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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 최종 인수예정자로 결정된 ㈜성정이 이스타항공 측과 24일 인수금액 1087억100만 원에 인수합병 투자 본계약을 체결했다. 성정의 이스타항공 인수가 마무리에 들어가는 모습이다. 성정은 이스타항공 인수 및 운영 자금 조달에는 문제가 없다며 회생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재도약을 위해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떨어진 항공 수요 회복이 관건이다. 대형 항공사 및 다른 저비용항공사(LCC)와의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는 것도 이스타항공이 풀어야 할 숙제다. 성정은 인수 자금력에 대한 일각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8월로 예정된 관계인 집회 전까지 되도록 빨리 인수대금 납부를 마무리 짓고 지난해 3월부터 중단된 이스타항공 운항 재개에 집중할 방침이다. 성정은 충청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중견 건설업체다. 백제CC, 대국건설산업 등 관계사를 합해 매출 총액은 지난해 기준 약 600억 원이고, 영업이익은 200억 원이 채 안 되지만, 인수 및 운영을 위한 자금 마련은 내부적으로 끝낸 것으로 알려졌다. 성정은 이스타항공 인수전에 뛰어들기 전 700억 원 상당의 부동산을 매각했다. 충청 지역 금융사 몇몇이 재무적 투자를 제안했지만 성정은 이를 거절하며 자금 조달력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형남순 회장은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기존 사업이 흔들리지 않는 선에서 투자했다. 오랜 기간 준비한 만큼 투자 자금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인수가 막바지 절차에 들어가면서 재도약의 기반은 마련됐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무엇보다 위축된 항공업계 상황이 최대 변수다.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3월 이후 모든 운항이 중단됐다. 재운항을 위해서는 운항증명(AOC)을 다시 받아야 하고, 승무원 및 정비사 교육, 운항 관련 면허 재발급 등이 필요하다. 여기에 100억 원 이상의 자금과 최소 수개월의 시간이 필요하다. 이스타항공에 들어갈 운영비는 월 30억∼40억 원에 달한다. 이스타항공은 최대 16대까지 운영했지만 구조조정으로 절반 이상을 반납해 일단은 남은 5대로 운항에 나서야 한다.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는 시점도 여전히 장담하기 어렵다. 이스타항공은 국내 10여 곳 및 해외 항공사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여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려야 한다. 성정 측은 “장기적으로 업황에 맞춰 여객기를 16대까지 늘리고 화물기도 3, 4대 정도 늘리겠다”며 “회생 과정에서 고통이 따르겠지만 항공과 레저를 아우르는 종합관광사업으로 사업 다각화를 해 이스타항공의 제2의 전성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항공업계 수요가 바닥을 찍고 살아나는 건 긍정적 요인이다. 올해 4, 5월 항공 이용객은 약 647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가까이로 늘었다. 백신 접종 확대, 국내선에서 확연히 나타나고 있는 여행 수요 증가가 호재다. 방역 우수 국가 간 제한적 관광을 허용하는 ‘트래블 버블’ 추진도 수요 회복의 긍정 신호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대한항공이 국내 항공사 최초로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채권을 발행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이달 말 2000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한 수요 예측을 진행할 계획이다. 발행되는 회사채 일부는 ESG 채권으로 발행한다. 사전 청약률이 높으면 회사채 발행 규모도 약 4000억 원으로 확대될 수 있다. ESG 채권으로 확보한 자금은 친환경 사업과 사회적 가치 창출 목적으로 하는 사업에 써야 한다. 대한항공은 ESG 채권을 친환경 항공기 도입에 사용할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수년 전부터 동급 기종과 비교해 연료효율성이 20% 정도 높고 이산화탄소·질소산화물 배출량도 20% 정도 적은 친환경 대형 항공기 B787-9의 도입을 추진해왔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KCC는 고품질 자동차 보수용 수성 도료 ‘WT5000’을 출시했다고 22일 밝혔다. 자동차 보수용 도료는 외부 충격 등으로 손상된 차량 부위에 판금 수리 시공을 한 뒤 그 위에 도장을 하는 도료다. KCC가 이번에 출시한 WT5000은 205개 색상의 수성 페인트다. 전문적인 기술이나 장비가 없어도 차량의 기존 색상과 같은 색을 구현해 낸다고 KCC는 설명했다. 특수 아크릴 수지와 우레탄 수지를 적용해 건조성도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KCC는 사용자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WT5000 전용 컬러북을 함께 출시해 자동차 보수용 도료 대리점과 정비업체 등에 배포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한국타이어는 영국 타이어 전문지 ‘타이어프레스’가 발표한 2020년 글로벌 타이어 기업 순위(매출 기준)에서 2019년보다 한 단계 상승한 6위를 차지했다고 22일 밝혔다. 한국타이어는 지난해에 매출액 48억3000만 유로(약 6조5080억 원)를 달성해 이탈리아 피렐리를 제치고 6위에 올랐다. 타이어프레스는 “한국타이어는 지난해 글로벌 타이어 기업 순위 상승과 더불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약 15.5% 증가하며 질적 성장도 함께 이뤄냈다”고 밝혔다. 특히 글로벌 리딩 타이어 기업들이 집중하고 있는 18인치 이상 고인치 승용차용 타이어 판매 비중이 약 35%로 전년 대비 3%포인트 상승했다. 세계 1위는 프랑스 미쉐린으로 매출액이 200억5900만 유로였고 그 뒤를 일본 브리지스톤(196억4900만 유로), 독일 콘티넨탈(101억5800만 달러) 등이 이었다. 한국타이어는 이 외에도 유럽 온라인 전자상거래 플랫폼 ‘타이어24’의 ‘2020 베스트셀러 브랜드’에서 사계절용, 여름용, 겨울용 타이어 등 3개 부문에서 1위 제품으로 선정됐다. 한국타이어 측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어려운 시장 상황에서도 글로벌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품질 경쟁력을 바탕으로 이뤄낸 성과가 의미가 깊다”고 밝혔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현대자동차가 고성능 세단 모델 ‘아반떼 N’의 디자인 티저를 22일 공개했다. 아반떼 N은 지난해 4월 출시한 ‘올 뉴 아반떼’의 고성능 모델로 역동적인 주행 성능을 더한 것이 특징이다. 현대차는 아반떼 N에 다양한 성능 향상 부품들을 적용해 고성능 특징을 극대화했다. 아반떼 N 측면부는 공기 흐름을 자연스럽게 해 주는 대형 사이드 스커트를 적용했다. 음각 N 로고가 새겨진 N 전용 레드 스트립을 넣어 속도감 있는 이미지를 드러냈다. 후면부는 트렁크 위에 N 전용 윙타입 스포일러를 적용해 주행 시 차량 뒤쪽에서 발생하는 공기 와류현상(공기나 물이 소용돌이 치며 흐르는 현상)을 줄였다. 고속에서 차량이 뜨는 양력현상도 억제해 주행 안정성을 향상시켰다. 현대차는 아반떼 N으로 고성능 N 제품군을 확장함과 동시에 올 뉴 아반떼 기본 모델과 하이브리드, N 라인으로 이어지는 라인업을 갖추게 됐다. 틸 바텐베르크 현대차 N브랜드매니지먼트 모터스포츠사업부장(상무)은 “아반떼 N은 올 뉴 아반떼 특유의 스포티한 면에 N의 감성을 얹어 한 단계 진화한 고성능 세단”이라며 “일상에서는 편안한 주행을, 트랙에서는 더욱 과감한 퍼포먼스를 발휘할 수 있는 일상의 스포츠카다. 빠른 시일 내 디지털 월드 프리미어를 통해 아반떼 N을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출시는 7월 예정이다. 가격은 미정이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반도체 부족 사태가 소비자 충격으로 이어지고 있다.” 21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정보기술(IT) 기기 수요는 늘었는데 반도체 부족으로 공급이 줄어들면서 IT 기기의 가격이 줄줄이 오르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글로벌 반도체 부족 현상이 자동차 생산 차질을 가져온 데 이어 노트북과 프린터, 스마트폰 등 전자제품의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원자재 값 상승도 가격 인상에 압력을 가하고 있다. WSJ에 따르면 이달 들어 미국 아마존에서 판매되는 아수스(ASUS) 노트북 제품의 가격은 기존 900달러(약 102만 원)에서 950달러로 올랐다. HP의 프린터 가격은 1년 새 20% 상승했다. 이 영향으로 미국 컴퓨터 및 전자제품 가격은 5월에 10년 내 가장 큰 인상 폭(2.5%)을 기록했다. 반도체 부족과 원자재 값 상승이 가격 인상 요인이 될 것이라는 점은 앞서 예견돼 왔다.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과 애플 아이폰에 들어가는 통신칩을 만드는 브로드컴은 이달 3일(현지 시간) 실적 콘퍼런스 콜에서 “우리는 원가 인플레이션을 지켜보고 있다. 소비자들은 이 상황을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더 비싼 값을 지불하는 것을 감내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과 삼성은 치열한 경쟁 탓에 플래그십 모델 가격 인상은 단행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반도체 부족으로 보급형 제품 출시를 미루거나 생산을 축소하면서 소비자 입장에선 사실상 가격 인상으로 체감될 것으로 보인다. TV나 가전 업계는 원자재 값 상승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삼성전자 1분기(1∼3월) 보고서에 따르면 TV·모니터용 디스플레이 패널 가격이 전년 동기 대비 51% 상승했다. LG전자도 같은 기간 철강 원자재 가격이 7.5%, 플라스틱 사출 금형 과정에 쓰이는 레진은 7.4% 뛰었다고 밝혔다. 원가 인상분을 소비자가격에 반영할지, 유통사와 마진 재협상에 나설지 등에 대해서는 기업별로 고민이 큰 상태다. 샤오미 등 중국 업체들은 TV 가격 인상을 예고한 상태다. 삼성이나 LG는 직접적인 소비자 가격 인상보다 소비자 프로모션을 줄이는 방식으로 ‘우회적 인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프리미엄 대형 TV나 가전 판매가 잘되고 있어 원가 인상이 감내할 만한 수준인 데다 시장 지배적 사업자로서 높은 부품 가격 협상력 덕에 다른 기업보다 수급이 원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문제는 인상 압박의 장기화다. 소비자 할인 혜택이 위축되다가 결국 가격 인상을 피하기 어려운 시점이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WSJ도 미국 전자부품협회 연구원을 인용해 “반도체와 원자재는 장기 계약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아직 전체 전자제품에 원가 인상이 반영되지 않았다. 원가 인상은 단기적 현상이 아니기 때문에 가격 인상은 계속될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가장 먼저 반도체 부족 사태를 겪은 자동차 시장에서는 수개월 걸리는 신차 대기를 피해 중고차로 몰리는 추세다. 모바일 중고차 플랫폼 ‘첫차’에 따르면 6월 쉐보레 올 뉴 말리부와 벤츠 E클래스 5세대 등은 전월 대비 가격이 10% 이상 올랐다.곽도영 now@donga.com·변종국 기자}
㈜성정이 이스타항공의 최종 우선협상대상자로 확정됐다. 서울회생법원 회생1부(재판장 서경환 법원장)는 22일 이스타항공 관리인이 제출한 최종 인수예정자와의 투자 계약 체결 신청을 허가했다고 밝혔다. 쌍방울-광림 컨소시엄은 차순위 대상자로 정해졌다. 성정 측은 이르면 24일 이스타항공과 계약금을 지불하는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성정 측이 매각대금 지불을 완료하면 쌍방울의 차순위 후보자 지위는 사라진다. 성정은 1100억 원가량을 투입해 이스타항공을 인수할 계획이다. 투입 자금은 이스타항공 체불임금 및 퇴직금 지급, 부채 상환 등에 쓰인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국내 민간 조종사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항공사고 대응 핸드북’이 항공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그 동안 크고 작은 항공 사고가 났을 때나, 승무원들이 해외에서 사고 또는 범죄, 테러 등을 당했을 때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적시한 매뉴얼이 없었기 때문인데요. 항공 종사자들이 사고 대응을 잘 못해서 상황이 심각해지는 일이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달 국내 항공사 소속 조종사 4800여 여명이 모인 사단법인 한국민간항공조종사협회(ALPA-K)는 자체적으로 ‘항공사고 대응 핸드북’을 펴냈습니다. 책에는 항공 관련사고 발생시 보고 방법, 도움 요청 등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실무 내용과 함께 사고가 났을 때 조사를 어떻게 해야 하고 또 어떻게 받아야 하는지 등에 대한 사고 조사관련 제언도 담겨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목록을 살펴보면 △사고가 났을 때 조종사가 보고, 지원 요청, 기록, 초기 진술, 언론 대응 등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정리한 ‘사고 조종사 대응 지침’ △조종사 개인이 아닌 조종사협회 차원에서 어떤 지원을 하고 또 어떻게 조종사와 그의 가족, 언론 대응을 지원할지의 내용을 담은 ‘조종사협회 대응지침’ 등을 담겨있습니다. 김규왕 한국민간항공조종사협회 회장은 “항공 사고 조사 및 대응 체계가 선진국보다 미흡한 게 현실”이라며 “사고 대응 수준이 높이지면 사고를 예방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며 핸드북 발간의 의미를 전했습니다. ●핸드북을 직접 펴낸 배경은?조종사들이 직접 핸드북을 펴낸 배경에는 조종사들의 말 못할 속사정이 있습니다. 사고가 났을 때 어떻게 해야 한다는 항공사별 지침은 있습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보다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매뉴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잇따랐습니다. 항공 관련 사고가 나면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가 조사를 합니다. 문제는 조사위원회에 현직 기장 또는 조종사 협회, 사고 당사자의 참여가 제한돼 있다는 겁니다. 항공사고의 객관적인 조사를 위해서 사고 당사자와 이해 집단으로 분류된 조종사 등을 배제한 건데요. 이것이 일견 타당하다고 볼 수도 있지만 현장의 반응은 다릅니다.제대로 된 사고 원인 조사 및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역설적으로 “최대만 많은 기장들의 목소리와 사고 당사자의 진솔한 의견이 최대한 반영 돼야 한다”는 것이 조종사들의 주장입니다. 특히 크고 작은 사고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해본 조종사들은 “사고 조사를 형사처벌을 위한 수사처럼 한다. 정작 사고 분석과 예방을 위한 조사는 부족하다”고 말합니다. 즉, 사고 조사 및 언론 보도 등이 책임자 처벌 및 귀책사유 찾기에만 집중되어 있다 보니, 사고 당사자들이 오히려 처벌을 피하려고 말을 아끼거나 회피를 한다는 것이죠.●사고 조사의 표본 ‘허드슨 강의 기적’‘허드슨 강의 기적’이라는 영화로 잘 알려진 ‘US에어웨이즈 1549 편’ 비상착륙 사고를 잘 아실 겁니다. 탑승객 155명을 태운 항공기가 새 충돌(버드 스트라이크)를 당하면서 엔진이 꺼졌고, 허드슨 강에 비상 착륙을 해 탑승객 모두 생존한 사건입니다. 이 사건은 항공사고 조사 및 대응에 관해 업계의 바이블(표본)이라 불리기도 하는데요. 영화에서도 잘 묘사돼 있지만, 당시 항공기를 조종한 설리 기장이 사고 청문회에서 자기 이야기를 최대한 많이 풀어내는 장면이 나옵니다. 당시 설리 기장은 항공기 비상대응 매뉴얼에 적혀 있는 절차 일부의 순서를 바꿔, 자기의 순간적인 판단과 경험에 비춰 즉흥적으로 대응을 했습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그런 임기응변이 사람들을 모두 구하는 결과로 이어졌죠. 당시 미국 정부와 여론 등은 설리 기장이 규정을 지키지 않은 것에 집중하지 않았습니다. 규정을 지키지 않은 조종사의 이유에 최대한 귀를 기울였습니다. 영화에서는 설리 기장에게 왜 규정을 안 지켰는지 따지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는 극적인 요소를 조금 반영한 ‘영화적 연출’이라고 합니다. 다양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한 결과 당시 설리 기장의 판단이 사람을 모두 구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는 결론을 내립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그의 판단을 반면교사 삼아 오히려 관련 항공 규정을 바꿔 버리죠. 만약 당시에 설리 기장을 처벌하고 그가 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 나무랐다면, 설리 기장은 아마 제대로 된 자기 이야기를 하지 못했을 겁니다. 그저 운이 좋아서 사람을 살렸으니 앞으로는 규정대로 하라는 결과가 나왔을 수도 있습니다. 그랬다면 아마도 건설적인 규정 변화가 없었을 겁니다. 같은 사고 상황에서 오히려 현실에 맞지 않는 규정을 따르다 더 큰 사고가 났을 수도 있습니다. 핸드북이 세상에 나온 이유도 이와 같습니다. 사고 및 조사 대응 매뉴얼을 만들어서 진상 규명과 함께 사고 방지를 위한 기초를 제공하려는 것이죠. 그래서 책에서는 조종사협회가 사고 조사 위원회에 들어가서 사고 조사에 참여를 하고, 정말 사고가 왜 발생했는지, 앞으로 이런 사고가 재발되지 않으려면 무엇을 보완해야 하는지?조종사의 전문적 시각으로 한 번 더 보자고 주장하고 있습니다.●최대한 많은 원인에 귀를 기울여라책의 초반에 이런 말이 나옵니다. “과학적이고 전문적인 사고조사 체계가 바로 사고 예방으로 대표되는 안전관리 업무의 시작점이자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항공 사고는 과거 대비 비약적으로 감소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현대의 항공사고는 과거 대비 현저히 낮은 사고율에도 불구하고, 인적 요인에 의한 사고 비율이 여전히 높다고 합니다. 조종사의 피로, 과중한 업무 부하, 착각, 오인, 실수가 있을 수 있고 장비 또는 시스템 결함에 의한 사고라고 분류된 경우에도 조종사의 조치가 부적절 했거나 모호한 지시 및 원활하지 않은 소통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적도 있습니다. 그래서 책에서도 “사고의 원인을 규명한 결과를 제시할 때는 ‘주요 원인(Main Cause)’이라고 하지 않고 ‘가능한 원인(Probable Cause)’과 다양한 ‘기여요인(Contributing Factor)’을 구분하여 제시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즉, 워낙 광범위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발현된 것이 항공 사고이며, 이 말은 사고를 조사할 때도 다양한 원인을 심도 있게 다줘야 한다는 의미 입니다. 결국 심도 있게 원인을 추적하고 조사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이고 정확한 조사 과정이 필요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사고가 났을 때 어떻게 해야 한다는 대응 매뉴얼이 필요한 것이죠. 국가별 항공 사고조사 시스템은 수준이 각기 다릅니다. 어느 나라 것이 좋다고 단언할 수는 없으나, 운항 분야의 최고 전문가인 현직 조종사의 참여가 어느 정도 보장돼야 한다는 것이 조종사협회의 주장입니다. 미국에서는 사고 조종사와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던 현직 조종사의 의견이 사고 원인을 찾는데 귀한 단서가 된 적도 있습니다. 이에 미국은 조종사 참여의 긍정적인 효과를 반영해 협회나 노동조합 등 조종사 단체를 공식적으로 조사 과정에 참여 시키고 있습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조종사 참여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지 않습니다. 객관적인 조사에 방해가 될 수 있고, 처벌과 책임을 강하게 부여해야만 항공사고가 줄어든다는 시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호주나 아일랜드 등 일부 국가들도 조종사들의 참여가 법적으로 보장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그런 나라들은 정부와 일종의 업무협약을 통해서 조종사들의 사고 조사 참여를 보장받고 있습니다. 핸드북에는 이런 일화가 적혀 있습니다. “국제적으로 유명한 사고조사 전문가에게 현직 조종사 단체의 사고조차 참여 제도의 필요성과, 그들의 참여가 사고 조사의 공정성, 객관성을 훼손하다는 논리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그들은 항공 사고 조사분야의 전문가인데 왜 그들을 사고 조종사의 이익에 관련된 집단으로 간주하고 참여를 배척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답한다” 그 동안 어쩌면 우리는 다양한 항공 사고를 겪으면서 “누가 잘못을 했느냐”에만 집중했는지 모릅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가 놓쳤던 부분이 많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놓친 부분이 또 다른 사고로 되돌아 왔을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다양한 전문적인 시각으로 ‘무엇이 문제였을까?’ 에 대한 성역 없는 논의를 해보는 것이 또 다른 사고를 막는 가장 기본일 것입니다. 항공 사고 대응 핸드북은 http://alpak.or.kr 에서 다운로드 받을 수 있습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국내 민간 조종사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항공사고 대응 핸드북’이 항공 실무자 사이에서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 크고 작은 항공사고가 나거나 승무원들이 해외에서 사고를 당했을 때 이렇다 할 매뉴얼이 없어 후속 조치에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2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내 항공사 소속 조종사 4800여 명이 모인 사단법인 한국민간항공조종사협회(ALPA-K)는 지난달 자체적으로 항공사고 대응 핸드북을 펴냈다. 책에는 항공 관련 사고 발생 시 보고 방법, 도움 요청 등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구체적인 실무 내용이 담겼다. 조종사들이 직접 핸드북을 펴낸 건 현장에서 실질적인 도움이 될 매뉴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잇따랐기 때문이다. 항공 관련 사고가 나면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가 나서지만 현장에서는 “사고 조사를 형사 처벌을 위한 수사처럼 한다. 정작 사고 분석과 예방을 위한 조사는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항공사마다 자체적인 사고 대응 지침이 있긴 하지만 평소에 조종사들이 공부할 구체적인 지침서는 없었다. 이러다 보니 조종사들이 처벌이 두려워 사고 원인 등에 대한 건설적 논의를 못 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핸드북은 미국 사고조사위원회 등에서 교육받은 국내 기장들이 국내외 사고 조사 사례, 해외 사고 매뉴얼 등을 참조해 만들었다. 김규왕 ALPA-K 회장은 “항공 사고 조사 및 대응 체계가 선진국보다 미흡한 게 현실”이라며 “사고 대응 수준이 높아지면 사고를 예방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협회는 핸드북과 함께 현직 및 예비 항공인들이 항공영어자격시험(EPTA)에 대비하는 ‘EPTA 가이드북’도 발간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현대자동차그룹은 미국 로봇 전문 업체인 보스턴다이내믹스 인수를 완료했다고 21일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12월 본계약 체결 이후 인수 절차를 모두 마치고 소프트뱅크그룹에서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배 지분을 인수했다. 현대차그룹은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80%를, 소프트뱅크그룹이 20%를 보유한다. 이번 거래에서 보스턴다이내믹스의 가치는 약 1조2400억 원으로 평가됐다. 이번 인수로 현대차그룹은 물류 로봇, 안내 및 지원 로봇, 자율주행 로봇, 로봇팔 등 로봇 신사업 분야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세계 최고 수준의 로봇 핵심 기술력을 갖춘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이미 4족 보행 로봇 ‘스팟’과 2족 직립 보행이 가능한 로봇 ‘아틀라스’ 등을 선보였으며 올해 3월에는 창고·물류 시설에 특화된 로봇 ‘스트레치’를 선보였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고령 운전자의 교통사고 유발을 막기 위해서는 안전운전을 돕는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등에 대한 보험료 할인 및 세제 혜택을 줘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자동차 제작사 등에 인센티브를 제공해 고령 운전자의 사고를 막는 기술 적용을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18일 한국자동차연구원은 ‘산업동향’ 보고서에서 “고령자의 면허증 반납을 유도하고 면허 갱신 주기를 단축하는 정책 방향은 고령 운전자 관리에는 의미가 있지만 실질적인 사고 예방에는 한계가 있다”며 “고령 운전자의 운전 상황에서 사고 확률을 낮출 수 있는 상시적 예방책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연구원은 “고령 운전자 등의 인지·행동 특성과 사고 발생 요인을 면밀히 분석하고, 관련 ADAS를 개발해 장착을 의무화하거나 장착 시 보험·세제 혜택을 제공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일본은 고령 운전자 사고 예방을 위해 특정 ADAS 장착 시 보조금을 지급하는 ‘사포카(서포트 카의 일본식 발음)’ 제도를 도입했다. 65세 이상 운전자가 △보행자 충돌 피해 경감 브레이크 △급발진 억제장치 등의 기능이 포함된 신차, 중고차를 구매하거나 해당 기능을 설치하면 2만∼10만 엔(약 20만∼100만 원)의 보조금을 지급한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현대차가 베트남에서 도요타 등 일본 업체들을 누르고 2개월 연속 판매 1위를 차지했다. 20일 베트남자동차공업협회(VAMA)와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베트남 자동차 판매 실적은 전월 대비 15% 줄어든 2만5585대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제 위축과 차량용 반도체 부족 등의 영향으로 인해 판매량이 줄어든 것이다. 현대차의 현지 합작사 현대타인꽁(HTMV)은 지난달 6053대를 팔았다. 4월 판매량(6538대)보다는 소폭 하락했지만 2개월 연속 판매량 1위에 올랐다. 2위는 일본 도요타(5139대), 3위는 기아(3336대)였다. 마쓰다(2426대), 포드(1666대), 혼다(1423대)가 뒤를 이었다. 현대차는 2011년부터 베트남 타인꽁그룹과 함께 부품 재조립을 통해 생산을 위탁하는 방식(CKD)으로 현지 시장을 공략했다. 2017년 3월에는 타인꽁그룹과 HTMV 합작 법인을 세워 그랜드 i10과 엑센트, 아반떼, 코나, 투싼, 싼타페, 포터 등을 생산 중이다. 동남아 자동차 시장은 전통적으로 일본차가 인기이지만, 현대차는 지난해 처음 베트남 시장에서 판매량 1위에 올랐고 올해도 월간 기준으로 꾸준히 앞선 실적을 보여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과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로 인한 생산 차질이 변수이지만 현지 맞춤형 마케팅과 인기 차종 위주의 생산 정책 등을 펼치면 2년 연속 판매 1위에도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2030세대가 엔트리 카(생애 첫 차)로 산다는 이미지가 강했던 현대자동차 준중형 세단 아반떼가 최근에는 오히려 중장년층이 더 많이 구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과거 중장년 부유층의 상징으로 여겨져 온 그랜저는 오히려 2030 세대에게 인기가 높다. 오랫동안 자동차 시장에 각인돼 온 ‘2030 준중형, 4050 대형’ 고정관념이 깨지고 있는 것이다. 20일 현대자동차에 따르면 지난해 4월∼올 5월 아반떼를 가장 많이 산 세대는 50대로 전체의 26.9%를 차지했다. 20대(24.7%)보다 많았다. 출시 전 사전 계약을 할 때만 해도 2030 세대의 비율이 조금 더 높았지만, 실제 판매 시작 이후에는 4050세대가 더 많이 아반떼를 구매하는 반전이 일어났다. 현대차 관계자는 “과거 다른 사람 시선 때문에라도 대형 세단을 주로 찾던 중장년층이 젊은 감각을 추구하기 시작했다. 은퇴 후 제2의 인생을 즐기려는 오팔족(적극적이고 활동적으로 사는 중장년층을 일컫는 말)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들과 장거리 여행이나 레저를 즐기는 3040세대와 달리 5060세대는 상대적으로 짧은 거리를 다니는 데다 짐을 많이 싣거나 사람을 많이 태울 일도 적어 실속 있는 준중형차를 선택한다는 분석이 있다. 유지비가 많이 들고 덩치가 커서 운전하기 부담스러운 큰 차보다는 기본 이상의 넉넉한 공간을 갖췄으면서도 운전하기에 편한 준중형차를 사는 중장년층이 적지 않다. 아반떼로 대표되는 준중형 세단은 한때 ‘국민 첫 차’로 불릴 정도로 사랑을 받았지만 최근 수년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열풍이 불면서 인기가 한풀 꺾인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하지만 아반떼 7세대 출시 후 인기가 살아났다. 날카로우면서도 날렵한 느낌을 주는 전면 디자인이 젊은 느낌을 극대화하며 오감을 만족하는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후측방 충돌 방지 등 고급 대형차 못지않은 첨단 편의 품목도 장착했고 판매가도 1531만 원부터라 쏘나타, 그랜저 등에 비해 저렴한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 중장년층까지 고객 대열에 합류하면서 아반떼를 찾는 전체 고객도 많아지고 있다. 지난해 4월 출시된 아반떼 7세대는 월평균 8000대 가까이 팔리며 지난달까지 총 11만1643대가 팔렸다. 올해 누적으로는 3만4249대가 팔려 국내 승용차 중 그랜저(4만3347대)와 카니발(3만9605대)에 이어 3위다. 반면 2030 세대들은 그랜저를 많이 찾는다. 중고차업체 케이카(Kcar)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가장 많이 팔린 중고차인 그랜저IG 고객 중 2030세대 비중은 38%였다. 4050세대가 여전히 가장 많긴 했지만 과거 소형차 구매 비중이 높았던 2030세대에서 그랜저가 2위에 오른 건 새로운 현상이다. 2030세대 인기에 힘입어 국내 중고차 판매 1, 2위에 그랜저IG와 그랜저HG가 나란히 오를 정도로 많이 팔렸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2030세대는 차를 생활공간으로 보다 보니 공간이 넓은 중대형 이상을 많이 찾는다. ‘아빠차’로 통하던 그랜저가 ‘오빠차’로 불릴 정도로 젊은 세대에서 관심이 크다”고 말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이스타항공 부기장이 배달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뉴스를 보고 인수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5년만 이 악물고 열심히 하면 직원들이 다시 웃을 수 있을 겁니다.” 이스타항공 우선 매수권자로 선정돼 인수가 유력한 ㈜성정의 형남순 회장(64·사진)은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스타항공 인수를 결심하게 된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1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성정은 이날 오전 매각주간사회사에 이스타항공 우선인수권을 행사하겠다는 공문을 보냈고 매각주간사회사는 법원에 이를 알렸다. 성정은 앞서 본입찰에 참여한 쌍방울-광림컨소시엄의 입찰가(약 1100억 원) 수준으로 인수가를 높여 제시했다. 법원이 자금 조달 계획 등을 검토한 뒤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면 성정은 이스타항공의 새 주인이 된다. 이후 성정은 7월 2일까지 정밀 실사를 마친 뒤 이스타항공과 공식 투자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형 회장은 성정을 비롯해 충남지역 건설사인 대국건설산업, 충남 부여군 백제CC 등을 운영하는 기업가다. 재계에서는 낯선 이름이지만 지역에서는 잘 알려져 있다. 가정형편이 어려워 고교 졸업 직후 굴착기 기사로 시작해 기업을 일군 자수성가 기업인이다. 지난해 성정은 매출 59억 원에 영업이익 5억 원, 백제CC는 매출 306억 원에 영업이익 59억 원을 냈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빚이 적고 현금동원력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1억 원 이상을 기부한 사람들의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에 가입할 정도로 사회공헌 활동도 활발히 한다. 형 회장이 이스타항공에 관심을 가진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이스타항공 설립 초기인 2006년에도 관심이 있어 투자금 150억 원을 마련해 도전했지만 잘 안 됐다. 이후 항공업에 관심을 놓지 않고 있다가 이스타항공이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갔을 때 재도전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마지막 꿈인 항공사 경영을 하게 된다면 어느 항공사 못잖게 잘 키울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일본 여행 불매운동, 코로나19 여파로 파산 우려까지 나온 이스타항공이지만 형 회장의 생각은 다르다. 알짜 노선과 운수권, 숙련된 인력을 보유하고 있는 이스타항공이 잠재성이 높다고 봤다. 형 회장이 이스타항공 인수에 적극 뛰어든 이유다. 보유 부동산 일부를 매각하는 등의 방법으로 투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타항공은 보유 항공기 16대 중 12대를 반납했고 직원 600여 명을 정리 해고할 정도로 상황이 어렵다. 형 회장은 “항공업이라는 것이 잘 안 풀리면 끝 모를 지하로 떨어질 수 있다는 걸 안다. 그래도 자신 있다. 지금 직원이 600명이 안 되는데 1000명까지 늘릴 수 있도록 이스타항공을 다시 날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이스타항공 부기장이 배달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뉴스를 보고 인수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5년만 이 악물고 열심히 하면 직원들이 다시 웃을 수 있을 겁니다.” 이스타항공 우선 매수권자로 선정돼 인수가 유력한 ㈜성정의 형남순 회장(64)은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스타항공 인수 결심을 하게 된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1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성정은 이날 오전 매각주관사에 이스타항공 우선 인수권을 행사하겠다는 공문을 보냈고, 매각 주관사는 법원에 이를 알렸다. 성정은 앞서 본입찰에 참여한 쌍방울-광림 컨소시업의 입찰가(약 1100억 원) 수준으로 인수가를 높여 제시했다. 법원이 자금 조달 계획 등을 검토한 뒤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면 성정은 이스타항공의 새 주인이 된다. 이후 성정은 7월 2일까지 정밀 실사를 마친 뒤 이스타항공과 공식 투자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형 회장은 성정을 비롯해 충남 지역 건설사인 대국건설산업, 충남 부여군 백제CC 등을 운영하는 기업가다. 재계에서는 낯선 이름이지만 지역에서는 잘 알려졌다. 가정 형편이 어려워 고교 졸업 직후 포크레인 기사로 시작해 기업을 일군 자수성가 기업인이다. 지난해 성정은 매출 59억 원에 영업이익 5억 원, 백제CC는 매출 306억 원, 영업이익 59억 원을 냈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빚이 적고 현금동원력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1억 원 이상을 기부한 사람들의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에 가입할 정도로 사회공헌 활동도 활발히 한다. 형 회장이 이스타항공에 관심을 가진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이스타항공 설립 초기인 2006년에도 관심이 있어 투자금 150억 원을 마련해 도전했지만 잘 안 됐다. 이후 항공업에 관심을 놓지 않고 있다가 이스타항공이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을 때 재도전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마지막 꿈인 항공사 경영을 하게 된다면 어느 항공사 못잖게 잘 키울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일본 불매운동, 코로나19 여파로 파산 우려까지 나온 이스타항공이지만 형 회장 생각은 다르다. 알짜 노선과 운수권, 숙련된 인력을 보유하고 있는 이스타항공이 잠재성이 높다고 봤다. 형 회장이 이스타항공 인수에 적극 뛰어든 이유다. 보유 부동산 일부를 매각하는 등의 방법으로 투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타항공은 보유 항공기 16대 중 12대를 반납했고 직원 600여 명을 정리 해고할 정도로 상황이 어렵다. 형 회장은 “항공업이라는 것이 잘 안 풀리면 끝 모를 지하로 떨어질 수 있다는 걸 안다. 그래도 자신 있다. 지금 직원이 600명이 안 되는데 1000명까지 늘릴 수 있도록 이스타항공을 다시 날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변종국기자 bjk@donga.com부여=지명훈기자 mhjee@donga.com}
㈜성정이 이스타항공의 새 주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성정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의 우선매수권자 지위를 가지고 있는 성정은 이스타항공 인수 의사를 내부적으로 확정하고 매각 주간사회사 등에 통보하겠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14일 마감된 이스타항공 본입찰 결과 쌍방울-광림 컨소시엄만이 이스타항공 입찰에 뛰어들었다. 쌍방울 측은 약 1100억 원의 입찰가격을 제시했다. 성정은 1000억 원이 조금 안 되는 금액을 써낸 바 있다. 성정은 지난달 우선매수권 지위를 획득했기 때문에 한 번 더 입찰 가격을 제시할 기회가 있다. 이에 성정은 추가 금액을 더해 쌍방울 측이 낸 입찰 가격만큼을 제시하기로 했다. 업계에 따르면 성정은 쌍방울 측이 제시한 액수가 충분히 대응 가능하다고 보고 인수를 서둘러 결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성정 측은 서울회생법원으로부터 이스타항공 우선매수권 관련 공문을 받으면 법원에 매수권을 행사하겠다고 답변할 예정이다. 성정이 법원과 매각 주간사회사 측에 입찰가를 맞추겠다고 증명하면 성정이 이스타항공의 새 주인이 된다. 성정은 이스타항공 인수를 위해 자가 보유 부동산을 매각해 투자금을 확보하는 등 준비를 해왔다. 금융권에서도 성정 측에 공동투자를 제안했지만, 성정 측이 독자 인수에 나설 만큼 이스타항공 인수 및 운영 자금을 이미 확보해 놓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스타항공 매각 대금은 각종 채권을 갚는 데 사용된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택배업계 노사와 정부 등이 참여한 사회적 합의기구가 택배 종사자의 근무시간을 주 60시간 이내로 줄이고, 택배 분류작업 지원도 연내 완료하는 방향으로 합의점을 찾았다. 합의에 따라 CJ대한통운, 한진, 롯데, 로젠택배 등 민간 택배사 종사자들은 17일부터 파업을 중단한다. 하지만 우체국택배는 분류작업 지원 및 임금 보전 등에 대한 합의에 이르지 못해 노조가 업무에 정상 복귀하지 않을 예정이다. 우체국택배는 당분간 배송 차질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6일 택배업계 등에 따르면 사회적 합의기구는 이날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택배 기사들의 과로사를 막기 위해 근무시간은 줄이되 임금 보전은 하지 않기로 한 중재안에 잠정 합의했다. 물량이 많아 근로시간이 주 60시간을 초과할 경우 대리점과 택배기사는 물량 구역 등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작업 시간을 줄이기로 했다. 당초 택배노조는 줄어든 근로시간만큼 임금 보전을 요구했지만 정부와 사측이 난색을 보여 이 내용은 제외됐다. 택배노조가 과로사의 원인이라고 지목한 분류작업과 관련해 노사는 택배사와 택배 대리점이 분류 작업인원 투입 등 인프라 확충을 올해 말까지 완료하기로 합의했다. 2022년 1월 1일부터는 택배 종사자들이 분류작업을 하지 않는다. 분류 인력 투입과 분류 인력의 고용보험, 산재보험 가입으로 발생하는 비용은 택배요금 인상으로 처리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택배요금이 평균 170원가량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우체국택배 노조가 분류작업 문제 및 수수료 보전 등에 대해 사회적 합의문에 명시하자고 요구한 것에는 우정사업본부가 난색을 보여 견해차를 줄이지 못했다. 우체국택배 노조와 우본은 18일 추가 협의에 나선다. 변종국 bjk@donga.com·이건혁 기자}

택배업계 노사와 정부 등이 참여한 사회적 합의기구가 택배 종사자의 근무시간을 주 60시간 이내로 줄이고, 택배 분류작업 지원도 연내 완료하는 방향으로 합의점을 찾았다. 합의에 따라 CJ대한통운, 한진, 롯데, 로젠택배 등 민간 택배사 종사자들은 17일부터 파업을 중단한다. 하지만 우체국택배는 분류작업 지원 및 임금 보전 등에 대한 합의에 이르지 못해 노조가 업무에 정상 복귀하지 않을 예정이다. 우체국택배는 당분간 배송 차질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6일 택배업계 등에 따르면 사회적 합의기구는 이날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택배 기사들의 과로사를 막기 위해 근무시간은 줄이되 임금 보전은 하지 않기로 한 중재안에 잠정 합의했다. 물량이 많아 근로시간이 주 60시간을 초과될 경우 대리점과 택배기사는 물량 구역 등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작업 시간을 줄이기로 했다. 당초 택배노조는 줄어든 근로시간만큼 임금 보전을 요구했지만 정부와 사측이 난색을 보여 이 내용은 제외됐다. 택배노조가 과로사 원인이라며 지목한 분류작업과 관련해 노사는 택배사와 택배 대리점이 분류 작업인원 투입 등 인프라 확충을 올해 말까지 완료하기로 합의했다. 2022년 1월 1일 부터는 택배 종사자들이 분류작업을 하지 않는다. 분류 인력 투입과 분류 인력의 고용보험, 산재보험 가입으로 발생하는 비용은 택배요금 인상으로 처리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택배요금이 평균 170원 가량 오를 전망이다. 다만 우체국택배 노조가 분류작업 문제 및 수수료 보전 등에 대해 사회적 합의문에 명시하자고 요구한 것에는 우정사업본부가 난색을 보여 견해차를 줄이지 못했다. 우체국택배 노조와 우본은 18일 추가 협의에 나선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이건혁 기자 gun@donga.com}

택배노조가 사회적 합의 이행을 촉구하며 총파업에 돌입한 지 일주일째로 접어들면서 일부 지역의 배송 차질이 현실화됐다. 택배업계 노사 등은 15일 국회에서 택배 종사자 과로사 방지를 위한 사회적 합의기구 회의를 열고 국토교통부가 마련한 중재안을 논의하며 2차 사회적 합의를 위한 막바지 조율에 나섰다. CJ대한통운, 한진, 롯데, 로젠택배 등은 이날 파업 참여 인원이 많은 일부 지역에서 일정량이 넘으면 더 이상 택배 접수를 하지 않거나 접수된 택배의 물류센터 운송 등을 중단시키거나 미루는 방법으로 배송을 늦추고 있다. 우체국택배는 냉장·냉동 등 신선식품 택배 접수를 중단했다. 업체별로 공지한 배송 차질 지역을 종합해 보면 서울 은평구와 강동구, 경기 성남시, 광주시, 수원시, 용인시, 이천시 등 수도권은 물론이고 경남, 경북, 전남, 전북 등 전국 곳곳에서 배송이 지연되고 있다. 일부 소비자들은 블로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으로 배송 지연 상황 정보를 공유하기도 했다. 온라인 쇼핑 업체들은 ‘택배회사별 배송 불가 지역’을 공지하면서 고객의 양해를 구하고 있다. 신선식품 등 빠른 배송이 필요한 업체들은 “넉넉한 시간을 두고 주문을 해 달라” “배송 차질이 어떻게 확산될지 몰라 특정 제품 신청은 받지 않는다” 등의 공지를 내걸었다. 파업을 진행 중인 택배노조는 이날 서울 여의도공원 일대에서 전국 택배 종사자 40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1박 2일 노숙 농성에 나섰다. 이들은 집회에서 택배노동자의 과로 원인으로 꼽히는 ‘분류 작업’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즉각 이행하라고 주장했다. 경찰이 이날 집회에 대해 도심 내 10인 이상의 집회가 금지된 상황에서 열렸다며 ‘불법 집회’로 간주하고 해산을 요구하자 곳곳에서 집회 참가자와 경찰 간 물리적 충돌이 벌어졌다. 경찰 관계자는 “집회를 강행한 주최자 등 주요 참가자를 집시법과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사법 처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택배노조는 택배 분류 작업을 택배회사의 책임으로 명시한 사회적 합의 이행을 촉구하고 있다. 올 1월 체결된 1차 사회적 합의에 따라 택배를 배송 지역별로 분류하는 작업은 택배회사 몫인데도 택배 종사자의 85%가 여전히 분류 작업을 맡고 있다는 게 택배노조 측 주장이다. 택배사 측은 분류 작업 인원 투입 등 인프라 확충을 당초 ‘1년 유예하겠다’고 한 데서 ‘연내 시행으로 당기겠다’는 입장이다. 택배노조는 기존에 했던 분류 작업 비용에 대한 소급 지급과 과로사 방지를 위해 주 평균 노동시간 60시간을 준수하는 데 따라 줄어드는 임금 보전도 요구하고 있다. 이날 국회에서는 택배 노사와 정부 여당 등이 참여하는 사회적 합의기구 회의가 열렸다. 16일까지 이어지는 회의에선 올 1월 내놓은 사회적 합의 시행 시점과 택배 수수료 인상 문제, 택배 종사자 과로사 방지 대책 등을 놓고 논의를 진행했다. 사회적 합의기구 관계자는 “노사가 합의에 상당히 접근했는데 아직 일부 쟁점이 남은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사회적 합의기구는 16일 화주단체, 소비자단체가 참여하는 회의를 열어 최종 논의에 나선다. 변종국 bjk@donga.com·공승배 기자}
이스타항공 인수전이 ㈜성정과 쌍방울-광림 컨소시엄의 경쟁으로 좁혀진 가운데 쌍방울 측이 ㈜성정보다 더 높은 인수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성정은 우선매수권자 지위를 가지고 있어서 한 번 더 인수가격을 제시할 수 있다. ㈜성정이 쌍방울 제시가 이상을 지불할 의향이 있을지에 따라 이스타항공의 새 주인이 가려지게 된다. 15일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전날 이스타항공 본입찰을 마감한 결과 ㈜성정은 이스타항공 인수 가격으로 1000억 원에 조금 못 미치는 금액을 써 냈다. 쌍방울은 약 1100억 원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 예상한 1200억∼1500억 원에는 못 미치는 금액이다. 쌍방울이 높은 가격을 써냈지만, ‘스토킹 호스’ 매각 방식에 따라 법원은 우선매수권자 지위를 갖고 있는 ㈜성정에 입찰가 재검토 기회를 준다. ㈜성정이 18일까지 쌍방울 측이 제시한 금액을 맞추겠다고 매각 주간사회사에 통보하면 ㈜성정이 이스타항공의 주인이 된다. ㈜성정이 가격을 맞출 수 없다며 포기하면 쌍방울이 새 주인이 된다. ㈜성정은 이스타항공 창립 전인 2006년 이스타항공 설립에 대한 투자를 검토했을 정도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배경 때문에 업계에서는 ㈜성정이 100억 원 정도는 더 써내 2차 베팅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일각에서는 1100억 원가량을 투자하기에는 ㈜성정이 부담스러워 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