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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와 미국은 양국 관계를 정상화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우리는 문명화된 방법으로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며 공존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83)이 국영TV 생중계를 통해 미국과의 국교 정상화를 특별성명으로 발표하는 동안 쿠바는 환희에 휩싸였다. 성당들에서 울리는 종소리와 들뜬 사람들이 거리로 달려 나와 얼싸안으며 터뜨리는 환호성이 수도 아바나에 울려 퍼졌다. 수업을 중단한 학교에서도 박수와 함성이 터져 나왔다. 수십 년의 고립으로 지쳐 있던 쿠바에 이번 발표는 오랜 가뭄에 쏟아진 단비와 같았다. 형 피델 카스트로의 시대에서 단절돼 오랫동안 악연으로 이어져 왔던 미국과의 관계는 동생 라울의 시대에서 해빙을 맞았다.○ 미국 신뢰 얻은 라울의 뚝심 개혁 2008년 병으로 쓰러진 형으로부터 권력을 넘겨받은 라울 의장은 집권 첫날부터 세계를 놀라게 했다. 그는 의장 취임 연설에서 국유산업의 비효율성을 신랄하게 비판한 뒤 ‘위로부터의 쿠바 개혁개방’ 노선을 선언했다. 이후 6년 동안 라울 의장은 시장경제 체제를 꾸준하게 도입하고 정치범을 잇달아 석방하는 등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는 개혁 행보를 뚝심 있게 밀고 왔다. 2009년 대규모 정부조직 개편을 단행해 개혁의 걸림돌이 됐던 막강한 ‘형님 사단’을 축출하고 개혁 성향의 인물들을 중용했다. 그 뒤에도 식량배급제 및 정부 보조금의 점진적 축소, 자영업자 육성, 주택 및 중고 자동차 매매 허용, 자본주의식 소유권 도입, 부정부패 척결 등 굵직굵직한 개혁을 주도했다. 2013년엔 해외여행 허가 제도를 없앴으며 2014년엔 신외국인 투자법을 도입해 해외로 망명한 쿠바인의 투자까지 허용하는 등 개방에도 박차를 가했다. 서아프리카에서 에볼라가 창궐하자 쿠바는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인 256명의 의료진을 파견해 미국의 찬사를 받았다. 이런 노력 끝에 쿠바는 미국의 신뢰를 얻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17일 성명에서 “쿠바를 붕괴로 몰아가는 것은 미국의 국익에도, 쿠바 국민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으며 (쿠바를) 실패한 국가로 몰아붙이는 정책보다 개혁을 지지하고 독려하는 것이 더 낫다는 교훈을 어렵게 얻었다”고 밝혔다.○ 피델 카스트로와 미국의 악연 이번 결정으로 미국과 쿠바의 과거 악연이 모두 청산되는 것은 아니다. 1962년 만들어진 미국의 대(對)쿠바 금수 조치는 미 의회에서 법을 개정해야 풀리게 된다. 양국 관계 정상화로 쿠바 경제 파탄의 근본 원인으로 지목된 금수조치도 해제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과 쿠바의 악연은 1959년 피델 전 의장이 사회주의를 선언하고 미국계 설탕 및 석유회사들을 국유화하면서 시작됐다. 미국은 1961년 국교를 단절했고 그해 4월 쿠바 망명자로 피델 정권을 전복시키기 위한 피그스 만 침공을 단행했으나 실패했다. 미국이 피델 전 의장을 암살하기 위해 집권 48년 동안 638번의 암살 시도를 했지만 실패했다는 보고서가 나올 정도로 양국 관계는 악화일로를 걸었다. 이 과정에서 쿠바 경제는 파탄이 났고 과거 50년 동안 거의 200만 명이 미국으로 탈출했다. 양국의 수교는 미국의 쿠바 사회에도 희망의 메시지를 보낼 것으로 보인다. 쿠바 인구는 1100여만 명에 불과하지만 미국에 사는 쿠바 난민은 200만 명이 넘는다. 이들 대부분은 쿠바에서 145km 떨어진 플로리다에 살고 있다. 이들이 고국에 해마다 보내는 돈은 20억 달러가 넘는다. 망명자 사회 일각에선 관계 정상화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하지만 몇 달 전 한 대학에서 조사한 결과 쿠바 이민자의 68%가 외교관계 복원에 찬성했고 젊은 층은 90%가 절대적 지지를 보냈다. 이번 결정으로 미국 프로야구 LA 다저스의 야시엘 푸이그 선수처럼 우수한 쿠바 인재들이 앞으론 더이상 목숨을 걸고 국경을 넘지 않아도 될 것으로 보인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영국 성공회가 500년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사제를 주교로 승진 임명했다. 이는 7월 여성에게 주교 문호를 개방하기로 교회법을 개정한 데 대한 후속 조치다. 잉글랜드 성공회는 17일 리비 레인 체스터 교구 사제(48·사진)를 맨체스터 스톡포트 교구의 신임 주교로 선임해 잉글랜드 성공회 최초의 여성 주교가 탄생했다고 발표했다. 신임 레인 주교는 앞으로 영국 여왕의 재가를 거친 뒤 스톡포트 8대 주교로 취임하게 된다. 레인 신임 주교는 “스톡포트에서 주교로 봉사하게 돼 영광스럽고 감사하다”며 이날은 자신과 교회에 “뜻깊은 날이 될 것”이라고 간단한 소감을 밝혔다. 레인 주교는 1994년 사제인 일반 목사로 서품 받았으며 남편 역시 성공회 신부다. 성공회는 영국의 국교이며 전 세계에 8000만 명의 신도가 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미국과 쿠바가 수십 년간의 적대시 정책을 폐지하고 외교 관계를 정상화하기로 했다. 양국은 내년 1월부터 외교 관계 정상화 협상에 돌입하기로 함에 따라 양국은 1961년 쿠바와 외교 관계를 단절한 지 54년 만에 쿠바 수도 아바나에 대사관을 개설하기로 했다고 AP 등 외신들이 17일 일제히 보도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7일 낮 12시(한국시간 18일 오전 2시) 워싱턴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대쿠바 정책을 발표했다. 같은 시간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도 아바나에서 양국 관계 정상화 방안을 발표했다. 성명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기간 과거 쿠바 정부를 붕괴시키려 했던 미국의 시도를 언급하면서 “이러한 행동은 미국인과 쿠바인들의 이해관계에 맞지 않고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러한 과거의 유산을 청산하는 것은 오늘날 양국 국민의 바람”이라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날 발표한 쿠바와의 관계 정상화 조치는 1961년 외교 단절 이후 가장 포괄적인 것으로 △외교 관계 정상화 △쿠바인의 미국 여행 규제 완화 △미국인의 쿠바 송금 허용 확대 △양국 간 상업적 교역 확대 △쿠바와 외부 세계 간의 통신 기회 확대 등 10여 가지의 구체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는 2009년 출범 직후 쿠바와의 관계 개선을 모색했지만 공화당 내 보수파들의 반발에 부닥쳐 성공하지 못했다. 양국 관계는 올해 여름 에볼라 바이러스 창궐을 막기 위한 미국의 노력에 쿠바가 협조하면서 풀리기 시작했다. 이슬람국가(IS) 및 러시아와의 분쟁 속에서 외교정책의 난관에 부닥친 오바마 대통령이 쿠바와의 관계 개선을 통해 대외정책의 돌파구를 찾으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쿠바가 간첩 혐의를 받고 5년간 아바나의 정치범 수용시설에 수감됐던 앨런 그로스 씨를 17일 석방한 것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미국 국무부 대외원조기관인 국제개발처(USAID)의 하도급업체 직원이던 그로스 씨는 2009년 12월 아바나에서 현지 유대인 단체에 인터넷 장비를 설치하려다 체포된 후 2011년 쿠바 법원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쿠바 정부는 그로스 씨가 쿠바에서 ‘아랍의 봄’과 유사한 형태의 반정부 활동을 벌이려 했다고 주장해 왔다. 그로스 씨를 석방하는 것과 동시에 미국도 간첩 혐의로 수감됐던 쿠바인 3명을 석방할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 / 주성하 기자}
미국인의 73%가 예수가 동정녀 마리아에게서 태어났다고 믿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유명 여론조사기관인 퓨리서치 센터가 3일부터 5일간 전국 성인 남녀 1507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미국인 상당수가 성경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성경에 기록된 예수 탄생 이야기는 역사적 사실로 받아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응답자의 81%는 아기 예수가 말구유에 뉘어져 있었다는 말을 믿고 있다고 밝혔고, 동방박사들이 별을 따라 베들레헴을 찾아가 아기 예수에게 황금과 유황, 몰약을 예물로 드렸다는 이야기를 믿는다는 응답도 75%에 달했다. 천사들이 목동들에게 나타나 예수 탄생을 알렸다고 믿는 사람도 74%였다. 예수의 동정녀 출생, 말구유 이야기, 동방박사의 여정, 천사들의 등장이라는 예수 탄생의 네 가지 요소를 모두 사실이라고 믿느냐는 질문에 65%가 ‘그렇다’고 답했다. 이중 일부만이 사실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22%에 그쳤다. 이는 성경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응답이 33%에 그쳤던 퓨리서치의 지난 6월 발표와는 상치되는 듯한 조사결과다. 당시 30%는 문자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응답했고 나머지 30%는 성경 자체를 아예 인간에 의해 쓰인 책이라고 규정했다. 미국 유력 일간지인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여론조사 결과를 놓고 “크리스마스를 둘러싼 전쟁은 끝났다. 예수가 승리했다”고 표현했다. WP는 “예수 탄생 이야기를 믿는 응답자의 비율은 진화론과 지구온난화, 백신의 효능보다 높았다”며 “특히 여성이 남성보다 높은 점이 흥미롭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는 공공재산 위에 성탄화와 같은 기독교 상징물을 전시하는 것을 허용해야 한다는 응답이 72%에 달했다. 44%는 다른 종교의 상징물을 배제한 채 기독교 상징물을 전시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다만 28%는 유대교의 하누카 촛대 등 다른 종교의 상징물들과 함께 전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기독교 상징물 전시 자체를 반대하는 응답은 20%에 그쳤다. 이처럼 기독교적 문화가 뿌리 깊게 자리한 미국 사회이지만 이번 조사에서 성탄절 때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는 것을 몹시 기대한다는 응답은 44%에 그쳤다. 성탄절 때 가장 학수고대하는 활동으로는 가족 또는 친구들을 만나는 것이 75%로 가장 높았고, 이어 연휴 음식을 먹는 것(60%), 공공장소에서 성탄절 음악을 듣는 것(48%), 선물 주고받기(45%), 크리스마스 장식 치장(44%) 순이었다.주성하 zsh75@donga.com}

김정은 집권 3년간 북한이 어떻게 변하는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에게 올해 기자가 입수한 북한 정보 중 가장 놀라운 소식을 전한다. 몇 달 전 평양에 국가가 운영하는 주택거래소가 화려한 준공식도, 보도도 없이 조용히 문을 열었다. 이 소식은 지금까지 외부에 전혀 알려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북한을 좀 안다면 이것이 얼마나 엄청난 일인지 보일 것이다. 어쩌면 과거 북한이 단행했던 어떠한 경제관리개선조치보다 더 파격적인 변화일 수도 있다. 주택거래소의 등장은 북한이 지금까지 음성적으로 이뤄지던 주택의 사적 거래를 공식적으로 인정하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더 나아가 국가 거래소를 통해 주택 매매가 이뤄지면 당국이 사적 소유권을 인정하고 보호해 줘야 할 책임까지 질 수밖에 없다. 북한엔 주택 지분 소유를 명시한 남쪽의 등기부등본과 같은 권리증서는 없다. 매매되는 것은 입사증이라 불리는 국가 주거 허가증이다. 하지만 입사증은 종신 동안 살 권리를 부여하고 상속도 가능하다는 점에서 넓은 의미의 재산이다. 중국의 주택 제도가 그렇다. 주택거래소의 탄생은 북한이 공적 소유에 기초한 사회주의 체제에서 사적 소유에 기초한 시장경제로 넘어가는 도미노의 첫 블록을 넘어뜨린 사건으로 기록될 만하다. 고양이 목에 드디어 방울을 단 것이다. 북한도 그 파급력을 모르진 않을 것이다. 그래서 평양부터 시범적으로 해보고 지방에도 확대할지를 결심할 것이다. 주택거래소의 설립이 시장경제로 가려는 김정은의 의지 때문인지, 아니면 외화가 궁해 어쩔 수 없이 대다수 주택이 음성 거래되는 현실과 타협한 것인지는 아직 알기 어렵다. 어쩌면 둘 다일 수도 있다. 지금 북한에 절실한 개혁은 새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바로 이렇게 현실을 인정하는 것이다. 주택거래소의 또 다른 의미는 김정은이 북한 내부의 가장 큰 금맥을 정확하게 찾았다는 것이다. 최근 원자재 가격 폭락으로 지하자원 수출에 외화 수입의 대부분을 의존하는 북한도 치명적 타격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통치자금이 고갈된 김정은 체제가 내년에 위기에 빠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정은은 통치자금이냐, 사회주의냐 앞에서 선택해야 했을 것이다. 이럴 경우 보통은 발등의 급한 불부터 끄는 선택을 하게 된다. 북한은 주택거래소에서 이뤄지는 거래에 수수료를 받는다. 수수료 액수는 매매 가격의 10%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얼핏 날강도처럼 보이지만 북에선 ‘집데꼬’로 불리는 음성적 주택 거래 거간꾼들이 받는 중개료도 입사증 변경에 드는 뇌물비용까지 포함해 10% 이상이다. 북한이 주택 인허가 시장에 뛰어들면 간부들에게 뇌물로 가던 돈이 고스란히 김정은 주머니에 들어가게 된다. 하지만 진짜 돈줄은 수수료가 아니다. 올여름 북한은 평양 10만 가구 살림집 건설 계획이 사실상 실패하자 개인들에게 파격적인 투자 제안을 내놓았다. 짓다 만 아파트를 완공해 팔면 판매 금액의 반은 국가에 바치고 반은 가지라는 것이다. 최근 평양 고급 아파트 가격이 10만 달러를 호가하고 계속 상승하는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매력적인 제안이다. 북한은 반신반의하는 투자자들을 믿게 만들기 위해서라도 주택거래소가 필요했을 것이다. 나중에 정부가 직접 분양시장에 뛰어들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땅도 공짜이고 군을 동원하면 인력도 공짜니 아파트 장사는 엄청난 수익을 남기게 된다. 이와 비슷한 사례가 바로 휴대전화 허용이다. 북한으로선 체제 유지를 위해선 휴대전화를 허용하고 싶지 않았겠지만 눈에 보이는 돈의 유혹을 이기지 못했다. 북한은 휴대전화 붐을 타고 매년 2억 달러 이상 벌어들인 것으로 추산된다. 개성공단 수입이 1년에 1억 달러가 채 안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돈이다. 매년 통화료 수입도 꼬박꼬박 외화로 들어온다. 주택 거래에 손을 대면 휴대전화와 비교할 수 없는 외화가 생긴다. 대신 당국의 부담도 그만큼 비례해 커진다. 하지만 세상에 쉽게 벌리는 돈이 어디 있던가. 주택거래소의 미래는 물론 좀 더 지켜봐야 알 수 있다. 과거 북한은 외화 흡수를 위해 국가 직영 외환교환소를 전국에 내왔지만 실패했다. ‘돈쟁이’로 불리는 개인 환전꾼들이 늘 국가 교환소보다 환율을 조금씩 더 주는 바람에 환율 전쟁에서 졌다. 주택거래소도 집데꼬들과의 경쟁이 불가피한 데다 당국이 자금 출처를 조사하는 날엔 사실상 유명무실해진다. 김정일 사망 3주기인 내일이 지나면 김정은을 보는 북한 주민의 눈빛도 달라질 것이다. 김정은은 인민이 허리띠를 졸라매지 않게 하겠다던 3년 전 약속에 답을 내놓아야 한다. 하지만 국제적 고립으로 돈을 끌어올 곳이 없는 한 어떠한 개혁 조치도 물거품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북한은 꼼짝달싹 못하고 있다. 외부에는 김정은이 군부대를 찾아 호전적 발언을 늘어놓는 모습만 비친다. 흔들리는 내부를 다잡기 위해선 불가피한 일일지 모른다. 그렇다고 대북정책 담당자들의 눈에도 얼음만 보여선 안 된다. 귀도 함께 열어 얼음장 밑에서 물이 녹아 흐르는 소리도 들어야 한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쿠바 혁명의 주역인 체 게바라(1928∼1967·사진)의 막내아들이 쿠바에서 오토바이 여행사를 차렸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게바라와 둘째 부인 사이에 태어난 에르네스토 게바라 씨(49)가 이달 초 쿠바를 여행하는 해외 관광객들을 상대로 할리 데이비슨 오토바이를 타고 5성급 호텔에 묵으며 쿠바를 일주할 수 있는 여행 상품을 판매하는 웹사이트를 열었다고 최근 보도했다. 여행사 이름은 ‘라 포데로사 투어’다. 포데로사는 아버지 게바라가 1952년 의대 졸업을 앞두고 9개월간 남미를 여행할 때 탔던 500cc 오토바이 이름이다. 에르네스토 씨는 오토바이를 타고 쿠바를 일주하는 6일 코스(푸세르1)와 9일 코스(푸세르2) 등 두 가지 여행상품을 내놓았다. 푸세르는 게바라의 어릴 적 별명이다. 비용은 3000달러(약 330만 원)에서 5800달러(약 638만 원) 사이로 쿠바 물가 기준으론 꽤 비싼 편이다. 게바라의 묘역을 포함한 쿠바 혁명의 성지가 여행지에 포함돼 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화성에 물이 최소 수백만 년간 존재했다는 추정 결과를 8일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했다. NASA의 화성 탐사로봇 ‘큐리오시티(Curiosity)’가 보내온 각종 사진과 자료에 따르면 화성 표면의 게일 분화구(지름 154km)는 한때 거대한 호수였던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예전 화성이 생명체가 살 수 있었던 환경이란 사실을 보여준다. 큐리오시티가 보내온 자료를 분석해 보면 게일 분화구는 수백만 년 동안 물이 존재했다는 다양한 증거를 갖고 있었다. 강의 흐름에 따라 만들어지는 삼각주의 모습도 확인된다. 현재 큐리오시티는 게일 분화구 가운데 우뚝 솟아 있는 높이 약 5000m의 샤프 산을 탐사 중으로 이 산도 대형 호수에 퇴적물이 쌓이면서 생긴 것으로 추정됐다. NASA의 화성 탐사 프로그램에 참가한 존 그롯징어 캘리포니아공대 교수는 “큐리오시티의 탐사 결과는 게일 분화구에 대형 호수와 강, 삼각지가 있었고 수백만 년에서 수천만 년에 걸쳐 생기고 없어졌다는 명확한 새로운 증거를 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화성에 물이 있었다는 것만으론 화성에 과거 생물체가 존재했다는 추론을 할 순 없다. 하지만 최소한 화성이 과거 생명체가 살 수 있었던 환경이라는 가정은 가능하다. NASA는 화성에 물이 있어 습하고 따뜻한 날씨를 보인 시기를 약 35억 년 전으로 추정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북한 김경옥 노동당 조직지도부 1부부장(사진)이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경호를 소홀히 했다는 의심을 받고 사형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탈북 지식인 단체인 NK지식인연대가 3일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이에 따르면 10월 초에 김정은 경호에 엄중한 문제를 일으킨 죄명으로 조직지도부의 부장 1명과 김정은 서기실 행사담당 부원 1명이 처형당했다는 소문이 평양 시민들 사이에 은밀히 퍼지고 있다. 시민들은 처형당한 부장이 북한 권력 실세로 부상한 노동당 조직지도부의 핵심 3인방 중 한 명이자 김정은 관련 행사를 담당하는 김경옥 1부부장이라고 전하고 있다. 김 1부부장은 7월 9일 전병호 장례식 명단에 이름을 올린 이후 더이상 북한 매체에 등장하지 않고 있다. 김 1부부장이 사형당한 원인은 북한에서 최대 극비사항인 김정은 현지시찰 일정이 새나가 암살 시도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 NK지식인연대의 주장이다. 2012년 11월 김정은이 평양 문수거리 류경원과 인민야외빙상관 롤러스케이트장을 동시에 시찰할 때 현지에서 암살을 목적으로 숨겨놓은 기관총이 발견됐다. 이 사건 뒤 김정은 서기실과 호위국 행사과 인원들에 대한 감시와 검열이 시작됐고 결국 김 1부부장에게 책임을 물어 처형했다는 것이다. 암살 시도가 있은 뒤 2년이나 지난 지금 시점에 김 1부부장이 왜 갑자기 처형됐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김 1부부장이 직접 암살시도에 가담했을 수도 있고 최근 영향력을 키워나가는 최룡해 노동당 비서가 조직지도부의 힘을 빼기 위해 눈엣가시 같은 김 1부부장에게 누명을 씌워 숙청했을 가능성도 있다. NK지식인연대는 “암살 미수사건 이후 김정은이 친족 외에 누구도 믿지 못하는 상황이 됐고 이에 따라 북한 권력 내부가 어수선하다”고 관측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평양에도 유치원이 있다. 그런데 유치원 입학식이 끝나면 신입생은 한동안 교양원(교사)들의 이런 질문에 대답해야 한다. “철수 어린이, 아침에 뭘 먹었어요? 영희 어린이는?” 이것은 일종의 호구조사다. 아침 식사로 뭘 먹었는지 며칠만 조사하면 그 집 생활수준을 알 수 있다. 이런 일은 언제부턴가 당연한 입학 의례가 됐다. 각 가정의 형편을 파악하는 것은 교양원에게 제일 중요한 일이다. 유치원은 돈으로 시작해 돈으로 끝나기 때문이다. 부모는 유치원 입학 전부터 돈을 낸다. 벽지 비닐장판 페인트 횟가루 시멘트 청소도구 장난감 등 유치원에 필요하다는 항목은 수십 가지다. 대부분 유치원은 입학 때 북한 돈 8만∼10만 원을 내는 것이 일반적이다. ‘입학 턱’이라는 명목으로 유치원 교사들에게 4만∼5만 원어치를 접대해야 하는 일도 있다. 아무리 적게 잡아도 입학 전에 12만 원이 드는데, 11월 말 북한 환율로 약 15달러에 해당하는 돈이다. 얼핏 많아 보이지 않는다 하겠지만 쌀 20kg 또는 옥수수 100kg은 살 수 있는 돈이다. 이 정도 식량이면 4인 가정이 한 달 굶지 않고 살 수 있다. 부모들의 ‘유치원살이’는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매달 쌀 3kg과 식비 5000∼1만 원을 내야 한다. 반찬도 챙겨 보내야 한다. 유치원에선 점심에 국과 밥만 주고 그 외 간식으로 매일 우유 1잔과 과자 또는 빵을 한두 개씩 줄 뿐이다. 그뿐이 아니다. 교사들은 다음 날 갖고 와야 하는 각종 항목을 수첩에 적어 아이에게 보낸다. 거기에만 한 달에 5만 원 넘게 든다. 하지만 안 보낼 수는 없는 일. 못 가져가면 아이를 욕하고 벌을 세우거나 집으로 되돌려 보내는 교사들이 있다. 어떤 교사는 자기 생일은 물론이고 남편 생일, 집안 대소사 때까지 노골적으로 돈과 물건을 요구한다. 안 주면 아이에게 “너희 부모는 도덕도 없냐”고 욕하기도 한다. 교사가 요구하는 것을 잘 들려 보냈다고 마음 놓아서도 안 된다. 대청소나 환경미화 작업 때 노력 봉사를 요구하는 교사도 있고 도로 보수나 농촌 지원 등 ‘사회동원’을 대신해 달라는 사람들도 있다. 뇌물 요구는 더 많다. 교사들은 부모의 ‘열성’에 따라 아이에게 공부를 잘하거나 좋은 일을 했을 때 상으로 주는 빨간 별을 더 주거나, 싸움이 붙었을 때 한쪽 편을 드는 것으로 보답한다. 평양 유치원들도 해마다 자연관찰, 현장학습 등 행사가 늘고 있다. 체육대회도 예전엔 국제아동절인 6월 1일에만 있었지만 지금은 1년에 3번 이상으로 늘었다. 그때마다 부모들은 죽어난다. 심지어 돈이 없어 아이를 유치원에 안 보내거나 낮은 반을 건너뛰고 높은 반에 보내 빨리 졸업시키려는 부모도 많다. 평양은 교육열이 높은 곳이다. 아이 교육은 부모 재력에 따라간다. 교사들은 돈 내는 아이들만 따로 남겨 국어나 수학을 더 공부시켜 보낸다. 요즘 평양에선 유치원생 시절부터 피아노 배우는 바람이 불고 있는데, 유치원에서 배우려면 한 달에 10달러를 내야 한다. 더 많이 내면 선생이 집까지 찾아가 가르쳐준다. 이런 현실에서 아이들이 뭘 배울지 뻔하다. 누가 전학이라도 오면 아이들이 몰려와 “너희 엄만 뭐 하니”부터 묻는단다. “(장마당에서) 화장품 장사”라는 식으로 답하면 “돈 좀 빠지니(벌리니)”라고 되묻고 “그냥 그렇다” 하고 받아친단다. 아이들은 집에 가면 엄마들이 모여 장사 이야기를 하는 것만 보고, 유치원에선 부모 돈에 따라 대접받는다. 그러니 아이에게도 집안 경제력이 최대 관심사인 것이다. 평양 유치원에도 등급이 있다. 최고 명문인 창전거리 경상유치원은 비공식 입학금이 500달러다. 또 매달 50달러 이상이 추가로 든다. 김정은이 2012년에 이 유치원을 두 번씩이나 방문했다. 북한 언론은 “장군님의 사랑 아래 어린이들이 훌륭한 교육환경에서” 어쩌고저쩌고하는데 그 유치원 입학에 얼마 드는지는 북한에서 김정은만 모를 것 같다. 참, 이 유치원은 한국에서 방문한 사람들의 단골 관광코스이기도 하다. 유치원은 졸업할 때에도 돈이 든다. 북한엔 졸업식 때 학부모가 돈을 모아 선생에게 기념품을 주는 오랜 전통이 있다. 과거엔 옷이면 무난했지만 요샌 선생이 냉장고 컴퓨터 세탁기 등을 먼저 요구한다고 한다. “나도 돈 많이 써서 이 자리까지 왔는데 본전 뽑아야 할 것 아니냐”는 것이 교사들의 속셈이다. 기념품까지 주고 나면 고달픈 유치원은 드디어 졸업하지만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다. 소학교 초급중학교 고급중학교 대학이 더 큰 입을 벌리고 차례로 기다리고 있으니…. 그러고 보니 평양 유치원들은 과거 남쪽 행태와 크게 다르지 않고, 심지어 부정적인 모습까지 빼다 닮은 듯하다. 물론 가정의 부담이나 노골적으로 갈취당하는 정도는 북한이 몇 수 위이다. 남북이 서로 경험을 교류한 적도 없는데, 악덕 행태가 닮아 있는 건 참 희한한 일이다. 요즘에는 너무 돈이 많이 들어 아이를 더 못 낳는다는 푸념까지 남북이 닮았다. 이러면서도 북한은 세금 없는 사회주의 무료 교육 제도가 있는 낙원이라고 남쪽을 향해 ‘자랑질’이다. 뻔뻔하다. 정작 북한 부모들은 각종 명목으로 매일 뜯기는 데 지쳐 유료 교육제도가 도입돼 그냥 정해진 돈만 내는 남쪽을 부러워하고 있다. 그나마 살기 좋다는 평양의 유치원들이 이 정도면 지방은 굳이 설명이 더 필요할까 싶다. 요즘 북한을 평등의 천국이라 떠들고, 이 말을 침 흘리며 들어주는 남쪽 사람들이 적지 않다고 해서 ‘지상낙원’ 평양의 유치원 생활을 소개해봤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파문을 예상치 못한 내가 정말 어리석었다. 깊이 후회하고 사과한다.” 자신의 노벨상 메달을 경매에 내놓아 화제가 된 미국 과학자 제임스 왓슨(86)이 지난달 29일 영국 선데이타임스 인터뷰에서 뒤늦게 과거 발언을 후회했다. 왓슨은 2007년 10월 파이낸셜타임스(FT)에 “아프리카의 미래는 암울하다. 이유는 흑인과 백인의 지능이 똑같다고 전제한 사회정책 때문이다. 모든 연구는 절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가 엄청난 역풍을 맞은 바 있다. 왓슨은 “그날 이후 모든 기업 이사직에서 내쫓기고 강연도 들어오지 않았으며 사회적으로 매장됐다”며 “노벨상을 팔아서라도 생활을 재개하고 싶다”고 말했다. 왓슨은 유전자(DNA)의 이중나선 구조와 기능의 비밀을 밝혀내 1962년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았다. 또 그는 인체의 유전정보를 담고 있는 ‘게놈’ 해독 프로젝트의 초대 책임자를 지냈다. 하지만 흑인 차별 발언으로 사회적 비난을 받고 생계가 어려워져 결국 생전에 메달을 경매에 내놓은 최초의 노벨상 수상자가 됐다. 왓슨의 메달은 4일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 부쳐진다. 낙찰가는 250만∼350만 달러(약 28억∼38억 원)로 예상된다. 왓슨은 “메달을 팔면 모교인 시카고대와 영국 케임브리지대에 기부금을 내고 내가 좋아하는 영국 화가 데이비드 호크니(77)의 그림도 사고 싶다”고 밝혔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미국 미주리 주 퍼거슨 시의 소요 사태로 시내 상가들이 불에 타거나 약탈당했지만 25일 오후 11시 현재(현지 시간 25일 오전 8시) 한인 피해는 없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지 한인 보호책임을 담당하고 있는 시카고 총영사관의 이준형 경찰영사는 25일 본보와의 전화에서 “좀 더 알아보긴 해야겠지만 한인 피해 상황은 알려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 소요가 벌어질 것이 이미 예상된 상황이기 때문에 현지 한인 단체에 이에 대비하라고 당부했다”며 “가게들도 일찍 문을 닫고 보안 조치를 했기 때문에 큰 피해가 없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미주리 주 세인트루이스 동포 사회를 대표하는 조원구 한인회장(68)도 전날 저녁 한인 상점의 피해는 없다고 말했다. 퍼거슨에는 현재 한인이 운영하는 상점이 20여 곳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국 외교부는 “현지에 한국인이 운영하는 상점은 휴대전화 가게와 미용실 등을 합쳐 한두 곳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미국 시민권자인 한국계들이 운영하는 곳”이라고 밝혔다. 퍼거슨 시내 한인 상점의 상당수는 흑인들이 자주 이용하는 미용용품 상점이어서 약탈 등 피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8월퍼거슨에서 발생한 흑인 소요 사태 때에도 한인 상점 7곳이 약탈 피해를 봤다. 주성하 zsh75@donga.com·조숭호 기자}
예멘의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지부(AQAP)가 중동에서 세를 넓히고 있는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를 작정하고 비판했다. 이 때문에 이슬람 과격 무장세력 사이에 내분이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CNN은 22일 “AQAP의 최고성직자 중 한 명인 하리스 빈 가지 알 나드하리가 IS 지도자인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의 칼리프(최고지도자) 국가 건설 선언이 부적절했다고 비판했다”고 보도했다. 나드하리는 이날 공개된 영상에서 “IS가 모든 이슬람교도의 칼리프를 선언한 것은 필요조건을 충족하지 못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나드하리의 공개 비판은 바그다디가 지난주 IS를 예멘으로 확대한다고 선언하면서 지역 내 독립적 조직으로 군림해온 AQAP 존재를 무시한 데 따른 분노로 해석된다. 실제로 IS가 6월 칼리프 이슬람 국가 설립을 공식 선언한 뒤 급속히 세를 키우자 AQAP 조직원 사이에선 자신들의 지도부가 무능하다는 비판이 일었고 일부 조직원은 IS로 전향하기도 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포로셴코 대통령, 우리 깨끗하게 결투로 해결하는 게 어떻겠소.” 우크라이나 반군 지도자인 루간스크인민공화국의 이고리 플로트니츠키 대통령(50)이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49)에게 일대일 결투를 신청하는 공개서한을 보냈다. 반군이 점령한 지역에서 자체 선거로 선출된 플로트니츠키는 19일 “우크라이나 지역에서 피 흘리는 사태를 끝내기 위해 슬라브족과 코샤크족 지도자들의 오랜 전통에 따라 우리 둘만 결투를 해 승자를 결정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내가 이기면 모든 전투를 중단하고 반군 장악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을 철수시키며 협상을 시작하자”고 말했다. 이어 “각 측에서 참관인 10명, 언론인 10명을 대동하고 결투를 벌이자”면서 “원하면 TV를 통해 결투 장면을 생중계해도 좋다”고 덧붙였다. 이 제안에 대해 우크라이나 외교부 대변인은 “플로트니츠키에겐 우크라이나 법정과의 결투만이 남아있다”고 응수했다. 플로트니츠키의 제안이 알려지자 인터넷에선 실제 결투를 하면 누가 이길지가 화제로 떠올랐다. 플로트니츠키는 옛 소련군에서 장교로 근무한 경력이 있다. 하지만 역시 소련군에서 복무한 포로셴코 대통령에게도 소련 시절 유도와 삼보 선수로 사관학교 생도 4명을 쓰러뜨린 무용담이 있다. 이 때문에 누리꾼들은 권총으로 하는 결투에선 플로트니츠키가, 맨몸 결투에선 포로셴코 대통령이 압도적으로 우세하다고 얘기하고 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한국에 처음 와서 밤늦게까지 독수리 타법으로 타자 연습을 하던 때가 어제 같은데 벌써 12년이 흘렀다. 방에 틀어박혀 혼자 인터넷을 배운다고 씨름하다 컴퓨터가 다운된 날에는 멀리 보이는 ‘컴퓨터 크리닝’이란 간판을 용케 찾아내 배낭에 본체를 둘러메고 찾아가기도 했다. ‘컴퓨터를 청소해주는 곳’이라고 생각해 왔는데 빨래만 잔뜩 걸려 있어 이상하다 싶었다. 하지만 세탁소일 것이라는 생각은 전혀 못하고 사장에게 기어코 메고 온 컴퓨터를 고쳐 달라고 말했다. 지금 생각해도 웃음이 난다. 첫 휴대전화를 중고폰으로 구입한 날에는 사용법을 익히느라 밤을 새웠다. 그때 나는 흡사 타임머신을 타고 30년 뒤 미래 세계에 뚝 떨어진 사람 같았다. 그래도 지금은 타자가 일상인 기자란 직업을 얻었고, 빠르게 변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흐름에도 올라타 방문자가 6200만 명이 넘는 블로그도 운영하고 있으니 타임머신 타고 온 것치곤 잘 적응한 것 같다. 하지만 최신 변화를 따라가긴 여전히 숨 가쁘다. 요즘 북쪽을 건너다 보면 저쪽은 나보다 더 정신없는 것 같아 안쓰럽다. 보위부 쪽 이야기를 전해 들으니 돌아버릴 정도라 한다. 내가 북에서 살 때는 비디오테이프 플레이어만 있어도 부잣집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북한에서도 액정표시장치(LCD) TV, 스마트폰, 태블릿PC를 어렵지 않게 살 수 있으니 북쪽 사람들은 최근 10여 년 새 30년을 훌쩍 건너뛴 셈이다. 밀려드는 첨단 기기의 홍수 속에 보위부가 수십 년 쌓아 왔던 통제 노하우도 물거품처럼 밀려가고 있다. 2000년대 초반 CD 플레이어가 북한에 급속도로 퍼져 한국 드라마를 빠르게 확산시키자 보위부는 집집마다 다니며 CD 플레이어에 검열 딱지를 붙이기에 바빴다. 급기야 2004년 ‘109상무’라는 불법 동영상 단속 전담 특수조직을 만들고 몇 년 뒤엔 ‘109연합지휘부’란 거창한 이름으로 승격까지 시켰다. 2005년 이후 CD와 휴대용 저장장치(USB)를 동시에 쓸 수 있는 데다 배터리가 장착돼 전기가 없어도 동영상을 볼 수 있는 MP4(일명 노트텔)가 퍼지자 보위부엔 비상이 걸렸다. 증거를 잡기가 너무 어려웠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CD룸엔 북한 영화를 넣고, 한국 영화는 USB를 꽃아 보다가 단속반이 뜨면 USB를 숨기고 북한 영화를 보았다고 우겨댔다. 이걸 단속하느라 정신없는 사이 요샌 더 골치 아픈 MP5라는 태블릿PC와 유사한 기기가 새롭게 등장했다. 이 기기에 장착되는 마이크로SD칩은 영화 수십 편을 저장할 수 있지만 손톱만 한 크기여서 최악의 경우 삼켜버리면 된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 익숙한 젊은 세대는 아예 블루투스 기능을 활용해 동영상이나 불륜 소설을 서로 전송해 주고받는다. 단속에 걸릴 것 같으면 삭제해버리면 그만이다. 보위부는 흘러간 과거가 그리울 것이다. 옛날엔 어쩌다 전기가 들어온 아파트 단지에 불시에 쳐들어가 전기 차단기를 내리고 집집마다 뒤지면 됐다. 한국 드라마를 보던 사람들은 멈춘 기기에서 테이프나 CD를 꺼낼 수 없어 꼼짝 못하고 잡혔다. 하지만 지금은 확실한 심증을 갖고 몸수색을 해도 증거물을 찾기 어렵다. 김정은이 스마트폰 생산을 독려하는 세상인지라 최신 기기를 무작정 빼앗겠다고 선포하기도 쉽지 않다. 그랬다간 보위원의 자식들부터 반동이 될지 모른다. 결국 보위부는 대세에 굴복해 최근 노트텔 사용을 합법적으로 인정하고 말았다. 올 10월 초까지 집집마다 다니며 조사를 한 뒤 승인된 기기만 쓰라고 엄포를 놓았다. 하지만 사람들이 노트텔 2대를 구입해 하나만 승인 받고, 하나는 숨겨놓고 몰래 본다면 방법이 딱히 없다는 것쯤은 자기들도 안다. MP5도 지금은 무조건 몰수하지만 나중엔 결국 노트텔처럼 사용이 허용될 것이다. 고위 간부들부터 앞다퉈 구매하는 LCD TV도 정말 골칫거리다. 평양에서 한국 방송을 직접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 평양에서 살다 온 탈북자는 한국 방송을 집에서 봤다고 했다. 보위부 전파감독국 사람들은 남쪽에서 강한 출력으로 TV 전파를 쏘고 있어 막기 어렵다고 하소연한단다. 북한은 평양 주변에 안테나를 여러 곳에 세우고 시내를 향해 강한 방해 전파를 쏘고 있지만 잦은 고장과 전력난 때문에 방해 전파를 쏠 수 없을 때가 많다. 반면 평양엔 거의 모든 집에 축전기가 다 있다. 국가엔 막을 전기가 없지만, 개인에겐 몰래 볼 전기가 있는 것이다. 평양도 막기 어려운 판이니 남포를 비롯한 서해안 지역에선 한국 TV를 얼마든지 볼 수 있다. 특히 통제에도 불구하고 인기리에 밀매되는 휴대용 LCD TV를 갖고 산에 오르면 맘 편히 한국 TV를 볼 수 있다. 북한에서 볼 수 있는 한국 채널은 KBS를 위주로 SBS, MBC 프로그램이 두루 섞인 것이라 한다. 삐라에 거품을 무는 북한이 TV 송출에 대해선 한마디도 하지 않는 것이 선뜻 이해되지 않는다. 한국 정부가 삐라도 못 막아준다고 하는 판이니 어차피 말해봐야 본전도 못 찾을 것이라 판단한 걸까, 아니면 이런 프로그램 정도는 양호하다고 판단한 걸까. 만약 북한에 채널A의 ‘이제 만나러 갑니다’와 같은 프로그램을 송출한다면 그래도 침묵을 지킬 수 있을지 정말 궁금하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페이스북이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 링크드인 등에 대항하는 새로운 웹사이트를 비밀리에 개발 중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넷판이 17일 보도했다. ‘페이스북 앳 워크(Facebook at Work)’라는 이름의 이 웹사이트는 동료와 대화를 나눌 수 있고 직업상의 연줄을 연결해주는 기능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얼핏 페이스북과 매우 유사해 보이지만 이용자들이 휴가 중 찍은 사진이나 정치적 불평, 재미있는 동영상 같은 개인적 관심사나 신상정보를 직업적 신분과 구분해 보관할 수 있도록 했다. 새 웹사이트가 서비스를 시작하면 매달 9000만 명이 이용하는 비즈니스 인맥 연결 사이트 링크드인의 시장을 일정 부분 잠식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구글의 클라우드 저장·공유 사이트인 구글 드라이브나 MS의 아웃룩 e메일 서비스, 사무용 프로그램 오피스와도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미국의 최신 무인기(드론)를 복제하는데 성공했다." "이란에서나 통하는 말일 뿐 어림도 없다." 이란이 2011년 12월 자신들이 유인해 추락시켰다는 미국의 'RQ-170' 드론의 정보를 복원해 똑같은 무인기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히자 미국이 이를 무시하고 나섰다, 이란 당국은 10일 자신들이 미국의 드론을 본뜬 이란판 무인기를 제조해 시험비행까지 성공했다며 시험 비행장면을 곧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스티브 워런 미 국방부 대변인은 12일 "어떻게 만들던지 미국의 기술을 따라올 방법은 없다"며 "복제판이란 말은 이란에서나 통하는 단어"라고 대꾸했다. 드론을 둘러싼 미국과 이란의 신경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과거 이란이 미국 드론을 유인해 자국 영토에 추락시켰다고 보도한 뒤 드론의 데이터를 복원하겠다고 밝히자 미국은 드론의 보안시스템이 견고해 이란이 복원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대답했다. 하지만 이란은 최근 드론의 데이터를 복원해 동영상을 방송했다. 동영상 기록은 드론 밑에 설치된 카메라가 찍은 것인데 여기에는 착륙하려던 드론이 담은 당시 아프가니스탄 칸다하르 기지 주변 풍경이 담겨져 있었다. 이런 와중에 최근 이란 상공을 지나던 한 여객기의 승객이 우연히 여객기 아래에 지나가는 수상한 괴비행체를 발견하고 이를 촬영해 공개한 동영상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34초짜리 영상에 담긴 비행체는 백색의 구형으로 날개가 확실히 없는 전형적인 UFO의 모습이었다. 이 괴비행체가 이란이 새로 개발해 시험 가동했다는 드론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이번 UFO 논란에 대해 이란 정부는 어떤 성명도 아직 내놓지 않고 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중국 최고 부자인 것은 행복한 일이 아닙니다. 세계 최고의 부자가 된다면 엄청 고통스러울 것입니다.” 개인 자산 240억 달러(약 26조4000억 원)로 중국 최고 부호에 등극한 마윈(馬雲·50·사진) 알리바바그룹 회장이 11일 미국 CNBC방송 인터뷰에서 ‘부자로 사는 괴로움’을 토로했다. 중국의 최대 쇼핑대목인 ‘싱글즈 데이’(11월 11일)를 맞아 알리바바가 하루 매출 571억 위안(약 10조2000억 원)이란 신기록 금자탑을 세운 날에 창업주는 “행복하지 않고 고통스럽다”고 고백한 것이다. 마 회장은 세상 사람들의 인식에 공감하면서도 자신의 독특한 부자 철학을 설명했다. 그는 “사람들은 ‘부자인 건 좋은 거야’라고 말하는데 부자인 게 좋은 것은 맞다. 하지만 중국 최고 부자인 것은 행복한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마 회장은 “돈을 버는 것보다 쓰는 것이 훨씬 더 어렵다”며 “(세계 최고 부호인) 빌 게이츠와 나의 경쟁은 더 나은 자선활동을 위해 누가 돈을 더 효과적으로 쓰는가가 될 것”이라고 자선 경쟁을 제안했다. 한편 마 회장은 이날 알리바바의 ‘싱글즈 데이’ 할인행사가 끝나기 전인 오후 10시 37분경 저장(浙江) 성 항저우(杭州) 시 본사에 나타났다. 매출 증가를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대형 전광판 앞에 선 그는 알리바바 자회사인 온라인 쇼핑 거래대금 지불시스템 ‘즈푸바오(支付寶·Alipay)’를 상장하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그는 “즈푸바오는 A주(중국 내국인 전용 주식)시장에 상장해 더 많은 사람이 전자상거래가 가져다주는 이익을 누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평양에서 김정은 암살 시도가 있었던 날은 2년 전인 2012년 11월 3일이었다. 이날 김정은의 일정은 완공을 앞둔 평양 문수거리 복합편의시설 류경원과 인민야외빙상장, 롤러스케이트장을 시찰하는 것이었다. 이 시설들은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몇십 m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하지만 당일 아침 한 남성이 류경원 인근의 누운 향나무 아래에 교묘하게 숨겨져 있던 장전된 기관총을 발견해 즉시 보위부에 신고했다. 명백한 김정은 암살 시도였다. 암살자는 김정은이 세 곳을 걸어서 둘러보는 기회를 노렸던 것으로 추정됐다. 그럼에도 김정은이 예정대로 류경원을 찾은 것은 대단한 용기였다. 범인은 끝내 잡히지 않았다. 그러나 최고 극비인 김정은의 동선을 미리 알 수 있는 사람이 극히 적은 데다 세계에서 총기가 가장 엄격하게 통제되는 평양에 해외에서 기관총을 밀수해 올 수 있는 사람이라면 배후에 거물이 있는 게 분명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곧 가장 유력한 용의자로 김정은의 고모부 장성택이 지목됐다. 김정은이 시찰한 시설도 장성택 휘하의 인민보안부 내무군이 건설한 것이었다. 현장에서 김정은을 영접한 사람들도 내무군 장성들이었다. 하지만 무턱대고 장성택을 체포할 수는 없는 일. 이때부터 은밀하고도 끈질긴 미행이 시작됐다고 한다. 그래서였을까. 이후 장성택은 갑자기 모습이 사라졌고 남쪽에선 숙청설까지 나왔다. 모습을 다시 드러낸 이후에도 이듬해 4월 중순까지 불과 열세 차례만 언론에 나타났다. 2012년엔 김정은의 시찰을 무려 102회나 따라다녔던 그였다. 김정은 암살미수는 지금까지도 북에서 극소수만 아는 철저한 극비 사안이다. 기자 역시 오래전에 정보를 받고도 정보원의 안전 때문에 지금까지 보도하지 않았다. 이 사건은 그런 일이 있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충격을 주지만 이후 북한에서 나타났던 비정상적 행태를 설명해주는 핵심 퍼즐이라는 점에서도 중요한 사건이다. 사건 직후 김정은 관저와 별장을 비롯한 전용 시설 30여 곳에 장갑차 100여 대가 새로 배치됐다. 한 달 뒤 우리 당국도 수상한 낌새를 챘다. 12월 초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전과 달리 최근 김정은이 현지시찰을 하면 중무장한 경호원이 등장하고 행사장 주변에 장갑차까지 출동한다”며 “북한에서 큰 시위가 있었거나 인사에 불만을 품은 사람이 나타나는 것 아닌가 추정된다”고 말했었다. 이런 분위기는 당시 북한 매체의 보도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이전에는 김정은 시찰 시에 경호원이 노출되는 일이 거의 없었다. 무장도 권총뿐이었다. 하지만 암살 시도 이후에는 자동총을 메고, 헬멧까지 쓴 김정은 경호원들이 노골적으로 사진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골프 가방이나 기타 가방을 멘 경호원들도 사진에 등장했다. 가방 안에는 기관총이나 저격총, 수류탄 등 중무장이 들었을 것으로 추정됐다. 불안해진 김정은은 11월에 국가안전보위부를 두 차례나 방문해 적대분자 숙청을 지시했다. 같은 달 갑자기 ‘전국 분주소장 회의’와 ‘전국 사법검찰일꾼 열성자 대회’가 3일 간격으로 잇따라 열렸다. 분주소장 회의는 13년 만에, 사법간부 회의는 30년 만에 열린 것이었다. 김정은은 이 대회에 “소요·동란을 일으키기 위해 악랄하게 책동하는 불순 적대분자와 속에 칼을 품고 때가 오기를 기다리는 자들을 모조리 색출해 가차 없이 짓뭉개 버려야 한다”고 지시했다. 동시에 ‘불순분자 소탕 캠페인’이 시작됐다. 모든 기관들은 수시로 ‘불순분자 검거 실적’을 제출할 것을 요구당했다. 탈북자들은 당시 내부 공포 분위기가 극에 이르렀다고 증언했다. 북한은 이듬해에는 1월부터 준전시 상태를 선포하면서 4월 말까지 대내외의 긴장 상태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암살 시도 이후 김정은 경호 반경도 두 배로 늘었다. 과거엔 저격 가능 범위를 2km로 보고 그 안에 개미 한 마리도 얼씬거리지 못하게 했다면 암살미수 사건 이후엔 집중경호 구간이 4km로 늘었다. 휴대용 미사일을 날릴 수 있다고 보는 2차 경호 범위도 20km에서 40km로 늘었다. 암살 시도가 김정은에게 큰 정신적 충격을 준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후 김정은의 군부에 대한 불신도 극에 달해 군 수뇌부가 수시로 물갈이 됐다. 이듬해 7월까지 북한 군단장의 절반 이상이 교체됐다. 북한 장성들의 계급장 널뛰기가 시작된 것도 이때쯤부터였다. 요즘 김정은의 전용기 애용을 두고 남쪽에선 자신감의 표출이라고 분석하지만 그 반대일 수도 있다. 차량 이동은 경로가 길고 시간이 많이 걸려 일정을 미리 알고 폭발물을 숨겨놓으면 막기 어렵다. 반면 전용기는 공항과 관계자 몇 명만 통제하면 된다. 물론 남쪽의 레이더엔 김정은 전용기가 포착된다. 하지만 김정은이 한국군 코앞에서 목선을 타고 다니는 것을 보면 그는 미국이나 한국이 자신을 암살함으로써 ‘북한 붕괴’라는 혼란스러운 사태를 만들지 않을 것이란 확신을 가진 듯하다. 반면 활발한 대외 활동을 하고 있는 김정은이 3년 넘게 북한 절반이 넘는 지역을 방문하지 않고 있는 것을 보면 오히려 내부를 더 두려워하는 것 같다. 김정은 암살 시도자가 장성택이었는지, 그의 숙청이 이 사건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는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 장성택이 처형되고 난 뒤 생전의 그가 김정은 옆에서 뒷짐을 진 사진이 남쪽 언론에 오르내렸다. 이렇게 오만했으니 눈 밖에 났다는 식이었다. 그게 바로 2012년 11월 3일자 사진이다. 그날 장성택은 무슨 생각이었을까. 이젠 영영 땅에 묻혀 알 길이 없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서아프리카 에볼라 바이러스 진원지이자 최대 감염국인 라이베리아에서 확산일로였던 감염자 증가율이 줄어들고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가 처음으로 나왔다. 브루스 에일워드 세계보건기구(WHO) 사무부총장은 29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라이베리아에서 에볼라 감염률이 며칠째 줄어들고 있으며 진료소들에 비어있는 병상들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추세가 지속된다면 12월 1일쯤 기니,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이 에볼라 억제 목표를 수월하게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감염률이 줄고 있다는 것과 에볼라를 통제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은 의미가 다르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는 “이런 발표가 에볼라를 통제할 수 있다고 받아들여지는 것은 ‘애완 호랑이가 잘 길들여져 있다’는 말처럼 어리석은 일일 것”이라며 “시신 매장 한 구만 잘못돼도 다시 바이러스가 확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에볼라 바이러스가 한풀 꺾인 데는 감염자와 접촉한 사람들의 행적을 추적하고 관찰하는 노력과 안전한 장례 캠페인이 실질적 효과를 발휘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WHO는 27일 기준으로 전 세계 에볼라 감염 사망자가 4920명이라고 밝혔다. 또 에볼라 감염자는 나흘 전인 23일의 1만141명에서 3000여 명 늘어난 1만3703명이지만 신규 감염자가 아니라 누락된 기존 감염자가 합산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를 토대로 산출한 에볼라 감염자의 치사율은 35.9%였다. 전체 8개 발병국 중 최다 감염자가 발생한 나라는 라이베리아(6535명)이며 시에라리온(5235명), 기니(1906명)가 뒤를 이었다. 전체 감염자 중 27명을 제외한 나머지는 이 3개국 감염자이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진품이 아니라는 경매회사의 말을 믿고 헐값에 그림을 팔았던 영국인 남성이 나중에 작품이 1100만 파운드(약 186억 원)짜리 진품이라는 말에 화가 나 소송을 냈다.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랜슬럿 드와이츠 씨는 자신의 가문이 소장하던 16세기 이탈리아 화가 카라바조의 작품(사진)을 2006년 소더비를 통해 4만2000파운드(약 7100만 원)에 팔았다. 소더비는 경매에 부칠 당시 이 그림이 카라바조의 작품 ‘카드사기꾼’을 위조한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그림을 사들인 영국의 저명 예술 수집가인 데니스 마흔 경은 나중에 이 그림이 진품이라며 1100만 파운드의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화가 난 드와이츠 씨는 최근 소더비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소더비 측은 “최고의 감정사들이 그림을 평가했다”며 위작이란 판단에 변함이 없다고 맞서고 있다. 어느 쪽의 말이 맞는지는 아직 알 수는 없지만 드와이츠 가족은 1950년에도 카라바조의 그림 한 점을 뉴욕메트로폴리탄박물관에 팔았던 사실이 있어 진품일 가능성이 높다. 이탈리아 초기 바로크 시대의 대표적 화가인 카라바조는 빛과 그림자의 대비를 잘 표현한 화가로 17세기 유럽 회화의 선구자로 평가되고 있다. 그가 남긴 작품은 현재 50여 점에 불과해 가치가 매우 높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