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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올 2분기(4∼6월) 전 세계 노동자의 근로시간이 지난해 4분기(10∼12월)보다 10.5% 감소할 것이다. 정규직 일자리 3억500만 개가 사라지는 것과 맞먹는 수준이다.’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국제노동기구(ILO)가 발표한 ‘코로나와 세계 일자리’ 보고서의 한 대목이다. 이보다 3주 전 내놓은 전망보다 실직 규모 추정치가 1억 명 이상 늘었다. 취약계층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ILO는 세계 노동인구(약 33억 명)의 약 절반인 16억 명 이상이 소득 급감으로 생계 위협을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전 세계가 고용 충격에 휩싸였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달 취업자 수는 지난해보다 47만 명 이상 줄었고, 구직을 단념한 비경제활동인구는 약 83만 명 늘었다. 이로 인해 고용안전망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전 국민 고용보험’ 이슈가 급부상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취임 3주년 연설에서 “고용보험의 단계적 확대”를 강조했고, 다음 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예술인을 고용보험 대상에 포함하는 고용보험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다음 단계는 보험설계사, 학습지 교사 등 특수형태고용 종사자(특수고용직)다. 장기적으로 500만 명이 넘는 자영업자까지 고용보험 대상에 넣는 게 정부의 목표다. 지난해 8월 기준 고용보험 가입자는 약 1353만 명. 전체 취업자의 49.4%다. 취약계층을 보호할 촘촘한 고용안전망이 필요하다는 데는 전문가도 이견이 없다. 다만 새롭게 편입될 수급자에게 보험료를 얼마나 부과할지, 정부 재정을 얼마나 어떻게 충당할지 등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일찌감치 고용보험을 도입한 유럽 각국도 끊임없이 제도를 보완하며 변화하는 노동시장에 대응하고 있다.○ 프랑스, 자영업자 포함하고 세금 인상 “어려울 때 수입을 보존해주는 제도가 있으니 조금은 안심이 된다.” 프랑스 파리 근교에 사는 토리 씨(45)는 현재 학생들에게 음악 레슨을 해주면서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는 젊은 시절 음반을 내고 공연을 하는 음악 연주자였다. 무대에 서지 못하는 날도 많았지만 정부 지원금을 받을 수 있었다. 예술인 고용보험인 ‘앵테르미탕’(intermittent du spectacle) 덕분이다. 이제는 공연을 하지 않고 레슨이 끊겨도 최소한의 생계를 유지할 수 있다. 프랑스 정부는 2018년 9월 고용보험법을 대폭 개정했다. 기존 임금근로자뿐 아니라 자영업자와 자발적 퇴직자까지 실업급여를 지급하는 게 핵심 내용. 토리 씨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도 자영업자로 인정돼 실업급여가 나온다는 이야기를 듣고 바로 자영업자로 등록했다”고 말했다. 프랑스 정부는 자영업자의 소득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고용보험료를 면제했다. 형평을 기하기 위해 임금노동자도 고용보험료 납부를 없앴다. 기존에는 고용보험 요율 5.0%(2018년 기준) 가운데 사용자가 4.05%, 노동자가 0.95%를 각각 분담했다. 그러나 법 개정 이후 사용자만 4.05%를 부담하고 있다. 그렇다고 일반 국민의 부담이 사라진 건 아니다. 프랑스는 사회보장 조세인 사회보장일반기여금(CSG)을 더 많이 부과하는 방식으로 재정을 충당하기로 했다. 시민들의 십시일반으로 실업자 보호를 강화한 것이다. 다른 나라 사정도 비슷하다. 고용안전망을 촘촘히 하려면 추가 재원이 필요하기에 각국은 자국 특성에 맞는 묘안을 짜냈다. 덴마크의 고용보험제도는 20개 이상의 민간 실업보험기금에 개별 가입하는 형태다. 가입자들은 기금에 따라 매달 8만∼9만 원가량을 낸다. 자영업자를 포함한 모든 취업자가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는 대신 부족한 돈은 정부가 부담한다. 실직자에게 지급되는 보험금의 50∼75%가량이다. 오스트리아는 보험료율이 6%로 상대적으로 높다. 소득이 가입 기준에 못 미치는 자영업자는 8%의 보험료를 내야 한다.○ 소득 파악, 재원 확보가 관건 유럽의 선례는 가이드라인이 될 수 있지만, 한국이 무턱대고 따라갈 수는 없다. 나라마다 산업구조와 자영업자 비중 등 노동시장 환경이 다르기 때문이다. 특히 임금근로자를 주된 타깃으로 한 국내 고용보험은 아직 관련 논의가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정부는 우선 특수고용직부터 고용보험에 가입시키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전체 특수고용직 약 220만 명 중 정부가 임금근로자의 성격이 강하다고 파악하는 대상은 48만 명이다. 학습지 교사, 골프장 캐디 등이다.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산재보험 적용대상인 9가지 특수고용직은 사용자가 비교적 명확해 고용보험 적용이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택배기사, 대리운전 기사, 카드 모집원 등이 포함된다. 하지만 갑자기 보험료 부담을 떠안을 업계의 반발이 적지 않다. 한 생명보험사 관계자는 “보험설계사들은 등록만 돼 있을 뿐 활동을 쉬는 경우도 많다”며 “개인사업자처럼 일하는 설계사들까지 고용보험료를 부담하는 건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현행 자영업자처럼 자율에 맡겨 달라는 요구도 나온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노동대학원장)는 “일부는 자발적으로 일을 쉬면서 실업급여를 받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며 “기존 가입자와의 역차별 문제가 부각되면 제도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자영업자까지 확대하는 건 풀어야 할 과제가 더 많다. 우선 보험료를 산정하는 소득 파악이 어렵다. 현재 자영업자는 1∼7등급의 기준보수를 선택해 보험료를 낸다. 보험료율 2.25%를 적용하면 월 보험료는 4만950∼7만6050원이지만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지원을 받을 수 있다. 1등급을 선택한 1인 자영업자는 전액, 2등급은 50%가 지원된다. 가령 5등급 자영업자는 월 6만4350원을 내고 매달 143만 원을 가입기간에 따라 4∼7개월 받을 수 있다. 2012년부터 자영업자도 임의가입이 가능하다. 그러나 올 3월 기준 고용보험에 가입한 1인 자영업자는 1만5549명에 불과하다. 전체 1인 자영업자(405만 명)의 0.38% 수준이다. 이는 자영업자 스스로 가입을 꺼리는 것도 영향을 끼쳤다. 고용보험에 가입하면 소득과 재산이 노출돼 건강보험, 국민연금, 산재보험 등의 부담이 늘어나는 걸 우려해서다.○ ‘제2 고용보험’ 도입 주장도 고용보험 대상 확대는 결국 재원 문제와 직결된다. 지난해 실업급여로 지급한 돈은 8조913억 원. 적자 폭은 2조 원이 넘었다. 고용보험기금은 2년 연속 적자다. 프랑스처럼 자영업자 고용보험료를 정부가 부담하려면 재원 마련 대책이 뒤따라야 한다. 독일은 자영업자 보험료(보험료율 3%)를 전액 가입자가 낸다. 기존 임금근로자들은 자신들이 낸 돈이 상대적으로 고용이 불안한 특수고용직이나 자영업자에게 지급되는 걸 원치 않는다. 이 때문에 별도 기금으로 고용보험을 운영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이른바 ‘제2 고용보험’이다. 노대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자영업자에 대해선 별도의 사회보험을 마련해 가입을 촉진시킨 뒤, 소득파악 체계가 정비되면 단일 고용보험으로 통합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도덕적 해이를 막는 장치도 필요하다. 고용보험은 해고·권고사직 등 비자발적 사유로 직장을 잃은 노동자의 생계·구직활동을 지원한다. 자발적으로 사표를 내고 퇴사한 노동자는 실업급여를 받지 못한다. 하지만 자영업자는 매출이 줄거나 적자로 인해 문을 닫으면 ‘비자발적 실업’으로 인정받고 있다. 자영업자를 고용보험에 포함시키려면 이 기준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럽 여러 나라에서 운영 중인 ‘부분 실업급여’를 국내 자영업자에게 도입하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하다. 네덜란드에선 풀타임 일자리를 그만두고 파트타임으로 일하면 ‘절반의 실업’으로 인정해 실업급여를 지급한다. 김준영 한국고용정보원 연구위원은 “자영업자의 무분별한 폐업을 막고 일시적인 위기만 넘기도록 유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민간보험처럼 가입자가 보험료와 수급액을 결정할 수 있도록 선택지를 주자는 의견도 있다. 오스트리아의 경우 가입자가 세 가지 형태의 보험료 수준을 결정할 수 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자영업자마다 수입 구조가 달라 균일한 형태의 고용보험에 부담을 느낄 수 있다”며 “보험료와 급여를 다양화하면 자발적 가입을 늘리고 정부의 재정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박성민 min@donga.com·송혜미 기자 / 파리=김윤종 특파원}
내년부터 예술인도 고용보험 가입이 가능해진다. 저소득층 구직자에게 월 50만 원씩 최대 6개월 동안 구직촉진 수당이 지급된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11일 전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고용보험법 개정안과 구직자취업촉진법 제정안을 의결했다. 전날 문재인 대통령이 사회안전망 강화를 위해 전 국민 고용보험 추진을 밝힌 지 하루 만이다. 고용보험 대상 확대를 위한 첫발을 내디딘 것이다. 새롭게 고용보험 적용을 받는 예술인은 임금 근로자가 아닌 프리랜서 형태로 일하는 경우다. 예술인복지법상 ‘예술 활동 증명’을 받아야 한다. 본업을 따로 두고 취미로 예술 활동을 하는 사람은 제외다. 고용노동부는 창작, 실연(實演) 등 분야에서 고용보험에 가입하는 예술인 수가 7만 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여야 사이에 큰 이견이 없던 예술인과 달리 특수고용직과 플랫폼 종사자를 고용보험에 가입시키는 방안은 이날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보험설계사, 학습지 교사, 골프장 캐디, 배달 노동자 등이다. 국회 환노위 고용노동소위 위원장인 미래통합당 임이자 의원은 “너무 범위가 넓어 논의가 더 필요하다. 21대 국회에서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약 250만 명으로 추산되는 특수고용직의 고용보험 확대는 21대 국회에서 가장 뜨거운 쟁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청와대와 정부는 연내 추진 의지가 강하다. 이재갑 고용부 장관은 이날 고용노동 위기대응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올해 안에 국회에 계류 중인 법안을 통과시켜 내년부터 특수고용직과 예술인이 고용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고용보험 가입을 원하지 않는 사업주와 특수고용직 종사자도 적지 않다. 일부 저소득 근로자들은 급여에서 보험료로 떼기보다 당장의 추가 수입을 선호한다. 정부는 특수고용직 안에서도 단계적으로 고용보험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근로자와 사용자 관계가 명확한 업종들이다. 가령 배달 노동자나 캐디 등은 사용자가 명확한 편이다.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범위가 너무 넓은 특수고용직까지 한꺼번에 확대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이들을 위한 별도의 고용보험제도를 운영하거나, 우선 순위를 정해 단계적으로 고용보험 대상을 넓히는 방안을 고려할만 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현 정부 임기 내에는 특수고용직까지 고용보험 대상을 넓히는 것을 최대치로 본다. 자영업자로 대상을 넓히려면 보험료율을 정하기 위한 정확한 소득 파악이 선행돼야 하기 때문. 이 장관도 이날 “고용보험 적용 대상을 확대하기 위해선 소득 파악 체계 구축, 징수체계 개편 등의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범정부 추진 체계’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환노위는 저소득층 구직자에게 월 50만 원씩 최대 6개월까지 지급하는 ‘구직자 취업 촉진 및 생활 안정지원에 관한 법률’ 제정안도 통과시켰다. 이른바 ‘국민취업지원제도’다. 근로 능력과 구직 의사가 있음에도 취업을 하지 못한 국민에게 취업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취지다. 특히 저소득 가구 구직자에 대해선 생활 안정을 위해 구직촉진 수당을 제공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당초 야당은 고용보험기금이 재원인 실업급여와 달리 정부 재정이 투입돼야 하는 국민취업지원제를 반대해왔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실업 대란이 심각해지는 상황을 감안해 저소득층 구직자도 고용 안전망으로 보호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이달 내 본회의를 통과하면 내년 1월부터 시행될 것으로 전망된다.박성민 min@donga.com·유성열 기자}

여럿이 숟가락을 담그는 찌개, 다 같이 집어 먹는 반찬, 방치된 수저통, 좁은 테이블 간격…. 무심코 넘겨온 한국 식당의 흔한 풍경이다. 위생상 찜찜한 구석이 많지만 좀처럼 바뀌지 않았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이 같은 식습관과 외식문화를 적극 개선하기로 했다. 바이러스로부터 안전한 건강한 일상의 출발점으로 식탁 위생 강화를 꼽은 것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8일 감염병 예방을 위한 식문화 개선 계획을 밝혔다. 개인 식기 사용, 공용음식 덜어 먹기, 테이블 간 1m 간격 유지 등이 핵심이다. 비말(침방울)을 통한 감염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 감염병 전문가들이 강조해 온 내용이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중대본 회의에서 “외식 문화 개선은 생활 속 거리 두기(생활방역)의 핵심 과제”라고 강조했다. 식탁 위는 바이러스나 세균이 전파되기 쉬운 공간이다. 입에 닿는 물품이 많고, 많은 사람이 좁은 공간에 오래 머무는 특성 때문이다. 반찬을 같이 먹다보면 사람 간 거리도 가까워져 비말 전파 가능성도 높아진다. 코로나19 가족 간 감염 사례 상당수도 식사 중에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방역 당국은 보고 있다. 하지만 개별 식당이 단번에 위생 수준을 개선하기는 쉽지 않다. 정부는 식당의 업종별 특성에 따라 참고할 수 있는 우수 모델을 개발하기로 했다. 위생과 경제성이라는 목표를 모두 충족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것이다. 예를 들어 반찬이 많은 한식의 특성을 고려한 개인 식기를 만들어 보급하거나, 식당 내 테이블 간격을 넓히면서도 수용 인원을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는 공간 배치 방법을 제안하는 식이다. 믿고 갈 수 있는 식당이 많아지도록 ‘슬기로운 외식생활’ 캠페인도 진행한다. 방역 지침을 잘 실천한 업소는 18일부터 정부 기관의 유튜브 등을 통해 소개하고, 고객 방문 이벤트도 진행한다. 이 캠페인은 식당 위생을 업그레이드하는 데 그치지 않고 ‘노쇼’와 ‘갑질’ 등 외식 문화 전반을 개선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게 정부의 목표다. 외식 문화 개선의 성패는 비용이나 인력 투자가 힘든 소규모 사업장까지 얼마나 동참시킬 수 있느냐에 달렸다. 김탁 순천향대 감염내과 교수는 “당장은 식탁 간 거리를 넓히고, 수저를 수저통에 넣어두지 말고 음식과 함께 내오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식당 시설 개선이나 소독기 설치 등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박성민기자 min@donga.com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포르투갈인 세르지오 멘데스 씨(38)는 2018년 한국인과 결혼한 뒤 한국 음식 마니아가 됐다. 주 요리와 샐러드 위주로 단출하게 구성된 포르투갈 식단과 달리 푸짐한 반찬이 나오는 한식에 빠졌다. 그러나 여럿이 ‘공용 반찬’을 함께 먹을 땐 망설여진다. 포르투갈에선 모든 공용 음식에 ‘서빙 스푼’을 따로 두기 때문이다. 그가 한국에서 가장 놀란 곳은 고깃집이다. 손님들 상당수는 집게를 사용했지만 일부는 방금 전까지 자신의 입에 넣은 젓가락으로 고기를 뒤집었다. 부모가 쓰던 젓가락으로 자녀에게 반찬을 떠주는 모습도 낯설었다. 멘데스 씨는 “포르투갈에선 개인이 쓴 칼이나 포크로 함께 먹는 음식을 집지 않는 게 기본적인 식사예절이다. 다른 사람에게 음식을 집어주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동아일보가 만난 외국인들은 메인요리부터 반찬까지 다양한 음식을 공유하는 한국의 식사문화를 나름대로 즐겼다. 다만 음식을 나누는 방식에선 위생에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맞아 ‘각자 따로 먹는’ 방식으로 바뀔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같은 동양권이라도 개별식사에 익숙한 일본인들은 음식을 공유하는 한국 식사문화에 거리감을 느낀다고 했다. 일본에선 찌개를 조리할 때도 채소, 고기 등 개별 식재료마다 집는 젓가락도 따로 쓴다. 집에서 가족이 함께 식사할 때도 공용 국자와 젓가락으로 따로 덜어먹는 게 일반적이다. 한국에 여러 차례 여행을 온 니시하마 아케미(70) 씨는 “한국식당에 처음 갔을 때 여러 사람이 하나의 찌개에 수저를 넣어 먹는 모습에 적응이 안 됐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일본에선 반찬도 1인분씩 따로 나오는 게 보통이라 함께 나눠먹지 않는다”고 했다 식당 밖에서도 한국인은 음식을 공유하는 데 익숙하다. 이른바 ‘한입만’ 문화다. 커피나 음료를 한 모금 달라고 하거나, 나눠먹는 게 보통이다. 각자 시킨 요리도 “맛이나 보자”며 나눈다. 정(情)이 넘치는 풍경일 수 있지만, 외국인들의 시각에서는 위생상 우려되는 부분이다. 한국 생활 2년차인 메르카도 씨는 “코로나19 이전에는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였는데 이젠 바뀌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양념통 등 테이블 위 공용물품에 대해서도 개선이 필요하다. 외국에서도 식탁 위에 소스를 비치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그러나 여러 사람의 손을 타면 바이러스 감염 위험이 있을 수밖에 없다. 특히 한국에선 양념통을 개인용인 것 마냥 쓰는 사람이 적지 않다. 모로코에서 온 리티 아벨라 양(18)은 “순댓국 식당에서 자신의 숟가락으로 양념을 뜨는 모습을 봤다. 국물 재료가 양념통에 묻어 있는 걸 본 이후로 손을 대지 않는다”고 말했다. 상대를 지나치게 배려하다 위생을 소홀히 하는 경우도 있다. 테이블에 수저통을 비치한 식당에선 종종 한 사람이 수저를 뽑아 나눠준다. 한 사람이 컵을 모아 물을 따른 뒤 동료들에게 나눠주기도 한다. 이때 다른 사람의 식기에 손이 닿을 수밖에 없다. 일본인 사쿠라 씨(27·여)는 “일본에선 수저를 종이에 포장해 음식과 함께 내주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식기를 만질 일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외국인들은 코로나19로 인해 한국의 전통 식사문화가 바뀌는 건 아쉽지만 약간의 개선은 필요하다고 했다. 멘데스 씨는 “정이 가득한 한국의 음식문화를 잃는 건 아쉽다. 하지만 외국인들에게 비위생적으로 비춰지는 점을 바꾸면 한국 음식이 세계인들에게 더 사랑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박성민 기자 min@donga.com}

‘바이러스 X(Virus X)’의 시대. 백신도, 치료제도 없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바이러스와의 공존이 더 이상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니라는 걸 증명했다. 문제는 정체불명의 뜻이 담긴 바이러스 X가 앞으로 계속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바이러스 X는 주로 동물을 숙주로 하는 미지의 바이러스가 갑자기 인체에 들어오는 형태로 전파됐다. 보통 동물 식용 과정에서 인수 공통 감염병으로 바뀌는 것이다. 코로나19도 박쥐 같은 야생동물에서 유래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미 세계보건기구(WHO)는 ‘질병 X(Disease X)’를 언급하며 신종 바이러스 등으로 인한 감염병 유행을 경고했다. 질병 X는 바이러스성 질환과 세균성 질환을 아우르는 개념이다. WHO는 에볼라와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지카 바이러스 등 8가지 전염병과 더불어 질병 X에 대한 연구개발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때가 2018년이다. 바이러스 X의 유행 주기는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2003년 사스,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까지는 대략 6년 안팎의 간격이 있었다. 그런데 메르스가 발생한 지 5년도 안 돼 중국 우한(武漢)에서 코로나19가 등장했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바이러스 X의 발생 주기가 갈수록 짧아질 것”이라고 말한다. 바이러스 특성상 백신과 치료제가 나오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린다. 코로나19도 길게는 2년 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올가을에 2차 유행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기존의 문화나 관행, 습관을 그대로 둔다면 코로나19뿐 아니라 다른 바이러스 X가 닥쳤을 때 또 당할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한국은 6일부터 세계적으로 선례가 없는 ‘생활 속 거리 두기(생활방역)’를 시작한다. 일상생활에서 더욱 민감한 위생문화를 지속해야 하는 이유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인류가 바이러스를 인식한 건 100년이 채 되지 않는다”며 “미세하고 변화무쌍한 바이러스 앞에서 인간은 아직 무력하기 때문에 바이러스에 맞춰 변화된 일상에 적응해야 한다”고 말했다.전주영 aimhigh@donga.com·박성민 기자}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유행에 대비해 전국 1000여 곳에 ‘호흡기 전담 클리닉’을 운영하기로 했다. 병원 내 코로나19 감염을 예방하고, 호흡기 환자들에 대한 진료 공백을 줄이려는 취지다. 정부와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는 4일 협의체 회의에서 올가을 호흡기 환자 증가에 대비한 의료체계를 구축하기로 합의했다. 호흡기 전담 클리닉을 지정해 호흡기나 발열 증상이 있는 환자를 일반 환자와 분리해 진료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다만 중증환자나 천식 등 만성 호흡기질환자는 다니던 병원을 계속 이용하는 게 권장된다. 호흡기 전담 클리닉은 두 가지 형태다. 우선 전국 지방자치단체 보건소나 공공시설에 지역 의사들이 참여하는 개방형 클리닉을 설치한다. 경기 하남시는 관내 도서관에 호흡기 클리닉을 운영 중이다. 다른 하나는 정부가 민간 병·의원들의 신청을 받아 약 500곳을 추가로 확충하는 것이다. 코로나19 의심환자 진료를 위해 한시 운영 중인 전화상담 및 처방에 대한 보상도 강화된다. 동네의원은 이달부터 전화 상담 관리료를 추가로 지급받는다. 진찰료의 30% 수준으로 전액 건강보험에서 지급된다. 이와 함께 5월까지 시행할 예정이던 ‘건강보험 급여 선지급’을 6월까지로 한 달 연장한다. 선지급은 의료기관 등 요양기관에 전년도 월평균 급여비의 90∼100%를 우선 지급하는 제도다. 추후 실제 진료비에 따라 정산한다. 의료기관이 경영상의 어려움 없이 환자 치료에 전념하도록 하려는 취지다. 현재 4621개 요양기관에 7361억 원의 선지급이 이뤄졌다. 5, 6월분이 각각 1조 원으로 예상된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정부가 해외 동포에게 발급하는 ‘방문취업(H2) 비자’의 허용 업종을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내국인과의 일자리 경쟁이 치열한 업종에서 해외 동포의 비자 발급을 줄여 고용 안정을 꾀하려는 취지에서다. 3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외국인력 정책위원회는 H2 비자 허용 업종을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하기로 지난해 말 합의했다. 이는 H2 비자 소지자가 일할 수 있는 38개 업종을 단계적으로 줄인다는 의미다. 고용부는 하반기 한국노동연구원의 연구용역 결과가 나오면 내년 노사정 협의를 거쳐 시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4월 기준 H2 비자로 입국한 해외 동포는 약 25만 명으로, 이 중 22만여 명이 중국 국적이다. 이들이 주로 취업하는 건설업, 음식업 등의 업종에서 비자 발급이 줄어들 수 있다. 이 경우 급여 수준이 낮은 영세 사업체는 구인난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27일부터 약국에서 살 수 있는 공적 마스크가 현재 일주일에 1인당 2장에서 3장으로 늘어난다. 해외 배송 대상도 개선을 추진하기로 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24일 이 같은 내용의 마스크 5부제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마스크 재고량 증가로 수급 상황이 안정된 데 따른 조치다. 일단 1인당 마스크 구매량 확대는 다음 달 3일까지 시범적으로 시행한다. 재고가 부족하면 다시 줄일 방침이다. 마스크 구매량을 늘리기로 한 건 하루 평균 생산량이 1월 대비 2배 가까이로 늘어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생한 올 1월 659만 장이던 하루 평균 생산량은 4월 1259만 장으로 늘었다. 반면 마스크 구매자는 4월 첫 주 1988만 명에서 셋째 주 1598만 명으로 줄었다. 수급에 여유가 생기면서 재고가 늘자 신규 공급 중단을 요청하는 약국도 있다. 21일 기준 전국 약국의 86.6%가 마스크 재고를 보유하고 있다. 대리 구매를 위해 일주일에 두 번씩 판매처를 찾아야 했던 불편함도 사라진다. 가령 자녀(2002년 이후 출생)의 마스크를 대신 구매해야 한다면 이제 본인이나 자녀의 출생연도에 맞춰 한 번만 방문하면 된다. 부처님오신날과 어린이날에도 일반 공휴일처럼 출생연도와 상관없이 마스크를 구매할 수 있다. 인도적 목적의 마스크 수출도 허용한다. 올해 6·25전쟁 70주년을 맞아 해외 참전용사들에게 마스크 100만 장을 지원할 예정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된 수요처에 대한 해외 반출은 국내 공급에 문제가 없는 범위 내에서 예외적으로 허용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해외 마스크 수요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3일(현지 시간) BBC 등에 따르면 최근 독일 연방주(州) 16곳은 대중교통과 상점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유럽에서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이탈리아도 다음 달 3일경 봉쇄 조치를 완화하면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미국의 일부 주도 공공장소 방문자나 특정 산업 종사자를 대상으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BC(Before Corona Virus·코로나 이전)에서 AC(After Corona Virus·코로나 이후)로.’ 지금껏 역사를 BC(기원전)와 AD(기원후)로 구분했다면 앞으로는 BC와 AC로 나뉠 수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일상의 삶이 크게 바뀌고 있어서다. 물리적 접촉을 통해 인간관계를 발전시키는 과거 방식을 송두리째 바꿔야 하는 시대가 왔다는 얘기다. 이 새로운 변화의 키워드는 ‘비대면’이다. 24일 공개된 ‘생활 속 거리 두기’ 세부지침도 사무실, 음식점, 대중교통 등 다양한 일상에서 겪을 비대면의 양상을 보여 준다. 강제성 없는 권고사항이지만 시민들의 동참을 유도하려면 불편을 줄이는 게 과제다. 김동현 한림대 의대 사회의학교실 교수는 “개인이 지침을 따를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비대면의 삶 코로나19 이전에는 아파도 출근해야 불이익을 당하지 않는다는 직장 문화가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포스트 코로나19’ 시대는 다르다. 사업장에서 사용자는 휴가를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하고, 대체 인력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 특히 발열, 호흡기 증상이 있거나 최근 14일 내에 해외를 다녀온 직원은 출근하지 않아야 한다. 직장 내 커뮤니케이션 방식도 크게 바뀐다. 워크숍이나 교육은 가급적 온라인이나 영상교육으로 대체된다. 회식은 줄어든다. 국내외 출장도 최소화된다. 비말(침방울)이 튈 수 있는 ‘파이팅’ 구호도 구시대 유물로 취급받을 수 있다.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스마트 금융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릴 수 있다. 우선 은행 창구 업무는 크게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그 대신 스마트 뱅킹이나 인터넷 뱅킹이 권장된다. 불특정 다수가 만지는 과정에서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는 현금 사용은 최소화된다. 택시 승객은 현금보다 애플리케이션 결제 방식을 이용하는 식이다. 택배를 이용할 때도 비대면 배송을 선택하는 게 좋다. 학교 교육도 등하교 시간 분산 등 ‘거리 두기’에 방점을 두게 된다. 대부분의 학교가 시설 소독, 책상 거리 두기, 발열 검사 등 등교 개학을 위한 방역 준비를 마쳤다. 출퇴근 시간 ‘지옥철’이나 ‘콩나물 버스’도 피해야 한다. 차내가 혼잡해 최소 1m의 건강 거리가 유지되기 어려우면 다음 차를 이용한다. 철도, 항공, 고속·시외버스를 예약할 땐 승객 간 좌석이 지그재그 식으로 떨어져 배정된다.○ 조용한 일상 백화점이나 마트를 쇼핑할 땐 가능한 한 혼자 가는 게 권장된다. 물건을 고르거나 계산을 기다릴 때는 다른 고객들과 2m 거리를 둬야 한다. 만약 이 정도 거리 두기가 어렵다면 마스크를 끼고 최소 1m의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예전에 아무렇지 않게 맨손으로 잡은 쇼핑카트와 장바구니도 손소독제나 장갑을 사용한 뒤 이용해야 한다. 백화점 내 화장품 테스트 코너와 시식 코너도 사라진다. 립스틱 등 화장품 견본품을 입술이나 얼굴에 묻히는 과정에서 감염 가능성을 막기 위해서다. 화장품 테스트가 필요하면 손등으로 하고, 직후에 손을 소독한다. 이용객이 몰리는 선착순 행사와 사인회 등 각종 이벤트도 줄어든다. 큰 소리로 손님을 끌거나 고객을 따라다니며 설명하는 호객행위도 자제해야 한다. 공연장이나 경기장에서 단체로 노래하거나 응원하는 장면도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런 곳에서는 사람들이 밀집하기 마련이다. 비말 전파를 막기 위해 소리를 지르는 행위도 자제해야 한다. 매표소 현장에서 줄을 서는 대신에 100% 온라인 사전 예매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 결혼식이나 장례식장도 간소화된다. 하객들과 악수 대신 목례로 인사하는 게 일상이 된다. 문상객들의 밤샘 조문 대신 ‘30분 조문’이 권장된다.전주영 aimhigh@donga.com·박성민 기자}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사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서 고통 분담을 위해 지난달 급여의 30%를 반납했다. 앞서 지난달 장차관급 공무원들이 4개월 동안 급여 일부를 반납하기로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사투를 벌이는 방역수장의 급여 삭감을 안타까워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24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정 본부장은 자발적으로 급여 반납에 동참했다. 차관급인 정 본부장의 연봉은 1억2784만 원. 반납액은 약 1200만 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급여를 반납하는 고위공무원은 대통령과 국무총리를 포함해 140명가량이다. 올해 공무원 연봉을 기준으로 각자 1200만∼2300만 원의 월급을 뗀다. 고통 분담이라는 취지엔 공감하지만 방역담당 공무원들의 사기 저하를 우려하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긴급재난지원금을 마련하기 위해 공무원 연가보상비도 삭감하기로 한 상태다. 여기에는 질병관리본부(7억600만 원)와 지방 국립병원 직원들도 포함된다. 백신 개발을 담당하는 오송생명과학단지 지원센터도 마찬가지다. 2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질병관리본부 직원들의 연가보상비를 보장해 달라”는 청원까지 올라왔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서 고통분담을 위해 지난달 급여의 30%를 반납했다. 앞서 지난달 장·차관급 공무원들이 4개월 동안 급여 일부를 반납키로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사투를 벌이는 방역수장의 급여 삭감을 안타까워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24일 질병관리본부(질본)에 따르면 정 본부장은 자발적으로 급여 반납에 동참했다. 차관급인 정 본부장의 연봉은 1억2784만 원. 반납액은 약 1200만 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급여를 반납하는 고위공무원은 대통령과 국무총리를 포함해 140명가량이다. 올해 공무원 연봉을 기준으로 각자 1200만~2300만 원의 월급을 뗀다. 고통 분담이라는 취지에 공감하지만 방역담당 공무원들의 사기 저하를 우려하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긴급재난지원금을 마련하기 위해 공무원 연가보상비도 삭감하기로 한 상태다. 여기에는 질본(7억600만 원)과 지방국립병원 직원들도 포함된다. 백신 개발을 담당하는 오송생명과학단지 지원센터도 마찬가지다. 2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질병관리본부 직원들의 연가보상비를 보장해 달라”는 청원까지 올라왔다. 박성민기자 min@donga.com}

27일부터 약국에서 살 수 있는 공적 마스크가 현재 일주일에 1인당 2장에서 3장으로 늘어난다. 해외 배송 대상도 개선을 추진하기로 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24일 이 같은 내용의 마스크 5부제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마스크 재고량 증가로 수급상황이 안정된 데 따른 조치다. 일단 1인당 마스크 구매량 확대는 다음 달 3일까지 시범적으로 시행한다. 재고가 부족하면 다시 줄일 방침이다. 마스크 구매량을 늘리기로 한 건 하루 평균 생산량이 1월 대비 2배 가까이 늘어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병한 올 1월 659만 장이던 하루 평균 생산량은 4월 1259만 장으로 늘었다. 반면 마스크 구매자는 4월 첫 주 1988만 명에서 셋째 주 1598만 명으로 줄었다. 수급에 여유가 생기면서 재고가 늘자 신규 공급 중단을 요청하는 약국도 있다. 21일 기준 전국 약국의 86.6%가 마스크 재고를 보유 중이다. 대리 구매를 위해 일주일에 두 번씩 판매처를 찾아야했던 불편함도 사라진다. 가령 자녀(2002년 이후 출생)의 마스크를 대신 구매해야 한다면 이제 본인이나 자녀의 출생년도에 맞춰 한 번만 방문하면 된다. 부처님오신날과 어린이날에도 일반 공휴일처럼 출생년도와 상관없이 마스크를 구매할 수 있다. 인도적 목적의 마스크 수출도 허용한다. 올해 6·25전쟁 70주년을 맞아 해외 참전용사들에게 마스크 100만 장을 지원할 예정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된 수요처에 대한 해외 반출은 국내 공급에 문제가 없는 범위 내에서 예외적으로 허용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해외 마스크 수요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3일(현지 시간) BBC 등에 따르면 최근 독일 연방주(州) 16개 곳은 대중교통과 상점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유럽에서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이탈리아도 다음 달 3일경 봉쇄조치를 완화하면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미국의 일부 주들도 공공장소 방문자나 특정 산업 종사자를 대상으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있다. 박성민기자 min@donga.com}

22일 정부가 발표한 10조 원 규모의 일자리 대책은 고용 유지 사업장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신규 일자리 55만 개를 만드는 게 핵심이다. 최근 고용시장에서 직격탄을 맞은 청년층과 고령층이 주요 지원 대상이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으면서 청년실업을 해소할 수 있는 비대면·디지털 분야의 공공 일자리 10만 개를 만들기로 했다. 약 1조 원을 투입한다. 코로나19와 관련된 다중이용시설 방역이나 환경 보호, 데이터 구축 업무 등이다. 이와 함께 실직자나 폐업한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방역과 산림재해 예방, 환경 보호 등 30만 개의 일자리를 추가 공급한다. 소득이 끊긴 무급 휴직자 등 고용이 불안한 근로자들에 대한 지원도 강화된다. ‘무급 휴직 신속지원 프로그램’을 신설해 무급 휴직 즉시 월 50만 원씩 3개월간 지원한다. 대상은 특별고용지원업종 종사자다. 일반 업종은 고용을 1개월만 유지하고 무급 휴직에 들어가면 지원받을 수 있다. 기존에 특별고용지원업종은 1개월, 일반 업종은 3개월 이상 유급 고용이 유지돼야 지원받을 수 있었다. 특별고용지원업종도 확대된다. 현재는 여행업, 관광운송업, 조선업, 관광숙박업, 공연업이 지정됐다. 여기에 항공업 중 지상직을 비롯해 면세점업, 전시·국제회의업, 공항버스업이 추가됐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관광객 감소로 일자리가 급감한 업종들이다. 약 20만 명이 생활안정자금 융자 우대 혜택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휴업수당 지급이 버거운 기업을 대상으로 ‘고용유지 자금 융자사업’도 도입된다. 현재 고용유지지원금 제도는 고용 유지 노력을 한 사업주에게 휴업수당 등을 지원하는 것이다. 중소·중견기업은 휴업수당의 90%까지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선지급, 후변제’ 형태여서 자금난에 허덕이는 영세 기업은 근로자에게 무급휴직을 유도하는 경우가 있었다. 앞으로는 정부가 융자를 통해 휴업수당을 먼저 지급한다. 이후 고용유지지원금으로 융자금을 상환하게 된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10조 원 규모의 일자리 대책은 역대 최대 규모”라고 밝혔다. 그만큼 특단의 대책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산업 전반에 미친 영향을 고려하면 기대에 못 미친다는 지적도 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이날 성명을 내고 “간접고용 비정규직에 대한 지원이 여전히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전체 예산 중 9조3000억 원은 국회 동의를 얻어야 해 신속한 지원이 힘들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박성민 min@donga.com·송혜미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학원과 종교·체육·유흥시설 등에 내려진 운영 중단 권고가 해제된다. 국립공원 등 일부 공공시설은 다시 문을 열고, 프로야구 등 실외 스포츠도 곧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 같은 내용의 사회적 거리 두기 추진 방향을 19일 발표했다. 이날 종료 예정이던 사회적 거리 두기를 5월 5일까지 연장하는 대신 강도를 완화한 것이다. 우선 밀집시설에 대한 행정명령 수위를 ‘운영 자제 권고’로 낮춰 사실상 운영을 허용했다. 하지만 방역수칙을 위반하면 처벌을 받을 수 있다. 공공시설 중 휴양림 수목원 등 감염 위험이 낮은 곳도 운영이 재개된다. 스포츠의 경우 무관중을 조건으로 진행이 가능하다. 코로나19로 미뤄진 각종 채용 및 자격증 시험도 방역지침을 준수하며 치를 수 있다. 최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계속 줄고 있다. 19일 0시 기준 8명 늘었다. 한 자릿수 증가는 61일 만이다. 그렇지만 정부는 부처님오신날부터 어린이날까지 이어지는 연휴를 감안해 사회적 거리 두기 종료 대신 완화한 형태로 연장을 결정했다. 코로나19 상황이 더욱 나아질 경우 다음 달 6일 이른바 ‘생활 속 거리 두기(생활방역)’ 전환을 추진하기로 했다. 초중고교의 등교 개학 예상 시기를 밝히진 않았지만 다음 달부터 단계별로 시작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박성민 min@donga.com·이소정 기자}

정부가 종교와 학원, 체육, 유흥시설 등의 운영을 제한적이나마 허용키로 한 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중단된 국민의 일상을 서서히 회복시키겠다는 취지다. 두 달째 이어진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누적된 피로감을 해소하고 소상공인의 피해도 방치할 수 없어서다. 하지만 정부는 자칫 집단 방심으로 이어질 경우 코로나19 재유행을 불러올 수 있다며 경각심 유지를 당부했다.○ ‘4말 5초’ 황금연휴가 고비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19일 “다음 달 5일까지 완화된 형태의 사회적 거리 두기를 계속한다”고 밝혔다. 종료 대신 연장을 선택한 건 최근 나들이 인파가 늘고, 총선 등으로 사람들의 접촉이 늘어난 탓이다. 향후 1, 2주 동안 확진자가 크게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서다. 특히 4월 말부터 5월 초까지인 황금연휴에 최소한의 거리 두기가 필요하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국민 여론도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가 이르다는 의견이 많다. 정부가 17일부터 이틀 동안 국민 1000명의 의견을 물은 결과 63.3%가 완화에 반대했다. 백신과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재확산 우려가 크다는 이유(66.2%)가 가장 많았다. 다만 최근 확산세가 진정되면서 거리 두기를 완화할 근거가 생겼다. 일주일째 신규 확진자는 30명 이하를 유지했고, 최근 2주 동안 발생한 확진자 중 감염 경로가 불투명한 환자 비율은 2.1%로 나타났다. 정부 방역망이 어느 정도 안정적으로 작동한다는 의미다. 정부는 앞으로 2주마다 감염 확산 위험도를 평가해 사회적 거리 두기 수준을 탄력적으로 조절하기로 했다. 실내 밀집시설 운영 제한을 완화했지만 방역 지침은 그대로 지켜야 한다. 마스크 착용, 발열 체크, 소독 및 출입자 관리 등이다. 이를 어기면 해당 시설 폐쇄 등 벌칙이 부과된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도 “무증상, 경증 감염자가 대규모 유행을 일으킬 수 있다”며 “종교·유흥시설 등의 거리 두기는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5월 초 생활방역 전환” 정부는 코로나19 상황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면 ‘생활 속 거리 두기’로 방역지침을 전환할 계획이다. 본보가 생활방역위원회의 민간 전문가 8명을 취재한 결과 일상생활 속에서 밀집도를 낮추고, 최소한의 거리 두기를 유지하기 위한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 중이다. 직장의 경우 가장 큰 변화는 근무 시간과 장소의 유연화다. 이에 따라 재택근무와 유연근무제가 코로나19를 통해 더 확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김동현 한림대 의대 사회의학교실 교수는 “회식 문화가 쇠퇴하고, 출퇴근 시간이 조정되면서 대중교통 밀집도도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아프면 쉰다’는 문화도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자신의 건강을 지킬 뿐 아니라 혹시 모를 감염을 막는 게 기본 에티켓인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다만 이런 직장 문화를 만들기 위한 제도적 보완도 필요하다. 아파도 쉴 수 없는 근로자를 위한 ‘상병수당 도입’ 논의가 본격화될 수도 있다. 의료계에서는 ‘비대면’ 진료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는 원격의료에 대한 의료계의 반대가 컸다. 그러나 원내 감염 우려가 커지면서 비대면 진료를 늘려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홍윤철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환자를 수시로 모니터링해 병을 조기 발견하고 건강을 지속 관리하는 개념의 의료 행위가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학교에서는 교실 내 학생 수를 줄이고 책상 간격을 띄우는 방안이 논의 중이다. 온·오프라인 교육을 병행해 한꺼번에 학생들이 몰리는 것을 막는 것도 학교 밀집도를 낮추는 방법이다. 밀집시설 이용 방식도 바뀐다. 사전예약제 등으로 실내체육관 등 시설을 이용하는 인원을 당분간 일정 수준 이하로 유지하는 것이 감염병 확산을 막을 수 있다. 총선 때 경험했듯이 줄 설 땐 ‘1m 거리 두기’를 지키는 것도 보편화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문가들은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가 방역에 대한 경계를 낮추는 것으로 받아들여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유종일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장은 “처벌과 강제보단 적절한 인센티브로 국민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박성민 min@donga.com·위은지·전주영 기자}

정부가 종교와 학원, 체육, 유흥시설 등의 운영을 제한적이나마 허용키로 한 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중단된 국민의 일상을 서서히 회복시키겠다는 취지다. 두 달째 이어진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누적된 피로감을 해소하고 소상공인의 피해도 방치할 수 없어서다. 하지만 정부는 이번 완화 조치가 집단적인 경각심 해제로 이어지는 건 경계했다. ● ‘황금연휴’가 고비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19일 “다음 달 5일까지 완화된 형태의 사회적 거리 두기를 계속한다”고 밝혔다. 최근 봄나들이 인파가 늘고, 총선을 거치면서 사람들 사이의 접촉이 늘어난 점을 고려했다. 향후 1, 2주 동안 확산세가 반등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달 말부터 다음 달 초까지 연휴기간에 최소한의 거리 두기가 필요하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국민 여론도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가 이르다는 의견이 많다. 정부가 17일부터 이틀 동안 국민 1000명의 의견을 물은 결과 63.3%가 완화에 반대했다. 백신과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재확산 우려가 크다는 이유(66.2%)가 가장 많았다. 다만 최근 확산세가 진정되면서 거리 두기를 완화할 근거가 생겼다. 일주일째 신규 확진자는 30명 이하를 유지했고, 최근 2주 동안 발생한 확진자 중 감염 경로가 불투명한 환자 비율은 2.1%로 나타났다. 정부 방역망이 어느 정도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는 의미다. 정부는 앞으로 2주마다 감염 확산 위험도를 평가해 사회적 거리 두기 수준을 탄력적으로 조절하기로 했다. 실내 밀집시설 운영 제한을 완화했지만 방역 지침은 그대로 지켜야 한다. 마스크 착용, 발열 체크, 소독 및 출입자 관리 등이다. 이를 어기면 해당 시설을 폐쇄 등 벌칙이 부과된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도 “무증상, 경증 감염자가 대규모 유행을 일으킬 수 있다”며 “종교·유흥시설 등의 거리 두기는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 ‘생활 속 거리 두기’ 정부는 다음 달 5일까지 현 수준의 신규 환자 발생 규모가 유지되면 ‘생활 속 거리 두기’로 방역지침을 전환할 계획이다. 학교, 직장 등에서 밀집도를 낮추고, 최소한의 거리 두기를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생활방역위원회에서 활동 중인 전문가 8명을 취재한 결과 어느 정도 밑그림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 직장에서 가장 큰 변화는 근무 시간과 장소의 유연화다. 굳이 모일 필요가 없다면 접촉을 최소화하는 것이 감염병 시대의 생존법이 됐다. 재택근무와 유연근무제는 코로나19를 통해 더 확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김동현 한림대 사회의학교실 교수는 “회식 문화가 쇠퇴하고, 출퇴근 시간이 조정되면서 대중교통 밀집도도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아프면 쉰다’는 문화도 확산될 전망이다. 자신의 건강을 지킬 뿐 아니라 혹시 모를 감염을 막는 기본 에티켓인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다만 이런 직장 문화를 만들기 위한 제도적 보완도 필요하다. 아파도 쉴 수 없는 근로자를 위한 ‘상병수당 도입’ 논의가 본격화될 수도 있다. ‘비대면’ 확산은 의료계에서도 큰 변화다. 지금까지는 원격의료에 대한 의료계의 반대가 컸다. 그러나 원내 감염 우려가 커지면서 비대면 진료를 늘려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홍윤철 서울대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환자를 수시로 모니터링 해 병을 조기발견하고 건강을 지속 관리하는 개념의 의료행위가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람들 간 물리적 거리를 넓히는 것도 일상화된다. 교실은 학생 수를 줄이고 책상 간격을 띄우는 방안도 검토될 수 있다. 온오프라인 교육을 병행해 한꺼번에 학생들이 몰리는 것을 막는 것도 학교 밀집도를 낮추는 방법이다. 밀집 시설을 이용방식도 바뀐다. 사전 예약제 등으로 실내 체육관 등 시설을 이용하는 인원을 당분간 일정 수준 이하로 유지하는 것이 감염병 확산을 막을 수 있다. 총선 때 경험했듯이 줄설 땐 ‘1m 거리두기’를 지키는 것도 보편화 될 수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가 방역에 대한 경계를 낮추는 것으로 받아들여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유종일 KDI 국제정책대학원장은 “처벌과 강제보단 적절한 인센티브로 국민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정부가 상위 30% 고소득자와 공시가격 15억 원 이상의 주택을 가진 고액 자산가 등을 긴급재난지원금 대상에서 제외하는 내용의 ‘원 포인트’ 추가경정예산안을 16일 국회에 제출했다. 하지만 이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전(全) 국민 지급’ 방침을 재확인함에 따라 국회 논의 과정에서 재난지원금 대상이 확대될 가능성이 커졌다. 정부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임시 국무회의를 열고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7조6000억 원 규모의 2차 추경안을 심의·의결했다. 가구원 건강보험료 합산 기준 하위 70%를 대상으로 하되, 이 중 공시가격 15억 원(시가 20억∼22억 원) 이상 부동산을 보유하거나 연 2000만 원 이상의 금융소득(예금 12억5000만 원 상당)을 올리는 약 12만5000가구를 지원 대상에서 탈락시키는 내용이다. 그러나 민주당이 추경안의 국회 심의 과정에서 예산을 늘려 전체 가구에 지원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히며 이날 정부가 밝힌 소득·자산 기준이 유명무실해질 것으로 보인다. 조정식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다음 주 추경 심사에 착수해 4월 내 신속 처리되면 5월에 전 국민을 대상으로 지급하도록 추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세종=송충현 balgun@donga.com / 박성민 기자}

15일 기자가 경험한 투표 절차는 과거 어느 때보다 복잡했다. 먼저 투표소 관계자가 비접촉식 체온계로 발열 여부를 체크했다. 37.5도가 넘는지 확인한 것이다. 이어 손을 소독한 뒤 투표소 건물로 들어갔다. 유권자들은 1m 간격을 유지한 채 길게 줄지어 섰다. 딸과 함께 온 중년부부는 거리를 유지한 채 대화를 삼갔다. 타인에게 폐를 끼치지 않겠다는 배려가 묻어났다. 투표소 창문은 활짝 열려 있었다. 환기를 위해서다. 투표를 마친 유권자 대부분은 비닐장갑을 뒤집어 벗었다. 감염을 막기 위한 지침을 충실히 실천한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바꾼 4·15총선 투표소 풍경이다. 올 1월 국내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고 약 3개월이 지났다. 15일 0시 기준 확진자는 1만591명으로 늘었다. 사망자는 220명을 넘어섰다. 다만 이날까지 일주일째 신규 확진자가 50명 이하를 유지하면서 일상과 방역의 조화를 이루는 이른바 ‘생활 방역’ 전환이 조금씩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정부도 총선 후 코로나19 확산세의 안정적인 관리를 전제로 생활 방역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에 대한 국민의 피로감이 크고, 소비 둔화 등 위축된 경기를 방치할 수 없어서다. 하지만 생활 방역은 아직 국민에게 낯설고 생소하다. 지금까지 실천했던 사회적 거리 두기나 자가 격리와 어떻게 다른지 혼란스럽다. 코로나19를 취재하는 기자도 헷갈린다. 날씨는 더워지는데 언제까지 마스크를 챙겨야 할지, 생활 방역 단계에서 자제해야 할 ‘불필요한 외출’의 범위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한 30대 직장인은 “마스크를 쓰고 벚꽃놀이를 가는 것과 마스크를 벗고 카페에서 웃고 떠드는 것 중 뭐가 더 위험한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총선은 막연했던 생활 방역을 실제 체험할 수 있는 시험 무대였다. 생활 방역으로 전환하면 일상으로 돌아가는 만큼 감수해야 할 불편이 많을 것이다. 다시 학교에 가고, 종교 행사에 참여하려면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손에 닿는 곳을 주기적으로 소독하고, 1m 거리를 유지하는 등 4·15총선 투표소에서 겪었던 번거로움이 일상이 되는 것이다. 앞서 정세균 국무총리가 13일 “예전 같은 일상으로는 영원히 돌아갈 수 없을지 모른다”고 밝힌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한국은 극단적 이동 제한 없이 방역에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방역 지침을 잘 지킨 국민의 공이다. 적어도 이날 투표소에서 보여준 국민의 모습이라면 앞으로 다가올 새로운 일상도 큰 혼란 없이 맞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국민의 적극적인 동참을 이끌어낼 구체적인 생활 방역 지침을 마련하는 건 바로 정부의 몫이다. 박성민 정책사회부 기자 min@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의 임상시험 심사 기간이 크게 단축된다. 신약 후보 물질은 15일, 기존 의약품은 7일 안에 심사하도록 했다. 현재는 신약과 기존 의약품 모두 평일 기준 30일 내 심사하도록 규정돼 있어 총 6주가량이 걸렸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13일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의 개발 기간을 최소화하기 위해 ‘고강도 신속 제품화 촉진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연구개발부터 임상 승인, 판매 허가까지 단계별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치료제와 백신 생산에서 국제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취지다.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후보 물질에 대해선 전담 관리자를 지정해 지원한다. 안전성이 입증된 백신은 독성시험을 면제하는 등 자료 제출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의약품 규제 기관 국제연합(ICMRA)과 협력해 각국의 임상시험 정보도 공유한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자가 격리자는 4·15총선 당일 발열 등 증상이 없어야 투표할 수 있다. 집에서 투표소까지는 걸어서 또는 자기 차량으로 가야 하고, 투표는 일반 유권자 투표가 끝난 오후 6시 이후에 가능하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12일 이 같은 내용의 코로나19 자가 격리자 투표 관리 지침을 발표했다. 정부는 13, 14일 이틀간 자가 격리자를 대상으로 투표 의사를 확인한다. 의사가 있어도 선거 당일 발열이나 기침, 인후통 등 관련 증상을 확인한다. 의심 증상이 없어야 투표할 수 있다. 격리 장소에서 투표소까지 갈 때 공무원 등 관리자가 동행한다. 동행이 불가능할 경우 출발부터 도착까지 담당자에게 문자 등으로 보고해야 한다. 투표소에서는 일반 유권자와 접촉하지 않도록 야외에 마련된 별도 장소에서 대기한다. 오후 6시 이후에 일반 유권자 투표가 모두 끝나면 자가 격리자 투표가 진행된다. 11일 기준 자가 격리자는 5만7278명. 이 중 정확한 유권자 수는 파악되지 않았다.박성민 min@donga.com·강동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