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한국을 찾은 지난달 26일.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부사장(37)이 서울 중구 롯데호텔을 방문해 빈 살만 왕세자와 일대일 면담을 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과 달리 정 부사장은 경영 실무를 챙기는 ‘예비 총수’라는 점에서 재계는 파격적인 행보로 받아들였다. 개별 면담을 가진 빈 살만 왕세자뿐만 아니라 정 부사장을 별도로 만난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의 아민 나세르 최고경영자(CEO)도 그를 “기선”이라고 부르며 친근함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정 부사장은 2015년 11월 현대중공업 기획실 총괄부문장 자격으로 아람코 본사를 찾아 전략적 협업 관계를 구축하는 내용의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뒤 매년 사우디를 방문했다. 빈 살만 왕세자 및 나세르 CEO와도 수차례 만나며 깊은 교분을 쌓았다. 정 부사장은 이런 인연을 계기로 그룹의 신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사우디와 밀접한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나세르 CEO는 지난달 한국을 찾아 체결한 12개 민간 MOU 중 5개를 현대중공업그룹과 맺었다. 현대중공업은 아람코 등 4개 회사와 합작해 설립한 조선사 IMI의 지분을 기존 10%에서 20%로 늘렸다. 또 사우디 산업투자공사와는 엔진 제작 및 사후관리 서비스를 맡는 합작사를 설립하기로 합의했다. 4월에는 아람코가 현대중공업그룹 정유 계열사인 현대오일뱅크에 1조4000억 원을 투자하면서 지분 17%를 인수했다. 현대중공업그룹 내부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정 부사장을 중심으로 사우디 등 중동 지역에서의 사업 협력을 통해 신성장 동력을 찾으려는 그룹의 전략적인 움직임이 엿보인다”고 평가했다. 현대중공업지주 지분 5.1%를 보유한 정 부사장은 다양한 경험을 토대로 그룹의 신사업 전략을 주도하면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그는 동아일보 인턴기자를 거쳐 미국 스탠퍼드대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졸업한 뒤 보스턴컨설팅그룹(BCG) 컨설턴트로 활동했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손자인 정 부사장은 현대가 3세 중에서도 젊은 편에 속한다. 최근 경영 능력 입증에 나서면서 일찌감치 내부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 부사장은 이달 10일에는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경제계 주요인사 초청 간담회에 현대중공업그룹 대표로 참석했다. 현대중공업지주의 최대주주(25.8%)이지만 그룹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 부친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이나 전문경영인인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부회장이 아니라 경영을 책임지는 총수 일가의 참석을 원한 청와대의 요청에 따라 정 부사장이 전면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현대중공업은 정 부사장이 완전히 그룹경영을 승계하는 시점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아직 경영 승계를 언급하기에는 시기가 이르다”고 말했다. 정 부사장을 중심으로 한 신사업 발굴과 투자 유치, 인수합병(M&A) 전략의 핵심에는 ‘키맨’으로 불리는 김성준 현대중공업지주 경영지원실 전무가 있다.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를 졸업한 김 전무는 정 부사장이 BCG에서 근무할 때 상사로 함께 일한 경력이 있다. 정 부사장이 BCG를 떠나 현대중공업 기획실에 들어온 뒤 2016년 신사업 전략을 추진하면서 김 전무를 영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무는 현대중공업그룹의 경영 컨설팅 계열사 현대미래파트너스의 대표를 겸임하는 등 중책을 맡고 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글로벌 시장에서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판매 제품군을 강화했다. 실용성을 추구하는 소형차부터 중형 세단, 고성능 차량까지 다양한 운전자의 요구를 충족할 수 있도록 상품 체계를 완전히 재정립한 것이다. 우선 초고성능 타이어 벤투스는 고성능 차량의 성능을 한계치까지 끌어낼 수 있도록 설계됐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고속 주행을 즐기는 운전자에게 최적화한 제품군으로 세밀한 조종 안정성과 수준 높은 코너링 성능을 발휘한다”고 설명했다. 대표 제품인 ‘벤투스 S1 에보’ 시리즈는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등 세계적인 디자인상을 수상한 데 이어 유럽 최고 권위의 자동차 전문지 아우토빌트의 타이어 테스트에서 53개 브랜드 중 공동 3위에 오르기도 했다. 벤투스 S1 에보 시리즈는 독일 BMW의 고급 세단 뉴 7시리즈 등에 장착된다. 올 6월 국내 시장에 출시된 키너지 제품군은 안정적인 주행 능력과 제동력이 특징이라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키너지 역시 아우토빌트를 비롯해 또 다른 유럽 지역 자동차 전문지 아데아체 모터벨트의 타이어 성능 테스트에서 모두 최고 등급을 받았다. 키너지 제품군은 총 4개 시리즈로 구성돼 있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특히 키너지 EX 시리즈는 국내 지형에 최적화한 성능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스마트 제품군은 합리적인 소비를 지향하는 운전자를 겨냥했다. 한국타이어의 기존 보급형 타이어 모델 대비 내구성을 강화한 것이 특징으로 꼽힌다. 또 한국타이어는 국내 완성차 시장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수요가 갈수록 높아진다는 점을 고려해 다이나프로 등 SUV 전용 제품군도 출시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매출의 60% 이상이 해외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두산그룹은 글로벌 시장에서 능동적인 대처를 강조하고 있다. 사업 환경과 기술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면서 새로운 시장 개척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전략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주력 시장인 중국에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굴착기 1074대를 판매해 현지 기업에 이어 업계 3위에 올랐다. 상반기 누적 기준으로는 시장 점유율 4위다. 또 올 초 사우디 국영 기업 아람코 공식 협력 업체에 휠로더 20대를 판매한 것을 시작으로 현지 시장에서 중대형 굴착기 70여 대의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오만에서는 대형 휠로더 13대 판매 계약을 맺었다. 두산밥캣은 1조3000억 원 규모의 인도 소형 건설기계 시장 공략에 착수했다. 올 들어 현지에서 딜러를 대상으로 대형 콘퍼런스를 개최하는 등 적극 홍보에 나섰다. 두산밥캣의 백호로더는 인도 시장에 하반기(7∼12월) 중 출시될 예정이다. 전자 소재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재료를 생산하는 ㈜두산 전자 사업부는 헝가리 산업 단지 내 14만4000m²(약 4만3560평) 부지에 연간 5만 t의 전지박(얇은 구리막)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내년 초 완공할 예정이다. 전기자동차 220만 대에 공급 가능한 규모다. 두산중공업은 영국 두산밥콕, 체코 두산스코다파워 등 해외 자회사를 통해 유럽과 북미 지역 발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올 4월에는 미국의 원자력 발전 전문회사인 뉴스케일파워와 소형 모듈 원자력발전소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어 미국 민간 발전회사 MCV와는 가스터빈 사업 협력 MOU도 맺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기아자동차가 올 상반기(1∼6월)에 반등에 성공하며 영업이익 1조 원대를 회복했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고수익 차량의 인기와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가치 하락) 덕분이다. 올 하반기에는 인도 등 신흥시장 진출을 통해 수익 개선 추세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기아차는 23일 올 상반기 영업이익이 1조127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1.3% 급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26조9510억 원으로 1.2% 늘었다. 특히 영업이익은 상반기 기준으로 2016년 이후 처음으로 3년 만에 1조 원을 넘어섰다. 영업이익률도 4.2%로 전년 대비 1.7%포인트 증가했다. 올 상반기 글로벌 판매량은 135만2629대로 전년 대비 2.4% 줄었다. 2분기(4∼6월) 기준 글로벌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5.0% 감소한 70만2733대, 매출액은 3.2% 증가한 14조5066억 원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51.3% 증가한 5336억 원이다. 판매량 감소에도 영업이익이 늘어난 것은 수익성이 높은 대형 SUV인 텔루라이드의 북미 지역 판매 호조 덕분이다. 올 2월부터 미국 조지아 공장에서 생산해 북미 시장에 판매하는 텔루라이드는 5개월 동안 총 2만9874대가 출고됐다. 환율 효과도 수익성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 올 상반기 평균 원-달러 환율은 1147.2원으로 전년 대비 6.5% 올랐다. 해외 수출 비중이 큰 기아차 등 완성차 업체는 달러 가치가 높아지면 영업이익이 늘어난다. 기아차는 하반기에 소형 SUV 셀토스를 중심으로 인도 시장 공략에 나선다. 인도 공장의 셀토스 생산 물량은 내년 기준으로 18만 대를 제시했다. 주우정 기아차 재경본부장은 이날 콘퍼런스 콜에서 “인도 법인은 당장 내년부터 손익분기점을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의 조합비 인상 시도가 무산됐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는 23일 오후 임시대의원대회를 열어 조합비를 인상하는 내용의 안건을 상정했으나 대의원 109명 중 60명 찬성(55%)으로 부결됐다. 조합비 인상 안건은 대의원 재적 3분의 2 찬성으로 가결된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기본급의 1.2%(2만2182원)로 책정된 조합비를 통상임금의 1%(3만8554원)로 인상하는 안건을 18일 운영위원회에서 확정한 뒤 대의원대회에 올렸으나 의결에 실패했다. 현대중공업 노조 집행부는 조선업 불황으로 사측이 신규 직원(생산직)을 채용하지 않아 조합원 숫자가 줄어든 상황에서 법인 분할 반대 투쟁을 위해 조합비 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앞서 노조 집행부는 지난달 28일에도 운영위에서 조합비 인상 안건을 상정하려다가 일부 대의원의 반발로 이를 보류한 바 있다. 지민구기자 warum@donga.com}

금호타이어 노사가 ‘2018년 단체협약 교섭안’에 잠정 합의했다고 23일 밝혔다. 사측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금속노조 금호타이어지회는 22일 광주 광산구 공장에서 진행된 20차 본교섭을 통해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노사는 우선 단체협약에서 조합원 자녀 우선 채용 조항을 삭제하기로 했다. 이 조항은 2000년 처음 단체협약에 담기면서 ‘고용세습’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또 내년부터 정년을 만 60세 반기 말로 정년을 조정했다. 기존에는 만 60세가 되는 생일 기준으로 정년퇴직을 시행했지만, 앞으로는 매년 6월 말과 12월 말에 일괄적으로 정년퇴직 처리를 한다는 것이다. 퇴직연금 중도인출 한도를 높이고 타이어 성형직의 근무수당으로 월 10만 원을 지급하는 것에도 합의했다. 광주공장의 이전 문제는 노사가 공동으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논의하기로 했다. 금호타이어는 광주공장의 설비 노후와 지역 주민의 민원 등을 이유로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 노조는 26, 27일 전체 조합원 총회를 열어 찬반투표를 통해 단체협약 잠정 합의안의 수용 여부를 결정한다. 금호타이어 노사는 올 1월 단체협약 잠정 합의를 이뤘으나 노조의 찬반 투표에서 부결된 바 있다. 이후 사측은 5월 새로 선출된 노조 집행부와 단체교섭을 진행해 잠정 합의안을 마련했다. 지민구기자 warum@donga.com}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센터를 전 세계에 구축하고 있습니다. 좋은 스타트업을 발굴해 국내 기업과 연결시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만들겠습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지난해 1월 당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만나 그룹의 미래 사업 계획을 이같이 설명했다. 단순히 자동차 제조사에서 벗어나 첨단 모빌리티 기술 기업으로 탈바꿈해야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한 것이다. 정 수석부회장이 언급한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은 같은 해 3월 2일 출범한 현대차의 국내 스타트업 육성센터인 ‘제로원’으로 시작됐다. 제로원이 출범한 지 500일을 맞아 최근 제로원 사무실에서 만난 김억한 현대차 전략기술본부 스타트업육성팀장(상무)은 “첨단 모빌리티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 융합과 협력을 기반으로 한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에 그룹 전체가 사활을 걸고 있다”고 말했다. 제로원은 출범과 함께 100억 원의 펀드를 조성한 뒤 약 1년 5개월 동안 국내 29개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투자 분야도 자율주행을 중심으로 한 첨단 모빌리티 기술 외에도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로봇 등 다양하다. 김 팀장은 “올해만 국내 스타트업 19곳에 투자했다”면서 “연간 기준으로는 30곳 이상의 스타트업을 새로 발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제로원이 개별 스타트업에 넣는 초기 투자금은 1억 원 안팎이다. 김 팀장은 “금액이 큰 편은 아니지만 스타트업이 현대차그룹 계열사의 현업 부서와 사업 기회를 찾을 수 있도록 연결해 준다는 것이 장점”이라며 “일회성 투자가 아니라 2∼4차 투자까지 계획했기 때문에 오랜 시간 현대차와 함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음파통신기술 전문 스타트업인 아이시냅스가 대표적인 협업 사례다. 이 회사는 공장에 설치된 생산 로봇이 라인 위에 올라온 차체의 거리와 위치를 음파통신으로 측정해 효율적으로 차량을 제작하는 기술을 현대차와 함께 실험하고 있다. 김준홍 아이시냅스 대표는 “공장 내부에 철골 구조물이 많아 와이파이로는 연결에 한계가 있었는데 음파통신기술을 적용하면 생산 로봇이 정확하게 스스로 해야 할 작업을 찾아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자율주행 스타트업 모라이도 5월 제로원으로부터 투자를 받은 뒤 즉시 현대엠엔소프트와 협업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모라이는 자율주행 모의연습기기(시뮬레이터)에 지도·주행정보를 넣어 실제 자율주행이 가능한지 점검하는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정지원 모라이 대표는 “작은 스타트업이 지도·주행 관련 정보를 얻기 쉽지 않은데 현대차와의 협업을 통해 다양한 빅데이터를 시뮬레이터에 넣으면서 기술 완성도가 빠르게 올라가고 있다”고 했다. 제로원은 올 하반기(7∼12월)부터는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국내 스타트업 발굴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현대차는 제로원에 이어 지난해 11월에는 미국 실리콘밸리, 이스라엘 텔아비브, 독일 베를린, 중국 베이징 등 4개 지역에 글로벌 스타트업을 찾기 위한 센터 인 ‘크래들’을 설립했다. 해외 투자자와 국내 스타트업을 연결하고, 사업 기회도 함께 찾는 것이 목표다. 김 팀장은 “최근 들어서는 투자 대상 스타트업을 선발할 때 글로벌 시장 진출에 목표를 두는 곳에 눈길이 먼저 가는 것이 사실”이라며 “크래들을 통해 더 넓은 무대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현대중공업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해 중국 공정거래 당국에 기업결합 심사 신고서를 제출했다. 기업결합 심사 신청은 한국 공정거래위원회에 이어 두 번째로 유럽연합(EU) 일본 등 최대 10개국의 심사를 거쳐야 인수가 마무리 된다. 현대중공업의 중간지주회사인 한국조선해양은 22일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에 대우조선해양 주식 취득을 위한 기업결합 심사 신청서를 냈다. 중국 정부는 앞으로 최장 120일 동안 한국조선해양의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글로벌 조선업계의 기업 간 경쟁을 제한하는지 여부를 심사한다. 한국조선해양은 앞서 1일 공정위에 기업결합 심사 신청서를 제출했다. EU와는 기업결합 신고서를 내기에 앞서 사전협의 절차를 받고 있다. 신고서 제출 대상 국가는 우선 5개국으로 정해졌고, 여기서 5개국이 더 늘어날 예정이다. 해외 공정거래 당국 중 중국에 가장 먼저 기업결합 심사 신고서를 제출한 것은 현실적으로 심사 통과 가능성이 가장 높은 국가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중국 1, 2위 조선업체인 중국선박공업집단공사(CSSC)와 중국선박중공업집단공사(CSIC)도 기업결합 심사 서류를 내는 등 합병 논의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중국 조선업체 역시 한국 등 해외 공정거래 당국의 합병 심사를 받아야 하는 만큼 한국조선해양의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우호적일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일본과 EU의 공정거래 당국이다. 경쟁 조선업체가 있는 일본은 한일 관계 악화를 고려해 부정적인 결론을 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U는 선박을 사는 주요 선사들이 모여 있어 한국조선해양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로 건조 가격이 오르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중국 이후 기업결합 심사 신고서를 제출할 국가는 확정되지 않았다”며 “서류 준비 등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센터를 전 세계에 구축하고 있습니다. 좋은 스타트업을 발굴해 국내 기업과 연결시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만들겠습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지난해 1월 당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만나 그룹의 미래 사업 계획을 이같이 설명했다. 단순히 자동차 제조사에서 벗어나 첨단 모빌리티 기술 기업으로 탈바꿈해야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한 것이다. 정 수석부회장이 언급한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은 같은 해 3월2일 출범한 현대차의 국내 스타트업 육성센터인 ‘제로원’으로 시작됐다. 제로원이 출범한 지 500일을 맞아 최근 제로원 사무실에서 만난 김억한 현대차 전략기술본부 스타트업육성팀장(상무)은 “첨단 모빌리티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 융합과 협력을 기반으로 한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에 그룹 전체가 사활을 걸고 있다”고 말했다. 제로원은 출범과 함께 100억 원의 펀드를 조성한 뒤 약 1년 5개월 동안 국내 29개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투자 분야도 자율주행을 중심으로 한 첨단 모빌리티 기술 외에도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로봇 등 다양하다. 김 팀장은 “올해만 국내 스타트업 19개 곳에 투자했다”면서 “연간 기준으로는 30곳 이상의 스타트업을 새로 발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제로원이 개별 스타트업에 넣는 초기 투자금은 1억 원 안팎이다. 김 팀장은 “금액이 큰 편은 아니지만 스타트업이 현대차그룹 계열사의 현업부서와 사업 기회를 찾을 수 있도록 연결해준다는 점이 장점”이라며 “일회성 투자가 아니라 2~4차 투자까지 계획했기 때문에 오랜 시간 현대차와 함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음파통신 기술 전문 스타트업인 아이시냅스가 대표적인 협업 사례다. 이 회사는 공장에 설치된 생산 로봇이 라인 위에 올라온 차체를 음파통신으로 거리와 위치를 측정해 효율적으로 차량을 제작하는 기술을 현대차와 함께 실험하고 있다. 김준홍 아이시냅스 대표는 “공장 내부에 철골 구조물이 많아 와이파이로는 연결에 한계가 있었는데 음파통신 기술을 적용하면 생산 로봇이 정확하게 스스로 해야 할 작업을 찾아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율주행 스타트업 모라이도 5월 제로원으로부터 투자를 받은 뒤 즉시 현대엠엔소프트와 협업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모라이는 자율주행 모의연습기기(시뮬레이터)에 지도¤주행 정보를 넣어 실제 자율주행이 가능한지 점검하는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정지원 모라이 대표는 “작은 스타트업이 지도¤주행 관련 정보를 얻기 쉽지 않은데 현대차와의 협업을 통해 다양한 빅데이터를 시뮬레이터에 넣으면서 기술 완성도가 빠르게 올라가고 있다”고 했다. 제로원은 올 하반기(7~12월)부터는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국내 스타트업 발굴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현대차는 제로원에 이어 지난해 11월에는 미국 실리콘밸리, 이스라엘 텔아비브, 독일 베를린, 중국 베이징 등 4개 지역에 글로벌 스타트업을 찾기 위한 센터 인 ‘크래들’을 설립했다. 해외 투자자와 국내 스타트업을 연결하고, 사업 기회도 함께 찾는 것이 목표다. 김 팀장은 “최근 들어서는 투자 대상 스타트업을 선발할 때 글로벌 시장 진출에 목표를 두는 곳에 눈길이 먼저 가는 것이 사실”이라며 “크래들을 통해 더 넓은 무대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단체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파업 절차를 밟는다. 현대차 노조가 실제 파업에 나서면 2012년 이래 8년 연속 파업이 된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금속노조 현대차지부는 19일 오전 울산 북구 울산공장 본관에서 열린 16차 단체교섭에서 회의 시작 30분 만에 협상 결렬을 선언하고 교섭장을 떠났다. 노조가 사측에 임단협 제시안을 일괄적으로 제출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사측이 이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현대차 노사는 5월부터 교섭을 이어왔으나 임금체계 개편 등을 놓고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기본급 5.8% 인상(12만3526원·호봉 승급분 제외)과 당기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등을 요구했다. 임단협과 별도로 노사는 이날 고용안정위원회 본회의를 열어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팰리세이드의 증산을 결정했다. 이르면 8월 말부터 울산 4공장뿐만 아니라 2공장에서도 팰리세이드 생산을 시작해 연간 생산량이 기존보다 5만 대 늘어난 15만 대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단체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파업 절차를 밟는다. 현대차 노조가 실제 파업에 나서면 2012년 이래 8년 연속 파업이 된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금속노조 현대차지부는 19일 오전 울산 북구 울산공장 본관에서 열린 16차 단체교섭에서 회의 시작 30분 만에 협상 결렬을 선언하고 교섭장을 떠났다. 노조가 사측에 임단협 제시안을 일괄적으로 제출해 달라 요청했지만 사측이 이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현대차 노사는 5월부터 교섭을 이어왔으나 임금체계 개편 등을 놓고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기본급 5.8% 인상(12만3526원·호봉 승급분 제외)과 당기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등을 요구했다. 또 정년연장, 상여금의 통상임금 반영 등도 주장하고 있다. 사측 교섭 대표인 하언태 부사장은 “경영실적이 좋지 않아 임금 동결은 불가피하다”며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뜻을 밝혔다. 노조는 22일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하고 23일 임시 대의원대회를 열어 쟁의행위 발생을 결의할 예정이다. 29일부터는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진행한다. 중앙노동위가 ‘조정중지’ 결정을 내리고 쟁의행위 안건이 과반 찬성으로 통과되면 노조는 쟁의권을 인정받는다. 임단협과 별도로 노사는 이날 고용안정위원회 본회의를 열어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팰리세이드의 증산을 결정했다. 이르면 8월 말부터 울산 4공장뿐만 아니라 2공장에서도 팰리세이드 생산을 시작해 연간 생산량이 기존보다 5만 대 늘어난 15만 대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관계자는 “팰리세이드 생산 인원과 추가 생산량은 앞으로 노조와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팰리세이드의 증산에 합의했다. 앞으로 공장별로 고르게 물량을 배정하자는 노조 집행부의 요청을 팰리세이드 생산을 전담하고 있는 4공장 조합원들이 수용한 것이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금속노조 현대차지부는 18일 “팰리세이드를 울산 2공장에서 공동 생산한다”며 “8월 초 여름휴가 기간에 설비 공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사는 19일 고용안정위원회 본회의를 열어 팰리세이드 증산 합의안에 서명할 예정이다. 팰리세이드는 인기가 높지만 생산량이 부족해 3만5000대가 밀려 있어 차량을 주문하고도 10개월가량 대기해야 했다. 그동안 노조가 합의하지 않아 증산이 안 됐다. 증산 물량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연간 생산량은 기존보다 최대 5만 대 늘어날 수 있어 부족 물량이 일부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팰리세이드는 현재 울산 4공장에서 월 8600여 대(연간 10만3000여 대)를 생산하고 있다. 팰리세이드는 출시 후 7개월 동안 3만 대가 팔릴 정도로 인기를 끌었으나 대기 기간이 길어지면서 최근 사전계약 취소 물량만 2만1000대를 넘어섰다. 사측은 팰리세이드의 추가 증산을 노조에 제안했고 집행부도 이를 긍정적으로 봤다. 하지만 4공장 대의원들이 반대했다. 현대차 안팎에서는 팰리세이드 증산 물량을 2공장으로 넘기면 4공장 조합원들이 특근 수당이 줄어들 것을 우려해 집행부의 요청을 거부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노조 집행부는 울산 5개 공장의 물량을 평준화하겠다는 논리로 4공장 대의원들을 설득했다. 동아일보가 입수한 노조 집행부의 ‘공장별 물량 배정 계획’에 따르면 4공장에는 올 12월부터 소형트럭인 포터의 전기차 모델을 배정하기로 했다. 또 노조 집행부는 i40 등이 단종돼 생산량이 줄어든 2공장에 팰리세이드의 증산 물량을 배정하고, 11월에는 제네시스의 SUV GV80의 생산도 맡기기로 했다. 노조가 자체적으로 이런 계획을 세울 수 있는 것은 글로벌 유력 완성차 업체 중 현대·기아차만 노사 동수로 구성된 노사공동위원회를 통해 차량 생산 배정 인원과 공장별 물량을 결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팰리세이드의 국내 증산 문제는 일단락됐지만 미국 생산 여부가 앞으로 갈등의 불씨가 될 가능성이 있다. 현대차는 공식적으로 팰리세이드를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생산할 가능성에 선을 긋고 있지만 노조는 북미 지역에서 인기가 높은 만큼 사측이 입장을 바꿀 것을 우려하고 있다. 현대차는 울산 4공장에서 생산된 팰리세이드를 올 5월부터 월평균 6000대가량 북미 시장에 수출하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과 교수는 “이번 논란은 공장별 경쟁 시스템을 도입한 다른 완성차 업체에서는 발생할 수 없는 일”이라며 “노조가 반대하면 생산 물량조차 늘릴 수 없는 현재의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지민구 warum@donga.com·변종국 기자}

“BMW ‘뉴(3세대) 1시리즈’는 독일 라이프치히 공장(7월)과 레겐스부르크 공장(11월)에서 각각 생산하기로 했습니다.” 11일(현지 시간) BMW그룹이 독일 뮌헨에서 개최한 신차 출시 행사에서 베른하르트 블뢰텔 BMW 소형차 생산 담당 부사장은 이렇게 발표했다. BMW는 신차를 배정할 때 독일 공장 7곳의 생산성과 설비 특성을 고려해 최고경영진이 결정한다. BMW 본사 관계자는 “생산 물량이 조정될 때마다 공장 간 일감 확보 경쟁이 치열하다”고 말했다. 기존 1, 2세대 모델을 생산하는 라이프치히, 레겐스부르크 공장은 3세대 모델도 생산 효율을 떨어뜨리지 않을 자신이 있다는 점을 경영진에 적극 설명하면서 일감을 확보했다. 특히 5300여 명이 근무하는 라이프치히 공장은 이번 수주로 연간 생산량이 10만 대 늘어난 35만 대가 됐다. 12일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본관에서는 하언태 현대차 부사장이 하부영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금속노조 현대차지부장과 만나 팰리세이드의 라인 증설을 논의했다. 10개월이나 주문량이 밀린 만큼 기존 4공장에서만 생산하던 차량을 2공장에서도 만들자는 것이었다. 하지만 4공장 조합원들의 반발로 합의하지 못했다. 현대차는 2003년부터 신차 생산 인원 배정과 공장별 물량 조절 시 노사공동위원회를 구성해 결정한다. 노조가 합의하지 않으면 새로운 차를 만들 수도, 물량을 조정할 수도 없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가 생산 효율과 평가 지표 등을 기준으로 경영진이 결정하는 것과는 다르다. 김준규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조사연구실장은 “노조 때문에 현대차가 1996년 아산공장 이후 국내에 완성차 공장을 짓지 못하니 해외로 나가는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 BMW “생산효율성이 제1기준”… 현대차, 노사공동위서 물량 결정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은 올 6월까지 1년 가까이 이어진 노사 갈등 탓에 내년에 출시할 예정인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 ‘XM3’의 8만 대 생산 물량을 놓치게 생겼다. 부산공장이 파업 장기화로 1분기(1∼3월) 기준 생산량이 전년 대비 60% 수준으로 하락하자 르노그룹의 스페인 바야돌리드 공장이 이런 점을 지적하며 배정 경쟁에 뛰어든 것이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르노 본사는 글로벌 46개 생산 공장을 생산 비용, 품질 등 네 가지 측면에서 월별, 연도별로 평가 지표를 매기고 있다. 이 평가 결과를 근거로 경영진이 생산 물량을 조정한다”고 설명했다. 부산 공장은 일본 닛산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로그’의 위탁 생산 계약이 9월에 종료돼 XM3 물량을 확보하지 못하면 연간 생산량은 지난해 21만 대에서 내년에는 10만 대 초반대로 감소할 수 있다. 도미니크 시뇨라 사장을 비롯한 르노삼성 경영진이 프랑스 본사 방문 계획을 세우며 대외 활동을 늘린 것도 이러한 위기감을 반영한 것이다. 공장마다 생산 효율을 따져 가며 생산 물량을 배분하는 것은 BMW와 르노뿐 아니라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일반적인 경영 방식이다. 독일 폭스바겐과 미국 제너럴모터스(GM)도 경영진이 글로벌 공장의 생산 효율을 평가해 생산 물량을 배정하고 증산이나 감산이 필요하면 인력을 이동시킨다. 물론 경영 효율성만 아니라 다양한 상황을 고려한다. 지난달 BMW 경영진이 고급형 순수 전기차 i4의 생산을 친환경차 생산 경험이 없는 뮌헨 공장에 배정한 것은 기존 내연기관차 생산량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도 감안됐다. BMW 본사 관계자는 “노조와의 관계도 고려하지만 우선시하지는 않는다. 가장 우선하는 판단 기준은 생산 효율성”이라고 말했다. 반면 현대차는 15년 넘게 신차 생산 인원 배정과 공장별 물량 조절 시 의무적으로 노사공동위원회를 구성해 결정하고 있다. 2003년부터 시행된 단체협약에 따라 노동조합이 사측 결정에 합의해주지 않으면 새로운 차를 만들거나 물량을 조절할 수 없는 구조다. 기아차도 마찬가지다. 노사 갈등으로 신차 생산에 어려움을 겪은 대표적인 사례가 2017년 6월 소형 SUV인 코나 출시 때다. 코나 사전 계약이 2000대에 이를 정도로 인기를 예고했지만 노사가 생산에 필요한 적정 작업자 수 등을 놓고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출시 직전까지 생산에 들어가지 못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막판 극적 합의로 차량 인도 시기는 맞췄지만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출고 시기가 10개월 이상 밀린 현대차의 대형 SUV 팰리세이드는 기다리다 지친 고객들의 사전계약 취소 물량이 2만1000대가 넘어섰다. 하지만 노사 합의가 되지 않아 추가 생산을 못 하고 있다. 울산 4공장에서 생산하는 팰리세이드는 이미 4월에 월 생산량을 기존 6200여 대에서 8600여 대로 늘렸다. 그럼에도 수요를 맞추지 못하자 2공장에서도 생산해 북미지역과 국내의 수요를 맞추자는 안을 사측이 내놓았다. 하언태 부사장은 12일 하부영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금속노조 현대차지부장을 만나 이 방안을 간곡히 요청했다. 하지만 울산 4공장 조합원들은 생산 물량을 다른 공장과 나눠 가질 경우 특근이 줄어 임금이 감소한다며 반대하고 있다. 이 때문에 노조 집행부도 선뜻 합의해주기 힘들다. 울산 노조 4공장 대의원회는 16일 성명서를 내고 “팰리세이드 양산 이후 4공장은 축제 분위기였다. 증산 결정 3개월 만에 또 다른 요구를 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노조 집행부 등이 울산 4공장 조합원 설득에 나설 계획이지만 반발이 거세 노사 합의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김태년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전무는 “글로벌 상위권 완성차 업체 어디를 봐도 신차 출시와 증산을 위해 의무적으로 노사 합의를 거치는 곳은 없다”며 “자동차 시장 환경이 급변하는 만큼 노사가 합리적으로 타협점을 찾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뮌헨=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현대자동차는 친환경 사회공헌 캠페인 ‘2019 아이오닉 롱기스트 런’의 참가자를 모집한다고 16일 밝혔다. 현대차는 자사의 대표적인 친환경차 모델(하이브리드, 전기차)의 이름을 따 2016년부터 4회째 행사를 열고 있다. 행사 참가자는 스마트폰으로 전용 애플리케이션(앱)을 내려받은 뒤 달리기를 하면 누적 거리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활동 내용은 앱을 통해 다른 사용자들과 공유하는 것도 가능하다. 현대차는 참가자가 이동할 때 친환경차, 대중교통, 자전거를 이용하거나 텀블러를 사용한 뒤 앱에 인증 사진을 올리면 경품으로 교환할 수 있는 ‘에코 마일리지’도 제공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아이오닉 롱기스트 런 행사는 고객들이 일상생활에서도 쉽고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장기 캠페인으로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조선업계 노동조합이 사측과의 임금 및 단체협약을 앞두고 강경 대응에 나서면서 ‘하투(夏鬪·여름 투쟁)’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업계 노조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의 18일 총파업 합류를 예고한 데 이어 자동차업계까지 참여를 예고하고 있어 제조업체를 중심으로 한 파업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민노총 금속노조 산하 현대중공업지부는 15일 오전부터 전체 조합원 1만여 명을 대상으로 올해 임금협상과 관련한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시작했다. 투표는 17일 오후까지 진행되며 조합원의 과반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사측 교섭 대표를 전무급 임원에서 대표이사급으로 교체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사측이 이를 거부해 임금협상 교섭이 사실상 중단됐다. 앞서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10일 조합원 찬반 투표에서 5170명 중 4755명(91.97%)의 찬성으로 쟁의행위 안건을 가결했다. 민노총 총파업 대열 합류를 위해 18일 4시간 부분파업 계획도 확정했다. 자동차업계 노조는 18일 민노총 총파업에는 최소 인원만 참여하되 이후 단체교섭 결과를 지켜본 뒤 투쟁 강도를 조정할 계획이다.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일본의 수출 규제에 따른 반도체 파장을 두고 정치권에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대기업들이 그동안 국내 소재 중소기업을 육성하지 않고 쥐어짠 탓”이라는 ‘대기업 책임론’이 나오고 있다. 산업계는 일본 소재 산업의 축적된 경쟁력과 국제 분업 체계를 무시한 발언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특히 정부의 외교 실패에 대한 책임을 대기업에 돌리는 무책임한 여론전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9일 김종훈 민중당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3대 제재품목인 고순도 불화수소와 플루오린 폴리이미드(PI), 포토레지스트(PR)의 지난해 연간 수입액은 7억2300만 달러(약 8553억 원)에 지나지 않지만, 1267억 달러(약 150조 원)에 이르는 반도체 수출을 흔들고 있다”며 “중소기술 기업 육성, 팔 비틀기 식의 원·하청 관계의 정상화와 노동자들의 정규직화 등이 지속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김기식 더미래연구소 정책위원장도 5일 본인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삼성과 SK하이닉스 등 대기업들이 일본 업체가 가진 당장의 가격 경쟁력만을 생각해서 소재 부품 분야에서 국내 기술 개발과 협력업체 육성을 외면해 온 것에 대해 근본적인 점검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국회의원 출신인 김 위원장은 현 정부 들어 금감원장을 지냈던 인물이다. 하지만 반도체 업계와 전문가들 사이에선 “외교 실패로 피해를 보고 있는 기업에 책임까지 돌리고 있다”는 격한 반응이 나온다. 우선 일본의 소재산업 경쟁력을 지나치게 낮게 평가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PI, PR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스미토모화학의 경우 연 매출이 2조3000억 엔(약 25조 원)이나 되는, LG화학과 맞먹는 거대 화학기업이다. 스텔라케미파, 모리타화학 등은 100년이 넘는 기간 동안 경쟁력을 축적해 왔다. 반도체 제조사 관계자는 “한국 기업들도 연 수백억 원씩을 협력사와 핵심 소재 국산화를 위한 공동 연구개발(R&D)에 쏟아붓는다. 다만 아직 갈 길이 먼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제 분업 체계를 간과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정치권의 비판은 애플보고 ‘왜 직접 반도체를 만들지 않고 삼성전자 것을 써왔는가’라고 지적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황태호 taeho@donga.com·지민구 기자}

반도체에 이어 한국이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디스플레이를 비롯한 국내 전체 산업군에 일본발 수출 제재의 두려움이 엄습하고 있다. 일본이 다음 달 한국을 안보상 우방국가인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면 일본 기업은 전략물자를 한국에 수출할 때마다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한국의 거의 전 산업영역이 영향을 받는 것으로 분석됐기 때문이다. 9일 전략물자관리원이 게시한 일본 경제산업성의 ‘일본 수출 통제 목록’을 분석한 결과 각종 무기류뿐 아니라 첨단소재, 소재 가공, 전자, 컴퓨터, 통신, 센서, 반도체 장비 등 거의 전 산업 영역 부품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민간용 전략물자가 261개, 비민간용 전략물자가 851개 등 총 1112개가 일본의 전략물자로 분류돼 있는 것으로 파악한 상태다. 특히 반도체,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등 첨단 전자제품 소재 및 핵심 부품, 장비는 대체재를 찾기 힘든 상태다.○ 핵심 소재 끊기면 한 달 안에 OLED 생산 중단 디스플레이 업계에서는 이달 1일 일본의 수출 제재가 발표됐을 때만 해도 “불행 중 다행”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4일부터 수출 제재에 들어간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불산)는 반도체와 마찬가지로 디스플레이 제조에도 쓰이지만 사용량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강인병 LG디스플레이 최고기술책임자(CTO·부사장)는 “불산 확보에 문제가 있지만 중국, 대만 제품도 있다”며 “대체재를 잘 마련해 보려고 한다”고 했다. 하지만 다음 달 백색국가에서 제외되면 디스플레이 업계도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디스플레이 분야의 차세대 먹을거리로 꼽히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는 한국이 가장 먼저 상용화했고, 세계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핵심 소재와 장비는 일본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화소를 형성하는 소재인 섀도마스크는 일본 다이니폰프린팅(DNP), 도판프린팅 두 회사에서 전량 수입한다. 섀도마스크의 기반 소재인 초인바(super invar)시트는 히타치메탈이 독점 공급하고 있다. 디스플레이 업체 관계자는 “이런 소재의 공급이 끊기면 길어도 한 달 안에 OLED 생산라인이 멈춰 서고 삼성전자, LG전자의 스마트폰, TV 제조까지 중단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섀도마스크 분야에서 1조4000억 엔(약 15조2600억 원)대의 매출을 내는 DNP, 도판프린팅의 한국 수출 규모는 3000억 원 안팎에 불과해 자신들은 큰 피해를 입지 않으면서 한국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 반도체 장비·자동차·기계 등도 비상 일본의 수출 통제 목록에는 세계 3위 반도체 제조사인 도쿄일렉트론이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핵심 장비들도 포함됐다. 일본 섬코와 신에쓰화학 두 회사가 세계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반도체 웨이퍼도 있다. 또 자동차 등에 쓰이는 신소재인 탄소섬유와 각종 부품도 ‘군용으로도 사용될 수 있다’는 이유로 통제 물자에 포함됐다. 현대·기아자동차는 부품 공급의 수직 계열화를 통해 일본 기업에서 수입하는 물량이 거의 없지만 쌍용차는 도요타의 계열사인 아이신으로부터 변속기를 납품받고 있다. 르노삼성도 일부 모델에 일본 자트코의 변속기를 적용한다. 이들이 대체부품을 사용하려 해도 안전 인증과정 등에서 단기적으로 생산 차질이 불가피해진다. 또 수소차에 필요한 연료전지와 2차전지 배터리에 들어가는 분리막 등도 일본산에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다. 공작기계 분야도 문제다. 대기업의 일본산 수입 의존도는 5% 미만이지만 중소·중견 제조업체들은 일본산 소형 생산로봇 등을 현장에서 폭넓게 활용하고 있어 피해를 볼 가능성이 크다.황태호 taeho@donga.com·지민구·유근형 기자}

현대자동차의 고성능 자동차 제품군 ‘N브랜드’가 유럽과 중국에서 열린 모터스포츠 대회에서 잇따라 우승을 차지해 뛰어난 성능을 입증했다. 현대차는 경주차 ‘i30 N TCR’로 출전한 2개 팀이 포르투갈 빌라 레알 서킷에서 5∼7일 열린 ‘2019 WTCR’ 대회의 첫 번째 레이스에서 각각 1, 3위를 차지했다고 8일 밝혔다. 이 서킷은 도로 폭이 좁고 차량의 최고 속도가 시속 230km에 달해 ‘지옥의 레이스’로 악명이 높다. 지난달 20∼22일 독일 뉘르부르크링 서킷에서 열린 5차전 첫 번째 레이스에서도 i30 N TCR로 출전한 팀이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WTCR는 ‘포뮬러원’과 함께 국제자동차연맹(FIA)의 공인 모터스포츠 행사로 꼽힌다. 이번 WTCR에는 i30 N TCR 경주 차량이 총 4대 출전했다. 아울러 i30 N TCR로 출전한 2개 팀은 중국 저장성에서 5∼7일 열린 ‘TCR 아시아 시리즈’ 4번째 대회에서도 각각 우승과 준우승을 차지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혹독한 주행 환경에서 얻은 노하우를 양산 차량 개발에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삼성도 하루 만에 괴멸할 것이다.” 2013년 11월 14일, 일본의 유력 주간지 슈칸분슌(週刊文春)은 ‘한국의 급소를 찌른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 금융계 인사의 이 같은 주장을 실었다. 이 인사는 “일본 기업이 (징용 피해자에 대한) 배상금을 강제 징수당하면 대항 조치는 금융 제재밖에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기사는 또 아베 신조 총리가 측근에게 “중국은 싫은 국가지만 아직 이성적인 외교가 가능하다. 하지만 한국은 협상조차 할 수 없는 어리석은 국가일 뿐”이라고 했다며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아베 총리 측근들이 새로운 정한(征韓·한국 정벌)론을 제기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이미 총리 측근이 한국에 대한 비공식적인 제재를 검토하고 있다며 일본 경제계에서는 일본 기업 철수론도 나온다고도 보도했다. 8일 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본이 수출 규제를 앞세워 경제 보복을 감행하자 6년 전 슈칸분슌 기사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당시 기사는 2012년 5월 대법원 소부 판결 취지에 따라 이듬해 7월 서울고법이 일본 기업에 대해 ‘징용 피해자에게 직접 배상하라’고 선고했고, 위안부 합의 문제로 한일 관계는 냉각된 상태에서 나왔다. 한 재계 관계자는 “당시 일본이 소재 강국이란 지위를 악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지만 세계무역기구(WTO) 체제에서 일본이 차마 공급 중단 카드를 꺼내진 못할 것이란 의견이 더 컸다”고 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 포스코경영연구원은 그해 ‘일본은 왜 소재강국이 되었나’라는 보고서를 내고 “일본산 소재부품이 없으면 당장 전 세계 전자산업이 멈춰 서는 상황까지도 발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징용 배상 관련 대법원 판결 이후 다시 여러 경로로 일본의 경제 제재 강행 기류가 감지돼 정부로도 경고가 들어간 걸로 안다”며 “아베 정부가 오랫동안 경제 보복 카드를 만지작거리다 꺼낼 때가 됐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일본의 수출 규제 품목을 살펴보면 궁극적으로 삼성을 타깃으로 한 것 같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포토레지스트 중 극자외선(EUV)용 레지스트는 삼성의 ‘2030년 시스템반도체 1위 계획’을 위한 핵심 소재다. 플루오린 폴리이미드는 폴더블폰, 갤럭시10 등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만드는 데 쓰인다. 안진호 한양대 신소재공학부 교수는 “포토레지스트는 EUV 등 양산 초기 단계용 규제가 더 뼈아프다. 일본이 수출 규제로 입게 될 자국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상징적인 규제 임팩트를 노린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정치권에서 “경고음이 여러 차례 있었는데 기업은 뭘 했냐”란 반응이 나오자 기업들은 그동안 최선을 다해 국산화 노력을 해왔지만 역부족이었다고 했다. SK그룹은 2014년 통합지주사 출범 당시 5대 신성장동력 중 하나로 반도체 소재 산업을 제시하기도 했다. 2016년 에칭가스 업체 OCI머티리얼즈를 인수했고, 2017년에는 LG로부터 반도체 웨이퍼 기업 실트론을 사왔다. 하지만 단기간에 소재강국 일본의 벽을 넘어서긴 어려웠다는 게 업계의 호소다. 새로운 소재를 개발하려면 어떤 경우 30∼40년은 걸린다는 것이다. NHK가 새로운 수출 규제 품목이라고 제기한 탄소섬유의 경우 일본 도레이가 1970년대에 개발을 시작한 뒤 보잉 항공기 등에 널리 쓰이기까지 약 40년이 걸렸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결국 외교밖에 없다는 목소리가 크다. 황철성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는 “소재부터 완제품까지 모두 국산화하는 건 너무 어렵고, 국제 분업체계를 활용하지 않고 우리가 다 하는 게 바람직하지도 않다. 결국 외교가 답”이라고 말했다.김현수 kimhs@donga.com·지민구 기자}
포스코는 경영진과 사외이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최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지분 10.79%) 등 국내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투자설명회(IR)를 열었다고 8일 밝혔다. 이날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IR에는 김신배 포스코 이사회 의장과 전중선 전략기획본부장 등 사측 인사 8명이 나섰다. 기관투자가는 국민연금 외에도 포스코의 지분을 가진 삼성자산운용 교보악사자산운용 등 6곳이 참여했으며, 기업 지배구조와 사회적책임(CSR)에 대한 평가 및 조사를 진행하는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도 참석했다. 포스코는 이번 사외이사 IR를 통해 이사회에서 승인된 신사업도 사외이사를 중심으로 수시로 위험 관리를 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최정우 회장 취임 후 강조하고 있는 ‘기업시민 경영이념’의 구체적인 사업 성과도 설명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사외이사들이 적극적으로 경영에 참여하면서 기업 투명성 확보에 실질적으로 이바지하고 있다”고 말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