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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40점, 50점 될까요. 솔직히 점수를 많이 줄 수가 없어요.” 중학교 3학년 김영운(이하 가명·경기 성남시) 군이 지난해 자신의 학교생활을 평가한 점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된 지난해 모든 학생은 원격과 등교 수업을 번갈아 받았다. 사회적 거리 두기 강화가 반복되면서 등교는 ‘퐁당퐁당’이었다. 영운이는 “솔직히 원격수업은 집중을 못 하겠더라”고 털어놨다. 일부 과목의 줌(ZOOM) 수업이 시작됐지만 너무 자주 끊겼다. 영운이 컴퓨터의 문제가 아니었다. 며칠 지나자 차라리 “카메라 안 돼요”라고 거짓말을 했다. 그 대신 컴퓨터로 ‘롤(LOL·인터넷 게임 종류)’에 몰두했다. 영운이는 자신이 ‘특이한 케이스’가 아니라고 말했다. “아침에 간신히 출석 체크만 하고 자는 친구가 수두룩해요. 원격수업 때 혼자 문제 풀어서 치고 나가는 친구도 있지만, 아직 중3 1학기에 배우는 ‘근의 공식’도 모르는 친구가 있어요.” 교육부는 26일 새해 업무보고를 통해 올해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등교수업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2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지난해와 같은 유형으로 수업이 진행될 수밖에 없지만, 수업의 질이나 학사 운영의 안정성은 나아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학생들은 원격수업과 등교수업이 병행되는 한, 단순히 등교일수를 늘리는 것만으로 1년 동안 쌓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전국 초중고교생 30명을 전화로 인터뷰해 1년간 겪은 ‘코로나 학교’의 실태와 신학기에 바라는 수업에 대해 들어봤다 ○ “원격수업, 선생님이 직접 해주세요”학생들이 한목소리를 낸 건 교사가 원격수업을 직접 해달라는 요구였다. 중2 안진하 양(서울 서초구)은 “지난해 2학기 때도 수업의 70%가 기존 인터넷 강의(인강) 대체였다”며 “인강은 내가 (사교육) 결제해서도 듣는데 이럴 거면 학교 수업 왜 듣나 싶었다”고 말했다. 중2 윤구영 군(서울 양천구) 역시 “시험 한 주 전까지도 EBS만 틀어준 과학 ‘쌤’한테 정말 실망했었다. EBS만 보고 어떻게 시험을 치느냐. 학원에서 배운 걸로 시험 봤다”고 하소연했다. 원격수업이 학력 저하에 큰 영향을 끼쳤다는 학생들의 ‘증언’도 쏟아졌다. 초4 최수진 양(경기 파주시)은 “나는 집에서 엄마하고 문제집을 풀면서 그래도 수업을 이해했는데 친구 중에는 1년이 지나도 교과서가 완전히 깨끗한 경우도 많았다”며 “그런데 이걸 딱히 걱정하는 친구도 없었다”고 전했다.○ “원격수업 때 퀴즈나 숙제 필수!”학생들은 신학기 원격수업 때 교사들의 ‘감시’를 원했다. 등교수업 때는 구속으로 느껴졌지만 지난해 원격수업으로 학습 리듬이 장기간 깨지다 보니 스스로 필요성을 절감한 것이다. 서울 마포구 고2 임영일 군은 “자율학습도 줌으로 하면서 선생님이 내가 공부하는 모습을 보면 좋겠다”고 했다. 실제 지난해 하반기(7∼12월)부터 일부 학교에서는 전교생이 참여하는 ‘줌 자습’이 이뤄지고 있다. 초등학생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아침 9시에 등교를 하려면 미리 준비를 해야 하잖아요. 원격수업 때도 선생님이 그 전에 일어났는지 확인해 주셨으면 좋겠어요.”(서울 서대문구·초5·손서진 양) 등의 요청이 대표적이다. 중2 권은진 양(서울 서초구)은 “1교시부터 학교 시간표대로 반드시 원격수업을 듣게 하고, 그때그때 퀴즈를 봐야지 친구들이 집중해서 본다”고 강조했다. 중2 전수진 양(서울 양천구)은 “원격수업 때는 선생님이 퀴즈도 하고 숙제도 내줘야 제대로 ‘내 것’이 된다. 안 그러면 틀어놓고 학원 숙제하거나 딴짓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등교수업은 ‘학교 갈 맛’ 나게”등교일수가 늘어도 할 수 없는 게 너무 많다는 아쉬움도 나왔다. “쉬는 시간이 5분으로 줄고 이야기를 못 하게 해서 친해진 친구가 없어요”(대전 서구·초6·최가은 양) 등 주로 초등생들이다. “원격수업을 한 지난해 교우관계는 최악이었지만, 어차피 공부만 하면 돼 불편하지 않았다”고 한 고2 백기영 군(서울 송파구) 같은 답변이 중고교생에게 많았던 것과 비교하면 온도차가 컸다. 몇 번 안 가는 등교수업 때 수행평가만 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울산 남구 초3 신서율 양은 “친구들 모두 등교수업 때면 ‘또 수행평가 해요?’라고 싫어했다”고 말했다. 이진아 양(전남 장성군·초4)은 “원격수업 때 대화를 잘 못 하니 등교수업 때라도 공부보다 피구나 축구, 이벤트 등 놀이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최예나 yena@donga.com·김수연·이소정 기자}
IM선교회가 운영하는 광주의 비인가 교육시설 ‘TCS국제학교’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했다. 26일 광주시에 따르면 광산구 운남동 TCS국제학교의 학생과 교사 등 135명의 검사 결과 100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26명은 음성이고 나머지 9명은 검사 중이다. 이미 감염이 확인된 TCS에이스국제학교의 37명을 더하면 광주에서만 IM선교회 관련 확진자가 137명으로 늘었다. 전국적으로는 326명으로 잠정 집계됐다.광주 100명 추가확진… IM선교회發 전국확산 비상비인가 시설 6곳서 누적 326명IM선교회가 운영하는 비인가 교육시설인 대전 IEM국제학교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국적으로 빠르게 퍼지고 있다. 광주 광산구 TCS국제학교에서 26일 하루에만 100명이 확진되면서 방역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방역당국이 비인가 교육시설에 대해 전수조사 중이어서 추가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방역수칙을 제대로 지켰는지 조사해 위반 사항이 드러나면 과태료를 부과하거나 손해배상 청구 등의 법적 조치를 검토 중이다.○ 광주서 100명 추가 확진… 누적 326명 방역당국과 자치단체 등에 확인한 결과 이날 오후 10시 현재 IM선교회 산하 교육기관과 관련된 누적 확진자는 326명이다. 전날보다 113명 늘었다. △대전 IEM국제학교 133명 △광주 TCS국제학교 100명 △강원 홍천 선교활동 수련생 39명 △광주 TCS에이스국제학교 37명 △경기 용인 요셉TCS국제학교 15명 △경기 안성 TCS국제학교 2명 등이다. 이날 새로 집단 감염이 확인된 광주 TCS국제학교 학생과 교사 122명은 운남동 학교 바로 옆 건물과 북구의 한 빌라 등 두 곳에서 생활을 했다. 학생들은 6∼19세의 초중고교생이다. 이들은 한 방에 6∼8명씩 21개 방에 나눠 단체활동을 했다. 이에 앞서 확진자가 나온 TCS에이스국제학교의 경우 감염자 37명 중 15명이 학생과 교사다. 나머지 22명은 n차 감염자인데 어린이집 교사와 아동 등 10명이 포함돼 있다. 교사 한 명이 TCS에이스국제학교와 같은 건물에 있는 교회 신도였다. 이 때문에 TCS국제학교의 지역사회 n차 감염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홍천에서 발생한 39명은 대전 IEM국제학교에서 선교활동 중인 20∼50대 수련생이다. 이들은 신입생 입학으로 장소가 비좁아진 데다 일부 학생들이 두통 등의 증세가 나타나자 다른 수련 공간을 찾다가 16일부터 홍천의 종교시설에 머물렀다. 이들은 단체버스를 이용해 이동했다. 수련생은 확진 판정을 받은 25일까지 열흘간 6개 방에서 생활했다. 일부가 발열 등의 증상을 보였지만 해열제만 먹고 진단검사는 받지 않았다. 인근 카페와 음식점, 미용실 등 30여 곳을 드나들었던 것도 확인됐다. 허필홍 홍천군수는 “열이 났을 때 빨리 검사를 받았다면 어느 정도 조기 수습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며 “인솔자의 판단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대전시·대전시교육청, “책임 떠넘기기” IEM국제학교는 지난해부터 ‘위험시설’로 지목돼 왔다. 하지만 지방자치단체와 교육청이 담당 업무가 아니라는 이유로 서로 방역과 점검을 미뤄 왔다. 대전시와 대전시교육청 취재를 종합해보면 지난해 6월 IEM국제학교 주변 상인들로부터 ‘종교시설 같은데, 마스크를 쓰지 않은 학생들이 모여 있다’는 제보가 잇따랐다. 해당 구청이 현장 점검에 나섰고 교실과 식당, 기숙시설이 있는 것을 확인하고 교육청에 방역점검을 요청했다. 하지만 교육청은 ‘미인가 시설의 경우 지도·감독 권한이 없다’며 공문 접수조차 거부했다. 대전시도 건물 2층 예배당의 방역 점검만 하고 추가 조치는 없었다. 교육청 관계자는 “종교단체에서 설립한 시설이라 지도·감독은 지방자치단체 소관”이라고 떠넘겼다. 대전시 관계자는 “종교시설인지 학원시설인지 현재까지도 애매하다”며 “정부 지침에 받아 조정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비인가 교육시설인 IEM국제학교는 사실상 지자체와 교육청의 관리·감독 사각지대에 있었던 셈이다. 전교조 대전지부 관계자는 “법적 한계는 있었겠지만 대전시와 교육청이 최소한의 방역수칙 준수 여부는 점검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방역당국, IEM·BTJ 연관성 조사 방역당국은 집단 감염이 발생한 IEM국제학교와 BTJ열방센터가 관련됐을 가능성에 대해 조사 중이다. BTJ열방센터는 재단법인 전문인국제선교단이 운영하는 시설이다. 현재까지 BTJ열방센터 관련 확진자는 802명이다. IEM국제학교에 머물다 홍천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수련생 중 일부가 지난해 12월 BTJ열방센터를 방문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수련생들의 휴대전화의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기록을 통해 동선과 접촉 이력을 확인 중이다.최예나 yena@donga.com·김수연 / 광주=이형주 / 대전=이기진 / 김소민 기자}
교육부가 3월 신학기에 유치원생과 초등학교 저학년, 특수학교 학생을 우선 등교시키기로 했다. 다른 학년보다 등교일수를 늘리겠다는 것이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늘더라도 3월 개학을 연기하지 않을 방침이다. 교육부는 26일 이 같은 내용의 ‘2021년 업무계획’을 발표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올해는 등교 확대를 통해 학교의 일상을 회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발표 내용에 없었지만 교육부는 ‘학교 밀집도’ 적용 대상에서 초등 저학년을 제외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현재 거리 두기 1단계 때 학생 3분의 2, 2단계 때 3분의 1(고교는 3분의 2) 이하로 등교가 제한된다. 만약 밀집도 기준을 그대로 둔 채 초등 저학년의 등교일수를 늘리면 고학년의 등교일수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 대신 저학년을 제외하면 고학년 등교일수도 일부 늘어날 수 있다. 대상으로는 초등 1, 2학년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교육부는 밀집도 적용을 바꿔도 전교생 등교는 허용하지 않을 방침이다. 고교 3학년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매일 등교할 가능성이 높다. 교육부는 28일 구체적인 등교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최예나 yena@donga.com·김수연 기자}

교육부는 26일 “올해는 개학 연기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상수 교육부 학교혁신지원실장은 이날 교육부 새해 업무계획 브리핑에서 설 연휴(2월 11∼14일)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면 개학을 연기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개학 연기 상황은 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등교수업과 원격수업 병행이 가능하기 때문에 3월 2일 개학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날 교육부는 신학기 등교 확대 방침을 내놓았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아직 방역에 대한 걱정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또 원격수업의 질을 높이고 중고교생 학력 격차를 해소하는 등 코로나19 상황에 중요한 대책들이 미흡하거나 빠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돌봄 걱정에 어린 학생부터 학교로 교육부는 이날 방역수칙을 지키면서 학교장 재량에 따라 등교수업을 늘리는 걸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가 우선등교 대상으로 정한 학생은 유치원생, 초등 저학년, 특수학교 학생 등이다. 이 학생들이 대면수업의 필요성이 크고, 돌봄 공백 역시 크다. 이들은 가급적 매일 학교에 가도록 한다는 게 교육당국의 의견이다. 이들이 자주 학교에 가려면 우선 과밀학급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교육부는 초등학교 저학년 가운데 학생 수가 30명 이상인 과밀학급에 기간제 교사를 한시적으로 2000명 지원하기로 했다. 전국적으로 초등 1∼3학년 중 과밀학급은 2296곳에 달한다. 임시 교사를 투입해 반을 나눠 수업하겠다는 얘기다. 교육부는 더 나아가 초등 저학년을 학교 밀집도 기준에서 예외로 하는 방안을 방역당국과 논의 중이다. 학교 현장에선 오전·오후반, 오전·오후 학년, 분반 등을 쉽게 운영하기 어렵다. 이 상황에서 저학년의 등교일수만 늘리면 다른 학년의 등교는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만약 예외가 인정되면 고학년도 지난해보다 등교일수가 늘어날 수 있다. 하지만 과거처럼 전면적인 등교수업은 불가능하다. 올해도 원격수업 병행이 불가피하다. 등교수업 확대와 별개로 원격수업의 질 개선도 필수다. 하지만 이날 교육부가 내놓은 방안은 지난해와 별반 다를 바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시간 쌍방향 수업이나 실시간 채팅, 조례 및 종례를 통해 교사와 학생 간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정도다. 이를 위해 2월에 공공 학습관리시스템(e학습터, EBS 온라인 클래스) 화상수업 서비스를 개통한다. 학력 격차는 중고교에서 더 크게 벌어졌는데 이들을 위한 원격수업과 등교수업 개선 대책이 미흡하다는 의견도 있다. 인천 남동구 A중 교사는 “돌봄에 대한 불만이 높아지는 층에 대해서만 등교를 확대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중고교생 학부모 사이에선 “올해도 사교육에 의존하라는 것이냐”는 불만이 적지 않다. ○ 설 연휴 등 방역 위험에 신중론도 하지만 등교 확대가 여전히 위험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지난해 초등 1학년 담임을 맡은 서울 구로구 B초 교사는 “급식이나 생활 지도에서 위험한 게 많은데 학교 적응이 건강보다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올해도 지난해처럼 교외 체험학습으로 가정학습을 인정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그러나 서울 송파구 학부모 최모 씨는 “등교가 원칙인데 우리 애만 빠지면 예민한 엄마 취급을 받을 것”이라며 “공부를 덜 해도 안전이 중요한데 좀 더 상황을 지켜보고 등교 확대가 결정되면 좋겠다”고 했다. 과밀학급에 기간제 교사를 배치하는 방침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는 “과밀학급은 대부분 잘사는 지역이라 오히려 학부모가 등교를 안 시키고 싶어 한다”며 “학급당 학생 수를 줄이고 이에 맞게 교원 수요를 재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설 연휴 등의 고비 때 확진자가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일주일간 지역 발생 일평균 확진자 수는 2단계 기준인 300명대로 떨어졌다. 방역당국은 29일에 거리 두기 조정안을 발표하며 설 연휴 방역대책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5인 이상 모임 금지’ 등 핵심 방역조치의 연장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최예나 yena@donga.com·이소정·이미지 기자}

지난해 가영이(가명·초등 6학년)는 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단체대화방(단톡방)에 참여했다. 같은 반 친구들의 초대를 받아서다. 학교에 가지 못하고 원격수업만 하느라 자주 만나지 못했던 친구들이 먼저 연락한 게 반가웠다. 하지만 반가움은 잠시였다. “잘난 척하지 마”, “나대는 모습 보기 싫어”, “그렇게 살지 마” 등 친구들의 메시지가 이어졌다. 원격수업 때 자주 손을 들고 발표하는 가영이를 싫어한 친구 몇 명이 단톡방을 만든 것이다. 심지어 한 친구는 SNS 프로필 사진을 바꾸라며 이상한 합성사진을 보내기도 했다. 가영이는 결국 학교폭력 상담기관을 찾았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원격수업이 계속되면서 ‘사이버폭력’을 겪은 학생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교육부가 발표한 ‘2020년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학교폭력 피해자 가운데 사이버폭력을 경험한 비율은 12.3%에 달했다. 2013년 조사 이후 가장 높았다. 사이버폭력 피해 학생 비율은 2013년 이후 꾸준히 9% 안팎을 유지하다가 2019년 8.9%로 떨어졌는데 지난해 크게 오른 것이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사이버폭력 외에 집단따돌림 피해 학생 비율도 늘었다. 집단따돌림을 당했다는 학생은 2020년 26.0%로 2019년(23.2%)보다 소폭 증가했다. 반면 ‘학교폭력을 당했다’는 전체 학생 비율은 지난해 0.9%로 떨어졌다. 2013년 이후 최저다. 이는 등교수업이 제한적이었던 지난해 특수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친구 간 대화도 주로 SNS를 통해 이뤄지면서 갈등이 커지는 경우도 있다. 초등학교 5학년 은우(가명)는 지난해 같은 반 친구가 자신의 가방에 모래를 넣은 탓에 감정이 상했다. 은우와 친구는 학급 단톡방에서 대화를 이어갔지만 결국 화해하지 못한 채 욕설을 주고받으며 싸웠다. 결국 같은 반 친구들이 양쪽으로 갈려 단톡방에서 싸웠다. 자주 만나면 개별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온라인에서는 큰 다툼으로 번진 것이다. 청소년상담기관인 유스메이트의 김승혜 대표는 “일반적인 사이버폭력은 익명을 전제로 하지만 학교 내 사이버폭력은 평소 알던 친구로부터 당하는 것이라 정신적 고통이 더 크다”고 말했다.최예나 yena@donga.com·이소정 기자}

지난해 가영이(가명·초등 6학년)는 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단체대화방(단톡방)에 참여했다. 같은 반 친구들의 초대를 받아서다. 학교에 가지 못하고 원격수업만 하느라 자주 만나지 못했던 친구들이 먼저 연락한 게 반가웠다. 하지만 반가움은 잠시였다. “잘난 척 하지 마”, “나대는 모습 보기 싫어”, “그렇게 살지 마” 등 친구들의 메시지가 이어졌다. 원격수업 때 자주 손을 들고 발표하는 가영이를 싫어한 친구 몇 명이 단톡방을 만든 것이다. 심지어 한 친구는 SNS 프로필 사진을 바꾸라며 이상한 합성사진을 보내기도 했다. 가영이는 결국 학교폭력 상담기관을 찾았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원격수업이 계속되면서 ‘사이버폭력’을 겪은 학생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교육부가 발표한 ‘2020년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학교폭력 피해자 가운데 사이버폭력을 경험한 비율은 12.3%에 달했다. 2013년 조사 이후 가장 높았다. 사이버폭력 피해 학생 비율은 2013년 이후 꾸준히 9% 안팎을 유지하다가 2019년 8.9%로 떨어졌는데 지난해 크게 오른 것이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사이버폭력 외에 집단따돌림 피해 학생 비율도 늘었다. 집단따돌림을 당했다는 학생은 2020년 26.0%로 2019년(23.2%)보다 소폭 증가했다. 반면 ‘학교폭력을 당했다’는 전체 학생 비율은 지난해 0.9%로 떨어졌다. 2013년 이후 최저다. 이는 등교수업이 제한적이었던 지난해 특수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친구 간 대화도 주로 SNS를 통해 이뤄지면서 갈등이 커지는 경우도 있다. 초등학교 5학년 은우(가명)는 지난해 같은 반 친구가 자신의 가방에 모래를 넣은 탓에 감정이 상했다. 은우와 친구는 학급 단톡방에서 대화를 이어갔지만 결국 화해하지 못한 채 욕설을 주고받으며 싸웠다. 결국 같은 반 친구들이 양쪽으로 갈려 단톡방에 싸웠다. 자주 만나면 개별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온라인에서 큰 다툼으로 번진 것이다. 청소년상담기관인 유스메이트의 김승혜 대표는 “일반적인 사이버폭력은 익명을 전제로 하지만 학교 내 사이버폭력은 평소 알던 친구로부터 당하는 것이라 정신적 고통이 더 크다”고 말했다. 김동석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교권복지본부장은 “올해도 코로나19로 인해 원격수업이 계속되는 만큼 온라인 학교폭력 실태를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 학교폭력 조사 방식도 보완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학부모 A 씨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초등학교 4학년 자녀가 다니던 일반학원 수강을 그만두고 ‘인강(인터넷 강의)’을 시작했다. 대면 학원은 못 가지만 초등학교 고학년 아이를 마냥 놀리지 못해 시작한 일종의 ‘고육지책’이었다. 처음엔 큰 기대가 없었다. 몇 년 전 아이가 처음 인강을 볼 때는 초록색 칠판에 강사가 필기하는 방식이어서 학습효과가 낮았다.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인강인데도 아이가 시간에 맞춰 공부할 수 있도록 했다. 학령인구 감소로 위기를 겪던 초등학생 대상 온라인 사교육 시장이 코로나19 확산에 오히려 기회를 잡았다는 얘기가 나온다. 실시간 화상시스템으로 학습을 관리해주고, 눈동자를 인식해서 딴짓하지 않는지를 잡아낸다. 인공지능(AI)을 도입해 자주 틀리거나 잘 모르는 문제가 뭔지 분석해준다. 공교육의 원격수업이 하지 못하는 것을 사교육이 먼저 하고 있는 셈이다.○원격수업 빈틈 들어오는 사교육지난해 초등학생 대상 온라인 사교육 시장은 급성장했다. 20일 메가스터디교육에 따르면 지난해 1∼12월 이 회사 온라인 부문 신규 초등학생 회원은 전년 동기 대비 123% 증가했다. 비상교육도 지난해 1∼11월 신규 온라인 초등학생 회원 수가 같은 기간 대비 123% 성장했다. 업계에 따르면 중고교생은 지난해 온라인 신규 회원 변화가 거의 없었다. 한 사교육업체 관계자는 “중고교생은 코로나19 이전에도 오프라인 학원과 인강을 다 들었다”며 “그동안 대면 학원수업 위주이던 초등학생이 최근 인강의 새로운 구매자가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초등학생 온라인 사교육 시장이 성장하지 못한 가장 큰 ‘장애물’은 학부모 인식이었다. ‘애들이 스마트 기기로 어떻게 공부를 하느냐’는 걱정이다. 시력 저하 문제가 컸다. 또 스마트 기기를 일찍 접해 영상이나 게임에 빠지는 것도 걱정거리였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교육 외에 대안이 없다 보니 모두가 온라인 교육을 시작하게 됐다. 지금 초등학생 대상 인강의 ‘모토’는 “아이가 혼자 집에 있어도 관리할 것”이다. 학부모가 요일과 시간을 정해 두면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수업 시작을 알린다. 아이가 계속 인강에 접속하지 않으면 관리 교사가 전화한다. 수업 중에 딴짓을 하는 것도 관리 대상이다. 한 사교육기업은 초등 인강의 경우 관리 교사가 PC 카메라로 아이가 수업 듣는 모습을 모니터링한다. 딴짓을 하면 “쌤(선생님)이 응원하니 더 집중하자!” 등의 메시지를 보낸다. 다른 기업에선 AI가 아이 눈동자 움직임을 추적해 계속 다른 곳을 보면 “친구야 여기를 봐야지!”라는 음성이 나오기도 한다.○“공교육이 먼저 해야 할 일” 우려 커져학부모는 전용 애플리케이션으로 아이가 오늘 목표치를 다 들었는지, 어떤 부분에서 집중을 못해 주의를 받았는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AI가 아이의 학습 데이터를 분석해 어떤 부분을 잘 틀리고, 부족한지에 대한 정보도 주기적으로 제공한다. 학부모들의 만족도는 높은 편이다. 초3 자녀를 둔 학부모 B 씨는 “직장에서 전화로 인강 들었냐고 잔소리하려면 나도 힘든데 학습 관리가 되니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가격도 한 달에 10만 원 안팎으로 오프라인 강좌보다 저렴한 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교육계에선 이 같은 초등학생 대상 사교육 서비스에 대해 “공교육이 먼저 했어야 하는 일”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해 상당수 학교의 원격수업이 실시간 수업 대신 EBS나 유튜브 강좌 재생에 그쳤다. 학부모는 학생들이 자리에 앉아 있는지까지 일일이 챙겨야 했다. 초등학교 중에는 상당 기간 원격수업 없이 EBS 강좌에만 교육을 맡긴 곳도 적지 않다. 한 사교육업체 관계자는 “지금 사교육은 대부분의 업체가 AI를 도입해 아이 개인 맞춤형 수업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그동안 죽을 맛이었는데, 다시 손님 맞을 준비를 해야죠.”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익선동에 있는 한 커피숍. 아직 고객은 찾아볼 수 없었지만, 사장 허춘범 씨(68)와 직원 2명은 가게를 청소하느라 분주했다. 허 씨도 노란 고무장갑을 끼고 직접 나섰다. 한참 동안 먼지가 쌓였던 테이블을 닦아내고, 그새 시들어버렸던 화분들도 옮겼다. 허 씨는 “손님들이 매장에 앉지 못하게 된 뒤로 매출이 80% 이상 떨어졌다”며 “방역수칙을 잘 지키며 손님들은 맞이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18일 0시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를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대신 일부 시설에 대한 집합금지 및 운영제한 조치는 다소 완화해 자영업자들은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방역수칙 준수가 전제지만 조건부 운영이 가능해진 카페나 피트니스센터 등은 한숨을 돌렸다. 하지만 오후 9시 영업을 기대했던 주점이나 노래방 등은 실망감을 표출하며 반발 움직임을 이어갔다.○ “영업 재개는 다행이나, 실효는 떨어져” 지난해 11월 24일부터 매장 내 취식이 금지됐던 수도권 카페들은 방역조치 완화에 오랜만에 활기가 돌고 있다. 서울 종로구 운니동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이수연 씨(46)는 “오늘 의자와 탁자에 꼈던 거미줄을 털어냈다”며 “방역수칙도 더 꼼꼼히 지킬 생각이다. 테이블 간격도 더 넓히겠다”고 했다. 방역수칙을 어기고 ‘오픈 시위’를 강행하며 자영업자 반발에 불씨를 댕겼던 피트니스센터 등 실내체육시설도 정부 조치에 반색했다. 구로구에 있는 한 피트니스센터 측은 “솔직히 백화점이나 스키장 등은 그대로 두면서 왜 우리만 문을 닫아야 하는지 이해하기 힘들었다. 늦게나마 영업을 풀어줘서 다행”이라고 전했다. 다만 애매한 허용 기준이 운영엔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을 거란 우려도 있었다. 특히 오후 9시 이후 영업제한에 대한 불만이 적지 않았다. 박주형 필라테스사업자연맹 대표는 “주 이용층인 직장인들은 대부분 퇴근 시간 이후에 온다. 이럴 경우 대략 오후 7∼9시 2시간 정도에 몰릴 수 있어 난감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8일부터 집합금지 대상이었던 수도권 학원 및 교습소 등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영업 조건이었던 ‘동시간대 9인 이하’에서 ‘8m²당 1명 또는 좌석 두 칸 띄우기’로 완화됐기 때문이다. 한 학원 관계자는 “기존 조건은 작은 규모의 동네학원 말고는 맞추기가 어려워 사실상 문을 열 수가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대형학원 등에서는 조건 완화 시점이 늦어지며 실효성이 떨어진단 볼멘소리도 나왔다. 예를 들어, 인기강좌는 한번에 200명 이상 참석하기도 하는데, 조건을 지켜가며 대면강의가 불가능하다. 한 대형학원 측은 “게다가 이미 방학이 시작된 지 오래라 방학프로그램들은 학생 상당수가 취소를 해버린 상태”라며 아쉬워했다.○ “정부에 협조한 대가가 이거냐” 불만 이번 조치에서 오후 9시 이후 영업을 기대했던 업종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일반음식점이나 주점, 노래방 등은 “달라진 게 없어 매출 증가를 기대하기 힘들다”며 속상해했다. 서울 용산구에서 술집을 운영하는 박모 씨는 “집단행동을 한 업종만 풀어줬다는 의심이 강하게 든다. 주점들도 피트니스센터처럼 집회라도 해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김시동 코인노래연습장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은 “노래방은 실질적인 영업이 오후 7시 이후에 벌어지는데 2시간 가지고 월세는커녕 인건비나 건지겠느냐”고 한탄했다. 집합금지가 그대로 유지된 유흥업소 업주들은 반발 강도가 더 세다. 한국유흥음식점중앙회 관계자는 “당장 생계를 이어가기 어려운 영세 업주들이 걱정”이라며 “정부 방침에 장기간 협조해왔는데 계속 희생만 강요한다”고 분개했다. 광주광역시 유흥업소들은 집단행동에 나서기로 했다. 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 광주시지부에 소속된 유흥업소 약 700곳은 18일 광주시청을 항의 방문하고 방역수칙과 관계없이 영업을 재개하기로 했다. 단속에 적발돼 벌금이 부과되면 회원들이 함께 납부하는 방식도 고려 중이다. 지부 관계자는 “우리는 10개월 동안 6개월 이상 영업을 하지 못했다”며 “굶어 죽으나 단속에 걸려 죽으나 매한가지”라고 말했다.김태성 kts5710@donga.com / 광주=이형주 / 최예나 기자}

“그동안 죽을 맛이었는데, 다시 손님 맞을 준비를 해야죠.”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익선동에 있는 한 커피숍. 아직 고객은 찾아볼 수 없었지만, 사장 허춘범 씨(68)와 직원 2명은 가게를 청소하느라 분주했다. 추운 날씨에도 직원들은 매장 밖 창틀을 닦고, 입구를 빗자루로 쓸었다. 허 씨도 노란 고무장갑을 끼고 직접 나섰다. 한참동안 먼지가 쌓였던 테이블을 닦아내고, 그새 시들어버렸던 화분들도 옮겼다. 허 씨는 “손님들이 매장에 앉지 못하게 된 뒤로 매출이 80% 이상 떨어졌었다”며 “방역수칙을 잘 지키며 손님들은 잘 맞이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18일 0시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대신 일부 시설에 대한 집합금지 및 운영제한 조치는 다소 완화해 자영업자들은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방역수칙 준수가 전제지만 조건부 운영이 가능해진 카페나 피트니스센터 등은 한숨을 돌렸다. 하지만 오후 9시 영업을 기대했던 주점이나 노래방 등은 실망감을 표출하며 반발 움직임을 이어갔다.●“영업 재개는 다행이나, 실효는 떨어져”지난해 11월 24일부터 매장 내 취식이 금지됐던 수도권 카페들은 방역조치 완화에 오랜만에 활기가 돌고 있다. 서울 종로구 운니동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이수연 씨(46)는 “오늘 의자와 탁자에 꼈던 거미줄을 털어냈다”며 “방역수칙도 더 꼼꼼히 지킬 생각이다. 테이블 간격도 더 넓히겠다”고 했다. 방역수칙을 어기고 ‘오픈 시위’를 강행하며 자영업자 반발에 불씨를 당겼던 피트니스센터 등 실내체육시설도 정부 조치에 반색했다. 구로구에 있는 한 피트니스센터 측은 “솔직히 백화점이나 스키장 등은 그대로 두면서 왜 우리만 문을 닫아야 하는지 이해하기 힘들었다. 늦게나마 영업을 풀어줘서 다행”이라고 전했다. 다만 애매한 허용 기준이 운영엔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을 거란 우려도 있었다. 특히 오후 9시 이후 영업제한에 대한 불만이 적지 않았다. 박주형 필라테스사업자연맹 대표는 “주 이용 층인 직장인들은 대부분 퇴근 시간 이후에 온다. 이럴 경우 대략 오후 7~9시 2시간 정도에 몰릴 수 있어 난감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8일부터 집합금지 대상이었던 수도권 학원 및 교습소 등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영업 조건이었던 ‘동시간대 9인 이하’에서 ‘8㎡당 1명 또는 좌석 두 칸 띄우기’로 완화됐기 때문이다. 한 학원 관계자는 “기존 조건은 작은 규모의 동네학원 말고는 맞추기가 어려워 사실상 문을 열수가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대형학원 등에서는 조건 완화가 시점이 늦어지며 실효성이 떨어진단 볼멘소리도 나왔다. 예를 들어, 인기강좌는 한번에 200명 이상 참석하기도 하는데, 조건을 지켜가며 대면강의가 불가능하다. 한 대형학원 측은 “게다가 이미 방학이 시작된 지 오래라 방학프로그램들은 학생 상당수가 이미 취소를 해버린 상태”라며 아쉬워했다.●“정부에 협조한 대가가 이거냐” 불만이번 조치에서 오후 9시 이후 영업을 기대했던 업종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일반음식점이나 주점, 노래방 등은 “달라진 게 없어 매출 증가를 기대하기 힘들다”며 속상해했다. 서울 용산구에서 술집을 운영하는 박모 씨는 “집단행동을 한 업종만 풀어줬다는 의심이 강하게 든다. 주점들도 피트니스센터처럼 집회라도 해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김시동 코인노래연습장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은 “노래방은 실질적인 영업이 오후 7시 이후에 벌어지는데 2시간 가지고 월세는커녕 인건비나 건지겠느냐”고 한탄했다. 집합금지가 그대로 유지된 유흥업소 업주들은 반발 강도가 더 세다. 한국유흥음식점중앙회 관계자는 “당장 생계를 이어가기 어려운 영세 업주들이 걱정”이라며 “정부 방침에 장기간 협조해왔는데 계속 희생만 강요한다”고 분개했다. 광주광역시 유흥업소들은 집단행동에 나서기로 했다. 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 광주시지부에 소속된 유흥업소 약 700곳은 18일 광주시청을 항의 방문하고 방역수칙과 관계없이 영업을 재개하기로 했다. 단속에 적발돼 벌금이 부과되면 회원들이 함께 납부하는 방식도 고려 중이다. 지부 관계자는 “우리는 10개월 동안 6개월 이상 영업을 하지 못했다”며 “굶어 죽으나 단속에 걸려 죽나 매한가지”라고 말했다. 김태성 기자 kts5710@donga.com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올해 11월 18일 치러질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이전 시험과 형태가 크게 다르다. 국어와 수학 영역에 선택과목이 도입된다. 어떤 과목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표준점수 유불리가 갈리고, 자연계열은 특정 선택과목을 미리 지정해둔 대학이 있어 유의해야 한다. 교육평가기관 유웨이는 13일 수능 국어와 수학에서 어떤 과목을 선택할 것인지 예비 고3 72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국어는 ‘독서’와 ‘문학’ 두 가지가 공통과목이고, 수험생은 ‘화법과 작문’ 또는 ‘언어와 매체’ 중 하나를 직접 택해야 한다. 설문조사에서는 화법과 작문을 선택하겠다는 수험생(인문계열 60%, 자연계열 55.2%)이 언어와 매체(각각 40%, 44.8%)보다 많았다. 화법과 작문을 선택한 이유는 △공부하기가 수월하다(27.6%) △표준점수가 잘 나올 것 같다(25.5%)는 답변이 많았다. 언어와 매체는 과거 문법에 해당되는 과목이라 수험생들이 상대적으로 학습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해석된다. 수학은 ‘수학Ⅰ’과 ‘수학Ⅱ’가 공통과목이고, 수험생이 ‘확률과 통계’ ‘미적분’ ‘기하’ 등 세 가지 중 하나를 골라야 한다. 자연계열은 미적분(47.2%), 확률과 통계(38.9%), 기하(13.9%) 순으로 선호도가 높았다. 하지만 자연계열은 일부 모집단위에서 수학 미적분과 기하를 필수 응시하도록 한 대학이 56곳에 달한다. 특히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 주요 대학은 거의 대부분 미적분이나 기하를 필수 응시하도록 했다. 선택과목으로 확률과 통계를 선택한 자연계열 학생 가운데 16%가 상위권인 1등급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확률과 통계를 선택하면 자연계는 상위권 대학 진학이 불가능한데 수험생들이 관련 정보를 잘 모르는 건 아닌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인문계열은 확률과 통계를 선택하겠다는 수험생이 84.5%로 가장 많았고 다음은 미적분(13.9%), 기하(1.6%) 순이었다. 인문계열은 대부분의 대학이 선택과목을 따로 지정하지 않아 상대적으로 쉬운 확률과 통계를 선택하는 학생이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서울 주요 대학 8곳의 2021학년도 정시모집 일반전형 경쟁률이 4.73 대 1로 전년도(5.25 대 1)보다 하락했다. 여러 입시정보 업체는 서울대(2020학년도 3.40 대 1→2021학년도 3.82 대 1)를 제외하고 7개 대학의 경쟁률이 학생 수 감소 탓에 일제히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자세히 따져보면 서울대 역시 경쟁률 하락을 피한 게 아니다. 서울대는 2021학년도에 미대 디자인학부를 수시모집이 아닌 정시로 선발하면서 예체능 계열 지원자가 전년보다 300명 이상 늘었다. 모집정원의 절대 다수인 인문계열과 자연계열은 지원자가 모두 줄었다.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응시자는 42만6000명. 역대 최저였다. 응시자가 가장 많았던 2000학년도(86만8000명)의 반 토막이다. 4년제 대학과 전문대 전체 정원이 55만5000명이니, 정원 채우기에 비상이 걸렸다. 그동안 학령인구 감소가 ‘남의 일’이었던 주요 대학 직원은 연말연시에도 출근해 수시 추가합격자 발표 전화를 돌렸다고 한다. 서울대는 지난해 코로나19 탓에 피해를 본 고교 3학년생을 위해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완화했다. 이 때문에 수시에서 학력기준을 채우지 못해 정시로 넘어간 인원은 47명으로 1년 전 175명보다 크게 줄었다. 고려대와 연세대 등 최상위권 대학 사정도 비슷했다. 최종 정시 정원이 전년보다 줄었는데도 정시 경쟁률이 하락했다는 얘기다. 지방대는 수시 이월 인원이 전년보다 48%나 늘었다. 지방대 124곳의 2021학년도 정시 경쟁률은 2.7 대 1로 사실상 미달을 뜻하는 3.0 대 1 밑으로 처음 내려갔다. 2019학년도 4.5 대 1, 2020학년도 3.9 대 1에서 뚝뚝 떨어지고 있다. 지방대에선 “벚꽃 피는 순서대로 대학이 망한다”는 말이 있었다. 하지만 이젠 “벚꽃 피는 순서 상관없이 다 망할 판”이란 얘기가 돈다. 지방대는 이번 신입생 모집에 그 어느 때보다 안간힘을 썼다. 경북의 한 대학은 입학생에게 등록금 반액을 지급하는 것도 모자라 첫 학기 기숙사 관리비까지 내주겠다고 했다. 광주의 한 대학은 신입생 모두에게 아이폰과 에어팟을 준다고 한다. 변하지 않으면 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현실이 되고 있다. 코로나19가 상황을 앞당긴 측면도 있지만 한편으론 기회이기도 하다. 절대 불가능할 것 같던 원격수업이었지만, 일부 대학에서는 ‘자기 시간 활용하며 편한 때 수업을 들어서 좋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교양과목이나 기본이론을 가르치는 대형 강의는 원격수업이 더 효율적이라는 의견도 많다. 기존의 대학 운영체계를 고집할 필요가 없게 된 셈이다. 판박이 같은 강의실을 줄여 창업 공간으로 만들거나 지역 대학끼리 강의와 시설을 공유해야 한다. 이제 새로운 대학의 개념을 만들 때다.최예나 정책사회부 기자 yena@donga.com}
2021학년도 정시모집에서 비수도권 대학의 평균 경쟁률이 2.7 대 1로 집계됐다. 입시업계에서는 정시 지원자 1명이 3번까지 지원할 수 있는 만큼 정시 경쟁률 3 대 1 미만을 사실상 ‘미달’로 간주한다. 학령인구 감소 위기가 지방대에 본격적으로 다가온 셈이다. 12일 종로학원하늘교육에 따르면 2021학년도 정시에서 비수도권 대학 124곳의 평균 경쟁률이 2.7 대 1로 전년(3.9 대 1)보다 크게 떨어졌다. 경쟁률이 3 대 1에 미치지 못하는 곳이 71곳으로 전체의 절반이 넘는 57%에 달했다. 비수도권보다 하락 폭이 작지만 수도권(경기 인천)과 서울권 대학의 경쟁률도 이번에 하락했다. 수도권 43개 대학의 평균 경쟁률은 2020학년도 5.6 대 1에서 2021학년도 4.8 대 1로 떨어졌다. 전국 대학 209곳의 평균 경쟁률은 4.6 대 1에서 3.6 대 1로 떨어졌다. 사상 최저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서울에서 기존 학교를 통합하는 첫 사례인 ‘창천초-창천중 통합학교’의 3월 개교가 무산됐다. 학령인구 감소에 대비한 서울시교육청의 새로운 학교 모델이 그 시작부터 학부모 반발에 부딪히며 난항을 겪게 됐다. 11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서울 마포구 창천초와 바로 옆에 있는 창천중을 통합하는 ‘창천 초중이음학교’(가칭) 개교 계획은 지난해 학부모 반발로 동의율 조사도 하지 못한 채 좌초됐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해 9월경 창천 초중이음학교를 열 계획이었지만 무산된 뒤 개교 목표 시점을 올해 3월로 미뤘고 이마저 무산됐다. 통합이음학교는 학령인구 감소에 대처하는 해결법 중 하나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구분은 그대로지만 교장이 한 명이다. 행정실도 한 곳만 둬 시스템 통합에 나서는 게 핵심이다. 이렇게 하면 행정 효율성이 높아지고, 학교 급간 통합교육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창천초는 현재 전교생이 120명 남짓한 ‘미니 학교’로 분류된다. 지방에는 이처럼 기존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합친 사례가 있었지만, 서울에선 처음이라 학부모들의 불안이 컸다. 특히 초등학교 학부모들이 “학교를 합치면 덩치가 큰 중학생들과 섞여 학교폭력 등의 문제가 생기지 않겠느냐” 등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교육청은 “통합이음학교로 전환될 경우 5년간 약 10억 원의 인센티브가 학교에 제공되고,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보안요원도 충분히 지원된다”고 설명했지만 여론은 바뀌지 않았다. 이런 오해를 풀기 위해 학부모 설명회 개최도 추진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때문에 쉽지 않았다는 게 교육청의 설명이다. 전체 학년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설명회는 열지 못했고, 학년별 학부모 간담회를 열었으나 참여율이 저조했다. 통합이음학교로 전환하려면 학부모 동의율이 50%를 넘어야 하는데 반대가 거세 동의율 조사조차 하지 못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올해 1분기(1∼3월)에도 학생이 줄어든 지역을 중심으로 통합이음학교 신청을 받을 계획이다. 그 첫 단추인 창천 초중이음학교의 성패가 이후 다른 학교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연내 창천초중 학부모 설명회를 다시 추진하고 동의율 조사를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김수연 sykim@donga.com·최예나 기자}

얼마 전 1급 시각장애 국어 교사인 제삼열 씨의 연락을 받았다. 그는 “너무 답답해서 푸념이라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의 아내 윤현희 씨는 1급 지체장애인이다. 볼 수 없는 남편과 걸을 수 없는 아내, 이 두 사람은 유럽여행을 다녀와 2018년 함께 여행기를 쓰기도 했다. 유럽까지 다녀온 부부지만 한국에선 이웃한 지방자치단체로 이동하는 것도 힘들다. 아내 윤 씨는 서울 강남구의 한 광고회사에서 일한다. 집도 같은 강남구라 장애인 콜택시보다 저렴하고 자주 오는 저상버스를 타고 출퇴근했다. 서울은 저상버스 보급률이 전체 버스의 53.9%에 달한다. 그런데 다음달 이사 갈 예정인 경기 하남시에서는 저상버스 이용이 거의 불가능하다. 하남에서 운영 중인 저상버스는 총 14대. 보급률이 5.7%에 불과하다. 그나마 윤 씨가 이사 가는 동네로는 단 한 대의 저상버스도 지나가지 않는다. 이사 간 이후엔 장애인용 콜택시를 부르는 것도 쉽지 않다. 서울에선 애플리케이션(앱)을 사용하면 바로 콜택시를 탈 수 있다. 하남에선 이틀 전 전화 예약이 기본이다. 올해부터 전화하면 바로 이용할 수 있는 ‘즉시콜’ 서비스 비중을 늘릴 계획이다. 만약 콜택시를 타지 못하면 윤 씨는 가까운 서울지역의 버스정류장까지 2, 3km 휠체어를 타고 움직여야 한다. 눈이 오거나 비가 오는 날은 생각만 해도 막막하다. 결국 이들 부부는 하남시와 국토교통부에 “한 노선에 집중된 저상 버스를 분산 운영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하남시의 답변은 “앞으로 저상버스로 설계된 전기버스 도입을 적극 지원할 것”이었다. 국토부는 일주일 넘게 답변이 없다. 2019년 기준으로 전국의 저상버스 보급률은 26.5%다. 당초 올해까지 달성하기로 한 목표치(42.0%)에 한참 못 미친다. 보급률이 가장 낮은 충남은 9.3%에 그친다. 윤 씨처럼 자기가 사는 지역에 저상버스가 한 대도 지나가지 않는 장애인도 많다는 이야기다. 이 문제는 국가가 저상버스 보급 비율을 의무화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다. 지금은 ‘저상버스를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대수 이상으로 운행하는 자에게 우선 운송사업 면허를 준다’는 권고 규정만 있다. 하지만 상당수 지자체는 운송사업자가 1명뿐이라 사실상 유명무실한 규정이 됐다. 장애인 단체 등에서는 “버스 노선별로 저상버스 운행 최소비율을 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자유롭게 이동하는 건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다. 게다가 저상버스는 장애인뿐 아니라 임산부, 영·유아 동반자, 어린이, 고령자의 이동도 돕는다. 지금 내게 꼭 필요한 것이 아니더라도 내 가족 혹은 노후의 내가 이용하는 것이다. 교통약자가 언제 어디로든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저상버스를 노선별로 실효성 있게 도입하는 방안을 고민할 때다.최예나 정책사회부 기자 yena@donga.com}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와 전국연합학력평가 일정이 결정됐다. 두 시험은 수능과 유사한 형태로 치러진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출제 기관이 다르다. 수능 모의평가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 학력평가는 각 시도 교육청이 주관한다. 올해 고3이 11월 18일 수능 전 가장 중시해야 할 시험은 6월 3일, 9월 1일 두 차례 치르는 모의평가다. 수능 모의평가는 학력평가와 달리 졸업생까지 응시하기 때문에 자신의 실력을 정확하게 가늠할 수 있다. 평가원은 그해 수능 출제 경향과 난이도를 결정하는 데 모의평가 결과를 활용한다. 고3은 두 번의 모의평가 외에 3월 25일, 4월 14일, 7월 7일, 10월 12일 재학생만 응시하는 학력평가를 치른다. 수능 전까지 모의고사를 총 여섯 번 칠 수 있는 것이다. 2022학년도 수능은 2021학년도와 크게 달라진다. 문·이과 구분이 사라지고 학생들이 직접 고를 수 있는 응시 과목의 비중이 커진다. 국어와 수학은 ‘공통과목+선택과목’ 형태로 바뀐다. 예를 들어 국어는 독서 문학 두 가지가 공통과목으로, ‘화법과 작문’ 혹은 ‘언어와 매체’ 가운데 하나를 선택과목으로 골라 시험을 치르면 된다. 탐구 영역은 사회탐구와 과학탐구 구분 없이 최대 2과목을 선택한다. 영어와 한국사뿐 아니라 제2외국어와 한문에도 절대평가가 도입된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국어와 수학은 출제 비중이 공통과목 75%, 선택과목 25%이므로 이번 겨울방학 때는 공통과목인 독서와 문학, 수학Ⅰ과 수학Ⅱ를 중심으로 대비하는 게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고1과 고2는 3월 25일, 6월 3일, 9월 1일, 11월 24일 등 학력평가를 네 차례 본다. 다만 서울지역은 6월 3일 시험을 실시하지 않는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코로나19는 등교와 출근 같은 평범한 일상을 집어삼켰다. 생필품을 사고 외식을 하는 소비활동도 바뀌었다. 대형 콘서트장에서 ‘떼창’을 즐기는 게 언제 가능할지 모른다.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2년 차, 책가방 대신 태블릿PC를 찾는 학생과 ‘줌(ZOOM) 소회의실’로 모이는 직장인의 모습이 일상이 될 것이다. 본격적인 ‘코로나 사피엔스’ 시대의 시작이다. 지난해 12월 29일 경기 화성시 숲속초등학교 병설유치원. 교사가 떨리는 목소리로 편지를 읽기 시작했다. 아이들의 재잘거리던 소리가 ‘음소거’하듯 멈췄다. 19개 작은 화면 속에서 몇몇 아이들은 옷소매로 눈물을 닦았다. “선생님이 유치원에 포토존 예쁘게 만들어 놓았으니 이따 각자 와서 졸업장 받자.” 이날 졸업식은 화상회의 서비스인 ‘줌(ZOOM)’으로 진행됐다. 아이들은 태어나 첫 졸업식을 온라인으로 경험했다. 아마 3월 초등학교 입학식도 온라인으로 진행될 것이다. 또 1학기 수업도 등교와 원격이 번갈아 실시될 가능성이 높다. 온라인을 통해 등교하고 수업하는, 바로 ‘줌 세대’의 학교생활이다.○ 우왕좌왕 원격수업이 낳은 학력 격차 학부모 김미영(가명) 씨의 두 자녀는 각각 국제중과 공립중에 다닌다. 코로나19 상황에서 김 씨는 두 자녀를 보며 학력 격차가 커지는 이유를 확인했다. 국제중에 다니는 아이는 원격수업 기간에도 대면수업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방 안에서도 학교생활을 똑같이 했다. 1교시부터 방과 후 클라리넷 수업까지 모두 줌을 통해 실시간으로 진행됐다. 공립중에 재학 중인 아이는 45분짜리 수업을 10분 만에 끝냈다. 이어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붙잡고 게임을 하는 게 일과였다. 교사는 조례와 종례 때 출석을 체크하고 과제만 확인했다. 지켜보는 김 씨의 속이 터졌지만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전례 없는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을 겪으며 상당수 학교의 원격수업은 ‘출석체크’ 이상으로 발전하지 못했다. 문제는 원격수업의 수준이 교사나 학교에 따라 천차만별이어서 학력 격차가 갈수록 커진 것이다. 팬데믹 2년 차인 올해도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자칫 등교수업이 늘어도 ‘학교는 재미없다’는 인식을 넘어서 ‘학교 혐오’ 현상까지 우려된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는 “원격수업 때 효율적으로 시간을 관리하며 혼자 공부한 학생은 등교가 시간 낭비라고 느끼고, 게임만 하던 학생은 억지로 교실에 앉아야 해 학교가 싫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모든 교사가 원격수업에 매달릴 필요 없어 전문가들은 모든 교사가 원격수업을 완벽하게 할 수 없다는 걸 인정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진도 맞추기식 원격수업이 의미 없다는 건 이미 확인됐다. 줌 세대에게는 기존 공교육이 할 수 없던 ‘맞춤형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초중고교 각 학년 및 과목에서 가장 수준 높은 원격수업 콘텐츠를 모은 ‘아카이브’ 구축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예컨대 전국에서 고교 수학을 가장 잘 가르치는 교사 100명에게 강의를 맡기고 모든 학생이 공유하는 것이다. 김경범 서울대 교수는 “교육부가 의지를 갖고 약간의 인센티브만 준다면 참여할 교사가 많아 금방 아카이브를 구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면 일선 교사는 원격수업 준비 시간을 줄일 수 있다. 그 대신 학생 개인별 맞춤형 수업이나 상담에 집중해야 한다. 줌 세대들이 스스로 공부할 수 있게 이끌어주는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희정 대구 수성고 교사는 “지난해 수학 교사들의 주 업무 중 하나는 학생들이 원격수업을 듣다가 보내 주는 문제의 풀이 과정을 다시 보내는 것이었다”며 “피드백만 즉각적으로 해도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았다”고 설명했다.○ 팬데믹 2년 차, 더 중요해진 ‘정서 교류’학생들이 학교에 자주 등교하지 못하며 느끼는 소외감과 우울함을 줄이는 것도 줌 세대를 위한 학교와 교사의 역할이다. 서울 강동구 한산초는 지난해 전교생(805명)의 15%(120명)가 긴급돌봄교실에 나왔다. 담임교사는 긴급돌봄에 참여하는 학생을 각자 교실로 불러 집에 있는 학생들과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진행했다. 심금순 한산초 교장은 “처음에는 학생들이 교실에 있으면 원격수업에 집중할 수 없다는 교사들도 있었지만, 부모가 맞벌이라 돌봄교실에 올 수밖에 없는 아이들의 마음을 읽어주는 게 학교의 역할이라는 데 공감했다”고 전했다. 오은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온라인에서 1, 2주 단위로 짝꿍이나 모둠을 지어주거나 종례 시간에 이번 주 생일인 친구를 축하해주는 식으로 학생들이 온라인으로나마 정서적 교감을 나눌 기회를 끊임없이 만들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공교육 신뢰 회복할수 있는 마지막 기회” 전문가들 ‘교육 패러다임 전환’제언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교육 현장의 혼란을 지켜본 전문가들은 ‘위기가 기회’라고 입을 모은다.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2년차인 올해를 교육 대전환의 계기로 활용하되, 무엇보다 공교육 신뢰 회복의 마지막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관건은 학교 교육을 ‘주입식’에서 ‘자기 주도 학습’으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최재붕 성균관대 교수는 “원격수업으로 부모들이 너무 유튜브만 본다고 걱정했지만 유튜브에 지식이 많다는 것도 인지하게 됐다”며 “교사는 국영수 등 기본적인 학습은 디지털로 전환하고, 아이들이 스스로 관심사를 검색하고 능동적으로 배울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코로나19 이후 우리 사회의 변화를 다룬 책인 ‘코로나 사피엔스’의 공동 저자다. 학술적으로 일부 정확하지 않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예전과 완전히 다른 삶을 살아갈 인류를 상징하기 위해 ‘코로나 사피엔스’라고 표현했다. 교육 전환을 위해선 교육부가 새로운 수업을 위해 교사들을 지원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교육부는 와이파이 구축과 스마트기기 대여 같은 하드웨어에만 지나치게 신경을 쓴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경범 서울대 교수는 “국가 차원의 원격수업 아카이브를 만들면 원격수업 격차도 줄고 수업도 변할 수 있는데, 지난해나 올해나 그런 정책은 하나도 없으면서 ‘미래 교육’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기존 학생 평가 방식의 전환도 이뤄야 한다. 이혜정 교육과혁신연구소장은 “모두 똑같은 문제를 풀고 하나의 정답을 적어내는 평가 방식으로는 미래 인재를 키울 수 없다”며 “각 학생이 가진 고유의 생각과 논리력을 들여다보는 평가 방식으로 바꾸기 위해 지금부터 단계별 로드맵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도움말 주신 분 (가나다순)△김경범 서울대 서어서문학과 교수 △김성천 교육정책디자인연구소장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 △박정현 인천 만수북중 교사 △배상훈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 △심금순 서울 한산초 교장 △오은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이연진 부산 연산중 교사 △이현진 영남대 유아교육과 교수 △이혜정 교육과혁신연구소장 △정제영 이화여대 교육학과 교수 △최재붕 성균관대 서비스융합디자인학과 교수 △최희정 대구 수성고 교사 △현보라 제주 중문초 교사 △홍기빈 칼폴라니사회경제연구소장최예나 yena@donga.com·김수연·이소정 기자}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영어의 1등급 비율이 12.66%로 집계됐다. 절대평가가 도입된 2018학년도 이래 최고치다. 국어가 변수가 된 가운데 수학은 ‘가’형과 ‘나’형 모두 만점자 비율이 지난해보다 늘었다. 입시 전문가들은 이번 수능이 최상위권에게는 어렵지 않은 반면 중위권에게는 어려워 격차가 벌어졌다고 분석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22일 발표한 2021학년도 수능 채점 결과에 따르면 국어와 수학 ‘가’형은 지난해보다 다소 어렵고, 수학 ‘나’형은 쉬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평가원은 이날 브리핑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정상적인 교육 활동이 어려웠던 점을 고려해 출제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채점 결과 예년에 비해 초고난도 문항은 줄어든 반면 중고난도 문항들이 까다로워지면서 상위권과 중위권 간 격차가 벌어진 것으로 보인다. ○ 국어가 정시 변별력 가를 듯 올해 수능에서는 인문계열과 자연계열을 막론하고 국어가 변별력을 가르는 핵심이다. 국어는 만점자 비율이 0.04%로 지난해(0.16%)의 4분의 1로 떨어졌다. 이는 현 선택형 수능 체제가 도입된 2005학년도 이래 가장 어려웠던 2019학년도 국어 만점자 비율(0.03%)에 이어 두 번째로 적은 수치다. 만점자가 받는 표준점수 최고점 역시 역대 두 번째로 높은 144점이다. 지난해보다 4점이나 상승했다. 평가원 측은 이날 “초고난도 문항은 없었는데, 중고난도 문항을 예전보다 조금 더 어렵게 내서 학생들이 어려움을 느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수학은 만점자 비율이 지난해보다 모두 증가했다. ‘가’형은 0.58%→0.70%, ‘나’형은 0.21%→0.53%로 상승했다. 수학 ‘가’형 표준점수 최고점은 지난해보다 3점 올라 137점, ‘나’형은 12점 하락해 137점이 됐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수학 ‘가’형의 킬러 문항(초고난도 문항)은 쉬워졌는데 준킬러 문항이 늘면서 만점자 수가 늘고 표준점수 최고점도 올라갔다”고 분석했다.○ 코로나 학력 격차 영향은 영어는 1등급 비율이 12.66%로 절대평가 도입 이래 가장 높았다. 지난해 수능(7.43%)과 비교해도 크게 올랐다. 반면 2등급은 16.25%→16.48%, 3등급은 21.88%→19.74%로 아주 소폭 오르거나 줄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절대평가에서 상위권과 중위권의 학력 격차가 확실하게 드러난 것”이라며 “올해 수능 전 영역에서 준킬러 문항이 어렵게 출제되면서 해당 문항에서 변별력이 발생하는 중위권에게 특히 어려웠다”고 말했다. 하지만 평가원은 “(코로나19로) 중위권이 줄어드는 특이점은 없었다”고 했다. 학교 현장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학력 격차가 수능 체감 난이도에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충남의 한 고교 국어교사는 “가정에서 원격수업을 하는 약 3개월 동안 학습 공백이 생긴 학생들이 있다”고 전했다. 학교에 가지 않는 날이 누적되면서 자기주도학습 습관을 갖고 있는 상위권과 나머지 학생들 간 격차가 더 벌어졌다는 것이다. 상위권의 경우 졸업생과의 경쟁이 더욱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수능은 응시인원(42만1034명)은 역대 최저인데 졸업생 비율(29.9%)은 현 수능 체제 도입 이래 최고 수준이기 때문이다. 응시인원이 적어진 만큼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자가 줄어 수시모집에서 최종합격하지 못한 인원이 정시로 넘어가는 폭이 커질 수 있다. 수험생은 정시 원서접수 전 최종 모집인원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한편 평가원이 밝힌 전 영역 만점자는 재학생 3명, 졸업생 3명으로 최근 4년 사이 가장 적었다. 평가원이 만점자 수를 처음 밝힌 2018학년도에는 15명, 2019학년도 9명, 2020학년도 15명이었다.최예나 yena@donga.com·김수연·이소정 기자}
자율형사립고인 부산 해운대고가 교육당국의 지정 취소에 불복해 제기한 1심 소송에서 이겼다. 이번 판결은 지난해 지정이 취소된 자사고 10곳의 소송 중 처음으로 결과가 나온 것이다. 법원은 교육당국의 평가 지표 변경 등이 부당하다고 밝혀 다른 자사고 및 국제중의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부산지방법원 제2행정부(재판장 최윤성 부장판사)는 18일 해운대고 학교법인 동해학원이 부산시교육청을 상대로 제기한 자사고 지정취소 처분취소 소송에서 동해학원 승소 판결을 내렸다. 교육당국의 지정취소 처분이 부당하다고 본 것이다. 부산지법은 “부산시교육청은 (2019년 재지정 평가에서) 커트라인을 2014년보다 10점이나 상향하고, 감사 등 지적 사례로 인한 최대 감점을 9점 확대했다”며 “평가 기준 및 지표의 변경은 해운대고가 미리 예측하기 어려운 것인데, 부산시교육청은 그 이전 기간(2015∼2019년) 평가에까지 소급 적용했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 이날 판결로 해운대고는 교육부가 전국 자사고를 모두 일반고로 바꾸기로 한 2025년 2월까지 지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후는 헌법소원 결과에 달려 있다. 자사고 외국어고 국제고들은 교육부가 이들 학교를 일반고로 일괄 전환하려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이 부당하다며 5월 헌법소원을 냈다.최예나 yena@donga.com / 부산=강성명 기자}

18일 부산지방법원이 해운대고에 대한 자율형사립고 지정취소 처분이 부당하다고 판단한 것은 같은 소송전을 벌이고 있는 자사고 및 국제중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평가 기준을 갑자기 바꿔 소급 적용한 교육당국의 조치가 위법하다고 명시했기 때문이다. 2019년 교육부가 각 시도교육청과 함께 만든 자사고 재지정 평가 표준안의 핵심은 두 가지. 재지정 커트라인을 기존 60점에서 70점으로 올리고, 대다수 교육청이 감사 등으로 감점할 수 있는 점수를 최대 4배까지로(3점→12점) 늘렸다. 자사고 재지정 평가는 5년 단위다. 교육당국은 2019년 평가를 앞두고 2018년 12월 평가 기준과 평가 지표를 대폭 바꿨다. 평가 대상 기간은 2015년부터라서 달라진 기준 등이 소급 적용됐다. 자사고들은 “기존 평가 방식이 유지될 것으로 알고 학교를 운영해 왔는데, 교육당국이 자사고를 없애기 위해 갑자기 바꿨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자사고의 주장을 인정했다. 이날 부산지법은 “해운대고에 불리하게 평가 지표가 변경되거나 소급 적용되지 않았다면 해운대고는 최소한 63.5점을 얻어 변경 전 커트라인 60점을 충족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해운대고는 지난해 54.5점을 받았다. 부산시교육청은 변론 과정에서 “평가 기준 및 지표의 변경은 교육부와 교육청이 공동으로 만든 표준안을 따른 것이라 정당하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는 교육감의 자치 사무라며 인정하지 않았다. 부산시교육청은 항소 계획을 밝혔다. 지난해 지정 취소 처분을 받은 자사고들은 이날 판결을 반겼다. 오세목 자사고공동체연합 대표는 “친전교조 교육감들이 자사고를 없애려고 부당하게 한 평가를 사법부가 막은 것”이라며 “다른 자사고도 동일한 평가라 승소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제중 관계자들도 비슷한 분위기다. 서울 대원국제중과 영훈국제중은 올해 서울시교육청이 평가 기준을 바꿔 지정 취소 처분을 내리자 자사고와 같은 쟁점으로 소송을 하고 있다. 다만 자사고들이 최종 승소해도 지위 유지 기간은 교육부가 자사고, 외국어고, 국제고를 일반고로 일괄 전환하기로 한 2025년 2월까지다. 이후는 이들 학교가 낸 헌법소원 결과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자율형사립고인 부산 해운대고가 교육당국의 자사고 취소에 불복해 제기한 1심 소송에서 이겼다. 이번 판결은 지난해 지정이 취소된 자사고 10곳의 소송 중 처음으로 결과가 나온 것이다. 법원은 교육당국의 평가 지표 변경 등이 부당하다고 밝혀 다른 자사고 및 국제중의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부산지방법원 제2행정부(재판장 최윤성 부장판사)는 18일 해운대고 학교법인 동해학원이 부산시교육청을 상대로 제기한 자사고 지정취소 처분 취소 소송에서 동해학원 승소 판결을 내렸다. 교육당국의 지정취소 처분이 부당하다고 본 것이다. 부산지법은 “부산시교육청은 (2019년 재지정 평가에서) 커트라인을 2014년보다 10점이나 상향하고, 감사 등 지적사례로 인한 최대 감점을 9점 확대했다”며 “평가 기준 및 지표의 변경은 해운대고가 미리 예측하기 어려운 것인데, 부산시교육청은 그 이전 기간(2015~2019년) 평가에까지 소급적용했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 이날 판결로 해운대고는 교육부가 전국 자사고를 모두 일반고로 바꾸기로 한 2025년 3월까지 지위를 유지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후는 헌법소원 결과에 달려 있다. 자사고, 외국어고, 국제고들은 교육부가 이들 학교를 일반고로 일괄 전환하려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이 부당하다며 5월 헌법소원을 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