인 여성인 제럴딘 페라로 전 하원의원과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를 부통령 후보로 내세웠지만 집권에 실패했다. 최초의 유색인종 여성 부통령 후보가 등장할지, 그가 바이든을 따라 백악관에 최종 입성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후보군 중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56·캘리포니아)은 자메이카계 부친과 인도계 모친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이지만 자신을 ‘흑인’으로 규정한다. 샌프란시스코 검사장, 캘리포니아주 검찰총장을 거쳐 2017년 1월 워싱턴 중앙 정계에 데뷔했다. 바이든 후보와 비슷한 중도 노선이라 진보 유권자를 포섭하기 어렵고 피부 색깔만 다를 뿐 성장 과정, 커리어, 이미지가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비슷하다는 점이 약점으로 꼽힌다. 남성 유권자의 거부감을 해소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 탄핵 과정 당시 하원의 탄핵 소추위원으로 활동하며 주목받은 밸 데밍스 하원의원(63·플로리다)은 ‘아메리칸 드림’의 표본이다. 경비원 부친과 가사도우미 모친 사이에서 태어나 어려운 가정형편을 딛고 27세에 말단 순경에서 시작해 올랜도 경찰국장에 올랐다. 다만 경찰국장 재직 시 과잉진압 의혹 등이 제기돼 공권력 남용에 분노하는 흑인 유권자에게 외면당할 가능성이 있다. 2018년 1월부터 조지아주 최대 도시 애틀랜타 시장으로 재직 중인 케이샤 보텀스 시장(50)은 인종차별 항의 시위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시위대를 ‘극좌파’라고 비난하자 “입을 다물라”고 맞서 큰 주목을 받았다. 1960년대 인기를 끌었던 R&B 가수 메이저 랜스의 딸로 바이든의 대선후보 선출이 불투명했던 지난해 6월 일찌감치 바이든 지지를 선언하며 눈도장을 찍었다. 워싱턴 중앙정치 경험이 전무하다는 약점이 있다. 변호사 출신의 스테이시 에이브럼스 전 하원의원(47·조지아)은 지난해 2월 트럼프 대통령의 신년 국정연설이 끝난 직후 연단에 올라 트럼프 행정부를 비판하는 연설을 하며 전국적으로 유명해졌다. 예일대 로스쿨을 졸업하고 세무 변호사로 활동하다 2006년 하원의원으로 뽑혔고 각종 교육개혁 법안을 내놔 호평을 받았다. 2018년 11월 주지사 선거에 출마해 공화당의 브라이언 켐프 후보에게 약 7%포인트 차로 패했다. 개혁 성향이 강하고 신선한 이미지지만 현재 맡은 직함이 없다는 점이 한계로 꼽힌다.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유엔 주재 미국대사를 지낸 수전 라이스(56)도 하마평에 올랐다. 민주당의 대표적인 외교 전문가로 바이든과 호흡을 맞춰본 경험이 있다. 다만 선출직 경험이 없고, 미국의 최대 외교 참사로 꼽히는 ‘벵가지 사태’(2012년 9월 리비아 벵가지에서 이슬람 무장세력의 대사관 침입으로 크리스토퍼 스티븐스 당시 대사 등 미국인 4명이 사망)의 책임론을 피할 수 없다는 지적이 제기된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조유라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2주년을 앞두고 북한이 가장 민감해하는 이슈 중 하나인 인권문제를 정면으로 거론하고 나섰다. 그러자 북한은 “감당하기 어려운 일에 부딪힐 것”이라며 미국을 정조준했다. 미국 대선을 5개월 앞둔 가운데 대북전단으로 재점화된 한반도 긴장 국면이 점차 북-미 간 충돌로 비화되고 있는 형국이다. 미 국무부는 10일(현지 시간) ‘2019 국제종교자유 보고서’를 내고 “북한 관리들과 관여하는 과정에서 완전한 관계 정상화를 위해서는 종교의 자유를 포함한 인권문제를 다뤄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고 밝혔다. 샘 브라운백 미 국무부 국제종교자유 담당 대사는 “북한은 종교적 박해의 영역에서 아주 공격적이고 지독하다(egregious)”며 “북한은 개선의 조짐이 전혀 보이지 않으며 갈 길이 멀다”고 했다. 앞서 미국은 3월 ‘세계 인권보고서’를 발표할 당시 평양을 고려해 ‘지독한 인권침해’라는 표현을 삭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11일 권정근 북한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은 조선중앙통신과의 질의응답을 통해 “(미 국무부가) 조선(북한)의 최근 행동에 실망하였다느니 하는 부질없는 망언을 늘어놓았는데 어처구니가 없다”며 “남의 집 일에 쓸데없이 끼어들어 함부로 말을 내뱉다가는 감당하기 어려운 좋지 못한 일에 부딪힐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끔찍한 일을 당하지 않으려거든 입을 다물고 제 집안 정돈부터 잘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당장 코앞에 이른 대통령 선거를 무난히 치르는 데도 유익할 것”이라고 했다. 대선을 거론하며 미국을 겨냥한 도발을 위협한 것이다. 북한은 이날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서도 “지금 보니 오히려 선임자들보다 더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비난했다.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선 캠프가 10일 CNN에 경고 서한을 보냈다. 여론조사 결과를 취소하고 사과하지 않으면 법적 조치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8일 발표된 CNN의 조사에서 민주당 대선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을 14%포인트 차로 앞선 것으로 나오자 “가짜 조사”라며 문제 삼은 것이다. CNN 측이 “이런 협박을 받은 건 CNN 역사에 처음”이라고 할 정도로 흔치 않은 일이다. 그만큼 인종차별 항의 시위의 강경 진압으로 역풍을 맞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초조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19일 오클라호마주 털사에서 대규모 대선 유세를 재개하기로 했다. 미국 전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자택대피령과 사회적 거리 두기 통제가 시작된 이후 3개월여 만이다. 오클라호마주는 4년 전 트럼프 대통령이 무려 36%포인트 차로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누르고 압승한 지역이다. 유세가 열리는 털사는 1921년 백인 군중이 흑인들과 이들의 상점을 총기로 공격하면서 대규모 유혈사태가 발생했던 지역이다. 인종차별 문제가 불거진 시점에 적절한 선택지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애리조나, 노스캐롤라이나, 플로리다 등 경합주와 텃밭인 텍사스주에서도 유세를 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6개 경합주에서 모두 바이든 후보에게 밀리고 있다. 트럼프 재선 캠프는 유세 현장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 지침이나 마스크 사용 등을 요구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유세 계획을 밝힌 플로리다주와 텍사스주, 애리조나주 등은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하고 있는 지역들”이라고 지적했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미국 국무부가 10일(현지 시간) 북한이 종교자유를 억압하고 있는 현실을 지적하면서 “북한과의 완전한 관계 정상화를 위해서는 종교의 자유를 포함하는 인권 문제를 다뤄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고 밝혔다.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2주년을 앞두고 나온 이번 보고서에서 미국이 이례적으로 인권 문제를 관계 정상화의 조건으로 걸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국무부는 이날 발표한 ‘2019 국제종교자유 보고서’에서 2007년~2018년 북한에서 종교의 자유가 침해된 사례가 1341건에 이르고, 이중에는 90건의 실종과 120건의 사망 사례가 조사됐다는 한국 NGO 단체의 조사 결과를 언급했다. 종교인들에 대한 체포, 구타, 고문 등으로 북한이 18년 연속으로 미국 종교 분야 NGO인 ‘오픈도어 USA’가 선정하는 최악의 종교박해 국가에 올라있는 점도 지적했다. “북한 수용소에 수용된 8만¤12만 명의 정치범 중에는 종교적 이유도 갇힌 사람들도 있다”고 전했다. 유엔의 추산에 따르면 북한 내 기독교인은 20만~40만 명에 이른다. 국무부는 이를 바탕으로 한 미국의 정책과 관여에 대해 설명하는 부분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2월 하노이 2차 정상회담, 6월 남북 비무장지대(DMZ)에서 만난 내용을 소개했다. 이 부분에서 “미국 정부는 북한 관리들과 관여하는 과정에서 완전한 관계 정상화를 위해서는 종교의 자유를 포함한 인권 문제를 다뤄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고 밝힌 것. 이는 지난해 보고서에서는 없었던 내용이다. 미국은 3월에 ‘2019 세계 인권보고서’를 발표할 때만 해도 민감한 표현을 넣지 않고 보다 신중하게 수위 조절을 한 듯한 결과를 내놨다. ‘지독한(egregious) 인권침해’라는 표현을 2년째 뺐고 북한의 인권실태와 관련한 정권의 책임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샘 브라운백 미국 국무부 국제종교자유 담당 대사는 이날 보고서 발표와 함께 진행한 외신기자 브리핑에서 “북한은 종교적 박해의 영역에서 아주 공격적이고 지독하다”며 이 표현을 다시 썼다. “북한은 개선의 조짐이 전혀 보이지 않으며 갈 길이 멀다”는 평가를 함께 내놨다. 그러면서 “북한이 종교의 자유 보장에 나서기를 바라지만 아직까지 그럴 의향이 있다는 신호를 보지 못했다”며 “북한이 정상국가처럼 행동하며 신념에 따른 종교 활동을 허용하기를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북한은 2001년 이후 계속 미국의 종교 자유 특별우려국으로 지정돼 왔으며, 국제종교자유법에 따라 미국의 제재 대상이 된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이날 국무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보고서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북한은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중국에 대해서는 “중국 공산당은 종교단체에 복종을 강요하고 공산주의 도그마를 그들의 신념에 주입하려 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또 “신장 위구르족의 대규모 감금과 티베트족, 파룬궁, 기독교인들에 대한 박해도 이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워싱턴=이정은특파원 lightee@donga.com}
“전쟁에서 평화로 가는 역사적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2년 전인 2018년 6월 11일, 문재인 대통령은 당시 하루 앞으로 다가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역사적인 첫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의 기대와 달리 ‘싱가포르 선언’ 2년이 다 되도록 비핵화 협상은 한 발짝도 앞으로 나가지 못했다. 북한은 북-미 중재자를 자처했던 한국을 적(敵)으로 규정하며 남북 간 모든 연락 채널을 일방적으로 끊었고, 미국을 향해서도 본격적으로 날을 세울 태세다. 북한이 조만간 미국을 겨냥한 무력시위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확산되면서 남북 관계는 물론이고 북-미 관계까지도 2년 전보다 퇴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 국무부는 9일(현지 시간) 최근 계속되고 있는 북한의 강경 위협에 대해 “북한의 최근 행보에 실망했다”며 “북한이 외교와 협력으로 돌아오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미국이 북한을 향해 ‘실망’이라는 표현을 쓴 것은 이례적이다. 지난해 말 북한이 ‘성탄절 선물’을 거론하며 도발 가능성을 시사했을 당시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미 고위 당국자들이 비슷한 언급을 내놓았지만 “만약 약속을 어긴다면” 같은 가정을 전제로 한 경고였다. 미국이 ‘실망’이라는 이례적인 표현으로 북한의 태도 변화를 촉구한 것은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이후 2년 동안 북한 비핵화 문제가 아무런 진전을 이루지 못했기 때문이다. 2018년 북-미 정상은 △북-미 간 새로운 관계 설립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전쟁포로 및 전쟁실종자 유해 미국 송환 등 4개 항으로 된 ‘싱가포르 선언’에 합의했다. 그러나 이듬해 ‘하노이 노딜’ 이후 비핵화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아무런 후속 조치도 현실화되지 못했다. 여기에 미국 조야에서는 북한이 곧 공세의 타깃을 한국에서 미국으로 전환할 것이라는 관측이 커지고 있다. 미 대선이 5개월 앞으로 다가온 만큼 ‘핵전쟁 억제력 강화’를 공언한 김 위원장이 무력시위를 통해 대선 무대를 흔들고, 영향력 극대화에 나설 것이라는 의미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경쟁자인 민주당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대북 정책이 트럼프 대통령과 판이하게 다르다는 점도 북한이 행동에 나설 이유로 꼽힌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톱-다운’ 방식 대신 실무 협상을 강조하고 있고 김 위원장을 ‘불량배’, ‘독재자’로 부르고 있다. 외교가에서는 “북한이 수시로 도발을 일삼았던 2017년으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온다. 크리스토퍼 힐 전 미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도 미국의소리(VOA) 방송을 통해 “북한이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예전의 각본으로 되돌아가고 있다”며 “이 각본에서 단 하나의 새로운 요소는 북한이 한미동맹을 시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가 긴밀한 협력을 통해 북한의 위협에 공동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의미다.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독일 주둔 미군 감축 지시에 여당인 공화당 의원들이 집단으로 반기를 들었다. 미 국방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감축 지시를 아직 받지 않았으며, 고위 관계자들도 사전에 관련 내용을 몰랐던 것으로 파악됐다. 9일 미 CNN,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공화당 소속 하원 군사위원회 의원 22명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에게 독일 주둔 미군 감축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미군 감축은) 미국의 국가 안보를 크게 해칠 뿐 아니라 이로 인해 러시아의 입지가 강화될 것”이라며 감축 결정을 다시 생각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이들은 “미군의 주둔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전쟁을 막는 데 도움이 됐다. 미국을 더 안전하게 만드는 데에도 기여했다”고 강조했다. 하원 군사위 소속 리즈 체니 의원은 이날 “미국이 군대를 철수하면 자유가 위협받을 것”이라며 “미군의 해외 주둔은 힘을 통한 평화와 미국의 리더십을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공화당 소속 제임스 인호프 상원 군사위원장은 최근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매우 나쁜 생각”이라고 밝혔고, 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은 “미군 감축이 유럽의 안보 체제를 훼손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로이터통신은 9일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국방부가 주독미군 감축 지시를 받지 않았으며, 백악관과 국무부, 국방부의 고위 당국자들도 관련 내용을 모르고 있다가 관련 기사를 접하고 깜짝 놀랐다고 보도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는 리처드 그리넬 전 주독 미국대사가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넬 전 대사는 로이터통신의 질의에 자신이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전부 소문(gossip)”이라고 부인하면서도 “독일 내 감축 논의는 작년 말부터 진행됐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독일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2%를 방위비로 지출하라는 나토 회원국의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고 밝혀 주독미군 감축 논의가 독일의 방위비 증액 문제와 결부됐음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의 앙금도 작용했다고 한다. 한 의회 보좌관은 로이터통신에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 회의 참석을 취소한 메르켈 총리에게 화가 났기 때문에 결정 속도가 빨라졌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펜타곤을 책임지는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뜻을 거슬렀다는 이유로 실제 경질 직전까지 갔었다고 WSJ는 이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방장관의 경질은 적들을 이롭게 할 뿐”이라는 참모진의 만류로 막판에 경질 계획을 접은 것으로 전해진다. 공화당 내부 여론마저 악화되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좌충우돌 행보는 계속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인종차별 항의 시위에 참가했다가 경찰이 밀쳐 다친 75세 마틴 구지노 씨에 대해 트위터에서 “방송 장면을 보니 밀침을 당한 것보다 더 세게 넘어졌다. 연출일 수도 있다?”고 썼다가 거센 여론의 역풍을 맞았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미국 국무부는 9일(현지 시간) 북한이 한국을 ‘적’으로 규정하며 남북 간 모든 연락채널을 끊은 것에 대해 “북한의 최근 행보에 실망했다”고 밝혔다. ‘실망’이라는 이례적 표현과 함께 북한의 발표 직후 현지 시간으로 이른 아침에 신속하게 반응을 내놓으며 북한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북한의 움직임에 대한 입장을 묻는 동아일보의 질의에 “미국은 언제나 남북관계 진전을 지지해왔다”며 북한에 실망했다는 답변을 내놨다. 김여정의 첫 담화가 나왔을 때만 해도 ‘남북 협력 지지’ 및 ‘비핵화 진전에 발맞춘 남북 협력’이 담긴 기존의 원칙론을 반복했으나 이번에는 한층 수위를 높인 반응이다. 그는 이어 “우리는 북한이 외교와 협력으로 돌아오기를 촉구한다”며 “우리는 북한을 관여시키려는 노력에 있어서 동맹국인 한국과 긴밀한 협력을 계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이 북한을 향해 ‘실망’이라는 표현을 쓴 것은 이례적이다. 작년 말 북한이 ‘성탄절 선물’을 거론하며 도발 가능성을 시사했을 당시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같은 고위당국자들이 잇따라 유사한 언급을 내놓기는 했으나 당시에는 “만약 약속을 어긴다면(도발한다면)” 같은 가정을 전제로 한 경고였다. 그만큼 이번에는 미국이 북한의 최근 움직임을 민감하게 보면서 상황 악화를 막기 위한 대응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의 적대적 태도 변화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2주년(6월12일)을 코앞에 두고 나온 것. 미국 내에서는 북한의 대남 메시지가 결국은 간접적으로 미국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를 향한 우회적인 경고이자 한국 정부를 지렛대로 삼아 하반기에 미국의 제재 완화 등 양보를 얻어내려는 목적이 담겨 있다는 것이다. 남한을 겨냥한 북한 전역의 시위가 어느 순간 대미 시위로 방향을 바꿀 가능성도 열려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대선을 불과 5개월 남겨놓은 시점에 북한이 미국을 향해 무력시위나 도발을 감행함으로써 대선판을 흔들 가능성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러나 인종차별 항의 시위 대응을 둘러싼 논란과 그 과정에서 추락한 지지율, 계속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경제적 여파 등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의 협상에 나설 여력도 거의 없는 상황. 연말까지 상황 관리에 주력할 가능성이 높다. 워싱턴의 외교소식통은 “아직 미국을 향한 직접적인 발언이나 움직임이 없는 만큼 현재로서는 한국과 긴밀히 협의하며 상황을 지켜보는 단계”라고 전했다. 워싱턴 전문가들은 북한의 행보가 결국 한미 동맹을 흔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제재완화, 대북전단 살포 금지 등 북한의 요구를 들어주려는 한국 정부와 이에 부정적인 미국 간 갈등이 다시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마크 패츠패트릭 연구원은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북한이 남북한 간 모든 통신채널을 완전 차단한 것은 궁극적으로 미-한 동맹의 균열을 일으키고 싶어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도 “북한이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과거의 낡은 각본으로 되돌아가고 있다”며 “이 각본에서 단 하나의 새로운 요소는 북한이 미-한 동맹을 시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워싱턴의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동아일보에 “북한 정권은 방위비 분담금 협상의 교착 상태에서 높아진 워싱턴과 서울 간 긴장을 이용하려 할 것”이라며 “최근 미국이 주독 미군을 감축할 것이라는 보도는 동맹 간의 균열을 노리는 북한에 기회를 열어주는 셈”이라고 우려했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독일에 주둔 중인 미군 감축을 놓고 미국과 독일 간의 신경전이 본격화되고 있다. 미국의 해외주둔 미군 감축 움직임 속에 주한미군 감축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은 8일(현지 시간) 브리핑에서 ‘미국이 독일 주둔 미군 9500명을 감축하기로 했다’는 보도와 관련한 질문에 “지금 시점에서 발표할 것이 없다”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계속해서 미군과 (미군의) 해외 주둔의 최고 태세를 재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군 감축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은 것이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최종 감축 결정을 내리기 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상의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대통령에게 맡겨두겠다”고만 답변했다. 미국이 미군 감축 카드로 독일을 압박하는 것은 독일의 국방비 증액,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의 협력 등에 대한 메르켈 총리 측의 반응을 살피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독일 정부 역시 주독미군 감축을 공식 통보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아네그레트 크람프카렌바워 국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군 감축에 대한 질문이 이어지자 “확인하지 않은 일에 대해 추측하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일단 미국의 움직임을 지켜보며 대응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문재인 정부 초대 주일대사를 지낸 이수훈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초빙 석좌교수는 8일 페이스북에 “주한미군 감축은 머잖아 불가피한 현실이 될 것”이라고 썼다. 이 석좌교수는 “미국의 재정이 구조적으로 좋지 않다”며 “트럼프가 재선이 되든 민주당 후보가 (차기 대통령이) 되든 주한미군 감축이 현실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워싱턴=이정은 lightee@donga.com / 파리=김윤종 특파원}

‘미국이 독일 주둔 미군 9500명을 감축하기로 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백악관이 8일(현지 시간) “지금 시점에서 발표할 것이 없다”고 밝혔다. 미국이 독일에 이를 공식 통보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를 부인하지도 않으면서 양국 간의 신경전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주독미군 감축 규모와 시점 등에 대한 질문에 “(관련) 보도가 있는 것은 알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계속해서 미군과 (미군의) 해외주둔의 최고 태세를 재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종 감축 결정을 내리기 전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상의할 것이냐는 추가 질문에는 “대통령에게 맡겨두겠다”고만 답변했다. 백악관 측은 매커내니 대변인의 발언 외에는 일체 함구하고 있다. 주독미군 감축은 러시아와 상대하고 있는 유럽의 동맹국들에게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민감한 사안인 만큼 신중하게 대응하는 분위기다. 미국은 미군 감축 카드로 독일을 압박하는 것은 독일의 국방비 증액, 주요7개국(G7) 정상회의에서의 협력 등에 대한 메르켈 총리 측의 반응을 살피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6월에 워싱턴에서 G7 정상회의를 열려고 했지만 메르켈 총리가 참석을 거부하는 등 껄끄러운 관계를 이어왔다. 독일 정부 역시 주독 미군 감축을 공식 통보받지 못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안네그레트 크람프 카렌바우어 국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군 감축에 대한 질문이 이어지자 “확인을 하지 않은 일에 대해 추측하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다만 그는 “분명한 사실은 독일에 주둔하는 미군 병력은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안보를 위해 존재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주독 미군 필요성을 간접적으로 시사했다. 나토는 동맹국 간 단합이 절실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한국 등과의 협력을 강조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는 이날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나토와 생각이 비슷한 국가들과 조금 더 긴밀히 협력할 필요가 있다. 한국과 호주, 일본, 뉴질랜드 등과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파리=김윤종 특파원zozo@donga.com}

미국 보수진영의 거물급 인사들이 인종차별 항의 시위를 강경 진압하려고 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등을 돌리고 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에 이어 콜린 파월, 콘돌리자 라이스 전 국무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자질 문제를 거론하며 비판에 가세했다. 파월 전 장관은 트럼프의 재선에 반대하면서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지지했다. 그는 7일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가 지켜야 할 헌법에서 벗어났다”며 “정치적, 사회적으로 가까운 사이이고 35년, 40년을 함께 일해 온 조 바이든을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화당 행정부에서 흑인 최초의 합참의장과 국무장관을 지낸 그는 보수진영의 핵심 원로 인사로 꼽힌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우리를 재앙적인 중동 전쟁으로 몰아넣은 책임이 있는 콜린 파월이 ‘졸린 조’에게 투표하겠다고 선언했다”고 맞대응했다. 부시 행정부에서 국무장관을 지낸 라이스 전 장관도 이날 C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약탈이 시작되면 발포도 시작될 것’이라는 트윗을 놓고 “말하기 전에 역사적 맥락을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은 지지층뿐만 아니라 모든 미국인에게 말해야 한다” “트위터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좋은 방법이 아니다”라고 조언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부시 전 대통령, 존 매케인 전 상원의원의 부인 신디 매케인 등도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측근들을 인용해 전했다. 일부 공화당 현역 의원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반기를 들고 있다. 밋 롬니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여주기라도 하듯, 이날 공화당 상원의원 중에서는 처음으로 인종차별 항의 시위에 참가해 백악관까지 행진했다. 같은 당 리사 머카우스키 상원의원도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지지할지를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주에 ‘인종과 화합’을 주제로 대국민 연설을 할 예정이라고 CNN이 전했다. 경찰 개혁 논의도 본격화하고 있다. 미 의회는 연방 차원에서 경찰 개혁에 대한 법안 마련에 착수했다고 미 인터넷 매체 액시오스가 전했다. 경찰의 책임을 강화하고, 인종차별이나 과잉 진압을 반복하는 문제 경찰들의 패턴을 추적하며, 경찰의 면책 특권을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시위대는 ‘경찰 예산 삭감(Defund the police)’을 구호로 들고 나왔다. 조지 플로이드 씨 사망 사건이 벌어진 미니애폴리스 시의회는 아예 경찰서를 폐쇄하는 조례를 추진하고 있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인종차별 항의 시위를 군 병력으로 강제진압하려 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공화당 원로 및 전직 고위인사들의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에 이어 이번에는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이 비판에 가세한 것은 물론 아예 연말 대선에서 민주당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지지하겠다고 선언했다. 콜린 전 장관은 7일(현지 시간)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가 지켜야 할 헌법에서 벗어났다”며 이렇게 밝혔다. 미국 최초의 흑인 합참의장을 지낸 파월 전 장관은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국무장관을 지낸 공화당의 핵심 원로인사. 그런 그의 발언은 공화당 내부에서도 끓고 있는 반(反)트럼프 기류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된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기에게 맞서는 모두를 모욕하고 있으며 언제나 거짓말을 한다”며 “이런 것들은 우리의 민주주의, 그리고 우리나라에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나는 올해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할 수 없다”며 “정치적, 사회적으로 가까운 사이이고 35년, 40년을 함께 일해온 조 바이든을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파월 전 장관의 과거를 공격하며 거칠게 맞대응했다. 그는 “우리를 재앙적인 중동 전쟁으로 몰아넣은 책임이 있는콜린 파월이 ‘졸린 조’에게 투표하겠다고 선언했다”며 “그는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를 갖고 있다고 말하지 않았던가? 그들이 무기를 보유하지 않았는데 우리는 전쟁을 했다!”고 공격했다. 그러나 파월 전 장관 외에 부시 전 대통령, 존 매케인 전 상원의원의 부인 신디 매케인 등도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뉴욕타임스는 측근들을 인용해 전했다. 공화당 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 철회를 검토하는 현역 의원들도 생겨나고 있다. 리사 머카우스키 상원의원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지지할지 여부를 놓고 고민 중”이라고 밝혔고, 밋 롬니 상원의원 역시 연말에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롬니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여주기라도 하듯 이날 공화당 상원의원 중에서는 처음으로 인종차별 항의 시위에 참가해 백악관까지 행진했다. 한편 의회는 연방 차원에서 경찰 개혁에 대한 법안 마련에 착수했다고 미 인터넷매체 악시오스가 전했다. 조지 플로이드 씨의 사망 사건이 실제적인 정책 변화로 이어지도록 하겠다는 것. ‘2020 경찰 정의법안(The Justice in Policing Act of 2020)’으로 명명된 이 법안은 경찰의 책임을 강화하고, 인종차별이나 과잉진압을 반복하는 문제 경찰들의 패턴을 추적하며, 경찰의 면책 특권을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경찰의 훈련 방식을 바꾸고 목을 누르는 식의 강제진압 방식도 금지하도록 했다. 하원은 이달 말까지 이 법안을 마련, 통과시키는 것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하원 법사위는 10일 플로이드 씨의 사망에 대한 첫 청문회를 개최할 예정이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의 경고 담화 직후 한국 정부가 대북전단 살포 금지법을 제정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해외 북한인권 운동가들이 거세게 비판했다. 북한 인권 개선 활동을 제한하는 것은 물론이고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미국 워싱턴에서 활동하는 시민단체 북한인권위원회(HRNK)의 그레그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4일(현지 시간)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번에는 (금지 대상이) 대북 전단이지만 다음은 대북 방송이 되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하겠느냐”며 “이후 북한이 문제 삼을 때마다 신문, 방송, 인터넷 등으로 통제하려는 대상이 확대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우리가 원하는 통일은 자유주의와 민주주의에 바탕을 두고 인권이 보장되는 방식이 돼야 할 것”이라며 “북한 인권에 대한 목소리를 막고는 남북관계 진전이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2018년 판문점 합의에 대북 전단 살포를 중단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는 것에 대해서는 “그런 내용이 들어간 것부터가 잘못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인권단체들이 대북전단 발송을 비롯해 북한 인권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것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또 수잰 숄티 북한자유연합 대표는 동아일보에 보낸 논평에서 “문재인 대통령만큼 남북한 사람들의 인권 보호에 책임을 져야 하는 사람은 없다”며 “그러나 그는 근대사에서 가장 잔혹한 독재정권에 베팅을 하느라 되레 이를 억압하고 있는 듯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대북전단 살포를 금지하려는 것은 한국 내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려는 또 다른 위험한 시도이자 탈북자들이 북한에 남겨진 이들과 소통할 수 있는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북전단 살포는 탈북자들이 동포들을 향한 지지와 희망을 보내는 검증된 방법”이라며 “이것이야말로 탈북자들이 북한의 핵무기에 맞서 쓸 수 있는 무기”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에서 활동하는 자유북한방송 등의 북한인권단체들과 함께 매년 4월 마지막 주 북한자유주간에 대북 전단을 날리는 행사에 참여해왔다. 휴먼라이츠워치(HRW)의 필 로버트슨 아시아담당 부국장도 김여정 담화 직후 통일부가 전단 금지법 제정 방침을 공개한 것을 놓고 “터무니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한국은 북한의 인권 문제를 제기하고 논의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며 “북한이 한국 정부를 존중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정부는 전략을 바꾸는 것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북전단 살포 활동에 대해서는 “무해하다(harmless)”라고 평가했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남북 대화가 재개돼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RFA의 논평 요청에 대변인실을 통해 “남북 간의 대화 통로들이 다시 열리는 것을 거듭 지지해왔고 남북대화 재개를 희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의 경고 담화 직후 한국 정부가 대북 전단 살포 금지법을 제정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해외 북한인권 운동가들이 거세게 비판했다. 북한 인권 개선 활동을 제한하는 것은 물론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미국 워싱턴에서 활동하는 시민단체 북한인권위원회(HRNK)의 그레그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4일(현지 시간)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번에는 (금지 대상이) 대북 전단이지만 다음은 대북 방송이 되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하겠느냐”며 “이후 북한이 문제 삼을 때마다 신문, 방송, 인터넷 등으로 통제하려는 대상이 확대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우리가 원하는 통일은 자유주의와 민주주의에 바탕을 두고 인권이 보장되는 방식이 돼야 할 것”이라며 “북한 인권에 대한 목소리를 막고는 남북관계 진전이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2018년 판문점합의에 대북 전단 살포를 중단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는 것에 대해서는 “그런 내용이 들어간 것부터가 잘못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인권단체들이 대북 전단 발송을 비롯해 북한 인권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것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또 수전 숄티 북한자유연합 대표는 동아일보에 보낸 논평에서 “문재인 대통령만큼 남북한 사람들의 인권보호에 책임을 져야 하는 사람은 없다”며 “그러나 그는 근대사에서 가장 잔혹한 독재정권에 베팅을 하느라 되레 이를 억압하고 있는 듯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대북전단 살포를 금지하려는 것은 한국 내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려는 또 다른 위험한 시도이자 탈북자들이 북한에 남겨진 이들과 소통할 수 있는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북전단 살포는 탈북자들이 동포들을 향한 지지와 희망을 보내는 검증된 방법”이라며 “이것이야말로 탈북자들이 북한의 핵무기에 맞서 쓸 수 있는 무기”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에서 활동하는 자유북한방송 등의 북한인권단체들과 함께 매년 4월 마지막 주 북한자유주간에 대북 전단을 날리는 행사에 참여해왔다. 휴먼라이츠워치(HRW)의 필 로버트슨 아시아담당 부국장도 김여정 담화 직후 통일부가 전단 금지법 제정 방침을 공개한 것을 놓고 “터무니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한국은 북한의 인권 문제를 제기하고 논의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며 “북한이 한국 정부를 존중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정부는 전략을 바꾸는 것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북 전단 살포 활동에 대해서는 “무해하다(harmless)”라고 평가했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남북 대화가 재개돼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RFA의 논평 요청에 대변인실을 통해 “남북 간의 대화 통로들이 다시 열리는 것을 거듭 지지해왔고 남북대화 재개를 희망하고 있다”고 밝혔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마크 내퍼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차관보가 4일(현지 시간) 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개정 협상과 관련해 미국이 큰 유연성을 보였다고 주장하며 한국의 증액 결단을 거듭 촉구했다. 최근 한국 정부가 남북경협에 속도를 내는 것에 대해서는 “그 어떤 남북 협력도 비핵화의 진전과 함께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퍼 부차관보는 이날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주최한 한반도 이슈 관련 화상 세미나에서 “최근 SMA 영역에서 매우 중요한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미국 국방부가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의 대규모 무급휴직 상태를 해소하기 위해 2억 달러의 인건비를 한국 정부가 우선 지급하는 방안에 합의하고 근로자를 전원 복귀시키기로 한 결정을 언급한 것. 기지 내 근로자들의 무급휴직 상태가 미군의 준비태세와 군사적 능력에 영향을 줄 것을 우려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그러나 “이것이 SMA를 매듭지을 필요성을 없애는 것은 아니다”며 “우리는 매우 유연했다고 생각한다. 이제 우리는 한국 정부가 같은 유연성을 보여주길 촉구한다”고 말했다. 최근 논란이 된 성주 사드 기지의 군 장비 반입에 대해서는 “시스템은 컴퓨터가 가끔 업그레이드를 필요로 하는 것처럼 업그레이드를 필요로 한다. 이번 건(장비 교체)은 진짜로 이런 것”이라며 패트리엇(PAC-3) 미사일과 사드 시스템을 합치기 위한 신규 장비가 반입됐다는 일부 보도를 정면으로 부인했다. 이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던 중국을 향해서는 “사드가 중국이 아니라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처하려는 것”이라는 입장을 다시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한국을 비롯한 4개국 초청 의사를 밝힌 것 관련, 그는 “어떤 방식으로 할지 계속 논의가 진행 중”이라며 “일본이 2008년 호스트 국가였을 때 다른 국가들을 초청한 전례가 있는 것처럼 G7 호스트 국가에게는 초청 특권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G7 확대가 아니라 게스트 국가 초청 수준에 그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 발언이다. 다만 그는 “G7의 형식이나 멤버십을 영구적으로 확대하거나 변화시키는 것은 모든 회원국의 동의와 만장일치가 필요하다”며 “우리는 이를 들여다보고 논의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내퍼 부차관보는 남북간 대화와 협력 문제와 관련해 “남북 관계의 어떠한 진전도 북한 비핵화의 진전과 함께 가야 한다고 확신한다”고 했다. 북한이 핵 프로그램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포기해야 더 밝은 미래를 향한 더 밝은 길이 열릴 것이라는 입장을 반복하면서 “북한의 긍정적 조치를 볼 때까지 압박 정책은 강력하게 유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의 수출규제와 강제징용 배상 판결 문제 등을 둘러싼 한일 간 갈등에 대해서는 “아직 관계가 망가진 것은 아니다”는 답변을 내놨다. “결국에 우리는 한일 양국이 문제를 해결하도록 맡겨둬야 한다”는 미국의 원칙적인 입장을 전제하면서도 “분명히 이것은 미국이 조용히 양측과 대화하면서 전진할 방법을 찾으라고 계속 촉구해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콩, 남중국해, 대만해협 등에서 현재 벌어지고 있는 것을 볼 때 3국 간 협력이 더욱 요구된다”며 사실상 중국을 겨냥했다. 한편 국무부는 이날 한국 정부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GSOMIA) 종료 가능성을 시사한 것에 대한 언론 질의에 “미국은 국방과 안보 문제는 한-일 관계의 다른 영역으로부터 계속 분리돼 있어야 한다고 굳게 믿는다”고 답변했다. “한국과 일본이 역사적 사안들에 지속성 있는 해결책을 보장하기 위한 진지한 논의를 이어갈 것을 권고한다”고 덧붙였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인종차별 항의 시위 대응을 둘러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내 파열음이 커지고 있다. ‘연방군을 투입해 강경 진압하겠다’는 대통령 방침에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이 반기를 들자 백악관은 에스퍼 장관의 경질설로 맞섰다. 군 내부의 불만이 커지는 가운데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까지 이례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충복으로 분류돼 온 에스퍼 장관이 공개적으로 대통령의 뜻에 항명하자 백악관은 불쾌한 기색이 역력하다.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은 3일(현지 시간) ‘에스퍼 장관이 대통령의 신임을 받고 있느냐’는 질문에 “지금까지는 그가 국방장관이다. 대통령의 신뢰를 잃으면 알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뜻을 따르지 않으면 장관직에서 물러나게 될 수 있음을 내비친 것이다. NBC방송은 백악관이 에스퍼 장관의 군 투입 반대 발언에 대해 ‘선을 넘었다’고 여기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초대 국방장관이자 재직 당시 존 켈리 비서실장,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등과 함께 ‘어른들의 축’으로 불리는 매티스 전 장관은 시사주간지 애틀랜틱에 “트럼프는 미국인들을 통합시키려 하지 않고, 그러는 시늉조차 하지 않는 첫 대통령”이라며 “그가 우리를 분열시키려 하고 있다. 우리는 지난 3년간 성숙한 지도력이 부재한 결과를 목격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시리아 주둔 미군의 철군 문제로 대통령과 이견을 보이다가 2018년 말 사퇴한 매티스 전 장관은 “군대가 대통령의 기이한 기념사진을 제공하고, 헌법이 보장한 시민 권리를 침해하는 명령을 받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고 지적했다.매티스의 작심 발언에 트럼프 대통령은 분노를 표시했다. 그는 트위터에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나의 공통점은 세계에서 가장 과대평가된 장군인 매티스를 해고하는 영광을 누렸다는 것”이라며 매티스 전 장관의 별명인 ‘미친 개(mad dog)’를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에스퍼 장관 양측의 오락가락 행보 또한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보수 인터넷매체 뉴스맥스 인터뷰에서 “연방군 투입은 상황에 달려 있다. 반드시 그럴 필요는 없다”며 “우리에겐 30만 명이 넘는 강력한 주 방위군이 있다”고 말했다. 에스퍼 장관의 항명에 놀란 대통령이 한발 물러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됐다. 반면 에스퍼 장관은 워싱턴 인근에 배치됐던 82공수부대 병력 200명에게 노스캐롤라이나 포트브래그 기지 복귀 명령을 내렸다가 번복했다고 AP통신 등은 전했다. 백악관의 격노에 놀라 방침을 접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 행정부의 난맥이 고스란히 드러나면서 유명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 역시 뉴욕타임스(NYT)에 “미국은 끝났다”며 트럼프 리더십의 대체를 촉구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투표를 통한 변화를 촉구했다. 그는 3일 온라인 타운홀미팅을 통해 “시위와 투표를 함께 해야 진정한 변화를 만들 수 있다. 분노했더라도 희망을 품고 사회를 바꾸자”고 호소했다. 11월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낙선시키자는 취지로 읽힌다. 그는 “조지 플로이드 사망으로 표출된 분노가 인종차별 철폐와 경찰 개혁을 이뤄낼 동력이 될 것”이라며 “평화적이고 절제된 모습을 보여주는 시위대에 미국인들도 감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임보미 기자}

인종차별 항의 시위 대응을 둘러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내 파열음이 커지고 있다. ‘연방군을 투입해 강경 진압하겠다’는 대통령 방침에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이 반기를 들자 백악관은 에스퍼 장관의 경질설로 맞섰다. 군 내부의 불만이 커지는 가운데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까지 이례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충복으로 분류돼온 에스퍼 장관이 공개적으로 대통령의 뜻에 항명하자 백악관은 불쾌한 기색이 역력하다.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은 3일(현지 시간) ‘에스퍼 장관이 대통령의 신임을 받고 있느냐’는 질문에 “지금까지는 그가 국방장관이다. 대통령의 신뢰를 잃으면 알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뜻을 따르지 않으면 장관직에서 물러나게 될 수 있음을 내비친 것이다. NBC방송은 백악관이 에스퍼 장관의 군 투입 반대 발언에 대해 ‘선을 넘었다’고 여기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초대 국방장관이자 재직 당시 존 켈리 비서실장,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등과 함께 ‘어른들의 축’으로 불리는 매티스 전 장관은 시사주간지 애틀랜틱에 “트럼프는 미국인들을 통합시키려 하지 않고 그러는 시늉조차 하지 않는 첫 대통령”이라며 “그가 우리를 분열시키려 하고 있다. 우리는 지난 3년간 성숙한 지도력이 부재한 결과를 목격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시리아 주둔 미군의 철군 문제로 대통령과 이견을 보이다가 2018년 말 사퇴한 매티스 전 장관은 “군대가 대통령의 기이한 기념사진을 제공하고, 헌법이 보장한 시민 권리를 침해하는 명령을 받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고 지적했다. 매티스의 작심 발언에 트럼프 대통령은 분노를 표시했다. 그는 트위터에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나의 공통점은 세계에서 가장 과대평가된 장군인 매티스를 해고하는 영광을 누렸다는 것”이라며 매티스 전 장관의 별명인 ‘미친 개(mad dog)’를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에스퍼 장관 양측의 오락가락 행보 또한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보수 인터넷매체 뉴스맥스 인터뷰에서 “연방군 투입은 상황에 달려 있다. 반드시 그럴 필요는 없다”며 “우리에겐 30만 명이 넘는 강력한 주 방위군이 있다”고 말했다. 에스퍼 장관의 항명에 놀란 대통령이 한발 물러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됐다. 반면 에스퍼 장관은 워싱턴 인근에 배치됐던 200명의 82공수부대 병력에게 노스캐롤라이나 포트브래그 기지 복귀 명령을 내렸다가 번복했다고 AP통신 등은 전했다. 백악관의 격노에 놀라 방침을 접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미 행정부의 난맥이 고스란히 드러나면서 유명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 역시 뉴욕타임스(NYT)에 “미국은 끝났다”며 트럼프 리더십의 대체를 촉구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투표를 통한 변화를 촉구했다. 그는 3일 온라인 타운홀미팅을 통해 “시위와 투표를 함께 해야 진정한 변화를 만들 수 있다. 분노했더라도 희망을 품고 사회를 바꾸자”고 호소했다. 11월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낙선시키자는 취지로 읽힌다. 그는 “플로이드 사망으로 표출된 분노가 인종차별 철폐와 경찰 개혁을 이뤄낼 동력이 될 것”이라며 “평화적이고 절제된 모습을 보여주는 시위대에 미국인들도 감사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임보미 기자 bom@donga.com}

미국 국방부가 2일(현지 시간) 4월부터 무급휴직 상태인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의 인건비를 한국이 지급하는 방안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한미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의 장기 난항에 따라 한국인 근로자의 인건비를 먼저 타결하자는 우리 측 요구를 수용한 것이다. 미 국방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한국 정부가 올해 말까지 주한미군 한국인 군무원의 인건비로 2억 달러(약 2436억 원)를 부담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정부는 분담금의 상당액을 차지하는 한국인 근로자의 인건비를 선(先)지급한 뒤 협상이 타결되면 분담금에서 그 금액만큼 차감하는 방안을 미국에 제안한 바 있다. ▼ ‘무급휴직’ 물러선 美 “韓도 유연성 보여라” 압박 ▼방위비 협상 새 국면외교 당국자는 “인건비 선지급과 관련된 최종 조율 과정이 남아 있지만 최종 합의되는 총액에서 (선지급) 액수가 빠진다는 것은 양국이 이해를 나눈 사안”이라고 말했다. 주한미군은 3일 무급휴직 중인 한국인 근로자(4000여 명)에게 15일부터 출근하라고 통보했다. 이날 결정에 대해 미국이 일부 한국에 양보하는 제스처를 취했다는 평가와 함께 미국이 한국도 성의를 보이라며 방위비 증액 요구(1년 계약·13억 달러)를 더욱 압박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미 국방부는 이날 보도자료에서 “이번 결정으로 양국 사이에 더 공평한 인건비 부담이 가능해졌고, 동맹 대비 태세도 갖춰졌다”며 “미국은 협상 접근법에 있어서 상당한 유연성을 보여 왔다. 한국도 똑같이 그렇게 해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미국이 ‘우리가 이번에 또 양보했으니, 한국도 향후 협상에서 더 적극적으로 나서라’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그러면서 “분담금 협상 합의 없이는 핵심적인 방위를 위한 인프라 프로젝트들이 중지 상태에 놓일 것”이라고도 했다. 일단 우리 정부 당국자는 “조속한 협상 타결 의지가 이번 합의로 재확인됐다. 협상 타결의 긍정적 모멘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미국이 이번 (합의) 수용을 계기로 한국으로부터 더 많은 방위비를 얻어내겠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은 국내적인 이유로 방위비에 집중하지 못하고 있을 수 있지만, 압박해 오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