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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가 평창 겨울올림픽 기간에 연합 군사훈련을 연기하는 문제를 본격적으로 공론화하면서 한반도 정세가 다시 요동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에 훈련 연기를 제안했다는 사실을 공개한 데 대해 한미연합사령부는 20일 “동맹의 결정을 따를 것을 확인한다”고 호응하고 나선 것. 아직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최종 결정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미국도 이를 적극 검토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문 대통령의 발언이 미 NBC방송을 통해 전해진 직후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19일(현지 시간) 캐나다 외교장관과의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한미 연례 군사훈련과 관련해 예정된 것을 바꾸는 어떠한 계획도 알지 못한다(not aware)”고 말했다. 청와대는 당황한 눈치였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전달한 건 확실하다. 답변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고 거듭 강조했다. 논란이 계속되는 사이 청와대에 힘을 실어준 건 한미연합사였다. 연합사는 보도자료를 내고 “동맹 결정을 따를 것이다. 적절한 때 결정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요즘 빈센트 브룩스 사령관이 정말 역할을 잘해 주고 있다”고 했다. 북한 측은 그동안 여러 채널을 통해 내년 2, 3월 열리는 한미 연합 군사 연습 키리졸브와 독수리훈련을 취소하거나 중단하지 않으면 평창 올림픽에 참가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키리졸브와 독수리훈련은 북한이 가장 두려워하는 군사 훈련이다. 이번 제안이 북한에 확실한 시그널이 될 것”이라고 했다. 특히 이번 제안은 미국과 중국의 역할을 고려한 다층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중국은 북핵 해법으로 줄기차게 북한 도발과 한미 군사 훈련을 동시에 중단하는 ‘쌍중단(雙中斷)’을 제시해 왔으나 미국은 “협상을 위한 협상은 없다”며 이를 일축했다. 하지만 북한 도발 중단을 조건으로 평창 올림픽까지 일시적으로 훈련을 연기하는 이번 제안은 중국이 주장하는 ‘쌍중단’까지는 아니더라도 낮은 단계의 상호 군사적 긴장 완화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청와대 관계자는 “올림픽이 평화롭게 치러지고, 북한이 올림픽에 참여해 대화로 흐를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되면 (군사 훈련 축소 등이)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선 훈련 연기가 궁극적으로 변형된 형태의 쌍중단 협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의 제안에 북한이 호응할지는 미지수다. 군 안팎에서는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 발사(지난달 29일)에 이어 내년 초에 ‘핵강성대국’의 입지를 굳히는 추가 도발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군 당국자는 “오히려 북한이 평창 올림픽을 겨냥한 모종의 도발에 나설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북한의 추가 도발로 훈련 연기 구상이 실패하면 미국 내 강경론이 더욱 거세질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북한과 ‘조건 없는 대화’를 거론했던 틸러슨 장관은 “북한이 준비돼 있지 않으면 우리는 대화할 수 없다. 우리는 이(대북 압박작전)를 거둬들이지 않을 것이고 시간이 흐를수록 더 강도가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이날 CBS방송에 출연해 “(북한 핵보유) 위험을 참을 수 없다”고 경고했다. 그는 대북 협상의 전제 조건에 대해 “비핵화를 향한 첫발을 뗐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 그들의 (핵)프로그램이 많이 진척돼 그런 일(전임 정권 실패)을 반복할 시간이 없다”고 강조했다.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 뉴욕=박용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 시간) 동아시아 외교 사령탑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에 수전 손턴 대행을 임명했다. 이로써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차관보, 주한 미 대사와 함께 북핵 등 한반도 문제를 다루는 고위직 라인업이 트럼프 대통령 취임 11개월 만에 마무리됐다. 동아태 차관보는 북한과 한반도, 중국 등 동아시아 외교 현안을 책임지는 요직.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임명된 대니얼 러셀 전 차관보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인 3월 사임하면서 손턴 내정자가 9개월 넘게 대행해왔다. 손턴 내정자는 상원 인준을 받으면 대행 꼬리표를 떼고 공식 업무를 시작한다. 1991년 국무부에 입부한 그는 중국어와 러시아를 구사하고 투르크메니스탄 중국 한반도 문제 관련 부서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다. 틸러슨 장관의 해외 순방에 자주 동행하는 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틸러슨 장관은 오래전부터 손턴 내정자를 동아태 차관보 자리에 임명하길 원했지만, 여름에 물러난 대중 강경파인 스티븐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가 이를 반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북한이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며 북-미 간 긴장이 고조됐지만, 한반도와 동아시아 문제를 다룰 트럼프 행정부의 고위직이 비어 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월 랜들 슈라이버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차관보를 임명했고, 최근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를 주한 미국대사에 선임하며 라인업을 완성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취임 11개월을 넘기고 새 국가안보전략(NSS)까지 마무리한 상황인 데다 9개월간 대행을 해온 손턴 차관보가 임명됐기 때문에 한반도 정책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대북 외교 해법을 주도하고 있는 틸러슨 장관의 거취는 변수가 될 수 있다. 틸러슨 장관의 대북 대화 제의가 백악관에 의해 거듭 제동이 걸리자, 그의 경질설과 대북 강경파 후임설이 나오고 있다. 틸러슨 장관은 18일 장이브 르드리앙 프랑스 외교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1월에 떠난다는데 사표를 제출했느냐”는 프랑스 기자의 질문을 받고 “터무니없는(ridiculous) 질문”이라며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11개월 만에 북한의 핵과 생화학무기를 실질적 위협으로 규정한 새 국가안보전략(NSS)을 18일(현지 시간) 발표하고 “북한의 공세에 압도적인 힘으로 대응하기 위한 준비가 돼 있으며 한반도 비핵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옵션을 발전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전략을 작성한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뒤 진행된 BBC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북핵 문제를) 해결해야 할 책임이 있다. 이 해결이 평화적이길 원하지만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있다”고 말해 군사옵션도 배제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도 워싱턴의 로널드 레이건 센터에서 새 전략을 발표하면서 “미국과 동맹국은 비핵화를 달성하고 이(북한) 체제가 세계를 위협할 수 없도록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68쪽짜리 보고서는 북한을 ‘불량정권(rogue regime)’으로 규정하고 17번이나 언급했다. 새 전략은 중국과 러시아를 미국의 패권에 도전하는 ‘경쟁 패권국가(rival powers)’이자 ‘수정주의 패권국가(revisionist powers)’로 지목했다. 또 경제안보를 처음으로 국가안보전략에 포함시켜 트럼프식 ‘미국 우선주의’의 전략적 청사진을 완성했다는 평가다.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 시간) 발표한 새 국가안보전략(NSS)은 미국 국민과 국토를 보호하고 경제적 번영을 추구해 ‘힘에 의한 평화’를 달성하고 미국의 영향력을 확대한다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수도 워싱턴의 로널드 레이건 빌딩에서 ‘트럼프 독트린’을 발표한 것은 30년 전인 1987년 처음으로 NSS를 발표해 냉전 체제를 종식시키고 미국의 패권과 자신감을 부활시킨 레이건 대통령에 대한 ‘오마주’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는 감세 정책 등 ‘레이거노믹스’를 추구하며 안보전략에서도 레이건 대통령을 롤모델로 삼고 있다. 이번 전략의 틀을 잡은 허버트 맥매스터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2일 로스앤젤레스 로널드 레이건 도서관에서 열린 국방포럼에서 “레이건 대통령은 세계에서 미국의 역할에 대한 드라마틱한 재고(rethinking)로 미국의 자신감을 극적으로 부활시켰다. 우리도 비슷한 기로에 서 있다”고 말했다. 냉전 종식 이후 형성된 세계 질서와 미국 패권에 중국과 러시아 같은 ‘수정주의 패권국가(revisionist powers)’가 도전하고 북한과 이란 같은 ‘불량 정권(rogue regime)’이 위협하고 있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안보 인식이다. 새 NSS는 △미국인과 국토, 미국인의 삶의 방식 보호 △경제적 번영 △힘에 의한 평화 △미국의 영향력 확대 등 4가지 목표를 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게임에 참여했으며, 미국이 승리할 것이라는 점을 선언한다”고 강조해 청중의 박수를 받았다. 전임자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안보 위협 국가로 지목한 ‘빅 4+1(중국 러시아 북한 이란+테러리즘)’에 경제적 경쟁을 처음으로 포함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전략에서 처음으로 경제 안보가 국가 안보라는 것이 인정됐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중국을 31번, 러시아를 25번 언급하며 이들을 미국 패권 영향력의 이익에 맞서고 미국의 안보와 번영을 약화시키는 경쟁자로 규정했다. 특히 중국에 대해선 “매년 수억 달러 상당의 지식재산권을 훔친다”고 비판하며 무역전쟁을 예고했다. 또 “경제적 유인책과 벌칙, 영향력 발휘, 군사적 위협 암시 등으로 다른 국가들을 굴복시켜 자신들의 정치적 안보 어젠다에 귀를 기울이게 만든다”고 비판했다. 인도의 전략적 안보적 파트너로서의 역할 강화를 환영하고 대만과 강력한 관계를 유지하겠다고 공개한 점은 중국을 포위해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북한 정권에 대한 최고의 압박 작전이 가장 강력한 제재를 이끌어 냈지만 해야 할 일이 훨씬 많다”며 “(북핵 문제는) 처리될 것이며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맥매스터 보좌관은 BBC 인터뷰에서 “우리는 북한 정권의 협력 없이 북한의 비핵화를 강제할 준비를 갖춰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한반도 비핵화를 달성하고 동북아 비확산 체제를 지키기 위해 동맹 및 파트너 국가들과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역내 방어 능력 향상을 위해 일본 한국과 미사일방어체계(MD)에 대해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은 미국의 MD에는 편입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해 왔다. 중국도 한국과 사드 갈등 봉인에 합의하면서 ‘미국MD 불참’을 포함한 이른바 ‘3불(不)’을 요구해왔다.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대북 강경파인 존 볼턴 전 유엔 주재 미국 대사가 북한에 대한 선제 공격을 선택할 수 없는 시간이 곧 닥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12일(현지시간) 북한에 ‘조건 없는 대화’를 제시했던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을 만난 이후 15일 다시 강경한 태도로 돌아선 뒤에 미국 내에서 ‘대화 무용론’이 다시 힘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선제타격 선택의 시간 온다” 목소리 높인 강경파 볼턴 전 대사(현 미국기업연구소 수석연구원)는 16일(현지시간) 미 노스캐롤라이나 애쉬빌에서 찰스 테일러 전 하원의원이 주최한 만찬 연설에서 대북 군사공격 가능성을 제기했다고 USA투데이가 17일 전했다. 볼턴 전 대사는 최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완성이 몇 달 밖에 남지 않았다”며 대북 선제 타격을 주장했던 미국 내 대표적인 대북 강경파다. 볼턴 대사는 “남한에 대한 피해 때문에 아무도 북한에 대한 군사력 행사를 원치 않는다”면서도 “북한이 미국을 공격하거나 위협하는 역량을 보유하지 못하게 하는 것과 선제공격에 따른 위험 중 어느 것이 더 큰지 어느 시점에서는 선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 대통령의 첫째 의무는 미국인 보호”라고 대북 선제 타격의 명분을 강조했다. 지금까지 대화로 북한의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막지 못했고 중국도 북한을 막기 위한 일을 하지 않는 상황에서 외교적 해법에 더 기대할 게 없다는 ‘외교 무용론’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구소련에 적용했던 핵무기 봉쇄(containment) 전략을 북한에 기대하는 것은 “비현실적(realistic)”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북한과 같이 비성적인 체제나 이란처럼 극단주의 이데올로기 성향의 체제가 같은 방법으로 억제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신화”라고 지적했다. 대북 강경파인 볼턴 전 대사의 대북 선제공격론은 새로운 주장은 아니다. 하지만 틸러슨 장관의 ‘조건 없는 대화’에 제동이 걸린 뒤 북한의 7차 핵실험 등을 우려하는 미국 내 대북 강경파들의 기류를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미 의회 내의 대표적인 대북 강경파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공화당·사우스캐롤라이나)은 13일 시사지 애틀랜틱과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핵공격 능력을 막기 위해 선제공격을 할 가능성이 30%”라며 “북한이 7차 핵실험을 단행하면 확률은 70%로 높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 “믿을 건 외교적 해법” 반론도 하지만 미국 내에서는 군사적 옵션까지 불사하겠다는 대북 강경론만 득세하는 건 아니다. 이 같은 태도가 긴장만 고조시키고 북한의 실질적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리사 콜린스 미 국제전략문제연구소 연구원은 최근 공개한 보고서에서 “1990년대 이후 북한의도발을 감소시킨 것으로 증명된 전술은 ‘외교’였다”고 주장했다. 25년간 미국과 북한이 협상 테이블에 앉아 있던 기간과 북한의 도발 빈도 감소의 상관관계가 존재한다는 분석이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뒤 미국과 북한의 외교가 ‘역대 최저(historic low)’”라며 비판했다. 공화당 내에서도 군사옵션에 대한 비판 기류가 흐른다. 군사적 해법보다 외교적 경제적 제재의 고삐를 더 죄야 한다는 것이다. 공화당의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는 17일 NBC방송에 출연해 “대통령이 북한을 압박하는 건 옳은 일을 하고 있는 것”이라면서도 “핵무기가 동원되고 수백만 명이 희생될 수 있는 그런 전쟁을 하겠다고 엄포를 놓는 건 옳지 않고 올바른 외교정책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란을 제재했던 것처럼 국제 사회가 제재 동맹에 나서 북한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제안했다.뉴욕=박용특파원 parky@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앞으로 3개월이 평창 겨울올림픽 성공과 북한의 도발 중단을 통해 북-미 간 협상 계기를 마련하는 데 중요하다”는 취지의 언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시 주석도 이견 없이 공감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17일 “향후 3개월이 한반도 정세에 가장 중요한 시기라는 점에 한중 정상이 의견을 함께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남북관계를 복원하고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고 나오기 위한 중국의 역할 확대를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정상이 지목한 3개월은 평창 겨울올림픽이 열리고 미국 본토를 겨냥한 북한의 핵·미사일 기술이 완성될 것으로 보는 시점이다. 미 중앙정보국(CIA)이 북핵에 외교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시한이 3개월 남았다고 한 것과 일치한다. 미국이 향후 3개월 내 대북 군사 옵션을 검토하기 전에 한중이 북핵 위기를 대화 국면으로 전환하는 데 공조하기로 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한중 정상회담에서 ‘한미중 협의체’ 구성에 대한 의견도 제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정부는 중국에 한미중 협의체를 제안하는 과정에서 미국과도 긴밀히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 소식통은 “한미중 협의체는 북한이 대화로 복귀할 때를 겨냥해 4자 대화로 이어질 수 있는 것까지 고려한 제안”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북한은 15일(현지 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장에서 설전을 벌이며 정면충돌했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핵 비확산과 북한을 주제로 열린 이날 안보리 장관급 회의에서 “북한의 위협적인 행동의 지속적 중단이 있어야 대화가 시작될 수 있다”고 밝혔다. 12일 ‘조건 없는 대화’를 제안한 것에서 한발 물러선 것이다. 이에 자성남 유엔 주재 북한대사는 “북한은 책임 있는 핵보유국”이라고 강변하며 비핵화 테이블에 나설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또 핵무기가 “미국에 대한 불가피한 자위 수단”이라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 뉴욕=박용 특파원}
“도발 중단이 계속돼야 대화할 수 있다.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는 길을 스스로 내라.”(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 “우리의 핵무기는 미국에 맞서기 위한 자위적 조치다.”(자성남 유엔 주재 북한대사) 15일(현지 시간)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장관급 회의에서 미국과 북한의 대표가 설전을 벌였다. 사흘 전 “일단 만나자”며 북한에 대화의 문을 열었던 틸러슨 장관은 이날 북한의 태도 변화 없이는 협상 테이블에 앉지 않겠다며 강경론으로 되돌아갔다. 미국이 ‘뉴욕 채널’을 통해 북한과 물밑 접촉을 했으나 북한이 태도 변화를 보이지 않자 강공으로 돌아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대화 문턱 다시 높인 미국 틸러슨 장관은 당사국 자격으로 참석한 자 대사 면전에서 북한을 강하게 압박했다. 그는 “비핵화를 달성할 때까지 (외교적 경제적으로) 북한을 압박하는 작전을 지속할 것”이라며 다른 국가의 동참을 촉구했다. 사전 배포한 연설 자료에 있던 “대화에 전제조건이 없다. 북한이나 다른 쪽이 제안하는 전제조건도 수용하지 않을 것”이란 대목을 회의장에서 언급하지 않았다. 뉴욕타임스는 사흘 전 ‘조건 없는 대화’ 제의와 비교해 “명백한 유턴”이라고 평가했다. 틸러슨 장관의 발언을 굳은 표정으로 듣고 있던 자 대사는 발언권을 신청한 뒤 “북한은 책임 있는 핵보유국”이라고 주장하며 “비확산 의무를 성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북한이 주장해 온 대로 자신들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고 비확산 논의를 하자면서 미국과 국제사회가 원하는 비핵화 대화를 일축한 것이다. 이에 틸러슨 장관은 추가 발언까지 요청하며 “긴장 고조의 책임은 북한에만 있다”며 북한을 거듭 몰아세웠다. “불법 (핵)무기를 불법적으로 폭발시키고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한 나라가 있다. 그것은 북한의 ‘김씨 정권’”이라고 맞받아쳤다. 틸러슨 장관은 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일이 잘못될 때를 대비해 군사적으로 준비돼 있다”고 강조했다. ○ 성과 없는 북-미 물밑 접촉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틸러슨 장관이 12일 전제조건 없이 북한과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언급한 뒤 미 국무부 관계자와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관계자가 이른바 ‘뉴욕 채널’을 통해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핵보유국 지위 인정 등을 되풀이하며 비핵화 대화 테이블에 앉는 조건 등에 대해 ‘전향적’인 메시지를 내놓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외교 소식통은 “북한의 반응이 사실이라면 틸러슨의 대화 초대장을 사실상 북한이 무시한 꼴”이라고 해석했다. 외교가 일각에선 북-미가 대화 채널을 가동이라도 하는 것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탐색전이 거듭되면 숨고르기를 거쳐 본게임도 시작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틸러슨 장관은 지난달에도 “미국과 북한이 2, 3개 대화 채널을 가동하고 있으며 서로가 ‘첫 대화를 할 시점’이라고 할 날이 올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한편 유엔은 19일 오전 10시 총회 본회의를 열고 북한의 인권 유린을 규탄하는 북한인권결의안을 채택할 예정이다. 유엔은 2005년부터 북한인권결의안을 채택해왔는데 올해는 이산가족 상봉, 억류 외국인에 대한 합당한 조치 등이 새로 포함됐다. 올해까지 채택되면 북한은 13년 연속 인권 문제로 유엔 총회 차원에서 규탄을 받게 된다.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 신진우 기자}

10월 말 퇴근길에 ‘사고철’로 악명이 높은 미국 뉴욕 지하철 사고를 처음 겪었다. 맨해튼에서 F라인 지하철을 타고 렉싱턴 63번가 역에 다 왔을 때 객차 안에서 덜컹거리는 소리가 심하게 났다. 열차가 승강장에 도착했을 땐 고무 타는 듯한 역겨운 냄새가 스멀스멀 났다. 한참 뒤 열차 문이 열리자 타는 냄새와 흰 연기가 확 밀려들었다. 잠시 후 “즉시 열차 밖으로 나오라”는 다급한 안내방송이 나왔다. 승객들은 그제야 열차 밖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좁은 승강장은 탈출한 승객들로 혼잡했다. 누군가 세게 밀면 곧장 넘어지거나 승강장 밖으로 떨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시민들은 혼란 속에서도 침착했다. 매캐한 연기와 냄새가 짙어지는데도 먼저 나가겠다고 밀치거나 고함치는 사람은 없었다. 그저 앞사람의 등에 손을 대고 조금씩 입구를 향해 움직일 뿐이었다. 대피 인파가 계단 앞에서 정체되자 옆사람과 뒷사람의 손에 약간 힘이 들어가는 게 느껴졌다. 잠시 후 옆에 있던 젊은 여성이 “미안하다”며 말을 걸어왔다. 그녀는 “이런 사고를 처음 당해 너무 놀라서 밀었던 것 같은데 이해해 달라”고 사과했다. 그녀가 밀었다는 걸 느끼기는커녕 옆에 있는 줄도 몰랐는데 사과라니. ‘이 사람들, 위기 상황에서 너무 느긋한 게 아니냐’며 투덜거렸던 게 부끄러웠다. 개통한 지 100년이 넘은 뉴욕 지하철은 24시간 운행하며 하루 600만 명을 실어 나른다. 1937년 설치된 신호시스템, 40년 넘은 낡은 객차로 뉴욕 지하철이 고장과 사고를 자주 일으키자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는 올해 6월 말 비상사태를 선포하기도 했다. 이날 사고도 낡은 객차에서 발생한 화재가 원인이었다. 다행히 다친 사람도 없는 작은 사고였지만 낡고 불안한 뉴욕 지하철을 그나마 안전하게 만드는 게 뉴요커들의 시민정신이라는 걸 느끼기엔 충분했다. 승강장을 거의 다 빠져나왔을 때 뉴욕 소방관들이 우르르 내려오는 게 보였다. 악명 높은 맨해튼의 퇴근길 교통정체를 뚫고 소방관들이 신속하게 출동해 화재 수습에 나선 것이다. 역 주변 사거리는 이미 경찰과 소방관들로 완벽하게 통제돼 있었다. 시민들이 사고에 그처럼 침착하게 대응한 건 다 이유가 있었다. 시민을 보호하는 정부와 사회시스템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달 2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뉴욕 사저를 방문했을 때 맨해튼 주요 도로가 통제됐다. 뉴욕 경찰관이 “대통령이 지나갈 때까지 길을 통제한다. 30분 정도 기다려 달라”고 설명하자, 한 노신사는 “매우 중요한 일(Very Important)”이라며 오던 길로 되돌아갔다. 경찰이 설치한 통제선에 둘러싸여 오도 가도 못하게 된 시민 중 항의하는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민주당 텃밭인 뉴욕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인기는 바닥이지만, 정부를 대표하는 대통령 직책에 대한 존경심은 크게 퇴색하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이웃을 배려하고 공동체의 가치를 지키려는 뉴요커의 시민정신은 재난, 테러와 같은 위기 때 특히 돋보인다. 10월 31일 맨해튼 차량 테러 당일, 시 당국은 테러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기 위해 예정된 핼러윈데이 퍼레이드를 강행했다. 시민들은 공권력을 믿고 거리로 나와 이웃들과 함께 행진했다. 각자도생(各自圖生)의 경쟁사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을 밑도는 정부 신뢰도와 137개국 중 90위(세계경제포럼 2017년 국제경쟁력지수)에 불과한 정치인 신뢰도를 가진 한국에선 어떨까. 이웃에 대한 배려와 공동체에 대한 믿음을 회복하지 않고서는 국가 경쟁력도, 위기 극복도 어렵다. 역대 정권이 말만 하고 풀지 못한 해묵은 과제다.박용 뉴욕특파원 parky@donga.com}

미국 뉴욕의 상징인 ‘옐로캡’을 모는 택시 운전사 황길재 씨(48)는 요즘 JFK국제공항에 차를 대고 밤을 새우는 일이 부쩍 늘었다. 택시 한 대를 두 명이 빌려 번갈아 운영하는데, 수입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황 씨는 “4년 전에 택시를 처음 시작했을 때와 비교하면 수입이 20%는 줄었다. 30% 넘게 줄어든 사람도 있다”며 “밤을 새우며 공항 손님이라도 잡아야 그나마 줄어든 수입을 조금이라도 만회할 수 있다”고 말했다. 뉴욕 택시를 단기간에 이처럼 벼랑 끝으로 몰고 간 건 스마트폰으로 차량 소유자와 승객을 이어주는 우버, 리프트 같은 교통네트워크 회사의 약진이다. 우버는 올해 7월 처음으로 차량 대수, 운전자 수, 하루 평균 이용 횟수에서 모두 뉴욕 택시를 앞질렀다. 우버는 2015년 차량 수에서 뉴욕 택시를 앞질렀다. 올해 7월엔 하루 평균 이용 횟수에서도 능가했다. 운전자는 우버가 약 5만 명. 우버와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리프트, 비아 등까지 합하면 6만 명에 이른다. 한때 3만3000명에 이르던 뉴욕 택시 운전사는 이제 우버의 절반 정도인 2만5000명에 불과하다. 2014년 130만 달러(약 14억1700만 원)에 거래됐던 뉴욕 택시 면허(메달리언) 거래 가격은 3년 만에 약 6분의 1인 20만 달러대로 떨어졌다. 뉴욕 택시도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우버의 기술을 역이용해 스마트폰으로 승객과 택시 운전사를 연결해주는 ‘하이브리드 택시 서비스’인 ‘커브’ 앱을 올해 선보인 것이 대표적이다. 승객들의 외면을 받는 건 뉴욕 버스도 마찬가지. 미국 대도시 중에서도 소문난 ‘느림보 버스’로 악명이 높다. 일방통행 길에 보행자와 승용차가 뒤엉켜 만성적인 교통체증이 반복되는 맨해튼 등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속도가 제대로 나지 않는다. 뉴욕 버스의 평균 속도는 시속 11.9km로 로스앤젤레스(17.2km)의 70%에 불과하다. 맨해튼에서 단거리를 버스로 이동하면 걷는 시간과 비슷하거나 더 걸릴 때도 있다. 승객들이 느림보 버스를 외면해 2002년 이후 지하철 승객은 24.2% 증가했지만 버스 승객은 16% 줄었다. 이날 맨해튼 55번가와 2번가 사이 인도에 새로운 버스 정거장 건설이 한창이었다. 버스 운행 속도를 높여 줄어든 승객을 만회하기 위해 뉴욕 메트로폴리탄교통국(MTA)이 확대하고 있는 ‘선별버스(Select bus)’ 노선 공사다. 선별버스는 단속카메라가 설치된 전용 차선을 달린다. 승객들은 요금을 버스에 타기 전에 정거장에서 결제하고, 앞뒤의 모든 문으로 승차한다. 승객들이 앞문으로 타면서 요금을 내느라 운행 시간이 늘어지기 때문이다. 정거장 수도 줄이고 차량 도착시간 등을 알려주는 지능형 정보시스템도 도입했다. MTA는 선별버스 노선의 버스 운행 속도가 10∼30% 빨라졌다고 밝혔다. 교통 전문가들은 교통네트워크 회사의 신기술과 대중교통의 경쟁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존 오컷 뉴욕 트랜싯센터 국장은 “대중교통에 새로운 기술이 계속 등장하고 있다”며 “뉴욕은 어떤 정책이 신기술에 맞는지 논쟁을 통해 해법을 찾아가고 있다”고 말했다.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미국이 내년 2월 평창 겨울올림픽 참가 여부를 고민하고 있는 듯한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의 방송 발언이 논란을 일으키자 백악관과 국무부 등이 일제히 진화에 나섰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7일(현지 시간) 정례브리핑 직후 트위터 계정에 “미국은 한국에서 열리는 겨울올림픽에 참가하길 고대하고 있다”며 “우리는 한국, 다른 파트너 국가들과 함께 대회가 안전하게 열리도록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셉 윤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도 워싱턴에서 열린 한국국제교류재단(KF) 송년행사 기조연설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지난달 30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한국에 고위급 대표단을 보내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미국올림픽조직위원회(USOC) 마크 존스 대변인도 이날 “미국이 2018년 올림픽과 패럴림픽에 참가하지 않을 가능성에 대해 내부에서 또는 정부 파트너와 어떤 논의도 없었다. 두 대회에 모두 참가할 것”이라고 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7, 8일 국빈방한 당시 문 대통령에게 “가족을 보내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문 대통령의 초청을 받은 트럼프 대통령은 “국내 사정으로 직접 참석하지 못해 미안하다. 그 대신 가족을 포함해 최고위급 대표단을 보내겠다”고 밝혔다. 딸 이방카 백악관 선임고문에게 일정이 있어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대표단과 함께 방한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북한의 추가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한반도 안보 불안 상황과 평창 겨울올림픽 참가 여부를 묻는 미국 언론의 질문은 북한이 지난달 29일 ICBM 화성-15형을 시험 발사한 뒤부터 제기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당국자들의 반응은 거의 확고했다. 절차에 따른 결정만 남았을 뿐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이었다.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도 2일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레이건국방포럼에 참석해 한반도 안보 상황에 대해 설명하는 과정에서 ‘평창 올림픽에 미국인이 가도 안전하다고 느끼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대해 맥매스터 보좌관은 “그렇다. 우리 군대는 아주 특출하며 준비가 잘돼 있어 안전하다고 느낄 것”이라고 답변했다. 미국 팀 참가 승인 여부에 대해선 “그런 절차가 있는지 모르지만 그렇게 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주(지난달 30일 전화 통화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평창 올림픽에) 대통령 고위사절단이 갈 것이라고 약속했다”고 덧붙였다. 청와대도 8일 “문 대통령이 ‘미국의 고위급 대표단 파견 사실을 보고받았다’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시했다”는 내용을 공개했다. 문 대통령이 “이런 결정이 조기에 공표된다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세계 각국에 안전한 올림픽에 대한 확신을 주고 북한에도 확고한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말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고위급 대표단의 파견 결정을 문 대통령이 직접 IOC에 전하는 것도 좋다”고 대답했다는 사실도 전했다. 청와대는 전날 헤일리 대사의 발언으로 미국 대표단 참여 여부에 대한 논란이 일자 국가안보실을 통해 미국 측에 “오해가 없게 해달라”는 요청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청와대는 북한의 도발로 인한 안전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면서 평창 겨울올림픽 흥행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 프랑스와 독일 등에서 전쟁 우려를 들어 선수단 참여 논란이 일었던 데 이어 미국 내에서도 다시 안전 논란이 불거진 것이 다른 참가국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 문병기 기자}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박물관은 내년 2월 평창 겨울올림픽 개최와 한국실 개관 20주년을 맞아 한국 미술 특별전인 ‘금강산: 한국 미술 속 기행과 향수’를 개최한다고 5일(현지 시간) 밝혔다. 이번 특별전은 메트로폴리탄박물관 2층 아시아관에서 내년 2월 7일∼5월 20일 약 100일간 진행된다.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된 겸재(謙齋) 정선(1676∼1759)의 작품 등 금강산의 풍경을 그린 회화 27점이 전시될 예정이다. 겸재의 작품 중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한 ‘정선필 풍악도첩’과 삼성미술관 리움이 소장하고 있는 두루마리 형식의 ‘봉래전도’가 이번 특별전을 통해 선보여진다. 메트로폴리탄박물관이 보유한 19세기 금강산 회화 작품도 공개될 예정이다. 메트로폴리탄 한국실(68m²)은 내년 6월로 개관 20주년을 맞는다.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미국 정부 내 예루살렘 수도 논란은 빌 클린턴 행정부 때인 1995년으로 거슬러 간다. 미 의회는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고 미 대사관을 이전하는 내용의 ‘예루살렘 대사관법’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클린턴 대통령, 조지 W 부시 대통령,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6개월씩 대사관 이전을 연기할 수 있는 규정을 이용해 이를 피해 갔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서로 수도로 주장하고 있는 예루살렘 문제가 미국의 외교관계와 중동 평화에 미칠 파괴력이 막대했기 때문이다. 이 ‘판도라의 상자’를 다시 꺼낸 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다. 그는 지난해 선거 때 미 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 공약을 내걸고 유대인 등 친이스라엘 유권자의 지지를 이끌어냈다. 하지만 집권 뒤엔 몸을 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6월 대사관 이전을 전임 대통령처럼 6개월 연기했다. 뉴욕타임스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평화협상을 주도하고 있는 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해 대사관 이전 연기에 서명하게 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선거에서 2500만 달러를 트럼프 지지 정치단체에 기부한 카지노 거물인 유대인 셸던 애덜슨은 대사관 이전 연기에 분노를 나타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예루살렘 수도 인정 결정은 백악관 내 친이스라엘파와 쿠슈너 등 평화협정 지지파의 세 대결에서 친이스라엘파가 승기를 잡은 결과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층의 불만을 감수하며 평화협정 성과를 기대했지만 기대만큼 진척이 없자 친이스라엘 지지층 편에 서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큐슈너와 제이슨 그린블랫 대통령특임대사도 그의 결정을 더는 반대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 행정부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와의 갈등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미 국무부는 지난달 워싱턴의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사무소 폐쇄를 거론하며 평화협정의 진전을 압박했다. 하지만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강력하게 반발하자, 제한적 운영 방침을 밝히며 한발 물러섰다. 팔레스타인이 진지한 평화협상 자세를 보이면 이를 해제하겠다고 조건을 걸었다. 트럼프 행정부가 대사관 이전을 당장 실행에 옮기지 않고 팔레스타인 협정을 압박하는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사관 이전 준비 기간을 고려해 6개월 이전 연기에 다시 서명할 계획이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북한이 ‘국가 핵무력 완성’을 선언하면서 미국에서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을 우려하는 목소리와 북에 대한 선제타격 주장이 다시 나오고 있다. ‘화성-15형’ 발사가 동북아시아와 세계 안보 질서를 일거에 뒤바꾸는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3일(현지 시간) 미국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핵무장 위협 외에도 한국과 일본의 잠재적 핵무장 위협이 있을 수 있다”며 중국과 러시아에 북한 핵 개발이 초래할 연쇄 핵무장을 경고했다. 맥매스터 보좌관은 “중국은 전례 없는 (대북제재) 조치를 하고 있다.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미국이나 다른 나라의 부탁을 들어달라는 게 아니다. 중국의 이익을 위한 행동을 해달라는 것”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핵무기로 무장하고 있는 북한은 중국, 러시아, 모든 나라에 중대한 위협”이라며 “이 직접적 위협 외에도 한국, 일본, 다른 나라들이 핵무기로 무장할 잠재적 위협의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중국이나 러시아에 이익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맥매스터 보좌관의 언급은 대북제재에 미온적인 중국과 러시아를 압박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이 75일 만에 도발을 재개한 책임을 미국으로 돌리며 대북 원유공급 중단 요구에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미국이 한일 핵무장 용인 가능성을 내비치며 대북제재 동참을 끌어내려는 전략을 구사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미 안보 수장이 이 상황에서 한일 핵무장 가능성을 언급한 것을 단순한 중-러 압박카드로 넘기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의 핵무력 완성 선언 이후 어떤 식으로든 북한의 추가 도발을 억제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모든 카드를 검토할 수 있다는 워싱턴의 기류가 반영됐다는 것. 대북 선제타격 주장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공화당의 대북 강경파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은 이날 CBS방송 인터뷰에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기술이 발전하면서 (미국의) 선제공격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주한미군의 가족 동반은 미친 짓이다. 가족 동반을 중단시키고 이동시켜야 한다”고까지 주장했다. 그는 ‘전쟁이 나면 한반도에서 나지 미국에서 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해온 대북 전쟁 불사론자다. 그는 “선제공격이 마지막 수단”이라면서도 “선제공격은 북한의 기술 발전으로 가능성이 더 커지고 있다. 우리는 시간이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청와대는 맥매스터 보좌관의 발언에 대해 “실제 핵무장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 아니라 한반도 비핵화의 중요성을 언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미국의 한반도 비핵화 방침은 변함이 없다. 핵무장 언급은 그만큼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선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일종의 ‘반어법적 표현’으로 해석한 셈이다. 청와대는 “북한과의 전쟁 가능성이 매일 증가하고 있다”는 맥매스터 보좌관의 전날 발언에 대해선 전체 인터뷰 내용을 번역한 참고자료를 이례적으로 배포하기도 했다. 맥매스터 보좌관이 “분쟁까지 이르지 않으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지만 김정은이 갈수록 (완성에) 근접하고 있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문제 해결을 위해) 경주하고 있다”고 말했다는 것. 외교적 해법을 통한 북핵·미사일 해결이 시급하다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는 취지다. 하지만 중국과 러시아를 통한 북한 압박 시도가 실패로 돌아가면 ‘힘의 외교’를 중시하는 트럼프 정부가 얼마든지 초강수를 꺼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 정부의 첫 국가안보전략(NSS)이 조만간 발표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NSS에는 국방(defense), 경제(economics), 힘(strength), 반테러(antiterrorism)를 축으로 ‘힘을 통한 평화 유지’가 핵심 기조로 전면에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 문병기·신나리 기자}

북한의 아들을 그리워하며 이사조차 가지 못한 이산가족 어머니의 실화를 소재로 한 창작 무용극이 미국 뉴욕에서 초연됐다. 한인 극단인 서든인라이트먼트시어터는 창립 20주년을 맞아 한국 극단 큰곰자리와 함께 지난달 30일∼3일(현지 시간) 뉴욕 뉴시티극장에서 나흘간 창작 무용극 ‘어머니’를 공연했다. 이 작품은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로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6·25전쟁이 갈라놓은 이산가족의 아픔을 다뤄 주목을 받았다. 공연의 배경인 서울 성동구 행당동 115는 생사조차 모른 채 북한에 있는 아들을 기다리며 집을 지키고 있는 이산가족의 실제 사연에서 착안한 장소. 김은희 서든인라인먼트시어터 대표(57)와 윤혜정 안무가(53)가 각각 연출과 안무를 맡아 한국 현대사의 아픔과 전쟁의 참상을 영상, 음악, 춤으로 절절하게 표현해 호평을 받았다. 김 대표는 “한국전 참전 노병과 동포들이 공연을 보고 눈물 흘리는 것을 보며 전쟁의 참상과 이산가족의 아픔이 언어 장벽을 뛰어넘어 전달되는 걸 느꼈다”며 “내년엔 독일 베를린, 서울 공연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우리의 부탁을 들어달라는 게 아니다. 중국의 이익을 위해 행동을 해달라는 것이다.” 허버트 맥매스터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3일(현지시간) 폭스뉴스에 출연해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거론한 것은 중국에 대한 불만이 크기 때문이다. 북한의 핵개발 시계는 째깍째깍가고 있는데, 중국은 미국의 압박에 떠밀려 찔끔찔끔 대북제재를 내놓으며 북한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다는 미국의 시각을 반영한 것이다. 북한이 미국 전역을 공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 15호를 쏘아 올리고 ‘핵무력 완성’을 선언하자, 미국은 다급해졌다. 북한이 레드라인을 넘지 못하게 막아야 한다는 선제타격 주장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 핵도미노 ‘게임 체인저’, 북 미사일 맥매스터 보좌관은 사실상 북한의 핵미사일이 동북아시아의 연쇄 핵무장과 세계 안보 질서를 일거에 뒤바꾸는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중국과 러시아에 경고했다. 미국이나 동맹국은 물론이고 중국 이익의 관점에서도 핵개발을 막기 위해 북한의 생명줄인 원유 차단 등에 나서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논리다. 북한의 핵에 대한 억제력을 확보하기 위해 한국 일본 등이 연쇄적으로 핵무장에 나서면 중국이나 러시아도 곤란해질 수밖에 없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특히 중국이 가장 걱정하는 동북아시아 안보 균형이 무너지고 핵을 가진 한국과 일본을 맞상대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경고다. 북한 핵이 동북아 핵확산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는 인식은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의 시각과 일치한다. 키신저 전 장관은 “북한이 핵무기를 계속 개발한다면 핵무기가 아시아 전역으로 확산될 것”이라며 “한국이 반드시 핵개발을 할 것이고 일본도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과학자협회(FAS)의 찰스 퍼거슨 전 회장이 작성한 2015년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24개의 원자로와 핵폭탄을 4300개 제조할 수 있는 플루토늄을 추출할 수 있는 분량의 사용후 핵연료가 있으며 일본은 자국 내에 10t, 해외에 37t의 플루토늄을 보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언제든지 맘만 먹으면 핵무기를 제조할 역량이 있다는 분석이다. 뉴욕타임스는 “한국과 일본 외에도 호주, 미얀마, 대만, 베트남에서도 다른 나라가 핵무장을 하면 비핵화 지대로 남아 있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가 이미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 전략자산 전개, 나토식 핵문제 자문그룹 등 대안도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1일 한반도 평화 실현을 위한 5대 원칙을 발표하며 독자 핵무장과 미국 전술핵 배치에 대한 반대를 분명히 했다. 하지만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이 거듭될수록 한국 내에선 핵무장과 전술핵 재배치에 대한 여론이 득세할 수밖에 없다. 미국 내에서는 한국의 핵무장론에 대한 우려와 미국의 핵우산에 대한 한국의 불신을 해소하기 위한 대안도 나오고 있다. 리처드 소콜스키 카네기평화재단 수석연구원은 38노스에 기고를 통해 한국의 전술핵 배치가 남북간 핵전쟁 가능성을 높이고, 북한의 단거리핵미사일 개발을 촉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소콜스키 연구원은 전술핵 배치 대안으로 탄도미사일 잠수함이나 핵탄두 탑재 가능한 이중용도 전투기의 한반도 전개를 더 강화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핵계획그룹(Nuclear Planning Group)처럼 한미간 핵정책과 계획 등을 논의하는 ‘한미 핵자문그룹(Nuclear consultative group) 신설을 제안했다. ● 다시 고개드는 선제타격론 트럼프의 외교안보 정책은 냉전시대에 구소련을 외교와 군사력으로 강하게 몰아부쳤던 널드 레이건 대통령의 정책에 뿌리를 두고 있다. 맥매스터 보좌관은 전날 레이건 국방포럼에 참석해 “레이건 대통령은 외교와 군사력이 모두 중요하고 동등한 국력의 도구라는 걸 이해했다”며 “트럼프 대통령도 취임 첫날부터 외교 경제 군사 정보 첩보 사법적 노력을 정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 문제의 외교적 해법을 뒷받침하는 강력한 군사력을 강조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맥매스터 보좌관은 이날 “대통령은 살인, 불량 정권이 미국을 지구상 가장 파괴적인 무기로 위협하도록 내버려두지 않겠다고 말했기 때문에 필요하다면 대통령과 미국은 그것을 처리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필요할 경우군사 옵션까지 배제하지 않겠다는 것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공화당의 대북 강경파인 린제이 그레이엄 상원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도 이날 CBS방송 인터뷰에서 “트럼프 정부의 정책은 북한이 핵탄두로 미국을 공격하는 능력을 갖추는 것을 억제하는 게 아니라 인정하지 않는 것”이라며 “인정하지 않는다는 건 선제공격이 마지막 수단(last resort)이라는 것을 뜻한다”고 경고했다. 러시아 스캔들과 뮬러 특검의 조사로 수세에 몰린 트럼프 대통령이 즉흥적이고 승부사적 기질을 발휘해 북한에 대해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가브리엘 숀펠트 전 미트 롬니 선거캠프 수석자문관은 “만약 트럼프가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자리를 지키려고 한다면, 평생 가장 두려워하는 최악의 굴욕을 피하려고 한다면, 미국의 최대의 적인 북한의 김정은이 그의 가장 가까운 동맹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뉴욕=박용특파원 parky@donga.com}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지그마어 가브리엘 독일 외교장관과의 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대북 원유 차단과 관련해 “우리는 전면 차단이 아니라 원유에 대한 제한을 더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에 대한 원유 공급 제한을 중국에 다시 촉구하는 동시에 전면 차단이 아닌 일부 공급 제한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도 처음으로 공개한 것이다. 그는 “우리는 중국이 원유와 관련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원유 차단은 지난번 북한을 협상테이블로 끌어낸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틸러슨 장관이 제한적인 차단을 언급한 것은 원유 전면 금수가 북한 정권의 붕괴로 이어지고 북한 주민의 삶을 파괴하는 인도주의적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는 중국의 반발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AFP통신은 “평양 경제를 휘청거리게 할 정도로 합의를 끌어내려는 움직임”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은 중국 금융기관에 대한 독자 제재 카드와 동맹국과 북한의 불법적인 해상 수출입 물품을 검색하는 ‘해상 차단’ 추진으로 중국을 전방위로 압박하고 있다.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이날 국방부에서 취재진과 만나 “대북 외교에 효과가 없었다고 말하지 않겠다. 미국은 끊임없이 유엔을 통해 대북 문제를 풀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매티스 장관은 “미 외교관들이 힘을 발휘하는 것은 군사 옵션이 있기 때문”이라며 군사 옵션으로 외교력을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틸러슨 장관은 이달 4∼8일 벨기에 오스트리아 프랑스를 순방할 예정이다. 벨기에 브뤼셀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외교장관 회의 등에 참석해 세계정세를 논의하고, 프랑스에선 북한 시리아 이란 등 양국 현안도 의논할 계획이다. 하지만 흔들리는 틸러슨 장관의 입지가 변수다. 미국 언론은 틸러슨 장관의 ‘연말 경질설’을 제기하고 후임에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점치고 있다. 이에 따른 외교안보 수장의 연쇄 이동과 업무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워싱턴 조야에서 나오고 있다. 온건파 게리 콘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사위 재러드 쿠슈너 선임고문의 사임설도 제기됐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틸러슨 장관은 성공적인 트럼프 행정부의 첫해를 마무리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며 경질설을 부인했다. 라즈 샤 대변인도 콘과 쿠슈너 사임설에 대해 “순전히 추측일 뿐”이라고 밝혔다.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지난 번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나오게 한 효과적인 수단이 원유 차단이었다.”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부 장관이 북한에 대한 원유 공급 제한을 중국에 다시 촉구했다. 북한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 15호 도발 이후 중국에 북한에 대한 원유 전면 차단이 아닌 일부 공급 제한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도 처음으로 공개했다. 미국이 이틀 연속 중국의 대북 원유 차단을 거론한 것이다. ●이틀 연속 북한 원유 공급 차단 대중 압박틸러슨 국무장관은 30일(현지시간)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지그마르 가브리엘 독일 외무장관과 회의 앞서 기자들과 만나 “중국이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해) 많은 일을 하고 있다”며 “우리는 중국이 원유와 관련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전화를 걸어 “중국이 북한 원유 공급을 차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헤일리 대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에서 “중국이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며 원유 제재를 거론했다. 미국은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 2375호 초안에 원유 제한을 포함시켰지만 중국과 러시아의 반발로 석유제품 수입을 제한하는 선에서 타협안을 마련했다. 트럼프 대통령부터 미국의 외교안보 핵심 인사가 목소리로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에 북한의 생명줄인 원유를 올려놓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북한 원유 전면 차단 아닌 일부 제한 요구” 틸러슨 장관은 북한에 대한 원유 차단과 관련해 “우리는 전면 차단이 아니라 원유에 대한 제한을 더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며 “원유 차단은 지난번 북한을 협상테이블로 끌어낸 효과적이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원유 금수가 북한 정권의 붕괴로 이어지고 북한 주민의 삶을 파괴하는 인도주의적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는 중국의 반발을 의식해 북한을 비핵화 협상 테이블로 끌어낼 수 있는 단계적 제한 방식을 제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AFP통신은 이에 대해 “평양 경제를 휘청거리게 할 정도로 합의를 끌어내려는 움직임”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은 중국 금융기관에 대한 독자 제재 카드와 동맹국과 북한의 불법적인 해상 수출입 물품을 검색하는 ‘해상 차단’ 추진으로 중국을 전방위 압박하고 있다. 유엔의 한 소식통은 “‘유엔 추가 대북 제재’와 ‘미국 독자 제재’의 선택지를 중국에 던져놓은 것”이라고 해석했다.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이날 국방부에서 취재진과 만나 “대북 외교에 효과가 없었다고 말하지 않겠다. 미국은 끊임없이 유엔을 통해 대북 문제를 풀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매티스 장관은 “미 외교관들이 힘을 발휘하는 것은 군사옵션이 있기 때문”이라며 군사적 옵션으로 외교력을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 또 불거진 ‘렉시트(Rexit)’ 변수 틸러슨 장관은 4~8일 벨기에 오스트리아 프랑스를 순방하고 세계 정세북한 시리아 이란 국제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벨기에 브뤼셀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외무장관 회의 등에 참석해 세계 정세를 논의하고, 프랑스에선 북한 시리아 이란 등 양국 현안도 의논할 계획이다. 흔들리는 틸러슨 장관의 입지가 변수다. 미국 언론이 틸러슨 장관의 ‘연말 경질설’을 제기하고 후임에 마이크 폼페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점치고 있다. 이에 따른 외교안보 수장의 연쇄이동과 업무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워싱턴 조야에서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새러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대통령의 신임을 잃으면 이 자리에 있을 수 없다. 틸러슨 장관은 성공적인 트럼프 행정부 첫 해를 마무리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며 경질설을 부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틸러슨 장관 경질설의 사실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는 여기 있다. 렉스는 여기 있다”고 짧게 답했다.뉴욕=박용특파원 parky@donga.com}

김정은이 75일 만에 다시 핵폭주에 나섰다. 역대 최장 사거리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쏘아 올린 뒤 ‘국가 핵무력 완성’을 선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9일 오전(현지 시간) 트위터에 “지금 막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북한 도발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며 “북한에 대해 주요한 제재를 오늘 추가적으로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29일 ‘공화국 정부 성명’을 내고 “새로 개발한 대륙간탄도로켓(ICBM) ‘화성-15형’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화성-15형 미사일은 이날 오전 3시 17분 평안남도 평성에서 발사돼 53분간 비행한 후 동해 공해상에 떨어졌다. 북한은 “정점고도 4475km까지 상승해 950km 거리를 비행했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발사로 북한 발사체의 ‘최대 고도, 최장 비행시간, 최대 사거리’ 기록이 단번에 경신됐다고 평가했다. 최고도를 역산하면 최대 사거리가 1만3000km를 넘는 것으로 사실상 미 전역이 사거리에 들어간다. 북한에서 미 백악관이 있는 동부의 워싱턴까지 거리는 1만1000km다. 북한은 성명에서 “미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초대형 중량급 핵탄두 장착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이날 “핵무력이 완성됐다”는 단정적 표현을 썼다. “김정은 동지는 ‘화성-15형’의 성공적 발사를 지켜보면서 오늘 비로소 국가 핵무력 완성의 역사적 대업, 로켓 강국의 위업이 실현됐다고 긍지 높이 선포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사일 발사 직후 백악관에서 “우리(미국)가 처리하겠다(take care)”며 모종의 조치를 예고했다. 또 북한의 점증하는 위협으로부터 미국과 동맹국을 방어하기 위한 미국의 의지와 중국이 북한의 도발을 끝내고 비핵화의 경로로 돌아오게 하는 모든 가용한 수단을 사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복수의 백악관 관료를 인용해 “미 행정부가 북한을 최근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한 것에 대해 김정은이 보복에 나섰다”라고 전했다. 미국은 국제사회와 함께 2003년 이라크전쟁 직전 수행했던 해상 차단 작전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북한의 수출입 상품을 실어 나르는 해상 교통을 차단하는 권리를 포함해 해상 보안(maritime security)을 강화하기 위한 추가 조치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미국은 캐나다와 협력해 유엔군사령부(UNC) 파병국(6·25전쟁 참전 16개국)과 한국과 일본 및 주요 관련 국가가 참여하는 회의를 열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중국도 북한을 압박했다. 겅솽(耿爽)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활동에 대해 엄중한 우려와 반대를 표명한다”고 말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뉴욕=박용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완성’을 선언한 북한의 핵·미사일 기술 진전에 미국과 국제사회는 집단적 무력사용 방법을 논의하고 나섰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28일(현지 시간) 제기한 해상 보안 강화는 북한을 오고 가는 선박에 대한 검문검색을 강화해 핵과 미사일 무기 개발 자금줄과 거래처를 차단하는, 군사 옵션 이전 단계의 조치다. 또 미국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 이후 처음으로 한국과 일본 등이 참여하는 한국전쟁 파병 16개국 회의를 열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의 추가 대북 제재와 함께 전방위 대북 압박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의회지도자와의 회의에 앞서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과 함께 기자들을 만나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와 관련해 “우리가 처리하겠다(handle)고만 얘기하겠다”며 “매티스 장군(국방장관)과 이 문제에 대해 오래 논의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ICBM급 미사일 화성-14형을 두 번째로 발사한 7월 말에도 “우리는 북한을 처리(handle)할 것이다. 우리는 모든 걸 처리한다”며 유사한 반응을 보였다.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로 대북 정책에 변화가 있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매우 심각하게 접근하고 있지만 달라진 건 없다(nothing changed). 우리는 매우 심각하게 이를 받아들이고 있다”고 답변했다. 구체적인 방안으로 해상 보안 강화 카드를 들고나온 틸러슨 장관은 “모든 국가가 강력한 경제 및 외교적 조치를 지속해야 한다”고 전제했다. 기존의 평화적인 제재 강화는 그대로 해나가되 무력 사용 방안을 추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란 설명이다. 미국은 9월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2375호 초안에 물리력 사용 등이 포함된 해상차단을 요구했으나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최종안엔 ‘물리력 사용’이 빠지고 국제법 위반이 의심되는 북한 선박 검색 제재만 포함됐다. 미국은 1991년부터 이라크전쟁이 시작된 2003년까지 유엔의 이라크 제재를 이행하기 위해 해상차단 작전을 벌여 3000척을 검색했다. 조지 케이픈 전 미 해군 중령은 미국이 유엔 대북제재 결의 2375호에서 추진했던 해상 차단과 관련해 “이라크를 대상으로 한 해상 차단과 유사할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다만, 북한을 상대로 한 해상 차단의 경우 북한의 해안선과 수로가 이라크보다 길고 복잡한 데다 중국 러시아의 반발과 북한과의 무력 충돌 등이 예상돼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 재무부는 이달 해상을 통한 교역을 차단하기 위해 북한 선박 20척을 사상 처음 제재 대상에 올려놨다. 6·25전쟁에 나갔던 유엔군사령부(UNC) 파병국 등이 참여하는 군사 회의가 이 작전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헤더 나워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이(한국전 참전국 회의)는 전에 고려됐던 옵션인데 최근 북한의 미사일 도발로 이를 실행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틸러슨 장관이 북한의 도발 이후 크리스티나 프릴랜드 캐나다 외교장관과 통화하고 이를 추진했다는 것이다. 캐나다는 6·25전쟁 참전 16개국 중 하나다. 이 회의 개최 일시와 장소, 의제 역시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나워트 대변인은 “다음 단계에 어떤 (대북) 조치를 할 수 있을지 보기 위해 이 국가들의 회의를 개최하는 것은 의미 있는 움직임”이라며 “이것은 아주 신선하고 전혀 새로운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틸러슨 장관은 “외교적 옵션이 현재 유효하며 열려 있다”며 “미국은 비핵화와 북한의 호전적 행위를 종식하기 위한 평화적 해법 찾기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유엔 안보리는 한미일의 요청으로 29일 오후 4시 반 긴급회의를 열고 북한의 화성-15형 발사에 대한 대응을 논의한다. 북한을 규탄하는 의장 성명이나 언론 성명 채택과 추가 대북 제재 등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이사국 간 의견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걸려 당일 북한 규탄 성명이 나오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 한기재 기자}

북한이 75일 만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을 감행한 지 약 6시간이 지난 29일 오전 9시 반. 합동참모본부는 “미사일이 ‘화성-14형’ 계열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북한은 7월 4일과 같은 달 28일 화성-14형을 쏜 바 있다. 하지만 낮 12시 반, 북한 조선중앙TV는 ‘중대보도’를 통해 “새로 개발한 대륙간탄도로켓 ‘화성-15형’ 발사가 성공적으로 진행됐다”고 밝혔다. 군 관계자들에 따르면 화성-15형은 기존 화성-14형과 외형상 거의 비슷했다. 화성-15형은 화성-14형과 마찬가지로 1, 2단 로켓, 탄두부로 구성되는 등 큰 차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북한은 “(화성-15형은) 화성-14형보다 기술적 특성이 훨씬 우월하며 완결 단계에 도달한 가장 위력적인 대륙간탄도로켓”이라고 주장했다. ○ 역대 최대 고도…“사거리 최소 1만3000km” 실제로 이날 발사 기록을 보면 비행 거리는 950km에 그쳤지만 최대 고도는 4475km로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 역사상 가장 높았다. 7월 4일 2802km, 7월 28일 3724.9km에 비해 비약적인 발전이다. 세 차례 모두 고각발사 방식을 썼는데 4개월 만에 최대 고도가 750km 늘어난 것. 비행시간 역시 최초 39분에서 47분, 53분으로 늘었다. 53분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이래 최장 시간이다. 최대 고도를 놓고 추산하면 7월 28일 미사일은 정상 각도 발사 시 최대 사거리가 1만 km 안팎으로 추정됐다. 이번엔 고도가 더 높은 만큼 1만3000km를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 주장대로라면 4개월 동안 사실상 미국 전역을 타격권에 넣은 것. 데이비드 라이트 미 참여과학자모임(UCS) 글로벌안보프로그램 공동대표는 “미사일이 정상 각도로 발사됐다면 워싱턴에 도달하고도 남는 거리”라고 평가했다. ○ ‘최종 엔진’ 확보 위한 ‘전략적 침묵’이었나 군 전문가들은 화성-15형이 화성-14형의 2단 엔진을 개량해 만든 파생형일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75일의 도발 휴지기 동안 화성-14형의 사거리를 늘리는 데 핵심이 되는 2단 엔진 성능을 끌어올리기 위한 실험에 주력했다는 것. ‘결정적 한 방’을 위해 도발을 잠시 멈추는 ‘전략적 침묵’을 한 것이란 설명이다. 북한 조선중앙통신도 이날 밤 보도를 통해 김정은을 지칭하며 “여러 차례 화성-15형 발동기(엔진) 분출시험장에 나가 실태를 수시로 직접 요해(了解)하셨다”고 했다. 북한은 2단 엔진을 추가 장착하는 등 미사일 추력 향상을 위한 개량 조치를 함에 따라 미사일 크기가 커졌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특히 이번 발사에 직접 개발한 ‘9축자행발사대차’가 쓰였다고 밝혔다. 한쪽 면 바퀴가 9개, 전체 바퀴가 18개인 차량이라는 뜻이다. 화성-14형 발사에는 ‘8축 발사대’가 쓰였는데 발사대 크기가 한층 커진 것. 발사대가 커졌다는 건 그동안 2단 엔진의 몸집을 키웠고, 이로 인해 미사일 전체 크기가 커졌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북한 특유의 허풍일 가능성도 이런 분석에도 불구하고 “핵무력을 완성했다”는 북한 주장이 허풍일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북한이 미사일에 탑재하는 모의탄두 중량을 줄이거나 심지어 탄두가 없는 미사일을 날려 보내 최대 고도를 늘리는 눈속임을 썼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항공우주기계공학부 교수는 “미사일 사거리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인 중 하나가 탄두 중량”이라며 “북한이 탄두 중량이 ‘0’인 빈껍데기 미사일을 발사한 거라면 최대 고도 등을 토대로 최대 사거리를 추산하는 건 의미가 없다”고 했다. 북한이 ICBM 확보를 위한 마지막 관문인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확보했는지에 대해선 아직 회의론이 많다. 북한은 7월 화성-14형 발사 이후 대기권 재진입체를 포함한 탄두부를 언급하며 “전투부(탄두부)가 구조적 파괴 없이 비행해 목표 수역을 정확히 타격했다”며 기술 확보를 재차 주장했다. 이번에도 “재돌입(재진입) 환경에서 전투부의 믿음성들을 재확증했다”며 재진입 기술 확보가 블러핑이 아님을 강조했다. 그러나 정상 각도(30∼45도)로 발사할 때와 90도에 가까운 최대 고각으로 발사할 때를 비교하면 탄두부가 대기권에 재진입할 때 버텨내야 하는 고열과 충격 등의 환경은 완전히 다르다. 화성-15형을 정상 각도로 발사해 대기권에서 폭발하지 않고 온전히 재진입하는 실험을 하지 않은 이상 관련 기술을 확보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 아직 미 본토를 겨냥한 ICBM 실전 배치를 선언하긴 이르다는 분석은 그래서 나온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뉴욕=박용 특파원}