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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4%→ 72.7%→ 46.5%’ 문재인 대통령 취임 직후인 지난해 6월 첫째 주, 1년 전 11월 넷째 주, 그리고 29일 발표된 중도층의 문 대통령 지지율이다. 리얼미터의 조사(전국 성인 1508명을 대상으로 26∼28일 조사.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2.5%포인트)에 따르면 중도층을 대상으로 한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이날 처음으로 긍정(46.5%)보다 부정(50.0%)이 많았다. 중도층의 지지율이 전체 지지율 추이를 반영하는 만큼 이날 발표된 문 대통령의 지지율도 취임 이후 최저치인 48.8%를 기록했다. 내부 직원의 사건 사고가 잇따르는 상황에서 집권 3년 차를 앞둔 청와대에 심각한 경고등이 들어왔다. ○ 중도층, 50대 이상, 자영업자 민심 이반 지난해 70% 이상의 고공 행진을 이어갔던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올해 7월 들어 60%대로 내려앉았다. 9월 평양 남북 정상회담 전후 소폭 반등이 있긴 했지만 하락세는 이어졌고, 이날 취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런 결과는 지역별, 연령별, 계층별 지지율이 동시에 낮아졌기 때문이지만 특히 중도층, 50대 이상, 자영업자의 민심 이반이 두드러졌다. 이날 조사에서 중도층의 50.0%, 50대의 57.4%, 자영업자의 60.6%가 문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대해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리얼미터는 “박근혜 정부에서도 더불어민주당으로 기울어져 있던 중도층에서 처음으로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앞섰다”며 “문 대통령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우호적인 태도를 취해 왔던 50대 장년층도 부정 평가 우세로 돌아섰다”고 설명했다. 이런 흐름의 가장 큰 이유는 민생경제 악화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중도 성향 자체가 남북 관계와 같은 이념적 문제보다는 민생 등에 좌지우지된다”며 “경제가 좋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다 보니 중도층의 이탈이 생겨난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자영업자들은 최저임금 인상, 민생경제 악화의 직격탄을 맞은 계층이다. 문 대통령이 최근 자영업자 챙기기에 직접 나선 것도 이 같은 흐름과 무관치 않은 것이다. 자영업자 카드 수수료 인하를 지시했던 문 대통령은 체코 아르헨티나 뉴질랜드 순방을 떠나기 직전까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게 자영업자를 위한 지원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청와대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권에서는 민심 이반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지배적이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경제가 당장 좋아질 리도 없고 북핵 관련 이벤트가 지지율을 견인해 왔지만 지금까지 뚜렷한 성과가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 여권, “50% 회복 못 하면 국정동력 약화” 우려 물론 문 대통령의 1년 6개월 차 지지율 48.8%는 역대 정부의 비슷한 시기 지지율과 비교하면 크게 낮은 수준은 아니다. 취임 1년 6개월째를 기준으로 보면 박근혜 전 대통령은 49.7%, 이명박 전 대통령은 40.1%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가 1987년 민주화 이후 가장 높은 84.1%의 지지율로 시작했던 점을 감안하면 최근의 지지율 하락 추세는 ‘체감 낙폭’이 훨씬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최근 청와대 직원들의 각종 사건 사고까지 더해지면서 내부 우려도 커지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러다 ‘하인리히의 법칙’처럼 되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하인리히의 법칙’은 대형 사고가 발생하기 전 그와 관련한 경미한 사고와 징후들이 반드시 존재한다는 법칙이다. 최근의 사건 사고를 개인 일탈 행위로 볼 수도 있지만, 계속될 경우 정권의 대형 악재로까지 번질 수 있다는 우려다. 한 여권 관계자는 “문 대통령 지지율이 50%대를 회복하지 못한다면 청와대가 쥐고 있는 국정 운영의 그립이 갑작스레 빠져나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한상준 alwaysj@donga.com·박효목 기자}
청와대 내부는 물론이고 대통령 친인척 및 고위 공직자들의 불법을 감찰하는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실 소속 직원이 비위를 저지른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만취 폭행, 음주 운전에 이어 또다시 청와대 직원이 사고를 친 것이다. 28일 청와대와 경찰청 등에 따르면 검찰에서 민정수석실 특별감찰반으로 파견된 김모 수사관은 지난달 “내가 작성한 국토교통부 범죄첩보와 관련한 중간 보고를 받고 싶다”며 경찰청 특수수사과를 찾았다. 이에 경찰청 관계자들은 “중간 보고가 필요하면 우리가 청와대에 보고를 하는데 왜 직접 왔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경찰은 김 수사관이 평소 친하게 지내던 건설회사 관계자 사건에 개입하려 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청와대는 김 수사관에 대해 내부 감찰을 벌였다. 청와대 관계자는 “민정수석실 산하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즉각 감찰조사를 했고, 부적절한 행동으로 판단되어 원소속이던 서울중앙지검으로 복귀 조치했다”며 “관련 징계는 청와대가 아니라 원소속인 검찰이 할 일”이라고 밝혔다. 김 수사관이 경찰청을 찾아간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것이 청와대의 판단이다. 청와대는 “추가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김 수사관의 원대 복귀는 이달 초 이뤄졌지만 청와대는 언론의 취재 전까지 관련 내용에 대해 함구했다. 대통령민정수석실은 올 7월 공직 기강 확립을 위해 감찰을 강화한다며 기존에 15명이던 특별감찰반을 20명가량으로 늘렸는데, 정작 특별감찰반 내부에서 비위가 벌어진 것이다. 직원들의 사건 사고가 계속되자 청와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최근 공직 기강 사고가 연달아 터지자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은 26일 청와대 전 직원에게 e메일을 보내 “사소한 잘못이 역사의 과오로 남을 수도 있다. 더 엄격한 자세로 일해야 한다”고 주문한 바 있다. 한상준 alwaysj@donga.com·김정훈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30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갖고 2차 북-미 정상회담 조기 성사를 위한 한미 양국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윤영찬 대통령국민소통수석비서관은 28일 “아르헨티나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에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을 하기로 합의했다”며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추진하기 위한 공조 방안과 한미 동맹 강화에 대해 중점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은 9월 24일 미국 뉴욕 회담 이후 두 달여 만으로, 이번이 여섯 번째 만남이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교착 상태인 북-미 비핵화 협상을 촉진하기 위해 내년으로 예정된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의 조속 개최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두 정상이) 비핵화 중심의 평화 프로세스가 앞으로 나가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그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이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의 개최 시기가 정해져야만 서울 답방 추진도 탄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한미 정상회담이) 새로운 중재안으로 돌파구를 찾는 과정은 아니다”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가 진행 중인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힘을 실어줘야 할 부분들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협상에 대해 “서두르지 않겠다”고 공언해온 점이 변수다. 여기에 청와대는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간접적으로 북한의 변화도 이끌어낼 계획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북-미 고위급 협상이 별다른 진척이 없는 것에 대해 “북한 내부의 사정이 아무래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우리는 비핵화 조치를 하겠다는데, 과연 미국은 반대급부로 무엇을 내놓을 것이냐”란 북한 내 강경파들의 목소리가 김 위원장을 주저하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비핵화 이후’에 대한 구상을 재확인하고, 이를 통해 북한의 진전된 비핵화 조치를 이끌어내는 데 문 대통령은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문 대통령이 지난 유럽 순방 등에서 강조했던 제재 완화에 대한 명시적인 언급은 자제할 가능성도 있다. 한미 워킹그룹 등을 통해 백악관이 “더 이상 한국의 독자 행동은 안 된다”는 뜻을 분명히 한 상황에서 섣부른 제재 완화 카드는 미국의 반감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은 회담 전날 시작된 남북 철도 공동조사에 대한 미국의 협조에 감사를 표하는 형태로 미국의 추가적인 유화 제스처를 언급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아르헨티나 G20 정상회의에 앞서 방문한 체코에서 안드레이 바비시 체코 총리와 회담을 갖고 “한국의 뛰어난 기술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체코가 추진하는 원전 사업에 우리나라가 참여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프라하=문병기 weappon@donga.com / 한상준 기자}

그간 청와대 참모들은 문재인 대통령의 입술을 보고 대통령 의중을 읽는 일이 많았다. 문 대통령이 좀처럼 감정 표현을 하지 않기 때문에 표정을 보고 반응을 짐작했던 것. 한 참모는 “문 대통령은 보고가 좋을 때나 안 좋을 때나 별다른 반응 없이 ‘알겠습니다’ 하고 보고서를 덮는다”며 “다만 보고를 듣는 문 대통령의 입술이 한일(‘一’)자 모양으로 변하면 보고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이랬던 문 대통령이 최근 달라졌다. 보고를 그냥 넘기는 법이 없다. “그렇게 설명하면 국민이 납득하겠느냐” “적용하려는 법령이 그게 맞느냐” “현장의 목소리는 들어봤느냐”며 사안마다 집요하게 파고들어 지적한다. 특유의 부드러운 미소보단 ‘앵그리 문(Angry Moon·화난 문 대통령)’을 접할 때가 더 많다는 얘기다. 이런 문 대통령의 변화에는 ‘시간’ ‘성과’ ‘안일’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가 자리 잡고 있다고 참모들은 보고 있다. 무엇보다 어느덧 집권 3년 차를 눈앞에 두고 있지만 경제·민생 분야 등에서 구체적인 성과가 약하다는 절박감이 전에 없는 질책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 한 비서관은 “노무현 정부 청와대의 경험을 통해 문 대통령은 재임 기간 5년이 결코 길지 않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안다”며 “그동안 참모들과 내각을 간접적으로 질타하거나 독려해왔다면 이제는 시간이 없는 만큼 더 강하게 나서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문 대통령은 8월부터 각 부처에서 작성한 보고서를 올릴 때 해당 수석비서관의 의견을 반드시 첨부하라고 지시했다. 부처 보고를 두루뭉술하게 그대로 올리지 말고 각 수석이 책임지고 검토한 뒤 올리라는 뜻이다. 여기에 정부 출범 2년 차에 접어들면서 일부 참모와 장관들이 “우리 사무실은 잘하고 있다”, “이만하면 됐다”는 타성에 젖기 시작했다는 게 문 대통령의 시각이라고 한다.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이 26일 청와대 직원들에게 보낸 e메일에서 “관성이 이끄는 데로 가면 긴장감은 풀어지고 상상력은 좁아질 것이다. 익숙함, 관성과 단호하게 결별하라”고 주문한 것도 이런 맥락이라는 것. 문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3주 연속 수석·보좌관회의를 열지 않는 것도 긴장을 불어넣기 위한 ‘충격 요법’인 셈이다. 문 대통령은 6월에도 규제혁신점검회의를 시작 3시간 전에 취소하는 강수로 공직사회에 경고를 보낸 바 있다. 문 대통령이 20일 열린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장관들을 향해 “현장을 모르는 것 같다”고 질타한 것도 숫자와 서류에만 매몰된 내각의 안일함에 대한 경고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26일 새벽 첫 버스를 타고 현장 행보에 나선 것도 이런 기류 때문이다. 문 대통령이 질책하는 강도가 높아지면서 청와대 직원들도 긴장하고 있다. 27일 출국한 문 대통령이 다음 달 4일 귀국하기 때문에, 원칙대로라면 다음 수보회의는 5주 만인 다음 달 10일 열린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 순방 기간에 남은 직원들은 다소 느슨해지는 경향이 있는데, 이번에는 다음 수보회의 준비에 비서관실별로 정신이 없다”고 전했다. 다만 여권 내에서는 “국정의 성과는 입법으로 뒷받침되어야 하고, 그런 면에서 야권과의 협치에 청와대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급한 마음에 청와대와 내각만 다그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 등을 위해 체코, 아르헨티나, 뉴질랜드 순방을 떠났다. 문 대통령은 28일(현지 시간) 안드레이 바비시 체코 총리와 만나 원자력발전소 수출 문제 등을 협의하고, 29일부터는 G20 회의가 열리는 아르헨티나에 머무른다. 문 대통령은 아르헨티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추진하고 있다. 이어 다음 달 2일 뉴질랜드를 방문한 뒤 4일 귀국한다. 지구 한 바퀴를 도는 일정이다. 한상준 alwaysj@donga.com / 프라하=문병기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게 자영업자 지원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적극적인 자영업자 지원 대책을 통해 민생 경제 살리기에 나서겠다는 의도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27일 “문 대통령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출국하기에 앞서 김 위원장과 홍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자영업자들을 위한 지원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는 편의점 과밀 해소를 위한 업계의 자율 협약을 뒷받침할 것을, 홍 장관에게는 골목상권 활성화와 자영업 매출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자영업 종합대책 마련을 각각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두 사람에게 “대책은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어야 하고, 실질적인 도움이 되어야 하며, 속도감 있게 진행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공정위와 중기벤처부의 관련 대책은 이르면 다음 달 초에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22일 최종구 금융위원장에게 카드 수수료 완화 및 중소상인 금융지원 확대 대책을 주문했던 문 대통령이 닷새 만에 추가적인 자영업자 지원 대책 마련을 주문한 것이다. 문 대통령이 직접 자영업자 챙기기에 나선 것은 민생 경제 악화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소규모 자영업자들을 도와 경제 활성화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청와대가 국가안보실을 사칭해 작성한 문건에 대해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해당 문건을 보도한 언론사에 대해서도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청와대가 강경 대응에 나선 것은 문건의 내용과 배포 방법 모두 악의적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27일 “국가안보실을 사칭한 가짜 메일이 외교 전문가들에게 발송되고 결국 언론에 기사화 되기까지 한 사건과 관련해 경찰청 사이버수사과에 수사 의뢰서를 발송했다”고 밝혔다. 26일 한 매체는 국가안보실이 작성했다는 ‘한반도 및 동북아 정세 평가와 전망’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보도했다. 이 보고서에는 비핵화 문제를 두고 “(미국이) 한국에 대한 불만이 증가”, “(한국이) 중국 쪽으로 경사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혹” 등 한미 관계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해당 문건이 보도되자 청와대는 “국가안보실에서 만든 문건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청와대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해당 문건은 아주대 중국정책연구소 소속 연구원의 명의로 된 e메일을 통해 외교 전문가들에게 발송됐다. 누군가 의도적으로 연구원의 e메일을 해킹하고, “권희석 청와대 국가안보실 비서관의 강연 원고”라는 내용으로 가짜 문건을 첨부해 발송한 것이다. 권희석 안보전략비서관은 청와대 자체 조사에서 “문건을 작성한 적도, 보낸 적도 없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이 문건에 한미 관계가 부정적이라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는 것에 발끈했다. 김 대변인은 “허위조작 정보가 생산·유포된 경위가 대단히 치밀한데다 담고 있는 내용 또한 한미동맹을 깨뜨리고 이간질하려는 반국가적 행태”라고 밝혔다. 청와대가 공식 브리핑에서 ‘반국가적’이라는 표현을 쓴 것은 처음이다. 청와대는 특정인이나 단체가 의도적으로 가짜 문건을 만들고 e메일을 해킹한 것으로 보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아주대 중국정책연구소가 대상이 된 것도 중국정책연구소장인 김흥규 교수가 국가안보실 정책자문위원을 맡고 있는 점까지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며 “단순 허위 사실 유포 차원을 넘어선 의도적이고 악의적인 시도라고 본다”고 말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을 추진해 왔던 청와대가 궤도 수정에 나섰다. 북-미 고위급회담 일정도 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김 위원장의 답방이 내년으로 늦춰질 수 있음을 공개적으로 처음 밝힌 것.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북-미 협상과 관련해 “아직도 여전히 본격적인 해결 단계로는 들어가지 못한 상황에서 우려를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26일 브리핑에서 김 위원장의 연내 답방에 대해 “여러 가지 가능성을 다 열어놓고 논의 중”이라며 “2차 북-미 정상회담 전이 좋을지 후가 좋을지 어떤 게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가져오는 데 더 효과적일지 여러 생각과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청와대가 김 위원장의 연내 답방이 어려울 수도 있다고 밝힌 가장 큰 이유는 북-미 비핵화 협상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미는 고위급회담 개최에는 합의했지만 정작 마주 앉을 시점도 정하지 못했다. 미국이 북한에 11월 말 고위급회담을 제안했지만 북한은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북한의 이 같은 몽니는 선(先) 비핵화를 요구하며 대북제재 완화에 선을 긋고 있는 미국에 대한 불만 표출이라는 게 대체적인 해석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말부터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점을 고려하면 북-미 고위급회담은 빨라야 12월 이후로 넘어갈 듯하다. 이와 관련해 조명균 장관은 이날 한 불교 관련 강연에서 “(북-미가) 서로 상대방이 먼저 해라, 우리는 거기에 맞춰 하겠다고 하니까 진도가 안 나가는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북한이 핵을 폐기하는 조치까지 들어가야 하고 미국은 미국대로 북한에 체제 안전을 보장해 주는 상응조치를 취해야 하는데 아직 그런 단계까지는 들어가지 못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미 북핵 시간표는 없다고 공언한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의 의도에 말려들지 않는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25일(현지 시간) 언론 인터뷰에서 비핵화 협상에 대해 “그것은 시간이 걸리는 일이고, 우리는 인내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인내’라는 표현을 쓴 것은 미국이 원하는 ‘선 비핵화, 후 상응조치’라는 대화 조건에 북한이 호응하기까지 얼마든지 더 기다릴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폼페이오 장관은 한미 워킹그룹에 대해서도 “한반도에 평화를 재건하려는 노력이 비핵화 논의와 나란히 움직여야 한다는 것을 확실히 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핵화 진전 없이는 남북 관계 개선이 더는 어렵다며 남북 간 과속에 다시 한 번 우려를 표명한 것이다. 다만 청와대는 다음 달로 예정된 남북 철도 연결 착공식을 통해 어떻게든 대화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복안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착공식은 남북 교류 본격화를 알리는 상징적인 장면이고, 김 위원장의 답방을 촉진하는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북한이 과거에도 서울 답방을 약속했지만 실제로는 답방 생각이 없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공사에 따르면 2001년 5월 방북한 요한 페르손 스웨덴 총리는 김정일 당시 국방위원장을 만나 서울 방문을 권고했다. 이에 김정일은 회담 후 “페르손이 분명 김대중의 부탁을 받고 온 것 같다. 김대중은 정말 내가 서울에 내려갈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정말 어리석다”고 말했다고 태 전 공사는 전했다.한상준 alwaysj@donga.com·황인찬 기자 / 워싱턴=박정훈 특파원}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참모들과 국정 현안을 논의하는 수석·보좌관회의(수보회의)를 3주 연속 열지 않았다. 잇따른 부실 보고와 사건 사고로 청와대 기강해이 문제가 불거진 가운데 청와대 참모진에 대한 문 대통령의 불만이 폭발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문 대통령은 월요일인 26일 오후 주재해 온 수보회의를 건너뛰고 앙헬 구리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을 접견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12, 19일도 수보회의를 주재하지 않았다. 해외 순방 기간도 아니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26일 수보회의 불참에 대해 “27일부터 시작되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순방 준비를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집권 후 수보회의를 3주 연속 열지 않은 건 처음. 그만큼 불편한 심기가 그대로 반영됐다는 얘기가 많다. 한 관계자는 “요즘 청와대 회의 분위기가 좋지 않다”며 “예전 같으면 수석실들이 서로 보고하겠다고 했지만 최근에는 보고 일정이 잡혀도 ‘준비가 덜 됐다’고 미루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10일 수보회의에서 기후환경비서관실이 ‘미세먼지 대책’을 보고하자 문 대통령이 “지난해와 뭐가 달라졌느냐”고 질책한 게 대표적이다. 수보회의는 ‘소통’을 강조한 문 대통령이 취임 초부터 공들인 회의체다. 문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5월 25일 첫 수보회의를 주재하며 ‘받아쓰기’, ‘계급장(직급)’, ‘사전 결론’이 없는 3무(無) 회의를 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덩달아 장관들의 보고도 뜸해진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관계자는 “요즘 ‘청와대 보고에 들어가면 깨진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장관들이 몸을 사린다는 얘기가 나온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경호처 직원의 민간인 취중 폭행에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김종천 전 의전비서관의 음주운전까지 청와대 직원들의 사건 사고까지 겹친 것.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이 이날 청와대 기강 잡기에 나선 것도 이런 분위기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임 실장은 이날 청와대 직원들에게 e메일을 보내 “우리는 지금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이 순간 사소한 잘못이 역사의 과오로 남을 수도 있다. 더 엄격한 자세로 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지금 우리가 무엇보다 경계하고 두려워해야 할 것은 익숙함”이라며 “관성이 이끄는 대로 가면 긴장감은 풀어지고 상상력은 좁아질 것이다. 익숙함, 관성과는 단호하게 결별하라”고 덧붙였다. 임 실장은 또 “최근의 일들로 청와대를 향한 걱정의 목소리가 있음을 모두들 아실 것”이라며 “대통령께 면목 없고, 무엇보다 국민께 죄송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임 실장은 “우리는 대통령을 모시는 비서다. 더 나아가서 국민을 섬기는 공복(公僕)이다. 말 한마디, 행동 하나가 국민께 폐가 되고 대통령께 누가 될 수 있다”고도 했다.문병기 weappon@donga.com·한상준 기자}

조국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사진)이 소득 양극화 등 민생 경제 악화에 대해 “가슴 아프게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김현철 경제보좌관 등 청와대 경제 참모들이 경제 위기설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것과는 온도 차가 있다. 조 수석은 25일 페이스북을 통해 “문재인 정부 출범 1년 반이 지났지만 경제 성장동력 강화 및 소득 양극화 해결에 대해서는 부족함이 많기에 비판을 받고 있다”며 “이 분야 전문가는 아니지만 (이런 지적을) 가슴 아프게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이어 “정치·정책은 ‘결과 책임’을 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 수석은 공공분야 채용비리 적발, 대·중소기업 간 공정거래협약 체결 증가, 기초연금 확대 등 31개 항목을 국정 성과로 제시하면서도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은 ‘여전히 배고프다(still hungry)’”며 “정부가 아무리 노력했더라도 국민이 부족하다면 부족한 것이다”라고 밝혔다. 최근 발표된 취약소득 계층의 소득 감소와 시장에서 제기되고 있는 민생 경제 악화 등의 책임을 인정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조 수석은 “문재인 정부는 이를 직시하고 경제 성장동력 및 소득 양극화 해결을 위한 가시적인 변화를 만들어내기 위하여 더욱 노력할 것”이라며 “민주정부답게 모든 비판을 감내, 수용하며 ‘호시우보’(虎視牛步·호랑이처럼 살피고 소처럼 뚜벅뚜벅 걷는다) 그리고 ‘우보만리’(牛步萬里·소처럼 우직한 걸음으로 만 리를 간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청와대 일각에선 조 수석이 자신의 업무가 아닌 경제 분야에 대해 계속 언급하는 데 대해 “무슨 다른 이유가 있는 것 아니냐” “민정수석 업무에만 충실했으면 좋겠다” 등 부정적 의견도 없지 않다.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남북 철도 연결과 관련한 공동 조사에 대해 전격 제재 예외 조치를 내렸다. 공동 조사, 착공식 등을 거치며 ‘남북 철도’가 늦게만 가고 있는 비핵화 시계를 당기는 마중물이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美, 대북 독자 제재도 일시적으로 풀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북한 철도에 대한 남북 공동 조사’와 관련해 대북 제재 면제를 결정한 데 이어 미국도 공동 조사에 동의하고 대북 독자 제재의 예외로 인정했다. 외교 소식통은 24일(현지 시간) “남북 철도 연결을 위한 북한 내 철도 공동 조사와 관련해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와의 협의 절차가 23일 오후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가 안보리 15개 이사국에 남북 철도 연결을 위한 북한 내 철도 공동 조사의 제재 면제를 회람했으며 별다른 이견이 없어 전원 동의(컨센서스)로 협의 절차가 완료됐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도 철도 공동 조사에 한해 미국의 독자 제재를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한 관계자는 24일 “미국산 부품이 10% 이상 포함된 전자기기가 북한으로 반입되는 것은 미국 국내법 위반이어서 이 문제는 한국 정부와 조율을 마쳐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남북은 7월 경의선과 동해선에서 기존 연결 구간을 점검하는 ‘공동 점검’을 펼친 적은 있지만 이번 공동 조사는 새로운 구간을 연결하기 위한 사업 타당성을 살피는 선행 조사 성격이다. 하지만 실제 철도 연결은 제재 해제 없이는 불가능하다. 이런 까닭에 미국이 철도 공동 조사 제재 예외를 승인한 것은 결국 최근 북-미 고위급 회담에 응답하지 않으며 꿈쩍 않는 북한을 움직일 지렛대로 ‘일시 면제 카드’를 꺼냈다는 해석도 나온다. 미국의 전체적인 대북 압박 기조는 변함이 없다는 것이다. ○ 일시적 제재 해제에 임종석, “철도로 중국 가자” 아무튼 청와대는 석 달 가까이 미뤄졌던 철도 공동 조사가 다시 궤도에 오르자 한껏 기대감을 드러냈다.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은 25일 페이스북을 통해 “남북의 합의와 인내, 그리고 한미 간 긴밀한 공조로 이룬 소중한 결실”이라며 “비핵화와 함께 (철도 연결에) 속도를 낸다면 당장 2022년에 경의선을 타고 신의주까지 가서 단둥에서 갈아타고 (중국) 베이징으로 겨울올림픽 응원을 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적었다. 베이징 겨울올림픽이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인 2022년 2월 열리는 점을 감안하면 문 대통령의 임기 내에 남북 철도 연결을 마무리 짓겠다는 뜻을 밝힌 셈이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도 “(공동 조사가) 북한 철도의 전 구간을 누빈다는 점에서 남북 협력이 새로운 단계로 진입하게 된다”고 했다. 정부는 이번 주 후반 경의선부터 공동 조사를 시작해 동해선 조사까지 약 보름 내에 마치기로 했다. 또 조사가 끝나는 대로 착공식을 열기로 했는데 장소는 개성 인근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청와대 안팎에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과 별개로 착공식에 남북 정상이 함께 참석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착공식에 남북 정상이 참석한다면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구체적인 논의는 공동 조사가 끝난 뒤에야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뉴욕=박용 특파원 / 한상준 기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17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린 파푸아뉴기니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북한을 방문해 달라는 초청을 받은 상태다. 내년에 시간을 내서 방북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연말 북핵 관련 이벤트로 거론되던 2차 북-미 정상회담,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은 물론 시 주석의 방북도 모두 내년 이후로 미뤄지게 됐다. 올해 2월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방남부터 촉발된 한반도 비핵화 대화 기조가 올해 구체적인 성과는 내지 못한 채 해를 넘기게 된 것. 청와대가 주력했던 연내 종전선언도 사실상 어렵게 된 만큼 이제 북핵 비핵화 논의는 그야말로 마라톤과 같은 장기 레이스에 접어들게 됐다. 연내 예상됐던 비핵화 이벤트 중 아직 일정이 정해지지 않은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도 내년 이후에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집권 3년차에도 계속되는 ‘북핵 시계’ 싱가포르, 파푸아뉴기니 방문을 마치고 18일 귀국한 문 대통령은 이번 순방에서 미국 중국 러시아와 연쇄 접촉했다. 미국은 제2차 북-미 정상회담과 북-미 고위급 회담을, 러시아는 김 위원장의 방러를, 중국은 시 주석의 방북을 저울질하고 있다. 그러나 3국 모두 북한과 관련한 주요 이벤트의 시점을 한결같이 내년이라고 못 박았다. 특히 미국은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통해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는 핵·미사일 기지에 대한 검증 가능한 계획이 있어야 한다”며 회담 재개의 조건도 구체적으로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협상에 대해 “서두를 것 없다”고 선언한 상황에서 회담의 ‘속도’보다 ‘내용과 콘텐츠’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에 따라 연내 어떤 식으로든 구체적인 비핵화 모멘텀을 만들려던 청와대의 구상도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여권 관계자는 “청와대도 물꼬가 트인 다양한 남북 교류 채널은 계속 유지하면서 보다 진전된 비핵화 조치를 내놓을 수 있도록 북한을 설득하려는 쪽으로 나아가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 점차 동력 잃는 ‘조건부 대북제재 완화론’ 주요국들은 문 대통령이 요즘 국제사회에 설파하고 있는 ‘비핵화 조치를 조건부로 한 대북제재 완화’도 그리 달가워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을 만난 펜스 부통령은 “핵·미사일의 신고와 검증이 먼저”라고 못박았다. 심지어 북한에 우호적인 중국도 정작 대북제재 완화에 대해 제대로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중 양국은 문 대통령과 시 주석의 회동에서 제재 완화 관련 논의가 있었는지도 밝히지 않았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비핵화에 진전을 보인다면 상응하는 조치가 있어야 한다”며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북핵 문제도 미중 무역 갈등 등 다양한 국제 역학 관계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한중 정상은 “제2차 북-미 정상회담과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한반도 문제 해결의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문제 해결의 시점이 무르익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전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18일 “제2차 북-미 정상회담과 서울 답방 중 무엇을 먼저 할 것인지를 두고 북한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아직 연내 답방 가능성이 닫혀 있다고는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답방도 내년으로 미뤄진다면 서울 답방, 제2차 북-미 정상회담, 김 위원장의 방러, 시 주석의 방북 등 대형 이벤트들의 선후에 따라 북핵 협상도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한편 문 대통령은 시 주석의 방한을 요청했고, 시 주석은 “내년에 편리한 시기에 방문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시 주석이 내년 비핵화 논의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 잇따라 남북을 동시 방문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이 집권 중·후반기 국가비전으로 ‘혁신적 포용국가’를 공식 채택했다. 그동안 강조해온 포용국가 정책에 경제 성장 동력인 혁신성장을 접목시키겠다는 복안이다. 혁신적 포용국가 기조는 김수현 대통령정책실장이 총괄하게 된다. 문 대통령은 18일 파푸아뉴기니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공동체(APEC) 정상회의에서 “한국은 빠른 경제 성장과 민주화를 함께 이뤘지만, 그 과정에서 양극화와 경제적 불평등이 심화됐다”며 “우리 정부는 그 문제의 근원적 해결을 위해 ‘다함께 잘사는 혁신적 포용국가’를 새로운 국가비전으로 채택했다”고 말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경제 정책에 중점을 뒀지만 앞으로 경제 정책과 사회 정책을 통합하고, 복지와 혁신을 함께 갖출 수 있는 토대를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또 “혁신적 포용국가를 주도하는 사람은 김 실장”이라고 못 박았다. 경제 정책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맡고, 혁신적 포용국가는 김 실장이 맡는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혁신적 포용국가의 목표에 대해 “사회안전망을 만들어 소득주도성장이 제대로 될 수 있도록 뒷받침하고, 혁신 역량을 강화하는 사회적 기반을 만들어 혁신성장이 제대로 추진되고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하는 두 가지”라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내년 초 혁신적 포용국가 실현을 위한 3개년 계획을 내놓을 예정이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미국 국무부는 15일(현지 시간) “북한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과 관련된 모든 활동을 중단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전날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핵·미사일 시설과 무기를 모두 공개하고 검증할 수 있는 계획이 마련돼야 한다”며 북한에 협상 데드라인을 제시한 데 이어 북한에 대한 압박을 이어간 것이다. 미 국무부 관계자는 이날 미국의소리(VOA)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여러 결의는 북한이 탄도미사일 프로그램과 관련된 모든 활동을 중단하도록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북한이 삭간몰 등 13개 비밀 기지에서 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는 보고서를 공개했다. 국무부의 입장은 북한이 비밀 기지에서 지속하고 있는 미사일 개발 활동은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는 것. 보고서 공개 직후 청와대가 “북한은 미사일 기지 폐기를 약속한 적이 없다”며 비밀 기지 활동에 문제가 없다고 설명한 것을 반박한 것이다. 특히 미국 조야에서 북한이 비밀 핵시설과 미사일 기지 리스트를 신고하기 전에 2차 북-미 정상회담을 가져선 안 된다는 주장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에 신고·사찰의 필요성을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국무부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년 만에 ‘첨단전술무기’ 현지지도에 나선 데 대해선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6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서 맺은 약속이 지켜질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미국에 대한 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는 상황에서 직접 맞대응을 자제하면서 북-미 대화의 문을 열어놓은 셈이다. 미국은 일각에서 나오고 있는 북-미 정상회담 연기론을 일축하며 내년 초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2차 회담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헤더 나워트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15일 브리핑에서 “북한과의 협상에는 6자회담 같은 다자 협상보다 정상 간의 개인적 외교가 더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한편 전날 펜스 부통령과 회담한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파푸아뉴기니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한반도 비핵화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문 대통령과 시 주석의 만남은 지난해 12월 문 대통령의 방중 이후 11개월 만이다. 싱가포르=한상준 alwaysj@donga.com / 손택균 기자}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15일(현지 시간) “2차 북-미 정상회담 이전에 북한에 핵무기와 미사일 기지에 대한 완전한 신고를 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차 정상회담에선 북한이 핵무기와 미사일 기지 공개에 대한 ‘검증 가능한(verifiable)’ 계획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성사 문턱을 낮추면서 동시에 북한에 핵리스트 신고를 재차 압박한 것이다. 펜스 부통령은 이날 미국 NBC와의 인터뷰에서 “다음 (북-미) 정상회담에서는 문제 되는 북한의 모든 핵무기와 핵무기 개발 장소 등을 확인하는 계획이 절대 필요하다(absolutely imperative)고 생각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 최고위 인사가 직접 핵시설 리스트 신고 조건을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앞서 펜스 부통령은 이날 싱가포르에서 열린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정상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34분간 만나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만남이 내년 1월 1일 이후에 이뤄질 것”이라며 “한반도 안보나 평화를 보장하는 방식으로 진행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최대 압박과 제재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북한이 앞으로 더 중요한 조치(material steps)를 취할지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과거 실수를 반복하기를 원하지 않는다. 수십 년간 북한의 약속만 믿고 제재를 풀거나 경제적 지원을 해줬지만 이후 그 약속은 다시 깨졌다”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제재 틀 범위 내에서 한미 간 긴밀한 소통과 공조하에 남북관계의 개선과 교류 협력을 추진해 북한에 비핵화를 할 경우 얻을 수 있는 혜택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며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촉진하기 위해서라도 남북협력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싱가포르=한상준 alwaysj@donga.com / 이정은 기자}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을 통해 전해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메시지는 명확했다.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핵시설과 미사일 기지 리스트에 대한 신고 요구를 수용하지 않으면 상응조치에 나설 뜻이 없다는 것이다. 특히 펜스 부통령은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며 대북제재 완화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밝혀온 문재인 대통령에게 ‘제재 유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동시에 펜스 부통령은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대화의 문은 계속 열어 놓겠다는 뜻도 밝혔다.○ 펜스 “트럼프, 대북제재 유지 결정” 15일 펜스 부통령은 미국 NBC와의 인터뷰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선 북한의 핵무기와 미사일 기지 공개에 대한 검증 가능한 계획이 있어야 한다”며 “북한의 모든 핵무기와 핵무기 개발 장소를 확인하는 계획이 절대적으로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북한의 비공개 미사일 기지 13곳을 공개한 상황에서 북한에 대한 핵 리스트 신고를 계속 요구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펜스 부통령은 2차 북-미 정상회담 이전에 핵시설 리스트 제출을 요구하지는 않겠다고 하면서 북-미 정상회담 개최 조건을 낮추겠다고도 했다. 시간을 줄 테니 회담 테이블에는 핵 리스트를 갖고 오라는 것이다. 앞서 문 대통령을 만난 펜스 부통령은 “궁극적으로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이뤄야 하므로 계속 노력하겠다. 많은 발전이 있었지만 앞으로 할 일이 많이 남았다”고 말했다. 이날 회동에서는 문 대통령이 최근 자주 언급하는 비핵화 조치를 전제로 한 대북제재 완화는 거론되지 않았다. 펜스 부통령은 회동 뒤 기자들과 만나 “한국이 유엔 결의와 제재를 전면적으로 이행할 것을 약속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달 말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제재 이행 문제를 꺼낼 것”이라고 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대북제재를 지키면서도 남북 경협을 통해 비핵화를 유도하는 작업은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국제사회 제재 틀 범위 내에서 한미 간 긴밀한 소통과 공조하에 남북관계 개선과 교류 협력을 추진해 나감으로써 비핵화를 할 경우 얻을 수 있는 혜택과 밝은 미래를 구체적으로 북한에 보여주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문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메시지를 전하며 2차 북-미 정상회담에 기대를 나타냈다. 문 대통령은 펜스 부통령에게 “김 위원장은 매우 중대한 일을 하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북-미 고위급 회담 이달 중 열릴 듯 이와 관련해 돌연 연기됐던 북-미 고위급 회담 일정이 조만간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조윤제 주미 대사는 14일 특파원 간담회에서 “미국은 새로운 일정을 잡기 위해 북측과 연락하고 있다”며 “곧 (고위급 회담) 일정이 잡힐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외교 소식통은 “이달 내에는 북-미 고위급 회담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 비핵화 협상을 조율할 한미 실무그룹도 20일 워싱턴에서 첫 회의를 열고 공식 출범한다. 미 행정부 관계자는 15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책임을 맡는 실무그룹 첫 회의가 20일 워싱턴 국무부에서 열린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에서는 남북 철도·도로 연결사업 착공식에 앞서 진행될 공동조사에 대한 제재 면제 여부와 대북 인도적 지원 등 남북 간 협력사업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싱가포르=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 워싱턴=박정훈 특파원}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정상회의 참석차 싱가포르를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GS건설 등 한국 기업이 참여하고 있는 지하철 공사 현장을 찾았다. 문 대통령이 국내 기업의 해외 건설 현장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싱가포르 새 지하철 노선인 ‘톰슨’ 라인의 T301 현장을 찾았다. 이곳에서는 GS건설, 삼보E&C 등이 세계 최초의 빌딩형 차량기지를 건설하고 있다. 985량의 지하철과 버스 812대를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기지로 공사 금액은 총 2조 원 규모다. 문 대통령은 “해외 시장에서 애쓰고 있는 분들께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가슴이 뭉클하다”며 “제가 해외 순방에 나갈 때마다 우리 건설인 여러분 덕분에 어깨가 으쓱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건설 현장을 둘러보면서 우리 건설 기술이 역시 세계 최고라는 자부심을 다시 한번 갖게 된다”며 “여러분의 기술로 세계 최초로 빌딩형 차량 기지가 건설되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이 이곳을 찾은 것은 대-중소기업 협력을 다시 한번 당부하기 위한 뜻도 있다. GS건설이 이 공사를 수주하게 된 배경에는 지하연속벽 공법 전문 업체인 삼보E&C, 연약지반 공법 전문 업체인 동아지질 등과의 협업이 중요하게 작용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해외에서 이뤄지고 있는 대-중소기업 협력의 모범 사례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싱가포르=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15일 “북한이 앞으로 더 많은 중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의 상응조치를 위해서는 북한이 핵·시설 사찰 요구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펜스 부통령은 이날 싱가포르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회의) 정상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과거 정부가 했던 실수를 반복하기를 원하지 않는다. 수십 년간 북한의 약속만 믿고 제재를 풀거나 경제적 지원을 해줬지만 이후 그 약속은 다시 깨졌다”고 말했다고. 펜스 부통령은 또 “궁극적으로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이뤄야 하므로 계속 노력하겠다. 많은 발전이 있었지만 앞으로 할 일이 많이 남았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선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유도하기 위한 대북제제 완화 필요성을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펜스 부통령은 34분 간 진행된 회동에서 문 대통령에게 “북쪽과 좀 더 긴밀히 소통하고 대화해달라”고 요청했다. 미국은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풍계리 핵실험장은 물론 영변 핵시설 등에 대해서도 사찰을 요구하고 있다. 펜스 부통령은 “도널트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만남이 내년 1월 1일 이후에 이뤄질 것”이라며 “궁극적으로는 한반도 안보나 평화를 보장하는 방식으로 진행을 해나가고자 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조만간 김 위원장의 방남과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을 눈앞에 두고 있다”며 “특히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이뤄지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프로세스에 큰 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싱가포르=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싱가포르를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교류 협력 및 북한 비핵화 문제의 공조 방안을 논의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15일에는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 17일에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차례로 만나 북한 비핵화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올해 평창 겨울올림픽부터 시작해서 한반도 평화의 큰 흐름을 만들어나가는 데 푸틴 대통령의 관심과 지원이 큰 힘이 되었다”며 “북한이 좀 더 과감하게 비핵화 조치를 할 수 있도록 러시아가 적극적인 역할을 해줄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전했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북한이 비핵화에 진전을 보인다면 그에 상응하는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며 “문 대통령이 제시한 동아시아철도공동체 구상을 지지하며 러시아도 그 실현을 위해 적극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진전된 비핵화 조치를 전제 조건으로 제재 완화를 언급한 것. 김 대변인은 “두 정상이 포괄적으로 제재 완화에 대해 이야기했다. (제재 완화의) 조건과 상황, 분위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것”이라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러 여부에 대해 “김 위원장이 러시아 방문에 관심을 가지고 있고 현재 협의 중이다”라고 말했다. 각국 정상과의 회동에서 잦은 지각으로 유명한 푸틴 대통령은 이날은 문 대통령보다 먼저 회담장에 도착했다. 한-러 정상회담에 앞서 열린 한-아세안(ASEAN) 정상회의에서는 내년 말 국내에서 열리는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김 위원장을 초청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한국과 북한이 함께 특별정상회의에 참석하게 되면 의미가 더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주목되는 제안이다. 한반도 정세가 평화를 향해 더 나아가는 분위기 속에서 김 위원장의 초청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싱가포르=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이 2기 경제팀을 출범시킨 뒤 ‘문재인의 두 남자’가 어느 때보다 주목받고 있다. 책임 총리로 자리매김한 이낙연 국무총리와 ‘청와대 2인자’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 얘기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권 차기 대선 주자 1위를 달리는 이 총리는 최측근인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이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로 영전하면서 어느 때보다 주가가 올라가고 있다. 청와대가 이 총리의 제청에 따른 인사라고 밝히면서 더욱 힘을 실어준 데 따른 것. 문 대통령은 향후 정상 외교 중 일부도 이 총리에게 맡기기로 했다. 임 실장은 차기 여론조사에선 이 총리에 한참 밀려 있다. 6일 리얼미터 조사에선 이 총리가 여권 주자 중 18.9%로 1위였지만 임 실장은 3.3%에 그쳤다. 여기에 ‘DMZ 선글라스’ 이벤트로 ‘자기 정치’ 논란이 벌어진 뒤에는 잠시 몸을 낮추고 있다. 하지만 남북 공동선언 이행추진위원장으로서 정부의 제1 현안인 남북 및 북-미 대화 이슈는 여전히 문 대통령을 실무적으로 대리하고 있다. 주변에선 “임 실장이 청와대를 나가더라도 남북 이슈는 어떤 식으로든 계속 다루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는 말도 들린다. 문 대통령과의 정치적 거리 역시 여전히 가장 가깝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이 총리와 임 실장이 각각 경제 등 내치와 외교안보 현안을 주도하면서 상보(相補)적 관계를 형성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해찬 이후 최강 책임 총리 부상하는 이 총리 정부 안팎에선 이 총리가 역대 최강의 실세 총리 중 한 명으로 통했던 이해찬 민주당 대표에 버금가는 권한을 부여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총리는 그동안 ‘김동연-장하성’ 라인을 존중해 경제 현안에 대해선 개입을 자제했지만 홍 후보자와 함께 본격적으로 경제 챙기기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또 다른 여권 고위 관계자는 “이 총리가 경제 영역에서 성과를 내면 차기 구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인사를 통해 확인된 문 대통령의 강한 신뢰도 이 총리에겐 또 다른 자산이다. 이 총리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당선인 시절 대변인을 지냈지만 2003년 열린우리당 창당에 합류하지 않아 그 후로는 줄곧 친문그룹과 거리를 뒀다. 10년 넘게 ‘비문’이었던 셈. 하지만 문 대통령은 대선 1년여 전부터 전남도지사였던 이 총리를 총리 후보로 검토했다고 한다. 임 실장은 남북 정상회담과 후속 작업을 진두지휘하면서 외교안보 분야에서 올해 내내 확고한 존재감을 유지하고 있다. ‘DMZ 선글라스’ 논란은 임 실장이 현 외교안보 라인 내 정치적 위치를 역설적으로 보여준 것이다. 비서실장 특성상 총리나 다른 장관들이 공개적으로 처리하기 어려운 일을 도맡는 건 임 실장의 비교 우위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보다 먼저 만나거나 최근 방한한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행정청장과의 비공개 면담 역시 임 실장의 몫이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비서실장으로서 드러나지 않은 역할과 권한은 알려진 것 이상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안정감의 이 총리 vs 젊음의 임 실장 이 총리와 임 실장은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발탁돼 16대 국회의원으로 함께 정치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정치 스타일은 전혀 다르다. 이 총리의 강점은 안정감이다. 상대적으로 진보정권 인사들에게 부족한 덕목이다. 문 대통령이 오랫동안 ‘비문’이었던 이 총리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도 중도 보수까지 포용할 수 있는 이 총리의 정치적 확장성과 특유의 치밀함을 바탕으로 한 경륜에 주목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많다. 청와대 관계자는 “취임 후 70차례 이상 진행된 월요일 주례회동에서 이 총리는 10가지 이상의 비공식 의제를 늘 준비한다”며 “필요한 순간엔 대통령에게 제 목소리를 낸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첫해 대정부질문에서 ‘이낙연 어록’을 만들어가며 야당의 공세를 촌철살인의 화법으로 무력화한 것도 이 총리의 내공을 보여주는 계기가 됐다. 이 총리는 딱히 정치적 계보는 없다. 하지만 최근 들어 여야 인사들과 잇따라 막걸리를 마시는 광폭 행보를 펼치고 있다.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의장을 지낸 임 실장은 누구도 넘보기 어려운 ‘젊음’이 강점이다. 청와대 입성 후에도 여전히 파격적이면서도 활달하다. 임 실장은 2016년 문재인 캠프의 사전조직인 ‘광흥창팀’을 맡으면서 당시 문 대통령에게 누구도 특정 사안에 대해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말하지 못할 때 문 대통령과 독대해 결론을 받아내곤 했다. 요즘도 이 총리를 제외하고 가장 자주 문 대통령과 대화하는 건 임 실장이다. 정치권에선 벌써부터 2020년 총선, 더 나아가 2022년 대선을 앞두고 두 사람의 선택을 주목하고 있다. 둘 다 호남 출신이라 누가 여권의 핵심 권역인 호남에서 지지를 받느냐에 따라 차기 구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임 실장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답방이 성사되면 청와대 이후 행보를 준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벌써부터 2020년 총선에서 서울 지역에 나설 것이라는 말이 돈다. 이 총리는 ‘최장수 총리’ 후보로 점쳐지지만 얼마든지 총선에 나설 카드로 거론된다.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이 총리는 곧바로 차기 대선에 뛰어들 수 있지만 50대인 임 실장은 서울시장을 거쳐 차차기를 노리는 게 더 낫다”고 말했다. 반면 임 실장 주변에서는 “새로운 시대정신을 찾아 차기 대선에 도전하는 게 맞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유근형 noel@donga.com·한상준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정책 브레인으로 ‘실세 실장’으로 떠오른 김수현 대통령정책실장의 취임 일성은 “경제부총리를 사령탑으로 해 하나의 팀으로 일하겠다”였다. 전임 ‘김동연-장하성’ 경제 투 톱 사이에 불거졌던 갈등이 없도록 하기 위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중심으로 경제정책을 운용하겠다는 의미다. 그러면서도 김 실장은 정부 정책 방향에 대해 “큰 틀에서의 방향에 대해서는 전혀 수정할 계획이 없다”고 못 박았다. 김 실장은 11일 정책실장 취임 이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정책실장은 대통령을 보좌하는 사람으로서 경제부총리의 활동을 지원하고, 뒷받침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더 이상 ‘투 톱’ 같은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 엄중하게 대처하고 긴밀하게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이 ‘사회정책과 경제정책의 통합적 운영이라는 방향을 가져갔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포용국가 실현을 위한 정책 구상에 힘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큰 틀의 정부 정책은 김 실장이 짜고 실제 집행은 홍 후보자가 하도록 조율하겠다는 것이다. 홍 후보자도 9일 기자간담회에서 “김 실장과 의견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내부적으로 치밀하게 소통해 바깥으로는 한목소리를 내겠다”며 “경제부총리로서 책임을 감당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경제의 활력을 찾는 게 시급하다”며 “민생경제 회복을 위해 전력투구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홍 후보자는 매주 수요일 소상공인부터 대기업까지 만나는 정례 미팅에 나설 예정이다. 그러나 소득주도성장 기조는 계속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김 실장은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는 분리할 수 없는 패키지”라며 “속도와 성과의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큰 틀의 방향에 대해서는 전혀 수정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한상준 alwaysj@donga.com / 세종=송충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