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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서편제’에서는 신비로운 송화보다는 ‘인간 송화’를 만날 수 있어요. 신비로움을 걷어내고 인물들의 캐릭터를 좀 더 구체적으로 표현했거든요.” 뮤지컬 ‘서편제’로 돌아온 이자람(35)은 이번 공연이 사람 냄새가 더 많이 나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이 작품은 이청준의 소설을 무대에 올린 작품으로 이자람은 2010년 초연 때부터 주인공 송화를 연기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뮤지컬 배우 차지연 장은아가 송화 역을 함께 맡는다. 이자람은 ‘서편제’에 대해 ‘고맙다’는 말을 여러 번 했다. “판소리를 모르는 관객들과 만날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거든요. ‘서편제’를 본 관객들이 ‘사천가’ ‘억척가’로도 관심을 확대해 주셨죠. 연출, 배우들이 판소리를 존중하는 마음으로 작품을 대하는 것도 고마워요.” 소리를 위해 송화의 눈을 멀게 하는 아버지 유봉 역은 서범석 양준모가 맡았다. “‘서범석 아버지’는 소리를 못 이룬 열등감 때문에 소리에 집착하는 모습이 강해요. 아버지에 대한 미움이 커지고 그만큼 용서할 때는 감정이 증폭돼요. ‘양준모 아버지’는 좀 더 아버지 같아요. 소리에 대한 욕망이 있는 아버지요. 내가 없으면 이 아버지는 어떡하나 걱정되고 연민의 감정이 많이 생겨요.” ‘서편제’에서는 소리꾼이 연기와 노래를 하고 뮤지컬 배우가 소리를 해야 한다. 이자람은 “모두가 두려운 부분을 안고 있기에 팀 분위기가 아주 좋다”고 말했다. 이자람은 나이에 비해 훨씬 생각이 깊어 보였다. 그래서일까. 가장 어려운 점이 명랑한 연기라고 털어놓았다. “연출을 맡은 이지나 선생님이 ‘명랑해졌으면 좋겠어’라고 말씀하세요. 밥상이 뒤집어지거나 들판에 새가 날아가는 걸 보고 까르르 웃는 장면이 나오면 명랑하게 웃겠어요. 그런데 그런 장면은 없거든요. 명랑함이 묻어나오게 웃는다는 게 쉽지 않더라고요.” 이자람은 지난해 판소리 ‘사천가’ ‘억척가’를 비롯해 연극 ‘당통의 죽음’에 출연했다. 지난달에는 주요섭의 단편소설 ‘추물’ ‘살인’을 판소리로 만들어 무대에 올렸다. 분야의 경계 없이 종횡무진하는 그의 다음 횡보를 기대하는 이들이 많다. “판소리를 짊어지고 어디로 갈지는 모르겠어요. 이제 ‘사천가’는 하지 않을 거예요. 김소진 이승희 씨가 오랜 시간 ‘사천가’를 하면서 역량이 쌓였어요. 저는 ‘억척가’만 하기도 벅차요.(웃음) 하나씩 뒤로 흘려보내야 저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고요. 이자람이 하는 공연은 믿고 볼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고 싶어요.” 20일∼5월 11일. 서울 광진구 유니버설아트센터. 5만∼11만 원. 1577-3363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까만 밤하늘에 별이 총총히 가득 박힌 스크린. 마주 보는 그네 두 개가 밤하늘을 가른다. 둘은 서로 닿을 듯 말 듯 부채 모양의 곡선을 그린다. 그네에 탄 건 두 번째 세 번째 손가락 두 쌍. 네 개의 손가락은 네 개의 다리가 되어 그네를 구른다. 스크린 아래의 무대 오른쪽. 검은색 바탕에 전구가 가득 박힌 미니어처가 있다. 두 명의 무용수가 손가락으로 그네를 탄다. 스태프는 카메라로 이를 찍어 그대로 스크린에 비춘다. 8일 서울 강남구 LG아트센터에서 열린 손가락 춤 공연인 ‘키스 앤 크라이’는 무용 연극 영화의 경계를 허문 신세계였다. 기찻길 집 스케이트장 사막 등의 미니어처에서 무용수들은 손가락만으로 대화하고 잠자고 물속에서 유영하는 사람을 그려냈다. 이 모습은 동시에 카메라로 스크린에 그대로 투사됐다. 모든 과정이 현재형으로 진행되는 작업을 통해 한 여인이 사랑했던 다섯 남자를 기억 속에서 끄집어내는 이야기가 펼쳐졌다. ‘키스 앤 크라이’는 영화 ‘토토의 천국’ ‘제8요일’을 만든 벨기에 감독 자코 반 도르마엘이 안무가인 아내 미셸 안 드 메와 함께 만든 작품. 2011년 벨기에에서 초연됐고 한국에는 이번에 처음 소개됐다. 도르마엘 부부는 아이들을 위해 만든 손가락 공연을 놀러온 손님에게 보여주곤 했는데 보는 이들마다 환호하자 정식 공연으로 만들었다. ‘키스 앤 크라이’는 피겨스케이팅 선수들이 연기를 마치고 점수를 기다리는 공간을 뜻한다. 환희와 절망, 안타까움이 뒤엉키는 곳이다. 이 작품도 함께 했지만 떠나간 이들을 통해 살아가며 맛보게 되는 수많은 감정을 그렸다. 내레이션은 배우 유지태가 맡았다. 도르마엘 감독은 유튜브를 통해 한국 배우와 예술가들의 목소리를 들어본 뒤 ‘감성적이고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목소리’라며 그를 선택했다. 6일 첫 공연을 본 관객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입소문이 나면서 남은 사흘간의 공연 티켓은 순식간에 매진됐다. 8일 공연이 끝난 후 한 시간가량 진행된 ‘관객과의 대화’ 때는 1층 객석이 빼곡히 들어찼다. 한 여성은 떨리는 목소리로 “아직도 가슴이 뛴다”고 했다. 오직 손가락만으로 인생의 모든 것을 표현해 내는 무용수들의 연기는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설렘 새침함 놀람 분노의 감정이 그대로 전달됐다. 남녀가 사랑을 나누는 모습을 묘사할 때는 손가락이 그토록 관능적일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아홉 살 아이와 함께 온 주부는 “(초등학생 이상인) 관람등급을 올려야 할 것 같다”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도르마엘 감독은 “사람의 몸뿐만 아니라 영혼도 보여준 이 작품이 삶의 작은 위안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Movie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장마르크 발레 감독. 매슈 매코너헤이, 제니퍼 가너 출연. 6일 개봉. 18세 이상정지욱 망나니의 개과천선? 편견의 높고 두꺼운 벽을 향한 저항과 성장 ★★★★민병선 기자 매코너헤이 팬클럽 모집합니다 ★★★★조난자들노영석 감독. 전석호, 오태경 출연. 6일 개봉. 15세 이상정지욱 결코 끝까지 눈을 뗄 수 없는 반전의 연속 ★★★☆구가인 기자 캐릭터는 빛났으나 결말은 뜬금없다 ★★★만신박찬경 감독. 김새론, 류현경 출연. 6일 개봉. 15세 이상정지욱 현대사와 무속의 뒤안길, 극영화에 대한 과욕은 옥에 티 ★★★구가인 기자 판타지 드라마와 다큐멘터리가 만나니, 판타스틱 ★★★☆탐욕의 제국홍리경 감독. 다큐멘터리. 6일 개봉. 12세 이상정지욱 극영화에 이어 다큐로 전하는 대기업의 감춰진 진실 ★★★☆리턴매치김용완, 선종훈 감독. 이지훈, 정연주 출연. 6일 개봉. 전체 관람가정지욱 상투적이지만 귀엽네! 스포츠에 버무린 청춘의 사랑 ★★☆▼ Concert ▼전인권 콘서트 ‘걷고, 걷고’▶들국화의 보컬이 10년 만에 여는 솔로 콘서트. 7일 오후 8시, 8일 오후 7시, 9일 오후 6시 서울 양화로 롯데카드 아트센터. 7만7000∼8만8000원. 031-905-7405임희윤 기자 들국화와 전인권의 신곡을 모두 라이브로 들을 수 있는 무대. 두근두근 지수 ♥♥♥♥올라퍼 아르날즈 내한공연피아노와 현악, 전자음을 섞어 영화 같은 소리 풍경을 만들어내는 아이슬란드 음악인. 7일 오후 8시 서울 테헤란로 백암아트홀. 6만6000원. 02-322-0804임희윤 기자 시규어 로스가 서리라면 아르날즈는 보송한 안개. ♥♥♥정민아 ‘사람의 순간’가야금을 기타 삼아 가슴 저린 모던 포크를 구사하는 가객. 8일 오후 7시 서울 대학로 학전블루소극장. 4만 원. 02-703-6599임희윤 기자 최근 재즈의 영향도 흡수한 빼어난 4집을 발매한 싱어송라이터. ♥♥♥♡▼ Performance ▼키스 앤 크라이▶미니어처로 만든 집, 기차역 앞에서 손가락으로 펼치는 연기를 카메라가 스크린에 투사해 펼치는 새로운 형태의 공연. 한 여인이 평생 사랑했던 다섯 명의 연인에 대한 기억을 풀어낸다. 영화 ‘토토의 천국’ ‘제8요일’을 만든 벨기에 거장 자코 반 도마엘이 연출한다. 9일까지. 서울 LG아트센터. 2만∼7만 원. 02-2005-0114밑바닥에서-김수로프로젝트 고전1하수구 같은 지하실에서 하루하루를 버텨내던 이들 앞에 정체를 알 수 없는 노인 ‘루까’가 나타난다. 이들은 루까로 인해 새로운 삶을 꿈꾸기 시작하는데…. 강민재 연출. 김수로 임형준 윤경호 조영규 박한근 정윤민 채동현 김지휘 김혜진 문진아 출연. 30일까지. 서울 대학로 예술마당4관. 4만4000원. 02-548-0598태백산맥조정래의 소설 ‘태백산맥’을 뮤지컬로 만든 작품. 1948년 여순사건으로 좌익이 장악한 벌교. 염상진과 빨치산은 지주와 친일파를 처형하고 반공청년단 염상구는 복수에 나선다. 위성신 연출. 채민석 이병권 변민지 윤희철 정윤희 차유경 박효선 출연. 8일까지.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3만∼5만 원. 061-749-3516▼ Classical & Dance ▼설립자들▶경기민요의 기틀을 세운 3인방 박춘재 이창배 안비취(사진)를 기리는 공연. 경기민요 명창 이춘희 이은주 김혜란 이호연 김영임 김금숙 김장순이 출연해 경기소리를 펼쳐 보인다. 총연출은 현대무용가 안은미. 수익금은 박춘재 명창 동상 건립에 쓰인다. 12∼14일 오후 7시 반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2만∼5만 원. 02-529-1550일 자르디노 아르모니코1985년 창단된 이탈리아 시대악기 앙상블 ‘일 자르디노 아르모니코’(조화로운 정원)의 첫 내한 공연. 격렬한 다이내믹이 특징이다. 헨델, 비발디, 텔레만의 작품을 들려준다. 12일 오후 8시 경기 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 4만∼10만 원. 031-783-8000런던심포니 오케스트라런던심포니가 대니얼 하딩과 온다. 10일은 무소륵스키 ‘민둥산의 하룻밤’, 슈베르트 교향곡 8번, 스트라빈스키 ‘페트루슈카’를, 11일은 프로코피예프 피아노 협주곡 2번(김선욱 협연), 말러 교향곡 1번.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6만∼32만 원. 02-599-5743▼ Exhibition ▼Tree of Life in Island-이정록 전▶제주도에서 촬영한 ‘생명나무’ 연작들. 나뭇가지에 전구가 매달린 듯 빛나는 나무의 사진은 컴퓨터 프로그램이 아닌, 자연 풍경과 인위적 빛의 조화로 완성한 작업. 나무 한 그루를 선택한 뒤 직접 만든 조명을 반복적으로 터뜨림으로써 신기한 생명나무를 선보였다. 31일까지 서울 신세계백화점 본점 신세계 갤러리. 02-310-1921100개국 여행사진 전사진작가 김상구 씨를 비롯해 안성호 유천 정지현 씨 등 여행과 사진을 좋아하는 4명이 참여한 그룹전. 사진작가를 꿈꾸는 40대 평범한 직장인, 10년차 공무원, 세계 여행가 등이 찍은 100개국 여행지의 풍경과 사람들의 일상을 볼 수 있다. 18일까지 서울 연희동 갤러리 소유. 02-325-6248여성의 꿈과 예술 전베개 골무 바늘집 수저주머니 등 온갖 생활용품에 수를 놓아 예술작품의 경지로 끌어올린 옛 여인들의 솜씨를 모은 자수작품전. 대담한 색상과 해학적인 표현을 자랑하는 민간 자수의 아기자기한 매력을 엿볼 수 있다. 9일까지 서울 율곡로 두가헌 갤러리. 02-2287-3552}

《 외계인, 뱀파이어, 프랑켄슈타인, 늑대인간, 좀비. 죽은 자도 산 자도 아닌 제3의 존재인 ‘언데드(Undead)’ 캐릭터가 한국 대중문화의 주류로 침투하고 있다. 과거에는 ‘B급 문화’의 산물로 치부되던 이들 언데드가 해외에 이어 국내에서도 주류 문화에서 인간과 사랑, 우정을 나누는 인기 코드로 급부상하고 있다. 》 ○ 따뜻한 맘을 지닌 섹시한 야수 2일 SBS ‘인기가요’ 1위에 오른 선미의 노래 ‘보름달’은 병에 걸려 죽어가는 연인의 목덜미를 물어 영생의 치유를 주는 뱀파이어 여인의 모습을 가사와 안무, 뮤직비디오에 담았다. JYP엔터테인먼트의 황준민 홍보팀장은 “청아함과 관능미를 함께 갖춘 가수의 이미지와 공통분모를 지닌 착하고 따뜻한 뱀파이어를 그렸다”고 말했다. 지난해 최고 인기를 누린 남성그룹 엑소는 ‘늑대와 미녀’ ‘으르렁’에서 늑대인간의 이미지를 차용했다. ‘검은 그림자 내 안에 깨어나 널 보는 두 눈에 불꽃이 튄다/그녀 곁에서 모두 다 물러나 이젠 조금씩 사나워진다/나 으르렁 으르렁 으르렁대’라는 가사에서 이들은 경쟁자를 물리치고 사랑하는 여인을 지켜주겠다고 선언한다. 깔끔한 외모와 대조적인 힙합 스타일의 강렬한 안무를 동시에 선보여 변신성을 강조한다. 이는 ‘외계의 미지 행성에서 날아온 초능력을 지닌 12명의 아이돌’이란 엑소의 이미지와도 맞아떨어진다. 댄스 가요에서 일어난 ‘언데드’ 붐은 그 소비층인 10, 20대 여성 사이에서 일어난 영화 ‘트와일라잇’(2008년) ‘늑대소년’(2012년) ‘웜바디스’(2013년)의 인기와 맞물려 있다. ‘언데드 청춘물’이 노래 속으로 들어온 것이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TV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 나온 도민준(김수현)은 인간과 같은 모습에 초능력을 가진 외계인이다. 외계인은 지구를 침공하는 위협적인 존재(‘화성에서 온 침입자’·1953년)에서 지구를 지키는 영웅(‘슈퍼맨’·1978년)으로 격상됐다. 이후 인간과 친구가 되고(‘E.T.’·1982년) 때로 사랑을 나누며(‘아바타’·2009년) 친숙하게 다가왔다. 공연계에선 프랑켄슈타인이 뜨고 있다. 서울 충무아트홀이 개관 10주년을 기념해 만든 창작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은 18일 막이 오른다. 연출가 왕용범 씨는 “인간의 이기심, 극한의 상황에 처한 인간의 모습을 강렬하게 그렸다”고 밝혔다. 10월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될 번역극 ‘프랑켄슈타인’의 연출가 조광화 씨는 “묵시록적 화두를 던질 수 있다는 점에서 프랑켄슈타인은 영원히 변주될 만한 소재”라고 말했다. ○ 이종 장르 교배의 산물? 전설적 존재였던 언데드는 자본주의가 발달한 19세기 이후 소설로 재탄생했다. 프랑켄슈타인은 메리 셸리의 동명 소설(1818년) 속 이름 없는 괴물로 태어났고, 뱀파이어는 브램 스토커의 ‘드라큘라’(1897년)에 등장했다. 프랑켄슈타인과 뱀파이어가 결합한 좀비는 리처드 매드슨의 소설 ‘나는 전설이다’(1954년), 조지 로메로의 영화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1968년)을 통해 대중화됐다. 냉전시대 내내 언데드는 노동자를 착취하는 자본가를 상징하거나 무분별한 과학기술이 만들어낸 추악한 괴물로 형상화됐다. 이런 언데드가 주류문화로 진입한 것은 언데드가 등장했던 스릴러를 비롯해 멜로, 액션 장르의 결합을 통해 새로운 이야기와 캐릭터를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언데드가 로맨스 장르로 들어오면서, 뛰어난 육체적 능력을 가졌지만 지켜줄 뿐 해치지 않는 금욕적 존재로 이행했다”면서 “우직한 남성성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면서도 초식남의 매력을 겸비했다는 점에서 대중문화의 주 소비층인 젊은 여성을 강하게 끌어들일 수 있는 소재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냉전의 종식과 더불어 자신과 다른 존재를 받아들이려는 사회적 분위기도 영향을 미쳤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과거에는 이질적인 존재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상대방을 배척하려는 심리가 강했지만 점차 나와 다른 이들과 공존하려는 시도가 많아지면서 문화 콘텐츠에도 이런 분위기가 반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손효림 aryssong@donga.com·임희윤 기자}

뮤지컬 제작자들이 탐내는 아이돌 가수는 누굴까? 남자 아이돌 가운데서는 씨엔블루의 정용화가 첫손에 꼽힌다. 가창력을 갖춘 데다 ‘미남이시네요’ ‘미래의 선택’ 등 드라마를 통해 연기한 경험도 있기 때문이다. 이미 뮤지컬계의 스타인 JYJ의 김준수에 이어 김재중도 노래와 연기가 모두 가능해 뮤지컬 배우로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많았다. 2PM의 닉쿤, 슈퍼주니어의 김희철도 매력 있는 후보라는 평가를 받는다. 한승원 에이치제이컬쳐 대표는 “닉쿤은 무대 장악력이 뛰어나고 귀공자풍 외모여서 유럽 뮤지컬에 잘 어울리고, 김희철은 연기력이 좋다”고 말했다. 샤이니의 종현도 가창력을 갖춰 뮤지컬에 적합할 것 같다는 평가가 나온다. 빅뱅의 지드래곤과 탑은 뮤지컬에 출연한다면 강력한 티켓 파워를 발휘할 것으로 내다봤다. 여자 아이돌로는 씨스타의 효린이 0순위로 꼽혔다. 조용신 뮤지컬 연출가는 “효린이 가창력이 뛰어나고 키도 커 무대에 섰을 때 존재감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2012년 12월 5일 오후 10시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본부 회의장. “나를 버리고 가시는 님은∼.” 중요무형문화재 경기민요 보유자인 이춘희 명창(67)이 부르는 맑고 청아한 아리랑이 인류무형문화유산 최종 심사 과정에서 울려 퍼졌다. 문서와 자료화면 위주의 심사에서 이 명창이 실연으로 ‘아리랑은 바로 이것’이라는 걸 보여준 것. 아리랑이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는 데 공을 세운 이 명창의 아리랑이 그로부터 1년 3개월 후인 7, 8일 다시 파리에 울려 퍼진다. 프랑스가 해외 전통 무형문화유산을 소개하기 위해 1997년부터 개최해온 ‘상상축제’ 개막작으로 ‘아리랑’을 선정했기 때문이다. 이 축제는 외국문화 유치를 위해 프랑스 정부가 세운 ‘세계문화의 집’이 마련한 행사다. 세계문화의 집과 지난해 업무 협약을 맺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아리랑을 올해 상상축제 개막작으로 제안한 것이 성사됐다. 이 명창은 1시간 20분 남짓의 아리랑 공연에서 밀양아리랑과 강원도아리랑, 유산가, 이별가 등을 부른다. 이 곡들은 대부분 경기민요로 분류된다. 최근 만난 이 명창은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해외 공연에서 경기민요는 판소리에 가려 언제나 ‘양념’처럼 소개됐어요. 경기민요가 메인으로 구성된 공연은 처음이에요. 잘해야 한다는 생각에 긴장이 많이 돼요.(웃음)” 이 명창은 ‘국악=판소리’로 인식되는 데 대해 아쉬워했다. “판소리는 호남지방 소리예요. 소리에 연기가 결합되고 우람하고 남성적이죠. 길이도 4시간 이상 되고요. 서울, 경기지역에서 불리던 경기민요는 대개 1분 정도로 길이가 짧고 노래만 불러요. 투명하고 맑고 경쾌한 게 특징이죠.” 한 이동통신사 광고에서 송소희 양이 부르는 건 판소리가 아니라 경기민요다. 이 명창은 송 양 덕분에 경기민요가 알려지게 된 것을 반가워했다. “경기민요는 섬세해서 배우기가 진짜 어려워요. 50년간 소리를 했지만 안 되는 날이 많을 정도니까요. 하지만 듣기는 참 좋죠. 중독성이 강해 한번 들으면 귀에 쏙쏙 꽂힌답니다.” 경기민요는 과거 서민들이 쉽게 흥얼거리곤 했지만 차츰 잊혀져갔다. “술집에서도 흥이 나면 아가씨들이 경기민요를 즐겨 불렀어요. 그러다 보니 경기민요는 천박한 노래로 치부됐어요. 하지만 술 마시면서 케이팝을 불러도 천박하다고 생각하지 않잖아요?” 이 명창은 경기민요에 이야기를 엮어 만든 소리극이 판소리로 만든 창극처럼 대중화되길 희망하고 있다. “경기민요는 들을수록 매력적이라는 걸 많은 사람들이 맛보게 하고 싶어요. 아리랑 공연을 통해 프랑스에 경기민요의 여운을 깊이 남기고 올게요.”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대중문화 콘텐츠의 절대 강자로 꼽히는 SM엔터테인먼트(SM)가 뮤지컬 제작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SM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인 SM컬처&콘텐츠는 6월 5일부터 8월 3일까지 라이선스 뮤지컬 ‘싱잉 인 더 레인(Singin′ in the Rain)’을 서울 충무아트홀 대극장 무대에서 선보인다. SM 측 관계자는 “주연 배우에 슈퍼주니어 규현이 캐스팅됐으며 샤이니 온유의 출연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규현은 뮤지컬 ‘해를 품은 달’ ‘삼총사’ ‘캐치 미 이프 유 캔’ 등에 출연했고,온유도 뮤지컬 ‘형제는 용감했다’ ‘락오브에이지’로 무대에 선 경험이 있다. 》 슈퍼주니어 샤이니 동방신기 소녀시대 등 인기 아이돌 스타를 거느린 SM이 뮤지컬 제작에 직접 나서면서 뮤지컬계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SM은 ‘싱잉 인 더 레인’ 외에도 서울 강남구 코엑스 아티움에 올릴 창작뮤지컬 4편도 준비 중이다. SM 측 관계자는 “2018년까지 이 극장을 사용하는 계약을 체결해 공연장을 확보해 둔 상태”라며 “콘서트 기획 등의 경험을 활용해 새로운 형태의 뮤지컬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SM이 뮤지컬 제작에 나선 것은 기존에 보유한 콘텐츠를 활용할 수 있는 데다 아이돌 가수들의 활동 범위를 무대로 확장해 연예인으로서 ‘수명’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 뮤지컬 제작의 가장 큰 어려움인 ‘배우 캐스팅’에서 유리하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국내 뮤지컬 시장은 지난해 3500여억 원 수준으로 매년 10% 이상 성장하고 있다. 뮤지컬업계는 SM의 등장에 기대와 우려가 섞인 반응을 보였다. 긍정적 측면으로는 뮤지컬 시장을 확대하고 작품을 다양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이 꼽힌다. 설도윤 설앤컴퍼니 대표는 “디즈니가 뮤지컬 사업에 뛰어들었을 때 브로드웨이에서는 기존의 뮤지컬 시장을 빼앗아갈 것이라는 우려가 컸지만 결국 뮤지컬 시장이 더 커졌다”며 “SM이 뮤지컬 제작에 나서면 아이돌 가수들의 팬이 뮤지컬 시장으로 유입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명성 신시컴퍼니 대표는 “SM이 한류 열풍을 일으켰던 음악과 드라마 등을 무대 예술로 발전시킨다면 뮤지컬업계에 자극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가수들이 대거 유입될 경우 뮤지컬업계의 ‘배우 기근’ 현상이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다. 하지만 SM이 아이돌의 이름만 앞세운 작품을 제작할 경우 소모적인 경쟁만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일부 뮤지컬의 경우 ‘입도 제대로 떼지 못하는’ 아이돌 가수가 무대에 오른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유리 청강문화산업대 교수는 “완성도 높은 창작 뮤지컬이 부족한 상황에서 아이돌의 인기에만 의존한 작품이 계속 나올 경우 티켓 경쟁은 치열해지고 작품의 질은 떨어지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SM이 얼마나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뮤지컬 제작에 역량을 집중할지가 관건이다. 뮤지컬 평론가 원종원 순천향대 교수(신문방송학과)는 “SM이 뮤지컬 장르를 충실히 연구해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노하우와 결합시키고, 뮤지컬을 통해 새로운 스타를 발굴하는 역할을 한다면 또 다른 신화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안중근 의사의 일대기를 담은 창작뮤지컬 ‘영웅’ 영상물을 중국 하얼빈(哈爾濱) 시 안중근기념관에 설치해 상영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이 작품을 연출하고 제작한 윤호진 에이콤인터내셔날 대표는 “안중근기념관에 ‘영웅’ 영상물을 설치하고 싶다는 의사를 하얼빈 시에 제안했고 시측으로부터 협의를 진행하자는 답을 받았다”고 26일 밝혔다. 윤 대표는 3월 중국에서 하얼빈으로 가 시 당국과 이를 논의할 예정이다. 하얼빈 시는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뮤지컬 ‘영웅’ 영상물은 10분 길이로 편집해 중국어 자막을 넣어 제작을 완료한 상태다. 이 영상은 배우 정성화가 안중근 의사 역할을 맡았던 2010년 공연을 편집한 것으로 △극 초반 안 의사가 독립투쟁을 결의하며 동지들과 함께 네 번째 손가락을 자르는 장면 △거사를 앞두고 안 의사가 사진을 찍는 장면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사살한 뒤 법정에서 안 의사가 일본의 죄를 조목조목 밝히는 장면 △사형을 앞두고 성당에서 고해성사를 하는 장면 등 뮤지컬 주요 대목이 담겼다. 에이콤 측은 “영상물 길이와 분량은 하얼빈 시 당국과 협의해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영웅’ 영상물 설치에 대해 한국뿐 아니라 일본과의 외교적 관계도 고려해 다각도로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표는 “기념관에서 ‘영웅’ 영상물을 상영하면 안 의사에 대해 이해하기가 더욱 쉬워지고 관람객들에게도 풍성한 정보를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표는 또 “안 의사가 이토를 저격한 거사일인 10월 26일에 맞춰 ‘영웅’의 중국 순회공연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올해 1월 19일 문을 연 안중근기념관은 하얼빈 기차역에 100여 m² 규모로 건립됐다. 기념관에는 안 의사의 흉상과 친필 휘호(복사본), 가계도 등 200여 점의 기록물이 전시돼 있다. 기념관 외부는 1909년 의거 당시 하얼빈 역의 외관을 재현해 만들었다. 안 의사가 이토를 사살한 1번 플랫폼을 기념관 내부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설계한 것도 특징이다. 뮤지컬 ‘영웅’은 웅장한 음악과 화려한 군무 등으로 호평을 받아 초연 이후 거의 매년 무대에 오르고 있으며 2011년에는 뉴욕 링컨센터에서 공연했다. 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비롯해 일본인들도 공연장을 찾는 등 국내외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Movie ▼논스톱하우메 콜레트세라 감독. 리엄 니슨, 줄리앤 무어 출연. 27일 개봉. 15세 이상민병선 기자 범인 감추기 대성공 ★★★☆노예 12년스티브 매퀸 감독. 치웨텔 에지오포, 마이클 패스벤더 출연. 27일 개봉. 15세 이상민병선 기자 잔혹하되 아름답고, 아름답되 처연하다 ★★★☆구가인 기자 흑인 대통령 시대의 미국 영화 ★★★☆모뉴먼츠 맨: 세기의 작전조지 클루니 감독. 조지 클루니, 맷 데이먼 출연. 27일 개봉. 12세 이상정지욱 문화유산에 대한 진지한 생각을 부담 없이 들려준다 ★★☆민병선 기자 라이언 ‘미술품’ 일병 구하기 ★★★미하엘 콜하스의 선택아르노 데 팔리에르 감독. 마스 미켈센, 브루노 간츠 출연. 27일 개봉. 18세 이상정지욱 강건하고 숭고했던 그의 신념이 이뤄낸 것은 ★★★☆민병선 기자 그의 선택에는 동의할 수 없지만 ★★★☆여배우는 너무해유정환 감독. 차예련, 조현재 출연. 27일 개봉. 18세 이상정지욱 이 영화, 해도 해도 너무해 ★☆▼ Concert ▼최고은 콘서트▶최근 일본 TV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우승한 국내 싱어송라이터의 무대. 28일 오후 8시, 3월 1일 오후 7시 서울 서교동 벨로주. 3만3000원. 02-3445-5352임희윤 기자 다양한 장르를 자기 색으로 녹여내는 만만찮은 가인. 두근두근 지수 ♥♥♥♡2K14 서울소닉 미국 투어 론칭 파티로큰롤라디오, 글렌체크, 러브엑스스테레오, 노브레인. 3월 2일 오후 5시 서울 서교동 사운드홀릭시티. 2만 2000원. 02-3141-4206임희윤 기자 다음 달 미국 순회공연을 앞둔 실력파 밴드들의 시끌벅적한 출정식 ♥♥♥월간 윤종신 콘서트 with 김광민, 조윤성매달 신곡을 내 온, 예능인 아닌 가수 윤종신이 굴지의 피아니스트와 공유하는 무대. 28일 오후 8시, 3월 1일 오후 7시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 7만7000∼9만9000원. 02-549-5520임희윤 기자 두 대의 피아노, 하나의 목소리, 영원을 꿈꾸는 노래들 ♥♥♥▼ Performance ▼톨스토이의 홀스또메르▶순종인 부모 사이에서 얼룩빼기 잡종으로 태어나 버림받은 홀스또메르는 경주마로 질주하며 행복한 시절을 보내지만 이는 오래 가지 못한다. 톨스토이의 소설 ‘어느 말 이야기’를 각색한 음악극. 김관 연출. 유인촌 이경미 김선경 김명수 서태화 박원묵 지대한 위훈 출연. 28일∼3월 30일. 서울 타임스퀘어 CGV신한카드아트홀. 4만5000∼6만5000원. 1588-0688아버지와 나와 홍매와간암 말기의 아버지가 시골집으로 돌아온다. 아버지를 업고 마당을 걷는 아들, 반백년을 함께 살았지만 못 나눈 말이 더 많은 어머니의 모습이 담담하게 그려진다. 김철리 연출. 신구 손숙 이호성 정승길 서은경 출연. 3월 2∼30일. 서울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4만∼5만 원. 02-577-1987그와 그녀의 목요일한때 뜨겁게 사랑했지만 이별한 정민과 연옥. 매주 목요일 주제를 정해 이야기를 나누자는 정민의 제안에 두 사람의 대화가 시작된다. 황재헌 연출. 배종옥 조재현 정은표 박철민 유정아 정재은 나경민 이현응 임세미 윤이나 출연. 3월 1일∼4월 27일. 서울 대학로 수현재씨어터. 5만 원. 02-766-6506▼ Classical & Dance ▼바흐솔리스텐서울-바흐 요한수난곡 원전연주▶바로크 음악 전문연주단체인 바흐솔리스텐서울이 바흐의 요한수난곡을 시대악기로 연주한다. 1724년 초연된 요한수난곡은 당대 악곡형식을 총동원한 수작으로 꼽힌다. 지휘 및 쳄발로 김선아, 음악감독 박승희, 오케스트라 리더 최희선. 3월 4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2만∼5만 원. 02-541-2512오페라 ‘라보엠’빠른 전개와 무대 연출에 초점을 맞춘 노블아트오페라단의 작품. 연출 김숙영, 지휘 장윤성. 미미 역에 김인혜 오은경 박명숙, 로돌포 역에 이승묵 김동원 강훈. 3월 5∼7일 오후 7시 반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3만∼25만 원. 02-518-0154국수호 춤 50주년 ‘춤의 귀환’한국 창작무용을 대표하는 국수호의 춤인생 50년을 기념하는 무대. 춤의 길에 들어서기부터 성장, 고난과 역경을 딛고 구축한 예인의 길이 춤사위로 펼쳐진다. 3월 5일 오후 7시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3만원. 02-2263-4680▼ Exhibition ▼Timeline 1977∼2013-최동열 전▶1972년 21세 때 미국으로 건너간 뒤 파란만장한 보헤미안의 삶을 살아온 화가의 개인전. 독학으로 그림을 시작한 이래 오늘날까지 그가 걸어온 예술적 여정을 되짚는다. 강렬한 색채, 단순화된 이미지를 결합한 유화 18점과 드로잉, 밀랍 작품 등. 3월 11일까지 서울 인사동 선화랑. 02-734-0458사진과 미디어: 새벽 4시 전서울시립 대전시립 경남도립 광주시립 등 전국 4개 국공립미술관에서 릴레이 형식으로 펼쳐지는 기획전. 사진작품, 사진매체를 활용한 영상과 설치작품, 현직 기자의 인물 사진 등 다채로운 사진 관련 작업을 볼 수 있다. 3월 23일까지 서울 덕수궁길 서울시립미술관. 02-2124-8880The Multiple-이상원 전영은창작스튜디오 9기 입주작가의 개인전. 개인과 군중, 생활 속에서 여가를 즐기는 풍경 등을 소재로 작업해온 작가의 근작들을 소개.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다중이 모인 풍경을 독특하게 조합하고 재구성한 작품들. 3월 30일까지 경기 광주시 영은미술관. 031-761-0137}

무대는 온통 하얀 벽에 침대도 하얗다. 까만 창틀, 파란 벽 그리고 갈색 침대가 하나씩 빛으로 색칠된다. 이윽고 무대는 ‘아를의 반 고흐의 방’ 그림이 입체적으로 가득 담긴 공간으로 변신한다. 서울 중구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에서 22일 막을 올린 창작뮤지컬 ‘빈센트 반 고흐’(김규종 연출, 최유선 극본)의 무대다. 이 작품은 남성 2인극이지만 주인공이 하나 더 있다. 바로 고흐의 그림. ‘별이 빛나는 밤’ ‘감자를 먹는 사람들’ ‘자화상’ ‘해바라기’ ‘까마귀가 있는 밀밭’ 등 50여 점의 그림이 프로젝터를 통해 영상으로 무대에 구현된다. 이 뮤지컬은 고흐가 동생 테오와 실제 주고받았던 편지 700여 통을 바탕으로 고흐의 삶을 그렸다. 이 작품 속에서 그림은 단순한 무대 장치가 아니라 고흐의 삶과 의식 세계를 담아내는 역할을 한다. 고흐가 일본 판화에 푹 빠져 있을 때 그린 ‘탕귀영감’은 배경이 화려한 색깔의 일본 판화로 가득 차 있다. 고흐가 아를에서 다정한 이웃들 덕분에 맛보았던 즐거운 한때는 카페 주인을 그린 ‘마담지누’로 풀어냈다.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고흐는 캔버스 하나에 여러 차례 그림을 그렸다. 뮤지컬에서는 고흐의 그림 아래 숨겨진 또 다른 그림을 보여주는 깜짝 기법도 선보인다. 그림 속 밑 밭에서 까마귀가 날아오르고, 나무에 꽃이 피는 등 영상을 이용해 움직임을 표현했다. 고흐의 그림을 담은 영상은 무대 위 캔버스, 옷장, 나무가방, 침대 등 소품의 크기에 딱 맞춰 띄운다. 제작사인 에이치제이컬쳐의 한승원 대표는 “연기를 하며 소품을 놓는 배우와 영상을 쏘는 기술팀이 조금이라도 손발이 맞지 않으면 그림과 배경이 되는 소품의 위치가 어긋날 수 있어 이를 맞추는 연습을 정말 많이 했다”고 말했다. 고흐의 그림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기에 무대에서 활용하는 것이 가능했다. 저작권자가 사망한 지 70년이 지나면 저작권이 소멸되기 때문이다. 고흐는 1890년 권총 자살로 37년의 생을 마감했다. 라이언 김보강 김태훈 박유덕 출연. 4월 27일까지. 서울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 5만 원. 02-588-7708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셜록홈즈2’는 노래를 부르기가 정말 어려워요. 하지만 들으면 전율하실 거예요. 홈즈가 살인마 잭과 대결하는 과정에서 바닥까지 무너질 정도로, 이야기도 스릴 넘치고요.” 21일 만난 송용진(38)은 약간 흥분해 있었다. 그는 “어제 런스루(run-through·처음부터 끝까지 실제 공연처럼 하는 연습)를 했는데 정말 대단했다”며 목소리가 높아졌다. 그가 홈즈로 돌아왔다. 3월 1일 막을 올리는 창작뮤지컬 ‘셜록홈즈2-블러디게임’(김은정 극본 노우성 연출)에서 송용진은 김도현과 함께 홈즈로 캐스팅돼 연쇄살인범 잭 더 리퍼와 숨 막히는 대결을 벌인다. ‘셜록홈즈’는 코넌 도일의 소설에서 캐릭터만 가져왔을 뿐 극 내용은 새로 썼다. 송용진은 2011년 초연된 ‘셜록홈즈1-앤더슨가의 비밀’에서 괴짜지만 사건을 맡으면 더없이 진지해지는 홈즈를 실감나게 표현했다. 그는 ‘셜록홈즈1’을 할 때부터 2, 3편 때도 홈즈를 맡겠다고 선언했다. “처음 ‘셜록홈즈’를 창작뮤지컬로 만든다는 말을 들었을 땐 심드렁했어요. 영국 사람들이 춘향전을 만드는 거랑 비슷하잖아요. 그런데 대본을 본 순간 빨려 들어갔어요. ‘이거다!’ 싶은 느낌이 팍팍 오더라고요.” ‘셜록홈즈1’은 2011년 공연을 시작한 지 이틀 만에 매진 행렬을 이어갔다. 작은 단서를 이용해 사건의 매듭을 하나씩 풀어나가며 빠르게 전개되는 이야기, 귀에 꽂히는 강렬한 음악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은 것. 그는 “‘셜록홈즈2’도 라이선스 작품과 붙어도 절대 밀리지 않을 정도로 자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송용진은 ‘셜록홈즈1’을 비롯해 뮤지컬 ‘헤드윅’ ‘구텐버그’, 연극 ‘나쁜자석’ 등 작품마다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공연계에서는 “송용진만 따라가도 망하지는 않는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다. “연기만 하는 게 아니라 뮤지컬 연출, 작곡, 밴드 보컬 등 여러 활동을 하는 게 영향을 미친 것 같아요. 나무가 아닌 숲을 보기 위해 노력하거든요.(웃음)” 음악, 연기, 작곡, 연출 등 분야는 다르지만 모두 예술을 담아내는 다른 그릇일 뿐이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여러 일을 하다 보니 1월 결혼했지만 신혼여행도 아직 못 갔다. “뉴욕에서 ‘빌리 엘리엇’을 봤는데 한국과 달리 원로 여배우가 할머니 역할을 하더라고요. 커튼콜 때 잘 걷지 못해 다리를 절뚝이며 나올 정도였죠. 저도 홈즈와 함께 늙어가고 싶어요.” 3월 1∼30일 서울 강남구 BBC아트센터 BBC홀. 5만5000∼9만9000원. 1577-3363 ▼ “창작뮤지컬도 한류”… 삼총사 등 中-日 진출 가속도 ▼송용진이 주연을 맡은 ‘셜록홈즈’를 비롯해 한국 창작뮤지컬의 해외 진출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셜록홈즈’는 일본 유명 뮤지컬 제작사 토호가 라이선스를 사들여 ‘셜록홈즈1-앤더슨가의 비밀’이 현재 공연 중이다. ‘셜록홈즈2-블러디게임’도 현재 일본 수출이 논의되고 있다. ‘삼총사’는 3월 한국과 일본에서 동시에 막을 올린다. ‘삼총사’는 원래 체코 뮤지컬이지만 90% 이상 국내에서 다시 창작돼 일본에는 ‘한국판 삼총사’가 수출됐다. 이에 앞서 ‘김종욱 찾기’는 지난해 일본에 이어 중국에도 진출했다. 창작뮤지컬 ‘빨래’ 역시 2012년 일본에서 공연돼 호평을 받았다. ‘잭더리퍼’ ‘궁’ ‘싱글즈’ 등도 일본에 수출됐다. 한국 창작 뮤지컬이 주로 수출되는 국가는 일본과 중국이다. 한국과 정서가 비슷한 데다 드라마와 케이팝, 영화 등을 통해 한국 문화와 친숙하다는 것이 공연계 분석이다.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맡은 역할을 자기만의 색깔로 정교하게 표현하는 세계 정상의 발레리노. 이고르 콜브 마린스키발레단 수석무용수(37)다. 서울 광진구 유니버설발레단(UBC)에서 17일 그를 만났다. 콜브는 21∼23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열리는 UBC의 창단 30주년 기념 스페셜 갈라 공연에 출연해 ‘라 바야데르’와 현대무용 ‘솔로’의 하이라이트를 보여준다. 벨라루스 출신인 콜브는 1996년 러시아 마린스키발레단에 입단해 2003년 수석무용수가 됐고, 2009년에는 러시아 명예예술가(Honored Artist)로 선정됐다. 고전발레부터 현대발레까지 자유자재로 소화하는 그는 한국, 일본을 비롯해 전 세계에 두꺼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 “역할을 맡으면 그 인물이 어떤 스토리와 감정을 지녔을까 상상해요. 제가 경험했던 장면과 느낌, 생각 등을 떠올리죠. 어릴 적 할머니 집에 갔을 때 맡았던 냄새를 생생하게 기억해요. 그때 받은 느낌을 몸짓으로 풀어내요.” 그는 특히 발레리나들이 함께 연기하고 싶어 하는 발레리노로 꼽힌다. “저는 엄격한 스타일이라 좋은 파트너라고 생각하지 않는데요.(웃음) 다만 듀엣으로 춤을 출 때는 두 사람이 함께 빛날 수 있도록 노력해요. 저 혼자만 돋보여서는 안 되거든요.” 고비도 있었다. 입단한 바로 다음 해인 1997년 무릎인대가 파열된 것. 1998년에 같은 곳을 또 다쳤다. “자꾸 다치니까 일상생활은 물론이고 스케이트 같은 취미생활도 못할 정도로 두려움이 생기더라고요. 극복할 방법은 연습뿐이었어요.” 그는 한국에서는 UBC의 ‘심청’을 인상 깊게 봤다고 말했다. “한복을 활용한 의상이 우아하고 황홀했어요. 러시아 동화 중에 아픈 언니를 낫게 하기 위해 여동생이 자신의 아름다움을 희생하는 얘기가 있어요. 심청을 보면서 이 동화를 떠올렸어요.” 11세 아들을 둔 그의 취미는 오래된 가구를 분해한 후 다시 조립하기.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날은 다리미로 셔츠를 빡빡 눌러 다리며 스트레스를 푼다. “오늘 연기를 잘했다고 해서 내일도 잘하리라는 보장이 없어요. 그래서 무대는 늘 저를 긴장시켜요. 끝없이 제로에서 시작하는 것, 그게 발레니까요.”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Movie ▼아메리칸 허슬데이비드 러셀 감독. 크리스천 베일, 에이미 애덤스, 브래들리 쿠퍼 출연. 20일 개봉. 18세 이상민병선 기자 바위를 삼킨 자갈돌, 모래알 ★★★☆행복한 사전이시이 유아 감독. 마쓰다 류헤이, 오다기리 조 출연. 20일 개봉. 전체 관람가정지욱 사전의 만듦새를 통해 반추하는 삶의 자세 ★★★★구가인 기자 말의 강을 건너는 지난한 시간이 탄탄한 원작 덕에 흥미롭게 엮였다 ★★★폼페이: 최후의 날폴 앤더슨 감독. 키트 해링턴, 에밀리 브라우닝 출연. 20일 개봉. 15세 이상정지욱 다소의 볼거리 외엔 수준 이하의 스토리텔링 ★☆민병선 기자 허름한 재료와 주방기구를 극복한 손맛 ★★★찌라시: 위험한 소문김광식 감독. 김강우, 정진영 출연. 20일 개봉. 15세 이상정지욱 사회 고발과 영화적 재미를 고루 갖춘 상업영화 ★★★☆구가인 기자 세상은 그토록 부조리한데, 연예인 매니저만 저토록 정의롭다니 ★★★우리별 일호와 얼룩소장형윤 감독. 정유미, 유아인 목소리 연기. 20일 개봉. 전체 관람가민병선 기자 치기와 상상력 사이를 분주히 오가기 ★★★▼ Concert ▼브라운아이드소울 4집 발매 기념 콘서트▶3년 만에 신작을 들고 돌아온 정엽, 나얼, 영준, 성훈. 22일 오후 7시, 23일 오후 6시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8만8000∼13만2000원. 02-3446-3225임희윤 기자 솔의 달콤함과 매콤함을 다 맛볼 준비…. 두근두근 지수 ♥♥♥♡3호선 버터플라이 & 시오엔한국 인디 록의 대표 밴드와 벨기에 싱어송라이터의 만남. 22일 오후 7시 서울 합정동 롯데카드 아트센터. 3만 5000원. 02-2644-4315임희윤 기자 단아한 세련됨과 날카로운 몽환성이 만날때. ♥♥♥♡써니킴 ‘스탠드 & 스피크’재즈 보컬리스트가 여성 작곡가들의 노래만 골라 재해석하는 무대. 23일 오후 5시 서울 서교동 라이브클럽 오뙤르. 예매 2만5000원, 현장구매 3만 원. 02-941-1150임희윤 기자 남성의 것보다 뜨거운 여성의 그것. ♥♥♥♡▼ Performance ▼빈센트 반 고흐▶빈센트 반 고흐와 동생 테오 반 고흐가 주고받은 편지를 통해 서로를 믿고 의지했던 이야기를 담아낸 뮤지컬. 고흐가 남긴 명작과 함께 그의 인생을 또 다른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다. 남성 2인극. 김규종 연출. 라이언 김보강 김태훈 박유덕 출연. 22일∼4월 27일. 서울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 5만 원. 02-588-7708문나이트1990년대 ‘춤의 성전’이라 불리는 문나이트에서 한국 최고의 춤꾼을 꿈꾸는 젊은이들의 도전을 그린 주크박스 뮤지컬. ‘흐린 기억 속의 그대’ ‘리듬 속의 그 춤을’ ‘날개 잃은 천사’ 등 당시 큰 인기를 끌었던 노래들을 감상할 수 있다. 이상훈 연출. 천둥 박재민 이동욱 지유 장미 승호 하완영 박민수 출연. 21일∼3월 23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4만∼8만 원. 1577-3363공동경비구역 JSA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가 창작 뮤지컬로 태어났다. 1994년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내 북한 초소에서 격렬한 총성이 울려 퍼지고 북한 초소병 정우진이 처참하게 숨진 채 발견된다. 최성신 연출. 이정열 임현수 정상윤 강정우 이석준 최명경 이기섭 임철수 출연. 27일∼4월 27일. 서울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동숭홀. 5만∼6만5000원. 02-749-9037▼ Classical & Dance ▼스코티시 체임버 오케스트라&마리아 주앙 피르스▶지휘계의 신성 로빈 티차티(31)가 이끄는 스코티시 체임버 오케스트라 내한공연. 섬세한 터치, 영롱한 음색을 지닌 피아니스트 마리아 주앙 피르스가 협연자로 나선다. 멘델스존 헤브리디스 서곡, 쇼팽 피아노 협주곡 2번, 베토벤 교향곡 5번 ‘운명’. 23일 오후 5시 경기 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 4만∼20만 원. 031-783-8000에마뉘엘 파위드&베를린 바로크 솔리스텐.베를린필 플루트 수석 에마뉘엘 파위드와 단원들로 꾸려진 실내악단 베를린 바로크 솔리스텐이 바로크 음악을 들려준다. 텔레만 플루트 협주곡 D장조, 바흐 ‘음악의 헌정’,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5번. 22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3만∼12만 원. 02-580-1300 피터르 비스펠베이 베토벤 첼로 소나타 전곡 리사이틀첼리스트 피터르 비스펠베이가 연주하는 베토벤 첼로 소나타 전곡(5곡). 그는 “전곡을 하루에 연주하는 건 작곡가의 언어에 완전히 익숙해지는 기회를 준다”고 말한다. 21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22일 오후 5시 경기 안양 평촌아트홀. 3만∼8만 원. 1577-5266▼ Exhibition ▼사진의 재구성 2:피라미드-최봉림전▶사진평론가이자 전시기획자로 활동하는 작가의 세 번째 개인전. 사진의 복제성과 전통적 예술작품이 지닌 유일무이성의 경계를 탐구한 작업을 전시. 몽골의 사막과 초원, 밤 풍경에 피라미드를 콜라주한 사진들이 기이하고 신비롭다. 3월 4일까지 서울 관훈동 갤러리 룩스. 02-720-8488Paint of View전각기 다른 회화적 어법을 비교 감상하는 그룹전. 기억 속 풍광을 자신의 관점으로 재현하는 이혜승과 시바 히데아쓰, 연극적 상황을 설정한 제니 조, 숱한 사물과 사건을 몽타주 한 최수정, 소품 인물그림들을 선보인 에테르가 참여. 3월 9일까지 서울 삼청로 갤러리 스케이프. 02-747-4675사물의 공간-서혜영전바닥에 쌓인 나무박스 위로 기하학적 조형물이 놓여 있다. 이와 비슷한 모양의 전등갓은 천장에 매달려 있다. 조각 혹은 설치작품, 때론 일상용품으로 변화하는 예술 작품의 실용적 잠재력을 탐색한 전시. 3월 5일까지 서울 북촌로5길 갤러리 조선. 02-723-7134}

《 여인의 향기가 한층 진해졌다. ‘피겨 여왕’ 김연아의 관능적인 몸짓을 감상할 시간이다. 대관식을 치렀던 4년 전 밴쿠버 올림픽에서 그는 갓 피어난 꽃이었다. 24세가 된 지금 김연아의 키는 1.5cm가량 컸고 젖살은 빠졌다. 그는 21일 0시 열리는 피겨스케이팅 여자 프리 스케이팅 프로그램에서 ‘아디오스 노니노(아버지여, 안녕)’를 통해 김연아만 연기할 수 있는 빙판 위의 탱고를 선보인다. 김연아의 탱고 스텝이 당신을 유혹한다. 》김연아의 ‘승부수’는 탱고다. 프리 프로그램 ‘아디오스 노니노’는 탱고 음악뿐 아니라 실제 탱고 스텝이 반영돼 있다. 탱고 전문가인 레오 정 한국탱고아카데미 대표가 김연아의 탱고 스텝을 분석해봤다. 탱고는 ‘발의 전쟁’으로 불릴 정도로 발을 많이 사용하는 춤. 김연아의 탱고 스텝은 초중반에 집중돼 있다. 첫 동작은 엔로스케(Enrosque). ‘칭칭 감다’라는 뜻으로 한 발의 발등으로 다른 발목 뒤에 꼬아 붙이는 동작이다. 스케이트날 때문에 발목 뒤에 꼭 붙이기는 어렵지만 최대한 밀착해 표현한다. 야무지게 조이는 느낌을 줘 단호함을 부각시켰다. 점프나 턴이 더 강하고 우아하게 보일 수 있게 대비시키는 효과도 있다. 바로 이어서 나오는 스텝은 발길질이라는 의미의 볼레오(Voleo)다. 한 발로 다른 발을 둥글게 감는 듯하면서 가볍게 차는 동작이다. 앞으로도 감을 수 있고 뒤로도 할 수 있다. 김연아는 왼발로 한다. 갈고리라는 뜻의 간초(Gancho)도 눈여겨볼 동작. 원래 간초는 파트너의 다리 사이, 자신의 등 뒤로 다리를 높이 차 올리는 동작이다. 여성 무용수가 남성 무용수 다리 사이로 간초를 하는 것은 성적인 의미를 지닌다. 남성끼리 할 때는 투쟁적인 의미로 해석된다. 김연아는 왼발을 뒤로 크게 들어 올린다. 보통 뒤로 간초를 할 때 발끝이 어깨높이까지 올라가지만 김연아는 엉덩이 높이까지 올라간다. 스케이트를 신고 할 수 있는 최대 높이다. 정 대표는 “김연아의 볼레오와 간초 발놀림은 전문 탱고 댄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마지막 동작은 포옹이라는 의미의 아브라소(Abrazo). 탱고에서는 상대방을 안아서 끌고 가는 동작이다. 김연아는 혼자 추기에 두 팔을 옆으로 뻗은 채 스텝을 밟는다. 김연아의 장점인 강렬한 표정 연기도 함께 볼 수 있다. 탱고의 거장 아스토르 피아졸라가 아버지의 죽음을 슬퍼하며 만든 명곡 ‘아디오스 노니노’는 원래 6분이 넘는다. 피아졸라는 즉흥연주를 많이 넣어 10분 넘게 연주하기도 했지만 올림픽에선 규정시간(4분 10초)에 맞춰 서정적이고 낭만적인 분위기를 강조해 편곡했다. 정 대표는 “파트너의 도움을 받지 않고 미끄러운 얼음 위에서 한 발로 선 채 탱고 스텝을 표현하려면 고도의 균형 감각과 기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손효림 aryssong@donga.com·박민우 기자}

“예전에는 명창이 소리하면 ‘굿 보러가자’고 했어요. 구경꾼들 몸이 앞으로 가면 재미있는 굿이고 뒤로 기울어지면 재미없는 굿이제. ‘숙영낭자전’은 몸이 앞으로 기울 거라고 의심치 않아요.” 조용하던 커피숍이 쩌렁쩌렁 울렸다. 창극 ‘숙영낭자전’ 공연을 앞두고 14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에서 만난 중요무형문화재 판소리 보유자 신영희 씨(72)는 특유의 시원시원한 목소리로 작품 설명을 이어갔다. 그는 이 창극의 소리를 짜는 작창(作唱)을 했다. ‘숙영낭자전’은 없어진 판소리 일곱 바탕을 토대로 창극을 만드는 ‘판소리 일곱 바탕 복원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의 재개관 기념 공연이기도 하다. 첫 작품인 창극 ‘배비장전’은 2012년에 공연했다. ‘숙영낭자전’은 조선후기 부녀자들에게 큰 인기를 끈 연애소설로, 판소리로도 불렸다. 선군과 숙영의 뜨거운 사랑을 질투한 하녀 매월의 농간으로 숙영이 자결한다는 내용이다. 창극으로 만들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고서에 나오는 어려운 구절이 없어서 어린이도 이해할 수 있어요. 그리고 도창(導唱·극 해설자 역할)인 서정금이 장구 ‘째깐’한 거 갖고 나와서 하는데 진짜 잘해. 아주 웃겨 죽어요.” 며느리들은 통쾌한 카타르시스도 느낄 수 있다는 그의 설명이다. “시아버지에게 매 맞던 숙영이 나중에 환생해 남편과 아이들 데리고 하늘로 가버려요. 여자들이 보면 ‘아따 시원하다’ 할 거예요. 하하.” 물론 작창을 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뉴스, 드라마도 안 보고 매일 새벽 2시 반까지 연구했어요. 작창을 좋아하지만 만들 때는 머리가 정말 지끈거려요.” 매일 아침 스트레칭 40분씩 하고 하루 세 끼 토속음식을 챙겨 먹는 덕분에 일 년에 수차례 해외 공연을 다녀도 거뜬하다. 2008년부터는 매년 봄, 가을마다 전국의 교도소와 구치소를 다니며 공연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 30곳 넘게 다녔다. “봉사가 아니에요. 동정심도 아니고요. 더불어 살자는 것뿐이에요. 2012년 영월교도소에서 공연을 했는데, 재소자들과 함께 공연을 본 동네 할머니가 만 원짜리 지폐 한 장을 주는 거예요. 꼬깃꼬깃하게 접힌 게 닳고 닳았더라고요. 경대 거울 앞에 꽂아두고 아침마다 봐요.” 열 살 때 소리꾼 아버지(신치선)로부터 소리를 배운 그는 올해로 소리 인생 62년이 됐다. 하지만 소리 앞에서는 여전히 몸을 낮췄다. “아직도 멀었어요. 5대 광대로 불리는 분 중에서 득음(得音)한 분은 단 두 명이에요. 득음의 길로 가면서 생이 끝나요. 저는 그 길을 계속 갈 뿐이고요.” 19∼23일 서울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2만∼5만 원. 02-2280-4114■ 작창이란? 작곡-편곡 중간개념… 판소리 다섯 바탕 알아야 가능작창(作唱)은 극의 흐름에 맞게 소리를 짜는 작업이다. 국악 전문가들은 “판소리 작창은 작곡과 편곡의 중간 정도의 개념”이라고 말한다. 판소리 다섯 바탕(춘향가 심청가 흥보가 적벽가 수궁가)의 멜로디를 기본으로 활용하는데 이 다섯 바탕에 나오는 대목을 모두 알고 있어야만 작창이 가능하다는 것. 판소리는 한 바탕당 적게는 4시간, 길게는 9시간이 걸릴 정도로 방대하다. 안숙선, 조상현 명창도 작창이 뛰어난 이로 꼽힌다. 판소리는 악보가 없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온다. 이 때문에 작창을 할 때도 악보에 기록하는 대신 소리를 내어 부른다. 작창자가 소리를 녹음하면 소리꾼들이 이를 듣고 외우는 식으로 전수된다.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국립극단에 계약직 배우 제도가 도입된다. 김윤철 국립극단 신임 예술감독(65)은 17일 서울 용산구 국립극단에서 열린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제작에 조직의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배우를 계약직으로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석좌배우는 3년 계약에 인원은 5명이다. 중추배우는 2년에 10명, 기반배우는 1년에 15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작품별로 추가로 더 필요한 배우는 오디션을 통해 충원할 예정이다. 김 감독은 “국립극장만의 색깔과 정체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라며 “재계약 비율 등을 조정해 경쟁하는 분위기를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국립극단은 전속 단원제를 운영하다 2010년 재단법인으로 출범하며 이를 폐지했다. 그 대신 작품별 오디션을 통해 배우를 발탁해 왔다.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현대 발레 작품 3개를 묶어 곧 공연을 해요. 준비하느라 정신이 없어요. 많이 배울 수 있어서 행복해요.” 수화기 너머로 또랑또랑하면서도 앳된 목소리가 들려왔다. 미국 보스턴발레단에서 솔리스트로 활동하는 발레리나 한서혜(26·사진)였다. 그는 미국의 대표적인 무용 잡지인 댄스 매거진의 올해 첫 표지 모델이 됐다. 댄스 매거진이 선정한 주목할 만한 무용수 25명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힌 것. 이 잡지에는 지난해 5월 아메리칸발레시어터 수석무용수인 발레리나 서희가 표지 모델을 한 적이 있다. 유니버설발레단(UBC) 솔리스트였던 그는 2012년 보스턴국제발레콩쿠르에서 금상을 받았다. 곧바로 보스턴발레단에서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고 그해 9월 입단했다. 2010년 KBS ‘1박 2일’에서 32회 연속회전을 선보여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그는 ‘얼짱 발레리나’로 인기를 얻기도 했다. 한서혜는 미국 언론으로부터 “놀라울 정도로 가벼운 몸짓에 매혹적인 표정으로 연기를 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라 바야데르’의 주역 감자티, ‘호두까기 인형’의 설탕요정 등을 맡으며 활약했다. 미코 니시넨 보스턴발레단 예술감독은 한서혜에 대해 “나의 다음(Next) 발레리나”라고 말했다. 그는 홀로 사는 미국 생활이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영어는 처음에는 어려웠지만 겁이 별로 없는 까닭에 사람들과 부딪혀가면서 익혔다. 하지만 2012년 입단한 지 3개월 만에 다리를 다쳤을 때는 막막했다. “‘호두까기 인형’ 주인공을 맡았는데 전체 리허설 때 넘어져서 오른쪽 뒤꿈치 뼈가 부러졌어요. 좌절했죠. 하지만 슬퍼한다고 해도 달라질 건 없어 재활에 몰두했어요. 한동안 후유증이 좀 있었지만 지금은 괜찮아요.” 그는 요즘 매일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며 정신없이 지내고 있단다. “보스턴발레단은 공연을 정말 많이 해요. 지난해 12월에는 호두까기 인형을 4주 동안 43회나 했을 정도니까요.” 보스턴발레단에는 한국을 비롯해 일본 카자흐스탄 쿠바 등 15개 국가에서 온 무용수 60여 명이 있다. 여자 주역 무용수는 6명이다. “경쟁이 치열하지만 잘하면 서로 인정해줘서 분위기가 좋아요. 선배들에게 배울 것도 많고요. 세계적인 발레리나가 되고 싶어요. 한국의 발레가 많이 발전했다는 걸 알리고 싶거든요.”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어려워도 꼭 봐야 하는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연희단거리패와 이윤택 연출에 대한 믿음도 컸고요.”(이수림·21·여) “주인공 이승헌 씨 때문에 왔어요. 이전에 출연한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를 봤는데 연기를 정말 잘해서 깜짝 놀랐거든요.”(곽영현·20·여) 11일 오후 7시 반 연극 ‘수업’을 공연하는 서울 대학로 게릴라극장 매표소 앞은 30여 명의 관객들로 북적였다. 이 연극을 보러 온 이유를 묻자 다양한 대답이 나왔다. 70석짜리 소극장엔 이날 100여 명이 몰려 보조석을 두 줄 더 설치해야 했다.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2일까지 같은 극장에서 공연한 ‘하녀들’도 하루 130여 명이 몰려 연일 보조석을 놓아야 했다. 공연 비수기인 1, 2월에 대학로 소극장의 고전연극이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수업’은 현대부조리극의 거장 에우제네 이오네스코의 작품. 교수와 여학생이 수업을 하다 소통 불능에 빠지면서 광기가 극에 달하고 결국 살인까지 벌어진다. 장 주네의 ‘하녀들’은 마담이 외출한 사이 두 하녀가 마담을 흉내 내는 연극을 하는 내용으로 인간의 욕망과 결핍을 그렸다. 대학로 소극장에서 한 달 공연할 경우 매일 유료 관객이 30명은 와야 ‘본전’이지만 이조차 쉽지 않다. 이런 현실에서 ‘하녀들’ ‘수업’에 매일 100명 넘는 관객이 찾은 것은 ‘대박’인 셈. 이해하기 쉽지 않은 부조리극에 관객들이 몰리자 극단 측도 놀라고 있다. 연출을 맡은 이윤택 씨는 “고전연극은 연극의 교과서 같은 작품이지만 소극장에서 공연하는 경우가 별로 없다”며 “이런 희소성 때문에 관객들이 극장을 찾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씨는 이날 연극이 시작되기 전 관객들에게 간단히 작품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1993년 프랑스의 소극장에서 ‘수업’을 봤는데 당시 36년째 이 공연을 하고 있었어요. 초연 때 여학생으로 출연한 배우가 계속 연기해 80대가 됐더라고요. 교수 역은 초연 배우가 세상을 떠나 두 번째 배우가 맡았는데 50대였죠.” 객석 여기저기서 “오∼” 하는 탄성이 쏟아졌다. 한국에서는 2002년 초연 때부터 이승헌이 교수 역을 맡고 있다. 관객 김대웅 씨(23)는 “이승헌 씨의 발음, 동작, 눈빛, 집중력은 무섭도록 뛰어나다”며 감탄을 연발했다. 이 씨는 “‘하녀들’ ‘수업’에 내년부터 사뮈엘 베케트의 ‘오! 해피데이’를 추가해 겨울 레퍼토리 3부작을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수업’은 16일까지. 2만∼3만 원. 02-763-1268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Movie ▼관능의 법칙권칠인 감독. 엄정화, 문소리, 조민수 출연. 13일 개봉. 18세 이상정지욱 중년을 소재로 했지만 코드는 20대 ★★★☆민병선 기자 단순한 플롯과 캐릭터의 한계 ★★★구가인 기자 나이는 슬퍼도 언니들은 즐겁다 ★★★로보캅호세 파딜라 감독. 조엘 킨나만, 새뮤얼 잭슨 출연. 13일 개봉. 12세 이상정지욱 더도 덜도 없이 미국 영화임을 만방에 떨치다 ★★☆민병선 기자 파괴력을 포기한 대신 소소함을 택한 용기 ★★★구가인 기자 잘나가는 할리우드 슈퍼 히어로들은 사색 중 ★★★메콩 호텔아피찻퐁 위라세타쿤 감독. 제니이라 퐁파스, 사크다 카에부아디 출연. 13일 개봉. 15세 이상정지욱 평범한 모습의 존재가 더더욱 잔혹하게 다가온다 ★★★☆르누아르질 부르도스 감독. 미셸 부케, 크리스타 테렛 출연. 13일 개봉. 18세 이상정지욱 르누아르 부자의 예술적 영감의 근원을 살피는 묘미 ★★★☆신이 보낸 사람김진무 감독. 김인권, 홍경인 출연. 13일 개봉. 15세 이상정지욱 벅찬 감동보다 어두운 부담이 목을 죈다 ★★☆▼ Concert ▼재즈 포 밸런타인▶우크라이나 출신 피아니스트 바딤 네셀로프스키, 러시아 태생의 트럼페터 알렉스 시피아긴과 한국인 피아니스트 한지연. 14일 오후 8시 서울 삼성동 올림푸스홀. 5만∼7만 원. 02-941-1150임희윤 기자 음표로 만든 세계가 찰리의 초콜릿 공장보다 달콤하다고 믿는 커플, 손. 두근두근 지수 ♥♥♥♥모과이 내한공연몽환적인 포스트록 음악계를 이끄는 영국 밴드. 16일 오후 6시 서울 광장동 유니클로 악스. 8만8000원. 02-563-7110임희윤 기자 꿈속에서 화산 폭발을 보는 듯 거칠고 몽롱한 소리의 비경. ♥♥♥♡에이브릴 라빈 내한공연캐나다 출신의 싱어송라이터가 여는 3년 만의 한국 무대. 19일 오후 8시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내 올림픽 홀. 9만9000∼12만1000원. 02-512-6706임희윤 기자 오랜만에 돌아온 팝 펑크 프린세스. ♥♥♥▼ Performance ▼나와 할아버지▶공연 작가인 준희는 외할아버지가 전쟁 통에 헤어진 옛 연인을 찾아 나서는 데 동행한다. 그는 이 동행에서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외할아버지의 삶을 마주하게 되는데…. 민준호 연출. 김승욱 오용 진선규 정선아 손지윤 이희준 홍우진 오의식 양경원 이석 출연. 4월 20일까지. 서울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3관. 3만5000원. 02-741-4331가을 반딧불이청년 다모쓰는 보트 선착장을 운영하는 삼촌 슈헤이와 함께 살고 있다. 어느 날 슈헤이의 아이를 가졌다는 마스미가 등장하면서 평화로웠던 일상이 뒤죽박죽되기 시작한다. 김제훈 연출. 이항나 김정호 이도엽 배성우 김한 유승락 이현응 출연. 3월 2일까지. 서울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1만5000∼4만 원. 02-765-8880로미오&줄리엣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현대적으로 비튼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의 성별을 바꿔 로미오는 사랑에 적극적인 여성으로, 줄리엣은 운명을 거스르는 남성으로 그렸다. 양정웅 연출. 이화정 남윤호 김진곤 계지현 성민재 송승범 김도완 이진경 김양지 출연. 14∼23일. 서울 서강대 메리홀대극장. 3만 원. 02-889-3561∼2▼ Classical & Dance ▼자비네 마이어&쾰른필▶마르쿠스 슈텐츠가 이끄는 쾰른필의 첫 내한 공연. 올해 탄생 150주년을 맞이한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알프스 교향곡을 들려준다. 장대한 스케일의 대곡이다. ‘클라리넷 여제’ 자비네 마이어(사진) 협연으로 모차르트 클라리넷 협주곡을 연주한다. 15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5만∼23만 원. 02-599-5743앙상블 시나위 콘서트춘향가와 심청가의 기존 판소리 반주를 즉흥음악과 창작곡으로 재해석한다. 박근형 극본, 연출. 소리꾼 오정해, 배우 고수희 등 출연. 14일 오후 8시, 15일 오후 6시, 16일 오후 3시 서울 흥인동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 2만∼3만 원. 02-2230-6601파가니니의 비올라비올리스트 김상진이 파가니니가 사랑한 악기 비올라에 관해 들려주는 토크 콘서트. 파가니니가 비올라에 가졌던 열정, 재발견을 위한 시도와 노력을 알 수 있다. 바이올린 이경선, 피아노 이상희. 16일 오후 2시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2만∼4만 원. 02-2658-3546▼ Exhibition ▼Be My Love 전▶책 그림으로 하트를 표현한 서유라 씨의 작품(사진)을 비롯해 사랑을 주제로 한 회화와 조각을 선보인 밸런타인데이 기념전. 강준영 김경민 박성수 문형태 이동기 에디강 성낙진 산타 안성하 정해윤 씨가 11가지 사랑의 이야기를 펼친다. 23일까지 서울 롯데갤러리 영등포점. 02-2670-8889김진관 전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생명 중심의 사유를 담백한 한국화로 표현했다. 한지 위에 배경을 생략하고 씨앗과 콩호두 도토리 같은 작고 아름다운 열매를 세밀화처럼 그려냈다. 단순 소박하면서도 긴 울림을 남기는 그림들. 19일까지 서울 팔판길 한벽원갤러리. 02-732-3777Usquam Nusquam; 어디든, 어디도 아닌-제여란 전물감의 물성을 강렬한 색채와 역동적 붓질로 탐구한 추상작업을 전시. 캔버스에 물감이 마르지 않은 상태에서 다른 이미지를 겹겹이 쌓아올리는 행위를 통해 시간의 퇴적 과정을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3월 28일까지. 경기 과천시 코오롱로 스페이스 K 과천. 02-3677-3197}

‘라 바야데르’ ‘돈키호테’ ‘오네긴’…. 이들 작품을 한 번에 만날 수 있는 무대가 열린다. 유니버설발레단(UBC)이 올해 30주년을 맞아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21일부터 23일까지 ‘30주년 스페셜 갈라’를 공연한다. UBC는 갈라 공연을 올린 적이 거의 없었기에 이번 무대는 더욱 주목받고 있다. UBC 부설 아카데미가 배출한 발레리나 서희(아메리칸발레시어터 수석무용수)와 강효정(슈투트가르트발레단 수석무용수)이 출연한다. 이고르 콜브 마린스키발레단 수석무용수, 알렉산더 존스 슈투트가르트발레단 수석무용수, 이반 푸트로프 전 로열발레단 수석무용수도 초청됐다. 1부에서는 발레단의 대표 레퍼토리인 ‘라 바야데르’의 하이라이트 ‘망령들의 왕국’을 선보인다. 32명의 발레리나가 펼치는 황홀한 군무를 감상할 수 있다. ‘잠자는 숲 속의 미녀’ ‘돈키호테’ ‘오네긴’ ‘베니스 카니발’ ‘해적’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2부에서는 ‘발레 춘향’ ‘로미오와 줄리엣’ ‘팡파르LX’ ‘두엔데’ ‘인 더 미들, 섬왓 엘리베이티드’ ‘마이너스7’의 주요 장면을 선보인다. 1만∼10만 원. 070-7124-1737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